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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6월

    박 사 학 위 논 문

    한국어 학습자의 발음숙달도

    계 명 대 학 교 대 학 원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과

    심 현 주

    지도교수 김 선 정

    2 0 1 7 년 6 월

    판단 요인 분석 연구

  • 심 현 주

    한국어 학습자의 발음숙달도

    지도교수 김 선 정

    이 논문을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함

    2 0 1 7 년 6 월

    계 명 대 학 교 대 학 원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과

    판단 요인 분석 연구

  • 심현주의 박사학위 논문을 인준함

    주 심 민 경 모

    부 심 윤 원 희

    부 심 우 창 창 현

    부 심 박 성 태

    부 심 김 선 정

    계 명 대 학 교 대 학 원

    2 0 1 7 년 6 월

  • 이 논문은 한국국제협력단의 KOICA/WFK장학금 지원

    을 받아 연구되었음.(장학증서번호: 제 2014–029 호)

  • 감사의 글

    ‘한국 사람인데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뭐 그리 어렵겠어?’ 무지하면 용

    감하다고 호기롭게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에 입문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것이 얼마나 미련한 생각이었는지를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

    하지 않았습니다. 전혀 다른 학부 전공을 가진 저에게는 수업 시간에 교수

    님께서 말씀하시는 용어 하나하나가 생소하였고 이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내야 했습니다. 나 자신의 무지로 인해 너무 부끄럽고 위축되어

    이 길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조금만 더 해보자고 스

    스로를 위로하고 마음을 추스르면서 버티어 온 것이 어느새 박사 과정의

    끝자락까지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부끄럽기 그지없는 졸고이나마 또 하나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이 자리를 빌려

    고마움을 전하고자 합니다. 먼저 지도교수이신 김선정 교수님께 감사를 드

    립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회의 문을 열어 주

    시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

    구 가운데 시행착오와 난관이 있을 때마다 함께 고민해 주시고 해결의 실

    마리를 찾아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지치지 않고 나아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 되어주셨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 바쁘신 가운데 졸고를 진지하게 지도해 주시고 심사해 주신 심

    사위원 교수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민경모 교수님께서는 제가 처음 대

    학원에 입학하여 연구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시절에 연구자의 열정과 진지

    함을 몸소 보여주심으로 학문을 대하는 자세를 돌아보게 하셨습니다. 윤원

    희 교수님을 만나게 된 것은 저에게 더없는 행운이었습니다. 생면부지의 타

    학과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저의 학문적 서투름에 대해서도 인내와 진지함

    으로 대해 주셨습니다. 특히 문외한이었던 음성학 분야의 기초에나마 한 걸

    음 다가갈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되어 주셨습니다. 이로 인해 연구의 주제를

    분명히 할 수 있었습니다. 우창현 교수님께서는 수업 때마다 학문적 고민을

  • 던져 주시고 제가 게을러지지 않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졸고를 마

    지막 순간까지 꼼꼼하게 확인해 주셨으며,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살펴

    주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쉬운 결과물로 찾아뵐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는데

    항상 넓은 아량과 격려로 지원해 주시고 지도 편달을 아끼지 않으신 박성

    태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또한 많은 동료 선생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한국어 강의와 학업을 병행하느라 바쁨에도 불구하고

    많은 양의 자료를 분석하는 데에 도움을 준 이민경, 정효정, 황란아 선생님

    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학문의 동반자로서 함께 성장해 가기

    를 바랍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실험 부탁에도 흔쾌히 도움을 주신 이명

    오, 장근영 선생님과 외국인 학생들의 음성자료 녹음을 지원해 주신 강은

    정, 변수지, 이지연, 이희성, 정현진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외에도 물심

    양면으로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곽순복 선생님과 실험에 도움을 주

    신 대학원 선생님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마음의 위안

    이 되어 준 소중한 SFC 동역들(허태영, 박은락, 김성곤, 김홍식, 김희상, 문

    대곤, 장진우, 허인행, 김형길, 이상문, 김종현)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

    다. 아울러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박사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장학

    금을 지원해 준 코이카(KOICA)에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만학도인 아들이 혹여 위축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하시며 항상 위로와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어머니께는 감사의 말만으로는 도무지 갚을 수 없

    는 큰 빚을 진 마음입니다. 사랑하는 아내 Maksimova Alexandra에게도 이

    루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전합니다. 타지에서의 생활과 자신의 학업만으로

    도 벅찰 텐데 항상 밝은 모습으로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끝으로 지금까지

    의 삶을 주관하시고 이 길을 계획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이후의 인생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 나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2017년 6월

    심 현 주

  • i

    목 차

    1. 서 론 ····················································································································1

    1.1 연구의 목적 및 필요성 ··············································································1

    1.2 선행 연구 분석 ····························································································6

    1.2.1 발음교육의 내용과 순서 연구 ·····························································6

    1.2.2 발음평가 항목과 채점 기준 연구 ·····················································15

    1.2.3 청자 판단에 근거한 발음숙달도 평가 연구 ···································23

    1.3 연구 문제 및 연구 방법 ··········································································29

    2. 청자기반의 발음숙달도 개념과 구성요인 분석 ··········································31

    2.1 청자기반 발음숙달도 개념의 정의 ························································31

    2.1.1 발음숙달도 개념과 청자의 관계 ·······················································32

    2.1.2 발음숙달도와 청자의 이해명료성 ·····················································40

    2.1.3 발음숙달도와 기능 부담량 ·································································47

    2.2 발음숙달도 구성요인의 선정 ··································································57

    2.2.1 분절음 ·····································································································58

    2.2.2 변이음과 음운변동 ···············································································62

    2.2.3 초분절음 ·································································································65

    2.3 발음숙달도 구성요인의 추출과 분석 ····················································73

    2.3.1 발음 요인의 추출 기법 ·······································································74

    2.3.2 추출된 발음 요인의 분석 방법 ·························································76

    3. 학습자의 발음숙달도 분석 ··············································································80

    3.1 실험의 설계 ································································································80

    3.1.1 피험자 및 채점자의 선정 ···································································81

    3.1.2 발음 자료의 수집 ·················································································87

  • ii

    3.2 실험의 절차와 방법 ··················································································90

    3.2.1 한국어 모어 화자의 청취평가 ···························································91

    3.2.2 한국어교육 전문가의 발음전사 ·························································93

    3.2.3 프라트를 활용한 음성분석 ·································································94

    4. 실험 결과의 분석 ······························································································98

    4.1 청취실험의 분석 결과 ··············································································98

    4.1.1 발음숙달도 수준의 등급화 ·································································98

    4.1.2 읽기 텍스트의 난이도 분석 ·····························································102

    4.1.3 듣고 쓰기 자료의 분석 결과 ···························································107

    4.2 발음전사 및 음성분석의 결과 ······························································112

    4.2.1 분절음 오류의 분석 결과 ·································································114

    4.2.2 음운변동 오류의 분석 결과 ·····························································134

    4.2.3 휴지 오류의 분석 결과 ·····································································139

    5. 발음숙달도 구성요인의 타당성 검토 ··························································144

    5.1 발음숙달도 구성요인의 설정 ································································144

    5.2 실험의 절차 및 방법 ··············································································147

    5.3 실험 결과의 분석 ····················································································150

    6. 결론 및 제언 ····································································································155

    6.1 요약 ············································································································155

    6.2 연구의 의의와 한계 ················································································158

    참고문헌 ·················································································································161

    부록 ·························································································································177

    영문초록 ·················································································································192

    국문초록 ·················································································································196

  • iii

    표 목 차

    선행 연구에서의 발음교육내용 ···························································10

    한국어 발음교육 내용의 제시 순서 ···················································14

    한국어 말하기 평가 연구에서의 발음 범주 및 세부 요인 ···········19

    한국어 말하기 평가 연구에서의 수준별 기준 ·································20

    연구별 학습자 발음숙달도 판단 기준 및 세부 요인 ·····················27

    이해명료성, 이해가능성, 해석가능성 ·················································43

    이해명료성, 이해가능성, 외국인 악센트 ···········································44

    기능 부담량 계산 시 고려 요인 ·························································52

    한국어 음소의 기능 부담량 ·································································55

    한국어 사전 표제어 발음의 음소 빈도 ···········································56

    연구 대상 분절음 요인 ·······································································61

    언어권별 오류 양상(대분류) ······························································64

    연구 대상 음운변동 ·············································································65

