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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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음악논단 제40집 ⓒ 2018 한양대학교 음악연구소 2018년 10월, 35-70쪽 한양대학교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한양대학교) I. 들어가며 소나타 형식은 음악학자들과 음악이론가들이 가장 오랫동안 논의해왔던 주제 중의 하나이다. 19세기 초반에 아돌프 베른하르트 맑스(Adolf Bernhard Marx, 1795-1866)가 베토벤의 음악을 분석하면서 소나타 형 식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였지만, 1) 소나타 형식 자체에 대한 관심은 18세기 이론가들에게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2) 이런 소나타 형식에 대 * 본 논문은 필자의 학위논문 “The Symphonies of Pietro Maria Crispi (1737-1797): Style and Authenticity” (Ph.D. Diss., University of Cincinnati, 2016)에서 3장을 발췌하여 수정 및 보완한 것이다. 1) Adolf Bernhard Marx, Musical Form in the Age of Beethoven, ed. and trans. Scott Burnham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7). 또 한 정이은, “형식, 내용, 정신, 그리고 역사: 아돌프 베른하르트 마르크스의 형식론 에 담긴 사상적 면모,” 『음악논단』 23 (2009), 133-158을 참고하시오. 2) 대표적인 이론가로 하인리히 크리스토프 코흐(Heinrich Christoph Koch, 1749-1816)와 프란체스코 갈레아치(Francesco Galeazzi, 1758-1819)를 들 수 있다. 이들의 이론에 대해서는 다음 책을 참고하시오. Heinrich Christoph Koch, Introductory Essay on Composition. The Mechanical Rules of Melody. Sections 3 and 4, trans. Nancy Kovaleff Baker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1983); Francesco Galeazzi, Theoretical-Practical Elements of Music, Parts III and IV, trans. Deborah Burton and Gregory W. Harwood (Urbana: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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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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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5172음악논단985173 제40집 2018 한양대학교 음악연구소2018년 10월 35-70쪽 한양대학교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한양대학교)

I 들어가며

소나타 형식은 음악학자들과 음악이론가들이 가장 오랫동안 논의해왔던 주제 중의 하나이다 19세기 초반에 아돌프 베른하르트 맑스(Adolf Bernhard Marx 1795-1866)가 베토벤의 음악을 분석하면서 소나타 형식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였지만1) 소나타 형식 자체에 대한 관심은 18세기 이론가들에게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2) 이런 소나타 형식에 대

본 논문은 필자의 학위논문 ldquoThe Symphonies of Pietro Maria Crispi (1737-1797) Style and Authenticityrdquo (PhD Diss University of Cincinnati 2016)에서 3장을 발췌하여 수정 및 보완한 것이다

1) Adolf Bernhard Marx Musical Form in the Age of Beethoven ed and trans Scott Burnham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7) 또한 정이은 ldquo형식 내용 정신 그리고 역사 아돌프 베른하르트 마르크스의 형식론에 담긴 사상적 면모rdquo 『음악논단』 23 (2009) 133-158을 참고하시오

2) 대표적인 이론가로 하인리히 크리스토프 코흐(Heinrich Christoph Koch 1749-1816)와 프란체스코 갈레아치(Francesco Galeazzi 1758-1819)를 들 수 있다 이들의 이론에 대해서는 다음 책을 참고하시오 Heinrich Christoph Koch Introductory Essay on Composition The Mechanical Rules of Melody Sections 3 and 4 trans Nancy Kovaleff Baker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1983) Francesco Galeazzi Theoretical-Practical Elements of Music Parts III and IV trans Deborah Burton and Gregory W Harwood (Urbana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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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심은 20세기의 음악학자들에게도 이어졌다 소나타 형식은 하인리히 솅커(Heinrich Schenker 1868-1935)3) 장 라루(Jan LaRue 1918-2004)4) 제임스 웹스터(James Webster 1942- )5) 등에 의해서 끊임없이 논의되었다 현재 영미권 음악학계에서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소나타 형식에 대한 접근법 중의 하나는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 1946- )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이다(이하 HampD) 이들은 2006년 저서 『소나타 이론의 요소들』에서 그들의 이론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6) 이들의 이론은 소나타 형식의 다양한 면들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려고 노력하였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18세기 교향곡을 설명하는 데 보다 적합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본 논문은 이들의 소나타 이론을 중심으로 하여 18세기 이탈리아 로마에서 활동하였던 작곡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을 살펴보려 한다 크리스피라는 작곡가는 현재 대부분의 음악학자들에게도 생소할 정도로 지금은 거의 완전히 잊혀진 인물이다 그는 생전에 어느 정도 국제적인 명성을 쌓은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까지 음악학자들에 의해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7) 본 논문은 그의 교향곡을 최신 음악학의 담론 안에서 논의함으로써 그의 음악의 중요한 특징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담론의 영역을 확장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18세기 교향곡이 최근까지 어떻게 논의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고 비교적 생소한 개념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그 다음 HampD의 소나타 이론의 주요 개념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다

3) Heinrich Schenker Free Composition trans Ernst Oster (New York Longman 1979)

4) Jan LaRue Guidelines for Style Analysis (New York W W Norton 1970)

5) James Webster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www 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

6)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Norms Types and Deformations in the Late Eighteenth-Century Sonata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6)

7) 강용식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1737-1797)의 교향곡 소스와 진본성rdquo 『서양음악학』 201 (2017) 37-70을 참고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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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탕으로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Ⅱ 18세기 교향곡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음악학에서 최근까지 논의가 미흡했던 분야 중의 하나는 18세기 교향곡이다 교향곡이라는 장르는 음악학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이지만 18세기 교향곡에 대한 기존의 논의는 대부분 하이든 모차르트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이들의 교향곡은 베토벤으로 이어지면서 교향곡은 19세기 독일 음악의 우월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르로 자리매김하였다 또한 베토벤의 교향곡이 음악학에 미친 영향은 절대적이어서 18세기 교향곡들의 대부분은 베토벤의 음악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되었다8) 실제로 20세기 초반 독일의 음악학자 후고 리만(Hugo Riemann 1849-1919)은 만하임 악파의 대표자인 요한 슈타미츠(Johann Stamitz 1717-1757)의 교향곡을 발견하고 난 후 삼마르티니에서 하이든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찾았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9) 따라서 18세기 교향곡은 일반적으로 삼마르티니 슈타미츠 하이든 모차르트의 순서로 이해되었다10)

이런 상황에서 가장 많이 소외받았던 것은 18세기 이탈리아 교향곡이다 18세기 초반에 이탈리아 작곡가였던 삼마르티니가 교향곡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였지만 만하임 악파로 교향곡의 중심이 넘어간 이후 교향

8) 이 주제에 대해서는 다음의 두 책을 참고하시오 Scott Burnham Beethoven Hero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5) Mark Evan Bonds After Beethoven Imperatives of Originality in the Symphony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1996)

9) Hugo Riemann ed Sinfonien der pfalzbayerischen Schule (Mannheimer Symphoniker) Denkmaumller der Tonkunst in Bayern ed Adolf Sandberger Jg 31 (Leipzig Breitkopf amp Haumlrtel 1902)

10) Jan LaRue and others ldquoSymphony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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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은 더 이상 이탈리아와 연관되지 않았다 최근 들어 이런 독일 중심적인 관점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하였다 1978년 장 피터 라슨(Jens Peter Larsen 1902-1988)은 베토벤 이전의 교향곡들을 논할 때 ldquo우리는 lsquo베토벤 이후 교향곡에서 나오는 전통적인 규범들이 이 곡들에서는 이미 얼마만큼 성취되었는가rsquo라고 물으면 안 된다 대신에 lsquo이 곡들에서 규범은 무엇인가 여기에는 어떤 발전들이 일어나고 있는가rsquo라고 물어야한다rdquo11)고 주장하였다 이런 관점은 배리 브룩(Barry Brook 1918-1997)12) 마크 이반 반즈(Mark Evan Bonds 1954- )13) 리차드 윌(Richard Will)14) 등의 학자에 의해 계승 및 발전되었다 또한 최근에 매리 수 머로우(Mary Sue Morrow 1953- )와 베씨아 처긴(Bathia Churgin)은 18세기 교향곡 전체를 조망하는 연구서를 출판하였다15) 특히 이 책에서 처긴은 삼마르티니 이후에 가장 많은 교향곡을 남긴 이탈리아 작곡가는 크리스피라고 언급하면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에 대한 연구를 촉구하기도 하였다16)

이런 논의들 중에서 최근에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개념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것은 1970년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 1916-2011)가 18세기 음악과 관련하여 언급한 이후17) 로버트 여딩엔(Robert Gjerdingen)의 스키마 이론을 통해 재조명되었다18) 라트너에

11) Jens Peter Larsen ldquoZur Entstehung der oumlsterreichischen Symphonietradition (ca 1750ndash1775)rdquo Haydn Yearbook 10 (1978) 72

12) Barry Brook ed Symphony 1720ndash1840 (New York Garland 1985)13) Mark Evan Bonds ldquoHaydnrsquos False Recapitulations and the Perception of

Sonata Form in the Eighteenth Centuryrdquo (PhD Diss Harvard University 1988)

14) Richard Will The Characteristic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15) Mary Sue Morrow and Bathia Churgin ed The Eighteenth-Century Symphony (Bloomington Indiana University Press 2012)

16) Morrow and Churgin The Eighteenth-Century Symphony 114 17) Leonard G Ratner ldquoArs Combinatoria Chance and Choice in

Eighteenth-Century Musicrdquo in Studies in Eighteenth-Century Music A Tribute to Karl Geiringer on His Seventieth Birthday ed H C Robbins Landon and Roger E Chapman (London Allen amp Unwin 1970)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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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면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수학에서 빌려온 개념으로 ldquo주어진 대상들을 특정한 조건 아래 배열하는 방식rdquo19)이다 예를 들어 A B C라는 세 개의 글자는 6가지 방식 즉 ABC ACB BCA BAC CAB CBA로 배열될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요소가 삽입되거나 다양한 패러프레이즈 기법이 사용될 수 있다 라트너는 이렇게 주어진 대상들을 재결합하는 방식을 18세기 음악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정신은 18세기 음악 전반에 걸쳐 느껴진다 모든 작곡가들이 짧고 잘 정의된 선율유형을 사용하였다 작곡가들은 화성적 리듬적 주기성에 기반한 몇 개의 길들을 따라 이들을 조작하였으며 콤비나토리아적인 방법을 이용해 순서를 바꾸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기도 하였다20)

한편 음악학자 슈테판 에커트(Stefan Eckert)도 18세기 음악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음악에서 lsquo모듈식rsquo의 개념을 허용하지만 유기체론을 선호하였던 19세기는 lsquo선적인rsquo 모델을 요구하였다 [] 미셀 푸코는 『말과 사물』에서 ldquo고전 시대와 현대 시대는 지식의 개념이 다르다rdquo고 주장하였다 [] 실제로 푸코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고전적인 에피스테메의 중심 요소로 정의하였는데 이것은 항상 ldquo단순한 요소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진보적으로 조합rdquo하여 지식을 얻는다21)

18) Robert Gjerdingen Music in the Galant Styl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에 대해서는 강용식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교향곡의 2악장에 나타난 갈랑 양식의 변화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중심으로rdquo 『음악이론연구』 28 (2017) 68-101을 참고하시오

19)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45 20)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59 21) Stefan Eckert ldquoArs Combinatoria Dialogue Structure and Musical

Practice in Joseph Riepelrsquos lsquoAnfangsgruumlnde zur musikalischen Setzkunstrsquordquo (PhD Diss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 2000) 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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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라트너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가 소나타 형식과 밀접하게 사용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ldquo과연 누가 고전주의 음악에서 자주 사용되는 I-V X-I 구조가 작곡가들이 선율에서 콤비나토리아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신선한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 사용하였던 뼈대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rdquo22)라고 언급하였다 찰스 로젠(Charles Rosen 1927-2012)도 하이든 현악사중주 Op 2 no 2의 1악장에 나오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언급하면서 이런 기법이 18세기 소나타 형식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23) 이런 학자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형식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에 대한 논의는 아직 구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Ⅲ HampD의 소나타 이론

HampD가 지적하는 기존 소나타 이론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하나의 도식적인 형식을 제시하고 모든 음악을 그 틀에 맞추어 설명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런 식의 접근이 실제 음악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작곡가들을 lsquo순응주의자의 함정rsquo에 빠지게 할 뿐이라고 비판하였다24) 이들에 따르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곡가의 선택이 어떤 배경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알아야 한다25) 즉 당대의 작곡가들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진행은 무엇이고 이런 관습에 대해 작곡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각각의 곡들은 작곡가들이 기존의 관습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창성을 발휘하는 것이며 이것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lsquo대화체 형식rsquo(dialogic form)이라는 자신들의 접근법이 필요하다

22)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5923) Charles Rosen Sonata Forms rev ed (New York W W Norton 1988)

152 2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6 25)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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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타 이론의 본질은 개별 곡들이 여러 규범들로 이루어진 배경과 어떠한 대화를 나누는지를 밝히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분석은 개별 작품의 모든 면(즉 주제 화성적 혹은 대위법적 움직임 긴 혹은 짧은 규모에서의 모양 텍스처 강약 악기 편성 빠르기 반복하는 관습 등)을 고려한다 이런 식의 접근법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기존의 관습적인 체계 안에서 어떻게 유연성이 발휘되고 통제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26)

따라서 이들은 기존의 접근법보다 더 다양하고 체계적인 분류를 시도한다 이를 위해 이들은 소나타 형식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유형1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 형식유형2 발전부 이후에 제1주제가 등장하지 않고 제2주제부터 원조로 돌

아오는 형식유형3 가장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유형4 소나타와 론도의 혼종형태유형5 협주곡에 나타나는 소나타 형식

이 다섯 가지 유형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특징을 가지는데 이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중간 휴지(Medial Caesura 이하 MC) 필수 제시부 종결점(Essential Expositional Closure 이하 EEC) 필수 구조 종결점(Essential Structural Closure 이하 ESC) 등이다 HampD는 이 세 종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이들을 통해 제시부와 재현부를 구분할 수 있고 제시부와 재현부가 2부분(two-part) 형식인지 아니면 연속적(continuous) 형식인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음악작품 내에서 이들의 위치를 결정하는 것이 HampD의 대화체 형식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 된다 본 논문 또한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과 관련하여 이 종지들을 논의할 것이기 때문에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2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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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는 제시부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것으로 ldquo짧고 수사학적으로 강조된 종지이며 제시부를 두 부분으로 나눈다rdquo27) 또한 그들은 ldquoMC가 없으면 제2주제도 없다rdquo28)라고 단정하면서 제2주제가 들어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MC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EEC는 제시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완전정격종지(이하 PAC)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이고 따라서 제시부가 구조적으로 완결되는 지점이다29) 이들에 따르면 EEC이후에 나오는 종결구역(Closing zone)은 소나타 형식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 또한 ESC는 재현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PAC로 역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일 뿐만 아니라 재현부 전체 즉 소나타 전체를 끝맺는 지점이다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HampD가 말하는 주제의 개념을 살펴보겠다 이들은 주제의 정의를 윌리엄 캐플린(William E Caplin 1948- )에게서 빌려오는데 캐플린은 주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lsquo주제rsquo는 분명히 알아차릴 수 있는 선율이나 lsquo노래rsquo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제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 주제는 완전한 형식적인 단위를 말한다 이것은 선율적 동기적 내용뿐만 아니라 반주의 텍스처 그리고 화음 진행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주제는 일반적으로 확실한 종지에 의해 끝맺어진다30)

따라서 캐플린과 HampD에게 주제는 센텐스처럼 8마디 길이의 단단한(tight-knit) 구조일 수 있고 아니면 수십 마디에 이르는 느슨한(loose) 구조를 가질 수도 있다31)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다음 장에서는 크리

2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 28)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2 2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20 30) William E Caplin Analyzing Classical Form An Approach for the

Classroo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3331) 캐플린의 센텐스 개념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김경은 ldquo조성음악의

주제 형식 유형 센텐스 구조rdquo 『음악이론연구』 13 (2008) 69-8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3

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Ⅳ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재현부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은 제시부에서 나온 재료들을 재현부에서 순서를 바꾸거나 다른 음악적 재료로 대신하면서 사용되기 때문이다32) 다시 말하면 재현부가 제시부의 구조를 그대로 따르는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경우에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크리스피의 23개의 소나타 형식 중에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순서를 따르고 있는 것은 6개에 불과하다33) 나머지 17개의 곡에서는 제시부에 나온 음악적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변형된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변화된 재현부는 흔하게 발견되지 않는다 HampD에 따르면 ldquo대부분의 경우 파트1(제1주제 경과부 MC)을 지나서 S와 C는 제시부에 나왔던 것과 거의 유사한 형태로 돌아온다 [] 이런 일반화의 중요한 예외는 하이든의 작품에서 발견된다 [] 하이든을 제외하고 이런 관습은 매우 드물다rdquo34) 하이든의 교향곡과 크리스피의 교향곡은 양식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이런 면은 두 작곡가의 공통점인 것으로 보인

32) 본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은 모두 유형1 즉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이다 이 형식에서 발전부는 재현부가 나오기 위해 필요한 전조의 기능을 수행하므로 대부분의 경우 매우 짧거나 완전히 생략되기도 한다 따라서 발전부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33) 본 논문은 현재 미국 버클리 대학이 소장한 필사본(US-BEm MS-829)에 실려 있는 크리스피의 24개의 교향곡의 1악장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 논문에서는 필사본에 실려 있는 곡의 순서가 그대로 사용되었으며 숫자 앞에 B가 표기되었다 즉 B1은 이 필사본에 실려 있는 첫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하고 마찬가지로 B2는 두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한다 이 24개의 교향곡 중 일곱 번째 곡인 B7은 소나타 형식이 아니어서 논의에서 제외되었다

3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3

44 강 용 식

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처음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변화가 많은 악장들을 살펴보겠다35)

1)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먼저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 나왔던 제2주제가 재현부에서는 다른 주제로 바뀌게 된다 즉 재현부의 제2주제로 크리스피는 새로운 주제를 사용하거나(B19) 제1주제와 관련된 주제를 이용하거나(B2) 발전부에 나왔던 주제를 다시 활용하기도 한다(B14)

B19에서 크리스피는 재현부의 제2주제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한다 이 곡의 제2주제는 삼중모듈구조(Tri-Modular Block 이하 TMB)로 되어 있는데36) 재현부에서는 TM1과 TM2에서 새로운 주제가 나온다 이 새로운 주제는 HampD가 언급한 일반적인 TM1과 TM2의 성격을 따른다 즉 TM1은 피아노(piano) 선율로 S의 기초 악상(basic idea)으로 기능한다 이후 TM2는 포르테(forte)로 연주되면서 전개(continuation) 기능과 종지(cadential)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35) 다음에 나오는 분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크리스피 교향곡들의 악보가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지면 관계상 모든 악보를 실을 수가 없었다 크리스피의 악보를 보기 위해서는 각주에서 언급한 필자의 박사학위논문의 부록2를 참고하시오

36) TMB는 제시부에 두 개의 MC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즉 첫 번째 MC 이후 제2주제가 등장하지만 이것은 만족할 만한 EEC를 만들지 못하고 또 다른 MC를 만든다 이 두 번째 MC 이후 다른 주제가 등장하여 EEC를 확립한다 HampD는 첫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1 두 번째 MC를 만드는 부분을 TM2 두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3라고 명명하였다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서는 HampD의 Elements of Sonata Theory 170-177을 참고하시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5

lt예1gt B19 재현부의 TM1(마디55-59)37)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재현부에서 바뀐 부분의 길이가 훨씬 길어졌다는 것이다 원래의 TM1과 TM2는 13마디(마디20-32)였는데 재현부에서는 20마디(마디55-74)로 확장되었다 이렇게 새로 작곡된 부분이 길어진 것은 크리스피가 이 부분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이런 특징은 앞으로 살펴볼 두 곡에서도 발견된다

B2의 제시부 역시 TMB를 따르고 있으며 재현부에서 TM1과 TM2가 다른 주제선율로 대체된다 그러나 B2의 경우 TM1은 제시부에서 P의 일부였던 Pb와 매우 닮아있다

lt예2agt B2 제시부의 Pb(마디5-9)

37) 본 논문에 실린 예들은 지면 관계상 최소한으로 제시되었다 논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제1바이올린과 바소(Basso)만 제공되었다 참고로 크리스피의 교향곡이 실려 있는 필사본의 악기편성은 두 개의 바이올린 비올라 바소이다

46 강 용 식

lt예2bgt B2 재현부의 TM1(마디59-63)

TM1은 Pb와 마찬가지로 머키 베이스(murky bass)를 사용하며 제1바이올린에도 비슷한 선율이 나온다 이 포르테 음형 뒤에 종지형이 피아노로 나오고 한 번 반복된 후(마디67-74) 또 다른 종지음을 거쳐서 마디82에서 원조로 불완전정격종지(Imperfect Authentic Cadence 이하 IAC)를 한다 이 종지는 모든 성부의 휴지와 함께 등장함으로써 두 번째 MC로 기능한다 이 MC 뒤에 원래의 TM3이 등장하여 마디90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B19와 마찬가지로 새로 작곡된 TM1과 TM2는 재현부에서 훨씬 확장되었다 제시부에서 TM1과 TM2는 9마디(마디22-30)에 불과했는데 재현부에서 이 부분은 24마디(마디59-82)이다

이렇게 새로운 선율을 사용하는 두 곡과는 달리 B14에서 크리스피는 원곡의 발전부에서 나왔던 선율을 재현부의 제2주제로 사용한다

lt예3agt B14 발전부(마디34-3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7

lt예3bgt B14 재현부의 제2주제(마디64-67)

마디34-41에서 여리게 연주되는 선율은 딸림단조(A단조)에서 연주되었는데 재현부에서는 MC 이후 새로운 S의 시작 부분(마디64-67)에 으뜸단조(D단조)로 나온다 이것 다음에 새로운 재료들이 추가되어 마디86에서 IAC로 종지를 한다 전체적인 곡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마디86의 IAC는 ESC로 기능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MC] S(=Dev+NM38)) [EEC]

지금까지 살펴본 3개의 곡들에서는 MC와 EECESC의 위치가 변하는 것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에 살펴볼 뒤바뀐 재현부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조금씩 나타난다

2) 뒤바뀐 재현부(reversed recapitulation)39)

18세기 소나타 형식 중에 재현부에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순서를 바꾸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윌리엄 뉴만(William Newman)과 웹스터는 이런 형식을 lsquo거울 형식rsquo(mirror form)이라고 부르면서 이 형식이 18세기 음

38) 이 논문에서 사용되는 약어는 대부분 HampD의 용어를 따르고 있다 필자가 추가한 경우는 lsquoDevrsquo lsquoNMrsquo이다 lsquoDevrsquo는 발전부(Development)에 나오는 음악적 재료들을 의미하고 lsquoNMrsquo은 새로운 재료(New Material)를 의미한다

39)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6)

48 강 용 식

악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하였다40) 일반적으로 이 형식은 재현부가 원조로 나오는 제1주제에 의해 분명히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소나타 형식보다는 2부 형식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41) HampD는 이렇게 발전부와 재현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형식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오면서 이것을 유형2 소나타라고 명명하였다 이들은 특히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제시하는데 뒤바뀐 재현부를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라고 해석하였다42) 또한 이들은 이런 형식을 뒤바뀐 재현부라고 부르는 것을 lsquo오류rsquo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의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43) 또한 HampD는 자신들의 의견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작품들(모차르트의 5번 교향곡 K 22의 1악장 등)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44)

그러나 필자의 생각에는 이들의 관점이 크리스피의 곡에 적용되기 힘들다 물론 HampD가 예로 든 곡들에서 이들의 해석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즉 이 곡들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원조가 충분히 확립되어서 ESC로 기능할 수 있는 PAC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뒤에 나오는 제1주제를 코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음악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나오기 전에 원조의 PAC가 확립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크리스피의 경우에는 이런 형식을 유형2 소나타가 아니라 뒤바뀐 재현부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또한 매튜 라일리(Matthew Riley)도 이 형식에 대한 HampD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라일리는 HampD가 하이든의 교향곡 44번의 4악장을 유형2 소나타라고 해석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면서 ldquo헤포코스키와 달씨의 해석은 하이든의 44iv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형2 소나타의 기본 모델은 당시 빈

40) William Newman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146 Webster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41) Rey M Longyear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42)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8-369 43)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2 4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9

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rdquo45)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뒤바뀐 재현부에 대한 HampD의 견해는 일반화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피의 교향곡 중에 총 4곡이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구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 논문은 뒤바뀐 재현부가 분명히 나타나는 B20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곡들을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B20의 뒤바뀐 재현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이 곡의 제1주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세 가지 모듈(Pa Pb Pc)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센텐스이다 Pa(마디1-7)는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로 실제적으로 제1주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작 전에 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P0에 가깝다46) Pb(마디8-12)는 피아노 선율로 기초 악상의 역할을 하며 Pc(마디13-17)는 종지구이다

lt예4gt B20 제1주제(마디1-17)

또한 Pb는 마디27-31에서 딸림조로 들어옴으로써 제2주제의 기초악상 역할을 한다 이후 새로운 포르테 종지형이 들어와 마디40에서 V IAC로 EEC가 만들어진다 EEC 이후 짧은 발전부를 통해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5) Matthew Riley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161

4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72

50 강 용 식

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1

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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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2: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36 강 용 식

한 관심은 20세기의 음악학자들에게도 이어졌다 소나타 형식은 하인리히 솅커(Heinrich Schenker 1868-1935)3) 장 라루(Jan LaRue 1918-2004)4) 제임스 웹스터(James Webster 1942- )5) 등에 의해서 끊임없이 논의되었다 현재 영미권 음악학계에서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소나타 형식에 대한 접근법 중의 하나는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 1946- )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이다(이하 HampD) 이들은 2006년 저서 『소나타 이론의 요소들』에서 그들의 이론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6) 이들의 이론은 소나타 형식의 다양한 면들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려고 노력하였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18세기 교향곡을 설명하는 데 보다 적합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본 논문은 이들의 소나타 이론을 중심으로 하여 18세기 이탈리아 로마에서 활동하였던 작곡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을 살펴보려 한다 크리스피라는 작곡가는 현재 대부분의 음악학자들에게도 생소할 정도로 지금은 거의 완전히 잊혀진 인물이다 그는 생전에 어느 정도 국제적인 명성을 쌓은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까지 음악학자들에 의해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7) 본 논문은 그의 교향곡을 최신 음악학의 담론 안에서 논의함으로써 그의 음악의 중요한 특징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담론의 영역을 확장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18세기 교향곡이 최근까지 어떻게 논의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고 비교적 생소한 개념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그 다음 HampD의 소나타 이론의 주요 개념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다

3) Heinrich Schenker Free Composition trans Ernst Oster (New York Longman 1979)

4) Jan LaRue Guidelines for Style Analysis (New York W W Norton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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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Norms Types and Deformations in the Late Eighteenth-Century Sonata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6)

7) 강용식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1737-1797)의 교향곡 소스와 진본성rdquo 『서양음악학』 201 (2017) 37-70을 참고하시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37

