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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윤리학 - 환경윤리의 담론(2): 동물중심주의- 김남준(충북대학교 윤리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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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윤리학 - 환경윤리의 담론(2): 동물중심주의-

김남준(충북대학교 윤리교육과)

목차

동물중심주의란 무엇인가?

싱어(P. Singer)의 동물중심주의

보론: 동물실험

레건(T. Regan)의 동물중심주의

동물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적 논의

1. 동물중심주의란 무엇인가?

1. 들어가는 질문

동물은 도덕적 지위를 지니는가?

예 아니오

그 정당화 근거는 무엇인가? [인간중심주의] 동물에 관한 간접적 의무만을 인정, 즉 직접적으로는

인간에 대한 의무

동물 해방론 (Animal Liberation)

동물 권리론 (Animal Rights)

1. 동물중심주의란 무엇인가?

2. 생각해 볼 문제

LD 50 테스트는 동물에게 검사 물질의 투여량을 점차 늘려, 얼마만큼의 양을 투여해야 실험동물의 50%가 죽는가를 조사하는 것이다. 50%의 동물이 죽기 전에, 실험된 모든 동물은 심한 중독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는다. 독성이 강한 물질의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투여만으로 50%의 치사율에 도달한다. 물론 살아남은 50% 동물의 중독 또한 심각하다. 음식첨가제와 화장품 등, 독성이 덜한 화학물질을 실험할 경우, 50%의 동물이 죽기 전까지 막대한 양을 투여해야 한다. 튜브나 주사바늘을 통해 검사물질이 동물들에게 강제로 먹여지고 주사된다. 테스트 물질에 의해서만 죽어야지 과학적 설명력이 있기 때문에, 죽어가면서 고통받는 동물들에게 고통을 줄이기 위한 ‘인도적인’죽음을 선사할 수는 없다. - 피터 싱어, 김성한 옮김, 『동물해방』, (인간사랑, 2006). pp.110-111.

동물실험

1. 동물중심주의란 무엇인가?

송아지고기는 연해서 씹기가 좋고, 핑크색을 띨 때 가치가 올라간다. 그렇다면 연한 핑크색의 고기를 생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송아지는 태어나자마자 며칠 안 가서 어미로부터 떨어져야 한다. 그리고 운동으로 근육질이 발달되어 고기가 덜 연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어린 송아지는 작은 나무 축사에 감금된다. 이 축사는 매우 작아서 여기서 송아지는 한 바퀴도 돌 수 없고, 심지어는 앉을 수조차 없다. 송아지는 여기서 16주라는 그의 전 생애를 보내게 된다. 정상적인 고기는 피 안에 철분을 포함하기 때문에 빨간색을 띨 수밖에 없다. 소는 풀과 건초로부터 철분을 얻는다. 이를 막기 위해서 소는 체계적으로 철분이 없는 식단을 먹게 된다. 달리 말하면 소는 인위적으로 빈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실 고기가 핑크색이라고 해서 맛이 좋아지는 것도 아닌데도, 이 모든 것이 행해지는 것이다.

공장식 사육

1. 동물중심주의란 무엇인가?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고, 동시에 식단을 통제하기 위해, 분말 우유를 액체로 만든 식단과 비타민, 그리고 성장촉진제를 먹인다. 이것이 송아지가 살아 있을 때 먹는 것의 전부다. 송아지가 이 식단을 가능한 한 많이 먹게끔 하기 위해서, 송아지에게는 물도 주지 않고, 축사도 덥게 한다. 송아지는 결국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이 식단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 피터 싱어, 김성한 옮김, 『동물해방』, (인간사랑, 2006). pp.229-242.

공장식 사육(계속)

1. 동물중심주의란 무엇인가?

3. 동물중심주의 (1) 인간 중심주의는 동물에 관한(regarding) 도덕적 의무, 즉 동물을 도덕적

으로 고려해야 하는 간접적 의무를 인정한다. 이러한 동물에 관한 의무 내지 간접적 의무가 성립되는 이유는 인간성(도덕성) 완성을 위한 것일 수도 있고, 인간의 감수성 내지 동정심을 손상시키지 않으려는 의도일 수도 있고, 소유권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동물에 관한 의무 내지 간접적 의무는 동물의 도덕적 지위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고, 동물을 직접적인 도덕적 고려 대상으로 여기는 것도 아니다.

