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함께해요 - c.h.a2015년12월호. 통권제133호 발행일2015년12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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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마켓과 문화재청 홈페이지(www.cha.go.kr)를 통해 <문화재 사랑>을 만나보세요 | 모바일앱진 | | 전자책 | 발간등록번호 | 11-1550000-000370-06 ISSN | 2005-3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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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우리가함께해요 - C.H.A2015년12월호. 통권제133호 발행일2015년12월1일 창간일2004년10월29일 발행처문화재청대변인실(우)35208 대전서구청사로189

앱마켓과문화재청홈페이지(www.cha.go.kr)를통해<문화재사랑>을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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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등록번호| 11-1550000-000370-06ISSN | 2005-3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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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함께해요

하나희망과긍정의뿌리

둘꽃속에피어나는희망

셋긍정적사고가불러오는삶의메시지‘희망’

DDEECCEEMMBBEERR 22001155VVOOLL.. 113333한국인의

마음

희망希望

긍정적인마음으로미래를열어나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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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마음 ‘희망希望’

긍정적인마음으로미래를열어나가다

자연과화합하고인간을존중하며정성으로살아가면순리대로모든일이잘되고대대손손복을받는다고여겼던우리조상.막연한기대나과도한욕심이아니라바른마음을갖고옳게행하고자노력하고,어둠속에서도그이면의희망을발견했던그마음은불안시대를살아가는우리가되새기고계승해야할소중한정신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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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희망希望’

긍정적인마음으로

미래를열어나가다

희망과긍정의뿌리

김윤경

꽃속에피어나는희망

신정일

긍정적사고가불러오는

삶의메시지‘희망’

유경철

온돌과아랫목

김준봉

이냉치냉以冷治冷의 지혜가담긴겨울별미

-평양냉면, 함흥냉면

이애란

화산과물이만든신비

-제주서귀포쇠소깍

김새별

파편에담긴서사,

그상흔을치유하는예술혼

-도자기작가이수경

성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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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편 모여라, 8자놀이

이수정

해와달을읽는사람들, 역산가曆算家

이용복

한국의근대음악사를간직한

배재학당피아노

이순령

자연그자체이자인간의

기술로만든최고의결과물

-프랑스의미식문화(Gastronomic meal of the French)

이미령

물놀이테마파크보다

더 흥미진진한문화재체험

-동해, ‘물, 동심에스며들다’정진우

백제역사유적지구를탐방하고서

홍순례

백정출신한국최초서양의사, 박서양

유환석

2015년 문화재청업무성과-문화재보존을위한약속, 이렇게실천했습니다

따뜻한금융, 함께성장하는사회-신한은행

이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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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호. 통권제133호발행일2015년 12월 1일 창간일2004년 10월 29일

발행처문화재청대변인실(우)35208 대전서구청사로189정부대전청사 전화 (042)481-4675 전자우편[email protected]

발행인나선화 제작총괄안형순, 이선준, 김수현 편집위원김성도, 김지성, 방인아, 이신복, 임은경, 장영기, 정규연, 김정임, 오춘영, 황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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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유교에서는성인의말씀을기록한여러경전들을읽고

그 내용을실천하는것을매우중시했다. 앞서말한『격몽요결』은

율곡이이(李珥, 1536~1584)가어린학동들을위해서이러한공부의지침

을일러준책이다. “반드시목표를세우고한터럭만큼이라도자신

을낮게보고물러서거나다른일로미루려는생각을해서는안된

다.”는것은인간이타고난바탕은어리석은자이건성인이건누구

나다똑같이선하기때문에자신의본바탕을믿고포기하지않으

며 열심히노력한다면언젠가는인간으로서최고의경지인성인이

될 수있다는뜻이다. 이것은유교사회에서성인으로추앙된공자

의 생각을계승한것이다. 한번은제자염구가 “선생님의도를좋

아하지않는것이아니라능력이부족합니다.”라는제자염구의말

에, 공자는 “지금너는미리한계선을그어놓고스스로한정하고

있는것이다.”라고말한적이있다( 『논어』옹야). 유교에서가장어리석

은사람은자신의능력을믿지않고자포자기하는사람이다. 불교나

도교에서도마찬가지다. 최고의 경지, 궁극적인목표의추구는그

가능성과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이런

믿음위에서남이한번해서되면나는열 번하고중도에포기하지

않겠다는불굴의의지로노력하는것이다.

전통사상에서긍정과희망은개인의성찰뿐만아니라사

회 공동체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녹아있다. 한 시대의 흐름에는

번성기와 쇠퇴기가 있기 마련이다. 혼란기에 접어들면 불안한

심리가괴담이나종말론으로이어지기도하고때로는이 종말론이

종교적인논리로성립되기도한다. 하지만우리의전통사회의특징

01. 조선중기에허균(許筠)이 지은 『홍길동전』의 주인공이 1500년(연산군6)을전후하여한양근

교에서농민무장대의지도자로활약했던실존인물이었음이밝혀지면서홍길동출생지를복원

한 생가터이다. 『홍길동전』은 어려움을딛고다시일어난자만이세상을구원할수있다는희망

의 메시지를담고있다. ⓒ두피디아 02. 부여천진전단군화상. 단군신화의바탕에는우리민족

의 시조가곧하늘의자손이라는천손의식이깔려있다. ⓒ연합콘텐츠

희망과긍정의뿌리

반드시스스로성인이되겠다는목표를세우고, 한터럭만큼이라도자신의능력을낮게보고그목표로부터물러서거나

다른일로미루려는생각을해서는안된다. 보통사람들도타고난본성은성인과똑같은것이다. - 『격몽요결擊蒙要訣』입지立志

전통사회가지향했던가장이상적이고인간적인목표는훌륭한성인혹은도인이되거나

자기안의참된본성을깨닫고스스로부처가되는것이었다.

따라서공부하는자라면누구나더 나은사람이되고자노력하는것을미덕으로삼았다.

글. 김윤경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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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혼란기가 곧 세상의 종말로 이어진다는 논리가 존재하지 않고

개벽으로더 좋은새로운세상이도래한다는논리가유행한다는것

이다. 그리고 이때마다도탄에빠진세상을구제하는인물과이를

예언하는책이등장한다. 『도선비기』, 『남사고비결』, 『토정비결』, 『정

감록』등이그것이다. 물론이 책들은도참서에해당하고이것이정

치적으로악용된폐단도있었다. 그러나이것이형성된배경이나이

를믿는민중의마음속에는혼란기를거치더라도새로운세상을맞

아다시살수있다는희망과바람이담겨있다. 세상이

어지러울때는이를구제해줄구도자가나오고세상

의 끝은멸망이아니라는사고는미륵불사상에서도

찾아볼수있다. 미륵불은석가모니부처가열반에

든이후56억 7천만년뒤에나타나이 세상을구

원한다는미래불이다. 미륵불이출현하는세상은이상세계로유리

같은깨끗한땅에꽃과향이덮여있다고한다. 그리고그때의사람들

은수명도길며금은보화를보고도사사로운욕심을내지않아서대

부분깨달음의경지인아라한과를얻는다고한다. 이 때문에미륵불

을믿는사람들은현생에수많은선행과수행으로미륵불이출현하

는미래에태어나자신도깨달은부처가되기위해노력해야한다고

믿었다. 미륵불사상은선악이공존하는고통의바다인현 세계가멸

망하거나고통의악순환으로이어가는것이아니라언젠가는모두

구원받는이상세계가올것이라는희망을담고있다. 도교에서도마

찬가지이다. 도교에서는신통한도인이나타나세상을구한다. 도교

의도인들은매우많지만대표적인도인으로는태상노군을들수있

다. 태상노군은도가사상의원류인노자를말하는데그가세상이혼

란할때마다매번다른모습으로나타나세상을구원한다고한다.