이를 바탕으로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Ⅱ 18세기 교향곡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음악학에서 최근까지 논의가 미흡했던 분야 중의 하나는 18세기 교향곡이다 교향곡이라는 장르는 음악학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이지만 18세기 교향곡에 대한 기존의 논의는 대부분 하이든 모차르트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이들의 교향곡은 베토벤으로 이어지면서 교향곡은 19세기 독일 음악의 우월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르로 자리매김하였다 또한 베토벤의 교향곡이 음악학에 미친 영향은 절대적이어서 18세기 교향곡들의 대부분은 베토벤의 음악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되었다8) 실제로 20세기 초반 독일의 음악학자 후고 리만(Hugo Riemann 1849-1919)은 만하임 악파의 대표자인 요한 슈타미츠(Johann Stamitz 1717-1757)의 교향곡을 발견하고 난 후 삼마르티니에서 하이든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찾았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9) 따라서 18세기 교향곡은 일반적으로 삼마르티니 슈타미츠 하이든 모차르트의 순서로 이해되었다10)

이런 상황에서 가장 많이 소외받았던 것은 18세기 이탈리아 교향곡이다 18세기 초반에 이탈리아 작곡가였던 삼마르티니가 교향곡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였지만 만하임 악파로 교향곡의 중심이 넘어간 이후 교향

8) 이 주제에 대해서는 다음의 두 책을 참고하시오 Scott Burnham Beethoven Hero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5) Mark Evan Bonds After Beethoven Imperatives of Originality in the Symphony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1996)

9) Hugo Riemann ed Sinfonien der pfalzbayerischen Schule (Mannheimer Symphoniker) Denkmaumller der Tonkunst in Bayern ed Adolf Sandberger Jg 31 (Leipzig Breitkopf amp Haumlrtel 1902)

10) Jan LaRue and others ldquoSymphony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

38 강 용 식

곡은 더 이상 이탈리아와 연관되지 않았다 최근 들어 이런 독일 중심적인 관점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하였다 1978년 장 피터 라슨(Jens Peter Larsen 1902-1988)은 베토벤 이전의 교향곡들을 논할 때 ldquo우리는 lsquo베토벤 이후 교향곡에서 나오는 전통적인 규범들이 이 곡들에서는 이미 얼마만큼 성취되었는가rsquo라고 물으면 안 된다 대신에 lsquo이 곡들에서 규범은 무엇인가 여기에는 어떤 발전들이 일어나고 있는가rsquo라고 물어야한다rdquo11)고 주장하였다 이런 관점은 배리 브룩(Barry Brook 1918-1997)12) 마크 이반 반즈(Mark Evan Bonds 1954- )13) 리차드 윌(Richard Will)14) 등의 학자에 의해 계승 및 발전되었다 또한 최근에 매리 수 머로우(Mary Sue Morrow 1953- )와 베씨아 처긴(Bathia Churgin)은 18세기 교향곡 전체를 조망하는 연구서를 출판하였다15) 특히 이 책에서 처긴은 삼마르티니 이후에 가장 많은 교향곡을 남긴 이탈리아 작곡가는 크리스피라고 언급하면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에 대한 연구를 촉구하기도 하였다16)

이런 논의들 중에서 최근에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개념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것은 1970년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 1916-2011)가 18세기 음악과 관련하여 언급한 이후17) 로버트 여딩엔(Robert Gjerdingen)의 스키마 이론을 통해 재조명되었다18) 라트너에

11) Jens Peter Larsen ldquoZur Entstehung der oumlsterreichischen Symphonietradition (ca 1750ndash1775)rdquo Haydn Yearbook 10 (1978) 72

12) Barry Brook ed Symphony 1720ndash1840 (New York Garland 1985)13) Mark Evan Bonds ldquoHaydnrsquos False Recapitulations and the Perception of

Sonata Form in the Eighteenth Centuryrdquo (PhD Diss Harvard University 1988)

14) Richard Will The Characteristic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15) Mary Sue Morrow and Bathia Churgin ed The Eighteenth-Century Symphony (Bloomington Indiana University Press 2012)

16) Morrow and Churgin The Eighteenth-Century Symphony 114 17) Leonard G Ratner ldquoArs Combinatoria Chance and Choice in

Eighteenth-Century Musicrdquo in Studies in Eighteenth-Century Music A Tribute to Karl Geiringer on His Seventieth Birthday ed H C Robbins Landon and Roger E Chapman (London Allen amp Unwin 1970) 35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39

따르면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수학에서 빌려온 개념으로 ldquo주어진 대상들을 특정한 조건 아래 배열하는 방식rdquo19)이다 예를 들어 A B C라는 세 개의 글자는 6가지 방식 즉 ABC ACB BCA BAC CAB CBA로 배열될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요소가 삽입되거나 다양한 패러프레이즈 기법이 사용될 수 있다 라트너는 이렇게 주어진 대상들을 재결합하는 방식을 18세기 음악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정신은 18세기 음악 전반에 걸쳐 느껴진다 모든 작곡가들이 짧고 잘 정의된 선율유형을 사용하였다 작곡가들은 화성적 리듬적 주기성에 기반한 몇 개의 길들을 따라 이들을 조작하였으며 콤비나토리아적인 방법을 이용해 순서를 바꾸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기도 하였다20)

한편 음악학자 슈테판 에커트(Stefan Eckert)도 18세기 음악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음악에서 lsquo모듈식rsquo의 개념을 허용하지만 유기체론을 선호하였던 19세기는 lsquo선적인rsquo 모델을 요구하였다 [] 미셀 푸코는 『말과 사물』에서 ldquo고전 시대와 현대 시대는 지식의 개념이 다르다rdquo고 주장하였다 [] 실제로 푸코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고전적인 에피스테메의 중심 요소로 정의하였는데 이것은 항상 ldquo단순한 요소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진보적으로 조합rdquo하여 지식을 얻는다21)

18) Robert Gjerdingen Music in the Galant Styl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에 대해서는 강용식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교향곡의 2악장에 나타난 갈랑 양식의 변화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중심으로rdquo 『음악이론연구』 28 (2017) 68-101을 참고하시오

19)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45 20)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59 21) Stefan Eckert ldquoArs Combinatoria Dialogue Structure and Musical

Practice in Joseph Riepelrsquos lsquoAnfangsgruumlnde zur musikalischen Setzkunstrsquordquo (PhD Diss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 2000) 56-57

40 강 용 식

또한 라트너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가 소나타 형식과 밀접하게 사용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ldquo과연 누가 고전주의 음악에서 자주 사용되는 I-V X-I 구조가 작곡가들이 선율에서 콤비나토리아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신선한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 사용하였던 뼈대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rdquo22)라고 언급하였다 찰스 로젠(Charles Rosen 1927-2012)도 하이든 현악사중주 Op 2 no 2의 1악장에 나오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언급하면서 이런 기법이 18세기 소나타 형식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23) 이런 학자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형식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에 대한 논의는 아직 구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Ⅲ HampD의 소나타 이론

HampD가 지적하는 기존 소나타 이론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하나의 도식적인 형식을 제시하고 모든 음악을 그 틀에 맞추어 설명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런 식의 접근이 실제 음악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작곡가들을 lsquo순응주의자의 함정rsquo에 빠지게 할 뿐이라고 비판하였다24) 이들에 따르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곡가의 선택이 어떤 배경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알아야 한다25) 즉 당대의 작곡가들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진행은 무엇이고 이런 관습에 대해 작곡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각각의 곡들은 작곡가들이 기존의 관습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창성을 발휘하는 것이며 이것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lsquo대화체 형식rsquo(dialogic form)이라는 자신들의 접근법이 필요하다

22)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5923) Charles Rosen Sonata Forms rev ed (New York W W Norton 1988)

152 2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6 25)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vi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1

소나타 이론의 본질은 개별 곡들이 여러 규범들로 이루어진 배경과 어떠한 대화를 나누는지를 밝히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분석은 개별 작품의 모든 면(즉 주제 화성적 혹은 대위법적 움직임 긴 혹은 짧은 규모에서의 모양 텍스처 강약 악기 편성 빠르기 반복하는 관습 등)을 고려한다 이런 식의 접근법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기존의 관습적인 체계 안에서 어떻게 유연성이 발휘되고 통제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26)

따라서 이들은 기존의 접근법보다 더 다양하고 체계적인 분류를 시도한다 이를 위해 이들은 소나타 형식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유형1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 형식유형2 발전부 이후에 제1주제가 등장하지 않고 제2주제부터 원조로 돌

아오는 형식유형3 가장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유형4 소나타와 론도의 혼종형태유형5 협주곡에 나타나는 소나타 형식

이 다섯 가지 유형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특징을 가지는데 이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중간 휴지(Medial Caesura 이하 MC) 필수 제시부 종결점(Essential Expositional Closure 이하 EEC) 필수 구조 종결점(Essential Structural Closure 이하 ESC) 등이다 HampD는 이 세 종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이들을 통해 제시부와 재현부를 구분할 수 있고 제시부와 재현부가 2부분(two-part) 형식인지 아니면 연속적(continuous) 형식인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음악작품 내에서 이들의 위치를 결정하는 것이 HampD의 대화체 형식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 된다 본 논문 또한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과 관련하여 이 종지들을 논의할 것이기 때문에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2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0

42 강 용 식

MC는 제시부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것으로 ldquo짧고 수사학적으로 강조된 종지이며 제시부를 두 부분으로 나눈다rdquo27) 또한 그들은 ldquoMC가 없으면 제2주제도 없다rdquo28)라고 단정하면서 제2주제가 들어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MC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EEC는 제시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완전정격종지(이하 PAC)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이고 따라서 제시부가 구조적으로 완결되는 지점이다29) 이들에 따르면 EEC이후에 나오는 종결구역(Closing zone)은 소나타 형식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 또한 ESC는 재현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PAC로 역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일 뿐만 아니라 재현부 전체 즉 소나타 전체를 끝맺는 지점이다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HampD가 말하는 주제의 개념을 살펴보겠다 이들은 주제의 정의를 윌리엄 캐플린(William E Caplin 1948- )에게서 빌려오는데 캐플린은 주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lsquo주제rsquo는 분명히 알아차릴 수 있는 선율이나 lsquo노래rsquo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제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 주제는 완전한 형식적인 단위를 말한다 이것은 선율적 동기적 내용뿐만 아니라 반주의 텍스처 그리고 화음 진행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주제는 일반적으로 확실한 종지에 의해 끝맺어진다30)

따라서 캐플린과 HampD에게 주제는 센텐스처럼 8마디 길이의 단단한(tight-knit) 구조일 수 있고 아니면 수십 마디에 이르는 느슨한(loose) 구조를 가질 수도 있다31)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다음 장에서는 크리

2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 28)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2 2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20 30) William E Caplin Analyzing Classical Form An Approach for the

Classroo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3331) 캐플린의 센텐스 개념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김경은 ldquo조성음악의

주제 형식 유형 센텐스 구조rdquo 『음악이론연구』 13 (2008) 69-8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3

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Ⅳ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재현부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은 제시부에서 나온 재료들을 재현부에서 순서를 바꾸거나 다른 음악적 재료로 대신하면서 사용되기 때문이다32) 다시 말하면 재현부가 제시부의 구조를 그대로 따르는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경우에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크리스피의 23개의 소나타 형식 중에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순서를 따르고 있는 것은 6개에 불과하다33) 나머지 17개의 곡에서는 제시부에 나온 음악적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변형된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변화된 재현부는 흔하게 발견되지 않는다 HampD에 따르면 ldquo대부분의 경우 파트1(제1주제 경과부 MC)을 지나서 S와 C는 제시부에 나왔던 것과 거의 유사한 형태로 돌아온다 [] 이런 일반화의 중요한 예외는 하이든의 작품에서 발견된다 [] 하이든을 제외하고 이런 관습은 매우 드물다rdquo34) 하이든의 교향곡과 크리스피의 교향곡은 양식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이런 면은 두 작곡가의 공통점인 것으로 보인

32) 본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은 모두 유형1 즉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이다 이 형식에서 발전부는 재현부가 나오기 위해 필요한 전조의 기능을 수행하므로 대부분의 경우 매우 짧거나 완전히 생략되기도 한다 따라서 발전부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33) 본 논문은 현재 미국 버클리 대학이 소장한 필사본(US-BEm MS-829)에 실려 있는 크리스피의 24개의 교향곡의 1악장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 논문에서는 필사본에 실려 있는 곡의 순서가 그대로 사용되었으며 숫자 앞에 B가 표기되었다 즉 B1은 이 필사본에 실려 있는 첫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하고 마찬가지로 B2는 두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한다 이 24개의 교향곡 중 일곱 번째 곡인 B7은 소나타 형식이 아니어서 논의에서 제외되었다

3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3

44 강 용 식

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처음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변화가 많은 악장들을 살펴보겠다35)

1)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먼저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 나왔던 제2주제가 재현부에서는 다른 주제로 바뀌게 된다 즉 재현부의 제2주제로 크리스피는 새로운 주제를 사용하거나(B19) 제1주제와 관련된 주제를 이용하거나(B2) 발전부에 나왔던 주제를 다시 활용하기도 한다(B14)

B19에서 크리스피는 재현부의 제2주제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한다 이 곡의 제2주제는 삼중모듈구조(Tri-Modular Block 이하 TMB)로 되어 있는데36) 재현부에서는 TM1과 TM2에서 새로운 주제가 나온다 이 새로운 주제는 HampD가 언급한 일반적인 TM1과 TM2의 성격을 따른다 즉 TM1은 피아노(piano) 선율로 S의 기초 악상(basic idea)으로 기능한다 이후 TM2는 포르테(forte)로 연주되면서 전개(continuation) 기능과 종지(cadential)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35) 다음에 나오는 분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크리스피 교향곡들의 악보가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지면 관계상 모든 악보를 실을 수가 없었다 크리스피의 악보를 보기 위해서는 각주에서 언급한 필자의 박사학위논문의 부록2를 참고하시오

36) TMB는 제시부에 두 개의 MC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즉 첫 번째 MC 이후 제2주제가 등장하지만 이것은 만족할 만한 EEC를 만들지 못하고 또 다른 MC를 만든다 이 두 번째 MC 이후 다른 주제가 등장하여 EEC를 확립한다 HampD는 첫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1 두 번째 MC를 만드는 부분을 TM2 두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3라고 명명하였다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서는 HampD의 Elements of Sonata Theory 170-177을 참고하시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5

lt예1gt B19 재현부의 TM1(마디55-59)37)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재현부에서 바뀐 부분의 길이가 훨씬 길어졌다는 것이다 원래의 TM1과 TM2는 13마디(마디20-32)였는데 재현부에서는 20마디(마디55-74)로 확장되었다 이렇게 새로 작곡된 부분이 길어진 것은 크리스피가 이 부분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이런 특징은 앞으로 살펴볼 두 곡에서도 발견된다

B2의 제시부 역시 TMB를 따르고 있으며 재현부에서 TM1과 TM2가 다른 주제선율로 대체된다 그러나 B2의 경우 TM1은 제시부에서 P의 일부였던 Pb와 매우 닮아있다

lt예2agt B2 제시부의 Pb(마디5-9)

37) 본 논문에 실린 예들은 지면 관계상 최소한으로 제시되었다 논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제1바이올린과 바소(Basso)만 제공되었다 참고로 크리스피의 교향곡이 실려 있는 필사본의 악기편성은 두 개의 바이올린 비올라 바소이다

46 강 용 식

lt예2bgt B2 재현부의 TM1(마디59-63)

TM1은 Pb와 마찬가지로 머키 베이스(murky bass)를 사용하며 제1바이올린에도 비슷한 선율이 나온다 이 포르테 음형 뒤에 종지형이 피아노로 나오고 한 번 반복된 후(마디67-74) 또 다른 종지음을 거쳐서 마디82에서 원조로 불완전정격종지(Imperfect Authentic Cadence 이하 IAC)를 한다 이 종지는 모든 성부의 휴지와 함께 등장함으로써 두 번째 MC로 기능한다 이 MC 뒤에 원래의 TM3이 등장하여 마디90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B19와 마찬가지로 새로 작곡된 TM1과 TM2는 재현부에서 훨씬 확장되었다 제시부에서 TM1과 TM2는 9마디(마디22-30)에 불과했는데 재현부에서 이 부분은 24마디(마디59-82)이다

이렇게 새로운 선율을 사용하는 두 곡과는 달리 B14에서 크리스피는 원곡의 발전부에서 나왔던 선율을 재현부의 제2주제로 사용한다

lt예3agt B14 발전부(마디34-3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7

lt예3bgt B14 재현부의 제2주제(마디64-67)

마디34-41에서 여리게 연주되는 선율은 딸림단조(A단조)에서 연주되었는데 재현부에서는 MC 이후 새로운 S의 시작 부분(마디64-67)에 으뜸단조(D단조)로 나온다 이것 다음에 새로운 재료들이 추가되어 마디86에서 IAC로 종지를 한다 전체적인 곡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마디86의 IAC는 ESC로 기능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MC] S(=Dev+NM38)) [EEC]

지금까지 살펴본 3개의 곡들에서는 MC와 EECESC의 위치가 변하는 것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에 살펴볼 뒤바뀐 재현부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조금씩 나타난다

2) 뒤바뀐 재현부(reversed recapitulation)39)

18세기 소나타 형식 중에 재현부에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순서를 바꾸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윌리엄 뉴만(William Newman)과 웹스터는 이런 형식을 lsquo거울 형식rsquo(mirror form)이라고 부르면서 이 형식이 18세기 음

38) 이 논문에서 사용되는 약어는 대부분 HampD의 용어를 따르고 있다 필자가 추가한 경우는 lsquoDevrsquo lsquoNMrsquo이다 lsquoDevrsquo는 발전부(Development)에 나오는 음악적 재료들을 의미하고 lsquoNMrsquo은 새로운 재료(New Material)를 의미한다

39)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6)

48 강 용 식

악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하였다40) 일반적으로 이 형식은 재현부가 원조로 나오는 제1주제에 의해 분명히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소나타 형식보다는 2부 형식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41) HampD는 이렇게 발전부와 재현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형식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오면서 이것을 유형2 소나타라고 명명하였다 이들은 특히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제시하는데 뒤바뀐 재현부를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라고 해석하였다42) 또한 이들은 이런 형식을 뒤바뀐 재현부라고 부르는 것을 lsquo오류rsquo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의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43) 또한 HampD는 자신들의 의견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작품들(모차르트의 5번 교향곡 K 22의 1악장 등)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44)

그러나 필자의 생각에는 이들의 관점이 크리스피의 곡에 적용되기 힘들다 물론 HampD가 예로 든 곡들에서 이들의 해석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즉 이 곡들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원조가 충분히 확립되어서 ESC로 기능할 수 있는 PAC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뒤에 나오는 제1주제를 코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음악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나오기 전에 원조의 PAC가 확립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크리스피의 경우에는 이런 형식을 유형2 소나타가 아니라 뒤바뀐 재현부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또한 매튜 라일리(Matthew Riley)도 이 형식에 대한 HampD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라일리는 HampD가 하이든의 교향곡 44번의 4악장을 유형2 소나타라고 해석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면서 ldquo헤포코스키와 달씨의 해석은 하이든의 44iv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형2 소나타의 기본 모델은 당시 빈

40) William Newman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146 Webster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41) Rey M Longyear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42)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8-369 43)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2 4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9

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rdquo45)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뒤바뀐 재현부에 대한 HampD의 견해는 일반화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피의 교향곡 중에 총 4곡이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구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 논문은 뒤바뀐 재현부가 분명히 나타나는 B20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곡들을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B20의 뒤바뀐 재현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이 곡의 제1주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세 가지 모듈(Pa Pb Pc)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센텐스이다 Pa(마디1-7)는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로 실제적으로 제1주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작 전에 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P0에 가깝다46) Pb(마디8-12)는 피아노 선율로 기초 악상의 역할을 하며 Pc(마디13-17)는 종지구이다

lt예4gt B20 제1주제(마디1-17)

또한 Pb는 마디27-31에서 딸림조로 들어옴으로써 제2주제의 기초악상 역할을 한다 이후 새로운 포르테 종지형이 들어와 마디40에서 V IAC로 EEC가 만들어진다 EEC 이후 짧은 발전부를 통해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5) Matthew Riley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161

4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72

50 강 용 식

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1

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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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3: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37

이를 바탕으로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Ⅱ 18세기 교향곡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음악학에서 최근까지 논의가 미흡했던 분야 중의 하나는 18세기 교향곡이다 교향곡이라는 장르는 음악학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이지만 18세기 교향곡에 대한 기존의 논의는 대부분 하이든 모차르트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이들의 교향곡은 베토벤으로 이어지면서 교향곡은 19세기 독일 음악의 우월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르로 자리매김하였다 또한 베토벤의 교향곡이 음악학에 미친 영향은 절대적이어서 18세기 교향곡들의 대부분은 베토벤의 음악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되었다8) 실제로 20세기 초반 독일의 음악학자 후고 리만(Hugo Riemann 1849-1919)은 만하임 악파의 대표자인 요한 슈타미츠(Johann Stamitz 1717-1757)의 교향곡을 발견하고 난 후 삼마르티니에서 하이든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찾았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9) 따라서 18세기 교향곡은 일반적으로 삼마르티니 슈타미츠 하이든 모차르트의 순서로 이해되었다10)

이런 상황에서 가장 많이 소외받았던 것은 18세기 이탈리아 교향곡이다 18세기 초반에 이탈리아 작곡가였던 삼마르티니가 교향곡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였지만 만하임 악파로 교향곡의 중심이 넘어간 이후 교향

8) 이 주제에 대해서는 다음의 두 책을 참고하시오 Scott Burnham Beethoven Hero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5) Mark Evan Bonds After Beethoven Imperatives of Originality in the Symphony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1996)

9) Hugo Riemann ed Sinfonien der pfalzbayerischen Schule (Mannheimer Symphoniker) Denkmaumller der Tonkunst in Bayern ed Adolf Sandberger Jg 31 (Leipzig Breitkopf amp Haumlrtel 1902)

10) Jan LaRue and others ldquoSymphony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

38 강 용 식

곡은 더 이상 이탈리아와 연관되지 않았다 최근 들어 이런 독일 중심적인 관점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하였다 1978년 장 피터 라슨(Jens Peter Larsen 1902-1988)은 베토벤 이전의 교향곡들을 논할 때 ldquo우리는 lsquo베토벤 이후 교향곡에서 나오는 전통적인 규범들이 이 곡들에서는 이미 얼마만큼 성취되었는가rsquo라고 물으면 안 된다 대신에 lsquo이 곡들에서 규범은 무엇인가 여기에는 어떤 발전들이 일어나고 있는가rsquo라고 물어야한다rdquo11)고 주장하였다 이런 관점은 배리 브룩(Barry Brook 1918-1997)12) 마크 이반 반즈(Mark Evan Bonds 1954- )13) 리차드 윌(Richard Will)14) 등의 학자에 의해 계승 및 발전되었다 또한 최근에 매리 수 머로우(Mary Sue Morrow 1953- )와 베씨아 처긴(Bathia Churgin)은 18세기 교향곡 전체를 조망하는 연구서를 출판하였다15) 특히 이 책에서 처긴은 삼마르티니 이후에 가장 많은 교향곡을 남긴 이탈리아 작곡가는 크리스피라고 언급하면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에 대한 연구를 촉구하기도 하였다16)

이런 논의들 중에서 최근에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개념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것은 1970년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 1916-2011)가 18세기 음악과 관련하여 언급한 이후17) 로버트 여딩엔(Robert Gjerdingen)의 스키마 이론을 통해 재조명되었다18) 라트너에

11) Jens Peter Larsen ldquoZur Entstehung der oumlsterreichischen Symphonietradition (ca 1750ndash1775)rdquo Haydn Yearbook 10 (1978) 72

12) Barry Brook ed Symphony 1720ndash1840 (New York Garland 1985)13) Mark Evan Bonds ldquoHaydnrsquos False Recapitulations and the Perception of

Sonata Form in the Eighteenth Centuryrdquo (PhD Diss Harvard University 1988)

14) Richard Will The Characteristic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15) Mary Sue Morrow and Bathia Churgin ed The Eighteenth-Century Symphony (Bloomington Indiana University Press 2012)

16) Morrow and Churgin The Eighteenth-Century Symphony 114 17) Leonard G Ratner ldquoArs Combinatoria Chance and Choice in

Eighteenth-Century Musicrdquo in Studies in Eighteenth-Century Music A Tribute to Karl Geiringer on His Seventieth Birthday ed H C Robbins Landon and Roger E Chapman (London Allen amp Unwin 1970) 35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39

따르면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수학에서 빌려온 개념으로 ldquo주어진 대상들을 특정한 조건 아래 배열하는 방식rdquo19)이다 예를 들어 A B C라는 세 개의 글자는 6가지 방식 즉 ABC ACB BCA BAC CAB CBA로 배열될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요소가 삽입되거나 다양한 패러프레이즈 기법이 사용될 수 있다 라트너는 이렇게 주어진 대상들을 재결합하는 방식을 18세기 음악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정신은 18세기 음악 전반에 걸쳐 느껴진다 모든 작곡가들이 짧고 잘 정의된 선율유형을 사용하였다 작곡가들은 화성적 리듬적 주기성에 기반한 몇 개의 길들을 따라 이들을 조작하였으며 콤비나토리아적인 방법을 이용해 순서를 바꾸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기도 하였다20)

한편 음악학자 슈테판 에커트(Stefan Eckert)도 18세기 음악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음악에서 lsquo모듈식rsquo의 개념을 허용하지만 유기체론을 선호하였던 19세기는 lsquo선적인rsquo 모델을 요구하였다 [] 미셀 푸코는 『말과 사물』에서 ldquo고전 시대와 현대 시대는 지식의 개념이 다르다rdquo고 주장하였다 [] 실제로 푸코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고전적인 에피스테메의 중심 요소로 정의하였는데 이것은 항상 ldquo단순한 요소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진보적으로 조합rdquo하여 지식을 얻는다21)

18) Robert Gjerdingen Music in the Galant Styl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에 대해서는 강용식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교향곡의 2악장에 나타난 갈랑 양식의 변화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중심으로rdquo 『음악이론연구』 28 (2017) 68-101을 참고하시오

19)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45 20)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59 21) Stefan Eckert ldquoArs Combinatoria Dialogue Structure and Musical

Practice in Joseph Riepelrsquos lsquoAnfangsgruumlnde zur musikalischen Setzkunstrsquordquo (PhD Diss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 2000) 56-57

40 강 용 식

또한 라트너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가 소나타 형식과 밀접하게 사용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ldquo과연 누가 고전주의 음악에서 자주 사용되는 I-V X-I 구조가 작곡가들이 선율에서 콤비나토리아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신선한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 사용하였던 뼈대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rdquo22)라고 언급하였다 찰스 로젠(Charles Rosen 1927-2012)도 하이든 현악사중주 Op 2 no 2의 1악장에 나오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언급하면서 이런 기법이 18세기 소나타 형식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23) 이런 학자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형식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에 대한 논의는 아직 구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Ⅲ HampD의 소나타 이론

HampD가 지적하는 기존 소나타 이론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하나의 도식적인 형식을 제시하고 모든 음악을 그 틀에 맞추어 설명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런 식의 접근이 실제 음악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작곡가들을 lsquo순응주의자의 함정rsquo에 빠지게 할 뿐이라고 비판하였다24) 이들에 따르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곡가의 선택이 어떤 배경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알아야 한다25) 즉 당대의 작곡가들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진행은 무엇이고 이런 관습에 대해 작곡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각각의 곡들은 작곡가들이 기존의 관습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창성을 발휘하는 것이며 이것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lsquo대화체 형식rsquo(dialogic form)이라는 자신들의 접근법이 필요하다

