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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Vol. 11 No. 2 BIGEP Fo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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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사진ㅣ Photograph by 조갑룡(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장)「크레센도」 지난 6월, 우리 사무실 화분 연못에 연꽃이 피었습니다. 조금만 더 에너지를 모으면 그 일이 점차 일어날 것이라는 계시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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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EPFOR YOU2019•Vol.11•No.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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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 없는 열정으로 꿈을 이룬 여성들 신사임당 & 퀴리 부인

김 석 준 ㅣ 부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BIGEP For You 2019•Vol.11•No. 2

나누고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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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 없는 열정으로 꿈을 이룬 여성들

신사임당 & 퀴리 부인

김 석 준 | 부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누구나 어릴 적 책에서 많은 위인들을 만난다. 그 중에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여 여러 업적을 남긴 여성들도 있다. ‘여성 위인’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누구

인가? 많은 사람들이 있겠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표적인 여성 위인으로 신사임당과

퀴리 부인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여성의 삶을 통해 영재교육에 대해 생각해 본다.

조선시대는 여성의 집 밖 사회활동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더구나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읽고 쓰는 일조차 쉬이 허락되지 않았다. 그런 시대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당대 대표적인 여류화가로서 또한, 유학자 이율곡을 길러낸 현모양처로서

존경받고 있는 신사임당(申師任堂). 본명은 신인선이다. 그녀는 학문과 시, 그림, 서화에

능했던 문인이며 지성과 감성의 두뇌 밸런스를 소유한 예술가로서 당시 선비들의 반열에

설 수 있었던 여자선비이기도 하다.

사임당이 완전한 예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그 배경은 그녀의 천부적인 재능과 더불어 그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북돋아준 좋은

환경, 그리고 스스로의 노력이다. 그녀가 7살 때 안견의 그림을 스스로 모사했던 일화를

통해 어릴 때부터 뛰어난 관찰력과 예술적 재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 그 재능을 일찍

발견하여 글과 그림을 가르치고 예술적 성취를 돕고자 했던 부모님과 외조부모님의 시대를

뛰어넘는 교육철학도 큰 몫을 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재능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았다. 그 중에 섬세

하고 아름다운 그녀의 그림은 풀벌레, 포도, 화조, 어죽, 매화, 난초, 산수 등이 주된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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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을 관찰하고 관조하며 사유함으로써 자연의

순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것이다. 그녀의 이런 능력은 자녀교육에도 적용

되었다. 자녀들이 뜰이나 들로 나가 사물을 세심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현상에 대해 다양한 질문으로 생각을 끌어내어 주었다.

이런 과정에서 자녀들은 관찰력, 분석력,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을 키웠을 것이다.

사임당이 동양을 대표하는 여성이라면, 서양에는 우리에게 ‘퀴리 부인’으로

잘 알려진 ‘마리 퀴리’가 있다. 그녀는 폴란드 출신의 과학자였으며, 방사능

연구의 선구자이다. 방사선 연구 등으로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자녀교육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2대에 걸쳐 5명의 가족이

6개의 노벨상을 받으며 명실상부한 ‘노벨상 가문’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퀴리 부인의 집안이 ‘노벨상 가문’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퀴리 부인 또한 신사임당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재능과 더불어 이를 이끌어 준

교육, 그리고 스스로의 노력이 있었다. 10살 되던 해에 어머니가 결핵으로

돌아가시자 그녀의 집은 더욱 가난해졌다. 그러나 아버지는 어려운 살림에도

토요일 밤마다 고전문학을 읽어주고 자작시를 낭송하는 등 자녀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그녀의 아버지는 과학 실험도구로 여러 가지 실험을

했는데, 퀴리 부인이 ‘아름다운 토요일 밤’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녀에게 과학자의

꿈을 키워 주는 계기가 되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퀴리 부인은 김나지움(중등교육기관)의

모든 과목에서 1등으로 졸업할 만큼 학업 성적도 우수했다. 그러나 당시

폴란드는 여성에게 대학 진학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정교사 일을 하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아 오랜 시간 애를 태운 끝에 파리 유학을 시작으로 자신의

꿈을 차근차근 이루게 된다. 결국 퀴리 부인은 시대의 차별, 지독한 가난과

싸우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연구에 몰두하여 인류 역사에 큰 업적을 남긴 것이다.

이것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교육적 열의와 함께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포기하지

않은 열정의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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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그녀 또한 남다른 자녀교육을 실천했다. 그녀 자신은

고생스럽게 공부했음에도 자녀에게는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에 취미를 붙일 수

있도록 가르쳤다. 운동 및 놀이기구를 손수 마당에 설치해 아이들과 자주 즐겼으며, 주말에는

자전거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실험실에 자녀를 불러, 과학 실험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자연스럽게 과학에 취미를 가지게 했다. 그녀의 집안이

‘노벨상 가문’이 된 밑거름이었다.

이 두 여성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면, 현재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거울이 될 수 있는 모습이

보인다. 먼저, 두 여성은 시대적 상황을 극복하고 자아실현을 이루었다. 사임당의 조선시대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제약됐고, 퀴리 부인 또한 여성이 대학에 진학할 수 없었던 시대를 살았다.

그러나 두 여성은 이에 굴하지 않고 굳은 의지로 극복했다. 물론, 차이는 있다. 사임당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의 도움이 컸다. 그렇지만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기 위해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면 우리 영재

교육은 아이 스스로 자신의 영재성을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을 키워주고 있는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길러주는 영재교육보다

스스로 자라는 영재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다음으로 사임당의 부모와 퀴리 부인의 아버지가 그랬듯이 그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지원

하는 조력자의 역할이다. 우리나라 부모의 교육열이 세계 최고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 것이다.

특히 영재교육에 대한 부모의 관심과 노력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면, 과연 우리는 영재를

제대로 발견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흔히들 수학, 과학 영재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사교육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다는 부모의

믿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우리 아이들의 잠재된 영재성을 제대로 발견하기

위해서는 영재선발에 맞추어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아이들이 가진 재능과 흥미를

살피는 눈과 그것을 이끌어내고 자극할 수 있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영재아들의 능력 중 중요한 것은 ‘통찰’과 ‘몰입’이다. 사임당은 자녀에게

사물을 세심하게 관찰하게 하고, 그것을 통해 사유함으로써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을 키워

주었다. 퀴리 부인은 자녀들이 스스로 공부에 관심을 갖게 하고, 다양한 과학 실험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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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하여 그것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우리 영재교육도 마찬가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영재아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수학, 과학, 개별 영역 중심의 영재 프로그램보다 각 영역을 융합한 영재 프로그램

적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영재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에게 학문 간의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융합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우리가 상상하던 것들이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는 지금,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영재교육은 한 발 앞서 미래 인재를

길러내야 된다는 책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까지의 영재교육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우리가 길러내야 할 영재는 어떤 영재이며, 그 영재를 길러

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또 영재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지. 영재교육에 대한 원론적인 고민을 시작할 때다. 다함께 머리를

맞대어 신사임당과 퀴리 부인이 남겨 준 교훈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갈 영재를 길러내는 길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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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SSUE 영재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

영재에게 꼭 가르쳐야 할 한 가지 박남기 | 광주교육대학교 교수, 대한교육법학회 회장

AI를 지배하는 자 vs AI에게 지배당하는 자 이재호 | 경인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

길 떠나지 않은 이에게 세상은 한 페이지 읽다 만 책일뿐- 조경국 작가(소소책방)을 만나다 김현희 |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 연구원

영재육성에 바라는 동양고전의 속삭임 한상덕 | 경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배우고 익히는데 왜 즐겁지 않을까? 조갑룡 |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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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 없는 열정으로 꿈을 이룬 여성들김석준 | 부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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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깊은 시선

MUSIC•우리 집에 영재 있다 조현영 | 아트 앤 소울 예술강의기획 대표

PHOTO•실패에서 배우는 것들 김홍희 | 사진작가, 사진집단 일우 지도교수

EDUCATION•모든 영재를 위한 교육: 미성취영재의 어려움을 들여다보다송용준 |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 전임연구원

BOOK•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김학범 |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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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EP For You 2019•Vol.11•No. 2

발행일 2019년 11월 14일 발행처 (47584)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 부산광역시 연제구 토곡로 74 전화 (051)750-1308 팩스 (051)897-6872 홈페이지 www.giftedu.org 발행인 조갑룡 기획·편집인 윤성혜 편집·디자인 디자인앤 (051)852-0786편집위원 민순이 교장(구포중학교) / 조영기 교감(달북초등학교) 심영이 교사(교동초등학교) / 김연희 선임연구원(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 김기덕 계장(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

본지에 수록된 어떤 내용도 무단 복제 사용을 금하며, 게재된 필자의 원고는 본 진흥원의

견해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BIGEP On-Air

팀 프로젝트로 핵심역량 기르기이경래 | 화정초등학교 교사, 북부영재교육원 발명지도강사

이스라엘 정원엔 잡초가 없다 이강영 | 충북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영재의 탐구심을 자극하라구한나리 | 부산과학고등학교 교사

영재교육을 다시 생각하다윤성혜 |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 선임연구원

2019년도 영재교육진흥원 직원 사진 콘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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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I SSUE영재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

영재에게 꼭 가르쳐야 할 한 가지AI를 지배하는 자 vs AI에게 지배당하는 자길 떠나지 않은 이에게 세상은 한 페이지 읽다 만 책일 뿐영재 육성에 바라는 동양고전의 속삭임배우고 익히는데 왜 즐겁지 않을까?

박 남 기 ㅣ 광주교대 교수, 대한교육법학회 회장

이 재 호 ㅣ 경인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

김 현 희 ㅣ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 연구원

한 상 덕 ㅣ 경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조 갑 룡 ㅣ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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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영재는 ‘아주 두드러지게 뛰어난 재주를 가진 사람’(네이버 국어사전)을 의미한다. 영재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들이 가진 재주를 더욱 발전시켜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교육이념인 ‘홍익인간’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만일 영재들이 세상의

지도자가 되었을 때, 혹은 상위 10%의 부자가 되었을 때 그 모든 것이 자신들의 노력의 결과

라고 생각하며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거나 부를 독점한다면 이들은 사회의 희망이 아니라

오히려 괴물이라고 불리게 될 것이다. 영재가 사회의 지도자가 될지 아니면 괴물이 될지는

영재교육 담당자의 손에 달려 있다.

물론 더 근본적으로는 사회가 바람직한 모습을 하고 있어야 영재가 괴물이 아닌 지도자

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바람직한 신실력주의사회의 모습에 대해서는 박남기

(2018)의 「실력의 배신」을 참고하기 바란다. 지면 제약상 이 글에서는 영재가 사회의 선한

지도자가 되도록 이끌기 위해 그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 중요한 한 가지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고자 한다.

실력주의 사회에 대한 잘못된 믿음 벗어나기¹실력을 기준으로 재화를 배분하는 사회를 실력주의사회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사회는

실력주의 사회가 좋은 사회인 것처럼 믿고 있다. 그런데 가정 형편 때문에 혹은 머리가

영재에게 꼭 가르쳐야 할 한 가지박 남 기 | 광주교육대학교 교수, 대한교육법학회 회장

1. 이하 내용은 박남기(2018)의 ‘실력의 배신’을 수정 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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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게 태어났거나, 집념과 끈기를 갖고 태어나지 못해 열심히 노력해도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사람, 원하는 실력을 갖추기 어려운 사람이 많다. 세상은 본디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경기를 이기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영재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높은 위치에 있는 유전자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에게는 자신이 우연하게 받은 재능을

사회와 공유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들이 그러한 책임에 공감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닦은 실력이 노력의 결실만은 아님을 깨닫게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순수한 자신의 노력을 통해 닦았다고 믿는 실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표 1> 실력공식

실력 = 타고난 능력×{노력+교육(공교육+사교육)+비실력적 요인 (가정 배경+운+α)}

노력과 실력의 관계에서 본 것처럼 실력 형성에서 노력은 가장 중요한 요인의

하나(필요조건)이다. 노력이 없으면 실력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실력이

개인의 순수한 노력에만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실력은 타고난 능력을 바탕으로

개인의 노력과 개인 외적 요인을 더한 것이 상호작용하여 만들어진다. 타고난

능력(재능)의 중요성은 무시하기 어렵다. 타고난 재능에 개인의 노력과 그 이외의

요인이 상호 작용하여 실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실력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변인이라고 믿는 개인의 노력은 개인의 순수 의지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 상당한 부분 타고난 집중력과 의지력 그리고 좋은 부모를 포함한

주위 사람들에 의해 길러진 의지력에 영향을 받는다.

떠도는 말 중에 ‘운 좋은 사람을 이기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과장된 표현이기는

하겠지만 운의 중요성은 세상을 살아본 사람이라면 부정하기 어렵다. 기업의

흥망성쇠에도 운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석유독점재벌이었던

록펠러는 램프용 기름을 염두에 두고 석유 독점을 시작했다. 하지만 전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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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는 전구가 개발되면서 예상과 달리 램프용 석유 수요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거의 파산

지경에 내몰렸다. 즉, 뛰어난 사업가적 수완과 큰 흐름을 읽었던 그도 전구 개발을 예상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운이 따랐다. 유럽에서 중유를 사용하는 엔진이 개발되어 사용

되면서 석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세계적인 부자가 될 수 있었다.

이 공식에서 보듯이 실력은 타고난 능력과 집념, 그리고 부모와 기타 운이라는 많은 우연적

요인의 결실이다. 영재가 반드시 이점을 깨닫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표 2> 실력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요인 하위요소 비고

타고난 능력 •다양한 능력 특기와 적성을 발견하고 계발해야 함

개인의 노력 •타고난 높은 집중력과 강한 동기•다양한 경험을 통해 강화된 집중력과 동기

노력 정도도 타고난 특성의 영향을 받음

교육 •학교교육•차별적 교육(사교육) 실력배양 담당 핵심기관

비실력적요인 •부모 지원을 포함한 가정 배경•운(태어난 지역, 출생일, 기타 우연적 요소)

환경 요인도 실력 형성에큰 영향을 미침

실력 공식을 통해 굳이 실력에서 개인의 노력 이외의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강조한 이유는

노력이 갖은 의미를 평가절하하기 위함이 아니다. 개인이 좋은 실력을 갖추었을 때 개인의

순수한 노력의 결실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한 착각은 성공이

순수한 노력의 결실이라는 착각으로 이어지고, 한 발 더 나아가 성공의 결과로 얻는 사회적

부를 독점해도 된다는 착각으로 이어지게 된다.

