백두원정대24人,...

1
2015년 11월 26일 목요일 제3152호 전기 통일委 연변을 가다 ◆‘5분’인연이 평생 동반자로 이어져 “총장님 기억하십니까? 5분만 만나주시겠다고 하셨 는데, 아직까지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평 생 함께 가셔야죠.” 김진경 연변과기대 총장과 장철호 전기공사협회 회 장의 인연은‘5분’이 그 시작이었다. 장 회장은 언론을 통해 중국 연길시 정부와 합동으로 중국 최초 중외 합작 대학을 설립한 김 총장의 이야기를 접한 뒤 곧바로‘꼭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 회장의 적극적 의지와는 달리 돌아온 대답은 시간이‘5분’밖에 없다 는 조금은 맥 빠지는 소리였다. 하지만 장 회장은 주어진 기회를 십분 활용하며 5분 간의 만남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짧은 시간에 강렬한 인상을 줘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장 회장은 열과 성을 다해 5분 간 전기공사협회와 북한 전력산업 인프 라 구축을 향한 비전 제시 등 평소 소신을 진솔하면서 담담하게 얘기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꼭 시간 이 비례하는 건 아니었다. 뜻이 통한 5분은‘평생 동반 자’로 이어지는 데 결코 부족한 시간이 아니었던 것. 결 국 장 회장과 김 총장은 평생 동반자로 협력하자며 뜨겁 게 두 손을 맞잡았다. ‘통일위원회’가 도착한 연변과기대는 한 눈에 봐도 활기가 넘쳐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기독교 정신에 입 각해 지난 1992년 설립된 이 대학은 8개 학부 35개 전문 연구소를 운영 중이며 중국의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겠 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교수진의 열성뿐만 아니라 학생 들의 학구열 또한 어느 대학 못지않다는 설명이다. 막 평양에서 돌아왔다는 김 총장이 직접 나와‘백두 원정대 24인’을 환대했다. 또 교내 이곳저곳에서 진행 되고 있는 수업과 시설 등을 빠짐없이 설명하는 열과 성 을 보였다. 김 총장은“연변과 북한의 전력 사정은 모두 절박한 상황이다”며“통일위원회가 이번 기회를 통해 북한의 전력사정을 피부로 직접 느끼는 좋은 경험이 됐으면 한 다”고말했다. ◆나진�선봉 등‘블루오션’진출 한 마음 다짐 통일위원회 위원들은 나진�선봉지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B씨와의 교류 간담회를 진행,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전기공사업체들이 이 지역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나진�선봉지역은 북한이 중국의 경제 특구를 모방해 지정한 무역지대로, 외국 자본과 기술을 적극 유치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관심 지역이다. 북한은 현재 외국인 이 경제 무역 지대 내에서 북한과 협력해 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외국 자본의 재정 지원과 각종 기 업 설립, 서비스 참여를 허용 중이다. 특히 최근 북한이 나진선봉경제특구에 투자 하는 외국 기업에는 외화 반출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근로자 관리, 생산 계획 등에 대해서도 일 절 간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나선특 수지역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간담회 뒤 장 회장은“다가올 기회에 맞서 현 장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기회에 왔을 때 전기공사업체들 이 이를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는 게 전기공 사협회장으로 해나가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영하 18℃‘백두 칼바람’도 이겨낸 염원 밖에 잠시 내놓은 물병이 얼마 못가 꽁꽁 얼어붙을 정 도로 혹한이었다. 수은주는 영하 18도를 가리켰다. 하지 만 전기산업 통일을 향한 한국전기공사협회 통일위원 회의 뜨거운 염원까지 얼리진 못했다. 