22)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5923) Charles Rosen Sonata Forms rev ed (New York W W Norton 1988)

152 2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6 25)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vi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1

소나타 이론의 본질은 개별 곡들이 여러 규범들로 이루어진 배경과 어떠한 대화를 나누는지를 밝히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분석은 개별 작품의 모든 면(즉 주제 화성적 혹은 대위법적 움직임 긴 혹은 짧은 규모에서의 모양 텍스처 강약 악기 편성 빠르기 반복하는 관습 등)을 고려한다 이런 식의 접근법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기존의 관습적인 체계 안에서 어떻게 유연성이 발휘되고 통제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26)

따라서 이들은 기존의 접근법보다 더 다양하고 체계적인 분류를 시도한다 이를 위해 이들은 소나타 형식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유형1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 형식유형2 발전부 이후에 제1주제가 등장하지 않고 제2주제부터 원조로 돌

아오는 형식유형3 가장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유형4 소나타와 론도의 혼종형태유형5 협주곡에 나타나는 소나타 형식

이 다섯 가지 유형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특징을 가지는데 이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중간 휴지(Medial Caesura 이하 MC) 필수 제시부 종결점(Essential Expositional Closure 이하 EEC) 필수 구조 종결점(Essential Structural Closure 이하 ESC) 등이다 HampD는 이 세 종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이들을 통해 제시부와 재현부를 구분할 수 있고 제시부와 재현부가 2부분(two-part) 형식인지 아니면 연속적(continuous) 형식인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음악작품 내에서 이들의 위치를 결정하는 것이 HampD의 대화체 형식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 된다 본 논문 또한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과 관련하여 이 종지들을 논의할 것이기 때문에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2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0

42 강 용 식

MC는 제시부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것으로 ldquo짧고 수사학적으로 강조된 종지이며 제시부를 두 부분으로 나눈다rdquo27) 또한 그들은 ldquoMC가 없으면 제2주제도 없다rdquo28)라고 단정하면서 제2주제가 들어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MC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EEC는 제시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완전정격종지(이하 PAC)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이고 따라서 제시부가 구조적으로 완결되는 지점이다29) 이들에 따르면 EEC이후에 나오는 종결구역(Closing zone)은 소나타 형식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 또한 ESC는 재현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PAC로 역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일 뿐만 아니라 재현부 전체 즉 소나타 전체를 끝맺는 지점이다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HampD가 말하는 주제의 개념을 살펴보겠다 이들은 주제의 정의를 윌리엄 캐플린(William E Caplin 1948- )에게서 빌려오는데 캐플린은 주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lsquo주제rsquo는 분명히 알아차릴 수 있는 선율이나 lsquo노래rsquo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제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 주제는 완전한 형식적인 단위를 말한다 이것은 선율적 동기적 내용뿐만 아니라 반주의 텍스처 그리고 화음 진행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주제는 일반적으로 확실한 종지에 의해 끝맺어진다30)

따라서 캐플린과 HampD에게 주제는 센텐스처럼 8마디 길이의 단단한(tight-knit) 구조일 수 있고 아니면 수십 마디에 이르는 느슨한(loose) 구조를 가질 수도 있다31)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다음 장에서는 크리

2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 28)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2 2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20 30) William E Caplin Analyzing Classical Form An Approach for the

Classroo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3331) 캐플린의 센텐스 개념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김경은 ldquo조성음악의

주제 형식 유형 센텐스 구조rdquo 『음악이론연구』 13 (2008) 69-8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3

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Ⅳ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재현부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은 제시부에서 나온 재료들을 재현부에서 순서를 바꾸거나 다른 음악적 재료로 대신하면서 사용되기 때문이다32) 다시 말하면 재현부가 제시부의 구조를 그대로 따르는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경우에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크리스피의 23개의 소나타 형식 중에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순서를 따르고 있는 것은 6개에 불과하다33) 나머지 17개의 곡에서는 제시부에 나온 음악적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변형된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변화된 재현부는 흔하게 발견되지 않는다 HampD에 따르면 ldquo대부분의 경우 파트1(제1주제 경과부 MC)을 지나서 S와 C는 제시부에 나왔던 것과 거의 유사한 형태로 돌아온다 [] 이런 일반화의 중요한 예외는 하이든의 작품에서 발견된다 [] 하이든을 제외하고 이런 관습은 매우 드물다rdquo34) 하이든의 교향곡과 크리스피의 교향곡은 양식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이런 면은 두 작곡가의 공통점인 것으로 보인

32) 본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은 모두 유형1 즉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이다 이 형식에서 발전부는 재현부가 나오기 위해 필요한 전조의 기능을 수행하므로 대부분의 경우 매우 짧거나 완전히 생략되기도 한다 따라서 발전부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33) 본 논문은 현재 미국 버클리 대학이 소장한 필사본(US-BEm MS-829)에 실려 있는 크리스피의 24개의 교향곡의 1악장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 논문에서는 필사본에 실려 있는 곡의 순서가 그대로 사용되었으며 숫자 앞에 B가 표기되었다 즉 B1은 이 필사본에 실려 있는 첫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하고 마찬가지로 B2는 두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한다 이 24개의 교향곡 중 일곱 번째 곡인 B7은 소나타 형식이 아니어서 논의에서 제외되었다

3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3

44 강 용 식

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처음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변화가 많은 악장들을 살펴보겠다35)

1)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먼저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 나왔던 제2주제가 재현부에서는 다른 주제로 바뀌게 된다 즉 재현부의 제2주제로 크리스피는 새로운 주제를 사용하거나(B19) 제1주제와 관련된 주제를 이용하거나(B2) 발전부에 나왔던 주제를 다시 활용하기도 한다(B14)

B19에서 크리스피는 재현부의 제2주제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한다 이 곡의 제2주제는 삼중모듈구조(Tri-Modular Block 이하 TMB)로 되어 있는데36) 재현부에서는 TM1과 TM2에서 새로운 주제가 나온다 이 새로운 주제는 HampD가 언급한 일반적인 TM1과 TM2의 성격을 따른다 즉 TM1은 피아노(piano) 선율로 S의 기초 악상(basic idea)으로 기능한다 이후 TM2는 포르테(forte)로 연주되면서 전개(continuation) 기능과 종지(cadential)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35) 다음에 나오는 분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크리스피 교향곡들의 악보가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지면 관계상 모든 악보를 실을 수가 없었다 크리스피의 악보를 보기 위해서는 각주에서 언급한 필자의 박사학위논문의 부록2를 참고하시오

36) TMB는 제시부에 두 개의 MC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즉 첫 번째 MC 이후 제2주제가 등장하지만 이것은 만족할 만한 EEC를 만들지 못하고 또 다른 MC를 만든다 이 두 번째 MC 이후 다른 주제가 등장하여 EEC를 확립한다 HampD는 첫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1 두 번째 MC를 만드는 부분을 TM2 두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3라고 명명하였다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서는 HampD의 Elements of Sonata Theory 170-177을 참고하시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5

lt예1gt B19 재현부의 TM1(마디55-59)37)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재현부에서 바뀐 부분의 길이가 훨씬 길어졌다는 것이다 원래의 TM1과 TM2는 13마디(마디20-32)였는데 재현부에서는 20마디(마디55-74)로 확장되었다 이렇게 새로 작곡된 부분이 길어진 것은 크리스피가 이 부분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이런 특징은 앞으로 살펴볼 두 곡에서도 발견된다

B2의 제시부 역시 TMB를 따르고 있으며 재현부에서 TM1과 TM2가 다른 주제선율로 대체된다 그러나 B2의 경우 TM1은 제시부에서 P의 일부였던 Pb와 매우 닮아있다

lt예2agt B2 제시부의 Pb(마디5-9)

37) 본 논문에 실린 예들은 지면 관계상 최소한으로 제시되었다 논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제1바이올린과 바소(Basso)만 제공되었다 참고로 크리스피의 교향곡이 실려 있는 필사본의 악기편성은 두 개의 바이올린 비올라 바소이다

46 강 용 식

lt예2bgt B2 재현부의 TM1(마디59-63)

TM1은 Pb와 마찬가지로 머키 베이스(murky bass)를 사용하며 제1바이올린에도 비슷한 선율이 나온다 이 포르테 음형 뒤에 종지형이 피아노로 나오고 한 번 반복된 후(마디67-74) 또 다른 종지음을 거쳐서 마디82에서 원조로 불완전정격종지(Imperfect Authentic Cadence 이하 IAC)를 한다 이 종지는 모든 성부의 휴지와 함께 등장함으로써 두 번째 MC로 기능한다 이 MC 뒤에 원래의 TM3이 등장하여 마디90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B19와 마찬가지로 새로 작곡된 TM1과 TM2는 재현부에서 훨씬 확장되었다 제시부에서 TM1과 TM2는 9마디(마디22-30)에 불과했는데 재현부에서 이 부분은 24마디(마디59-82)이다

이렇게 새로운 선율을 사용하는 두 곡과는 달리 B14에서 크리스피는 원곡의 발전부에서 나왔던 선율을 재현부의 제2주제로 사용한다

lt예3agt B14 발전부(마디34-3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7

lt예3bgt B14 재현부의 제2주제(마디64-67)

마디34-41에서 여리게 연주되는 선율은 딸림단조(A단조)에서 연주되었는데 재현부에서는 MC 이후 새로운 S의 시작 부분(마디64-67)에 으뜸단조(D단조)로 나온다 이것 다음에 새로운 재료들이 추가되어 마디86에서 IAC로 종지를 한다 전체적인 곡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마디86의 IAC는 ESC로 기능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MC] S(=Dev+NM38)) [EEC]

지금까지 살펴본 3개의 곡들에서는 MC와 EECESC의 위치가 변하는 것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에 살펴볼 뒤바뀐 재현부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조금씩 나타난다

2) 뒤바뀐 재현부(reversed recapitulation)39)

18세기 소나타 형식 중에 재현부에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순서를 바꾸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윌리엄 뉴만(William Newman)과 웹스터는 이런 형식을 lsquo거울 형식rsquo(mirror form)이라고 부르면서 이 형식이 18세기 음

38) 이 논문에서 사용되는 약어는 대부분 HampD의 용어를 따르고 있다 필자가 추가한 경우는 lsquoDevrsquo lsquoNMrsquo이다 lsquoDevrsquo는 발전부(Development)에 나오는 음악적 재료들을 의미하고 lsquoNMrsquo은 새로운 재료(New Material)를 의미한다

39)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6)

48 강 용 식

악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하였다40) 일반적으로 이 형식은 재현부가 원조로 나오는 제1주제에 의해 분명히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소나타 형식보다는 2부 형식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41) HampD는 이렇게 발전부와 재현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형식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오면서 이것을 유형2 소나타라고 명명하였다 이들은 특히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제시하는데 뒤바뀐 재현부를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라고 해석하였다42) 또한 이들은 이런 형식을 뒤바뀐 재현부라고 부르는 것을 lsquo오류rsquo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의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43) 또한 HampD는 자신들의 의견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작품들(모차르트의 5번 교향곡 K 22의 1악장 등)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44)

그러나 필자의 생각에는 이들의 관점이 크리스피의 곡에 적용되기 힘들다 물론 HampD가 예로 든 곡들에서 이들의 해석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즉 이 곡들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원조가 충분히 확립되어서 ESC로 기능할 수 있는 PAC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뒤에 나오는 제1주제를 코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음악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나오기 전에 원조의 PAC가 확립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크리스피의 경우에는 이런 형식을 유형2 소나타가 아니라 뒤바뀐 재현부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또한 매튜 라일리(Matthew Riley)도 이 형식에 대한 HampD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라일리는 HampD가 하이든의 교향곡 44번의 4악장을 유형2 소나타라고 해석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면서 ldquo헤포코스키와 달씨의 해석은 하이든의 44iv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형2 소나타의 기본 모델은 당시 빈

40) William Newman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146 Webster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41) Rey M Longyear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42)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8-369 43)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2 4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9

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rdquo45)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뒤바뀐 재현부에 대한 HampD의 견해는 일반화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피의 교향곡 중에 총 4곡이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구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 논문은 뒤바뀐 재현부가 분명히 나타나는 B20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곡들을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B20의 뒤바뀐 재현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이 곡의 제1주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세 가지 모듈(Pa Pb Pc)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센텐스이다 Pa(마디1-7)는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로 실제적으로 제1주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작 전에 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P0에 가깝다46) Pb(마디8-12)는 피아노 선율로 기초 악상의 역할을 하며 Pc(마디13-17)는 종지구이다

lt예4gt B20 제1주제(마디1-17)

또한 Pb는 마디27-31에서 딸림조로 들어옴으로써 제2주제의 기초악상 역할을 한다 이후 새로운 포르테 종지형이 들어와 마디40에서 V IAC로 EEC가 만들어진다 EEC 이후 짧은 발전부를 통해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5) Matthew Riley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161

4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72

50 강 용 식

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1

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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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4: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38 강 용 식

곡은 더 이상 이탈리아와 연관되지 않았다 최근 들어 이런 독일 중심적인 관점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하였다 1978년 장 피터 라슨(Jens Peter Larsen 1902-1988)은 베토벤 이전의 교향곡들을 논할 때 ldquo우리는 lsquo베토벤 이후 교향곡에서 나오는 전통적인 규범들이 이 곡들에서는 이미 얼마만큼 성취되었는가rsquo라고 물으면 안 된다 대신에 lsquo이 곡들에서 규범은 무엇인가 여기에는 어떤 발전들이 일어나고 있는가rsquo라고 물어야한다rdquo11)고 주장하였다 이런 관점은 배리 브룩(Barry Brook 1918-1997)12) 마크 이반 반즈(Mark Evan Bonds 1954- )13) 리차드 윌(Richard Will)14) 등의 학자에 의해 계승 및 발전되었다 또한 최근에 매리 수 머로우(Mary Sue Morrow 1953- )와 베씨아 처긴(Bathia Churgin)은 18세기 교향곡 전체를 조망하는 연구서를 출판하였다15) 특히 이 책에서 처긴은 삼마르티니 이후에 가장 많은 교향곡을 남긴 이탈리아 작곡가는 크리스피라고 언급하면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에 대한 연구를 촉구하기도 하였다16)

이런 논의들 중에서 최근에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개념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것은 1970년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 1916-2011)가 18세기 음악과 관련하여 언급한 이후17) 로버트 여딩엔(Robert Gjerdingen)의 스키마 이론을 통해 재조명되었다18) 라트너에

11) Jens Peter Larsen ldquoZur Entstehung der oumlsterreichischen Symphonietradition (ca 1750ndash1775)rdquo Haydn Yearbook 10 (1978) 72

12) Barry Brook ed Symphony 1720ndash1840 (New York Garland 1985)13) Mark Evan Bonds ldquoHaydnrsquos False Recapitulations and the Perception of

Sonata Form in the Eighteenth Centuryrdquo (PhD Diss Harvard University 1988)

14) Richard Will The Characteristic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15) Mary Sue Morrow and Bathia Churgin ed The Eighteenth-Century Symphony (Bloomington Indiana University Press 2012)

16) Morrow and Churgin The Eighteenth-Century Symphony 114 17) Leonard G Ratner ldquoArs Combinatoria Chance and Choice in

Eighteenth-Century Musicrdquo in Studies in Eighteenth-Century Music A Tribute to Karl Geiringer on His Seventieth Birthday ed H C Robbins Landon and Roger E Chapman (London Allen amp Unwin 1970) 35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39

따르면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수학에서 빌려온 개념으로 ldquo주어진 대상들을 특정한 조건 아래 배열하는 방식rdquo19)이다 예를 들어 A B C라는 세 개의 글자는 6가지 방식 즉 ABC ACB BCA BAC CAB CBA로 배열될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요소가 삽입되거나 다양한 패러프레이즈 기법이 사용될 수 있다 라트너는 이렇게 주어진 대상들을 재결합하는 방식을 18세기 음악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정신은 18세기 음악 전반에 걸쳐 느껴진다 모든 작곡가들이 짧고 잘 정의된 선율유형을 사용하였다 작곡가들은 화성적 리듬적 주기성에 기반한 몇 개의 길들을 따라 이들을 조작하였으며 콤비나토리아적인 방법을 이용해 순서를 바꾸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기도 하였다20)

한편 음악학자 슈테판 에커트(Stefan Eckert)도 18세기 음악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음악에서 lsquo모듈식rsquo의 개념을 허용하지만 유기체론을 선호하였던 19세기는 lsquo선적인rsquo 모델을 요구하였다 [] 미셀 푸코는 『말과 사물』에서 ldquo고전 시대와 현대 시대는 지식의 개념이 다르다rdquo고 주장하였다 [] 실제로 푸코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고전적인 에피스테메의 중심 요소로 정의하였는데 이것은 항상 ldquo단순한 요소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진보적으로 조합rdquo하여 지식을 얻는다21)

18) Robert Gjerdingen Music in the Galant Styl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에 대해서는 강용식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교향곡의 2악장에 나타난 갈랑 양식의 변화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중심으로rdquo 『음악이론연구』 28 (2017) 68-101을 참고하시오

19)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45 20)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59 21) Stefan Eckert ldquoArs Combinatoria Dialogue Structure and Musical

Practice in Joseph Riepelrsquos lsquoAnfangsgruumlnde zur musikalischen Setzkunstrsquordquo (PhD Diss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 2000) 56-57

40 강 용 식

또한 라트너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가 소나타 형식과 밀접하게 사용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ldquo과연 누가 고전주의 음악에서 자주 사용되는 I-V X-I 구조가 작곡가들이 선율에서 콤비나토리아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신선한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 사용하였던 뼈대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rdquo22)라고 언급하였다 찰스 로젠(Charles Rosen 1927-2012)도 하이든 현악사중주 Op 2 no 2의 1악장에 나오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언급하면서 이런 기법이 18세기 소나타 형식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23) 이런 학자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형식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에 대한 논의는 아직 구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Ⅲ HampD의 소나타 이론

HampD가 지적하는 기존 소나타 이론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하나의 도식적인 형식을 제시하고 모든 음악을 그 틀에 맞추어 설명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런 식의 접근이 실제 음악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작곡가들을 lsquo순응주의자의 함정rsquo에 빠지게 할 뿐이라고 비판하였다24) 이들에 따르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곡가의 선택이 어떤 배경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알아야 한다25) 즉 당대의 작곡가들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진행은 무엇이고 이런 관습에 대해 작곡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각각의 곡들은 작곡가들이 기존의 관습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창성을 발휘하는 것이며 이것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lsquo대화체 형식rsquo(dialogic form)이라는 자신들의 접근법이 필요하다

22)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5923) Charles Rosen Sonata Forms rev ed (New York W W Norton 1988)

152 2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6 25)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vi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1

소나타 이론의 본질은 개별 곡들이 여러 규범들로 이루어진 배경과 어떠한 대화를 나누는지를 밝히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분석은 개별 작품의 모든 면(즉 주제 화성적 혹은 대위법적 움직임 긴 혹은 짧은 규모에서의 모양 텍스처 강약 악기 편성 빠르기 반복하는 관습 등)을 고려한다 이런 식의 접근법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기존의 관습적인 체계 안에서 어떻게 유연성이 발휘되고 통제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26)

따라서 이들은 기존의 접근법보다 더 다양하고 체계적인 분류를 시도한다 이를 위해 이들은 소나타 형식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유형1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 형식유형2 발전부 이후에 제1주제가 등장하지 않고 제2주제부터 원조로 돌

아오는 형식유형3 가장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유형4 소나타와 론도의 혼종형태유형5 협주곡에 나타나는 소나타 형식

이 다섯 가지 유형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특징을 가지는데 이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중간 휴지(Medial Caesura 이하 MC) 필수 제시부 종결점(Essential Expositional Closure 이하 EEC) 필수 구조 종결점(Essential Structural Closure 이하 ESC) 등이다 HampD는 이 세 종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이들을 통해 제시부와 재현부를 구분할 수 있고 제시부와 재현부가 2부분(two-part) 형식인지 아니면 연속적(continuous) 형식인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음악작품 내에서 이들의 위치를 결정하는 것이 HampD의 대화체 형식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 된다 본 논문 또한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과 관련하여 이 종지들을 논의할 것이기 때문에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2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0

42 강 용 식

MC는 제시부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것으로 ldquo짧고 수사학적으로 강조된 종지이며 제시부를 두 부분으로 나눈다rdquo27) 또한 그들은 ldquoMC가 없으면 제2주제도 없다rdquo28)라고 단정하면서 제2주제가 들어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MC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EEC는 제시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완전정격종지(이하 PAC)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이고 따라서 제시부가 구조적으로 완결되는 지점이다29) 이들에 따르면 EEC이후에 나오는 종결구역(Closing zone)은 소나타 형식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 또한 ESC는 재현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PAC로 역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일 뿐만 아니라 재현부 전체 즉 소나타 전체를 끝맺는 지점이다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HampD가 말하는 주제의 개념을 살펴보겠다 이들은 주제의 정의를 윌리엄 캐플린(William E Caplin 1948- )에게서 빌려오는데 캐플린은 주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lsquo주제rsquo는 분명히 알아차릴 수 있는 선율이나 lsquo노래rsquo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제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 주제는 완전한 형식적인 단위를 말한다 이것은 선율적 동기적 내용뿐만 아니라 반주의 텍스처 그리고 화음 진행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주제는 일반적으로 확실한 종지에 의해 끝맺어진다30)

따라서 캐플린과 HampD에게 주제는 센텐스처럼 8마디 길이의 단단한(tight-knit) 구조일 수 있고 아니면 수십 마디에 이르는 느슨한(loose) 구조를 가질 수도 있다31)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다음 장에서는 크리

2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 28)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2 2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20 30) William E Caplin Analyzing Classical Form An Approach for the

Classroo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3331) 캐플린의 센텐스 개념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김경은 ldquo조성음악의

주제 형식 유형 센텐스 구조rdquo 『음악이론연구』 13 (2008) 69-8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3

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Ⅳ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재현부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은 제시부에서 나온 재료들을 재현부에서 순서를 바꾸거나 다른 음악적 재료로 대신하면서 사용되기 때문이다32) 다시 말하면 재현부가 제시부의 구조를 그대로 따르는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경우에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크리스피의 23개의 소나타 형식 중에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순서를 따르고 있는 것은 6개에 불과하다33) 나머지 17개의 곡에서는 제시부에 나온 음악적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변형된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변화된 재현부는 흔하게 발견되지 않는다 HampD에 따르면 ldquo대부분의 경우 파트1(제1주제 경과부 MC)을 지나서 S와 C는 제시부에 나왔던 것과 거의 유사한 형태로 돌아온다 [] 이런 일반화의 중요한 예외는 하이든의 작품에서 발견된다 [] 하이든을 제외하고 이런 관습은 매우 드물다rdquo34) 하이든의 교향곡과 크리스피의 교향곡은 양식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이런 면은 두 작곡가의 공통점인 것으로 보인

32) 본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은 모두 유형1 즉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이다 이 형식에서 발전부는 재현부가 나오기 위해 필요한 전조의 기능을 수행하므로 대부분의 경우 매우 짧거나 완전히 생략되기도 한다 따라서 발전부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33) 본 논문은 현재 미국 버클리 대학이 소장한 필사본(US-BEm MS-829)에 실려 있는 크리스피의 24개의 교향곡의 1악장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 논문에서는 필사본에 실려 있는 곡의 순서가 그대로 사용되었으며 숫자 앞에 B가 표기되었다 즉 B1은 이 필사본에 실려 있는 첫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하고 마찬가지로 B2는 두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한다 이 24개의 교향곡 중 일곱 번째 곡인 B7은 소나타 형식이 아니어서 논의에서 제외되었다

3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3

44 강 용 식

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처음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변화가 많은 악장들을 살펴보겠다35)

1)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먼저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 나왔던 제2주제가 재현부에서는 다른 주제로 바뀌게 된다 즉 재현부의 제2주제로 크리스피는 새로운 주제를 사용하거나(B19) 제1주제와 관련된 주제를 이용하거나(B2) 발전부에 나왔던 주제를 다시 활용하기도 한다(B14)

B19에서 크리스피는 재현부의 제2주제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한다 이 곡의 제2주제는 삼중모듈구조(Tri-Modular Block 이하 TMB)로 되어 있는데36) 재현부에서는 TM1과 TM2에서 새로운 주제가 나온다 이 새로운 주제는 HampD가 언급한 일반적인 TM1과 TM2의 성격을 따른다 즉 TM1은 피아노(piano) 선율로 S의 기초 악상(basic idea)으로 기능한다 이후 TM2는 포르테(forte)로 연주되면서 전개(continuation) 기능과 종지(cadential)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35) 다음에 나오는 분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크리스피 교향곡들의 악보가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지면 관계상 모든 악보를 실을 수가 없었다 크리스피의 악보를 보기 위해서는 각주에서 언급한 필자의 박사학위논문의 부록2를 참고하시오

36) TMB는 제시부에 두 개의 MC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즉 첫 번째 MC 이후 제2주제가 등장하지만 이것은 만족할 만한 EEC를 만들지 못하고 또 다른 MC를 만든다 이 두 번째 MC 이후 다른 주제가 등장하여 EEC를 확립한다 HampD는 첫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1 두 번째 MC를 만드는 부분을 TM2 두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3라고 명명하였다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서는 HampD의 Elements of Sonata Theory 170-177을 참고하시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5

lt예1gt B19 재현부의 TM1(마디55-59)37)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재현부에서 바뀐 부분의 길이가 훨씬 길어졌다는 것이다 원래의 TM1과 TM2는 13마디(마디20-32)였는데 재현부에서는 20마디(마디55-74)로 확장되었다 이렇게 새로 작곡된 부분이 길어진 것은 크리스피가 이 부분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이런 특징은 앞으로 살펴볼 두 곡에서도 발견된다

B2의 제시부 역시 TMB를 따르고 있으며 재현부에서 TM1과 TM2가 다른 주제선율로 대체된다 그러나 B2의 경우 TM1은 제시부에서 P의 일부였던 Pb와 매우 닮아있다

lt예2agt B2 제시부의 Pb(마디5-9)

37) 본 논문에 실린 예들은 지면 관계상 최소한으로 제시되었다 논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제1바이올린과 바소(Basso)만 제공되었다 참고로 크리스피의 교향곡이 실려 있는 필사본의 악기편성은 두 개의 바이올린 비올라 바소이다

46 강 용 식

lt예2bgt B2 재현부의 TM1(마디59-63)

TM1은 Pb와 마찬가지로 머키 베이스(murky bass)를 사용하며 제1바이올린에도 비슷한 선율이 나온다 이 포르테 음형 뒤에 종지형이 피아노로 나오고 한 번 반복된 후(마디67-74) 또 다른 종지음을 거쳐서 마디82에서 원조로 불완전정격종지(Imperfect Authentic Cadence 이하 IAC)를 한다 이 종지는 모든 성부의 휴지와 함께 등장함으로써 두 번째 MC로 기능한다 이 MC 뒤에 원래의 TM3이 등장하여 마디90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B19와 마찬가지로 새로 작곡된 TM1과 TM2는 재현부에서 훨씬 확장되었다 제시부에서 TM1과 TM2는 9마디(마디22-30)에 불과했는데 재현부에서 이 부분은 24마디(마디59-82)이다

이렇게 새로운 선율을 사용하는 두 곡과는 달리 B14에서 크리스피는 원곡의 발전부에서 나왔던 선율을 재현부의 제2주제로 사용한다

lt예3agt B14 발전부(마디34-3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7

lt예3bgt B14 재현부의 제2주제(마디64-67)