(2) 동물중심주의는 이와 달리 동물도 도덕적 지위를 갖기 때문에, 인간은 동물에 대한 직접적인 의무를 지니고 동물을 직접적인 도덕적 고려 대상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 동물중심주의란 무엇인가?

(3) 벤담(J. Bentham)을 필두로 하는 공리주의는 쾌고 감수 능력을 근거로 동물에 대한 직접적인 의무를 정당화함으로써 인간 중심주의의 토대를 흔드는 데 공헌하였다.

동물들이, 폭군이 아닌 한 어느 누구도 그들에게서 빼앗아 갈 수 없는 자신들의 권리를 획득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프랑스 인들은 피부가 검다고 해서, 아무런 보상 없이 고통을 주고 내버려두어도 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이미 알았다. 언젠가 쾌고 감수 능력이 있는 존재에게 고통을 주고도 보상 없이 내버려두어도 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뛰어넘을 수 없는 경계가 그밖에 다른 무엇이 있는가? 이성의 능력인가, 아니면 담화의 능력인가?

1. 동물중심주의란 무엇인가?

• 벤담은 쾌고 감수 능력을 기준으로 인간 이외의 존재(동물)를 직접적인 도덕

적 고려 대상으로 편입시킨다. 즉, 그는 쾌고 감수 능력을 소유한 인간 이외의 존재 역시 인간과 마찬가지로 고통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 이외의 존재가 쾌고 감수 능력을 소유하는 한 그 존재와 인간을 구분하고 서로 다르게 고려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완전히 자란 말이나 개는 하루나 일주일이나 한 달이 된 유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 더 잘 통하고, 더 합리적인 동물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게 그렇게 중요한 사실인가? 중요한 것은 그들이 이성을 가지는가, 그들이 말을 하는가가 아니라 그들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 여부이다. – J. 벤담, 고정식 옮김,『도덕과 입법의 원리 서설』, (나남, 2011). pp.443-444.

2. 싱어(P. Singer)의 동물중심주의

1. 싱어의 동물중심주의 입장

쾌고 감수 능력

이익의 평등한 고려 원칙

종차별주의

이익의 평등한 고려를 통한 이익관심의 실현

동물해방

2. 싱어(P. Singer)의 동물중심주의

2. 싱어의 『동물해방』주요 내용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평등이라는 기본 원리를 한 집단에서 다른 집단으로 확장시켜야 한다고 해서 그것이 양 집단을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며, 또한 양 집단이 동일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뜻하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가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지의 여부는 양 집단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본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평등이라는 기본 원리는 평등한, 또는 동일한 처우(treatment)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한 원리는 단지 평등하게 고려하길(equal consideration) 요구할 따름이다. - 피터 싱어, 김성한 옮김, 『동물해방』, (인간사랑, 2006). p.35.

이익의 평등한 고려 원칙

2. 싱어(P. Singer)의 동물중심주의

인종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와 유비적으로 ‘종차별주의’(speciesism)라고 부르는 차별 또한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종차별주의란 자기가 소속되어 있는 종의 이익을 옹호하면서 다른 종의 이익을 배척하는 편견 또는 왜곡된 태도를 말한다. …(중략)… 설령 좀더 나은 지적 능력을 소유한다고 해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이용할 수는 없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좀더 나은 지적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고 해도 인간에게 인간 이외의 존재를 착취할 권한이 부여되지는 않는 것이다. - 피터 싱어, 김성한 옮김, 『동물해방』, (인간사랑, 2006). pp.41-42.

종차별주의

2. 싱어(P. Singer)의 동물중심주의

많은 철학자들과 저술가들은 이익의 평등한 고려 원칙(the principle of equal consideration of interests) 또는 그와 유사한 원리를 기본적인 도덕 원리로 내세웠다 . …(중략 )… 고통이나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은 적어도 이익관심(interests)을 갖는다는 것의 전제조건이며, 그 이익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논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러한 능력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가령 학생이 돌을 찼는데, 이것이 돌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말하는 것은 허튼 소리가 될 것이다 . 돌은 이익관심을 갖지 않는다 . 왜냐하면 돌은 고통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통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은 – 최소한 고통을 느끼지 않을 것과 관련한 이익 – 은 한 존재자가 이익관심을 갖는다고 할 때의 필요충분조건이다. 가령 쥐는 차여서 길에 굴러다니지 않을 이익관심을 분명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쥐는 차이게 될 경우 고통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 피터 싱어, 김성한 옮김, 『동물해방』, (인간사랑, 2006). p.43.

