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korea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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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 o v e  K o r e a ! 외국인 33 명의 내가 반한 한국 이야기 한국방문의해위원회중앙일보 공동기획 외국인 33 명의 내가 반한 한국 이야기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중앙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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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 ove K or ea!

외국인 33명의 “내가 반한 한국” 이야기

한국방문의해위원회ㆍ중앙일보 공동기획

외국인 33명의 “내가 반한 한국” 이야기

한국방문의해위원회ㆍ중앙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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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 ove K or ea!

외국인 33명의 “내가 반한 한국” 이야기

한국방문의해위원회ㆍ중앙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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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 ove K or ea!

이 책은 2010-2012 한국방문의해를 기념하여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중앙일보와 함께

공동기획하고 여행레저 섹션 week&에 연재한 기사 “외국인이 반한 한국”을 엮은 책자입

니다. 3년 동안 한국을 경험한 수많은 외국인들이 자신들이 발견한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과 문화, 멋과 맛을 들려주기 위해 직접 쓴 글과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I Love Korea>는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솔직하고도 감동적인 ‘내가 반한 한국’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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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o n t e n t s

010 한국소개

100 한국의 문화 -한류, 열정

102 부산여행 | 시끌벅적해서 더 정겹다, 자꾸만 가고 싶은 해운대

106 드라마 촬영지 투어 | 남이섬, 만장굴, 동해 등대 … 배용준 좇아왔다 ‘한국’ 배워 갔죠

112 한국의 축구문화 | 리얼 코리아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축구장에 간다

116 한국문학기행 | 양평 소나기마을, 남원 광한루원… 로맨틱 코리아

122 프러포즈 명당 | 롯데월드에서 깜짝 프러포즈했죠, 그녀가 눈물 펑펑 쏟았어요

128 K-팝 라이브 | 주중엔 초등교 영어 선생님, 주말엔 K-팝 콘서트장 광팬

134 한국 나이트 투어 | 클럽•노래방•DVD방서 놀다 찜질방에서 피로 푸는 맛이란…

140 서울 골목 탐험 | 빌딩 숲 속 살아 숨쉬는 서울의 흔적… 청파동 골목길

144 한국의 대중음악 | 추가열 덕분에 한국 가요 알았고 심수봉 덕분에 정을 이해했다

148 부산 사직구장 | ‘부산 갈매기…’외치다 뼛속까지 부산 사람 됐어요

154 인천국제공항 | 환승 외국인 위한 ‘전통체험관’서 한국인의 지혜를 얻다

160 기차여행 | 교통수단인 줄만 알았던 열차에 낭만이 넘실~

166 한국의 맛 -자연, 건강, 몸

168 전주비빔밥 | 알록달록 수많은 재료 비벼 한입, 그 입에서 터진 한마디 ㅡ 와!

172 남도 미식여행 | 남도 밥상 받아든 홍콩 식신, 맛을 보다가 허리띠를 풀다

178 한국의 길거리 음식 | 포장마차서 만난 만두•어묵•김밥… 닭꼬치 맛 못 잊겠어요

182 한국의 향토음식 | 상상 못할 정도의 정성, 고추장 앞에서 겸허해졌어요

186 재래시장 투어 | 없는 게 없는 모란시장서 푸근한 한국을 만났다

192 안동의 음식문화 | 점심엔 매콤한 찜닭, 저녁엔 깔끔한 헛제사밥…양반처럼 호강했죠

198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코스

234 여행정보

014 한국의 자연 -산, 바다, 길

016 서울 자전거라이딩 | 서울의 8대천, 북악산, 그리고 추석

022 백두대간 종주 | 아악! 쿵쿵! 뭐요! 큭큭…잊지 못할 지리산 대피소의 밤

028 부산서울 자전거여행 | 자전거로 부산~서울 548km, 한국의 정 헬멧에 듬뿍 받아 갑니다

032 제주올레 | 이 땅이 준 소중한 선물, 올레 덕분에 10년은 젊어졌지요

038 거제도 하이킹 | 제가 만든 거제도 산마루길, 그 짜릿함에 감전될 겁니다

044 한국의 철새도래지 | 순천만•해남에서 만난 철새떼에 정신을 몽땅 뺏겼어요

050 서울 남산 산책 | 사계절 다 예쁜 남산에 폭 빠진 삶, 어느덧 21년째네요

056 한국 사진여행 | 강렬한 오렌지빛 일출의 유혹… 동해는 그렇게 날 잡아 끌었다

062 울릉도 여행 | 배가 끊겨봐야 안다, 원시 섬 울릉도의 보석 같은 인심

068  한국의 유산 -전통, 역사

070 이순신 장군 | 장군! 큰칼 들고 서울 한복판에 선 모습, 감동이옵니다

074 판문점과 DMZ | 달랑 몇 발짝 떨어진 남쪽 문과 북쪽 문, 그것 참…

078 서울 북촌 | 정독도서관•삼청공원•동양문화박물관…서울의 매력 옹기종기 모였죠

084 태권도 | 20년간 나를 키워준 태권도, 가슴에 한국의 얼도 새겨줬죠

090 템플스테이 | 무릎 나갈 뻔한 백팔 배, 졸음과 싸운 참선… 신비로운 한국 알게 됐죠

096 팔공산 기氣 체험 | 그날 기도한 소원 하나가 이뤄졌다. 아리가토, 갓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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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70만 년 전 한반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

원전 2,000년경 한국의 시조국가인 ‘고조선’이 탄생했습니다.

한국은 5,0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나라로, 긴 역사만

큼이나 다양한 문화와 수많은 문화유산들이 쌓여 지금의 한국

이, 그리고 각 지역의 특색이 만들어졌습니다. 수도가 가까워 고

귀한 왕실유적이 많은 경기도, 분단국가의 아픔이 담긴 DMZ와

함께 명산과 고찰이 많은 강원도가 있습니다. 또한 온천이 많아

예부터 휴양도시로 손꼽히던 충청도, 맛의 고장으로 이름난 전

라도,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한 양반도시 안동과 천 년의 찬란

한 역사도시 경주를 품은 경상도,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살

아있는 자연사 박물관 제주도까지 찾는 곳마다 저마다의 역사와

문화로 여행자를 반깁니다.

한국은 온대기후에 속하기 때문에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지역이라도 찾는 시기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

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은 여

행을 계획합니다. 새로운 계절이 시작될 때마다 자연이 선사하는아름다운 풍경도 바뀌기 때문입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화사한

봄꽃과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여름의 짙은 녹음과 푸른 바다, 그리

고 온 천지를 붉게 물들이는 가을 단풍과 마법같이 온 세상을 하

얗게 만드는 겨울의 눈꽃을 찾아 떠나는 여행! 사계절이 선사하는

네 가지 다채로운 풍경은 언제나 놀라움으로 가득합니다.

오랜 역사,그 위에 만들어진독특한 문화

사계절,계절마다 색다른체험

| 한국소개 |011

010 

동구릉 ⓒKTO 동남각루 ⓒKTO 판문점 ⓒKTO 불국사 ⓒKTO 경화역 ⓒKTO 주산지 ⓒKTO 선운사 ⓒKTO 지리산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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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하면 “김치”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진한 마늘 향과

입안에서 은근히 퍼지는 젓갈냄새, 그리고 눈물 나게 매운 고춧가

루! 이 한가지 음식 안에 한국의 맛이 숨어있습니다. 한 나라의 문

화를 가장 잘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음식! 한국의 음식, 한식은 한

국의 지형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한국은 북쪽으로는 험

준한 산이, 남쪽으로는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는 나라입니다. 거

기에 북쪽을 뺀 나머지 세 면이 바다와 맞닿아 있는 반도국가입니

다. 그래서 한식의 재료는 산에서 나는 산채와 약초, 들에서 키운

풍성한 곡식, 바다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이 고르게 이용됩

니다. 한국의 맛은 산과 바다를 아우르고, 뚜렷한 사계절이 선사

하는 자연의 맛입니다.

한식,그리고 처음 맛보는지역별미

위치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아시아 대

륙의 동쪽 끝에 자리하며 일본,중

국과 함께 동아시아에 속합니다.

총 면적은 222,135km 2로 남한이 

45%인 99,461km2,북한이55%인 

122,762km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북쪽은 압록강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의 만주,러시아의 연해주와 맞닿아 

있으며,동쪽과 남쪽은 동해와 남해를 건너 일본과 마주하고 있습니다.서쪽은 서

해를 사이에 두고 중국 본토와 마주합니다.

기후 

한국은 북반구 중위도 상에 위치하고 있어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이 뚜

렷하게 나타나는 온대성 기후를 가지고 있습니다. 봄은 평균15~19℃로 따뜻

한 편이며, 여름은 30℃ 전후로 덥습니다. 가을은 11~19℃로 따뜻한 편이지만 

낮과 밤의 온도 차이가 큰 것이 특징이며,겨울은 -6~7℃로 춥고 건조하며 지

역에 따라 많은 눈이 내리기도 합니다.

역사 

약 70만 년 전 한반도에 사람이 정착하여 살기 시작하면서 한반도의 선사시대

가 시작되었습니다. BC 2,000년경 청동기문화가 유입되면서 한국의 시조국가

인 고조선이 건국되었고, BC 108년 멸망한 이후 초기국가시대,삼국시대,통일

신라시대를 거쳐 고려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14세기 말 고려가 멸망한 후 500

년 간 조선왕조가 한반도를 통치하였고,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강점기를 

겪습니다. 1945년 해방이 된 이후 대한민국이 건국되었으나 1950년 한국전쟁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현재는 북한과 다양한 교류를 이어가며 통일을 기다

리고 있습니다.

선사시대(70만 년 전~

BC 2,000년경 )

통일신라시대(676~935년 )

조선시대(1392~1910년 )

대한민국(1945년~ )

삼국시대(BC 108년~AD 676년 )

고조선 ·초기국가시대(BC 2,000년경~AD 180년경 )

고려시대(918~1392년 )

일제강점기(1910~1945년 )

중국

대한민국일본중국

러시아

대한민국

| 한국소개 |013

012

배추김치 ⓒKTO 다양한 종류의 김치들 ⓒKTO 전주전통비빔밥 ⓒKTO 흑돼지구이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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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슬린 스티븐스

Kathleen Stephens, 심은경

-

로저 앨런 셰퍼드

Roger Allan Shepherd

-

후지이 타카시

藤井孝司

다비데 마쿨로

Davide Macullo

-

마이클 에센바크

Michael Eschenbach

-

마틴 서덜랜드

Martin Sutherland

피터 월쇼

Peter Walshaw

-

리 맥아더

Leigh MacArthur 

-

무로야 마도카

室谷圆

한국의

자연

M o u n t a i n s , O c e a n s &   R o a d s

015 

014

지리산ⓒRoger Allan Shephe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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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8대천,북악산,

그리고 추석

수십 년 전 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에 비해 추석을 즐기는 모습은 이제 많이 바

뀌었다. 더 이상 추석이 예전처럼 농촌의 생활 리듬이나 추수와 밀접하게 이어져

있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올해 추석은 예년보다 빨리 찾아와 여름도 채 가지 않고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대며 싱싱한 초록잎이 아직 그대로일 때 추석을 맞았다. 하

지만 시원한 바람과 어느새 더욱 파래진 하늘을 보니 천고마비의 계절이 다가왔

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명절 교통 체증과 함께 한국에서 추석은 아직도 가

족과 친구들과 함께 모여 음식과 선물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아이들에게는 (꼬맹

이들일 경우) 온 가족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거나, (시험을 앞두고 있는 학생일

경우) 한바탕 훈계를 듣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추석은 한국

에 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이다.

나는 시골의 추석도 좋아하지만 추석 때 서울에 남아 있는 것도 좋아한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이나 점차 많은 한국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인 것 같다. 추석에 서

울에 남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으니. 추석의 서울은 전체가 텅텅 빈 것처럼

모두 문을 닫은 가운데 좀 더 여유있게 도시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자전거를 사랑

하는 나와 친구들에게 추석은 1년 중 평소의 복잡한 교통 체증 없이 서울의 거리

와 샛길을 자전거를 타며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중 하나이다.

미국 텍사스 출생.2008년9월부터2011년11월까지 주한 미국대사관 대사를 역임했다.하지만 

그와 한국의 인연은 특별하다.1975년 그는 미국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을 처음 찾았다.충남 

예산중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재직하면서 외교관시험에 합격하고 1978년 외교관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한국 이름 ‘심은경’은 동료 평화봉사단원과 교사들이 함께 지어준 것이다.이름만 한

국식이 아니라,한국어도 유창해 ‘한국을 가장 잘 이해하는 주한 미국대사’로 평가 받았다.

캐슬린 스티븐스 Kathleen Stephens, 심은경

| 서울 자전거라이딩 |017 

016 

보도각 백불 앞에서 대사관 자전거팀과 친구들 ⓒTom Under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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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기대했던 만큼 도로가 한산하지는 않았지만 날씨는 정말 좋았다. 탐 언더

우드 지역총괄담당관은 나보다 자전거를 더 많이 타는 (자전거 여행 기획도 많이

하는) 사람인데, 이번에는 서울 근교 “Eight Rivers tour (서울 8대천 자전거 투

어)”를 생각해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통행로였던 곳들을 포함해 서울의

주요 천과 강을 따라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는 곳을 위주로 자전거로 서울을 한 바

퀴 돌아보았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의아해할 수도 있겠지만 한강과 그 일곱

개의 지류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큰 원이 하나 만들어진다. 물론 그 사이에 만

만치 않은 북악스카이웨이가 버티고 있고, 다양한 지형에 꽤 난이도가 있는 80km

코스가 만들어지기는 한다. 8대천은 한강, 창릉천, 순창천 (천이라고 부르기엔 좀

작은 개울), 불광천, 홍제천, 성북천, 그 유명한 청계천, 그리고 중랑천이다.

가장 처음 멈춘 곳은 강매동 석교였다. 조선시대에 서울과 평양을 잇는 주요 도로

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중랑천을 건널 때는 살곶이 다리를 지나갔는데, 화

살이 꽂힌 다리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가장 긴 석조다리였다고 한다. 모두 다 유서

깊은 한국의 소중한 기반시설이자 유산인데,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별로 없

어 안타까웠다.

근처 덕양산 기슭에 있는 행주산성은 한강을 내려다보고 있는 요새로 1593년 임

진왜란 당시 왜군을 상대로 대승리를 거둔 행주대첩이 있었던 곳이다. 이곳에 있

는 충장사는 이순신 장군과 함께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지켜낸 데 큰 공을 세운

권율 장군을 기리는 곳이다. 우리 일행은 작은 상영관에서 역사적인 행주대첩에

관한 영상물도 관람했다.

추석날 영업을 하는 식당을 찾아 점심을 먹는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서오릉 근처에 냉면과 돼지갈비를 파는 훌륭한 식당을 발견했다. 창릉천

과 순창천을 쭉 따라가면 서오릉에 다다를 수 있다. 자리에 앉은 지 20분도 안되

었는데 식당은 어느새 손님들도 가득 찼다. 우리말고도 식당을 찾고 있던 사람들

이 많았던 것이다.

잠깐 동안 복잡한 도로를 지나 자전거 도로가 놓인 두 개의 천을 더 거쳐, 고려 보

도각 백불, 홍지문, 창의문 이렇게 빼어난 건축물 세 개를 지나치니 산행길이 시

작되었다.

나는 몬태나를 늘 가슴에 간직하고 살았고 평생 산을 사랑해 온 사람이지만 북악

산은 정말 만만치 않은 산이었다. 새로 산 나의 산악자전거로도 오르기가 쉽지 않

은 산이었지만, 마침내 정상에 올라서 내려다본 서울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

다. 확 트인 시야에 들어온 그 광경을 보니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저절로 느껴졌다.

그 다음부터는 다시 수직 낙하하듯 가파르게 다시 천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서울 8대천 자전거 투어 경로

Home

한강

불광천

홍제천

창릉천

성북천

중랑천

청계천

순창천

서울

경기도 북악산

한강

019 

018 

창의문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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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성북천을 따라 새로 조성된 자전거도로를 타고 청계천으로 계속 달렸다.

서울이라는 도시는 이 두 천을 중심으로 성장했는데, 실로 그 변화는 엄청나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미 복원된 청계천을 따라 산책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

낸 경험이 있을 텐데, 청계천의 이 변화무쌍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고

싶다면 청계천문화관은 더없이 좋은 볼거리이다. 50m에 걸쳐 재연된 판자촌 풍

경은 한국전쟁 전후에 청계천을 따라 생성된 빈민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이후 1960년대에 청계천은 복개되었고 1970년대에는 그 위로 고가도로가

건설되었다. 이 시기 지하에서 흐르던 청계천을 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도 있는데,

전시의 마지막에는 지금 청계천의 모습이 복원되는 과정을 그래픽 패널과 영상,

모형 등을 통해서 상세히 볼 수 있었다.

한마디로, 즐거운 추석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이 여행 중에 송편까지 먹었

다!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는 길에 백불에서 만난 한 여자분이 친절하게도 집에서

만든 송편을 주셨다.

Loo k  Inside ! 

한국 최대 명절, 설과 추석

해마다 설이나 추석이 돌아오면 300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귀성길에 오른다. 평소 전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밀집

해 있는 수도권은 명절만 되면 한산해진다. 말 그대로 ‘민족 대이동’이 벌어져 온 도시가 텅 비어버리기 때문이다. 명절마다

교통체증을 견디며 고향에 가는 이유는 단 하나, 그리운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다.

새로운 한 해를 여는 설

전통적으로 농업국가였던 한국은 농사에 필요

한 음력24절기를 중요시했다.음력1월1일인 정

월 초하룻날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의 풍요를 

비는 중요한 날이었다. 1949년 정부는 양력1월 

1일을 ‘신정’이라 부르고 공휴일로 정해 공식 설

로 삼았다.하나 음력 설을 쇠는 풍습은 사라지

지 않았다. 1985년 ‘민속의 날’로 부활한 음력 설

은1989년3일간의 국정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공

식 설의 지위를 되찾았다.설날 아침이면 온 가족

이 둘러앉아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떡국은 설

날 차례상의 대표음식이다.조상에게 올린 음식

을 나누어 음복한 뒤에는 살아계신 어른을 찾아

가 공경하는 마음을 담아 세배를 올린다.아이들

은 용돈 삼아 ‘세뱃돈’을 받기도 한다.오랜만에 만

난 친지나 동네 사람이 모여 윷놀이를 즐기고 아

이들은 연날리기,제기차기,널뛰기 등을 한다.

넉넉하고 풍요로운 추석

음력8월 15일인 추석은 1년 중 가장 크고 둥근 

달이 뜨는 날이다.한 해의 풍작을 하늘에 감사

드리는 고대 제천행사에서 발전해 오늘에 이르

렀다. ‘한가위’나 ‘가배’라고도 부른다.추석을 대

표하는 음식은 반달 모양의 떡,송편이다.추석이 

다가오면 집집마다 햇곡식으로 송편을 빚는다.

예쁘게 잘 빚어야 시집을 잘 간다는 말이 전해온

다.추석날 아침이 되면 설날처럼 차례를 지내고 

가족,친지와 함께 차례 음식을 음복한다.햅쌀로 

술을 빚어 조상의 산소에 성묘도 간다.지역에 따

라 소싸움,가마싸움,강강술래 등을 즐기기도 한

다.날씨가 선선하고 먹을 것이 풍성한 추석은 예

부터 풍요의 상징이었다.‘더도 덜도 말고 늘 한가

위만 같아라’라는 속담도 여기서 유래했다.추석

이 되면 설날과 마찬가지로 많은 이들이 고향을 

찾는다.귀성차량으로 꽉 막힌 고속도로가 연일 

뉴스에 보도되기도 한다.

021

020 

강매동 석교를 건너는 모습 ⓒTom Underwood

한국의 명절 풍경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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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쿵쿵!뭐요! 큭큭…

잊지 못할 지리산 대피소의 밤

항상 몇 명이 문제지, 코고는 사람들

지리산 국립공원 대피소에는 하룻밤에 200명 가까이 몰려들 때도 있다. 이런 날

은 그날 처음 본 사람이라도 나란히 누워 잠을 자야 한다. 그중 몇 명이 늘 문제

다. 코 고는 소리 때문이다. 피로에 찌든 등산객이 빚어내는 코 고는 소음으로 비

좁은 대피소는 가득 찬다. 대피소에서 밤을 보낼 때의 필수품인 귀마개를 깜빡 잊

은 경우라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런 일도 있다. 칠흑같이 깜깜한 대피소의 밤, 누군가 갑자기 비명을 지른다. 무

리한 산행을 한 사람이 다리에 쥐가 나 비명을 지른 것이다. 다음에 쿵, 나무 기둥울리는 소리가 나고 뒤이어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들린다. 갑작스러운 통증에 벌

떡 일어나다가 나무 기둥에 머리를 부딪쳐 머리가 아파서 신음을 낸 것이다. 남의

고통에 웃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대피소 안의 200명 모두에게 웃음을 참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대피소 밤의 하이라이트는 아직 남았다. 머리를 부딪쳐 정신이 없는 사람이 바로

옆에 누운 생면부지의 사람 위로 쓰러진 것이다. 이때는 신경질적인 반응과 욕설

이 난무한다. 이렇게 대피소의 밤은 깊어간다.

한국인에게도 버거운 백두대간 종주를 마친 외국인이 있다.뉴질랜드 경찰청 소속의 로저 앨런 셰퍼드(45 )다.그는2007

년9월부터3개월간 백두대간을 종주했다.풍찬노숙을 마다하지 않으며 그는 지리산 자락부터 설악산 자락까지750km

를 걷고 또 걸었다.이유는 간단하다.한국의 산이 좋아서다.한국의 산에 대해 그는 “영화 ‘반지의 제왕’의 배경으로 등장

한 뉴질랜드의 통가리로산에 뒤지지 않는다”고 확신한다.그가 지리산 자락에서 겪었던 일화를 보내왔다.일종의 산행일

기인 셈인데,쿡쿡 웃음 지어지는 에피소드 속에서 한국의 자연과 한국인의 삶이 엿보인다.

로저 앨런 셰퍼드 Roger  Allan Shepherd

| 백두대간 종주 |023

022

지리산ⓒ최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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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나타나 문 두드리니, 귀신으로 볼밖에

가끔은 시골 민박집에서 잠을 청하기도 한다. 온 마을을 깨울 듯이 짖어대는 멍멍

이 녀석 때문에 어둠이 깔린 시골 마을에서 몸을 누일 곳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

니다. 한밤에 대문을 두드리는 낯선 외모의 손님을 향한 시골 노인의 반응은 꽤

흥미롭기까지 하다.

문 두드리는 소리에 대문이 열린다. 주인장의 눈에 비치는 건 오랜 산행으로 꾀죄

죄해진 백인이다. 소스라치게 놀란 주인은 나에게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문을 쾅

하고 닫아버린다. 집주인은 아마 나를 산에서 내려온 희멀건 귀신쯤으로 착각했

던 것 같다. 주인은 내가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작은 문틈으로 나를조목조목 살핀다. 이 대목에서 나는 엷은 미소를 띠며 가볍게 웃어준다.

이상의 통과의례를 거치고 집으로 들어가면, 웃음과 맥주 한잔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인 특유의 환대와 정을 느끼는 순간이다. 이방인을 향해 그토록 사납게 짖어

대던 주인집 멍멍이는 그제야 잠자리로 돌아간다.

내 반라 모습에 아줌마들 악다구니 멈추고

하루는 마을 어귀 당산나무 아래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오전 5시30분쯤 됐을까.

시골 아줌마들이 말다툼하는 듯한 소리가 침낭 속까지 파고 들어왔다. 머리를 내

밀어보니 반대편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는 아주머니 네 분이 눈에 들어왔다. 다시

잠을 청해 봤지만 아줌마들의 말다툼은 더 격렬해졌다. 도대체 언제쯤 버스가 도

착해 이 지겨운 소음이 사라질까. 이토록 이른 시간에 이 먼 시골까지 버스가 다

닐 필요가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무튼, 내가 일어나야 이 지겨운 설전이 끝나겠다 싶어 침낭 안에서 기지개를 켰

다. 인기척을 들었는지 갑자기 사방이 조용해졌다. 나는 속옷 차림으로 침낭에서빠져 나와 스트레칭을 했다. 공중 발차기를 하는 건 내 큰 키(나는 1m80㎝가 훨

씬 넘는다)를 드러내는 확실한 방법이다.

아줌마들은 조용히 신호를 주고 받았다. 나는 다리를 긁으며 멍하게 쳐다봤다. 방

금 전만 해도 왁자지껄했던 버스 정류장엔 느닷없는 침묵만 흘렀다. 이때 아줌마

한 분이 적막을 깼다. “헬로?” 정중했지만 한편으론 의심스러운 말투였다.

다른 세 아줌마가 웃음을 터뜨렸다. 나 역시 웃음을 터뜨렸다. 거의 발가벗은 상

태에서 말이다. 말다툼은 끝났고, 텅 빈 버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줌마들은 키

득거리며 버스에 올라탔다. 아줌마들과 나는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그렇

게 우리는 한국의 산에서 기억에 남을 하루를 시작했다. (2010.4.16 게재)

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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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기른 농작물을 판매하는 시골 아낙들 ⓒRoger Allan Shephe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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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 k  Inside ! 

한반도의 뼈대 백두대간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해 금강산ㆍ설악산ㆍ태백산ㆍ소백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산줄기를 말한다.

백두대간(白頭大幹)의 핵심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백두산이다. 이 땅의 모든 산은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뻗어져 나왔

다는 한민족 고유의 인식을 담고 있다. 한반도 지형에서 백두대간은 중추와 같다. 동서를 구분하며 북으로부터 남으로 뻗어

져 장장 1400km를 내려온다. 이 등뼈에서 1개의 정간(正幹)과 13개의 정맥(正脈)이 가지를 친다. 이로써 한반도의 산 대

부분은 하나의 흐름으로 파악된다. 두만강ㆍ압록강ㆍ한강ㆍ낙동강 등 한반도를 흐르는 10대 강도 백두대간을 그 발원으로

삼는다. 백두대간은 이 땅의 물길을 내어주는 젖줄이자 영토를 구획하는 울타리다.

백두대간의 역사

조선 영조 때 실학자 신경준이 쓴 <산경

표(山經表 )>가 백두대간에 관한 첫 기

록으로 알려져 있지만,고려시대에도 백

두대간과 같은 개념으로 한반도 산세

를 생각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산을 

낱개의 봉우리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흐름을 타고 이어지는 맥세(脈勢 )로 파

악한다는 점에서 풍수사상하고도 관

련이 깊다.‘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

은 산을 넘지 못한다(山自分水嶺 )’는 개

념도 여기서 생겨났다.

태백산맥ㆍ소맥산맥 따위의 산맥 체계

는 일제가 한반도의 지하자원을 채굴

하기 위한 방편으로 개발한 개념이다.

따라서 산의 형세보다 산속의 땅을 중

요하게 여긴다.지도에선 산맥으로 이어

져 있지만 실제로는 산세가 끊어진 곳이 

있는 이유다.지리학적으로 말해 백두

대간은 지형적 개념이고,산맥 체계는 

지질학적 개념이다.

백두대간 종주

백두대간 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1990년대 초반이다.일부 산악인

이 산행 코스를 개척했고, 1990년대 

문화운동의 차원에서 대학생들의 백

두대간 종주가 유행을 탔다. 1400k m

백두대간 중에서 남쪽 땅은 684km

에 이른다.백두대간이 통과하는 산

길만 그렇다는 얘기다.진입로와 하

산 길을 합치면 백두대간 종주 길은 

1200km를 훌쩍 넘는다.산악인들

은 이 코스를 40~60개로 쪼개 종주

에 도전한다.코스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코스 개수도 달라진다.백두대

간 종주가 유행이던 때 산악인들은 

달포 안에 종주를 마쳤다.하루 평균 

15km산행을 강행군한 셈이다.산림청

은 모두 42개의 코스로 정해 놓았다.

현재 백두대간은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산림청이 2005년 백두대간 인근

의26만3427ha지역을 백두대간 보호

구역으로 확정해 무분별한 진입을 막

고 있다.보호구역은6개 도, 32개 시ㆍ군

에 걸쳐 있으며 모두7306개 지역이다.

구역 안에 발을 디디는 행동 자체가 불

법행위다.위반 시에는 벌금50만원을 

물어야 한다.

[산림청 백두대간 정보시스템] 홈페이지

baekdu.fores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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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의 가을 ⓒKTO

설악산 ⓒKTO설악산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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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부산~서울 548km,

한국의 정헬멧에 듬뿍 받아 갑니다

4월 18일 뭐야, 우측 통행이잖아!

부산항 도착. 자갈치시장에서 아침을 먹고 대장정의 첫 발을 내디뎠다. 한국 도로

의 주행 방향은 일본과 정반대였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조금 달리고 나니 한국의

우측 통행에 적응할 수 있었다. 한글 지명을 읽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더욱

이 나는 방향치여서 수시로 길을 헤맸고, 많은 시간과 체력을 낭비했다. 경남 밀

양에서 한국에서의 첫날밤을 보냈다.

4월 19일 삼계탕 맛 끝내 주는군

대구를 향해 출발. 시골길이 이어져 있어 길을 헤맬 걱정은 없었다. 벚꽃길을 구경하며 기분 좋게 달렸다. 내리막길을 달릴 때의 상쾌함은 자전거를 탔을 때만 느

낄 수 있는 짜릿한 경험이다. 길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찰에 들러 여행의 안녕을

기도했다. 참, 점심에 먹은 삼계탕은 정말 맛있었다. 대구에서 숙박.

4월 20일 한국인 격려 쇄도, 고마워요

여행을 나오면 아침을 꼭 든든히 챙겨 먹는다. 식당 주인이 내 자전거를 보고, 고기

도 덤으로 주고 집에서 만든 매실 주스도 건네줬다. 이번 여행에선 정말 많은 사람

이 도움을 줬다. 주유소 직원은 커피까지 내주었다. 택시와 버스 운전사, 도로에서

공사하고 있는 인부들, 그리고 행인들까지 “파이팅!” 소리를 치며 나를 응원했다.

순찰 중인 경찰로부터 검문을 당한 일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길에서 만난 이

모든 사람이 내 여행을 몇 배나 즐겁게 해준 은인이었다. 경북 문경에서 숙박.

4월 17일 ‘부산 → 서울’ 문구 붙이고

부산행 페리를 타기 위해 집에서 시모노세키 항까지 약 80km를 자전거로 달렸

다. 자전거에는 큰 골판지 상자를 달아 ‘부산→서울’ 문구를 써 붙였다. 여행 도

중에 만난 사람에게 메시지를 받으려고 공사용 헬멧도 준비했다. 그 밖에 한글 지

도 한 장과 갈아입을 옷 몇 벌, 비옷과 카메라도 준비했다.

1956년생 일본 출생.일본 ISO심사원 및 컨설턴트.‘일생의 추억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아웃도

어 활동을 하고 있다.일본의 산뿐만 아니라 한국의 산도 많이 올랐다.설악산•한라산•북한산•소

백산•금정산•마니산…2010년 봄에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떠났다.주행 

거리는 길을 헤매거나 관광을 위해 돌아다닌 것까지 포함해 모두548km.꼬박 일주일이 걸렸

던 ‘부산→서울’자전거 여행 일기를 보내왔다.

후지이 타카시藤井孝司

| 부산서울 자전거여행 |029 

028 

여행 내내 쓰고 다녔던 헬멧에 가득 적힌 격려글 ⓒFujii Taka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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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1일 앗, 타이어에 펑크

충북 충주를 목표로 출발. 일자로 죽 뻗은 길이라 길을 잃을 염려도 없었다. 만발

한 벚나무 길을 가로지르며 달릴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충북 수안보에서는 온

천에 들러 모처럼 노독을 풀었다. 충주를 거의 다 왔을 때 타이어에 펑크가 났다.

주유소에서 물으니 오토바이 가게를 가르쳐줬고, 오토바이 가게에서 다시 자전

거 수리점을 알려줘 겨우 수리를 마칠 수 있었다. 자전거 수리점 근처에 있는 모

텔에서 숙박.

4월 22일 느릿느릿 가자고

서둘러 가면 서울 시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지만 다음 날 저녁 친구들과 약속

이 잡혀 있어 일부러 여유를 부렸다. 롯데월드 근처 공원에서 산책도 하고 쇼핑도

하면서 천천히 달렸다. 서울 옥수동 여관에서 숙박.

4월 23일 3•1운동 기념비 보니 뭉클

자전거 여행의 마지막 날. 오늘은 시내로 나아가는 것뿐이다. 종로 탑골공원에서

3•1운동 기념비를 지켜보며 일제시대의 슬픈 역사가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 점

심 때 서울역 도착. 여기가 이번 여행의 종점이다. 저녁에 서울에 사는 옛 친구들

과 재회를 했고, 이렇게 7일간의 자전거 여행은 끝이 났다. 며칠에 불과한 여행이

었지만, 이번 자전거 여행은 어떤 여행보다 밀도가 높았고, 내 일생의 추억이 되

었다. 여행 중에 내내 쓰고 다녔던 헬멧은 이제 격려 메시지로 가득하다. 내 일생

의 보물이다. (2010.8.27 게재)

➊한강(서울)자전거길

아라한강갑문에서 출발해 팔당대교에 

이르는 56km코스.서울 도심 한복판

을 가로지른다.접근성이 좋아 언제든 

부담 없이 도전할 만하다.

소요시간 약 3시간40분

➋한강 종주코스

한강(서울 ) 자전거길에 이어 팔당대교

에서 충주댐까지 달리는 136km코스.

460m길이의 폐철교를 고스란히 활용

한 북한강철교구간이 백미다.

소요시간 약 9시간

➌금강 종주코스

금강하구둑에서 대청댐까지 달리는 

146km코스.부소산 정상에 솟은 태양

이 백마강을 금빛으로 수놓는 진경이 

펼쳐진다.대청댐을 조금 지나면 대청호 

수면에서 최고60m높이에 조성된 데

크 구간도 달려볼 수 있다.

소요시간 약 9시간40분

➍영산강 종주코스

영산강하구둑에서 담양댐에 이르는 

133km코스.메타세쿼이아가 아름드

리 울창하게 늘어선 전라남도 담양 메

타세쿼이아 가로수길에서는 나무그늘

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겠다.

소요시간 약 8시간50분

➎낙동강 종주코스 

낙동강하구둑에서 안동댐까지 굽이치

는389km코스.경상남도 의령군 박진

고개 구간에서는 고갯길 정상부터 낙

동강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흐른다.

소요시간 약 25시간55분

후지이 타카시의 여행 일정

서울 옥수동(4.22)•서울역 도착(4.23)

충주(4.21)

문경(4.20)

대구(4.19)

부산(4.18)

시모노세키 출발(4.17)

대한민국

일본

Loo k  Inside ! 

환상의 라이딩 코스,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한국에 자전거 인구가 늘면서 자전거길도 많아졌다. 2012년 봄, 4대강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1757km의 ‘4대강 국

토종주 자전거길’(riverguide.go.kr)도 그 중 하나다. 한강과 금강, 영산강, 낙동강을 따라 난 종주코스는 저마다 달리는 맛

이 천차만별이다.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의 대표 코스 다섯 곳을 소개한다.

➊ ➋

031

030 

영산강 ⓒKTO한강 자전거길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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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이 준 소중한 선물,

올레 덕분에10년은 젊어졌지요

기쁨의 섬 제주도.

멀리서 보면, 그저 하나의 섬

가까이 보면, 수많은 것의 집합

안에서 보면, 하나의 우주가!

놀랍도록 잘 짜인 길, 따뜻한 안식처에 온 듯…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변화가 시작된다. 두 발에서는 뿌리가 싹터 이 고유의 땅에

닻을 내리고, 팔은 꿈을 향해 비행하는 날개가 된다. 오감(五感)은 충만해지고 한

껏 고무되어 호기심에 춤을 춘다. 제주에 오면 즉시 이 유서 깊은 마법 같은 세상

의 일원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제주에서 중요한 것은 진실함이 주는 평온

한 광경이다. 자연이 내뿜는 당당한 아름다움의 힘을 몸으로 느끼고 싶은 진실함

말이다.

지난 8월 나는 서울에서 작업을 마치고 제주로 돌아왔다. 내 눈앞에는 올레길이펼쳐져 있었다. 놀랍도록 잘 짜인 산책길을 걸어 들어갈수록 나는 숨막히는 풍경

에 흠뻑 빠져들었다.

올레는 길이다. 그러나 올레는 세상에 대해 열려 있는 사람의 열정과 승리에 대한

기록이며, 넓어진 시야로 바라보게 되는 삶이자, 절대 지치지 않는 재생의 힘이

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건, 바로 깨어 있는 이들의 감수성과 열정, 그리고

순수한 고집이었다. 올레길의 기원은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으로부터 시작됐

다. 내가 그 구불구불한 길을 걷다 그녀를 만났던 것처럼, 모두가 꼭 한 번은 그녀

1965년 스위스 출생.전 세계10여 개 나라에서 수십 차례의 전시 경력과 각종 대회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건축가.한국과의 인연도 각별해서 2011년 4월 서울대에서 특

강을 진행했으며,서울 리움 미술관과 제주 피닉스 아일랜드의 클럽하우스 책임 설계를 맡기도 

했다.2010년 세계 건축가 15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개인 홈페이지(macullo.com )에서 그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다비데 마쿨로 Davide Macullo

| 제주올레 |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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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기정ⓒ신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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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녀는 불과 3년 만에 제주의 구석구석을 엮어 올레길

을 냈고, 이제는 지구가 준 이 진정한 선물을 우리에게 돌려주고 있다.

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마을 길에서 집 대문까지를 이어주는 좁은 골목이다. 올레

란 단어는 가정이 주는 소중한 친밀감과 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순수한 욕구

사이에 놓인 시작 공간이라는 정서적 함축을 담고 있다. 지금과 같은 거대한 개인

주의 시대에, 올레는 나눔에 대한 가치와 인간과 자연의 재결합에 대한 가치를 믿

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신선한 기적이다. 이 신비의 세계에 한번 발을 디디면, 따

뜻한 안식처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에 빠져든다.

하루 사이에도 어떤 일이든, 모든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나는 하루 동안 올레 코

스를 걸으며 잊히지 않을 경험을 했다.

7코스를 돌았을 때는 해녀들의 뭉클한 사연을 들었고, 어부들과 대화를 나눴고,

숨막히는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마주했던 게스트하우스들의 독창적인 모습을 가

슴에 담았다. 8코스에서는 차분한 분위기의 호텔에서 느긋한 여유를 즐겼고, 향

긋한 숲 속에 앉아 부서지는 파도에 몸을 적셨고, 멀리 수평선이 보이는 환상적인

풍경 안에서 한동안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10코스에서는 푸른 언덕을 올라 한국

의 최남단에 위치한 섬 마라도를 바라보던 일을 잊을 수 없다. 그 아름다운 섬에

최초로 살았던 서양인에 대한 이야기도 잊을 수 없고, 모슬포 시장을 돌아다니다

맛본 제주의 신선한 특산물과 별미도 잊을 수 없고, 산 아래 절을 뒤로 한 채 끝없

어 보이는 산방산의 계단을 걸어 올랐던 일, 그리고 마침내 바위 동굴에서 마주쳤

던 불상도 잊을 수 있다. 영문을 알지 못한 채, 나는 그 하루 동안 10년은 젊어졌

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길 위의 단순한 삶, 영혼을 평온하게

제주올레를 걸으며 나는 지중해-알프스 지방에 있는 내 어릴 적 집의 정원을 떠

올렸다. 정원 앞에 서 있는 한 그루 나무의 뿌리를 나는 제주에서 발견했다. 땅 속

깊숙이 뻗쳐 지구를 통과해 마침내 나의 옛집 나무와 제주의 나무를 이어주는 뿌

리 한 가닥을 발견한 것이다. 이 깨달음은 20년 전 내가 이곳을 처음 여행했을 때

부터 나와 함께했고,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때 나는 자연의 힘을 위대하게

여기는 한국 문화의 감수성을 느끼며 마치 집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

다. 이후로 나는, 내가 설계한 건물이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의 정서의 연장이어

야 한다는 생각을 발전시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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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JTO 주상절리 ⓒJTO 유채꽃 ⓒJTO 오름 ⓒJTO제주올레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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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가 바로 그러하다. 올레는 살아있는 자연 유기체이자 인간 오감의 연장이다.

마치 우리가 긴 코와, 거대한 귀, 3D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눈, 커다란 입, 그리

고 가장 강렬한 포옹을 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긴 팔을 가진 것과 같다. 더 이

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올레길 위의 단순한 삶은 영혼을 평온하게 한다.

아름다움은 충분하다.

보는 것은 잊는 것이고 잊는 것은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잠시 동안 자신이 세상의 중심에 서 있다는 느낌을 던져준다.