    발음숙달도 판단을 위한 휴지의 구분 ·············································73

    학습자 발음숙달도 분석 절차 ···························································79

    중국인 학습자 피험자 정보 ·······························································83

    한국인 음성녹음 피험자 정보 ···························································84

    한국인 채점자 정보 ·············································································85

    한국어교육 전문가 채점자 정보 ·······················································86

    피험자 발음 자료 수집용 읽기 텍스트 ···········································89

    청취평가 시 이해명료성 및 외국인 말투의 판단 기준 ···············91

    피험자 발음 자료의 분절 기준 ·························································95

    ‘피험자8’의 항목 총계 통계량(일부분) ············································98

  • iv

    피험자별 이해명료성, 외국인 말투 평점 및 평가자간 신뢰도 ·· 99

    이해명료성과 외국인 말투의 등급별 구성원 ·······························100

    등급 간 분산분석 결과 ·····································································101

    등급별 피험자 구성 ···········································································102

    각 문장별 음운변동의 구성 ·····························································104

    등급별 듣고 쓰기에서의 오류 항목 ···············································108

    피험자 등급별 오류 어절의 유형 분류 ·······································109

    듣고 쓰기 자료에서의 발음숙달도 구성요인 ·······························111

    피험자 등급별 오류 발생 빈도 ·······················································113

    피험자 등급별 초성 오류의 발생 빈도 ·········································115

    한국어 파열음의 음향적 차이 ·························································118

    파열음의 발성 유형별 VOT 비교 분석 결과 ······························119

    마찰음의 발성 유형별 VOT 비교 분석 결과 ······························121

    파찰음의 발성 유형별 VOT 비교 분석 결과 ······························122

    피험자 등급별 중성 오류의 발생 빈도 ·········································124

    모음을 변별하는 기준 포먼트의 설정 ···········································127

    분석 대상 모음쌍의 포먼트값 비교 분석 결과 ···························127

    피험자 등급별 종성 오류의 발생 빈도 ·········································129

    피험자 발화와 청자 인식 간 차이를 보이는 어절 ·····················132

    받침 발음이 탈락되어 음운변동이 비실현된 어절 ·····················133

    피험자 등급별 음운변동 오류의 발생 빈도 ·································135

    휴지로 인하여 발생하는 음운변동 오류 유형 ·····························141

    발음전사 및 음운분석에서의 발음숙달도 구성요인 ···················143

    청취실험을 위한 발음숙달도 구성요인 설정 ·······························146

    청취평가를 위한 읽기 텍스트 구성 ···············································148

    한국인 채점자 정보 ···········································································149

  • v

    문장별 발음숙달도 평점 ···································································150

    채점자에게 인식된 오류 요인 ·························································152

    한국어 학습자의 발음숙달도 판단 요인 ·······································154

  • vi

    그 림 목 차

    화자-청자 이해명료성 행렬 ·····························································35

    ISIB-L 효과 ··························································································36

    EFL vs ELF 발음교육 대상 항목 ·················································37

    발음 요소의 우선순위 위계 ·····························································47

    학습자가 자주 혼동하는 RP 음소쌍 순위 ···································50

    학습자 수준별 기능 부담량별 오류 빈도 ·····································51

    음성적․음운적 현상들의 기능 부담량 ·········································53

    제약의 기능 부담량 빈도수 및 비율 순위 ···································54

    음운현상의 유형 ·················································································63

    발음숙달도 구성요인 분석 절차 ···················································81

    청취평가 프로그램 실행 화면 ·······················································92

    피험자 음성 자료의 발음전사 절차 ·············································94

    모음 연쇄(왼쪽)와 유음 연쇄(오른쪽)의 분절 예시 ·················96

    피험자 발음 자료의 분절 및 전사 ···············································97

    이해명료성과 외국인 말투의 산점도 ·········································101

    이상점(Outlier) 확인 그래프(Box plot) ····································103

    발음숙달도 등급별 문장 평점(난이도) ······································104

    피험자 등급별 오류 발생 양상 ···················································113

    하급에서 고빈도로 나타나는 초성 오류의 예 ·························116

    등급별 발생 빈도가 불규칙적인 초성 오류의 예 ···················117

    피험자 등급별 파열음의 격음 변별에서의 오류 빈도 ···········121

    피험자 등급별 마찰음 변별에서의 오류 빈도 ·························122

    피험자 등급별 파찰음의 격음 변별에서의 오류 빈도 ···········123

  • vii

    하급에서 고빈도로 나타나는 중성 오류의 예 ·························125

    등급별 발생 빈도가 불규칙적인 중성 오류의 예 ···················125

    하급에서 고빈도로 나타나는 종성 오류의 예 ·························130

    등급별 발생 빈도가 불규칙적인 종성 오류의 예 ···················131

    /ㄴ/ 받침의 실현 유무에 따른 스펙트로그램 ··························131

    하급에서 고빈도로 나타나는 음운변동의 예(이해명료성) ····136

    등급별 발생 빈도가 불규칙적인 음운변동의 예(이해명료성) 137

    피험자 등급별 설측음화와 권설음화 오류의 빈도 ·················139

    피험자가 발음한 ‘포도를[포도르]’의 스펙트로그램 ················139

    피험자 등급별 전체 휴지와 연구 대상 오류 휴지의 빈도 ·····140

    ‘수박도’에서의 경음화 오류 녹음 편집 방법 ···························149

    문장별 발음숙달도 평점과 적용된 발음 오류 ·························151

  • - 1 -

    1. 서 론

    1.1 연구의 목적 및 필요성

    이 연구의 목적은 한국어 모어 화자가 외국인 한국어 학습자의 발음숙달

    도(pronunciation proficiency)를 판단할 때 어떠한 발음 요인에 주목하는지

    청자의 이해명료성(intelligibility) 관점에서 경험적(empirical)으로 살펴보는

    데에 있다. 이는 의사소통중심의 한국어 발음교육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는 교육내용을 보다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제시하기 위함이다.

    인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언어를 통해 복잡한 의사소통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의 의사소통은 주로 구어를 통해 이

    루어지며, 구어에서는 소리 체계를 매개로 하여 대화자 상호간에 의미 교환

    을 하므로 발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단지 하나의 음운을 잘못 발음하

    더라도 청자는 화자가 의도한 것과 다르게 이해할 수 있으므로(Kenworthy,

    1987) 정확한 발음의 교육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기본적이면서도 우

    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외국어 학습자가 원

    어민과의 대화를 원활하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해 가능한 수준의 발음은

    필수 불가결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1) 불분명한 화자의 발음은 내용 이

    해를 위해서 청자에게 추가적인 노력을 요구하며, 이는 결국 자연스러운 의

    사소통을 유지하는 데에 방해가 된다. 따라서 외국인 한국어 학습자의 의사

    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발음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화자는 자신의 발음을 기준으로 상대의 발음을 인식하기 때문에도

    발음교육의 중요성은 강조되어야 한다(양병곤, 2006; 이종은, 1997; Morley,

    1) Hinofotis와 Bailey(1980)는 UCLA의 학부생과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비원어민 조교들의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한 결과 발음 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Fayer와Krasinski(1987)의 설문조사에서도 비원어민의 발음이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주요인 중하나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외국인 한국어 학습자들도 발음이 부정확하여 의사소통에서자주 어려움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는데(이효숙, 2012), 응답자들은 한국어 발음이어려운 원인으로 발음규칙이 많다는 것과 모국어와 다르다는 점을 가장 많이 들었다.