그러면어떤사람이세상을구하는도인이될까? 물론대부분

의 경우, 세상을구하는자는하늘이낸 자라는의식이내재되어있

다. 앞서말한미륵불은도솔천에있다가때가되면이 세계로내려

오는자이다. 단군신화를비롯한우리나라의여러건국신화에도새

로운나라를일으키는우리들의시조는곧하늘의자손이라는천손

의식이바탕에깔려있다. 가령고구려의시조주몽은천제인 해모수

의 아들로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모습을 갖춘 것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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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그것이다가아니다. 주몽의태생은특별하지만형제들에

게모함을당하고쫓기는등어린시절부터고난을겪는다. 그리고

여기서중요한것은그가이런어려운처지를극복해낸다는점이

다. 우리의신화나설화속영웅들의신이한능력은태생을불문

하고거저얻은것이아니다. 그능력은고통에좌절하지않고수

행을통해이루어낸결과물이다. 이것은헐리우드영화의영웅주

인공들이단지태생이나우연적사건으로신이한능력을갖게되

는것과매우다른점이다. 가령헐크의능력은화학실험사고로

우연히만들어진것이고슈퍼맨은외계에서온능력자다. 그밖에

<어벤져스>의 주인공들이다그렇다. 그러나조선후기에유행했

고현재까지도잘알려진이야기인『홍길동전』의주인공인홍길동

은어떤가? 홍길동은양반가문의서자로태어나어릴때부터아

버지를아버지로부르지못하고소외당하는모습으로그려진다.

그러나홍길동은이에좌절하거나자기를포기하지않고수련을

통해도술을익히고사람들을돕는다. 물론시대적인한계는있지

만 『홍길동전』이 오늘날까지이어지는비결은바로이런데서비롯

된다. 최근『홍길동전』이 미국에소개되어큰반향을불러일으킨것

도같은맥락에서이해할수있다. 어려움을딛고다시일어난자만

이 민중의고통을이해하고세상을구원할수있다는것이사람들

의 공감을얻은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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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교에서는혼란하고비참했던당시민중들의삶을반영하듯억

울함을품고죽어귀신이된 자들이온세상에꽉차있다고보았다.

그래서증산교의종교활동가운데하나는살아있는사람뿐만아니

라사람들이죽을때 품은한을풀어주는것이다. 증산교에서는이

것을 해원공사라고 불렀다. 이것이 잘 되어야만 어떤 재난도 없는

새세상과새역사를창조할수있다고하였다. 이는다른사람의억

울함과희망을보듬는것이중요하다는생각이전통사회안에얼

마나뿌리깊게자리잡고있었는지알수있는부분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격몽요결』을 보자. 율곡 이이는 자기

자신을절대낮게보지말고좌절하거나포기하지도말라고주문한

다. 그런데여기에는반드시선행되어야할것이있다. 이 문구의바

로앞구절이자이 책의처음대목은“처음으로공부를하려는사람

은 반드시 어떻게 공부를 할 것인지 뜻을 먼저 세워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이는공부하는사람을대상으로이 책을썼기때문에공

부이야기만하고있지만, 먼저뜻을세워야한다는것은어떤일에

나다통한다. 나는어떻게살겠다는뜻과의지도없이그럭저럭잘

되기만을 바라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새로운 도약을

할수없다. 그래서모든일에앞서그일을행하는사

람이뜻을바로세우는것이중요하다. 이 점은유

교뿐만아니라도교나불교, 심지어민간신앙에

이르기까지동일하다. 더 좋은미래를맞이하

기 위해서는단순한바람만갖는다고되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자기 의지로 노력

해야 할 자기만의 몫이 존재한다. 중

요한것은올바른뜻이야말로희망과

긍정의뿌리라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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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구원하기보다는 기괴한 모습으로 불쑥 나타나 사

람들을 괴롭히는 우리의 귀신이야기에서도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서양공포영화의바이블인 <엑소시스트>를보면아이의혼을지배

하는무시무시한악령이나온다. 이 악령의출몰은영화런닝타임

전반에걸쳐보는이를두려움에떨게하지만, 그악령이도대체어

떻게 생기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다. 악령은 절대악인

것이다. 그러나우리의귀신이야기에서절대악이란존재하지않는

다. 한때각 지방의귀신이야기를모아방송했던『전설의고향』을

봐도알수있듯이우리설화에서사연없는귀신은등장하지않는

다. 『장화홍련전』을예로들어보자. 장화와홍련은귀신이되어고

을에부임한사또여럿을비명횡사하게했지만그들은단지너무

나억울한자신들의사연과죽음을전달하고싶었을뿐이다. 그리

고결국이들은대범한사또를만나원한을풀고떠도는귀신신세

에서벗어나다시태어나게된다. 특별한사연을지닌귀신이자신

의 억울함을풀고다시가야할곳으로되돌아간다는이야기구조

는우리설화의전형적인한형태이다. 어둠을헤매는존재라고할

지라도원래악한이는없고그들을감싸고희망을들어주면다시

밝고긍정적인존재가될 수있다는사유가그 속에자리잡고있

는것이다. 또 19세기말엽동학에이어새로대두한민중종교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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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작자및 연대미상의고전소설『장화홍련전』에는어둠을헤매는존재일지라도원래악한이

는없고그들의희망을들어주면다시긍정적인존재가될 수있다는사유가담겨있다. ⓒ한국민

족문화대백과 04. 『정감록』은 조선시대이래민간에널리유포되어온예언서로, 혼란기를거치

더라도새로운세상을맞아다시살 수있다는희망과바람이내재되어있다. ⓒ한국민족문화대

백과 05. 『격몽요결』은율곡이이가어린학동들을위해서공부의지침을일러준책으로, 자신의

본바탕을믿고포기하지않으며열심히노력한다면언젠가는성인이될 수 있다는가르침이담

겨있다. ⓒ두피디아 06. 증산교천제의식은죽은사람의한을풀어주는제사로, 타인의희망을

보듬는것이중요하다는생각이전통사회안에얼마나뿌리깊게자리잡고있었는지보여준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07. 율곡이이동상. 율곡이이는자기자신을절대낮게보지말고좌절

하거나포기하지도말라고주문한다. ⓒ두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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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속에피어나는희망

“담모퉁이작은매화피고지기다끝내자, 봄의정신은살구꽃가지로옮겨갔구나.”

