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과 일-삶의 균형의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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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연구(2015), 제20권 제1호, 24-48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과 일-삶의 균형의 실태: 다국적시간연구(MTUS, Multinational Time Use Studies) 자료를 활용한 한국 기혼여성과 서구 7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 비교 차승은 1) 은기수 2) 전지원 3) Kimberly Fisher 4) 요약 이 연구는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유형을 일과 삶의 균형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다른 나라의 기혼 여성과의 비교를 통해, 현재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활용의 특징을 기술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 정책이 추구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다국적시간연구(MTUS, Multinational Time Use Study) 5.1 버전 원자료로부터, 한국과 7개 서구 국가(덴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 독일, 미국, 영국 그리고 이탈리아)의 25-55세 기혼여성이 작성한 70,143개의 시간일지 자료를 추출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한국의 취업여성의 유급노동시간은 다른 국가 기혼 취업 여성들과 비교해 볼 때 상당히 긴 편이다. 한국의 비취업여성 역시 다른 7개 국가 비취업여성들과 비교해 볼 때, 이탈리 아와 미국 비취업여성 다음으로 무급노동시간이 긴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노동-비노동의 비중으로 볼 때, 한국의 비취업여성은 자유시간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둘째, 각국 취업여성의 일과 삶의 균형 유형을 분석한 결과 무급노동 제한형, 균형형, 그리고 유급노동 우선형의 총 3 가지 유형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북유럽국가의 기혼여성들은 취업/비취업을 불문하고, 무급노동 부담이 적은 특징이 있었다. 또한 북유럽 국가에서 기혼여성의 삶은 총노동시간과 비노동시간 간에도 시간배분의 균형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1.5부양자 혹은 단시간 근로 문화를 가진 서유럽 국가에서는 취업여성의 경우 유-무급노동 간의 시간배분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특징을 발견하였다. 한국 기혼여성의 삶의 균형은 취업여성일 때 유급노동 우선성이 두드러지고 비취업 여성은 자유시간에 매몰되는 극단적인 양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유형을 통해 한국여성이 경력 전환 시에 시간빈곤 및 시간충격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용어 : 일과 삶의 균형 work-life balance, 유급노동 paid work, 무급노동 unpaid work, 고용상태 employment status, 시간사용조사 time diary survey, 다국적시간조사 MTUS 1)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와우안길 17, 수원대학교, 아동가족복지학과, 조교수 , Email: secha@ suwon.ac.kr 2) 교신저자: 서울특별시 관악구 관악로 1,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Email: eunkisoo@ snu.ac.kr 3) Manor Road Building, Manor Road, Oxford OX1 3UQ, United Kingdom, Center for Time Use Research, Researcher Email: [email protected] 4) Manor Road Building, Manor Road, Oxford OX1 3UQ, United Kingdom, Center for Time Use Research, Researcher Email: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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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계연구(2015), 제20권 제1호, 24-48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과 일-삶의 균형의 실태:

    다국적시간연구(MTUS, Multinational Time Use Studies)

    자료를 활용한 한국 기혼여성과 서구 7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 비교

    차승은1) ․ 은기수2) ․ 전지원3) ․ Kimberly Fisher4)요약

    이 연구는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유형을 일과 삶의 균형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다른 나라의

    기혼 여성과의 비교를 통해, 현재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활용의 특징을 기술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 정책이 추구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다국적시간연구(MTUS, Multinational Time

    Use Study) 5.1 버전 원자료로부터, 한국과 7개 서구 국가(덴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 독일, 미국,

    영국 그리고 이탈리아)의 25-55세 기혼여성이 작성한 70,143개의 시간일지 자료를 추출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한국의 취업여성의 유급노동시간은 다른 국가 기혼 취업 여성들과 비교해 볼 때

    상당히 긴 편이다. 한국의 비취업여성 역시 다른 7개 국가 비취업여성들과 비교해 볼 때, 이탈리

    아와 미국 비취업여성 다음으로 무급노동시간이 긴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노동-비노동의 비중으로

    볼 때, 한국의 비취업여성은 자유시간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둘째, 각국 취업여성의 일과 삶의

    균형 유형을 분석한 결과 무급노동 제한형, 균형형, 그리고 유급노동 우선형의 총 3 가지 유형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북유럽국가의 기혼여성들은 취업/비취업을 불문하고, 무급노동 부담이

    적은 특징이 있었다. 또한 북유럽 국가에서 기혼여성의 삶은 총노동시간과 비노동시간 간에도

    시간배분의 균형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1.5부양자 혹은 단시간 근로 문화를 가진 서유럽

    국가에서는 취업여성의 경우 유-무급노동 간의 시간배분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특징을

    발견하였다. 한국 기혼여성의 삶의 균형은 취업여성일 때 유급노동 우선성이 두드러지고 비취업

    여성은 자유시간에 매몰되는 극단적인 양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유형을 통해 한국여성이 경력

    전환 시에 시간빈곤 및 시간충격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용어 : 일과 삶의 균형 work-life balance, 유급노동 paid work, 무급노동 unpaid work, 고용상태 employment status, 시간사용조사 time diary survey, 다국적시간조사 MTUS

    1)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와우안길 17, 수원대학교, 아동가족복지학과, 조교수 , Email: secha@

    suwon.ac.kr

    2) 교신저자: 서울특별시 관악구 관악로 1,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Email: eunkisoo@

    snu.ac.kr

    3) Manor Road Building, Manor Road, Oxford OX1 3UQ, United Kingdom, Center for Time

    Use Research, Researcher Email: [email protected]

    4) Manor Road Building, Manor Road, Oxford OX1 3UQ, United Kingdom, Center for Time

    Use Research, Researcher Email: [email protected]

  •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과 일-삶의 균형의 실태 25

    1. 서론

    이 연구의 목적은 한국 기혼 여성의 일상생활을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의 관점에서 파악하는데 있다. 기혼여성의 시간활용 유형을 취업여부로 구분

    하여 살펴봄으로써, 기혼여성의 하루 24시간 동안 시간운용 방식이 유급노동시간의

    존재여부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그 구체적인 상황을 분석하였다. 특히 다른 국가의

    기혼여성의 시간활용 유형과 비교를 통해, 현재 한국 기혼 취업/비취업 여성이 시간활

    용의 차원에서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기술하고자 하였다.

    한국사회에서 “일하는 엄마”의 모습은 이제 낯선 상황이 아니다. 지난 1960년대 이

    후 한국 여성의 생애과정과 취업상태를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최근 코호트 일수록,

    여성의 생애기간에 직업 역할을 한번 이상 경험하는 것이 일반적인 삶의 유형으로 나

    타난다(박경숙·김영혜, 2003; 박수미, 2006; 은기수․박수미, 2002). 다만, 한국의 기혼

    여성은 이 일/가족역할의 다중역할을 양립하지 못하고, 생애과정동안 이를 순차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이 서구 여성들과 다르다(박경숙·김영혜, 2003).

    선행연구들은 장시간 노동문화가 취업자, 특히 여성 취업자의 일/가족 역할 양립을

    가로막는 주된 원인으로 일관되게 지적해 왔다(손문금, 2003; 장지연․부가청, 2003).

    유급노동이 하루 24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생활시간에

    투여할 수 있는 시간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장시간 노동을 감내하는

    기혼여성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결혼과 출산 후 노동시장으로부터 멀어

    져 버린 여성들도 존재한다. 비취업여성은 가사와 자녀 및 성인돌봄과 같은 무급노동

    에 매몰되면서, 자기개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또한 이들 비취업여성들이 노동시

    장에 재진입하게 되면 직종의 선택의 제약과 함께, 장시간 유급노동시간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박기남, 2009).

