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뉴스 중개 시대 국내 언론사의 대응 전략 이용자 유인 차별화...

8
22 신문과 방송 2017. 06 집중점검: 언론사 SNS 대응책 정재민 카이스트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장 소셜 뉴스 중개 시대 국내 언론사의 대응 전략 이용자 유인 차별화 전략 없고 회사 지원도 아쉬워 페이스북에서 뉴스 이용이 두드러지게 늘어나면서 언론사들은 페이스북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페이스북 연례 개발자회의 ‘F8’. <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복제 및 무단사용 금지> 2016년 6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GEN(Global Editor’s Network) 서밋 때 한 전문가는 “언론사들은 지금이라도 페이스북에서 탈출해야 한다. 그런데 갈 곳이 없다”고 했다. “미디어 기업들은 페이스북이 소유한 왕국에서 필연적으로 소작농이 될 것”이라고 한 데이비드 카의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의미다. 현재 국내 포털과 언론사들 간의 관계처럼 페이스북과 언론사의 관계도 결국 언론사의 플랫폼 종속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새로운 플랫폼인 페이스북을 언론사가 적극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미국 대선에서 페이스북이 가짜 뉴스 확산의 주범으로 지적받았고, 국내에서도 카카오톡 메신저가 근거 없는 루머 확산의 무대가

Upload: others

Post on 04-Oct-2020

0 views

Category:

Documents


0 download

TRANSCRIPT

Page 1: 소셜 뉴스 중개 시대 국내 언론사의 대응 전략 이용자 유인 차별화 …116.125.124.10/kpf/no558/pdf/04.pdf해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유튜브와 트위터,

22

신문과 방송 2017. 06

집중점검: 언론사 SNS 대응책

정재민 / 카이스트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장

소셜 뉴스 중개 시대 국내 언론사의 대응 전략

이용자 유인 차별화 전략 없고회사 지원도 아쉬워

페이스북에서 뉴스 이용이 두드러지게 늘어나면서 언론사들은 페이스북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페이스북 연례 개발자회의 ‘F8’. <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복제 및 무단사용 금지>

2016년 6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GEN(Global

Editor’s Network) 서밋 때 한 전문가는 “언론사들은

지금이라도 페이스북에서 탈출해야 한다. 그런데 갈

곳이 없다”고 했다. “미디어 기업들은 페이스북이

소유한 왕국에서 필연적으로 소작농이 될 것”이라고

한 데이비드 카의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의미다. 현재

국내 포털과 언론사들 간의 관계처럼 페이스북과

언론사의 관계도 결국 언론사의 플랫폼 종속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새로운 플랫폼인

페이스북을 언론사가 적극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미국 대선에서 페이스북이

가짜 뉴스 확산의 주범으로 지적받았고, 국내에서도

카카오톡 메신저가 근거 없는 루머 확산의 무대가

Page 2: 소셜 뉴스 중개 시대 국내 언론사의 대응 전략 이용자 유인 차별화 …116.125.124.10/kpf/no558/pdf/04.pdf해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유튜브와 트위터,

23

됐다. 소셜미디어는 그 형태가 다를 뿐 이제 하나의

언론기관이 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페이스북에서

벌어진 몇몇 사건-댓글 조작 논란, 언론사와 기자

대 독자와 이용자 사이의 충돌처럼 보이는 사건

등등-은 언론사 혹은 기자 개인의 소셜미디어

활용에도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는, ‘좋아요’ 경쟁을

넘어 사회적 책무를 고민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겨주고 있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뉴스

중개자(Intermediary)

로서의 소셜미디어, 특히

뉴스 유통 플랫폼으로서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앱을 통한 뉴스 유통 전략을 살펴보겠다.

소셜미디어 확산 초기에는 지금처럼 뉴스가

중요한 이용 요인이 되리라고는 어느 언론사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에서 뉴스 이용이

두드러지게 늘어나면서 언론사들은 페이스북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언론의 기사

제목만 봐도 언론사들이 페이스북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쉽게 짐작해볼 수 있다.