체감온도가 영하 22도까지 떨어진 21일 아침, 통일위원회는 민족의 영산 에서 영험한 기운을 받아 남북 전력산업 통일을 이끌겠 다는 비장한 각오로 추위를 뚫고 백두산으로 향했다. 5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도착한 현장 상황은 그리 좋 지 못했다. 며칠 간 내린 폭설로 닷새 넘게 백두산으로 향하는 길이 굳게 닫혀 있었던 것은 물론 현지 가이드 역시 산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지만‘백 두 원정대’의 들불 같은 기운 또한 만만치 않았다. 24인의 전기인들은 매섭게 뺨을 때리는 칼바람과 몸 을 밀어재끼는 강풍을 헤치고 장백폭포 앞에 당당히 섰 다. 백두의 기운이 쏟아져 내리는 폭포 앞에서 그들은 모두 눈을 감고 한 가지 염원, ‘남북전력산업통일’을 기원했다. 특히 장 회장은 전기산업계 리더로서 통일 후를 대비 한 북한 전력시장 진출 방안을 마련하고, 남북공동 발전 을 위해 진력할 것을 굳게 다짐했다. 바로 이 지점이 어 려움에 놓인 국내 1만 4000여개 전기공사업체들이 다시 비상할 수 있는 해법이란 설명이다. 이와 관련 장 회장은“겨울철 백두산에 오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 통일위원회는 지난 5일 간 굳게 닫혀있던 백두산 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며“오 늘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매 순간을 대한다면 해내지 못 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하다가죽자’는정신으로추진해나가다보면 길은 자연스레 열릴 것”이라며“오늘 같은 뜨거운 열정 으로 모든 일을 추진한다면 우리 통일위원회의 활동성 과는 분명 예상을 뛰어 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립운동가 정신을 좇아 민족 얼 만끽 제2기 전기분야 통일위원회는‘백두 원정대’란 별칭 답게 연변과 만주 일대에서 활발했던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민족 얼을 느끼는 것도 잊지 않았다. 특 히 간도 명동촌에 있는 윤동주 시인의 생가와 그가 다닌 용정중학교를 찾아 민족정신을 고취시켰다. 윤 시인은 어둡고 가난한 생활 속에서 인간의 삶과 고 뇌를 사색하고 일제의 강압에 고통 받는 조국의 현실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 민족 시인이다. 또‘백두 원정대’는 일제 강점기 때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하던‘일송정’과 북간도 3.13 항일 독립운동 묘소 백두 원정대 24人, 남북 전력산업 통일 책임진다 윤동주 시인의 생가(아래)와 그가 다닌 용정중학교를 찾 은 전기분야 통일위원회(위). ‘제2기 전기분야 통일위원회’가 북한의 전력 사정 등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본격 활 동에 들어갔다. 주말을 앞둔 지난 20일 새벽 인천공항. 장철호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과 홍양호 통일 차관을 공동위원장으로 오태규 전기위원회 위원장, 유상봉 한국전기기술인협회 회 장, 김무영 대한전기협회 상근부회장, 이상만 중앙대 교수, 윤재경 한국전력공사 영업본부 장, 김이원 한국전기안전공사 기술이사 등 전기계 리더 24명으로 구성된 통일위원회 해 외견학단이 속속 입국장으로 모여들었다. 2시간 일명‘백두 원정대 24인’은 조선족 자치주인 연길에 도착, 곧바로 연변과 학기술대학으로 향했다. 전기공사협회와 연변과기대 간 인적�물적 교류 확대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이번 협약은 중국의 비약적 경제성장과 맞물려 국내 전기공사업체의 해외진출을 타진 하는 동시에 한∙중 교류협력의 초석이 됐다는 평이다. 를 찾아 조국과 민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가슴 벅찬 감동을 느꼈다. 한 통일위원회 위원들은“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적혀 있는 윤동주 시인의 시에 가슴이 먹먹해 진다”며“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하는 나라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 낄 수 있어 보람된 날이었다”고 전했다. 중국 연변=이진주 기자<jjlee@> 연변과기대를 방문한 전기분야 통일위원회(위�중앙)와 백두산 장백폭포 앞에서 정기를 받 고 파이팅을 외치는 위원들 모습(아래). ‘제2기 전기분야 통일위원회’중국 연길 방문…연변과기대와MOU

