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 4 - bmceo.co.kr · 지난 2006년 월마트 코리아는 한국 철수를 선언했다.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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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전략의 역사편 번째 질문 1 / 4 wh 4 글로벌 대기업의 생사를 가르는 전략은?: 김지현 (비즈니스Y 기자) 세계의 강자로 급부상하는 인도. 하지만 외국 기업들이 인도에 정착하기는 쉽지 않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지난 2011현재 인도 증시에 상장돼 있는 25다국적 기업 계열사들의 매출과 순이익은 모기업 실적의 2%그쳤다. [인도 진출 글로벌 모기업 전체 실적 대비 계열사 매출과 순이익 비교] 애플 CEO(최고경영자) 쿡은 2012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와 같이 발표했다. "인도를 사랑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인도 밖에서 기회를 찾겠다. 인도는 유통구조가 너무 복잡해 비용이 많이 든다. " 글로벌 대기업들이 인도시장에서 실패한 이유를 전문가들은 이렇게 분석한다. ‘대부분 특수한 문화를 자세히 고려하지 않고 현지 시장에 뛰어든 것이 문제다’ 실제로 인도의 특수한 문화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중에서도 특히 햄버거 체인 점인 맥도날드의 경우는 인도 진출이 더욱 까다로웠다. 인도 인구의 80%믿는 힌두교에서는 소고기를, 구의 13%무슬림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 맥도날드 점포 수는 300개에 이른 . 맥도날드는 어떻게 인도 패스트푸드 시장을 주도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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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wh 4 - bmceo.co.kr · 지난 2006년 월마트 코리아는 한국 철수를 선언했다. 당시 글로벌 대형할인점 업계 5위였던 월마트는 1998년 한국에 진출해

경영 전략의 역사편 네 번째 질문

1 / 4

wh 4

“글로벌 대기업의 생사를 가르는 전략은?”

글: 김지현 (비즈니스Y 기자)

세계의 강자로 급부상하는 인도. 하지만 외국 기업들이 인도에 정착하기는 쉽지 않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현재 인도 증시에 상장돼 있는 25개 다국적 기업 계열사들의 매출과 순이익은 모기업 전

체 실적의 2%에 그쳤다.

[인도 진출 글로벌 모기업 전체 실적 대비 계열사 매출과 순이익 비교]

애플 CEO(최고경영자) 팀 쿡은 2012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와 같이 발표했다.

"인도를 사랑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인도 밖에서 더 큰 기회를 찾겠다. 인도는 유통구조가 너무 복잡해 비용이

많이 든다. "

글로벌 대기업들이 인도시장에서 실패한 이유를 전문가들은 이렇게 분석한다.

‘대부분 특수한 문화를 자세히 고려하지 않고 현지 시장에 뛰어든 것이 문제다’

실제로 인도의 특수한 문화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햄버거 체인

점인 맥도날드의 경우는 인도 진출이 더욱 까다로웠다. 인도 인구의 80%가 믿는 힌두교에서는 소고기를, 인

구의 13%인 무슬림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 내 맥도날드 점포 수는 300여 개에 이른

다. 맥도날드는 어떻게 인도 패스트푸드 시장을 주도하게 되었을까?

Page 2: wh 4 - bmceo.co.kr · 지난 2006년 월마트 코리아는 한국 철수를 선언했다. 당시 글로벌 대형할인점 업계 5위였던 월마트는 1998년 한국에 진출해

경영 전략의 역사편 네 번째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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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내 금지된 음식]

채식 위주의 인도 입맛, 햄버거 판매하는 맥도날드가 어떻게 사로잡았을까?

맥도날드는 9년의 준비 끝에 1996년 인도 뉴델리에 첫 매장을 열었다. 이 매장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피하

고 닭고기, 양고기, 생선살로 만든 ‘대체 육류 메뉴’로 판매했다. 초반에는 ‘대체 육류 메뉴’가 성공적인 전략으

로 보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대체 육류 메뉴’ 역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맥도날드는 ‘대체 육류 메뉴’를 고집하지 않고 바로 인도인 고유의 입맛과 채식자를 위한 메뉴를 서둘러 개발

했다. 감자, 당근 등으로 만든 맥베지, 채식 치즈와 인도 양념을 넣은 맥스파이시 파니르, 빅스파이시 파니르

랩 등이 그것이다. 신 메뉴들은 출시 직후 화제에 오르며 베스트셀러 메뉴가 되었다.