허균의스승인손곡이달의시다. 봄꽃이피어나는순서를말하는것인데,

봄산천에피어나는꽃들을보면만물의자연스런이치를알수있다.

겨울이가고봄을알리는전령의꽃인매화꽃이지나간자리에산수유꽃이피고, 살구꽃이피어난다.

곧이어벚꽃과목련이만개할때진달래꽃이피어난다.

그뒤를이어조팝꽃과찔레꽃이피어나고아카시아향기가온천지를뒤흔들고지나간자리에밤꽃들이어지러이피어난다.

“꽃은바로산중의달력(花是山中曆), 바람은고요속의손님이라네(風爲靜裏賓).”라는시 구절과같이꽃들은자연의순리에따라피어난다.

사람역시그러하다. 올된사람도있지만, 늦된사람도있다. 자연속에서자연스럽게살았던옛 사람들은

자연에이치가그러하다는것을알고기다릴줄알았다. 그러나요즘사람들은자연의이치를거스르면서무리수를두어서라도

일찍만개할것만을요구하고있어서여러문제점들이파생되고있다.

글. 신정일 (문화사학자, 사단법인우리땅 걷기이사장)

춥고긴 겨울, 깊은잠에서벗어나만물을소생시키는봄에

제일 먼저 피는 꽃이 매화꽃이다. 이육사 시인은 조선 유학의 큰

산맥인퇴계이황의 14대 후손으로독립운동가요, 시인이었다. 그

는 일제강점기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조국 광복의 꿈을 버리지

않고서「광야」라는시 속에서매화꽃을통해자신의염원을다음

과 같이 노래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매화꽃이 피어나고 그 향기가

세상과사람들의마음에스며들어조국광복의기틀을마련하기를

꿈꾸었던 시인의 마음이 시로 표출된 것이다. 이처럼 우리 옛 선

인들은매화를희망의상징으로보았다. 모든만물이추위에떨고

있는봄의초입에청초한꽃을피워서사람들에게희망을선사하

며 새로운삶의의미를부여해주기때문이었다. 더구나매화꽃은

고목이 되어 죽은 듯 늘어진 가지 끝에서 꽃을 피워내기 때문에

회춘回春을상징하기도하였다. 거센북풍이나쏟아지는눈보라도

아랑곳하지아니하고, 얼어붙은대지를뚫고서곱디고운꽃을피

워 맑은 향기를 뿜어낸다. 매화는 또한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

정신의 표상으로서 정원에 많이 심어졌으며, 단원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우봉 조희룡(趙熙龍, 1789∼1866), 소치 허련(許鍊, 1809∼1892), 혜산

01. 매화는옛사람들로부터불의에굴하지않는선비정신의표상으로서정원에많이심어졌던꽃

이다. ⓒ이미지투데이 02. 진달래는우리나라전 지역에서자라는식물로, 그냥따먹을수도있고

그외에도여러형태로이용돼왔다.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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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난초꽃이피면미인을낳는다.”는말이 있다. 유교의기본경전

인『역경易經』에도“마음이착하여나와잘맞는사람의말은그냄

새(말과맛)가 난초와같다.”고하면서난초꽃을예찬하였다. 또한옛

사람들은“지초芝草와 난초는 숲 속에서 자라나,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다고향기를풍기지않는일이없고, 군자君子는덕을닦고도

를세우는데있어서곤궁함을이유로절개나지조를바꾸는일이

없다.”면서지초와난초를지조높은군자와대비시키고있다.

봄이오면문득떠오르는노래가있다. 김동환의시에 김동

진이곡을붙인 <봄이오면>이다. “봄이오면산에들에진달래피

네. 진달래피는곳에내 마음도피어, 건너마을젊은처자꽃따

러 오거든, 꽃만말고이 마음도함께따가주.” 가난했던어린시

유숙(劉淑, 1827∼1873) 등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많은 화가들의 화폭에

담겼다. 시의소재로도널리쓰였다. “담모퉁이의매화몇 가지(牆

角數枝梅) / 추위를이기고홀로피었네(凌寒獨自開). / 멀리서도눈이아

님을 알겠나니(遙知不是雪) / 은은한 향기가 풍겨오누나(爲有暗香來).” 당

송팔대가의한사람인왕안석(王安石, 1021~1086)의 「매화」라는시 전문

이다. 엄동설한가운데에서도은은한향기를뿜어자신의존재를

알리는매화꽃을예찬한시로, 불의에꺾일지언정굴하지않으며

희망을품겠다는선비의절개를노래하고있다.

봄의 꽃으로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꽃 중 하나가 난초꽃이

다. 나지막한야산양지바른곳에서수줍은처녀처럼숨어서피어

나는야생난초는중국과우리나라남부지방, 그리고대만, 일본등

지에자생하는춘란과한란이그 대표종이다. 우리나라에자생하

는 난은 서양란에 비해서 색채도 화려하지 않고 크기도 작다. 하

지만청순한아름다움과그윽한향기를지니고있는것이매력이

다. 신화속에서난초는여름의신인화성火星을상징하며, 번창과

향락의의미를지니고있다. 예로부터난초를기르면집안에상서

롭지않은일들이일어나지않도록막아준다고여겼고, 『본초경』

에는 “잎을달여먹으면해독이되고, 오래도록마시면몸이가뿐

해지면서노화현상이없어진다.”고 실려있다. 경기지방에서전해

오는말로“난초꽃이번창하면그집에식구가늘어난다.”고 하였

으며, 충북지방에는“꿈에 난초꽃이 대 위에 나면 자손이 번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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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마을뒷산어디고만개한이 꽃의가지를한아름꺾어다가한

참을 따먹다보면 머리가 어질어질했던 꽃이 진달래꽃이다. 한자

어로는두견화杜鵑花라고불렀던이 꽃은우리나라전 지역에서자

라는식물이다. 진달래가우리나라전 지역에자생하는것은토질

이 진달래가살기에좋은환경인까닭이다. 진달래는꽃이아름다

워서 관상가치가 있으며 참꽃으로서 그냥 따먹을 수

도 있고그 외에도여러형태로이용돼왔

다. 삼월삼짇날에는 진달래꽃으로 만

든화전花煎을만들어먹으며봄맞이를

하였고, 진달래꽃으로 빚은 진달래술은

두견주라는이름으로사랑받았다.

