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싱글과 된장녀 : 20, 30 대 고학력 싱글 직장 여성들의...

사회연구 통권15호(2008년 1호), pp. 41~67

제7회『사회연구 학술상』장려상 수상논문

화려한 싱 과 된장녀 : 20, 30 고학력 싱 직장

여성들의 소비의 정치학

1)모 주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한국사회에서 목격되고 있는 것은 2․30대 여성들이 중심

이 되어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변화들이다. 미혼과 만혼 증가와 저출산 현상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이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다양한 변화의 양상들이 주목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동시에 이들의 소비패턴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30대 싱글 여

성들은 시장 영역에서는 드라마 ‘섹스 앤 시티’의 주인공들과 같은 ‘화려한 싱글’, 혹은

연봉 4000만원 이상의 ‘골드 미스’ 등으로 소비주체화되고 있는 한편, 대중담론의 지형

에서는 젊은 여성들의 소비를 비난하는 ‘된장녀’ 논쟁의 표적이 되어 박해를 받았다.

이 연구에서는 2․30대 여성들, 특히 그 중에서도 구매력이 있는 싱글 직장 여성들이 소

비의 주체로 부상한 맥락들에 대해 살펴보고, 실제 당사자들과의 심층면접을 통해 이

여성들의 소비의 패턴들과 이에 내재되어 있는 문화정치학적 차원에 대해 고찰해보았

다. 여성들은 소비력을 활용하여 처해있는 상황에서 여러 전략들을 구사하고 있었으

며 소비사회에서 돈벌이와 외모 가꾸기가 갖는 힘에 대해 간파해가고 있었다. 근대는

여성을 생산과 일터로부터 소외시키기보다는 소비자로 부상시켰는데, 그래놓고 여성들

의 소비에 반발하는 남성주의적 대중 여론의 지형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화려한 싱글’

과 ‘된장녀’ 논의가 공존하고 대립하고 있는 현재의 대중 담론 지형에서의 이분법적이

고 분열증적 양상들을 넘어서서 보다 심도 깊고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

로 보인다.

주제어: 소비사회, 싱글 직장 여성, ‘된장녀’, ‘화려한 싱글’, 소비의 정치학

모 주 (사) 하나의 문화 간사(사회학). [email protected]

42 제7회『사회연구 학술상』수상논문

1. 서론

2000년 반에 어든 한국사회에서는 2․30 여성들이 심이

되는 변화의 양상들이 많은 심을 받고 있다. 은 여성들의 경제활

동 증가와 각종 고시합격 비율의 증가, 미혼과 만혼의 증가, 출산

상 등이 이슈화되기 시작하 으며 이에 따라 생되는 다양한 변화 양

상들이 목격되면서 다가오는 시 에 필요한 인식과 조건들이 강조되고

있다.

이 게 여성들이 독립 경제 주체와 사회문화 주체로서 부상하

는 시 에 한 목격되는 것은 이들의 소비패턴이 사회 으로 큰 심

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30 여성 싱 직장인 집단의 움직

임은 패션, 미디어, 도서, 외식, 공연, 여행, 융, 주거 등 시장 반에

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을 핵심 고객으로 설정한 이블 채 인

‘온스타일’이 개국하고 드라마 ‘섹스 앤 시티’에서와 같이 주말 런치

를 즐길 수 있는 까페들이 확산되는가 하면 여성 싱 직장인이 주인공

으로 등장하는 ‘칙릿’1) 장르의 소설과 화, 여성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은 이러한 분 기를 잘 드러내어 주고 있다.

재 2․30 여성들의 세 특징을 살펴보면 90년 신세 , X세

등 다양한 명칭으로 주목받았던 이들이란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사

회에서 개방화가 가속화되고 소비사회 체제의 기틀이 마련되어

가던 무렵, 문화 명과 소비 명의 선두주자들로 주목받았던 10-20 가

1) 1990년 후반 이후 미권을 심으로 ‘칙릿(Chick-lit)’ 장르라고 이름 붙여

진 소설과 상들이 부상하기 시작한다. 은 여성들의 문학 장르라는 의미의

칙릿에서는, 런던이나 뉴욕 등 세계 도시를 배경으로 일과 사랑 모두에서 성

공하기 해 분투하는 싱 직장 여성들의 일상과 삶이 거리의 심이 된다.

칙릿의 효시라 여겨지는 ‘ 리짓 존스의 일기(1995)’의 주인공 리짓 존스는

국에서 30 독신녀의 상징처럼 자리매김했으며 2001년에는 화로 개 하여

큰 인기를 얻었다. 그 지만 표 인 칙릿 작품으로 여겨지는 것은 바로 1997

년 미국에서 출 되었으며 이듬해부터 이블 채 을 통해 방송되기 시작한 ‘섹

스 앤 시티’라 할 수 있다. 뉴욕의 맨해튼을 배경으로 한 이 30 반의 고소

득 문직 여성 네 명의 화려한 싱 라이 와 뉴욕 라이 는 미국 뿐 아니라

많은 나라들의 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화려한 싱 과 된장녀’ 43

재의 20-30 로 성장한 것이다. 이들이 새로이 이슈화되고 있는

재의 상황은 한국사회가 다시 새로운 국면에 어들고 있음을 시사

한다. 한국사회는 97년 외환 기 이후 로벌라이제이션과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는 흐름 속에 로벌 자본주의, 소비 자본주의

등으로 불리는 새로운 체제에 본격 으로 편입되어가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사회의 담론이 보여 주요한 태도는 90년

반의 ‘오 지족’2) 담론에서와 마찬가지로 통 인 이미지를 벗어

난 이들에 한 심한 박해 다. 2006년 하반기의 ‘된장녀’ 논쟁에서

은 여성들이 드러내는 새로운 주체성의 차원들은 주로 과잉소비 이며

서구지향 이라는 명목 아래 재단되며 비난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시

선들은 여성들을 끊임없이 하나의 동질 인 집단으로 정형화하며 타자

화하는 방식으로 나타날 뿐이다. 새로운 체제로 빠르게 이행해가는 움

직임들은 기존 체제에서 탈출하거나 항하려는 욕망들과 맞물려 일어

난다는 , 한 이러한 욕망들에 주목하며 소비주체로 규정하고 소비

를 조장하는 시장의 략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재의 2․30 여성들에 한 높은 사회 심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 여성들이 사회 으로 요한 집단으로 부상하게 된 맥락들이나 이

들의 삶과 소비에 내재되어있는 행 성 등 다양하고 생산 인 논의로

나아가기 한 심층 연구들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논

문에서는 이러한 측면들에 주목하며, 2․30 여성들이 생산과 소비의

주체로 부상하게 된 맥락과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담론들에 해 분석

하고, 실제 당사자들과의 심층면 을 통해 그녀들의 소비에 내재되어

있는 문화정치학 측면에 해 고찰해보았다.

2) ‘오 지족’에 해 네이버 용어사 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부모의 부

를 바탕으로 서울 강남 일 에서 퇴폐 인 소비문화를 즐기는 은이들. 개

1970·80년 경제성장의 혜택을 받고 강남지역에 뿌리내린 부유층 2세가 부분

이다. 이들은 오 지처럼 연하고 밝고 나 나 한 것을 좋아하고 사려 깊게 생

각하기를 꺼리며 철 한 개인주의·향락 소비문화에 빠져 기성세 의 가치를

부정하면서 부모의 돈으로 자동차를 사고, 자유분방하게 생활한다.”