(2010.10.29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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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속살을 체험하는 여행, 제주올레

‘걷기여행’의 등장은 한국인의 여행 패러다임을 바꾼 일대 사건이었다. 그 진원지가 바로 ‘제주올레’다. 차를 타는 대신 두

발로 걸으며, 제주의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올레 여행은 도시생활의 피로를 푸는 건강한 여행이자, 자신의

본마음에 한걸음 다가서는 희망 여행이다. ‘올레’는 골목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제주올레의 시작

전직 언론인 서명숙씨가 스페인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걷고 난 뒤 자신의 고향인 제주도로 내려와 트레일을 

내기 시작한 게 제주올레의 출발이다.2007년 9월에 

제주도 동쪽 성산 시흥초등학교에서 광치기해변까지 

이어지는 제주올레1코스가 열렸고,2012년9월에21

코스가 개장하면서 제주로를 한바퀴 도는 제주올레

가 완성됐다.이로써 제주올레는 모두26개 코스(비정

규 코스5개 포함 ) 전체 길이 약 430km의 초대형 트

레일이 됐다.제주올레는 세계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

된 제주도의 속살을 헤집고 다녀 개장과 함께 큰 인기

를 누렸다.제주올레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한국

에는 전국 곳곳에 트레일이 들어서고 있다.

제주올레 걷기

제주올레는1개 코스에15~18km정도 된다.최소4

시간에서 6시간씩 걸어야 한 코스를 다 걸을 수 있

다.거리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해안을 따라 걷거

나 마을을 통과하는 등 대체로 평지 코스가 많아 그

리 힘들지는 않다.그래서 여성이 특히 제주올레를 사

랑한다.사단법인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이 제주올

레를 걷는 방법을 ‘놀멍 쉬멍 놀으멍’(‘놀며 쉬며 걸으며’

란 뜻의 제주 방언 )이라고 표현한 것도,천천히 걸으며 

제주도의 자연과 멋을 한껏 만끽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제주올레는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걷는 길이다.길을 

잃을 염려는 크게 없다.길바닥에 그려진 화살표나 길

목에 세워둔 이정표 ‘간세’,나뭇가지에 묶은 리본을 

따라서 걸으면 된다.제주올레 사무국에서 올레 여권

을 만들면,코스 시작점과 종점에서 완주 올레꾼(올레를 걷는 관광객 )에게 확인 도장을 찍어주지만,일종

의 기념품이지 자격증은 아니다.제주올레는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신체 조건과 시간 조건 등을 고려해 

적절히 걷는 길이기 때문이다.

제주공항에 올레 안내소가 설치돼 있다.제주도민이 

자원봉사로 나서 제주올레를 걸으려는 관광객에게 

안내를 한다.코스 선정부터 숙소ㆍ식당ㆍ배편 정보,마

을 이장님 휴대전화 번호까지 알려준다.

[제주올레] 문의064-762-2190 홈페이지 jejuolle.org

한라산국립공원

제주도

제주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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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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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든거제도 산마루길,

그 짜릿함에 감전될 겁니다

5개 봉우리 잇는 30km, 일본 땅 보일 때도

나는 미국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방에서 자랐다. 내 고향은 세대를 불문하고 하이

킹을 즐기는 고장이지만, 바쁜 생활 탓에 하이킹을 마음껏 즐길 수 없었다. 나에

게 하이킹은, 그저 젊은 시절의 추억 정도였다.

차갑게 식었던 열정이 다시 타오른 건 3년 전이다. 거제도의 한 교육기관에서 영

어교사로 일하게 되면서 나는 하이킹을 다시 시작했다. 거제도는 하이킹의 섬이

었다. 어디를 둘러봐도 햇살 가득한 하늘과 아름다운 대비를 이루는 산줄기가 선

명한 윤곽을 그리고 있었다. 나는 섬을 길게 가로지르는 산등성이가 나를 부르고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고향에서 산 정상에 올라 풍경을 내려다보며 간식을 먹고 다시 내려오는 전

통적인 방식의 하이킹을 즐겼다. 그러나 거제도에선 달랐다. 나는 이 섬의 여러 길

위에서 한나절을 훌쩍 보내곤 했다. 폭포를 지나고 야생동물을 만나고 야생화를

바라보며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하늘이 어두워지곤 했다. 길은 나에게 감동과 평

화를 안겨줬다. 이 길고 긴 길 위에서 내 모든 신경은 기분 좋게 녹초가 되곤 했다.

마침내 나는 지도를 펼쳐놓고 길에 관하여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흩어

져 있는 길을 모아서 하이킹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한 것이

다. 그 마음으로 GRT(Geojedo Ridgeline Trail,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거제도 산

마루길’)를 만들게 됐다. 길이 중간에 끊어지지 않고 산 이쪽에서 저쪽 너머로 이

1966년 미국 출생.미국에서 연극영화학과 아트 콜레보레이션을 전공했고,2007년부터 경남 

거제도의 위버지니어스 영어스쿨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고 있다.자연을 사랑하고 탐험을 좋아

해 한국에서 하이킹은 물론 암벽 등반도 즐긴다.

마이클 에센바크 Michael Eschenbach

| 거제도 하이킹 |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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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소병대도ⓒ거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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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는 산마루 하이킹 루트를 개발한 것이다. 길은 거제도 장평동에서 시작해 계

룡산 위쪽으로 이어져 망산의 최남단 정상까지 내려온다. 원래 따로 떨어져 있던

하이킹 루트 3개를 조합한 것으로 총 거리는 30km에 이른다.

내가 낸 길은 오로지 새들만 간간이 날아다니는 높이까지 이어진다. 거제도의 가

장 높은 5개 봉우리 위에 서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높은 봉우리인 가라산 정상

에선 맑은 날이면 일본 땅이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이 길은 성곽 세 곳과 사찰 두

곳, 한국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옛 포로수용소 유적지를 지나간다. 조선소와 해

금강, 외도식물원과 바람의 언덕 등 거제도의 거의 모든 주요한 자연경관이 다 내

려다보인다.

바다•야생화•성곽•포로수용소… 감동의 풍경

‘거제도 산마루길’ 계획을 세우고 처음 종주에 도전한 날. 나는 비를 맞으며 걸었

다. 망산 정상까지 함께 걸었던 친구는 날씨 좋은 날을 기다리자고 했지만, 나는

얼른 이 길을 종주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나는 친구와 작별인사를 나눈 뒤 야

영을 하기 위해 숲 속으로 들어갔다. 그날 밤 비가 다섯 번이나 내렸다. 하루 종일

계속된 하이킹을 끝내고 맞는 밤이 보송보송한 침대가 아니어서 낯설었지만, 나

는 내일 일정을 머리에 그리며 그 긴 밤을 이겨냈다.

이튿날은 화창했다. 전날 밤의 폭풍 구름이 바람에 씻겨 섬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활짝 드러내고 있었다. 힘겨운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나는 숨막히는 듯한 풍경을

보상받았다. 나는 길 위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특히 모녀 등산객은 내게 떡과

쌀로 만든 음료를 건네주기도 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혼자였다. 나는 혼

자서 이 대자연의 경관을 마주하고 있었다. 내가 만든 길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멋졌다. 나는 이 멋진 경험을 한시라도 빨리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

이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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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지로 유명한 거제도의 ‘바람의언덕’ ⓒ거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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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만든 길이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머스트 하이킹(Must-

Hiking)’ 코스가 되기를 희망한다. 나는 한라산과 지리산을 올랐고, 그 산 말고도

수많은 산을 올랐다. 그러나 ‘거제도 산마루길’만큼 내 몸과 마음을 짜릿하게 자

극한 것은 없었다. 당신이 진정한 하이커라면 이 길을 걷자마자 사랑에 빠질 것이

라고 자신한다.

참, 최초의 종주 이후 나는 꼬박 일주일을 체력을 회복하는 데 써야 했다. 그러나

나는 2주일 뒤 다시 ‘거제도 산마루길’로 향하고 있었다. 하이킹이 가져다 주는

이 순전한 즐거움을 나는 오직 한국에서만 만끽하고 있다. (2010.12.10 게재)

어디를 둘러봐도 햇살 가득한 하늘과 아름다운 대비를 이루는 산줄기가

선명한 윤곽을 그리고 있었다.

Loo k  Inside ! 

도보 여행자의 로망, 한국의 트레일 명소

한국의 걷기여행은 2007년 제주올레와 함께 시작되었다. 제주올레의 성공 이후 한국에는 전국 곳곳에 트레일이 설치됐다.

잊혀진 옛길을 복원한 길이 생겼고, 지리산ㆍ북한산 등 큰 산을 에두르는 길이 생겼으며, 600km가 넘는 동해안을 잇는 초

대형 트레일도 생겼다. 제주올레처럼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트레일도 있고, 문화체육관광부ㆍ환경부ㆍ산림청 등 중앙 정부

부처가 관리하는 트레일도 있고, 지방자치단체가 낸 트레일도 있다.

지리산 둘레길2008년 4월 시범구간으로 첫 선을 보인지4년 만인 

2012년5월 완전 개통했다.한국 최초의 국립공원이

자 가장 면적이 넓은 지리산 자락을 한 바퀴 크게 돈

다.지리산 둘레길은 20개 코스(2개 지선 포함 ) 길이 

274km에 이르는 초대형 트레일이다. 3개 도(전남ㆍ전

북ㆍ경남 ), 5개 시ㆍ군(전북 남원시46km,경남 함양

군 23km,산청군 60km,하동군68km,전남 구례군 

77km ), 117개 마을을 통과한다.지리산 둘레길은 숲

길(43.8% ),농로(20.8% ),마을길(19.9% ) 등으로 이어져 

있다.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자락에 박혀 있는 마을

과 마을을 잇는 길이다.지리산 둘레길은 사단법인 숲

길(이사장 도법 스님 )이 운영한다.

홈페이지 trail.or.kr

북한산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은 서울 북쪽에 있는 북한산과 도봉산

을 한 바퀴 도는 트레일이다.전체77km길이로,모두 

21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북한산과 도봉산은 국립

공원이다.한국의 수도 서울에 있는 산이지만, 1985

년 15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그러나 북한산

과 도봉산은 훼손이 심했다.인구1천만 명의 도시에 

있다 보니,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호를 해도 워낙 입

장객이 많기 때문이다. 1천만 명이 넘는 사람이 해마

다 북한산을 찾아 들었다.북한산 둘레길은 이러한 

훼손을 막기 위해 조성한 트레일이다.그래서 북한산 

둘레길은 북한산과 도봉산 자락의 아래쪽으로만 

나 있다.교통도 좋고 코스도 평이해 남녀노소 누구

나 편하게 걸을 수 있다.

홈페이지 ecotour.knps.or.kr/dulegil

강릉 바우길

제주올레, 지리산 둘레길과 함께 한국 3대 트레일

로 통하는 트레일이다. 강원도 강릉 일대에 조성된 

트레일로 정규 코스 16개와 특별 코스 3개가 있다.

총 길이는 약 350km에 달한다. 강릉 바우길은 대

관령에서 강릉으로 내려오는 대관령 옛길, 선자령 

능선 트레킹 코스,강릉 경포호를 한 바퀴 도는 코

스,동해 바닷가를 따라 걷는 코스 등 한국의 대표 

관광 명소를 잇고 있는 대표적인 관광 트레일이다.

바우길의 ‘바우’는 ‘바위’를 뜻하는 강원도 방언으

로,사단법인 강릉 바우길이 운영한다.문의033-645-0990 홈페이지 baugi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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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포로수용소의 잔해 ⓒMichael Eschenb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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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해남에서 만난

철새떼에정신을 몽땅 뺏겼어요

아내의 나라는 아름다운 새의 나라

한국 겨울의 매운 칼바람을 처음 맞은 것은 1999년 1월이다. 평생을 같이 살기로

한 사람의 고향 땅을 처음 밟았을 때 나는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그 인

연은 해가 더할수록 진해지고 있다.

새를 망원경으로 훔쳐보는 재미는,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한다.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새를 관찰하느라 젊은 시절을 다 보낸 나는, 한국에 도착하

기 전부터 비행기 창 밖을 내다보며 처음 만날 한국의 새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극동아시아에서만 관찰이 가능한 새들을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생

각에 설레기까지 했다.

나는 한국을 여행하며 전국 방방곡곡에서 새를 지켜봤다. 임진강 줄기에서 시작

한 내 여행은 강화도까지 들어가게 됐고, 이어 서해안을 따라 경기만•남양만•아

1954년 영국 출생.생태조사 전문가.한국인 아내와 열 살 난 딸을 두고 있다.야생동물 중에서 

특히 새에 대해 남다른 열정이 있다.탐조 투어 리더로 세계를 누볐으며 영국에서 조류보호구역

과 보전센터 등에서 관리자로도 일했다.현재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자료 수집과 조류 생태조사

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1999년 결혼해 처음 한국을 방문한 뒤 친지 방문 및 탐조 여행을 위해 

주기적으로 한국을 찾아오고 있다.

마틴 서덜랜드 Martin Sutherland

| 한국의 철새도래지 |

여행 도중 나는 눈앞에 펼쳐지는 새들의 아름다움에

정신을 몽땅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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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을 찾은 가창오리떼의 군무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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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만•서산•금강•해남•순천까지 내려가는 대장정까지 감행하게 됐다. 여행 도

중 나는 눈앞에 펼쳐지는 새들의 아름다움에 정신을 몽땅 빼앗겼다. 한겨울 한국

으로 월동을 하러 온 무리가 워낙 크기 때문이었고, 망망대해처럼 펼쳐진 갯벌의

규모 때문이었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의 새가 이루는 다양성 때문이었다.

결국 나는 전국 일주에 도전했다. 서해안에서 남도를 지나 동해안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나는 통영•거제•주남•우포늪•구룡포를 거쳐 강릉과 속초를 지나고 춘

천을 들렀다 대구로 내려왔다. 오로지 새를 보기 위해 한국을 한 바퀴 돈 것이다.

물론 그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남도의 이름 모를 항구에서 발견한 검은머

리갈매기와 적호갈매기, 동해안 해변에 가득 널린 오징어 사이로 먹이를 찾아다

니는 흰갈매기, 실개천 기슭에서 우연히 만난 호사도요, 넘실대는 물결 너머로 보

였다 말았다 하던 바다오리까지 나는 한국 곳곳에서 새에 흠뻑 빠져들었다.

갯벌에 놀라고 새떼 규모에 놀라고

“새만 보러 왔느냐”는 아내의 불평 섞인 핀잔도 내 강행군을 막지 못했다. 지금이

야 새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지만, 그때만 해도 아내는 새에 관한 한 왕초보였다.

그런 아내에게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남편의 호들갑은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

다. 당시에는 조류 관찰이 한국인 대부분에게 생소했다. 더욱이 나는 파란 눈의

외국인이다. 망원경을 목에 걸고 풀이 무성한 습지 가장자리를 서성대는 외국인

을, 한국인은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곤 했다.

어느새 내가 한국을 찾은 횟수가 다섯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가 됐다. 한국은 계절

따라 다른 옷을 입은 풍경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나라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 풍경 속에 담긴 철철이 다른 종의 새가 더 아름다웠다. 한국인 대부분이 모르

고 있겠지만, 한국은 놀라운 새의 나라다. 텃새를 비롯해 겨울과 여름을 나기 위

해 한국에 머무는 철새에게 한국의 자연은 보금자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조류뿐만 아니라 호랑이•고래•곰•야생화 등 동식물을 관찰하는 생

태여행이 보편화돼 있다. 영국인의 생태여행은 이제 영국 영토를 넘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네팔•스리랑카•중국•태국 등지에

서 생태여행 상품을 많이 내놓고 있으며, 이들 국가는 모두 영국을 상대로 활발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나는 한국도 이들 아시아 국가와 충분히 견줄 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

다. 찬바람 이는 겨울, 아이의 손을 잡고 나는 다시 한국의 들녘에 서고 싶다. 무

한 감동을 안겨주었던 순천만과 해남, 서산의 겨울 손님을 다시 만나고 싶다. 종

종 한국행을 조르는 딸 아이보다 내가 더 조급하고 기다려지는 건, 깃털 달린 한

국의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2011.7.8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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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만의 큰 기러기떼 ⓒMartin Suth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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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만 천수만은 충남 서산에 있는 초대형 간척지다. 1979년 현대그

룹이 바다를 메워 경작지를 만든 곳으로 한국 경제성장의 상

징과도 같은 장소다.그러나 지금 천수만은 세계적인 철새 도

래지로 더 유명하다.천수만에서 발견되는 겨울 철새만327종

에 달한다.하루에만60만 마리가 넘는 철새가 발견됐다는 기

록도 있다.대형 간척지 논에 널린 나락과 풍부한 물을 보고 

철새들이 날아들었기 때문이다.특히 가창오리에 관한 한 천

수만은 세계 최고의 탐조 명소로 통한다.해마다 전체 개체수

의90%에 이르는 30만 마리가 넘는 가창오리가 한꺼번에 천

수만으로 모여든다.가창오리가 천수만을 찾는11월 중순이

면,전 세계에서 사진작가들과 자연 다큐멘터리 작가들이 몰

려드는 까닭이다.

[천수만철새기행전위원회] 문의 041-669-7744 홈페이지 seosan

bird.com 

금강 하구

전북 군산 금강 하구도 천수만과 함께 가창오리의 군무를 관

찰할 수 있는 명소다.겨울이 깊어지는 12월이 되면,천수만에 

머물던 가창오리가 남쪽에 있는 금강으로 내려온다.여기에서 

관찰되는 가창오리가 한 달쯤 전 천수만에서 봤던 그 가창오

리다.날이 더 추워지면 가창오리는 더 남쪽으로 내려가 전남 

해남의 영암호나 경남 창원의 주남 저수지에서 겨울을 난다.

금강의 풍부한 수량과 강을 따라 형성된 갈대밭이 철새에게 

최적의 서식조건이 된다.군산시는 2003년 금강 하구에 철새 

탐조시설을 대대적으로 설치해 해마다 철새 축제를 열고 있다.

[군산 철새축제] 문의063-453-7213 홈페이지 gmbo.kr

순천만 순천만은 한국 생태관광 1번지다.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 갈

대밭과,그 갈대밭을 가로지르는 단정한 탐방로,긴 곡선을 그

리며 빠져나가는 물길의 해 질 녘 풍경은 한국의 자연미를 상

징하는 대표하는 장면이다.순천만은 해안습지라는 천혜의 

자연환경과,마구잡이 개발을 차단하고 생태관광 탐방문화

를 성공리에 정착시킨 사람의 힘이 함께 빚은 당대 최고의 걸

작이다.순천만이 귀한 건,세계적 희귀종인 흑두루미가 발견

되는 몇 안 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전국의 사진작가들과 조

류학자들이 이 새 하나 때문에 겨울마다 순천만 대대포구 갈

대밭에서 추위와 싸운다.흑두루미는 보통 한겨울 순천만에 

내려앉는다. 1월이 출연 빈도가 가장 높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 문의 061-749-4007 홈페이지 suncheon

bay.go.kr

철원평야철새마다 모이는 곳이 따로 있다.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에

도 세계적인 희귀종 철새가 발견된다.두루미와 독수리다.흰 

눈 소복히 쌓인 겨울 들판에 두루미와 독수리가 나란히 앉아 

있는 장면이 해마다 연출되는 무대가 철원평야 일대다.하지

만 철원평야는 탐조여행이 가장 까다로운 곳이다.민통선 안

에 있어,민통선 지역에 주둔하는 군부대에 사전 신청을 해야 

한다.철원군에서12월부터2월까지 탐조버스를 운행한다.

[철원군청] 문의033-450-5365 홈페이지 tour.cwg.go.kr

Loo k  Inside ! 

새들이 깃드는 안락한 땅, 한국의 철새도래지

한국은 시베리아 대륙 남쪽에 위치한 반도 국가다. 그 지정학적 특징 때문에 한국은 철새의 이동 경로가 되고 있다. 여름 철

새도 있지만 한국에는 특히 겨울 철새가 많이 찾아온다. 시베리아에서 떠난 수많은 철새들이 추운 겨울을 보내기 위해 남쪽

의 따뜻한 나라, 한국으로 찾아오는 것이다. 그래서 겨울에는 한국의 곳곳이 세계적으로 희귀한 새들의 보금자리가 된다. 한

국의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를 소개한다.

서해안에서 남도를 지나 동해안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나는 통영•거제•주남•우포늪•구룡포를 거쳐 강릉과 속초를 지나고 춘천을 들렀다 대구로 내려왔다.

오로지 새를 보기 위해 한국을 한 바퀴 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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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두루미의 천국 순천만 ⓒKTO

운무가 자욱한 명량해협을 지나는 철새들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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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다 예쁜남산에 폭 빠진 삶,

어느덧 21년째네요

N서울타워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

내가 한국에 처음 온 것은 1991년 3월이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총지배인으로 서

울에 왔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 총지배인을 맡고 있다.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 나는 한국에 산이 많은 걸 보고 깜짝 놀랐다. 특히 서울

은 한강이 도시 중앙을 가로지르는 동시에 높은 산이 성곽처럼 둘러싸고 있었다.

그 도시 한가운데 남산이 있다. 해발 265m밖에 되지 않지만 남산은 정상에 올라

서면 서울의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남산은 자체로 훌륭한 전망대이지

만, N서울타워에 올라서면 그야말로 하늘에 서 있는 것처럼 서울을 360도로 둘

러볼 수 있다.

나는 내 직장이 남산에 터를 잡고 있는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종종

나를 포함한 우리 호텔 직원이 남산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곤

한다. 하얏트 기업은 해마다 전 세계에서 동시에 ‘직원의 날’을 정해 행사와 캠페

인을 펼치는데,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경우는 해마다 남산 가꾸기 사업을 진행한

1952년 출생.1983년 하얏트 인터내셔널에 입사해 뉴질랜드 하얏트 킹스게이트 퀸스타운 총지배인을 시작으로 아랍에

미리트 하얏트 리젠시,뉴질랜드 하얏트 오클랜드를 거쳐1991년 하얏트 리젠시 서울 총지배인으로 부임했다.1994년 전 

세계 하얏트 호텔 중 가장 뛰어난 총지배인에게 수여되는 ‘올해의 총지배인’상을 수상했고,2012년 현재까지 그랜드 하얏

트 서울 총지배인이자 대표이사 사장직과 동시에 한국의4개 하얏트,마이크로네시아 2개 하얏트를 총괄하는 부사장직

을 겸하고 있다.

피터 월쇼 Peter  Walshaw

| 서울 남산 산책 |051

050 

N서울타워ⓒ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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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200명이 넘는 직원이 호텔을 출발해 남산 정상까지 다 함께 걸으며 주변을 정

비한다. 몇 해 전에는 남산 가로수 아래 철골 구조물을 제거하고 풀을 심기도 했

다. 이제는 그때 심은 풀이 제법 자라 있어 볼 때마다 뿌듯한 마음이 든다.

내가 처음 남산에 오른 것은 1991년 봄이었다. 그때 남산의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산에 오를 수 있는 길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길 대부분이 막혀 있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남산 살리기 사업을 통해 훌륭한 공원이 조성돼 있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 지금 남산은 서울 시민의 안식처다. 잘

정비된 산책로, 야생화 꽃길, 울창한 나무 등 전 세계 어느 도심 공원 못지않다.

남산은 오늘도 변하고 있다. 최근 눈에 띄게 남산을 걷고 뛰는 사람이 늘었는데,

나도 이들 중 한 사람이다. 호텔을 출발해 N서울타워까지 오르는 코스를 즐긴다.

하얏트는 남산의 야생화 공원과 구름다리로 이어져 있다. 붉은 아스팔트를 따라

가면 도심 속에서도 시원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야생화 공원을 만날 수 있다. 전

국 8도에서 옮겨 심었다는 소나무 숲과 꽃나무 그리고 각기 다른 야생화가 가득

하다. 봄이면 산토끼와 꿩이 노닐고, 작은 연못에 도롱뇽 알이 살고 물방개가 헤

엄을 친다. 야생화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본 다음 길을 오르면 수복천 약수터가 나

온다. 약수 한 잔이 피로와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려준다. 선선한 바람과 함께 N

서울타워에 올라서면 화려한 스카이라인 아래 역동적인 도시 서울이 모습을 드

러낸다.

N서울타워 반대편으로 가면 북측 순환 산책로와 이어지는 서울 성곽길을 만날

수 있다. 북측 순환 산책로는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고 라일락의 아늑한 향이 퍼

지고, 여름에는 산책로를 따라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우거진 나무 향이 그득하고,

가을에는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형형색색의 단풍과 은행나무로 둘러싸인 예쁜 산

책로가 된다. 북측 순환 산책로는 계절마다 다른 색깔을 띤다.

성곽길을 지나 지하철 충무로역까지 가면 남산골 한옥마을이 나온다. 이렇게 남

산과 한옥마을을 둘러 충무로까지 내려오면 3시간 남짓 걸린다. 만만한 거리는

아니라는 얘기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개와 함께 산책을 하곤 했는데, 충무로역

즈음에 다다랐을 때 개가 지쳐서 택시를 타고 집에 왔던 일도 있다.

남산 오른 뒤엔 어김없이 된장찌개

남산을 오른 뒤 빼놓지 않는 게 있다. 된장찌개다. “20년 동안 한국에 살면서 가

장 맛있는 한국 음식이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나는 주저 없이 “된장찌개와 차진

쌀밥”이라고 대답한다. 나는 된장찌개의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구수하고 깊은 맛에

매료돼 한식을 먹으러 가면 항상 된장찌개를 주문한다. 한국에서는 그 집 음식 맛

은 장맛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한국 생활 20년이 되니 나도 장맛을 가늠할 경지

에 이르렀다. 된장찌개 한 입만 먹어보면, 집에서 담근 장인지 수퍼마켓 장인지

정도는 구분할 수 있다.

호텔리어의 가장 큰 장점은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나는 한국에 처음 부임하던 날부

터 한국에 매료되었고, 한국은 내게 제2의 고향이 되었다. 내 삶의 터전이자 안식

처인 남산은 한국에서의 삶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더 큰 의미가 있다. 지난 20년

동안 나는 남산에서 서울의 역사와 문화, 그 빠른 성장과 변천을 지켜봤다. 나는 오

늘도 남산을 오르며 남산의 에너지를, 한국의 정기를 마신다. (2011.10.14 게재)

“20년 동안 한국에 살면서 가장 맛있는

한국 음식이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나는 주저 없이 “된장찌개와 차진 쌀밥”

이라고 대답한다.

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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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 ⓒPeter Walsh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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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둘레길

N서울타워를 중심으로 남산을 순환하는 산길이다.

2011년 남산 전역에 차량통제가 실시되면서 자동차 

도로가 고스란히 사람을 위한 길이 됐다.남산 둘레

길로 진입하는 공식루트는 열다섯 곳.그 중에서도 

남산도서관에 인접한 서울지하철 4호선 명동역과,

국립극장과 연계되는 서울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이 가장 붐빈다.남산도서관~N서울타워~남측포토아

일랜드~국립극장으로 이어지는 남측순환로에는 순

환버스가 다닌다.버스 전용도로 한편으로 도보산책

길이 마련돼 있다.남산야외식물원,남산 소나무 군락

지 등 볼거리가 많고 오르락 내리락 리듬감 있게 걷기 

좋다.국립극장에서 시작되는 북측순환로는 순환버

스조차 출입 금지된 100%도보산책길이다.남산 허

리를 감싸 도는 우거진 숲길이 한참 이어져 ‘웰빙조깅

메카길’이라고도 불린다.중국 고전소설 <삼국지>에 

등장하는 제갈공명을 모신 와룡묘와 남산케이블카 

등을 지난다.남산 둘레길은 전체7.6km며,한 바퀴 걷

는 데2시간30분 가량 걸린다.

서울 성곽길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한양(지금의 서울 )에 

도읍을 세웠다.그리고1396년 한양 둘레를18km성

곽으로 감쌌다.북악산과 인왕산,남산 등의 능선을 

따라 늘어선 성곽은 세종과 영조 시대를 거치며 더 

단단하고 견고해졌다.조선왕조와 더불어 500년 역

사를 걸어온 서울 성곽은 일제강점기에 크게 훼손됐

다.하지만 일부 구간은 지금도 걸을 수 있을 만큼 보

존되었다.성곽의 남쪽에 해당하는 남산 구간은 숭례

문에서 시작해 백범광장~안중근의사기념관~잠두봉

포토아일랜드~팔각정~N서울타워~소나무탐방로~

국립극장~장충체육관으로 연결된다.남산 정상을 지

나 하산하기까지 도보로 3시간이 걸린다.남산에서 

다시 동대문 방향으로 넘어가 서울 성곽길을 한 바퀴 

돌면,국보8곳을 비롯해 문화유산169곳도 만날 수 

있다.

Loo k  Inside ! 

남산 둘레길과 서울 성곽길

해발 260m가 조금 넘는 야트막한 남산은 걷기 좋은 길 두 개를 품고 있다. 호젓한 산허리를 한 바퀴 도는 ‘남산 둘레길’과

남산에 남아있는 서울성곽의 자취를 좇는 ‘서울 성곽길’이다. 길 따라, 바람 따라 걷노라면 남산에 깃든 푸른 여유마저 내 것

이 된다.

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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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곽 ⓒ이강덕

화려한 도시 서울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는 남산과 N서울타워ⓒvisitseou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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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오렌지빛일출의 유혹

동해는 그렇게 날 잡아 끌었다

서울 생활 접고 삼척에서 새 생활

선선한 바람에 물결이 일렁인다. 파도가 연주하는 교향곡과 바닷새의 노랫소리

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화음을 자아낸다. 이윽고 장엄한 태양이 동해의 수면 위로

떠오른다. 한국을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했던가? 이 말에 적극 동의한다.

2003년 한국에 왔을 때 나는 제일 먼저 카메라를 샀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기

록할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막상 한국에 와서는 서울에 갇혀 정신 없

이 지냈다. 지하철 2호선을 벗어나는 것도 족히 2년이 걸렸다. 뭔가를 놓치고 있

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한국에 대한 기억이 서울로 국한되는 것은 싫었다.

용기를 내 영어가 쉽게 통하는 이 대도시를 벗어나 탐험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전국 일주를 결심하고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째는 사진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

었다. 일생에 한 번 카메라에 담을 만한 대상을 찾아 방방곡곡을 떠돌았다. 지역

축제도 숱하게 다녔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역시 전남 보성의 다향제였다. 어찌 보면 보성

은 완벽한 재앙으로 기억될 수도 있었다. 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했으며, 행사장

은 썰렁했다. 숙소마저 청결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운 좋게도 두 가지를

1974년 캐나다 출생.2003년부터 한국에서 영어 강습을 해왔다. 2012년 현재 강원도 삼척에 살

고 있으며,2007년 부터 취미인 사진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한국의 자연과 문화를 찍은 사진이 

한국 및 해외 잡지에 실린 적도 있으며,몇몇 작품은 국제적인 상을 받기도 했다.‘서울 시민 사진작

가’회원으로 활동 중이다.그의 사진은 홈페이지(leighmacarthur.com )에서 감상할 수 있다.

 리 맥아더 Leigh MacArthur 

| 한국 사진여행 |057 

056 

동해의 일출 ⓒLeigh MacArt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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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질 수 있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중 하나를 찍었고, 좋은 추억을 얻었다.

보성은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지고 건강해지는 느낌을 주는 곳이었

다. 지금도 기회가 닿을 때마다 보성에 가곤 한다.

전국 일주의 또 다른 목표는 숨은 명소를 찾는 것이었다. 문득 강원도 속초가 떠

오른다. 이른 아침 대포항에서 커피를 마시며 만선이 되어 돌아오는 어선을 느긋

하게 바라본 기억이 있다. 그날 동해 일출을 처음 경험했다. 강렬한 오렌지빛이

그토록 황홀할 줄이야. 서울 생활이 4년째로 접어들 무렵 나는 변화를 갈망했고,

망설임 없이 강원도로 향했다. 어디든 동해가 보이는 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

하기로 했다.

해변•숲•폭포… 무지개가 늘 뜨는 곳

지금 살고 있는 삼척은 이제 내 고향이나 다름없다. 아마 이곳만큼 다양한 기후와

풍경을 가진 곳은 없을 것이다. 쨍쨍한 햇살과 비•눈•바람•태풍이 철마다 찾아

온다. 모래 해변을 사이에 두고 한쪽에는 바위 해변이, 다른 한쪽에는 텃밭과 개

울과 폭포를 품은 산줄기가 펼쳐진다. ‘동굴의 도시’라는 별명답게 동굴이 55개

나 있다. 그중 환선굴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석회 동굴이다.

해신당공원도 유명하다. 외국인에게 ‘남근 공원’으로 더 알려진 이곳은 전 세계

여행잡지에도 여러 번 소개됐다. 나도 유럽 잡지사 두 곳에서 사진을 의뢰받은 적

이 있다. 환선굴과 해신당공원 모두 사나흘 휴가를 내 둘러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나 역시 삼척에 살면서 사진 찍는 즐거움과 함께 자연을 감상하는 심미안

도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어느 날인가 동네 야구팀과 연습을 하는데 하늘에 정말 고운 무지개가

떴다. 팀원 중 한 명이 뭘 보느냐기에 흥분해서 하늘을 가리켰다. “저걸 봐요! 무

지개가 정말 크지 않아요?” 그는 무심하게 대답했다. “여긴 삼척이에요. 늘 무지

개가 떠요.” 그의 말이 맞다. 지형과 날씨 때문에 삼척은 신기할 정도로 무지개가

많이 생긴다.

하지만, 나는 무지개가 뜨면 언제나 신기한 기분이 든다. 어딘가 특별한 장소가

연상된다. 삼척이 바로 그러한 특별한 곳 중 하나다. 집 현관을 나와 왼쪽으로 5

분만 가면 해변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5분이면 숲과 폭포를 볼 수 있는 이곳 삼척

은, 이제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됐다. 그래서 나는, 한국이 좋다. (2011.10.28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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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8 

추암해변 ⓒLeigh MacArt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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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 k  Inside ! 

리 맥아더가 사랑한 한국의 풍경사진 명소

한국의 풍경은 사시사철 변한다. 꽃이 피고 녹음이 짙어지며 단풍이 들고 눈이 쌓인다. 그리고 다시 꽃이 핀다. 시시각각

옷을 갈아입는 천혜의 자연은 보는 이들에게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속살거린다. 날씨와 시간에 따라 풍성한 표정을 지어 보

인다. 리 맥아더의 카메라에는 그런 한국 풍경의 정수가 담겨있다.

추암해변 

향로를 닮은 듯도,촛대를 닮은 듯도 하

다.하늘을 찌를 듯이 고고하게 솟은 바

위의 이름이 답을 준다.

*촛대바위: 강원도를 찾는 사진가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피사체 중 하나다.촛대바위

가 있는 동해시 추암해변은 기기묘묘한 해

안절벽과 푸른 바다,백사장이 어우러진 절

경이다.동해 일출을 배경으로 은은하게 물

든 촛대바위를 사진에 담으려는 사람들이 

새벽마다 해변에 장사진을 친다.

주소 강원도 동해시 촛대바위길 26

홈페이지 gangwon.to

대한다원

산기슭을 따라 완만하게 등고선을 그

리는 차나무들.전라남도 보성군에 자

리한 한국 최대 차 재배지 ‘대한다원’

이다.바람에 물결치듯 흔들리는 대한

다원의 차밭은 사철 그윽한 아름다움

을 자아낸다.한겨울 순백의 설경과 연

둣빛 햇순이 돋은 봄날의 차밭 풍경이 

일품이다.

주소  전라남도 보성군 보성읍 봉산리 

1288-1 홈페이지 dhdawon.com

경주 유채밭

천년 고도 경주는 봄도 드라마틱하게 

찾아온다.신라인의 숨결이 밴 반월성

은 춘사월 훈풍이 불 즈음이면 노란 유

채꽃으로 물든다.드넓은 유채꽃밭 위

로 연분홍 벚꽃이 하염없이 흩날린다.

절로 감탄이 나는 아득한 절경이다. 4

월 중순에2주 동안만 한시적으로 즐

길 수 있다.해마다 봄이 오면 카메라를 

메고 반월성으로 향하는 사람이 부쩍 

많아지는 까닭이다.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인왕동 387-1

홈페이지 guide.gyeongju.go.kr

무릉계곡

중국 고사에 등장하는 이상향 ‘무릉도

원’이 연상될 만큼 경관이 수려한 무릉

계곡.두타산 정상에서 발원한 물이 기

암괴석과 이끼 낀 바위를 지나 계곡을 

따라 맑디 맑게 흐른다.첩첩산중에서 

한결같이 청아한 물빛을 지키는 무릉

계곡을 보노라면 저절로 셔터를 누르

게 된다.

주소강원도 동해시 삼화동 859

홈페이지 gangwon.to

삼척 

리 맥아더가 살고 있는 강원도 삼척은 

그의 사진 속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장

소다.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여 시시각

각 180도 다른 풍경사진을 건질 수 있

다.두타산에서 맞는 일출과 월출,하늘

색 물빛이 각별한 미인폭포,해맞이 명

소인 ‘소망의 탑’,비스듬한 단층이 그대

로 노출된 장호항 갯바위와 해수욕장

들,자주 무지개가 걸리는 바다 마을의 

소박한 풍경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주소강원도 삼척시 일대 

홈페이지 tour.samcheok.go.kr

보성은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지고 건강해지는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지금도 기회가 닿을 때마다 보성에 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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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메타세콰이어길 ⓒKTO

보성다원 ⓒKTO

추암 ⓒKTO 무릉계곡 ⓒKTO 보성다원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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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끊겨봐야 안다,

원시 섬 울릉도의보석 같은 인심

한겨울은 온통 은세계… 강렬한 석양에 압도

한국에 머문 지 어언 3년 반. 취미가 여행이라고 밝히면 항상 똑같은 질문이 이어

졌다.

“한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그때마다 내 대답은 초지일관 “울릉도!”였다.

울릉도는 한국에서 여덟 번째로 큰 섬이다. 경북 포항에서 배로 약 3시간 거리다.

왕복이 만만찮아서일까. 높은 명성에 비해서는 실제로 가본 사람이 적은 편이다.

내가 처음 울릉도를 알게 된 건 2002년 몹시 추운 겨울날이었다. 한국에서 어학

연수 중이던 나는 대학 게시판에서 ‘울릉도 캠프’의 안내문을 발견했다. 호기심이

동한 나는 곧바로 참가 신청을 했다. 대학생 참가자 60명 중에서 외국인은 내가

유일했다.

한밤중에 서울에서 출발해 버스와 배를 갈아타고 반나절 만에 섬에 도착했다. 비

틀거리며 선착장에 내렸을 때는 정말이지 힘들어서 죽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고

개를 들자 온몸의 피로를 날려 버릴 만한 절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와.” 온 천지가 눈으로 뒤덮인 울릉도는 말 그대로 은세계였다. 먼 옛날 자연의

시계가 멈춰버리기라도 한 듯이 때묻지 않은 원시적인 풍광을 고스란히 간직하

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백설을 머금은 성인봉에 올라 해돋이를 봤고, 해안선을

1981년 일본 출생.대학에서 국제개발을 전공하며 한국의 지역문화를 연구했다.2002년 처음 

한국에 와서6개월 동안 어학연수를 했다.한국에 대한 이상과 현실의 격차에 충격을 받고 일본

으로 귀국했지만,한•일 문화교류에 대해 뜻한 바가 있어2008년 다시 한국에 왔다.부산국제영

화제•한일축제한마당 등에서 스태프로 참여했고,2012년 현재 한국관광공사 해외스마트관광

팀에서 일본어 홈페이지를 담당하고 있다.

무로야 마도카室谷圆

| 울릉도 여행 |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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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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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거닐며 용광로처럼 타오르는 석양을 감상했다. 특히 울릉도의 석양은 압권

이었다. 강렬한 색감과 규모에 우리는 완전히 압도됐다.

알싸한 호박막걸리 … 친절한 배려는 덤

8년 뒤 나는 한국에서 취직을 했다. 그동안 울릉도를 잊은 적이 없던 터라, 휴가

를 받자마자 울릉도로 향했다. 이번에는 며칠 여유를 갖고 일본인 여자 친구와 둘

이서 느긋하게 돌아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찾아간 울릉도는 좀 더 활기차 보였다. 섬 중심부에는 가게가 여럿 들어

서 있었다. 관광지를 오가는 교통편도 훨씬 좋아졌다. 그러나 느리게 흐르는 시

간과 천혜의 자연은 예전 그대로였다. 산골짜기에는 알록달록 곱게 옷을 갈아입

은 나무가 늘어서 있었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단풍을 감상하며 상쾌한 공기를

실컷 들이마셨다.

끼니때가 되어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 불쑥 들어갔다. 자리는 이미 만석이었

다. 손님은 대부분 섬 주민인 것 같았다. 섭섭한 얼굴로 돌아서려 했더니 손님들

이 갑자기 부산하게 움직였다. 앉은 자리를 좁히더니 “여기 앉으라”고 권했다. 거

침없는 친절에 우리도 사양 않고 끼어 앉았다.

어깨를 맞대고 가족과 식사를 하듯이 단란한 시간을 보냈다. 등 뒤에서 누군가가

잔을 건넸다. “아가씨들도 한 잔 하지!” 잔 속에는 울릉도에서 알아주는 호박 막

걸리가 황금빛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처음 보는 주민들과 다 같이 웃으며 “건배”

를 외쳤다. 목구멍에서부터 알싸한 취기가 느껴졌다. 덕분에 식당의 훈훈한 분위

기에 허물없이 녹아들 수 있었다.