•페이스북, 언론의 적 혹은 친구(한겨레신문, 2015. 5. 13.)

• 언론사는 지금 페이스북 ‘좋아요’에 목맨다(한국기자협회보,

2015. 12. 1.)

• 페이스북, 뉴스 유통 플랫폼 야심… “언론사 생태계 양날의

검”(조선비즈, 2015. 3. 24.)

• 페이스북이 사라지면 언론사는 어떻게 하지?(한국경제,

2015. 4. 4.)

• 페북-언론사 화끈한 상생, 끝은 어딜까?(지디넷코리아,

2015. 5. 14.)

•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 언론사 ‘상생모델’ 대안

될까(중앙일보, 2015. 7. 5.)…

페이스북이 2015년 언론사 기사를 ‘인 링크’ 방식으로

제공하는 ‘인스턴트 아티클’을 통해 손을 내밀 때

언론사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면서도 조심스레

상생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6월

페이스북이 알고리즘을 새롭게 변경한다고 발표하자

언론사들의 반응은 좌절과 분노로 이어졌다.

• 페이스북에 속수무책 끌려다니는 언론(한국기자협회보,

2016. 6. 29.)

• 페이스북 알고리즘 변경으로 언론사 타격…독자 40% 넘게

감소(연합뉴스, 2016. 6. 30.)

•페이스북 “친구-가족 글 우대”… 언론사엔 직격탄(지디넷

코리아, 2016. 6. 30.)

• 또 바뀐 페이스북 알고리즘…언론사들 ‘발등의 불’(더피알,

2016 .6. 30.)

• 페이스북 뉴스피드 10년, ‘연결’에 밀려난 ‘정보’(블로터,

2016. 7. 1.)…

네이버에 뉴스 유통 플랫폼의 지위를 빼앗긴 국내

언론사들이 또 다른 뉴스 중개자이자 확산자인

페이스북의 진출에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페이스북이 알고리즘 방침을

변경한다고 선언할 때마다 그에 따라 뉴스를

제공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국내 언론사들의 소셜미디어

활용 전략을 분석하기 위해 신문사, 방송사, 뉴스

전문 채널, 종편편성채널, 그리고 온라인 신문을

대상으로 각 사의 해당 업무 책임자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양한 소셜미디어 가운데 어떤 플랫폼을

선택하고 있는지 그 운영 실태와 활용 전략, 그리고

성과와 전망에 대해 살펴보았다.

분석 대상 언론사 모두 복수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자사의 뉴스를 공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페이스북은 모든 언론사가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플랫폼이었다. 페이스북과 더불어

해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유튜브와 트위터,

소셜 뉴스 중개자:

양날의 칼

Page 3: 소셜 뉴스 중개 시대 국내 언론사의 대응 전략 이용자 유인 차별화 …116.125.124.10/kpf/no558/pdf/04.pdf해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유튜브와 트위터,

24

신문과 방송 2017. 06

인스타그램도 전반적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그 밖에

구글 플러스와 빙글, 텀블러를 채택한 언론사도

있었다. 국내 소셜미디어로는 카카오스토리와

카카오플러스, 네이버포스트가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었고 그 외 브런치와 같은 블로그 형태의

소셜미디어에도 뉴스를 공급하고 있었다.[표1] 참조

복수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하는

현실에 비해 실제로

운영하는 주체는 큰 규모가 아니었다. 언론사마다

편차가 있고, 중복 업무까지 맡고 있어 소셜미디어

담당 투입 인력을 정확하게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심층 인터뷰에 따르면 운영 인력은 대체로 10명

내외로 소수였다. 소셜미디어를 담당하는 팀을

별도로 꾸린 언론사는 소수에 불과했고, 대부분

디지털 뉴스를 담당하는 조직의 하위 팀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몇몇 언론사에서는 유통