2. 연구참여자 연구방법

이 연구의 주요 분석 상은 한국사회에서 빠른 속도로 새로운 사회

주체로 부상한 2․30 여성 싱 직장인들이다. 재 20 후반

에서 30 반의 연령 의 여성들은 한국사회에서 운동권 세 로

인식되는 386세 이후의 90년 학번들이다. 이들은 90년 반

부상한 각종 신세 담론의 주인공들이었으며, 이들이 학을 다닌 90

년 는 이 의 학가의 문화와는 많은 차별성을 보이는 것으로 주목

받았다. 이들 에서도 격히 변화해가는 체제의 물 조건들을 어느

정도 릴 자원이 있어 재 강력한 소비계층으로 주목받고 있는, 4년

제 학 이상 고학력에 연 소득 약 2400만원(월 소득 200만원) 이상 되

는 경력직/ 문직 미혼 여성들이 연구의 심이 되었다.

주요 연구방법으로 심층면 을 진행하 는데 이러한 질 인 연구의

방법들은 연구 참여자들의 하 문화 특성과 미시 문화정치학의 차

원을 연구하는데 유용하고 합한 근 방식으로 여겨진다. 이들의 소

비에 한 문화정치 해석을 해서는 리스(Willis, 1978)가 국 노

동자계 청소년들의 반학교 문화와 계 재생산의 측면에 해 분석

하며 사용했던 ‘간 ’와 ‘제약’3)의 개념을 참고하 다. 이 개념들은 어

떤 하 집단에 속한 개인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꿰뚫어보고 응하

3) ‘간 ’란 한 문화 형태 안에 있으면서 그 구성원들이 처한 삶의 조건과

체 사회 속에서 차지하는 치를 꿰뚫어보려는 충동을 가리키는데, 어느

면에서 이것은 어떤 심을 가진 것도 아니고, 본질주의 인 것도 아니며

개인주의 인 것도 아니다. ‘제약’이란 그러한 충동의 충분한 발 과 표출을

혼란시키고 방해하는 이런 런 장애요소와 이데올로기 향을 가리킨다.

다소 어색하지만 아주 정확하고 엄 한 용어인 ‘부분 간 ’란 에서 언

한 두 용어가 구체 인 문화 속에서 상호작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문화기술

지가 그 충동과 제약이 얽히는 장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실 이것들은 이론

으로 분리할 수 없고 따로따로 보여 수도 없다. 간 는 복합 인 방식으

로 구조를 꿰뚫어보고 폭로하기 때문에 구조에서 독립된 듯 보인다. 그러나

간 는 내 , 외 제약들로 인해 독립성을 박탈당할 뿐 아니라 결국 그 구

조에 다시 얽매이게 된다. 그 둘 사이에는 궁극 으로 상충하는, 그러면서

도 인식되지 않는-정확히 말해 ‘부분 인’- 계가 있다(Willis, 1978).


기 해 다양한 략을 구사하는 행 자성을 드러내면서도, 이들이 이

게 행 하도록 만드는데 있어 기본 구조화의 역할을 하는 사회체

제의 역학을 동시에 고찰해보도록 유도한다.

심층면 참여자들을 선정하기 해, 연구자와 연구자 주 의 인맥을

통해 발견되는 핵심 연구참여자에서 시작해 이들의 소개나 추천으로

상자를 계속해서 확 해 나가는 덩이 표집법(snowball sampling)을

사용하 다. 심층면 을 해 사용된 장소는 연구자나 연구 참여자들

이 일상 으로 친구들과 친 하게 화를 나 기 해 주로 이용하는

카페들에서 이루어졌다. 체 으로 연구자와 비슷한 연령 에 있으며

같은 싱 여성이라는 에서 보다 편하게 화할 수 있었으며, 연구의

이 되는 다양한 지 들에서 보다 공감하며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측면이 있었다. 면 의 방식은 한 번에 한 명씩 인터뷰하는 일 일 면

으로 주로 이루어졌지만, 때로는 연구참여자와 친 한 학교 혹은 직

장 친구들을 함께 면 하기도 하 다. 일 일 면 의 장 은 보다 한

명에게 집 하며 화를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이지만, 서로 친 하고 많

은 것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을 동시에 인터뷰하는 방식 한 자연스럽

고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장 이 있었다.

심층면 시에는 되도록 가 연구참여자들이 쉽게 공감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들을 사용하려 노력하 으며, 반-구조화된(semi-structured) 질

문지를 사용하여 면 의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는 반응과 질문들이 가능

하도록 여지를 남겨두었다. 연구 질문들은 먼 연구참여자의 략 인

인 사항들(연령, 학번, 최종학력과 공, 직업, 직장경력, 거주지와 거주

형태, 외국경험)과 함께 직장 생활, 노동과 여가, 소득과 소비, 주요 소비

패턴과 소비 역, 거집단, 매체 이용(지상 혹은 이블 TV 시청, 인

터넷, 잡지), 칙릿 장르의 서 이나 상물들의 이용과 이에 한 견해,

최근 2․30 싱 여성들의 소비가 사회 으로 이슈화되고 있는데 한

견해, 그리고 재와 미래에 한 생각들을 심으로 구성되었다.

심층면 이외에 문헌 연구를 병행하 으며, 연구 에 련된 다

양한 이론 논의들과 신문이나 잡지의 기사들, 그리고 최근 20년간 한


국사회의 거시 지표들을 나타내어주는 통계 자료를 참고하 다.

한 2․30 싱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된장녀 논쟁에서 빈번

하게 언 된 칙릿 장르의 서 과 상물들, 여성 자기계발서, 여성

심 이블 채 인 온스타일과 동아TV 등을 찰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병행하 다. 심층면 은 2006년 9월에서 12월까지 진행되었으며, 최종

연구참여자로 선정된 16명의 여성들에 한 간략한 소개는 다음과 같다.

구분 연령 직업 경력 비고

사례1 27 종합학원 강사 3년차

사례2 27 견 환경업체 회사 리부서 3년차

사례3 27 기업 자동차 회사 연구원 4년차06년 10월

결혼

사례4 27 외국계 자동차 회사 비서 3년차

사례5 27 외국계 자장비 회사 마 3년차

사례6 27외국계 제약 비서,

(現) 타 외국계 제약 업 리 3년차

사례7 27 일반약국 약사, 종합병원 약사 3년차

사례8 27 기업 건설 회사 디자인 리 3년차

사례9 28 고등학교 교사 3년차06년 11월

결혼

사례10 28 기업 건설 회사 디자인 리 3년차

사례11 28 기업 자 회사 해외 마 3년퇴사, 학원

비

사례12 29 명품 랜드 MD/PR, 외국계 화장품 PR 6년차

사례13 29 외국계 항공사 마 5년차

사례14 31 기업 자동차 회사 연구원 3년퇴사, 유학

비

사례15 31 외국계 컴퓨터 시스템회사 략 컨설턴트 7년차

사례16 34외국계 패션회사 랜드마 ,

외국계 고 매체사 근무7년차

<표 1> 연구참여자들의 일반 특성


3. 이론 논의와 주요 개념들

1) 소비사회화: 보드리야르의 소비사회론

보드리야르는 그의 서『소비의 사회』(Baudrillard, 1970)에서 1960

년 이후 신 자본주의(neo-capitalism)의 물결이 려들기 시작하던

랑스 사회를 찰하며 소비사회를 분석하 다. 그는 소비사

회 시스템의 분석을 해 소비에 한 일반 인 견해, 즉 당 인 개

인 수 의 욕구충족이라는 논리를 버리고 그것을 무엇보다도 집단

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게 있어 소비는 학교와 마찬

가지로 계 인 제도이다. 차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제품들을 손에 넣는 것이 차 평등에 다가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

만 그것은 구조 으로 움직이는 동학을 놓치는 이기 때문이다.4)

따라서 그는 욕구라든지 풍부함의 형이상학을 넘어서서, 소비의 사

회 논리에 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가 소비의 사회

논리를 분석하는데 있어 강조하는 것은, 사람들은 결코 사물 자체를 -

그 사용가치에서 - 소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기 집단에의 소속을

나타내기 해서든, 아니면 보다 높은 지 집단을 거로 삼아 자신의

집단과 구분하기 해서든 사람들은 자신을 타인과 구별짓는 기호로서

사물을 항상 조작한다. 유사한 맥락에서 소비의 역을 통하고

있는 것은, 차별을 만드는 용구의 ‘ 에서 아래로의’ 갱신이라는 법칙이

지 그 반 의 소득의 상승이 아니다. 어떤 생산물도 그것이 더 이상 고

4) 경제 의미에서 사물 앞에 불평등이 - 사물의 구입, 선택, 이용이 구매력과 계

상승의 기능을 하는 교육수 등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 존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깊은 곳에서는 다음과 같은 의미의 근본 인 차별이 존재한다. 즉,

특정의 몇몇 사람들만이 환경에 내재하는 요소들 - 실용 생활, 미 구성, 높은

교양 - 의 자립 이고 합리 인 논리에 근할 수 있다고 하는 의미의 차별이다.