봄이지나고여름이성큼온뒤 이 마을저 마을나라곳곳

에 피어나는꽃이무궁화이다. 우리나라의국화인이 꽃이중국의

가장오래된지리서인『산해경山海經』에 실려있다. “군자의나라에

훈화초가있는데(君子之國), 아침에피었다가저녁에진다(有薰花草朝生暮

死).”훈화초는무궁화의옛 이름이고군자의나라는우리나라인조

선을일컫는다. 또한『구당서舊唐書』「신라전新羅傳」 199권 737년(성덕왕

36) 기사에 “신라가보낸국서에그나라를일컬어근화향, 곧무궁

화의 나라라고 하였다.”고 실려 있는 것으로 보아서 신라시대에

우리나라를근화향, 곧‘무궁화의나라’로 불렀다는사실을알 수

있다. 무궁화는한여름인7월에서10월 사이, 약 100일 동안화려한

꽃을피우는데, 홑꽃은반드시이른새벽에피고저녁에는시들어

서 날마다신선한새꽃을보여준다. “나는매일죽노라”라고사람

들의삶과죽음, 절망과희망을표현했던사도바울의말과같이매

일 피어나고시드는무궁화는역경을딛고살아낸우리민족의강

인한 정신을 나타낸다. 한민족을 상징하는 나라꽃인 무궁화에는

우리의민족정신이깃들어있고우리민족의얼이스며있기때문

에 한말의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 언론인이었던 남궁억(南宮憶,

1863~1939) 선생은그의고향홍천에서무궁화묘목을길러전국에보

급하여심게했다. 남궁억선생은민족의얼인무궁화를심어사라

져 가는애국심이되살아나기를간절히염원했던것이다.

온 나라 산천에 봄꽃들이 피어나는 그 시절을 가장 의미심

장하게 표현한 사람이 동학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崔濟愚, 1824~1864)

선생이었다. “이제 절기가 다다르니 기다리지 않아도 스스로 오

는구나. 간밤에 봄바람이 불어 온갖 나무가 일시에 깨쳐 하루에

한송이가피고이틀에두송이가피어삼백예순날에삼백예순

송이가피니온몸이온통꽃이요. 온집안이온통봄이다.” 최제우

가 살았던 그 시대는 암흑의 시대였고, 그가 펴고자 했던 사상은

국가적으로보면이단이었다. ‘모든사람의마음속에한울님이있

다’고 설파하며희망을노래한그의사상은그 당시불온한것이

었지만오늘날우리사회가지향하는사회가치와맞닿아있다.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이름지은이 나라산천에희망을안고

꽃들이 무리지어 피어나면 옛 사람들은 그리운 사람들을 초대하

여 꽃잔치를열었다. “그대집에술있거든부디나를부르소서.

내 집에꽃피면나또한청하오리. 그래서우리의백년세월술과

꽃사이에서.” 고려시대의천재시인정지상(鄭知常, ?~1135)의 시 한편

이다. 아름다운 이 나라 산천을 마음 내려놓고 천천히 거닐면서

‘‘하참, 햇살이좋다. 하참바람이좋다.’라고찬탄하며걸어갈, 봄

이 오는소리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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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유숙필매화도(보물제1199호). 희망을상징하는매화는단원김홍도, 소치허련, 혜산유숙등

조선시대를대표하는많은화가들의화폭에담겼다. ⓒ문화재청 04. 제주의한란(천연기념물제

191호). 우리민족은예로부터난초를기르면집안에상서롭지않은일들이일어나지않도록막아

준다고여겼다. ⓒ연합콘텐츠 05. 우리조상은삼월삼짇날이면진달래꽃으로만든화전花煎을

만들어먹으며봄맞이를했다. ⓒ아이클릭아트 06. 강릉방동리무궁화(천연기념물제520호). 매

일 피어나고시드는무궁화는역경을딛고살아낸우리민족의강인한정신을나타낸다. ⓒ문화

재청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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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준은계속올라가고1인당GDP도 3만달러를향해가고있는풍요로운시대에,사람들은세상살기참힘들어졌다고이야기한다.

기성세대들은그들나름대로삶이팍팍하다고이야기하며젊은이들은‘3포’,‘5포’라는말을하면서자신들을저주받은세대라고칭한다.

일을하고싶어도일자리가없는사회.결국기성세대와신세대는일자리를대상으로서로를탓하고있다.

세상이좋아졌다이야기하지만그것은엄연히어려운시대를살아왔던기성세대의이야기다.

이미누릴것을다누리고살아온신세대들은최소한경제적으로는많이어렵지않았기때문에지금그들에게닥친

진학이나취업이세상에서가장힘들고어려운상황인것이다.미래에대한희망이라도있다면기다리며열심히살아갈텐데

지금그들에게는어떤희망도보이지않는어두운터널을지나고있는기분일것이다.그러나긴 어둠의터널도지나면

결국밝은세상이나오듯이우리에게희망이라는단어를볼수있는긍정적인사고를갖고있다면이 어려움도

이겨낼수있지않을까기대해본다.아무리어려워도이 시대는결국우리스스로극복해내야하기때문이다.

글.유경철 (소통과공감대표)

세상 어디를 둘러보아도 기분 좋은 소식이나 행복하다는

이야기를들을수가없다.갈수록심해지는취업난에연애,결혼,

출산을포기한소위‘3포세대’청년들의수는계속늘어나고있

다.주변후배들과만나이야기해보면세상의변화가무서워결

혼을하고싶지않다고하는사람들이많다.어떤후배는우리나

라의현실에서아이를키우는것 자체가싫다고이야기하는사

람도있다.무엇이이렇게사람들을각박하게만들었을까?경제

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배불리 먹기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

던 시절에는무조건일하며더 잘살기만을간절히원했을것이

다. 그리고수십년이지난지금현재우리는경제적으로는조금

나아졌다고 하지만 몸과 정신은 더 황폐해져가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어렵다, 힘들다는 것을 사회적, 정치적인 환경으로만 돌

려버리는것은너무무책임하다. 결국자신의삶은스스로책임

지며이끌어가야하기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기존의 심리학적 접근과는 다르게 인간이 가지

는 긍정적인 면에초점을두는연구를하는긍정심리학이대두

됐다. 긍정심리학을창시한마틴셀리그만은“심리학은이제, 고

통만큼이나 행복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행복은 타고나는 것

이 아니라훈련하는것이다”라고말했다.

긍정적사고가불러오는삶의메시지‘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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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합계출산율 1.3명 미만인초저출산현상이 지난 15년간 지속되고있는가운데, 정부가 최근

‘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시안을발표했다. 이번계획은결혼과출산의근본적저해

요인으로지적된청년일자리부족,등에대한대책을포함하고있다.ⓒ연합콘텐츠 02. 취업난

이 갈수록심각해지고있는가운데,고용노동부가주최한2013해외취업박람회에서구직자들이

면접을보고있다.ⓒ연합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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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심리학이 인간의 고통에 대해서 연구했다면 이제는 인

간의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며 궁극적으로 희망적인 행복을 연

구하고자 했던 것이 긍정심리학이다. 결국 인간이 살아가는 가

장 큰 목적은 행복하기 위해서인데 자꾸 내·외부적인 환경만

을탓하며세상을비관적으로보는것은개인에게도움이되지

않는다는것이다. 희망을갖는다는것은결국사람의내면에긍

정적인정서를심는일이다. 물론긍정적인정서는인간의타고

난 유전자의 영향이 있을수 있지만자신의노력만으로충분히

긍정적정서를가질수있다는것이셀리그만의설명이다.