    이처럼, 한국의 기혼여성은 취업상태에서든 혹은 비취업상태에서든 일-삶 균형을

    이루는데 있어서 딜레마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고 판단되는데, 그 어려움이 무엇인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선행연구들을 통해 여성의 유급/무

    급 노동시간을 결정하는 요인이나 그 실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밝혀졌다. 그러나

    여전히, 유급노동시간이 증가 혹은 감소와 같은 변동이 있을 때, 일상생활에서 다른

    활동/비활동에 대한 시간들은 어떻게 배분되는 지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손문금, 2003; 차승은, 2011). 어린 자녀를 둔 여성의 낮은 취업률이 혹여 이들 여성

    이 직면하고 있는 시간활용에서의 경직성, 소득과 시간자원의 불합치성과 연관이 있

    다는 가설을 세워볼 수 있지만, 이를 탐색한 연구 역시 발견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기존연구의 한계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 개인

    의 삶에서 취업/비취업 상태를 모두 경험해 본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못하였다. 기혼여

    성에 관한 국내 연구의 경향은 대부분 취업여부에 따라 여성 집단을 이분법적으로 구

    분해 왔다. 때문에, 지금 현재 비취업 상태에 있는 여성이 예전에는 취업여성이었다는

    점, 역으로 현재 비취업상태에 있는 여성이 앞으로 취업상태로 전환할 수 있다는 가

    능성은 고려되지 못했다. 둘째, 생활시간 연구에서 기혼여성에 관한 주제들이 유급노

    동이나 무급노동과 같은 노동의 차원에서만 부각된 측면들이 있었다. 반면에, 노동과

    비노동시간의 상호교환, 혹은 여가나 자유시간의 활용과 같이 노동이외의 영역에서

  • 26 차승은 · 은기수 · 전지원 · Kimberly Fisher

    부각되는 차별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취업/비취업의 경력 전환이 발생

    할 때 기혼여성의 일상생활이 급격히 변화할 수 있다는 점, 그 속에서 여성 개개인이

    경험하는 딜레마나 여성이 속한 가족구성원들이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 등에 대해서

    별다른 관심이 기울여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지난 1990년대 이후 기혼여성에 관한 연구들은 기혼 여성의 취업률 증가를 목격하

    면서, 연구주제는 자연스럽게 취업여성, 맞벌이 가족에 관한 연구 그리고 더 나아가서

    남녀 차이를 살펴보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최근 연구들을 보게 되면, 맞벌이 가족

    내에서 여성과 남성의 대결구도에서 이들의 직업역할과 가족역할, 자녀양육, 가사노동

    문제와 성별 분업문제가 핵심적인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김진욱, 2005; 마경희,

    2008; 이재경․이은아․조주은, 2006; 이재경․장미혜, 2004; 장지연․부가청, 2003).

    그러나 여전히, 기혼 여성 집단 내에서 발견되는 차별성(within group difference)이나

    불평등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박수미, 2006, 박

    기남, 2007, 2009).

    이 연구에서는 기혼여성의 취업여부에 따른 생활시간활용을 일과 삶의 균형의 관

    점에서 탐색하고자 한다. 일과 삶의 균형의 관점을 활용하여 한국 기혼여성이 취업/비

    취업 상태에 있을 때, 시간배분과 일과 삶의 균형의 유형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파악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기혼여성이 취업 경력의 전환을 시도할 때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어떠한 노력과 전략이 필요할지에 대해서도 추론해 보고자 한다.

    이 연구의 또 다른 목표는 국제비교를 시도하는데 있다. 취업/비취업 여성이 일상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과 딜레마는 한국에만 국한된 사항이 아니며, 취업여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많은 국가에서도 관찰되는 부분이다. 다만, 다른 국가의 취업여성들에

    게 있어 활용 가능한 정책이나 특히 시간관련 정책들은, 현재 그들의 기혼여성의 취

    업률이나 출산율과 같은 거시적인 지표에서 확인되는 바처럼, 조금 더 전략적이었고,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Esping-Anderson, 2009). 서구여성들과 비교

    해서 한국 취업여성들은 생활세계에서부터 불리함을 안고 살아가고 있으며, 문제와

    딜레마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작업을 수행하고자 한다.

    2. 기존연구 고찰

    2.1 일과 삶의 균형론 소개와 일과 삶의 균형론의 주요 쟁점

    최근 들어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용어가 문헌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는 것을 발견

    한다. 일과 삶의 균형과 함께, 일/가족갈등, 일/가족(정) 양립이라는 용어도 혼용해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론적인 배경이나 용어가 전제하는 가설의 측면에서 일과 삶

    의 균형 관점(work-life balance perspective)은 일/가족 갈등과 매우 다르고, 또한 일/

    가족 양립과는 기본 전제에서부터 분명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용어정의와 용

    어에 대한 이론적 배경에 대한 간단한 고찰을 시도하였다.

    가족학 분야에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일/가족 갈등(work-family conflict), 일/가

  •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과 일-삶의 균형의 실태 27

    족 양립(work-family compatibility)이라는 용어를 통해 다중역할 수행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한경혜․장미나, 2009; 한경혜․차승은, 2004). 여기에서 ‘일’이란 공적

    영역(public sphere)을 의미하고 ‘가족’이란 사적영역(private sphere)을 지칭하는데, 일

    과 가족역할은 서로 분리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차별적인 경험이라고 인식한다

    (Clark, 2000; Pleck, 1977). 이는 공(public sphere)과 사(private sphere), 그 개별 영역

    에서 요구하는 역할과 기술이 독립적이고 상호 배타적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문은미, 2004). 즉, 개인이 하나의 역할과 활동에 몰입하게 되면 다른 활동에 투여할

    수 있는 자원은 줄어드는 교환적인 구도를 가정하고 있다.

    그런데, 일과 삶의 균형은 개념적인 면에서 일/가족 갈등, 혹은 일/가족 양립과 뚜렷

    한 차이가 있다. 첫째, 일과 삶의 균형은 일과 삶의 영역을 개인이 소유한 욕구(need)

    로 인식하였다는 점이 갈등론과 차이가 있다. 노동으로 인해 개인의 자유가 희생당하

    지 않고, 또한 지나치게 자유를 향유하여 노동시간이 방해받지 말아야 하는 공존의

    상태를 지향한다. 개개인의 수준에서는 욕구를 충족함에 있어 파레토 효율(Pareto

    efficacy)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하고, 그러한 의미에서 “균형(balance)”을 주

    장한다(Gershuny, 2000; 참조).

    거슈니(Gershuny)의 선(善)한 삼각형 모형 (Virtuous Triangle

    Model)(2000)

    둘째, 일과 삶의 균형에서는 “가족”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이것이 “삶”이라는 용

    어로 대체되었다. 이는 가족생활 내에서도 노동의 요소 외에도 유희의 요소가 존재함

    을 인식한 것과 관련이 있다(신경아, 2009). 따라서 일과 삶의 균형의 관점에서는 삶

    의 영역을 노동과 비노동(잠을 제외한 개인유지, 여가 및 자유시간)의 구도에서 살펴

    보고자 한 의도가 있다. 노동은 수입의 유무에 따라 유급과 무급노동으로 구분된다.

    이때, 개인 혹은 가족의 생존에 필수적인 돌봄, 가사노동은 무급노동의 영역으로 인식

  • 28 차승은 · 은기수 · 전지원 · Kimberly Fisher

    한다(Voydanoff, 2005). 그런데, 만약 기존의 가족역할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진 노동

    (가사일, 돌봄노동)을 통해 수입을 얻게 되면 그것은 유급노동으로 간주된다. 이는 가

    사도우미와 같은 전문화된 서비스업종의 종사자들이 수행하는 유급가사노동을 고려한

    것이다.

    한편, 전술한 바와 같이, 비노동부분의 활동을 강조한 것이 기존의 일-가족 연구들

    과 비교해서 독특한 부분이다. 비노동부분은 수면을 제외하고, 자율성을 가지고 수행

    하는 모든 활동이 포함된다. 가령, 개인적인 시간들(개인유지 및 휴식)을 포함하여, 가

    족이 함께 하는 여가, 놀이는 물론, 가족 이외 사람들과 보내는 교제시간이나 종교시

    간도 포함된다. 심지어 흡연, 음주 혹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 역시 비노동으로

    서 삶의 영역에 속한다.

    에 나타나 있는 거슈니의 “선한 삼각형 모형(Virtuous Triangle Model)”

    은 이러한 일과 삶의 균형 관점을 잘 대변한다. 노동과 비노동활동 간의 긴장과 교환,

    노동 내에서는 유급과 무급노동시간 간의 긴장 및 교환을 중요하게 다루고자 하는 의

    도를 살펴볼 수 있다.

    이렇게 유급/무급, 노동/비노동간의 균형이라는 일과 삶의 균형의 관점을 도입하게

    되면, 일-가족이라는 성별 분리된 영역으로 인식되어온 노동의 속성에 대한 편견을

    해체할 수 있다. 즉, 일-삶에서는 젠더 이슈 뿐 아니라 남성과 여성 각각의 집단 내에

    서 발견되는 차별성을 비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또한 가족공유시간을 노

    동과 유희로 분리함으로써 가족역할 속에 담겨 있는 유희의 요소를 비노동시간으로

    관찰할 여지를 남긴다(Frone, 2003).