이 몇몇 사람들은 사물과는 계없고, 정확하게 말하면 ‘소비’하지 않는다. 그러

나 다른 이들은 이 주술 경제를 받아들인다. 즉, 사물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고

다른 모든 것 - 사상, 여가, 지식, 문화 - 에 사물로서의 가치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물신숭배 논리가 바로 소비의 이데올로기이다(Baudrillard, 1970).


품의 부류에 속하지 않게 되어 다른 어떤 차별 재화나 욕구로 체

될 때까지는 량생산의 계열에 들어갈 가능성이 없으며 어떠한 욕구

도 량으로 만족될 가능성도 없다. 으로 유포되는 상은 정상

에서의 선별 신의 결과로서만 실 되는 것이다.

즉, 소비의 체계는 최종 으로는 욕구와 향유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

라 기호 차이의 코드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시 를 소비

의 사회라고 특징지을 수 있는 이유는, 소비라고 하는 일차 수 이 기

호 체계로 반 으로 재조직되었기 때문이다. 소비의 원칙과 목 이

단순한 향유가 아니라는 것의 가장 좋은 증명 하나는, 향유가 오늘날

에는 권리나 즐거움으로서가 아니라 시민의 의무로서 강요되고 제도화

되어 있다는 것이다. 소비인간은 자기 자신을 향유를 의무로 삼는 존재

로, 향유와 만족을 꾀하는 존재로 간주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소비사회

란 소비를 학습하는 사회, 소비에 해 사회 훈련을 하는 사회이기도

하다. 새로운 생산력의 출 - 문기술 리계 의 출 과 상동성을

갖는 무한한 생산력 체계의 등장 - 과 고도의 생산성을 갖는 경제체계의

독 재편성에 어울리는 사회화의 새롭고 특수한 양식이라는 것이다.

2) 소비문화와 젠더

근 가 시작된 이래 여성문화와 소비는 지속 으로 한 계를

맺어왔다. 여성들은 끊임없이 소비되는 객체인 동시에 극 인 소비

의 주체로서 설정되어왔다. 그리고 여성들의 소비에 해 주류 담론은

여성들을 하나의 동질 집단으로 표상하고 타자화하는 경향을 보여왔

다. 이에 해 소비문화와 젠더에 한 여성주의 근들은 여성들과

소비가 맺고 있는 계들과 여성들의 소비에 한 시선들을 분석하고,

그녀들의 소비에 내재되어있는 행 자성을 드러내는 시도를 해왔다.

특히 근 성을 젠더의 측면에서 다시 읽는 시도를 한 펠스키(Felsky,

1995)는 근 소비문화가 여성들과 맺어온 계들을 탐색하는 동시

에, 여성들의 소비가 남성과 여성의 내 한 계와 가부장제 가족 구

조에 가져오는 복 효과에 해 분석하여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여성은 자본주의 경제에서 남성들 사이에 교환되는 상으로 간주되

었으며, 남성 구매자의 시선을 끌기 해 가능한 한 자기 자신을 유혹

인 존재로 만들도록 강요당해왔다. 그 지만 이 게 여성을 소비

상화하는 다른 한 편에서는 - 량생산과 근 소매 략이 사람과

사물 사이의 사회 계의 일상 구조를 극 으로 변화시키기 시작

하면서 - 일부 여성들은 소비의 주체가 되고 있었다. 19세기 엽 백화

의 도입은 격하게 성장한 경제가 차츰 여성에게 매하는 쪽으로

기울었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사례이다. 고주와 소매상인의 매기술

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노동의 성별분업에 의해 시장의 지상명령에

노출되는 존재는 기본 으로 여성이다. 한 오랫동안 여성을 자연

본원 욕망과 연결시켜왔던 경향성은 소비주의를 여성의 충동성

비합리성과 동일시하는 견해를 조장했다.5)

소비주의의 발흥은 분명 19세기 후반 산계 여성의 공 자유의

성장과 련되어 있었다. 백화 이 가족 인 가정의 벽을 넘어 새롭고

열 인 공 역을 제공했을 때, 여성은 자본주의 소비주의가 진

한 욕망의 개인화 덕분에 통 인 가부장제 기에 의치 않고 자

신의 욕구와 필요를 표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여성에게 부여

된 상 인 수 의 권력은 성별화 된 정체성에 한 새로운 강제

향력의 출 과 병행하는 것이었다. 소비문화는 부단한 자기감시의

행을 조장하는 성애화 된 여성성의 규범에 여성을 종속시켰을 뿐만 아

니라, 이질 인 욕망 형식들을 더욱더 많은 상품을 사라는 명령에 편향

되게 유도하는 통로를 제공하기도 했던 것이다.

5) 부르주아 남성성을 이성 자기 제와 동일시하는 이 지배 이었던 까

닭에, 자본주의 발 에 의해 야기된 속한 물질주의에 한 작가들의 비 은

무엇보다도 소비하는 여성의 표상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들은 소비자로서의

산계 여성을 집 으로 탐구함으로써 공 역에서 여성성의 도상을 새롭게

부각시켰고, 그에 따라 근 생활의 특징으로서 감각성, 사치, 정서 만족 등이

강조되었다. 그러한 공 역의 여성화는 분명 부르주아 남성에게 이었

다. 왜냐하면 부르주아 남성의 심리 , 사회 정체성은 자기 제의 에토스와

여성 감정의 거부를 통해 형성되었으며 그들의 문 지 는 시장에 한 양

가 계에 기 해 있었기 때문이다(Felsky, 1995).


4. 한국사회 소비사회화의 흐름과 여성

1) 소비사회화의 두 단계: 1987년 개방화 이후와 1997년 외환 기 이후

1960년 에서 1980년 의 한국사회는 조국 근 화라는 구호 아래 생

산에 참여하는 것으로 개인의 사회 정체성이 결정되는 생산의 사회

다. 반면 경제발 의 성취와 복지국가의 실 을 강조하는 1990년

의 한국사회는 소비의 사회 계가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소비

사회이다(김은실, 2001:82). 한국사회가 소비사회화 되는 데는 다음 두

가지가 요한 계기가 되었다. 첫 번째 계기는 87년의 민주화 항쟁과

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후로 하여 산층이 형성되고 개방화가 활

발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97년의 외환 기와 이후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라 볼 수 있다.

1980년 후반 한국사회는 고도 소비사회에 진입할 여건을 마

련했다. 이 시기의 3 호황과 반도체 특수는 고도성장과 국제수지 흑

자 실 을 가능 한 원동력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87년의 6월 항쟁과

노동자 투쟁은 단 노조설립과 임 상승을 이끌며 90년 반

한국사회에 산층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서울 올림픽은 한

국이라는 나라를 세계에 알리고 국내에 로벌에 한 인식과 수요를

높 다. 이러한 물질 풍요의 조짐, 외국 상품과 서비스에의 개방은

소비행태를 크게 변모시키기 시작했다.