셀리그만이 유명해진 계기는 1967년‘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실험이다. 이 실험은밖으로나올수없게만든상자에

개를 집어넣고 바닥에 전기 충격을 가한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전기충격을피할수없음을경험한개는이후안전한곳으로

피할수있는상황이되어도그런시도를하지않는상황이벌어

진다. 개는‘ 아무리 몸부림쳐도 안 된다’는 무력감을 학습하게

된 것이다.그 뒤에도다른학자가사람을대상으로비슷한실험

을한다.사람을방에들어가게하고견디기힘든소음을트는실

험을한다.아무리해도소음을피할수없음을학습한사람은나

중에그것을피할수있는상황에서도소음을멈추려하는의도

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고 그저 가만히 적응하며 있을 뿐이었다.

개의실험과비슷한결과가나온것이다.물론모든개와사람이

무기력하게 있었던 것은 아니다. 3분의1 정도의 개는 안전한 곳

으로 대피했으며 사람 중에서도 소음을 멈추는 사람이 있었다.

이런실험의결과를갖고명성을얻은셀리그만에게삶의변화를

일으키는 일이 발생한다. 어느 강연회에서 그의 강연을 듣던 한

참석자의 질문“피할 수 없는 지속적인 전기자극에도 불구하고

전혀무기력해지지않았던나머지 3분의 1의 개들은왜 그런것

이죠?사람이나개 중에서도3분의 1정도는같은상황이재연됐

을때 희망을잃지않고벗어나려는시도를했다는점을참석자

는지적한것이다.그때셀리그만은뒤통수를얻어맞은기분이었

다. 개와 사람이 무기력해지는 이유를 설명할 것이 아니라 무기

력을이겨내는힘의원인을찾는것이더 중요하다는것을깨달

았기때문이다. 무기력을극복한개들은뭐가달랐을까? 이것을

찾는것이더 의미있는것이아닌가하는생각이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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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힘들다. 경제·사회·정치의

변화는회오리처럼빠르다.우리가주목해야할것은그힘든상황

속에서도희망이라는정서를끝까지잡고갈수있는긍정적인정

서다.내게그어떤어려움이닥치면무기력하게그것을받아들이

고포기하는것이아닌그것을반드시이겨낼수있다는강한확신

과자신감을가진사람들은세상을긍정적으로바라보는사고에

서오기때문이다.그후샐리그만은다양한심리실험을시작한다.

다양한조직의사람들을연구하며긍정적사고를가진사람들은

그렇지않은사람과어떤점이다른지를연구하기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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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노력해도이루어지지않는것이있을수있다.자기

계발서적에는무조건열정적으로도전하면모든것이다이루어

질 것처럼이야기한다.그러나그것은사람마다다르다.각자다

른상황에놓여있고너무허황된꿈을가진무늬만긍정적인사

람에게꿈은신기루와같을지도모른다. 그러나중요한것은내

가살고있는지금이 순간이가장소중하다는것을느끼는것이

다.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한 시대에 태어났을까? 라며 환경을 원

망하고 포기하기에는 아직 우리가 살아가야 할 시간이 너무 많

이 남았기때문이다.그냥모든것을포기하고주저앉고싶을때

잠깐세상을음미해보는것이좋다.주변의조용한공원을거닐

면서 숨을 크게 들이마시거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피부로 느

끼고새소리를들으며자연의아름다움을음미해본다. 내가살

아있다는것을자각하며눈앞에보이는푸른하늘과뭉게구름이

남다르게다가올것이다. 그리고집에들어와책상에앉아감사

일기를쓰는것이다. 이렇게살아있고성장할수있도록도와준

사람에대한소소한감사의글이스스로를위로해줄것이고앞

으로나아가야할방향까지알려줄것이다.

사람들은희망이나행복이란것이저 멀리어딘가에있을것이라

고 생각하는경향이있다. 바로내 옆에, 내 안에있는것이행복

이고그것은삶을바라보는긍정적인자세에있다는것을잘모

른다.일상을음미하고내가가진것들을소중히여기며감사하게

사는삶.세상을온전히바라보며어떤어려움이있더라도그것을

이겨나가야겠다는의지와함께행동하며실천하는삶을사는긍

정적인사람에게는희망이란언제나함께머무르는것이다.

그러자 분명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되는 놀라운 발견들이 드러

났다. 긍정적인사람이직장에서성공할확률이더 높다는것과

긍정적인 학생이 성적이 좋다는 것, 긍정적인 운동선수가 승리

하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긍정주의자가 비관주의자보다 오래

산다는것이었다. 이것이시사하는바는매우크다.불확실한사

회에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미래를 더 희망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우리가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야

하는이유가바로이런이유때문이다.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면서 긍정적인 정서를 갖

고 앞으로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 물론 무조건적인 낙관성과 긍정성은 구분된다. 앞으로 잘

되겠지 라는 막연한 낙관적인 믿음이 아닌 미래를 변화시키는

실천적이면서행동하는긍정적사고가진정한긍정성이다.이러

한긍정성은결국행복으로연결된다. 10년 전, 한국에서유행한

키워드는‘웰빙’이었다.그러나이 웰빙의의미가한국에서는돈

잘 벌고, 잘 먹고, 잘 사는 것으로 변질되었다. 그러나 셀리그만

이 말한 웰빙wellbeing은 플로리시와 같은 개념이다. 플로리시란

‘‘행복하며풍족한삶,더 바랄것도없고더 올라갈데도없고,더

채울 것도 없는 번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결국 우리가 희망

을 갖고 살아가야 할 삶은 바로 이러한 플로리시와 같은 삶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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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긍정심리학을창시한마틴셀리그만은 “심리학은이제,고통만큼이나행복에관심을기울여

야한다.행복은타고나는것이아니라훈련하는것이다”라고말한다.ⓒ연합콘텐츠 04. 서울시

내 한서점에서고객이자기계발도서를고르고있다.최근서점에는자기계발서등을모아둔처

세 코너가 인기다. ⓒ연합콘텐츠 05. 청년실업이 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2013EU정상회의에서는가장중요한의제로청년실업대책이논의됐다.ⓒ연합콘텐츠 06. 발렌타인데이를하루앞둔2월 13일 홍대입구역앞에서열린‘청년연애환경개선사업,3포세대에게

연애를허하라’에서한시민이‘연애5적’스티커붙이기를하고있다.ⓒ연합콘텐츠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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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돌’은‘ 따뜻함이바닥에서돌출하여배어나온다’라는뜻이다.

흔히온돌을‘ 따뜻한돌’로종종설명하는데이는우리전통온돌을오해한것이다.

‘따뜻한돌’의 의미라면아마도‘온석溫石’이나‘난석暖石’으로썼을것이다.