플랫폼으로서 소셜미디어의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독립적인 팀을 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언론사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 담당자들은

업무량과 업무 강도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소수의 인력이 운영하다

보니 기사 게시하고 댓글 달고 관리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또한 ‘좋아요’ 등의

지표로 실시간으로 다른 언론사와 비교되는 현실도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의 어려움이라고 토로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이 결코 쉽지 않은 업무인데

조직 내에서 폄하하는 분위기도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페이스북이 뉴스피드 알고리즘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도 운영자 입장에서 애로

사항으로 꼽혔다.[표2] 참조

언론사별로 본사에서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는 대표(메인) 페이지, 서브 브랜드 페이지,

부서별 페이지 등이었다. 서브 브랜드 가운데 일부는

언론사의 메인 페이지보다 더 팬 수가 많고 인지도가

높은 경우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뉴스 제작 부서나

표1 국내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운영 여부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카카오스토리

카카오 플러스

네이버포스트

기타

신문

경향신문 ○ ○ ○ ◓ ○ ○ ×구글 플러스

빙글 △

동아일보 ○ ○ ○ ○ ○ × ○ 브런치

중앙일보 ○ ○ ○ ○ × ○ ○

한겨레신문 ○ ○ ○ ○ ◓ × × 피키캐스트

한국일보 ○ ○ ○ ○ ○ × ×

지상파

KBS ○ ○ ○ ○ ○ ○ × 네이버 밴드

MBC ○ ○ ○ ○ ○ × ○1boon, 캐시

슬라이드

SBS ○ ○ ○ ○ ○ × ×빙글

텀블러

케이블 YTN ○ ○ ○ ○ × × ×

종편 JTBC ○ ○ ○ ○ ○ ○ × 카카오톡 베타

온라인 허핑턴포스트 ○ × ○ ○ ○ × ×

(2016년 10월 기준)

O = 현재 뉴스 공급 중 / △ = 뉴스 공급하다가 중단 / X = 운영하지 않음

운영 인력 부족과

초라한 조직 내 위상

Page 4: 소셜 뉴스 중개 시대 국내 언론사의 대응 전략 이용자 유인 차별화 …116.125.124.10/kpf/no558/pdf/04.pdf해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유튜브와 트위터,

표2 국내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운영 담당 인력

운영 주체 인력 운용 SNS 별도 팀 유무

신문

경향신문 디지털뉴스국 3명(취재기자)

동아일보 디지털통합 뉴스센터 3명(기자), 트위터 전담(동아닷컴 1명)

중앙일보 소셜미디어 팀 12명(팀장, 편집국기자 2명, 디지털기자 4명, 인턴 5명) ECHO팀

한겨레신문 편집국 디지털부문 3명(팀장, 기자 2명) SNS팀

한국일보 편집국 디지털뉴스부 1명(기자)

지상파

KBS 디지털뉴스 주간 산하 전략유통팀 15명(팀장, 기자 5명, 일반직 3명, 동영상 편집자 6명)

MBC

메인 뉴스뉴미디어뉴스국 뉴미디어뉴스

편집부9명(팀장급 1명, 기자 3명, 인턴 3명, 디자이너 2명)

엠빅 뉴스뉴미디어뉴스국 뉴미디어뉴스

제작부23명(부장, 팀장, 기자 3명, 영상편집 PD 4명, 작가 4명,

웹디자이너 1명, 일러스트레이터 2명, 모션 그래픽 1명, 인턴 6명)

SBS

메인 뉴스보도본부 뉴미디어국

뉴미디어뉴스부2명(기자, 인턴)

비디오머그 뉴미디어 제작1부 팀 차원에서 담당 비디오머그팀

스브스뉴스 뉴미디어 제작2부 팀 차원에서 담당 스브스뉴스팀

케이블 YTN YTN플러스 디지털뉴스팀(17명), 모바일프로젝트팀(7명)