Upload: others

Post on 09-Sep-2020

1 views

Category:

Documents


0 download

TRANSCRIPT

Page 1: 백두원정대24人, 남북전력산업통일책임진다pdf.electimes.com/201511/26_3152_3.pdf은전기분야통일위원회(위). ‘제2기전기분야통일위원회’가북한의전력사정등을면밀히파악하기위해본격활

2015년 11월 26일 목요일제3152호 전기 통일委 연변을 가다

◆‘5분’인연이평생동반자로이어져

“총장님 기억하십니까? 5분만 만나주시겠다고 하셨

는데, 아직까지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평

생 함께 가셔야죠.”

김진경 연변과기 총장과 장철호 전기공사협회 회

장의 인연은‘5분’이 그 시작이었다. 장 회장은 언론을

통해 중국 연길시 정부와 합동으로 중국 최초 중외 합작

학을 설립한 김 총장의 이야기를 접한 뒤 곧바로‘꼭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 회장의 적극적

의지와는 달리 돌아온 답은 시간이‘5분’밖에 없다

는 조금은 맥 빠지는 소리 다.

하지만 장 회장은 주어진 기회를 십분 활용하며 5분

간의 만남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짧은 시간에

강렬한 인상을 줘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장 회장은 열과

성을 다해 5분 간 전기공사협회와 북한 전력산업 인프

라 구축을 향한 비전 제시 등 평소 소신을 진솔하면서

담담하게 얘기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꼭 시간

이 비례하는 건 아니었다. 뜻이 통한 5분은‘평생 동반

자’로 이어지는 데 결코 부족한 시간이 아니었던 것. 결

국 장 회장과 김 총장은 평생 동반자로 협력하자며 뜨겁

게 두 손을 맞잡았다.

‘통일위원회’가 도착한 연변과기 는 한 눈에 봐도

활기가 넘쳐 보 다. 그도 그럴 것이 기독교 정신에 입

각해 지난 1992년 설립된 이 학은 8개 학부 35개 전문

연구소를 운 중이며 중국의 차세 리더를 양성하겠

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교수진의 열성뿐만 아니라 학생

들의 학구열 또한 어느 학 못지않다는 설명이다.

막 평양에서 돌아왔다는 김 총장이 직접 나와‘백두

원정 24인’을 환 했다. 또 교내 이곳저곳에서 진행

되고 있는 수업과 시설 등을 빠짐없이 설명하는 열과 성

을 보 다.

김 총장은“연변과 북한의 전력 사정은 모두 절박한

상황이다”며“통일위원회가 이번 기회를 통해 북한의

전력사정을 피부로 직접 느끼는 좋은 경험이 됐으면 한

다”고 말했다.

◆나진�선봉등‘블루오션’진출한마음다짐

통일위원회 위원들은 나진�선봉지역에서 사업체를

운 하는 B씨와의 교류 간담회를 진행,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전기공사업체들이 이 지역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나진�선봉지역은 북한이 중국의 경제 특구를 모방해

지정한 무역지 로, 외국 자본과 기술을 적극 유치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관심 지역이다. 북한은 현재 외국인

이 경제 무역 지 내에서 북한과 협력해 기업을 운 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외국 자본의 재정 지원과 각종 기

업 설립, 서비스 참여를 허용 중이다.

특히 최근 북한이 나진선봉경제특구에 투자

하는 외국 기업에는 외화 반출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근로자 관리, 생산 계획 등에 해서도 일

절 간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나선특

수지역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간담회 뒤 장 회장은“다가올 기회에 맞서 현

장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기회에 왔을 때 전기공사업체들

이 이를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는 게 전기공

사협회장으로 해나가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 하 18℃‘백두칼바람’도이겨낸염원

밖에 잠시 내놓은 물병이 얼마 못가 꽁꽁 얼어붙을 정

도로 혹한이었다. 수은주는 하 18도를 가리켰다. 하지

만 전기산업 통일을 향한 한국전기공사협회 통일위원

회의 뜨거운 염원까지 얼리진 못했다. 체감온도가 하

22도까지 떨어진 21일 아침, 통일위원회는 민족의 산

에서 험한 기운을 받아 남북 전력산업 통일을 이끌겠

다는 비장한 각오로 추위를 뚫고 백두산으로 향했다.