온 천지가 눈으로 뒤덮인 울릉도는

말 그대로 은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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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눈이 가득쌓인 겨울의 울릉도 ⓒMuroya Mado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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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독도 역사

서기512년,신라 장군 이사부가 울릉도를 중심으로 한 해상왕국 ‘우산국’을 정벌했다.울릉도 옆 독

도가 처음 한국 역사에 데뷔한 사건이다.독도는 

1454년 쓰인 <세종실록>에도 등장한다. 17세기에

는 독도를 두고 일본과 첫 영유권 분쟁이 있었다.

당시 일본이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면서 분쟁은 

일단락됐다. 1900년 대한민국 칙령4호에 의거,울

릉도와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다시금 확실히 했

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독도는 주

소도 얻었다.경상북도 울릉군 남면 도동 1번지.

지금은 울릉읍 독도리 1~96번지로 주소가 조금 

바뀌었다.무인도였던 독도에 1호 주민이 생긴 건 

1965년 3월.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지금2012

년 독도에는 ‘독도지킴이’인 민간인 김성도씨 부부

와 경찰관1명,등대지기5명,울릉군청 직원2명이 

거주 중이다.하지만,독도에 본적을 둔 이는2000

명을 훌쩍 넘는다.독도 문제를 수시로 제기하는 

일본에 맞서 독도를 마음의 고향으로 삼는 한국인

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섬 생태계의 보고, 독도

독도는 동도와 서도,그리고 89개의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화산섬이다.동해의 해저 지각활동으로 

솟구친 용암이 오랜 세월 굳어져 섬이 됐다.넓이

는18만7554m2.연평균12도의 온화한 해양성 기

후다.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으로 가려진 사실은 

독도가 천연보호구역이라는 사실이다.철새 이동

경로의 중간 휴식지인 독도에는 바다제비,슴새,

괭이갈매기 등이 산다.식물은 60여 종,곤충류 

130여 종도 독도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사람

의 손 때가 묻지 않은 독도는 섬 자체가 한국 천연

기념물336호로 지정돼 있다.하지만,독도 여행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울릉도에서 400명 정원의 

배가 하루 수십 번씩 독도를 오간다.편도에2시간 

남짓 걸린다.연중 흐린 날이 태반이라 선박 운행

이 원활한 편은 아니다.대신 천운처럼 맑은 날 독

도에 다녀온 사람은 독도를 쉽사리 잊지 못한다.

천공에 울려 퍼지는 괭이갈매기의 울음소리와 청

명한 바다,자연이 빚은 바위섬의 향연이 평생 잊히

지 않을 인상을 남긴다.

울릉도는 한국에서도 손꼽히는 명승지다. 한국인 관광객도 많았는데, 그 중에서

도 중•장년층으로 이뤄진 단체 관광객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어디에서나 큰 소

리로 웃고 쾌활하게 이야기하고 있어 존재감이 대단했다. 여럿이 함께 친분을 나

누며 여흥을 즐기는 것은 좋지만, 조금은 방해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울릉도를 떠나기 위해 정해진 배 시간에 선착장에 나간 친구와 나는 갑자기 배가

못 뜬다는 이야기를 듣고 엄청난 좌절감에 빠졌다. 기상 상태가 악화돼 영원히 섬

을 못 벗어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면서 그때까지의 인생을 돌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날 밤 여관에 돌아간 우리는 주인 아저씨의 따뜻한 위로를 받으며 숙

박 연장 비용을 깎을 수 있었다. 같은 여관에 묵은 아주머니들과 밤새 연애 상담

을 하며 이야기 꽃도 피웠다. 새삼 한국인의 깊은 정을 느꼈다. 이 정 때문에라도

나는 울릉도, 그리고 한국을 다시 여행하게 되겠구나. 깊어가는 울릉도의 차가운

밤, 나는 그렇게 확신에 가까운 예감을 했다. (2012.1.27 게재)

Loo k  Inside ! 

울릉도 이웃 섬, 독도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1982년 가수 정광태가 부른 노래 ‘독도는 우리땅’은 지속적

으로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에 맞선, 한국의 강한 독도 수호 의지를 담은 곡이다. 지금도 일본은 독도 문제에 민감

하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울릉도 이웃 섬 독도가 한국의 동쪽 끝을 가늠하는 어엿한 한국 영토라는 사실을 말이다.

067 

066 

독도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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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유산 온리 콤판

Onrie Kompan

-

토니 휠러

Tony Wheeler 

-

메리 제인 리디콧

Mary  Jane Liddicoat

마르코 이엔나

Marco Ienna

-

산트시리

G. Santhasiri

-

고구레 마코토

小暮眞琴

T r a d i t i o n & H i s t o r y

069 

068 

전주한옥마을 ⓒ신병문전주한옥마을 ⓒ신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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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큰칼 들고 서울 한복판에 선 모습,감동이옵니다

진정한 영웅, 내가 첫 기획한 만화 주인공

2005년 나는 위성방송으로 한국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보게 됐다. 그리고 이

내 드라마의 웅장한 서사구조에 매료됐다. 친구들과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공유

하고 싶었지만, 친구들은 먼 동양에 있었던 옛 장수의 일대기를 쉽게 이해하기 힘

들어 보였다. 고민 끝에 나는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만화책으로 옮기기로 했다.

기획 단계에서 이순신 장군에 관한 조사를 진행했다. 자료를 구하는 데 2년이 걸

렸다. 그 2년 동안 나는 이순신이라는 인물에 푹 빠지고 말았다. 서울의 상징물인

이순신 동상 앞에 서 있거나 거북선 안으로 기어들어가는 꿈을 꿀 정도였으니 말

이다. 그러나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을 위기에서 구한 영웅에 대한 정보는 갈수

록 더 절실했다. 결국 나는 한국행을 결심했다.

2008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나는 14일 동안 한국의 곳곳을 방문했다. 이순신 장

군과 관련한 유적지를 거치다 보니 서울•진해•아산•진주•부산•안동 등도 돌아

다니게 되었다. 마을 전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남 여수의 어느 산 꼭대기에 서

있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거기에서 나는 400여 년 전 여기에서의 삶이 어떠

했을까 스스로 질문을 던졌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들이 훈련을 받았던 곳에

있을 때도 나는 동일한 의문을 가졌다.

이순신 장군에게 빠진 미국인 청년 온리 콤판(26 ).이순신 장군의 생애를 담은12권짜리 만화책

을 만들었는데,이 책을 위해14일간 우리나라를 여행했다.그가 이순신 장군을 주제로 한 만화

책을 만드는 이유는 “이순신 장군이야말로 진정한 영웅(Real Hero )”이기 때문이다.앞으로도 이

순신 장군과 관련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갈 계획이라고 한다.

온리 콤판 Onrie Kompan

| 이순신 장군 |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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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의 이순신장군동상 ⓒKTO

류성룡 후손과 ⓒOnrie Kom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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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내 인생을 통틀어 방문했던 곳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서울은 시카고보다 훨씬 깨끗한 이미지였지만, 노점과 먹을거리, 그리고 멋진

건축물로 가득 차 있었다. 무엇보다 서울 복판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실제로 서 있었

던 경험은 한국 여행이 가져다 준 가장 큰 보람이었다. 동상을 처음 목격하고 마치 희

귀한 보물을 발견한 것 같은 기분에 빠졌다. 아마 그때의 감정은 내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한국의 해군기지를 방문해 커다란 거북선 모형을 봤을 때도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거북선 모형 안으로 들어가 봤을 때는 이순신 장군의 명령 아래 전쟁터로 진군하는

군사들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만났던 사람도 인상 깊었다. 나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정치적 동

반자였던 영의정 류성룡의 후손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나를 그의 집으로 초대했고,

커피를 대접했다. 그는 내 고향 시카고에 가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지만 시카고에 대

해서 매우 많이 알고 있었다.

이순신 축제? 천리, 만리 마다 않고 또 왔소

한국인은 자신의 문화와 역사에 깊은 자부심을 갖고 있어, 나와 같은 이방인에게 한

국이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이라는 인상을 준다. 나는 자신의 전통에 대한 그들의 헌

신에 큰 감동을 받았다.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완전히 달라진 나를 느낀다. 이처럼 유

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매력적인 나라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축복

이었다.

지금은 성웅 이순신 축제를 방문하는 즐거운 계획을 짜고 있는 중이다. 이순신 장

군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책을 양손에 잔뜩 들고서 나는 한국을 다시 찾을 것이다.

(2010.5.14 게재)

Loo k  Inside !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기리는 여행

충무공 이순신(1545~1598) 장군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임진왜란 당시 거

북이 모양의 철갑 전투선 ‘거북선’을 고안해 왜구를 퇴치한 그는 역사에 길이 남는 수많은 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조선의

수호장군 충무공의 자취는 서울에서 남해까지 한국 전역에 걸쳐 남아있다.

현충사

충무공이 혼인 후 살던 옛집과 영성을 

모신 사당이 있는 현충사.임진왜란 때 혁

혁한 공을 세우고 순국한 충무공을 기

리기 위해 1706년 창건했다.1868년 대

원군의 서원 철폐령과 일제의 국권 침탈 

이후 퇴락했으나 1932년 온 국민이 성

금을 모아 중건했다.충무공의 위폐를 

모신 가묘가 있어 매년 탄신일인4월28

일 추모제를 지낸다.유물관에 충무공이 

임진왜란 중 7년간 쓴 <난중일기>와 서

간첩,장검,거북선도 등이 전시돼 있다.

주소충청남도 아산시 염치읍 백암리 100

홈페이지 hcs.go.kr

여수

1591년 충무공이 전라좌도 수군절도

사가 되어 부임한 곳이 여수다.일찍

이 왜침을 예상한 그는 여수의 전라좌

수영 본영에서 거북선을 건조하고 군

사 훈련에도 힘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무공의 지휘소가 있던 자리에는 훗

날 전라좌수영의 객사 ‘진남관(국보 제

304호 )’이 들어섰다.여수 앞바다의 섬 

‘사도’에는 거북선의 모티브가 됐다는 

거북 모양의 ‘거북바위’와 충무공이 전

술을 고민하곤 했다는 ‘장군바위’등이 

남아있다.

주소 [진남관(전라좌수영 )]전라남도 여수시 

군자동 471, [사도]전라남도 여수시 화정면 

일대 홈페이지 ystour.kr

통영

통영은 충무공의 업적이 가장 빛을 발

하는 장소다.충무공이 지금의 경상남

도 남해군 설천면의 해협에서 벌어진 

노량해전(1598 )에서 전사하자 이를 애

통하게 여긴 통영 사람들이 이듬해 착

량산 언덕에 초가를 짓고 그의 충절을 

기렸다.이 사당이 통영시 당동에 있는 

‘착량묘’다.충무공의 유물을 보존하며 

기일인 음력 11월 19일마다 추모제를 

지내는 ‘충렬사’와 충무공의 거대한 청

동상이 있는 ‘이순신공원’도 통영에 있

다.특히 충무공이 한산도에서 왜적을 

섬멸하며 사령부로 삼았던 ‘제승당’은 

통영 충무공 유적의 백미다.

주소 [착량묘]경상남도 통영시 당동8, [충

렬사]경상남도 통영시 명정동213, [이순신

공원] 경상남도 통영시 정량동 683, [제승

당]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염호리 

홈페이지 utour.go.kr

하동~산청 백의종군로

충무공은1597년 누명을 쓰고 관직을 

박탈당한 일이 있다.당시 그가 백의종

군하며 걸었던 길의 일부 구간이2010

년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로 지정됐다.<난

중일기>에도 기록이 남아있는 경남 하

동군 고전면 하동읍성에서 산청군 단

성면 남사예담촌에 이르는 18km의 산

길이다.자분자분 발걸음을 옮기며 항

상 자신의 안위보다 나랏일을 먼저 걱

정했던 충무공의 마음을 헤아려보자.

주소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일대 

홈페이지 녹색관광.kr

073

072

현충사 ⓒKTO 제승당 ⓒKTO 거북바위 ⓒKTO현충사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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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몇 발짝 떨어진

남쪽 문과 북쪽 문,

그것 참…

남한과 북한, 양쪽서 볼 수 있었던 난 행운아

우리가 어떤 곳을 볼 때 양쪽 모두를 보는 건 불가능하다. 한 방향 또는 다른 방

향, 위 또는 아래, 동쪽 또는 서쪽, 이렇게 한쪽만 볼 수 있을 뿐이다. 북한에서는

남쪽만, 남한에서는 북쪽만 볼 수 있듯이, 대다수 사람은 양쪽의 시각으로 양쪽

모두를 바라보지 못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나는 운이 좋았다. 나는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비무장 지

대(DMZ)를 남한과 북한 양쪽에서 볼 수 있었다. 나는 평양으로부터 판문점을 방문

해 남한 땅을 바라봤고, 반대로 남한으로부터 판문점을 들어가 북한을 바라봤다.

DMZ 안의 판문점은 하나의 방 안에 남쪽으로 난 문과 북쪽으로 난 문이 있었다.

남쪽 문은 남한을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했고, 북쪽 문은 북한을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했다. 문 두 개는 몇 발짝 안 되는 거리에 있었다. 그러나 이 문에 적용되는

규정은 매우 엄격했다. 이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오랜 세월 여행을 다니다 보니 이상한 국경과 분단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

를테면 1972년에는 파키스탄에서 인도 국경을 건넌 적이 있다. 당시 두 나라 사

이의 다툼은 격렬했다. 분쟁 끝에 방글라데시라는 신생국이 탄생했을 정도니 말

이다. 내가 방문하기 1년 전쯤 두 나라의 분쟁은 막을 내렸다. 하지만, 1주일에

세 시간 정도만 국경이 개방되고 있었다. 거의 40년이 지난 지금도 두 나라 국경

은 야간에 굳게 닫혀 있다.

1946년 영국 출생.론리 플래닛 출판사 창립자.1972년 부인 모린과 함께1년 계획으로 아시아 

대륙 횡단 여행을 떠난다.여행을 마치고서 그들 부부 수중에 남아있었던 건 단돈27센트.부부

는 책을 낸다.전 세계 여행자의 교과서로 통하는 ‘론리 플래닛 시리즈’의 시작이다.연간700만 

부 이상 팔리는 론리 플래닛 가이드북은 전 세계 영어 여행서 시장에서 25%이상의 비중을 차

지한다.지금도 휠러 부부는 일 년 중 절반을 여행으로 보내고 있다.

토니 휠러 Tony Wheeler 

| 판문점과 DMZ |075 

074

한국과 북한이 한 공간에 존재하는 판문점 내부에서(왼쪽은 한국, 오른쪽은 북한) ⓒTony Wheeler

판문점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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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엔 독일인 친구와 베를린 장벽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독일

을 양쪽으로 갈라놓았던 장벽이 사라진 지 24개월이 채 안 된 시점이었다. 그러

나 장벽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몇 개월 전만 해도

이 장벽은, 그곳에 영원히 서 있을 것처럼 너무나도 견고했다. 사실, 내 독일인 친

구는 분단의 역사가 막을 내리기 하루 전에도 이와 같은 상태가 영원히 지속할 줄

알았다고 소회를 털어놓은 바 있다.

서울에서 DMZ까지 여정 동안 내 머릿속엔 베를린 장벽이 들어 있었다. 내가 보

기엔 한국의 DMZ 역시 인위적인 장벽에 불과했다. 양쪽 사람은 본래 동일 민족

이었다. 그들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최근까지 같은 역사를 공유해 왔다.

초현실적인 북쪽 DMZ … 과연 실재하는 곳인가

DMZ 북쪽 지역을 여행하는 동안 나는 주위에 보이는 모든 것이 영화 세트장 같

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내가 보고 느끼는 것 하나하나가 초현실적이었다.

할리우드 영화와 같은 현실을 경험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내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왔지만 DMZ 북쪽 땅이 실재한다고 믿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북한 땅에서 받았던 비현실적인 인상은 DMZ에서 극에 달했다. 하나 현실은 간단

했다. 남과 북의 대표적인 두 도시가 겨우 200km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분단

은 그리 확고하지 않았고, 그래서 작위적으로 보였다. 두 개의 한국이 전혀 동떨

어진 별개의 세상이란 사실은, 내가 믿는 진실이 아니다. 완전히 사라져 이젠 장

벽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믿기 힘든 베를린 장벽 모양, DMZ 역시 언젠가는 사라

질 것이다. 그래서 DMZ가 한때 존재했다는 사실마저 믿기 힘든 날이 올 것이다.

(2010.6.18 게재)

분단 역사의 증거, 판문점

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한국이 분단국가

라는 사실을 상징하는 장소가 판문점이다.판문점은 

경기도 파주시 진서면 어룡리의 군사분계선상에 있

는 건축물로,유일한 남북 대화 장소다.한국전쟁 전

에는 의주가도와 사천 시내가 만나는 이름없는 촌락

이었으나1951년10월25일 휴전회담이 이곳에서 열

리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1953년 휴전협

정 조인 후 유엔 측과 북한 측의 ‘공동경비구역(Joint

Security Area, JSA  )’으로 정식 명칭이 확정됐다.군

사정전위원회 본회의장을 비롯해 휴전회담 당시 유

엔종군기자센터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통일공원’과 

북쪽에 고향을 둔 실향민을 위해 만들어진 ‘임진각’,

유엔 측의 ‘자유의 집’등10여 채 건물이 들어서 있다.

판문점 서쪽 사천내에 놓인 ‘널문다리’는 ‘돌아오지 않

는 다리’로 불리며 실향민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지난 

2011년 경기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233만여 명 중 

대다수가 휴전선과 함께 판문점을 방문했다.

천연 생태계의 보고, DMZ

DMZ는 한반도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로지른다.행

정 구역으로 나누면 경기도DMZ와 강원도DMZ로 

구분된다.김포~고양~파주~연천으로 이어지는 경기

도DMZ는 서울에서2시간 미만 거리로 판문점이 위

치해 있어 안보관광지로 인기가 높다.북한을 가장 가

까이서 볼 수 있는 ‘도라전망대’에서 북한 땅을 바라

볼 수 있고,북한이 남침을 위해 뚫은 ‘제3땅굴’도 들

어가볼 수 있다.세계 유일의 분단 지방자치단체인 강원도에서도DMZ일대에서 안보 투어가 진행된다.최

근에는 특히DMZ의 생태계에 주목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경기도DMZ와 인근 민통선 지역에는 국

제적 보호종인 두루미와 저어새 등을 포함 멸종 위기

종67종이 서식하고 있다.이들 지역을 걸으며 천혜의 

자연을 만끽하는 트레킹 투어가 호응을 얻고 있다.

강원도DMZ에서는 철원 지역의 철새 탐조 체험관광 

등 생태문화 역사탐방이 활성화되고 있다.북한강 유

역권인 양구,화천,인제 지역에서는 다채로운 경관을,

설악권 통일전망대에서는 사철 아름다운 금강산과 

해금강의 비경을 두 눈에 담을 수 있다.

Loo k  Inside ! 

DMZ의 재발견

한국전쟁은 1953년 휴전으로 마무리됐다. 휴전과 함께 한반도에는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 DMZ)가 설정됐다.

휴전선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각각 2km 거리를 두고 약 900km2 면적의 DMZ가 조성됐다. 그 이후로 DMZ는 사람의 출입

이 통제돼 있다. 그리하여 DMZ는 세계에서도 희귀한 청정지역이 되었다. 요즘 DMZ 지역이 생태, 학술, 관광적인 목적으

로 주목 받는 이유다.

077 

076 

한탄강 ⓒKTO화진포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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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독도서관•삼청공원•동양문화박물관…

서울의 매력옹기종기 모였죠

나는 5년째 서울 북쪽의 마을 북촌에서 살고 있다. 북촌에서의 하루하루는 여전

히 기쁨으로 가득하다. 애들을 학교에 데려다 줄 때도, 전통 한옥이 밀집한 좁은

동네 길을 거닐 때도 나는 마냥 즐겁다. 북촌은 서울의 숨은 매력이다.

1966년 호주 출생. 2006년 한국에 와서2009년까지 주한 호주대사관 교육참사관으로 근

무했다.현재는 아시아•태평양 LOHAS연맹 한국지부 회장과 ‘아시아의 건강한 가정(Healthy

Homes Asia )’설립자이자 CEO.남편인 조각가 최진호 씨는 서울시청 앞 해치상 2점을 만들었

다.슬하에 일곱 살 주현(샘 ),다섯 살 로미,두 살 리아를 두고 있다.

메리 제인 리디콧 Mary  Jane Liddicoat

| 서울 북촌 |079 

078 

북촌한옥마을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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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기쁨•창의력이 가득한 신비의 거리

북촌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사실 호주 출신 화가인 우리 아버지가 들

려주신 이야기를 통해서였다. 2006년 주한 호주대사관에서의 두 번

째 근무를 위해 서울로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자신의 그림 작업을

위해 내가 북촌에 집을 구하기를 원하셨다. 실제로 아버지는 북촌에

와서 많은 작품을 남기셨다.

조각가인 내 남편은 인사동에 오래 살았다곤 하지만, 이 신비한 매

력을 지닌 북촌의 비밀스러운 거리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북촌의 구석구석을 훤히 꿰뚫고 있다. 단 하나

문제가 있다면, 북촌이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에 그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는 게 가끔 버거울 때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북촌은 매

력으로 가득하다. 자, 그럼 지금부터 우리 가족이 추천하는 북촌의

숨은 매력 세 가지를 찾아 나서보자.

북촌의 첫째 매력은 정독도서관이다. 대부분의 토요일 아침, 우리 가족은 집에서

나와 정독도서관 1층의 아동도서 코너를 찾는다. 우리 아이들은 공룡•곤충•토

끼에 대한 책을 잔뜩 빌려 읽고, 신록이 울창한 도서관 마당에서 마음껏 뛰어 놀

고 즐기며 아이다운 모습으로 하루를 보낸다.

두 번째 매력은 삼청공원이다. 우리 가족은 일주일 중에서 최소한 며칠은 삼청공

원에서 오후 시간을 보낸다. 풍성한 나뭇잎으로 둘러싸여 세상의 풍파로부터 격

리된 듯한 공원은 아이들에게 훌륭한 곤충 학습장이 된다. 산책하고 공놀이하고

놀이기구 타며 신나게 노는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

는지 잊어 먹곤 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곳이 동양문화박물관이다. 북촌은 박물관 마을이다.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도 있고, 부엉이 박물관이나 닭

박물관같이 이색적인 박물관도 있다. 수많은 북촌의 박물관 중에서 우리 가족은

북촌의 매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오래되고 아름다운 건물”이라는 답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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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한옥마을 ⓒKTO

북촌에서 가족과 함께 ⓒMary Jane Liddic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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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 없이 동양문화박물관을 최고로 꼽는다. 가회동 고개 가장 높은 곳에 웅크린

듯 들어서 있는 동양문화박물관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외국인에게 북촌 알릴 수 있게 홈피 개설

북촌의 매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오래되고 아름다운 건물”이라는 답은 부족하

다. 북촌은 일종의 공동체 의식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자연의 가치에 대한 의식,

문화와 예술, 웰빙 라이프에 대한 의식도 함께 형성되어 있는 것 같다.

나는 북촌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사실에 늘 자부심을 느낀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공동체 의식은 북촌에서만 가능한 것일까? 한국의 모든 도시에서 가

능하지 않을까? 한국의 모든 아이들이 북촌과 같은 공간에서 자라고 숨쉬며 뛰어

놀 수 있다면? 북촌이 빚어내는 영감•흥미•기쁨•창의력의 불꽃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나처럼 영어권 국가에서 온 외국인이 북촌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

2007년 북촌의 매력을 소개하는 북촌 홍보 홈페이지(hanokgirl.net)를 개설했다.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가는 외국인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서울의 숨은 매력인 북촌

을 알릴 수 있게끔, 한옥무늬 넥타이 같은 새로운 기념품을 만들어 내놓기도 했다.

서울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 나는 서울의 매력을 찾는 여정을 북촌에서 시작해

보라고 항상 권한다. 그리고 내 조언을 받아들인 사람은 결코 실망하는 법이 없다.

(2010.10.15 게재)

Loo k  Inside ! 

북촌과 서촌

마천루가 빽빽하게 들어선 메트로폴리탄 서울. 그러나 그 빌딩숲을 조금만 헤치고 들여다보면 ‘역사도시 서울’의 옛 자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양반집안의 정갈한 한옥이 보존돼 있는 ‘북촌’과 한국 근대와 현대의 자화상이 그대로 새겨져 있는

‘서촌’도 그런 명소 중 하나다.

북촌

종로와 청계천의 윗동네인 ‘북촌’은 서울의 유서 깊

은 주거 지역이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자리해 

조선시대에는 왕족이나 권세 있는 사대부가 주로 

살았다.종로구 계동의 ‘북촌한옥마을’ 인근 지역을 

아울러 북촌으로 통한다. 1930년대 서울 인구가 

늘어나면서 북촌 일대 골목에 800채가 넘는 한옥

군락이 생겨났다.도시화와 현대화로 인해 서울 시

내에서 수많은 한옥이 사라졌지만 북촌에서는 옛 

한옥과 전통적인 생활방식이 명맥을 잇고 있다. 특

히 가회동 11번지와 31~33번지 일대에는 유서 깊

은 한옥이 옛 모습대로 잘 보존돼 있다. 개성 만점

의 카페와 갤러리가 들어서면서 문화 명소로 부상

한 ‘삼청동길’과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 중앙

고등학교가 있는 ‘계동길’ 그리고 돌담 너머 궁궐

의 날랜 기와지붕이 보이는 ‘창덕궁길’ 등도 북촌에

서 명소로 꼽힌다.

주소서울특별시 종로구 계동 일대(서울지하철3호선 안국

역 이용 ) 홈페이지 bukchon.jongno.go.kr

서촌

‘서촌’은 북촌이 유명해지면서 생긴 신흥 명소다.인왕

산 동쪽과 경복궁 서쪽 사이에 위치한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대를 말하는데 북촌과는 경복궁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마주보고 있다.조선시대 역관이나 의관 

등 전문직 중인이 모여 살던 지역으로,근대에 들어서

는 화가 이중섭과 시인 윤동주,이상 등 예술가가 많

이 살았다.으리으리한 기와지붕의 물결이 넘실대는 

북촌과 달리 서촌에는1910년대 이후 들어선 개량한

옥과 일제강점기 시절의 적산가옥,단독주택,다세대 

주택 등이 뒤섞여 있다.이정표 없이 거미줄처럼 뒤엉

킨 좁은 골목을 걷노라면 근대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서울의 변화상이 한눈에 들어온다.최근에는 미술관

과 갤러리,실험적인 아트그룹이 속속들이 둥지를 틀

어 예술가의 혼이 살아 숨 쉬는 서촌의 역사를 이어

가고 있다.

주소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자동,사직동 일대(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이용 ) 홈페이지 tour.jongno.go.kr

아버지 로버트 리디콧의 작품 

‘북촌의 지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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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한옥마을 ⓒKTO 서촌 ⓒS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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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나를 키워준태권도,

가슴에 한국의 얼도 새겨줬죠

로마의 도장 들어간 소년, 스승의 나라 찾아

한국은 내게 스승의 나라이며 아버지의 나라다.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배운 나는 언젠가는 꼭 태권도 종주국, 스승의 나라인 한국

을 가고 말겠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아마도 태권도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마치 무

슬림(이슬람교도)의 평생 소원이 메카를 가보는 것처럼, 전 세계 어느 인종을 막

론하고 태권도 종주국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일 것이다.

일곱 살 적. 아버지의 손을 잡고 찾아간 로마의 작은 태권도 도장에서 처음 흰 도복

에 흰 띠를 맸을 때 나는 태권도가 한국의 무도인 것도 몰랐다. 그냥 또래 아이와 대

련하는 게 재미있고, 생소한 동작의 품새를 알아가는 게 신기하고 흥이 났다. 그러

나 태권도 동작 하나하나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알게 되면서 태권도 종주국 한국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겼다. 한국 대사관의 홍보자료도 찾아보고 한국인과 친

분도 맺으며 여러 방법을 동원해 한국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1984년 이탈리아 로마 출생.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태권도를 수련했다.2006년 외국인 최초

로 경희대 태권도학과에 입학해2010년 외국인 최초로 졸업했다.경희대 홍보대사와 국제태권

도연수원(ITA  ) 조교이자 강신철남창태권도장 소속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마르코 이엔나 Marco Ienna

| 태권도 |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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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품새 자세 ⓒMarco Ie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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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아시아 동쪽 끝에 있는 작은 나라였다. 내 나라 이탈리아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그 작은 나라가 세계적인 무도 태권도를 전 세계에 전파해 현재 190여 개

회원국과 7000여만 명의 태권도 가족을 거느리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나

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부모님을 설득했고, 혼자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태권도학과 입학 … 학문•정신 아우른 지도자 꿈

2005년 5월 6일 안개 자욱한 인천공항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나를 맞이한 한국

의 냄새는 생소함보다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친숙함에 가까웠다. 무엇을 어디

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겠다는 계획보다는 무작정 태권도를 뿌리에서부터 배

우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나는 경희대 태권도학과를 찾아갔다.

그러나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했던 나에게 언어는 너무나 큰 장벽이었다. 그때부

터 8개월간 나는 한국어 강좌를 수강하며 한국어를 공부했고, 마침내 꿈에도 그

리던 경희대 태권도학과에 외국인 최초로 정식 입학했다. 4년이란 캠퍼스 생활

동안 나는 태권도 실기 기술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았다. 태권도라는 학문을 배웠

고, 한국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태권도는 한국의 전통무술로 한국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왔다. 도복의 흰 바탕은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것이고, 모든 기술용어나 품새 명칭에는 한국의 철학이 담

겨있다. 태권도는 말하자면 한국의 언어와 얼과 역사까지 알리는 대단한 관광 상

품이다. 더욱이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는 외국인 수련생 대부분은 스승의 나라 한

국에 대해 깊은 애착을 갖고 있다. 나 또한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스파게티와 피자

보다 김치찌개와 삼겹살, 청국장과 떡을 즐겨 먹는다. 한복의 고운 색과 선을 좋

아하며, 넉넉하고 포근한 한국의 산과 강과 한옥 앞에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4년이란 캠퍼스 생활 동안 나는 태권도 실기 기술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았다.

태권도라는 학문을 배웠고, 한국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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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차기 시범 ⓒMarco Ie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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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한국의 건국이념을 바탕으로 단순한 신체

의 단련뿐 아니라 정신수양을 통해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자신과 타인의 심신을

건강하게 해주는 무도다. 이렇게 소중한 태권도가 정작 아버지의 나라 한국에서

는 너무 보편화돼서인지 그 중요성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울 때가 많다.

동네 태권도 도장 중에는 어린이 유락시설처럼 낙후된 곳이 많아 한국 정부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탈리아에 태권도 학과를 개설해 태권도의 실기 기술체계뿐 아니라 학문 분야

에서도 전문지식을 지도하는 게 내 꿈이다. 그래서 나는 경희대 태권도학과 석사

과정에 진학했다. 한국어 교사 자격증도 땄지만, 한국인의 내면에 깔린 근본사상

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전통문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

다. 태권도와 사물놀이 같은 한국 전통의 소리가 함께 어울어지면 더 좋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혼자 생각하기도 했다.

태권도는 이미 외국에서 최고의 관광상품이다. 한국 정부가 조금만 더 관심을 기

울여 지원한다면 태권도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

금 내가 다니고 있는 남창도장만 해도 올해 미국•중국•오스트리아•호주•이탈

리아•영국 등지에서 수많은 외국인 수련생이 태권도 때문에 방문했다. 전 세계

에는 나와 같은 외국인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2010.11.12 게재)

Loo k  Inside ! 

한국의 국기(國技), 태권도

중국에 쿵푸가 있고 일본에 가라테가 있다면 한국엔 태권도가 있다. 한국의 고유 무술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세계인의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현재 전 세계 태권도 인구는 약 8000만 명을 헤아린다. 태권도는

아무런 무기 없이 손과 발을 이용해 공격과 방어를 하는 무술이다. 상대를 제압하는 것보다 심신단련과 정신무장을 통한 자

기 극복을 중시하는 무예이기 때문이다.

태권도의 본산, 국기원

1972년 ‘태권도 중앙도장’으로 개원한 국기원은 태권

도의 세계화와 활성화를 도모하는 기관이다.태권도 

수련 실력을 측정하는 승품단 체계를1~4품, 1~9단으

로 정리했다.태권도 선수의 승단 심사도 국기원에서 

이뤄진다.현재까지 전 세계800만여 명의 유품자와 

유단자를 배출했다. 1983년 태권도 지도자 연수원을 

개원해 태권도 정신과 기술을 전 세계로 보급할 수 

있는 지도자 양성 및 연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국내

외5만여 명의 태권도 지도자가 국기원을 거쳐갔다.태

권도에 대한 학술연구도 국기원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635(서울지하철 2호선 강

남역 이용 ) 홈페이지 kukkiwon.or.kr

태권도와 전통무용의 만남

태권도를 무예가 아닌 예술 공연으로 감상할 수도 

있다. 4월부터 11월 첫째 주까지 매주 수, 토, 일요

일 오후 4시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태권도 

콘서트’에 참석하면 된다.태권도와 전통무용을 접

목한 이 공연에는 숭고한 줄거리도 있다.인간의 태

평성대를 질투한 신이 인간 세상을 혼란에 빠트리

지만, 인간들이 태권도를 통해 평화를 되찾는다는 

내용이다.혹서기인 8월에는 공연을 하지 않는다.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필동2가84-1남산골한옥마을(서울지

하철3, 4호선 충무로역 이용 ) 홈페이지 taekwonseoul.org

태권도 체험하기

태권도는 구경만 해서는 모른다.몸소 체험해야 태

권도의 정신을 익힐 수 있다.남산골 한옥마을에서

는 4월 초부터 11월 첫째 주까지 매주 수, 토,일요

일 각각 오전11시, 오후 2시, 5시에 일반인을 위한 

태권도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태권도 기본 동

작과 실전 호신술, 기본 격파를 몸소 배울 수 있으

며 소요시간은 1시간이다.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

을 해야 한다.참가비용은 1회 2만 원이다.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필동2가84-1남산골한옥마을(서울지

하철3, 4호선 충무로역 이용 ) 홈페이지 taekwonseou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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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8 

태권도 ⓒKTO 태권도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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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나갈 뻔한 백팔 배,

졸음과 싸운 참선…

신비로운 한국 알게 됐죠

독특한 체험, 템플스테이 외국인에게 추천

안녕하세요. 저는 스리랑카에서 온 산트시리입니다.

저는 6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2004년 2월 4일 입국한 뒤 경기도에 있는

외국인센터를 거쳐 지금은 2005년부터 경북 구미의 마하붓다 센터에서 근무하

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하는 일은 스리랑카•인도네시아•필리핀•캄보디

아•베트남•파키스탄 등 동남아시아에서 건너온 외국인 근로자들의 한국 생활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들이 아프면 함께 병원에 가서 통역도 하고, 경찰서•법원•

노동부•

근로복지공단 등 관공서에 함께 가서 서류 작성 등을 도와주고, 퇴직금문제나 산업재해 문제가 발생하면 함께 힘을 합치기도 합니다. 요즘엔 다문화 가

정에 관심이 있어 구미1대학에서 아동복지학도 전공하고 있습니다.

저는 2006년 9월 충남 공주에 있는 마곡사에서 외국인 스님과 함께 2주일 동안

생활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 일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2주일

의 경험이, 이후 제 한국 생활을 크게 변화시켰기 때문입니다.

마곡사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사찰입니다.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했고, 대

한불교 조계종 25교구 본사입니다. 저는 이 유서 깊은 절에서 날마다 새벽 3시30

분에 일어났습니다. 만물을 깨우는 법고 소리로 시작하는 하루는 지금까지 제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신비한 체험이었습니다.

1976년 스리랑카 출생.2003년 스리랑카 야예와트데네루라 대학 고고학과를 졸업하고,2004

년 입국해 경기도 파주• 안산 등의 외국인 센터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통역 등 민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산트시리 G. Santhasi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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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중 백팔 배(해인사)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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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고통도 감수해야 했습니다. 대웅전에서 다른 스님들과 함께 예불을 올린 뒤

거행했던 백팔 배 의례는 저에게 너무 벅찬 것이었습니다. 스리랑카 불교에는 백

팔 배와 같은 의례가 없기 때문입니다. 같은 종교라고 해도 한국 불교와 스리랑카

불교는 전혀 달랐습니다. 절을 해본 사람만이 알 것입니다. 그 고통을 말입니다.

다리가 뻣뻣해지고 종아리 근육이 딱딱히 굳어서 의례가 끝나고선 한참을 걷지

도 못했습니다.

저에겐 참선도 특이한 체험이었습니다. 좌식 생활이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

반다리를 하고 앉아있느라 처음엔 진땀을 빼야 했습니다. 화두라는 하나의 의미

를 붙잡고 앉아있자니 조금씩 졸음도 밀려오고 졸음이 깨는가 싶으면 여지없이

망상이 일어나곤 했습니다. 졸음과 망상, 그리고 참을 수 없는 발 저림의 반복을

겪으며 저는 2주일을 마곡사에서 보냈습니다.

음식에 대한 마음가짐 새롭게 해준 발우 공양

2주일 이후 저는 한국의 불교와 문화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더 많이

알게 된 만큼 더 많이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한국을 궁금해

하는 외국인에게 한국을 알고 싶으면 템플스테이를 해보라고 망설이지 않고 추

천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요즘 저는 백팔 배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건강에 많

은 도움이 된다는 걸 느끼면서 말입니다.

아, 발우 공양도 잊지 못합니다. 발우 공양 역시 저에겐 생전 처음 겪어본 일이었

습니다. 발우 공양이란 너무나 고요한 정적 속에서 발우 네 개에 밥과 국, 반찬과

물을 받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조용히 식사를 마치는 사찰 식사 예절입니다. 하

지만, 숟가락질과 젓가락질에 서툴렀던 저는 소리도 내지 않으며 밥알 한 톨도 안

남기고 먹는 게 너무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음식에 들어간 정성과 공양물

에 담긴 시주자의 의미에 대해서 강의를 듣고서 음식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바르

게 할 수 있었습니다. 음식을 몸으로 받아들이는 과정 자체가 예절이라는 것을 알

게 되자 저는 비로소 음식 앞에서 신중해질 수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도 저는 백팔 배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

께 이런저런 일로 바쁘겠지만, 두부와 매콤한 청양고추 송송 썰어 넣은 구수한

된장찌개와 하얀 쌀밥 한 공기 배부르게 먹고 뜨뜻한 방바닥에 누울 생각을 하

면 행복합니다. 저는 인정 많은 경상도 남자가 된 저 자신을 문득 느끼곤 합니다.

(2010.11.26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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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마곡사에서(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산트시리) ⓒG. Santhasiri 마곡사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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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 k  Inside ! 

나를 찾아 떠나는 마음여행, 템플스테이

템플스테이는 불교 사찰에서 묵으며 사찰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외국인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처음 시작됐다. 현재100개가 넘는 전국 사찰에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사찰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관할하는 조계종 산하 한국불교문화사업단(templestay.com)은 해마다 우수 템플스테이 사찰을

발표하고 있는데, 이 중에 외국인 템플스테이 상시 운영 사찰 명단도 있다. 2012년에는 모두 15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그

중에서 프로그램이 우수한 몇 사찰을 소개한다.

전등사

인천 강화도에 있는 유서 깊은 사찰이

다.서기 381년인 고구려 소수림왕 11년 

‘진종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되었다고 전

해지지만,고려 충렬왕8년인 1282년 지

금의 전등사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전

등사는 서울에서1시간30분 거리에 있

는데다,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 

템플스테이 사찰로 명성이 높다.특히 외

국인이 많이 찾는 사찰로 유명하다.

주소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635

문의 032-937-0125

홈페이지 jeondeungsa.org 

월정사

강원도 평창 오대산에 있다.신라 선덕

여왕12년(643 )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

며,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으

로 유명하다.월정사 템플스테이는 특

히 프로그램이 힘들지 않아서 인기가 

높다.다른 사찰보다 자유시간이 많고 

참가자 각자가 원하는 일정대로 프로

그램을 맞출 수 있어 불교 신자가 아니

어도 스스럼 없이 참가할 수 있다.월정

사 일주문에서 시작되는 1km남짓의 

전나무 숲길은 전국적인 명소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63

문의033-339-6606

홈페이지 woljeongsa.org  

해인사

경남 합천 가야산 자락에 있는 천년 사

찰.해인사는 이른바 ‘팔만대장경’을 모

시고 있는 사찰로 유명하다.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고려대장경판(국보 제

32호 )을 모시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

화유산 장경판전(국보 제52호 )이 해인

사에 있다.한국을 대표하는 사찰 가운

데 하나로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연중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외국인

을 위한 별도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소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10

문의055-934-3000

홈페이지 haeinsa.or.kr

금산사

국내 유일의 3층 법당인 미륵전(국보 

제62호 )를 모시고 있는 사찰로 유명하

지만,요즘 금산사는 템플스테이 모범 

사찰로 더 명성이 높다.금산사 템플스

테이는 어느 사찰보다 운영이 잘 되고 

참가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평을 듣고 

있다. 1박 2일 프로그램부터, 2박 3일, 6

박 7일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템플스테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특히 스

님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스님과의 대화 

시간이 인기가 높다.