마디34-41에서 여리게 연주되는 선율은 딸림단조(A단조)에서 연주되었는데 재현부에서는 MC 이후 새로운 S의 시작 부분(마디64-67)에 으뜸단조(D단조)로 나온다 이것 다음에 새로운 재료들이 추가되어 마디86에서 IAC로 종지를 한다 전체적인 곡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마디86의 IAC는 ESC로 기능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MC] S(=Dev+NM38)) [EEC]

지금까지 살펴본 3개의 곡들에서는 MC와 EECESC의 위치가 변하는 것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에 살펴볼 뒤바뀐 재현부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조금씩 나타난다

2) 뒤바뀐 재현부(reversed recapitulation)39)

18세기 소나타 형식 중에 재현부에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순서를 바꾸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윌리엄 뉴만(William Newman)과 웹스터는 이런 형식을 lsquo거울 형식rsquo(mirror form)이라고 부르면서 이 형식이 18세기 음

38) 이 논문에서 사용되는 약어는 대부분 HampD의 용어를 따르고 있다 필자가 추가한 경우는 lsquoDevrsquo lsquoNMrsquo이다 lsquoDevrsquo는 발전부(Development)에 나오는 음악적 재료들을 의미하고 lsquoNMrsquo은 새로운 재료(New Material)를 의미한다

39)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6)

48 강 용 식

악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하였다40) 일반적으로 이 형식은 재현부가 원조로 나오는 제1주제에 의해 분명히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소나타 형식보다는 2부 형식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41) HampD는 이렇게 발전부와 재현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형식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오면서 이것을 유형2 소나타라고 명명하였다 이들은 특히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제시하는데 뒤바뀐 재현부를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라고 해석하였다42) 또한 이들은 이런 형식을 뒤바뀐 재현부라고 부르는 것을 lsquo오류rsquo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의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43) 또한 HampD는 자신들의 의견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작품들(모차르트의 5번 교향곡 K 22의 1악장 등)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44)

그러나 필자의 생각에는 이들의 관점이 크리스피의 곡에 적용되기 힘들다 물론 HampD가 예로 든 곡들에서 이들의 해석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즉 이 곡들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원조가 충분히 확립되어서 ESC로 기능할 수 있는 PAC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뒤에 나오는 제1주제를 코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음악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나오기 전에 원조의 PAC가 확립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크리스피의 경우에는 이런 형식을 유형2 소나타가 아니라 뒤바뀐 재현부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또한 매튜 라일리(Matthew Riley)도 이 형식에 대한 HampD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라일리는 HampD가 하이든의 교향곡 44번의 4악장을 유형2 소나타라고 해석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면서 ldquo헤포코스키와 달씨의 해석은 하이든의 44iv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형2 소나타의 기본 모델은 당시 빈

40) William Newman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146 Webster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41) Rey M Longyear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42)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8-369 43)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2 4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9

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rdquo45)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뒤바뀐 재현부에 대한 HampD의 견해는 일반화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피의 교향곡 중에 총 4곡이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구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 논문은 뒤바뀐 재현부가 분명히 나타나는 B20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곡들을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B20의 뒤바뀐 재현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이 곡의 제1주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세 가지 모듈(Pa Pb Pc)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센텐스이다 Pa(마디1-7)는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로 실제적으로 제1주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작 전에 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P0에 가깝다46) Pb(마디8-12)는 피아노 선율로 기초 악상의 역할을 하며 Pc(마디13-17)는 종지구이다

lt예4gt B20 제1주제(마디1-17)

또한 Pb는 마디27-31에서 딸림조로 들어옴으로써 제2주제의 기초악상 역할을 한다 이후 새로운 포르테 종지형이 들어와 마디40에서 V IAC로 EEC가 만들어진다 EEC 이후 짧은 발전부를 통해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5) Matthew Riley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161

4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72

50 강 용 식

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1

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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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39

따르면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수학에서 빌려온 개념으로 ldquo주어진 대상들을 특정한 조건 아래 배열하는 방식rdquo19)이다 예를 들어 A B C라는 세 개의 글자는 6가지 방식 즉 ABC ACB BCA BAC CAB CBA로 배열될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요소가 삽입되거나 다양한 패러프레이즈 기법이 사용될 수 있다 라트너는 이렇게 주어진 대상들을 재결합하는 방식을 18세기 음악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정신은 18세기 음악 전반에 걸쳐 느껴진다 모든 작곡가들이 짧고 잘 정의된 선율유형을 사용하였다 작곡가들은 화성적 리듬적 주기성에 기반한 몇 개의 길들을 따라 이들을 조작하였으며 콤비나토리아적인 방법을 이용해 순서를 바꾸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기도 하였다20)

한편 음악학자 슈테판 에커트(Stefan Eckert)도 18세기 음악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음악에서 lsquo모듈식rsquo의 개념을 허용하지만 유기체론을 선호하였던 19세기는 lsquo선적인rsquo 모델을 요구하였다 [] 미셀 푸코는 『말과 사물』에서 ldquo고전 시대와 현대 시대는 지식의 개념이 다르다rdquo고 주장하였다 [] 실제로 푸코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고전적인 에피스테메의 중심 요소로 정의하였는데 이것은 항상 ldquo단순한 요소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진보적으로 조합rdquo하여 지식을 얻는다21)

18) Robert Gjerdingen Music in the Galant Styl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에 대해서는 강용식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교향곡의 2악장에 나타난 갈랑 양식의 변화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중심으로rdquo 『음악이론연구』 28 (2017) 68-101을 참고하시오

19)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45 20)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59 21) Stefan Eckert ldquoArs Combinatoria Dialogue Structure and Musical

Practice in Joseph Riepelrsquos lsquoAnfangsgruumlnde zur musikalischen Setzkunstrsquordquo (PhD Diss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 2000) 56-57

40 강 용 식

또한 라트너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가 소나타 형식과 밀접하게 사용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ldquo과연 누가 고전주의 음악에서 자주 사용되는 I-V X-I 구조가 작곡가들이 선율에서 콤비나토리아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신선한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 사용하였던 뼈대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rdquo22)라고 언급하였다 찰스 로젠(Charles Rosen 1927-2012)도 하이든 현악사중주 Op 2 no 2의 1악장에 나오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언급하면서 이런 기법이 18세기 소나타 형식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23) 이런 학자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형식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에 대한 논의는 아직 구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Ⅲ HampD의 소나타 이론

HampD가 지적하는 기존 소나타 이론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하나의 도식적인 형식을 제시하고 모든 음악을 그 틀에 맞추어 설명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런 식의 접근이 실제 음악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작곡가들을 lsquo순응주의자의 함정rsquo에 빠지게 할 뿐이라고 비판하였다24) 이들에 따르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곡가의 선택이 어떤 배경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알아야 한다25) 즉 당대의 작곡가들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진행은 무엇이고 이런 관습에 대해 작곡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각각의 곡들은 작곡가들이 기존의 관습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창성을 발휘하는 것이며 이것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lsquo대화체 형식rsquo(dialogic form)이라는 자신들의 접근법이 필요하다

22)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5923) Charles Rosen Sonata Forms rev ed (New York W W Norton 1988)

152 2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6 25)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vi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1

소나타 이론의 본질은 개별 곡들이 여러 규범들로 이루어진 배경과 어떠한 대화를 나누는지를 밝히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분석은 개별 작품의 모든 면(즉 주제 화성적 혹은 대위법적 움직임 긴 혹은 짧은 규모에서의 모양 텍스처 강약 악기 편성 빠르기 반복하는 관습 등)을 고려한다 이런 식의 접근법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기존의 관습적인 체계 안에서 어떻게 유연성이 발휘되고 통제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26)

따라서 이들은 기존의 접근법보다 더 다양하고 체계적인 분류를 시도한다 이를 위해 이들은 소나타 형식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유형1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 형식유형2 발전부 이후에 제1주제가 등장하지 않고 제2주제부터 원조로 돌

아오는 형식유형3 가장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유형4 소나타와 론도의 혼종형태유형5 협주곡에 나타나는 소나타 형식

이 다섯 가지 유형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특징을 가지는데 이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중간 휴지(Medial Caesura 이하 MC) 필수 제시부 종결점(Essential Expositional Closure 이하 EEC) 필수 구조 종결점(Essential Structural Closure 이하 ESC) 등이다 HampD는 이 세 종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이들을 통해 제시부와 재현부를 구분할 수 있고 제시부와 재현부가 2부분(two-part) 형식인지 아니면 연속적(continuous) 형식인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음악작품 내에서 이들의 위치를 결정하는 것이 HampD의 대화체 형식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 된다 본 논문 또한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과 관련하여 이 종지들을 논의할 것이기 때문에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2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0

42 강 용 식

MC는 제시부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것으로 ldquo짧고 수사학적으로 강조된 종지이며 제시부를 두 부분으로 나눈다rdquo27) 또한 그들은 ldquoMC가 없으면 제2주제도 없다rdquo28)라고 단정하면서 제2주제가 들어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MC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EEC는 제시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완전정격종지(이하 PAC)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이고 따라서 제시부가 구조적으로 완결되는 지점이다29) 이들에 따르면 EEC이후에 나오는 종결구역(Closing zone)은 소나타 형식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 또한 ESC는 재현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PAC로 역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일 뿐만 아니라 재현부 전체 즉 소나타 전체를 끝맺는 지점이다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HampD가 말하는 주제의 개념을 살펴보겠다 이들은 주제의 정의를 윌리엄 캐플린(William E Caplin 1948- )에게서 빌려오는데 캐플린은 주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lsquo주제rsquo는 분명히 알아차릴 수 있는 선율이나 lsquo노래rsquo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제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 주제는 완전한 형식적인 단위를 말한다 이것은 선율적 동기적 내용뿐만 아니라 반주의 텍스처 그리고 화음 진행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주제는 일반적으로 확실한 종지에 의해 끝맺어진다30)

따라서 캐플린과 HampD에게 주제는 센텐스처럼 8마디 길이의 단단한(tight-knit) 구조일 수 있고 아니면 수십 마디에 이르는 느슨한(loose) 구조를 가질 수도 있다31)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다음 장에서는 크리

2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 28)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2 2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20 30) William E Caplin Analyzing Classical Form An Approach for the

Classroo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3331) 캐플린의 센텐스 개념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김경은 ldquo조성음악의

주제 형식 유형 센텐스 구조rdquo 『음악이론연구』 13 (2008) 69-8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3

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Ⅳ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재현부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은 제시부에서 나온 재료들을 재현부에서 순서를 바꾸거나 다른 음악적 재료로 대신하면서 사용되기 때문이다32) 다시 말하면 재현부가 제시부의 구조를 그대로 따르는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경우에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크리스피의 23개의 소나타 형식 중에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순서를 따르고 있는 것은 6개에 불과하다33) 나머지 17개의 곡에서는 제시부에 나온 음악적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변형된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변화된 재현부는 흔하게 발견되지 않는다 HampD에 따르면 ldquo대부분의 경우 파트1(제1주제 경과부 MC)을 지나서 S와 C는 제시부에 나왔던 것과 거의 유사한 형태로 돌아온다 [] 이런 일반화의 중요한 예외는 하이든의 작품에서 발견된다 [] 하이든을 제외하고 이런 관습은 매우 드물다rdquo34) 하이든의 교향곡과 크리스피의 교향곡은 양식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이런 면은 두 작곡가의 공통점인 것으로 보인

32) 본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은 모두 유형1 즉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이다 이 형식에서 발전부는 재현부가 나오기 위해 필요한 전조의 기능을 수행하므로 대부분의 경우 매우 짧거나 완전히 생략되기도 한다 따라서 발전부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33) 본 논문은 현재 미국 버클리 대학이 소장한 필사본(US-BEm MS-829)에 실려 있는 크리스피의 24개의 교향곡의 1악장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 논문에서는 필사본에 실려 있는 곡의 순서가 그대로 사용되었으며 숫자 앞에 B가 표기되었다 즉 B1은 이 필사본에 실려 있는 첫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하고 마찬가지로 B2는 두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한다 이 24개의 교향곡 중 일곱 번째 곡인 B7은 소나타 형식이 아니어서 논의에서 제외되었다

3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3

44 강 용 식

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처음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변화가 많은 악장들을 살펴보겠다35)

1)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먼저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 나왔던 제2주제가 재현부에서는 다른 주제로 바뀌게 된다 즉 재현부의 제2주제로 크리스피는 새로운 주제를 사용하거나(B19) 제1주제와 관련된 주제를 이용하거나(B2) 발전부에 나왔던 주제를 다시 활용하기도 한다(B14)

B19에서 크리스피는 재현부의 제2주제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한다 이 곡의 제2주제는 삼중모듈구조(Tri-Modular Block 이하 TMB)로 되어 있는데36) 재현부에서는 TM1과 TM2에서 새로운 주제가 나온다 이 새로운 주제는 HampD가 언급한 일반적인 TM1과 TM2의 성격을 따른다 즉 TM1은 피아노(piano) 선율로 S의 기초 악상(basic idea)으로 기능한다 이후 TM2는 포르테(forte)로 연주되면서 전개(continuation) 기능과 종지(cadential)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35) 다음에 나오는 분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크리스피 교향곡들의 악보가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지면 관계상 모든 악보를 실을 수가 없었다 크리스피의 악보를 보기 위해서는 각주에서 언급한 필자의 박사학위논문의 부록2를 참고하시오

36) TMB는 제시부에 두 개의 MC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즉 첫 번째 MC 이후 제2주제가 등장하지만 이것은 만족할 만한 EEC를 만들지 못하고 또 다른 MC를 만든다 이 두 번째 MC 이후 다른 주제가 등장하여 EEC를 확립한다 HampD는 첫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1 두 번째 MC를 만드는 부분을 TM2 두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3라고 명명하였다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서는 HampD의 Elements of Sonata Theory 170-177을 참고하시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5

lt예1gt B19 재현부의 TM1(마디55-59)37)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재현부에서 바뀐 부분의 길이가 훨씬 길어졌다는 것이다 원래의 TM1과 TM2는 13마디(마디20-32)였는데 재현부에서는 20마디(마디55-74)로 확장되었다 이렇게 새로 작곡된 부분이 길어진 것은 크리스피가 이 부분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이런 특징은 앞으로 살펴볼 두 곡에서도 발견된다

B2의 제시부 역시 TMB를 따르고 있으며 재현부에서 TM1과 TM2가 다른 주제선율로 대체된다 그러나 B2의 경우 TM1은 제시부에서 P의 일부였던 Pb와 매우 닮아있다

lt예2agt B2 제시부의 Pb(마디5-9)

37) 본 논문에 실린 예들은 지면 관계상 최소한으로 제시되었다 논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제1바이올린과 바소(Basso)만 제공되었다 참고로 크리스피의 교향곡이 실려 있는 필사본의 악기편성은 두 개의 바이올린 비올라 바소이다

46 강 용 식

lt예2bgt B2 재현부의 TM1(마디59-63)

TM1은 Pb와 마찬가지로 머키 베이스(murky bass)를 사용하며 제1바이올린에도 비슷한 선율이 나온다 이 포르테 음형 뒤에 종지형이 피아노로 나오고 한 번 반복된 후(마디67-74) 또 다른 종지음을 거쳐서 마디82에서 원조로 불완전정격종지(Imperfect Authentic Cadence 이하 IAC)를 한다 이 종지는 모든 성부의 휴지와 함께 등장함으로써 두 번째 MC로 기능한다 이 MC 뒤에 원래의 TM3이 등장하여 마디90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B19와 마찬가지로 새로 작곡된 TM1과 TM2는 재현부에서 훨씬 확장되었다 제시부에서 TM1과 TM2는 9마디(마디22-30)에 불과했는데 재현부에서 이 부분은 24마디(마디59-82)이다

이렇게 새로운 선율을 사용하는 두 곡과는 달리 B14에서 크리스피는 원곡의 발전부에서 나왔던 선율을 재현부의 제2주제로 사용한다

lt예3agt B14 발전부(마디34-3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7

lt예3bgt B14 재현부의 제2주제(마디64-67)

마디34-41에서 여리게 연주되는 선율은 딸림단조(A단조)에서 연주되었는데 재현부에서는 MC 이후 새로운 S의 시작 부분(마디64-67)에 으뜸단조(D단조)로 나온다 이것 다음에 새로운 재료들이 추가되어 마디86에서 IAC로 종지를 한다 전체적인 곡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마디86의 IAC는 ESC로 기능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MC] S(=Dev+NM38)) [EEC]

지금까지 살펴본 3개의 곡들에서는 MC와 EECESC의 위치가 변하는 것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에 살펴볼 뒤바뀐 재현부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조금씩 나타난다

2) 뒤바뀐 재현부(reversed recapitulation)39)

18세기 소나타 형식 중에 재현부에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순서를 바꾸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윌리엄 뉴만(William Newman)과 웹스터는 이런 형식을 lsquo거울 형식rsquo(mirror form)이라고 부르면서 이 형식이 18세기 음

38) 이 논문에서 사용되는 약어는 대부분 HampD의 용어를 따르고 있다 필자가 추가한 경우는 lsquoDevrsquo lsquoNMrsquo이다 lsquoDevrsquo는 발전부(Development)에 나오는 음악적 재료들을 의미하고 lsquoNMrsquo은 새로운 재료(New Material)를 의미한다

39)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6)

48 강 용 식

악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하였다40) 일반적으로 이 형식은 재현부가 원조로 나오는 제1주제에 의해 분명히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소나타 형식보다는 2부 형식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41) HampD는 이렇게 발전부와 재현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형식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오면서 이것을 유형2 소나타라고 명명하였다 이들은 특히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제시하는데 뒤바뀐 재현부를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라고 해석하였다42) 또한 이들은 이런 형식을 뒤바뀐 재현부라고 부르는 것을 lsquo오류rsquo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의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43) 또한 HampD는 자신들의 의견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작품들(모차르트의 5번 교향곡 K 22의 1악장 등)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44)

그러나 필자의 생각에는 이들의 관점이 크리스피의 곡에 적용되기 힘들다 물론 HampD가 예로 든 곡들에서 이들의 해석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즉 이 곡들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원조가 충분히 확립되어서 ESC로 기능할 수 있는 PAC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뒤에 나오는 제1주제를 코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음악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나오기 전에 원조의 PAC가 확립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크리스피의 경우에는 이런 형식을 유형2 소나타가 아니라 뒤바뀐 재현부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또한 매튜 라일리(Matthew Riley)도 이 형식에 대한 HampD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라일리는 HampD가 하이든의 교향곡 44번의 4악장을 유형2 소나타라고 해석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면서 ldquo헤포코스키와 달씨의 해석은 하이든의 44iv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형2 소나타의 기본 모델은 당시 빈

40) William Newman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146 Webster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41) Rey M Longyear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42)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8-369 43)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2 4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9

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rdquo45)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뒤바뀐 재현부에 대한 HampD의 견해는 일반화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피의 교향곡 중에 총 4곡이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구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 논문은 뒤바뀐 재현부가 분명히 나타나는 B20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곡들을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B20의 뒤바뀐 재현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이 곡의 제1주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세 가지 모듈(Pa Pb Pc)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센텐스이다 Pa(마디1-7)는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로 실제적으로 제1주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작 전에 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P0에 가깝다46) Pb(마디8-12)는 피아노 선율로 기초 악상의 역할을 하며 Pc(마디13-17)는 종지구이다

lt예4gt B20 제1주제(마디1-17)

또한 Pb는 마디27-31에서 딸림조로 들어옴으로써 제2주제의 기초악상 역할을 한다 이후 새로운 포르테 종지형이 들어와 마디40에서 V IAC로 EEC가 만들어진다 EEC 이후 짧은 발전부를 통해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5) Matthew Riley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161

4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72

50 강 용 식

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1

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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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6: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40 강 용 식

또한 라트너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가 소나타 형식과 밀접하게 사용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ldquo과연 누가 고전주의 음악에서 자주 사용되는 I-V X-I 구조가 작곡가들이 선율에서 콤비나토리아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신선한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 사용하였던 뼈대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rdquo22)라고 언급하였다 찰스 로젠(Charles Rosen 1927-2012)도 하이든 현악사중주 Op 2 no 2의 1악장에 나오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언급하면서 이런 기법이 18세기 소나타 형식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23) 이런 학자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형식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에 대한 논의는 아직 구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Ⅲ HampD의 소나타 이론

HampD가 지적하는 기존 소나타 이론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하나의 도식적인 형식을 제시하고 모든 음악을 그 틀에 맞추어 설명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런 식의 접근이 실제 음악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작곡가들을 lsquo순응주의자의 함정rsquo에 빠지게 할 뿐이라고 비판하였다24) 이들에 따르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곡가의 선택이 어떤 배경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알아야 한다25) 즉 당대의 작곡가들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진행은 무엇이고 이런 관습에 대해 작곡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각각의 곡들은 작곡가들이 기존의 관습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창성을 발휘하는 것이며 이것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lsquo대화체 형식rsquo(dialogic form)이라는 자신들의 접근법이 필요하다

22)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5923) Charles Rosen Sonata Forms rev ed (New York W W Norton 1988)

152 2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6 25)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vi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1

소나타 이론의 본질은 개별 곡들이 여러 규범들로 이루어진 배경과 어떠한 대화를 나누는지를 밝히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분석은 개별 작품의 모든 면(즉 주제 화성적 혹은 대위법적 움직임 긴 혹은 짧은 규모에서의 모양 텍스처 강약 악기 편성 빠르기 반복하는 관습 등)을 고려한다 이런 식의 접근법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기존의 관습적인 체계 안에서 어떻게 유연성이 발휘되고 통제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26)

따라서 이들은 기존의 접근법보다 더 다양하고 체계적인 분류를 시도한다 이를 위해 이들은 소나타 형식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유형1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 형식유형2 발전부 이후에 제1주제가 등장하지 않고 제2주제부터 원조로 돌

아오는 형식유형3 가장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유형4 소나타와 론도의 혼종형태유형5 협주곡에 나타나는 소나타 형식

이 다섯 가지 유형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특징을 가지는데 이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중간 휴지(Medial Caesura 이하 MC) 필수 제시부 종결점(Essential Expositional Closure 이하 EEC) 필수 구조 종결점(Essential Structural Closure 이하 ESC) 등이다 HampD는 이 세 종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이들을 통해 제시부와 재현부를 구분할 수 있고 제시부와 재현부가 2부분(two-part) 형식인지 아니면 연속적(continuous) 형식인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음악작품 내에서 이들의 위치를 결정하는 것이 HampD의 대화체 형식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 된다 본 논문 또한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과 관련하여 이 종지들을 논의할 것이기 때문에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2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0

42 강 용 식

MC는 제시부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것으로 ldquo짧고 수사학적으로 강조된 종지이며 제시부를 두 부분으로 나눈다rdquo27) 또한 그들은 ldquoMC가 없으면 제2주제도 없다rdquo28)라고 단정하면서 제2주제가 들어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MC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EEC는 제시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완전정격종지(이하 PAC)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이고 따라서 제시부가 구조적으로 완결되는 지점이다29) 이들에 따르면 EEC이후에 나오는 종결구역(Closing zone)은 소나타 형식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 또한 ESC는 재현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PAC로 역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일 뿐만 아니라 재현부 전체 즉 소나타 전체를 끝맺는 지점이다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HampD가 말하는 주제의 개념을 살펴보겠다 이들은 주제의 정의를 윌리엄 캐플린(William E Caplin 1948- )에게서 빌려오는데 캐플린은 주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lsquo주제rsquo는 분명히 알아차릴 수 있는 선율이나 lsquo노래rsquo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제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 주제는 완전한 형식적인 단위를 말한다 이것은 선율적 동기적 내용뿐만 아니라 반주의 텍스처 그리고 화음 진행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주제는 일반적으로 확실한 종지에 의해 끝맺어진다30)

따라서 캐플린과 HampD에게 주제는 센텐스처럼 8마디 길이의 단단한(tight-knit) 구조일 수 있고 아니면 수십 마디에 이르는 느슨한(loose) 구조를 가질 수도 있다31)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다음 장에서는 크리

2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 28)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2 2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20 30) William E Caplin Analyzing Classical Form An Approach for the

Classroo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3331) 캐플린의 센텐스 개념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김경은 ldquo조성음악의

주제 형식 유형 센텐스 구조rdquo 『음악이론연구』 13 (2008) 69-8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3

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Ⅳ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재현부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은 제시부에서 나온 재료들을 재현부에서 순서를 바꾸거나 다른 음악적 재료로 대신하면서 사용되기 때문이다32) 다시 말하면 재현부가 제시부의 구조를 그대로 따르는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경우에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크리스피의 23개의 소나타 형식 중에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순서를 따르고 있는 것은 6개에 불과하다33) 나머지 17개의 곡에서는 제시부에 나온 음악적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변형된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변화된 재현부는 흔하게 발견되지 않는다 HampD에 따르면 ldquo대부분의 경우 파트1(제1주제 경과부 MC)을 지나서 S와 C는 제시부에 나왔던 것과 거의 유사한 형태로 돌아온다 [] 이런 일반화의 중요한 예외는 하이든의 작품에서 발견된다 [] 하이든을 제외하고 이런 관습은 매우 드물다rdquo34) 하이든의 교향곡과 크리스피의 교향곡은 양식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이런 면은 두 작곡가의 공통점인 것으로 보인

32) 본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은 모두 유형1 즉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이다 이 형식에서 발전부는 재현부가 나오기 위해 필요한 전조의 기능을 수행하므로 대부분의 경우 매우 짧거나 완전히 생략되기도 한다 따라서 발전부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33) 본 논문은 현재 미국 버클리 대학이 소장한 필사본(US-BEm MS-829)에 실려 있는 크리스피의 24개의 교향곡의 1악장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 논문에서는 필사본에 실려 있는 곡의 순서가 그대로 사용되었으며 숫자 앞에 B가 표기되었다 즉 B1은 이 필사본에 실려 있는 첫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하고 마찬가지로 B2는 두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한다 이 24개의 교향곡 중 일곱 번째 곡인 B7은 소나타 형식이 아니어서 논의에서 제외되었다

3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3

44 강 용 식

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처음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변화가 많은 악장들을 살펴보겠다35)

1)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먼저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 나왔던 제2주제가 재현부에서는 다른 주제로 바뀌게 된다 즉 재현부의 제2주제로 크리스피는 새로운 주제를 사용하거나(B19) 제1주제와 관련된 주제를 이용하거나(B2) 발전부에 나왔던 주제를 다시 활용하기도 한다(B14)

B19에서 크리스피는 재현부의 제2주제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한다 이 곡의 제2주제는 삼중모듈구조(Tri-Modular Block 이하 TMB)로 되어 있는데36) 재현부에서는 TM1과 TM2에서 새로운 주제가 나온다 이 새로운 주제는 HampD가 언급한 일반적인 TM1과 TM2의 성격을 따른다 즉 TM1은 피아노(piano) 선율로 S의 기초 악상(basic idea)으로 기능한다 이후 TM2는 포르테(forte)로 연주되면서 전개(continuation) 기능과 종지(cadential)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35) 다음에 나오는 분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크리스피 교향곡들의 악보가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지면 관계상 모든 악보를 실을 수가 없었다 크리스피의 악보를 보기 위해서는 각주에서 언급한 필자의 박사학위논문의 부록2를 참고하시오

