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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정지용 시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의 문제...한국문학논총 제62집(2012. 12) 199-2'25쪽 정지용 시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의 문제 7 1 으'E FU * [그

한국문학논총 제62집 (2012 . 12) 199 -2'25쪽

정지용 시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의 문제

7 1 으'E FU * [그 c> - 11

차 려l

1. 서론 4. 회피적 자의식을 통한 가상적 희열 2. 분리 불안과 이질적 자아의 발견 5. 결론

3‘ 고통의 확산과 방어기제의 작동

국문초록

정지용은 현대성과 전통성을 동시에 갖추어 한국현대시의 확립에 기

여하였다. 일제강점기에 주로 활동했던 그는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 속에

서 다양한 불안과 고통의 서사를 경험해야만 했다. 본고는 연대기적 순

서를 중심으로 하여 정지용 시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의 내면의식에 관

하여 연구하였다.

2장은 원형 상실에 관한 불안을 형상화한 작품을 다루었다 정지용이

유학을 간 교토라는 근대적 공긴은 더 큰 불안 의식을 심어주었다. 결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시인은 오랜만에 고향을 목도한 현실 앞에서 고

향을 낯설어하는 이질적 자아를 발견한다.3장은 근대 공간의 외적 상황

이 주는 고통을 형상화한 작품을 다루었다. 정지용에게 도시는 문명 그

* 호서대학교 한국어문화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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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한국문학논총 제62집

자체였다 도시에 대한 정지용의 호기심은 점차 문명에 대한 부정의식으

로 바뀌게 된다. 그는 고단한 문명 생활에 대한 방어기제로서 그 세계를

정지시키거나 파괴하려는 자의식을 보여주었다 4장은 세속을 초월한

신앙시와 자연서정시에 관하여 다루었다 정지용은 고향 상실의 불안과

근대 문명의 고통을 이기기 위해서 종교와 자연에 몰입하였다. 그의 붐

은 도시에 있었지만 그의 정신은 세속을 초월했다 이때 시인이 경험히­

게 되는 열락과 희열은 가상적이고 상징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는 불안

과 고통을 보상받고 치유하기 위한 방편으로 가톨릭 신앙과 상상적 죽

음의 제의를 선택했다

정지용의 시세계를 지배한 불안과 고통의 서사는 전통적 맥락과 현대

적 맥락에 동시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는 타향과 이국 생활, 세 자녀

의 사망을 겪으면서 원형적 세계로부터 분리될지 모른디는 불안감에 빠

져 있었으며 이 불안감은 근대적 문명 체험을 통해 극대화하여 더 큰 고

통을 주게 되었다. 마침내 시인은 종교와 자연에 몰입하는 방법을 통하

여 가상적이고 연극적인 희열을 성취하게 된다.

주제어 : 정지용, 불안, 고통, 현대성, 전통성, 원형 상실, 근대 공간, 신앙

시, 자연서정시, 종교, 자연, 희열

l. 서론

정지용은 1930년대 힌국시단을 대표하는 모더니스트 시인인 동시에

동양적 미학을 현대시에 계승한 전통주의 시인이다. 전통성과 현대성을

겸비하였디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지용은 1920년대 활동했던 생래적인

시인 김소월과 한용운에 비하여 전문적인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게 최초의 본격적인 현대 시인이라는 칭호를 줄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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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의 문제 201

있을 것이다.1926년 6월 『희-조』 창간호로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하

여 1950년 6월까지 약 25년간 작품을 발표하면서 『정지용시집.Jl (시문학

사, 1935) u"백록담.Jl (문장사, 1941) 등 2권의 시집을 간행하였다

화려한 문학적 성취 뒤에 숨겨진 정지용의 개인적 삶은 순탄하지 않

았다. 충북 옥천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 휘문고보를 졸업한 후 교토 동지

사대학으로 진학해 영문학을 전공하지만 유학 생활 중 이국인으로서의

고독과 불안을 겪어야 했으며, 졸업 후 조국에 돌아오지만 두 아들 (2남

과 5남)])이 사망하는 참척(慘滅)을 겪어야 했고, 일제강점 말기의 상황

은 자유로운 문필 활동에 많은 제의t을 가했을 것이다. 해방 공간에서도

그는 좌익의 조선문학가동맹(1946년 가입)과 우익의 국민보도연맹(1949

년 가입)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6.25 한국전쟁 발발 직후 타의에 의한

월북 과정 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였다. 아직까지도 월북설, 납북설, 사

형설 등이 분분히 제기되고 있으나 정지용의 모호한 말년의 행방불명과

죽음은 이 모든 주장들과 조금씩 거리를 두었으며 2001년 남북한 자녀

들의 상봉 이후부터 정지용이 38선 인근에서 미군 폭격에 의해 사망했

다는 주장이 가장 보편적인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본고는 정지용의 삶과 문학이 지닌 비극적 요소에 주목하여 그의 시

에 나타나는 불안과 고통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이는

기교와 방법의 문제라기보다는 시인의식 및 문학적 체험과 연결되는 문

제이다 그동안 정지용 시에 나타난 비극적 내면의식에 대한 탐구는 방

랑 의식, 고독감, 죽음의식, 시선의 문제 등에 대한 논의를 통하여 어느

정도 구체화되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으로 이숭원2) , 원명수3) , 양왕용4) ,

신범순5) , 김종태6) , 이상호7) , 남기혁8) 등의 논의를 언급할 수 있다. 이숭

1) 정지용이 잃은 자식은 모두 3명이다 딸 하나(구원의 언니)는 19Z7년 교토 유학 시절 사망하였다

2) 이숭원정지용 시에 나타난 고독과 죽음」, 『현대시~ , 1댔). 3. 3) 원명수정지용시에 나타난 소외의식 연구」 , 『어문학~ 52호, 한국어문학회 , 1991, 4) 양왕용정지용의 문학적 생애와 그 비극성」, 『한국시문학.~ 5집 ,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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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한국문학논총 제62집