그러나굳이‘돌(突)’혹은‘온돌溫突’,‘난돌煖突’이라쓰는것은우리의전통온돌이돌을다루는기술보다는

불을다루는기술이기때문이다.불을이기는것은‘돌’이 아니라‘흙’이기에온돌을만드는장인을

‘토수’혹은‘구들편수’,‘니장泥匠’이라고불렀다.즉전통구들은흙을이용하여불을다루고가두는한국고유의전통난방기술로

따뜻한기운이위로올라가는자연스런난방법이고발을따뜻하게머리는차게유지하는두한족열頭寒足熱건강건축이다.

글.김준봉 (북경공업대학교건축학부교수, (사)국제온돌학회회장)

온돌과아랫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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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온돌은아궁이에서불을때면화기(火氣)가 방밑을지나방바닥전체를덥게하는난방장

치이다.ⓒ이미지투데이 02. 운현궁노안당의아궁이.방의크기나집의구조등에따라서여

러 개의아궁이가붙어서하나의구들로연결되기도한다.ⓒ위키백과 03. 강릉오죽헌(보물제

165호) 온돌방. 오죽헌은 2칸의대청과 1칸의온돌방으로구성돼있는데, 1칸의이 방에서율곡

이이가태어났다고전한다.ⓒ두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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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발견된가장오래된고래(방의구들장밑으로나있는,불길과연기가

통하여나가는길)가있는온돌은3000년 전 알래스카알류샨Aleutian열도의

아막낙섬에있는구들이며,한반도북부의북옥저유적은고래와구

들장이있는가장오래된유적으로B.C300년 경 만들어진것으로추

정된다.그러나두만강하구의서포항집터의고래없이돌과진흙

으로된구들유적은신석기시대인B.C3000년 경 만들어진것으로현

재가장오래된,바닥을따뜻하게데우는초기온돌이다.

온돌은방에연기가나지않는세계최초의난방법으로‘누운불’을

사용하는방법이다.‘선 불’을사용하는서양의벽난로와는다르다.

불은윗부분이가장뜨거우므로,불옆을사용하는것은불윗부분

의 열기를굴뚝을통해내보내고열기의일부만을이용하는비효

율적인방법이다.우리는구들을놓아불과연기를눕혀바닥으로

기어다니게하고그위에사람이불을깔고앉아불을베고잠을

자는,불을호령하는민족이다.

지금까지의온돌에관한정의를보면,‘방바닥에불을때서구들장

을뜨겁게난방을하는장치’라고설명하고있다.그러나실생활에

서는온돌과구들이많이혼용되어사용되고있다.아파트에사는

사람들도온돌방에서산다고얘기하고, 숙박시설에묵을때도‘온

돌방을드릴까요?침대방을드릴까요?’하고구분하여부른다. 이

처럼온돌은현재생활에서쓰는단어와사전적인용어가서로다

른의미로표현되고있다.‘구들’이라는순우리말이언제부터사용

되었는지는확실치않으나구들이처음만들어진시기를추측해본

다면신석기시대두만강하구서포항집터초기구들유적의생성

연도인5000년 전보다더오래전부터사용된것으로 볼수있으며

조선시대에비로소‘구들’이‘온돌溫突’이란한자어로표기되기시작

하였다.

온돌은 불을 잘 들어가게 하는 기술과 그 들어온 불기운을

잘보존하는기술이핵심이다.구들개자리는열을빨아들이고식은

연기는다시내보내며굴뚝개자리가외부의찬기운이방바닥으로

역류하여들어오는것을막는다.또한굴뚝을최대한낮춰식은연

기를배출한다.구례운조루의굴뚝중에는위로세워진굴뚝이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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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기단부분에식은연기를내보내는작은구멍이있을뿐이다.불

은인류가추운지방으로삶의터전을옮겨가는데 있어결정적인

도구였다.불의이용과함께음식과요리가발달했으며추운지방에

서 겨울을나게되었다.그러나불은항상연기와함께오기에연기

의 퇴치가항상숙제로남았다.연기를내보내면연기와함께열기

도사라지므로불이꺼지면다시추워졌다.우리의온돌은불이꺼

진후에도열기를간직한인류최초의축열난방설비였다.또한구들

의굴뚝은개자리가있어최고의집진설비가된다.그래서굴뚝에서

나온연기는불완전연소로생겨난검은그을음이아니라하얀색의

수분(목초액)이 대부분이다.불은땅속의개미와쥐들을쫓았고, 연기

가땅바닥으로빠져나오니너무뜨겁지않으면서마당의나무와흙

집을소독하고모기등각종벌레들을퇴치하는일석삼조의효과를

보았다. 툇마루나정자에않아구들에서불을때서굴뚝으로나온

하얀연기가마당에깔리는모습을보고있노라면신선이구름위

에떠 있는듯한모습이된다.온돌의연료는좋은나무가아니었다.

쌀겨나콩대,옥수수대등식량부산물이나나뭇잎이나짚,마른소

똥등으로연료를대신하였다.불을처음땔때는마른솔가지가화

력도좋고불붙이기수월했고한쪽에세워둔짚단에서서너개를

뽑아두세번꺾어첫불을때면금방불이살아났다.

온돌은단순한난방설비가아니라집의중심이고핵심이다.

우리한옥은여름용마루와겨울용온돌이함께있는세계에서유

일한자연친화적이며지속가능한저탄소주거이다.그리고한옥의

지붕은기와나초가,너와등다양하지만그뼈대는항상나무와흙

이다.돌로짓지않는이유는돌은비록타지도썩지도않으며튼튼

하지만사람에게는그리좋지않기때문이다.돌은죽은재료로집

밖이나무덤등에주로사용되었다.

나무나흙은사람에게좋지만벌레에게도좋기에그냥두면쥐나

온갖벌레들이집안을점령하게된다.빈집으로두면금방거미줄

이 치고오래지않아무너지게되는데이는사람이살지않으면

불을때지않게되고, 이 때문에기둥을개미들이훼손하기때문

이다.최근한옥붐이일면서나무를주구조로지은집들이많은

데,서양의목조주택처럼방부처리를하지않기때문에벌레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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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을찾느라골머리를앓고있는데구들을만들어불을때면일

거에해결될문제다.

온돌은 아랫목과 윗목의 온도차로 인한 대류현상을 발생시

켜 방의쾌적도를높인다.침대가없으므로방을여러가지기능으

로 이용하는문화가정착됐고이러한좌식생활은여유있는생활

을유지하면서끈기있는문화를탄생시키게된다.또한따뜻한아

랫목이윗사람의자리가됨으로써생활속에서위아래를아는예

의바른문화를창출했다.또아랫목은온가족이모여앉아집안의

화목을다지는필수공간이기도하다. 이와같이한옥은온돌로실

내외를구분하고방안에서는아랫목과윗목을다시구분하여청결

함과건강함그리고편안함을만들었다.