이 때 기존의 세 와는 차별 인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이는

신세 , 혹은 X세 의 등장이 사회 으로 큰 이슈가 되기 시작하 다.6)

6) 90년 신세 들의 세 특징에 해 안 노(1994)는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이들은 학에 와서 국제 으로는 동구권의 몰락과 국내 으로는 6월 항쟁 이

후에 유연해진 제도정치 앞에서 학생운동의 각이 무디어진 것을 경험했다.

이 게 신념의 기에 기가 생기고 청년문화가 진공을 경험할 즈음, 수출에서

내수소비로 변환하면서 소비문화의 역이 확 되며 학문화의 진공을 포섭하

게 되었다. 더구나 88올림픽을 치루면서 서구문화가 문화의 역으로 강하

게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수입자유화, 해외여행 자유화, 비디오나 성방송 등

로벌한 매체 환경의 성립은 소비가 진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들을 묘사할 때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소비 패턴과 문화 정체성이

었다. 외국 문화와 랜드에 익숙하고 소비를 통한 자기표 에 극

인 이들 로벌 세 , 소비 세 의 출 이 큰 심을 모았던 것이다.

90년 반까지의 이러한 성장 분 기는 97년의 외환 기를 계기로

제동이 걸린다. 외환 기 이후 마이 스 GDP 성장을 기록하는 등 사

회 반 인 침체가 목격되었으며, 이후 단기간에 강도 높게 진행된 신

자유주의 구조조정은 사회의 심층 인 부분에까지 향을 미쳤다.

노동 유연화와 서비스업 증가, 노동조합 약화 등에 의해 래된 실직 증

가와 소득 감소는 소득층의 생존을 하고 산층을 약화시켰다. 5

년도 채 안되어 기극복의 양상들이 보도되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소득 양극화와 이에 따른 소비 양극화가 주목받기 시작하 다(이상민

외, 2001; 김호연, 2004). 이러한 소비의 양극화는 소비시장의 주도계층

이 산층에서 고소득층으로 옮겨가는 결과를 낳으며 소비 고 화, 명

품 랜드 화 상을 강화시키고 있다.

새로운 세 와 이들의 소비패턴에 한 심은 여 히 지속되고 있다.

2000년 들어 구매력이 있는 2․30 로 성장한 신세 들에 한 심이

다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고소득 문직종에 종사하며 자신을 한

소비에 극 인 싱 족의 소비경향, 혹은 가치를 두거나 정체성을 표

해 다고 생각하는 곳에는 명품에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반면 그 외의

제품에서는 짠돌이로 변하는 가치소비 등 이들 2․30 들에 의해 주도되

는 소비패턴들은 반 인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으로 주목받았다.

2) 2․30 싱 직장 여성 집단의 부상과 이를 둘러싼 담론들

재 한국사회에서 많은 여성들은 직장생활을 하며 20 후반에서 30

반 혹은 그 이후까지도 싱 의 생활을 연장하고 있다. 여성들이

경제력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부모님이나 남성에게 으로 의존할 필

요는 없어졌으며, 사회 반 으로도 여성들에게 어느 정도 경제력을 기

하는 경향이 리 퍼져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핵가족화와 소자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시기에 태어났으며, 등학교 시 부터 극 으로 남


녀평등이란 구호를 들으며 자랐다. 자아실 을 하고 남성들과 동등한

계를 맺는 여성상을 장려 받았으며, 이들이 2․30 로 성장한 무렵인

2003년에는 최 로 여성경제활동 지수가 50% 를 넘어섰다는 통계가 나

오기도 했다. 한 어렸을 때부터 부모들의 상승된 생활수 을 바탕으로

소비생활을 경험해 소비욕구가 있으며, 다양한 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코스모폴리탄 성향이 있다.

최근 한국사회에 2․30 여성 싱 직장인 집단이 넓게 형성됨에 따

라, ‘처녀들의 녁식사(1998)’, ‘싱 즈(2003)’, ‘내 이름은 김삼순(2005)’

등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결정하려고 고민하고 노력하는 이들의 삶을 조

명하는 텍스트들이 등장해 많은 사회 심을 모았다. 2004년에는 로

벌 문화에 익숙하고 소비에 한 욕구가 있는 재의 2․30 여성층에

주목한 이블 채 인 온스타일이 개국한다. 이 채 과 이 채 이 주요

로그램 하나로 내세운 ‘섹스 앤 시티’는 다양한 유행과 논쟁들을 불

러일으키며 한국사회에 본격 으로 ‘화려한 싱 여성’에 한 이미지를

으로 확산시키는데 지 않은 역할을 하 다.

‘섹스 앤 시티’와 같이 화려한 싱 여성 캐릭터를 내세우는 칙릿 장르

는 오늘날 로벌 트 드로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 유연화, 복지

삭감, 공기업 민 화 등을 주축으로 한 신자유주의 구조개편이 본격화

될 무렵인 1990년 후반 이후 미권에서 부상한 칙릿 장르의 선 은

주목할 만하다. 남성 웅 심의 작 블록버스터라는 용어에 빗 , 칙릿

화들의 인기를 가리켜 베이 버스터라는 명칭이 붙여지기도 했다. 한

그것이 담고 있는 포스트페미니즘 측면들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Arthurs, 2003; Farkas, 2006). 칙릿들에서는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

는 다양한 고민과 불안의 지 들 - 정체성, 성 행 자성, 노동, 결혼, 모

성 - 에 한 탐색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동시에 화려한 싱 이라는 구호

가 강조되면서, 소비주의와 이성애에 한 강조가 혼재되어 있는 특징들을

드러내고 있다(Farkas, 2006).

이 게 다양한 역에서 생산과 소비, 그리고 문화의 주체로서 부상하

고 있는 2․30 여성들에 주목한 화려한 싱 시장은 격하게 팽창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경제력으로 극 으로 소비하고 새로운 생활 패턴

을 추구하며 움직이는 여성 집단의 등장은 기성세 들이나 남성들에게

낯설게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성들의 소비를 문제시한

된장녀 논쟁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기에 ‘된장녀’는

아직 경제 자립이 안 된 여 생들의 소비패턴을 심으로 묘사되었지

만, 곧이어 된장녀들의 교과서로 지목된 ‘온스타일’ 채 이나 ‘섹스 앤 시

티’, ‘악마는 라다를 입는다’ 등은 이 논쟁이 새로운 정체성을 추구하며

첨단소비를 주도하는 여성 집단 반에 한 불만이라는 것을 드러낸다.

그런데 이러한 양상은 1920,30년 의 조선 경성에서 ‘모던걸’로 표상되

는 은 여성 집단이 공 역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이들에 한 낯

설음과 비난의 담론이 표출되었던 것과 상당히 유사한 측면을 가진다(김

진송, 1999; 서지 , 2006). 변화와 개방의 물결이 본격화되고 일상화되는

시 에 여성들의 움직임을 무엇보다도 주목받는 성격이 된다. 이는 남성

심 사회에서 탈출 혹은 항의 욕망이 있는 여성들의 자구 인 로벌

로의 움직임7)과 이에 주목하며 극 으로 새로운 체제의 주체로 부상시

키려는 략들이 맞물려 이루어진다. 이 게 여성들의 로벌 욕망을 형

성하는 사회 환경이 존재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으로 이행하기 한 차별

인 조건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학

력자본과 문화자본, 그리고 가족 등의 자원의 차이들은 이들이 보다 극

으로 이행하는데 있어 요한 배경 조건이 되는 측면이 있다(강윤정,

2006). 여 생들이나 고소득 문직 여성들이 변화의 트 드세터로 등장

하는 것은 이러한 차원에서라고 볼 수 있다.

‘모던걸’이나 ‘된장녀’들에 한 남성들의 분노는 이들의 코스모폴리탄

성향과 과도한 소비에 집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여성들의

소비가 남성들에게 문제 인 것은 소비를 통해 여성들이 충족하고 있는

욕망의 내용을 알 수 없을뿐더러 그것을 통제할 수도 없다고 느낄 때다.