원은 정지용 시 전반에 나타닌 고독과 죽음을 탐색하였고, 원명수는 소

외의식에 초점을 맞추어 시의식을 분석하였고, 양왕용은 문학적 생애의

비극성을 고찰히-였고, 신범순은 정지용 시에 나타난 방황과 갈등을 ‘헤

매임 ’이라는 단어에 집약시켜 논의하였고 김종태는 정지용 시에 나티난

죽음의식을 기족, 종교, 자연 등 세 가지 맥락에서 분석하였고, 이상호는

시정신의 갈등 OJ:상을 여러 맥락에서 분석하였고, 남기혁은 심미주의적

부정의식이 깃든 상징적 죽음에 주목하였다

위와 같은 논의들은 정지용 시에 나타난 부정적 세계관 혹은 내면의

절망감을 면밀히 보여주는 데 기여하였으며 본고는 이들 논의들에서 명

확히 궁구해 내지 않았던 불안과 고통의 문제를 중심으로 정지용 시의

핵심적 내면의식을 분석할 것이다 또한 초기시에 나타난 고독감과 불안

의식이 중기시에서 공포와 고통으로 심화하였고, 중기시에 나타난 문명

에 대한 부정의식이 후기시에 나타난 신앙체험과 제의적 죽음의 형상화

를 낳는 동인이 되었음을 증명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본고의 연구 대상

은 정지용 시 전반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인용 텍스트들은 주로 낭만

적이거나 희망적 시의식을 담고 있는 작품들보다는 내적 고뇌와 좌절감

이 주조를 이룬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본고는 본론을 3단계로 나누어 시

인의 전기적 삶을 참조하면서 발표 순서에 기초하여 불안과 고통의 시

의식이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OJ:상을 면밀히 추적할 것이다.

5) 신범순정지용 시에서 병적인 헤매임과 그 극복의 문저IL , r한국현대시의 퇴폐

와 작은 주체~ , 신구문화λ}, 1998 6) 김종태정지용 시의 죽음의식」 , 『정지용 이해~, 태학λ}, 2002. 7) 이상호정지용 시정신의 갈등에 관한 연구J,국제어문~ 26호, 국제어문학회,

2002. 12. 8) 남기혁정지용 중 · 후기시에 나타난 풍경과 시선, 재현의 문제 식민지적 근대

와 시선의 계보학(4)J , r국어문학~ 47집 , 국어문학회,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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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의 문제 203

2. 분리 불안과 이질적 자아의 발견

정지용은 근대 공간의 이질적 삶속에서 끊임없는 고독과 불안을 경험

해야만 했다 그가 습직 시절부터 동시(童詩)의 세계에 침윤되었던 것은

이러한 내면 구조와 관련이 있다. 정지용의 동시는 자기 동일성으로서의

유년 체험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순진무구한 원형적 세계가

성인이 된 후로도 자신의 내면으로 이어지기를 갈망하였다 “지속에 대

한 동경은 매우 일찍부터 우리 안에 있는 갚은 동경이며 “어린 시절에

익숙한 것과 친숙한 것이 되돌아올 것임을 신뢰하는 일은, 우리의 발달

에서 엄청나게 중요"9 )하다고 생각할 때 등단 초기에 유년을 형상화하는

동시(童詩)에 전념한 정지용의 내면의식을 짐작할 수 있겠다. 정지용의

동시는 문학사적 평가를 떠나서 그의 시세계의 유기적 맥락을 이해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특히 등단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1926년 『학조』 창간

호 작품에 「지는해 J,병 J,띄 J , 딸레와 아주머니 J,삼월삼짓날J,홍

시 J , 팔레」 등 여러 편의 동시가 포함된 사실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정

지용이 이들 동시를 통해서 “오빠 “누나 “아기 “어머니” 등 가족적

존재에 강한 집착을 보인 것은 원형적 세계로부터 분리되지 않으려는

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원형적 세계에 집착하는 동시(뚫詩)의 내면의식은

같은 지면에 함께 발표된 「카페 · 으프란스J,슬픈 印像畵J,맨뽀갖醒뱀꺼」

등 모던한 이미지를 통해 이국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작품들에서도 찾을

수있겠다.

짧金香 아가씨는 이밤에도

E된~:j,' 커-틴 밑에서 조시는구료l

나는 子휩의 아들도 아모것도 아니란다.

9) 프리츠 리만 r불안의 심리~ , 전영얘 역, 문예출판사, 2007, 17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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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한국문학논총 제62집

남달리 손이 히여서 슬프구나|

나는 나라도집도 없단다

大탤石 테이블에 닷는 내뺑이 슬프구나!

오오, 異|펴種강아지야

내발을 빨어다오.

내발을 빨어다오

「카페 · 앞란스」 부분(1926. 6) 1 0)

정지용은 1923년 4월 교토[京都]의 동지사대학(同志『성R學) 영문과에

입학했으며 , 이곳에서 유학을 계속하던 1926년 6월 『학조』에 위 작품을

발표했다 IT"학조』는 『학지광』과 더불어 일본 유학생들이 글을 싣던 대표

적 잡지였으며 여기에 실린 작품들은 이국에서의 체험과 고민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카페 · 쁘란스」는 이국적 분위기를 지닌 잣집인데

이 공간은 교토의 압천 주변에 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등단작

중의 한편인 이 작품은 이국적인 시어들을 중심으로 하여 모던한 분위

기를 잘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의 주제와 정서는 동시에서 보인

조국과 고향에 대한 지향성을 보여준다 “나는 子簡의 아들도 아모것도

아니란다와 “나는 나라도 집도 없단다”에서 보인 비참한 자기 인식은

일제강점기 조국을 떠나온 24세 문학청년의 내면의식을 여실히 보여준

다. 문약함을 상징하는 ‘흰손’과 슬픔을 간직한 ‘대리석 테이블에 닿는

뺨’의 이미지는 고난의 현실 앞에서 아무 역할도 할 수 없는 화자 자신

에 대한 자조 의식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원산지를 떠나온 “異國種강아

지”에 대한 감정이입은 매우 자연스럽게 다가옹다. 화자는 “내발을 빨어

다오의 반복적 발언을 통해서 이국적 강아지와의 동일시를 극대화하여

이 난감한 상황을 잠시나마 잊고자 한 것이다카떼 · 쁘란스」와 공간적

10) 본고에서 인용한 모든 작품의 표기는 『정지용시집~ (시문학사, 1935) r백록담』

(문장사, 1941)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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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의 문제 205

배경이 이어져 있는 「압천」 에서도 이러한 시의식을 읽을 수 있다.