이익의 평등한 고려 원칙과 쾌고 감수 능력

2. 싱어(P. Singer)의 동물중심주의

벤담의 논의는 권리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평등에 관한 것이다. 실제로 벤담은 잘 알려진 어떤 구절에서 ‘자연권’을 ‘터무니 없는 것’으로, ‘자연적이며 절대적인 권리’를 ‘과장된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서술하였다. 그는 인간과 동물들이 받아야 할 보호를 짧게 줄여서 부르는 것을 도덕적 권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덕적 논증이 갖는 진정한 힘은 권리가 존재하는지의 여부와는 관계가 없다 . 왜냐하면 권리는 고통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가능성에 기초하여 정당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은 방식으로 우리는 권리의 궁극적인 특성에 관한 철학적 논증에 휘말리지 않고서 동물의 평등을 옹호할 수 있게 된다 . …(중략)… 동물에 대한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논의에서는 그와 같은 단어는 전혀 필요치 않다. - 피터 싱어, 김성한 옮김, 『동물해방』, (인간사랑, 2006). pp.43-44.

동물의 권리?

2. 싱어(P. Singer)의 동물중심주의

만약 한 존재가 고통을 느낀다면 그와 같은 고통을 고려의 대상으로 삼길 거부하는 자세를 옹호할 수 있는 도덕적인 논증은 있을 수 없다. 한 존재의 본성이 어떠하든, 평등의 원리는 그 존재의 고통을 다른 존재의 동일한 고통과 동일하게 취급할 것을 요구한다. 한 존재가 고통을 느낄 수 있다면, 또는 즐거움이나 행복을 누릴 수 없다면 거기에서 고려해야 할 바는 아무 것도 없다. 그리하여 쾌고 감수 능력은 타인의 이익에 관심을 가질지의 여부를 판가름하는, 우리가 옹호할 수 있는 유일한 경계가 된다. - 피터 싱어, 김성한 옮김, 『동물해방』, (인간사랑, 2006). p.45.

쾌고 감수 능력

2. 싱어(P. Singer)의 동물중심주의

정상적인 성인들은 동일한 상황에서 동물들이 느끼는 것 이상으로 고통을 느끼게 되는 정신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 가령 실험에 사용하기 위해 임의로 정상적인 성인을 공원에서 납치하여 극단적으로 고통스럽거나 치명적인 과학 실험을 시행하기로 결정하였다면 공원 산책을 즐겨하는 성인들은 납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로 나타나는 공포는 실험 자체로 인한 고통에 더해지는 고통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인간 아닌 동물을 대상으로 한 동일한 실험은 상대적으로 적은 고통을 야기할 것이다. 왜냐하면 동물들은 납치되어 실험 대상이 될 가능성으로 인해 고통을 느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동물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이 옳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는 굳이 실험이 행해져야 한다면 , 정상적인 성인보다는 동물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말할 이유(이는 종차별주의자이기 때문에 갖는 이유가 아니다)가 있음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가장 자리 상황 논증

2. 싱어(P. Singer)의 동물중심주의

하지만 이러한 논증은 어른들보다 인간의 아기 – 어쩌면 고아 – 를, 혹은 심각한 정신 지체 장애인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낫다고 말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장차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논증에 관한 한 인간 아닌 동물과 유아, 그리고 정신 지체 장애인들은 동일한 범주에 속해 있다. 그리고 이처럼 인간 아닌 동물들에 대한 실험을 정당화할 목적으로 인간이 동물에 비해 더 예민하게 고통을 느낀다는 논증을 사용하려면 우리는 아이와 정신 지체 장애인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을 용의가 있는지를 자문해 봐야 한다. 그리고 동물과 이와 같은 사람들을 구분해야 한다면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인가? 내가 보기에는 양자를 구분하려 함은 뻔뻔스럽게도 우리 종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려는 – 그리고 도덕적으로 옹호할 수 없는 – 속셈의 발로라고 아니할 수 없다. - 피터 싱어, 김성한 옮김, 『동물해방』, (인간사랑, 2006). pp.55-56.

