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inawa journal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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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돌보일러 갑자기 이리 추워졌는지쌀쌀해진 바람으로 집에 있는 그나마 두터운 겨울옷을 꺼내어 입게 된다. 오키나와 겨울은 싫은데…. 한국이 추워졌다고 그러더니 바로 오키나와도 추운 바람이 불어오더니 쌀해지면서 겨울철의 평균기온보다 낮은 기온을 보였다. 거기에 흐리고 오면서 체감온도는 떨어지는 듯한 기분에 마치 눈이라도 내릴 듯한 (키나와에는 눈이 내린다) 엄살을 부리며 모처럼 겨울 추위를 느껴 본다. 그나마 태양빛이라도 나오는 맑은 날이 되면 해가 나온 곳은 따뜻하고 좋은데 구름이라도 낀날 바다를 통해 중국대륙에서 넘어오는 바람은 춥다. 감기 걸리기 안성맞춤이 날씨다. 요즘 그런 변덕스러운 날씨로 인해 하늘은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해가 지기 구름 사이로 해라 나올 같으면 그림과 같이 멋진 풍경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얼마전에 아는 선배님으로 부터 오키나와에 한국식 온돌 어떠냐고 물으신 적이 있는 정말 개인적으로 온돌 보일러가 있었으면 좋겠다. 습기가 많은 오키나와 에서 가끔 보일러를 주면 뜨끈뜨끈하고 좋을 텐데그나마 겨울이 짧기 다행이다. 라면집에서 막판에 먹는 병맥 주는 있으면 배부르고 없으면 아쉽다. 배는 터질 같아도 맥주는 남기려고….. EM호텔 주차장의 피자가게. 언덕위에 지은 통나무집 스타 일로 왠지 피자를 먹어보고 어지게 한다. 맛있을라나오키나와에서 먹어본 벤또 가장 화려했던 벤또. 부침 , 깻잎, 닭볶음, 고사리, 김치, 어묵럭셔리~ 롹밴드 “JET”포스터로 오키나와시 라이브하우스 서킷 간판. 흑백의 멋이 제대 로인 가장 마음에 드는 간판. 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 21 DEC 2015 Okinawa Journal vol 77 1 정말 오래간만에 마신 에스프 레소. 호텔 로비 커피숍에서 미팅준비를 하느라고 마신 녀석이지만 나에게 크다. 맵게 해주세요~~라고 하고 나서 떡볶이의 하나 집어 먹으니 입에서 불이난다. “해달라며~” 아줌마의 . 역시 편의점 주차장에서 마시 맥주가 제일 맛있다. 날이 쌀쌀해져서 빈도수는 줄었지 그래도 역시 이맛이다. 꺼지지 않는 배를 위해 운동하 . 혼자만의 조용한 산책의 시간을 통해 조금이나마 여행 기분을 즐겨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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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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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Okinawa journal 77

온돌보일러 갑자기 왜 이리 추워졌는지…쌀쌀해진 바람으로 집에 있는 그나마 두터운 겨울옷을 꺼내어 입게 된다. 오키나와 겨울은 싫은데….

한국이 추워졌다고 그러더니 바로 오키나와도 추운 바람이 불어오더니 쌀쌀해지면서 겨울철의 평균기온보다 낮은 기온을 보였다. 거기에 흐리고 비도 오면서 체감온도는 더 떨어지는 듯한 기분에 마치 눈이라도 내릴 듯한 (오키나와에는 눈이 안 내린다) 엄살을 부리며 모처럼 겨울 추위를 느껴 본다. 그나마 태양빛이라도 나오는 맑은 날이 되면 해가 나온 곳은 따뜻하고 딱 좋은데 구름이라도 낀날 바다를 통해 중국대륙에서 넘어오는 찬 바람은 너무 춥다. 감기 걸리기 딱 안성맞춤이 날씨다. 요즘 그런 변덕스러운 날씨로 인해 하늘은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해가 지기 전 구름 사이로 해라도 나올 것 같으면 그림과 같이 멋진 풍경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얼마전에 아는 선배님으로 부터 오키나와에 한국식 온돌 어떠냐고 물으신 적이 있는데 정말 개인적으로 온돌 보일러가 있었으면 좋겠다. 습기가 많은 오키나와에서 가끔 보일러를 때 주면 뜨끈뜨끈하고 좋을 텐데…그나마 겨울이 짧기에 다행이다.