실력이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외 많은 요인이 작용한 결과임을

알게 되면 실력을 기준으로 사회적 재화를 배분하는 실력주의사회는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정의롭고 공평한 사회가 아닐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특히 사회의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에서는

부모의 배경이 실력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져 학벌세습, 부와 사회적 지위의 세습 경향이

강해진다. 이 때문에 양극화된 무한경쟁 승자독식 실력주의사회에서는 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사회 모델이 필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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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며우리사회가 영재를 위해 특별 교육을 시키고 세금을 투자하여 이들의 역량을

발전시키는 이유에 대해 영재가 깨닫도록 하는 것이 영재교육의 출발점이자 최종

목적지이다. 영재들이 타고난 축복과 사회의 특별한 지원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존재로 만드는 것 그것이 영재교육 담당 선생님들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책무이다. 담당 교사들은 영재들이 사회 상위 10%가 되었을 때 자신에게 주어진

명예와 권력, 그리고 부를 자신 노력만의 결실인 것으로 착각하지 않게 교육해야

한다. 영재들이 훗날 승천하여 용이 되어 비를 내리지 않고 혼자 독식한다면

세상은 메마르게 될 것이다. 어려운 환경의 영재가 영재교육 통해 승천했을 때

이 땅에 비를 내려 비옥한 세상이 되는 데 기여하는 ‘비내리는 용’(박남기, 2019)이

되어야 한다. 영재들이 거둔 결실을 세상과 나누겠다는 생각을 갖도록 기르는 것,

주어진 권력과 명예를 사익이 아니라 세상을 위해 사용하도록 이끄는 것, 그것이

영재교육이 할 일이다. 영재교육을 통해 영재들이 차가운 괴물이 아니라 사회

각 분야의 가슴 따스한 지도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박남기(2018). 실력의 배신. 경기도: 쌤앤파커스. 박남기(2019.05.29). 비 내리게 하는 ‘개천 용’. 한국일보,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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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SSUE : 영재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11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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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말 HBO의 대표적인 미드인 ‘왕자의 게임(Game of Thrones)’이 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얼만 전 시즌 8을 마지막으로 종영하였다. ‘왕자의 게임’은 우리 사회의 다방면에

영향을 미쳤으며, 다양한 패러디 물을 양산하기도 하였다. 그 중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패러디

된 명 구절 중 하나는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는 것으로, 이 말은 평화로운

시절이 지나가고 무시무시한 파멸과 파괴적인 시절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이며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하여 ‘왕좌의 게임’에 나온 명 구절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를

패러디하면 다음과 같다. “AI가 오고 있다(AI is Coming).”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AI가

오고 있다는 소식에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더 큰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AI가 인간

직업세계를 파괴할 것이며, 앞으로 인간이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업세계는 없어질 수도

있다는 예상 때문일 것이다.

AI의 핵심은 소프트웨어(Software: SW)라는 점을 감안할 때, 2011년 마크 엔드레슨(Mark

Andreesen)이 월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에 기고한 “왜 SW가 세상을 먹어

치우고 있는가(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라는 에세이 제목은 이제 “왜 AI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는가(Why AI Is Eating The World)?”라는 제목으로 변경되어야 할 처지다.

AI를 지배하는 자 vs AI에게 지배당하는 자

이 재 호 | 경인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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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빠른 속도로 AI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다. AlphaGo의 사례뿐만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AI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는 사례들을 너무나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되었던 ‘2018 평창 올림픽’ 소식에 대한 뉴스 기사

중 상당 부분을 ‘기자봇(기자 로봇)’이 작성하였다고 하며, 인간 투자자보다

뛰어난 수익률을 올린 ‘투자봇(투자 로봇)’, 은행원의 일상 업무를 대신해주는

‘챗봇’ 등에 대한 소식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 뿐인가, 암을 진단하는 AI

의사는 사람 의사보다 오진율이 낮다고 한다. 실제적으로 암환자들은 AI 의사의

의견을 사람 의사의 의견보다 신뢰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안전한 직종은 없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2017년 옥스퍼드대와 예일대 공동 연구팀의 발표는

우리에게 더 큰 충격을 주었다. 2024년에는 AI가 인간보다 번역을 더 잘하게

될 것이며, 2026년에는 AI가 고등학생 수준의 에세이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2047년에는 인간과 비슷한 범용 AI가 탄생하고,

2049년이면 AI가 베스트셀러를 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이재호, 2018).

AI의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AI의 지능이 인간 지능을 넘어서는 시점인

특이점(Singularity)의 시대가 도래한다면, AI가 세상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지배

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그래도 AI를 만들고, 이용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일은 사람이 해야 한다. 그렇다면 능동적으로 AI를 만들고

이용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미래 마인드영재교육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Gardner(2009)는 미래 세대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을 ‘5가지 미래 마인드(Future Minds)’ 개념으로 정리하여 다음과 같이 발표

하였다.

첫 번째는 ‘훈련된 마음(Disciplined Mind)’이다. 이는 특정 기술, 직업, 학문

분야의 독특한 인지 양식을 체득한 마음이다. 각종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하나의 분야에서 통달하기까지는 10년 가까운 세월이 걸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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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훈련된 마음은 기술과 지식을 증진시키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꾸준한 노력이 필요

하다는 것을 아는 것도 포함한다. Gardner는 미래사회에서 성공하려면 특정 학문분야 및

기술 분야에서의 전문성 체득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두 번째는 ‘종합하는 마음(Synthesizing Mind)’이다. 이는 다양한 출처로부터 정보를 얻고,

그 정보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평가하며, 그것을 자신과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유익한

정보로 재구성하는 능력이다. 이 능력은 과거에도 물론 가치가 있었지만, 정보량이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는 오늘날 한층 중요해진 능력이다. 융합적 사고력을 중요시하는 미래사회의

요구와도 일맥상통하는 능력이다.

세 번째는 ‘창조하는 마음(Creating Mind)’이다. 이는 훈련된 마음과 종합하는 마음을 토대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독창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며 신선한 사고방식을 창출함으로써 예기치

못한 혁신적인 문제 해결에 이르는 능력이 창조하는 마음이다. 창조적 사고력을 중요시하는

미래사회의 요구와도 일맥상통하는 능력이다.

네 번째는 ‘존중하는 마음(Respectful Mind)’이다. 인류의 대부분이 긴밀히 상호 연결되는

미래사회에서 각 개인이나 집단이 단지 자신의 영역 내에 생존하는 것만으로는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없다. 존중하는 마음은 각 개인 및 집단의 차이점에 주목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며,

‘타인’을 이해하고 그들과 효율적으로 일하려고 애쓰는 마음이다. Gardner는 모두가 연결된

이 ‘함께 사는’ 세상에서 편협함과 무례함은 이제 통용되지 않는 한편 관용과 존중은 필수 요건

이라고 하였다.

다섯 번째는 ‘윤리적인 마음(Ethical Mind)’이다. 존중하는 마음에서 한 단계 더 추상적인

차원으로 나아간 것이 바로 윤리적인 마음이다. 인간 노동의 본질, 사회의 욕구와 욕망에 대해

깊이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을 말한다. 이 마음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개인의 이익을 넘어서

더 큰 목적에 봉사할 수 있는지를 개념화한 것이다(이재호, 2014).

AI를 지배하는 자미래 세대들은 Gardner가 언급한 5가지 미래 마인드를 갖추어야 한다. 그렇다면 미래

세대들이 5가지 미래 마인드만을 갖춘다면 ‘AI를 지배하는 자’로 살아갈 수 있을까? 무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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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부족한 듯하고, 좀 더 구체적인 역량이 필요할 듯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할까?

미래 세대들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역량은 인성역량일 것이며, 이는 AI가 갖추기

힘든 역량이다. 인성역량 위에 지능정보기술 관련 전문성역량과 메이킹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산출물의 경우에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일 경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AI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Gardner의 ‘5가지 미래 마인드(Future Minds)’ 외에도

이상에서 언급 한 4가지 역량인 ‘인성역량’, ‘전문성역량’, ‘메이킹역량’, ‘창의융합역량’ 등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림]처럼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인성 역량’을 기본으로, CT 기반의 ‘전문성역량’을 발휘

하여, 지능정보사회에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생산할 수 있는 ‘메이킹역량’을 활용함에 있어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력에 기반한 ‘창의융합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AI를 지배하는 자’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이재호(2014). 생활 속 ICT의 발견. 도서출판 정일: 파주.이재호(2017). 국가를 선도하는 지능정보영재 양성을 위한 교육방안 연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이재호(2018). 생활 속 SW 코딩의 발견②. 도서출판 정일: 파주.Howard Gardner(2009). Five Minds for the Future.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Brighton.

[그림] 지능정보 핵심인재상(이재호, 2017)

문제해결능력창의성

융합적

사고력창의융합역량

메이킹역량

전문성역량

인성역량

구현능력

특수분야의 전문성

성취동기

설계능력

컴퓨팅사고력

기업가정신

분석능력

지능정보기술능력

자아실현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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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헌책방 라이더의 대륙횡단 여행

길 떠나지 않은 이에게 세상은 한 페이지 읽다 만 책일 뿐- 조경국 작가(소소책방)을 만나다김 현 희 |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 연구원

‘필사의 기초’로 잘 알려진 조경국 작가는 진주에서 ‘소소책방’이라는 작은

헌책방을 운영한다. DSLR사용법에서부터 책 정리하는 법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을 낸 작가이자 언론사, 잡지사 기자로 일했던 그이지만, 현재 운영하고 있는

소소책방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동네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동네 사랑방

같은, 정말 작은 책방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덧붙였다.

지난 5월, 조경국 작가는 진주에서 출발하여 동해를 거쳐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한 후 17여개국을 횡단, 유럽의 서쪽 땅끝마을로 불리는 호카곶까지 다녀

왔다. 113일, 3만 8천km에 달하는 대장정을 그와 함께 한 오토바이에게 그는

‘로시’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돈키호테가 타고 다닌 말 ‘로시난테’에서 따왔다는

말을 들으니 그의 도전정신과 자유

로움이 느껴지는 듯 하다. 최근 다녀

온 대륙횡단여행 이야기와 그가 생

각하는 이 시대의 영재, 그리고 교육

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소소책방의 방주(方主), 조경국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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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旅行)꿈꾸는 자의 뚝심 시작은 2013년, 여기에서 시작은 새로운 인생의 시작일 거예요. 마흔이 되던

그 해부터 버킷리스트를 세 가지씩 정해서 실행에 옮겨보기 시작했어요. 마흔이

되어서야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걸어갈 수 있는 여유가 생겼던 것이

가장 큰 계기가 되었죠.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현 가능성을 떠나서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에 대한 로망이 있을 거예요. 저는 그걸 해보고 싶어서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오랫동안 준비를 했고 다행히도 어머니나 가족들이 반대하지 않으셨죠.

아버지께서 제가 어릴 때 오토바이를 타셔서 그런 영향도 많이 받았겠죠.

왕복 3만8천km, 113일간 다녀왔어요. 진주에서 서울까지 고속도로로 가면

약 350km정도 되거든요. 그 거리를 50번 왕복한 거라고 보면 되죠. 가장 많이

달린 날은 1,100km 달린 적도 있어요. 잠자고 밥 먹는 시간 빼고, 아니 밥도

안 먹고 달렸죠.

<이번 여행을 함께 한 ‘로시’, 시베리아 마그다가치 지역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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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익숙함을 버리고 낯설음을 선택하는 것 오토바이 여행은 저에게 삶의 도전이죠. 마흔이 되어서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잖아요. 도전해야 또 다른 에너지가 생긴다고 생각해요.

일상은 다시 언제든 돌아올 수 있으니까, 언제든 내가 누릴 수 있는 거니까요.

하고 싶은 일이 워낙 많기도 하구요, 다른 사람들이 뭔가 재미난 일을 하면

아~ 저것도 좀 해보고 싶은데, 그런 게 있죠.

사람은 태어나면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정해져 있는 것 같아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지만 난 젊어서 너무 고생해버리면 나이 들어서 쓸

에너지가 줄어버리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도전을 위해서 어떻게든

에너지를 아끼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난 그걸 마흔 이후에야 깨닫게 된 거죠.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거기에만

집중하고 시간도 거기 관련된 것만 많이 쓰려고 노력해요, 그렇지 않으면 성공

확률도 줄어들죠. 선택과 집중을 하려고 노력해요.

호기심은 또 다른 호기심을 낳는다 도전을 통해서 얻는 것은 또 다른 호기심

이예요. 하다보면 뭔가 또 다른 궁금한 게

생기고 또 거기에 대해서 공부를 해보게

되고, 시간 내서 자료를 찾아보고 축적하면서

또 책으로 묶을 수 있게 되었죠. 뭔가 새로운

걸 찾게 되면 사람이 더 유쾌해지는 것 같아요,

똑같은 일상만 반복하게 되면 침체되잖아요.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서 새로운 공부를

계속하게 된다는 게 즐거운 일이 아닌가

해요.

<유라시아 횡단여행자들의 종점(유럽의 서쪽 끝), 포르투갈 호카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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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긍정과 ‘해버리는’ 실행력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튀는 게 있는데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평생 내가

뭘 잘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나이가 드는 사람이 많아요. ‘스스로 영재라고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을 받고 내가 잘하는 게 있나? 생각해봤더니 대책 없는 긍정, 이거 하나는 남들보다

확실히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전을 할 수 있는 그 밑바탕이 되는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저는 그냥 한 번 가보고 싶으면 다른 걸 다 뒤로 미루거든요. 호기심이 있으니까.

그리고 또 그걸 이루기 위해서 굉장히 오랫동안 준비해온 거죠. 목적지만 있다면 모든 여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영재(英才)이해력을 바탕으로 한 실행력이 영재의 조건 영재의 정의는 첫 번째로 이해력이 있어야 하고, 두 번째로 이해력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그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빨리 이해하고

거기에 대한 해답을 내야 하는데, 결국은 몸이 움직여야 답을 낼 수 있잖아요. 그거까지

가능한 사람이 진짜 영재가 아닌가 생각하죠.

여기에 덧붙여 영재들이 갖춰야 할 역량은 끈기와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공감능력이 없어서 주변 사람들을 생각 못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특히 혼자 일을

하려는 경우도 많고요, 주변 사람들이 자기 기대치에 못 따라오니까. 결국은 다 어울려서

살아야 하잖아요, 주변에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하고도 발을 맞추고 협업하는 것도 중요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창의성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뭔가를 구체적으로 만들어내는 게 창의성이죠. 머리로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머리로만 생각하는 거, 그걸로 끝나면 그건 공상이예요. 그런데

창의성이라고 하면 그게 글로 나오든지 행동으로 표현되든지 뭔가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작가 쥘 베른을 진짜 좋아하거든요. ‘해저2만리’나 ‘80일간의 세계일주’

같은 작품은 대단하죠. 다른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건데 그걸 글로 표현하고 구체적

으로 많은 영향을 줬잖아요. 그런 게 창의성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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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가 갖춰야 할 핵심역량 어떻게든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공부를 잘한다고

하면 부모님은 공부만 시키려고 하는데 체력이 받쳐줘야 나중에 지치지 않죠,

머리만 쓰면 나중에는 정말 머리만 커져서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책들을 읽고 경험도 하고 그래야 해요. 아이들이

읽어야 할 책을 어른들이 정해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른들의 눈으로 봤을 때

필독도서이지 아이가 보고 싶은 책은 아니거든요.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주는 게

필요하죠. 아이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 왜 이런데 관심가지느냐고

하지 말고, 그래~ 재밌겠다, 하고 북돋아주는 게 필요해요. 그게 엉뚱한 관심분야

일지라도. 그런데 부모님들은 너무나 어떻게든 성적, 학습에만 꽂혀있는 게

아쉽죠.

교육(敎育)아이들을 그저 아이들로 봐주는 교사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그냥 아이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한 학급에 스물다섯 명이

있다면 그냥 스물다섯명의 각각의 인격체로요. 공부 잘하는 아이를 기준으로,

또는 자기가 애정이 가는 아이를 기준으로 줄을 세우는 게 아닌 다 독특한 하나의

개체, 독특한 한 개인 그대로 봐줬으면 해요. 공부를 못하면 못하는 대로, 영재는

영재대로... 만약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당장 표면에 드러나는 문제로 아이를

바라볼 게 아니라 주변 상황까지도 헤아려주는 그런 선생님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부모 입장에서도<웃음>

바람직한 교사상이라고 하면 어떻게든 아이들을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게

교사의 첫 번째 사명이죠. 그런데 이런 일을 소명 의식 없이 직업으로만 선택하면

어쩔 수 없이 힘들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어쨌든 선생님으로서 가장 바람직한

자세는 아이들의 문제를 너그럽게 봐주는 선생님이 가장 좋지 않나 생각해요.