가장 자리 상황 논증(계속)

3. 보론: 동물실험

1. 정의 • 동물실험(animal testing)이란 교육·시험·연구 및 생물학적 제제(製劑)

의 생산 등 과학적 목적을 위해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실험 또는 그 과학적 절차를 말함.

2. 현황 • 동물실험에 쓰이는 척추동물의 수에 관한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다. 예상수

치는 세계 약 5억 마리 정도이다. 실험은 대학, 병원, 농장뿐만 아니라 제약회사, 화장품회사, 식품회사 등 많은 곳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3. 목적 • 동물실험은 유전적 특징, 성장과정, 행동양식을 관찰하는 순수 조사뿐만 아

니라 이종이식, 약물반응검사, 독극물반응검사 등에 이용된다.

3. 보론: 동물실험

4. 동물실험의 예

http://www.peta.org 등

3. 보론: 동물실험

http://www.peta.org 등

3. 보론: 동물실험

3. 보론: 동물실험

5. 동물실험 찬반논쟁

3. 보론: 동물실험

6. 동물실험 논쟁의 쟁점

“동물실험이 반드시 필요한가?”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동물은 도덕적 지위를 지니는가?” “인간은 동물에 대한 의무를 지니는가?”

사실 쟁점 윤리적 쟁점

3. 보론: 동물실험

(1) 실효성 문제

• 동물실험이 과연 동물의 고통스런 죽음을 상쇄할 만큼 필요한가?

•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방법과 복용량은 인간이 처한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

• 인간이 가진 질병 3만 가지 가운데 동물이 공유하는 질병은 1.16%뿐이다. [탈리도마이드 베이비 사건]

• 이와 같은 주장들은 현행 특정 동물실험 방법이 갖는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그것은 동물실험 일반이 갖는 한계는 아니다. 그래서 동물실험 방법의 변화는 촉구할 수 있으나, 동물실험 자체의 금지를 주장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들은 동물만큼 인간과 유사한 존재는 지구상에 없으며,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은 의학적 사실을 규명하는데 긴요하다고 주장한다.

3. 보론: 동물실험

(2) 대체가능성의 문제

• 동물실험 반대자들은 환자관찰, 사체연구, 시험관에서 배양한 간세포와 조직을 통한 실험, 컴퓨터 그래픽을 통한 인체기능 연구, 교육현장에서 시청각 자료 활용 등을 제시한다.

• 대체실험은 아직까지 실험용 포유동물로부터 얻은 자료들이 주는 정도의 확실성을 주지 못한다. 그리고 대체실험이 불가능한 종류의 실험이 있다는 점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가령 고혈압은 심장이나 맥 관계가 있는 동물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 동물실험을 비난하면서도 공장식 농장에서 나온 고기를 먹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동물의 사체를 굽고 태워 먹는 것은 어떠한가?

3. 보론: 동물실험

7. 소결

3R

대체 (Replacement)

감소 (Reduction)

정교화 (Refinement)

4. 레건(T. Regan)의 동물중심주의

1. 기본 입장 (1) 싱어가 공리주의에 입각하여 동물의 도덕적 지위를 옹호하였다면, 레건은

동물권(animal rights)에 입각하여 동물의 도덕적 지위를 옹호한다.

(2) 레건은 인간이 ‘생명에 대한 자연적인 권리’를 동등하게 갖는다는 주장에서 출발한다. 모든 인간은 칸트의 용어로 ‘목적 그 자체’라는 의미의 ‘내재적 가치’(intrinsic value)를 갖는다. 모든 인간이 삶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갖는 이유는 모든 인간의 동등한 내재적 가치 때문이다.

4. 레건(T. Regan)의 동물중심주의

(3) 칸트와 레건

• 칸트적인 ‘내재적 가치’ 개념은 모든 인간에게 그리고 인간에게만 적용된다. 그러나 레건은 왜 모든 인간이 그리고 인간에게만 이 개념이 적용되는지 묻는다. 인간에게는 이성, 말할 수 있는 능력, 자유의지 능력, 동일성 개념 소유 능력 등이 있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능력이 없는 인간, 즉 가장자리(marginal) 인간도 있으며, 인간 아닌 존재 중에서도 인간과 차이는 있을지언정 이런 능력을 가질 수 있으므로 그런 대답은 내재적 가치를 인간에게만 부여하는 합리적 근거가 될 수 없다.