36) TMB는 제시부에 두 개의 MC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즉 첫 번째 MC 이후 제2주제가 등장하지만 이것은 만족할 만한 EEC를 만들지 못하고 또 다른 MC를 만든다 이 두 번째 MC 이후 다른 주제가 등장하여 EEC를 확립한다 HampD는 첫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1 두 번째 MC를 만드는 부분을 TM2 두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3라고 명명하였다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서는 HampD의 Elements of Sonata Theory 170-177을 참고하시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5

lt예1gt B19 재현부의 TM1(마디55-59)37)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재현부에서 바뀐 부분의 길이가 훨씬 길어졌다는 것이다 원래의 TM1과 TM2는 13마디(마디20-32)였는데 재현부에서는 20마디(마디55-74)로 확장되었다 이렇게 새로 작곡된 부분이 길어진 것은 크리스피가 이 부분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이런 특징은 앞으로 살펴볼 두 곡에서도 발견된다

B2의 제시부 역시 TMB를 따르고 있으며 재현부에서 TM1과 TM2가 다른 주제선율로 대체된다 그러나 B2의 경우 TM1은 제시부에서 P의 일부였던 Pb와 매우 닮아있다

lt예2agt B2 제시부의 Pb(마디5-9)

37) 본 논문에 실린 예들은 지면 관계상 최소한으로 제시되었다 논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제1바이올린과 바소(Basso)만 제공되었다 참고로 크리스피의 교향곡이 실려 있는 필사본의 악기편성은 두 개의 바이올린 비올라 바소이다

46 강 용 식

lt예2bgt B2 재현부의 TM1(마디59-63)

TM1은 Pb와 마찬가지로 머키 베이스(murky bass)를 사용하며 제1바이올린에도 비슷한 선율이 나온다 이 포르테 음형 뒤에 종지형이 피아노로 나오고 한 번 반복된 후(마디67-74) 또 다른 종지음을 거쳐서 마디82에서 원조로 불완전정격종지(Imperfect Authentic Cadence 이하 IAC)를 한다 이 종지는 모든 성부의 휴지와 함께 등장함으로써 두 번째 MC로 기능한다 이 MC 뒤에 원래의 TM3이 등장하여 마디90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B19와 마찬가지로 새로 작곡된 TM1과 TM2는 재현부에서 훨씬 확장되었다 제시부에서 TM1과 TM2는 9마디(마디22-30)에 불과했는데 재현부에서 이 부분은 24마디(마디59-82)이다

이렇게 새로운 선율을 사용하는 두 곡과는 달리 B14에서 크리스피는 원곡의 발전부에서 나왔던 선율을 재현부의 제2주제로 사용한다

lt예3agt B14 발전부(마디34-3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7

lt예3bgt B14 재현부의 제2주제(마디64-67)

마디34-41에서 여리게 연주되는 선율은 딸림단조(A단조)에서 연주되었는데 재현부에서는 MC 이후 새로운 S의 시작 부분(마디64-67)에 으뜸단조(D단조)로 나온다 이것 다음에 새로운 재료들이 추가되어 마디86에서 IAC로 종지를 한다 전체적인 곡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마디86의 IAC는 ESC로 기능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MC] S(=Dev+NM38)) [EEC]

지금까지 살펴본 3개의 곡들에서는 MC와 EECESC의 위치가 변하는 것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에 살펴볼 뒤바뀐 재현부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조금씩 나타난다

2) 뒤바뀐 재현부(reversed recapitulation)39)

18세기 소나타 형식 중에 재현부에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순서를 바꾸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윌리엄 뉴만(William Newman)과 웹스터는 이런 형식을 lsquo거울 형식rsquo(mirror form)이라고 부르면서 이 형식이 18세기 음

38) 이 논문에서 사용되는 약어는 대부분 HampD의 용어를 따르고 있다 필자가 추가한 경우는 lsquoDevrsquo lsquoNMrsquo이다 lsquoDevrsquo는 발전부(Development)에 나오는 음악적 재료들을 의미하고 lsquoNMrsquo은 새로운 재료(New Material)를 의미한다

39)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6)

48 강 용 식

악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하였다40) 일반적으로 이 형식은 재현부가 원조로 나오는 제1주제에 의해 분명히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소나타 형식보다는 2부 형식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41) HampD는 이렇게 발전부와 재현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형식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오면서 이것을 유형2 소나타라고 명명하였다 이들은 특히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제시하는데 뒤바뀐 재현부를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라고 해석하였다42) 또한 이들은 이런 형식을 뒤바뀐 재현부라고 부르는 것을 lsquo오류rsquo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의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43) 또한 HampD는 자신들의 의견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작품들(모차르트의 5번 교향곡 K 22의 1악장 등)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44)

그러나 필자의 생각에는 이들의 관점이 크리스피의 곡에 적용되기 힘들다 물론 HampD가 예로 든 곡들에서 이들의 해석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즉 이 곡들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원조가 충분히 확립되어서 ESC로 기능할 수 있는 PAC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뒤에 나오는 제1주제를 코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음악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나오기 전에 원조의 PAC가 확립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크리스피의 경우에는 이런 형식을 유형2 소나타가 아니라 뒤바뀐 재현부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또한 매튜 라일리(Matthew Riley)도 이 형식에 대한 HampD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라일리는 HampD가 하이든의 교향곡 44번의 4악장을 유형2 소나타라고 해석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면서 ldquo헤포코스키와 달씨의 해석은 하이든의 44iv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형2 소나타의 기본 모델은 당시 빈

40) William Newman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146 Webster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41) Rey M Longyear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42)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8-369 43)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2 4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9

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rdquo45)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뒤바뀐 재현부에 대한 HampD의 견해는 일반화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피의 교향곡 중에 총 4곡이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구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 논문은 뒤바뀐 재현부가 분명히 나타나는 B20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곡들을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B20의 뒤바뀐 재현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이 곡의 제1주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세 가지 모듈(Pa Pb Pc)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센텐스이다 Pa(마디1-7)는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로 실제적으로 제1주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작 전에 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P0에 가깝다46) Pb(마디8-12)는 피아노 선율로 기초 악상의 역할을 하며 Pc(마디13-17)는 종지구이다

lt예4gt B20 제1주제(마디1-17)

또한 Pb는 마디27-31에서 딸림조로 들어옴으로써 제2주제의 기초악상 역할을 한다 이후 새로운 포르테 종지형이 들어와 마디40에서 V IAC로 EEC가 만들어진다 EEC 이후 짧은 발전부를 통해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5) Matthew Riley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161

4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72

50 강 용 식

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1

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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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7: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1

소나타 이론의 본질은 개별 곡들이 여러 규범들로 이루어진 배경과 어떠한 대화를 나누는지를 밝히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분석은 개별 작품의 모든 면(즉 주제 화성적 혹은 대위법적 움직임 긴 혹은 짧은 규모에서의 모양 텍스처 강약 악기 편성 빠르기 반복하는 관습 등)을 고려한다 이런 식의 접근법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기존의 관습적인 체계 안에서 어떻게 유연성이 발휘되고 통제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26)

따라서 이들은 기존의 접근법보다 더 다양하고 체계적인 분류를 시도한다 이를 위해 이들은 소나타 형식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유형1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 형식유형2 발전부 이후에 제1주제가 등장하지 않고 제2주제부터 원조로 돌

아오는 형식유형3 가장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유형4 소나타와 론도의 혼종형태유형5 협주곡에 나타나는 소나타 형식

이 다섯 가지 유형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특징을 가지는데 이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중간 휴지(Medial Caesura 이하 MC) 필수 제시부 종결점(Essential Expositional Closure 이하 EEC) 필수 구조 종결점(Essential Structural Closure 이하 ESC) 등이다 HampD는 이 세 종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이들을 통해 제시부와 재현부를 구분할 수 있고 제시부와 재현부가 2부분(two-part) 형식인지 아니면 연속적(continuous) 형식인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음악작품 내에서 이들의 위치를 결정하는 것이 HampD의 대화체 형식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 된다 본 논문 또한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과 관련하여 이 종지들을 논의할 것이기 때문에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2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0

42 강 용 식

MC는 제시부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것으로 ldquo짧고 수사학적으로 강조된 종지이며 제시부를 두 부분으로 나눈다rdquo27) 또한 그들은 ldquoMC가 없으면 제2주제도 없다rdquo28)라고 단정하면서 제2주제가 들어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MC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EEC는 제시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완전정격종지(이하 PAC)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이고 따라서 제시부가 구조적으로 완결되는 지점이다29) 이들에 따르면 EEC이후에 나오는 종결구역(Closing zone)은 소나타 형식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 또한 ESC는 재현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PAC로 역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일 뿐만 아니라 재현부 전체 즉 소나타 전체를 끝맺는 지점이다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HampD가 말하는 주제의 개념을 살펴보겠다 이들은 주제의 정의를 윌리엄 캐플린(William E Caplin 1948- )에게서 빌려오는데 캐플린은 주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lsquo주제rsquo는 분명히 알아차릴 수 있는 선율이나 lsquo노래rsquo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제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 주제는 완전한 형식적인 단위를 말한다 이것은 선율적 동기적 내용뿐만 아니라 반주의 텍스처 그리고 화음 진행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주제는 일반적으로 확실한 종지에 의해 끝맺어진다30)

따라서 캐플린과 HampD에게 주제는 센텐스처럼 8마디 길이의 단단한(tight-knit) 구조일 수 있고 아니면 수십 마디에 이르는 느슨한(loose) 구조를 가질 수도 있다31)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다음 장에서는 크리

2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 28)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2 2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20 30) William E Caplin Analyzing Classical Form An Approach for the

Classroo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3331) 캐플린의 센텐스 개념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김경은 ldquo조성음악의

주제 형식 유형 센텐스 구조rdquo 『음악이론연구』 13 (2008) 69-8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3

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Ⅳ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재현부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은 제시부에서 나온 재료들을 재현부에서 순서를 바꾸거나 다른 음악적 재료로 대신하면서 사용되기 때문이다32) 다시 말하면 재현부가 제시부의 구조를 그대로 따르는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경우에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크리스피의 23개의 소나타 형식 중에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순서를 따르고 있는 것은 6개에 불과하다33) 나머지 17개의 곡에서는 제시부에 나온 음악적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변형된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변화된 재현부는 흔하게 발견되지 않는다 HampD에 따르면 ldquo대부분의 경우 파트1(제1주제 경과부 MC)을 지나서 S와 C는 제시부에 나왔던 것과 거의 유사한 형태로 돌아온다 [] 이런 일반화의 중요한 예외는 하이든의 작품에서 발견된다 [] 하이든을 제외하고 이런 관습은 매우 드물다rdquo34) 하이든의 교향곡과 크리스피의 교향곡은 양식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이런 면은 두 작곡가의 공통점인 것으로 보인

32) 본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은 모두 유형1 즉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이다 이 형식에서 발전부는 재현부가 나오기 위해 필요한 전조의 기능을 수행하므로 대부분의 경우 매우 짧거나 완전히 생략되기도 한다 따라서 발전부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33) 본 논문은 현재 미국 버클리 대학이 소장한 필사본(US-BEm MS-829)에 실려 있는 크리스피의 24개의 교향곡의 1악장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 논문에서는 필사본에 실려 있는 곡의 순서가 그대로 사용되었으며 숫자 앞에 B가 표기되었다 즉 B1은 이 필사본에 실려 있는 첫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하고 마찬가지로 B2는 두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한다 이 24개의 교향곡 중 일곱 번째 곡인 B7은 소나타 형식이 아니어서 논의에서 제외되었다

3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3

44 강 용 식

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처음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변화가 많은 악장들을 살펴보겠다35)

1)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먼저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 나왔던 제2주제가 재현부에서는 다른 주제로 바뀌게 된다 즉 재현부의 제2주제로 크리스피는 새로운 주제를 사용하거나(B19) 제1주제와 관련된 주제를 이용하거나(B2) 발전부에 나왔던 주제를 다시 활용하기도 한다(B14)

B19에서 크리스피는 재현부의 제2주제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한다 이 곡의 제2주제는 삼중모듈구조(Tri-Modular Block 이하 TMB)로 되어 있는데36) 재현부에서는 TM1과 TM2에서 새로운 주제가 나온다 이 새로운 주제는 HampD가 언급한 일반적인 TM1과 TM2의 성격을 따른다 즉 TM1은 피아노(piano) 선율로 S의 기초 악상(basic idea)으로 기능한다 이후 TM2는 포르테(forte)로 연주되면서 전개(continuation) 기능과 종지(cadential)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35) 다음에 나오는 분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크리스피 교향곡들의 악보가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지면 관계상 모든 악보를 실을 수가 없었다 크리스피의 악보를 보기 위해서는 각주에서 언급한 필자의 박사학위논문의 부록2를 참고하시오

36) TMB는 제시부에 두 개의 MC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즉 첫 번째 MC 이후 제2주제가 등장하지만 이것은 만족할 만한 EEC를 만들지 못하고 또 다른 MC를 만든다 이 두 번째 MC 이후 다른 주제가 등장하여 EEC를 확립한다 HampD는 첫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1 두 번째 MC를 만드는 부분을 TM2 두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3라고 명명하였다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서는 HampD의 Elements of Sonata Theory 170-177을 참고하시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5

lt예1gt B19 재현부의 TM1(마디55-59)37)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재현부에서 바뀐 부분의 길이가 훨씬 길어졌다는 것이다 원래의 TM1과 TM2는 13마디(마디20-32)였는데 재현부에서는 20마디(마디55-74)로 확장되었다 이렇게 새로 작곡된 부분이 길어진 것은 크리스피가 이 부분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이런 특징은 앞으로 살펴볼 두 곡에서도 발견된다

B2의 제시부 역시 TMB를 따르고 있으며 재현부에서 TM1과 TM2가 다른 주제선율로 대체된다 그러나 B2의 경우 TM1은 제시부에서 P의 일부였던 Pb와 매우 닮아있다

lt예2agt B2 제시부의 Pb(마디5-9)

37) 본 논문에 실린 예들은 지면 관계상 최소한으로 제시되었다 논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제1바이올린과 바소(Basso)만 제공되었다 참고로 크리스피의 교향곡이 실려 있는 필사본의 악기편성은 두 개의 바이올린 비올라 바소이다

46 강 용 식

lt예2bgt B2 재현부의 TM1(마디59-63)

TM1은 Pb와 마찬가지로 머키 베이스(murky bass)를 사용하며 제1바이올린에도 비슷한 선율이 나온다 이 포르테 음형 뒤에 종지형이 피아노로 나오고 한 번 반복된 후(마디67-74) 또 다른 종지음을 거쳐서 마디82에서 원조로 불완전정격종지(Imperfect Authentic Cadence 이하 IAC)를 한다 이 종지는 모든 성부의 휴지와 함께 등장함으로써 두 번째 MC로 기능한다 이 MC 뒤에 원래의 TM3이 등장하여 마디90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B19와 마찬가지로 새로 작곡된 TM1과 TM2는 재현부에서 훨씬 확장되었다 제시부에서 TM1과 TM2는 9마디(마디22-30)에 불과했는데 재현부에서 이 부분은 24마디(마디59-82)이다

이렇게 새로운 선율을 사용하는 두 곡과는 달리 B14에서 크리스피는 원곡의 발전부에서 나왔던 선율을 재현부의 제2주제로 사용한다

lt예3agt B14 발전부(마디34-3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7

lt예3bgt B14 재현부의 제2주제(마디64-67)

마디34-41에서 여리게 연주되는 선율은 딸림단조(A단조)에서 연주되었는데 재현부에서는 MC 이후 새로운 S의 시작 부분(마디64-67)에 으뜸단조(D단조)로 나온다 이것 다음에 새로운 재료들이 추가되어 마디86에서 IAC로 종지를 한다 전체적인 곡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마디86의 IAC는 ESC로 기능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MC] S(=Dev+NM38)) [EEC]

지금까지 살펴본 3개의 곡들에서는 MC와 EECESC의 위치가 변하는 것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에 살펴볼 뒤바뀐 재현부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조금씩 나타난다

2) 뒤바뀐 재현부(reversed recapitulation)39)

18세기 소나타 형식 중에 재현부에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순서를 바꾸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윌리엄 뉴만(William Newman)과 웹스터는 이런 형식을 lsquo거울 형식rsquo(mirror form)이라고 부르면서 이 형식이 18세기 음

38) 이 논문에서 사용되는 약어는 대부분 HampD의 용어를 따르고 있다 필자가 추가한 경우는 lsquoDevrsquo lsquoNMrsquo이다 lsquoDevrsquo는 발전부(Development)에 나오는 음악적 재료들을 의미하고 lsquoNMrsquo은 새로운 재료(New Material)를 의미한다

39)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6)

48 강 용 식

악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하였다40) 일반적으로 이 형식은 재현부가 원조로 나오는 제1주제에 의해 분명히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소나타 형식보다는 2부 형식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41) HampD는 이렇게 발전부와 재현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형식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오면서 이것을 유형2 소나타라고 명명하였다 이들은 특히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제시하는데 뒤바뀐 재현부를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라고 해석하였다42) 또한 이들은 이런 형식을 뒤바뀐 재현부라고 부르는 것을 lsquo오류rsquo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의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43) 또한 HampD는 자신들의 의견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작품들(모차르트의 5번 교향곡 K 22의 1악장 등)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44)

그러나 필자의 생각에는 이들의 관점이 크리스피의 곡에 적용되기 힘들다 물론 HampD가 예로 든 곡들에서 이들의 해석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즉 이 곡들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원조가 충분히 확립되어서 ESC로 기능할 수 있는 PAC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뒤에 나오는 제1주제를 코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음악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나오기 전에 원조의 PAC가 확립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크리스피의 경우에는 이런 형식을 유형2 소나타가 아니라 뒤바뀐 재현부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또한 매튜 라일리(Matthew Riley)도 이 형식에 대한 HampD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라일리는 HampD가 하이든의 교향곡 44번의 4악장을 유형2 소나타라고 해석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면서 ldquo헤포코스키와 달씨의 해석은 하이든의 44iv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형2 소나타의 기본 모델은 당시 빈

40) William Newman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146 Webster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41) Rey M Longyear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42)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8-369 43)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2 4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9

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rdquo45)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뒤바뀐 재현부에 대한 HampD의 견해는 일반화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피의 교향곡 중에 총 4곡이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구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 논문은 뒤바뀐 재현부가 분명히 나타나는 B20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곡들을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B20의 뒤바뀐 재현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이 곡의 제1주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세 가지 모듈(Pa Pb Pc)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센텐스이다 Pa(마디1-7)는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로 실제적으로 제1주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작 전에 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P0에 가깝다46) Pb(마디8-12)는 피아노 선율로 기초 악상의 역할을 하며 Pc(마디13-17)는 종지구이다

lt예4gt B20 제1주제(마디1-17)

또한 Pb는 마디27-31에서 딸림조로 들어옴으로써 제2주제의 기초악상 역할을 한다 이후 새로운 포르테 종지형이 들어와 마디40에서 V IAC로 EEC가 만들어진다 EEC 이후 짧은 발전부를 통해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5) Matthew Riley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161

4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72

50 강 용 식

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1

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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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42 강 용 식

MC는 제시부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것으로 ldquo짧고 수사학적으로 강조된 종지이며 제시부를 두 부분으로 나눈다rdquo27) 또한 그들은 ldquoMC가 없으면 제2주제도 없다rdquo28)라고 단정하면서 제2주제가 들어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MC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EEC는 제시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완전정격종지(이하 PAC)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이고 따라서 제시부가 구조적으로 완결되는 지점이다29) 이들에 따르면 EEC이후에 나오는 종결구역(Closing zone)은 소나타 형식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 또한 ESC는 재현부의 제2주제 영역에서 나오는 첫 번째 PAC로 역시 제2주제가 끝나는 지점일 뿐만 아니라 재현부 전체 즉 소나타 전체를 끝맺는 지점이다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HampD가 말하는 주제의 개념을 살펴보겠다 이들은 주제의 정의를 윌리엄 캐플린(William E Caplin 1948- )에게서 빌려오는데 캐플린은 주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lsquo주제rsquo는 분명히 알아차릴 수 있는 선율이나 lsquo노래rsquo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제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 주제는 완전한 형식적인 단위를 말한다 이것은 선율적 동기적 내용뿐만 아니라 반주의 텍스처 그리고 화음 진행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주제는 일반적으로 확실한 종지에 의해 끝맺어진다30)

따라서 캐플린과 HampD에게 주제는 센텐스처럼 8마디 길이의 단단한(tight-knit) 구조일 수 있고 아니면 수십 마디에 이르는 느슨한(loose) 구조를 가질 수도 있다31)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다음 장에서는 크리

2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 28)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2 2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20 30) William E Caplin Analyzing Classical Form An Approach for the

Classroo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3331) 캐플린의 센텐스 개념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김경은 ldquo조성음악의

주제 형식 유형 센텐스 구조rdquo 『음악이론연구』 13 (2008) 69-8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3

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Ⅳ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재현부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은 제시부에서 나온 재료들을 재현부에서 순서를 바꾸거나 다른 음악적 재료로 대신하면서 사용되기 때문이다32) 다시 말하면 재현부가 제시부의 구조를 그대로 따르는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경우에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크리스피의 23개의 소나타 형식 중에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순서를 따르고 있는 것은 6개에 불과하다33) 나머지 17개의 곡에서는 제시부에 나온 음악적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변형된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변화된 재현부는 흔하게 발견되지 않는다 HampD에 따르면 ldquo대부분의 경우 파트1(제1주제 경과부 MC)을 지나서 S와 C는 제시부에 나왔던 것과 거의 유사한 형태로 돌아온다 [] 이런 일반화의 중요한 예외는 하이든의 작품에서 발견된다 [] 하이든을 제외하고 이런 관습은 매우 드물다rdquo34) 하이든의 교향곡과 크리스피의 교향곡은 양식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이런 면은 두 작곡가의 공통점인 것으로 보인

32) 본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은 모두 유형1 즉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이다 이 형식에서 발전부는 재현부가 나오기 위해 필요한 전조의 기능을 수행하므로 대부분의 경우 매우 짧거나 완전히 생략되기도 한다 따라서 발전부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33) 본 논문은 현재 미국 버클리 대학이 소장한 필사본(US-BEm MS-829)에 실려 있는 크리스피의 24개의 교향곡의 1악장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 논문에서는 필사본에 실려 있는 곡의 순서가 그대로 사용되었으며 숫자 앞에 B가 표기되었다 즉 B1은 이 필사본에 실려 있는 첫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하고 마찬가지로 B2는 두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한다 이 24개의 교향곡 중 일곱 번째 곡인 B7은 소나타 형식이 아니어서 논의에서 제외되었다

3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3

44 강 용 식

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처음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변화가 많은 악장들을 살펴보겠다35)

1)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먼저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 나왔던 제2주제가 재현부에서는 다른 주제로 바뀌게 된다 즉 재현부의 제2주제로 크리스피는 새로운 주제를 사용하거나(B19) 제1주제와 관련된 주제를 이용하거나(B2) 발전부에 나왔던 주제를 다시 활용하기도 한다(B14)

B19에서 크리스피는 재현부의 제2주제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한다 이 곡의 제2주제는 삼중모듈구조(Tri-Modular Block 이하 TMB)로 되어 있는데36) 재현부에서는 TM1과 TM2에서 새로운 주제가 나온다 이 새로운 주제는 HampD가 언급한 일반적인 TM1과 TM2의 성격을 따른다 즉 TM1은 피아노(piano) 선율로 S의 기초 악상(basic idea)으로 기능한다 이후 TM2는 포르테(forte)로 연주되면서 전개(continuation) 기능과 종지(cadential)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35) 다음에 나오는 분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크리스피 교향곡들의 악보가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지면 관계상 모든 악보를 실을 수가 없었다 크리스피의 악보를 보기 위해서는 각주에서 언급한 필자의 박사학위논문의 부록2를 참고하시오

36) TMB는 제시부에 두 개의 MC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즉 첫 번째 MC 이후 제2주제가 등장하지만 이것은 만족할 만한 EEC를 만들지 못하고 또 다른 MC를 만든다 이 두 번째 MC 이후 다른 주제가 등장하여 EEC를 확립한다 HampD는 첫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1 두 번째 MC를 만드는 부분을 TM2 두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3라고 명명하였다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서는 HampD의 Elements of Sonata Theory 170-177을 참고하시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5

lt예1gt B19 재현부의 TM1(마디55-59)37)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재현부에서 바뀐 부분의 길이가 훨씬 길어졌다는 것이다 원래의 TM1과 TM2는 13마디(마디20-32)였는데 재현부에서는 20마디(마디55-74)로 확장되었다 이렇게 새로 작곡된 부분이 길어진 것은 크리스피가 이 부분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이런 특징은 앞으로 살펴볼 두 곡에서도 발견된다

B2의 제시부 역시 TMB를 따르고 있으며 재현부에서 TM1과 TM2가 다른 주제선율로 대체된다 그러나 B2의 경우 TM1은 제시부에서 P의 일부였던 Pb와 매우 닮아있다

lt예2agt B2 제시부의 Pb(마디5-9)

37) 본 논문에 실린 예들은 지면 관계상 최소한으로 제시되었다 논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제1바이올린과 바소(Basso)만 제공되었다 참고로 크리스피의 교향곡이 실려 있는 필사본의 악기편성은 두 개의 바이올린 비올라 바소이다

46 강 용 식

lt예2bgt B2 재현부의 TM1(마디59-63)

TM1은 Pb와 마찬가지로 머키 베이스(murky bass)를 사용하며 제1바이올린에도 비슷한 선율이 나온다 이 포르테 음형 뒤에 종지형이 피아노로 나오고 한 번 반복된 후(마디67-74) 또 다른 종지음을 거쳐서 마디82에서 원조로 불완전정격종지(Imperfect Authentic Cadence 이하 IAC)를 한다 이 종지는 모든 성부의 휴지와 함께 등장함으로써 두 번째 MC로 기능한다 이 MC 뒤에 원래의 TM3이 등장하여 마디90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B19와 마찬가지로 새로 작곡된 TM1과 TM2는 재현부에서 훨씬 확장되었다 제시부에서 TM1과 TM2는 9마디(마디22-30)에 불과했는데 재현부에서 이 부분은 24마디(마디59-82)이다

이렇게 새로운 선율을 사용하는 두 곡과는 달리 B14에서 크리스피는 원곡의 발전부에서 나왔던 선율을 재현부의 제2주제로 사용한다

lt예3agt B14 발전부(마디34-3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7

lt예3bgt B14 재현부의 제2주제(마디64-67)

마디34-41에서 여리게 연주되는 선율은 딸림단조(A단조)에서 연주되었는데 재현부에서는 MC 이후 새로운 S의 시작 부분(마디64-67)에 으뜸단조(D단조)로 나온다 이것 다음에 새로운 재료들이 추가되어 마디86에서 IAC로 종지를 한다 전체적인 곡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마디86의 IAC는 ESC로 기능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MC] S(=Dev+NM38)) [EEC]

지금까지 살펴본 3개의 곡들에서는 MC와 EECESC의 위치가 변하는 것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에 살펴볼 뒤바뀐 재현부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조금씩 나타난다

2) 뒤바뀐 재현부(reversed recapitulation)39)

18세기 소나타 형식 중에 재현부에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순서를 바꾸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윌리엄 뉴만(William Newman)과 웹스터는 이런 형식을 lsquo거울 형식rsquo(mirror form)이라고 부르면서 이 형식이 18세기 음