    2.2 일과 삶의 균형에서 집단별 상이성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과 삶의 균형은 유급노동- 무급노동- 자유시간(필수시

    간과 여가 및 그 밖의 활동시간)을 세 개의 축으로 하면서, 이 세 개의 축에서 최적의

    상태를 나타내고자 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참조). 그런데, 이 균형을 이

    루는 최적의 상태에 있다는 것은 어떠한 절대적인 기준으로서 균형점이 존재하는 것

    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과 삶에서균형을 갖는다의 의미는 개인적·사회적 욕구를 해결하는 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집단별로 욕구해결의 방식

    이 상이하기 때문에 균형을 이루는 지점 역시 집단에 따라 서로 차이가 나타날 수 있

    다(Burchardt, 2008). 가령, 소득이 필요한 취업자는 삶이나 무급노동에서의 욕구가 존

    재함에도 불구하고, 유급노동에서 요구하는 욕구에 충실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균형

    점은 유급노동시간을 늘리는 대신 자유시간이 무급노동시간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맞

    추어진다.

    이러한 삼각형모형이 일과 삶의 시간사용의 방식에 대해 시사하는 점이 많지만,

    거슈니(Gershuny, 2000)의 접근방식은 한 사회 내에서 다양한 집단을 비교하고, 대상

    및 집단별 차별성을 인식할 때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그중에서도 전지원(Jun,

    2014)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거슈니의 모형에서는 일하는 인구와 일하지 않은 인구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 따라서 노인인구, 실직자, 전업주부와 같이 비노동인구

  •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과 일-삶의 균형의 실태 29

    의 삶의 균형을 다루지 못하고 노동인구의 삶의 균형만 제시할 수 있다는 한계를 드

    러낸다. 왜냐하면, 삼각형 모형에서 유급-무급-자유시간의 세 축이 반드시 존재해야하

    기 때문이다.

    일과 삶의 3차원 삼각형 모형

    이러한 기존 연구의 한계점을 고려하여 이 연구에서는 삼각형모형을 기반으로 하

    여 취업여부에 따른 유급-무급노동 그리고 자유시간양을 세 축으로 하되, 이때 자유

    시간에 투여한 시간량을 기준으로 자유시간 대비 유급 및 무급노동시간의 비중을 제

    시하는 새로운 삼각형 모형을 제안하고자 한다( 참조). 입체삼각형 모형에

    서 각 축과 꼭지점은 가장 중심에 자유시간이 존재하고, 양옆으로 자유시간 대비 유

    급노동시간과 자유시간 대비 무급노동시간을 각각 배치하였다. 이때, 양 옆의 꼭지점

    은 자유시간을 기준으로 유급노동과 무급노동의 상대적 비중을 나타낸다. 즉, 자유시

    간양을 기준으로, 삶의 균형이 자유시간과 유급노동 그리고 무급 중 어느 쪽에 더 힘

    이 실리는지 벡터(vector)의 관점으로 접근해 본 것이다. 비취업자의 경우 유급노동량

    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유시간과 무급노동량을 통해 노동시간과 비노동시

    간의 비중만으로도 삼각형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동하지 않는 집단” 이 갖는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유급과 무급노동의 비율을 합한 총노동시간

    의 수치를 자유시간량과 비교함으로써 노동과 삶의 영역을 대비해 볼 수 있다.

    2.3 국가별 사회복지정책과 일과 삶의 균형의 관계

    전술한 바와 같이, 일과 삶의 균형 관점을 통해 사회 내 각 하위집단들의 생활세

    계의 운용과 욕구 충족의 상황에 관한 분석이 가능하게 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서

    정책적 개입을 통해 개개인이 겪는 일과 삶의 균형 양상이 과연 차별적인가에 정책입

  • 30 차승은 · 은기수 · 전지원 · Kimberly Fisher

    안자들이나 학자들의 관심이 모아졌다(Esping-Anderson, 2009).

    신경아(2009)는 시간활용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개별 정부가

    노동시장에 개입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신경아의 연

    구에서는 일-가족에 대한 정책적 개입의 수준과 노동시간 정책(장시간노동, 단시간

    노동)을 축으로 하여 서구사회의 정책들을 4개의 유형(장시간-높은 개입, 장시간-낮은

    개입, 단시간-높은 개입, 단시간-낮은 개입)으로 구분하여 제안하였고 각 유형별로 남

    녀가 경험하는 시간압박의 수준을 분석한 바 있다(신경아, 2009).

    코피(Korpi, 2000; 크레이그(Craig, 2007)에서 재인용)는 기존 사회복지정책 관련

    논의들이 가족 내의 젠더상황을 간과했다고 비판하면서, 실제 거시적인 정책과 함께,

    개별 가족 내에서 젠더를 둘러싼 역할배분에도 주시할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이러한

    코피(Korpi, 2000)의 논의를 차용한 크레이그(Craig, 2007)의 분류방식을 보게 되면,

    유형화의 축으로 정부의 가족역할에 대한 정책의 강도를 활용한다. 이는 신경아의 분

    류방식과 유사하지만, 유형을 이루는 또 다른 축으로서 가족의 임금형태(홀벌이, 맞벌

    이)를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신경아의 분류와 차이가 있다. 크레이그(Craig, 2007)에 따

    르면, 여성의 시간활용 유형은 맞벌이선호-정책지원형(북유럽), 남성주부양자(bread

    winner 선호)-정책지원형(독일형), 남성주부양자-시장지원형(이탈리아), 그리고 맞벌이

    선호-시장지원(미국과 호주)에 따라 달라진다. 가족 내에서 여성의 역할에서 우선성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에 기혼여성의 시간활용 방식이 달라진다고 본 것이다(Korpi,

    2000).

    이 연구가 특별히 기혼여성의 생활시간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코피(Korpi,

    2000)나 크레이그(Craig, 2007)의 분류방식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특히 크레이그

    (Craig, 2007)가 지적한 이탈리아형의 사례는 가족 내 남성 주부양자가 존재하고 여성

    의 취업은 보조적인 지위를 갖는 특징이 있다. 여성의 유급노동의 강도는 크지 않지

    만, 집에서 먹는 “집밥”과 “깨끗한 옷차림새”와 같은 가족의 무급노동에 대해서는 강

    조되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가족주의가 강한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요구

    되는 무급가족노동의 수위를 가늠함에 있어 비교지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

    다.

    선행연구들의 이와 같은 지적을 고려하여 이 연구에서는 이탈리아 모델을 포함하

    는 방식으로 유형화를 시도한 크레이그(Craig, 2007)의 분류방식을 채택하였다. 사회

    정책이 개인 및 가족 단위에서 벌어지는 시간배분에 개입하는 정도를 하나의 축으로,

    그리고 다른 축은 여성의 유급노동시간으로 삼아서 4개의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참조)

    첫 번째 유형 (1)은 북유럽 유형으로서, 여성의 취업률도 높을 뿐 아니라 여성들이

    남성과 동일한 전일제 근무가 권장되는 형태의 국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여성의 전일

    제 근무가 가능하도록 공보육을 장려해 왔고, 이러한 보육혜택은 주로 취업한 기혼여

    성에게 집중되도록 개입하였다. 또한 남성의 가족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여성의 가족부

    담을 감소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크레이그(Craig, 2007)에 따르면, 북유럽형은 남

    녀 모두 노동시간을 유지하면서도 남녀 각자가 일-가족 균형을 이루려는 목적을 가지

    고 있다.

  •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과 일-삶의 균형의 실태 31

    두 번째와 세 번째 유형은 두 경우 모두 서구유럽으로 분류될 수 있기는 하나 노

    동시간에 대한 개입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유형 (2)(독일, 네델란드)는 남성과 여성 모

    두에게 단시간 정책을 강조한다. 즉, 전체적으로 유급노동시간을 조정함으로써 남녀

    모두 일정부분의 시간을 무급노동에 할애할 것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가

    족이라는 단위를 중심으로 시간공유 및 배분이 가능하도록 정책이 지원하는 형태이

    다. 정책이나 제도가 존재하더라도 개별 가족이 직면하는 균형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고, 특히 노동규범의 차원에서 남성의 변화가 여성의 변화에 비해 느리게 나타

    나는 문화적 간극(cultural lag)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선행연구(Craig, 2007; Korpi,

    2000)들은 정책목표와 실제 개인들이 직접 피부로 경험하는 것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

    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유형 (3)(이탈리아)은 독일이나 네델란드와 유사하지만, 여성의 무급노동을 더 강

    조하는 형태이다. 노동시장에서 남성이 1의 할당을 여성이 0.5의 할당을 수행하되, 가

    족내에서는 여성이 무급노동의 대부분을 수행하도록 하는 구도이다. 때문에, 남녀가

    모두 취업한 경우 남성과 여성의 총노동시간은 비슷한 수준을 나타낸다. 즉, 이 경우

    는 무급노동(가사활동이나 자녀돌봄) “여성의 역할”로 규범화 되어 있기 때문에, 다중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부담은 고스란히 여성의 몫이 된다.