嗚川 十里A벌에

해는 저붙어 ..... 저물어 ...

날이 날마다 님 보내기

목이 자졌다 ...... 여울 물소리 .....

찬 모래알 쥐여 짜는 찬 사람의 마음,

쥐여 짜라, 바시여라, 시언치도 않어라.

역구풀 욱어진 보금자리

뜸북이 홀어멈 울음 울고,

제비 한쌍 떠〈다,

비마지 춤을 추어

수박 냄새 품어오는 저녁 물바람

오랑쥬 껍질 씹는 젊은 나그네의 시름-

겨씨,

i

·

바E … 뾰

十저

_ r嗚J 11 J 전문(19Z7. 6)

유학 시절의 정지용이 거닐던 교토를 가로지르는 강 압천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해가 저물어 가는 저녁 무렵 압천 앞으로 펼쳐진 십리 별

판을 바라보면서 화자는 남다른 향수에 젖어든다 그의 정서는 누군기를

맞이하는 것보다는 누군기를 보내는 일에 더 익숙해져 있었으니 그 보

냄의 안타까움으로 가득 찬 그의 심정은 “여울 물소리”처럼 처연하였을

것이다. 화자의 우울하고 답답한 심사는 “쥐여 짜라, 바시여라, 시언치도

않어라라는 구절에 집약된다. 그의 마음은 쥐어짜고 부수어도 전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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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한국문학논총 제62집

원해지지 않는 상태에 있다. 그것은 홀로 된 암 뜸부기에 감정을 이입한

“젊은 나그네의 시름”에서 근본적으로 비롯되었다. 이국(뭘國)을 떠도는

이방인으로서의 객창감 속에는 그리던 고향과 고국으로부터 완전히 이

별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배어 있다 고독과 불안과 공포의

심사는 교토 도심을 배경으로 한 다음 작품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네거리 모통이에 씩 씩 뽑아 올라간 붉은 벽돌집 땅에서는 거만스런

m時가 避雷針에게 위엄있는 손까락을 치여 들었소, 이제야 내 목아지

가 쫓 뺏 떨어질듯도 히구료. 솔냄새 같은 모양새를 하고 걸어가는 니를

높다란데서 굽어 보는것은 아주 재미 있을게지요 미음 놓고 술 술 소변

이라도 볼까요 헬뱉 쓴 夜짧젠호가 0피일림처럼 쫓아오겠지요!

네거리 모통이 붉은 담벼락이 흠씩 젖었오 슬픈 都會의 뺨이 젖었소

마음은 열없이 사랑의 落書를 하고있소 홀로 글성 글성 눈물짓고 있는

것은 가없은 소-니야의 신세를 비추는 뺨안 電燈의 눈알이외다 우리들

의 그전날 밤은 이다지도 슬픈지요, 이다지도 외로운지요. 그러면 여기

서 두손을 가슴에 념이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릿가?

r I~뭘馬車」 부분(1927. 6)

인용된 부분은 도심 네거리의 모퉁이 공간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하

루가 끝나고 다른 하루로 넘어기는 12시(자정)의 시점에 서 있는 화자의

심정은 “거만”과 “위엄”의 시간 의식에 억눌려 사뭇 불안한 상태에 있

다 “이제야 내 목아지가 쫓 뺏 떨어질듯도 하구료”에서 생명이 위태로

울 수 있는 공포감에 휩싸인 화지는 자신을 “솔덮새 같은 모양새봐는

표현을 통하여 왜소화시킨다 “마음 놓고 술 술 소변이라도 볼까요”에

나타난 내면 의식과 헬멧을 쓴 야경 순사가 필름처럼 쫓아올 것이라는

추측형 발언에서 불안과 공포는 더욱 커진다. “슬픈 휩Ij會의 뺨 “빨안

電;燈의 눈알”로 이어지는 이국 도시의 이미지들 속에서 화자는 눈물짓

는 “가없은 소-니야의 신세”가 되고 말았다. 네거리에서 느끼는 화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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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의 문제 207

굉장공포증은 슬픔과 외로움으로 이어지면서 원형적 세계를 주재하던

“당신”에 대한 간절한 기다림을 낳고 있다.

도 뇨

이「 、밍넉

함 때

예” 으」

하。 J。

고 고

에 던

행 펴 산꽁이 알을품고

뻐쭉이 제철에 울건민,

마음은 제고향 진히지 않고

머언 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끝에 홀로 오르니

힌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 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故劉」 전문(1932. 7)

정지용은 1929년 일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였으니 이 직품은 귀국

이후의 심정을 노래한 것으로 보인다. 고향과 조국에 대한 집착과 그것

을 상실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젖어있었던 시인의 발화로서는 좀 특이

한 점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그리던 고향에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리던 고호판 아니러뇨라고 말한 것은 고향의 변화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정작 낯설어한 것은 고향의 변화한 모습이 아니라

고향을 낯설어하는 자기 자신이었다. 화자는 자기 자신이 낯설게 느껴졌

기 때문에 주체가 바라본 고향까지 낯설게 느껴진다. 변화된 자신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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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한국문학논총 제62집

있는 고향을 바라보는 자아는 기존에 추구한 자아의 모습과는 구별되는

이질적 지향성을 지니고 있었다 제철에 우는 뻐꾸기의 울음과 외 끝에

서 인정스럽게 웃는 흰점 꽃을 보고도 동일성의 태도를 구현하지 못하

는 화자는 스스로 어린 시절의 풀피리 소리를 내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

다.