  • - 2 -

    1987). 다른 사람의 발음은 보통 자신이 구사하는 발음에 빗대어 판단하게

    된다. 따라서 학습자의 발음이 부정확하면 상대방의 발음도 잘못 인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의사소통에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즉, 의사소통이 제대

    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말한 내용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하며, 이것은 발화를 구성하는 개별 음소의 발음을 올바르게 지

    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의사소통중심 접근법(communicative approach)에서도 아무리 문법이나

    어휘가 뛰어나더라도 발음을 알지 못하면 의사소통을 위한 입문 단계에 이

    르지 못한다는 이유로 발음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허용, 김선정,

    2006, p. 20). 하지만 한국어교육 연구와 교육 현장에서는 다른 분야에 비해

    발음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2) 학습자뿐만 아니

    라 교사들도 발음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음에도(박은현,

    2011; 윤정기, 2012; 임성규, 2012; 최정순, 2012) 불구하고 이와 같은 양상

    을 보이는 것은 한국어교육을 이끌어 가는 교사로서, 그리고 연구자로서의

    책임을 저버리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Morley, 1991). 이처럼 발음교육

    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교육 현장에서의 현실적인 문제 때문

    이기도 할 것이다. 언어 기능을 통합적으로 교육하는 수업에서 어휘, 문법

    과 더불어 발음까지 다루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

    니 공인된 평가를 통해 가시적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없는 발음교육이 다

    소 등한시 되는 듯하다. 더욱이 한국어는 표기와 소리가 다른 경우가 적지

    않고 형태음운론의 부피가 다른 언어에 비해 크기 때문에3) 그만큼 제시해

    2) 김은애(2006)와 최정순(2012) 등의 연구에서는 발음교육과정과 발음교육용 교재의 미비,교사의 낮은 전문성, 발음교육 관련 연구의 제한 등을 근거로 실제 현장에서 발음교육이비중 있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보았다. 김선정(2013), 조은실(2015) 등의 연구에서는국내외의 발음 연구 동향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영어교육 관련 학술지에서의 발음교육연구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였으며, 한국어 교육 연구에서도 발음교육 연구가 다른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3) 배주채(2013)에서는 중국어와 일본어는 각 형태소의 발음이 바뀌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형태음운론의 부피가 매우 작고, 영어의 경우는 중국어나 일본어보다는 형태음운론적 대체가 더 풍부하기는 하지만 한국어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보았다. 그리고 한국어의 형태음운론을 팽창시킨 요인으로는 문법적 요인(문장의 통사구조보다는 문법형태소의 영향이 큼), 어휘적 요인(복합어와 둘 이상의 한자형태소로 이루어진 한자어가 많음), 순수음

  • - 3 -

    야 할 내용도 많다. 특히 어휘와 문법은 사용 빈도나 학습 난이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발음의 경우에는 학습 초기에

    서부터 거의 모든 요소가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등급화하고 순차적

    으로 제시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러한 부분도 수업에서 발음을 제시하기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4) 따라서 어떠한 발음 오류가 화자

    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지, 그러한 요인들 간에 영향력의 위계는

    없는지 객관적인 방식으로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발음교육의 내용과 순서

    를 도출하였을 때에 앞서 언급한 발음교육에서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안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근 합리적인 발음교육의 목표로 받아들여지는 이해명료

    성을 바탕으로 교육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발음교육의 목표를 이해 가

    능한 발음의 습득으로 본다면 무엇을 우선하여 교수․학습해야 하는가를

    결정할 때 원어민의 발음 판단 기준과 구성요인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

    다. 의사소통에서의 이해 가능한 발음이란 결국 청자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

    적인 개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윤원희, 2012).5) 따라서 한국어 발음교

    육을 위한 내용 선정에서는 한국인이 학습자의 발음능력을 판단할 때 분절

    음과 초분절음의 다양한 요인들 중에서 무엇을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게 여

    기는지를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해야 한다.6) 이러한 분석 결과는 효과적인

    운론적 요인(형태소들의 결합 시에 상당수가 원래대로 발음되지 못함)을 들었다.4) 국립국제교육원에서는 한국어능력시험의 초급과 중급에 필요한 필수 어휘와 필수 문법목록을 선정하여 제시하고 있으나(http://www.topik.go.kr/정보마당-자료실 참조) 발음에대한 수준별 제시는 이루어진 것이 없다(윤정기, 2012). 물론 김중섭(2011)의 ‘국제 통용한국어 교육 표준 모형 개발 2단계’에서는 발음교육내용과 함께 수준별 필수 발음 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어 수준에 따라 필요한 항목을 나누고 있을 뿐, 개별 발음 요인이 실제로 어떠한 학습 난이도를 가지는지, 무엇을 기준으로 구분하였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5) 연구에 따라서는 이해가능성을 화자와 청자의 상호작용으로 묘사하기도 하지만 주로 청자기반(hearer-based) 또는 청자의 자질로 강조된다(Isaacs, 2014).

    6) Levis(2008: 이향, 2013a, p. 220에서 재인용)에서는 발음 영역의 채점자가 갖추어야 할자질에 대해 제시하면서, 채점자는 발음의 상세한 측면을 듣고 정확성의 상대적인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학습자들의 발음은 조금씩 다르고 아주 다양한데 어떤 오류는 발화 의미를 이해하는 데 영향을 전혀 주지 않지만 어떤 오류는 이해에 영향을 주므로 채점자는 오류의 빈도가 아닌 의미 전달을 흐리게 하는 요인을 더 중요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원희(2012)에서도 모국어 간섭에 의해 일어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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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음교육을 위한 교육내용의 선정뿐만 아니라 학습자의 발음평가를 타당성

    있게 수행하기 위한 구인설정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어 발음교육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이러한 연구가 거의 이루

    어지지 않고 있다. 최근 유창성이 강조되면서 어떠한 발음 요인들이 유창성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가능성과는 어떠한 관계를 가지는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연구가 구어적 의사소통, 즉 말하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발음은 단지 부수적으로만 다루어지고 있는 실정이

    다. 또한 발음숙달도의 판단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고 대부분 정확성과 유창

    성, 이해가능성 및 이해명료성 등 다소 포괄적인7) 범주들로 제시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에 채점 기준이 서술식으로 제시되어 있어서 평가자

    의 경험과 주관에 의존하게 되므로 객관적인 결과를 추출하였다고 보기 어

    렵다(김상수, 2008). 평가 방식에서도 청자에 의한 총체적(holistic), 인상적

    (impressionistic) 채점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서 개별 발음 요인이 청

    자 이해도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이러한 단점을 보

    완하기 위하여 음성분석을 병행함으로써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한 연구들도

    없지 않다. 하지만 분절음과 초분절음 요인들 중에서 무엇을 실험대상 발음

    요인으로 선정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없이 기존 연구에서의 설

    정과 판단 기준을 그대로 수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찬가지로 결과 분

    석에 있어서도 단순히 발음 요인의 오류 빈도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대부

    분이며 그러한 오류가 청자의 판단과 어떠한 상관관계를 가지는지에 대해

    서 실제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하였다.8)

    음 오류가 원어민의 이해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다면 발음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낮다고 하면서 발음 오류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하는 방안을 언급하였다. 이는 발음교육에서도 적용할 필요가 있는데 이해도에 영향이 적은 발음 요인은 그만큼 교육의 비중도낮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7) Wood(2001)에서는 유창성이 언어 수행을 묘사하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 용어이지만 아직도 그 의미는 모호하게 정의되고 있다고 하였으며, Isaacs(2008)에서도 이해가능성과 이해명료성의 개념 역시 연구자와 논의에 따라서 상이한 정의로 나타나고 측정 방법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불분명한 기준으로 발음숙달도를판단한다면 그 결과에 대한 타당성과 신뢰성을 보장하기가 어렵다.

    8) Ma(2015)는 기존 연구들의 결과를 살펴보고는 아무리 발화 자료를 기계적으로 그리고청각적으로 주의 깊게 분석하더라도 사람이 인식하는 방식은 음운론적 분석과 차이를

  • - 5 -

    이에 본 연구에서는 중국인 한국어 학습자의 발음숙달도를 청자의 이해

    명료성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해명료성의 개념은 Derwing과

    Munro(1997)에서 제시된 좁은 의미의 이해명료성으로 설정하였다. 그 이유

    는 발음 범주 이외의 요인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실험 구성 및 결과

    분석의 용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발음숙달도의 개념은 분절음의 정확

    성뿐만 아니라 발화 의도나 상황 맥락에 따른 초분절음의 적절성까지 포함

    되는 매우 광범위한 개념이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이해명료성과 관련하

    여 분절음과 음운변동9)의 실현 양상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끊어 읽기로서의 휴지(pause) 실현 양상도 참고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는데, 이는 음운변동의 실현과 휴지가 상관관계를 보일 것으로 판단하

    였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연구들과는 달리 이러한 발음 요인을 정확성이나

    유창성과 같은 개념으로 다시금 범주화하지 않고 개별 발음 요인과 청자

    판단 간의 상관성을 직접적으로 검토해 보고자 하였다. 학습자의 발음을 분

    석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단순히 리커트 척도(Likert scale)를 활용한 한국어

    모어 화자의 인상적 판단에만 의존하지 않고 듣고 쓰기(orthographic

    transcription), 발음전사(pronunciation transcription),10) 프라트(praat) 프로

    그램을 활용한 음성분석(phonetic analysis)의 방식을 복합적으로 사용하여

    발음숙달도 구성요인을 다각도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와 같은 접근을 통

    해 어떠한 발음 요인이 청자의 이해명료성에 중요하게 작용하는지 실제적

    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된 발음숙달도

    구성요인이 실제로 외국인 한국어 학습자의 발음숙달도를 판단하는 요인으

    로 기능하는지 그 타당성을 검증해 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서 실험 결과

    로 나타난 발음숙달도 구성요인이 반영된 실험 문장을 다시 구성, 녹음하여

    가질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음운 요인의 정확성과 오류율, 출현 빈도가 청자 판단에실제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 객관적인 방법으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9) 연구에 따라서 음운변동은 음운규칙, 음운현상 등의 다른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본 연구에서는 음운변동으로 표기하였으나 인용한 연구에서 음운변동이나 음운규칙으로 제시된 경우에는 바꾸지 않고 원문의 내용을 그대로 표기하였다.