남자친구나 남편, 가족에 귀속되는 소비욕망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얼

7) 가부장 문화와 성차별 노동 시스템, 연애와 결혼, 가족 제도 등에서 불합리

성과 모순들을 느끼는 여성들에게 있어 로벌 차원에서 제시되는 자유와 행복,

그리고 성공의 가능성들은 더욱 매력 으로 다가가게 된다(강윤정, 2006).


마든지 용서되지만, 사회가 테두리 지어 계들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만의 욕망을 해 소비할 때 그 여성은 문제 이 된다. 여성들의 스

타일 변화는 교육이나 경제력 등의 자원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삶을 결정

짓겠다는 의지의 표 이었지만, 배운 여성들을 모양처로 만들고 싶어했

던 남성들은 이를 ‘문제 ’이라고 일제히 비 했다.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자아에 한 욕구가 남성들의 통제를 넘어서는 순간 이 새로운 여성들의

외모는 사치와 허 으로 등치되면서 부정 인 신여성상을 만들어내곤 했

던 것이다.8)

독립 주체 형성과 새로운 모던 라이 스타일에 해 욕망하는 여성들

에 한 주류 담론의 주요한 태도는 이들을 통 인 젠더 규범을 일탈하

고, 자본주의 소비 욕망을 극 으로 드러내며,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망각하는 나쁜 여성들로 표상하는 것이다(서지 , 2006). 그리고 통제와

획일화의 시도들이 등장하는데 이는 주로 조선여자, 한국여자가 되어야 한

다는 구호 아래 이루어지게 된다. 즉, 여성 내부의 차이를 조장하면서

계화 시키는 남성 심 략들이 다시 소환되는 것이다. ‘한국 미덕을

갖춘 여자’와 ‘서구의 유행에 맹종하는 여자’라는 구분을 짓는 이러한 이데

올로기의 략들은 된장녀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드라마로 모양처형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 나’가 선정된 것과 무 하지 않다.

5. 2․30 싱 직장 여성들의 소비의 정치

그 다면 재 변화하는 한국사회에서 요한 집단으로 부상하고 있

는 2․30 고학력 여성 싱 직장인들의 실제 인 소비의 양상들은 어

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이 장에서는 이들의 소득과 소비, 거집단과

정보 유통 방식 등을 통해 여성들이 자신의 삶에서 소비를 조직해내는

방식들에 해 알아본다. 그리고 이들의 소비에 내재되어 있는 행 자

성과 더불어 이들을 소비하게 만드는 역학들에 해 살펴보려 한다.

8) “된장녀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1): 차라리 그냥 ‘쪼잔’해지지 그래?”, 필름 2.0,

2006. 8. 22.


1) 수입과 지출, 주요 소비 역

심층면 을 한 사례 여성들의 연 은 약 2500만원에서 6000만원 정도의

범 에 분포하고 있었다. 지출은 연 2400-3600만원(월 200-300만원)인

경우 월 70-150만원 정도, 그리고 연 3600-6000만원(월 300-500만원)인 경

우에는 월 150-350만원 정도로 연 이 높아질수록 지출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월에 정기 으로 하는 축은 거의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보통

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150만원 정도까지 계나 립식 펀드, 개인연 ,

장기주택 축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모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소득의

차이에 크게 상 없이 보통 한 달에 100만원에서 200만원은 지출로 나가

고, 100만원 정도는 축을 하는 패턴이 가장 일반 이었다.

소득 폭 지출 폭

연 2400-3600만원(월 200-300만원) 월 70-200만원

연 3600-6000만원(월 300-500만원) 월 150-350만원

<표 2> 사례 여성들의 소득과 지출 범

10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를 오롯이 용돈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자신

에게 투자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커지는 셈이다. 많은 여성들이 지

의 싱 의 기간을 어느 정도 즐겨야 하는 기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

에, 지나치게 소비 수 이 올라가지만 않는다면 제동을 걸지 않는 편이

었다. 재의 자유로운 상황과 비교하여 결혼을 했을 경우의 많은 제약

들이라든지, 결혼 이후 살림이나 육아 혹은 교육 등에 드는 비용을 생각

해볼 때 특히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된다. 한 재의 소비는 일종의 자

신에 한 투자 개념으로 생각되는데, 이는 커리어나 외모 등에의 투자

가 있어 지 이 요한 시기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일반 으로 이들에

게 있어 가까운 시기에 목돈을 지출할 것으로 상되는 곳은 결혼 자

2000-3000만원 정도 다. 남자 쪽에서 구매나 세로 집을 마련하고, 여

자 쪽에서 결혼 비용을 부담한다는 인식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월 100만원 정도의 축으로 2-3년 정도만 모으면 감당할 수 있게 되고,

따라서 특별히 소비를 제한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었다.


그 다면 게는 70-100만원, 많게는 200-300만원 정도를 지출하는

이들 2․30 여성 싱 직장인들의 주요 소비 역과 소비 패턴은 무

엇일까. 소비의 양상이나 소비가 주로 이루어지는 역들에 조 씩 차

이가 있긴 하지만, 소비가 많이 이루어진다고 공통 으로 언 되는 항

목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비교 반복 으로 언 되는

역들을 5개 정도의 역으로 정리해 볼 수 있었는데 이는 (1) 외모를

한 소비, (2) 음식 과 카페, (3) 해외여행, (4) 운동 자기 교육비,

(5) 문화생활 등이었다.

외모를 한 소비

패션(옷, 가방, 신발, 액세서리 등), 뷰티(화장품, 피부 리, 네일 어 등), 헤어 리 등

음식 과 카페맛집, 카페, 패 리 스토랑,

테이크아웃 커피, 런치 메뉴 등

해외여행 비행기, 숙박, 쇼핑( 지나 면세 ), 음식, 스 , 등

운동 자기 교육비

운동(요가, 헬스, 필라테스, 테니스, 골 등)외국어( 어, 국어, 스페인어, 불어 등)

취미계발(꽃꽃이, 요리, 피아노 등)

문화생활 화, 뮤지컬, 연극, 책, 미술 등

<표 3> 사례 여성들의 주요 소비 역

매일 입고 나가는 옷이나 소품, 그리고 매일하는 화장 등 ‘외모를

한 소비’는 여성들의 지출 특히 많은 역을 차지하며 여성들의 쇼

핑의 부분이 바로 이러한 뷰티, 패션 역과 계되어 있다. 먼 화

장품 라인을 랜드로 제 로 갖추면 30-40만원 정도가 기본으로 들어

가며, 피부 리나 마사지 등을 받으면 1회 5만원에서 10만원 정도가

지출된다. 옷이나 핸드백, 구두 같은 경우 백화 에서 사기도 하지만

가격이 비싸거나 선택의 폭이 제한되기 때문에, 시장이나 스타일리쉬한

작은 샾들, 랜드 할인매장, 명품 랜드 VIP 세일, 해외 지 할인, 면

세 쇼핑 등 다양한 통로를 활용하여 제품들을 구입하는 여성들이 많

았다. 그 지만 이러한 할인을 이용한 랜드 소비의 경우에도 기본

가격 가 있기 때문에 소비가 상당히 많이 이루어지게 된다.


두 번째로 2․30 싱 직장 여성들의 지출 많은 부분을 차지하

는 것은 친교와 유흥을 해 먹거나 마시는데 드는 소비이다. 시끌벅

한 고깃집이나 술집에서 많이 이루어지는 남성들의 친교나 유흥과는

달리, 여성들의 경우 조 조용하거나 분 기 있는 음식 과 카페를 찾

아다니며 즐기는 경향이 강하다. 괜찮은 식당의 경우 기본 2-3만원이

들고, 카페 같은 경우 5000원에서 1만원이 기본이지만 “남성들이 몇 차

까지 연속하며 하는 술자리”에 비해서는 비교 게 드는 편이다. 특

히 직장인들이 비교 여유롭게 모일 수 있는 주말 낮에 친구들과 함께

런치 하는 것을 즐기는 여성들이 많았다.