    마지막으로 장시간-시장경제 노동체제는 유지하면서, 일과 가족 균형을 이루기 위

    한 대체재 및 소비재 구입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모형으로 미국, 호주의 사례가 여

    기에 해당된다. 부부 모두 장시간 노동을 하게 되나, 그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부재하

    고, 개별가족은 본인들에게 필요한 양립방안을 시장에서 찾아야 하는 형태이다. 때문

    에, 자녀돌봄, 가사노동 등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희생되는 시간을 보완하기 위해 시

    장에 의존하게 되고, 이를 위해 장시간 노동과 “시간 쥐어짜기”(time squeeze)가 이루

    어지고, 개개인은 심각한 시간압박을 호소하게 된다.

    이 연구에서는 이렇게 구분된 4개 유형의 시간활용방식이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 참조), 한국 기혼여성은 이러한 4개 유형에서 나타나는 생활시간활용 유형

    과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또한, 각국 기혼여성들의 시간활용 상황과 취업

    률, 출산율과 같은 거시지표와의 연결고리를 비교하였다.

    3. 연구방법

    3.1 자료 및 분석대상자 특성

    이 연구에서 사용한 자료는 다국적시간연구(Multinational Time Use Study,

    MTUS)자료이다. 옥스퍼드 대학의 시간연구소(Center for Time Use Research)는

    1960년대부터 수집된 시간일지자료를 아카이브하고 있는데, MTUS는 이러한 각국 시

    간일지를 상호 비교가능하도록 호환한 자료이다. 한국의 생활시간자료(통계청, 2009)

    도 현재 MTUS 버전으로 호환이 되어 있어서 다른 나라와 직접비교가 가능하다.

    MTUS에서는 각국 시간자료에서 나타나는 기본적인 인구사회학적특성에서부터 구체

  • 32 차승은 · 은기수 · 전지원 · Kimberly Fisher

    적인 활동사항을 비교 가능하도록 자체적인 코딩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이 호환(harmonized data)과정을 거친 데이터를 활용하여 한국을 포함하여, 앞서 언급

    한 4개 유형을 대표하는 국가들(덴마크,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미국)을 선별하였

    다. 덴마크 자료의 경우 사례수가 적어서 북유럽 국가 중 활용이 가능했던 노르웨이

    를 추가적으로 살펴보았다. 크레이그(Craig, 2007)는 시장형으로 호주자료를 활용하였

    는데, 아쉽게도 현재 MTUS에서는 호주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에 호주자료 대

    신 시장형으로 분류되는 미국 자료를 활용하였고, 미국자료가 갖는 편향성이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하여 유럽 국가 가운데 시장형에 가깝다고 알려진 영국의 자료를 추가적

    으로 포함시켰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최종적으로는 한국을 포함한 8개 국가(한국,

    덴마크, 노르웨이, 네델란드, 독일, 미국과 영국 그리고 이탈리아) 기혼여성(25-55세)이

    작성한 70,143개의 시간일지 자료를 추출하였다 (자세한 각국 여성의 사회인구학적 특

    성에 관해서는 참조).

    도시거주 기혼 여성 (20-55세)의 일반적 특성 : 각국 비교 (%, Mean)

        덴마크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영국 미국 한국

    교육수준

    (%)

    고졸이하 55.3 75.6 90.8 66.2 63.6 71.3 31.2 65.4

    전문대이상 44.7 24.4 9.2 33.8 36.4 28.7 68.8 34.6

    평균연령(Mean) 40.31 41.82 41.19 40.27 39.86 40.2 40.01 41.09

    취업률(%) 83.5 73.1 54.0 66.2 81.7 75.0 70.8 56.7

    생애주기

    (%)

    40세이하

    동거자녀 없음15.8 4.4 13.9 14.7 5.8 12.5 6 5.6

    자녀 1-4세 20.6 17.5 10 24.5 38.5 21.8 32 19.3

    자녀5-12세 22.6 32.5 29.1 23.7 26.9 25.2 31.7 29.3

    자녀13-17세 10.5 17.7 14.4 9.6 10.9 12.7 12 16.6

    자녀 18세 이상 0 14.6 23.6 0 0 8.1 4.8 19.2

     40세 이상

    동거자녀 없음30.32 13.1 8.8 27.5 3.5 19.8 13.1 10.2

    그런데, 시간자료가 수집될 당시의 샘플링 기법이나, 조사방법이 개별 국가마다 상

    이하였다. 또한 국가마다 개별 활동에 대한 정의도 다르다. 각국의 인구분포를 고려

    하지 못하는 부분, 취업이나 경제적 상황에 대한 고려가 어려운 점, 그리고 무엇보다

    도 행위별로 내포하는 의미가 문화마다 차이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국가별로 인구

    구성이나 인구특성의 차이를 최대한 고려하기 위해 이 부분을 가중치를 활용하여 보

    정하였다.

  •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과 일-삶의 균형의 실태 33

    각국의 시간일지자료는 국가별 자료 수집시기가 모두 달랐다는 점이 분석에 영향

    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시간일지 자료는 2009년인데, 그에 비해 다른 나라들

    은 대체로 2000년대 초반에 시간일지가 수집되었다. 국가마다 조사가 이루어진 시기,

    혹은 조사된 표본에서 나타나는 인구구성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러한 자료가 갖는 한

    계에도 불구하고, 이미 국제비교를 시도한 선행 시간연구들이 이 부분의 한계보다, 비

    교자체의 유익한 의미를 더 크게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관련된 제한점은 존재할 수

    있으나, 실제 여기에서는 각국의 상황에서 연도가 갖는 효과가 문화적 차이보다 작다

    고 가정하고 분석을 시도하였음을 밝힌다.

    생활시간변수 구성

    유급노동시간직장에서 일+ 직장 내 휴식+ 재택근무 + 일 관련

    이동시간

    무급노동시간가사일+가정관리+자녀돌봄+ 성인돌봄+ 무급노동

    관련 이동시간

    자유시간

    필수활동(음식물 섭취, 씻기, 위생활동)+ 이동시간

    +레져(휴식, 취미, 아무일도 하지 않기)+카페 및

    레스토랑+ 종교활동+ 스포츠+ 야외활동(관람, 소풍,

    여행 등)+ 읽기+TV와 라디오+ 학습활동+ 정원가

    꾸기

    수면시간 주수면+ 부수면(낮잠과 졸음)

    자유시간 대비 유급노동시간 비율 총유급노동시간/자유시간

    자유시간 대비 무급노동시간 비율 총무급노동시간/자유시간

    주) 유급노동과 무급노동 자유시간과 수면시간의 총 합이 1440분이 되도록 구성하였음.

    3.2 변수구성 방법

    ① 생활시간은 크게 유급노동시간, 무급노동시간 그리고 자유시간의 세 영역으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이 유급과 무급 그리고 자유시간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활동시

    간 항목은 에서 제시하였다.

    ② 취업여부: 기혼 여성의 생활세계는 취업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질 것으로

    예측하였고, MTUS에서지난 일주일 동안 일정 시간 유급노동을 한 경우는 취업자로 구분하였고,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은 경우(은퇴자, 휴직자, 학생, 구직자 그리

    고 기타 자발적 비취업자)는 모두 비취업 상태로 인식하였다. 즉 하루 일과에 유급노

    동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③ 생애주기 변수: 가족발달 상의 단계를 알아보기 위해 기혼 여성 가구 내에 함

    께 거주하는 자녀와 자녀의 연령을 중심으로 6단계의 생애주기 변수(의 표구

    분을 참조)를 구성하였다.

  • 34 차승은 · 은기수 · 전지원 · Kimberly Fisher

    4. 연구결과 및 해석

    4.1 기혼여성의 생애주기별 취업자 분포

    각국 여성의 취업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분석대상자 중에서 취업한 기혼여성의 생

    애주기별 분포양상을 국가별로 제시하였다(). 횡단자료에 기반하여 취업상

    태를 표시한 것이기 때문에, 해석상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주) MTUS 자료(기혼여성 25-55)에 대한 분석결과임.