주소 전라북도 김제시 금산면 금산리39

문의063-548-4441

홈페이지geumsansa.org

095 

094

월정사 ⓒKTO

월정사 ⓒKTO해인사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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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기도한 소원 하나가 이뤄졌다.

아리가토,갓바위!

가파른 돌계단 오르고 또 오르고

처음엔 한국 드라마 때문에 한국을 찾았지만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한국의 또 다

른 매력을 알 수 있었다. 언어는 다르지만 한국은 일본과 공통점이 많다. 일본이

이미 잃어버린 옛 시절의 흔적도 한국엔 남아 있다. 나는 지역 관광과 향토 음식

즐기기는 기본이고, 뮤지컬과 영화를 보고 찜질방에서 땀도 빼며 한국을 즐긴다.

나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55회 넘게 한국에 왔고 9개 도시를 둘러봤다. 여행

하며 만난 한국인들과는 그사이 막역한 친구가 됐다. 한국을 드나들며 정말 많은

추억이 쌓였다.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 올 봄 대구 여행을 소개한다.

올 1월 대구 토박이 친구의 안내로 처음 대구에 갔다. 친구가 곳곳을 구경시켜주

었지만, 두 가지를 실현하지 못하고 아쉽게 돌아섰다. 하나는 팔공산 갓바위에서

돌부처님을 참배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대구 명물인 돼지막창 먹기였다. 그런데

5월 다시 대구로 뮤지컬을 보러 갈 일이 생겼다. 드디어 못다 이룬 꿈을 이룰 기

회가 생긴 것이다.

오전 9시 서울발 KTX를 타고 1시간 45분 걸려 동대구역에 도착했다. 역 근처에

서 다시 버스를 타고 50분쯤 달려 팔공산에 도착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 산기슭

식당에 들어섰다. 날씨가 무척 더워 올해 처음으로 콩국수를 주문했다. 그저 그

런 관광지 식당이려니 하고 별 기대 없이 첫술을 떴는데, 맛이 기가 막혔다. 콩국

이 진하고 면이 부드러워 젓가락질을 멈출 새가 없이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갔다.

행복한 기분이 돼 이 가게에 짐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한결 가벼워진 몸을 이끌고

팔공산 중턱 갓바위를 목표로 산행에 돌입했다.

신록 사이로 발그레한 진달래가 만발해 있었다. 화창한 일요일이라 관광객도 많

았다. 하나같이 바람막이 점퍼와 등산배낭 등 전문 산악인처럼 채비를 갖췄다. 나

는 양복 차림에 숄더백 하나가 전부였다. 인터넷 여행 정보에는 갓바위까지 도보

로 편도 1시간이라고 돼 있었지만 가파른 비탈길과 울퉁불퉁한 바위 계단이 끝없

이 이어졌다. 갓바위로 가는 길은 가벼운 하이킹이나 트레킹이 아니라 완벽한 등

산 코스였다.

1961년 일본 출생.일본에서 지방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몸은 일본에 있지만 일상은 한국 일

색이다.매일 한국 드라마와 뉴스를 보고 한국인 친구와 인터넷전화며e-메일로 연락을 주고받

는다.언젠가 장기 어학연수를 하리라 꿈꾸며 밤낮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고구레 마코토小暮眞琴

| 팔공산 기氣 체험 |097 

096 

팔공산 갓바위 ⓒKogure Mak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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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등산 복장을 잘 갖춰도 지치기는 매한가지인 모양이다. 피로가 최고조에

달할 무렵 여기저기서 경상도 억양에 실린 “힘들어” 타령이 들려왔다. 산 아래 경

치를 굽어보니 꽤 올라온 것 같은데 목적지가 보이지 않았다. 이 생지옥이 얼마나

더 계속될지 알 수 없었다. 땀범벅이 돼 1시간쯤 올랐을까. 구세주 같은 문구가

보였다. ‘경상도 갓바위입니다.’ 얼마나 기뻤던지!

갓바위는 넓은 원반 모양의 돌갓을 쓴 돌부처다. 이 부처님한테 열심히 빌면 일생

에 한 가지 소원이 이루어진단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무릎을 꿇고 간절하게 빌

고 있었다. 나는 고생한 본전을 뽑자는 생각에 욕심을 부려 소원을 두 개나 빌었

다. 놀랍게도 그 중 하나가 얼마 전에 이뤄졌다. 또 하나는 잘될 기미가 보이고 있

다. 갓바위 덕을 굉장히 봤다고 실감하는 중이다.

하산하는 길도 어김없이 바위가 덜컹거리는 급경사의 계단이었다. 조심조심 산

기슭까지 다다라 콩국수를 먹은 식당으로 짐을 찾으러 갔다. 파전을 부치던 주인

아주머니가 “돌아오셨네요!”라고 반기며 무사히 살아온 걸 기뻐해주었다. 돌아가

는 버스 안에서 캔맥주를 들이켰다. 승객들이 빤히 쳐다보는 바람에 당황해 캔을

수건으로 감쌌지만 갈증이 싹 가시며 속이 후련해졌다. 조금 싱거운 한국 맥주도

이럴 때는 맛이 끝내준다.

산행 뒤 먹은 돼지막창 잊을 수 없어

그날 밤 뮤지컬을 보고 결국 돼지막창을 먹으러 갔다. 오후 11시가 다 되었지만

대구 명물을 놓칠 수 없었다. 함께 뮤지컬을 본 대구 친구와 막창집이 많이 모인

대구오페라하우스 근처로 갔다. ‘2학년 1반’이란 재미있는 이름의 가게를 골랐는

데, 막창이 입에 안 맞을지도 모른다며 친구가 삼겹살도 함께 주문해줬다. 고구마

와 떡, 양파와 함께 아주 살짝 맵게 양념한 막창은 둥글게 토막 난 생김새가 가마

보코(일본 어묵) 같았다. 탄력이 있어 씹는 맛이 좋았고, 불에 그을린 부분이 특

히 고소했다. 4개월 만에 재회한 친구와 신나게 잡담하다 보니 어느새 자정. 재회

를 약속하며 부랴부랴 작별 인사를 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목적을 두 개나 달성

한 두 번째 대구 여행이었다. (2011.11.4 게재)

Loo k  Inside ! 

좋은 기운으로 가득한 한국의 기 명소

한국에는 팔공산 갓바위처럼 소원을 이루어주는 치성 명소가 있는가 하면, 몸에 좋은 에너지가 분출되는 ‘기 체험 명소

(Power Spot)’도 많다. 풍수지리학적으로 명당인 곳도 있고, 종교적 이유나 역사적 이유로 성지로 떠받들어지는 곳도 있다.

이른바 파워 스폿 순례는 최근 전 세계 여행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관음성지

불교 신앙 중에 관음 신앙이라는 게 있다.중생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을 신봉하는 신앙으로,관세음보

살을 모시고 있는 사찰을 관음 사찰이라고 한다.관

음 사찰은 대부분 수많은 신자를 거느린 대형 사찰

이다.자신의 소원을 빌기 위해 사찰을 찾는 사람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특히 국내3대 관음성지로 통

하는 강원도 양양의 낙산사와 인천시 강화도 보문

사,그리고 경남 남해 보리암은 연중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관광 명소가 된 지 오래다.흥미로운 건 

관음 사찰의 대부분이 이른바 파워 스폿이라는 사

실이다.풍수지리학적으로도 명당으로 통하고,수많

은 전설이 전해 오기도 한다.한국관광공사와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은 2009년 한국을 대표하는 관음 

사찰 33곳을 관음성지로 지정해 관음성지 순례 프

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관음 신앙이 새로운 개념의 

관광 상품으로 개발된 것이다.

홈페이지 [한국불교문화사업단] templestay.com,

[한국관광공사] visitkorea.or.kr

태백산 천제단

강원도 태백시 백두대간이 지나는 자리에 민족의 

영산 태백산(해발 1567m )이 있다.태백산은 한민족

의 시조 단군에게 제를 올리던 신성한 산으로,태백

산 정상 부근에 단군에 제를 올리던 제단 천제단(중

요민속자료 제228호 )이 지금도 남아있다.태백산에

서 단군에게 제를 올리던 전통은 최소 천 년 이상

으로 신라시대 초기부터 제의를 행한 것으로 전해

온다.따라서 태백산은 지금도 가장 신성한 산 중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어, 수많은 사람이 소원을 빌러 

태백산을 오른다.특히 새해 첫 날에는 일출을 맞으

러 수만 명이 한꺼번에 태백산에 오르기도 한다.

주소 강원도 태백시 소도동

동의보감촌

경남 산청에 있는 한방 테마파크로, 세계기록유

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을 맞는 

2013년에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가 개최되는 현

장이다. 산청한의학박물관과 힐링체험관 등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 시설이 많다. 산청 동의

보감촌은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이 한국의 기 체

험 여행 1번지로 지목한 장소로,최근 부쩍 화제가 

된 곳이다.백두산에서 발원한 백두대간이 산청 지

역에서 비로소

 막을

 내리는데

,동의보감촌

 일대에

서 그 정기가 가장 강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산청

은 조선시대 최고 명의 허준의 고향이기도 하다.

주소 경남 산청군 금서면 특리 

문의055-970-6431

099 

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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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문화 제프리 존스

 Jeffrey D. Jones

에이미 챈

Amy CHAN

-

존 듀어든

 John Duerden

에바 시나피

Eve Sinapi

-

민샹•발렌시아

Min Siang & Valencia

-

알리아 레이첼 존스

Alia Rachel  Jones

크리스티나 리트

Christina Ritt

-

로버트 쾰러

Robert Koehler 

-

오마르 알나하르

Omar  Al-Nahar 

매튜 앰브로시아

Matthew Ambrosia

-

한샹지

韓香子

-

진 메이링

金美玲

H a l l y u & P a s s i o n

101

100 

K-팝 가수와 연예인, 각종 공연과 영화 포스터로 가득한 알리아 레이첼 존스의 방 ⓒ Alia Rachel J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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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해서더 정겹다,

자꾸만 가고 싶은 해운대

1970년대 초부터 한국을 여행해 온 나는 한국에 내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고 믿는다. 물론, 서해안에 있는 수천 개 섬까지 일일이 방문할 수는 없었지만, 비

행기나 헬리콥터에서나 볼 수 있는 멋진 서해안 섬의 경치를 감상하며 바다를 넘

어갔던 적도 있다.

한국에서 많은 곳을 보고 다녔기에 가장 좋아하는 한 곳을 선택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제주도의 온화한 기후와 광활한 대지는 복잡하고 분주한 생활에

서 벗어난 안도감을 느끼게 하고, 설악산의 장엄한 산세는 내가 마치 영생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경주에서는 수천 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남겨

놓은 놀라운 유산에 경탄하기도 하고, 서해안은 피서객이 너무 몰리지만 않는다

면 비할 데 없는 편안함을 준다.

그래도 한 곳을 뽑아야 한다면, 나는 몇 번이라도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부

산을 들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부산은 내가 처음으로 밟은 한국 땅이다. 그래서

부산은 물 한 잔 공손히 부탁할 때조차 싸우는 것처럼 들리는 경상도 사투리를 배

우고 익힌 곳이다. 언뜻 거칠어 보이는 경남 사람의 모습은 끈질긴 낙관주의와 투

박한 생활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나는 이해한다.

이유야 어떻든, 나는 주말에 시간이 날 때면 부산을 가고 싶다. 특히 해안을 끼고

고급스러운 산책로가 늘어서 있는 해운대 근처에서 묵는 걸 좋아한다.

미국인.1952년 출생.1970년대 초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어1980년부터 한국에서 살고 있다.

경상도 억양이 살짝 밴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1998년부터2002년까지 주한 미국상공

회의소 회장을 역임했다.이외에도 미래의 동반자 재단 이사장,서울시 외국인투자자문위원회 

위원,환경재단 이사,전경련 통상위원회 자문위원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프리 존스  Jeffrey D. Jones

| 부산여행 |103

102

해운대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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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아직 부산을 방문해 보지 못했다면 알려줄 게 있다. 성수기인 8월의

첫 두 주는 피하라는 것이다. 그때를 제외하면 부산에는 묵을 만한 곳도 많고, 부

산 앞바다에서 수영을 즐기는 데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나는 가족과 함께 5월부터 9월까지 성수기를 피해 해변을 즐겨 찾는다. 비수기에

도 해운대에선 즐기고 놀 게 정말 많다. 해변에서 낯선 사람과 어울려 비치 발리

볼과 축구도 할 수 있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해변을 걸을 수 있고, 길거리에 늘

어선 노점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도 있다. 즉석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는 거리

의 화가도 있고, 운세를 봐주는 점집도 있다.

해운대 주변은 또 음식도 좋다. 서양 음식부터 동양 음식, 퓨전 음식까지 즐길 수

있다(내가 선호하는 곳은 초밥집이다). 지루하다면 나이트클럽이나 노래방을 들

러보길 권한다. 수족관도 나름대로 흥미롭고, 최신 패션 아이템을 쇼핑할 수 있는

곳도 매우 많다.

가족 휴가를 계획한다면 또는 둘만을 위한 근사한 저녁을 기대한다면, 부산은 반

드시 가야 할 곳이다. 마지막으로 숙박예약은 필수다. 해변이나 텐트에서 잠잘 생

각이라면 또 모를까. (2010.4.2 게재)

Loo k  Inside ! 

부산 ‘아지매’ 어디서 만날까

부산은 활력이 넘치는 도시다. 뛰어난 자연 경관이나 명승지 때문이 아니다. 부산을 가장 부산답게 만드는 활력소는 바로

‘사람’에게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에는 피란민이 물밀 듯이 밀려 들었다. 힘겨운 타향살이를 뜨거운 가슴 하나로 이겨낸

지금의 부산 사람들. 그들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해변에서 낯선 사람과 어울려

비치 발리볼과 축구도 할 수 있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해변을 걸을 수 있고,

길거리에 늘어선 노점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도 있다.

자갈치 시장

1920년대

 형성되기

 시작한

 자갈치

 시

장은 한국 최대 규모의 수산물 시장이

다.한국전쟁 때 부산에 몰려든 피란민 

가운데 대부분이 자갈치 시장에서 궂

은 일을 하며 생계를 이었다.피란민들

은 생선을 담은 나무상자로 밤이슬을 

피할 판잣집도 만들었다.부산 ‘아지매

(아주머니 )’가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목

청껏 장사를 하던 시장 풍경은 지금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싱싱한 해산

물을 사서 바로 맛볼 수도 있고 상가 건

물7층에는 여행자를 위한 게스트하우

스도 마련돼 있다.부두 옆 어물전에서 

먹음직한 해산물을 흥정해 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테다.

주소 부산광역시 중구 남포동 4가 37-1(부

산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남포동역 이용 )

홈페이지 jagalchimarket.or.kr

국제시장 & 깡통시장

1945년 광복과 더불어 일본에서 귀환

한 동포들은 부산항 어귀에서 전시 물

자로 노점을 차렸다.한국전쟁 중에는 

부산으로 몰려든 피란민이 시장통에 

가세했다.미군 물자와 부산항 밀수입

품 등 온갖 물품을 취급하던 도떼기시

장은 점차 번듯한 도소매시장으로 자

리 잡았다

.그게

 오늘의

 ‘국제시장’이다

.국제시장 옆 ‘깡통시장’은 미군부대에

서 흘러나온 통조림을 주로 사고 팔던 

곳이다.수입품 가게가 많은 게 특징.부

산어묵과 비빔당면,즉석죽 등 부산식 

길거리 음식도 다채롭게 만날 수 있다.

주소 부산광역시 중구 신창동 4가 일대(부

산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 남포동역 이용 )

홈페이지 tour.bsjunggu.go.kr

감천동 문화마을

부산에는 산동네가 많다.가파른 산등

성이까지 기어 오른 산동네는 거의가 

한국전쟁 중에 피란민이 모여 살던 판

자촌에서 비롯됐다.양지바른 산기슭

에 다닥다닥 작은 집이 들어찬 감천동

의 산동네도 다르지 않다. 1960~1980

년대 더디게 변모해 온 감천동은 1990

년대를 맞으면서 변화를 멈췄다.젊은 

사람은 하나 둘씩 가난한 동네를 떠나

갔다. 2009년부터 젊은 예술가들이 드

나들면서 감천동은 새단장을 시작했

다.건물 외벽에 벽화가 채워지고 골목 

곳곳에 예술작품이 설치됐다.주민들

의 일상과 예술이 어우러진 감천동 문

화마을은 이제 부산의 산 역사를 간직

한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주소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2동 일대(부

산지하철1호선 토성동역 이용 ) 

홈페이지 cafe.naver.com/gamcheon2

보수동 책방골목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난 온 부부

가 보수동 사거리 골목 안에서 헌책 노

점을 차렸다.노점이라고는 해도 남의 

집 처마 아래 박스를 깔고 책을 쌓아놓

은 게 다였다.그게 보수동 책방골목의 

유래다. 30여 곳의 책방이 성업 중인 보

수동 책방골목에는 지금도 고서,외서,

희귀본 등 다양한 헌책이 거래되고 있

다.중고 외서가 많아 외국인도 자주 찾

는다.새 책을 취급하는 서점은 물론 북 

카페,벽화마을도 인근에 있어 함께 둘

러보기 좋다.

주소 부산광역시 중구 보수동 1가119(부산

지하철1호선 중앙역 이용 ) 

홈페이지 bosubook.com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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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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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만장굴, 동해 등대 …

배용준 좇아왔다‘한국’ 배워 갔죠

내가 한국을 처음 방문한 것은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만 해도 서울은

흥미로운 곳이긴 했지만, 오사카나 도쿄에 비해서는 약간 촌스러웠다. 도심 빌딩과

상점 곳곳에 내걸린 한자 간판이 즐겁고도 놀라웠지만, 한국의 첫 체류 일정 중에 이

것 말고는 인상에 남은 게 없었다. 그 후로 나는 30여 년간 한국을 찾은 일이 없었다.

그러나 모든 건 2003년 송두리째 바뀌고 말았다. 홍콩의 배용준 팬클럽인 ‘BYJ

Family’에 가입한 뒤 한국에 관한 내 관심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 해 11월, 호기심

으로 가득 차긴 했지만, 한국에 대한 별다른 지식이 없던 홍콩 아줌마 16명과 함께

광주로 여행을 떠났다. 일행과는 사전에 일면식도 없었고, 모두 한글을 거의 몰랐을

뿐더러, 한국을 방문한 사람도 거의 없었던 매우 특이한 단체였다. 그러나 우리 모

두의 목적은 분명했다. 바로 우상인 배용준을 만나 악수를 하거나 사진을 찍고 귀중

한 사인을 받는 것이었다. 그 뒤로 내가 한국을 30여 차례나 더 방문하게 될 줄 그때

누가 알았겠는가. 이렇게 나와 한국과의 두 번째 인연은 시작되었다.

1972년 시큰둥했던 첫 한국 방문, 그 후 30년 …

같은 해 겨울에도 나는 한국에 왔다. 강원도의 용평스키장•남이섬•춘천 등을 찾

아다녔다. 모두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본 장면을 체험하기 위해서였다. 그 다음

의 한국 여행에서도 배용준씨는 내 여행 테마였다. 이를 테면 나는 다음과 같은

곳을 돌아다녔다.

서울의 중앙고등학교, 강원도 삼척의 죽서루, 추암 해변, 동해바다의 등대, 부산

자갈치시장, 경남 거제도 옆에 있는 외도 보타니아, 충남 태안 안면도의 오션캐

슬, 충남 단양의 단양팔경, 제주도 만장굴 등등. 모두 배용준씨가 출연한 각종 TV

드라마와 영화에서 배경으로 등장한 장소다.

수많은 방문을 통해 나는 한국의 숨막히는 풍경을 목격할 수 있었고, 한국 고유의

문화와 전통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나는 서서히 유별난 한국 찬양자로 진화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무엇보다 나는 한국인의 일상과 인간 관계에 지대한 영향

을 끼친 유교 문화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한국 드라마에서 묘사된 가족간의 끈끈

1949년 홍콩 출생.전 홍콩관광청장.홍콩 폴리텍대학 호텔관광학과 명예교수,한국• 홍콩 친선

협회 이사장.홍콩 배용준 팬클럽(BYJ Friends Forever Club ) 명예 자문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에이미 챈 Amy CHAN

| 드라마 촬영지 투어 |107 

106 

남이섬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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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고등학교

남이섬 춘천 용평리조트정동진추암삼척•죽서루

단양팔경

태안 오션캐슬

광주부산 자갈치시장

거제도, 외도

제주도 만장굴

한 유대와 효도 문화는 시청자의 눈시울을 적시는 데 손색이 없다. 이는 현대화되

고 서구화된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잃어버리고, 잊혀져 버린 소중한 가치다.

그래도 내게 가장 큰 영감을 주었던 것은, 배용준씨를 비롯한 한국인의 애국심이

아닌가 싶다. 배용준씨는 조국의 문화와 유산에 대한 심오한 사랑을 담은 책을 쓴

첫 연예인이다. 나는 이 사실을 높이 산다. 그는 지난해 조국의 구석구석을 수개

월에 걸쳐 여행했고, 그 경험에 존경과 열정을 담아 책을 출간했다.

한국인에게 묻는다. 수천 명에 달하는 일본과 중국의 팬은 물론이고, 저 멀리 이

집트•프랑스•미국•캐나다•호주 등지에서도 수많은 아줌마가 배용준씨의 발자

취를 찾아 한국을 방문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운가. 우리가 한국에 가는 것은,

단순히 우리의 우상을 먼발치에서나마 보고 싶어서가 아니다. 우리는 그의 조국

에 대해 조금 더 배우고 싶을 따름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홍콩의 배용준 팬클럽에서는 연세가 지긋하신 아주머니들이 한

국어를 몸소 배우고 계신다. 배용준씨에 대한 최신 뉴스를 접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려고 컴퓨터 사용법을 익히는 데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그들 중

몇 명은 배용준씨의 멋진 사진과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회원과 공유하고자 포토

샵이나 동영상 편집을 배우기 위해 따로 수업까지 받는 수고도 아끼지 않는다.

한국 탤런트 때문에 그의 조국 구석구석 돌아

한국을 홍보하는 데 연예인을 활용하는 스타 마케팅에 대해 몇몇 정부 관료 한류

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들이 틀렸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

고 있다. 한류 효과의 정확한 계량화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과제이겠지만, 한류의

영향력은 지금도 막강하며 대다수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랫동안 명맥을 유

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 스타에게 쏟아지는 해외의 뜨거

운 관심을 잘 유지하고 관리해 나가는 일이 한국 정부는 무척 중요할 것이다.

올 4월 나는 남편과 함께 정동진을 방문해 선크루즈 리조트에서 묵었다. 내 남편

은, 나의 한국 사랑에 대해 약간은 질투를 느끼지만 그래도 친절하기 그지없는 사

람이다. 왜 하필 부부 여행의 목적지로 그곳을 선택했느냐고 궁금해하실 독자에

게 알린다. 정동진과 선크루즈 리조트는 애니메이션 버전의 ‘겨울연가’에서 배용

준씨와 그의 극중 연인이 해피엔딩을 맺은 장소다.

한국에서의 내 다음 여행은 언제가 될까. 아마도 배용준씨의 발자취를 따라가야

하는 내 임무는 계속될 것 같다. 다음에는 경북 안동의 하회 마을을 방문해 어떻

게 한국의 ‘장(醬)’이 만들어지는지 보고 싶다. 생각만 해도 장의 향내가 코끝을

맴돌며 군침이 돈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이토록 많은 영감을 준 한국과 배용준씨

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2010.7.16 게재)

에이미 챈 여사의 ‘배용준’ 순례지도

109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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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

문근영 주연작 <메리는 외박 중>의 주 무대다.홍대 앞은 클럽문화와 인디 밴

드로 대변되는 젊은이의 문화 거리인 

만큼 트렌디 드라마에 심심찮게 등장

한다.커피처럼 달콤하면서 쌉싸래한 연

애를 담은 <커피프린스 1호점> 속 카페

는 지금도 홍대 앞에 남아 성업 중이다.

<사랑비>에서 포토그래퍼로 분한 장근

석의 극중 일터 ‘준 스튜디오’도 홍대 앞

에 있다.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수동~서교동~

동교동 일대(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이용 )

경복궁

김수현을 일약 스타로 만든 퓨전사극 

<해를 품은 달>의 촬영지.경복궁의 가

장 깊은 곳에 숨어있는 ‘향원정’은 극중 

세자 이훤(여진구 )이 어릴 적 신하들의 

눈을 피해 훗날 세자비가 되는 연우(김

유정 )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던 장소다.

왕으로 성장한 이훤(김수현 )이 빗방울

로 손을 적시며 연우를 그리워하는 장

면에도 이 정자가 나온다.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1-1(서울지

하철3호선 경복궁역 이용 ) 

홈페이지 royalpalace.go.kr

제이드가든

종영 전 20개국에 선판매 된 드라마 <사랑비>에서 소녀시대 윤아가 연기한 

여주인공 하나(윤아 )의 집이 바로 춘천

의 야외 수목원 제이드가든이다.유럽

식 정원을 표방한 제이드가든은 아름

다운 꽃과 나무가 자연스레 어우러져 

기념 사진을 찍기에도 제격.역시 장근

석이 출연한 영화 <너는 펫>의 촬영지이

기도 하다.

주소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산 111

홈페이지 jadegarden.kr

광한루원

JYJ박유천이 출연해 인기몰이를 한 

<옥탑방 왕세자>는300년의 시간을 건

너 뛴

 조선시대

 왕세자

(박유천

 )와

 현대

판 신데렐라 박하(한지민 )의 러브스토

리다.한국 4대 누각으로 꼽히는 남원 

광한루원은 드라마에서 왕세자의 궁

중 산책,왕세자비의 부용지 투신 장면 

등에 등장한다. 300년 전 왕세자가 돌 

틈에 숨겨놓은 연서를 먼 훗날 박하가 

찾아내는 애틋한 장면도 광한루원에

서 촬영됐다.

주소 전라북도 남원시 요천로1447

홈페이지 gwanghallu.or.kr

청산도

<여인의 향기>에서 이동욱과 김선아가 분한 남녀 주인공이 뜻하지 않게 텐트

에서 하룻밤을 보낸 섬이 청산도다.갓 

사귀기 시작한 커플의 아슬아슬한 여

행담이 섬마을의 화사한 풍경과 어우

러진다.극중 여행사 직원인 두 사람이 

업무를 빙자해 자전거를 타고 돌담 길

을 노니는 장면 등이 눈길을 끌었다.

주소 전라북도 완도군 청산면 일대 

홈페이지 sanbada.net

씨에스호텔

백화점 사장과 스턴트우먼의 사랑을 

그린 로맨틱코미디 <시크릿가든>.산속

에서 의문의 술을 마시고 영혼이 뒤바

뀐 두

 주인공이

 좌충우돌하던

 장소가

 제주도 중문 씨에스호텔이다.주연배우 

현빈과 하지원이 티격태격 대화를 나누

던 카페와 야외벤치 등은 기념 촬영을 

하려는 드라마 팬들로 항상 붐빈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문동 

2563-1홈페이지 seaes.co.kr

Loo k  Inside ! 

한류 로드, 전국의 유명 촬영지

<대장금>, <겨울연가>, <별은 내 가슴에>, <가을동화>, <천국의 계단>…. ‘한류드라마 1, 2세대’로 불리는 드라마들의 촬영지

는 이미 많은 이에게 사랑 받는 명소가 됐다. 그럼, 이제 막 해외에 진출한 한국 드라마들은 어디에서 촬영했을까? 최신 드

라마 속 인상 깊은 장소를 모아봤다.

111

110 

제이드가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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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코리아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축구장에 간다

우승 트로피 팬에 전달하는 장면 충격

한국에서 축구경기를 관전하는 것은 여유를 즐기는 멋진 방법인 동시에 아름답고

매력적인 한국의 여러 지역을 여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나는 어느 여

름날 포항 축구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기도 했고, 어느 날은 서울 상암구장에서 추

위에 덜덜 떨었으며, 대전에선 기습 폭우에 흠뻑 젖어 노트북컴퓨터가 영구 손상

을 입기도 했다. 축구와 함께했을 때 한국은 한 번도 지겨울 새 없이 흥미진진했다.

내가 한국 축구에서 가장 즐겼던 부분은 사람이다. 축구와 팬 사이의 형식적인 관

계가 아니라 사람이란 요소와 관련한 어떠한 분위기, 진정한 우애 같은 감정 말이

다. 한국 프로리그는 구단과 선수, 그리고 팬이 극도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 수원 블루윙즈가 부산 아이파크를 꺾고 FA컵에서 승리한 적이 있

는데, 나는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팬에게 전달하는 것을 지켜보며 충격을 받았

다. 다른 나라에선 보기 힘든 장면이 어서 지켜보기에 흐뭇했다.

한국 축구를 정의하는 것은 팬과 선수 사이의 이 열광적인 친밀감이다. 나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2009년 정규 시즌을 앞두고 개최한 행사에 게스트로 초대되는 영

광을 누렸는데, 팬과 영웅이 허물 없이 어울리는 것을 보고 또 한번 깊은 감명을

받았다. 유럽의 축구구단이 점점 더 그들의 스폰서나 소비자에게만 집중하는 데

반해, 한국은 선수와 팬의 관계가 아주 가깝다. 선수들이 타고 다니는 버스가 팬

들이 쓴 행운의 낙서로 가득하다는 사실은 선수와 팬 사이의 애정과 상호 존중을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내 얘기는 한국 축구가 아마추어 같다는 게 아니다. 만약 당신이 비행기 창가 좌

석에 앉아 한국 영토 위를 비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점

1972년 영국 출생.런던 정경대학을 졸업한 영국의 축구 칼럼니스트이자 프리랜서 기자다.

CNN,AP통신,가디언 등 전 세계 유력 매체에 축구 기사를 게재했으며,축구 전문 웹사이트 ‘골

닷컴’아시아 편집장을 맡았다.아시아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와 축구 잡지 ‘토털 사커’에서도 

아시아 축구에 관한 칼럼을 연재했다.2002년부터 서울에 거주 중인 그는 포털 사이트 ‘네이트’

에서 ‘듀어든의 탑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영국 프리미어리그 블랙번 로버스의 열혈 팬이다.

존 듀어든 John Duerden

| 한국의 축구문화 |113

112

인천유나이티드FC 선수들을 배경으로 열혈 보도 중 ⓒJohn Duerden 빨간 옷을 입은 관중들로 가득 찬 서울월드컵경기장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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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

한국적인 조형미가 돋보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축구전용경기장이다. 6만 석이 

넘는 관람석을 갖추고 있으며 2002년 한일 월드컵

을 비롯해 한국에서 진행되는 국가간 A 매치가 가장 

활발하게 열린다. FC서울의 홈구장이다.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산동 515(서울지하철 6호선 월

드컵경기장역 이용 ) 홈페이지 sisul.or.kr/sub04

인천 문학경기장

인천 문학경기장은 야구장 등을 갖춘 종합스포츠경

기장이다.육상과 필드경기,축구 등이 두루 가능한 

이곳의 주경기장은 인천유나이티드 FC의 홈구장.

2002년 한국이 월드컵 16강에 첫 진출하던 역사적

인 경기가 열렸다.

주소 인천광역시 남구 문학동 482(인천지하철 1호선 문학

경기장역 이용 ) 홈페이지 insiseol.net

대전월드컵경기장

2001년 건립된 축구전용경기장,대전월드컵경기장.4만여 석 규모로,한국 최초로 개폐식 철골 지붕 구

조를 갖춰 편안한 경기 관람이 가능하다. 2002년 월

드컵에서 한국8강 신화를 창조한 뜻 깊은 장소다.현

재 축구단 대전 시티즌의 홈구장이다.

주소 대전광역시 유성구 노은동 270(대전지하철 1호선 월

드컵경기장역 이용 ) 홈페이지 djsiseol.or.kr

포항 스틸야드

1990년 준공된 한국 최초 축구전용경기장.수용 인

원이2만여 명인 아담한 규모는 외려 포항 스틸야드

의 자랑이다.경기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본부석 좌측에500석 규모의 서포터즈 전

용석이 마련돼 있다.축구단 포항스틸러스 홈구장.

주소 경상북도 포항시남구 괴동동1

홈페이지 steelers.co.kr

처럼 박혀 있는 최첨단 축구경기장을 발견하는 행운을 누리게 될 것이다. 시설은

완벽하고 시합은 그저 멋지다. 한국팀은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서 아홉 차례나

승리를 거두었고, 그것은 그 다음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의 우승 횟수를 합한 것과 같은 자랑스러워 할 만한 기록이다.

피자•오징어•맥주 뭐든 사들고 입장

그리고 한국 축구장엔 멋진 축구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루

어질 수 있는 훌륭한 환경도 있다. 팬이 경기장 안으로 물 한 병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는 유럽리그와 비교한다면 한국에선 거의 모든 것이 가능하다. 관객은 피자, 프라

이드 치킨, 오징어, 맥주 등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사들고 입장할 수 있다.

골대 바로 뒤편 응원석에 모인 열성 팬은 경기 도중에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열성

팬의 상당수가 여성인데, 그들 역시 경기가 시작되는 순간 노래하고 뛰고 함성을

지른다. 상대팀이 3대 0으로 이기고 있어도 응원가와 구호 소리는 조금도 줄어들

지 않는다. 휘슬 소리와 함께 경기가 종료되면, 이긴 팀은 경기장 끝으로 다가가 팬

과 함께 승리를 축하하고, 바라던 경기 결과가 나오지 않은 팀 선수들은 고개 숙여

사과한다. 그 공간에 공격성이란 찾아볼 수 없다. 모두 그 하루를 즐기는 것이다.

축구가 어떻게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 방식으로 한 나라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 목격할 수 있었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나는 내가 바로 그 현장에

있을 수 있어 감사했다. 2002년 월드컵이 열렸던 한 달은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모든 상황을 좋게 탈바꿈시키는 축구의 힘을 발견한 기간이었다. 한국은 포

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과 같은 유럽 강호를 차례로 꺾으며 준결승까지 진출했

고, 월드컵을 통해 대전•광주와 같은 지방 도시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가장 큰 즐거움을 느끼는 곳은 여전히 국내 축구 리그다. 바로 여기가 ‘리

얼 코리아’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당신은 친구처럼 환영받을 것이며, 떠날 때는 이

미 하나가 되어 있을 것이다. (2011.1.21 게재)

Loo k  Inside ! 

명승부가 벌어지는 한국의 대표 축구장들

1983년 다섯 개 구단으로 출범한 K리그는 2012년 현재 16개 팀이 참가하는 명실상부 전국 리그로 발돋움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장 Top 10에 이름을 올린 제주월드컵경기장과 지붕이 날개처럼 생겨 ‘빅버드’라 불리는 수원월드컵경기

장, 2002년 한국이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광주월드컵경기장까지. 한국 축구사의 명승부가 펼쳐진 명경기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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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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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소나기마을,남원 광한루원 …

로맨틱 코리아

프랑스 갈 때면 “김치 못 먹겠네” 고민

나는 프랑스에서 온 스물여덟 살 ‘에바’다. 한국인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려고 고

향을 떠나 한국에 왔을 때 나는 스물네 살이었다. 고향에서 9000km나 떨어진 한

국으로 날아올 때 나는 고민에 빠졌다.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이, 한국어도 못하

고 한국 문화도 모르는데 혼자서 한국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지금. 그때 생각을 하면 웃음이 나온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그런 고민에 빠

지지 않는다. 지금 나는 한국인과 한국어로 대화하고 한국어로 글을 쓰며 한국 음

식을 먹고, 한국인 남편에게 한국 밥상을 차리는 한국의 새색시다. 지금 나는 프

랑스에 갈 일이 생기면 “프랑스에서 김치를 못 먹으면 어쩌지? 어떻게 빵하고 치

즈만 먹지?”라는 새로운 고민에 빠진다.

그래, 나는 그냥 한국에 빠졌다. 한국 남자와 사랑에 빠진 것만이 아니다. 한국이

라는 나라, 한국의 언어, 한국의 문화에 푹 빠진 것이다. 프랑스에는 ‘사랑에 빠진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변한다’는 말이 있다. 내 생각에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나라의 매력에 빠지면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것 같다.

내가 프랑스 사람에게 한국 자랑을 늘어놓으면 돌아오는 질문이 있다. “한국에 어

떤 매력이 있어요? 프랑스는 아주 로맨틱한 나라인데, 어떻게 한국에서 살 수가

있어요?”

내 대답은 늘 다음과 같다. “프랑스에서 나는 한국만큼 로맨틱한 분위기를 못 느

꼈어요. 한국은 프랑스보다 더 로맨틱한 나라예요.”

1984년 프랑스 마르세유 출생.프랑스에서 프랑스어 교수법 석사를 마치고,2003년 관광 목적

으로 한국 첫 방문.이후 한국에서 프랑스어 객원교수 등으로 일하며 한국을 두 차례 더 방문했

다.2008년 대구에서 만난 한국인 남자와2011년2월 결혼해 현재 대구에서 한국 문화를 열심

히 배우고 있다.

에바 시나피 Eve Sinapi

| 한국문학기행 |117 

116 

광한루원의 수중누각 완월정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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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유람선서 바라본 낭만의 노을

이제 내가 겪은 ‘로맨틱 코리아’를 소개할 차례다. 나는 한국에서 여

행을 많이 다녔는데 한국에 로맨틱한 장소는 정말 수두룩했다. 예를

들어 나는 경기도 양평에 있는 ‘소나기마을’이란 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 소나기마을은 황순원 작가가 쓴 ‘소나기’라는 한국 소설의 모

든 것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이다. 처음에 나는 그 소설을 몰랐지만 줄

거리를 듣고 그 순수한 사랑 이야기에 흠뻑 취했다. 슬프면서도 로

맨틱한 결말 부분에서 나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떠

올렸다. 지금은 ‘소나기’를 소설로도 읽고 영화 DVD로도 본다.

‘소나기’에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남녀 주인공이 사랑에 빠진 이

유다. 내 생각에 ‘소나기’의 주인공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왔기 때문

에 흥미를 느꼈다. 서울에서 시골 마을로 이사 온 소녀는 새로운 환

경에 적응이 어려웠고 외로움을 느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에서 어느 날 문득 한국의 도시로 왔다. 내가 살아왔던

환경과 전혀 다른 장소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있을 때 나는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나

는 남편을 만났을 때 프랑스 남자와 달라서 특별하다고 생각했고, 남편 역시 외국인

을 만난 적이 없어 나를 특별하게 대했다. ‘소나기’는 바로 그때의 감정을 말하고 있었

다. 프랑스 사람인 내가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한국 소설이 있을 것이라

곤 상상도 못 했다.“프랑스에서 나는 한국만큼 로맨틱한 분위기를 못 느꼈어요.

한국은 프랑스보다 더 로맨틱한 나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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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한루원에서 남편과 함께 ⓒEve Sinapi

광한루원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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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이 최초로 번역된 시기는?

1889년,<한국민담집>의 영문판이 미국에서 출판

되었다. 1892년에는 프랑스어로 번역된 <춘향전>

이 등장했고, 1893년에는 <한국전래동화와 전설>

이 독일어로 출간되었다.한국의 고전 <심청전>도 

1895년 프랑스어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한국문

학의 번역의 역사는100년을 넘는다.

최다 번역 작가는?

해마다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고은 시인.<만

인보> <화엄경> 등의 시집이15개 언어로 번역되었

다.그 다음으로 많은 작가는 소설가 이문열 씨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사람의 아들> <젊은 날

의 초상> 등이 번역되었다.그 뒤를 잇는 것은 <서편

제> <이어도>의 작가 고 이청준 씨.그의 작품은 특

히 독일어 권에서 인기가 많다.소설가 황석영은 

<오래된 정원> <손님> 등의 소설이11개 언어로 번

역되었다.

2000년대는 한국문학 해외진출의 전성기

2000년대 중반,한국의 소설들이 세계 도서시장에 

활발히 소개되기 시작했다.이광수,황순원 등 옛 작

가의 작품은 물론이고,최인호의 <불새>,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 현역 작가의 

작품도 많이 소개되었다.2006년 이후에는 공지영,

신경숙,김영하,조경란,한강 등 동시대 인기 작가의 

작품 판권이 해외 유수 출판사와 속속 계약을 맺고 

있다.황석영,이문열 작가의 뒤를 이어 본격적으로 

상업 문학시장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세계가 함께 읽는 우리 고전

영어로 번역된 김만중의 <구운몽>과 혜경궁 홍씨

의 <한중록>은 지금도 ‘아마존 닷컴’에서 만날 수 

있는 한국의 고전도서다.<구운몽>은 1922년 J.S

Gale이 < The Cloud Dream of the Nine> 이라는 

제목으로 영역해 수많은 개정판을 냈고,일본어 번

역본으로도 2종이 발간되었다.