    10) 이 연구에서의 발음전사는 국제음성기호(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를 반영하여 전사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한국어 표준 발음법에 따라 채점자가 들은 내용은 발음대로 표기하는 것을 말한다.

  • - 6 -

    한국인 청자를 대상으로 하여 다시 한 번 청취실험을 실시하였다.

    이 연구의 결과는 이해 가능한 발음이라는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떠한 발음 요인을 우선하여 가르쳐야 하는지를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따라서 발음교육의 내용을 구성하거나 발

    음평가를 위한 세부 항목을 설정할 때에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

    을 것이다.

    1.2 선행 연구 분석

    의사소통중심 교수법에서는 언어 교수의 목적을 학습자의 의사소통 능력

    을 함양시키는 데에 두고 있다. 따라서 발음교육에 있어서도 정확한 발음보

    다는 이해 가능한 수준의 발음 습득을 현실적인 목표로 본다. 하지만 무엇

    을 교육내용으로 하고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그와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한

    발음교육인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본 절에

    서는 한국어 발음교육과 평가에 관한 선행 연구를 살펴봄으로써 기존에는

    발음숙달도 판단 기준과 구성요인이 어떻게 제시되고 있으며, 그것이 가지

    는 제한점은 무엇인지 검토하고 이 연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고찰해

    보고자 한다.

    1.2.1 발음교육의 내용과 순서 연구

    일반적으로 발음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은 정확성과 유창성, 이해명료성

    등 여러 항목으로 구성되며 각 항목도 분절음과 초분절음의 다양한 요인들

    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개별 발음 요인들이 가지는 학습 난이도

    는 서로 다르다. 따라서 학습자가 어려워하는 발음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

    고 거기에 초점을 두어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학습자의 모국어

    에 따라서 어려워하는 발음 요인이 달라질 수 있으며, 같은 언어권 학습자

    라고 하더라도 개별 학습자가 느끼는 발음 요인별 학습 난이도는 차이를

  • - 7 -

    보인다. 이로 인해 교육현장에서 개별 학습자의 문제점을 반영하여 발음을

    가르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한국어 모어 화자의 이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발음 요인을 선별하고 그중에서 다수의 학습자가 오류를 일으키는

    것부터 우선하여 교육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 발음교육에 대한 기존 연구에서는 무엇을 어떠한 순서로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서영, 2015).

    이러한 상황에서 김중섭(2011)은 발음과 관련하여 국가차원의 표준화된 교

    육과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국제 통용 한국어 교육

    표준 모형 개발 2단계에서는 발음 범주를 개별 음소, 음의 연쇄, 음운현상,

    초분절음, 현실 발음으로 대분류하고 25개의 하위 범주를 설정하였다. 그리

    고 각 범주는 구체적인 교육 목표와 내용에 따라 95개의 세부 항목으로 제

    시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요구되는 발음 항목을 학습자 등급에 따

    라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발음 항목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제

    시되어 있으며, 등급화에 있어서도 실제적인 필요성을 기반으로 하였다기보

    다는 복잡성 등의 기준에 따라 발음 항목을 단순히 나열하고 있다는 느낌

    을 준다. 또한 학습 목표가 모국어와의 차이를 구분하는 정확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모음의 길이와 같이 대부분의 한국인에게도 변별적으로 인식

    되지 않는 요인까지도 학습 내용으로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교육내

    용과 순서를 한국어교육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아울러 개인 연구에서는 분절음과 음운변동에 대한 교육내용 선정 및 순

    서 제시가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 확인해 보았다. 그 결과 한국어 발음교

    육내용에 관한 연구들은 대부분이 학습자의 오류 빈도나 한국어 음운의 복

    잡성, 학습에서의 난이도 등 이론적인 기준을 근거로 교육내용을 설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먼저 한국어 발음의 특성을 바탕으로 하는 연구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장향실(2008a)은 음운규칙의 교육내용을 선정하는

    기준으로 ‘음운론적 정보만으로 표면형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규칙,

    형태론적 정보가 필요한 규칙이지만 이미 배운 내용이면서 일정한 환경에

    서 예외 없이 적용되는 규칙’을 설정하고 ‘파열음 뒤 경음화, 파열음의 비음

    화, 유음화, 격음화, 동일 조음 위치 파열음 탈락, 유음의 비음화, 비음 종결

  • - 8 -

    어간과 어미 사이의 경음화, 관형형 어미 ‘-을’ 뒤 경음화, ㅎ탈락, 구개음화

    (주격 조사 ‘-이’ 환경만), 연음’을 교육내용으로 제시하였다. 박숙희(2011)에

    서는 발음교육의 단위를 ‘음운-음절-단어-어절-문장’의 순으로 확대하면서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세부 내용으로는 자모음, ‘ㅇ’의 발음, 받침, 자음 뒤

    ‘ㅢ’, 파찰음 뒤 ‘ㅑ, ㅒ, ㅕ, ㅖ, ㅛ, ㅠ’, 연음, ‘ㅣ’ 앞의 ‘ㄷ, ㅌ’, 어중 ㅎ,

    ‘ㄴ, ㄹ’의 발음, 어중 순자음의 발음, 복합어의 ㄴ첨가, 한자어 어중의 ‘ㄹ’,

    비음 앞의 ‘ㄱ, ㄷ, ㅂ’, 비어두의 ‘의’ 등을 제시하였다. 허유라, 박덕유

    (2012)에서도 한국어발음 교재의 음운규칙과 한국어 표준 발음법을 바탕으

    로 하여 ‘음운, 운소, ㅎ발음, 연음, 구개음화, 비음화, 유음화, 모음동화, 경

    음화, 첨가’를 교육내용으로 제안하였다. 서영(2015)에서는 한국어 교재와

    선행 연구 등에서 제시한 음운규칙을 정리하여 살펴보고 교육내용을 선정

    하였다. 발음과 표기가 일치하지 않는 음운규칙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받

    침의 발음, 연음, 비음화, 구개음화, 유음화, ㅎ탈락, 격음화, 경음화, 유성음

    화, ㄴ첨가’를 교육내용으로 제시하였다. 신지영, 장향실, 장혜진, 박지연

    (2015)에서는 한국어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인에게 모든

    음운규칙을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교육이 필요한 음운규칙을 따로

    설정하여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에서는 대부분 자모음은 한국어 발음의 기초로서 반드시

    교육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견이 없었으며 음운변동을 대상으로 교육내용을

    선정하여 제안하였다. 하지만 제시하고 있는 교육대상 발음 요인을 학습자

    가 실제로 얼마나 어렵게 느끼는지, 의사소통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에

    대한 검토가 반영되지 못하였다는 한계를 가진다.