    막내자녀 연령에 따른 기혼여성의 취업비율(%): 국가별 비교

    교육수준에 따른 노동시장 참여양상: 서구 7개국과 한국기혼여성 비교

  •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과 일-삶의 균형의 실태 35

    그래프의 가장 상단에 위치한 선에 나타난 덴마크 여성의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

    자. 덴마크 여성의 취업률은 결혼직후 및 0-4세 자녀를 둔 시기에 취업률이 72% 수

    준을 나타내다가, 자녀가 학령기에 들어서면 취업률이 87%까지 상승하고, 생애주기

    후반까지 대체로 취업률 80%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같은 북유럽 국가인

    노르웨이 여성의 취업률은 결혼 후 자녀 출산 전에 90%를 상회하지만 그 이후 생애

    주기의 발달에 따라 다소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70%를 상회하는 수준에서 취업률이 안정적인 패턴을 나타난다.

    북유럽국가 이외의 국가에서는,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어린 자녀들 둔 경우

    여성의 취업률이 감소하는 M자형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이나 영국, 네델란드에

    서는 출산 전 기혼여성의 취업률이 85% 수준이다가, 0-4세 자녀를 둔 여성의 취업률

    은 60%까지 감소한다. 이후 생애주기가 발달함에 따라 취업률이 점차 상승하여 70%

    선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기혼 여성의 출산 전 취업률(점선)이 이미 50% 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

    이고, 0-4세 자녀를 둔 여성의 취업률은 35%를 나타낸다. 물론 이후 자녀가 학동기를

    거쳐 청소년기에 이르면, 한국 기혼 여성의 취업률이 65%까지 상승하지만, 어머니됨

    의 불이익(motherhood penalty)의 강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 강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한국과 비슷하게 어머니됨의 불이익의 정도가 강하게 나타나는 국가

    로는 이탈리아뿐이다.

    국가별 취업/비취업 여성의 교육수준을 를 통해 비교해 보았다. 한국과

    나머지 7개국 여성의 교육수준과 취업률 유형을 살펴보면, 완벽하게 상반된 유형이

    드러난다. 비교를 시도한 7개국 기혼 여성의 경우, 교육수준이 높은 여성(4년제 대졸

    이상자)들의 취업률이 높고, 반면에 교육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은 노동시장 참

    여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높은 교육수준이 노동시장에

    서도 더 유리한 입장에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교육수준이 높은 4년제

    이상 대졸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교육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졸이하 여성들

    에 비해 오히려 낮다. 상당수의 4년제 이상 대졸자 여성이 비취업상태에 머물러 있음

    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연구에서 비교하는 다른 서구 국가 기혼여성들에 비해 한국의

    비취업 여성들은 교육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4.2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배분상황: 취업/비취업여성 간 비교

    다음으로 기혼여성의 취업상태에 따라 시간활용양상이 어떠한지 살펴보았다. 비취

    업여성은 무급노동시간에 하루 평균 383분을 사용하고 있고, 자유시간과 수면시간은

    각각 580분과 469분 배분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에 비해 취업여성은 유급노동시간

    이 하루 평균 약365분으로 나타난다. 유급노동이 생활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유급노동 이외의 생활시간들 가령, 무급노동이나 자유시간, 그리고 수면시간에

    소요하는 시간이 비취업여성에 비해 짧다. 더욱이 취업여성의 경우 유급노동을 하는

    동시에 무급노동량도 약 200분을 투여하여, 취업여성의 총노동시간량은 비취업여성에

    비해 1.5배 가량 많다.

  • 36 차승은 · 은기수 · 전지원 · Kimberly Fisher

    이러한 총노동시간과 유급 및 무급노동 비율상의 간극을 조금 더 명확하게 살펴보

    기 위해, 일과 삶의 균형의 관점에서 삼각형 모형을 통해 알아보았다. 에서

    는 자유시간양을 1이라고 고정하였을 때, 총노동시간의 비중을 알아보았다. 비취업여

    성의 총노동시간은 유급노동시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자유시간 대비 무급노동시

    간의 0.66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취업여성의 경우에는 자유시간을 1로 보았을 때,

    유급노동시간과 무급노동시간의 비율을 합친 수치 즉, 총노동시간은 약 1.33

    (0.86+0.47=1.33)이 된다. 취업여성과 비취업여성을 비교해 보면, 취업여성이 비취업여

    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총노동시간이 길다는 것을 말해준다. 더욱이 자유시간 대비 총

    노동시간이라는 절대적 기준으로 보더라도 취업여성의 일상생활의 우선성이 노동시간

    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기혼여성의 하루 시간배분 양상

    (단위: 분, 비)

    유급

    노동

    무급

    노동

    자유

    시간

    수면

    시간

    자유시간 대

    유급노동시간의

    비 (a)

    자유시간 대

    무급노동시간의

    비(b)

    자유시간 대

    총노동시간의

    (a)+(b)

    취업 364.9 201.2 425.0 448.7 0.85 0.47 1.33

    비취업 6.2 383.4 580.7 469.4 0.01 0.66 0.67

    주) MTUS 5.1 ver의 자료에서 가중치(promptwt)값을 적용한 단순평균치임. 소수점 둘째자

    리에서 반올림을 적용함.

    한국 기혼여성의 일과 삶의 균형 양상: 취업여성과 비취업여성 비교

    이러한 생활시간활용의 양상을 일과 삶의 균형 삼각형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 이다. 취업여성의 경우 총노동시간 비중이 자유시간보다 많고, 특히 유급노동

    시간의 비중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는 편중된 양상을 관찰할 수 있다. 비취업여성의

  •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과 일-삶의 균형의 실태 37

    경우 취업여성에 비해 무급노동에 투여하는 시간이 길기는 하나, 자유시간 비중이 총

    노동시간(비취업여성의 경우 무급노동시간)보다 더 긴 것으로 드러난다.

    앞서 언급한 한국의 기혼여성들의 생애취업유형이 M자형으로 취업/비취업 상황을

    순차적으로 경험한다는 점을 다시 상기해 보도록 하자. 일과 삶의 균형의 관점에서

    보면, 그러한 직업전환기를 맞이하게 되었을 때 기혼여성의 일상생활은 재조정이 필

    요하게 된다. 말하자면, 비취업자가 유지하고 있던 일상의 패턴은 취업과 동시에 취업

    자 일상으로 “새로운 균형점”을 찾기 위한 적응이 필요하다. 이 삼각형 모형을 고려한

    다면, 비취업 여성이 취업상태로 전환을 하게 되면,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는 것은 자

    유시간 비중이 크게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또한 무급노동시간 감소 역시 불가피 하다.

    여성에 의한 무급노동시간은 가사일이나 돌봄과 같이 개별 가족에게 있어서는 생존에

    필수적인 시간들이라는 점에서 가족 내에서 여성이 투여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의

    대체재를 찾아야하는 상황임을 뜻한다. 반대로, 취업여성이 퇴직이나 은퇴와 같은 이

    유로 비취업상태로의 전환을 한다고 가정하면, 이때는 갑작스럽게 늘어난 자유시간을

    감당하고 비어버린 일상생활을 채우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4.3 각국 기혼 여성(20-55세)의 노동 및 비노동 시간배분현황

    그렇다면, 다른 국가에서 기혼 취업/비취업 여성의 시간배분 양상은 어떠할까? 이

    러한 한국적 상황과 얼마나 유사한지 혹은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을 것

    이다. 에서는 8개국 기혼여성의 취업상태에 따라 하루 24시간 시간활용 양상

    을 제시하였다.

    각국 기혼여성의 취업여부에 따른 하루 시간 활용 양상

    (단위: 분)

      취업여성 비취업여성

      유급노동무급노동

    자유시간

    수면시간

    유급노동

    무급노동

    자유시간

    수면시간

    덴마크 274.5 214.4 480.2 471.1 67.0 245.3 617.2 510.4

    노르웨이 247.8 239.6 469.2 483.2 20.4 312.6 600.4 506.4

    독일 206.4 257.1 494.0 482.3 10.0 377.9 555.0 496.9

    이탈리아 289.4 298.6 374.3 477.6 3.2 474.0 472.0 490.7

    네델란드 212.4 232.0 490.9 504.4 39.1 323.3 559.6 517.8

    영국 257.9 234.2 448.9 498.8 17.5 363.5 541.2 517.7

    미국 302.3 229.2 415.0 493.4 8.4 384.4 519.1 527.9

    한국 364.9 201.2 425.0 448.7 6.2 383.4 580.7 469.4

    한국과 서구국가전체평균차이

    95.5 -50.9 -40.8 -53.9 -7.3 11.2 45.2 -51.7

    주) MTUS 5.1 ver의 자료에서 가중치(propwt)값을 적용한 단순평균치임. 소수점 둘째자리

    에서 반올림을 적용함.