남편과 전북 남원으로 여행을 갔을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남원에서는 광한루

원에 방문했다. 광한루원은 수많은 꽃이 핀 아름다운 공원이었다. 그런데 광한루

원은 그냥 아름다운 공원이 아니었다. 춘향과 몽룡의 사랑이 깃든 곳이었다. 나는

남원에서 <춘향전>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다. 나와 남편은 남원에서 춘향과

몽룡처럼 사랑하기로 약속했다. 그때 나는 한국인이 정말 로맨틱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의 로맨틱한 매력은 다른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2009년 제주도를 갔

을 때 섭지코지라는 곳을 방문했다. 거기에서 나는 내가 잘 아는 지중해보다 더

밝은 색깔의 바다를 구경할 수 있었다. 그림 같은 경치를 구경하다 작은 성당을

보게 됐다. 너무 예뻐서 놀란 나에게 남편은 한국 드라마 ‘올인’의 세트라고 얘기

해 줬다. 나와 남편은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사랑하기로 다시 약속을 했다.

해 질 녘 한강 유람선을 타고 노을을 바라봤을 때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꼈고, 벚

꽃이 눈처럼 내리는 봄날의 경주에서도 로맨틱한 한국의 모습을 경험했다. 아

직은 못 가 봤지만 남이섬도 그렇게 로맨틱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남편과 곧 찾

아가고 싶다. 나는 한국에서 정말 날마다 로맨틱한 곳을 발견하며 살고 있다. 다

시 말하지만 한국의 로맨틱한 매력은 프랑스 사람마저 반할 만큼 로맨틱하다.

(2011.5.13 게재)

Loo k  Inside ! 

해외에 소개된 한국 문학

1990년대 이후, 한국 문학이 외국어로 번역 출간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2011년 신경숙 작가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33개국에 판권이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의 정서가 듬뿍 담긴 한국 문학에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간다. 세계가 한국 문

학을 함께 즐기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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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새색시 에바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소설 <소나기> ⓒEve Sinapi

이문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SMW

황석영 <오래된 정원> ⓒS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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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에서깜짝 프러포즈했죠,

그녀가 눈물 펑펑 쏟았어요

둘이 가장 좋아하는 나라서 이벤트

나는 싱가포르에 사는 민샹(25)이다. 나는 내 피앙새 발렌시아(26)와 2년 전 한

국을 여행한 적이 있다. 그리고 올 5월 두 번째로 한국에 왔다. 발렌시아에게는

쇼핑 여행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이번 여행에서 발렌시아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모든 게 치밀하게 계획된 작전이었고, 그 작전은 멋지게 성공했다.

싱가포르에 사는 민샹과 발렌시아 커플에게 롯데월드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장소다.

둘의 사랑이 계속되는 한, 롯데월드에 관한 기억은 잊히지 않을 것이다.

예비 신랑 로이 민샹(Min Siang,Loy )은1985년 싱가포르에서 태어나 현재 싱가포르에 있는 은

행에서 일하고 있고,1984년 싱가포르에서 출생한 예비 신부 린 발렌시아( Valencia,Lin )도 은행

에서 일하고 있다.이들은2년 전 한국을 처음 방문해 한국의 음식과 패션•기술•엔터테인먼트•

풍경•날씨에 푹 빠졌고,한국 드라마와 대중음악에 매료돼2011년5월 한국에 여행을 왔고,한

국에서 프러포즈를 했다.

민샹•발렌시아 Min Siang & Valencia

| 프러포즈 명당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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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에서 퍼레이드 팀과 함께 ⓒMin Siang & Valen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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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년 전처럼 한국에서 자유여행을 했다. ‘발렌시아’에게는 쇼핑 트립을 하

자고 이야기했지만, 나는 여자친구에게 할 프러포즈를 오랫동안 기획해 왔다.

우리는 명동에 오래 머물렀다. 여기에선 모두가 좋아하는 패셔너블한 옷과 화장품

을 판다. 천상의 맛을 자랑하는 음식도 많다. 그중에서도 나는 ‘명동교자’를 최고로

꼽고 싶다. 우리는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적어도 세 번 이상은 명동교자에 갔다.

명동의 모든 쇼핑이 만족스러울지라도 우리는 시내에 있는 다른 쇼핑타운을 둘

러보지 않을 수 없었다. 새벽 4시까지 쇼핑할 수 있는 동대문, 합리적인 가격의

이화여대 앞, 드라마 ‘커피 프린스’로 잘 알려진 홍대 앞 등을 돌아다녔다. 논스톱

쇼핑 여행에서 잠시 쉴 겸해서 우리는 삼청동에도 다녀왔다. 삼청동에서 우리는

한국 전통의 주거지역이 이렇게 잘 유지되고 있다는 데 놀랐고, 또 그 평화로운

분위기에 반했다.

마침내 5월11일이 왔다. 롯데월드의 신준화 감독과 함께 기획했던 내 프러포즈

날이다. 이 여행 전에 우리는 수많은 전화와 e-메일을 통해 세부사항을 협의했고,

모든 게 완벽하게 준비돼 있었다. 우리는 이날 롯데월드를 처음 왔지만, 이곳은

내가 생각하는 테마파크의 전형이었다. 실내 파크와 야외 파크가 함께 있는 이곳

은 젊은이를 위한 스릴 있는 경험부터 가족과 함께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시설까지

고루 갖추고 있었다. 나는 롯데월드에 들어서자마자 매력적이고 재미있어 보이

는 어트랙션을 타고 싶었지만, 내게는 그보다 더 중요한 일정이 남아 있었다.

내가 한국, 특히 롯데월드에서 프러포즈를 계획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

리 커플이 한국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이고, 둘째 발렌시아가 환상적이고 인상 깊

은 곳에서 로맨틱한 프러포즈를 꿈꾸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발렌시아가 바

라는 프러포즈를 통해 그녀를 공주처럼 돋보이게 하고 싶었다. 이 모든 이유를 충

족시킬 수 있는 장소로 나는 롯데월드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한국을 잘 아

는 지인과 인터넷의 도움으로 롯데월드에서 프러포즈 이벤트가 있다는 것을 알

았고, 롯데월드는 환상적인 프러포즈를 하기에 완벽한 공간이었다.

우리는 많은 즐거움과 재미, 마법 같은 추억을 남긴 한국을 잊을 수가 없다. 우리

에게 한국은 완벽한 프러포즈를 만들어준 기적의 공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

다. 이제 내 생애 가장 뜻 깊은 순간을 말할 차례다. 그 순간은 내 피앙세 발렌시

아가 들려주겠다.

롯데월드는 환상적인 프러포즈를 하기에 완벽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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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야경 ⓒLotte World

롯데월드의 커플 캐릭터 로티, 로리와 함께 ⓒMin Siang & Valen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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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차량에 축하 인파 … 공주 된 느낌

나는 혼자 백조차량을 타고 가득한 인파 앞에 섰다. 이리저리 둘러보며 민샹을 찾

았지만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 나는 당황했다. 그러나 백조차량에서 내릴

수 없었다. 한국어를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그들은 따뜻한 미소를 머금은 채 나

를 바라보고 사진을 찍었다. 화려한 치장을 한 댄서들이 나와 달콤한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나는 그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탄 차량이 무대 앞에 다다르자, 무대에 마련된 스크린에서 민샹의 얼굴이 나

왔다. 그의 얼굴을 보자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수많은 관객이 환호를 질렀다. 내

옆에 선 사회자가 나를 보며 “오늘의 주인공”이라며 나를 소개했다.

스크린에서 민샹이 사라지는가 했더니 그는 분홍색 장미와 반지를 들고 무대 앞

으로 걸어 나왔다. 가슴이 마구 뛰었고, 눈물이 계속 흘러나왔다. 나는 멋진 신부

가 된 기분을 느꼈다. 수많은 사람이 우리를 사진에 담느라 바빴다.

세상의 어떤 여자가 이런 깜짝 프러포즈를 거절할 수 있을까. 나를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관객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고, 그는 나와

함께 백조차량에 올라타고 롯데월드를 돌았다.

그날 나는 어느 왕국의 공주가 된 느낌이었다. 그날의 기억을 나는 평생 잊을 수

가 없다. 롯데월드에 감사하고, 내 프러포즈의 증인이 된 모든 관객에게 감사한다.

(2011.7.15 게재)

Loo k  Inside ! 

Romantic Spots in SEOUL

서울에서라면 사랑 고백도 어렵지 않다. 인구 1000만 명의 도시 서울에는 사랑을 속삭일 만한 로맨틱한 장소가 세계 어

느 곳보다 다채롭다. 롯데월드 같은 테마파크나 전망대, 공원 등 유명한 데이트 명소에는 늘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N서울타워

남산 정상에 우뚝 선N서울타워는 서울 야경을 즐기기에 좋

다.해질녘 노을에 젖은 한강과 서서히 불빛을 밝히는 빌딩숲

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로맨틱한 기분이 된다. 48분 주기로 

360도 회전하는 5층 회전식 레스토랑은 서울시내 전체를 조

망할 수 있어 연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야외전망대 난간

에는 사랑의 서약을 담은 자물쇠가 빼곡히 채워져 있다.

주소서울특별시 용산구 용산동2가 1-3(서울지하철 4호선 명동역,

3호선 동대입구역 이용 ) 홈페이지 nseoultower.com

청계천 청혼의 벽

도심을 흐르는 청계천에는 성사율100%를 자랑하는 프러포

즈 명당이 있다.성북천과 정릉천이 합류하는 ‘두물다리’아래 

‘청혼의 벽’이다.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고 사전 승인을 받으

면 직접 제작한UCC나 메시지를 스크린에 띄워 사랑을 고백

할 수 있다.이곳에서 청혼한 커플의1/3이 결혼에 골인했다는 

소문이 돌 만큼 인기가 높다.

주소 서울특별시 성동구 마장동 540(서울지하철1, 2호선 신설동역,

2호선 용두역 이용 ) 홈페이지 propose.sisul.or.kr

63시티 전망대

야심한 시각,한강변의 고층빌딩과 네온사인이 빚어내는 빛

의 협주는 황홀하다.데이트 고수들이 여의도 63시티 전망

대를 즐겨찾는 이유다. 60층에 위치한 전망대의 높이는 해발 

264m.‘러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연인과 오붓하게 서울 야

경을 음미하며 전망대까지 타고 올라갈 수 있다.

주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60(서울지하철1호선 대방역, 5

호선 여의나루역,여의도역, 9호선 샛강역 이용 ) 홈페이지 63.co.kr

한강시민공원

서울 시민의 휴식처인 한강시민공원은 연인들에게 부담 없는 

만남의 장소다.요트나 오리보트를 타고 선상 데이트를 즐기

거나 수상스키,웨이킹보트 등 짜릿한 레포츠를 만끽할 수 있

다.드라마틱한 청혼도 가능하다.한강사업본부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여의도 물빛무대 수상분수 등에서 감동적인 영상편

지를 띄울 수 있다.

주소 [여의도 한강공원]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8(서울지하

철 5호선 여의나루역 이용 ), [난지지구]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암동 

487-257(서울지하철6호선 마포구청역 이용 ), [잠실지구]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동 1-1(서울지하철2호선 종합운동장역 이용 ) 

홈페이지 hangang.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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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서울타워의 루프테라스 ⓒKTO 한강 야경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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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엔 초등교 영어 선생님,

주말엔K-팝 콘서트장 광팬

5년 전 유튜브로 가수 비 보고 ‘우와’

내가 K-팝을 처음 접하게 된 건 5년 전이다. 우연히 ‘유튜브’에 접속했다가 비의

‘아임 커밍(I’m Coming)’ 영상을 보게 됐다. 처음 영상을 봤을 때 내 첫 반응은

“우와! 이게 뭐야?”였다. 이후 인터넷을 뒤지며 비에 관한 정보를 찾았고, 급기야

K-팝과 사랑에 빠지게 됐다.

내가 K-팝을 사랑하는 이유는 친숙한 박자와 획기적인 뮤직비디오, 한국 가수의

잘 생기고 예쁜 외모, 그리고 가창력 때문이다. 수년간의 연습생 시절을 통한 고

된 노력이 K-팝의 성공을 가져온 게 아니겠느냐는 게 내 나름의 진단이다. K-팝

가수들은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한다. 내가 K-팝을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음악무대•예능•콘서트•팬미팅 등을 통해 가수들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냐고? 조금 많기는 하지만 일단 적어본다. JYJ•비•동방신기•빅뱅•샤이니•2AM•FT아일랜드•비스트•애프터스쿨•카라•2NE1•앰블

랙•박효신•서인국•세븐•나비 그리고 클래지콰이 등이다.

1988년 미국 출생.미국 코넬대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2010년부터 대구에서 초등학교 

영어교사로 재직 중이다.K-팝 듣기와 롤리타 패션을 즐기고 바느질과 비즈 장식 만들기를 좋아

한다.주중에는 영어 선생님,주말에는K-팝 열성팬으로 변신한다.

알리아 레이첼 존스 Alia Rachel  Jones

| K-팝 라이브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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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가수 콘서트 때 흔들었던 각종 야광봉 ⓒ Alia Rachel Jones

가수 빅뱅 브로마이드 ⓒSMW가수 비 앨범자켓 ⓒS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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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은 가사가 한국어와 영어가 결합돼 있어 특별하다. 외국인 팬은 처음에 한국

어 가사를 잘 모를 수 있지만, 영어 가사가 있어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나처

럼 외국인 팬에게는, 인터넷에 한국어 가사를 번역하여 영상 자막까지 입혀주는

한국 팬이 정말 고맙다. 나는 대학생 때 K-팝 영상과 K-팝 블로그에 실린 글을 읽

으며 지냈다. 이와 같은 경험은 내가 수천 마일 떨어진 미국에 살면서도 내가 좋

아하는 가수와 연결고리가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K-팝은 전 세계 팬이 한국 가수에 대한 사랑을 공유하는 글로벌 현상이다. 인터

넷을 통한 정보 공유가 쉬워진 점이 누구든 K-팝 팬이 될 수 있도록 했다. K-팝은

정말 강력한 문화 교류의 도구다.

이제 사물놀이•김치•한글에도 관심

K-팝은 내가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나는 대학에서 인류학을

전공했는데 인류학을 통해 다른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나는

K-팝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기 시작했고, 한국 역사와

문화 관련 수업도 듣기 시작했다. 그 뒤로 ‘Korea Nights’라는 행사에도 참가했

고, 사물놀이와 한국전통 춤을 감상했고, 김치를 맛봤고, 한글에도 관심을 가지

게 되었다.

내 방에는 현재 동방신기와 비의 포스터가 붙어있는데 이걸 본 친구들이 나에게

묻곤 한다. “한국 음악이 왜 그렇게 좋아?” 그러면 내 대답은 항상 다음과 같다.

“K-팝은 최고니까! 너도 한번 들어보면 빠질 거야” 그리고 나서 K-팝 가수의 리

스트와 뮤직비디오를 친구들에게 보여준다.

대학교 4학년 때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칠 기회를 얻었다. 한국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나는 한국에 너무 가고 싶었다. 또 이 기회가 드디어 K-팝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정말 가고 싶었다. 나는 그

기회를 잡았고, 한국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1년간 지내게 되었다. K-팝은 나와

한국인 학생 사이에 연결고리가 되어 주었다. 한국에서의 내 일상은 주중에는 학

생을 가르치고, 주말에는 학생들과 함께 K-팝 콘서트를 보러 가는 것으로 나뉜다.

나는 지난해 8월부터 무려 14개의 K-팝 콘서트에 갔었다. 박효신, 한류드림페스

티벌, FT아일랜드, JYJ, 아시아송페스티벌, YG 패밀리, 클래지콰이, 2AM, 비,

샤이니, 비스트, 빅뱅 그리고 드림콘서트까지! 나는 현재 비의 공식팬클럽인 ‘구

름’의 회원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내 생활은 K-팝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사실

K-팝 말고는 별다른 게 없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내가 K-팝 콘서트마다 볼 수 있었던 팬의 열정적인 호응은 정말 놀라웠다. 야광

봉을 흔들고 ‘떼창’이라고 불리는 팬의 응원,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를 보

겠다고 어떻게든 가수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이다.

K-팝은 내 삶의 일부가 된 지 오래 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항상 K-팝

에 대한 믿음을 간직할 것이다. (2011.8.12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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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엠블랙의 음반 ⓒSMW가수 2AM의 음반 ⓒS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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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 k  Inside ! 

이모팬, 삼촌팬, 오빠부대… 한국의 팬 문화는 뜨겁다

스타와 팬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지금 지구상에서 팬 문화가 가장 뜨거운 곳이 있다면 바로 K-팝의 나라 한국일 것이

다. 전 세계에 급속도로 팬덤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K-팝은 한국 팬 문화를 크게 바꿔놨다. 이제 K-

팝은 “오빠”를 부르짖는 소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나이 초월 스타 사랑

십여 년 전만 해도 가수 팬클럽의 대다수는 10대 청소년,그 중에서도 ‘오빠부대’라 불리던 소녀 팬이 

주축이었다.하나,언젠가부터 나이와 성별을 초월

한 ‘삼촌팬’‘이모팬’이 ‘오빠부대’의 아성을 넘보기 시

작했다.높은 충성도와 두둑한 경제력을 갖춘 이 신

흥 팬덤은 스타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색깔 있는 팬클럽

한국의 가수 팬클럽은 저마다 고유한 컬러가 있

다. 예를 들어 슈퍼주니어는 펄사파이어색, 소녀

시대는 파스텔로즈색 등이다.대형 콘서트장에서

도 이들의 풍선 색만으로 누구의 팬인지 구분이 

가능하다. 때문에 팬클럽은 항상 자신들의 스타

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공공장소에서 질서정

연하고 예의 바른 행동을 멤버들에게 강조한다.

진화하는 팬 문화

예전의 팬덤은 오직 스타 사랑에만 집중돼 있었

다. 하나 이제는 다르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

를 위해 사회에 공헌하는 팬 문화가 확산되고 있

다.스타의 이름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나 

봉사활동을 하는 팬도 늘었다. 기성세대에 부정

적으로만 비춰졌던 팬덤이 이제는 사회에 긍정적

인 에너지로 작용하고 있다.

공개방송 신청

스타를 만나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다.하지만,방송사의 가요 프로그램 공개방송에 가면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방청신청은 

인터넷 예약제가 대부분이다.해당 가요 프로그램

의 홈페이지에서 공개방송 정보를 확인하고 온라

인 방청신청 후 당첨이 되면 입장권을 배부해준다.

SBS 인기가요(매주 일요일 오후3시40분 생방송 ) 

tv.sbs.co.kr/gayo

KBS 뮤직뱅크(매주 금요일 오후6시10분 생방송 ) 

kbs.co.kr/2tv/enter/musicbank 

Mnet 엠카운트다운(매주 목요일 오후6시 생방송 ) 

mnet.mnet.com/NProgram/mcountdown2

MBC 쇼 음악중심(매주 토요일 오후4시 생방송 ) 

imbc.com/broad/tv/ent/music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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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의 해외 본선 우승팀들과 시민들이 함께한 ‘광화문광장 K-팝 플래시몹’ 이벤트(주제곡: 싸이-강남스타일) ⓒ VK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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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노래방, DVD방서 놀다

찜질방에서피로 푸는 맛이란…

젓가락•병뚜껑게임 하며 과일소주 한잔

한국에서의 첫날 밤을 기억한다. 떠들썩한 거리와 번쩍이는 불빛, 수많은 사람,

한국의 밤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활력이 가득했다. 새벽 3시가 다 된 시간인데

도 이렇게 북적거리다니!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분위기가 아침 7시까지 계속된

다는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새벽 1시면 거의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다. 한국에서

의 첫 밤이 나에게는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한국에서 3년 넘게 살고 있는 이

유 중 하나가 한국의 밤 문화 때문이다. 한국의 밤 문화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

아볼 수 없다.

내가 살았던 미국 뉴저지에는 한국 사람이 많다. 수많은 한국 식당과 상점이 있

다. 한국 식당에 들어가면 소주를 즐기는 한국인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때 소주

가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술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한

번도 마셔본 적이 없었다.

1984년 미국 출생.한국에 먼저 와 있던 언니를 따라2009년 한국으로 왔다.원래 계획은 한 달

간 한국 여행.그러나 한국의 매력에 푹 빠져 한 달이 아니라 몇 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다.K-팝 댄

스 따라하기가 취미이며 한국어를 배우면서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다가 현재는 한국 

전역을 여행 중이다.

크리스티나 리트 Christina Ritt

| 한국 나이트 투어 |

크리스티나 리트는 한국의 밤 문화가 좋아 한국에 눌러 앉은 경우다.

그녀는 “한국의 활기차고 시끌벅적한 밤 풍경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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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 life ⓒChristina Ri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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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처음 소주를 마셨을 때, 보드카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깔끔하고 가벼운

맛이라고 느꼈다. 자체로 훌륭했지만 현재 내가 푹 빠져 있는 건 과일 소주다. 과

일 소주는 내가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료로 소주에 과일 주스를 섞어 만든다.

파인애플•레몬•블루베리•키위에 심지어 요구르트 맛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다

맛있지만 딸기 소주는 단연 으뜸이다. 과일 주스처럼 단맛이 강하다.

한국에서 게임 없는 술자리는 상상할 수 없다. 이것이 한국의 술자리 문화다. 가

장 인기 있는 게임은 ‘31게임’ ‘젓가락게임’ ‘병뚜껑게임’ 등이다. 호프나 바에 들

어가면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큰 소리로 떠들며 열정적으로 게임을 하는 모습

을 볼 수 있다. 모두가 비슷한 방법으로 문화를 즐기고 있어서 주변에서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한국 사람은 진정으로 주어진 시간을 즐길

줄 안다. 나는 게임을 하지 않고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딸기 소주를 마시지 않는다.

새벽 5시에 포장마차 ‘잠들지 않는 나라’

저녁에 친구들과 만날 때면 난 서울 홍대 거리나 강남으로 간다. 난 밤새 춤출 수

있는 열정적인 사람이라 아주 자연스럽게 홍대 거리와 강남의 많은 댄스 클럽을

알게 됐다. NB, EDEN, Club Naked 등이 내가 즐겨 찾는 클럽이다. 맨 처음 한

국의 클럽에 들어갔을 때 재미있었던 건, 모두가 DJ를 보고 춤을 추고 있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모두가 곳곳에서, 각기 다른 방향을 향해 춤을 춘다. 궁금해

서 친구들에게 물어봤는데 그들도 그 이유를 모른단다. 그들이 DJ를 보고 춤을

추는 이유는 여전히 나에게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춤을 추다 잠시 쉬고 싶을 때

나 한창 신나게 춤을 춘 다음에는 레스토랑으로 가는데 항상 이른 아침까지 사람

으로 가득 차 있다. 심지어 새벽 5시에도 수많은 사람이 떡볶이나 어묵을 먹기 위

해 줄을 서 있다.

한국에 와서 처음 배운 단어 중 하나가 ‘방’이었다. 한국에서는 많은 활동이 노래

방•DVD방•찜질방 등 방에서 이루어진다. 이 수많은 방은 24시간 열려 있다. 한

국 사람은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누구나 노래를 잘한다. 어디에서나 쉽게 찾

아볼 수 있는 노래방 문화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 거리에 10개, 아

니 그보다 많은 노래방이 있는 거리도 봤다. 난 노래와는 친하지 않아 가끔은 친

구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이 두렵지만 한국의 노래방에서는 아무도 내 노래 실력

에는 관심이 없다. 한국의 노래방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분위기가 아주 개인적이

기 때문이다. 같이 온 사람들 앞에서만 노래하면 된다. 서구 문화에서 가라오케는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하는 곳이라 노래를 할 때면 늘 부끄러웠다.

밤에 영화가 보고 싶어지면 동네 DVD방에 가면 된다. 친구•가족•연인과 함께

독립적인 공간에서 커다란 소파에 편안히 누워 큰 스크린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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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와 함께 한국의 매력적인 밤 문화를 즐기는 모습ⓒChristina Ri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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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음료나 간식을 사 들고 들어갈 수도 있다. 미국에는 이런 문화가 없어 한국에

서 나는 한 달에 한 번씩 DVD방에 간다. 홀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독립된 방은

정말 대단한 아이디어다. 많은 한국 사람이 DVD방을 커플들을 위한 공간이라 쑥

덕거리지만, 나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

이라고 생각한다.

밤새 놀고 난 뒤에는 찜질방에 간다. 찜질방은 자거나 쉬거나 목욕을 할 수 있는

아주 독특한 곳이다. 한국에 오면 반드시 찜질방에 가봐야 한다. 이 독특한 문화

를 체험하기 위해서, 아니면 단순히 친구들과 밤새 놀다 새벽 4시에 집에 가는 택

시를 잡을 수 없을 때 찜질방에 가야 한다. 가격도 저렴하다. 대부분 8000~1만

2000원 정도다. 가능하다면 나는 찜질방에서 살고 싶다.

한국은 진정 잠들지 않는 나라다. 원하는 것이 로맨틱한 축제의 밤이든, 밤새워

춤을 즐길 수 있는 곳이든, 한국에서는 누구나 밤을 즐길 수 있다. 한국에서 보낸

매일 밤이 모두 즐거웠기 때문에 나는 한국의 하루하루를 모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오늘도 나는 앞으로 만나게 될 멋진 한국의 밤을 기대한다. (2011.8.20 게재)

Loo k  Inside ! 

한국의 ‘방’ 길라잡이

보통 ‘room(룸)’으로 번역되는 한국의 ‘방’은 서양의 ‘룸’과는 뉘앙스가 다르다. 한국에서 방은 여러 사람이 모여 삶을 나누

는 공간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한국에는 특정한 기능성을 강조한 다양한 ‘방’들이 생겨나고 있다. 취미를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기 위한 ‘방’이 특히 인기다.

방, 왜 생겼을까?

공동체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은 혼자보다 어울려서 노는 걸 더 좋아한다.먼 옛날 한국에는 양반가 남자들이 사랑채에 모

여 글을 읽거나 담소를 나누고 여흥을 즐기던 문화가 있었다.

이 ‘사랑방 문화’가 현대 한국에서 새로운 형태의 ‘방’을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다.사회적인 측면에서 한국의 ‘방’은 타인과의 

소통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한정된 공간에서 여럿이 함께 

공통 활동을 즐기다 보면 보다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어떤 방이 있을까?

반주 기계를 갖춰놓고 노래를 부르는 ‘노래방’과 목욕 및 

찜질을 하는 ‘찜질방’,컴퓨터 오락을 주로 즐기는 ‘PC방’은 

한국의 ‘방’ 문화를 대표하는 3인방으로,외국인도 즐겨 찾

는 공간이다. 술을 마시는 ‘소주방’이나 영화를 보는 ‘DVD

방’도 널리 알려져 있다.하지만,소비 중심의 상업적인 방만 

있는 건 아니다.유아교육시설인 ‘놀이방’,학생의 학업을 돕

는 ‘공부방’도 있다.취미공간인 ‘꽃꽂이방’,피로 회복을 돕

는 ‘수면방’과 ‘산소방’, 셀프세탁소인 ‘빨래방’도 어렵지 않

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식 찜질방 가이드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친목 도모의 장으로 자주 등장하는 찜질방은 한국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문화공간이다. 황토,

맥반석을 이용해 만든 방을 고온으로 달궈 땀을 내는 공간

을 말하는데,흔히 휴게시설과 사우나를 갖추고 있다.찜질

방에 가면 일단 입장권을 구입하고 찜질복과 수건을 빌려

야 한다.남녀 구분된 샤워실에서 가볍게 땀을 씻어내고 찜

질복으로 갈아입고 나면 찜질을 할 차례다.온도가 낮은 방

부터 조금씩 적응하며 고온의 방까지 순례하길 권한다. 중

간중간 얼음방 등에서 땀을 식히면서 체온을 조절하는 게 

좋다. 휴게실에서 맥반석 계란구이나 식혜,감식초 등의 간

식이나 미역국, 냉면 등의 식사도 사먹을 수 있다. 찜질방 

중에는 여자들끼리 수다를 떨 수 있는 손톱 관리 코너나 

안마의자,간단한 운동기구를 갖춘 곳도 많다.대부분 남녀

공용이지만 여성 전용 찜질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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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KTO 찜질방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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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 속 살아 숨쉬는 서울의 흔적…

청파동 골목길

언덕배기 미로 지나니 86년 된 이발소

나는 한국에서의 첫 6년을 남부지방에서 보냈다. 경북 문경에서 영어강사로 일하

다가 전남 광주대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문경에 살 때는 가까운 안동도 자주 찾았

다. 고풍스러운 전통문화를 마음껏 음미하던 나날이었다.

2003년 한 출판사에서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서울로 이사를 했다. 깔끔한

상점과 명문 학교, 세련된 서양식 음식점, 무수한 채용기회까지. 확실히 서울은

편리한 도시였다. 하지만 나는 조금 두려웠다.

한국의 수도로 6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은 다른 나라의 수도에 비해 전통적인

외양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서울은 적지 않

은 문화유산을 잃었고, 이후 급격한 근대화를 거치며 빠른 속도로 변모했다. 기품

있던 옛 도읍은 어느새 못생긴 아파트와 고층빌딩이 즐비한 ‘콘크리트 숲’이 되어

버렸다. 걱정이 앞섰다. 내가 과연 여기서 행복할 수 있을까?

하지만 서울 생활 10년 차에 접어드는 지금 나는 “행복할 수 있다”고 명쾌하게 말

한다. 오랜 발품 끝에 나는 빌딩 숲 틈바구니에서 살아 숨 쉬는 서울의 혼을 발견했

다. 고즈넉한 고궁과 북촌 한옥마을을 거닐며 얼마나 가슴이 설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내 마음을 가장 사로잡은 곳은 따로 있었다. 지나다니는 사람은 많지만 그

가치를 아는 이는 드문 곳. 바로 용산구 청파동이었다.

어느 일요일 나는 우연히 청파동을 만났다. 서울역 뒤쪽 언덕배기에 크고 작은 집

이 빽빽한 미로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오래된 골목을 헤매며 마치 타임머신을 타

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청파동은 한때 알아주는 부자동네였다. 1945년 해방 이후 내로라하는 부자들이 청

파동으로 모여들었다. 한옥을 새로 짓기도 했지만, 몇몇은 일본인이 남기고 간 양옥

에 보금자리를 꾸렸다. 당시의 일본식 고택은 아직도 언덕배기 곳곳에 남아 있다.

1974년 미국 출생.1997년 경북 문경에 정착해 영어를 가르쳤다.6년 뒤 한국 문화를 해외에 소

개하는 전문 출판사 ‘서울셀렉션’에서 일하기 시작하며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2009년 13년간

의 한국 체험을 토대로 영문 저서 <서울 셀렉션 가이드(Seoul Selection Guide )>를 펴냈으며,

한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서울국제관광대상’최우수 외국 언론인상

을 수상했다. 2012년 현재 월간 여행•문화 잡지 ‘서울(Seoul )’의 편집장이다.

로버트 쾰러 Robert Koehler 

| 서울 골목 탐험 |141

140 

청파동 ⓒRobert Koeh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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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누빈지 10년 … 여전히 나에겐 새로운 도시

이국적인 주택가를 탐험하다 좁은 샛길로 들어섰다. 그러자 만리시장 골목이 거

짓말처럼 펼쳐졌다. 한옥과 일본가옥이 뒤섞인 골목 어귀에 허름한 단층건물이

눈에 띄었다. 마포구 공덕동의 ‘성우 이용원’. 빛 바랜 간판에 ‘성우 이용원’이란

다섯 자가 또박또박 박혀 있었다. 성우 이용원은 1927년 개업한 이래 86년간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서 깊은 이발소다. 이발사 이남열(63)씨가 3대째 전통 이

발 방식을 고수해 오고 있다. 그의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두 번째로 이발사 자격증

을 딴 이발 장인이라고 했다.

이발소의 깨진 창문에는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건물이 낡아 금방이라

도 주저앉을 듯했지만, 오랜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발소는 내내

붐볐다. 방문시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10~20분 정도의 기다림은 예사였다.

신문•방송이나 입소문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손님이 찾아들었다.

이남열씨는 달변가였다. 머리를 맡기러 온 손님에게 가위질 소리를 들려주며 “라

디오 전파를 세 번 넘게 탄 소리”라고 웃으면서 농을 쳤다. ‘이런 오아시스가 있어

서울이 살 만한 거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서울의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지난 10년을 보냈다. 덕분에 이 도시를 속

속들이 알게 됐다. 답답한 일이 있을 때면 용산전자상가 뒤편 언덕 위에 서 있는

원효로성당에 가서 한강을 훤히 내려다보곤 했다. 서울에 대한 영문 월간지며 여

행책자도 숱하게 펴냈다.

하나 여전히 나에게 서울은 나날이 새로운 도시다. 두 번째 찾은 장소에서 전과 다

른 감흥을 발견할 때의 희열은 정말이지 형언하기 힘들 정도다. 지금도 나는 찬찬

히 되새긴다. 성우 이용원에서 이남열씨의 가위질 소리를 즐기며 커피를 마시던 어

느 일요일 오후를. 바로 그런 순간에 나는 이 도시의 특별함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2012.2.3 게재)

Loo k  Inside ! 

벽화로 새 단장한 서울의 옛 골목길

서울은 매일 새롭게 변화한다. 오래된 건물이 헐린 땅에 새 건물이 들어서고, 허름한 동네엔 새로이 아파트 단지가 생겨난

다. 도시화가 진행되며 수많은 골목이 사라져 갔고 사라질 운명에 처해있다. 그래도 여전히 서울에는 옛 정취를 담은 아름다

운 골목이 많다.

이화동 벽화마을

‘젊음의 거리’ 대학로에 접한 이화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다.도심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낙산에 자리해 

있다. 2006년 일대에 ‘공공미술프로젝

트’가 진행되면서 이화동은 변화의 물

결을 맞았다. 70여 명의 젊은 화가가 동

네 곳곳에 그림을 그리고 조형물을 설

치했다.높고 낮은 계단에는 꽃이 피었

고 미로처럼 얽힌 골목의 허름한 담장

엔 이야기가 담겼다.이제 이화동은 그

저 오래된 달동네가 아니다.벽화와 어

우러진 옛 골목의 정취를 사진에 담으

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예술

마을’로 거듭났다.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이화동 일대(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이용,낙산공원 방면

으로300m )

홍제동 개미마을

서대문 인왕산 등산로 입구에 작은 

집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이 있다. 주

민들은 대부분 개미처럼 열심히 살아

가는 가난한 소시민이다.그래서 이곳

은 ‘개미마을’이라고 불린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큰길 양쪽으로 작은 골

목이 가지처럼 뻗어나가고,골목 곳곳

에는 미대 학생들이 그린 벽화가 자리

잡고 있다. 작은 땅도 텃밭으로 가꾸

는 부지런한 개미마을 주민들.그들의 

삶이 깃든 개미마을 골목길엔 따스한 

정감이 묻어난다.

주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제동 일대(서

울지하철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에서 마을

버스7번 이용 )

 

삼선동 장수마을

서울성곽과 한성대 사이에 자리한 삼

선공원. 그 공원 주위로 축대와 계단,

좁은 골목을 품은 장수마을이 자리

하고 있다.성곽을 향해 비탈진 언덕에

는 집들이 포도송이처럼 골목을 중심

으로 알알이 붙어있다.낙산공원과 이

어지는 이 마을의 허름한 벽마다 한성

대 학생들이 그림을 그렸다. 젊은 에

너지가 잔뜩 깃든 재미난 벽화들이다.

시원한 전망과 성곽이 어우러진 동네 

풍경,그리고 아기자기한 벽화를 카메

라에 담으러 오는 이가 많다.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삼선동 1가 일대 

(서울지하철4호선 한성대입구역 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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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동 벽화마을 ⓒKTO 이화동 벽화마을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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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열 덕분에 한국 가요 알았고

심수봉 덕분에 정을 이해했다

호텔바에서 들었던 그 음악에 반했죠

“왜 한국을 좋아하는가?” 이 질문을 처음 맞닥뜨린 건 2010년 10월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무렵이다. 그해 요르단과 한국은 수교 48주년을 맞았고, 나는 사상

최초의 주한 요르단 대사로 임명됐다. 서울 명동 한복판의 호텔에 대사관 설립 준

비를 위한 임시 사무실이 마련됐다.

당시 한국은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었다. 정상회의는 한 달 뒤인 11월로 예정돼

있었다. 어떻게 이런 교통난 속에서 세계 20개국 정상과 수행원이 원활하게 이동

할 수 있을까. 나는 늘 자동차로 꽉 막힌 명동 거리를 내다보며 의문을 품었다. 하

지만 그건 괜한 걱정이었다. 한국 정부는 정상회의 동안 서울 시민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권유했다. 시민들은 놀랍게도 그 지침을 잘 따라 주었다. 덕분에 국빈들은

도로 정체 한 번 겪지 않고 회의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 일로 나는 한국인의 투철

한 책임의식에 감동했다.

나는 음악이 그 나라의 문화를 반영한다고 믿는다. 그런 점에서 한국 가요는 한국

인의 온정 넘치는 국민성을 잘 대변해주었다. 음악 자체로도 훌륭했다. 내가 요르

단에서 즐겨 들은 아랍 노래와 미국 팝 음악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수준이었다. 당

시는 K-팝이 지금처럼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기 전이었다. 낯선 동방의 음악은

멋진 선율과 매력적인 리듬으로 내 영혼을 파고들었다.

“그대여 떠나가나요/다시 또 볼 수 없나요?/부디 나에게 사랑한다고, 한 번만 말

해 주세요.”(추가열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다. 내가 대사관 설립 준비로 심신이

몹시 지쳐 있을 때였다. 호텔 바에 막 들어서는데, 라이브 밴드가 낯선 곡을 연주

하기 시작했다. 리듬과 박자가 신선했다. 웨이터에게 누구 노래냐고 물었더니 ‘추

가열’이라는 가수의 자작곡이라고 귀띔해줬다.

훌륭한 노래는 반복해서 들을수록 좋은 법이다. 명곡의 주인공을 직접 만나고픈

바람이 나날이 간절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회가 찾아왔다. 한국인 의사 친구

가 추가열과 안면이 있다며 만남을 주선해준 것이다.

추가열 3집 앨범

‘There are different ways to happiness(행복을 위한 다른 방법이 있다)’에는

대표곡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가 수록돼 있다.

오마르 알나하르 주한 요르단대사는 추가열에게 직접 사인CD를 받았다.

지금도 대사는 추가열의 노래를 아이폰에 담아두고 흥얼거린다.

1969년 요르단 출생.어릴 적 영어를 미국 팝 음악으로 배웠을 만큼 음악을 좋아한다.요르단대

에서 정치•경영학을 전공하고1992년 요르단 외무부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2010년10월 최

초의 주한 요르단대사로 임명되면서 한국에 왔다.서울에서 대사관 설립을 준비하던 중 가수 추

가열의 노래를 듣고 관심을 갖게 됐다.한국 가요를 좋아하게 되면서 대사관저에 노래방 기기도 

설치했다.틈날 때마다 한 곡씩 부르며 한국어 실력도 함께 갈고 닦는 중이다.

오마르 알나하르 Omar  Al-Nahar 

| 한국의 대중음악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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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열 3집 앨범 ⓒOmar Al-Nah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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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나는 친구와 추가열을 대사관저로 초청했다. 그는 대단한 가창력의 소유

자이자 실력 있는 기타리스트며 음유시인이었다. 음악에 대한 진지함만큼은 미

국 유명 팝스타에게 결코 뒤지지 않았다. 추가열 덕분에 나는 한국 가요 자체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 가요 덕분에 한국인의 정서도 이해해요

애창곡이 생기면서 내 한국어 실력도 향상됐다. 어휘의 폭도 넓어지고 한국인 친

구들의 사고방식까지 이해하게 됐다. 이런 의미에서 내가 정말 감사하는 가수는

심수봉이다. 내가 처음 그의 노래를 들었을 때 나는 운전 중이었다. 교통체증으로

도로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다. 그때 라디오에서 심수봉의 감미로운 음성이

흘러나왔다.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그의 대표곡 ‘백만 송이 장미’였다.

노래를 듣는 내내 마음이 편안했다. 장시간 운전으로 곤두서 있던 내 신경도 부드

럽게 누그러졌다. 그 뒤로 나는 심수봉의 다른 곡을 찾아 들으면서 어떤 공통된

인상을 받았다. 그게 뭘까. 곰곰이 생각하다 문득 ‘헌신’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심수봉의 노래에는 늘 누군가를 향한 절절한 헌신의 감정이 배어 있었다. 그건 내

가 한국인에게 받은 인상과도 흡사했다.