종편 JTBC 디지털뉴스룸 방송뉴스팀 디지털뉴스룸(제작), 방송뉴스팀(운영)

온라인 허핑턴포스트 전체 기자 개별적으로 포스팅

표3 국내 언론사의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 현황

메인 페이지 서브 브랜드 기타 페이스북 페이지일평균 게시물 수

업데이트 주기

경향신문 경향신문 향이네 ‘경향비즈’ ‘스포츠경향’ ‘주간경향’ 24~28건 10분

동아일보 동아일보 동아일보 논설실, 문화부, 동아비즈니스리뷰, 매거진D, 여성동아 15~20건 20분

중앙일보 중앙일보 논설위원실, 중앙SUNDAY, 여성중앙, 문화부 30여 건 30분

한겨레신문 한겨레신문정치bar(정치부), 한겨레esc(ESC팀), ‘한겨레 사진부’ ‘한겨레

토요판’ ‘한겨레 논설위원실’ ‘한겨레 TV’ 사회부, 사회2부(지역)25분 60분

한국일보 한국일보동그람이(반려동물), 영화, 올댓트래블(여행), 프란(PRAN, 시사

영상), 치즈(CH-Z, 뷰티스타일 영상)20건 30~60분

KBS KBS 뉴스 고봉순멀티미디어뉴스, KBS 스포츠, 9시뉴스, 뉴스 글로벌, 뉴스 스타,

취재파일K, 시사기획창, 남북의 창, English News 등40건 30분

MBC MBC NEWS 엠빅뉴스 22건 20~30분

SBS SBS 뉴스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취재파일, 뉴스월드 40~50건 20분

YTN YTN YTN STAR, YTN Black Box TV, YTN Sports 50여 건

JTBC JTBC 뉴스 JTBC 뉴스룸 JTBC 스포츠뉴스, JTBC 소셜스토리 10건 60~90분

허핑턴포스트 허핑턴포스트 라이프스타일 70여 개 10분

(2016년 10월 기준)

(2016년 10월 기준)

* 출처: 각사 인터뷰 내용 재구성

Page 5: 소셜 뉴스 중개 시대 국내 언론사의 대응 전략 이용자 유인 차별화 …116.125.124.10/kpf/no558/pdf/04.pdf해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유튜브와 트위터,

신문과 방송 2017. 06

콘텐츠의 성격에 따라 5개 이상의 계정을 운영하면서

가능한 한 널리 도달시키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언론사들은 대체로 메인 페이지를 기준으로 1일 평균

20~40건을 게시하고 있고, 업데이트 주기는 30분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시간 계속 페이스북에

뉴스를 업데이트하는 언론사는 없었다. 더 많은

뉴스를 올려서 공유하고 싶고, 더 자주 업데이트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첫째는

독자의 공감 및 참여를 이끌어낼 뉴스가 제한적이고,

둘째는 타사와의 차별화를 고려하다 보니 더

어렵고, 무엇보다도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또한 텍스트 중심의 기사보다는 동영상이 인기가

높지만 신문사의 경우 정치 분야 이외 동영상

콘텐츠가 취약하다는 점도 기사 업데이트의 한계로

지적됐다.[표3] 참조

언 론 사 의 페 이 스북

페이지 운영 목표는 매체

유형에 관계없이 크게 네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뉴스 확산시키기. 둘째, 전통 미디어 플랫폼에서

뉴스를 소비하지 않는 젊은 층을 만나고, 자사

홈페이지 유입을 통해 뉴스 도달률 높이기. 셋째,

뉴스 이용자의 참여를 이끌어내 소통하기. 넷째,

언론사의 브랜드 가치를 강화시키기가 기본 목표다.

언론사가 페이스북에 올리는 기사의 선별 기준은

사회적 중요성, 시의성, 기사의 질과 같은 전통

저널리즘 관점에서 우선시하는 요인들이 거론됐다.