「고향」은 고향의 아름디움을 노래한 작품도 아니며 고향의 변화된 모

습을 안타까워하는 작품도 아니다. 이 작품이 지닌 주요한 내용은 시인

스스로도 용납하기 힘들었던 이질적 자아의 성립과 발견이다. 시인은 이

러한 자아의 이질성으로 인하여 이제 더 이상 원형적 세계와의 합일 혹

은 화해가 불기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어느 곳에서나 유사한

모습을 지닌 즉 고향의 구체적 이미지와는 별 상관이 없을 “하늘”의 높

고 푸른 형상에만 동일화의 자의식을 표출하는 시인에게 이제 고향의

원형적 체험은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고호f은 별다른 변화 없이 거의 그

대로 있었으나 주체의 변함에 의해서 고향 상실이 나타난 것이다. 주체

의 변화로 인한 상실감은 고향이라는 객체의 변화로 인한 상실감보다

더욱 심각하게 수용되었다- “철저히 자기의 문제" [ 1)로 인해 시인은 불안

했던 것이다. 이 때 시인의 내면은 불안감에서 더 나아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 서서히 빠져 들어갔을 것이다

3. 고통의 확산과 빙어기제의 작동

귀국 후 도시 생활을 시작한 정지용은 신문명의 낯설음과 새로움을

즐기기도 하였으나 그러한 신문명의 발달이 가속화할수록 그것의 난해

성과 위험성이 커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을 때 그의 피로감도 조

금씩 쌓여가고 있었다 또한 낯선 문병의 세례가 주는 공포와 함께 찾아

11) 양왕용정지용 시 연구~ , 삼지원, 1988, 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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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의 문제 209

온 일제강점기 시대가 주는 미래의 불안감은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발

표된 작품만을 놓고 보면 그는 일제의 침탈로 인한 고통을 토로하는 작

품보다는 새로운 문명 질서로 인한 불안감이나 피로감을 나타내는 작품

을 더 많이 발표하였다. 또한 원형적 세계에 대한 집착을 보였던 시인에

게 자식의 연이은 죽음은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으로 수용되었다 설상

가상으로 시인은 한명의 자식이 아닌 자식 셋을 잃는 참척의 고통을 당

해야 했다. 아래 작품은 폐혈관 질환으로 두 번째 아들을 먼저 보내야

했던 부모의 참담한 심정을 형상화하고 있다

f없댐에 차고 슬픈것이 어린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나

길들은양 언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디치고,

물먹은 별이, 반짝, 폈石처럼 백힌다

밤에 홀로 f힘뿜를 닥는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흔 뼈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山〈새처럼 날러 갔구나!

r lfrO흙짤‘ lJ 전문(1930. 1)

영미문학의 세례를 받은 모더니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정지용은 어느

시인보다 전통적이고 원형적인 세계에 대한 집착을 많이 보인 시인이었

다. 동심어린 가족 공동체에 대한 애정을 보인 시인이 아들을 잃었을 때

받아야 했던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매우 컸을 것이다. 참척의 고통은 매

우 특수한 것이어서 “고통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없다는 사실이 고통

을 더욱 고통스럽게 히는 것" 1 2)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극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이 시가 상당히 절제된 어조를 통하여 그 비극의 형상을 보여

12) 손봉호 r고통 받는 인간J . 서울대학교출판부. 1995.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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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한국문학논총 제62집

주고 있는 점은 호평(1;.쥬펜)을 이끌어내는 주요 요인이었다. “차고 슬픈

것”이 만드는 죽은 아들의 영상 앞에서 화자는 그 고통의 기억을 스스로

위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는 행위를 해 보지만

“물먹은 별”로서의 아들에 관한 기억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즉 입

김을 불어 유리에 김을 서리게 한 후 다시 유리의 서린 김을 지우는 반

복적 행위는 아들을 다시 보고 싶은 부모의 애절한 심정과 죽은 아들을

속히 잊고 싶은 자기 벙어 심리를 이중적으로 내포한다 김을 불어 새의

형상을 만드는 작업은 자식에 대한 무의식적 집착을 보여주고 서린 김

을 얼른 지우는 행위는 자식을 잊기 위한 의지적 행동인 것이다.

충청북도 옥천의 농경적 환경에서 자라나 일본 유학, 서울 직장 등 근

대적 삶을 지속적으로 체험했던 시인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준 것은

새로운 문병의 질서였다- 정지용이 체험한 문명의 고통은 그것이 일제강

점기라는 배경과 맞물려 있었기 때문에 더욱 기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작품 자체를 놓고 보면 시인은 일제 강점기 현실에 대한 고통을

직접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을 남기지논 않았다 다만 「조선시의 반성 」 에

서 “생활도 환경도 어느 정도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친일도 배일

도 못한 나는 山水에 숨지 못하고 들에서 호미도 잡지 못하였다 그래도

버릴 수 없어 시를 이어온 것인데 이 이상은 소위 〈國民文學>에 협력

하던지 그렇지 않고서는 조선시를 쓴다는 것만으로도 신변의 협위를 당

하게 된다 "13)는 시대적이고 정치적인 배경을 지닌 발언을 하기도 하였

다. 그러므로 이 무렵 정지용의 불안과 고통은 주로 신문명 체험과 연관

되고 있었다

대체 슬퍼하는 때는 언제길래

아장아장 팩팩거리기가 위주냐

13) 정지용조선시의 반성」 , 『정지용전집 2(산문)~ , 민음사, 1988, 266쪽 이 글의 발표 지면은 『문장~ z7호(1948년 10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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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의 문제 211

허리가 모조리 가느래지도록 슬픈 行列에 끼여

아조 천연스레 굴든게 옆으로 솔쳐나자-

春川三百里 벼루〈길을 냄다 뽑는데

그런 喪章을 두른 表情은 그만하겠다고 팩 팩(

몇킬로 휘딸리고나서 거북 처럼 興舊한다.

징징거리는 채뼈찢방석우에 소스듬 이대로 견될 밖에.