한 사례 여성들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휴양과 쇼핑 등 다양한

목 으로 로벌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많았는데, 이는 여성들의 소비

가 확장되는 주요 역 하나 다. 비행기 값과 숙박비 이외에도 도

쿄나 홍콩, 싱가폴, 상하이, 리, 뉴욕 등의 로벌 도시들로의 여행

에서는 지에서의 쇼핑이나 음식 등에 드는 비용이 많다. 이들 지역

에는 다양한 명품 랜드를 보다 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며, 국내

에 들어오지 않은 랜드나 작은 샾들의 보세 제품을 구입하기에도 좋

다. 해외에서의 쇼핑 역시 외모를 한 소비가 큰 비 을 차지하는데,

많은 여성들이 옷이나 소품들을 해외에 갈 때 많이 구입하고 있었다.

네 번째 주요 역은 ‘운동 자기 교육비’인데 주로 요가나 헬스 등

의 운동을 해 한 달에 5만원에서 20만원 정도, 그리고 어나 국어

등의 외국어 학습을 해서도 10만원에서 20만원 정도를 투자하는 여

성들이 많았다. 한 이 외에도 학창시 배우고 싶었지만 여유가 없

어 배우지 못했거나 심이 가는 다양한 활동들 - 피아노, 꽃꽃이, 요리

등 - 을 배우기 해 10-20만원 정도를 지출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

고 마지막으로 ‘문화생활’을 한 지출이 있었는데 화, 공연, 도서 구

입 등도 소비가 많이 이루어지는 역이었다. 가장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로는 화가 언 되는데 이는 보통 5000원에서 1만원 정

도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뮤지컬이나 연극, 콘서트 등을 좋아하는 이

들도 많았는데 보통 보상심리에서 제일 좋은 자리에서 본다고 하는 이


들이 많았다. 이럴 때 소극장 공연의 경우 약 5만원 정도, 형 공연의

경우 15만원 정도가 소비된다.

2) 거집단과 정보유통

이들이 이 게 자신의 삶에서 소비를 조직해내는 방식들은 이들의

거집단이나 정보의 유통에 의해 많은 향을 받는다. 이들에게 있어

일차 으로 요한 거집단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학교나 직장생

활 등을 통해 만난 래집단이다. 특히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거나

심사나 성향이 비슷한 주변의 여자 친구들, 연배가 비슷한 언니들은 이

들에게 있어 강한 참조 이 된다. 래집단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모임

과 화는 직장생활과 커리어의 기획, 연애나 결혼, 외모 리나 소비정

보 등 다양한 테마들을 심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이들이 스트 스

를 해소하고 즐거움을 찾거나 상호 생각과 정보를 교환하고 간 경험

을 넓 가는 기회들이 된다. 그런데 이 게 다소 동질 인 성격을 띠

는 래집단 내부에서는 자극과 경쟁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커리어 기

획과 소비 등 삶의 반에 많은 향을 미치기도 한다.

사례 여성들은 주 에서 역할모델이나 멘토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싱 여성이든 기혼 여성이든 간에 행복하게 커리어

와 삶을 조화시키며 안정된 기반을 마련한 여성 롤모델들을 실에서 발

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들을 매혹시키고 있

는 것은 바로 로벌 미디어 컨텐츠들을 통해 달되는 텍스트와 캐릭터

들이다. 코스모폴리탄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소비생활에 익숙한 이들

에게 있어, 최근 2-3년 새 크게 증가한 로벌 미디어 컨텐츠들, 특히 이

에서도 2․30 싱 여성들을 주 타겟으로 한 다양한 매체들은 이들

에게 다양한 이유들에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여성 이블

채 이나 칙릿 등을 통해 달되는 화려한 싱 여성의 캐릭터나 메시지

들은 흥미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멘토링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물론

부분 이러한 텍스트들에서 발견되는 가벼움이나 소비주의 경향성,

타지 성격들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러한 특징 요인들이 엔터테


인먼트, 혹은 동경이나 리만족의 측면을 강화시킨다고 이야기했다.

주 래집단과 로벌 미디어라는 거집단 외에 인터넷이나 잡지는

이들에게 일상 인 정보 유통의 통로가 되어주고 있었다. 이들은 포털사

이트의 기사를 읽으며 그날의 이슈들을 살펴보고, 커뮤니티나 블로그를 통

해 인맥을 리하거나 정보를 공유한다. 그리고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원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구매하는 등 많은 활동들이 인터넷과 연계하

여 이루어지고 있었다. 한 미용실이나 까페, 헬스클럽 등에 비치되어 있

는 잡지들 한 최신 트 드를 짧은 시간에 훑어볼 수 있는 통로가 된다.

3) 2․30 싱 직장 여성들의 소비에 한 문화정치 해석

그 다면 2․30 싱 직장 여성들의 소비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문화정치학은 무엇일까. 여성들이 소비하게 만드는 역학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다고 해서 이들의 소비를 단순하게 수동 인 행

라 볼 수는 없다. 사례 여성들은 재 자신들이 처해있는 상황에서

버텨내고 생존해나가기 한 자구책으로서 극 으로 이들의 심리와

라이 스타일을 악하며 고드는 시장의 옵션들을 채택하고 한 활

용하고 있었다.

가. 소비력의 활용: 탈출구로서의 소비, 로페셔 여성성

지 의 구

심층면 을 한 여성들의 이야기에서 자주 발견되는 것은 이들이 자

신이 가진 소비력을 활용하여 자신들이 처해있는 상황을 버텨내고, 더

나아가 생존해나가기 해 노력하고 있는 이었다. 이들이 느끼는 스

트 스와 우울함, 그리고 피곤함은 특히 소비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들

이었다. 이러한 ‘탈출구로서의 소비’ 측면에서 가장 많이 언 되는 것

은 특히 해외여행과 쇼핑이었다. 로벌과 소비에 한 욕구가 있는

이들에게 직장생활은 소득을 얻게 함으로써 이러한 욕구들을 보다

극 으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직장

생활로 인해 래되는 시간 , 공간 제약은 여타 활동들을 제한시키

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은 휴가나 주말 등 잠깐씩 나는 틈을


이용해 해외여행이나 쇼핑을 즐김으로써 스트 스나 피곤함을 압축 으

로 해소하고 있었다. 특히 소득이 높지만 노동 강도 한 매우 높은 회

사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이러한 소비는 보다 강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왜 그 게 많이 쓰는 거 같아?) 스트 스 받아서. 그러니까 평상시

에……. 뭐 주말에 출근하고 모델하우스 때문에 그냥 계속 얽 있었

다. 그러면 시간 나는 날, 딱 짬이 생기면 몰아서 하는 거야. 오늘 아

니면 못 산다. 그런. (근데 큰 즐거움을 주기도 하잖아.) 근데 그게 되

게 우울하기도 해. 즐거움이 그거 밖에 없다는 게……. (다른 즐거움

은 뭘 갖고 싶어?) 시간을 좀 가졌으면 좋겠어. 진짜, 짧은 시간에 압

축 으로 뭘 풀려니까 돈을 써서 막 풀어야 된다니까. [사례8, 사례10]

여행이나 쇼핑 외에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분 기 있는 까페에서 친

구들과 이야기하기, 요가나 헬스 등의 운동을 하거나 마사지를 받기,

뮤지컬이나 콘서트 등의 공연 람하기, 다양한 취미계발 등 2․30

여성 싱 직장인들이 재의 상황을 버텨내고 생존해나가기 한 자

구책의 일종으로 채택하는 소비 역은 다양하다. 로벌과 소비, 그

리고 문화에 한 감수성과 욕구가 강한 이들은 자신들의 소비력을 활

용하여 이들에게 착되어 기획되는 시장의 첨단 소비 트 드들을 빠

르게 수용하며 일종의 탈출구로서의 소비를 하고 있었다.