5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도착한 현장 상황은 그리 좋

지 못했다. 며칠 간 내린 폭설로 닷새 넘게 백두산으로

향하는 길이 굳게 닫혀 있었던 것은 물론 현지 가이드

역시 산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지만‘백

두 원정 ’의 들불 같은 기운 또한 만만치 않았다.

24인의 전기인들은 매섭게 뺨을 때리는 칼바람과 몸

을 어재끼는 강풍을 헤치고 장백폭포 앞에 당당히 섰

다. 백두의 기운이 쏟아져 내리는 폭포 앞에서 그들은

모두 눈을 감고 한 가지 염원, ‘남북 전력산업 통일’을

기원했다.

특히 장 회장은 전기산업계 리더로서 통일 후를 비

한 북한 전력시장 진출 방안을 마련하고, 남북공동 발전

을 위해 진력할 것을 굳게 다짐했다. 바로 이 지점이 어

려움에 놓인 국내 1만 4000여개 전기공사업체들이 다시

비상할 수 있는 해법이란 설명이다.

이와 관련 장 회장은“겨울철 백두산에 오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 통일위원회는 지난 5일

간 굳게 닫혀있던 백두산 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며“오

늘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매 순간을 한다면 해내지 못

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하다가 죽자’는 정신으로 추진해 나가다 보면

길은 자연스레 열릴 것”이라며“오늘 같은 뜨거운 열정

으로 모든 일을 추진한다면 우리 통일위원회의 활동성

과는 분명 예상을 뛰어 넘을 것”이라고 덧붙 다.

◆독립운동가정신을좇아민족얼만끽

제2기 전기분야 통일위원회는‘백두 원정 ’란 별칭

답게 연변과 만주 일 에서 활발했던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민족 얼을 느끼는 것도 잊지 않았다. 특

히 간도 명동촌에 있는 윤동주 시인의 생가와 그가 다닌

용정중학교를 찾아 민족정신을 고취시켰다.

윤 시인은 어둡고 가난한 생활 속에서 인간의 삶과 고

뇌를 사색하고 일제의 강압에 고통 받는 조국의 현실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 민족 시인이다.

또‘백두 원정 ’는 일제 강점기 때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하던‘일송정’과 북간도 3.13 항일 독립운동 묘소

백두 원정 24人, 남북 전력산업 통일 책임진다

윤동주 시인의 생가(아래)와그가 다닌 용정중학교를 찾은전기분야통일위원회(위).

‘제2기 전기분야 통일위원회’가 북한의 전력 사정 등을 면 히 파악하기 위해 본격 활

동에 들어갔다.

주말을 앞둔 지난 20일 새벽 인천공항. 장철호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과 홍양호 통일

부 전 차관을 공동위원장으로 오태규 전기위원회 위원장, 유상봉 한국전기기술인협회 회

장, 김무 한전기협회 상근부회장, 이상만 중앙 교수, 윤재경 한국전력공사 업본부

장, 김이원 한국전기안전공사 기술이사 등 전기계 리더 24명으로 구성된 통일위원회 해

외견학단이 속속 입국장으로 모여들었다.

2시간 반 뒤 일명‘백두 원정 24인’은 조선족 자치주인 연길에 도착, 곧바로 연변과

학기술 학으로 향했다. 전기공사협회와 연변과기 간 인적�물적 교류 확 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이번 협약은 중국의 비약적 경제성장과 맞물려 국내 전기공사업체의 해외진출을 타진

하는 동시에 한∙중 교류협력의 초석이 됐다는 평이다.

를 찾아 조국과 민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가슴 벅찬 감동을 느꼈다.

한 통일위원회 위원들은“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적혀 있는 윤동주 시인의 시에

가슴이 먹먹해 진다”며“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하는 나라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

낄 수 있어 보람된 날이었다”고 전했다.

중국연변=이진주기자<jjlee@>

연변과기 를방문한전기분야통일위원회(위�중앙)와백두산장백폭포앞에서정기를받고파이팅을외치는위원들모습(아래).

‘제2기전기분야통일위원회’중국연길방문…연변과기 와M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