너는 잘못했다가 아니라 그 아이가 왜 잘못할 수밖에 없었는지 잘 헤아려줄 수

있는 이해력, 그게 선생님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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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기 선생님들에게는 제 책 중에 ‘필사의 기초’를 추천하고 싶어요. 얼마 전에 강원도 어느

고등학교 도서관부 학생들 강연을 갔었는데, 그 친구들도 시 필사를 하고 있더라고요. 필사가

선생님들하고 학생들이 같이 시작하기에 좋죠. 조금만 문구류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라면

쉽게 할 수 있고요. 의외로 좋아하는 노트, 문구류 이런 게 있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공통의

관심사를 아이들과 나누기에 좋은 게 필사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계획(計 )장기적인 계획은 잘 세우지 않는 편이예요, 뭔가 장기계획을 세운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내일 일도 사실 잘 모르는 거니까요. 그나마 장기계획이라고

한다면 60세까지는 이 책방을 운영하고, 더 길게 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 이후에는 더

재밌는 걸 한 번 해보자 라는 생각을 하고 있죠. 그 때 만약에 책을 좋아하고 제가 잘 간수를

해서 더 좋은 젊은 친구가 책방을 한 번 운영해보겠다고 한다면 저는 책방을 넘겨주고

더 재밌는 일을 찾아보는 게 계획이라면 계획이죠.

당장 내년에는 장편소설을 마무리하는 것, 자전거 여행을 가는 것, 또 올해는 출판사에

원고 넘겨주는 것, 동네지도 만드는 것 그런 버킷리스트로 작성했던 것들을 이뤄가는 게

제 계획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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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육성에 바라는 동양고전의 속삭임한 상 덕 | 경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나라의 미래는 국가 지도자와 교육자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자는 나라가

발전해 가는 방향과 시스템을 설정하고 추진하는데, 후자는 미래의 동량(棟梁)을 길러내는

일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부모나 교육자가 해야 할 일 중에는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우수한 영재(英才)를 발굴하고 또 그들을 잘 육성하는 일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영재는 발굴도 중요하고 능력 개발도 중요하지만, 그 영재들이 어떤 인성과 가치관

속에서, 어떤 보람된 일을 찾고, 또 어떤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가르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중국의 명필 왕희지(王羲之)는 글씨로 이름난 천하제일의 제자들을 거두어 서예를 가르칠 때

‘비인부전(非人不傳)’이라 했다. “사람답지 못한 사람에게는 예(禮)나 도(道)를 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무리 예술적 재능이 출중한 천재라 할지라도, 아무리 전도양양한

영재라 할지라도 인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인재는 더 이상 제자로 삼지 않겠노라는

선언이었던 셈이다. 이 이야기는 영재의 ‘존재’ 가치보다는 그 사람의 ‘됨됨이’에 더 큰

가치를 두었음을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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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인기 절정이었던 연속극 ‘허준’을 잊지 못한다. 유의태 선생에게 두 제자가 있었다.

하나는 친아들 도지, 하나는 ‘떠돌이’ 허준. 둘은 난형난제라 할 만큼 의술 분야에 출중한

재능을 가진 인물들이었다. 스승 밑에서 열심히 의술을 배운 두 사람은 어느 날 과거시험을

보러 서울로 떠난다. 상경하던 도중, 둘은 돌림병으로 백성들이 쓰러져 가는 모습을 목도한다.

이때 도지는 백성을 포기하고 서울로 발길을 돌리고, 허준은 과거를 포기하고 남아서

백성들을 돌본다.

과거에 급제한 도지는 직처(職處)가 적힌 첩지를 들고 돌아와 아버지 유의태 선생에게

인사를 올린다. 유의태 선생의 반응이다. “한쪽에선 가던 길도 멈추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

병자를 보살피는데, 바로 내 자식은 병자는 뒷전으로 밀어놓고, 한양 갈 길만 재촉해?

그것이 애비 훈도에 대한 네놈의 대답이더냐! 그래서 따낸 첩지! 그게 그토록 자랑스럽더냐.

울고불고 살려달라는 병자를 외면한 의원이 첩지만 따내면 그 첩지가 무슨 소용이냐!”

옆에서 듣고 있던 아내가 한 마디 거든다. “아니 우리 도지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래요?” 남편의 대답은 추상같다. “물러가시오.” “의원은 영달하는 길이 아니다. 의원은

돈 버는 길이 아니야. 영달에 꿈이 있다면 중국말을 배워 역관이라도 될 것이요, 돈 버는

것에 욕심이 난다면 장사꾼이 될 일이다. 의원의 소임은 병자를 보살피는 것이다. 그것이

첫 번째 소임이다. 둘째도 셋째도 의원의 소임은 그뿐이야! 너는 허준에게 졌다. 제 아무리

내의원의 허울을 둘러봐야 타고난 품성이 그토록 다르니 너는 끝내 허준한테 미치지 못할

것이다.”

도지의 천재성, 허준에게 뒤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 능력을 ‘사람’보다는 자기 영달의 도구로

삼고자 했던 아들에게 유의태 선생은 핏줄임에도 불구하고 스승으로서 매섭게 질책한다.

“중국의 왕희지는 제자들에게 ‘비인부전’이라 했다. 스승의 안목에 합당한 인물이 아니면

함부로 예나 도를 전해 줄 수 없다 했거늘, 난 핏줄에 연연하여, 너의 사람 됨됨이가 그에

미치지 못함을 알면서도 의술을 전했다. 내 잘못이다. 옛 성현의 말씀을 바로 새기지 못한

내 잘못이야. 한양 가는 것을 그만 두도록 해라.”

드라마 속의 짤막한 이 한 대목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영재나 천재들의 올바른

가치관과 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이야기로 연결시켜 해석해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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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학부모들 중에는 자녀들을 각종 영재 반에 넣어 영재교육을 받게

하려고 애쓰는 분들이 적지 않다. 지극히 정상적인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더러 있는 것 같다. 바람직하지 못한 영재 ‘교육관(敎育觀)’은 누구에게도 유익

하지 않다. 영재교육을 마치고 사회로 진출한 많은 영재들, 명실상부한 ‘영재’의

이름으로 적절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되는가? 얼마나 영재교육의

성과에 부합한 삶을 살고 있는가? 그리고 영재로서의 만족감에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부정적인 대답보다는 긍정적인 대답이 넘쳤으면 참으로 좋겠다.

영재는 출세나 부(富)에 대한 관심보다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적절한’ 자리에서

자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그 만족감으로 행복해 하는 그런 가치관을 가지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회적 지위나 부의 크기도 중요하다.

하지만 다방면의 영재들이 자기의 재능을 바탕으로 자아실현에 도전하고 인생의

‘소확행(小確幸)’을 즐기며 감사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중국의 유종원(柳宗元)이 쓴 <종수곽탁타전(種樹郭 駝傳)>이란 글이 있다.

대략의 내용은 이렇다. ‘곱사’ 정원사 곽씨란 자가 있었다. 그는 곱사라는 말이

자기에게 잘 어울린다 싶어 원래 이름도 버리고 스스로 곱사라 불렀다. 그가

만진 나무는 예외 없이 무성하게 자라고 열매도 빨리, 그리고 많이 열렸다.

그 비결을 물었더니 대답은 간단했다. “나무는 본성을 중히 여깁니다. 나무는

뻗어 나가기를 좋아하고, 북을 좋아하며, 본래의 흙을 좋아하고, 단단하게 다져

주기를 좋아합니다. 심을 때는 자식 돌보듯 하지만, 그 뒤로는 버린 듯이

내버려두면 천성이 온전해지고 그 본성을 얻게 됩니다. 나는 나무의 자람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지, 무성하게 할 수도 열매를 일찍, 그리고 많이 맺게 할 수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랑이 너무 지나치고 걱정이 너무

과도하여, 나무를 심은 그 뒷날 죽었는지 껍질을 긁어보고 뿌리가 내렸는지

흔들어보기도 합니다. 그들은 나무를 사랑해서 그런다지만 그건 나무를 해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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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요, 걱정을 해서 그런다지만 그건 나무와 원수가 되는 것이지요.” 이 말을

들은 자가 말한다. “나는 나무 키우는 것을 물었다가, 사람 키우는 방법을 얻게

되었구려.(吾問養樹, 得養人術)”

영재교육,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뒷바라지를 해 주는 것은 부모와

교사의 책임이다. 그러나 조급함으로 그 동량(棟梁)이 빨리, 그리고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무리하게 ‘조장(助長)’을 해 주려 하거나 이러저러한 다른 목적에서

영재교육을 ‘스펙’용으로 활용하려 한다면, 이는 자연스런 성장보다도 못한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영재에게는 다른 경우보다 회복탄력성이 더 강해야 하고 자생력과 뒷심도

강해야 한다. 왜냐면 기대치가 높았다가 성장이 다소 느리거나 장애가 생겼을 때

받게 되는 상처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대단한 영재라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가 뒤에 가서는 존재감도 없이 오히려 평범했던 친구들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회복탄력성과 자생력과 뒷심에 원인이

있었을 수 있다.

영재라고 모든 걸 언제까지나 옆에서 도와주며 길을 가르쳐줄 수는 없다.

나아가야 할 방향과 방법을 제대로 제시해 주고, 동기 부여가 될 만한 희망과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면 그 다음부터는 본인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용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자율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지 싶다.

영재라 할지라도 평범한 자리에서 평범한 일을 하고 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자리 ‘그런’ 일에서도 ‘비범(非凡)’한 능력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도

인생 최고의 행복이 될 수 있다. “산의 가치란 높이에 있지 않고 그 산에 신선이

살고 있으면 그 산이 명산이다(山不在高, 有仙則名).”는 중국 유우석(劉禹錫)

의 말은 우리에게 큰 울림이 되고, 평범함 속의 비범한 행복을 말해 준다. 평범함

속에서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과 행복에 대한 ‘인문정신’이다. 그 중심에 우리 영재들이

함께 뒤섞여 있어도 괜찮을 듯하다. 그 어떤 분야에서든, 그 어떤 지위에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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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 영재가 차고 넘쳤으면 좋겠다. 그러나 어쩌면 이미 가득 차 있는지 모른다. 다만

다양한 소질과 천재성을 가진 그 영재들을 ‘인재’로 알아봐 주는 ‘백락(伯樂)’이 부족할 뿐….

한유(韓愈)가 그랬던가? “세상에 백락이 있고 난 연후에 천리마가 있었던 것, 천리마는

항상 있으되 백락은 항상 있는 게 아니다.(世有伯樂然後, 有千里馬, 千里馬常有, 而伯樂

不常有.)”라고. 오늘 우리 영재교육 현장에 ‘천리마’가 많은가? ‘백락’이 많은가? 그 ‘백락’은

어떤 혜안을 가지고 무엇을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가? 나라의 미래, ‘천리마’보다 ‘백락’에게

달렸다고 말한다면 너무 과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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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익히는데 왜 즐겁지 않을까?조 갑 룡 |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장

3만 년도 더 된 수렵채집시대의 어느 봄날 바이칼호수 인근 마을, 아버지가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열심히 뭔가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 꽃 아랫부분을 만져봐라. 끈적끈적하지!

이 꽃은 독이 있으니 먹으면 안 되고…, 이 뿌리는 맛이 쓰지만 몸에는 좋은 것이다….” 철쭉과

도라지를 설명하면서 독초 구별법을 가르치는 교육 현장이다. 아이는 진지하게 꽃을 만져

보고 요모조모 살피며 뿌리의 맛도 본다. 생사가 달린 삶의 현장, 치열하게 생존방식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스스로 힘이 생기고 세상과의 관계를 알아갔을 것이다. 이것이

교육의 근원적 형식이다. 우리 아이들, 덜 가르치고 더 많이 고민하게 하자. 꿈꾸고 상상하고

문제를 발견하고 진지하게 질문하게 해야 한다. 교육은 결국 세상을 얼마만큼 많이 해석해

내는가의 문제다. 기억이 아니라 활동함으로써 스스로 삶의 기술을 터득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아이들 삶의 영토를 넓히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대학입시 자기소개서에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

‘배려나눔협력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라는 3개의 문항이 있는데, 공통으로 거기에서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되어 있다. 예나 지금이나 ‘교육은 세상을

배우고 느끼면서 삶을 깨달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배운다. 엄마와의 교감, 뒤집기, 앉기, 서기, 걷기 등 매 순간이

감동이다. 아는 것과 터득하는 것이 나란히 가는 삶의 현장이다. 매일 새로운 것을 만나 하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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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이 없으니 살맛나는 것이다. 몸으로 연습하고 그것을 깨달았을 때 오는

경이로움이 삶을 재미있게 이끈다. 이것이 생명의 존재 양식이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 배움의 길에 들어서면서부터 학교와 학원에서 그렇게

공부를 많이 하는데도 삶이 팍팍하다. 선행학습을 성취도로 착각하면서 어디에

쓰는지, 왜 필요한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미적분을 풀고 있으니 감동과 재미가

없다. 선행학습은 성장촉진제에 불과하다. 잠깐 웃자라게 할 뿐이다. 우리의 삶,

선행학습이 되던가? 안데르센의 동화 ‘전나무’에 나오는 어린 전나무가 오로지

빨리 커야겠다는 데만 급급하다가 다른 웃자란 나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용으로 팔려간 장면이 아른거린다. 결국 삶이 생략되고 깨달음이 없는,

더 나아가 써먹을 데가 없는 진학을 위한 공부에만 빠져 있으니 따분해지는 것이다.

내 초등학교 시절은 등교하는 데 1시간 이상이 걸렸다. 논길을 걸어 개울을

건너고 고개를 넘는다. 내리막길을 쏜살같이 달려 겨우 지각을 면하지만 보리밥

몇 숟가락 먹은 것은 흔적도 없이 배가 고팠다. 왜 학교에 가느냐고 물으면

‘선생님께 배울 수 있고 친구들과 놀 수 있어서’라고 대답했다. 참으로 힘들었던

등굣길이었지만 삶을 배우고 함께 놀기 위해서 4~5㎞를 걸어서 등교하였다.

학교를 오가는 2~3시간의 그 길은 우리들에게 단순한 등굣길이 아니었다. 꽃과

나비와 하늘의 변화에 대하여 어렴풋이 원리를 깨닫고, 자연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면서 친구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가슴을 익혔다. 지금은 그 시절에 비해

천지가 개벽할 만큼 발달된 지능사회가 되었지만 개인 수준에서는 스마트폰으로

게임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지금의 아이들보다 60~70년 전 그 아이들이 더

지혜로웠을지도 모른다. 배우면 배울수록 더 자유로워지고, 배움 그 자체가

삶이었으니까. 그 시절 우리들의 그 등굣길은 길 끝에 희망이 기다리는, 꿈을 향해

가는 길이었다.

몇 년 전, 외손주의 첫 뒤집기 동영상을 ‘지호는 뒤집기를 통해서 사는 맛을

알았다’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렸다(꼭 한 번 보시라). ‘…이번에는 오른팔로

방바닥을 누르고 고개를 치켜든다. 오른발이 힘차게 방바닥을 두드린다.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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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초 만에 성공했다. 스스로 뒤집도록 기다려준 엄마의 인내와 손주 녀석의 집념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자식의 발버둥을 정성껏 지켜봐 준 오늘 이 순간의 엄마가

세월이 흐른 후에도 과연 그럴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는 해설과 함께.