    다음으로 학습자의 오류 양상을 분석하여 교육내용을 선정한 연구들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모음이나 받침 등 특정 발음 요인에 한정하여 분석하

    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학습자의 발음 오류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전체적인

    발음 범주에서의 교육내용을 제시하는 연구는 많지 않다. 박호은(2012)에서

    는 프랑스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대조분석을 통한 예측 난이도와 중간언어

    를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음소, 변이음, 음절, 음운현상’

    을 교육대상으로 보았다. 그리고 교육내용의 음성적 난이도와 개별 오류 양

  • - 9 -

    상 및 학습자 인식을 분석하여 제시하고 있다. 윤정기(2012)는 대부분의 한

    국어 통합 교재에서 음운규칙의 제시가 체계적이지 못하고 교수 효율이 떨

    어짐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학습자의 발음 인식과 발화 실험을 실시하여 오

    류 양상을 비교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평폐쇄음화, 비음화, 유음화, 구개

    음화, 경음화, 자음군단순화, ㅎ탈락, ㄴ첨가, 축약, 연음’을 교육 대상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에서도 오류 빈도가 높은 발음 요인이 실

    제로 한국인 청자의 이해명료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분석

    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김훈태(2013)는 태국어 모어 학습자

    를 대상으로 한국어 분절음의 교육 대상을 설정하였는데 한국어와 태국어

    의 음운 체계를 비교하여 음소의 차이와 특징을 바탕으로 하였다. 그리고

    초급 학습자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음운현상도 함께 살펴보았다. 그 결과

    자음에서는 ‘폐쇄음, 파찰음, 마찰음의 평음(ㄱ/ㅈ/ㅅ)’을, 모음에서는 이중모

    음인 ‘ㅢ, ㅒ, ㅖ, ㅚ, ㅙ, ㅞ’를, 음운현상에서는 ‘동화(비음화/유음화/구개음

    화), 경음화, 격음화, 연음화’를 초급에서 집중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보았

    다. 이와 같은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학습자가 어려워하거나 오류를 일으

    키는 발음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만 논의하고 있을 뿐 그러한 오류가

    실제 의사소통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복잡하고 어려운 발음 요인을

    반드시 가르쳐야 하는 이유에 대한 실증적 제시는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해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요구되는 상호간의 이해를 기준으

    로 하기 보다는 발음 규칙과 정확성을 바탕으로 하여 교육내용을 설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래의 은 앞서 살펴본 연구들에서 제시하고

    있는 교육대상 음운변동을 정리한 것이다.

  • - 10 -

    표 1. 선행 연구에서의 발음교육내용

    구분 교육내용

    장향실(2008a)

    파열음 뒤 경음화, 파열음의 비음화, 유음화, 격음화, 동일

    조음 위치 파열음 탈락, 유음의 비음화, 비음 종결 어간과

    어미 사이의 경음화, 관형형 어미 ‘-을’ 뒤 경음화, ㅎ탈락,

    구개음화(주격 조사 ‘-이’ 환경만), 연음

    박숙희(2011)

    자모음, ‘ㅇ’의 발음, 받침, 자음 뒤 ‘ㅢ’, 파찰음 뒤 ‘ㅑ, ㅒ,

    ㅕ, ㅖ, ㅛ, ㅠ’, 연음, ‘ㅣ’ 앞의 ‘ㄷ, ㅌ’, 어중 ㅎ, ‘ㄴ, ㄹ’의

    발음, 어중 평음의 발음, 복합어의 ㄴ첨가, 한자어 어중의

    ‘ㄹ’, 비음 앞의 ‘ㄱ, ㄷ, ㅂ’, 비어두의 ‘의’

    윤정기(2012)평폐쇄음화, 비음화, 유음화, 구개음화, 경음화, 자음군단순

    화, ㅎ탈락, ㄴ첨가, 축약, 연음

    허유라, 박덕유

    (2012)

    ‘ㅎ’발음, 연음, 구개음화, 비음화, 유음화, 모음동화, 경음화,

    음의 첨가

    서영(2015)받침의 발음, 연음, 비음화, 구개음화, 유음화, ㅎ탈락, 격음

    화, 경음화, 유성음화, ㄴ첨가

    신지영 등(2015)

    평폐쇄음화, 자음군단순화, 경음화, 비음화, 유음화, 격음화,

    /j/ 탈락, 동일 조음 위치 파열음 탈락, 비음 종결 어간과 어

    미 사이의 경음화, 관형형 어미 ‘-을’ 뒤의 경음화, ㅎ탈락

    위와 같은 양상은 발음교육 내용의 제시 순서에 대한 논의에서도 유사하

    게 나타난다. 발음교육 내용의 순서는 크게 한국어 발음 자체의 난이도와

    복잡성을 기준으로 하는 연구와 학습자의 오류를 기준으로 하는 연구로 나

    누어볼 수 있다.

    먼저 한국어 발음의 난이도를 기준으로 제시 순서를 논의한 연구로 김형

    복(2004)에서는 교수․학습 순서를 정하고 단계 학습을 할 때 ‘간단한 것에

    서 복잡한 것으로,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으로, 일반적인 것에서 특수한 것

    으로, 규칙적인 것에서 불규칙적인 것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것에서 낮은

    것으로’가 기본 원칙이라고 하면서 ‘평폐쇄음화→자음군단순화→소리 이음

  • - 11 -

    →ㅎ탈락→경음화→비음화→격음화→구개음화→유음화→사잇소리 현상’으로

    순서를 제안하였다. 김영선(2006)은 음절 형성과 관련된 음운규칙을 먼저

    제시하고, 기타 음운규칙은 필수성과 보편성의 기준에 따라 순서를 정하였

    는데, ‘받침의 발음→연음→중화→자음군단순화→ㅎ탈락→격음화→경음화→

    비음화→변자음화→구개음화→설측음화→사잇소리 첨가’의 순서를 제시하고

    있다. 이현아(2008)에서는 통합 교재들을 바탕으로 발음교육내용을 살펴본

    결과, ‘자음과 모음’, ‘받침 관련 음운규칙을 포함하는 음절’, ‘그 외 개별 음

    운규칙’의 교육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하였다. 그중에서 음운규칙의 제시 순

    서는 ‘중화→자음군단순화→연음→ㅎ탈락→격음화→구개음화→경음화→사잇

    소리→비음화→유음화’로 설정하였다. 장향실(2008b)에서는 난이도→사용

    빈도→일반화 가능성의 순서로 음운규칙을 위계화하고 ‘평폐쇄음화→연음→

    파열음 뒤 경음화→격음화→파열음의 비음화→자음군단순화→설측음화→설

    측음의 비음화→동일 조음 위치 파열음 탈락→ㅎ탈락→어간말 비음 뒤 경

    음화→구개음화→관형형 ‘-을’ 뒤 경음화’로 교육 순서를 제안하였다. 백소

    영(2010)은 발음의 난이도와 어휘의 출현 빈도를 고려하여 한국어 수업 중

    에 다루어야 할 음운규칙의 순서를 ‘연음→ㅎ탈락→경음화→비음화→격음화

    →구개음화→유음화’로 제시하였다. 김선정(2009)에서는 한국어의 음운적 특

    징을 언어의 보편성과 특수성의 관점에서 고찰하고 학습자에게 발음을 가

    르칠 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인지 제시하였다. 한국어 발음

    교육 시 무표적인 것에서 유표적인 것의 순서로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이라

    고 보았으며, 모음의 경우 ‘a, i, u → e, o → ɨ, ə’의 순서를 제안하였다. 그리고 한국어의 중화 현상과 자음동화를 설명하면서 학습자의 언어에 이와

    같은 음운현상이 존재하는가에 따라서 교육내용과 제시 순서에 있어서 차

    이가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허유라, 박덕유(2012)에서는 한국어 발음 학습

    의 순서를 정하는 과정에서 받침규칙, 음절규칙, 동화규칙, 첨가규칙의 순으

    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음운규칙을 ‘평폐쇄음화→연음, 격음화, 탈락→비음

    동화, 유음동화, 모음동화, 구개음화→경음화, 사잇소리’의 순서로 교육해야

    한다고 보았다. 유현정(2013)은 학습 단계별로 수준에 맞는 발음교육의 중

    요성을 강조하면서 음운규칙을 ‘평폐쇄음화→연음→격음화, 탈락→모음동화

  • - 12 -

    →비음화, 유음화→구개음화→경음화, 사잇소리, 첨가 현상’의 순서로 제시

    하고 있다. 서영(2015)에서는 모든 언어권 학습자를 위한 표준적 위계화 기

    준과 중국어권 학습자를 위한 기준으로 나누어서 분석하였다. 표준적 위계

    에서 분절음은 음성학·음운론적 정보로, 음운규칙은 사용 빈도와 교육내용

    간의 연관성을 기준으로 살펴보았다. 그리고 중국인 학습자를 위한 기준은

    모두 난이도와 유사성을 기준으로 하였다. 신지영 등(2015)에서는 난이도,

    사용 빈도, 그리고 일반화 가능성의 기준으로 음운규칙의 위계를 제시하였

    다. 교육 순서는 ‘연음→파열음 뒤 경음화→격음화→파열음의 비음화→유음

    화→유음의 비음화→동일 조음 위치 파열음 탈락→ㅎ탈락→비음 종결 어간

    과 어미 사이의 경음화→구개음화→관형형 ‘-을’ 뒤 경음화’로 제시하고 있

    다. 위와 같은 연구들에서 확인되는 난이도 위계는 이론적인 기반에 따라

    설정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제로도 학습자가 어렵게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는 제한점이 있다.