    분석결과, 서구 유럽국가 내에서도 국가별로 기혼여성들의 생활시간분포가 차별적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취업여성의 유급노동시간이 덴마크는 274분이었고, 독

  • 38 차승은 · 은기수 · 전지원 · Kimberly Fisher

    일은 206분 정도로 그 차이가 1시간을 넘어선다. 무급노동의 경우 이탈리아 취업여성

    은 하루 평균 298분을 사용하였지만 덴마크 취업여성은 214분에 불과하였다. 비취업

    여성의 경우 이탈리아의 비취업여성이 하루 평균 474분을 무급노동에 투자하였고, 그

    다음이 미국으로 384분 그리고 독일여성이 377분으로 나타났다. 무급노동시간 역시

    국가별로 상당히 다르게 분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행에 제시한 한국과 서구 7개국 평균생활시간을 비교해 보자. 한국의 취업

    여성의 유급노동시간은 364분으로 서구 취업여성 평균에 비해 거의 1시간 30분가량

    더 오래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비해 한국 취업여성은 무급노동시간도 50분가

    량 짧았고, 자유시간은 40분 그리고, 수면시간의 경우 서구여성 비해 50분가량 짧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비취업여성의 경우에도 수면시간은 51분가량 짧은 것으로 나

    타나는데, 그에 비해 한국 비취업 여성의 자유시간은 서구 비취업여성에 비해 하루

    평균 45분이 길었고, 무급노동시간도 하루 평균 11분이 더 길었다. 자유시간과 무급노

    동시간으로 인해 수면잠식이 일어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상을 통해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활용의 특성을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취

    업을 했을 경우, 기혼 취업여성의 유급노동시간이 타 국가에 비해 상당히 길었다. 전

    일제 비율이 높은 노르웨이나 미국의 여성들과 비교하더라도 한국 기혼 취업여성의

    유급노동시간은 하루 평균 60분가량, 이것을 일주일 평균치로 환산해 보자면 7시간

    가까이 더 많게 된다. 말하자면, 한국의 취업여성들은 일주일을 기준으로 볼 때, 다른

    나라 여성들보다 거의 하루를 더 일하는 상황이라고 하겠다.

    둘째, 가사일의 경우 한국의 취업여성은 다른 나라 여성에 비해 가장 적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에 비해, 한국의 비취업여성은 이탈리아와 미국의 비취

    업여성 다음으로 가사일에 소요하는 시간이 길었다.

    셋째, 한국의 취업/비취업여성들은 서구 7개국 여성에 비해 수면시간이 짧았다. 이

    러한 한국 기혼여성의 수면잠식이 취업여성의 경우에는 유급노동시간의 확보를 위해

    그리고 비취업여성의 경우에는 자유시간을 유지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4.4 각국 여성의 일과 삶의 균형의 형태에서의 공통점과 차이점: 취업여부에 따른 비교

    이러한 유급-무급노동시간의 균형유형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조금 더 자세히 살펴

    보기 위해 각 국가별로 유급-무급-자유시간의 분포를 일과 삶의 균형의 모형에서 분

    석해 보았다. 이때, 활동시간만 분석 대상으로 포함시켰고, 수면시간은 제외하였음을

    밝혀둔다. 은 에 나타난 수치들을 활용하여 유급, 무급, 그리고 자유

    시간들간의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재구성한 것이다. 자유시간양을 기준으로 두고

    자유시간양과 비교한 유급노동과 무급노동시간양을 수치로 나타내었다.

    그리고 이러한 수치를 일과 삶의 균형 모형으로 구성한 것이 , 그리고 이다. 이렇게 일과 삶의 균형 양상을 수치와 그림으로 비교해

    본 결과 각국의 일과 삶의 삼각형 형태는 대략 3개의 주요 유형으로 드러나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유형은 선행연구 고찰에서 나타난 개별 국가의 정책과 가

    족정책과도 상당부분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과 일-삶의 균형의 실태 39

    기혼여성의 취업여부에 따른 자유시간, 및 자유시간 대비 유급/무급노동시간 비

    취업여성 비취업여성

    자유시간

    (기준시간)

    자유시간

    대비 유급

    노동비율

    자유시간

    대비 무급

    노동비율

    자유시간

    (기준시간)

    자유시간

    대비 유급

    노동비율

    자유시간

    대비 무급

    노동비율

    덴마크 1.00 0.57 0.44 1.00 0.10 0.40

    노르웨이 1.00 0.52 0.51 1.00 0.03 0.52

    독일 1.00 0.41 0.52 1.00 0.00 0.68

    이탈리아 1.00 0.77 0.77 1.00 0.00 1.00

    네델란드 1.00 0.43 0.47 1.00 0.03 0.58

    영국 1.00 0.57 0.52 1.00 0.01 0.67

    미국 1.00 0.72 0.55 1.00 0.03 0.74

    한국 1.00 0.85 0.47 1.00 0.01 0.66

    주) 앞의 표 4.2에 제시된 수치들을 바탕으로 계산됨.

    북구 유럽의 대표국가인 덴마크와 노르웨이 여성의 생활시간 분포를 북부유럽 무

    급노동제한형이라고 명명하였고 이를 에서 도형으로 나타내었다. 일과 삶

    의 균형의 전반적인 유형에서 자유시간과 총노동시간이 1:1의 비중으로 유지되고 있

    다는 점, 그리고 취업여성과 비취업여성의 자유시간 대비 무급노동의 시간비중이 거

    의 일치하는 점이 특징적이다. 앞에서 한국의 경우 총노동시간 대비 자유시간이 1.3:1

    정도의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보면, 덴마크나 노르웨이의 경우 비취업여성의 일상

    생활에서 총노동시간 비중이 상당히 작다고 볼 수 있다.

    일과 삶의 균형 양상 유형1: 북유럽의 무급노동시간 제한형

    특히 자유시간 대비 무급노동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취업여성과 비취업여성에서

    거의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는 여성의 취업여부에 관계없이 여성이 해 내야 하는 무급

    노동시간의 절대적인 시간양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무급노동시간이

    취업 및 비취업 여성 모두에서 비중이 크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선행연구(신경아,

  • 40 차승은 · 은기수 · 전지원 · Kimberly Fisher

    2009; Craig, 2007)의 지적처럼, 무급노동시간의 상당부분을 가족 내에서 남성의 분담

    을 유도함으로써 혹은 또 다른 사회정책적 개입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네델란드와 영국 그리고 이탈리아의 경우 일과 삶의 삼각형의 형태를 살펴보면, 북유

    럽형과는 상이한 형태를 보이는데, 서구유럽형 국가들 간에는 몇 가지 점에서 유사성

    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에 제시한 네 개의 취업여성의 삼각형을 살펴보

    면, 삼각형의 형태가 자유시간 축을 고정하였을 때, 자유시간 대비 유급노동과 자유시

    간 대비 무급노동이 거의 동일한 비중, 즉 균형을 이루는 거의 완벽한 이등변삼각형

    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유급-무급 균형형). 이들 국가에서 취업 혹은 비취업여성이 수

    행하고 있는 자유시간 대비 무급가사노동의 비중은 북구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크

    게 나타난다. 이러한 균형형에서는 취업여성의 유급노동시간이 무급노동시간과 균형

    을 맞출 만큼의 적정수준에서 유지되는 양상이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비취

    업여성이 취업여성보다 자유시간대비 무급노동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부분이다. 서유

    럽국가 중에서 독일의 취업/비취업 여성의 삼각형 형태는 가장 노르웨이와 닮아 있지

    만, 앞서 무급노동시간량에서 독일이 이탈리아와 미국 다음으로 무급노동시간이 길었

    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는 북구유럽과 다르게 여성의 무급노동시간의 중요

    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일과 삶의 균형 양상 유형 2: 유급-무급노동 균형형

  •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과 일-삶의 균형의 실태 41

    한편, 이러한 서유럽의 취업여성의 삼각형 형태인 균형형에서는 이등변삼각형 의

    형태를 나타낸다. 이때, 자유시간이 고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삼각형 양쪽 변의 힘의

    크기(vector의 크기)에 의해 삼각형의 전체적인 크기가 좌우된다. 이 삼각형의 양쪽

    변의 길이를 보게 되면, 유급-무급노동을 나타내는 양쪽 변의 길이에서 이탈리아가

    가장 길게 나타나는 데 비해, 독일이나 네델란드는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이탈리아

    의 경우 총노동시간이 자유시간보다 그 비중이 크다. 이탈리아 취업여성의 경우 비취

    업여성보다 무급노동시간에 투여하는 시간의 비중이 더 크고 거기에 유급노동시간이

    가중되어 결과적으로 이들의 총노동시간이 증가한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이탈리아에

    서는 취업여성의 총노동시간이 비취업여성에 비해 거의 1.5배까지 늘어나는 양상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비취업여성이 취업여성으로 경력전환을 시도할 때, 총노동시간에서의

    엄청난 양을 감내해야 함을 뜻한다.