한국은 최첨단을 향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나라다. 딱 하나 변하지 않는 게 있다

면, 바로 가족과 친구 간의 끈끈한 정이다. 그 한결같은 유대 관계를 말로 설명할

길이 없었는데 심수봉의 노래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요즘 내가 가장 즐겨 듣는 곡은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이다. “구멍 난 가슴에/

우리/추억이 흘러넘쳐…” 표현이 참 절묘하다. 대사관에서 함께 일하는 외국인

직원들은 한국 가요를 잘 모른다. 하지만 백지영이나 추가열의 노래를 틀어놓으

면 곧잘 따라 흥얼거리곤 한다. 그러면서 저절로 한국인의 정서에 젖어들게 된다.

외교란 이처럼 한 곡의 노래에서 시작되기도 하는 것이다. (2012.3.16 게재)

<광화문 연가>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 덕수궁 돌담 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 언젠가는 우리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 향긋한 오월의 꽃 향기가 가슴 

깊이 그리워지면 /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Loo k  Inside !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가요 TOP 10

2011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가요 Top 10이 발표됐다. KBS 방송문화연구소가 FM 라디오 출범 46주년을 기념해 청

취자 2만627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1위의 영광을 차지한 주인공은 무려 20여 년 전 발표된 곡이다. 바로 아름다

운 가사로 많은 이에게 사랑받은 ‘광화문 연가’다.

1위 ‘광화문 연가’

1988년 가수 이문세가 발표한 팝 발라

드 명곡.서울 종로 덕수궁에서 광화문

에 이르는 공간의 서정성이 짙게 묻어

나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2위 ‘내사랑 내 곁에’

1991년 병으로 세상을 떠난 가수 故 김

현식의 유작.건강 악화로 남은 힘을 다

해 노래한 김현식의 섬세하고도 거친 

음색이 가슴을 뭉클하게 파고든다.

3위 ‘사랑하기 때문에’

1987년 앨범 한 장만 남기고 교통사고

로 유명을 달리한 천재 싱어송라이터 

유재하의 대표곡.그의 실제 사랑 이야

기를 담은 가사와 감성적인 멜로디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4위 ‘난 알아요’

1992년 한국 가요계에 파란을 일으킨3인

조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정규1집 타이

틀곡.국내 힙합 장르의 기틀을 마련해K-

팝이 한층 폭넓게 도약하는 전기가 됐다.

5위 ‘아침이슬’

포크록 가수 양희은의 1970년 데뷔곡.

통기타 연주 열풍을 일으키며 당시 젊

은 세대의 애창곡이 됐다.한국 가요수

준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여 놓았다

는 찬사를 받았다.

6위 ‘돌아와요 부산항에’

1970년 가수 김해일이 발표한 ‘돌아와

요 충무항에’를 1975년 조용필이 개사

해서 불러 공전의 히트를 쳤다.‘국민 트

로트’로 불린 이 곡으로 조용필은 일본

에서까지 인기를 얻었다.

7위 ‘J에게’

1984년 대학생의 가수 등용문이었던 

강변가요제에서 이선희가 불러 대상을 

차지한 곡.젊은이의 사랑을 담은 애틋

한 노래는 한동안 ‘J’이니셜을 가진 이

들을 설레게 했다.이 곡으로 이선희는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8위 ‘캔디’

한국 아이돌1세대인H.O.T.의1996년1

집 수록곡.한류 선봉장이 된H.O.T.를 최

고 인기 그룹으로 만들어준 노래다.경

쾌한 리듬에 맞춘 귀여운 안무와 패션

이 소녀 팬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9위 ‘Gee’

세계 무대에 진출한 걸그룹 소녀시대의 

2009년 히트곡.컬러풀한 스키니 바지 

차림과 깜찍한 안무가UCC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수많은 팬을 양

산했다.중독성이 강한 ‘후크송’이다.

10위 ‘DOC와 함께 춤을’

신나는 댄스가 트레이드 마크인 3인조 

힙합그룹DJ DOC의1997년 히트곡.양

손으로 자동차 핸들을 잡고 좌우로 흔

드는 듯한 일명 ‘고속버스 춤’을 유행시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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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갈매기…’외치다뼛속까지 부산 사람 됐어요

11년 전 한국에 맨 처음 도착했을 때, 처음에는 마치 낯선 행성에 불시착한 외계

인이 된 기분이었다. 심지어 그걸 증명해 줄 신분증까지 있었다. 한국 정부가 발

행하는 ‘외국인 등록증(Certificate of Alien Registration)’의 ‘Alien’은 ‘외국인’

외에 ‘외계인’이라는 뜻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적응하기 힘든 문화 충격이 쓰나미처럼 덮칠 때도 많았다. 반면 “미국에서는 왜

생각도 못했을까” 싶은 신선하고 진귀한 경험도 왕왕 했다. 한국인 친구들과 같은

그릇에 담긴 찌개를 나눠 먹은 날이 바로 그랬다. 결벽증이 있는 친구도 찌개 그

릇에 숟가락을 푹 담가 국물을 맛있게 떠먹었다. 나도 이내 스스럼없이 숟가락을

들었다. 그날 나는 친구들과 훨씬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나한테 한국은 곧 부산이다. 오랫동안 부산에 살면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장소가

있다면 그건 사직구장이다. 남자라면 으레 그렇듯이 나도 야구 마니아다. 하지만

사직구장에서 야구는 그냥 야구가 아니다. 나는 야구 규칙을 하나도 모르면서 야

구장을 내 집처럼 드나드는 사람들을 이곳, 사직구장에서 만났다.

한국의 야구장은 세계 어디에도 유례가 없을 만큼 볼거리가 풍성하다. 사직구장

은 그중에서도 말하자면 ‘지존’ 축에 든다. 부산 사람의 야구 사랑도 한몫했다. 부

산 사람들은 흔히 ‘구도 부산’이란 표현을 쓴다. ‘야구 도시 부산’의 줄임말이다.

부산 홈팀인 ‘롯데 자이언츠’(이하 롯데)에 대한 열기도 뜨겁다. 그래서 사직구장

에서 야구경기가 있을 때마다 부산 전체는 파티장으로 돌변한다.

야구의 ‘야’자도 모르는 사람도 사직구장에 가면 신나게 응원곡을 부르고 함성을

지르며 선수들을 야유하고 또 찬양한다. 모든 야구 선수에게는 저마다 고유한 응

원 구호가 있다. 롯데 팀도 마찬가지다. 타자나 투수가 바뀔 때마다 롯데 팬은 용

케 외운 응원곡이며 구호를 목청껏 외쳐댄다. 운 좋게 1루 응원석 쪽 자리를 잡는

날은 흥이 배로 돋는다. 롯데 치어리더들의 섹시한 율동을 보노라면 심장이 아주

터져버릴 것만 같다.

1976년 미국 텍사스 출생.고향에 있는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한국인 친구들을 만났다.한국 음

식과 문화에 빠져들면서 자연히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2001년9월 선교활동을 위해 처음 한

국을 방문했다.4년 뒤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고, 2012년 현재 부산가톨릭대학교 환

경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매튜 앰브로시아 Matthew Ambrosia

| 부산 사직구장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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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직구장 ⓒ중앙일보부산 사직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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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구장 최고의 진풍경은 경기 말미에 펼쳐진다. 롯데 응원단이 깨끗한 뒷정리

를 위해 나눠주는 쓰레기봉투가 그 주인공이다. 롯데 팬들은 거기에 쓰레기 대신

공기를 채워 각양각색 응원도구를 만든다. 롯데 팀 관람석에 주황색 쓰레기봉투

물결이 번질 즈음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부산 갈매기’를 부르기 시작한다.

부산 사람의 긍지가 넘쳐 흐르는 노래다. 사직구장에 모인 사람들은 그렇게 하나

가 된다.

한국 야구장은 관람료도 합리적이다. 사직구장의 경우 일반석은 7000원, 베이스

라인에 가까운 명당자리도 1만 원이면 충분하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장은 1인

입장료가 27달러(약 3만1000원)에 달하지만 외야석은 너무 멀어서 경기가 거의

보이지도 않는다. 또 미국에서는 야구장에 입장할 때 음식을 입구에 맡겨뒀다가

이닝 사이 허락된 시간에만 먹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이야기다. 사

직구장에서도 경기를 즐기며 치킨•김밥•맥주•피자 등을 먹는 사람을 어렵지 않

게 볼 수 있다. 치킨과 맥주 없이 야구를 보는 이가 되레 드물 정도다.

주말이면 사직구장은 2만8000여 관중석이 모조리 매진된다. 입장권을 미리 사

두지 않으면 야구장 문턱도 밟기 힘들다. 경기 하루 전까지 부산은행 창구나 롯데

팀 홈페이지(giantsclub.com)에서 예매를 해야 한다.

날이 갈수록 나는 뼛속까지 부산 사람이 돼가는 기분이다. 외계인 같다는 이질감

은 잊은 지 오래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사직구장의 도움이 컸다. 올해 초부터 사

귄 여자친구와도 야구장에 다니면서 더 애틋해졌다.

얼마 전 우리는 여느 때처럼 야구를 보러 사직구장에 갔다. 김주찬(31) 선수의 홈

런으로 롯데는 초반부터 경기를 리드했고 결국 6대 3으로 승리했다. 그날 저녁 나

는 북받치는 심정으로 여자친구에게 말했다. “이 꿈결 같은 나날을 평생 당신과 함

께하고 싶어.” 그러고는 그녀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줬다. 그날 롯데는 승리를 얻

었고, 나는 약혼녀를 얻었다. 정말 모든 것이 완벽한 날이었다. (2012.7.6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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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직구장에서 약혼녀와 함께 ⓒMatthew Ambrosia

부산 사직구장 ⓒMatthew Ambrosia

부산 사직구장에서 약혼녀와 함께 ⓒMatthew Ambro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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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천외한 응원도구

한국 야구장에 출몰하는 응원도구는 종종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독특하다.구단 고유 색깔의 막

대 풍선이나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이 큼직하게 

적힌 머리띠,손수건,플랜카드 따위는 평범한 축

에 든다.가장 이색적인 응원전을 보고 싶다면 매

튜 앰브로시아가 즐겨 찾는 부산 사직구장에 가

보자.주황색 쓰레기봉투를 각양각색으로 활용하

고,신문지를 잘게 잘라 아래위로 흔드는 야구팬

의 천태만상을 목격할 수 있다.

응원가 암기는 필수

구단마다 팀을 상징하는 응원가가 있다.승부가 

갈리는 결정적인 순간이나 경기 흐름을 바꾸고 싶

을 때는 어김없이 응원가가 흘러 나온다.삼성 라

이온즈의 ‘대구 찬가’,기아 타이거즈의 ‘무등골 타

이거즈’와 ‘남행열차’,롯데 자이언츠의 ‘부산갈매기’,

SK 와이번즈의 ‘연안부두’,두산 베어스의 ‘야야야 

두산’과 ‘아파트’ 등이 대표적인 응원가.야구장에

서 입만 벙긋거리고 싶지 않다면 응원하는 팀의 응

원가쯤은 미리 암기하고 가야 한다.

관중석을 지키는 10번 타자들

열혈 야구팬은 복장부터 다르다.응원하는 구단의 유니폼과 야구모자는 기본.홈경기는 물론 원정경

기까지 사수하는 넉넉한 ‘팬심(Fan+心 )’은 필수다.

그래야 응원 받는 선수들이 힘을 얻는다고 믿는 

것이다.경기 내내 목이 터져라 응원하며 선수들과 

한 마음으로 호흡하는 야구팬들.한국에서는 그

들을 ‘10번 타자’라고 부른다.

야구 관람도 식후경

미국 메이저리그 구장과 달리 한국 야구장에서는 

음식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치맥(치킨+맥주 )’

없이 관전하는 사람이 드물 정도다. SK 홈 구장인 

인천 문학구장에는 바비큐존이 있어 관객이 손수 

고기를 구워먹을 수도 있다.잔디 위에 돗자리를 펴

고 앉아 관람할 수 있는 ‘그린존’도 인기다.지역마

다 야구장에서 즐겨먹는 간식도 다르다.서울 잠실

구장은 햄버거와 치킨,광주구장은 족발,대전구장

은 우동이 ‘대세’다.

Loo k  Inside ! 

한국 프로야구, 팬들의 뜨거운 응원열기

1982년 3월 27일은 한국 야구팬에게 기념비적인 날이다. 한국프로야구의 출범일이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역사가 짧지만, 야구팬의 열정만큼은 세계 제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전국의 야구

장에서는 여덟 개 구단의 각축전이 벌어진다. 야구팬들의 열띤 응원전도 볼거리다.

한국의 야구장은 세계 어디에도 유례가 없을 만큼 볼거리가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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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에서 주황색 쓰레기봉지를 쓴 롯데 팬들 ⓒ구교복

잠실구장 ⓒ구교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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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외국인 위한 ‘전통체험관’서

한국인의 지혜를 얻다

“이거, 붙이세요.” 비행기가 이륙한 뒤 어여쁜 한국인 승무원이 생긋 웃으면서 뭔

가를 건넸다. 상처에 바르는 연고와 밴드였다. 전날 베여 상처가 난 내 손을 보고

알아서 센스를 발휘한 것이었다. 사소하지만 고마운 배려에 나는 감동하고 말았

다. 첫 해외 출장에 긴장했던 내 마음도 덩달아 편안해졌다. 2006년 내가 처음 한

국을 찾은 날의 일이었다.

1983년 중국 출생.2006년 처음 한국에 다녀갔다.2년 뒤 대한항공에 취직해 베이징 공항지점

에서 서비스 강사로 일하다 인천국제공항 환승여객팀에서 6개월간 파견 근무를 했다.다시 중

국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인천국제공항을 그리워하는 중이다.한국과 한국의 서비스 문화에 

관심이 깊다.

한샹지韓香子

| 인천국제공항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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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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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회사에 다니던 나는 그로부터 2년 뒤 사직서를 냈다. 동경하던 항공사에 취

직하기 위해서였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나는 내게 친절을 베푼 그 한국

항공사에 거짓말처럼 취직하게 됐다. 입사한 뒤로는 쭉 항공사 중국 지점에서 직원

서비스 교육을 맡았다. 그러다가 올 초 운 좋게도 인천국제공항(이하 인천공항) 지

점에서 6개월간 근무할 기회를 얻었다. 인생사의 오묘함이 새삼스레 실감났다.

인천공항에서 나의 업무는 환승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의 편의를 현장에서 살피는 일

이었다. 인천공항은 7년 연속 세계 최고 공항으로 선정된 곳이 아니던가. 짧다면 짧

은 파견 근무 기간 동안 나는 인천공항의 명성을 맨눈으로 십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천공항에서의 하루하루는 새롭고도 경이로웠다. 인천공항 이용객은 하루에도

10만 명이 넘는다. 그런데도 출입국 심사대와 환승 시스템은 언제나 아무런 문제

없이 원활하게 돌아갔다. 라운지•면세점•편의시설도 다채로워 요령껏 활용하면

지루할 틈이 없다.

언젠가 가족여행을 떠났을 때다. 인천공항에서 환승을 하게 됐는데 연로한 부모

님은 금세 지친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일곱 살짜리 조카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공항 곳곳을 천방지축 뛰어다녔다. 비행기 탑승 시간까지는 아직도 한참

이 남은 상황. 이러다 이산가족이 되겠다 싶어 나는 가족을 이끌고 여객터미널 4

층으로 향했다. 먼저 부모님이 환승 호텔에서 잠시 쉴 수 있도록 ‘데이 유즈(Day

Use)’로 호텔 객실을 잡아드리고,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로 조카를

데려가 함께 놀아줬다. 그동안 언니 부부는 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겼다. 온 가족이

만족했던 기억이 선연하다.

인천공항을 거쳐 수차례 한국을 드나들다 보니 나만의 공항 이용법도 생겼다. 비

행기 환승이나 탑승 전 짬이 나면 나는 제일 먼저 여객터미널 3층에 있는 ‘전통문

화체험관’으로 향한다. 전통문화체험관은 인천공항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

소인데, 외국인을 위한 무료 체험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다. 한가롭게 한국 전

통 음악을 들으며 전통 공예품을 만들어 갖고 갈 수도 있다. 얼마 전 나는 친구 결

혼식에 참석하려고 중국에 가는 길에 이곳에 들렀다. 한국 전통 문양과 결혼 축하

메시지를 새겨넣은 자그마한 나무 공예품을 만들었다. 그리고 내가 직접 만든 공

예품을 결혼식 선물로 줬다. 친구가 무척 기뻐했다.

여객터미널 4층에 있는‘전통공예전시관’도 빼놓을 수 없는 나만의 아지트다. 한

국의 옛 정서에 푹 빠질 수 있는 이곳에서 나는 종종 혼자만의 시간여행을 즐기곤

한다. 오래된 도자기와 농기구, 의복에서 나는 시대를 초월해 살아 숨쉬는 한국

인의 지혜와 심미안을 가슴 깊이 새겨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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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서 ⓒHan Xiang 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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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 놀고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공항

연간 30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인천국제공항은 

그저 출입국을 위한 관문이 아니다.인천국제공항에

는 IT강국 한국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초고속 인터넷 

라운지와 IT체험관 뿐 아니라 장기 여행의 피로를 덜

어주는 사우나,유아휴게실,골프장 등이 다채롭게 

마련돼 있다.믿기 힘들겠지만 365일 스케이트를 즐

길 수 있는 아이스링크와 영화관까지 갖췄다.

원 스톱 편의시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웬만한 일상 업무는 불편함 없

이 처리할 수 있다.휴대폰 대여와 로밍,택배,우편,렌터

카 등 일반 공항의 서비스는 물론이고,미용실과 세탁

소,세차장,병원,약국,안경원 등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종교의 구분없이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기

도실이 있어 간단한 종교의식을 행할 수도 있다.비즈

니스 라운지에서는 간편하게 사무도 볼 수 있다.

한국 문화 따라잡기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인천국제공항 문

화체험시설은 더없이 유익하다.국립중앙박물관과 

공동 운영하는 ‘한국문화박물관’과 전통문화공연 및 

체험이 다채로운 ‘한국전통문화센터’가 가장 붐빈다.

여객터미널4층 환승 라운지에 조성된 ‘전통공예전시

관’과 ‘자연,사람,문화’를 주제로 사진 및 목재가구를 

전시한 ‘입국장 문화거리’도 들려볼 만하다.

눈이 즐거운 공항 전망대

여객터미널4층 전망대 ‘에어스타 테라스’에서는 세계 

각국의 비행기가 오르내리는 활주로를 지루할 틈 없

이 구경할 수 있다.여유가 있다면 영종도 오성산 중턱

에 있는 ‘오성산 전망대’에 가보자.한국의 곡선미를 간

직한 인천국제공항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전망

대 주차장부터 전망대 건물까지 이어지는 고즈넉한 

길은 영종도의 자연을 음미하기에도 더없이 적절하

다.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자동차로20분 정도 걸린다.

Loo k  Inside ! 

7년 연속 세계 최고 공항으로 선정된 인천국제공항

2001년 개항 이래 한국 대표 국제공항으로 자리매김한 인천국제공항(airport.kr)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의 허브공

항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국제공항협회(ACI)가 매년 실시하는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2005년부

터 7년 내리 1위 공항으로 선정되었다. 항공 수송이라는 단순 기능을 넘어, 다채로운 편의시설과 섬세한 서비스로 세계 공

항 업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의 주요 시설을 소개한다.

전통문화체험관은 인천공항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데,

외국인을 위한 무료 체험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다.

다리가 아파올 즈음이면, 나는 4층의 휴식공간으로 향한다. 오랜 비행을 마치고

환승을 기다릴 때면 24시간 운영되는 샤워실에서 마디마디 찌든 피로를 말끔히

씻어낸다. 전 세계 어느 공항을 가도 인천공항처럼 쾌적한 샤워시설을 공짜로 제

공하는 곳은 드물다. 때로는 샤워실 옆 마사지 숍에서 지친 몸을 달래주기도 한

다. 1만원 남짓이면 마사지사의 야무진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심신을 재충전한 다

음에는 면세점에서 필요한 물품을 산 뒤 비행기에 오른다. 이 순간, ‘쉼표’를 제대

로 찍은 여행자의 마음은 양팔 가득한 쇼핑백만큼이나 풍요로워진다.

지난 6월 나는 파견근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좋은 인연은 ‘묘불

가언(妙不可言)’이라 했다. 좋은 걸 말로 이루 다 표현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외

국인으로서 인천공항에서 머무른 반년은 언제까지나 내게 묘불가언의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언젠가 한국을 다시 찾는 날까지 그곳에서 스친 모든 인연들에게 감

사의 인사를 전한다. (2012.7.2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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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전통문화체험관 ⓒHan Xiang Ji

인천국제공항 에어스타테라스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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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수단인 줄만 알았던 열차에

낭만이 넘실~

나는 ‘기차여행’이란 걸 한국에 와서야 알았다. 중

국에서 기차는 그저 이동수단일 뿐이었다. 하나 한

국에서 기차는 그 자체로 낭만이었다. 기차에 몸을

싣기만 하면 행선지가 어디든 상관없었다.

지난 6월의 일이다. 여름방학을 맞은 나는 상상만

하던 기차여행을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친구와 여

행 계획을 짜다가 ‘해랑’이라는 레일 크루즈 투어를

알게 됐다. 기차 내 호화시설에서 먹고 자며 전국 명

소를 돌아본다는 게 신선했다. 가격은 만만치 않았

다. 우리는 이틀간 한국 동남부를 돌아보는 코스를

예약했다. 중간 등급 객실을 골랐는데 1박2일 통틀

어 1인 비용이 60만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숙식과

관광비용 일체가 포함돼 있고 승무원이 관광 가이

드까지 도맡았다. 나처럼 한국 여행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이 속 편하게 여행하기는 외려 좋을 듯했다.

6월 16일 오전 8시. 일찌감치 서울역에 도착한 나는

두근대는 가슴으로 열차에 올랐다. 정결한 호텔식 객

실이 만족스러웠다. 푹신한 침대와 개인 욕실은 물론

이고 TV•수건•세면도구 등이 완비돼 있었다.

1989년 중국 광저우 출생.한국 드라마에 반해 한국 열성 팬이 됐다.고등학생 때 자발적으로 

한국 유학 계획을 세워2008년 건국대에 입학했다.교내 외국인 서비스센터와 레저 스포츠 동

아리 활동으로 대학생활을 만끽하고 있다.인터넷 방송국 리얼코리아의 독도 홍보단,한국 방문

의 해 대학생 홍보단 ‘미소국가대표’등에서 활약하며 한국을 알리는 데도 일조했다. 2012년 현

재 건국대 경영학과4학년으로 재학 중이다.

진 메이링金美玲

| 기차여행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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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랑열차 객실내부 ⓒ코레일관광개발 ⓒJin May-ling

점심시간에 제공된 푸짐한 도시락 ⓒJin May-ling점심시간에 제공된 푸짐한 도시락 ⓒJin May-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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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목적지인 경북 포항에 가기까지 여러 이벤트가

마련돼 있었다.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승객 대부분

이 라운지에 모였다. 먼저 각자 자기 소개를 했다.

해외 유학을 앞두고 부모님과 가족여행을 온 학생

이며 아기와 조촐하게 휴가를 즐기는 젊은 부부, 할

아버지 생신을 기념해 3대가 총출동한 대가족도 있

었다. 데면데면하던 얼굴에 배시시 웃음이 번졌다.

투병 중 둘만의 여행을 왔다는 노부부의 사연을 들

을 때는 모두가 숙연해졌다. 기쁜 일로든, 슬픈 일

로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여행한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 실감이 났다. 이어 전통악기와 동

요, 마술 공연이 계속됐다. 다 같이 와인과 과일, 주

전부리를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윽고 점심시간. 밥과 생선, 쇠고기 반찬 등이 도시락에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고추와 마늘, 상추 등 쌈 재료가 푸짐했다. 고기를 넉넉히 올려 입안 가득 상추쌈

을 밀어 넣었다. 추가 비용 없이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어느덧 기차가 포항역에 다다랐다. 셔틀버스를 타고 포항제철소를 탐방했다. 제

철소는 규모가 엄청났다. 뻐끔뻐끔 연기를 내뿜는 키다리 굴뚝 행렬을 지나니 널

찍한 항구가 나타났다. 거대한 수송선을 거느린 부두가 끝없이 펼쳐졌다. 그 장관

에 입이 딱 벌어졌다.

1시간여 달려 도착한 경주에서는 뮤지컬 ‘미소2-신국의 땅, 신라’를 관람했다. 경주

를 도읍으로 삼았던 옛 국가 신라의 역사를 한국 전통음악과 춤으로 표현한 넌버벌

퍼포먼스였다. 한국어를 못해도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변화무쌍한 무대 연출

과 생동감 넘치는 연기가 긴 여운을 남겼다. 중국인 관객이 생각보다 많아 놀랐다.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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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랑열차와 친절한 승무원 ⓒJin May-ling

해랑열차 ⓒ코레일관광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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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지막이 객실로 돌아온 나는 단잠에 빠졌다. 밤이 깊도록 기차의 운치를 즐기는 승

객도 있는 듯했다. 열차에 마련된 작은 영화관에서 DVD를 보거나 최신 잡지를 뒤

적이고, 무선 인터넷도 할 수 있었다. 하염없이 차창 밖의 야경을 바라봐도 좋았다.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이튿날 새벽에 찾아왔다. 눈을 비비며 일어나니 차창 밖에

망망대해가 펼쳐져 있었다. 밤새 기차가 정동진역까지 다다른 것이었다. 바다 쪽

으로 한껏 다가선 기차역을 벗어나 해맞이 인파에 끼어들었다. 초여름인데도 바

닷바람이 차가웠다. 온몸이 오그라들 정도여서 외투를 여미며 수평선을 응시했

다. 동쪽 바다에서 선홍빛 점이 아른거리나 싶더니 곧 온 세상이 금빛으로 물들었

다. 정말이지 순식간이었다. 나는 어리둥절한 황홀경에 젖어들었다.

정동진은 한국 유명 드라마 ‘모래시계’와 중국인이 즐겨 보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의 명장면을 낳은 장소이기도 하다. ‘언젠가 연인이 생기면 둘

이 정동진에 와서 일출을 봐야지. 기차 타고…’. 정동진의 싸한 새벽공기와 함께

뭔가 뭉클한 것이 가슴 가득 차올랐다. 기차여행의 낭만을 조금은 알 것 같은 기

분이 들었다. (2012.8.17 게재)

Loo k  Inside ! 

기차로 즐기는 낭만여행

기차여행이 로맨틱한 이유는 뭘까. 밤을 지새우며 달리는 야간열차나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기차,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춘

증기기관차까지 모두 멋진 여행의 추억을 만들기에 손색이 없다. 한국에서 가장 특별한 기차 여행 코스를 추천한다.

바다열차

이름부터 푸른 대양의 냄새가 풍기는 바다열차는 강

원도 강릉~동해~삼척을 잇는58km의 해안 철도를 달린다.정동진과 망상,동해를 거치는 동안 차창 밖

에 아름다운 동해 바다가 넘실댄다.일반 열차와 달리 

전 좌석이 창문을 내다보기 좋게 측면방향으로 배치

돼 있고 창문도 큼직해서 동해 푸른 바다를 가슴속

에 한껏 채워갈 수 있다.강릉역과 삼척역에서 하루 

2~3회 출발한다.편도 소요시간1시간20분.

주소 [삼척역]강원도 삼척시 사직동 51-4, [강릉역]강원도 

강릉시 교2동 118홈페이지 seatrain.co.kr

섬진강 증기기관차

예전 전남 곡성역과 가정역 사이 10km 구간을 

왕복하는 증기기관차.섬진강 강변을 따라 시속 

30~40km로 운행한다.철길 직선화 시책에 따라 버

려진 옛 철로와 역사를 활용했다.칙칙폭폭 우렁찬 기

적 소리를 내며 달리는 증기기관차에서 나만의 시간

여행을 즐겨보자.왕복80분.국내 최초의 열차 테마

파크 ‘섬진강 기차마을’에서 출발한다.

주소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오지리 기차마을로 232-1

홈페이지 gstrain.co.kr

레일바이크

보다 빠른 열차를 위한 새 철길이 놓이면서 강산 따

라 굽이치던 옛 철도는 수명을 다했다.레일바이크는 바로 그 버려진 철길을 이용한 레포츠다. 4륜 레일바

이크의 페달을 밟아 철길 위를 신나게 달릴 수 있다.

속도조절이 가능해 안전하고 주변 경관을 느긋하게 

즐기기도 좋다.강원도 정선과 삼척,전라남도 곡성,

경기도 양평,충청남도 대천,경상북도 문경 등 전국 

방방곡곡에 레일바이크 시설이 설치돼 있다.

[정선 레일바이크] 주소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 구석리 

290-4 홈페이지 railbike.co.kr

[삼척 해양레일바이크] 주소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궁촌

리146-10 홈페이지 oceanrailb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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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기차마을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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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맛 마르자 봉게리히텐

Marja Vongerichten

피에르 가니에르

Pierre Gagnaire

-

제니퍼 플린

 Jennifer  Flinn

대니 원

Danny Wen

-

추아람

蔡瀾

-

푸즈 카리드 칸

Fouz Khalid Khan

N a t u r e , H e a l t h & B o d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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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식ⓒ한국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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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수많은 재료 비벼 한입,그 입에서 터진 한마디 -

와!

보기만 해도 배 부르게 만든 ‘예술’

나는 대만의 여행작가이자 음식 칼럼니스트다. 하지만 나는 올 가을 한국을 방문

하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 음식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불고기와 김치, 그리고 ‘신

(辛)’자로 시작하는 인스턴트 라면이 내가 알고 한국 음식의 전부였다. 그러나 이

번 여행에서 나는 한국의 비빔밥을 알게 됐다. 삼계탕•냉면•순두부•자장면•한

정식 등 수많은 음식을 먹어봤지만 내 인상에 가장 깊게 남은 건 전주에서 먹었던

비빔밥이었다.

식당에서 아주머니가 식탁 위에 전주비빔밥을 올려놨던 순간을 기억한다. 일순간 다른 반찬 접시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황동 그릇 안에 알록달록 놓인 식품

재료가 나를 유혹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가볍게 그릇을 들어올려 좌우

로 흔들어보며 예술작품을 감상하듯이 자세히 관찰했다.

밥 위에 놓인 재료를 하나씩 세기 시작했다. 그 숫자가 늘어날수록 나도 모르게

입 꼬리가 올라갔고, 급기야는 나지막하게 “와!” 하는 탄성을 질렀다. 나는 이 서

민의 음식 한 그릇에 들어 있는 예술과 미학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그 맛을 음

미하기 전이었는데도 눈요기만으로 이미 절반은 배가 부른 느낌이었다.

카메라를 들고 식탁 앞에서 요리조리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얼른 열심히 비벼서

먹어야지, 뭐하느냐”는 일행의 핀잔이 들려왔다. 이 그릇 안의 예술을 차마 망칠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속으로는 아직 망설이고 있었지만 촬영은 어쩔 수 없이 끝

내야 했다. 그리고 나도 생각을 고쳐먹었다. 재료를 비벼낸 맛을 보지 않는다면

1967년 대만 출생.현재 대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행 전문가이자 가장 유명한 중화권 여행

작가다.1992년 데뷔 이래 중국어 여행 가이드북과 요리책18권을 출간했으며,책 대부분이 베

스트셀러에 올랐다.TV •라디오•잡지 등 여러 매체를 통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니 원 Danny Wen

| 전주비빔밥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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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비빔밥ⓒDanny W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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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을 안다고 할 수 없을 것 아닌가. 서울에서 자그마치 세 시간이나 차를 달려

여기까지 온 이유는 결국 원조 전주비빔밥의 맛을 경험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나는 독한 마음으로 숟가락을 들어 그릇 안의 재료를 한바탕 비볐다. 이때 맞은편

에 앉은 한국인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 바로 그거예요. 비빔밥은 골고루 비

빌수록 더 맛이 있어요.”

서울서 3시간, 시간이 아깝지 않은 맛

신기한 건, 비빈 뒤의 비빔밥은 결코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맛은

이상하게도 더욱 좋아진다는 사실이다. 맞은편 친구하고 ‘정말 맛있네’라는 눈빛

을 주고받으며 한 입 한 입 숟가락을 바삐 움직이는 일은 어찌나 유쾌하던지!

나는 비빔밥에서 고추장의 역할이 궁금해졌다. 처음엔 고추장의 강하고 텁텁한

맛이 재료 본연의 맛을 쉽게 망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국 고추장은 각

재료의 균형을 맞추고 맛의 부드러운 배합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더욱이 맛을 돋우고 간을 맞추는 기능도 있어 각종 재료의 맛을 단계마다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살짝 매운 느낌은 침의 분비를 자극시켜 만족감까지 더해주니, 고

추장의 놀라운 역할은 차라리 감동에 가까웠다.

옛날 양반들은 전주비빔밥을 서민 음식이라 하여 밥상에 내지 못하게 했단다. 내

생각에 그건, 양반들이 애초에 음식을 어떻게 즐기는지 몰랐던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입맛을 돋우기만 한다면, 또 혀를 춤추게 할 수만 있다면 내게는 그게 최상

의 미식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주비빔밥은 시각적 향연과 최상급 미각

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문화적 요소도 갖추고 있다. 더욱 중요한 건, 채소와 고기

가 균형을 이루고 있어 영양학적으로도 건강한 음식이라는 사실이다.

마침내 마지막 남은 한 숟가락을 입에 넣고 나는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행복으로 가득한 맛을 찾아서라면, 짧지 않은 세 시간의 이동도 할 만해, 할 만해!”

(2011.1.7 게재)

Loo k  Inside ! 

알아두면 요긴한 한식 이야기

불고기, 김치, 라면, 비빔밥…. 해외에 알려진 한식은 빙산의 일각이다. 밥과 국을 기본으로 한 서민의 소박한 소반부터 임금

님께 진상한 12첩 수라상까지, 한국의 밥상에는 풍성한 맛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

한 상 차림이 기본

한식의 기본은 밥을 먹기 위한 상차림이다.밥과 국을 기본

으로 여러 가지 반찬을 한꺼번에 차려 먹는다.음식이 순서

대로 나오는 서양이나 중국과는 다른 형식이다. 그래서 외

국인이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특히 김치를 서양의 샐러

드로 여겨 김치만 먹는 경우가 있는데,한식의 기본이 밥을 

먹기 위한 상차림이란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김치는 물론

이고, 모든 반찬은 밥과 함께 먹어야 한다. 최근에는 서구 

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전체요리부터 후식까지 음식을 차례

대로 나오는 한정식집도 많아졌다. 하지만 한국 전통 상차

림은 한 상 차림이 기본이다.

국, 탕, 찌개의 차이

한국인의 밥상에서 국물 요리는 빠지지 않는다. 국, 탕, 찌

개 등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종류가 다 다르다. 국은 

재료보다 국물이 훨씬 많아 국물 맛을 음미하는 음식. 탕

은 국보다 국물이 적고 건더기는 더 많다. 찌개는 재료에 

물을 조금만 넣고 익혀 재료와 국물 맛을 모두 즐기는 음

식이다.한국인도 이 구분법은 헷갈리고는 한다.

홀수로 늘어나는 반찬 수

한식은 본디 ‘외상’(1인용 밥상 )이 원칙이었다. 지위가 높을

수록 상에 오르는 반찬 수가 많아졌다. 밥과 국은 기본이

요,김치와 찌개,장은 반찬 수에 포함하지 않았다.반찬 가

짓수에 따라 반찬이 세 가지면 3첩 반상, 다섯 가지면 5첩 

반상 등으로 불렀다.반찬으로 어떤 음식을 올려야 하는지

도 정해져 있었다.반찬 수는 항상 홀수로 맞췄는데 단 한 

가지 예외가 있었다.바로 임금님께 바치던 ‘수라상’이다.전

국에서 진상된 최고급 식재료로 만든 수라상은 12첩 반상

이었다.

국수는 양반의 별식

현대에 들어 국수는 싼 값에 허기를 채울 수 있는 음식이 

됐다.하지만,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던 

최고의 음식이었다. 쌀농사를 주로 짓던 시절 한국에서는 

밀이 매우 귀했다.밀가루로 만든 국수는 양반들도 가끔씩 

즐기던 별식이었다.지금도 결혼식이나 잔칫날 국수를 대접

하는 풍습이 바로 여기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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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 ⓒKTO 불고기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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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밥상 받아든 홍콩 식신,

맛을 보다가허리띠를 풀다

한국 음식 알려면 전라남도를 가라

“한국 음식 맛없잖아. 삼겹살 말고 먹을 게 또 뭐가 있어?”

홍콩에서 이렇게 한국 음식을 비판하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들을 ‘우물 안 개구리(井底之蛙)’라고 생각한다. 내가 맛본 한국 음식은 천차만별

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 한국의 남도지방을 여행하면서 나는 내 생각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

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한국에서 서울이나 부산 음식 얘기를 하면 별 반응이 없지만, 광주에서 밥을 먹는다고 하면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한국의 음식

을 알고 싶으면 광주를, 아니 전라남도를 가야 하는 것이다.

나는 광주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풀고 곧바로 인근에 있는 전남 영광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황어(黃魚)’였기 때문이다. 황어는 중국 양쯔강 이남 지역에

서는 이미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한국의 영광 부근 고성이라는 곳은 사정

이 달랐다. 이곳에서 잡은 황어가 아직도 전국 수산물 시장으로 보내진다고 했다.

여기에서 처음으로 주렁주렁 매달린 황어를 봤다. 한국인 친구에게 황어를 어떻

게 부르느냐고 물었더니, 한국에서는 말린 황어를 ‘굴비(Gulbi)’라고 부른다고

대답했다.

1941년 싱가포르 출생.1963년부터 홍콩에서 영화 제작자로 일하면서 청룽(成龍 )이 출연한 일련의 시리즈 물을 제작했

다.1980년대부터 여행•음식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최근까지 여행•음식 등에 관한 주제로100권 이상의 책을 출간

했다.현재 홍콩에서 ‘식신’이라 불리며 미식에 관한 최고의 권위자로 통한다.홍콩의 식당 주인이 추아람과 함께 찍은 사진

을 벽에 걸어놓을 정도다.1994년 이후 식품 사업에 진출,홍콩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레스토랑을14곳이나 운영하고 있

다.2007년엔 홍콩에서 한국 음식에 관한 책을 펴내기도 했다.

추아람蔡瀾

| 남도 미식여행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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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통밥ⓒ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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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한우를 고급 선물로 생각하는데, 소고기보다 더 고급 선물이 바로 굴비

라는 것이다. 중국인은 신선한 황어를 먹어야 한다는 관념이 있는데 한국인은 다

르다. 한국인은 황어를 말려서 먹어야 가장 맛이 있으며, 숯으로 구운 다음 살을

찢은 뒤 술과 함께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일행은 시장에서 신선한 굴비 몇 마리를 사서 현지에 있는 가장 좋은 음식점

에 요리를 부탁했다. 이 식당은 반찬만 30~40가지가 나오고, 메인 요리가 굴비

요리인 집이었다. 맨 처음 나온 굴비 요리는 지진 굴비였는데, 소금으로 절인 것인

데도 본래의 신선한 맛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다음에 나온 음식은 구운 굴비였다.

개인적으로는 육질이 너무 질겨서 먹지 못하고 한국인 친구들에게 넘겨줘야 했다.

대신 한국만의 소스를 이용해 두부와 함께 끓인 굴비탕은 맛이 매우 좋았다.

너무 배가 불렀지만, 남도지방의 다양한 음식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다른 식당에

가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민물장어를 먹을 차례였다.

뱀장어는 어떻게 먹느냐. 일단 식탁에는 불이 있고, 주인 아주머니가 뱀장어 두

마리를 가져와 한쪽에 하나씩 굽기 시작한다. 왼쪽에서는 아무 양념도 바르지 않

은 뱀장어를 굽고, 오른쪽에서는 고추장 양념을 한 뱀장어를 굽는다. 불에 굽기

전에 두 뱀장어 모두 반쯤 익힌 상태였다.

양념을 하지 않은 뱀장어는 소스를 찍어서 먹었는데, 살이 두툼하고 적당히 기름

기도 있어서 윤기가 있고 맛이 좋았다. 양념한 것 역시 육질이 부드러웠으며, 장

어 본연의 맛이 전혀 손상되지 않은 신선한 맛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신선한 뱀장

어를 먹은 듯했다.

갈비살 하나에도 효심이…

바다에 있는 것도 먹었고 강에 있는 것도 먹었으니, 이제는 산에 있는 것을 먹을

차례였다. 다음으로 간 곳은 현미, 대추, 쌀을 큰 대나무 통에 넣고 찌는 죽통밥집

이었다. 죽통밥 뚜껑을 열면 대나무와 밥의 향기가 그윽하게 배어 나온다. 죽통밥

말고 죽통주도 있었다. 뒤에 구멍이 하나 나 있었는데, 맨 처음 술을 어떻게 넣었

는지 궁금할 따름이었다.