    다음으로 학습자의 오류를 바탕으로 순서를 제안하는 연구들을 살펴보았

    다. 이향(2002)에서는 중국인 학습자의 발음 오류 빈도를 바탕으로 난이도

    를 설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모음→자음→받침→유성음화→경음화→ㅅ첨가

    →격음화→구개음화→자음동화→ㄴ첨가’의 순서를 제안하였다. 김길동(2008)

    은 학습자 오류율의 정도를 기준으로 하여 모음과 자음의 제시 순서를 밝

    혔다. 자음과 모음은 쉬운 것부터 어려워하는 순서로 제시하였으며, 음운규

    칙은 ‘음절 구조에 따른 현상→음절 결합에 따른 현상→절대적 음운현상→

    제한적 음운현상, 설명이 쉽거나 단순한 음운현상→출현 빈도가 낮은 음운

    현상’의 순으로 제시하였다. 서영(2011)은 한·중 자음 체계의 대조, 자음 발

    음의 오류 분석, 그리고 조음음성학을 바탕으로 자음의 위계화를 살펴보았

    다. 자음의 발음 순서를 초성과 종성으로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는데, 초성

    은 ‘파열음→파찰음→마찰음→비음→유음’의 순서로 삼지적 대립의 구별을

    먼저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이라 하였다. 종성은 ‘ㄴ→ㅇ→ㅁ→ㄹ→ㅂ→ㄷ→

    ㄱ’의 순으로 제안하였다. 허용(2012)에서는 외국인 학습자들이 한국어의 음

    운현상을 습득하는 과정에서도 난이도에 따른 차이를 보인다고 하면서 외

    국인 학습자의 발음을 음운론적으로 분석하여 난이도가 발생하는 원인을

  • - 13 -

    살펴보고자 하였다. 언어권별 오류율을 바탕으로 한 난이도를 검토하여 한

    국어 음운현상의 난이도를 ‘비음화, 유음화 > 격음화, 구개음화 > 연음, 경

    음화’의 순으로 제시하였다.11) 이와 같은 연구들의 결과는 학습자가 어려워

    하는 발음 요인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학습

    자가 어려워하는 발음을 반드시 정확하게 구사하도록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제적인 분석에까지 나아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주지한 것처럼 발음교육 내용의 순서에서도 한국인 청자의 이해에 미치

    는 영향을 고려한 연구는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학습자의 오류나

    사용 빈도를 바탕으로 발음 요인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을 뿐 의사소통에

    영향을 주는 발음 요인을 실제적으로 선별하여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선행 연구 중에서 학습자의 모어나

    한국어 등급에 상관없이 일반적인 교육내용 순서를 제시한 연구를 정리하

    면 아래의 와 같다.

    11) ‘>’ 표시 왼쪽의 음운변동 규칙이 오른쪽의 규칙보다 학습자의 오류 빈도가 높음을 나타낸다.

  • - 14 -

    표 2. 한국어 발음교육 내용의 제시 순서

    구분 제시 순서

    김형복(2004)받침→자음군단순화→이음→ㅎ탈락→경음화→비음화→격음화

    →구개음화→유음화→사잇소리 현상

    김영선(2006)받침→연음→중화→자음군단순화→ㅎ탈락→격음화→경음화→

    비음화→변자음화→구개음화→설측음화→사잇소리 첨가

    이현아(2008)중화→자음군단순화→연음→ㅎ탈락→격음화→구개음화→경음

    화→사잇소리→비음화→유음화

    장향실(2008b)

    평폐쇄음화→연음→파열음 뒤 경음화→격음화→파열음의 비

    음화→자음군단순화→설측음화→설측음의 비음화→동일 조음

    위치 파열음 탈락→ㅎ탈락→어간 말 비음 뒤 경음화→구개음

    화→관형형 ‘-을’ 뒤 경음화

    백소영(2010) 연음→ㅎ탈락→경음화→비음화→격음화→구개음화→유음화

    허용(2012) 비음화, 유음화 > 격음화, 구개음화 > 연음, 경음화

    유현정(2013)평폐쇄음화→연음→격음화, 탈락→모음동화→비음화, 유음화

    →구개음화→경음화, 사잇소리, 첨가 현상

    신지영

    등(2015)

    연음→파열음 뒤 경음화→격음화→파열음의 비음화→유음화

    →유음의 비음화→동일 조음 위치 파열음 탈락→ㅎ탈락→비

    음 종결 어간과 어미 사이의 경음화→구개음화→관형형 ‘-을’

    뒤 경음화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기존의 연구에서는 대부분 언어 간 대조분석,

    학습자의 발음 오류, 그리고 한국어 발음의 특수성과 음운․형태론적 복잡

    성을 기준하여 한국어 발음교육의 내용과 순서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오

    류가 높은 발음이 반드시 난이도 위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하기

    어려운데, 쉬운 발음도 실수로 틀릴 수 있으며 어려운 발음을 천천히 발음

    함으로써 오류를 피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오류는 여러 번 발

    생하더라도 청자의 이해에 크게 방해가 되지 않는 반면, 특정 오류는 단지

    몇 번의 출현만으로도 이해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12) 그리고 무엇보다도

    학습자의 발음이 한국어 표준 발음과 얼마나 차이를 보이는지에 초점을 두

  • - 15 -

    고 있다는 제한점을 가진다.13) 학습자에게 중요한 것이 이해 가능한 발음의

    습득이라면 청자의 판단과 실제 의사소통에 미치는 영향을 토대로 하여 발

    음교육의 내용과 순서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1.2.2 발음평가 항목과 채점 기준 연구

    교육은 평가와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심지어 평가가 없으

    면 교육도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교육은 평가의 내용이나 방법을 의식

    하고 거기에 맞출 수밖에 없으며 교사나 학생이 평가를 대비하여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일이기 때문이다(이완기, 2012). 이와 같은 세환

    효과(wash-back effect)는 발음교육에서도 예외는 아닌데, 한국어능력시험

    (TOPIK: Test Of Proficiency In Korean)이 개편되기 전인 제35회 이전 시

    험에서는 듣기 문항 중 발음을 평가하는 문항이 있었으나 지금은 발음과

    관련된 평가 자체가 없다. 이로 인하여 수업에서 발음이 비중 있게 다루어

    지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말하기 평가의 필요성

    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평가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발음 범주에는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지, 그리고 교육 현장에서는 어

    떠한 발음 요인을 우선적으로 가르쳐야 하는지를 구체화하는 것은 매우 중

    요하다. 이에 본 절에서는 선행 연구에서의 발음 범주와 평가 구인을 살펴

    봄으로써 발음교육에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을 정리하고 그것이 가지는 제

    한점을 확인해 보고자 하였다.

    일반적으로 발음은 독립된 평가로 시행되기보다는 말하기 평가의 하위

    12) Teachers must remember that L2 speakers produce many errors, but that not allerrors are equal in terms of their impact on communication. In fact, many errorsseem not to pose any serious problems at all, while certain others can cause severecommunication breakdowns(Derwing & Munro, 2015, p. 57).

    13) 이러한 정확성에 근거한 평가의 문제점으로 Levis(2006, p. 251)에서는 발음에서 정확한오류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과 어떠한 오류가 더 심각한 오류인지를 밝히는 것이 어렵다고 하면서 정확성이란 것이 쓸모없는 기준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성은 교육받은 원어민(educated native speaker), 원어민 수준, 모국어 화자와 같은 발음 등의 표현으로 발음평가에서 하나의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이향, 2013b).

  • - 16 -

    범주의 하나로 다루어져 왔다. 따라서 학습자의 발음능력을 판단하는 기준

    이나 세부 항목이 어떻게 제시되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말하기 시험의 평가

    척도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말하기 평가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목표는 세

    부 평가 범주들의 평가 기준에도 영향을 주고, 세부 범주의 평가 기준도 마

    찬가지로 전체 평가 목표와 관련하여 결정되기도 하기 때문이다(이향,

    2013b).