추운 겨울에는 온 가족이 아랫목에 모여앉아 군밤과 군고구마를

먹으며가족애를키웠다.체온이떨어지면면역능력도떨어지기때

문에체온을보존하기위한것이난방의주목적이다.예부터일본은

온천으로,핀란드는사우나로,우리는온돌로겨울을났다.겨울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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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곰은먹이가부족한겨울철에는최소한의에너지만소비하는

방법으로겨울을난다.우리의한옥에도추운겨울에아랫목에모

여 적은공간을난방하며겨울을나는지혜가있다.현재우리의주

거환경은 윗목 아랫목 구분이 없고 방바닥과 실내공간의 온도가

거의비슷하게유지되는입식생활문화로바뀌어있다.아랫목에발

을묻고오손도순지내던가족문화의흔적은사라지게된 실정이

다.항상이불을깔아놓는침대문화는진드기등해충의서식처를

제공하여각종질병을유발하고,아래보다위가더 따뜻하고건조

한실내공기는감기에걸리기쉬운환경을제공하고있다.

온돌방은신체를최대한바닥에밀착시켜열을얻는접촉난

방으로, 방안에벽난로같은난방시설을두지않기때문에산소가

충분하여방안이쾌적하다.또한앉았을때둔부,허벅다리등혈액

순환이잘되지않는하체부위가직접적인전도열을받아혈액순환

이 촉진되며 누워있을 때는 배면(등)이 구들에 밀착되어 직접적인

전도열로따뜻해진다.바닥에까는요보다덮는이불이크기때문에

온돌에서방열된열이이불속에가두어지며, 이불속은마치열

주머니와같게되어온몸이따뜻해진다.또한모세혈관이팽창되

므로혈액순환이원활해져땀까지배출시키므로매일자면서목

욕하는효과가있게된다.또한저장된열이방안에넓게퍼지도록

하며,온돌바닥이땅의습기를적당히흡수하면서열을방출하므

로 방실내온도와습도가적당히유지된다. 한번불을때면석 달

열흘간이나온기를지속했다는경남하동의칠불사아자방구들은

신라시대 담공선사가 놓은 구들로 전해지는데 우리 전통구들의

꽃이라할수있다.

나무를때는불편함이수반되는온돌은편리함보다는편안함을추

구하는난방법이다.우리민족은예로부터구들에서태어나서구들

에서자라고구들에서죽는다. 죽은후에제사상도구들에서받게

되기에실로요람에서무덤까지구들에서살았다고해도과언이아

니다.이와같이온돌은의식주생활에깊숙이뿌리내린우리의귀중

한문화유산이다.우리어머니들은아궁이에불을때며산후조리를

넉넉히대신했다.이처럼우리민족의모태는온돌이고구들이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보일러 난방이나 전기의 발열을

직접 이용한 온돌, 온수를 열매로 하는 간접난방 온돌의 경우는

사전적정의의‘온돌’에 포함시키기어렵다. 결국현재온돌이나

구들의사전적정의는어디까지나‘과거의구들과온돌’에만적용

되고‘ 현재의온돌’에는적용하기힘든모순을갖고있다.그러나

지금우리는전기를이용하든,물을이용하든엄연히온돌에산다

고말하고아파트의바닥난방도한국의전통난방법이발전한온

돌이라고설명한다.특히우리의온돌은바닥접촉과탈화를근간

으로 하고 있어 서양의 공기를 데워 난방을 하는 패널히팅Panel

heating 방식과는차이가있다.결론적으로직접가열을하든물등으

로간접가열을하든,또한어떤연료를쓰든상관없이바닥을따

뜻하게한다면모두온돌로정의되어야마땅하다.이는선사시대

이래지금까지이어져온한민족의온돌의전통과역사의계승을

위해서, 그리고근세에발달한연탄구들과연탄아궁이보일러를

사용한온돌등과거와현대의중간적온돌까지우리온돌문화의

전통에포함시키는것이합당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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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김천방초정(경상북도시도유형문화재제46호)의 온돌방. 누각한가운데온돌방을두고사

방으로여닫이문을달고마루를놓았다.ⓒ두피디아 05. 서양의벽난로는실내산소를빼앗아

건강에해로우나,온돌방은오히려신선한산소를공급해방안을쾌적하게한다.ⓒ두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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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하면가장먼저떠오르는것이아마도냉면아닐까싶다.

평양의옥류관은이미세계의많은사람들에게알려져있고,

우리나라사람들중에도옥류관냉면을맛보고왔다고하면서화젯거리로올리는이들이꽤많다.

평양에는옥류관외에도청류관,청춘관,평남면옥,선교각,칠성각,평양면옥등수천석의좌석을갖춘대형냉면집도있고,

국수집의간판을걸고소박하게하는비교적고급스럽지않은냉면집도많다.

글.이애란 ((사)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원장)

이냉치냉以冷治冷의 지혜가담긴겨울별미

처음서울에왔을때평양냉면집과함흥냉면집이너무많아

서 깜짝놀랐다.냉면집간판만본다면여기가북한인지남한인지

헷갈리겠다는생각마저들었다.북한사람들과마찬가지로남한사

람들도냉면을좋아하는것은아마도인지상정인듯하다.

신기한것은북한에는남한의지명을딴음식점이한곳도없는데

남한에는북한의지명을쓴상호로북한음식을만들어파는음식

점이무척많다는것이다. 그래서인지모르지만탈북민들이북한

음식전문점을차려북한음식을만들어파는데, 북한에가본적도

없는사람들이북한음식에대해훈수를두는일들이많다.

어쨌든 냉면은 남한에서나 북한에서나 사람들

의 사랑을많이받는음식의하나로써, 통일

이 되었을때 남과북의사람들을밥상가까이로끌어당길수 있

는매개체가될 수있음은분명한것 같다.

현대인들은 냉면을 여름철 찜통더위 때 먹는 음식으로 생

각하고 있지만 원래 냉면은 겨울에 먹는 음식이었다. 겨울에 추

위를찬것으로다스린다는뜻의이냉치냉以冷治冷은바로추운겨

울에이빨을‘ 떡떡’부딪치면서찬냉면을먹는것에서유래되었

다고 한다. 사람들은 보통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겨울이 되면 우리의 몸은

추위를 견디기 위해 방어벽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열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안으로 모여

따뜻해진다.때문에오히려따뜻한음식보다찬

음식을먹어야속을보호할수있고건강을지

킬 수있다는것이다.

우리나라에냉면이처음으로들어온것은고려말로,

01. 평양냉면은 메밀가루로만든국수를찬 냉면국물에 말아

먹는평양지역향토음식이다. ⓒ이미지투데이 02. 함흥냉면은

감자전분으로 만든 전분국수에 명태나 가자미로 만든 회를 얹어

서 매콤하게비벼먹는음식이다.ⓒ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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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전래되었다고 전해지기도 하지만 문헌상 우리나라 최

초로등장한것은1849년에쓰인『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이다.『동국

세시기』에는 “메밀국수를 무김치와 배추김치에 말고 돼지고기

섞은 것을 냉면이라고 한다. 관서지방의 냉면, 그 중에서도 평양

냉면의맛이가히일품이다”라고소개되어있고, 이냉치냉以冷治冷

의 원리에따라11월의음식으로냉면을꼽기도하였다.