4. 레건(T. Regan)의 동물중심주의

• 생명이 내재적 가치를 갖는다는 주장에 담긴 뜻

• 동물도 위 조건을 만족한다면 생명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 동등한 것은 동등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공정함[평등의 원리]은 모든 이론에 요구되기 때문이다[일관성 논증].

1

• 모든 인간은 욕구, 목표, 희망, 선호 등과 같은 다양한 긍정적인 이익관심을 갖는데, 이것의 만족이나

실현은 내재적으로 가치 있는 경험을 통해서 우리 생명에 내재적 가치를 만들어 낸다.

2

• 욕구의 만족이나 목표의 실현에 의해 어떤 사람의 생명에 만들어진 내재적 가치는 그 자체로 판단해볼

때 다른 사람의 그것과 똑같이 좋다.

3

• 만약 그렇다면 “긍정적인 이익관심을 갖는 어떤 존재가, 그 이익관심이 만족되었을 때 다른 개체의 이

익관심만큼 내재적으로 가치 있는 경험을 만들어낸다면, 생명에 대한 권리를 동등하게 가질 것이다.”

4. 레건(T. Regan)의 동물중심주의

(4) 본래적 가치(inherent value, 고유한 가치)

• 레건은 원래 인간에게만 적용되었던 ‘내재적 가치’ 개념을 동물에게까지 확장하기 위해 ‘본래적 가치’라는 개념으로 바꾼다. 그에 따르면, 본래적 가치를 지닌 모든 존재는 도덕적 고려 대상이며, 본래적 가치는 자신이 삶의 주체임을 경험할 수 있는 존재들이 가지는 특별한 권리이다.

• 본래적 가치는 다른 누군가의 평가에 의해 가치를 부여받는 성격의 것이 아니고, 계약 또는 합의에 의해서 생기는 것도 아니며, 본래부터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가치를 말한다.

4. 레건(T. Regan)의 동물중심주의

• 그런데 우리는 그런 본래적 가치 또는 권리를 모든 인간에게 부여한다. 레건이 보기에 인간이 그런 본래적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이유는 합리적이기 때문이 아니다. 인간 중에는 합리적이지 못한 존재, 가령 갓난아이나 정신 장애자 등이 많이 있지만 그런 존재도 본래적 가치를 갖는다. 합리적이지 못한 인간까지 포함해서 모든 인간이 공통으로 갖는 성질은 삶(생명, life)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레건의 용어로 말해 보면 ‘삶의 주체’(subject-of-a-life)라는 성질이다.

4. 레건(T. Regan)의 동물중심주의

2. 레건의 싱어에 대한 비판 (1) 레건에 따르면, 싱어가 공리주의를 기반으로 하여 쾌고 감수 능력을 기준으

로 동물에 대한 인간의 그릇된 행동을 비판하는 것은 한계를 지닌다. 레건은 과학적이고 상업적인 목적에서 동물을 사용하는 것, 식품으로서 동물을 사용하는 것, 사냥이나 동물원, 애완용으로 동물을 사용하는 관행이 비도덕적인 이유는 그러한 관행이 동물들에게 고통을 산출하기 때문이 아니라 원리(principle)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즉, 그러한 관행은 동물의 본래적 가치를 부정함으로써 동물의 권리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잠시 송아지고기를 생산하는 예를 고찰해보자.

4. 레건(T. Regan)의 동물중심주의

송아지고기의 생산자가 싱어의 견해를 듣고 감동해서, 사육 방법을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고 가정해 보자. 송아지는 적절한 운동을 할 수 있고, 신선한 공기와 균형 잡힌 식단, 정기적인 목욕을 제공받는다고 가정해 보자. 광고에 나온 문구대로, 그 소는 그야말로 만족한 소일 것이다. 또한 송아지고기에 대한 인간의 식욕이 증가해서, 많은 소비자들에게 있어서 송아지고기에 대한 실제 욕구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래서 송아지고기를 먹을 수 없을 경우, 소비자들은 상당한 고통을 느낄 것이라고 가정해 보자.