라면집에서 막판에 먹는 병맥주는 있으면 배부르고 없으면 아쉽다. 배는 터질 것 같아도 맥주는 안 남기려고…..

EM호텔 주차장의 피자가게. 언덕위에 지은 통나무집 스타일로 왠지 피자를 먹어보고 싶어지게 한다. 맛있을라나…

오키나와에서 먹어본 벤또 중에 가장 화려했던 벤또. 부침개, 깻잎, 닭볶음, 고사리, 파김치, 어묵…럭셔리~

롹밴드 “JET”의 포스터로 바뀐 오키나와시 라이브하우스 서킷 간판. 흑백의 멋이 제대로인 가장 마음에 드는 간판.

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21 DEC 2015 Okinawa Journal vol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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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간만에 마신 에스프레소. 호텔 로비 커피숍에서 미팅준비를 하느라고 마신 작은 녀석이지만 나에게 크다.

맵게 해주세요~~라고 하고 나서 떡볶이의 떡 하나 집어 먹으니 입에서 불이난다. “맵게 해달라며~” 아줌마의 말.

역시 편의점 주차장에서 마시는 맥주가 제일 맛있다. 날이 쌀쌀해져서 빈도수는 줄었지만 그래도 역시 이맛이다.

꺼지지 않는 배를 위해 운동하자. 혼자만의 조용한 산책의 시간을 통해 조금이나마 여행의 기분을 즐겨보자꾸나.

Page 2: Okinawa journal 77

忘年会뭘 그리 잊어야 할 게 많다고 망년회 모임을 이리 가져야 될까. 송년이라는 말보다 망년이라는 말이 많은 일본의 연말.

교류회를 같이 하던 오키나와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친지도 일년이 넘었다. 사실 한국어 강좌라는 이름 하에 같이 한국 연예계 소식 살펴보고 이런 저런 한국관련 문화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이지만 매주 한시간씩 갖는 시간을 통해 가족과 같은 분위기

를 보내고 있다. 지난주에는 강좌를 끝내고 사무실 바로 앞의 한국가정요리로 가서 망년회를 가졌다. 먹고 싶은 음식들을 미리 주문을 했기에 이날은 도착 전에 이미 상이 차려져 있었고 모처럼 한국의 매운 고추와 마늘에 족발과 보쌈을 쌈을 싸서 먹으니 행복한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포도주와 맥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지금 부터 3분간 한국어로만 이야기를 하자고 일본어로 말을 하면 벌금이라고 하자 다들 갑자기 조용해지는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아에 벌금을 내려 놓고 일본어로 이야기를 해야하는 등 마음껏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올 해에는 교류회 행사를 만들지 못해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나름 한국어 강좌 시간을 통해 작은 교류의 시간을 만들어 갈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한국이란 나라에 관심을 갖고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사람 보다 더 한국 드라마를 애청하는 오키나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오키나와에서의 시간들이 감사할 뿐이다.

감기+술지지난주 감기에 걸려 계속 약을 먹으면서도 각종 연말의 술자리가 많아 술을 먹게 되다 보니 감기가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술을 많이 마시지 않고 조금 조절을 해서 마셔서 다행이지 아니면 연말이 정말 괴로워질 뻔 했다. 2015년도가 이주정도 남았는데 과연 얼마나 더 많은 망년회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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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 Okinawa journal 77

공무원 스타일 15분의 방문을 위해 일주일 내에 두번 이상씩 전화를 받고 확인하고 준비하고…역시 꼼꼼함에 오히려 지친다.