    한국어 말하기 평가에 관한 연구에서도 발음을 하나의 평가 항목으로 설

    정하고 있다. 그러나 발음이 포함되어 있는 범주와 세부 구인은 연구에 따

    라서 차이를 보인다. 먼저 발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세부 요인을 설정하지

    않고 단지 발음 범주만을 제시하고 있는 연구로 공일주(1993), 김양원

    (1993), 전은주(1997), 이영식(2004), 강유리(2005), 지현숙(2006), 김정숙, 이

    동은, 이유경, 최은지(2007), 장준호(2010) 등이 있다. 공일주(1993)는 OPI에

    서의 정확성이란 전하고자 하는 말의 수용 정도나 질(quality), 그리고 정밀

    성을 말한다고 하면서 발음을 하나의 정확성 규준으로 설명하였다. 김양원

    (1993)은 한국어 말하기 능력을 평가하는 항목을 제시하였는데, 그중에서

    문법적 능력 범주에 발음이 포함되어 있다. 전은주(1997)는 ACTFL의 부적

    절성을 비판하면서 말하기 능력의 새로운 평가 범주로 발음능력을 포함한

    7 가지를 제시하고 각 등급에서의 평가 범주를 기술하였다. 발음능력은 문

    법적 언어능력의 구성요소로 보았으며, 발음이 의사소통에 지장을 주는지

    여부를 평가한다고 하였다. 이영식(2004)에서는 수험자 발화의 명료성을 판

    단하는 기준으로 발음의 정확성을 제시하였고, 강유리(2005)는 한국어 말하

    기 성취도 평가의 실태를 살펴보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면서 평가 범주에

    발음을 설정하였다. 지현숙(2006)은 구어 문법을 평가하는 범주를 수험자

    내 구인과 수험자 간 구인으로 구분하였는데, 그중에서 수험자 내 구인에

    발음을 포함시켰다. 김정숙 외(2007)에서는 말하기 평가의 범주에 ‘과제 수

    행’, ‘주제 수행’, ‘어휘·문법’, ‘발음’, ‘유창성’, ‘사회언어적 능력’, ‘내용의 구

    성’ 등이 포함된다고 하였다. 장준호(2010)는 말하기 평가 범주를 크게 표현

    영역, 이해 영역, 태도 영역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세부항목을 제시하였는데,

    발음은 음운 지식을 묻는 것으로 보고 표현 영역의 세부 항목 중 언어 지

  • - 17 -

    식을 평가하는 영역에 두었다. 이와 같은 연구들에서는 발음을 말하기 능력

    의 한 요소로 두고 있으나 발음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와 범위를 설정하고

    있지 않아서 발음 판단의 결과도 신뢰성과 타당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다음은 발음능력을 평가하는 세부 요인을 분절음과 초분절음으로 제시하

    고 있는 연구들로, 이러한 연구들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억양을 초분

    절음과 구분하여 별도의 요인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억양을

    구별하여 설정한 이유는 상황 맥락과 의미, 화용적 적절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되며 원진숙(1992), 김유정(1999), 박성경(2007), 한상미, 윤은미,

    홍윤혜, 배문경(2009), 이진영(2009), 박승재(2009), 김상경(2015), 조슬희

    (2015) 등의 연구가 여기에 포함된다. 원진숙(1992)에서는 문법적 언어능력

    범주에 ‘한국어의 발음규칙을 제대로 이해하고 발음하는가’를 평가하는 항

    목을 두고 있다. 그리고 등급에 따라 범주별 비중을 다르게 설정하고 있는

    데 발음이 포함된 문법적 언어능력은 초급에서 강조하고 있다. 김유정

    (1999)도 한국어 말하기 능력의 평가 범주 중에서 발음의 정확성을 판단하

    는 요인으로 음운과 억양을 제시하고 있다. 박성경(2007)은 성취도 평가를

    위한 평가 유형 개발에 대한 논의에서 말하기 평가 범주로 이해력, 발음/억

    양, 정확성, 담화 구성력을 설정하였다. 그리고 발음/억양 범주의 세부 요인

    을 자음, 모음, 받침, 억양으로 설정하였다. 박승재(2009)에서도 웹 기반의

    말하기 능력 평가 방안을 제안하면서 ‘언어적 능력’, ‘사회언어학적 능력’,

    ‘담화적 능력’, ‘전략적 능력’을 평가 범주로 설정하였다. 발음은 언어적 능

    력에 포함되어 있으며 발음과 억양으로 구성된다. 이진영(2009)에서는 한국

    어 말하기 성취도 평가의 단계별 유형과 기준을 제시하였는데 말하기 평가

    범주는 발음을 포함한 7개 항목으로 구성되며 발음 범주는 발음과 억양으

    로 구성되었다. 한상미 등(2009)에서는 컴퓨터 기반의 말하기 숙달도 평가

    를 위한 범주로 문법적 능력과 화용적 능력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문법적

    능력에서 음운을 설정하고 음운 평가의 세부 요인으로 발음과 억양을 제시

    하였다. 김상경(2015)에서는 학문 목적 한국어 학습자의 말하기 능력을 평

    가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말하기의 평가 구인 중에 문법적 능력 범주에서

    발음과 억양을 평가하였는데, 평가 요소를 정확성으로 하였으며 낭독하기

  • - 18 -

    과제를 통해 측정하였다. 조슬희(2015)는 말하기 평가에 관한 기존 연구들

    의 평가 범주를 살펴본 후 발음을 정확성의 범주에 포함시켰다. 정확성은

    수험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얼마나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를 평

    가하는 범주이며 발음에는 강세와 억양을 포함한다고 하였다.

    이 외에도 최근 유창성이 강조되면서 발음능력을 평가하는 요인으로 발

    화속도와 휴지 등의 시간변인(temporal variables)도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정화영(2000)은 상호반응적 말하기 능력의 구성 요소와 평가 요소의

    관계를 논의하면서 평가 요소로 유창성을 정의하였다. 유창성은 속도와 억

    양, 그리고 발음의 측면에서 수험자가 자신의 의도대로 의미를 전달하고자

    표현하는 발화 수행의 자연스러움과 순조로움을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보

    았다. 강승혜(2005)는 고급 말하기 토론 활동을 중심으로 평가 도구 개발을

    위한 논의에서 평가 범주를 유창성, 정확성, 적절성, 논리성, 기타로 구분하

    였다. 발음은 유창성 범주에 포함되어 있으며 억양, 속도, 음운 관련 언어적

    지식도 함께 유창성 요인으로 설정하였다. 김경선, 이규민, 강승혜(2010)에

    서는 말하기 성취도 평가에서의 평가 범주를 과제별로 설정하고 있다. 따라

    서 과제별로 발음 요소의 평가 내용도 차이를 보이는데, 인터뷰 과제는 음

    운 규칙을 세부 요인으로 보았으며, 낭독 과제에서는 연음, 발음, 억양을 구

    분하여 요인으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주제 발표하기 과제의 경우에는 발음

    과 의미 이해를 세부 요인으로 두었다. 그 외에 유창성 요소, 이해 요소 등

    의 범주에 띄어 읽기, 속도, 리듬이 포함되어 있다. 박동호(2012)는 한국어

    능력시험의 CBT/IBT 기반 말하기 평가 문항의 유형을 개발하면서 말하기

    평가 범주로 발음을 구분하여 설정하고 있다. 발음 범주의 세부 요인으로는

    발음, 억양, 주저함, 더듬거림, 휴지, 발화속도, 강약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에서는 발음을 억양이나 시간변인, 연음 등과 구별하여 제

    시하고 있는데 어떠한 기준으로 발음과 다른 항목들을 구분하였는지에 대

    해서는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발음과 다른 항목들이 무엇에

    의해 판단되는지, 독립적인 요인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다.

  • - 19 -

    표 3. 한국어 말하기 평가 연구에서의 발음 범주 및 세부 요인

    구분 평가 범주 세부 요인

    공일주(1993) 정확성 발음

    세부 요인

    미설정

    김양원(1993) 문법적 능력 음운

    전은주(1997) 문법적 언어능력 발음

    이영식(2004) 정확성 발음

    강유리(2005) 발음 -

    지현숙(2006) 발음 -

    김정숙 등(2007) 발음 -

    장준호(2010) 표현 영역(언어 지식) 음운 지식

    원진숙(1992) 문법적 언어능력 발음(개별 음운, 음운규칙, 억양 등)

    김유정(1999) 발음의 정확성 음운과 억양

    박성경(2007) 발음/억양 자음, 모음, 받침, 억양

    한상미 등(2009) 문법적 능력(음운) 발음, 억양

    이진영(2009) 발음 발음, 억양

    박승재(2009) 언어적 능력(발음) 발음, 억양

    김상경(2015) 정확성 발음, 억양

    조슬희(2015) 정확성 발음(억양 및 강세 포함)

    정화영(2000) 유창성 발음, 속도, 억양

    강승혜(2005) 유창성발음, 속도, 억양,

    음운 관련 언어적 지식

    김경선 등(2010) 발음 영역발음, 억양, 연음, 속도,

    띄어 읽기, 리듬

    박동호(2012) 발음 범주발음, 억양, 주저함, 더듬거림,

    휴지, 발화속도, 강약

    연구에 따라서는 발음 범주의 채점 기준을 수준별로 제시하기도 한다(강

    유리, 2005; 공일주, 1993; 김경선 등, 2010; 김상경, 2015; 김정숙 등, 2007;

    박성경, 2007; 원진숙, 1992; 이영식, 2004; 전나영, 한상미, 윤은미, 홍윤혜,

  • - 20 -

    배문경, 정혜진 등, 2007; 전은주, 1997; 정화영, 2000; 한상미 등, 2009).