언론사가 중요시하는 자사 단독인지의 여부, 그리고

자사 브랜드와의 적합도 역시 기사 선별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또한 페이스북 주 이용자층에게

선택되고 공유될 가능성이 높은 기사도 중요한

기준이었다. 젊은 층에게 소구하기 위한 재미와

감동, 화제성 등이 대표적인 요인들이었다. 타사의

뉴스라도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면 자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적극적으로 게시한다고 밝혔다. 결국

언론사들이 자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하는

기사를 선별할 때 크게 저널리즘의 가치와 자사

브랜드 가치 제고, 소셜미디어 이용자층 소구라는 세

가지 기준을 따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언론사의 페이스북 페이지 담당자들은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이용자 분석이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 이용자층이

적인지 친구인지, 위기인지 기회인지는

언론사들이 단기간의 성과에 연연하기보다는

소셜미디어의 속성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독자를 잃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언론사로서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를 잃는 것이다.<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복제 및 무단사용 금지>

젊은 층과 소통하며

브랜드 가치 제고

Page 6: 소셜 뉴스 중개 시대 국내 언론사의 대응 전략 이용자 유인 차별화 …116.125.124.10/kpf/no558/pdf/04.pdf해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유튜브와 트위터,

27

젊은 연령대임을 검증하는 정도로 분석이 국한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언론사 자체적으로는

구글 애널리틱스에 의존해서 트래픽을 파악하고

있었고, 구체적인 참여율에 대해서는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페이스북 인사이트와 외부 조사기관인

빅풋을 통해 이용자를 분석하고 있었다. ‘좋아요’나

‘공유’ 등의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해 어떤 기사를

올릴지를 선택하는 데 활용하고 있고, 추가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하는 실정이었다.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만큼

이용자와의 소통이 관건이다. 일방향성을 전제로 한

전통 언론사에 독자나 시청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바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새로운 현상이고

기회다. 언론사들은 이용자의 댓글과 문제 제기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었다.

이용자들의 댓글과 반응을 통해 독자와 시청자를

이해해가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비교적 소통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몇몇 언론사는 이용자의

댓글에 적극적으로 답을 달고 있어, 댓글만을

모아서 별도로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게시된 기사 댓글에 다시

댓글을 달 여력이 없어서 직접적인 소통을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였다. 결국 전체 게시물에

일대일 방식으로 댓글을 달면서 직접 소통하는

수준이라기보다는 뉴스를 게시하고 이용자의 반응을

분석하면서 뉴스 확산에 주력하는 현실로 파악된다.

언론사들의 페이스북 운영

목표와 행위가 유사하기

때문에 차별화 전략으로

부각될 만한 점은 별로 없었다. 언론사로서 지켜온

브랜드 명성을 지킨다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각 사가 차별화 전략이라고 강조하는

부분이 결국 동일한 답변인 것으로 보아 역설적으로

차별화 전략이 부재하다고 볼 수도 있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YTN이

시민들의 제보를 통해 참여 저널리즘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고, 타사보다 먼저

페이스북 운영을 시작한 SBS는 서브 브랜드인

비디오머그와 스브스뉴스의 인지도 강화를 차별화

전략으로 부각했다.

언론사들은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을 통해 젊은

층을 새로운 독자와 시청자로 끌어들이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고하는 계기가 됐음을 가장 큰 성과로

꼽고 있었다. 조직 내에서 디지털 전략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이 개선됐다는 점, 독자와 시청자의

반응을 알 수 있는 새로운 실험의 장이 됐다는 점,

모바일 트래픽이 늘었다는 점도 긍정적인 성과로

평가했다. 언론사들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젊은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넓힘으로써 자사의

이미지도 젊어졌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조사

대상 언론사들이 허핑턴포스트를 제외하고는 전통

미디어다 보니 이러한 무형의 성과에 더욱 주목하고

가치를 인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뉴스 유통 플랫폼으로서 페이스북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페이스북이 포털의 뉴스 유통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앞으로도 그 역할을

유지하거나 강화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특히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피로도를 지적했고, 새로운 플랫폼에 의한

대체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페이스북에서의 뉴스 이용이 저널리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이 혼재하고 있었다.