죽통밥 하나만 먹으면 심심할 것 같아서 소갈비 한 접시를 시켰는데, 예전에 먹었

던 것과 모양이 많이 달랐다. 주인 아주머니가 “효심늑골”이라고 소개했다. 갈빗살

을 발라낸 다음 잔 칼질을 넣어서 노인이 먹기 좋도록 고기를 부드럽게 해 ‘효심 늑

골’이라는 것이다. 한국인은 요리 하나에도 ‘효심(孝心)’을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한국에서는 말린 황어를

‘굴비’라고 부른다.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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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장어 구이를 먹는 홍콩식신 추아람 ⓒ중앙일보

굴비 ⓒKTO

뱀장어 구이를 먹는 홍콩식신 추아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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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은, 그 중에서도 남도 정식은 만찬이라 칭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요리가

나온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음식이 다 있겠지만, 어찌됐든 자기

입맛에 맞는 음식 몇 가지는 꼭 나온다. 요리를 기다리는 동안 식당 주변을 돌아

보니, 수많은 항아리가 한 줄로 죽 늘어서 있었고, 화단에선 각종 야채가 자라고

있었다. 어떤 음식은 야채와 함께 곁들여 먹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에선 그중 하

나가 ‘보쌈김치’라고 했다.

메인 요리가 식탁에 오르고, 송이버섯과 소고기 파전, 굴비가 나오기 시작했다.

해초와 굴로 만든 탕도 나왔는데, 탕은 사실 맛이 없었다. 또 한 가지 특별한 음식

은 바로 오징어 요리다. 타이어 모양으로 잘라서 접시 위에 놓여져 있었는데, 그

안은 모두 다진 오징어 살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한식에 단 음식은 없다. 만약 진한 단맛을 느끼고 싶다면 설탕과 함께 끓여 먹는

호박이 괜찮을 것이다. 만약 가벼운 느낌을 찾는다면 대추차가 있다.

한국 음식은 보통 사람도 맛을 알아볼 수 있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더욱 더

그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이렇게 맛있는 남도 음식을 놔두고, 누가 한국 음식이 맛

도 없고 배불리 먹지도 못한다고 했을까. (2011.2.25 게재)

Loo k  Inside ! 

추아람이 추천하는 한식 메뉴

‘홍콩의 식신’으로 불리는 음식 평론가 추아람씨는 2010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한식의 세계화에 대해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실제로도 한식을 즐긴다는 그는 “한국의 향토음식으로 외국인의 입맛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대미각

의 소유자 추아람씨가 추천하는 한식은 어떤 것일까?

전복삼계탕

닭에 인삼을 넣고 푹 고아 먹는 한국 전

통 보양식 ‘삼계탕’의 업그레이드 버전.

삼계탕은 닭과 궁합이 잘 맞는 인삼,찹

쌀,대추,황기,밤 등을 닭의 배 속에 채

워 넣고 끓인 경기도 지방의 한여름 보

양식이다.전복삼계탕은 “삼계탕의 기본

을 지키면서 건강 보양식인 전복을 접

목시킨 요리”(추아람 ).한국에서 귀하게 

여기는 식재료인 전복이 삼계탕의 맛과 

영양을 한층 뛰어나게 만들어 준다.

매생이국

매생이는 수온이 낮고 청정한 바다에서 

자라는 녹조류다.전라남도와 경상남도 

지역 해안에서 겨울철에 많이 난다.주

로 굴과 함께 국으로 끓이는데 그 맛이 

달고 향기롭다.철분,칼륨,단백질,비타

민 성분이 많은 무공해 식품으로,피로

회복과 다이어트에 좋다.추아람씨의 말

처럼 “맛과 향,색이 모두 각별해” 미식

가가 즐겨찾는다. 매생이칼국수, 매생

이전,매생이떡국 등으로도 응용된다.

굴비구이

조기를 소금에 절여 바닷바람에 건조

한 식품을 굴비라고 한다. 3월 중순 산

란을 위해 전라남도 영광 법성포 앞바

다를 지나가는 참조기로 만든 굴비를 

최상품으로 친다.찌개,조림,찜 등 다

양한 요리법이 있지만 독특한 향과 육

질을 제대로 즐기려면 찜이나 구이가 

좋다.추아람씨는 “굴비구이를 처음 접

한 홍콩 친구들이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고 회상했다.굴비 살을 발라 

고추장에 담가두는 전라도식 굴비고

추장장아찌도 여름 별미로 유명하다.

홍어삼합

가오리과의 바다 생선인 홍어는 전라

남도 신안군 흑산도 특산물로 유명하

다. 다른 생선과 달리 항아리에 짚과 

소금 등을 함께 넣고 삭혀 먹기도 한

다. 삭힌 홍어는 회, 구이, 국, 포 등으

로 먹는데 톡 쏘는 암모니아 향이 특징

이다. 전라도에서는 흔히 삭힌 홍어와 

돼지 삼겹살 수육을 묵은 김치에 싸먹

는다. 이게 ‘홍어삼합’이다. 추아람씨는 

“홍어삼합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

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감탄했다.

홍어삼합에 막걸리(탁주 )를 곁들여 먹

는 건 ‘홍탁삼합’이라 부른다.

갈비찜

갈비찜은 소나 돼지 갈비를 토막 쳐 찐 

음식이다. 토막 낸 갈비에 대추, 은행,

밤,표고 등 고명을 넣고 진간장, 참기

름,깨소금,설탕,다진마늘 등의 양념장

과 함께 뭉근하게 끓인다.이때 양념이 

잘 배도록 고기에 칼집을 낸다. 잘 된 

갈비찜은 살코기가 부드럽고 깊은 단맛

이 난다.이렇게 만든 갈비찜은 주로 추

석이나 잔칫날 등 특별한 날 먹는다.추

아람씨는 “갈비찜은 노인이 먹기에 좋

은 효심이 담긴 음식”이라고 추천했다.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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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삼합 ⓒKTO 뚝배기에 담긴 갈비찜 ⓒKTO

삼계탕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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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서 만난

만두•어묵•김밥… 닭꼬치 맛못 잊겠어요

다양한 음식 종류에 놀라다

사람들은 흔히 이색적인 볼거리를 찾아다니는 데서 여행의 즐거움을 찾는다. 그

러나 나는 여행지의 음식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유명 레스토랑의 고급 음식을

말하는 게 아니다. 비록 소박한 모습이지만, 정성 가득한 길거리 음식은 한 나라

의 모습을 조금도 꾸미지 않고 드러내는 소재라고 나는 믿는다. 자연스럽고 어디

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이야말로 ‘리얼 푸드’이기 때문이다.

찬바람 부는 계절 서울에 도착한 나는, 낯선 공간 안에 있다는 흥분과 고향 파키

스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매운 날씨 때문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설 전날이

었는데, 한국은 사흘간 이어지는 휴가 준비를 끝낸 것처럼 나라 전체가 고요했

다. 그 조용한 밤, 굶주린 파키스탄 학생이 ‘서바이벌 한국어’도 구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뭐라도 배에 채워 넣을 방법은 많지 않았다.

나는 한국어 단어장으로 무장하고 무작정 길거리로 나왔다. 서울에도 길거리 음

식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고, 내 걸음은 동대문 근처까지 나아갔다. 거기서 나

는 포근한 분위기의 포장마차를 발견했다. 그 안에는 친절한 아주머니가 있었고

군침이 저절로 도는 음식이 가득했다.

한국의 포장마차는 화려한 색깔의 천으로 꾸며져 있었고, 위생적으로 보였다. 음

식이 정말 많았다. 말랑한 만두와 어묵도 보였다. 어묵 국물이 가득 담겨 있었고,

난 그 국물을 음식에 곁들여 마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양한 재료를 밥과 함

께 김에 싼 음식도 있었다(나중에 이 음식의 이름이 ‘김밥’이란 걸 알았다). 튀김

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낸 계란•새우•고추 등을 고추장에 찍어 먹기도 했다.

그 많은 길거리 음식 중에서 내 입맛에 가장 잘 맞았던 건, 감자와 고구마 튀김 그

리고 닭꼬치였다.

꼭 먹어보고 싶은 인삼차

한국의 길거리 음식이 죄다 맵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호떡처럼 정말 달콤한

팬케이크 종류도 있다. 나는 호떡을 서울의 길거리에서 만났다. 호떡은 꿀•계피•

1974년 파키스탄 출생.파키스탄 세금 관련 공무원으로 2011년 한국의KDI국제정책대학원에 

입학,석사과정을 마쳤다.열정적인 음식 마니아로,한국에 있는 몇 달 동안 서울의 길거리 음식

에 푹 빠졌다며 원고를 보내 왔다.

푸즈 카리드 칸 Fouz Khalid Khan

| 한국의 길거리 음식 |179 

178 

다양한 포장마차 음식들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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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황설탕 등이 잔뜩 들어가 있어 하나만 먹어도 든든했다. 그리고 서울 시내

어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빵집에서는 한국의 전통 과자 ‘한과’를 파는데 어떤

빵보다도 맛이 있다. 곡물가루와 과일, 고구마와 꿀, 식용 뿌리 등으로 만들었다

는데, 너무 달지도 않고 맛이 부드러웠다.

음료는 어떠한가? 글쎄, 한국인이 커피를 좋아하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서울은 곳곳에 즐비한 커피 전문점만 봐도 의심할 필요 없는 세계적인 커피

공화국이다). 한국에는 전통 차도 있고, 밥알 동동 띄운 단맛 나는 식혜, 과일 펀

치같이 생긴 화채 등의 음료가 있다. 쌀로 빚은 약주나 소주 같은 주류도 있다. 그

러나 내가 정말 맛보고 싶은 음료는 따로 있다. 그 유명한 인삼차다. 인삼차는 원

기를 회복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6년근 이상을 쓴다고 한다.

여러 음식을 맛보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한국은 최고의 음식 천국이다. 나는 인터

넷 동영상 사이트에서 산낙지 먹는 한국 남자나, 둘도 없는 정력제라는 보신탕을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한국 남자를 보았다. 하지만,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진짜 맛만이 아니라 그 나라 음식의 고유한 분위기다.

내가 서울에서 먹어본 모든 음식은, 확실히 내 고향 음식과는 다른 향과 맛이긴

했지만 모두 나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일단 이 맛에 익숙해지면 한국 음식은 당

신이 먹어본 음식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음식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한국어에는

‘Bon appetite(많이 드세요)’ 같은 의미의 말은 없는 것 같지만, 한국 음식은 당연

히 맛이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은 필요가 없을 것 같다. (2011.4.22 게재)

인사동

외국인의 관광 필수코스 인사동.한정

식,전통 차 전문점이 즐비한 이곳은 길

거리 음식도 특색이 있다.그 중 외국어 

호객 행위로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궁중다과 꿀타래는 사르르 녹는 단맛

이 일품이다.할리우드 스타 리즈 위더

스푼도 반한 옥수수 찹쌀 호떡은 견과

류를 넣어 씹는 맛이 좋다.둘 다 줄을 서

서라도 꼭 먹어봐야 할 인사동의 명물

이다.가위와 끌로 잘라주는 호박엿과 

강정,닭꼬치와 계란풀빵도 인기다.

주소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 일대(서울

지하철3호선 안국역, 1호선 종각역 이용 )

명동

‘쇼핑의 메카’명동은 메인 스트리트부터 

뒷골목까지 맛있는 길거리 음식이 넘쳐

난다.떡볶이,튀김,순대는 물론 금방 튀

긴 어묵과 군만두가 행인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꼭대기부터 조심조심 먹어야 

하는35cm길이의 소프트 아이스크림

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통감자를 나

선형으로 깎아 튀긴 이색 회오리감자는 

식감이 아주 바삭바삭하다.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명동 일대(서울지하

철2호선 을지로입구역, 4호선 명동역 이용 )

광장시장

종로5가 광장시장에는 한국의 고전적

인 길거리 음식이 모두 모여 있다.해산

물과 채소 등 갖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부친 부침개와 노릇노릇 두툼하게 익

은 빈대떡은 한 접시만 먹어도 배가 든

든하다.고소한 순대와 매콤한 떡볶이,

김밥 등을 전부 먹고도 아쉬움이 남는

다면 즉석에서 버무린 비빔국수를 권

한다.새콤달콤한 맛이 입가심 하기에

는 그만이다.광장시장은 동대문시장과

도 가까워 쇼핑을 즐긴 다음 허기를 채

우기에도 좋다.

주소서울특별시 종로구 예지동 6-1(서울지

하철1호선 종로5가역 이용 )

대학가

대학생이 주요 고객인 대학가에서는 세

계 각국의 길거리 음식을 싼값에 즐길 

수 있다.일본의 타코야키와 프랑스의 

크레페,터키의 케밥 등이 군고구마,군

밤과 나란히 판매되는 곳이 대학가다.

군것질을 선호하는 젊은 여성의 취향

을 반영하듯 여대 앞은 온통 길거리 음

식들의 전쟁터다.그 중에도 이화여대

와 성신여대 앞은 지하철역에서 교문에 

이르는 길이 온통 길거리 음식점으로 

빽빽하다.

주소 [이화여대]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이화

여대길 일대(서울지하철 2호선 이대역 이

용 ), [성신여대] 서울특별시 성북구 보문로 

34다길 일대(서울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

구역 이용 )

Loo k  Inside ! 

서울 시내 길거리 음식 명당

한국의 길거리 음식은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입맛대로 골라 간편하게 먹기 좋고 가격이 부담 없다는 게 가

장 큰 장점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길목에는 어김없이 길거리 음식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각양각색 길거리 음식을 한꺼번

에 맛볼 수 있는 서울 시내 명당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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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  ⓒKTO 각종 튀김과 만두, 떡볶이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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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못할 정도의 정성,고추장 앞에서 겸허해졌어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

나는 마르자 봉게리히텐이다. 한국에서 태어났고, 어머니도 한국인이지만 한국

인은 아니다. 나는 어렸을 적 미국에 입양됐다. 지금은 프랑스 사람과 살고 있다.

나는 2011년부터 미국 공영방송 PBS에서 방영된 한국문화 소개 프로그램 ‘김치

연대기’의 진행자이자 공동 제작자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세계적인

셰프이자 남편인 장조지 봉게리히텐과 함께 한국을 여행했다. 특히 2010년 5월

엔 한 달 가까이 한국의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나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한국의 모습을 다시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 부부가 방문하는 곳마다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식당과 가정을 소개했고, 동

네 시장에 데리고 가 고유 식재료를 설명해 주었다. 서울 인사동의 한정식 레스토

랑 ‘두레’에 간 것도 이와 같은 여정 중의 하나였다.

두레 이숙희 대표는 우리에게 홈메이드 고추장 담그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정성과 기술을 요구하는 작업이었다. 정성이야말로 한국

음식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와 남편은 고추장 앞에서 겸허

해질 수밖에 없었다.

고추장 담그기 수업이 끝나고 이 대표는 나를 점심식사에 초대했다. 전통적이면

서도 가볍고, 재료 맛이 그대로 살아 있는 그녀의 음식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식

사는 이 대표의 무반주 판소리 공연과 함께 끝났다. 자신감 넘치고 풍부한 감정이

담긴 소리를 들으며 나는 눈물을 흘렸다. 남편은 그녀가 한국 음식과 문화의 정수

를 구현하는 특별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바로 깨달았다.

남편은 제주도에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특히 제주 해녀에게 그는 완전히 매료

되었다. 남편은 잠수복과 수경으로 무장을 하고 해녀들과 함께 바다에 들어가 성

게를 따오기도 했다. 잡은 성게는 현장에서 바로 먹었다. 바로 이것이 요리사에게

1976년 한국 출생.한국인 어머니와 주한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3세에 미국 버지니아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미국

에서 배우와 모델로 활동했으며 뉴욕에서 생모를 만난 이후 한국을 자주 방문하며 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마

르자는 셰프 장조지 봉게리히텐의 부인으로도 알려져 있다.장조지는 미슐랭 별점 세 개를 받은 뉴욕점을 비롯해 전 세계

에서20여 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퓨전 프랑스 요리의 대가다.이들 부부는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김치 연대기’

제작을 위해2010년 두 차례 방한해 한 달 이상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마르자 봉게리히텐 Marja Vongerichten

| 한국의 향토음식 |183

182

직접 고추장을 담그는 모습 ⓒMarja Vongeri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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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근본이 되는 원칙이다. 식재료를 산지에서 바로 소비하는 것은 사람이 음식

과 맺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관계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있는 녹차밭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녹차밭에서 차가 땅에서 자라 찻

잔 속에 담기기까지의 전 과정을 볼 수 있었다. 각기 다른 종류의 차가 어떻게 재

배되고 수확되며 가공되는지도 알 수 있었다. 찻잎 채집 전문가들이 찻잎의 정교

하고 미묘한 향을 지키기 위해 저급 비누로는 절대 손을 씻지 않는다는 사실도 이

번에 알았다.

삼겹살 구우며 ‘정이란 이런 거구나’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의미 있었던 아침은 강원도 속초에서 맞은 아침

이었다. 나는 한국인 친척들과 함께 해변에서 직접 요리를 하며 식사를 했다. 우리

는 해변에서 빙 둘러앉아 지역 특산 게로 요리한 찌개와 오징어 구이, 삼겹살과 채

소를 먹었다. 물론 김치도 있었다. 이날 식사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차원을 넘어

섰다. 이날 식사는 가족과 함께하는 것을 의미했고, 내가 태어난 땅에 지금 이 순

간 내가 있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그리고 내가 나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의 한 부

분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가족은 한 문화를 특징지우지만 때로는 문화를 초

월하기도 한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 가족은 모두 하나의 뿌리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번 여행은 내게 큰 의미를 남겼다. 나는 이번 여행을 통해 한국 음식의 뿌리를 이

루는 한국인의 전통과 사상, 풍속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 옛날 음식을 먹어보며

한국 음식의 유래를 이해하게 되었고, 새로운 음식을 맛보면서 한국 음식의 가능

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지금도 나는 한국 문화에 대해 점점 더 많은 것을 알아가며

감동을 받고 있다.(2011.6.24 게재)

김치의 역사

김치의 탄생은 상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오이,부추,무 등을 소금에 절여 먹던 ‘침채’가 김치의 조상

이다.김치를 일정 기간 저장하면 발효작용이 일어나

는데 그 과정에서 몸에 좋은 미생물이 번식해 새콤한 

맛을 내는 유기산과 김치 특유의 향을 만들어낸다.

지금처럼 고춧가루를 넣은 빨간 김치가 등장한 건18

세기다. 16세기 말 한국에 처음 소개된 고추가 김치에 

응용되기까지 거의150년이 걸린 셈이다.오늘날 한

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배추김치도 그 역사가100년 

남짓이다.속이 꽉 찬 결구형 배추가 한국에 도입된 

게 불과19세기 말이었기 때문이다. 1988년 서울올림

픽 개최 이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김치는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에 의해 ‘국제식품’으로 

공인 받았다.

김치의 종류

한국에는 무려 200가지가 넘는 김치가 있다. 김치

의 맛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기온이 낮은 북쪽 지

방은 고춧가루를 적게 쓰는 백김치,호남지방은 매

운 김치, 영남지방은 짠 김치를 많이 먹는다. 계절

마다 즐기는 김치 종류도 다채롭다. 봄에는 봄동 

겉절이, 오이깍두기, 나박김치, 여름에는 상추김치,

부추김치, 열무김치, 오이소박이 등 밭에서 갓 수

확한 채소로 담근 김치가 주를 이룬다. 여름 동안 

자란 무가 단단하게 무르익는 가을이 되면 깍두기를 많이 해먹는다. 명절 상에 오르는 장김치, 독특

한 풍미를 지닌 갓김치도 가을 김치다.초겨울이 되

면 김장 김치를 담아 겨우내 먹는다.

김장

김장은 한국인의 겨울맞이 의식과 같다.채소가 나

지 않는 겨우내 먹을 김치를 한꺼번에 담그는 걸 김

장이라고 한다. 온실과 비닐하우스 재배가 늘어나

면서 김장을 하지 않는 집도 늘어났지만 예로부터 

11월 말에서 12월 초 집집마다 온 가족이 둘러앉

아 김장을 하는 모습은 한국의 겨울철 진풍경이었

다.해마다 ‘김장철’이 되면 집집마다 수십, 수백 통

의 배추를 쌓아놓고 김치를 담는다.정성껏 소금에 

절인 배추를 햇볕에 잘 말려 빻은 고춧가루와 젓갈 

등의 갖은 양념에 버무린다. 갓 담은 김장 김치를 

죽 찢어 한 입에 쏙 넣으면 그 맛이 각별했다.김장 

김치에는 배추김치,알타리김치,고들빼기김치 등이 

있다. 아삭한 무에 맑고 시원한 국물을 곁들인 동

치미와 양파,마늘,두부 등 갖은 재료를 듬뿍 넣은 

보쌈김치,젓국에 버무린 섞박지도 겨울철 별미다.

Loo k  Inside ! 

김치의 종류와 역사

한국인의 식탁에는 김치가 빠지지 않는다. 원래 김치는 채소를 오랫동안 저장해놓고 먹기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다. 밭에서

나는 채소는 물론 산과 들에서 자라는 식용 식물이 모두 김치의 재료가 된다. 배추김치, 무김치, 열무김치, 물김치까지, 김치

는 그 수도, 맛도 버라이어티하다.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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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리김치, 파김치, 나박김치(왼쪽부터)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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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게 없는 모란시장서푸근한 한국을 만났다

애견•식견 다 취급, 흥미로운 시장

한국에서 내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이 문을 연 것은 2008년 10월 1일이다. 그러나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건 2006년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1년에 두세 차례 한국에

들어왔고, 한국에 올 때마다 재래시장을 찾아다니며 한국 고유의 식재료를 연구

했다. 나는 프랑스 요리를 만들지만, 한국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한국음식

을 몰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나는 그 경험을 토대로 한국 식재료를 결

합한 프랑스 요리를 만들고 있다.

나는 서울과 수도권의 이름 있는 재래시장은 얼추 다 돌아봤다. 서울의 가락시장•노량진시장 등 대형시장은 물론이고, 경동시장•광장시장, 그리고 경기도 성

남에 있는 모란시장까지 가봤다. 가락시장과 노량진시장은 서울을 대표하는 식

재료 시장인 만큼 프랑스에 있는 대형시장과 규모나 분위기가 비슷했다. 나에게

아주 특별한 곳은 따로 있었다.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모란시장이다. 넓

게 펼쳐진 노천에 형성된 모란시장에는, 정말로 없는 게 없었다.

모란시장은 입구부터 노점상으로 가득했다. 다양한 꽃과 화분, 잡곡과 약초를 파

는 상인들이 좌판을 깔아놓고 있었다. 가지런히 정리된 서울의 대형시장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좌판에 놓인 율무•녹두•수수•완두콩•검은콩 등 수많은

잡곡을 보며 쌀에 잡곡을 섞어 즐기는 한국인의 건강한 식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동충하초•계피•오미자 등 약초를 펼쳐놓

고 효능을 큰 소리로 설명하는 약초 상인도 흥미로웠다. 냄새만 맡아도 건강해지

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니 생선•고기•국수 등을 술과 함께 파는 포장마차 대열이

나타났다. 한낮이었는데도 한국인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삶은 고기나 순대•부침

개 등을 막걸리나 소주에 곁들여 먹고 있었다. 낯선 외모의 이방인이 나타나서인

지, 포장마차 상인들은 나에게 이것저것 음식을 건네주었다. 바삭바삭하게 부쳐

내 식감이 좋았던 녹두부침개와 살짝 밑간을 한 돼지고기, 야채로 속을 채워 부친

1950년 프랑스 출생.18세에 조리계에 입문했다.1998년 레스토랑 ‘피에르 가르니에 파리’가 ‘미슐랭 쓰리 스타’를 받은 이

래 꾸준히 ‘별점3개’를 받아온 세계적인 요리사다.런던•도쿄•홍콩•두바이•라스베이거스•모스크바•서울 등 전 세계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가 미슐랭 스타 셰프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최고

의 셰프로 선정되는 등 프랑스 음식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2008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5층에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피에르 가니에르 Pierre Gagnaire

| 재래시장 투어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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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에서 한국의 식재료를 살피는 중 ⓒPierre Gagna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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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전, 살얼음이 떠있는 막걸리와 식혜, 한국의 팬케이크 호떡을 맛보고서는 재

료가 궁금했다. 상인들은 손짓 발짓 총동원해 내게 설명을 해주었다.

모란시장에서 나는 생전 처음 ‘식용개’를 파는 모습을 목격했다. 프랑스에서 한국

인이 개고기를 즐긴다는 기사를 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살아있는 개가 식견으로

팔리고 요리되는 모습을 목격한 것은 처음이었다.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세상의 어느 생명체이든지 간에, 죽일 때는 안타깝고 징그럽다. 개고기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프랑스인이 말고기를 즐기고 영국인이 개구리를 먹고 중국인이 원

숭이 뇌를 먹는 것이나 한국인이 개를 먹는 것이 다를 게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김치야말로 으뜸 … 나만의 김치 내놨죠

온갖 잡곡과 약초를 비롯해 꽃과 화분, 씨앗, 해산물, 채소, 다양한 길거리 음식과

술, 골동품 그리고 애견과 식견까지. 모란시장에는 없는 게 없었다. 상인들이 권

하는 돼지껍데기•곱창볶음•뻥튀기•홍어•막걸리 등을 받아먹으며 시장을 걷다

보니 한국인의 푸근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한국음식이 영양학적으로나 맛에 있어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대신 표

현에 있어서는 세련되거나 섬세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건강하고 푸근한 요리.

모란시장의 이미지 그대로가 한국음식에 대한 내 생각이었다. 사람에 비유하자

면, 음식을 더 얹어주는 시장 아저씨 같은 음식이라고 할까.

그러나 한식에 관한 내 생각은 편견이었다. 2년 전 한식당 ‘품’에서 맛본 음식은, 한

식에 대한 내 생각을 완전히 깨뜨렸다. 전통의 맛은 유지하면서 시각적 아름다움과

형식을 더해 프랑스의 코스 요리처럼 우아한 음식을 연출했다. 맛과 건강은 물론 표

현에 있어 색•조형미•배치 등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품격을 높인 것이었다.

경희궁 궁중음식 시연행사에서도 한식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었다. 한국의 궁

중요리는 내가 느꼈던 투박하고 섬세함이 부족한 한식의 틀을 완전히 무너뜨렸

다. 요리 하나만으로도 아름다움을 충분히 표현하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에

맞게 재현한다면, 이미 세계인의 음식이 된 이탈리아의 피자나 일본의 스시보다

더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는 김치야말로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 있는 한국음

식이라고 자신한다. 김치는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모든 요소가 극도로 정교하게

조화된 웰빙 발효음식이다. 숙성 정도에 따라 맛과 향, 식감이 천차만별로 나타난

다. 이런 음식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나는 소위 ‘피에르 가니에르 배추김치’를 만들었다. 소금에 절인 배추를

레몬 껍질과 고춧가루, 발사믹 식초를 곁들여 2주일간 숙성시켰다. 이 김치를 거

위 간 위에 잘게 썰어 올린 요리를, 서울은 물론이고 파리와 도쿄에 있는 내 레스

토랑에서 선보였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된장•막걸리•소주•참기름 등 한국

에서만 구할 수 있거나 한국산이 가장 맛있는 식재료는 앞으로도 한국음식을 알

리는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다. (2011.9.16 게재)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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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조리실에서 ⓒPierre Gagna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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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 k  Inside ! 

닷새마다 열리는 흥겨운 장터, 한국의 5일장

편리한 쇼핑시설에 밀려 그 수가 많이 줄긴 했지만, 요즘도 지방 곳곳에서 5일마다 장이 선다. 이른바 5일장. 한국의 전통

시장은 이렇게 5일에 한 번씩 열리곤 했다. 요즘도 한국에는 상설시장 말고도 657개의 5일장이 있다. 장날이 기다려지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장에 가 본 사람은 안다. 왁자지껄한 장터 분위기,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장터에서 먹고

사고 보고 즐기는 하루가 얼마나 재미난 지를.

모란장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5일장이다.

대원천 하류를 복개한 주차장1만m2

가 장날이 되면 천막으로 꽉 들어찬다.

평일 장날이면 평균10만여 명,주말에 

장날이 겹치면 평균20만여 명이 모란

시장을 찾는다.상인 수만1500명이 넘

는다.모란장은 1962년 시작됐다.당시 

이 지역의 군수였던 김창숙이 5일장을 

열면서 제 고향인 평양의 명물 모란봉

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전해진다.지금

의 주차장 부지로 장을 옮긴 건 1990

년9월의 일이다.모란장은 별별 볼거리

로 온종일 흥청댄다.각설이 공연단이 

질펀한 만담을 늘어놓고,엿장수 가위

질 소리가 쨍쨍 울려 퍼진다.야바위 판

도 벌어지고,약장수가 핏대 세워 기적

의 효험을 외친다.좌판에선 흑염소ㆍ지

네ㆍ자라ㆍ뱀도 판다.전국 방방곡곡에서 

올라온 약초와 과일,잡화가 넘쳐난다.

끝자리가4, 9일인 날 열린다.

주소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4190 

문의031-721-9905

정선장

현재 민속 5일장을 대표하는 장이다.

정선장은 강원도 산골에서 나는 풍부

한 토산물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대

표적 사례다.정선장은 산나물과 약초

가 주로 모이는 5일장으로 1966년 개

장했다.처음엔 동네 주민의 물물교환 

장터와 비슷한 모양새였으나,정선에 

관광객이 밀려들면서 정선장도 덩달아 

유명해졌다.정선장은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잘 돼 있다.문화해설사가 

배치돼 있고,시장 복판 광장에선 정선

아리랑 공연과 음식 체험 등 여러 행사

가 장터의 흥을 돋운다.특히 곤드레나

물밥ㆍ콧등치기국수ㆍ올챙이국수ㆍ메밀

부꾸미 등 강원도 토속 음식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끝자리가2, 7일인 날 

열린다.

주소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봉양리 344-1

문의033-563-6200

북평장

영동 지방 최대 장터다.동해에서 건진 

수산물도 있고,백두대간 자락에서 거

둔 산물도 있다.좀약부터 농기구까지 

완비한 잡화상도 크고,이불전ㆍ그릇전

도 제법 규모가 된다.가깝게는 임계ㆍ정

선ㆍ옥계ㆍ통리에서 몰려오고,멀리서는 

경북ㆍ충북에서도 장꾼이 내려온다.북

평장은 특히 어물전이 강한 장이다.대

구ㆍ명태ㆍ민어ㆍ오징어ㆍ가자미ㆍ가오리 

등의 생선류가 속이 바짝 말려진 상태

로 매달려 있고,생물 문어도 많이 나와 

있다.문어는 영동에선 차례상이나 제

사상에 꼭 오르는 음식이다.북평장 어

물전은 예부터 간이 정확하기로 이름

이 났다.북평장은 아직 관광장터로 개

발되기 이전의 모습이다.되바라지지 않

아 푸근하다.대신 요란한 공연 따위는 

없다.아직 옛 모습을 잃지 않은,정말 몇 

안 되는 전통5일장이다.끝자리가 3, 8

일인 날 열린다.

주소 강원도 동해시 북평동 486-2 

문의033-530-2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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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시장 ⓒGTO모란시장 ⓒG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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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엔 매콤한 찜닭,저녁엔 깔끔한 헛제사밥…

양반처럼 호강했죠

막걸리 반주로 찜닭 게눈 감추듯 해치워

얼마 전 경북 안동을 갔다 왔다. 현재 이사로 활동 중인 왕립아시아학회 한국 지

부에서 떠난 안동 문화유산 답사 때문이었다. 안동에서 원어민 교사로 근무한 적

이 있어 이번 답사에는 내가 가이드 역할을 담당했다.

왕립아시아학회 한국지부는 한국에 체류 중인 내•외국인이 모여 한국을 탐구하고

홍보하는 단체다. 이 단체 활동에서 내가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한식이다.

음식이야말로 한 나라의 문화적인 총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동 답사에는 왕립아시아학회 한국지부 안선재(69•본명 브러더 앤서니) 회장과

한스 울리히 자이트(60) 주한 독일 대사 부부 등 20명 가량이 동행했다. 나는 호기

심에 찬 학회 회원에게 하회마을과 탈춤 말고도 안동만의 독특한 음식 문화를 소개

하고 싶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안동시장으로 향했다. 안동의 명물 안동찜닭을 먹기

위해서였다.

1980년 미국 출생.1999년 경북 안동에서 원어민 교사로 근무하며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

미국UCLA 에서 한국학을 전공하고 다시 들어와 한식 블로그 ‘팻맨서울(fatmanseoul.com )’을 

열었다.이후 왕립아시아학회 이사로 활동하며 회원1000여 명과 함께 전국 답사를 하고 있다.

2012년 현재 경희대 교수학습지원센터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제니퍼 플린 Jennifer  Flinn

| 안동의 음식문화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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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제사밥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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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찜닭은 닭과 당면에 감자•양파 등 갖은 야채를 섞어 간장 양념으로 버무린

요리다. 한식은 고춧가루나 고추장으로 맛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 안동찜닭은 햇

볕에 바싹 말린 고추를 큼직하게 썰어 걸쭉한 양념 위에 얹는다. 그래서 숱하게

한식을 접한 나도 처음엔 다소 신선하게 느껴졌다.

안동찜닭은 안동 지역 양반이 별미로 즐기면서 서서히 알려졌다. 안동에 찜닭을 파

는 식당이 생긴 것은 불과 30년 전이라고 한다. 이후 안동찜닭은 주변 식당가를 중

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몇 해 전에는 전국적으로 유행하며 프라이드치킨 체인

의 대항마로 떠오르기도 했다.

내가 점찍은 곳은 한옥을 개조한 찜닭 전문점이었다. 학회 회원들과 함께 옹기종기

둘러앉아 안동찜닭을 맛봤다. 반주로 막걸리를 홀짝이며 양념이 밴 살코기를 음미

하다 보니 그릇마다 순식간에 바닥이 드러났다.

점심 식사로 배를 든든하게 채운 우리 일행은 안동 시내 유적지로 발걸음을 옮겼

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건축양식을 두루 엿볼 수 있는 태사묘와 임청각을 둘러

본 다음 통일신라시대에 세웠다는 칠층전탑도 둘러봤다. 안동 시내 답사를 마친

다음에는 버스를 타고 병산서원으로 갔다. 빼어난 강산에 둘러싸인 옛 건물에서

안동 특유의 유교적인 색채가 강하게 배어나왔다.

안동에는 병산서원이나 도산서원 말고도 훌륭한 유학자를 배출한 서원이 많다.

자연히 제사를 비롯한 유교 문화가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저녁 밥상에 오른 헛제

삿밥에서 그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헛제삿밥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한 가지가 재미있었다. 글공부

를 하느라 집안 제사에 늦은 유생을 위해 가족이 제사 음식을 비벼 먹도록 차려준

게 시초가 됐다는 설이다. 비빔밥에 흔히 쓰이는 고추장 대신(예부터 고추는 귀

신을 쫓는다고 하여 제사 음식에는 쓰지 않는다) 밥과 반찬을 간장•참기름으로

버무리는 것이 특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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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 전경 ⓒ손민호

왕립아시아학회 회원들과 안동찜닭 식당에서 ⓒJennifer Flinn

왕립아시아학회 회원들과 안동찜닭 식당에서 ⓒJennifer Flinn

하회마을 전경 ⓒ손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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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자르르 자반고등어엔 안동소주 제격

헛제삿밥과 함께 나온 자반 고등어도 안동의 유명한 향토 음식이었다. 교통수단

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바다 생선 고등어를 안동으로 가져가려면 뱃

길로 낙동강 상류를 한참 거슬러 올라야 했다. 현대적인 냉장 기술이 나오기 전이

라 기름진 고등어를 상하지 않게 보존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안동 사람들은

간신히 구한 고등어를 고향 식구에게 먹이기 위해 소금에 절이는 염장법을 터득

했던 것이다.

생선을 염장하는 문화는 북유럽에도 남아 있지만, 북유럽에서는 염장 생선을 요리하기 전 우유나 물에 담가 소금기를 제거한다. 반면에 자반 고등어는 생선살에

밴 소금기를 그대로 살려 간간한 맛이 있었다. 우리는 잘 구워 기름이 반지르르

도는 자반 고등어를 젓가락으로 쉴 새 없이 발라먹었다. 신맛이 강한 안동 전통

주인 안동소주를 곁들이니 금상첨화였다.

식사를 마치고 하회마을의 전통 선유쥐불놀이를 감상하노라니 어느새 안동에서

의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그동안 서울 음식에 길들여져 있던 많은 외국인 회원들

이 “이번에 한국의 다채롭고 풍부한 음식 문화를 새삼 확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물론 나는 속으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2011.12.23 게재)

Loo k  Inside ! 

한국의 민속마을

한국에는 옛 전통을 지키며 사는 민속마을이란 게 있다. 문화재청이 지정한 문화재 마을의 공식 명칭이 민속마을이다. 현재

전국에는 모두 7개의 민속마을이 있다.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곳도 있고, 지금도 주민이 살고 있는 고택이 국

가 주요 문화재로 지정된 곳도 있다. 하회마을이나 양동마을처럼 누대로 가문을 지켜온 명문세가의 집성촌인 경우가 대부

분이지만, 낙안읍성처럼 평민의 생활 공동체인 경우도 있다.

하회마을한국 민속마을의 본령과 같은 마을로,마을 전체가 중요민속

자료로 지정돼 있다.낙동강이 태극 모양으로 마을을 크게 휘

돌아 감는다 하여 하회(河回 )란 이름이 붙었다.한국을 대표

하는 명당마을이기도 하다.마을 뒤로는 백두대간에서 뻗어 

내린 화산이 버티고 서 있고 마을과 낙동강 사이에는 넓은 들

판이 펼쳐져 있다.풍산 류씨 씨족마을로,풍산 류씨가 하회마

을로 이주한 것은 고려 말인 천 년쯤 전으로 알려져 있다.그 

씨족마을의 전통이 오늘까지 계승되고 있는 점이 평가되어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현존하는 

가옥은 모두124호로,일부 고택에서 고택 체험을 할 수 있다.

서원건축의 백미 병산서원이 인근에 있고,탈춤으로 유명한 

하회탈(국보 제121호 )의 고장이기도 하다.한 해80만 명 이상

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다.

주소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문의054-852-3588

홈페이지 hahoe.or.kr

양동마을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 두 문중의 씨족마을이다.씨족마을은 

한 개 성씨로 형성되는 게 보통인데,양동마을은 인척 관계의 

두 가문이500년 넘도록 한 마을을 이루고 있다.현재150여 

호가 남아 있으며200년 넘은 집이54호나 된다.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돼 있다.전국 민속마을 가운데 가장 크

다고,하회마을과 함께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양동마을도 손꼽히는 명당이다.아침 햇살이 마을

에 골고루 잘 내려앉는다.마을 앞으로 형산강의 지류인 안락

천이 흐르고 안락천 건너에 드넓은 안강들이 있다.양동마을

을 대표하는 위인은 유학자 회재 이언적(1491~1553 ) 선생이다.

퇴계ㆍ조광조 등과 함께 동방5현으로 꼽히며 성균관 문묘에 

배향돼 있다.회재의 외가가 월성 손씨 집안이다.마을에서 민

박이 가능하다.1992년 영국 찰스 황태자가 방문하기도 했다.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문의054-779-6105 홈페이지 yangdong.invil.org

낙안읍성

성곽1410m를 비롯해 민속 경관이 가장 잘 보존돼 있는 성읍

촌이다.조선 태조6년(1397 )에 건립되었으니, 1500년 역사의 

민속마을이다.예부터 중민 이하 양민,하급 관리부터 농부,대

장장이 등 서민이 모여 살던 곳으로,지금도 성 안의108개 가

구 중에서 기와집은 한 채도 없다.성곽 위에서 내려다 보는 

초가지붕은 어느

 집

 하나

 튀지

 않고

 평등하다

. 1983년

 사적

지로 지정됐고,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민속마을이 됐

다.낙안읍성은 예부터 돌ㆍ소리ㆍ술이 많아 삼다(三多 )의 고장

으로도 불렸다.지천의 돌은 성곽을 이뤘고,더덕으로 만든 사

삼주가 여전히 성내 장터에서 팔리고 있다.성 안에 짚물ㆍ대장

간ㆍ도자기ㆍ한지ㆍ목공예 등14개 체험장이 있으며,가야금 병

창 등 소리 체험은 국악교실 초가에서 주말마다 진행된다.

주소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남내리 문의061-749-3347

홈페이지nag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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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문의해를 기념하여 선정된 고품격 추천관광코스 ‘Must-See Routes’를 소개합니다. 이 코스는

지역의 관광지들 가운데 진정한 한국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최고의 관광지만을 모아서 만든 코스입니다.

16개의 지역과 10개의 테마별로 선정된 고품격 코스를 통해 새로운 한국, 놀라운 여행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서울

부산

대구

울산

인천

광주

대전

경기도

강원도

충청북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충청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제주도

고품격코스

16개지역소개

mustseeroutes.or.kr

부여 궁남지 ⓒ신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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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9/2019 I Love Korea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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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go.com은 “서울에서 밤에 잠을 자는 사람은 루저”라고

했다. 그만큼 서울의 밤은 즐길 거리가 많다는 의미! 또 그만큼

안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낮의 서울은 세계적인 경제 도시

답게, 누구나 열심히, 바쁘게 일한다. 그리고 밤이 오면 24시간

문을 연 수많은 곳들-쇼핑센터와 카페, 클럽, 극장, 노래방, 사

우나 등등-이 서울에서의 잊지 못할 밤을 선사한다. 아침부터

새벽까지,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는 서울! 서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이다.