아이들의 성취감마저도 빼앗아 가버리고 기다려 줄 줄 모르는 부모들, 입시와

취업을 위한 공부를 삶에 대한 공부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더 좋은

성적을 받으면 그것이 돈으로 연결되고, 돈이 아니라면 선택의 기회로, 혹은 보다

나은 삶으로 이어진다는 막연한 믿음으로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작년 3월에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지호 누나에게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서

나팔꽃을 키우면서 자세히 관찰하고 그 결과를 글로 써봐라./ 5개 이상의 별자리를

알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친구 20명을 선정하여 그들이 읽은 책 제목을 다

쓰고, 네가 읽은 책과 비교하여라./ 인공지능 로봇과 어떻게 같이 살 것인지

생각해 보아라…’ 등의 미션을 주었다. 배움의 과정을 실생활과 연관 지어 더욱

의미 있고 재미있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배우는 것은 내가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니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과연

그러한지 아이들에게 물어보자, 배우는 게 즐거우냐고.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배우고 익힌 것들이 내 삶에 별로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대

수렵채집 시대의 아이들은 매일 매일 식량을 찾는 일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주위의 동식물은 물론 자기 신체와 감각이라는 내부 세계에 대해서도

완벽히 터득했을 것이며 배우고 익힌 것들을 바로 내 삶에 써먹을 수 있었으니

얼마나 진지하고 흥미로웠겠는가. 자연과 교감하며 등교하고 친구들과 더불어

놀며 하늘과 땅의 이치를, 사람들과의 관계를 깨달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배움의 길이고 자기 삶이 깊어지는 공부라는 걸 오늘 또 생각하게 된다.

배우고 익히는 것이 기쁨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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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PHOTO

EDUCATION

BOOK

• 우리 집에 영재 있다 조 현 영 ㅣ 아트 앤 소울 예술강의기획 대표

• 실패에서 배우는 것들 김 홍 희 ㅣ 사진작가, 사진집단 일우 지도교수

• 모든 영재를 위한 교육: 미성취영재의 어려움을 들여다보다 송 용 준 ㅣ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 전임연구원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김 학 범 ㅣ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 전임연구원

BIGEP For You 2019•Vol.11•No. 2

따뜻하고깊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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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EP For You 2019•Vol.11•No. 2 BIGEP For You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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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은 영재일까“자긴 좋겠다! 아들이 영재 합격했다며? 공부를 어떻게 시키면 합격하나? 진짜 부럽네!”

아는 엄마의 이 말은 전부 칭찬으로 듣기엔 걸러야 할 뉘앙스가 많았다. 진짜 부럽다고는

했지만 사실 그 말의 함의는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했다. 어떻게 공부를 시키느냐는 질문은

더욱 무의미했다. 시킨 게 없으니 할 말이 없다. 영재 대비반에 다니며 제대로 시켰어야

했을까? 내가 보기에 우리 아이는 영재라기보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즐기는 재밌는 아이다. 지금은 초등학생이라 이런 것이 의미 있겠지만, 진정 영재중이나

영재고를 준비한다면 턱없이 부족한 성적으로 나가떨어질지도 모른다. 그런 시험에서

내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은 숫자로 환원되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선 그 무엇보다도 시험

성적으로 나오는 숫자가 갖는 의미가 크니까.

‘영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주제로 좋은 글을 써달라는 원고 청탁 전화를 받았던

그 시간, 정말 우연이지만 난 학교 엄마들과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내가 일을 하고 있기에

이런 모임에 참여하는 게 좀처럼 쉽진 않지만,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회장이 되는 바람에

모임 개최 및 참여 또한 엄마의 의무였다. 아이의 나이를 차치하고 모든 대한민국 엄마들

대화의 끝은 언제나 기승전 교육이다. 일상적인 안부를 묻고 각자 신변에 대한 소소한 얘기가

우리 집에 영재 있다조 현 영 | 아트 앤 소울 예술강의기획 대표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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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 무렵 누군가 슬슬 학원 이야기를 꺼낸다. 그러면 결국 대화는 입시로 종결된다. 그때

나누던 대화와 원고 청탁전화의 접점은 오묘한 일치감을 형성했다.

과연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영재가 영재에게아들이 영재학급에 합격했다. 물론 아직

아이가 어려서 엄청난 수준의 시험에 합격

했다고 하긴 뭐하지만, 교내 영재 수업을

시작으로 영재학교의 준비가 시작한다는

수순을 따르자면 나도 이제 그 대열에 동참

한 것이다. 내가 사는 동네 특성상 교육에

대한 특히 영재에 관한 관심과 노력은 하늘을

찌른다. 대한민국 어디라고 교육에 관심이

없겠냐만 텔레비전에 자주 등장하는 그 동네 한복판에서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선 여러모로

고민거리가 많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누구나 다 영재를 꿈꾸진 않았다. 물론 될 수도 없었다. 자고로 영재란

사전적 의미 그대로 어느 분야에서 뛰어난 재주를 가진 아이들을 말한다. 그렇기에 누가

봐도 머리가 영리하거나, 엄청난 집중력과 뛰어난 암기력을 갖고 있거나, 대단한 예체능적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게 당연한 건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요즘은 잘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 그러는 와중에도 또 영재는 존재

하니 이건 울트라 초특급 영재만이

이 시대의 진정한 영재 좌에 앉을 수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수학, 과학, 예능

영재들의 인생은 녹록지 않다.

출처 : 서울영재교육(https://sge.ssp.re.kr/index.do)

출처 : 서울영재교육(https://sge.ssp.re.kr/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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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이 음악이니 당연히 음악영재는 훨씬 더 쉽게 구분된다.

예술중이나 예술고 또는 대학의 부설 영재클래스 입시를 준비한다며 레슨 오

는 아이들을 보면 확연히 보인다. 그런 아이들의 대부분은 악기를 하기에 월등

히 좋은 신체적인 조건을 갖고 있고, 악기를 4~5세부터 일찍 시작한 아이들이

많다. 더불어 교육받기 좋은 환경과 아이의 자발적 호기심 그리고 열정과 노력

하는 끈기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영재의 기본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하지만

선생님인 내 입장에서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의 능력과 함께 유심히 관찰

하는 것은 엄마의 성품과 아이의 인성이다.

영재를 잘 키우려면 엄마도 영재엄마로서의 자격이 필요하다. 바로 영재다움을

알아보는 지혜와 영재를 지켜봐 줄 수 있는 여유로움이다. 반대로 아이를 맡기는

학부형들도 가능하다면 영재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능력과 성품 그리고 유머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예체능은 주로 개인적으로 레슨 선생님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부분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내가 말하는 예체능

선생님의 능력은 본인의 능력과는 의미가 좀 다르다. 영재를 가르치기에

합당한 인격적인 능력을 의미한다. 영재를 가르칠 정도의 선생님이라면 이미

선생님의 업무역량은 충분하다. 다만 선생님도 영재였기에 영재를 잘 알아보고,

그런 영재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이때 선생님의 성품과

유머가 톡톡히 한몫을 한다. 선생님도, 부모도, 학생도 우리 모두 스스로 때론

서로에게 조금 더 객관적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기가 가르치기 힘든 범위의

뛰어난 영재라면 기꺼이 아이와 맞는 다른 선생님께 안내해야 한다.

영재가 진정한 영재로 자라려면아이가 영재학급 시험을 준비할 때 받은 안내서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잠재성이 있다고 판단되고 영재학급 지원을 희망하는 경우 담임교사의 관찰

추천을 받아 지원할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이 과제집착력, 창의성, 해당 영역의

학문적성 능력 등이 뛰어나다고 판단되는 경우 추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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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다. 누구나 영재가 되고 싶다고 될 수는 없다. 일단 영재인지

아닌지의 구분은 가까이 옆에서! 충분히! 관찰해야 한다. 잠재성과 학생의 과제

집착력, 창의성, 학문적성 능력들이 모두 고려의 대상이 된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 부모의 역할은 더할 나위 없다.

내 아이의 능력, 성정, 인성 등을 기간을 두고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난 개인적으로 영재가 잘 크기 위해서는 이 기본 전제조건과 더불어 아이의

사회성도 함께 존재해야 한다고 본다. 영재교육 받다가 오히려 불안해지고

불편해져서 더 안 좋게 되는 경우를 허다하게 봤다. 아이가 혼자만 사는 세상이

아니므로 아이의 영재성이 빛을 발하려면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도 꼭 신경을

써야 한다. 아이 혼자 힘들다면 그 부족한 역량을 부모와 선생님이 함께 도와야

한다. 영재 학생도 가르치는 영재선생님도 사실은 모두 사회적 관계 속에서

소통과 공감이 잘 됐을 때 좋은 에너지가 충족된다.

20대에 독일에서 공부하면서 수많은 예술 영재들을 지켜봤다. 한국에서

난다 긴다 하는 예술 영재부터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예술 영재들까지 모두

봤다. 그 친구들 중엔 지금 한국에 와서 교수를 하고 있는 친구도 있고, 그냥

외국에 머무르는 친구들도 있다. 누구의 삶이 더 멋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각자

자기다움을 갖고 활동하는 친구들이 참 좋아 보인다. 다만 한 가지 그들이 외국의

예술 영재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면 더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저것

눈치 보고, 이외의 일을 생각하느라. 영재가 그 특별한 능력을 펼치기 위해서는

상당한 용기와 자유로움이 필요하다. 사회의 불편한 조건에 맞닥뜨릴 용기가

필요하고, 나의 영재성을 펼칠 자유로움을 기꺼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돈과

사회적인 지위와 남들의 시선에 나의 영재성을 소멸시켜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대부분 스스로 잘한다. 부모가 급한 마음에 이것저것 시키다 보면

아이는 한 없이 부족한 사람이 된다. 아이가 스스로를 채울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선생님도 답을 말해주기보다는 아이가 답을 찾을 수 있게 옆에서 진정한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같이 걸어가야 한다. 급하게 서두르고 더 많이 더 대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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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를 내기 위해 안달하면 안 된다. 내가 봤던 영재를 키웠던 사람들은 각각의 영재들이

가장 자기다운 영재가 될 때까지 옆에서 질문을 던져주고, 때론 영재의 질문에 자신의

진정한 의견을 공유하며 영재가 영재를 영재답게 대해줬다. 영화 ‘뷰티플 마인드’,

‘위플래시’. ‘죽은 시인의 사회’ 와 ‘굿 윌 헌팅’에서도 우린 좋은 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진정 영재는 어떻게 키워져야 하는지 쉽게 볼 수 있다.

우리 영재들은 각자의 자기다움과 지켜보는 이의 기다림, 마지막으로 영재를 지켜주는

사회의 자유로움만 있다면 전 세계 어디서든 훌륭하게 자기 자리를 지켜나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혹여 영재가 끝까지 영재가 되지 못하더라도 인생이 결코 실패한 것은 아니다.

우리 집 영재는 이미 나에게 영원한 영재이기에.

마지막으로 내 아이의 이야기에서부터 이런저런 개인적인 소회를 읊는 것 같지만 이 글이

나에게도, 영재를 키우는 부모님께도, 영재를 담당하는 선생님에게도 작으나마 공감을

일으킨다면 더없이 기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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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실패하지 않는 법을 가르치는 곳입니다. 실패하지 않는 법을 가르친다는 것은

곧 사람들이 학교 내에서 무수히 많은 실패를 경험한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우리에게

실패란 새로운 것에 익숙해지는 과정입니다. 그러니까 실패는 결과가 아니라 익숙해지는

과정이라는 말이 됩니다.

저는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 무수한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실패를 하고 현상을 하면서 실패를 하고 인화를 하면서 또 실패했습니다. 그 실패의 연속을

통해 다듬어지고 숙련되면서 이제는 실패하지 않습니다. 지금 실패하지 않는 것은 수많은

실패의 열매입니다.

실패 없는 숙련은 없고 실패 없는 열매는 없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장의

원고를 메우기 위해 수십 장의 원고를 찢습니다. 다 실패했기 때문이지요. 그런 실패의

과정을 통해 수십 장의 원고가 한 장으로 압축됩니다. 산만하던 생각이 정리됩니다. 산발적

이기만 하던 발상이 논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글쓰기는 단순히 글만 쓰는 행위가 아닙니다.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일목요연하게 말할

수 있게 하며 문자로 고정할 수 있게 합니다. 이것은 우주의 알 수 없는 신비를 일목요연하게

실패에서 배우는 것들김 홍 희 | 사진작가 / 사진집단 일우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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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는 것과 닮았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기 생각을 정리할 뿐 아니라

후대에 지식으로 물려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글쓰기는 사유의 훈련이고 생각의 정리이며 후대의 자산을 생산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실패 속에서 영그는 한여름의 열매와 같은

것들입니다.

실패는 열매를 익히는 햇살과 같습니다. 우리는 따뜻한 햇살은 사랑하나 실패는

두려워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실패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실패와 친숙해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것은 낯설고 서툴기 때문입니다. 공부가 그렇고 예술이 그렇고 인생이

그렇습니다.

실패가 없으면 좌절이 없습니다. 좌절이 없으면 분노가 없습니다. 분노가

없으면 재기가 없습니다. 재기가 없으면 자신 속 불굴의 의지를 만날 수 없습니다.

불굴의 의지는 실패에서만 만날 수 있습니다. 불굴의 의지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용기입니다. 신념입니다. 이런 것과 만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좌절이 두려운 것입니다. 좌절이 두려운 사람은

자신의 분노를 끌어내고 승화시키는 법을 배울 수 없습니다. 진정한 분노를

만나지 못하면 재기의 위대한 신화를 만들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재기의 위대한

신화는 불굴의 의지에서 온다는 것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실패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인생에서 놓치는 셈이 됩니다.

많은 사람은 성공을 바랍니다. 성공에는 사회적 성공이 있고 개인적 성공이

있습니다. 사회적 성공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칭찬하는 성공입니다. 그것이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이고 개인적으로 바라던 삶이라면 이 성공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성공한 삶의 표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 성공은 사회가 말하는 성공의 기준과는 상관이 없이 스스로 전혀

부끄러움이 없는 성공을 말합니다. 사회적으로는 주목을 받지 못하더라도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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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추호의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말합니다. 자신에게 되물어 부끄러움이

없는 삶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칭찬과는 상관없이

추호도 부끄러움이 없는 자신의 삶을 살기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고요하게

빛을 발합니다. 스스로 존재를 밝힙니다. 주위를 평안하게 하고 맑은 에너지를

돌게 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행복을 느끼고 그 행복이 다른 사람에 전이

됩니다. 자신도 고요하지만 남도 바쁜 일상에서 인생을 돌아보게 합니다.

스스로 성공한 사람은 진정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줍니다. 세상에 흔들리고 세상의 평판에 기분이 좌우되는 삶이 아니라 안으로

고요하고 밖으로 맑은 에너지를 분출하는 스스로 성공한 삶.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이런 삶은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보면 엄청난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패는 성공을 부르는 연마기이기 때문입니다. 실패 없이는

성공도 없고 그 열매도 달지 않습니다. 실패를 무릎 쓰고 도전한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삶은 우리의 선택으로 채워집니다. 실패로부터 달아나는 삶은 내용이

없습니다. 실패를 이긴 삶은 내용이 풍요로워집니다. 이러한 내용은 인생의

경험으로 다음 일에 좋은 가늠자 역할을 합니다. 실패가 없는 사람은 이런

가늠자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수많은 가늠자를 가진 사람과 실패 속에서 어떤 가늠자도 없는 사람을

상상해 보십시오. 누가 그 실패를 빨리 극복하고 자신의 미래를 향해 뛰어갈 수

있겠습니까.

학교는 실패하지 않는 법을 가르치는 곳입니다. 그것은 곧 여러분들의 시절은

실패를 연속하는 시절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거기에는 여러분의 실패를 도와줄

훌륭하신 선생님이 있고 집안의 어른들의 보살핌이 있으며 실패를 아량으로

받아들이는 현실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같은 실패를 한다고 해도 학창 시절의 실패와 사회에서의 실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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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습니다. 실패는 지금 하셔야 합니다. 그러면서 실패하지 않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그리고 선생님과 학부모님들은 아이가 실패하는 것을 너무 나무라서도 안 됩니다. 아이들

은 지금이야말로 실패하기 아주 좋은 시절이기 때문입니다. 학창시절이야 말고 실패하면서

실패하지 않는 법과 실패를 극복하는 법을 익히는 시절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한 번의 실패도 없던 모범생이 사회에 나와 단 한 번의 실패로 인생을 망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학생은 물론 부모님들도 아이의 실패를 두려워 말고 함께

극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부모와 아이 사이 신뢰의 길입니다.