    표 4. 한국어 말하기 평가 연구에서의 수준별 기준

    구분 등급 내용

    원진숙(1992)

    최저급(0) 없음저급하(1) 개별음운의 구별 불가저급상(1+) 음운규칙(비음화, 구개음화, ㄴ첨가 현상 등) 부정확중급하(2) 모국어 발음과 억양 존재

    중급상(2+)개별음운은 거의 정확히 발음, 억양에는 모국어의

    영향 남아 있음

    고급하(3)개별음운은 거의 정확히 발음, 억양 등에 아직 모국

    어의 영향 많음

    고급상(3+)가끔 일으키는 발화 실수나 강세, 억양에서의 오류

    (error)로 원어민 화자와 구별됨최고급(4) 발음도 거의 모국어 화자에 준하는 수준

    공일주(1993)

    초급-하 없음초급-중 없음

    초급-상발음은 아직 제1 언어(모어)에 크게 영향을 받음,

    잦은 오류의 반복, 호의적인 대담자도 이해 곤란

    중급-하모어 간섭 강함, 잘못 이해하는 예가 있으나 반복에

    의한 호의적인 대담자는 전반적인 이해 가능

    중급-중

    모어 영향 강하며 유창성은 무리한 요구임, 아직 잘

    못 이해하기도 하지만 호의적인 대담자는 전반적으

    로 이해 가능중급-상 이해를 위한 반복 필요상급 없음상급-상 세분화된 어휘와 억양을 효과적으로 사용최상급 초분절 자질(음높이, 강세, 억양) 사용

    전은주(1997)

    4모든 발음규칙을 알고 정확히 사용, 모국어 영향도

    의사소통에 지장을 주지 않음

    3모든 발음규칙을 알고 대체로 정확히 사용, 모국어

    의 영향을 받음

    2음운규칙 이해, 때때로 실수, 모국어의 영향을 강하

    게 받음

    1발음규칙에 대한 이해 없음, 개별 음운 구별 못함,

    모국어의 영향 아주 강함

  • - 21 -

    정화영(2000)

    초급 발음, 억양이 제1언어의 영향이 큼중급 발음, 억양이 자주 의사소통에 방해가 됨고급 대체로 즉흥적이고, 자연스러운 수행이 가능전문급 거의 원어자와 같은 자연스런 대화가 가능최상급 언어 수행의 자연스러움이 한국인과 동일

    이영식(2004)

    0 오류가 너무 많아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음1 오류가 있어서 의사소통이 일부분에서 이루어짐2 오류가 약간 있으나 의사소통에 지장을 주지 않음3 오류가 거의 없어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이룩함

    강유리(2005)

    초급(0) 전혀 알아들을 수 없음초급(1) 발음을 알아들을 수 있으나 많은 수정이 요구됨초급(2) 초급 수준에서 발음이 다소 정확함초급(3) 초급 수준에서 발음이 정확함

    김정숙

    등(2007)

    1급 발음이 많이 부정확할 수 있음2급 발음이 부정확할 수 있음

    3급개별 음소 발음에서 오류가 발생 가능

    억양이 부자연스러움4급 없음

    5급억양 등의 발음에서 모국어의 영향 상존

    의사소통에 지장 없음6급 없음

    박성경(2007)

    초급

    자음과 모음, 받침의 발음이 정확한가, 기초적인 음

    운 변화를 인식하여 발음할 수 있는가, 문장 발화

    시에 발음과 억양이 자연스러운가

    중급

    일상생활에서 비교적 정확한 발음과 억양을 구사하

    여 말할 수 있는가, 억양이 자연스럽고 말하는 속도

    가 적절한가, 어조나 억양 속에 숨겨진 의도를 유추

    하여 반응하는가

    고급

    모국어 화자에 준하는 자연스럽게 발음할 수 있는

    가, 모국어 화자처럼 자연스러운 억양으로 발화할

    수 있는가

    전나영

    등(2007)

    1 발음이 정확하다2 발음이 정확한 편, 대체로 의사소통에 영향 없음3 발음이 부정확한 경우가 있어 가끔 의사소통에 영향4 발음이 부정확하여 의사소통에 자주 방해5 억양이 부자연스러워 의사소통이 어려움

    한상미

    등(2009)

    3

    발음 음운변동에 익숙하여 비교적 자연스럽게 발음억양 비교적 자연스러운 억양으로 말할 수 있음띄어

    말하기

    일상적 내용의 비교적 긴 문장이나 문단 단위의 이

    야기를 자연스럽게 띄어 말할 수 있음

  • - 22 -

    김경선

    등(2010)

    2 모국어 간섭현상으로 한국어 발음 전혀 이해 불가4 지속적인 발음 문제로 의사소통과 발화에 문제6 종종 몇 가지 발음 실수 지속, 발음 교정 필요8 가끔 실수 발생하나 듣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 없음10 발음 규칙에 맞게 정확하게 발음

    김상경(2015)

    우수(3)발음, 억양의 오류가 20% 미만, 약간의 오류는 있

    으나 의사소통의 흐름이 원활

    보통(2)발음, 억양의 오류가 20-50%, 오류가 빈번하지만

    의사소통에 문제 되지 않음

    최소(1)발음, 억양의 오류가 50-70%, 잦은 오류로 인해 의

    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음미달(0) 발음, 억양의 오류가 70% 이상, 의사소통이 어려움

    이와 같은 기준에서 언급되고 있는 발음 요인도 발음교육 내용을 선정하

    는 데에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 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수준별 발음 범주의 채점 기준이 분명하지 못하고 세밀하게 기술되

    지 않고 있어서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렵다.14) 이처럼 불분명하게 제시

    된 평가 항목은 채점자에 따라 중점을 두는 발음 요인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채점자 간 신뢰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무엇을 평가하는

    지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해 평가 결과의 타당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

    다(김상수, 2008; 이영식, 2004; 이향, 2013b). 따라서 객관적이고 신뢰할만

    한 발음평가를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발음평가 범주와 구인을 설

    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14) 이와 같은 방식의 등급 기술의 문제점은 비단 한국어발음 평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ACTFL(American Council on the Teaching of ForeignLanguages) 능숙도 지침의 수준별 발음능력의 기술에 대해 윤원희(2012)는 이해 가능한발음이란 청자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개념이며, Intermediate Mid에서의 발음의 한계(Limitations in Pronunciation)와 같은 기술은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어 그 의미를 판단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였다. Levis(2006)에서도 ACTFL의 기술에 대해서 무계획적인기술의 집합(haphazard collection of descriptors)이며, 발음이 말하기 유창성에 어떻게기여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눈에 띄게 임의적이라고(strikingly random in describinghow pronunciation contributes to speaking proficiency) 비판하였다. Brown과Taylor(2006)에서는 IELTS(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에 대해서발음의 수준별 기준에 대한 설명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라고 하였다.

  • - 23 -

    1.2.3 청자 판단에 근거한 발음숙달도 평가 연구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한국어 발음교육 연구에서는 오랫동안 표준 발음에

    근거한 정확성을 발음능력의 판단 기준으로 사용해 왔다. 즉, 이해 가능한

    수준의 발음이 현실적인 발음교육의 목표임을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학습

    자의 발음에 대한 청자의 이해 정도는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어 발음교육과 평가에 관한 연구에서는 청자 판단의 중요

    성을 인식하고 학습자의 발음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이를 적용한 논의

    들이 이어지고 있다.

    홍혜진, 류혁수, 정민화(2014)는 기존의 연구들이 분절음의 실현 양상과

    발음평가의 관계에 대해서는 논의가 부족함을 지적하면서 일본인 한국어

    학습자의 음성 코퍼스를 대상으로 분절음 실현 양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