• 만일 상황이 그렇다면, 싱어의 공리주의 입장에서는 송아지 산업을 허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송아지 사육방식의 변화로 송아지의 고통은 최소화된 반면, 송아지고기를 먹을 때의 인간의 즐거움은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레 건은 바로 이 점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한다.

4. 레건(T. Regan)의 동물중심주의

(2) 조나단 스위프트의 ‘겸손한 제안’

• 누군가가 조나단 스위프트의 ‘겸손한 제안’을 따라 불우 아동을 음식으로 간주한다고 가정해 보자. 아이는 안락한 상태에서 사육되어, 고통도 없는 상태에서 자란다. 하지만 일정한 때가 오면, 그 아이는 도살되어 ‘찌고, 굽고, 튀기고, 끓여’진다. 이 경우 아무리 고통보다 쾌락의 총량이 많다 할지라도, 그것이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는 점에 모두들 동의할 것이다. 이것이 도덕적으로 그른 이유는 인간은 일정한 유형의 가치, 즉 ‘본래적 가치(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레건은 주장한다.

식용 송아지의 운명을 보고 우리는 슬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는 고통이나 박탈이 아니다. 이것은 무엇이 잘못인지를 혼동한 것이다. 이것은 때때로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은 동물을 먹을 수 있고, 조작할 수 있고, 스포츠나 돈을 위해 임의대로 이용할 수 있는 우리의 자원으로 보는 관행 그 자체이다. – T. Regan, “The Case for Animal Right”, in: P. Singer(ed.), In Defense of Animals, (Blackwell, 1985). p.13.

4. 레건(T. Regan)의 동물중심주의

3. 삶의 주체와 도덕적 권리 (1) 삶의 주체(subject-of-a-life)

삶의 주체라는 것은 단지 살아 있다는 것, 또는 단지 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어떤 개체가 믿음과 욕망을 갖는다면, 지각과 기억과 자기 자신의 미래가 포함된 미래감을 갖는다면, 선호와 복지와 관련된 이익을 갖는다면, 자신의 욕구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동을 시작할 능력이 있다면, 심리적인 동일성을 갖는다면, 자신이 경험하는 삶이 다른 존재의 유용성과는 논리적으로 독립해서, 또 다른 존재의 이익과는 논리적으로 독립해서, 잘 살거나 못 산다는 의미에서 개별적 복지를 갖는다면, 그 개체는 삶의 주체이다. – T. Regan, The Case for Animal Rights,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83). p.243.

4. 레건(T. Regan)의 동물중심주의

(2) 도덕적 권리

• 삶의 주체인 존재는 다른 존재에 의해서 가치를 부여받는 것도 아니고 계약과 같은 합의에 의해 도덕적 권리를 갖게 되는 것도 아니다. 삶의 주체라는 그 점 때문에 원래부터 도덕적 권리를 갖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삶의 주체인 생명체는 본래적 가치를 갖는다. 합리적이든 아니든, 남보다 더 합리적이든 덜 합리적이든, 인간도 삶의 주체이기 때문에 본래적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삶의 주체는 인간만이 되는가? 그렇지 않다. 삶의 주체의 상당수는 동물들도 누리는 성질이다. 레건에 따르면, 한 살 정도의 정상적인 포유류라면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동물들도 동일한 삶의 주체로서 인간과 같은 도덕적 권리를 갖는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4. 레건(T. Regan)의 동물중심주의

• 레건은 도덕 행위자(도덕 주체, moral agent)와 도덕 수동자(도덕적 행위 무능력자, 도덕 객체, moral patient)를 구분한다. 도덕 행위자는 자신의 행동을 도덕적으로 설명 가능한 방식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존재인 데 반해, 도덕 수동자는 그런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따라서 도덕 수동자는 옳고 그른 행동을 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도덕 행위자인 ‘정상적인 성인 인간’만이 아니라 도덕 수동자인 가장자리 인간도 우리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가장자리 인간도 비록 도덕 행위자는 아니지만 도덕적 지위를 갖기 때문이다. 레건은 도덕 행위자이든 도덕 수동자이든 모두 본래적 가치를 가질 뿐 아니라 똑같이 갖는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도덕 행위자만이 도덕적 지위와 도덕적 권리를 지닌다고 오해한 것이다.