38) 이 논문에서 사용되는 약어는 대부분 HampD의 용어를 따르고 있다 필자가 추가한 경우는 lsquoDevrsquo lsquoNMrsquo이다 lsquoDevrsquo는 발전부(Development)에 나오는 음악적 재료들을 의미하고 lsquoNMrsquo은 새로운 재료(New Material)를 의미한다

39)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6)

48 강 용 식

악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하였다40) 일반적으로 이 형식은 재현부가 원조로 나오는 제1주제에 의해 분명히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소나타 형식보다는 2부 형식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41) HampD는 이렇게 발전부와 재현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형식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오면서 이것을 유형2 소나타라고 명명하였다 이들은 특히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제시하는데 뒤바뀐 재현부를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라고 해석하였다42) 또한 이들은 이런 형식을 뒤바뀐 재현부라고 부르는 것을 lsquo오류rsquo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의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43) 또한 HampD는 자신들의 의견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작품들(모차르트의 5번 교향곡 K 22의 1악장 등)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44)

그러나 필자의 생각에는 이들의 관점이 크리스피의 곡에 적용되기 힘들다 물론 HampD가 예로 든 곡들에서 이들의 해석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즉 이 곡들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원조가 충분히 확립되어서 ESC로 기능할 수 있는 PAC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뒤에 나오는 제1주제를 코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음악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나오기 전에 원조의 PAC가 확립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크리스피의 경우에는 이런 형식을 유형2 소나타가 아니라 뒤바뀐 재현부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또한 매튜 라일리(Matthew Riley)도 이 형식에 대한 HampD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라일리는 HampD가 하이든의 교향곡 44번의 4악장을 유형2 소나타라고 해석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면서 ldquo헤포코스키와 달씨의 해석은 하이든의 44iv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형2 소나타의 기본 모델은 당시 빈

40) William Newman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146 Webster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41) Rey M Longyear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42)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8-369 43)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2 4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9

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rdquo45)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뒤바뀐 재현부에 대한 HampD의 견해는 일반화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피의 교향곡 중에 총 4곡이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구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 논문은 뒤바뀐 재현부가 분명히 나타나는 B20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곡들을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B20의 뒤바뀐 재현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이 곡의 제1주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세 가지 모듈(Pa Pb Pc)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센텐스이다 Pa(마디1-7)는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로 실제적으로 제1주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작 전에 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P0에 가깝다46) Pb(마디8-12)는 피아노 선율로 기초 악상의 역할을 하며 Pc(마디13-17)는 종지구이다

lt예4gt B20 제1주제(마디1-17)

또한 Pb는 마디27-31에서 딸림조로 들어옴으로써 제2주제의 기초악상 역할을 한다 이후 새로운 포르테 종지형이 들어와 마디40에서 V IAC로 EEC가 만들어진다 EEC 이후 짧은 발전부를 통해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5) Matthew Riley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161

4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72

50 강 용 식

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1

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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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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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Ⅳ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재현부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은 제시부에서 나온 재료들을 재현부에서 순서를 바꾸거나 다른 음악적 재료로 대신하면서 사용되기 때문이다32) 다시 말하면 재현부가 제시부의 구조를 그대로 따르는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경우에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크리스피의 23개의 소나타 형식 중에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의 순서를 따르고 있는 것은 6개에 불과하다33) 나머지 17개의 곡에서는 제시부에 나온 음악적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변형된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변화된 재현부는 흔하게 발견되지 않는다 HampD에 따르면 ldquo대부분의 경우 파트1(제1주제 경과부 MC)을 지나서 S와 C는 제시부에 나왔던 것과 거의 유사한 형태로 돌아온다 [] 이런 일반화의 중요한 예외는 하이든의 작품에서 발견된다 [] 하이든을 제외하고 이런 관습은 매우 드물다rdquo34) 하이든의 교향곡과 크리스피의 교향곡은 양식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이런 면은 두 작곡가의 공통점인 것으로 보인

32) 본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은 모두 유형1 즉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이다 이 형식에서 발전부는 재현부가 나오기 위해 필요한 전조의 기능을 수행하므로 대부분의 경우 매우 짧거나 완전히 생략되기도 한다 따라서 발전부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33) 본 논문은 현재 미국 버클리 대학이 소장한 필사본(US-BEm MS-829)에 실려 있는 크리스피의 24개의 교향곡의 1악장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 논문에서는 필사본에 실려 있는 곡의 순서가 그대로 사용되었으며 숫자 앞에 B가 표기되었다 즉 B1은 이 필사본에 실려 있는 첫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하고 마찬가지로 B2는 두 번째 교향곡의 1악장을 말한다 이 24개의 교향곡 중 일곱 번째 곡인 B7은 소나타 형식이 아니어서 논의에서 제외되었다

3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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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처음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변화가 많은 악장들을 살펴보겠다35)

1)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먼저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 나왔던 제2주제가 재현부에서는 다른 주제로 바뀌게 된다 즉 재현부의 제2주제로 크리스피는 새로운 주제를 사용하거나(B19) 제1주제와 관련된 주제를 이용하거나(B2) 발전부에 나왔던 주제를 다시 활용하기도 한다(B14)

B19에서 크리스피는 재현부의 제2주제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한다 이 곡의 제2주제는 삼중모듈구조(Tri-Modular Block 이하 TMB)로 되어 있는데36) 재현부에서는 TM1과 TM2에서 새로운 주제가 나온다 이 새로운 주제는 HampD가 언급한 일반적인 TM1과 TM2의 성격을 따른다 즉 TM1은 피아노(piano) 선율로 S의 기초 악상(basic idea)으로 기능한다 이후 TM2는 포르테(forte)로 연주되면서 전개(continuation) 기능과 종지(cadential)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35) 다음에 나오는 분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크리스피 교향곡들의 악보가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지면 관계상 모든 악보를 실을 수가 없었다 크리스피의 악보를 보기 위해서는 각주에서 언급한 필자의 박사학위논문의 부록2를 참고하시오

36) TMB는 제시부에 두 개의 MC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즉 첫 번째 MC 이후 제2주제가 등장하지만 이것은 만족할 만한 EEC를 만들지 못하고 또 다른 MC를 만든다 이 두 번째 MC 이후 다른 주제가 등장하여 EEC를 확립한다 HampD는 첫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1 두 번째 MC를 만드는 부분을 TM2 두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3라고 명명하였다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서는 HampD의 Elements of Sonata Theory 170-177을 참고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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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예1gt B19 재현부의 TM1(마디55-59)37)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재현부에서 바뀐 부분의 길이가 훨씬 길어졌다는 것이다 원래의 TM1과 TM2는 13마디(마디20-32)였는데 재현부에서는 20마디(마디55-74)로 확장되었다 이렇게 새로 작곡된 부분이 길어진 것은 크리스피가 이 부분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이런 특징은 앞으로 살펴볼 두 곡에서도 발견된다

B2의 제시부 역시 TMB를 따르고 있으며 재현부에서 TM1과 TM2가 다른 주제선율로 대체된다 그러나 B2의 경우 TM1은 제시부에서 P의 일부였던 Pb와 매우 닮아있다

lt예2agt B2 제시부의 Pb(마디5-9)

37) 본 논문에 실린 예들은 지면 관계상 최소한으로 제시되었다 논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제1바이올린과 바소(Basso)만 제공되었다 참고로 크리스피의 교향곡이 실려 있는 필사본의 악기편성은 두 개의 바이올린 비올라 바소이다

46 강 용 식

lt예2bgt B2 재현부의 TM1(마디59-63)

TM1은 Pb와 마찬가지로 머키 베이스(murky bass)를 사용하며 제1바이올린에도 비슷한 선율이 나온다 이 포르테 음형 뒤에 종지형이 피아노로 나오고 한 번 반복된 후(마디67-74) 또 다른 종지음을 거쳐서 마디82에서 원조로 불완전정격종지(Imperfect Authentic Cadence 이하 IAC)를 한다 이 종지는 모든 성부의 휴지와 함께 등장함으로써 두 번째 MC로 기능한다 이 MC 뒤에 원래의 TM3이 등장하여 마디90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B19와 마찬가지로 새로 작곡된 TM1과 TM2는 재현부에서 훨씬 확장되었다 제시부에서 TM1과 TM2는 9마디(마디22-30)에 불과했는데 재현부에서 이 부분은 24마디(마디59-82)이다

이렇게 새로운 선율을 사용하는 두 곡과는 달리 B14에서 크리스피는 원곡의 발전부에서 나왔던 선율을 재현부의 제2주제로 사용한다

lt예3agt B14 발전부(마디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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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예3bgt B14 재현부의 제2주제(마디64-67)

마디34-41에서 여리게 연주되는 선율은 딸림단조(A단조)에서 연주되었는데 재현부에서는 MC 이후 새로운 S의 시작 부분(마디64-67)에 으뜸단조(D단조)로 나온다 이것 다음에 새로운 재료들이 추가되어 마디86에서 IAC로 종지를 한다 전체적인 곡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마디86의 IAC는 ESC로 기능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MC] S(=Dev+NM38)) [EEC]

지금까지 살펴본 3개의 곡들에서는 MC와 EECESC의 위치가 변하는 것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에 살펴볼 뒤바뀐 재현부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조금씩 나타난다

2) 뒤바뀐 재현부(reversed recapitulation)39)

18세기 소나타 형식 중에 재현부에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순서를 바꾸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윌리엄 뉴만(William Newman)과 웹스터는 이런 형식을 lsquo거울 형식rsquo(mirror form)이라고 부르면서 이 형식이 18세기 음

38) 이 논문에서 사용되는 약어는 대부분 HampD의 용어를 따르고 있다 필자가 추가한 경우는 lsquoDevrsquo lsquoNMrsquo이다 lsquoDevrsquo는 발전부(Development)에 나오는 음악적 재료들을 의미하고 lsquoNMrsquo은 새로운 재료(New Material)를 의미한다

39)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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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하였다40) 일반적으로 이 형식은 재현부가 원조로 나오는 제1주제에 의해 분명히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소나타 형식보다는 2부 형식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41) HampD는 이렇게 발전부와 재현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형식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오면서 이것을 유형2 소나타라고 명명하였다 이들은 특히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제시하는데 뒤바뀐 재현부를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라고 해석하였다42) 또한 이들은 이런 형식을 뒤바뀐 재현부라고 부르는 것을 lsquo오류rsquo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의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43) 또한 HampD는 자신들의 의견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작품들(모차르트의 5번 교향곡 K 22의 1악장 등)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44)

그러나 필자의 생각에는 이들의 관점이 크리스피의 곡에 적용되기 힘들다 물론 HampD가 예로 든 곡들에서 이들의 해석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즉 이 곡들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원조가 충분히 확립되어서 ESC로 기능할 수 있는 PAC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뒤에 나오는 제1주제를 코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음악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나오기 전에 원조의 PAC가 확립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크리스피의 경우에는 이런 형식을 유형2 소나타가 아니라 뒤바뀐 재현부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또한 매튜 라일리(Matthew Riley)도 이 형식에 대한 HampD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라일리는 HampD가 하이든의 교향곡 44번의 4악장을 유형2 소나타라고 해석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면서 ldquo헤포코스키와 달씨의 해석은 하이든의 44iv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형2 소나타의 기본 모델은 당시 빈

40) William Newman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146 Webster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41) Rey M Longyear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42)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8-369 43)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2 4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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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rdquo45)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뒤바뀐 재현부에 대한 HampD의 견해는 일반화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피의 교향곡 중에 총 4곡이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구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 논문은 뒤바뀐 재현부가 분명히 나타나는 B20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곡들을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B20의 뒤바뀐 재현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이 곡의 제1주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세 가지 모듈(Pa Pb Pc)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센텐스이다 Pa(마디1-7)는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로 실제적으로 제1주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작 전에 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P0에 가깝다46) Pb(마디8-12)는 피아노 선율로 기초 악상의 역할을 하며 Pc(마디13-17)는 종지구이다

lt예4gt B20 제1주제(마디1-17)

또한 Pb는 마디27-31에서 딸림조로 들어옴으로써 제2주제의 기초악상 역할을 한다 이후 새로운 포르테 종지형이 들어와 마디40에서 V IAC로 EEC가 만들어진다 EEC 이후 짧은 발전부를 통해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5) Matthew Riley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161

4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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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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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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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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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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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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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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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10: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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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처음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변화가 많은 악장들을 살펴보겠다35)

1)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먼저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 나왔던 제2주제가 재현부에서는 다른 주제로 바뀌게 된다 즉 재현부의 제2주제로 크리스피는 새로운 주제를 사용하거나(B19) 제1주제와 관련된 주제를 이용하거나(B2) 발전부에 나왔던 주제를 다시 활용하기도 한다(B14)

B19에서 크리스피는 재현부의 제2주제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한다 이 곡의 제2주제는 삼중모듈구조(Tri-Modular Block 이하 TMB)로 되어 있는데36) 재현부에서는 TM1과 TM2에서 새로운 주제가 나온다 이 새로운 주제는 HampD가 언급한 일반적인 TM1과 TM2의 성격을 따른다 즉 TM1은 피아노(piano) 선율로 S의 기초 악상(basic idea)으로 기능한다 이후 TM2는 포르테(forte)로 연주되면서 전개(continuation) 기능과 종지(cadential)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35) 다음에 나오는 분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크리스피 교향곡들의 악보가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지면 관계상 모든 악보를 실을 수가 없었다 크리스피의 악보를 보기 위해서는 각주에서 언급한 필자의 박사학위논문의 부록2를 참고하시오

36) TMB는 제시부에 두 개의 MC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즉 첫 번째 MC 이후 제2주제가 등장하지만 이것은 만족할 만한 EEC를 만들지 못하고 또 다른 MC를 만든다 이 두 번째 MC 이후 다른 주제가 등장하여 EEC를 확립한다 HampD는 첫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1 두 번째 MC를 만드는 부분을 TM2 두 번째 MC 이후에 나오는 부분을 TM3라고 명명하였다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서는 HampD의 Elements of Sonata Theory 170-177을 참고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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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예1gt B19 재현부의 TM1(마디55-59)37)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재현부에서 바뀐 부분의 길이가 훨씬 길어졌다는 것이다 원래의 TM1과 TM2는 13마디(마디20-32)였는데 재현부에서는 20마디(마디55-74)로 확장되었다 이렇게 새로 작곡된 부분이 길어진 것은 크리스피가 이 부분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이런 특징은 앞으로 살펴볼 두 곡에서도 발견된다

B2의 제시부 역시 TMB를 따르고 있으며 재현부에서 TM1과 TM2가 다른 주제선율로 대체된다 그러나 B2의 경우 TM1은 제시부에서 P의 일부였던 Pb와 매우 닮아있다

lt예2agt B2 제시부의 Pb(마디5-9)

37) 본 논문에 실린 예들은 지면 관계상 최소한으로 제시되었다 논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제1바이올린과 바소(Basso)만 제공되었다 참고로 크리스피의 교향곡이 실려 있는 필사본의 악기편성은 두 개의 바이올린 비올라 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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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예2bgt B2 재현부의 TM1(마디59-63)

TM1은 Pb와 마찬가지로 머키 베이스(murky bass)를 사용하며 제1바이올린에도 비슷한 선율이 나온다 이 포르테 음형 뒤에 종지형이 피아노로 나오고 한 번 반복된 후(마디67-74) 또 다른 종지음을 거쳐서 마디82에서 원조로 불완전정격종지(Imperfect Authentic Cadence 이하 IAC)를 한다 이 종지는 모든 성부의 휴지와 함께 등장함으로써 두 번째 MC로 기능한다 이 MC 뒤에 원래의 TM3이 등장하여 마디90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B19와 마찬가지로 새로 작곡된 TM1과 TM2는 재현부에서 훨씬 확장되었다 제시부에서 TM1과 TM2는 9마디(마디22-30)에 불과했는데 재현부에서 이 부분은 24마디(마디59-82)이다

이렇게 새로운 선율을 사용하는 두 곡과는 달리 B14에서 크리스피는 원곡의 발전부에서 나왔던 선율을 재현부의 제2주제로 사용한다

lt예3agt B14 발전부(마디34-3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7

lt예3bgt B14 재현부의 제2주제(마디64-67)

마디34-41에서 여리게 연주되는 선율은 딸림단조(A단조)에서 연주되었는데 재현부에서는 MC 이후 새로운 S의 시작 부분(마디64-67)에 으뜸단조(D단조)로 나온다 이것 다음에 새로운 재료들이 추가되어 마디86에서 IAC로 종지를 한다 전체적인 곡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마디86의 IAC는 ESC로 기능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MC] S(=Dev+NM38)) [EEC]

지금까지 살펴본 3개의 곡들에서는 MC와 EECESC의 위치가 변하는 것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에 살펴볼 뒤바뀐 재현부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조금씩 나타난다

2) 뒤바뀐 재현부(reversed recapitulation)39)

18세기 소나타 형식 중에 재현부에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순서를 바꾸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윌리엄 뉴만(William Newman)과 웹스터는 이런 형식을 lsquo거울 형식rsquo(mirror form)이라고 부르면서 이 형식이 18세기 음

38) 이 논문에서 사용되는 약어는 대부분 HampD의 용어를 따르고 있다 필자가 추가한 경우는 lsquoDevrsquo lsquoNMrsquo이다 lsquoDevrsquo는 발전부(Development)에 나오는 음악적 재료들을 의미하고 lsquoNMrsquo은 새로운 재료(New Material)를 의미한다

39)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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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하였다40) 일반적으로 이 형식은 재현부가 원조로 나오는 제1주제에 의해 분명히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소나타 형식보다는 2부 형식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41) HampD는 이렇게 발전부와 재현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형식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오면서 이것을 유형2 소나타라고 명명하였다 이들은 특히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제시하는데 뒤바뀐 재현부를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라고 해석하였다42) 또한 이들은 이런 형식을 뒤바뀐 재현부라고 부르는 것을 lsquo오류rsquo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의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43) 또한 HampD는 자신들의 의견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작품들(모차르트의 5번 교향곡 K 22의 1악장 등)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44)

그러나 필자의 생각에는 이들의 관점이 크리스피의 곡에 적용되기 힘들다 물론 HampD가 예로 든 곡들에서 이들의 해석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즉 이 곡들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원조가 충분히 확립되어서 ESC로 기능할 수 있는 PAC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뒤에 나오는 제1주제를 코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음악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나오기 전에 원조의 PAC가 확립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크리스피의 경우에는 이런 형식을 유형2 소나타가 아니라 뒤바뀐 재현부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또한 매튜 라일리(Matthew Riley)도 이 형식에 대한 HampD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라일리는 HampD가 하이든의 교향곡 44번의 4악장을 유형2 소나타라고 해석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면서 ldquo헤포코스키와 달씨의 해석은 하이든의 44iv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형2 소나타의 기본 모델은 당시 빈

40) William Newman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146 Webster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41) Rey M Longyear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42)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8-369 43)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2 4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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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rdquo45)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뒤바뀐 재현부에 대한 HampD의 견해는 일반화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피의 교향곡 중에 총 4곡이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구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 논문은 뒤바뀐 재현부가 분명히 나타나는 B20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곡들을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B20의 뒤바뀐 재현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이 곡의 제1주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세 가지 모듈(Pa Pb Pc)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센텐스이다 Pa(마디1-7)는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로 실제적으로 제1주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작 전에 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P0에 가깝다46) Pb(마디8-12)는 피아노 선율로 기초 악상의 역할을 하며 Pc(마디13-17)는 종지구이다

lt예4gt B20 제1주제(마디1-17)

또한 Pb는 마디27-31에서 딸림조로 들어옴으로써 제2주제의 기초악상 역할을 한다 이후 새로운 포르테 종지형이 들어와 마디40에서 V IAC로 EEC가 만들어진다 EEC 이후 짧은 발전부를 통해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5) Matthew Riley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161

4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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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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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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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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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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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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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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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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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1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5

lt예1gt B19 재현부의 TM1(마디55-59)37)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재현부에서 바뀐 부분의 길이가 훨씬 길어졌다는 것이다 원래의 TM1과 TM2는 13마디(마디20-32)였는데 재현부에서는 20마디(마디55-74)로 확장되었다 이렇게 새로 작곡된 부분이 길어진 것은 크리스피가 이 부분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이런 특징은 앞으로 살펴볼 두 곡에서도 발견된다

B2의 제시부 역시 TMB를 따르고 있으며 재현부에서 TM1과 TM2가 다른 주제선율로 대체된다 그러나 B2의 경우 TM1은 제시부에서 P의 일부였던 Pb와 매우 닮아있다

lt예2agt B2 제시부의 Pb(마디5-9)

37) 본 논문에 실린 예들은 지면 관계상 최소한으로 제시되었다 논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제1바이올린과 바소(Basso)만 제공되었다 참고로 크리스피의 교향곡이 실려 있는 필사본의 악기편성은 두 개의 바이올린 비올라 바소이다

46 강 용 식

lt예2bgt B2 재현부의 TM1(마디59-63)

TM1은 Pb와 마찬가지로 머키 베이스(murky bass)를 사용하며 제1바이올린에도 비슷한 선율이 나온다 이 포르테 음형 뒤에 종지형이 피아노로 나오고 한 번 반복된 후(마디67-74) 또 다른 종지음을 거쳐서 마디82에서 원조로 불완전정격종지(Imperfect Authentic Cadence 이하 IAC)를 한다 이 종지는 모든 성부의 휴지와 함께 등장함으로써 두 번째 MC로 기능한다 이 MC 뒤에 원래의 TM3이 등장하여 마디90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B19와 마찬가지로 새로 작곡된 TM1과 TM2는 재현부에서 훨씬 확장되었다 제시부에서 TM1과 TM2는 9마디(마디22-30)에 불과했는데 재현부에서 이 부분은 24마디(마디59-82)이다

이렇게 새로운 선율을 사용하는 두 곡과는 달리 B14에서 크리스피는 원곡의 발전부에서 나왔던 선율을 재현부의 제2주제로 사용한다

lt예3agt B14 발전부(마디34-3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7

lt예3bgt B14 재현부의 제2주제(마디64-67)

마디34-41에서 여리게 연주되는 선율은 딸림단조(A단조)에서 연주되었는데 재현부에서는 MC 이후 새로운 S의 시작 부분(마디64-67)에 으뜸단조(D단조)로 나온다 이것 다음에 새로운 재료들이 추가되어 마디86에서 IAC로 종지를 한다 전체적인 곡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마디86의 IAC는 ESC로 기능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MC] S(=Dev+NM38)) [EEC]

지금까지 살펴본 3개의 곡들에서는 MC와 EECESC의 위치가 변하는 것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에 살펴볼 뒤바뀐 재현부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조금씩 나타난다

2) 뒤바뀐 재현부(reversed recapitulation)39)

18세기 소나타 형식 중에 재현부에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순서를 바꾸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윌리엄 뉴만(William Newman)과 웹스터는 이런 형식을 lsquo거울 형식rsquo(mirror form)이라고 부르면서 이 형식이 18세기 음

38) 이 논문에서 사용되는 약어는 대부분 HampD의 용어를 따르고 있다 필자가 추가한 경우는 lsquoDevrsquo lsquoNMrsquo이다 lsquoDevrsquo는 발전부(Development)에 나오는 음악적 재료들을 의미하고 lsquoNMrsquo은 새로운 재료(New Material)를 의미한다

39)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6)

48 강 용 식

악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하였다40) 일반적으로 이 형식은 재현부가 원조로 나오는 제1주제에 의해 분명히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소나타 형식보다는 2부 형식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41) HampD는 이렇게 발전부와 재현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형식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오면서 이것을 유형2 소나타라고 명명하였다 이들은 특히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제시하는데 뒤바뀐 재현부를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라고 해석하였다42) 또한 이들은 이런 형식을 뒤바뀐 재현부라고 부르는 것을 lsquo오류rsquo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의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43) 또한 HampD는 자신들의 의견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작품들(모차르트의 5번 교향곡 K 22의 1악장 등)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44)

그러나 필자의 생각에는 이들의 관점이 크리스피의 곡에 적용되기 힘들다 물론 HampD가 예로 든 곡들에서 이들의 해석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즉 이 곡들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원조가 충분히 확립되어서 ESC로 기능할 수 있는 PAC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뒤에 나오는 제1주제를 코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음악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나오기 전에 원조의 PAC가 확립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크리스피의 경우에는 이런 형식을 유형2 소나타가 아니라 뒤바뀐 재현부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또한 매튜 라일리(Matthew Riley)도 이 형식에 대한 HampD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라일리는 HampD가 하이든의 교향곡 44번의 4악장을 유형2 소나타라고 해석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면서 ldquo헤포코스키와 달씨의 해석은 하이든의 44iv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형2 소나타의 기본 모델은 당시 빈

40) William Newman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146 Webster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41) Rey M Longyear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42)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8-369 43)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2 4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9

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rdquo45)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뒤바뀐 재현부에 대한 HampD의 견해는 일반화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피의 교향곡 중에 총 4곡이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구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 논문은 뒤바뀐 재현부가 분명히 나타나는 B20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곡들을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B20의 뒤바뀐 재현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이 곡의 제1주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세 가지 모듈(Pa Pb Pc)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센텐스이다 Pa(마디1-7)는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로 실제적으로 제1주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작 전에 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P0에 가깝다46) Pb(마디8-12)는 피아노 선율로 기초 악상의 역할을 하며 Pc(마디13-17)는 종지구이다

lt예4gt B20 제1주제(마디1-17)

또한 Pb는 마디27-31에서 딸림조로 들어옴으로써 제2주제의 기초악상 역할을 한다 이후 새로운 포르테 종지형이 들어와 마디40에서 V IAC로 EEC가 만들어진다 EEC 이후 짧은 발전부를 통해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5) Matthew Riley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161

4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72

50 강 용 식

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1

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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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12: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46 강 용 식

lt예2bgt B2 재현부의 TM1(마디59-63)

TM1은 Pb와 마찬가지로 머키 베이스(murky bass)를 사용하며 제1바이올린에도 비슷한 선율이 나온다 이 포르테 음형 뒤에 종지형이 피아노로 나오고 한 번 반복된 후(마디67-74) 또 다른 종지음을 거쳐서 마디82에서 원조로 불완전정격종지(Imperfect Authentic Cadence 이하 IAC)를 한다 이 종지는 모든 성부의 휴지와 함께 등장함으로써 두 번째 MC로 기능한다 이 MC 뒤에 원래의 TM3이 등장하여 마디90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B19와 마찬가지로 새로 작곡된 TM1과 TM2는 재현부에서 훨씬 확장되었다 제시부에서 TM1과 TM2는 9마디(마디22-30)에 불과했는데 재현부에서 이 부분은 24마디(마디59-82)이다

이렇게 새로운 선율을 사용하는 두 곡과는 달리 B14에서 크리스피는 원곡의 발전부에서 나왔던 선율을 재현부의 제2주제로 사용한다

lt예3agt B14 발전부(마디34-3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7

lt예3bgt B14 재현부의 제2주제(마디64-67)

마디34-41에서 여리게 연주되는 선율은 딸림단조(A단조)에서 연주되었는데 재현부에서는 MC 이후 새로운 S의 시작 부분(마디64-67)에 으뜸단조(D단조)로 나온다 이것 다음에 새로운 재료들이 추가되어 마디86에서 IAC로 종지를 한다 전체적인 곡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마디86의 IAC는 ESC로 기능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MC] S(=Dev+NM38)) [EEC]

지금까지 살펴본 3개의 곡들에서는 MC와 EECESC의 위치가 변하는 것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에 살펴볼 뒤바뀐 재현부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조금씩 나타난다