아이의 실패를 아이와 함께 극복하는 아름다운 가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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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 가정이라는 현실에 실망해서 혹은, 주변의 선입견 때문에 아이가 자신의 꿈을

미처 펼쳐보기도 전에 미리 포기하거나 짓밟히는 일이 없도록 해 주고 싶었습니다. … 그러

나 꿈과 현실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고 경제적 차이의 벽은 제가 넘기엔 너무나도 높고 견고

했습니다.

2019.4 한 부모 가정의 영재학생 어머님과의 인터뷰 중에서…

자녀를 양육한다는 것은 모든 부모에게 주어진 풀기 어려운 숙제와 같다. 세상을 살아

오면서 스스로 느꼈던 수많은 어려움과 위기, 그 속에서 느꼈던 실망과 좌절, 그리고 고난을

내 아이에게만큼은 되풀이시키지 않겠다는 마음이 얼마나 크겠는가! 그러므로 세상의 모든

부모는 아이와 세상을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연결해주기 위해 지금도 매 순간 부단히 노력

하고 있다. 이러한 부모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우리는 이 거친 세상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되며 훗날, 나 또한 부모의 위치가 되어 부모가

헌신했던 그 노력의 깊이를 자녀에게 고스란히 전하게 된다. 2013년 개봉한 한 가족영화의

제목처럼 우리는 그렇게 아버지가 되고, 어머니가 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있다. 이는 자녀

교육의 책임이 비단 부모에게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뜻한다. 자녀의 올바른 성장은

모든 영재를 위한 교육: 미성취영재의 어려움을 들여다보다.송 용 준 |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 전임연구원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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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부모의 자랑과 뿌듯함이라는 개인적인 만족에 그치는 것이 아닌 올바른

사회 구성원을 길러냄으로써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처럼 다양성과 복잡성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자녀 교육은

더 많은 노력과 수고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학교와 가정과 사회가 우리 아이들을

온전하게 기르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학교는 기본적으로 교육의 보편성과 형평성을 강조하고 있다. 가정은 사회

경제적 지위에 의해 교육의 불평등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적어도 학교에서만큼은 부모의 지위와 경제력에 관계없이 동등한

교육 서비스를 받도록 해야 하며 이러한 교육에서의 평등은 지금까지 우리

교육을 지배해온 가장 기본적인 논리 중 하나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교육의 평등에서 한 가지 의문을 품게 된다. 그렇다면,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적 평등인가?

학생들은 저마다 타고난 기질과 소질의 방향과 정도의 차이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교육은 모든 학생에게 동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함과 더불어 이러한

학생들 개개인의 소질과 개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자처럼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교육의 기회가 제공되어야 함을 허용적 평등이라고

하고, 후자처럼 사회경제적 제약기반을 제거하는 입장을 보장적 평등이라고

한다. 영재교육을 엘리트교육이나 수월성교육이라는 논리로 배척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교육의 평등을 허용적 평등에만 국한지어 생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장적 평등의 입장에서 살펴보자면 영재교육은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교육기본법 제3조에

입각한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영재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은 이들에게 특별한 교육적

서비스를 굳이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진다. 이들은 영재

교육을 장애 및 학습부진아들을 위한 특수교육과 비교하며, 장애로 인해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학생과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재능을 지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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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동일 선상으로 간주하는 것이 보장적 평등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영재의 특성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일 수 있다. 사람들은

영재들이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으므로 학습하는 방법에 대한 훈련 없이도 저절로 학습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반 학생과 마찬가지로 영재학생 또한 타고난 재능을 발현

시키거나 계발시키기 위해서는 교육내용과 방법에 대한 안내와 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일반학생과 다른 심리적 특성으로 인해 영재들도 일상생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실제로 영재를 자녀로 둔 부모들은 일반 학생과는 다른 그들의 특성으로 인해 양육의

과정에서의 장기간 불안이나 걱정과 같은 심리적인 고통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영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교사나 또래들에 의해, 우리 아이의 다소 독특한

행동이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을까? 그런 따가운 시선 때문에 혹여 아이가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지는 않을까? 내가 지금 아이를 위해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아이의 재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과연 내가 아이를 위해 지금 제대로 하고 있긴 한 건가? 이러한 물음은

영재 부모들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더군다나 영재들은 일반 학생에 비해 정서적 민감성이

높기 때문에 부모가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자녀의 정서적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영재교육에서의 방점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의 크기가 아니라 이러한

재능의 발현을 위해 제공해주어야 할 차별화된 교육 서비스에 있다.

2000년 영재교육진흥법과 2002년 시행령이 마련된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은 영재학생들의 특별한 재능을 발현하기 위한 차별화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리고 과학고의 영재학교 전환, 교사관찰추천제의 정착, 영재

교육 수혜율 2% 달성 등 많은 성과를 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양적, 질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재교육의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이러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자신의

영재성을 발현시키지 못한 영재들을 우리는 미성취영재라고 부른다.

미성취영재란 잠재적 능력은 뛰어나나 다양한 이유로 인해 실제 수행능력이 이에 미치지

못해 영재로 판별되지 못하는 경우를 일컫는 용어이다. 학습을 노력과 결과(성취)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생각할 경우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상태를 정상적인

영재라고 한다면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없게 되는 상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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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취영재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미성취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지만 크게 부모의 양육방식이나 가족의 붕괴,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 형제

자매간 능력의 차이에 따른 열등감과 같은 가정 내에서의 원인과 경쟁적인

교육구조나 교사의 낮은 기대, 장애 및 인종적 차별,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교육과정과 같은 학교 밖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영재들은 특정 분야에 높은 재능을 지니고 있으므로 높은 자아존중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미성취영재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장벽으로 인해 높은 재능이

높은 성취로 이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학습에 대한 의지가 꺾이면서 오히려

자아존중감이 낮아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가 반복되면, 설령 학습에서의

성공을 경험하더라도 이를 우연에 의한 결과로 여기는 반면, 실패의 경험은

자신의 능력 부족으로 인식하면서 학습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또한 영재들은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유가 어찌 되었든 간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여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점점 커지면 미성취영재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애초에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려 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오는 욕구불만은 미성취영재들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발생시킨다. 결국 미성취영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것이 심해지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발생하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화풀이 대상으로 기존의 모든 권위에 대해

무차별적인 반항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미성취영재에도 종류나 유형이 있을까? 지금부터는 미성취 영재를

여자 영재, 이중특수영재(장애영재), 소외계층 영재로 구분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여자 영재가 미성취영재로 구분되는 이유는 남자에 비해 낮은 영재교육기관의

참여율에서부터 생각해볼 수 있다. 2018년을 기준으로 영재교육기관의

여학생 참여율은 약 40%이다. 남아선호사상이 주춤해지면서 학령기 인구의

성비가 비슷해지고 있는 최근의 추세에 비추어 볼 때 다소 낮은 수치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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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심한 불균형이라고 하기는 다소 애매한 수치이다. 그런데 이를 영재교육기관에

따른 성비로 세분화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초 중학교 중심인 영재학급(43.6%)이나

영재교육원(39.2%)과 비교하면 과학고(25.6%)나 영재학교(14.7%)의 여학생 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것이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수한 언어능력과 빠른 발달속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연령이 낮을 때에는 영재로 판별될 가능성이 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영재

교육에서 제외되거나 탈락되는 경우가 많아진 셈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수학과 과학

교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사실 여성의 능력은 남성의 능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는 생물학적인 차이가 아닌 사회문화적 인식 때문에 유발된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의 남자다움은 공격성, 야망, 분석적 능력, 고집, 경쟁의식과 같은 단어로

상징되는 반면, 여자다움은 애정, 동정, 부드러움, 수줍음, 이해심, 온화함과 같은 단어들로

대변된다. 사회에서 은연중에 여성에게 온순함이나 순응성과 같은 가치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가 여자 영재의 미성취에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여성의 수학적 능력이 남성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도 따지고 보면 능력의 차이보다는 수학을 잘하는 여자는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회적 선입견,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수학을 잘할 것이라는 주변의 기대와

요인으로 인해 생겨난 고정관념일 수 있다. 특히 아동기의 놀이 활동을 보면 남자아이의

놀이 도구 및 활동은 여자아이의 그것보다 시-공간 개발능력 개발에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높은 지능과 성취지향성 역시 남성적인 특성으로 간주함에 따라, 여성들이 지나치게

성취에 빠진 것을 스스로 여성스럽지 못한 것으로 인식하게끔 만들었다. 결국, 여자 영재의

미성취는 능력의 부족이 아닌 사회에 의해 자기 능력에 대한 인식이 낮도록 길러진 탓이다.

두 번째로 살펴볼 대상은 이중 특수영재이다. 이중 특수영재는 한 아동이 영재성과

장애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는 경우를 일컫는 용어이다. 이중 특수영재의 가장 큰

문제는 판별이 어렵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영재성과 장애라는 상반된 개념이 한 사

람에게 동시에 나타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중 특수영재는 이 중

우세하게 드러나는 한 가지 성향으로만 판별될 가능성이 크며, 상대적으로 덜

드러난 다른 쪽의 성향이 드러난 쪽의 처치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여 어느 쪽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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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영재로 판별되어 차별화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내재된 장애로 인해 효과를 얻지 못하며,

장애로 진단받지도 못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도 받지 못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영재성과 장애가 상쇄되어 그 어느 쪽으로도

판별이나 진단을 받지 못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중특수영재의 판별을 위해서

는 교사나 부모의 보다 면밀한 주의와 선입견 없는 관찰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살펴볼 대상은 소외계층 영재이다. 우리는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소외계층, 또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라는 용어로

지칭한다. 그런데 영재교육에서의 소외계층은 일반적인 소외계층과는 약간

다르게 해석된다. 영재교육에서의 ‘소외’란 영재교육 프로그램에서 있어 특정

집단이 원래의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보다 낮은 비율로 선발되는 현상을

뜻한다. 인종이나 경제 수준, 성별 등 모든 사회집단별로 영재가 출현할 확률이

동일하다고 전제한다면 영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영재들의 비율도

비슷해야 하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이 소외되어 있다고 보는

견해이다. 이에 영재교육진흥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소외계층의 범위는 사회

경제적으로 지위가 낮은 학생, 다문화가정의 학생, 장애가 있는 학생, 북한 이

탈 주민과 같은 일반적인 소외계층과 지리적으로 영재교육의 접근성이 제한된

도서벽지의 학생이나 기타 특정 영역에서 수혜가 부진한 학생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렇듯 미성취영재들은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영재성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자아실현이라는 개인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를 이끄는 유능한 인재를 사장시킨다는 국가적 측면에서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이들이 미성취 요인을 극복하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Rimm(2008)은 이러한

미성취요인의 극복을 위한 6가지의 단계를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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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미성취의 유형이나 정도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그런 다음 진단의 결과를

부모와 교사, 당사자와 공유하여 미성취영재의 문제행동이 더 이상 강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충분한 의사소통은 미성취영재로 하여금 자신의 성취능력에 대한 믿음을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주변인들이 자신의 재능이나 능력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서 미성취영재도 스스로 자신의 능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감이 한층 높아진 시점에 모델링 할 수 있는 대상의 등장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모델링의 대상은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성취를 이룬 사람이다. 이들과의 장기적인 접촉은 앞선 단계에서 조성된 미성취

영재의 자아존중감에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게 미성취 극복을 위한 개인 내적

준비가 완료되면 이제는 그 동안 몸에 밴 소극적인 수업 참여, 미숙한 과제수행, 공부 기술과

같은 학습기술의 결함을 수정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미성취영재가 학습에 대한

동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부모와 교사가 적절한 강화(보상)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미성취영재를 위해 우리가 현재 진행하고 프로그램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대표적인 것으로

“영재키움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영재키움 프로젝트는 사회 경제적

이유로 교육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던

소외계층 학생들이 잠재력을

충분히 발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적으로 기획된 교육부의 프로젝트 사진출처. 교육부 공식 블로그 (https://if-blog.tistory.com/8089)

➍ 역할모델과의 동일시

➎ 학습 기술의 결함 수정

➏ 가정/학교에서의 강화 수정

➊ 평 가

➋ 의 사 소 통

➌ 타인의 기대 전환

미성취 영재 극복을 위한 Rimm의 6단계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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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기존의 지원 사업이 수강료 지원 등으로 한정되어 이들에게 맞는

지원이 부족하였다는 문제점을 바탕으로, 시도교육청과 협력하여 소외

계층 학생들에게 각각의 특성을 고려한 영재성 발현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장기적인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과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시작되었다. 소외계층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및 자아존중감 회복을

위한 일대일 멘토의 지원, 찾아가는 영재교육 프로그램, 방학 중 집중 캠프

등의 세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으며, 문화적 결핍이 있는 학생들을 위한

국책연구단지 및 우수기업방문, 진로체험 등도 제공되고 있다. 2018년에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의 소외계층 영재 400명이 대상자로

선정되었으며, 이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아빠의 빈자리가 항상 걱정이었는데 남자 선생님들과 프로그램을 하게 되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더구나 같은 반에 형들이 많아 좋아했고, 또래 친구들도

과학에 관심이 많아 대화가 잘 통한다고 많이 좋아하였습니다. … 행여 사랑이

(가명)가 사교육을 받은 친구들과 차이가 생길까봐 참여했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아이도 창피해하기 보다는 신이 나서 다녀서 저 또한 마음이 놓였습니다.