    앞서 정책유형을 구분함에 있어서 이탈리아형 (유형 3)과 독일 및 네델란드형(유형

    2) 차이가 정책 개입 수준의 차이에 비롯됨을 상기해 볼 때, 이러한 여성의 총노동시

    간에서의 차별성이 정책이나 사회적 합의를 통해 중재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한

    편, 영국의 사례는 시장형인 미국에 더 가까울 것으로 예측하였으나, 영국 취업/비취

    업 여성의 일과 삶의 균형 형태는 오히려 네덜란드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되었다.

    대표적인 시장형이라고 볼 수 있는 미국 취업여성의 삼각형 모양은 유급노동시간

    쪽으로 기우어져 있는 형상이다. 이에 유급노동 우선형이라고 명명하였다(). 위에서 살펴본 무급노동제한형이나 유-무급노동균형의 형태와 그 양상이 다르

    다. 취업여성은 자유시간 대비 유급노동시간이 매우 커서 삶의 균형이 유급노동 방향

    으로 다소 치우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비취업여성은 무급노동시간의 비중이 자유

    시간보다 크게 나타난다. 즉, 여성의 취업여부에 따라 삶의 우선성이 어느 한쪽에 편

    중되어 있는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취업여성이 수행하지 못하는 무급노동시간의 일

    정부분을 결국 시장에서 해결하거나 혹은 가족 내에서 역할분담을 통해 감내하고 있

    다고 볼 수 있다.

    일과 삶의 균형 양상 유형 3: 시장경제체제의 유급노동우선형

    한국 기혼여성을 이러한 서구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의 오른쪽 그림),

    일과 삶의 삼각형의 형태는 미국의 유형을 조금 더 극단적으로 표현한 형태라고 판단

  • 42 차승은 · 은기수 · 전지원 · Kimberly Fisher

    된다. 미국 취업여성과 비교하더라도, 특별히 한국 기혼 취업여성은 유급-무급 간 균형

    이 조금 더 유급노동 쪽으로 치우쳐 있어서 유급-무급노동시간 간의 간극이 크다. 한

    국의 취업여성이 감당해야 하는 유급노동시간의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

    다. 그런가 하면, 한국의 비취업여성의 자유시간 대비 무급노동시간은 0.66이었고, 미국

    비취업여성의 자유시간대비 무급노동시간의 비중은 1.01이다. 이는 한국의 비취업여성

    이 미국 비취업여성보다 자유시간 비중이 높은 생활세계를 구성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4.5 각국 여성의 자유시간 활동에서의 차별성과 유사성

    그렇다면, 한국의 취업/비취업여성의 자유시간은 다른 국가 여성들과 비교해서 어

    떠한 특징이 있을까? 에서는 자유시간 가운데서 국가별 분산이 크지 않은

    필수시간(먹기, 씻기, 위생관련시간)들을 제외한 나머지 자유시간의 활용에 대해 살펴

    보았다.

    한국 기혼여성의 경우 자유시간에 이루어지는 활동 가운데, 시간소요가 가장 많은

    활동이 TV 및 라디오, 이동, 야외활동, 음식점 및 카페에 있는 시간 그리고 종교활동

    의 순으로 나타난다. 서구 7개국의 경우, 나라별로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TV

    및 라디오 시간이 길었고, 그 다음이 레져시간(취미, 쉬기, 아무일도 하지 않기), 이동,

    야외활동, 읽기활동 등의 순서로 나타나서 한국 기혼여성과는 개별 활동에 대한 시간

    배분의 양상에서 다소간 차이가 있었다.

    앞서 자유시간 대비 유무급노동시간의 비중에서도 이미 확인된 바처럼, 북유럽 비

    취업 기혼여성들은 자유시간의 할애량이 상당히 높게 나타난다. 그 긴 자유시간을 노

    르웨이 여성들은 레져시간과 읽기활동 시간에 투입하였고, 덴마크 비취업여성들은 학

    습시간에 상당부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이나 네덜란드의 경우 취업/비취

    업여성 모두 정원가꾸기 시간이나 자원봉사활동시간이 종교활동이나 카페 및 음식점

    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길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었다.

    각국 기혼여성의 자유시간 배분현황

  •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과 일-삶의 균형의 실태 43

    이러한 서구 7개국 여성의 자유시간 활동과 그 시간량을 살펴보면, 취업여부에 따

    른 총자유시간량이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시간을 구성하는 활동의 구성이나

    각 활동들이 전체 자유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중(막대 그래프의 모양)에서 취업여성와

    비취업여성 간에 차이가 크지 않다. 즉, 자유시간을 활용하는 방식, 혹은 즐거움을 찾

    는 활동에 대한 우선순위가 취업여부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한국의 취업과 비취업 여성의 그래프를 살펴보면, 총자유시간양 뿐 아니라 자

    유시간을 구성하는 활동들의 비중에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령, 취업여성

    의 막대그래프에서는 TV 및 라디오 시청 다음으로 음식점 및 카페에 있기, 이동, 그

    리고 야외활동의 순서로 시간량의 할애정도가 크다. 비취업여성은 텔레비전, 이동시

    간, 레져시간의 비중이 높고, 그밖에 운동, 야외활동, 종교활동의 비중이 높게 나타난

    다. 이러한 차이를 통해 한국의 취업/비취업여성은 취업여부에 따라 자유시간 활동의

    우선순위에서 차이가 있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

    5. 요약 및 정책적 제언

    이 연구는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유형을 분석하고 파악하고, 다른 나라의 기혼

    여성과의 비교를 통해 현재 한국 기혼여성이 처한 시간배분상황을 분석하여 정책적

    대안을 도출하는 목적을 두고 수행되었다. 각 국가 자료에서 가용한 변수들을 중심으

    로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해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더불어서 탐색적․기술적인 수준

    에서 진행된 만큼, 현상에 대한 설명이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었음

    을 미리 밝혀둔다. 이러한 연구의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기혼여성의 취업여부에 따른

    생활시간의 배분양상,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8개국 기혼여성의 시간활용 유형을 일-

    삶의 균형론의 틀에서 비교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연구에서 우리는 다

    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첫째,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볼 때, 한국의 취업여성은 노동시간은 상당히 길다.

    취업여성이 수행하는 무급노동시간은 짧은 편이지만, 긴 유급노동시간 때문에, 총노동

    시간은 비교한 7개 국에 비해 가장 길다. 이러한 총노동시간의 압박으로 인해 자연스

    럽게 자유시간과 수면시간이 제약을 받는다. 이러한 한국의 취업여성이 처한 상황은

    서구 여러 국가, 특히 장시간 노동을 장려하는 문화나 정책을 가진 나라 여성들과 비

    교해 봐도 더 열악하다고 판단된다. 그런가하면, 한국여성이 비취업여성의 삶을 살아

    갈 때 요구되는 무급노동시간량은 적지 않다. 다만, 한국 여성들은 수면시간의 잠식을

    통해 자유시간을 확보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24시간 시간 운영의 면에서 보자면,

    자유시간 대비 무급노동시간의 비중은 크지 않다.

    둘째, 한국여성의 일과 삶의 균형을 살펴보면, 취업여부에 따라 일 혹은 삶의 영역

    즉 자유시간 그 어느 것 하나에 몰입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때문에 취업/비취업에 따

    라 시간배분의 우선성이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흥미롭게도 여성의 취업여부에 따라

    자유시간의 절대적인 양과 자유시간에 이루어지는 활동의 종류, 그리고 각 활동에 투

    여하는 시간 역시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취업여성은, 비취업 여성과 비교해 볼 때,

  • 44 차승은 · 은기수 · 전지원 · Kimberly Fisher

    운동, 종교활동, 자원봉사나 휴식시간은 적지만, 그 대신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국의 비취업여성은 서구 국가의 비취업여성 보다 고학

    력자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지만, 자유시간의 운용을 보게 되면, 자기개발이나 학습의

    비중은 높지 않았고, 오히려 텔레비전 시청시간이나 외출시간이 길게 나타났다.