2) 뒤바뀐 재현부(reversed recapitulation)39)

18세기 소나타 형식 중에 재현부에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순서를 바꾸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윌리엄 뉴만(William Newman)과 웹스터는 이런 형식을 lsquo거울 형식rsquo(mirror form)이라고 부르면서 이 형식이 18세기 음

38) 이 논문에서 사용되는 약어는 대부분 HampD의 용어를 따르고 있다 필자가 추가한 경우는 lsquoDevrsquo lsquoNMrsquo이다 lsquoDevrsquo는 발전부(Development)에 나오는 음악적 재료들을 의미하고 lsquoNMrsquo은 새로운 재료(New Material)를 의미한다

39)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6)

48 강 용 식

악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하였다40) 일반적으로 이 형식은 재현부가 원조로 나오는 제1주제에 의해 분명히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소나타 형식보다는 2부 형식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41) HampD는 이렇게 발전부와 재현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형식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오면서 이것을 유형2 소나타라고 명명하였다 이들은 특히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제시하는데 뒤바뀐 재현부를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라고 해석하였다42) 또한 이들은 이런 형식을 뒤바뀐 재현부라고 부르는 것을 lsquo오류rsquo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의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43) 또한 HampD는 자신들의 의견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작품들(모차르트의 5번 교향곡 K 22의 1악장 등)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44)

그러나 필자의 생각에는 이들의 관점이 크리스피의 곡에 적용되기 힘들다 물론 HampD가 예로 든 곡들에서 이들의 해석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즉 이 곡들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원조가 충분히 확립되어서 ESC로 기능할 수 있는 PAC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뒤에 나오는 제1주제를 코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음악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나오기 전에 원조의 PAC가 확립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크리스피의 경우에는 이런 형식을 유형2 소나타가 아니라 뒤바뀐 재현부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또한 매튜 라일리(Matthew Riley)도 이 형식에 대한 HampD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라일리는 HampD가 하이든의 교향곡 44번의 4악장을 유형2 소나타라고 해석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면서 ldquo헤포코스키와 달씨의 해석은 하이든의 44iv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형2 소나타의 기본 모델은 당시 빈

40) William Newman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146 Webster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41) Rey M Longyear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42)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8-369 43)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2 4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9

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rdquo45)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뒤바뀐 재현부에 대한 HampD의 견해는 일반화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피의 교향곡 중에 총 4곡이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구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 논문은 뒤바뀐 재현부가 분명히 나타나는 B20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곡들을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B20의 뒤바뀐 재현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이 곡의 제1주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세 가지 모듈(Pa Pb Pc)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센텐스이다 Pa(마디1-7)는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로 실제적으로 제1주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작 전에 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P0에 가깝다46) Pb(마디8-12)는 피아노 선율로 기초 악상의 역할을 하며 Pc(마디13-17)는 종지구이다

lt예4gt B20 제1주제(마디1-17)

또한 Pb는 마디27-31에서 딸림조로 들어옴으로써 제2주제의 기초악상 역할을 한다 이후 새로운 포르테 종지형이 들어와 마디40에서 V IAC로 EEC가 만들어진다 EEC 이후 짧은 발전부를 통해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5) Matthew Riley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161

4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72

50 강 용 식

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1

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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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13: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7

lt예3bgt B14 재현부의 제2주제(마디64-67)

마디34-41에서 여리게 연주되는 선율은 딸림단조(A단조)에서 연주되었는데 재현부에서는 MC 이후 새로운 S의 시작 부분(마디64-67)에 으뜸단조(D단조)로 나온다 이것 다음에 새로운 재료들이 추가되어 마디86에서 IAC로 종지를 한다 전체적인 곡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마디86의 IAC는 ESC로 기능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MC] S(=Dev+NM38)) [EEC]

지금까지 살펴본 3개의 곡들에서는 MC와 EECESC의 위치가 변하는 것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에 살펴볼 뒤바뀐 재현부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조금씩 나타난다

2) 뒤바뀐 재현부(reversed recapitulation)39)

18세기 소나타 형식 중에 재현부에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순서를 바꾸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윌리엄 뉴만(William Newman)과 웹스터는 이런 형식을 lsquo거울 형식rsquo(mirror form)이라고 부르면서 이 형식이 18세기 음

38) 이 논문에서 사용되는 약어는 대부분 HampD의 용어를 따르고 있다 필자가 추가한 경우는 lsquoDevrsquo lsquoNMrsquo이다 lsquoDevrsquo는 발전부(Development)에 나오는 음악적 재료들을 의미하고 lsquoNMrsquo은 새로운 재료(New Material)를 의미한다

39)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6)

48 강 용 식

악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하였다40) 일반적으로 이 형식은 재현부가 원조로 나오는 제1주제에 의해 분명히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소나타 형식보다는 2부 형식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41) HampD는 이렇게 발전부와 재현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형식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오면서 이것을 유형2 소나타라고 명명하였다 이들은 특히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제시하는데 뒤바뀐 재현부를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라고 해석하였다42) 또한 이들은 이런 형식을 뒤바뀐 재현부라고 부르는 것을 lsquo오류rsquo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의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43) 또한 HampD는 자신들의 의견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작품들(모차르트의 5번 교향곡 K 22의 1악장 등)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44)

그러나 필자의 생각에는 이들의 관점이 크리스피의 곡에 적용되기 힘들다 물론 HampD가 예로 든 곡들에서 이들의 해석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즉 이 곡들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원조가 충분히 확립되어서 ESC로 기능할 수 있는 PAC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뒤에 나오는 제1주제를 코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음악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나오기 전에 원조의 PAC가 확립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크리스피의 경우에는 이런 형식을 유형2 소나타가 아니라 뒤바뀐 재현부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또한 매튜 라일리(Matthew Riley)도 이 형식에 대한 HampD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라일리는 HampD가 하이든의 교향곡 44번의 4악장을 유형2 소나타라고 해석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면서 ldquo헤포코스키와 달씨의 해석은 하이든의 44iv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형2 소나타의 기본 모델은 당시 빈

40) William Newman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146 Webster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41) Rey M Longyear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42)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8-369 43)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2 4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9

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rdquo45)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뒤바뀐 재현부에 대한 HampD의 견해는 일반화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피의 교향곡 중에 총 4곡이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구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 논문은 뒤바뀐 재현부가 분명히 나타나는 B20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곡들을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B20의 뒤바뀐 재현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이 곡의 제1주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세 가지 모듈(Pa Pb Pc)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센텐스이다 Pa(마디1-7)는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로 실제적으로 제1주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작 전에 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P0에 가깝다46) Pb(마디8-12)는 피아노 선율로 기초 악상의 역할을 하며 Pc(마디13-17)는 종지구이다

lt예4gt B20 제1주제(마디1-17)

또한 Pb는 마디27-31에서 딸림조로 들어옴으로써 제2주제의 기초악상 역할을 한다 이후 새로운 포르테 종지형이 들어와 마디40에서 V IAC로 EEC가 만들어진다 EEC 이후 짧은 발전부를 통해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5) Matthew Riley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161

4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72

50 강 용 식

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1

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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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14: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48 강 용 식

악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하였다40) 일반적으로 이 형식은 재현부가 원조로 나오는 제1주제에 의해 분명히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소나타 형식보다는 2부 형식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41) HampD는 이렇게 발전부와 재현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형식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오면서 이것을 유형2 소나타라고 명명하였다 이들은 특히 뒤바뀐 재현부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제시하는데 뒤바뀐 재현부를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라고 해석하였다42) 또한 이들은 이런 형식을 뒤바뀐 재현부라고 부르는 것을 lsquo오류rsquo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의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43) 또한 HampD는 자신들의 의견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작품들(모차르트의 5번 교향곡 K 22의 1악장 등)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44)

그러나 필자의 생각에는 이들의 관점이 크리스피의 곡에 적용되기 힘들다 물론 HampD가 예로 든 곡들에서 이들의 해석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즉 이 곡들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원조가 충분히 확립되어서 ESC로 기능할 수 있는 PAC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뒤에 나오는 제1주제를 코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음악에서는 재현부에서 제1주제가 나오기 전에 원조의 PAC가 확립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크리스피의 경우에는 이런 형식을 유형2 소나타가 아니라 뒤바뀐 재현부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또한 매튜 라일리(Matthew Riley)도 이 형식에 대한 HampD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라일리는 HampD가 하이든의 교향곡 44번의 4악장을 유형2 소나타라고 해석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면서 ldquo헤포코스키와 달씨의 해석은 하이든의 44iv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형2 소나타의 기본 모델은 당시 빈

40) William Newman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146 Webster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41) Rey M Longyear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42)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8-369 43)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2 4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9

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rdquo45)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뒤바뀐 재현부에 대한 HampD의 견해는 일반화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피의 교향곡 중에 총 4곡이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구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 논문은 뒤바뀐 재현부가 분명히 나타나는 B20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곡들을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B20의 뒤바뀐 재현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이 곡의 제1주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세 가지 모듈(Pa Pb Pc)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센텐스이다 Pa(마디1-7)는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로 실제적으로 제1주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작 전에 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P0에 가깝다46) Pb(마디8-12)는 피아노 선율로 기초 악상의 역할을 하며 Pc(마디13-17)는 종지구이다

lt예4gt B20 제1주제(마디1-17)

또한 Pb는 마디27-31에서 딸림조로 들어옴으로써 제2주제의 기초악상 역할을 한다 이후 새로운 포르테 종지형이 들어와 마디40에서 V IAC로 EEC가 만들어진다 EEC 이후 짧은 발전부를 통해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5) Matthew Riley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161

4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72

50 강 용 식

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1

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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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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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1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49

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rdquo45)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뒤바뀐 재현부에 대한 HampD의 견해는 일반화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피의 교향곡 중에 총 4곡이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구성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 논문은 뒤바뀐 재현부가 분명히 나타나는 B20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곡들을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B20의 뒤바뀐 재현부 형식을 설명하기 전에 이 곡의 제1주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주제는 곡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제1주제는 세 가지 모듈(Pa Pb Pc)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센텐스이다 Pa(마디1-7)는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로 실제적으로 제1주제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작 전에 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P0에 가깝다46) Pb(마디8-12)는 피아노 선율로 기초 악상의 역할을 하며 Pc(마디13-17)는 종지구이다

lt예4gt B20 제1주제(마디1-17)

또한 Pb는 마디27-31에서 딸림조로 들어옴으로써 제2주제의 기초악상 역할을 한다 이후 새로운 포르테 종지형이 들어와 마디40에서 V IAC로 EEC가 만들어진다 EEC 이후 짧은 발전부를 통해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5) Matthew Riley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161

4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72

50 강 용 식

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1

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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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강 용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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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16: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50 강 용 식

45-50) 마디51에서 Pb가 원조로 다시 나온다 비록 Pb가 피아노 선율이긴 하지만 제1주제의 일부이고 원조로 돌아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재현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Pb에 이어서 새로운 종지형이 나오고 마디64에서 I HC MC로 종지를 한다 그 다음 Pb와 Pc가 원조로 들어오고(마디65-70) 이후 새로운 종지형을 통해 마디81에서 I PAC로 종지를 하는데 이 PAC는 재현부에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ESC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이 곡에서 처음으로 Pa가 다시 돌아오면서 코다의 역할을 한다(마디81-88) 즉 이 곡에서 Pa는 서주와 코다로만 활용되는데 HampD의 관점에 따르면 이 Pa는 서주와 코다라는 장르 외 공간(parageneric space)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47) 이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Pb) [EEC] Dev S(Pb) [MC] P(Pb Pc) [ESC] Coda(Pa)

즉 제시부에서 Pb가 S로 사용되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재현부에서 원조는 Pb와 Pc가 모두 나온 후에 처음으로 확립되기 때문에 재현부에서 P는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코다가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곡을 lsquo제1주제가 코다로 사용된 유형2 소나타rsquo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12는 기본적으로 B20과 유사한 뒤바뀐 재현부 형태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리스피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MC와 ESC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즉 B20에서는 재현부에서 S 다음에 MC가 나오고 P 다음에 ESC가 나오지만 B12에서는 MC가 S P TR이 모두 들어온 이후에 나타난다 이 곡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제시부로 P TR [MC] S [EEC]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시부가 끝난 후 곧바로 S가 원조로 돌아오고(마디

4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81-30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1

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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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17: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1

43-60) 곧이어 P와 TR이 원조로 돌아온다 이 TR은 마디87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MC 이후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와서 마디98에서 I PAC로 ESC를 만든다 ESC 이후에는 P가 코다로 돌아온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S P TR [MC] NM [ESC] P(=Coda)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재현부의 MC 이전에 제시부에 나왔던 모든 재료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ESC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새로운 재료들은 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점들은 크리스피가 여러 재료들을 활용함으로써 구조적인 종지인 MC와 ESC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크리스피의 유연함은 다음 곡에서도 잘 드러난다

뒤집힌 재현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우는 B5이다 이 곡은 B20과 유사하게 재현부에서 새롭게 첨가되는 음악적 재료는 없고 제1주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B5의 제1주제도 크게 세 부분 즉 Pa(마디1-6) Pb(마디7-11) Pc(마디12-24)로 나누어진다 이 세 개의 부분은 각기 다른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는 제1바이올린에서 D5부터 D6까지 점차적으로 상행하는 음형을 가지고 있으며 포르테로 팡파르처럼 강하게 연주된다 Pb에서 제1바이올린은 D5와 D6을 번갈아가면서 현악 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이 동안 베이스는 짧은 선율 모티브(D-E-F-G-F-E-D)를 연주한다 또한 마디11에서 세 개의 큰 화음을 통해 I PAC로 종지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한다 그 다음에 Pc가 피아노 선율로 마치 제2주제처럼 들어온다 이것은 포르테 종지형을 거치고 한 번 반복한 후 마디24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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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1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52 강 용 식

lt예5gt B5 제1주제(마디12-24)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세 개의 P 모듈이 각각 P TR 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Pa는 상행하는 선율을 가진 팡파르 음형으로 곡을 시작하는 전형적인 제스처이고 Pb는 현악 트레몰로로 되어 있어 곡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세 개의 큰 화음을 연주하고 모든 성부가 휴지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MC 제스처로 보인다 또한 Pc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며 전형적인 제2주제처럼 보인다 크리스피가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모듈들을 제1주제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의아함은 재현부에서 명쾌하게 해결된다

제시부에서 제1주제 이후 마디25-28에서 짧은 경과구가 나오고 마디29에서부터 제2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마디39에서 V PAC로 EEC가 만들어진다 이후 뒤바뀐 재현부의 형태를 따라 S가 원조로 다시 등장한다(마디40-50) 그러나 재현부에서 S는 MC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마디50에서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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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3

Pa로 이어진다 마디56에서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Pb가 등장하고 제시부에서처럼 끝부분에서 종지한다(마디63) 이 지점에서 Pb는 제시부와 달리 I HC로 종지를 하는데 이 종지의 변화로 인해 재현부에서 P 모듈들의 구조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즉 Pb의 끝에 나오는 종지가 재현부에서는 원조의 반종지이기 때문에 이 종지는 MC로 기능하게 되고 따라서 재현부의 Pb는 TR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종지 이후 제시부와 동일한 순서로 Pc가 등장하지만(마디64-79) 재현부에서는 MC 이후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Pc는 제2주제로 기능한다 다시 말하면 제시부에서 나왔던 Pa Pb Pc는 재현부에서 각각 P TR S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 새로운 역할은 제시부에서 나타난 P 모듈들의 개별적인 특성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피가 재현부에서 나타날 구조적인 변화를 미리 염두에 두고 제시부의 P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Pc) TR [MC] S [EEC] S Pa Pb [MC] Pc [ESC] Coda

지금까지 3개의 악장에 나타난 뒤바뀐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는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재료들이 첨가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들의 제시부의 유형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펴볼 곡들에서는 제시부의 구조들이 재현부에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역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3) 연속적 제시부

HampD는 제2주제가 없는 제시부를 연속적 제시부라고 부른다48) 그들에 따

48) 연속적 제시부에 대해 캐플린은 동의하지 않는다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William E Caplin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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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20: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54 강 용 식

르면 이 형식의 특징은 ldquo명확하게 표시된 MC가 없고 뒤이어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제2주제가 없는 것rdquo이다49) 이 형식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라슨으로 그는 하이든의 곡에서 종종 세 부분으로 구성된 제시부가 발견된다고 주장하였다50) HampD는 라슨의 주장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이 형식 안에서도 두 가지 하위 유형을 구분하였다 이 유형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작곡가들이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의 기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는 사실이다 즉 관습적으로 제2주제를 기다리는 청자들은 곡에서 계속하여 MC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이 곡이 S가 없이 EEC로 이어지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라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곡가가 이런 청자의 기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연속적 제시부 형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즉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는 재현부에서 2부분 구조로 종종 전환된다 이런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하여 HampD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재현부에서 나오는 MC의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제시부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이다 이것은 재현부의 중간에 나오는 종지를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MC가 있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뀔 수 있고 아니면 원래는 없었던 MC를 재현부에 추가함으로써 연속적 제시부를 2부분 재현부로 바꿀 수도 있다 [] 이런 변화는 드물지만 가끔씩 발견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곡 전체의 작곡적인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가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가 우연이거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재현부는 미리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51)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49)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51 50) Jens Peter Larsen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 Ulrich Kraumlmer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269-27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5

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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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2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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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HampD는 제시부의 유형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만 연속적 제시부가 재현부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다52)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크리스피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재현부의 유형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장은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설명하겠다

크리스피의 23곡 중 6개의 곡이 연속적 제시부인데 이 중 4곡이 재현부에서 유형이 전환된다 이 변화가 가장 분명한 곡은 B8이다 B8의 제시부에서 TR은 마디10에서 시작하고 마디32에서 V PAC에 도달한다 그리고 마디33에서 곧바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렇게 조성과 주제선율이 동시에 돌아옴으로써 재현부가 분명히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디32의 V PAC가 MC가 아닌 EEC이고 따라서 이 곡이 MC와 S가 없는 연속적 제시부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이 제시부는 재현부에 가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재현부에서 P와 TR은 제시부와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 그러나 재현부의 TR은 마디59에서 I HC로 종지를 함으로써 분명한 MC를 만든다 크리스피는 이 MC 이후 제2주제의 자리에 TR 모티브를 사용하여 곡을 다시 시작한다

lt예6gt B8 재현부의 MC와 S(마디59-64)

크리스피의 경과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율적인 재료 현악 트레몰로 종지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마침 이 곡의 경과부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51)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38 52) 이 이유는 HampD의 예들이 대부분 하이든의 작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관찰에 따르면 하이든의 연속적 제시부에서는 크리스피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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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22: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56 강 용 식

따라서 MC 이후 마디60에서 경과부의 시작부분이 다시 들어올 때 이 부분은 전형적인 제2주제의 시작처럼 들리게 된다 이후 마디65에서 새로운 종지형들이 포르테로 들어오고 이후 마디75에서 I PAC로 종지하며 이 PAC는 곡 전체의 ESC로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TR) [ESC]

즉 B8에서는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가 되고 이를 위해 제시부에서 나왔던 재료들이 재현부에서 다른 기능을 맡게 된다

B17도 B8과 유사한 구조를 따른다 그러나 곡의 끝부분에 새로운 재료들이 들어오면서 곡 전체 구조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B17의 제시부에서 경과부는 마디32에서 V PAC로 종지를 하고 마디33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옴으로써 명백한 연속적 제시부 형태가 나타난다 재현부에서는 P와 TR이 다시 연주되어 마디53에서 I HC로 MC가 만들어진다 이 휴지 이후 P의 일부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부분 역시 피아노 선율로 되어있다 이 선율은 곧이어 마디60에서 I PAC로 종지를 한다

lt예7gt B17 재현부의 MC와 S(마디53-57)

이 PAC를 듣는 순간 우리는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주제가 일곱 마디(마디54-6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듣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하는 의문이 든다 크리스피도 이렇게 제2주제가 빨리 끝나는 것이 이상했는지 곧이어 새로운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전형적인 제2주제 같은 악구를 첨가한다(마디61) 이것은 종지형으로 이어지고(마디68) 마디78에서 I PAC로 다시 종지한다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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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23: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7

이렇게 봤을 때 두 개의 I PAC 중에 무엇을 ESC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제2주제가 짧긴 하지만 그 다음 부분은 코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PAC를 ESC로 보면 이 곡의 제2주제는 PAC가 두 번 나오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번째 PAC를 ESC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53)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부 재현부P TR [EEC] P TR [MC] S(=P) [ESC] Coda(=NM)

지금 살펴본 것처럼 크리스피의 곡들에서는 섹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8과 B17에서 제시부의 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제시부의 마지막에 V PAC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23에서는 제시부가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

B23은 제시부의 TR이 마디46에서 V IAC로 종지를 만든다 이것이 PAC가 아니라 IAC이기 때문에 EEC로 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바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즉 이 종지가 MC일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디47에서 Pb가 딸림조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이 Pb는 특별하게 종지하지 않고 마디51에서 포르테 현악 트레몰로로 넘어가게 된다 이 트레몰로는 마디59에서 vi PAC(B단조)로 끝을 맺고 이후 마디60에서 제1주제가 원조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마디46에서 들었던 V IAC가 EEC였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는 딸림조에서 PAC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곡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디46의 V IAC를 EEC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HampD에게 첫 번째 디폴트 EEC는 V PAC이지만 그들 역시 특별한 경우에는 V

53) 한편 HampD는 제2주제 영역에서 PAC가 두 번 나오는 특이한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59-162를 참고하시오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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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24: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58 강 용 식

IAC가 EEC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dquo비록 매우 드문 경우이지만 EEC가 IAC에 의해 보다 약하게 확립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 EEC를 둘러싼 수사학적인 요소들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rdquo54)

제시부에서 IAC가 EEC로 활약한 것은 재현부의 ESC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곡의 재현부에서도 제시부처럼 IAC만 나오는데 두 개의 IAC 중에 어떤 것이 ESC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마디93에서 제시부에 나왔던 TR이 I IAC로 종지를 한다 이 지점은 제시부의 EEC와 동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ESC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IAC 다음에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제2주제 형태인 피아노 멜로디와 포르테 종지형이다(마디93-98)

lt예8gt B23(마디93-98)

이 새로운 음악적 재료들은 한 번 반복되어 마디103에서 IAC로 다시 종지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으로 나온 마디9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뒤이어 나오는 부분은 코다가 될 것이다 즉 이 경우에는 연속적 제시부의 형태가 재현부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마디103의 IAC를 ESC로 생각하면 마디93에 나왔던 첫 번째 IAC는 MC가 될 것이고 마디93-103에 나오는 것은 제2주제가 되며 마디103의 IAC는 ESC가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하면 연속적 제시부가 2부분 재현부로 바뀌는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4)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167-16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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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rgin Bathia ldquoThe Symphony in Italyrdquo In The Eighteenth-Century Symphony Edited by Mary Sue Morrow and Bathia Churgin 103-116 Bloomington Indiana University Press 2012

Eckert Stefan ldquoArs Combinatoria Dialogue Structure and Musical Practice in Joseph Riepelrsquos Anfangsgruumlnde zur musikalischen Setzkunstrdquo PhD Dissertation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 2000

Galeazzi Francesco Theoretical-Practical Elements of Music Parts III and IV Translated by Deborah Burton and Gregory W Harwood Urbana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2012

Gjerdingen Robert O Music in the Galant Styl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Hepokoski James and Warren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Norms Types and Deformations in the Late-Eighteenth-Century Sonata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6

Kang Yongsik ldquoThe Symphonies of Pietro Maria Crisp (1737-1797) Style and Authenticityrdquo PhD Dissertation University of Cincinnati 2016

Koch Heinrich Christoph Introductory Essay on Composition The Mechanical Rules of Melody Sections 3 and 4 Translated by Nancy Kovaleff Baker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1983

LaRue Jan Guidelines for Style Analysis New York W W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7

Norton 1970 and Others ldquoSymphony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

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Larsen Jens Peter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lated by Ulrich Kraumlmer 269-279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ldquoZur Entstehung der oumlsterreichischen Symphonie- tradition (Ca 1750-1775)rdquo Haydn Yearbook 10 (1978) 72-80

Longyear Rey M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Marx Adolf Bernhard Musical Form in the Age of Beethoven Edited and Translated by Scott Burnham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7

Newman William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Ratner Leonard G Classic Music Expression Form and Style New York Schirmer Books 1980

ldquoArs Combinatoria Chance and Choice in Eighteenth-Century Musicrdquo In Studies in Eighteenth- Century Music A Tribute to Karl Geiringer on His Seventieth Birthday Edited by H C Robbins Landon and Roger E Chapman 343-363 London Allen amp Unwin 1970

Riemann Hugo(Ed) Sinfonien der pfalzbayerischen Schule (Mannheimer Symphoniker) Denkmaumller der Tonkunst in Bayern Edited by Adolf Sandberger Jg 31 Leipzig Breitkopf amp Haumlrtel 1902

Riley Matthew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68 강 용 식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Rosen Charles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anded edition New York W W Norton 1997

Sonata Forms Revised edition New York W W Norton 1988

Schenker Heinrich Free Composition Translated by Ernst Oster New York Longman 1979

Tomlinson Gary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Webster James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

Will Richard The Characteristic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2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59

해석1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ESC] Coda(=NM)

해석2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EEC] Dev P TR [MC] S(=NM) [ESC]

HampD의 관점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B8과 B17처럼 B23도 제시부의 유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피의 3개의 연속적 제시부에서 생겨나는 유형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곡들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HampD의 소나타 이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다음에 살펴볼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4)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앞 장에서 살펴본 연속적 제시부들은 2부분 재현부로 바뀌었다 그러나 크리스피의 다른 곡들에서는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크리스피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B4이다 B4의 제시부는 전형적인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곡의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 다음에 제2주제가 바로 들어온다(마디64) 즉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사실 재현부에서 두 주제는 모두 원조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성적인 이유로 경과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참고문헌

강용식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1737-1797)의 교향곡 소스와 진본성rdquo 『서양음악학』 201 (2017) 37-70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교향곡의 2악장에 나타난 갈랑 양식의 변화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중심으로rdquo 『음악이론연구』 28 (2017) 68-101

김경은 ldquo조성음악의 주제 형식 유형 센텐스 구조rdquo 『음악이론연구』 13 (2008) 69-88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06

정이은 ldquo형식 내용 정신 그리고 역사 아돌프 베른하르트 마르크스의 형식론에 담긴 사상적 면모rdquo 『음악논단』 23 (2009) 133-158

Brook Barry(Ed) Symphony 1720ndash1840 New York Garland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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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강 용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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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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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lated by Ulrich Kraumlmer 269-279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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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강 용 식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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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enker Heinrich Free Composition Translated by Ernst Oster New York Longman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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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ster James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

Will Richard The Characteristic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26: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60 강 용 식

lt예9gt B4 재현부의 P와 S(마디 58-71)

이렇게 갑자기 들어온 S는 마디81에서 I PAC로 EEC를 가진다 이후 크리스피는 경과부를 생략하여 재현부가 짧아진 것을 보상하려는 듯 21마디의 긴 코다(마디81-101)를 삽입한다 요약하면 이 곡에서 2부분 제시부는 연속적 재현부로 전환되었다