양날의 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한 점은

페이스북에서의 뉴스 유통으로 인해 기사의 선정

기준과 소통 방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저널리즘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입장이다. 일방적으로 뉴스를 수용하던

독자와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것은

차별화 전략의

부재

Page 7: 소셜 뉴스 중개 시대 국내 언론사의 대응 전략 이용자 유인 차별화 …116.125.124.10/kpf/no558/pdf/04.pdf해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유튜브와 트위터,

신문과 방송 2017. 06

바람직한 일이지만 트래픽 유발을 위해 지나치게

연성화된 뉴스를 우선시하다 보면 저널리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언론사들은

현재까지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이 언론사 수익에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향후에도 페이스북이

언론사 수익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언론사와 페이스북의 상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비관적으로 바라보았지만,

일부 언론사는 이미 뉴스 유통 플랫폼으로서

페이스북의 지위를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페이스북과의 협력 방안을 찾아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끝으로 페이스북을

뉴스 플랫폼으로

활용하면서 어떤

성과와 어려움이 있었고, 한계는 무엇이고 가능성이

무엇인지 실제 운영을 통해 느낀 바를 물었다.

무엇보다도 언론사가 무엇을 잘못해왔는지 반성하게

됐고 독자들이 무엇에 반응하는지 학습하게 됐다는

소회를 밝혔다.

“최전방에서 독자들과 함께 뉴스로 호흡하는 것은 큰

공부가 됐다. 그간 신문에 실린 기사가 얼마나 불친절했고

독자와 동떨어져 있었는지, 왜 신문에 실리는 기사가 독자의

인게이지먼트로 이어지지 못했는가에 대해 반성하게 됐다.

한국 사회가 소비자본주의를 넘어서 시민사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언론이 작은 성취감을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새삼 느꼈다. 가난한 이를 감싸고, 약자를

끌어안는 뉴스들에 사람들은 공감했다. 리어카 할머니와

아우디 승용차주의 미담, 택시기사와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의

이야기 등이 그런 사례였다.”(경향신문)

전통 미디어 플랫폼이 중심인 언론사 조직에서

소셜미디어 업무를 담당하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운 점도 토로했다. 부족한 인력으로 최선을

다해왔지만 조직 내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조직에서는 여전히 육군만 군인이라고 한다. 공군도 있고

해군도 있다. ‘좋은 인재’를 디지털에 배치하고, 장단기 전략을

수립해 실행에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여전히 방송(종이신문)

중심으로 인력이 운영되다 보니 구성원들을 설득해가며

소셜미디어 전략을 수행해나가는 것이 솔직히 버겁다.”(YTN)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을 담당하면서 조직 내부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개인적 어려움보다 더욱 큰 문제는

과연 유통 플랫폼으로서 소셜미디어가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고민과 회의가 드는 것이라고도 밝혔다.

“전반적으로 조회 수에 지나치게 목을 매는 분위기가

발생하게 됐고, 이것이 지나치다 보니 ‘조회 수가 높은 기사

= 좋은 기사’라는 공식이 굳어진 게 아닌가 싶어 우려가

된다. 전 언론사가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은 뉴스를 비슷한

형식으로 페이스북에 올리고, 비슷한 형태의 카드뉴스를

찍어내듯 만드는 것에도 회의감과 거부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동아일보)

페이스북이 주도권을 쥔 상황에서 알고리즘을

변경할 때마다 그에 맞춰 이용자층에 소구해야 하는

어려움, 그리고 이렇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무력감도 있다고 밝혔다.