쌍쌍이 날러오는 風景들을 빵으로 헤치며

내처 살풋 엉긴 꿈을 깨여 진저리를 쳤다.

어늬 花園으로 꾀여내어 바눌로 찔렀더니만

그만 빼!媒 같이 죽드라

「流線哀傷」 부분(1936. 3)

이 시의 소재인 “유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신범순14)은 현악

기라고 하였고 이숭원15)은 오리라고 하였으나 후에 황현산16 ) 조창환17)

김종태 18) 박호영 19) 등이 주장한 자동차 설이 가장 보편적으로 수용되고

있다 물론 ‘담배 파이프’설을 주장한 이근회때)와 ‘유성기 혹은 축음기’설

을 주장을 소래섭21)과 ‘아코디언이 내는 선율’설을 주장한 한숙홍J:22)의

14) 신범순한국현대시의 퇴폐와 작은 주처11 J , 신구문화샤 1998, õ7쪽, 15) 이숭원 r정지용 시의 심충적 탐구~, 태학샤 1999, 138-143쪽. 16) 황현산이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13 정지용의 ‘누뤼’와 ‘연미복의 신사’J ,

『현대시학.1, 20CfJ. 4, 197-202쪽 17) 조창환현대시 자료의 검증과 해석 J , 한국시학연구J 5호, 한국시학회 , 2001. 18) 김종태 근대 체험의 아이러니-‘有據哀傷’론J,시의 아포리아를 넘어서~ , 이룸,

2001 19) 박호영 r<유선애상>에 대한 시 해석의 방향」 , 『한국시학연구~ 31호, 한국시학

회 , 2011. 20) 이근화어느 낭만주의자의 외출J , 최동호 외 ~다시 읽는 정지용 시~ , 월인,

2003’

21) 소래섭정지용의 시 〈유선애상>의 소재와 의미 J,한국현대문학연구~ 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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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한국문학논총 제62집

논의도 주도면밀한 논리적 사유를 보여주고는 있으나 자동차설을 압도

할 만큼의 타당성을 보여주지는 못하였디 실제로 이 시가 발표된 1930

년대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에섹스’, ‘포드 V-8형 ’ 겉은 상자형 자동차에

뒤이어 ‘드 소토 에어플로’ ‘판티액’ 같은 유선형 자동차가 동장했다 자

동차는 근대 문명이 칭조한 가장 중요한 이기(利器)이다. 최고의 속도

를 향한 자본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자동차이다.23)

그러나 이러한 낯설고 신기한 문병의 이기를 춘천 가는 길에서 경험

한 화자는 그것에 대한 불안과 고통을 경험해야 했다 차가 막히는 모습

은 “슬푼 行列”에 불과히였으며 춘천 가는 위험천만한 길에서 화자는

“그런 喪章을 두른 表|휩”을 읽어야 했다. 엔진 과열로 인하여 거북처 럼

흥분하는 지동차 안에서 화자는 “징징거리는 피빼쪼방석”에 앉은 것과 같

은 불안함을 간신히 견딜 수밖에 없었다. 극도의 불안 상태에 놓은 화자

는 “엉긴 꿈”에서 깨어서 진저리를 쳐야 했다. 자동차 경험은 즐거움보

다는 불안과 고통을 더 많이 안겨주었다. 결국 화자는 이런 불쾌한 자동

차의 바퀴를 바늘로 찌르는 상상을 하는데 이는 불안과 고통의 체험에

서 속히 벗어나려는 방어기제24 )의 발동이었다. 다음 작품에는 근대적

문명 생활 속에서 지친 현대인의 고통이 더욱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한밤에 뿔時計는 不吉한 n~木鳥1

나의 n잃隨를 미신바늘처럼 쫓다

한국현대문학회, 2m3. 12. 22) 한숙향정지용의 시 ‘유선애상’ 고찰」 , 『비평문학.~ 40호, 한국비평문학회, 2011.

6. 23) 이 단락의 논의는 김종태의 「정지용 시 연구J(고려대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2, 56쪽)를 인용하고 참조하였으며 거기에 최근의 연구 동흥t을 추가하였다 24) 방어기제란 자아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불안, 좌절, 갈등, 고통 등에 반응하

는 심리적이고 무의식적인 양식이다 이성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라기보다는

왜곡되고 비정상적인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심리학에서 방어기제

의 종류에 억압, 합리화, 저항, 저주, 부인, 비난, 퇴행 등을 포함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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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의 문제 213

일어나 종알거리는 <時間>을 비틀어 죽이다

殘忍한 손아귀에 감기는 간열핀 목아지여 1

오늘은 열시간 일하였노라

彼勞한 理칩!는 그대로 찮車를 돌리다.

나의 生活은 일절 慣恐를 잊었노라,

짧휩안에 설레는 검은 곰 인양 히품하다

꿈과 같은 이야기는 꿈에도 아니 하란다

,μ쫓하다면 눈물도 製造할뿐!

어쨌든 定刻에 꼭 R睡民송}는 것이

高尙한 無表情이오 한趣味로 하노라1

明日 I (日字가 아니어도 좋은 永遠한 爛뿔! )소리없이 옴겨기는 나의 白

金체펠린의 땐땐한 夜$맴해휩여!