제시부 재현부P TR [MC] S [EEC] P S [ESC] Coda B18도 B4와 유사하게 경과부가 완전히 생략된다 그러나 이 곡에서 크

리스피는 2부분 제시부를 연속적 재현부로 바꾸지 않고 2부분 재현부를 유지한다 B18의 마디31에서 제1주제가 나오고 마디35에서 제2주제가 곧이어 등장한다 그러나 재현부에서 크리스피는 제시부의 S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기초 악상 부분만 사용한 후 다른 종지형을 사용하여 음악을 연장시키고 마디53에서 I HC로 MC를 만든다 이후에는 새로운 재료로 된 S를 사용하여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S [MC] NM [ESC]

정리하면 크리스피는 B4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을 바꾸었고 B18에서는 경과부를 생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참고문헌

강용식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1737-1797)의 교향곡 소스와 진본성rdquo 『서양음악학』 201 (2017) 37-70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교향곡의 2악장에 나타난 갈랑 양식의 변화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중심으로rdquo 『음악이론연구』 28 (2017) 68-101

김경은 ldquo조성음악의 주제 형식 유형 센텐스 구조rdquo 『음악이론연구』 13 (2008) 69-88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06

정이은 ldquo형식 내용 정신 그리고 역사 아돌프 베른하르트 마르크스의 형식론에 담긴 사상적 면모rdquo 『음악논단』 23 (2009) 133-158

Brook Barry(Ed) Symphony 1720ndash1840 New York Garland 1985

Bonds Mark Evan After Beethoven Imperatives of Originality in the Symphony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1996

ldquoHaydnrsquos False Recapitulations and the Perception of Sonata Form in the Eighteenth Centuryrdquo PhD Dissertation Harvard University 1988

Burnham Scott Beethoven Hero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5

Caplin William E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

Analyzing Classical Form An Approach for the Classroo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66 강 용 식

Classical Form A Theory of Formal Functions for the Instrumental Music of Haydn Mozart and Beethoven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98

Churgin Bathia ldquoThe Symphony in Italyrdquo In The Eighteenth-Century Symphony Edited by Mary Sue Morrow and Bathia Churgin 103-116 Bloomington Indiana University Press 2012

Eckert Stefan ldquoArs Combinatoria Dialogue Structure and Musical Practice in Joseph Riepelrsquos Anfangsgruumlnde zur musikalischen Setzkunstrdquo PhD Dissertation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 2000

Galeazzi Francesco Theoretical-Practical Elements of Music Parts III and IV Translated by Deborah Burton and Gregory W Harwood Urbana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2012

Gjerdingen Robert O Music in the Galant Styl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Hepokoski James and Warren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Norms Types and Deformations in the Late-Eighteenth-Century Sonata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6

Kang Yongsik ldquoThe Symphonies of Pietro Maria Crisp (1737-1797) Style and Authenticityrdquo PhD Dissertation University of Cincinnati 2016

Koch Heinrich Christoph Introductory Essay on Composition The Mechanical Rules of Melody Sections 3 and 4 Translated by Nancy Kovaleff Baker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1983

LaRue Jan Guidelines for Style Analysis New York W W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7

Norton 1970 and Others ldquoSymphony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

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Larsen Jens Peter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lated by Ulrich Kraumlmer 269-279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ldquoZur Entstehung der oumlsterreichischen Symphonie- tradition (Ca 1750-1775)rdquo Haydn Yearbook 10 (1978) 72-80

Longyear Rey M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Marx Adolf Bernhard Musical Form in the Age of Beethoven Edited and Translated by Scott Burnham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7

Newman William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Ratner Leonard G Classic Music Expression Form and Style New York Schirmer Books 1980

ldquoArs Combinatoria Chance and Choice in Eighteenth-Century Musicrdquo In Studies in Eighteenth- Century Music A Tribute to Karl Geiringer on His Seventieth Birthday Edited by H C Robbins Landon and Roger E Chapman 343-363 London Allen amp Unwin 1970

Riemann Hugo(Ed) Sinfonien der pfalzbayerischen Schule (Mannheimer Symphoniker) Denkmaumller der Tonkunst in Bayern Edited by Adolf Sandberger Jg 31 Leipzig Breitkopf amp Haumlrtel 1902

Riley Matthew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68 강 용 식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Rosen Charles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anded edition New York W W Norton 1997

Sonata Forms Revised edition New York W W Norton 1988

Schenker Heinrich Free Composition Translated by Ernst Oster New York Longman 1979

Tomlinson Gary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Webster James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

Will Richard The Characteristic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27: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1

첨가함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B22에서는 B4와 마찬가지로 경과부를 생략함으로써 제시부의 유형이

바뀐다 그러나 이 과정에 S의 사용이 매우 독특하다 재현부는 마디52에서 P로 시작하는데 Pa가 들어온 이후 갑자기 S의 기초 악상이 버금딸림조(G장조 마디58-61)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부분은 곧바로 딸림조(A장조 마디62-65)로 다시 연주된다55)

lt예10gt B22 재현부에서 S 삽입(마디57-65)

이렇게 S의 기초 악상이 두 번 나온 이후 P의 두 번째 부분인 Pb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대로 돌아온다(마디66-70) 이후 새로운 종지형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디82에서 ESC로 종지한다 정리하면 이 곡에서 경과부는 완전히 생략되었고 2부분 제시부가 연속적 재현부로 바뀌게 되었다 앞의 두 곡과 다른 점은 재현부에서 제1주제 중간에 제2주제가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제시부 재현부P(Pa Pb) TR [MC] S [EEC] Pa S Pb [ESC] Coda

마지막으로 B10의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가 통째로 생략된다 재현부는 마디59에서 P와 TR로 시작하고 마디69에서 I IAC로 ESC를 만든다 이후 29마디에 이르는 긴 코다(마디69-87)가 나온다 이렇게 제2주제가 완전히 생략되어 버리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HampD도 이렇게 lsquo잘린 재

55)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빌리면 이 부분은 전형적인 lsquo몬테rsquo(Monte)이다 크리스피의 교향곡에서 몬테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참고문헌

강용식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1737-1797)의 교향곡 소스와 진본성rdquo 『서양음악학』 201 (2017) 37-70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교향곡의 2악장에 나타난 갈랑 양식의 변화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중심으로rdquo 『음악이론연구』 28 (2017) 68-101

김경은 ldquo조성음악의 주제 형식 유형 센텐스 구조rdquo 『음악이론연구』 13 (2008) 69-88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06

정이은 ldquo형식 내용 정신 그리고 역사 아돌프 베른하르트 마르크스의 형식론에 담긴 사상적 면모rdquo 『음악논단』 23 (2009) 133-158

Brook Barry(Ed) Symphony 1720ndash1840 New York Garland 1985

Bonds Mark Evan After Beethoven Imperatives of Originality in the Symphony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1996

ldquoHaydnrsquos False Recapitulations and the Perception of Sonata Form in the Eighteenth Centuryrdquo PhD Dissertation Harvard University 1988

Burnham Scott Beethoven Hero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5

Caplin William E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

Analyzing Classical Form An Approach for the Classroo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66 강 용 식

Classical Form A Theory of Formal Functions for the Instrumental Music of Haydn Mozart and Beethoven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98

Churgin Bathia ldquoThe Symphony in Italyrdquo In The Eighteenth-Century Symphony Edited by Mary Sue Morrow and Bathia Churgin 103-116 Bloomington Indiana University Press 2012

Eckert Stefan ldquoArs Combinatoria Dialogue Structure and Musical Practice in Joseph Riepelrsquos Anfangsgruumlnde zur musikalischen Setzkunstrdquo PhD Dissertation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 2000

Galeazzi Francesco Theoretical-Practical Elements of Music Parts III and IV Translated by Deborah Burton and Gregory W Harwood Urbana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2012

Gjerdingen Robert O Music in the Galant Styl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Hepokoski James and Warren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Norms Types and Deformations in the Late-Eighteenth-Century Sonata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6

Kang Yongsik ldquoThe Symphonies of Pietro Maria Crisp (1737-1797) Style and Authenticityrdquo PhD Dissertation University of Cincinnati 2016

Koch Heinrich Christoph Introductory Essay on Composition The Mechanical Rules of Melody Sections 3 and 4 Translated by Nancy Kovaleff Baker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1983

LaRue Jan Guidelines for Style Analysis New York W W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7

Norton 1970 and Others ldquoSymphony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

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Larsen Jens Peter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lated by Ulrich Kraumlmer 269-279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ldquoZur Entstehung der oumlsterreichischen Symphonie- tradition (Ca 1750-1775)rdquo Haydn Yearbook 10 (1978) 72-80

Longyear Rey M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Marx Adolf Bernhard Musical Form in the Age of Beethoven Edited and Translated by Scott Burnham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7

Newman William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Ratner Leonard G Classic Music Expression Form and Style New York Schirmer Books 1980

ldquoArs Combinatoria Chance and Choice in Eighteenth-Century Musicrdquo In Studies in Eighteenth- Century Music A Tribute to Karl Geiringer on His Seventieth Birthday Edited by H C Robbins Landon and Roger E Chapman 343-363 London Allen amp Unwin 1970

Riemann Hugo(Ed) Sinfonien der pfalzbayerischen Schule (Mannheimer Symphoniker) Denkmaumller der Tonkunst in Bayern Edited by Adolf Sandberger Jg 31 Leipzig Breitkopf amp Haumlrtel 1902

Riley Matthew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68 강 용 식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Rosen Charles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anded edition New York W W Norton 1997

Sonata Forms Revised edition New York W W Norton 1988

Schenker Heinrich Free Composition Translated by Ernst Oster New York Longman 1979

Tomlinson Gary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Webster James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

Will Richard The Characteristic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28: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62 강 용 식

현부rsquo는 lsquo소나타 원칙의 가장 명백한 위반rsquo이라고 말한다56) 그들에 따르면 ldquo알레그로 악장에서 잘린 재현부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많은 괴로움을 표현하는 특별한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rdquo57)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P TR [MC] S [EEC] Dev P TR [ESC] Coda

지금까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 형태를 살펴보았다 이렇게 구조적인 영역 전체를 생략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예들은 크리스피가 구조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Ⅴ 나가면서

앞의 글에서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소나타 이론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크리스피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형식적인 시도를 하였는데 이것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라트너는 ldquo18세기 음악의 재료들은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를 적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 이 요소들은 쉽게 합쳐지고 순서가 바뀌고 혹은 대체될 수 있다rdquo58)고 말했다 라트너의 이런 언급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크리스피의 곡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다양한 형식들은 하나의 개념이나 이론을 추상화하려는 음악학자나 이론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56)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7 57)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249 HampD는 lsquo잘린 재현

부rsquo의 예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Idomeneo K 366) 서곡을 든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서곡(1780)과 크리스피의 B10(1779)은 작곡년도에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모차르트와 크리스피의 음악적 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8) Ratner ldquoArs Combinatoriardquo 36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참고문헌

강용식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1737-1797)의 교향곡 소스와 진본성rdquo 『서양음악학』 201 (2017) 37-70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교향곡의 2악장에 나타난 갈랑 양식의 변화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중심으로rdquo 『음악이론연구』 28 (2017) 68-101

김경은 ldquo조성음악의 주제 형식 유형 센텐스 구조rdquo 『음악이론연구』 13 (2008) 69-88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06

정이은 ldquo형식 내용 정신 그리고 역사 아돌프 베른하르트 마르크스의 형식론에 담긴 사상적 면모rdquo 『음악논단』 23 (2009) 133-158

Brook Barry(Ed) Symphony 1720ndash1840 New York Garland 1985

Bonds Mark Evan After Beethoven Imperatives of Originality in the Symphony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1996

ldquoHaydnrsquos False Recapitulations and the Perception of Sonata Form in the Eighteenth Centuryrdquo PhD Dissertation Harvard University 1988

Burnham Scott Beethoven Hero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5

Caplin William E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

Analyzing Classical Form An Approach for the Classroo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66 강 용 식

Classical Form A Theory of Formal Functions for the Instrumental Music of Haydn Mozart and Beethoven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98

Churgin Bathia ldquoThe Symphony in Italyrdquo In The Eighteenth-Century Symphony Edited by Mary Sue Morrow and Bathia Churgin 103-116 Bloomington Indiana University Press 2012

Eckert Stefan ldquoArs Combinatoria Dialogue Structure and Musical Practice in Joseph Riepelrsquos Anfangsgruumlnde zur musikalischen Setzkunstrdquo PhD Dissertation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 2000

Galeazzi Francesco Theoretical-Practical Elements of Music Parts III and IV Translated by Deborah Burton and Gregory W Harwood Urbana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2012

Gjerdingen Robert O Music in the Galant Styl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Hepokoski James and Warren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Norms Types and Deformations in the Late-Eighteenth-Century Sonata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6

Kang Yongsik ldquoThe Symphonies of Pietro Maria Crisp (1737-1797) Style and Authenticityrdquo PhD Dissertation University of Cincinnati 2016

Koch Heinrich Christoph Introductory Essay on Composition The Mechanical Rules of Melody Sections 3 and 4 Translated by Nancy Kovaleff Baker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1983

LaRue Jan Guidelines for Style Analysis New York W W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7

Norton 1970 and Others ldquoSymphony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

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Larsen Jens Peter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lated by Ulrich Kraumlmer 269-279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ldquoZur Entstehung der oumlsterreichischen Symphonie- tradition (Ca 1750-1775)rdquo Haydn Yearbook 10 (1978) 72-80

Longyear Rey M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Marx Adolf Bernhard Musical Form in the Age of Beethoven Edited and Translated by Scott Burnham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7

Newman William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Ratner Leonard G Classic Music Expression Form and Style New York Schirmer Books 1980

ldquoArs Combinatoria Chance and Choice in Eighteenth-Century Musicrdquo In Studies in Eighteenth- Century Music A Tribute to Karl Geiringer on His Seventieth Birthday Edited by H C Robbins Landon and Roger E Chapman 343-363 London Allen amp Unwin 1970

Riemann Hugo(Ed) Sinfonien der pfalzbayerischen Schule (Mannheimer Symphoniker) Denkmaumller der Tonkunst in Bayern Edited by Adolf Sandberger Jg 31 Leipzig Breitkopf amp Haumlrtel 1902

Riley Matthew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68 강 용 식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Rosen Charles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anded edition New York W W Norton 1997

Sonata Forms Revised edition New York W W Norton 1988

Schenker Heinrich Free Composition Translated by Ernst Oster New York Longman 1979

Tomlinson Gary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Webster James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

Will Richard The Characteristic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2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3

일부 학자들은 이런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로젠은 1791년에 출판된 영국 아마추어 작곡가 크리스찬 라트로브(Christian Latrobe 1758-1836)의 피아노 소나타를 분석하면서 ldquo그[라트로브]는 그가 다양한 형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뽐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더 많을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음악사는 특정한 시기에 주어진 형식과 양식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기 때문이다rdquo59)라고 언급하였다 HampD도 이런 다양함을 자신들의 이론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였듯이 18세기 중엽에 활동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소나타 형식은 체계가 덜 잡힌 것 같고 그 구성적인 면에서도 다소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의 이론에서 이들 중 몇몇의 음악을 논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이런 작곡가들의 음악에서 수많은 애매한 경우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타 유형들을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작품에서도 무엇이 특이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60)

HampD가 언급한 것처럼 크리스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담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시도들을 통해 음악학이 소수의 작곡가와 작품을 설명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과 음악을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61)

로젠은 양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ldquo양식이라는 개념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필요에 대한 대답이다 즉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식을 창조한다rdquo62) 실제로 학자들은 기존에 잘 알려져

59) Rosen Sonata Forms 145 60) Hepokoski and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387 61) 톰린슨은 이것을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의 용어

를 빌려 lsquo두꺼울 기술rsquo(thick description)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시오 Gary Tomlinson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참고문헌

강용식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1737-1797)의 교향곡 소스와 진본성rdquo 『서양음악학』 201 (2017) 37-70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교향곡의 2악장에 나타난 갈랑 양식의 변화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중심으로rdquo 『음악이론연구』 28 (2017) 68-101

김경은 ldquo조성음악의 주제 형식 유형 센텐스 구조rdquo 『음악이론연구』 13 (2008) 69-88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06

정이은 ldquo형식 내용 정신 그리고 역사 아돌프 베른하르트 마르크스의 형식론에 담긴 사상적 면모rdquo 『음악논단』 23 (2009) 133-158

Brook Barry(Ed) Symphony 1720ndash1840 New York Garland 1985

Bonds Mark Evan After Beethoven Imperatives of Originality in the Symphony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1996

ldquoHaydnrsquos False Recapitulations and the Perception of Sonata Form in the Eighteenth Centuryrdquo PhD Dissertation Harvard University 1988

Burnham Scott Beethoven Hero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5

Caplin William E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

Analyzing Classical Form An Approach for the Classroo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66 강 용 식

Classical Form A Theory of Formal Functions for the Instrumental Music of Haydn Mozart and Beethoven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98

Churgin Bathia ldquoThe Symphony in Italyrdquo In The Eighteenth-Century Symphony Edited by Mary Sue Morrow and Bathia Churgin 103-116 Bloomington Indiana University Press 2012

Eckert Stefan ldquoArs Combinatoria Dialogue Structure and Musical Practice in Joseph Riepelrsquos Anfangsgruumlnde zur musikalischen Setzkunstrdquo PhD Dissertation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 2000

Galeazzi Francesco Theoretical-Practical Elements of Music Parts III and IV Translated by Deborah Burton and Gregory W Harwood Urbana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2012

Gjerdingen Robert O Music in the Galant Styl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Hepokoski James and Warren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Norms Types and Deformations in the Late-Eighteenth-Century Sonata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6

Kang Yongsik ldquoThe Symphonies of Pietro Maria Crisp (1737-1797) Style and Authenticityrdquo PhD Dissertation University of Cincinnati 2016

Koch Heinrich Christoph Introductory Essay on Composition The Mechanical Rules of Melody Sections 3 and 4 Translated by Nancy Kovaleff Baker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1983

LaRue Jan Guidelines for Style Analysis New York W W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7

Norton 1970 and Others ldquoSymphony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

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Larsen Jens Peter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lated by Ulrich Kraumlmer 269-279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ldquoZur Entstehung der oumlsterreichischen Symphonie- tradition (Ca 1750-1775)rdquo Haydn Yearbook 10 (1978) 72-80

Longyear Rey M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Marx Adolf Bernhard Musical Form in the Age of Beethoven Edited and Translated by Scott Burnham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7

Newman William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Ratner Leonard G Classic Music Expression Form and Style New York Schirmer Books 1980

ldquoArs Combinatoria Chance and Choice in Eighteenth-Century Musicrdquo In Studies in Eighteenth- Century Music A Tribute to Karl Geiringer on His Seventieth Birthday Edited by H C Robbins Landon and Roger E Chapman 343-363 London Allen amp Unwin 1970

Riemann Hugo(Ed) Sinfonien der pfalzbayerischen Schule (Mannheimer Symphoniker) Denkmaumller der Tonkunst in Bayern Edited by Adolf Sandberger Jg 31 Leipzig Breitkopf amp Haumlrtel 1902

Riley Matthew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68 강 용 식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Rosen Charles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anded edition New York W W Norton 1997

Sonata Forms Revised edition New York W W Norton 1988

Schenker Heinrich Free Composition Translated by Ernst Oster New York Longman 1979

Tomlinson Gary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Webster James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

Will Richard The Characteristic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30: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64 강 용 식

있지 않던 음악들을 연구함으로써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본 논문에서 살펴본 아르스 콤비나토리아이다 이 개념을 통해 18세기에 활약했던 수많은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악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한글검색어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소나타 이론 연속적 제시부 뒤바뀐 재현부

영문검색어 Pietro Maria Crispi Ars Combinatoria Sonata Theory Continuous Exposition Reversed Recapitulation

62) Charles Rosen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 ed (New York W W Norton 1997) 19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참고문헌

강용식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1737-1797)의 교향곡 소스와 진본성rdquo 『서양음악학』 201 (2017) 37-70

ldquo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 교향곡의 2악장에 나타난 갈랑 양식의 변화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중심으로rdquo 『음악이론연구』 28 (2017) 68-101

김경은 ldquo조성음악의 주제 형식 유형 센텐스 구조rdquo 『음악이론연구』 13 (2008) 69-88

신동진 ldquo쉔커식 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본 18세기 ldquo뒤바뀐 재현부rdquo를 갖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특징rdquo 연세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06

정이은 ldquo형식 내용 정신 그리고 역사 아돌프 베른하르트 마르크스의 형식론에 담긴 사상적 면모rdquo 『음악논단』 23 (2009) 133-158

Brook Barry(Ed) Symphony 1720ndash1840 New York Garland 1985

Bonds Mark Evan After Beethoven Imperatives of Originality in the Symphony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1996

ldquoHaydnrsquos False Recapitulations and the Perception of Sonata Form in the Eighteenth Centuryrdquo PhD Dissertation Harvard University 1988

Burnham Scott Beethoven Hero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5

Caplin William E ldquoThe lsquoContinuous Expositionrsquo and the Concept of Subordinate Themerdquo Music Analysis 30 (2015) 4-43

Analyzing Classical Form An Approach for the Classroo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66 강 용 식

Classical Form A Theory of Formal Functions for the Instrumental Music of Haydn Mozart and Beethoven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98

Churgin Bathia ldquoThe Symphony in Italyrdquo In The Eighteenth-Century Symphony Edited by Mary Sue Morrow and Bathia Churgin 103-116 Bloomington Indiana University Press 2012

Eckert Stefan ldquoArs Combinatoria Dialogue Structure and Musical Practice in Joseph Riepelrsquos Anfangsgruumlnde zur musikalischen Setzkunstrdquo PhD Dissertation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 2000

Galeazzi Francesco Theoretical-Practical Elements of Music Parts III and IV Translated by Deborah Burton and Gregory W Harwood Urbana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2012

Gjerdingen Robert O Music in the Galant Styl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Hepokoski James and Warren Darcy Elements of Sonata Theory Norms Types and Deformations in the Late-Eighteenth-Century Sonata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6

Kang Yongsik ldquoThe Symphonies of Pietro Maria Crisp (1737-1797) Style and Authenticityrdquo PhD Dissertation University of Cincinnati 2016

Koch Heinrich Christoph Introductory Essay on Composition The Mechanical Rules of Melody Sections 3 and 4 Translated by Nancy Kovaleff Baker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1983

LaRue Jan Guidelines for Style Analysis New York W W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7

Norton 1970 and Others ldquoSymphony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

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Larsen Jens Peter ldquoSonata Form Problemsrdquo In Handel Haydn

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lated by Ulrich Kraumlmer 269-279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ldquoZur Entstehung der oumlsterreichischen Symphonie- tradition (Ca 1750-1775)rdquo Haydn Yearbook 10 (1978) 72-80

Longyear Rey M ldquoBinary Variants of Early Classic Sonata Formrdquo Journal of Music Theory 13 (1969) 162-183

Marx Adolf Bernhard Musical Form in the Age of Beethoven Edited and Translated by Scott Burnham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7

Newman William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Ratner Leonard G Classic Music Expression Form and Style New York Schirmer Books 1980

ldquoArs Combinatoria Chance and Choice in Eighteenth-Century Musicrdquo In Studies in Eighteenth- Century Music A Tribute to Karl Geiringer on His Seventieth Birthday Edited by H C Robbins Landon and Roger E Chapman 343-363 London Allen amp Unwin 1970

Riemann Hugo(Ed) Sinfonien der pfalzbayerischen Schule (Mannheimer Symphoniker) Denkmaumller der Tonkunst in Bayern Edited by Adolf Sandberger Jg 31 Leipzig Breitkopf amp Haumlrtel 1902

Riley Matthew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68 강 용 식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4

Rosen Charles The Classical Style Haydn Mozart Beethoven Expanded edition New York W W Norton 1997

Sonata Forms Revised edition New York W W Norton 1988

Schenker Heinrich Free Composition Translated by Ernst Oster New York Longman 1979

Tomlinson Gary ldquoThe Web of Culture A Context for Musicologyrdquo 19th-Century Music 73 (1984) 350-362

Webster James ldquoSonata Formrdquo In Grove Music Online httpwwwoxfordmusiconlinecom [2018년 8월 30일 접속]

Will Richard The Characteristic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31: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5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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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강 용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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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32: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66 강 용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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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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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강 용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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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 Richard The Characteristic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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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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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the Viennese Classical Style Translated by Ulrich Kraumlmer 269-279 Ann Arbor UMI Research Press 1988

ldquoZur Entstehung der oumlsterreichischen Symphonie- tradition (Ca 1750-1775)rdquo Haydn Yearbook 10 (1978) 7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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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x Adolf Bernhard Musical Form in the Age of Beethoven Edited and Translated by Scott Burnham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7

Newman William The Sonata in the Classic Era New York W W Norton 1983

Ratner Leonard G Classic Music Expression Form and Style New York Schirmer Books 1980

ldquoArs Combinatoria Chance and Choice in Eighteenth-Century Musicrdquo In Studies in Eighteenth- Century Music A Tribute to Karl Geiringer on His Seventieth Birthday Edited by H C Robbins Landon and Roger E Chapman 343-363 London Allen amp Unwin 1970

Riemann Hugo(Ed) Sinfonien der pfalzbayerischen Schule (Mannheimer Symphoniker) Denkmaumller der Tonkunst in Bayern Edited by Adolf Sandberger Jg 31 Leipzig Breitkopf amp Haumlrtel 1902

Riley Matthew The Viennese Minor-Key Symphony in the Age

68 강 용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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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 Richard The Characteristic Symphony in the Age of Haydn and Mozart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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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논문심사일 2018 9 06〕

〔게재확정일 2018 9 21〕

Page 35: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mrc.hanyang.ac.kr/wp-content/jspm/40/jspm_2018_40_02.pdf · 2020. 8. 27. · 11) Jens Peter Larsen, “Zur Entstehung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69

국문초록

18세기 소나타 형식에 나타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크리스피의 교향곡을 중심으로

강 용 식

본 논문은 피에트로 마리아 크리스피(Pietro Maria Crispi 1737-1797)의 교향곡에 나오는 소나타 형식을 아르스 콤비나토리아(Ars Combinatoria)와 소나타 이론의 관점에서 연구한 글이다 아르스 콤비나토리아는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도입한 개념으로 작곡가들이 곡에서 음악적 재료들을 조합하고 재배열하는 기계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이다 제임스 헤포코스키(James Hepokoski)와 워렌 달씨(Warren Darcy)의 소나타 이론은 기존의 경직된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곡들에 담겨있는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이론을 통해 크리스피가 소나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 아르스 콤비나토리아 기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작곡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피의 소나타 형식을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재현부 뒤바뀐 재현부 연속적 제시부 경과부 혹은 제2주제가 생략된 재현부로 나누어 논의하였다

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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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강 용 식

Abstract

Ars Combinatoria in Eighteenth-Century Sonata Form With a Focus on Crispirsquos Symphonies

Kang Yongsik

This article investigates sonata form in Pietro Maria Crispirsquos symphonies in terms of Ars Combinatoria and Sonata Theory The concept of Ars Combinatoria which was introduced by Leonard Ratner emphasizes the mechanical aspect of music which enables composers to combine and rearrange musical materials in their work James Hepokoski and Warren Darcy criticize the rigidity of previous sonata form and propose their Sonata Theory which appreciates the individuality of each composition In this article I argued that Crispi composes with a lot of flexibility in sonata form by using the technique of Ars Combinatoria For this purpose I discussed his sonata forms by dividing them into four sub-categories slightly changed recapitulation reversed recapitulation continuous exposition and recapitulation with no transition or second theme

〔논문투고일 2018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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