앞에서 소개했던 한 부모 가정의 영재학생 어머님의 인터뷰 중 한 부분을

다시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이 학생은 위에서 소개한 영재키움

프로젝트를 통해 저와 인연을 맺어 2년째 멘토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학생이 앞으로 얼마나 자아존중감을 회복할 수 있을지, 과연 사회에 던져

졌을 때 자신의 날개를 펴고 마음껏 날아갈 수 있을지, 자녀의 미성취가 자신의

잘못인 양 늘 무거운 죄책감을 가슴에 품고 살고 계신 어머님의 마음 속 짐을

얼마나 덜어드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시도조차 하지 않은 곳에서

희망이 피어날 리는 만무하다. 드라마틱한 변화가 중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이들이 타고난 재능으로 인해 오히려 고통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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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이 넘쳐나는 지금, 어디에선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렵다. 간혹 언론이나

기구를 통해 아프리카 아이들의 배고픔으로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접할 때면 ‘유엔과 국제 NGO

나 자선단체와 후원자들이 도와주고 있으니 점차 나아지고 있겠지’라며 ‘아주 낭만적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한 해 동안 3,000만 명 이상이 ‘심각한 기아상태’에 있으며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숫자를 합치면 기아 인구는 약 8억 2,800만 명 정도로 8

억 5,000만이 굶주림에 살아가고 있다. 부끄럽게도 기아에 대한 배경도, 구체적인 원인과

끔찍한 결과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막연한 이상과 현실에서 동떨어진 낭만으로 침

묵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유엔 식량 특별 조사관으로 일한 아버지가 아들에게 자신이 경험한 기아의 진실을

대화하듯이 이야기하면서 기아 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원인들에 대해 쉽게 설명하고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김 학 범 |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 전임연구원

BOOK

저자: 장 지글러 / 출판사 : 갈라파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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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이 책을 통해 정치적인 문제와 전쟁으로 구호 활동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빈부의 격차와 불평등의 가중으로 인해 부자들의

쓰레기가 가난한 사람의 먹을거리가 되고, 기아를 테러와 무기로 사용하는

나라, 기업의 횡포와 자연환경의 파괴로 인한 사막화로 토지생산력이 감소되는

등의 다양하고 복잡한 이유로 인간의 생사가 결정될 수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기아를 해결하기 위해 아옌데와 상카라, 두 인물이 기아를 유발하는 거대한

배후 세력과 복잡한 인과 관계를 무너뜨리려 개혁을 시도하였지만 사회 구조적

문제로 자국민에 의해 자멸되어 실패한 사실에 무력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 변화에 희망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북한의 기근을 돕기 위한 원조가 비록

지배층에 의해 가로채지는 모순이 있더라도 한 아이의 생명이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것임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은 바로 인간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아이들에게 미래 사회에

리더로서 첨단 과학기술을 익히고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게 하는 교육만으로는

정의로운 훌륭한 사회 구성원이 되기를 ‘아주 낭만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

최선일까? 인간은 다른 사람이 처한 고통에 함께 아파할 수 있는 유일한

생물이기에 아이들에게 교육을 통해 공감 능력이 자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이 책이 우리 아이들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는 의식을 갖추어 더 나은 공동의 세상을 만드는

작은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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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프로젝트로 핵심역량 기르기 이 경 래ㅣ 화정초등학교 교사, 북부영재교육원 발명지도강사

•이스라엘 정원엔 잡초가 없다 이 강 영ㅣ 충북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영재의 탐구심을 자극하라 구한나리ㅣ 부산과학고등학교 교사

•영재교육을 다시 생각하다 윤 성 혜ㅣ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 선임연구원

•2019년도 영재교육진흥원 직원 사진 콘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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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게 할 것인가? = 무엇을 배워야 할까?국제 학생창의력올림피아드(DI),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OM), 대한민국 학생창의력 챔피언

대회 등 창의력 대회는 팀 프로젝트 기반의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대회로 참가

학생들이 문제해결력, 협동정신, 도전정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대회이다. 여러

연구에서 팀 프로젝트 중심 창의력 문제해결력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창의력 신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이경화, 박춘성, 2013; 이명숙, 전명남, 허유, 2013)

또한 창의적 문제해결 팀 프로젝트 프로그램(CPSTP)은 창의적 능력과 그 하위변인인

상상력, 정교성, 독창성, 사고의 민감성, 유창성 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이 있으며,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수업만족도 또한 높게 나타났음이 확인되었다.(양영모, 2017)

이런 점을 반영하여 이번 2박 3일간의 초등학교 영재교육대상자 상상실현(I&D) 캠프는

부산광역시 영재교육원 소속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팀 프로젝트에 기반한 DI(Destination

Imagination) 도전과제를 해결해 나감으로써 창의적 문제해결 과정을 경험하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중요한 역량을 기르는데 주안점을 둔다.

특히 팀으로 구성된 참가 학생들은 DI(Destination Imagination)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동안 문제 인식하기(Recognize), 문제 해결방안 모색하기(Imagine), 착수하기와 협업하기

(Initiate & Collaborate), 평가하기(Evaluate & Celebrate)의 창의적 과정요소를 고루

2019학년도 초등학교 영재교육대상자 상상실현(I&D) 캠프 후기

팀 프로젝트로 핵심역량 기르기이 경 래 | 화정초등학교 교사, 북부영재교육원 발명지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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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하게 되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학생 자신의 삶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와 상상한

것을 구체적으로 실현해보는 준비(태도)를 갖추고 영감을 얻는 기회(Inspire and equip

participants to achieve anything they can imagine in life)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른 영재교육기관에서도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에서 개발한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볼 수 있도록 초등학교 영재교육대상자를 위한 상상실현(I&D) 캠프 ‘나는야, DI 전문가’

프로그램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팀 프로젝트에 기반한 DI 도전과제 해결 프로세스‘나는야, DI 전문가’ 프로그램은 팀 프로젝트에 기반한 DI 도전과제와 DI 즉석과제를

해결하는 활동이다. 창의적 과정요소의 흐름에 따라 6단계의 DI 도전과제 해결 프로세스

(총 22차시)를 <표1>과 같이 구성하여 운영하였다.

국제적인 창의력 대회인 DI(Destination Imagination)와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

(OM : Odyssey of the Mind)와 비슷한 절차를 따가 구성된 ‘나는야, DI 전문가’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협력하면서 창의적 방법으로 도전과제를 해결하고 공연 형식으로

발표하는 활동이 핵심이다.

창의적 문제해결과정 활동 단계(차시) 활동 내용

문제 인식하기(Recognize)

준비하기(4차시)

DI의 의미와 도전과제 주제 및 조건 확인하기

TV 프로그램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특강)

문제 해결방안모색하기(Imagine)

아이디어 구상 및 계획하기(6차시)

선정된 장소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탐색하기

공연에 출연할 과학자 및 예술가 정하기

공연에 활용한 TV 프로그램 정하기

전체적인 공연 콘셉트 정하기

착수하기와 협업하기(Initiate & Collaborate)

시나리오 작성하기(4차시)

공연 진행을 위한 스토리보드 작성하기

스토리보드를 토대로 대본 작성하기

소품 제작하기(3차시)

스토리보드와 대본을 토대로 소품 목록 작성하기

팀 협의를 통해 소품을 결정하고 제작하기

평가하기(Evaluate & Celebrate)

리허설 및 수정하기 (3차시) 리허설 후 부족한 점 찾아 수정, 보완하기

마무리하기 (2차시) 그룹별 발표하기

[표 1] DI 도전과제 해결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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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gnize : 문제 인식하기DI(Destination Imagination) 도전과제는 기술 분야, 과학원리 분야, 순수예술 분야,

즉흥 분야 등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본 캠프의 도전과제 주제는 <표 2>와 같이 “과학자와

예술가가 함께 만드는 즐거운 미래 ○○○○”로 우리 주변의 장소가 가지는 문제점을 찾아

기술 분야와 과학원리 분야가 융합된 방식으로 해결하도록 제시한 도전과제이다. EBS

김광호 PD의 특강 ‘TV 프로그램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는 학생들이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연 형식으로 발표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였다.

[표 2] DI 도전과제 소개

과학자와 예술가가 함께 만드는 즐거운 미래 “○○○○”

인류가 지금처럼 발전하기까지에는 큰 업적을 남긴 과학자 혹은 예술가의 영향이 매우

큽니다.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로 사람들의 삶은 더욱 편리해졌고, 예술가의 훌륭한 작품은

사람들의 정서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었습니다.

만약, 과학과 예술을 우리 상상 속으로 가져온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과학과 예술의 힘을 이용해서 우리 주변을 신나고 재미있는 장소로 변신시켜 보고, 그

과정을 TV 프로그램 형식으로 만들어 발표해 봅시다.

[필수 요소] 현대 과학과 예술로 사람들의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치려면 팀이 협력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팀과 협력하여 아래의 과제를 수행합니다.

❶ 우리 주변(학교, 집, 놀이터 등) 장소 1곳을 정하여 신나고 재미있는 장소로 변신시킬

주제를 정합니다.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방식을 권장합니다.)

❷ 주제에 맞는 과학자와 예술가 각 1명 이상을 정합니다.

❸ 과학자와 예술가가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❹ 깜짝 미션(30초 내외)을 1편 이상 준비합니다.

- 뉴스속보(긴급), 공익광고(캠페인), 제품 광고, 프로그램 주제곡(로고송), 예고편 등

❺ 제한시간 5~8분으로 구성한 TV 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❻ TV 프로그램 발표가 끝나면 공연 내용을 간단히 설명합니다. (1~2분)

[공연 형식] 팀이 기획한 TV 프로그램을 청중이 방청객이라 생각하고 실제 녹화하는

형태로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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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ine : 문제 해결방안 모색하기팀원과 협력하여 과학과 예술의 힘을 이용해서 우리 주변의 장소를 신나고 재미있는

장소로 변신시키는 방안을 찾는 과제를 수행한다. 아이디어 구상 및 계획 활동은 <표 3>과

같이 5개의 세부 활동을 정하여 수행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이 제안한 장소의 예로는 공중

화장실, 영화관, 도서관 등이 있었는데 학생들은 도시의 더러운 공중화장실을 새롭고 독특하며

깨끗한 화장실로, 기존의 영화관을 미래형 첨단 영상관으로, 도서관을 편안하게 독서 할 수

있는 인간 중심의 아늑한 공간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시

하였다. 우리 주변의 장소에 대한 아이디어 발상이 필요한 경우에는 확산적 사고 기법인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브레인라이팅(Brainwriting), 연꽃 기법 등을 활용하도록

하였고, 장소의 선정 및 장소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탐색할 경우에는 수렴적 사고 기법인

ALU(Advantage, Limitation and Unique Qualities), PMI(Plus, Minus, Interesting),

역브레인스토밍(Reverse brainstorming) 등을 팀의 성향과 활동 수준에 맞게 적절하게

선택하여 활용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마인드맵을 활용하거나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의 공감-문제 정의-아이디어 도출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도 하였다.

[표 3] 아이디어 구상 및 계획하기 활동

공연에 출연할 과학자 및 예술가, 또 이들이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을 선정하는 활동은 본

캠프의 DI 도전과제 주제를 담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각

20명의 과학자, 예술가 목록과 현재 반영되고 있는 방송을 중심으로 특징에 따라 섹션 별로

나누어 40개의 TV 프로그램 목록을 참고자료로 제공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깜짝

미션 코너를 넣어서, 뉴스속보(긴급), 공익광고(캠페인), 제품 광고, 프로그램 주제곡(로고송),

예고편 등 주된 프로그램의 형식과는 또다른 형식의 공연을 넣어서 TV 프로그램의 형식을

활동 순서 활동 내용 아이디어 발상 기법

1 주로 생활하는 장소 써 보기 확산적 사고 기법

2 토의를 통해 변신시킬 장소 정하기 수렴적 사고 기법

3 팀에서 정한 장소에 대한 마인드맵 작성하기확산적 사고 기법

4 마인드맵 공유하기

5 장소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탐색하기 수렴적 사고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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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답습하지 않도록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형식과 방법적인 측면에서 창의적인 공연을

펼치고 주제의 연계성을 살릴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Initiate & Collaborate : 착수하기와 협업하기스토리보드는 팀원들 간의 협동을 위한 소통의 도구이다.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팀원들

간의 의사를 올바르게 전달하기 위해 문서를 동원하기도 하고 그림이나 도형을 이용하기도 하면서

서로 되묻거나 맞장구치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은 스토리보드를 작성하면서 팀원들

간의 여러 가지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고 자신의 생각을 더 잘 표현할 수 있게 해주며 과학적이고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었다고 볼 수

있다. 대본은 해설보다는 지문, 대사에 초점을 맞추어 정리하도록 하였으며 소품은 TV 프로그램과

관련된 소품, 과학자와 예술가 각 1명의 소품을 제작하되 <표 4>와 같이 주어진 기본 물품 내에서만

활용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어 아이디어의 융통성과 유창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표 4] 소품 제작을 위한 기본 물품

박스패드(1절) 3장, 아이소핑크(50T, 2절) 2장, 부직포(5색, A1) 각 1장, 전지 3장, 색 켄트지(5색, 2절) 각 1장, 흰 도화지(2절) 3장, 김장비닐 봉투 2장, 긴 풍선 1묶음, 종이컵 10개, 라벨지(A4) 3장, 유리테이프, 가위, 풀 등

[사진 1] 아이디어 회의 [사진 2] 아이디어 발표 및 공유

[사진 3] 대본 작성 및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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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aluate & Celebrate : 평가하기8개 반의 24개 팀은 그룹별로 리허설과 5~8분의 공연 발표를 진행하였으며 팀에서 구성한

공연 프로그램이 <표 5>와 같이 필수 요소와 세부 내용을 잘 담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어서 추첨을 통하여 24개 팀을 4그룹으로 편성한 후 최종 공연 발표의 기회를 제공하였고

우수 4개 팀을 선정하는 것으로 DI 도전과제 팀 프로젝트를 모두 마무리하였다. 4~5명으로

구성된 팀은 수학, 과학, 정보, 발명, 창작 등의 각 분야에서 특기를 나타내는 학생들로 고루 편성

되어 다양한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협업에 유리하였으며 특히 평가하기 단계에서 학생 간, 팀 간

원활한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원동력이 되어 과정 중심 평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사진 4] 작성된 대본 자료 [사진 6] 소품 활용 장면

[사진 5] 협업을 통한 소품 제작

구분 점검 내용 확인(V)

필수 요소

우리 주변(학교, 집, 놀이터 등) 장소 1곳을 정하여 신나고 재미있는 장소로 변신시킬 주제를 정했는가?

주제에 맞는 과학자와 예술가 각 1명 이상이 포함되어 있는가?

과학자와 예술가가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인가?

TV 프로그램 및 출연자의 성격에 맞는 소품을 각각 1가지 이상 만들었는가?

깜짝 미션(30초 내외)을 1편 이상 준비했는가?

TV 프로그램을 제한시간 5~8분으로 구성했는가?

TV 프로그램 발표가 끝나면 공연 내용을 1~2분 정도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가?

[표 5] DI 도전과제 필수 요소 및 세부 내용 점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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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실현(I&D) 캠프, 나는야! DI 전문가!초등학교 영재교육대상자 상상실현(I&D) 캠프에 참가한 부산광역시 영재교육원 소속 초등학교

5학년 120명 학생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우리 주변에 있는 다양한 장소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97.5%, ‘과학자 및 예술가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85.7%,

‘TV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에서 서로 협력하고 조율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96.2% 이상의

학생들이 만족한다는 응답을 하였다.

[표 6] 참여한 학생들의 소감

•실제 프로그램을 만드는 PD 분의 강의를 통해 방송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공연을 준비하면서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장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여러 가지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짧은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재미있었다.•공연을 준비하면서 친구들과 협력하고 돕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협동심을 느끼고 웃고 즐기는 분위기에서 공연을 준비할 수 있었다.•친구들과 공연에 필요한 다양한 소품을 만드는 것이 새롭고 재미있었다.•팀원들과 공연을 발표하면서 뿌듯함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다른 팀원들의 발표를 보면서 다양한 친구들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원래 무대 공포증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로 조금 극복할 수 있었다.•DI 대회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참여하고 싶다.

구분 점검 내용 확인(V)

세부 내용

팀에서 정한 과학자와 예술가는 그 팀의 주제와 관련된 인물임을 공감할 수 있는가?여러분의 일상생활 속의 장소나 여러분이 공감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인가?팀에서 정한 과학자나 예술가의 특징, TV 프로그램의 성격이 잘 드러날 수 있는 분장이나 소품을 1가지 이상 준비하였는가?

[사진 7] 리허설을 통한 수정 보완 [사진 8] 최종 공연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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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영재교육대상자 상상실현(I&D) 캠프 ‘나는야, DI 전문가’ 프로그램이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사회에 살아갈 우리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무엇을 하게 할 것인가? = 무엇을

배워야 할까?’ 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이 되었기를 바라며 많은 학생들이 DI 전문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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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성서의 땅, 탈무드, 유대인 교육, 노벨상, 질문 중심

하브루타, 팔레스타인, 중동의 화약고 그리고 이번 연수에서 새로이 알게 된 후츠파, 창업국가

등이다. 우리나라로 돌아와 삼일쯤 지난 후 밤새 시원하게 내리는 빗소리에 우리가 정말 축복

받은 곳에 산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그리고 이스라엘 곳곳을 다니는 동안 버스 창밖으로 끊임없이 펼쳐졌던 사막에 대비되는

그들의 푸른 농지와 그들의 푸른 정원에는 잡초가 없다는 사실이 문득 뇌리를 스쳐갔다.

이 연수는 이스라엘의 혁신적인 창업교육시스템을 어떻게 우리 교육에 접목하고 참고할

것인가 하는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기회를 통해 이스라엘을 보는 새로운 관점 두

가지가 생겼다.