4. 레건(T. Regan)의 동물중심주의

도덕성은 도덕적으로 동등한 경우에 이중의 잣대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도덕 행위자의 경우에 본래적 가치를 가정하고, 본래적 가치를 소유한 경우 평등한 것으로 간주할 필요성을 인정했다면, 도덕 수동자의 경우에도 똑같이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본래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모든 존재는 도덕 행위자가 됐든 도덕 수동자가 됐든 본래적 가치를 평등하게 가지고 있다. …(중략)… 따라서 본래적 가치는 무조건적인 개념이다. 그것을 갖거나 갖지 않는 것이지 중간은 없다. 더구나 그것을 가지고 있으면 평등하게 가지고 있다. 정도 차이가 있지는 않다. – T. Regan, The Case for Animal Rights,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83). p.241.

4. 레건(T. Regan)의 동물중심주의

4. 삶의 주체를 어떻게 대우할 것인가? • [존중의 원리(respect principle)]

레건은 “본래적 가치를 갖는 개체를 그 개체의 본래적 가치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대우해야 한다.”라는 존중의 원리를 제안한다.

칸트의 철학에서 목적 그 자체인 개체를 존중해야 하는 것처럼, 삶의 주체인 개체는 단지 수단으로 대우해서는 안 되고 그 개체의 본래적 가치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대우해야 한다. 그래서 레건은 “칸트의 구절의 일부를 빌려서 표현하면, 본래적 가치를 갖는 개체는 최선의 결과값의 총합을 보장하기

위해서 단순히 수단으로 대우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한다.

5. 동물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적 논의

1. 도덕적 고려의 범위 • 싱어는 쾌고 감수 능력이 있는 존재로[아마도 새우나 굴의 어느 중간 정도에서 도덕적 고려의 선이

그어질 것이다], 레건은 삶의 주체라는 기준에 근거하여 1살 이상의 포유류로 도덕적 고려 대상을 제한한다. 싱어나 레건은 모두 자연 전체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지 않는다.

• 그런데 현재의 환경위기가 지구 전체의 위기 내지 시스템의 위기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동물중심주의가 현재의 환경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5. 동물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적 논의

2. 개체주의 • 싱어와 레건은 종(種)이 아닌 개체에게만 도덕적 지위가 부여된다고 본다.

동물중심주의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 종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쏟을 근거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동물중심주의는 생물학적 종의 보호를 위해서는 유효하지 않다. 또한, 동물중심주의는 동물 종이 아닌 개체 동물만의 도덕적 지위를 인정하기 때문에, 특정 종의 인구 과잉과 같이 생태학적 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을 해결[예: 코끼리 집단의 군살빼기]할 수 없을 것이다.

• 싱어와 레건과 같은 동물중심주의자는 개체주의 입장에 서 있기 때문에 자유방임적인 정책을 지지하게 된다. 싱어는 “우리가 동물들을 괜히 죽이지 않고, 학대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족하다고 주장하고, 레건은 “그냥 내버려두어라! 생명공동체를 구성하는 개체들의 권리를 존중한다면, 어찌 공동체 자체가 보존되지 않겠는가?”라고 주장한다.

5. 동물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적 논의

3. 인간중심주의의 확장 논변 내지 유사-인간중심주의 • 싱어와 레건에 의해 사용된 철학적 방법을 생각해 보자. 그들은 모두 인간

존재가 도덕적 지위를 갖는 확실한 사례라고 봄으로써 논의를 시작한다. 그 다음 그들은 묻는다. “왜 인간은 도덕적 지위를 갖는가?”를 묻고, 싱어는 “쾌고 감수 능력이 있기 때문에”, 레건은 “삶의 주체이기 때문에”라고 각각 답변한다. 이 기준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성질에 근거하고 있다. 싱어와 레건은 모두 동물들이 인간이 갖고 있는 이런 성질을 공유하기 때문에, 도덕적 지위를 갖는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들의 논변은 인간중심주의의 확장 논변 내지 유사-인간중심주의라고 평가된다.

• 싱어와 레건이 가장자리 상황 논변을 활용하여 동물이 도덕적 지위를 갖고 있음을 주장하는 곳에서도, 우리는 동물중심주의가 인간중심주의에 기대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