    셋째, 만약 비취업 여성이 노동시장에 참여하고자 한다면, 기존 연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단절된 취업 경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는지의 문제, 기혼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직종에서의 제약과 같은 한계에 부딪친다. 이미 알려진 다양한 제약

    과 함께, 비취업 여성이 취업여성으로 전환한다고 할 때, 시간활용 면에서 큰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이 연구 결과 예측되었다. 취업여부에 따라 여성의 생활세계가 극심

    하게 양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비취업 여성이 취업을 하게 되면, 가장 직접적으로는

    여성이 비취업상태에서 누리던 다양한 자유시간 활동에서의 희생이 불가피하다. 무급

    노동시간에서의 감소분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가족이 해결해야 한다. 두 부부

    이외에 가족 내 유효노동력을 이용하거나 혹은 유급노동에서 얻는 소득을 사용하여

    부족한 무급서비스를 구매하는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다(김수정ㆍ김은지, 2007). 그러나

    이러한 대체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소득이 더 높아져야 하고, 소득증대를 위

    해 유급노동시간은 더 늘려야 하는 역설에 빠진다(Schor, 1991). 즉, 소득빈곤(income

    poor)과 시간빈곤(time poor)의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Burchardt, 2008).

    넷째, 여성의 취업률이 생애주기 동안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드러난 덴마크나 노르웨이 사례에서는 여성이 취업을 하게 되면, 총노동시간과 비노

    동시간 즉, 일-삶 균형을 이룰 수 있다. 또한, 이들 국가 기혼여성의 경우는 무급노동

    시간이 일정수준으로 제한된 형태 즉, 취업여부에 무관하게 여성이 무급노동시간에

    투여하는 절대적 시간량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 독특하다. 덴마크나 노르웨이가 북유

    럽형 체제에 속한 국가이고, 최근 들어 공보육의 확대, 아동수당축소 그리고 취업여성

    의 노동시간의 점진적인 축소 및 남성의 유급노동시간 감소 정책을 추진해 왔다는 점

    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e.g. Kvist, Fritzell, Hvinden & Kangas, 2012). 그런데, 그

    정책의 실질적인 내용이 가족 혹은 사회 내에서 누가 가용한 자원이고 그 자원을 어

    떻게 동원할지 대책을 마련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북부 유럽의 사회정책들을 자세히

    고찰해 보면, 기혼여성의 소득을 보전하면서도 여성이 결혼과 출산 그리고 양육기와

    같은 생애전환기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애를 썼다는 것이

    생활시간 분석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이들 국가에서 개별 가족이 무급노동을 둘러싸

    고 겪는 시간격차를 완화하고자 하는데 정책 추구의 방점이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

    가 있다.

    다섯째, 독일과 네덜란드의 일과 삶의 균형 양상을 살펴보면, 노동과 비노동의 균

    형을 이루지는 못하였지만, 적어도 취업여성의 총노동시간을 제한함으로써 전체적으

    로 유급-무급노동의 균형을 이루고자 한 것으로 판단된다. 1.5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경우에도 취업여성은 총노동시간의 비중이 자유시간에 비해 크지만, 유-

    무급노동시간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시장형으로 분류되는 미국의 경우

    취업여성은 유급노동시간에 몰입도가 높았고, 비취업여성은 무급노동에 몰입도가 높

    은 이분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서구국가에서 드러나는 일과 삶의 균형 유형과

  •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사용과 일-삶의 균형의 실태 45

    비교해 볼 때, 한국의 취업/비취업여성의 일과 삶의 균형 양상은 시장형인 미국형(유

    급노동시간 우선형)에 조금 더 가깝다고 판단할 수 있다.

    여섯째, 기혼여성들이 경험하는 일과 삶의 균형의 문제는 여성의 생애과정에서 다

    양한 선택지점들과 어떻게 맞물려 있을까? 어린자녀로 인해 취업경력의 단절, 재취업

    시 어려움, 시간구조의 급격한 변화를 감내하면서 여성은 출산행동을 어떻게 수행하

    고 있을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개개인의 생활시간의 활용방식도 출산행동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다(Voyanoff, 2005). 지난 2000년대 중반 시점에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 북

    유럽국가의 합계출산율(TFR)은 1.8 수준이다(OECD, 2009). 한국은 2005년 TFR 1.08

    로 사상최저 수준을 기록하였다. 서유럽국가들은 북유럽 국가와 우리의 중간정도 수

    준의 합계출산률을 보인다. 각국의 출산율 유형과 이 연구에서 나타난 기혼여성의 일

    과 삶의 균형의 유형들의 관련성을 유추해 본다면, 취업/비취업여성의 무급가족노동에

    서 격차가 적고, 여성이 수행하는 총노동량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높은 합계출산율

    과 관련이 있다고 추론해 볼 수 있다. 비취업여성이 무급노동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비취업여성이 노동시장에 복귀할 때 무급노동시간이 감소하는데 따르는 시간손실을

    최소화 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 온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여성의 시간배분을 살펴보면 취업여성은 유급노동에, 반면에 비취업여성은

    자유시간에 매몰되어 있는 양상이며, 여성의 취업과 동시에 자유시간이 급격히 줄어

    든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이 거시지표상에서 취업률도 낮고 합계출산율도 낮은 이른

    바 “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는 모순적 상황”(조선일보, 2014년 10월 3일자)으

    로 나타나는 것은 취업/비취업여성의 상이한 삶의 모습이 중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

    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이는 시간활용의 차원에서 볼 때, 한국 기혼여성의 시간활용

    방식이 취업상태에 따라 극명하게 다르다는 점, 즉 시간전환이 어렵게 되어 있는 환

    경과 연관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기혼여성의 경력단절에 대해 시간관점에서 줄 수 있는 시사점은 기혼

    여성이 취업/비취업 상태에서 일상생활의 구조를 변화시키고자 할 때, 그 과정을 얼마

    나 수월하게 이룰 수 있는가 여부에 있다. 현재의 한국의 기혼여성에게는 취업/비취업

    의 양극화된 삶의 모습을 완충하는 “중간지대”가 필요해 보인다. 이것은 취업여성이

    비취업여성으로 혹은 비취업여성이 취업여성의 삶으로 전환될 때, 경험하게 될 시간

    압박의 충격(time shock)을 완화하는 방향이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책적 개입이 필

    요하다면, 취업/비취업의 전환 시기에 생활세계의 불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2014년 11월 20일 접수, 2015년 1월 20일 수정, 2015년 3월 5일 채택)

  • 46 차승은 · 은기수 · 전지원 · Kimberly Fis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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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me Allocation and Work-Life Balance among Korean Married Women: Comparison with 7 nations in MTUS

    (Multinational Time Use Studies) Data

    Seung-Eun Cha ․ Ki-Soo Eun, Jiweon Jun ․ Kimberly FisherAbstract

    This study aims to describe everyday time allocation and work-life balance among Korean married women and provide policy implications by comparing married women’s lives among 7 western countries. We recruited 70,143 time diary data of 8 nations (Korea, Denmark, Norway, Netherlands, Germany, USA and UK) from original version (5.1) of MTUS. We selected women who are aged 25-55 and married (or have a spouse) at the presence. Results show to us that, in terms of total work hour, especially Korean working women work extensively longer hour than those of the other countries. Long hours of work is possible due to the fact that Korean working women sleep less and cut down their freetime. Secondly, by analyzing the time allocation and work-life balance, we found three distinctive patterns of work-life balance for working wives; namely, unpaid work-limited type(northern Europe type), paid-unpaid work balanced type(western Europe type), and paidwork-priority type (USA type). Korean working women were sorted as an extreme case of paidwork-priority type. Korean nonworking wives's balance model show that even though they have relatively long unpaid work, they tend to enjoy their Freetime more. Such extreme difference in time allocation between working and nonworking women imply when married women attempt to change their work career (work to non-work or non-work to work), in either way those women may experience severe time shock and time allocation problem during the process. Policy implications and suggestions were discussed in detail.

    Key words : work-life balance, paid work, unpaid work, employment status, time diary survey, M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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