「時計를 죽임」 전문(1933. 10)

이 시는 “불안 증상은 좀더 자주 신경쇠약, 히스테리, 강박증 또는 우

울증 증상과 동시에, 그리고 결합되어 생겨난다”껑)라는 프로이트의 명

제를 실감하게 한다. 시간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 도시 생활 속에서 얻은

피로감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시계를 부숨’이 아닌 ‘시계를 죽임’이라는

표현을 통하여 부정적 대상인 시계를 의인화한 것에는 사고와 행동의

정확성을 요구하는 근대적 환경에 대한 강한 적극적인 부정의식이 나

타난다 이러한 부정 의식 속의 “불안은 우리(자아-인용자 주)를 활동적

으로 만들고 한편으로는 우리(자아-인용자 주)를 마비시킨다"26)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깊은 밤에 초침 소리 등을 내면서 돌아가는 벽시계를

25) 지그문트 프로이트억압, 증후 그리고 불안~ , 황보석 역, 열린책들, FE7. 42쪽. 26) 프리츠 리만 r불안의 심리~ , 전영애 역, 문예출판λ}, 200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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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한국문학논총 제62집

상서롭지 못한 딱따구리에 은유하는 첫 구절에는 근대적 삶에 대한 극

단적인 공포와 불안 심리가 내재되어 있다 나아가 그 시계 소리가 자신

의 뇌수를 재봉틀 바늘처럼 쪼아 댄다는 토로 속에서 불안을 넘어 공포

와 고통에 갇힌 내면의식을 읽을 수 있다 결국 이러한 불길한 존재에

대하여 화자는 그것을 파괴히는 행위를 가함으로써 자신의 불안을 적극

적으로 제거하려는 행위를 하게 된다. 시간을 죽인 태도는 디음 연에서

나열되는 고통어린 진술들에 의해서 충분히 합리화된다.

하루 열 시간이 넘는 지루한 노동의 시간 속에서 인간적인 분노도 잊

은 채 유리 안의 검은 곰처럼 타자에 굴복된 고된 생활을 지속해야 하는

화자에게 감정을 담은 눈물은 불필요한 호사(豪著) 취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오직 “정각”을 지켜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도시 공간은 정지용

이 추구한 문인의 삶과는 조화되지 않는 공간이었다. 인공적인 눈물과

고상한 무표정을 만들어야 하는 정확성 추구의 삶 속에서 시인으로서의

사색과 성찰은 허락되기 힘들었을 것이나 시인은 그 불안과 고통의 객

관적 상관물을 벽시계의 존재성에서 찾음으로써 당대 다른 시인들의 작

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사유의 모더니티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4. 회피적 자의식을 통한 가상적 희열

이국에서의 타향살이, 자식의 연이은 죽음, 서울에서의 고단한 문명

체험, 돌아온 고향에서의 낯삶 동 끝없는 불안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만 했던 정지용은 그의 고단한 삶을 은신시키고 상처 받은 정신과 영혼

을 치유할 수 있는 위안의 대상이 필요했다 정지용이 종교적 세계에 깊

이 빠져들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었다. 사실 그는 1927년 12월 기독교계

대학인 동지사대학에서 이미 개신교식 세례를 받았으나 얼마 지나지 않

은 1928년 8월 교토의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당에서 다시 천주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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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의 문제 215

세계를 받게 된다. 이 때 세례명은 ‘프란치스코’이다 1929년 귀국 후 모

교 휘문고보에서 영어교사 생활을 시작한 시인은 1930년대 들어서 『가

톨릭청년』의 편집 일을 맡게 되었고 그는 이 잡지에 가톨릭 신앙을 담

은 「다른 한울J,또 하나 다른 태양J,승리자 김안드레아J,임종J,별J ,

「그의 반J,갈릴레아 바다」 등을 발표하게 된다. 정지용은 천주교의 구

태의연함을 지적한 임화27)를 비판하는 글28)을 싣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하였다

나의 림종하는 밤은

귀또리 하나도 울지 말라.

니종 죄를들으신 神父는

거룩한 逢婆처럼 나의靈짧을 갈르시라

용딛母就j짧禮 미사때 쓰고남은 黃爛불!

담머리에 숙인 해바라기꽃과 함께

다른 세상의 太陽을 사모하며 돌으라.

永遠한 나그내λ길 路資로 오시는

聖主 예수의 쓰신 圓光!

나의 령혼에 七色의 무지개를 심으시라

나의 평생이오 니종인 괴롬1

사랑의 白金도가니에 불이 되라

달고 달으신 聖母의 일흠 불으기에

나의 입술을 타게하라

「臨終」 전문(1933. 9)

27) 임화카톨릭 문학 비판J , <{조선일보", 1933. 8. 11- 18. 28) 정지용한 개의 반박J , <{조선일보", 1933.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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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삶과 죽음을 이항 대립적인 관계로 파악하

고 있는데 이러한 이원적 세계 인식은 마지막 두 연에서 더욱 고조된다

이승에서의 삶을 고통스럽게 생각하는 화자는 성모 신앙을 통하여 삶의

승화를 꿈꾼다 즉 초월적 존재에 대한 갈구를 통하여 화자의 육신은 소

떨하고 그의 영흔은 종교적 힘에 의하여 승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이 시

의 결론이다 여기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개입할 틈이 없다.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고통이 무화할 때 얻는 희열은 종교적 확신을 통해서 기능

해진 것이다 29) 즉 “성급하고 좀 과장된 듯한 어조는 심각성의 내면화를

오히려 약화시킨다"30)는 평가도 타당한 면이 있지만 이런 시의식 속에

깃든 고통과 불안에서 벗어나려는 자의식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정지용은 『문장.!l 22호에 나란히 발표한 「예장J,호랑나띄 J , 진달래 J ,

「나빅」 동의 작품을 통해서 죽음의 통과의례를 거듭하였다예장J,호

랑나빅 J , 진달래」 둥에 나타난 희열의 자의식은 삶의 구체성보다는 탈

속적 연극성에 맞물려 있었다.

