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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화2020년 1월 30일 목요일8
제주 바다도종환
당신은 이곳에 오시어 꽃 피는
시절만 보고 가십니다
복숭앗빛 노을 속에 뜬 새 한 마
리 기억만을 담아가십니다.
발끝 잔물을 적시며 나누던 아
름다운 이야기들의
추억만으로 오늘로 또 이곳에
오십니다.
그러나 당신은 비명과 총소리
이 갯가에 가득하던 때의
저녁 비린내를 알지 못하십니다.
먹구름에 쫓겨 황급히 달아난
사람들 생각에
산 그늘진 마을 한 쪽을 모르십
니다
당신은 언 발을 구르며 돌아오
지 않는 사람들을 기다리던
우리들 피 묻은 추억을 생각지
못하십니다
불덩이로 솟았다 지금은 가슴
곳곳 구멍이 뚫린 채 식어 있는
돌멩이들처럼
아직 우리의 가슴은 메워지지
않는 채 이 바닷가에 쓰러져 있
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무엇이 섞어서
이곳에 꽃 한 송이를 키우는가
생각합니다
무엇이 살아 저렇게 이파리들
몸서리치게 흔들고 있는지 생각
합니다
오늘도 밤새가 울어머니 내 나
잇적 똑같은 소리로 우는지 생
각합니다
제주도 여행은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을 만나는 일이다. 다크
투어리즘이란 전쟁이나 학살 등 잔
혹한 사건이 일어났던 역사적 장소
나 재난과 재해 현장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는 것이다. 사람들은 왜
가슴 아픈 역사를 기억하려 할까?
그것은 과거의 비극을 어떻게 바라
보고 대처하는 것에 따라 미래가
달라지기 때문일 것이다. 아름다운
제주도, 그런 제주도를 깊이 들여다
보면 그 속내는 너무 처절하다. 제
주섬을 찾은 관광객들은 처음 공항
에 발을 내딛는 순간, 그곳이 4 3
당시 참혹한 학살터였음을 모른다.
제주도의 이름다운 풍광이 깃든 곳
곳은 4 3 당시 학살터였음을 아는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다. 4 3평화
공원, 섯알오름학살터, 북촌너븐숭
이, 표선해수욕장, 정방폭포, 제주
국제공항, 그리고 터진목학살터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저마다
사연이 있다.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자연과 문화를 하나의 이야기로 풀
어내 여행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특히, 스토
리텔링 기법을 이용하면 눈으로 확
인할 수 있는 문화재나 자연이 비
록 적다하더라도 여행자의 상상력
을 불러내 실재 존재하는 것보다
훨씬 큰 감동과 느낌을 준다.
(김관후 작가 칼럼니스트)
(44)탄식과 절규… 그 너머 마음 밝히는 풍경들
2019보도사진전 출품작.
사진은 때로 글로 빚은 문장보다 큰
울림을 준다. 한 장의 사진이 백 마
디의 말을 뛰어넘는 일을 여럿 봤을
터다. 여기, 사진으로 오늘의 제주를
써내려가는 이들이 있다.
한국사진기자협회 제주도사진기자
회(회장 강희만)가 지난 한해 제주에
서 벌어진 사건과 사고, 이슈 등을 포
착한 사진들로 2019년을 정리한다. 2
월 1일부터 6일까지 엿새 동안 제주
도문예회관 1전시실에서 이어지는
2019보도사진전 이다. 제주도사진기
자회 소속 5명의 기자들이 제주도내
곳곳을 누비며 사진으로 취재한 사진
120 여점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거기엔 70 여년의 기억을 잊지 말
자는 제주4 3 추념식의 눈물과 위로
가 있고 제2공항 즉각 중단을 촉구하
며 16일 째 단식 투쟁중인 어느 제주
도민의 절규가 있다. 거센 바람에 맥
을 못춘 채 무너진 비닐하우스 너머로
일상의 풍경이 다가오고 자연재해 현
장으로 간 자치단체장들의 근심어린
표정도 보인다. 제주사회에 충격을 안
긴 고유정 살인 사건, 영리병원을 둘
러싼 논란의 나날도 사진에 담았다.
눈을 질끈 감고 싶은 장면만 있는
건 아니다. 제주섬에 더 오래 머물고
싶도록 만드는 자연 생태와 풍광, 제
주 사람들의 잔잔한 일상도 제주의
오늘로 기록해 뒀다.
강희만 회장은 소속 회원들이 땀
방울로 기록한 생생한 사진들을 한
자리에 펼쳐놓게 됐다 며 올해도
역사의 기록자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현장을 꿋꿋이 지키겠다 고 말했다.
앞서 제주도사진기자회 소속 기자들
은 지난해 한국사진기자협회가 주최
하는 이달의 보도사진상 부문에서
최우수상 5회, 우수상 2회 수상 실
적을 거두었다.