지난주부터 오키나와 캠프로 오키나와시 육상경기장을 사용하고 있는 경북장애인체육회 육상실업팀 선수들에 대해 스포츠 컨벤션 등 유치에 노력하고 있는 오키나와시에서 관심을 갖고 있기에 오키나와 시장님과 미팅을 잡아 놓았다고 시청에서 연락이 왔다. 친구인 실업팀 감독에게 연락을 하고 참가 가능의사를 전달했더니 하루에 두번 이상씩 꼬박 꼬박 전화가 온다. 처음에는 이번주 안에 오키나와 시청을 방문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묻더니 다음에는 선수들의 정보를 확인하고 또 다음에는 시간이 확정되었다고 전화오고, 시간이 확정되었으니 미리 오라고 전화오고, 선수들의 이름이 정확한지 카타카나로 다시 한번 확인해 달라고 한국어를 하는 오키나와 출신 직원을 통해 전화오고 내일 미팅 다시 한번 최종확인 이라고 전화오고, 당일에는 오늘 잘 부탁한다고 일찍 도착하라고 전화오고….우와! 이렇게 귀찮게 할 거면 그냥 안 간다고 할 걸 그랬을 정도로 일을 너무나 잘 하는 건지 아님 너무 꼼꼼한 건지 왠지 지친다. 무슨 북조선의 김정일을 만나러 가는 것도 아니고…결국 만나서 준비해 준 차 한잔 제대로 마시지도 못하고 간단하게 인사치레로 인사를 한 뒤 와줘서 고맙고 내년에 또 오라는 것이 다인데 역시나 선전용으로 사용하기 좋은 소스인지라서 사진촬영 하나로 만족하는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선수들도 오키나와시장과 함께 했다는 이야기 거리도 만들어 주고 감독에게 있어서 한국 가서 생색 내기도 좋고 나도 비지니스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야 좋긴 하지만 일하는 스타일이 너무나도 꼼꼼하면 상대가 오히려 지칠 수 있다는 배움?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雜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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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아침의 햇살을 받으면서 물이 빠져가는 아와세 지역의 바닷가를 걸어 공원의 산책길로 향한다. 산책을 하며 아름다운 풍경이나 소재가 나오면 음악을 듣던 핸드폰의 카메라를 켜고 사진을 찍어 둔다. 주말에 집에만 있기 아까운 날이면 가족들을 데리고 필요한 물건을 사러 가면서 외식을 하곤 하는데 지난 주에는 런치로 오키나와 소바가게에 가서 내장 한 가득 들어간 나카미 소바를 주문해 한주간의 숙취를 풀어본다. 사고 싶었던 뉴 아이티비를 거금을 들여 구입을 하고 이것 저것 만져보는 재미로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지인에게 선물 받은 조각 케잌은 감기에 걸려도 식욕은 왕성함을 보여주는 나의 배둘레를 늘어가게 했고 여느때보다 참 빠르게 한 주간이 지나간 듯 하다.

한주간의 風景

Page 4: Okinawa journal 77

시유의 유치원 마지막 발표회날 그 많은 아이들 중에 유독 아들 녀석만 눈에 띄게 보이는 놀라운 부모의 숨은그림찾기 능력은 대단하다.

지난달부터 오키나와 에이사의 카시라 역할을 한다고 연습을 하더니 결국 보여줄 날이 찾아왔다. 유치원의 발표회날. 하필 평일날 아침에 하는 바람에 잘못하면 참가를 하지 못할 뻔 했지만 다행히 아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비디오맨을 할 수 있었다. 많은 아이들 중에

왠지 끌리는 핏줄의 능력으로 쉽게 시유를 찾을 수 있었고 시유가 나오는 순서가 되면 비디오의 줌인 기능은 너무나도

바쁘게 돌아갔다. 연습한 것에 비해 유독 실수가 많았던 시유. 자존심이 비교적 쎈 녀석의 실

수가 걱정이 되었지만 나름 잘 너머 간 것 같다. 요즘 너무나

말을 안들어서 혼나는 일이 많은 녀석을 풀어주기 위해 둘이서 있는 시간을 늘려보려고 해 보지만 갈수록 나보다 일본어를 잘하는 녀석과의 대화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갈수록 나를 닮아가는 녀석. 그래도 잘 때면 아빠가 좋다고 아빠 옆에 꼭 붙어서 자는 녀석이 아빠랑 둘이서 여행을 가자고 하면 부끄러운지 안 간다고 한다. 아들과의 대화는 아버지들에게 있어서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맘 때 있어서는 그나마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기에 조금 더 시유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도록 해야겠다. 자식 오늘은 발표회 수고했다고 집에 들어가면서 맛있는 거라도 사가야 할 것 같다.

Okinawa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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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유리에게는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가서 관심을 많이 주고 첫째 시유는 유치원에 가는 것 때문에 이것 저것 신경을 쓰다 보니 둘째 유나가 요즘 많이 심심해 하는 것 같다. 내년 봄 부터는 보육원을 가지만 또래 친구과 노는 시간이 없어서 그런지 왠지 내성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조금은 걱정이 된다. 유나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