하나는 약점을 강점으로 만드는 이스라엘 문화이며 다른 하나는 사람을 가장 중심에 두고

모든 것을 융합해가는 문화이다.

이스라엘을 보는 관점1. 약점을 강점으로 만드는 유대 문화

금보다 귀한 물을 다루는 그들의 농업혁신은 마치 몸 속의 혈관처럼 긴 물관을 만들고 정해진

자리에만 구멍을 뚫은 펠레그(물관)를 만들어 자신들이 기르는 바로 그 식물에만 물을 공급

한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생명활동에 가장 필요한 물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특유의 생존방식과

2019학년도 영재교육 콘텐츠개발 직무연수 후기

이스라엘 정원엔 잡초가 없다. 이 강 영 | 충북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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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개발하여 살아가는 그들은 결국 이스라엘을 농업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자연환경이 주는 결핍이라는 약점을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보고 창의적인 풍요를 이끌어내는

강점으로 승화시켜나가는 과정에는 그들 특유의 민족성이 자리잡고 있다.

이천년 만에 다시 얻은 한 조각 귀한 땅에서 아무리 척박하더라도 생존해야 하는 유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그들은 이 땅에 처음 도착했을 때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지금 여기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몰입하여 집중하고, 수없이

실행하고 결실을 맺는 일 말이다. 이 점이 바로 그들이 지닌 특성을 생존에 필요한 것으로

관점을 바꾸는 기본적 원칙이 되었다. 바로 ‘뻔뻔스럽다’, ‘위계 없는 도전’이라는 의미를 지닌

‘후츠파’를 최대 강점으로 삼아 자랑스러운 문화로 여기고 오히려 장려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질문하게 하며, 자신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충분히 들어간 실패의 과정을

함께 공유하는 사회, 그것을 성공으로 여길 줄 아는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2. 사람이 최고! 그리고 융합

[유대인교육]

언어와 종교라는 강한 끈으로 묶여 이천년을 이어온 유대인들은 사람 한명 한명을 국가

그 자체로 여기는 속성이 있다. 탈무드와 성경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종교문화는 유대문화의

원형이며 이방인처럼 어느 사회에서든 그들만의 언어와 문화를 지키며 살아온 원동력이 되었다.

이를 이어온 가장 강력한 방식이 바로 교육이다. 어느 곳에 살던 유대인을 유대인으로 만드는 건

바로 교육이라는 점을 수난의 역사를 통해 가장 잘 깨닫고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유대인이 누구인가’라는 본질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져왔으며 그 결과 혈연도 종교도

아닌 그들이 만들어낸 유대인 교육 즉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을 통해 비로소 유대인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유대인자본]

인간이 지니는 욕망의 속성은 자본 즉 경제력으로부터 온다. 단순히 돈 뿐만 아니라 이동이

용이한 재화에 해당하는 모든 것, 자본의 속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다룰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자본을 창출해내는 능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스라엘에서 잠시 머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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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방문한 과학관, 박물관, 대학교, 연구소에는

반드시 예술이 함께 있었다. 구석구석 무심하게

놓인 조각과 그림 같은 일상 공간에 있는 예술품을

보며 그들이 어떻게 과학기술과 예술, 그리고

사회과학을 융합할 수 있었는지 단면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뒤섞을 수

있는 포용과 융합의 문화로 이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텔아비브 과학관에서 만난 ZOOM 2019 이스라엘 젊은 예술가 기획 전시라든가

히브리 대학교에서 만난 조각품이라던가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만난 ‘구리’ 조각들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예술가적 안목을 기르게 된다. 예술은 예술가의 관점으로 일상을 다시 보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창의성 도구이다. 새로운 자본으로 인식하고 투자했던 각종 예술품이 지닌 예술적

속성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과정에서 예술가의 눈으로 미래가능성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갈고 닦아온 것이다. 이런 예술중심의 문화는 후츠파로 연마된 개인의 아이디어를 간학문적으로

자연스럽게 융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기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유대인들이 지닌 국제적 감각이다.

지리적으로 정해진 나라 없이 이천 년 동안

세계각지에서 흩어져 살았던 그들에겐 현지에

적응하기 위한 다중언어교육과 다중문화습득은

생존기술이었을 것이다. 이를 토대로 유대인들은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세계인으로서의

포용성을 함께 가지게 된 것이다.

이에 이스라엘을 보는 두 가지 관점을 기반으로 영재교육에 대한 시사점을 얻게 되었다.

영재교육은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고 호기심으로 탐구하며 그 과정에서 문제점을 해결해

가는 과정 중심의 교육이어야 한다. 이에 콘텐츠 개발방향과 영재교육 정책 방향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사진 1] 텔아비브 과학관-어린이 휴게소

[사진 2] 텔아비브 과학관–예술과 과학의 융합(기획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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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육 콘텐츠 개발 방향영재교육 콘텐츠의 개발 방향은 앞으로 융합 주제중심 프로젝트학습과 함께 메타인지사고적

프로젝트를 포함해야 한다. 여기서 메타인지사고적 프로젝트학습이란 생각하는 법을 익히는

프로젝트를 말하는 것으로 관찰하는 방법, 상상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직접 익히는 것으로

과정에서 배우는 과정지식이며 생각도구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아래 세 가지 생각도구는 영재교육 콘텐츠를 개발할 때 주제중심 프로젝트와 함께 메타인지

사고적 프로젝트[meta–thinking]를 포함하도록 하는 요소이다.

1. 관찰하라

관찰은 대상을 자세히 보는 일이다. 일상적으로 보는 것을 관찰한다고 하지는 않는다.

관찰은 연습이 필요하며 그야말로 관찰근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찰근육을 기르는 것은

세상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가는 생각도구의 기본이다. 잘 관찰한다는

것은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첫 단추인 것이다.

[관찰근육 기르기 1-관찰하는 법 알기]

일본에서는 갯벌체험을 할 때 처음 단계가 뒷짐을 지고 아이가 보고 싶은 장소를 골라 가만히

삼십분 정도 들여다보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30분 동안 아이는 자세히 자신이 탐험할 장소를

보며 그 속에서 고물거리는 생명체에 사랑스런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 후 갯벌 체험을 하면 그 속의 생명체를

존중하고 귀하게 여기며 자세히 볼 수 있는 눈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관찰은 이런 대상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관찰근육 기르기 2-예술가의 눈으로 세상보기]

예술가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예술가들은 그들이

느끼는 세상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한 사람들 [사진 3] MADA TECH 과학관–거울과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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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나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들이 그린 그림과 조각, 음악 등

예술 작품은 사람들에게 새롭고 경이로우며 또한 괴기스럽거나 보기 불편할 정도로 비틀어

버리는 그들만의 시각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예술의 시각을 과학이나 수학과 같은 주제중심

프로젝트와 함께 관찰하는 법을 익히는 메타인지사고적 프로젝트를 포함하도록 해야 한다.

2. 상상하고 표현하라

[상상과 표현: 질문근육기르기]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질문하는 방법에 대한 워크숍이 있었다.

질문하는 방법1단계: 주제 도입2단계: 모둠에서 질문을 만드는 규칙3단계: 모둠에서 질문 만들기4단계: 모둠에서 질문 고르기5단계: 수업 도구로 질문 사용하기

이 방법은 Question Formulation Technique (QFT, 질문공식기술)에서 영감을 받아

the Right Question Institute (바른 질문 연구소)에서 발전시켰다고 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 근육을 만드는 것이다. 유대인들이 지니는 유전자에서

오는 것이 아닌 끊임없는 연습과 훈련을 통해 자연스럽게 질문할 수 있도록 마치 근육으로

익혀 습관이 되면 저절로 되는 것처럼 느껴지듯이 질문근육 만들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교육 현장에서도 많이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질문근육을 만들 수 있는가? 아이들의

질문을 어떻게 다루는가? 이에 대한 교사연수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지식중심 교과서가

아닌 질문하는 법, 상상하는 법, 표현하는 법에 대한 메타인지적 수업자료가 충분히 있는가?

라는 질문과 과제를 안게 되었다.

[상상과 표현: 스토리텔링하기]

텔아비브 미술관에서 만난 후안 미로의 그림과 조각, 과학관에서 만난 표본들의 배열과

표정, 마다테크 과학관에서 만난 거울과 유리 퍼즐 등등 모든 곳에서 배열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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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었다. 관람자가 보는 전시물들은 어느 순간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상상하게 한다.

이 장면과 배열만으로도 그림책처럼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이들은 이 자리에서 서서 부모와

함께 친구와 함께 저절로 이

야기를 꼬리를 물고 만들어

갈 것이다. 이것은 상상하고

표현으로 이어져 자신만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이야기

의 힘은 상상과 표현과 꿈으

로 이어진다.

영재교육 정책 방향1. 국가수준영재교육과정의 방향

영재교육을 받은 학생 중에 소 눈 해부실험을 네 번 한 학생이 있다고 한다. 이 원인을 분석한

기관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수준 영재교육과정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영재강사에게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에 대한 자율권을 주어 운영한 결과라고 여기고 국가

수준 영재교육과정과 함께 관찰기록을 포함한 영재성 발달기록부를 만들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바로 이 지점이다. 주제만 보면 소 눈 해부실험만 네 번한 것이 맞지만 어떤

프로젝트 과정이었는지, 소눈 해부를 각각 어떻게 교육하였는지 어떤 식으로 전개하였는지

다 알아보아야 한다. 주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과정으로 펼쳐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영재강사들이 영재교육과정을 구성할 때 주제중심

프로젝트와 함께 메타인지사고적 프로젝트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2. 영재교육과 리더십교육 그리고 앙트십교육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배우고 익히며, 스스로의 꿈과 끼를 키워, 사회에 이바지한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접근해왔다. 홍익인간이라는 우리교육목표도 결국은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처럼 교육은 결국 세상과 연결되어 자신과 사회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사진 4] 텔아비브 미술관–서로 마주본 그림과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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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그 방법 중의 하나로 앙트십교육을 접목하는 것이 필요하다. 앙트십교육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앙트십교육(기업가정신교육)1. 아이디어를 서비스나 상품으로 구체화하는 방법을 배운다2. 팀학습을 통해 효과적으로 일하는 법을 배운다3. 1% 아이디어와 99% 실행의 힘을 배운다 4. 문제나 장애를 기회로 활용하는 능력을 키운다5. 창의적인 사고와 혁신적인 시도를 추구하도록 한다6. 무슨 길이든 개척할 수 있는 도전마인드를 갖게 한다

이러한 앙트십교육을 영재교육과 접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지닌다.

[리더십교육과 앙트십교육]

연간 영재교육시수는 100시간이상 운영하게 되는데 이중에서 10% 정도는 리더십교육이나

융합교육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러한 리더십교육을 기업가정신교육인 앙트십교육과 연결

하여 운영한다면 영재학생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도전

마인드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는 일상생활의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해가는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가는 과정 속에서 몇 번의 실패도 성공의 한 방법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창의적 산출물과 앙트십교육]

영재교육 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창의적 산출물 대회는 그동안 탐구한 주제로 산출물을

제작하고 발표하는 대회였는데 현재 이루어지는 소논문 발표와 비슷하다. 이러한 창의적

산출물은 다양한 형태로 발표할 수 있다. 청주교육지원청에서는 일 년 동안의 영재교육을

마무리하는 수료식을 창의적 산출물대회처럼 동료학생들과 학부모 앞에서 모둠별로 그동안

영재교육에서 수행한 창의적 산출물을 발표하는 것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창의적 산출물 발표와

앙트십교육을 접목하여 아이디어펀딩이나 경제적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과감히 도전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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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육은 언제나 앞서서 세상을 읽고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현재 교육이 가진 여러 가지 문제들을 가장 잘 발견하고 해결해가는 교육이 영재

교육이었으며 새로운 교육방법을 시도하는 첫 번째 펭귄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번 연수를

통해 현재의 영재교육이 과연 미래교육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진다. 이 질문에 대한 한 가지

방책으로 기업가정신을 품은 영재교육은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세차게 밀려들어오는 현재

이 자리에서 미래교육의 한 해법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2019학년도 영재교육 콘텐츠개발 직무연수 단체사진-페레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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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말영재원 수업을 담당한다거나 과학고등학교에 근무한다거나 하는 말을 들으면 꽤 많은 사람

들로부터 듣는 말이 있다. 학생들이 어느 정도로 뛰어난지 궁금해 하고 자신들이 생각하는

천재의 이미지로 상상하는 말들, 또는 사교육을 통해 영재로 평가된 학생들이 많지 않느냐는

선입관의 말들이다. 실제로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 가운데 사교육의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드물기 때문에 그런 선입관을 갖고 있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영재’를 완성된 천재로

생각하는 마음이나 사교육을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물로 생각하는 것에는 언제나 저항감을

느끼게 된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은 영재가 아닌 것인가?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은

그저 부모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았을 뿐인가? 두 질문에 대한 대답은 늘 ‘아니다’ 이다.

‘영재는 어떤 특성을 가지는가’를 알고 ‘영재를 위해서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왔다. 전문연수로 알게 된 통합교육과정모형 ICM은 오랜 질문에 대해

하나의 길을 보여주었다.

통합교육과정모형 ICM(The Intergrated Curriculum Model)의 영재통합교육과정(ICM)에서는 영재의 특성을 ‘또래보다 빠른 발달(조숙성)’, ‘집중을 유지하는

능력(집중도)’, ‘보다 복잡하고 추상적인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복잡성)’으로 든다. 과제를

수행하는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보다 깊이 있는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 널리 알려진 렌쥴리의 세 고리 이론에서 영재의 특성으로 드는 ‘높은

2019학년도 초 중등 영재교육 담당교원 전문과정 직무연수 후기

영재의 탐구심을 자극하라구 한 나 리 | 부산과학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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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집착력’과도 공통되는 부분이 있으나 그가 드는 ‘평균 이상의 능력’보다도 통합교육과정

모형에서의 영재를 정의하는 ‘조숙성’과 ‘복잡성’의 개념이 보다 좁은 범위의 영재를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이에 의하면 영재는 자신의 흥미에 맞는 도전과제가 적절하게 제시될 때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그 과제는 일반적인 또래들에 비해 복잡하고 추상적인 것일 때가 많다.

일반적인 또래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업에서 종종 영재들이 무료해하고 쉽게 싫증을 느끼는

것은 이런 때문이다. 영재는 쉬운 과제를 빨리 푸는 것만으로는 재미를 느끼기 어렵고 그 다음에

무엇이 있는지, 이 과제는 어떤 과제로 연결되는지의 높은 수준의 과제를 스스로 탐색하기를

좋아하며 적절하게 제시된 높은 수준의 과제에는 그 과제를 수행하여 결과를 얻는 자체가

보상이 된다. 따라서 통합교육과정 모델에서는 필연적으로 어떤 과제를 어떻게 제시해야

하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영재 교육과정의 내용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영재를 위한 교육과정은 또래보다 빨리 학습하는 영재의 특성에 맞게 해당 학령에 요구되는

학습 내용을 압축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영재는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흥미를 오래 지속

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통해 다음 과정, 더 깊이 있는 내용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더

어려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해당 학령의 학생들이 이후에 배우게 될, 다음 학년의 내용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학 교육과정에서는 같은 영역에 속할 수 있는 내용을 학년이

올라갈수록 깊이 가르치게 되는데, 초등학교 때 삼각형과 각에 대해서 배우고 직각삼각형을

학습하며 중학교 때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삼각비와 특수각에 대한 삼각비 값을 배운 후

고등학교 과정에서 삼각함수로 발전하는 식이다. 여기에 수학 과학 영재 학생들인 과학고,

영재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심화수학과 고급수학에서는 삼각함수의 역함수와 쌍곡함수까지

학습하며 이후 이공계열 대학에서 필수적으로 학습하는 미적분학의 내용의 일부를 익힌다.