모오닝코오트에 禮앓을 가추고 (l) 大萬l柳텀에 들어간 한 ;1士年펴士가

있었다 (2) 舊萬物 우에서 알로 나려뛰었다 (3) 웃저고리는 나려 기다 가 중간 솔가지에 걸리여 벗겨진채 (4) 와이샤쓰 바람에 넥타이가 다칠

세라 납족이 업드렸다 (5) 한겨울 내 흰손바닥 같은 눈이 나려와 덮어

주곤 주곤 하였다 (6) 빠年이 생각하기를 「숨도아이에 쉬지 않어야 춤지

않으리라」고 (7) 주검다운 懷式을 가추어 三양내 iM↑大하였다 (8) 눈도 희기가 겹겹히 미뿔裝같이 봄이 짙어서 사라지다

「피뿔훌」 전문(1941. 1)31)

29) r 임종」에 대한 논의는 김종태의 「정지용 시 연구J (고려대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2, 76-78쪽)를 인용하고 참조하였다 30) 장도준 r정지용 시 연구~ , 태학샤 1994, 117쪽 31) 인용된 「예장J , 호링나빅」의 원문 중간애 있는 번호표는 인용자가 달았다. 윈

전에는 번호표가 있는 자리만큼의 띄어쓰기를 한 긴 여백이 있다. 정지용이 쓴

의고형 산문시에 나타난 여백을 정확히 표시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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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의 문제 217

이 시에는 정장을 잘 차려 입고 산속으로 들어가 자살하는 한 장년신

사를 주인공으로 한 극적인 요소가 있다. 바위에 떨어진 사람이 넥타이

걱정까지 하면서 겨우내 엎드려 있었다는 내용은 비현실적인 측면이 강

하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비현실성과 초월성이 이 작품의 특정과 의미

망을 형성시키는 동인이었음에 주목할 펼요가 있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비현실성은 정지용이 맞서야 했던 고단한 세속의 리얼리티를 제거시키

는 모호한 서사 구조를 지녔다. 주인공 장년신사의 죽음 행위는 고단한

문명의 리얼리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절체절명의 방편이었다. 흙바닥에

떨어진 채 “숨도아이에 쉬지 않어야 춤지 않으리라”라고 생각하는 주인

공의 자세에 대한 형상화 방법에서 희생 제의적 죽음 행위의 완성 과정

을 통해서 초월적 열락을 추구하려는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훌훌具를 메고 山을 활遭 들어간 후 (1) 이내 g많1、이 香然하다 뀌-뼈이 이

울고 (2) 홍마다 쩡그리고 눈이 날고 領우에 賣店은 덧문 속문이 닫히고 (3) 三추내 열리지 않었다 (4) 해를 넘어 봄이 짙도록 (5) 눈이 처마와 키가 같었다 (히 大l福 캔바스 우에는 木花송이 같은 한떨기 지난해 흰 구

름이 새로 미끄러지고 (7) 훤布소리 치즘 불고 푸른 하눌 되돌아서 오건

만 (8) 구두와 안〈신이 나란히 노힌채 戀愛가 비린내를 풍기기 시작했다 (9) 그날밤 집집 들창마다 ?刊에 비린내가 끼치였다 (1이 博多 始生 수수 한 흉歸· 흰얼골 이사 (11) i며융 高城사람들 끼리에도 익었건만 (12) 賣店바깥 主A 된 畵家는 이름조차 없고 松花가루 노렇고 (13) 빽 빽국 고비

고사리 고부라지고 (14) 호랑나빅 쌍을 지여 훨 훨 줌山을 넘고

r호랑나빅」 전문( 1941 . 1)

이 시는 여러 논객들에 의해 「예장」과 묶이어 지주 논의되고 있다. 발

표지면도 같고 그 형식과 내용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서사적 요

소를 다분히 지니고 있다. 이 시의 주인공은 그림을 그리던 남성과 매점

을 운영하던 여성 즉 애정 관계에 있는 두 남녀이다- 화가인 남성의 삶

과 죽음은 산속에서 투신한 「예장」의 장년신사의 경우를 닮았다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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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한국문학논총 제62집

나벅 」 의 남자 역시 세속을 퉁진 채 산속으로 들어가서 매점의 여주인과

뜨거운 연애를 하다가 마침내 동반 자살하였다. 화가는 산속으로 들어가

서 “大111띔 캔바스”를 배경으로 “木花송이 같은 한떨기” 같은 미적 세계를

지호t하던 예술가였다 그는 산속에서 예술가로서의 역할을 완성시키는

일과 사랑의 열렬함을 완성시키는 일을 통합시키는 삶을 살았다 남자와

여자의 죽음은 열렬한 사랑을 극대화하는 과정으로서의 죽음이었기에

그 죽음은 비극적인 것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이들은 삶과 예술을 결합

시키기 위해서 포즈로서의 죽음을 선택한 셈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삶의

영역에서 체득하기 힘들었던 초월적 열락을 제의적 죽음 의식을 통하여

경험하게 된다 삶의 리얼리티를 뛰어넘는 낭만적 연극성을 지닌 이들의

죽음 행위는 불안과 고통으로 가득한 시인의 정신 상태에 큰 해방감을

주는 하나의 놀이였다. 이러한 해방의 서사를 만들어낸 시인은 삶의 신

념과 의지에 대한 집착의 끈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지용은 「예장J,호랑나빅 J,진달래 J , 나빅」 등 극적인 요소가 다

분한 작품 속 죽음의식을 통하여 고통스런 삶의 리얼리티를 은폐하거나

위장시킬 수 있었다 이때의 죽음의식은 가상적으로 의도되어 있었다.

이러한 작품들이 내제한 죽음의 희생제의는 정지용에게 정신적이고 상

징적인 면죄부를 주었으며 이후 시인은 이념적이거나 정신적인 방황에

스스로를 던져버렸다. 좋지 않은 의혹을 받고 있는 「異土J (1941. 2)32) 역

시 믿기지 않지만 명백한 정지용의 작품임을 간과할 수 없다. 그는 해방

공간에서도 긴장과 절제를 놓아버린 채 이리저리 휩쓸려 다녔고 제목마

32) r월土」의 친일적 성격에 관한 의견은 아직도 분분하다‘ 즉 친일시인가 아닌가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나지 않았다‘ 그러나 정지용은 이 작품 외에는 아러한 의혹을

받는 작품을 더 이상은 쓰지 않았다 이숭원은 이 작품에 관해 “시어나 표현에

있어 정지용의 다른 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허술한 대목이 많은 작품

이다 이것은 그가 쓰고 싶어서 쓴 작품이 아니라 마지못해 억지로 쓴 글이라는

사실을 반증한다 "(이숭원 주해 원본 정지용시집~ , 깊은샘, 잃8쪽)고 한 바 있

다. 그러나 이 작품의 내용에는 문제가 있으나 그 형식적 측면에서도 약점이 많

마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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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의 문제 219

