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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DI SEE the SEA 2011. SPRING 16 www.kordi.re.kr 17 글. 윤진아 사진. 김용철 WE’RE KORDIAN 새는 날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날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날기 원했기 때문에 날개 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저명한 철학자가 남긴 이 말은, 어쩌면, 닿을 수 없는 육 지와 바다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새 생명을 불어넣으며 꿈을 잇는 해양운송연구부 연 구원들에게 바치는 헌사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수조는 세계의 바다입니다!” 1 2 3 4 5 6 7 15 16 8 9 10 11 12 13 14 18 20 21 22 23 29 30 32 31 28 27 26 25 24 19 17 1.황익순, 2.이용국, 3.김윤식, 4.반석호, 5.이채현, 6.전예지, 7.권기진, 8.배성길, 9.이종갑, 10.김기섭, 11.김 진, 12.정은희, 13.신명수, 14.김경열, 15.안종우 16.이경중, 17.이선중, 18.박영하, 19.조경희, 20.임동원, 21.김철희, 22.강희진, 23 황승현 24.강대수, 25.유선모, 26.정성엽, 27.안해성, 28.조성락, 29.최 30.남기풍, 31.엄주열, 32.이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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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 the Sea, Vol. 9, pp. 16-1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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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KORDI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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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or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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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진아 사진. 김용철WE’RE KORDIAN

새는 날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날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날기 원했기 때문에 날개

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저명한 철학자가 남긴 이 말은, 어쩌면, 닿을 수 없는 육

지와 바다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새 생명을 불어넣으며 꿈을 잇는 해양운송연구부 연

구원들에게 바치는 헌사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수조는 세계의 바다입니다!”

해 양 운 송 연 구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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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황익순, 2.이용국, 3.김윤식, 4.반석호, 5.이채현, 6.전예지, 7.권기진, 8.배성길, 9.이종갑, 10.김기섭, 11.김 진, 12.정은희, 13.신명수, 14.김경열, 15.안종우

16.이경중, 17.이선중, 18.박영하, 19.조경희, 20.임동원, 21.김철희, 22.강희진, 23 황승현 24.강대수, 25.유선모, 26.정성엽, 27.안해성, 28.조성락, 29.최 진

30.남기풍, 31.엄주열, 32.이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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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 따라 우리의 꿈도 세상 끝까지 내달린다

외계인이 산다. 베이스캠프는 대덕연구단지다. 날이 갈수

록 지극히 ‘해양운송연구부답게’ 변해가는 원인은 수맥(!)이

흐르기 때문이란다. 봄기운이 완연한 오후, 우주복을 연상

케 하는 두툼한 방한복으로 무장한 정체 모를 사람들이 곳

곳에서 광합성에 한창이다. 썩 능수능란하게 지구인 행세를

하고 있는 이들은 모두 동일한 DNA를 지녔다. 하나같이 못

말리는 워커홀릭이지만 결코 처진 어깨 따위는 보여주지 않

으며, 무심하게 던지는 개그 코드까지 비슷한 이들이 새로

운 꿈을 이야기한다.

대덕연구단지에 자리한 해양시스템안전연구소 선형수

조실험동. 1층 전체를 차지한 수조에는 모형선 한 척이 예인

전차에 매달린 채 마지막 테스트를 기다리고 있다. 50톤이

넘는 예인전차에 이끌려 배에 걸리는 저항과 엔진 성능, 프

로펠러의 회전 수, 선수와 선미의 자세 변화 등 다양한 채널

을 통해 갖가지 정보를 제어컴퓨터로 보낸다.

기름 한 방울이라도 더 적게 들고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배 형태를 찾기 위해 매일같이 다양한 실험이 펼쳐진

다. 세계의 바다를 누비며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뽐낼 대형

선박의 외형이 결정되는 곳, 이곳은 말하자면 작은 바다이

자 선박 핵심기술의 요람인 셈이다.

모형선 제작부터 해석까지, 조선(造船) 강국의 산실

해양운송시스템연구부는 예인수조와 터널을 운영하며 선박

및 추진기의 유체역학적 성능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 선박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산유체역학(CFD), 전

산설계(CAD) 등을 도입해 차세대 기술 개발에 주력 중이다.

수조에서 시험을 마친 10척 중 3척 꼴로 ‘설계변경’ 통고

를 한다. 한국에서 만든 배가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것도 이

런 엄격한 평가 시스템 때문이다. 1978년 건립 이후 예인수

조는 최고의 계측시스템과 실험설비, 연구진을 갖추고 정교

한 모형실험 및 수치해석 결과를 제공해오고 있다. 조선·해

양 발전을 위한 기초연구부터 선형개발 및 평가, 해군 및 정

부 과제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함으로

써 세계 제일의 선박개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참이다.