중학교 수학 영재 학생들을 대상으로 삼각비를 학습하는 것은 기본 교육과정에 해당하므로

교육과정에서 제외시킬 필요가 없다. 다만 영재 학생들만이 속해 있는 수업에서 삼각비의

학습과 특수각의 학습은 보다 컴팩트하게 압축될 필요가 있다. 일반 학생들에게 삼각비 학습에

들이는 시간은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의 한 달 정도로, 10시간 이상에 해당하지만 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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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개인차를 고려해도 30% 에서 50% 정도의 시간에 이 학습을 마치더라도 무리가

없다. 직각삼각형에서의 사인 코사인 탄젠트 학습은 180도를 넘는 각도는 물론이고 90도를

넘는 각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으므로 영재학생들은 뛰어난 일반화 과정을 통해 사인과

코사인 값이 1을 넘지 않는 양의 값을 가진다고 오개념을 획득할 가능성까지 있다. 학생들이

‘자신이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어떤 것을 더 학습해야 하는지 판단하게

하는 메타인지는 이후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결정짓는 만큼, 영재 학생들에게는 오개념이

형성되지 않도록 삼각함수로 이어지는 이후 학년의 학습 내용을 도입하는 데 있어 보다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유도리 교육’ 교육과정에서 원주율 를 3으로 가르친 적이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에 해당하며 고등학교에서는 라는 표시를 가르친다는 점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으나

학생들이 호도법으로 표기한 각도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60도를 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이므로 60도는 숫자 1과 같다고 결론을 내리는

학생들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3.14의 근삿값을 사용하는 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일이지만 편이를 위하여 쉬운 계산을 중시하다보면 학생들에게

잘못된 개념을 심어줄 수 있고 이는 이후 학습에서 문제가 발생될 여지를 남기게 된다.

영재학생들은 학자와 같은 과정을 경험할 때 보다 흥미를 느낀다.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탐색하며 새로운 내용을 발견하는 것, 아는 것과 발견한 것들을 연결하며 일반화된 결론을

도출하는 것, 여러 내용을 관통하는 법칙을 유도하는 것 모두가 학자로서의 경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어떤 것이 이후의 학습에

필요한지 인식하는 ‘메타인지’를 사용하게 된다.

본교(과학고)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에 대한 개인적인 자율연구를 한 학기에 1회씩

실시하고 있는데, 당 학기에 배우는 내용과 관련지을 수 있는 내용에 한정하지만 학생들이

어디까지를 연구할지는 자율에 맡긴다. 본교의 1학년 1학기 교육과정은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1년간 가르치는 ‘고등학교 수학’이고 이 안에는 다항식의 연산, 나머지정리와

인수분해, 복소수 해를 포함한 이차방정식, 3차 이상의 고차방정식(단 고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제외된다), 평면좌표와 직선과 원의 방정식, 도형의 이동, 집합, 명제, 합성함수와 역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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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함수와 무리함수, 순열과 조합으로 또래 학생들이 1년에 배울 내용을 한학기에 배우는

만큼 그 자체로 압축된 교육과정이 이루어지게 된다. 더 나아가 학생들은 수업 중의 내용을

바탕으로 보다 더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자율적으로 정하고 스스로 정한 방식으로 탐색하고

일반화하고 정밀화하며 자신의 연구를 수행한다. 이는 윗 학년의 내용을 그대로 들고와서

가르치는 학원에서의 선행학습과는 다르다.

대칭이동과 회전이동을 수업 시간에 학습한 후 자율연구로 회전이동과 대칭이동을 포함하는

더 넓은 개념을 고민하고 아핀 변환이라는 고급 수학의 내용을 자신만의 언어로 제시한 연구가

있었다. 다른 학생은 대칭이동을 회전이동의 합성을 통해 나타내는 방법을 고민한 연구를

하기도 했다. χ+γ= α를 이전 단계에서 배우고 당 학년에서 χ2+γ2= 1 이라는 원의 방정식을

학습한 후 χn+γn

= 1 은 어떤 형태로 일반화가 될 수 있는지 고민한 연구도 있었다. 확률을

학습한 후 엘리베이터가 에스컬레이터가 효율적인 확률을 구할 수 있을까 탐구한 경우도

있었다. 보고서 제출이 끝난 후 학생들은 학급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연구를 발표하고 학생들은

다른 연구를 보며 새롭게 자극을 받는다. 발표가 끝나자마자 다른 학생들의 연구에 아이디어를

얻어 다음 학기에는 이런 연구를 수행하겠다는 포부를 보이기도 한다. 이는 영재를 위한 교육

과정에서 심화 내용의 학습이 선행학습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예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며영재 학습자를 위해 무엇을 수업 내용으로 삼아야

하는가에 대해 ICM모형은 많은 자극이 되었다.

영재들은 교사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학습과 탐구를

좋아하고 기꺼이 어려운 내용에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려고 한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계속해서 이후에

학생들이 갈 길을 보여줄 수 있다. 학생들의 탐구심을 자극하고 학자와 같은 방법으로 탐구하게

하면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더 나아가 깊이 있는 내용을 익히고 스스로 발견한다. 교사는 판을 펼

치는 사람이면 된다. 탐구하는 것은 학생의 몫이다.

2019학년도 초 중등 영재교육 담당교원 전문과정 직무연수

-William and Mary col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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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육에서는 기초-심화-전문과정의 단계별 직무연수를 통해 영재교육 담당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계별 연수의 마지막 단계인 전문연수에서는

국외의 최신 영재교육 이론과 프로그램, 교수-학습방법 등의 습득을 통한 교원의 역량 신장과

영재교육 현장 적용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내용을 구성한다. 2019학년도 초 중등 영재교육

담당교원 전문과정 직무연수에서는 미국의 William and Mary 영재교육센터 집중수업을

비롯하여 영재교육 전문가 특강과 과학관, 미술관, 박물관 등의 기관 방문, 문화탐방이 이루어

졌으며, 이를 통하여 학습한 내용을 국내 영재교육 현장에 어떻게 접목하여 활용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연수 내용 중 미국에서 만난 영재교육 전문가 레나 에프 수보토닉 박사(Rena F. Subotnik

Ph.D)의 특강에서는 「재능 개발의 7대 원칙:차세대 예술가 과학자, 지도자들의 육성을

위한 준비(Seven Principles of Talent Development : Preparing the Next Generation of

Artists, Scientists, and Leaders)」(전문연수 교육자료, 2019)을 주제로 재능 개발에 필요한

원칙에 대해 설명하며 교원들에게 시사점을 전달하였다.

특강의 내용을 레나 에프 수보토닉 박사(Rena F. Subotnik Ph.D)의 대표적인 논문

「Rethinking Giftedness and Gifted Education:A Proposed Direction Forward Based

on Psychological Science(영재성 및 영재교육에 대한 재고 : 심리과학에 기반한 향후 방향성

제안)」(Subotnik, Olszewski-Kubilius, & Worrell, 2011)과 연계하여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영재교육을 다시 생각하다윤 성 혜 | 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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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의 성공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개인적 능력과 함께 심리사회적 변수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IQ는 학교 성취도를 포함한 많은 중요한 결과를 타당하게

예측할 수 있게 하는 변수이며, 남들과 비교해 일부 영역에서

어떤 성취를 나타낼 지에 대한 예측도 어느 정도 가능하게

한다.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영재교육 분야는 영재성의

주요 결정 요인으로 IQ나 지적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학교에서는 재능 있는 아이들을 판별하고

특별한 프로그램에 배치하기 위해 능력 시험에 의존하고 있으며, 나아가 이러한 능력 시험

점수를 교육과 직업 선택을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은 능력과 결과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Gottfried 외(1994) 연구에서 높은 IQ를 가진 연구 표본의

아이들은 영재성이 있다고 확인이 되기 훨씬 이전부터 더 풍부한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재능 개발을 위해서는 일반적인 능력이 필요하지만 최적의 성과나 창조적

생산성을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영역 특수적 능력, 심리사회적 기술, 동기 부여, 기회의

요소들도 능력과 함께 재능

발달을 위해 필요한 한 가지

요소이다.

1. 레나 에프 수보토닉 박사(Rena F. Subotnik Ph.D)는 미국 심리학 협회(APA;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의 고등 교육 및 교육 심리학 센터의 이사이다. 교육 심리학 센터 이사로 입사하기 전에는

Hunter College의 교육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Hunter College 학교 중등 교육 프로그램(PK-12학년)과

교육과정을 연구하였다. 수상경력으로는 2002년 영재아동협회 NAGC 우수학자상(NAGC Distinguished

Scholar), 2013년 멘사 평생공로상(Mensa Lifetime Achievement)을 수상하였다. 현재는 APA 영재교육

센터 및 심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info

Rena F. Subotnik Ph.D¹

2019학년도 초 중등 영재교육 담당교원 전문과정 직무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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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다양하게 제공되어야 한다.뛰어난 성과는 재능을 발달시킬 기회에 대체로 영향을 받는다. 이는 재능을 육성할 수 있는

환경, 즉 적절한 재정과 기타 자원의 기회가 제공되는 경우 재능이 더 잘 발달된다는 것이다.

물론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전념하여 의도적인 연습(과제집착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1977년 Zuckerman은 1901년부터 1972년 사이 과학영역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92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절반 이상의 수상자들이 이전 수상자들(멘토)과

공부하거나 협력했었으며, 멘토들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언급하였다. 이에 재능을

기르고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 적절한 환경적 조건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학생들에게 어릴 때

주어진 기회가 성장에 매우 중요한 결과를 제공하게 되므로 학교 안과 밖에서 다양한 기회가

제공되도록 다각도로 교육이 설계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충분한 노력과 과제집착력을

보여주는 학생들에게는 더 도전적이고 보람 있는 재능 발달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지원

되어야 한다.

심리사회적 변인은 발달의 모든 단계에서 뛰어난 성과에 중요한 기여 요인이다. 재능 있는 아이들에게 영재라는 이름을 붙이기 위해서 일반 능력을 가진 사람들과 차이를

보여야 하는 것은 탁월한 생산자(eminent producer)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수한 결과

로의 영재성을 달성하는 과정에서는 심리사회적 힘을 필요로 한다. 교수자는 재능 영역에

대한 특수적인 정보를 주는 것 외에도 적절한 심리적 힘을 키우는 훈련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학업적으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은 경쟁적이고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는 환경에 있지만

심리사회적 코칭을 거의 받고 있지 않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발달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심리사회적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되며, 그러한 기술이 직접적인 지도와 가르

침 없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가정해서도 안된다. 이에 Subotnik 박사는 심리적 강화 훈련

이 재능 분야에서 내용과 기술 교육, 연습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영역에서 부모, 교사,

멘토들에 의해 명시적 의도적으로 심리사회적 인식과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잠재력에서 영재성에 이르기까지 재능 발달의 각 단계에

대한 스트레스, 압박 등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를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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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영재교육진흥원에서 주력하고 있는 연구사업은 영재에 대해 어떻게

개념화할 것인가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영재의 선발, 교수-학습방법까지 연속성과

일관성을 가진 삼위일체의 영재교육 내용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초 중등 영재교육 담당교원 전문과정 직무연수의 국외연수를 통한 영재교육

전문가 특강은 영재에 대해 전반적으로 한 번 더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본 원고 내용의 바탕이 된 Subotnik 외(2011)의 연구에서는 영재성을 그 영역의

다른 우수한 수준의 개인과 비교하더라도 재능 영역 분포의 상단 끝에서 분명히

발현되는 수행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영재교육은 학생들이 가진 능력을 비롯한

여러 변수들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재능이 충분히 발현될 수 있도록 돕는 것에서

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이것이 영재교육의 성과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참고문헌]Subotnik, R. F., Olszewski-Kubilius, P, & Worrell, F. C.(2011). Rethinking Giftedness and Gifted Education:A Proposed Direction Forward Based on Psychological Science.부산광역시영재교육진흥원(2019.) 초 중등 영재교육 담당교원 전문과정 직무연수 국외연수 교육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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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적 • 사진 촬영 과정에서 직원들의 문화적 감성 함양

• 촬영 사진 공유를 위한 소통의 장을 열어 조직 분위기 향상

주 제 소확행[小確幸] :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실현 가능한 행복

산 책

송용준 전임연구원

가족들과 함께 한 가을 나들이, 엄마와 누나가

오랜만에 네일아트를 같이 받은 두 손을 꼭 잡은

채 산책을 하고 있다. 손톱 속 얼굴은 시무룩

하지만 두 분의 얼굴은 가을 햇살만큼 밝기만

한다.

2019년도

영재교육진흥원 직원 사진 콘테스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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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떡

박수은 국장

장어는 구순을 바라보는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다. 근데

요즘 전혀 드시질 못하신다.. 치아가

안좋아서.. 그림에 떡이다. 아버지가

지금보다 건강해져 장어덮밥을

행복하게 맛있게 드시는 모습....

그것이 나의 소확행

자아성찰 김연희 선임연구원

다대포 바다 미술제의 작품으로 바닷가에 전신동상이

여기저기 고개를 숙이고 바다를 비추어 보는 것이

꼭 자기를 되돌아보며 자아성찰을 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나의 삶은 무엇인가? 행복한가? 잘 살고

있는가? 등 여러 개의 동상들이 각각의 삶이 반추하는

듯하다.

찍어보아요

박보경 사무원

사진을 찍고있는 순간은

여유가 있는 순간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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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전하는 감

김현희 연구원

진흥원 마당에 주렁주렁 열린 감을

전 직원이 나눠먹었습니다.

행복이 뭐 별 건가요,

감 한보따리 안고 퇴근하는

그 마음이 행복이지요.

낮잠 임연휘 선임연구원 주말 낮, 고양이들과 꿀 같은 낮잠시간

인기상

인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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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말랭이 김기덕 계장

에어프라이기를 30분씩 6번 돌려가며

3시간에 걸쳐 만든 좀 딱딱하지만

쫀득하고 달달한 고구마 말랭이,

딸아이가 맛있다면서 잘 먹어서 만든

즐거움이 있는 고구마 말랭이

마음 이민주 사무원

그냥 줍는 것이다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

버려진 채 빛나는

마음의 보석들.

- 시2 <나태주> -

선선 이영원 주임

곧게 뻗은 대나무를 바라보며 느끼는 가을 바람의 선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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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부시게 푸르른 날 방준 선임연구원

푸르른 것을 보면 우리의 마음이 좋아지듯이...

푸르른날 들이 오면 우리는 행복을 느껴지는 것 같다.

눈에 부시게 푸르른 것을 보며 행복을...

아이들의 웃음 윤성혜 선임연구원

엄마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행복~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는 아이들의

활짝 웃는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

멀리 있지 않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도 누릴 수

있어야 하는데 때로는 바쁘다는 핑계로 소중한

것을 미뤄두고 사는 건 아닌지...

대상

김학범 전임연구원

받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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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립니다 11No.1

우편발송 신청 안내「BIGEP For You」를 여러분 가정 또는 학교로 보내드립니다. 영재교육진흥원과

함께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된 「BIGEP For You」 를 신청하세요.

유익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둘째! 여러분의 이야기를 담아드립니다.「BIGEP For You」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재를 양육하고 지도하며 고민하거나 어려웠던 문제, 함께 공유하고픈 교육프로그램, 영재들을 가르치며 경험하게 된 선생님 이야기, 기타(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감상문, 내가 읽은 도서 소개) 영재교육과 관련된 모든 분들의 원고를 기다립니다. 원고로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원고 분량은 A4 1~2장 원고 보내주실 곳 : 이메일([email protected]) 원고 마감 : 2020년 3월 27일(금) 문의 : 051-750-1308 윤성혜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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