진선희기자 [email protected]
제주도립 제주합창단이 2020년 봄엔
새로운 지휘자를 맞이할 수 있을까.
제주시는 지난 28일자로 제주합창단
상임지휘자(상근) 공개모집 공고를
냈다.
제주합창단은 2018년 4월 9대 지
휘자 위촉 기간 만료 이래 2년 가까
이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지
난해 2월에는 특별전형을 통해 후임
자 위촉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대
신 이 과정에서 도립예술단 설치 운
영 조례를 개정해 특별전형 대상자
는 최소 2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 는
내용을 신설하는 등 애먼 조항만 손
질하는 일이 벌어졌다.
상임지휘자 공석이 길어지면서 그
간 제주합창단 활동도 비정상적 으
로 운영되어 왔다. 객원지휘자를 초
청해 기획연주회는 개최했지만 상임
지휘자가 부재중이라는 이유로 정기
연주회가 중단됐다. 2018년 2월 열린
99회 정기연주회 이래 지금껏 100회
를 잇지 못하고 있다.
제주합창단은 1985년 제주시립합
창단으로 창단해 제주를 대표하는 공
립합창단으로 여러 빛깔 무대를 이어
왔다. 1999년엔 창작뮤지컬 자청비
를 선보였고 2002년과 2003년에는
제주시가 만든 창작오페라 백록담
공연에 참여했다.
이번에 선발하는 10대 상임지휘자
는 전국에 걸쳐 공모가 이루어진다.
경력 학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1
차 합격자를 정하면 이들을 대상으로
자유곡, 지정곡, 초견곡을 직접 지휘
하는 실기 평가와 면접 전형을 실시
한다.
원서 접수는 2월 17~19일 3일 동
안 진행된다. 2월 21일 서류 전형 합
격자 통보, 3월 28일 실기와 면접 심
사를 거쳐 3월 31일 최종 합격자 발
표를 예정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제주시 홈페이지 등 참고. 문의
064)728-2712. 진선희기자
제주도 세계지질공원의 지속가능발
전 기반구축을 위해 제주형 지오투어
리즘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
다. 김범훈(사진) 사단법인 지오제주
(Geo-Jeju)연구소장은 최근 제주
연구원 제주학연
구센터 지원을
받은 제주도 세
계지질공원의 지
오투어리즘 현황
과 지속가능발전
기반구축 연구
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오는 9월 제주에서 국
내 최초로 개최되는 2020년 유네스
코 세계지질공원총회(GGN)를 앞두
고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인증 10년
간의 성과와 개선방안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
범훈 소장은 이를 위해 세계지질공원
13개 대표명소의 지오투어리즘 현황
과 지속가능발전 실상을 현장 조사했
다.
그 결과에 따라 김 소장은 일부
대표명소를 제외하면 미흡 과 보
통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며 대표
명소의 지오투어리즘 여건과 잠재력
은 충분하지만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평가하기에는 보완과 개선해야 할 점
이 적지 않았다 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제주형 지오투어리즘 실
현을 위한 방안으로 ▷지역의 역사문
화유산과 지역민 삶을 연계한 마을
이벤트 상설 ▷주제가 있는 탐방로인
지오트레일 확대 운영 ▷지역 지오브
랜드 특성화와 파트너십 확대 ▷초
중 고 지역학교와 환경교육 정례화
▷안내 매체의 대표성과 통일성 구축
▷탐방객과 소통하는 해설 시스템 구
축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대응체계
가시화 ▷관리 운영의 체계화와 전
문인력 대폭 충원 등 8가지를 제시했
다. 그는 이같은 방안의 실현을 위
해 지역민, 전문가, 교육과 행정 당
국, 관광업계 등이 망라된 협의 네트
워크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며 외부
전문가와 지역민이 함께하는 정기적
인 평가와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고
덧붙였다. 진선희기자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문화
누리포럼은 이달 30일 오후 2시 도의
회 소회의실에서 제주 인문학진흥 지
원제도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연다.
이날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면 박
사가 인문정신문화 진흥 정책의 중
요성과 제도의 필요성 에 대해 주제
발표하고 강봉수 제주대 윤리교육과
교수, 전영준 제주대 사학과 교수, 문
순덕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윤진
남 제주도문화정책과장, 이인옥 제주
도평생교육과장 등이 토론한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정월대보
름날(음력 1월 15일)과 연계해 2월
8일 창의야 나랑 놀자 프로그램을
펼친다.
창의야 나랑 놀자 는 매월 둘째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초등생을 대
상으로 진행되는 생활 속 과학, 자연
속 과학 프로그램이다. 이날은 김효
은 작가와 함께 흰쥐 캐릭터를 주제
로 캘리그라피 액자를 만드는 체험을
벌인다. 박물관 홈페이지로 선착순
접수한다. 문의 064)710-7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