‘ 로페셔 여성성과 지 의 구 ’9) 측면 역시 이들이 극 으로

소비력을 활용하게 되는 주요 요인이었다. 특히 국내 기업에서 일하는

이들의 경우 복장규정이 까다롭고, 특히 여직원들에 한 복장 간섭이

심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소비가 많이 이루어졌다고 했다. 회사에 입

9) 리만(Freeman, 2000)은 캐러비안 연안 바바도스에서 새로운 직종으로 부상하

고 있는 정보처리 역에 은 여성들이 거 유입되면서 기존의 일반 남성 사

무직을 칭하던 화이트칼라가 아닌 “핑크칼라”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조명

하 다. 여성들에게 외모와 노동 실천 모두에서 “ 로페셔 리즘”이 강조됨에

따라, 이들은 “이상 ” 노동자에 한 기업의 로 일을 재정의하고 그들 자신

의 핑크칼라 정체성을 창조하다. 리만은 이 핑크칼라 노동자들에게 있어서

생산의 세계화와 소비의 세계화와 따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사해서 1, 2년차 되는 해에는 특히 철마다 정장 등 옷을 구입하고 그에

맞는 핸드백과 구두도 사면서 돈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성과 의

폭이 크고 소득이 다소 높은 외국계 회사들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거래처나 고객과 만날 때 ‘쉽게 드러나 보이는’

소품들에 신경을 쓰거나, 때로는 업무상 티를 한 드 스나 구두 등

을 구매하면서 명품 소비가 이루어진다. 많은 여성들이 직장의 분 기

에 맞는 ‘ 로페셔 여성’의 이미지를 구 하면서 돈을 많이 쓰고

랜드 소비가 진된다고 이야기했다.

(가방에는 왜 그 게 투자하세요?) 직장 다니면서……. 아무래도 거

래처가 많다 보니까 그 때부터 좀 신경을 쓴 거 같아요. (그런 게 요

해요? 거래처와 만날 때 뭔가 소품이라든지…….) 아무래도 있는 거

같아요. 옷도 그 고……. 근데 회사에서는 정장을 입고 나가야

되는 분 기 는데, 지 회사는 워낙 야외에서 이벤트 식으로 하는 야

외 일이 많다 보니까 청바지 입고 가도 결례가 안 되긴 하지만 가

방이나 그런 거는 그래도 좀 그 죠. (아이템, 가방 정도는 확실히 챙

겨야 되는 건가요?). 옷은 좀 그 게 입어도 가방하고 뭐 를 들면 수

첩이나 다이어리 꺼냈을 때나 명함 이스 같은 거는 신경을 써서 들

고 다니죠. (잘 드러나 보이는 것들이요?) 그런 것만. [사례16]

나. 제약: 소비의 계 이고 경쟁 인 성격, 워커홀릭-첨단소비

시스템의 본질 인식

그런데 이러한 2․30 싱 직장 여성들의 소비력의 활용은 근본

으로 제약을 가진다. 이는 이 여성들의 소비를 추동하는 사회 인 논

리 자체에 내포되어 있는 것이기도 하다. 보드리야르가 지 하고 있듯

이, 과잉소비를 추동하는 논리는 구매력 상승에 따른 개인들의 욕구충

족의 논리라기보다는 기본 으로 사회 반 인 시스템에 침투해있는

소비의 계 이고 경쟁 인 성격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집

단 인 차이화의 논리 자체가 없어지지 않는 한 소비욕구는 충족되지

않고 무한히 상승하며, 특히 자신들이 동일시하는 집단에 의해 소비가


보다 경쟁 으로 진되는 경향이 있다. 여자들 사이에서 진되는 외

모 비교와 소비 경쟁이 때로 우울함과 피곤함을 유발한다는 [사례3]의

경우처럼, 여성들의 극 인 소비력 활용은 때로 심리 불안이나 불

만족을 증가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난 진짜 비교를 계속 해. 고등학교 때부터도 그랬는데 나는 10을

가졌고 쟤는 3을 가졌어. 나는 그 3이 부러워. 왜냐면 나한테 그 3이

없어. 난 그 3이 부러워. 난 10인데, 10개를 가졌는데도 세 개 가진

게, 그 세 개마 도 부러운 거야. 나의 우울함과도 연결되어 있고.

그런데 책에 보니까 그게 특히 여자들이 심하다고 그러더라. 그러니

까 비교하고 서로 나만의 그건 아닌 거 같아. 근데 소비가 그런데서

많이 진돼. (회사 비서 집단 내에서도?) 그 그룹 안에서 서로 보면

서 비교하면서 더 진 돼. [...] 동료들, 친구들. 그리고 동료들이라

그러면 우리 회사의 비서들이 좀 그런 게 있어. 비서들이 충 학력

들이 비슷하고 학교 후배들, 선배들도 있어. 걔네랑 특히 비슷하지.

걔네들끼리 특히 심하지. [사례3]

한 여성들은 성취와 생존을 해 상당히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으

며, 이는 고소득 문직으로 갈수록 보다 심화되어 거의 워커홀릭처럼

일을 한다는 여성들이 많았다. 이러한 가운데 틈이 날 때 스트 스 해

소 혹은 자기계발을 한 소비를 확장시키며 유지하는 라이 스타일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인다. 그러나 당사자들에게 이는 지속가능하다기보

다 소모 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 실제로는 워커홀릭과 첨단소비의 태

도가 맞물려 상승작용 하는 것을 종용하는 라이 스타일을 보다

히 경험한 여성들은, 여유도 없고 모이는 돈도 많지 않은 생활에서 가

끔 의미를 찾기가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일에서 성취하면서도 자신만의 여유를 가지고 화려한 싱 라이 스타

일을 유하는 ‘섹스 앤 시티’ 여성들의 삶은 이들에게 있어 동경의 차

원이 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싱 의 모습은 실제 뉴욕커

들에게도 쉽지 않은, 싱 여성을 한 타지라 할 수 있다.


평범한 가정에서 유학을 갔다 오고, 문직 여성? 뭐 수입은 괜찮

아. 그런 여자들이 실에서 살아남기 해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데…… 그 게 모여 다니면서 런치와 티를 즐기면서 섹스

트 에 한, 그러니까 어떤 한 부분을 굉장히 극 화해서 했기 때문

에 드라마가 되는 거죠. 분명히 20 , 30 ……. 20 는 잘 모르겠는

데, 30 반?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고 직장에서 일이 익숙해지고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런 여성들에 있어서 그러한 토픽이나 그러한 상

황은 가능해요. 실제로 그 게 되고. 하지만 그건 굉장히 극소수의

타임. 그니까 한 달에 한 번? 그런 것들이지. 매일 일어날 수는 없는

일들. 를 들면 얼마나 일을 열심히 해야 되는데……. [사례15]

다. 소비사회의 간 : 돈벌이와 외모 가꾸기가 갖는 힘

사례 여성들의 소비력 활용과 소비의 확 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먼

이들이 소비사회에서 돈벌이가 갖는 힘의 측면을 잘 간 해내고 있

다는 것이다. 여성들의 사회 성취가 장려되고 이들의 경제 역할이

증 되는 시 에 이들의 사회 진출 확 와 구매력 확 는 재 사회

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다양한 자원과 욕망을 바탕으로 커리

어에서의 성취를 추구하고, 이에 따라 확보되는 소득으로 여가와 소비

에도 극성을 보이는 2․30 고학력 싱 직장 여성 집단의 움직임

은 사회 반 으로 다양한 변화의 흐름들을 주도하고 있다.