지난해 5월, 대형 캐비테이션(Cavitation) 터널이 본격 가

동에 들어가면서 대형 선박과 함정 등의 소음을 측정하고

검증하는 핵심연구기반 시설도 마련됐다. 캐비테이션은 프

로펠러가 돌 때 일어나는 압력 변화로 물이 끓어오르는 현

상이다. 심할 경우 배에 충격을 주거나 진행을 방해한다. 특

히 적의 눈에 띄지 말아야 하는 전투함에는 치명적이다. 선

박의 추진기에서 발생하는 캐비테이션 현상을 재현해 고효

율, 저진동, 저침식, 저소음 추진기를 설계하는 이 터널은 규

모 면에서 미국 해군연구소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이고 상선

용으로는 세계 1위이다. 이 시설을 활용하면 함정용 저소음

추진기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해양방위력 향상기술 자립은

물론 차세대 수상함정 및 잠수함 개발도 가능하다.

얼음바다 깨고 미래로 간다

하여간 일 벌이는 데는 소질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제 우리나

라도 쇄빙선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분연히 일어

나 2004년 쇄빙연구선 설계를 시작한 이춘주 박사팀은 내친

김에 영하 30℃에서 실험할 수 있는 빙해수조까지 만들었다.

쇄빙선 모형 선박이 얼음판 위를 달려간다. 두께 4cm가

량의 얼음이 선박의 무게에 눌려 깨져 버린다. 얼음바다에서

뱃길을 여는 실험이다. 수온 0℃의 거대한 빙해수조는 쇄빙

선박이나 내빙선박 등 빙해선박에 대한 환경성능을 실험할

수 있는 수조다.

국내 최초의 쇄빙선인 아라온호의 경우 빙해수조가 없

어서 외국에 나가 실험을 했지만,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해

양구조물에 대한 다양한 빙해 환경 실험이 가능해졌다. 북

극해 자원개발과 북극항로 개척에 이용되는 쇄빙선 등의 모

형실험은 물론 극한지 공학기술 및 선박기자재 극저온 성

능 검증도 할 수 있다. 후발주자지만 그 기세가 만만치 않

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 항로가 열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극

지 항해용 선박 건조 분야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

다는 이들은, 얼마 전에는 북극탐사도 다녀왔다.

“이번 항해는 지난번 남극 항해보다 더 많은 연구 목표

를 갖고 있습니다. 북극은 남극과 달리 한반도에서 가깝고

여름이 되면 얼음이 얇아지며 바닷길이 열리기 때문에 각국

의 연구자가 주목하고 있는 곳입니다.”

가공할 수맥의 위력 탓에 비록 젊음은 빼앗겼을지언정,

가슴을 뛰게 하는 연구 성과가 속출하는 참이다. 대한민국

의 선박들이 더 큰 세상을 만나러 가는 길을 한 땀 한 땀 오

차 없이 수놓으며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해양운송연구부가

새로운 역사를 준비한다.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두 팔 걷고 지원에 나서는 동반

자가 있기에 ‘대한민국호’의 미션은 한눈팔지 않고 항해에

충실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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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석호 연구부장

‘반석호’라는 이름을 달고 태어났을

때부터 배와 함께할 운명이었는지 모

릅니다(웃음). 연구의 완성도를 높이는

틈틈이 개발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점검하고 개선하며, 연구원들의 집단

지성을 잘 발휘해 초일류 연구 성과를

속속 선보이겠습니다.

이춘주 박사

빙해수조, 쇄빙선 등 첨단 인프라가

완성됐습니다. 국내 조선사의 모형실

험을 국산화함으로써 외화절감은 물

론 기술정보의 유출을 막고 조선 경

쟁력 향상에 일익을 담당하겠습니다.

문일성 박사

터널 하나, 추진기 하나 만들 때마다

십 년씩 늙어가는 동료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짠합니다(웃음). 우리가 십 년

늙을 때마다 대한민국 해양 발전을 십

년 앞당긴다는 마음으로, 기꺼이 이 한

몸 바치겠습니다.

이종갑 박사

국제법의 잣대는 점점 엄격해지고 있

습니다. ‘규정에 없는 선박 설계 시,

어떻게 안전을 책임질 것인가?’를 미

리 예측하는 ‘Before Service’로 세

상을 감동시키겠습니다.

김진 박사

지난해 전 세계 CFD 분야 연구인력이

모인 워크숍에서 우리 연구팀이 가장

뛰어난 성과로 주목받았습니다. 차세

대 선박 핵심기술, 해양운송연구부에

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