“‘언제까지 페이스북에 끌려다녀야 하나’라는 회의감이

든다. ‘좋아요’ 수를 늘렸다는 것 외엔, 뚜렷한 소득이 없는

상황이다. 페이스북이 원하는 콘텐츠 즉, ‘신기술과 최신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재미있는 영상 뉴스’를 만들 수 있는

자원은 제한적이다. 플랫폼과 콘텐츠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시류에 편승해 그때그때 임시방편처럼 디지털이라고

하는 세상에 대응해온 건 아닌가 하는 회의, 당장 흥하지도

언론사로서의 반성과 교훈:

신뢰 회복

Page 8: 소셜 뉴스 중개 시대 국내 언론사의 대응 전략 이용자 유인 차별화 …116.125.124.10/kpf/no558/pdf/04.pdf해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유튜브와 트위터,

29

망하지도 않는, 어정쩡한 상황에 대한 회의, 그런 것들을

느끼고 있다.”(한겨레)

뉴스 유통과 확산의 플랫폼으로서 페이스북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결국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일부에서는 페이스북에 뉴스를 공급하면 포털에 대해서처럼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순전히 언론사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이용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플랫폼일 뿐이다. 여기에 어떤 이데올로기적이거나

가치적인 판단을 앞세울 이유는 없다고 본다. 언론사는

자신의 콘텐츠에 대해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를 최우선에 놓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페이스북을 활용하되 다른 SNS는 물론 다양한 이용자 접점을

만들기 위한 자체적인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한다. 어딘가에

전통 언론 매체 운영의 어려움에 대한 책임을 떠넘긴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SBS)

기존 언론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언론사 브랜드를

신뢰하는 충성 독자를

만들어서 구독료와 광고비를 획득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사가 묶음(Bundle)으로 제공되던 뉴스

패키지의 시대는 끝났다. 뉴스는 이제 파편화됐고,

독자들이 이용하는 것은 신문이 아니라 뉴스 기사일

뿐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언론사의

브랜드에 주목하지 않는다. 단지 페이스북 혹은

트위터에서 봤다는 인식뿐이다. 다시 말해 기사의

출처는 모르고 정보만 남는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그동안 자사의 뉴스 브랜드를 독창적이고 기억할

만하게 만들던 편집과 전달 방식 역시 통제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결국 페이스북이 지배하는 뉴스

산업에서는 페이스북에서 잘 통할 내용과 형식을

제공하는 자가 경쟁적 우위를 차지하게 될지 모른다.

나아가 페이스북의 지배가 더욱 확대된다면

전통 언론사들이 중요시해오던 편집자의 역할,

팩트체킹, 윤리적 가이드라인은 더는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페이스북도 이용자들도

저널리즘에서 우선시하는 가치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언론사에 소셜미디어는 적인지 친구인지,

위기인지 기회인지는 언론사들이 단기간의 성과에

연연하기보다는 소셜미디어의 속성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독자를

잃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언론사로서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를 잃는 것이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소셜미디어에서도 우리 언론사의 뉴스임을

이용자들에게 각인시키는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언론사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계정이든, 기자 개인의

계정이든 독자와 이용자들에게 이들은 언론사를

대표하는 또 다른 얼굴이다. 그래서 종이신문과 방송

뉴스를 만들 때 못지않은 사회적 책무를 고민해야

한다. 어떤 환경에서도 진실을 추구하고 신뢰를 쌓는

노력 없이 언론사의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국내 언론사들이 또 다른 뉴스 중개자이자

확산자인 페이스북의 진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페이스북이 알고리즘 방침을 변경한다고

선언할 때마다 그에 따라 뉴스를 제공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 글은 <소셜 뉴스중개자: 뉴스 미디어 기업의 대응과 전략>

(김영주·정재민·강석, 2016)에서 국내 언론사의 대응과 전략의

일부를 재정리한 것이다. 국내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운영 현황, 특히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에 따른 성과와 교훈에 주목했다. 해외 미디어

기업의 사례와 국내외 언론사의 페이스북 페이지 이용자 반응지수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는 위의 연구서를 참고하기 바란다.

언론사 신뢰와

브랜드 가치를 지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