저 제대로 달지 못한 「無題J (1949. 1)의 시의식 또한 허망하기는 마찬가

지이다,

어찌할 수 다시 어찌할 수 없는

길이 <로마〉에 아나라도

똑바른 길에 通하였구나,

詩도 이에 따라

거칠게 우틀우들 아름답지 않아도 그럴 수 밖에 없이

거짓말 못하여 덤비지 못하여 어찌하랴,

「무제 J (1949.1)

시인의 시론 같은 느낌을 주고 있는 위 시에서 시인은 시의 길은 로마

로 이어지는 길과 같은 “똑바른 길”이라고 말한다. “어찌할 수 다시 어

찌할 수 없는” 이 불가피한 문학의 길 앞에서 시인은 똑바로 된 한 가지

의 길을 걸어가지는 못한 채 방황하였다. 이는 그의 활동가로서의 특이

한 이력과 문인으로서의 문학적 파탄 징후에서 그 증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즉 조선문학가동맹(1없6년 2월 아동문학분과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됨)과 국민보도연맹(1949년 11월 가입)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던 모습

에서 정지용의 지사적 풍모와 의지의 강건함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이

다. 이미 시인은 죽음의 제의를 통해서 윤리나 이념에 대한 강건한 집착

과 의지의 끈을 놓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탈속적 열락 끝자락에 스스

로의 의지와 신념을 죽은 채 묶어두고 거기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이러

한 이유에서 정지용은 『문장.JJ 22호 이후 제대로 된 작품을 전혀 발표하

지 못했던 것이다. 그는 문학과 삶에 대한 긴장감을 놓아버린 채 시류

(時流)의 풍랑에 휩쓸리기만 하는 형국으로 빠져들고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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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한국문학논총 제62집

5. 결론

정지용은 현대성과 전통성을 동시에 갖춘 시인이다. 파란만장한 삶 속

에서 겪었던 불안과 고통은 다양한 양싱을 지녔으며 이것에 대응하는

과정을 통해서 그의 시는 입체적으로 변모하였다. 본고는 정지용 시세계

전반을 대상으로 하여 그의 시의식 속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에 관하여

탐색하였다

2장은 고향과 가족의 상실에 관한 불안을 형상화한 작품을 다루었다.

청년기 학업을 위해 서울과 교토에서 생활하였으나 향상 고향을 그리워

한 시인은 근대적 도시 공간에서 불안한 의식을 지울 수 없었다 결국

일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시인은 오랜만에 고횡上을 목도한 현실 앞에

서 변하지 않은 고향을 낯설어하는 이질적 자아를 확인하게 된다.

3장은 근대의 외적인 상황이 주는 고통을 형상화는 작품을 다루었다

정지용에게 도시는 문명 그 자체였다. 도시에 대한 정지용의 호기심은

점차 문명에 대한 부정의식으로 바뀌게 된다. 그는 고단한 근대적 문명

과 도시 생활에 대한 방어기제로서 문명의 이기(利器)를 파괴하거나 이

것으로부터 도피하려는 자의식을 보여주었다

4장은 세속 초월을 추구한 신앙시와 자연서정시에 관하여 다루었다.

정지용은 고향 상실의 불안과 근대 문명의 고통을 이기기 위해서 종교

와 자연을 형상화하였다 그의 붐은 도시에 있었지만 그의 정신은 종교

와 자연에 있었다. 이때 시인이 경험하게 되는 생의 열락과 회열은 가상

적이거나 연극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가 불안과 고통을 보상받고 치유하

기 위한 다급한 방편으로서 가톨릭 신앙과 상상적 죽음 제의를 선택했

기 때문이다.

정지용의 삶을 지배한 불안과 고통의 서사는 전통적인 문제와 현대적

인 문제에 함께 걸쳐 있었다, 정지용은 자식의 죽음, 고향 상실과 이국

체험 속에서 원형적 세계로부터 분리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항상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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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으며 이러한 불안감은 근대적 체험을 통하여 극대화하여 그에게 더

큰 고통을 주게 되었다. 나아가 정지용이 보여준 불안과 고통의 서사는

그의 작품 세계가 지닌 전통성과 현대성을 동시에 입증하는 데 기여하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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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한국문학논총 제62집

<Abstract>

Matter of anxiety and torment in Jeong ,

Ji-Jong' s poem

Kim, Jong- Tae’

]eong, ]i -]ong is the 1X)et who had modemity and tradi t:ionality. He

is the father of modem Korean 1X)em. l11is thesis studied anxieψ and

torment in ]eong, ]i - ]ong' s poem.

Chapter 1 cliscussed at the works embodi어 anxiety in losing his

hometown. ]eong, ]i- ]ong went to Seoul and Tokyo for studying

abroad, but he always n1issed his hometown. But, 1X)et who changed

his mind is strange in hometown which be lU1changed.

Chapter 2 discussed at the works embodied extrinsic agony which

he feel in modem space. ]eong, ]i-]ong thought of a 디ty as a symbol

of civilization. His curiosity about a city gradually changed denial

about civilization.

Chapter 3 discussed at the works embodied lising above the world.

]eong, ]i- ]ong embodied nature to overcome anxiety about losing his

hometown and agony of modem civilization. His body was into a city,

but his mind was into nature.

Anxiety and agony were the motive of changing ]eong, ]i-]ong’s

1X)effi. His 1X)em gives shape to anxiety and agony and sublirnates

anxìety and agony. This fact is a importance clue to investigate

dynan1ics of ]eong, ]i- ]ong' s poem

* Hoseo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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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에 나타난 불안과 고통의 문제 225

Key Words : Jeong, Ji- Jong, m어ernity, traditionality, modem Korean

poem, anxìety, torment, extnnslC agony, mvestigate

dynamics, civilization, losing his hometown

l 논문접수 : 20 1 2년 10월 30일

l 심사완료 2012년 11 월 12일

l 게재확정 20 1 2년 11 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