북촌한옥마을 600년 전 조선 시대 

고위관직의 양반가들이 살았던 한

옥마을

가회박물관 부적과 민화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

동대문시장 의류,신발,가방,악세

서리 등24시간 쇼핑이 가능한 시장

삼성미술관 리움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장 누벨,렘 쿨하스가 

설계한 미술관

한강유람선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

강에서 서울을 바라보는 특별한 투어

선릉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조선시대의 9번째 왕 성종

의 무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청담동 명

품거리 트렌드세터들이 사랑하는 

명품 브랜드 매장이 밀집되어 있

는 거리

도산공원 유명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뷰티·헤어샵이 모여있는 

공원 거리

신사동 가로수길 신진 디자이너들

의 브랜드샵과 레스토랑,카페 등이 

모여있는 거리

서울,

대한민국의뜨거운

심장

코스 1

코스 2

북촌한옥마을

선릉

가회박물관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청담동 명품거리

도산공원

동대문시장

신사동가로수길

삼성미술관리움

한강유람선

삼성미술관 리움 ⓒvisitseoul.net

신사동 가로수길 ⓒKTO

가회박물관ⓒKTO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01. 서울 visitseoul.net| | | |

 약 10분

 약 10분

 약 15분

 약 10분  약 5분

 약 18분  약 20분

한강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KTO한강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KTO

201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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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9/2019 I Love Korea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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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와 광안리. 이 이름만으로 사람들은 낭만적인 항구도시

의 풍경을 떠올린다. 바닷가를 따라 이어지는 긴 해변에는 한가

롭게 산책하는 사람들과 운동하는 사람들, 특별한 추억을 만드

느라 분주한 커플들이 섞여있다. 바다를 지나 시내로 들어서면

오래된 항구도시의 왁자지껄한 생명력과 에너지가 넘친다. 부

산 특유의 시끄럽지만 다정한 말소리가 시장이나 골목을 채울

때면 낯선 여행객도 오래된 친구처럼 함께 어울리게 되는 곳, 그

곳이 바로 부산이다.

달맞이길 갤러리와 아트숍,고급스

러운 레스토랑들이 모여있는 언덕길

부산아쿠아리움 연면적 만 3천여 

m²의 최첨단 해저 테마수족관

해운대 아름다운 해안과 요트경기

장,고급호텔,쇼핑센터가 있는 해

수욕장

부산센텀시티 세계에서 가장 큰 백

화점과 스파, 아이스링크, 영화관 

등이 있는 부산의 랜드마크

감천동 문화마을 젊은 예술가들이 

마을 전체 외벽에 벽화를 그리면서 

유명해진 산동네

국제시장 개성적인 아이템으로 패

셔니스타들의 필수 방문지가 된 부

산 최대의 재래시장

자갈치 시장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열려있는 한국 최대 규모의 수산물 

시장

태종대해안절벽과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해발250m의 해안지형

부산,

생기넘치는

항구도시

해운대ⓒKTO

감천동 문화마을 ⓒKTO

자갈치 시장 ⓒKTO

부산센텀시티 ⓒ부산센텀시티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02. 부산 tour.busan.go.kr| | | |

코스 2

감천동문화마을

국제시장 자갈치 시장 태종대(크루즈투어)

코스 1

달맞이길 부산아쿠아리움

해운대 부산센텀시티

 약 15분

 약 15분

 약 15분

 약 25분

 약 15분

 약 10분

203

202

해운대ⓒ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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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9/2019 I Love Korea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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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골목ⓒKTO

서울과 남부지역을 잇는 교통의 중

심지. 예로부터 사과가 맛있고 미

인이 많은 도시로 알려진 대구는

한방과 웰빙 여행으로 유명하다.

유서 깊은 유교문화가 뿌리 내리

고 있어 온화하면서도 조용하지만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통해 ‘대구’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대구에서는 남부지

역 어디든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

어서 거점도시로 삼기 좋고, 무엇

보다 남부지역의 다른 도시들과 달

리 웰빙과 미용, 패션이라는 주제

로 여행할 수 있는 도시다.

허브힐즈허브를 주제로 다양한 볼

거리와 체험프로그램이 있는 테마

파크

대구약령시장 품질 좋은 한약재를 

도매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한국에

서 가장 오래된 약재시장

진골목한국 근대의 모습이 고스란

히 남아있는 운치 있는 거리

안지랑시장매콤한 양념으로 유명

한 대구식 양념곱창 전문식당들이 

모여있는 전통시장

대구,

패션과 미용,웰빙의

도시

코스

허브힐즈 대구약령시장

진골목(근대건축물거리)

안지랑시장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03. 대구 tour.daegu.go.kr| | | |

 약 20분  약 15분약 5분

대구약령시장ⓒKTO 허브힐즈 ⓒ허브힐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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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시나 그 도시만의 역사가 있다. 하지만 인천만큼 유구한

역사가 한 도시 안에 공존하는 곳은 드물다. 인천국제공항이 있

는 도시 인천은 청동기시대의 장례문화를 볼 수 있는 고인돌유

적지와 기원전 2333년에 세워진 고조선의 건국신화에 등장하

는 마니산 참성단이 있는 곳이자 19세기 서구문물을 받아들였

던 개항지가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다. 신화가 된 역사

를 현실에서 만나거나, 상상 속 미래도시가 실재하는 모습! 인

천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관동 근대건축거리한국 최초의 서

구 공원인 자유공원을 비롯해서 근

대 건축물이 모여있는 거리

차이나타운 1883년 인천항이 개항

된 이후 중국인들이 모여 살면서 형

성된 차이나타운

아트플랫폼붉은 벽돌의 창고를 예

술과 문화를 위한 창작스튜디오로 

개조된 근대 건축물

송도센트럴파크인천 앞 바다를 매

립해서 만든 신도시 송도에 있는 

아름다운 공원

월미도유람선 월미도에서 출발,인

천국제공항, 영종대교 등 인천의 

랜드마크를 감상할 수 있는 유람선 

고려궁지 1232년 몽골군의 침략을 

받은 고려가 강화로 도읍을 옮기면

서 만들었던 궁터

강화성공회성당 1900년,한국 전통

의 건축과 바실리카 성당 양식을 결

합해서 만든 성당

강화도고인돌유적지 거석을 이용

해서 만든 청동기시대의 무덤(유네

스코 세계문화유산)

마니산 한민족의 시조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쌓았다

는 참성단이 있는 산

인천,

3개의 역사가공존하는

도시

아트플랫폼 ⓒ인천광역시

관동 근대건축거리 ⓒ인천광역시

코스 1

코스 2

관동 근대건축거리

고려궁지

차이나타운

강화성공회성당

아트플랫폼

강화고인돌유적지

송도센트럴파크

월미도유람선

마니산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04. 인천 itour.visitincheon.org| | | |

 약 5분

 약 10분

 약 5분  약 40분  약 35분

약 15분 약 50분

차이나타운ⓒKTO 차이나타운ⓒKTO 

인천대교 ⓒ인천대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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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예술과 문화의 도시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세계적인 현

대미술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무등산을 중

심으로 크고 작은 전시공간과 갤러리들도

많다. 광주는 또한 혁명과 자유의 도시이기

도 하다. 광주에서 일어났던 4.19 민주혁명과 5.18 민주화운동은 한국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민주화운동이었다. 현재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기록물은 자유를 향

한 인류의 고귀한 가치로 인정받아 유네스

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죽녹원 울창한 대숲이 펼쳐져 있

는 16만m2의 대나무 정원.죽림욕

을 즐길 수 있는 총2.2km의 산책로

와 수령300년이 넘은 고목들로 조

성된 가로수길이 있다.

소쇄원 152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별서정원(집 가까이에 별장처럼 따

로 지은 집).한국 전통 정원의 원형

을 볼 수 있다.

의재미술관 무등산 입구에 있는 

아름다운 미술관.화가 의재 허백

련(1891~1977)선생을 기념하는 곳

으로,선생이 남긴60여 점의 작품

과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광주,

예술과혁명의

도시

의재미술관ⓒ의재미술관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05. 광주 utour.gwangju.go.kr| | | |

코스

죽녹원(담양)

소쇄원(담양)

의재미술관

 약 30분  약 40분

5.18망월동묘역ⓒKTO

죽녹원ⓒ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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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천재들이 모여서 공부하

는 KAIST(Kore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가 있는 대전은 온천

과 교육으로 유명하다. 조선의 첫

번째 왕 태조가 대전 유성온천에서

하루를 묵었는데, 이것이 왕실에서온천을 이용한 첫 번째 일로 기록

되어 있다. 유성온천지구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온천으로 도심 한가운데 있어

서 이용하기에 좋다. 그리고 교육

의 도시답게 대전에는 과학이나 기

술 등과 관련된 흥미로운 박물관과

전시관이 많다.

엑스포과학공원 첨단기술을 이용

해 누구나 놀이처럼 쉽게 과학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과학테마파크

화폐박물관 한국을 비롯, 전세계 

화폐와 금융 관련 자료들을 볼 수 

있는 화폐박물관

유성온천지구 조선시대 왕들이 머

물렀던 곳으로 유명한,도심 한가운

데 있는 온천지구

계족산 황톳길 해발 200~300m,

총13km에 걸쳐 맨발로 걸을 수 있

도록 만들어진 길

대전,

온천, 그리고교육의

도시

엑스포과학공원ⓒKTO 

화폐박물관ⓒKTO 

계족산 황톳길 ⓒ대덕구청

코스

엑스포과학공원

화폐박물관 유성온천지구 계족산황톳길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06. 대전 daejeontour.or.kr| | | |

 약 10분  약 45분약 15분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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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대규모의 공단이 형성되어

있는 울산. 이 공업도시에 선사시

대와 청동기시대에 그려진, 당시의

생활과 풍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바위그림이 있다. 그리고 한국 최

대의 고래잡이 기지였던 장생포와

6,500만 년 전에 생성된 자수정동굴 등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다. 하

지만 여전히 울산은 산업도시로서

의 중요성이 가장 큰 도시이다. 한

국을 세계 최고의 조선대국으로 만

든 세계 1위의 조선소가 바로 이곳

울산에 있기 때문이다.

반구대암각화 너비10m,높이3m

의 바위면에 사냥하는 모습 등을 그

린 선사시대의 암각화

천전리각석 선사시대부터 신라시

대까지의 생활과 사상을 쓰고 그린 

암벽조각

자수정동굴나라 약 6,500만년 전

에 생성된,자수정 광산이었던 동굴

에 만든 인공동굴관광지

장생포고래박물관 고래에 관한 모

든 것과 한국 고래잡이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박물관

대왕암공원 문무대왕의 왕비가 묻

혔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대왕암 일

대에 조성된 공원

울산,

고래가살았던

산업도시

대왕암공원ⓒKTO

조선소(현대중공업)ⓒKTO

장생포고래박물관ⓒKTO 

코스

반구대암각화

천전리각석 자수정동굴나라

장생포고래박물관

대왕암공원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07. 울산 guide.ulsan.go.kr| | | |

 약 15분  약 30분  약 1시간  약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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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동그랗게 둘러싸고 있는 경기도는 서울사람들이 주말마

다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가까운 거리뿐만 아니라 동서남북 어

느 지역으로 가더라도 개성적이고 흥미진진한 테마의 체험을 즐

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체험과 놀이시설, 유네스코 세

계문화유산과 DMZ, 그리고 프리미엄아울렛과 아시아최대규모

의 스킨케어시설까지 갖춘 경기도는 서울을 벗어나 시원하게 펼

쳐진 자연환경 속에서 원하는 모든 것들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주말여행지이다.

신세계사이먼프리미엄아울렛 오

픈 4일 만에25만 명이 찾을 정도

로 인기 있는 프리미엄 아울렛

헤이리예술마을 미술인, 음악가,

작가,건축가 등 380여 명의 예술

인들이 조성한 예술인 마을

임진각평화누리 분단의 상징이었

던 임진각 맞은 편에 조성된 평화의 

공원

벽초지문화수목원 12만m2의 평지

에 1400여 종의 식물과 자연석이 

장관을 이룬 정원

동구릉조선왕조를 세운 태조 이성

계의 무덤을 비롯해서 왕릉 9기가 

모여 있는 최대 규모의 왕릉군(유네

스코 세계문화유산)

모란미술관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

에 자리잡은 조각전문미술관

세미원 100여 종의 수련과 함께 드

넓게 펼쳐진 연밭이 있는 자연정화

공원

수종사 606m 높이의 운길산 중턱

에 자리한 조선 시대 사찰

경기도,

서울에서가기 좋은

주말여행지

임진각평화누리ⓒKTO 

동구릉ⓒKTO 

코스 2

동구릉 모란미술관 세미원 수종사

코스 1

신세계사이먼프리미엄아울렛

헤이리예술마을

임진각평화누리

벽초지문화수목원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08. 경기도 ggtour.or.kr| | | |

 약 10분

 약 35분

 약 25분

 약 40분

 약 30분

 약 15분

신세계사이먼프리미엄아울렛ⓒ신세계사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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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아름다운 배경의 자연풍경이 나온다면,

거의 대부분 강원도에서 촬영된 것이다. 봄꽃이 융단처럼 펼쳐

지는 언덕과 눈부신 여름 바다, 불타는 것처럼 단풍으로 물드

는 가을 산과 백색의 눈꽃으로 뒤덮이는 겨울까지! 전체 면적의

82%가 산지로 이루어진 강원도는 눈길 닿는 어디라도 아름다

운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다. 강원도 평창은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었다.

제이드가든 ‘숲속의 작은 유럽’을 

콘셉트로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

하고 있는 수목원

월정사 불교전문박물관인 성보박

물관과 100~600년 수령의 전나무 

숲길이 있는 사찰

대관령삼양목장드넓은 초원과 소

떼,야생화단지가 있는 동양 최대 

규모의 목장

알펜시아리조트 2018평창동계올

림픽 주요 경기장이 있는 세계적인 

규모의 스키리조트

강릉바다열차 강릉,동해,삼척의 

아름다운 해안선 58km를 배경으

로 달리는 바다열차

하슬라아트월드 1년 내내 다양한 

예술전시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종합예술공간

무릉계곡 신선이 노닐었다는 이야

기가 전해지며 ‘무릉도원’이라고도 

불리는 아름다운 계곡

환선굴신비로운 종유석과 희귀 동

굴생물들이 서식하는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석회암동굴

강원도,

자연이만든

천혜의로케이션지

대관령삼양목장ⓒKTO 

제이드가든ⓒKTO 

강릉바다열차ⓒKTO 

알펜시아리조트ⓒKTO 

코스 2

강릉바다열차

하슬라아트월드 무릉계곡 환선굴

코스 1

제이드가든 월정사 대관령삼양목장

알펜시아리조트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09. 강원도 gangwon.to| | | |

 약 2시간30분

 약 30분

 약 55분

 약 1시간5분

 약 35분

 약 55분

217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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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충청북도는 호수와 산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호반도시다. 내륙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드

넓은 충주호! 유람선을 타고 이 호수를 가로지르면 누구라도 감

탄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여기에 천

년고찰 정방사와 백제시대의 토성 상당산성, 대통령의 별장 청

남대와 한국에서 유일한 와이너리투어까지! 호반의 도시 충청

북도에는 개성 넘치는 명소들이 가득하다.

제천 약초시장청정한 태백산맥에

서 생산된 우수한 약초들이 유통되

는 전국3대 약령시의 하나

고수동굴 고생대 초기부터 생성된 

동굴로 내부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

명한 석회암동굴

정방사 해발고도 1,016m에 있는,

웅장한 암벽으로 둘러싸인 법당이 

있는 천년 사찰

충주호 충주에서 단양까지 52km

에 흐르는,육지 속의 바다로 불릴 

만큼 드넓은 호수

상당산성상당산(491m)능선을 따

라 4.2km에 걸쳐 이어져있는 높이 

4~5m의 성벽

국립청주박물관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가 김수근의 설계로 개관 전부

터 화제가 되었던 박물관

청남대 1983년에 만들어져 역대 대

통령들이 여름휴가와 명절휴가를 

보내던 별장

와이너리투어 40여 개의 농가에서 

생산하는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국

내 유일의 와이너리투어

충청북도,

산으로둘러싸인

아름다운호반도시

충주호ⓒKTO 

상당산성ⓒKTO 

와이너리투어ⓒKTO 

고수동굴 ⓒKTO 

코스 2

상당산성 국립청주박물관

청남대 와이너리투어

코스 1

제천약초시장

고수동굴 정방사 충주호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10. 충청북도 chungbuknadri.net| | | |

 약 35분

 약 10분

 약 55분

 약 30분

 약 35분

 약 1시간25분

219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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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바다와 맞닿아있는 충청남도는 예로부터 유서 깊은 온천들

이 단지를 이루고 있고, 넓은 갯벌과 섬, 바다를 100% 즐길 수

있는 대단위 휴양리조트들이 해수욕장 인근에 들어서있어 웰빙

과 휴양을 대표하는 여행지로 손꼽힌다. 뿐만 아니라 세계의 아

름다운 수목원으로 선정된 천리포수목원과 전세계 사진작가들

이 몰려드는 철새도래지 천수만, 그리고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

가 갈라지는 무창포 등 놀라운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천리포수목원 목련을 비롯하여 전

세계60여 개국에서 수집된 식물이 

자라는 아름다운 수목원

천수만가창오리의 군무를 보기 위

해 전 세계의 사진작가들이 모여드

는 탐조 관광지

보령머드체험관 이스라엘의 사해 

진흙보다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알

려진 보령 머드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체험관

무창포한 달에4~5차례 한국판 모

세의 기적이 나타나는 곳으로 유명

한 바닷가

백제문화단지 백제왕조의 마지막 

수도였던 부여에 만들어진 역사테

마파크

국립공주박물관 국보19점,보물3

점 등 문화재16,000여 점을 보관,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

마곡사정교한 사찰 건축과 풍부한 

장식으로 볼거리가 많은 신라시대

(640년)의 사찰

외암민속마을 약 500년 전부터 형

성된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지방 양

반마을

충청남도,

서해바다가선사하는

웰빙

천수만ⓒKTO 

마곡사 ⓒKTO 

보령머드축제ⓒKTO 

천리포수목원 ⓒKTO 

코스 2

백제문화단지 국립공주박물관

마곡사 외암민속마을

코스 1

천리포수목원 천수만 보령머드체험관

무창포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11. 충청남도 tour.chungnam.net| | | |

 약 1시간9분

 약 35분

 약 50분

 약 40분

 약 20분

 약 55분

천리포수목원 ⓒ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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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말의 귀처럼 솟아오른 두 개

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신비로운 산

진안홍삼스파 진안 인삼을 이용한 

다양한 테라피와 개인별 컨설팅이 

가능한 한방스파시설

전주한옥마을 700여 채의 전통가

옥이 모여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한

옥마을

서신동막걸리촌 술값만 받고 안주

는 공짜로 푸짐하게 나오는 전주막

걸리집들이 밀집해있는 골목

채석강약7천만 년 전에 형성된 퇴

적암에 파도의 침식이 더해져 만들

어진 해안절벽

내소사절 입구600m에 걸쳐 있는 

전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백제시대

(633년)의 사찰

고창고인돌유적지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고인돌 군집 유적

지(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고창읍성 1453년에 축성된,한국

에서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옛 고창 

고을의 읍성

전라북도,

한국의진정한

맛과 멋이있는 곳

마이산 ⓒKTO 

코스 2

채석강 내소사 고창고인돌유적지

고창읍성

코스 1

마이산 진안홍삼스파

전주한옥마을

서신동막걸리촌

전주비빔밥과 콩나물국밥, 풍천장어와 남원추어탕, 여기에 한

상 가득한 안주로 유명한 전주막걸리까지… 전라북도는 맛있

는 음식만으로도 누구나 만족하는 여행이 되는 곳이다. 전라북

도를 대표하는 관광지는 전주비빔밥의 고향 전주! 여기에 한

국의 대표 관광지 전주한옥마을부터 신비로운 마이산과 채석

강, 전나무숲길이 아름다운 내소사, 유네스코문화유산 고창고

인돌유적지까지! 전라북도 여행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전주한옥마을 ⓒKTO 

채석강ⓒKTO 

내소사ⓒKTO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12. 전라북도 gojb.net| | | |

 약 5분

 약 30분

 약 45분

 약 50분

 약 10분

 약 15분

채석강ⓒ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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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고 푸른 바다 위를 별처럼 수놓고 있는 남해의 섬들, 산등성

이 위로 푸른 융단처럼 펼쳐지는 보성차밭, 5천 년에 걸쳐 만

들어진 신비로운 순천만의 낙조…전라남도에서 볼 수 있는 아

름다운 풍경에는 끝이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제각각 색을 달리하는 전라남도의 풍경 속으로 떠나는 여행은

옛 선비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연 속에서 예술을 발견하는 여

행이다.

목포갓바위문화타운 국립해양문

화재연구소,목포자연사박물관,목

포생활도자박물관 등이 모여있는 

문화타운 

우항리공룡박물관 세계에서 유일

하게 공룡과 익룡,새발자국 화석

이 하나의 단층에서 발견된 공룡화

석지

진도신비의 바닷길한국판 모세의 

기적으로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신

비의 바닷길

조도군도진도 남쪽, 154개의 섬들

이 징검다리처럼 모여있는 환상적

인 바다 풍경

보성차밭 그림처럼 펼쳐진 녹차밭

의 풍경과 한국 녹차 생산량의40%

를 차지하는 녹차의 본고장

율포해수녹차탕 지하 120m에서 

솟아나는 해수와 보성의 녹차를 이

용한 사우나시설

송광사고승들이 참선 도량으로 삼

는 승보사찰로80여 개에 달하는 목

조건물로 이루어진 사찰

낙안읍성민속마을조선시대 때 조

성된 계획도시로 현재까지 옛 모습

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민속마을

순천만 5천 년에 걸쳐 형성된 신비

로운 갯벌,한국 사진작가들이 선

정한10대 낙조 

오동도여수 동쪽에 방파제길로 연

결되어 있는 한국에서 가장 큰 동백

나무 군락이 있는 섬

향일암 울창한 동백나무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이 한눈에 보이는 남

해안 제일의 일출명소

여수산단야경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동양 최대 규모의 산업단지가 

만드는 환상적인 야경

전라남도,

예술처럼펼쳐지는

남해 풍경

순천만ⓒKTO 

코스 2

코스 3

보성차밭

순천만

율포해수

녹차탕

오동도

송광사

향일암

낙안읍성

민속마을

여수산단야경

코스 1

목포갓바위문화타운

우항리공룡박물관

진도신비의바닷길

조도군도(도리산전망대)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13. 전라남도 namdokorea.com| | | |

 약 1시간

 약 15분

 약 1시간5분

 약 1시간

 약 1시간20분

 약 40분

 약 40분

 약 1시간 10분

 약 2시간10분

+  약 30분

225 

224

Page 115: I Love Korea (Korean)

7/29/2019 I Love Korea (Korean)

http://slidepdf.com/reader/full/i-love-korea-korean 115/123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간직한

곳”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안동하회마을과 찬란한 불교

문화를 꽃피웠던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가 자리잡고 있는 경상

북도. 이보다 더 한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전통을 잘 이해

할 수 있는 여행지도 없다. 아흔아홉칸 고택에서의 하룻밤이

나 도시의 불빛을 벗어나 달빛 아래 걸으면서 옛 문화를 발견

하는 일들은 경상북도이기에 가능한 특별한 체험이다.

영덕 괴시리전통마을고려 말의 대

학자 목은 이색이 태어난 아름다운 

전통마을

죽도시장 1950년대 노점상들이 모

여 만들어진,동해안 지역 최대 규

모를 자랑하는 시장

오어사신라시대의 4대 스님(원효,

자장,혜공,의상)을 배출한,호수와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사찰

양동민속마을자연과 조화를 이룬 

가옥 배치가 특징적인500년 역사의 

전통마을(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국립경주박물관 짧은 시간 안에,잘 

정리된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의 모

습을 볼 수 있는 박물관

대릉원경주 시내 곳곳에 총23기가 

있는 신라시대의 왕,왕비,귀족들

의 무덤(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꽃마을한방병원 한국의 헬스투어 

제1호 지정 병원,자연친화적으로 

설계된 건물과 다양한 한방체험

경주남산달빛기행 낮에는 볼 수 없

었던 천년 고도 경주의 신비로운 모

습을 볼 수 있는 야간투어코스

병산서원 조선시대 5대 서원의 하

나로 꼽히는,한국의 목조 건축사

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서원

안동하회마을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이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간직

한 곳’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전통마을(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부용대 하회마을의 북쪽에 있는 절

벽,나룻배로 강을 건너 가면 하회

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

신세동 벽화마을 미술관을 마을로 

옮겨놓은 듯,마을의 담벼락과 건물

마다 벽화가 그려진 마을

경상북도,

“가장한국적인

모습을간직한 곳”

안동하회마을 ⓒKTO 

코스 2

코스 3

국립경주

박물관

병산서원

대릉원

안동하회마을

꽃마을

한방병원

부용대

경주남산

달빛기행

신세동벽화마을

코스 1

영덕 괴시리전통마을

죽도시장 오어사 양동민속마을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14. 경상북도 gbtour.net| | | |

 약 1시간25분

 약 20분

 약 35분

 약 20분

 약 35분

 약 40분

 약 35분약 35분  약 35분

227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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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9/2019 I Love Korea (Korean)

http://slidepdf.com/reader/full/i-love-korea-korean 116/123

산과 바다에 모두 유명한 국립공원이 있는 경상남도는 아름다

운 자연과 전통문화가 모두 풍부한 곳이다. 천년사찰 해인사

에는 유네스코문화유산에 지정된 장경판전이 있고, 한려해상

국립공원과 맞닿은 곳에는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이 있

다. 지리산국립공원의 비경들도 빼놓을 수 없다. 유람선을 타

고 둘러보는 한려해상공원의 풍경은 바다 위에 그려진 그림처

럼 완벽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해인사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

된 장경판전과 세계기록유산인 고

려대장경이 있는 유서 깊은 사찰

홍류동계곡 가야산국립공원 입구

에서 해인사까지 이르는 약 4km의 

아름다운 계곡

진주성한국의 3대 누각 중 하나인 

촉석루가 있고 임진왜란 때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강으로 뛰어들었던 

바위가 있는 진주의 성지 

독일인마을빨간 지붕과 하얀 벽 등 

독일 농촌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

은 듯한 마을

동피랑벽화마을 철거위기에 놓인 

마을에 전국의 미술가들이 담벼락

마다 벽화를 그려 넣으면서 유명해

진 벽화마을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통영의 미

륵산 정상에서 한려해상국립공원

을 관망할 수 있는 길이1975m,한

국 최장길이의 케이블카

해금강유람선한려해상국립공원에

서도 절경으로 손꼽히는 해금강과 

그 주변을 도는 유람선

외도 보타니아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는 환상적인 풍경

의 해상식물원

경상남도,

산과바다의

국립공원

소매물도 ⓒKTO 

해인사ⓒKTO 

동피랑벽화마을 ⓒKTO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KTO 

코스 2

동피랑벽화마을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해금강유람선

외도보타니아

코스 1

해인사 홍류동계곡 진주성 독일인마을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15. 경상남도 gntour.com| | | |

 약 10분

 약 15분

 약 1시간40분

 약 1시간20분

 약 1시간25분

 약 30분

229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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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9/2019 I Love Korea (Korean)

http://slidepdf.com/reader/full/i-love-korea-korean 117/123

한반도에서 가장 큰 섬 제

주도는 지금으로부터 백

만년 전에 일어난 화산활

동으로 만들어진 섬이다.

섬의 중심부에 있는 한라

산 꼭대기에서 분출된 용

암이 해안가까지 흘러가면

서 수많은 동굴과 절벽, 그

리고 해안폭포를 만들어냈

다. 이 신비로운 자연의 흔

적을 보기 위해 일년 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제주도 전체

면적의 10%가 세계자연

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한라산국립공원 제주도 한가운데 

있는 화산으로,한반도에서 2번째

로 높은 산(유네스코 자연유산)

김녕미로공원 제주도를 사랑하는 

미국인 프레드릭 더스틴이 세계적

인 미로 디자이너 에드린 피셔의 설

계를 바탕으로 손수 나무를 심고 가

꿔 만든 미로공원

만장굴 용암이 굳은 후 그 안쪽으

로 다시 뜨거운 용암이 흘러 들어

가면서 생긴 용암동굴(유네스코 자

연유산)

우도 섬 안의 또 다른 섬으로 불리

는,제주도 동쪽에 위치하는 둘레 

17km의 화산섬

성산일출봉 10만 년 전 수중화산 

폭발로 형성된 세계적으로 보기 드

문 완벽한 왕관모양지형(유네스코 

자연유산)

비자림 수령300~800년의 비자나

무3,0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는 숲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평생 제주도 

사진만 찍은 사진작가 고 김영갑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사진 갤러리

쇠소깍깊은 수심과 용암으로 이루

어진 기암괴석,그리고 울창한 송림

이 만들어낸 비경

제주도,

화산이 만든

세계자연유산

주상절리 ⓒKTO 

성산일출봉ⓒKTO 

우도ⓒKTO 

코스 2

성산일출봉 비자림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쇠소깍

코스 1

한라산국립공원

김녕미로공원

만장굴 우도

16개 지역소개 + 고품격 코스 16. 제주도  jejutour.go.kr| | | |

 약 55분

 약 35분

 약 5분

 약 45분  약 50분

 약 40분

+  약 15분

231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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➋서울 - 전통과 현대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도시

김치박물관 → 코엑스 → 봉은사(템플스테이)→ 

한국의집

➌경기 - 왕실이 즐긴 이천쌀밥과 수원갈비의 본고장

이천도예촌 → 이천쌀밥정식 → 수원화성(체험프로그램)

테마5  헬스케어

➊서울 -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 기술과 서비스

종합병원검진 → 한방요리 → 스파& 찜질 → 사찰음식

➋대구 - 한국의 전통 한방문화가 보존된 곳

대구약령시 → 한방삼계탕 → 약령시한의약박물관 → 동

화사(다도체험)→ 동성로

➌경주 - 전통 의학으로 건강을 찾는 역사도시

꽃마을한방병원 → 쌈밥 → 남산 트레킹 → 

신라밀레니엄파크 → 라궁

테마6  에코

➊경남 - 청정바다와 빼어난 해안절경이 있는 곳

다랭이마을 → 해물된장찌개와 막걸리 → 향일암 → 순천만

➋전남 - 삶의 여유가 묻어나는 슬로 시티

슬로시티 창평 → 담양 떡갈비정식 → 죽녹원 → 

슬로시티 증도 

➌제주 -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휴양 섬

제주올레길 → 물회 → 한라산국립공원(트레일코스)

테마7  전통문화

➊서울 - 도시 풍경과 한국의 옛 모습이 어우러진 곳

경복궁 → 서촌한옥거리 → 삼계탕 → 국립중앙박물관 → 

이태원

➋전북 - 전통문화와 예향의 도시

전주한지박물관 → 전주비빔밥 → 전주한방문화센터 → 

전주한옥마을 → 한옥체험

➌충남 -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지역

백제문화단지 → 연잎밥 → 국립공주박물관 → 

마곡사(템플스테이)

테마8  자연경관

➊제주 - 백 만년 전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섬

성산일출봉 → 전복요리 → 섭지코지 → 중문관광단지 

➋강원 - 명산과 계곡, 푸른 동해가 있는 곳

남이섬 → 춘천막국수 → 대관령 양떼목장 → 설악산국립

공원 

➌전남 - 사계절의 변화가 아름답게 펼쳐지는 옛 도시

세량지 → 한정식 → 소쇄원 → 담양 메타세콰이아가로수길

테마9  레저스포츠

➊강원 - 천혜의 자연환경, 레저스포츠의 천국

알펜시아리조트 → 황태와 메밀 요리 → 정선레일바이크 

→ 화암동굴 → 강원랜드

➋경기 - 한강과 청평호에서 즐기는 수상스포츠의 매력

미사리조정경기장 → 냉면과 국수 → 남양주종합촬영소 

→ 청평수상스포츠타운

➌제주 - 푸른 바다의 매력을 한껏 체험할 수 있는 섬

제주도 요트투어 → 고등어와 갈치 요리 → 쇠소깍 투명카

약체험 → 천지연폭포

테마10  첨단산업

➊대전 - 첨단 과학도시의 미래를 꿈꾸는 곳

대전아쿠아월드 → 엑스포과학공원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유성온천 

➋서울 - 사람을 위한 기술, 도시를 위한 미래

삼성딜라이트 → 강남역 → T.um → 디지털파빌리온 → 

홍대 

➌인천 - 독특한 예술 문화가 살아 숨쉬는 미래 도시

인천아트플랫폼 → 인천차이나타운 → 투모로우시티 → 

송도 센트럴파크

| 10개의 테마 코스 |

테마로 찾아가는한국의고품격 코스

한국여행을 대표하는

10개의 테마로 최고의 코스를

추천합니다.

관심 있는 테마를 찾아 한국여행을

더 다양하게 즐겨보세요.

테마1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➊서울 - 세계유산과 전통 문화가 자리한 한국의 수도

종묘 → 인사동 → 창덕궁 → 북촌한옥마을 → 삼청동

➋경주 - 신라 천 년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도시

불국사 → 석굴암 → 경주시내 → 국립경주박물관 → 

보문단지 

➌경북 -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간직한 전통마을

안동민속박물관 → 안동찜닭 → 안동하회마을 → 

부용대 → 고택체험

테마2  쇼핑

➊서울 - 트렌디한 최신 아이템과 쇼핑명소가 밀집한 곳

이태원 → 한남동 → 압구정동 → 청담동 → 

신사동가로수길

➋경기 - 주말 나들이 하기에 좋은 고급 쇼핑타운 지역

여주아울렛 → 파주아울렛 → 일산호수공원 → 라페스타

➌부산 - 활기차고 이국적인 분위기의 항구도시

센텀시티 → 해운대 → 남포동구제시장 → 자갈치시장

→ 광안리 

테마3  뷰티클리닉

➊서울 - 럭셔리한 패션과 뷰티 트렌드의 중심지

호텔 스파 → 네일케어& 스킨케어 → 청담동 헤어샵 → 

도산공원

➋충남 -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서해안 지역

보령머드체험관 → 태안 해산물 → 천리포수목원 → 

리솜오션캐슬

➌부산 - 떠오르는 의료관광의 메카

서면메디컬스트리트 → 부전인삼시장 → 동래파전과 밀

면 → 센텀시티 스파랜드 

테마4  미식

➊전북 - 깊고 풍부한 한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

전주한옥마을 → 전주비빔밥 → 경기전 → 

서신동 막걸리촌 → 한옥체험 

서울

부산

대구

울산

인천

광주

대전

경기도

강원도

충청북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충청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제주도

233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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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lidepdf.com/reader/full/i-love-korea-korean 119/123

일반정보 교통정보

화폐

한국의 화폐 단위는 ‘원(won, )’이다.지폐는50,000 10,000,

5,000, 1,000원 4종류이고,동전은 500, 100, 50, 10원으로 

4종류이다.한국에 오기 전 은행이나 대형쇼핑센터의 환전소

를 이용하여

 환전을

 하며

,한국에

 들어와서는

 공항

 내

 환전소

나 은행에서 환전을 한다.도심 호텔 면세점이나 공항의 면세

점에서는 달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신용카드 한국 전 지역에 은행과 환전소, ATM이 있어 편

리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호텔이나 레스토랑,백화점,

면세점은 물론 편의점 등 다양한 시설에서 신용카드를 쓸 

수 있는데,입구에 어떤 카드가 사용 가능한지 표시되어 있으

므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환율  ※2012년10월 기준

미국 1달러 1,098원

중국 10위안 1,757원

일본 100엔 1,372원

유럽 1유로 1,420원

전기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220V 로,둥근2개의 핀이 나란히 있

는 형태의 플러그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사용하던 전자제품 

모두 승압용 트랜스라는 변환장치를 이용하면 한국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도시의 대형호텔에서는 구비되어 있는 곳

도 많으나,만일을 대비하여 건전지식 전기제품이나 변환장치

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전화

공중전화 공중전화는 도시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쉽게 사용할 

수 있다.동전전용 전화와 카드전용전화로 나뉘는데,동전전용

전화는 시내 180초당 70원,시외 43초당 70원이다.카드전용

전화는 전화카드를 넣고 사용하며,국제통화도 가능하다.텔레

폰카드는2,000, 3,000, 5,000, 10,000원 단위로 판매하며,

1분에33원으로 저렴한 편이다.공중전화박스와 가까운 편의점

이나 우체국,전화국,은행 등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휴대전화 인천국제공항에는 휴대전화를 대여해주는 업체들

이 있어 로밍을 잊은 여행자들의 편의를 돕는다. SK 텔레콤, KT,

LG텔레콤3사의 휴대전화 대여 서비스가 준비되어 있는데,일

일 약3,0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지역번호(D.D.D)

서울특별시 02

부산광역시 051

대구광역시 053

인천광역시 032

광주광역시 062

대전광역시 042

울산광역시 052

경기도 031

강원도 033

충청북도 043

충청남도 041

전라북도 063

전라남도 061

경상북도 055

경상남도 055

제주특별자치도 064

세종특별자치시 044

인터넷

대부분의 호텔이 인터넷 시설을 갖추고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다면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 외부에서도 와이파이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

는데,비밀번호가 필요한 경우 가게의 주인에게 물으면 된다.

인터넷카페 편리하게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공

간으로 보통1시간에1,000~1,500원이다.‘PC방’이라고 표시

되어 있는데,입구에서 자리를 배정 받은 후 컴퓨터를 사용하

고 나오면서 요금을 지불한다.

약국

호텔에서 구급약을 상비하고 있으므로 몸이 아플 때는 호텔

에 문의한다.호텔이 아니거나 찾는 약이 없는 경우에는 약국

을 이용한다.보통의 약국에서는 두통,열,감기약이나 상비약,

영양드링크 등도 판매한다.조제약은 병원의 처방전이 있어야

만 구입이 가능하다.

| 여행정보 |

공항

공항 홈페이지 전화번호

➊김포국제공항 gimpo.airport.co.kr 02-2660-2114

➋인천국제공항 airport.or.kr 032-741-0114

➌제주국제공항  jeju.airport.co.kr 064-797-2114

➍김해국제공항 gimhae.airport.co.kr 051-972-3010

➎청주국제공항 cheongju.airport.co.kr 043-210-6114

➏대구국제공항 daegu.airport.co.kr 053-980-5290

➐양양국제공항 yangyang.airport.co.kr 033-670-7114

➑광주국제공항 gwangju.airport.co.kr 062-940-0214

➒무안국제공항 muan.ai rport.co.kr 061-455-2114

➓군산공항 gunsan.airport.co.kr 063-469-8345

포항공항 pohang.airport.co.kr 054-289-7309

여수공항 yeosu.airport.co.kr 061-683-7997

울산공항 ulsan.airport.co.kr 052-219-6309

원주공항 wonju.airport.co.kr 033-344-3311

사천공항 sacheon.airport.co.kr 055-852-0768

기차 

전국의 기차역 승차권 예매,기차시간 및 운임 문의전화1544-

7788, KORAIL홈페이지 ‘korail.com’에서 기차 승차권을 예매할 수 있다.(영문 서비스 지원 )

고속버스

KOBUS홈페이지 ‘kobus.co.kr’에서 고속버스 승차권 예매 

가능.단,영문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승차권 예매 현황만 조회

할 수 있다.

렌터카 

한국은 전국적으로 렌터카서비스가 잘 갖추어져 있다.특히 

서울에서 다른 지역을 이동할 때는 원하는 관광지를 마음대

로 다닐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편리하다. 1330에 문의하면 각 지

역에서 이용 가능한 렌터카서비스 업체를 소개받을 수 있다.

유용한 연락처

관광정보 안내  1330

국제전화 안내센터  00794

외국인 응급환자 서비스  1339 

범죄신고(경찰 )  112

화재신고 구급차(소방서 )  119 

국제전화 통역서비스  00799

국제전보서비스  00795

관광불편신고센터  02-735-0101

무료통역서비스(B.B.B )  1588-5644

➑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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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Korea!  www.visitkoreayear.com

www.mustseeroutes.or.kr

발행인  신동빈(한국방문의해위원회 위원장 )

공동기획  한국방문의해위원회,중앙일보

지은이  캐슬린 스티븐스 외엮은이  손민호(중앙일보 )

편집 및 디자인  (주 )디자인수목원

발행처  (재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34

전화번호 02-6272-7317

팩스 02-6272-7200

※이 가이드북의 정보는2012년10월 기준으로,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이 책에 수록된 내용에 대한 저작권은 (재 )한국방문의해위원회에,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사진을 제공해주신 한국관광공사(KTO : Korea Tourism Organization) 및 여러 기관과 개인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책의 내용 중 글이나 사진 일부를 저작권자의 사전 동의 없이 무단 전재하여 사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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