(2․30 싱 여성들 심으로 마 도 활발하고, 잡지도 나오

고, TV 채 도 나오고 그 잖아요. 어떤 거 같아요?) 기업 입장에서

봤을 때 정말 딱 맞는 소비계층이고 진짜로 맞는 근법이에요. 왜냐

면 돈을 쓸 수 있고, 자기를 해서 계발을 하고, 그리고…… 무엇보

다 소비를 좋아하는 딱 맞는 타게 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무나

맞는 타게 이고 포텐셜 마켓이고. 포텐셜 마켓이 아니라 지 뭐

무 큰 마켓이기 때문에 충분히 맞는 근인 것 같아요. 그리고 여자

들 스스로의 측면에서 봤을 때도 그게 좀 사회 으로 시끄러운 부분

이 있다면, 그건 변화하는 과정이니까. 여자가 경제 인 능력이 별로

없었을 때, 남자의 소비패턴에 의존해야 했을 때, 그리고 여자 스스로

도 당당하지 못했을 때에서 넘어오는 시기……. [사례15]


한 이 여성들이 간 해내고 있는 것은 소비사회 시스템에서 외모

가 갖는 요성이다. 직장생활에서 외모의 리가 성공이냐 아니냐를

좌우하는 지 않은 요인이 되는 것을 목격하면서 시간과 장소에 맞는

자기 세 , 비되고 세련되어 보이는 외모를 연출하기 한 노력이

요함을 인식하게 된다. 이는 사회에서 외모로 평가받는 경향이 강하며,

외모나 스타일을 한 투자가 보다 용인되고 장려되는 여성들에게 보

다 민감하게 다가오는 측면이 있다.

내가 회사를 다니면서도 으로 공감하는 부분이, 외모는

무 요해요. 그러니까 호감 가는 외모, 막 이 게 쁘지 않더라도

그것 때문에 사실 생존하는 경우도 있고 실패하는 경우도 무 많기

때문에 자기 리 차원에서의 기본 인 투자와 이런 꾸 은 진짜

base 로 있어줘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에 하난데.. 잘 못하고 있

어요. 아침에 회사 와서 립스틱 바르고 ‘이거 하구서 이거 해야겠다.’

고 생각하는데 매 번 놓쳐요. 무 바빠서. 는 개인 으로 호텔

행사도 되게 많고 이런 데 딱 나갔을 때, 그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는 아웃룩. 옷이랑 체 인 토털을 다 포함을 해서 얘

가 어느 정도 그 상황에 맞아줬을 때, 그 분 기를 주도할 수가 있는

거 같아요. 체 으로 자기 세 을 해주는 거겠죠. 마이 리티가 아

니라 마조리티로서 갈 수 있는 거는 TPO에 맞는 아웃룩을 갖춰줘야

되는 거 요. [사례13]

소비사회 시스템에서 돈벌이와 외모를 가꾸는 것의 힘에 해 간 해가

며 여성들은 새로운 사회 시스템에서 생산과 소비, 문화의 주체로서 부상

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시스템 자체의 논리에 보다 강하게 편입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측면 역시 간과하기 힘들다. 소비력 활용과 외모 가꾸기

가 환 받는 것에 해 간 하며 움직여가지만 이러한 간 는 ‘부분 ’인

측면을 지닌다. 이는 재 이들의 구매력에 주목하며 여성들을 극 으

로 소비주체화 하는 시장의 략과 병행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표면

으로는 여성들의 능력과 감수성이 인정받는 것으로 보이는 시 이지만,

동시에 극 으로 소비주체화 되면서 외모 지상주의와 번만큼 쓰게 만드


는 시스템에 보다 강하게 편입되는 흐름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시 여성들의 경제 기반을 취약하게 만들거나 외모로

단되는 경향을 강화시키며 다양한 의무를 가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6. 결론

이 논문에서는 재 한국사회에서 강화되는 로벌라이제이션과 신자유

주의 구조조정의 흐름 속에 속하게 새로운 사회 주체로 부상한 2․

30 싱 직장 여성들이 주요 분석 상이었다. 재 20 후반에서 30

반의 연령 에 치해 있는 여성들은 90년 학번들로서 10년 신

세 , X세 로 불리며 많은 사회 심을 모았던 이들이다. 이들은 어렸

을 때부터 자아실 을 하고 남성들과 동등한 계를 맺는 여성상을 학습

하며 자라났으며, 소비생활에 익숙하고 문화와 로벌에 한 감수성과 욕

구가 강한 편이다. 이 게 가부장 사회 시스템에 한 항 혹은 탈출

의 욕구, 다문화 감수성과 소비에 한 욕망이 있는 이들은 보다 극

으로 로벌을 욕망하게 되면서 새로운 시스템으로 이행해가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이 게 독립 인 경제 주체와 사회문화 주체로

부상하는 가운데 한 목격되는 것은 이들이 강력한 소비계층으로 부

상하고 있는 상이다. 재 이들 2․30 싱 직장 여성들의 욕망과

경제력에 주목하며 로벌 라이 스타일을 유하는 ‘화려한 싱 ’ 여

성들을 한 시장이 속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칙릿 장르와 여성 자기

계발서 같이 이들 집단에 집 한 텍스트들 역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이들의 코스모폴리탄 지향성과 스타일의 변화는 최근의 ‘된장

녀’ 논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과잉소비 이고 서구지향 이라는 비

난의 표 이 되기도 하 다.

2․30 고학력 싱 직장 여성들의 소비의 정치학에서 볼 수 있던

것은 먼 이들이 재 처해있는 상황에서 생존하고 한 성취하기

해 다양한 략들을 모색하는 가운데 자신들의 소비력을 활용하고 있

다는 이었다. 여성들은 일종의 탈출구로서의 소비와 로페셔 여


성성과 지 의 구 을 한 소비를 확장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이러한 소비력의 활용은 재 강화되는 시스템 자체의 논리 - 소비의

계 이고 경쟁 인 성격과 워커홀릭과 첨단소비의 종용 - 에 의해 포

섭되고 제약되는 측면이 있다. 여성들은 소비사회 시스템에서 돈벌이

와 외모 가꾸기가 갖는 힘에 해 간 하며 소비력을 활용하지만, 이들

의 이러한 시스템에 한 간 는 어떻게 보면 부분 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구매력과 욕망들에 주목하며 극 으로 소비주체화하는 시장

의 략들과 병행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근 는 여성들을 생산과 일터로부터 소외시키기보다 소비자로 부상

시키는 략을 택했는데, 그래놓고 여성들의 소비를 비 하는 남성주의

여론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 들에도 불구

하고 재 한국사회는 격하게 신자유주의화하며 보드리야르가 말하

는 소비사회의 형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돈을 잘 버는 층과 기업문

화 등에서 그 이 첨 하게 드러나고 있는데, 이때 그 드라마의 주인공

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싱 여성’이다. ‘된장녀’ 논쟁과 ‘화려한 싱 ’

논의가 공존하고 립하고 있는 재의 한국 담론 지형에서의 이

분법과 분열증 양상들을 넘어서서 보다 심도 깊고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재 한국사회에서 강화되고 있는 새로

운 모던 로젝트의 흐름들이 시민 삶과 여성들에게 미치는 향들이

무엇인지에 한 심층 분석과 성찰들이 요한 시 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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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주는 연세 학교 학원에서 사회학 석사학 를 받고, 2008년 가을학기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학교(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의 인류학 박

사과정에 진학할 정이다. 사단법인 하나의 문화에서 여성가족부 공동 력사

업과 가족문화조성사업의 기획 원으로 일하 으며, “차가운 근 에서 따뜻한 근

로: 핫, 쿨, 웜 세 간 소통”, 『가족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마을로- 돌 과 배움

의 공동체』(공 ) 등의 논문과 서가 있다. 2007년 제7회 『사회연구 학술상』

장려상을 받았다.

[2007. 3. 31. 수; 2007. 9. 12. 채택]

화려한 싱글과 된장녀 : 20, 30 대 고학력 싱글 직장 여성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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