[대체 육류 메뉴] [채식자를 위한 신메뉴]

맥도날드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맥도날드 메뉴의 정책은 기본적으로 기본메뉴와 현지메뉴 비율을

70 대 30으로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기본메뉴와 현지메뉴 비율을 30 대 70로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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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고, 위생을 걱정하는 인도인들을 위해 채식 메뉴와 육식 메뉴의 조리구역을 분리하는 정책을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맥도날드의 이러한 정책변화는 인도시장에서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글러벌 기업들도

이러한 노력은 많이 기울였다. 그렇다면 실패한 기업들과 맥도날드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 차이점은 바로

인도인들의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어느 정도나 이해하려고 노력했냐에 있다. 자국 문화에 자부심은 인도

시장의 가장 큰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이에 맥도날드는 자국 문화에 대한 인도인들의 자부심을 오히

려 마케팅으로 활용하기 시작한다.

맥도날드는 인도의 국산 애니메이션과 영화 캐릭터를 마케팅에 이용했다. 2012년 영화로 개봉됐던 인도 애니

메이션 ‘초따 빔’과 제휴해 학용품 등이 담긴 ‘초따 빔’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2011년에는 인기 배우 샤룩칸

이 주연한 영화 ‘라 원’의 미니어쳐 로봇 장난감을 넣은 해피밀을 출시해 어린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초따 빔 상품] [영화’라원’과 제휴한 해피밀]

마이크로소프트와 미국 엔진업체 커민스의 인도법인 회장을 지낸 라비 벤타케산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에서 실패하는 것은 적극적인 현지적응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인

도와 같은 신흥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리더가 장기전을 치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맥도날드가 인도에서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현지화 전략에 있었다. 인도 못지 않게 많은 글로벌 기업들

이 많이 뛰어드는 시장인 중국에서도 이점은 마찬가지였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글러벌 기업중에서도 현지화

전략을 잘 펴지 못해 실패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일본 산토리(Santory) 맥주는 중국인들이 자국산

맥주로 착각할 만큼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역시 현지화 전략의 좋은 예이다.

중국인이 자국산으로 착각할 만큼 인기 좋은 산토리(Santory) 맥주

산토리 맥주는 1984년 중국에 진출했지만 진출 이래 10여 년간 큰 성과가 없었다. 진출 초기에 산토리는 일

본에서의 성공 경험을 그대로 적용해 상하이에서도 청량감보다는 쓴 맛이 강한 독일식 맥주를 판매했는데, 당

시 매출이 기대 실적의 20%에 불과했다.

이에 산토리는 중국 소비자들이 청량감이 높으면서도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제품을 선호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맥주의 맛을 새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또한 중국인의 음료 문화를 고려해 우롱차 등 현지화된 제품을 적극 개

Page 4: wh 4 - bmceo.co.kr · 지난 2006년 월마트 코리아는 한국 철수를 선언했다. 당시 글로벌 대형할인점 업계 5위였던 월마트는 1998년 한국에 진출해

경영 전략의 역사편 네 번째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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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한다.

그 결과 맛을 바꾸면서 1998년 산토리의 상하이 시장 맥주 매출량은 전년 대비 65% 증가했고, 1999년에는

상하이에서 맥주판매량 최다 기업으로 부상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산토리는 현재 상하이 맥주시장의 30%를 차지했습니다. 토종 맥주 브랜드가 우세한

중국에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 또한 현지화 전략의 성공 덕분이다. 하지만 현지화 전략이 늘 성공하는 것

은 아니다.

지난 2006년 월마트 코리아는 한국 철수를 선언했다. 당시 글로벌 대형할인점 업계 5위였던 월마트는 1998년

한국에 진출해 2006년까지 총자산 8740억원, 종업원 3356명의 과 총 점포 16개를 두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한국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찾지 못하게 되는 이유를 전문가들은 현지화 실패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글로벌 대기업들의 생사를 가르는 현지화 전략. 국가 고유의 생활방식과 문화가 강할수록 현지인들의 입맛, 생

활수준을 고려해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려주고 있다. 국내에도 아마존을 비롯해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진입하고 지금 현지화 전략은 글러벌 기업에게는 생존비법을 국내 기업들에게는 초심을 일깨워 줄

것이다. BM

김지현 | 비즈니스Y 기자

아산정책연구원을 거쳐 디지틀조선일보 방송본부 기자로 취재와 영상제작을 하고 있다. 경영 및 문화/라이프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치밀하고 친절한 글을 쓰면서 '안목있는 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일본에서의 1년 연수를

계기로 한국어와 일본어 비교연구에도 관심이 많다. 북모닝 CEO 독자들에게 작은 지식으로 하루가 즐거워지는 기쁨

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