냉면에대해 기록한또 다른문헌으로 1896년 연세대학교에서펴

낸『규곤요람』이 있는데,이 책에서는냉면에대해“싱거운무김치

국에다화청和淸해서국수를말고돼지고기를잘삶아넣고배,밤과

복숭아를얇게저며넣으며잣을떨어나니라”라고기록되어 있다.

이외에 1800년대말에쓰여진『시의전서』냉면편에는“청신한나

박김치나좋은동치미국물에말아화청하고위에는양지머리,배

와 배추통김치를 다져서 얹고 고춧가루와 잣을 얹어 먹는다.”라

고 기록되어있고,『동국세시기』에는냉면을겨울철시식으로꼽

으며서북의것이최고라고기록되어있다.

냉면으로는메밀냉면과전분으로만든회냉면이있는데,메

밀냉면은 평양지방이 가장 유명하고 감자전분으로 만든 회냉면

은함경도지방,특히함흥이유명하다.

평양냉면은메밀가루를반죽하여국수분틀에눌

러서 만드는데 주재료는 메밀이며 국수국물

은고기국물에동치미국물을넣어만드는것이특징이다.메밀은

서늘하고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에서 잘 자라는데, 특히 평안도

는 메밀 생산지로 안성맞춤이다. 메밀은 해충의 피해를 거의 입

지 않고잘생육하기때문에구황작물의하나이기도하다.

동치미는초겨울에담그는데무를마늘, 생강, 파, 배, 밤, 준치젓,

실고추등으로잘양념하여독에넣은후김치국물을많이부어

놓고잘 봉하여 익히기때문에맛이찡하고감칠맛이 있어메밀

국수의풍미를더 돋구어준다.

전통적인평양냉면의고기국물은소고기를끓인것이아니라소

뼈와힘줄, 허파, 지라, 콩팥, 천엽등의내장을푹고우면서기름

과거품찌꺼기를다 건져낸다음소금과간장으로간을맞추고

다시뚜껑을열어놓은채로더 끓여서간장냄새를없애고서늘

한 곳에서 식힌 것인데, 국물이 너무 맑아‘맹물’이라는 별명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평양은 서북부의 경제·문화의 중심지로써

들이넓고밭곡식이많이나기때문에다른지역에비해먹거리

가풍부하고특히연회음식이발달한것이특징이다.

평양의 옥류관이나 다른 냉면집들에서는 현재 냉면국물을 만들

때 소고기 내장으로만 국물을 우려내는 것이 아니라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를 적당량으로 섞어 국물을 만들고 있다. 소고기

의 구수한 맛과 닭고기의 단맛, 돼지고기의 감칠맛

이 냉면국물의깊이와풍미를더 훌륭하게해

주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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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평양 쟁반국수(어복쟁반). 커다란 쟁반에 다양한 꾸미를 얹고 약간의 국물과 양념에 비벼

먹는 음식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04. 평양냉면은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국수분틀에 눌

러서만드는데주재료는메밀이며국수국물은고기국물에동치미국물을넣어만드는것이특

징이다.ⓒ아이클릭아트 05. 메밀가루를반죽하는모습. 평양냉면은메밀가루를반죽하여국

수분틀에눌러서만든다.ⓒ두피디아 06. 함남장진에서생산된장진감자.백두산을중심으로

펼쳐진 개마고원과장진고원, 부전고원은북한의중요한감자생산지이다. ⓒ연합콘텐츠 07.평양옥류관은이미세계의많은사람들에게알려져있고, 우리나라사람들중에도옥류관냉

면을맛보고왔다고하면서화젯거리로올리는이들이꽤 많다.ⓒ연합콘텐츠

평양의 국수집들에서는 냉면과 더불어 쟁반국수도 함께 파는데,

커다란쟁반에다양한고명을얹고약간의국물과양념에비벼먹

는음식이다.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를다같이얹고, 오이생채

와무생채, 배생채등을함께얹어보다화려하고고급스러운것

이 특징이다.

북한에는 백두산이 있고 백두산을 중심으로 개마고원과 장진고

원,부전고원이넓게펼쳐져있다. 이 고원들은북한의중요한감

자생산지이다. 이 지방사람들은감자를주식으로살아가며따라

서 감자를이용한다양한음식들이있다.

한국에널리알려진함흥냉면은정작함흥사람들은모르는음식

이다.함흥에는감자전분으로만든전분국수(감자농마국수) 면발에명

태나가자미로만든회를얹어서매콤하게비벼먹는회냉면이있

다. 전분국수면발은아무맛이없는것이특징으로대신양념을

많이 해야 한다. 함경도지방 사람들은 결혼식을 비롯한 잔치 때

전분국수를많이눌러먹는데특히함흥지역은동해를끼고있어

서 명태나가자미, 또는황태로회를만들어전분국수로만든냉

면 위에 얹어서 먹는다. 반면 함경도의 다른 지방들에서는 돼지

고기 국물에 빨간 양념을 얹어 얼큰하게 먹는다. 평양냉면이 슴

슴하면서도 구수하고 쩡한 맛을 자랑한다면 함흥냉면은 매콤하

면서도새콤달콤한맛이일품이다.

북한음식으로널리알려진평양냉면과함흥냉면을북한주

민들은사실상그렇게많이먹지못한다. 고기값은물론이고메

밀과 감자전분의 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북한주민들이 가

장많이먹는국수는강냉이국수이다. 강냉이를가루내어건면

으로뽑은다음말려두었다가물에불린다음끓는물에데쳐내

어 된장국이나 김칫국에 말아먹는 국수이다. 평양에 즐비한 냉

면집들은 중앙당이나 인민봉사위원회 같은 중앙부처가 발행하

는 예비표나 외화를 지불해야만 이용이 가능하고 옥류관 같은

대형식당들은늘행사연회로붐비기때문에일반주민들이그곳

을이용하기는하늘의별 따기다.

배급제가붕괴된후에일부에서‘강도식당’이라고불리는개인식

당들이생겨나면서돈만있으면예비표가없이도여러가지음식

을 맛 볼 수 있게 됐지만, 이 또한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의떡이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평안도의 메밀로 만든 평양냉면과 개마고

원과 장진고원의 감자로 만든 회냉면으로 냉면잔치를 하면서 오

랜 세월동안국숫발처럼꼬인깊은회포를나눌수있었으면좋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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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에겨울이오면모든것이생기를잃고움츠러든다.제주의겨울은다르다.

그곳의겨울은사정없이부는찬바람에도까만돌담너머감귤이주황빛으로익어가는계절이다.

감귤의주황빛덕분에제주의겨울은풍요롭고따스하게느껴진다.

감귤이지천에널린제주에서도그맛이뛰어나기로유명한곳이효돈이다.

그리고그효돈에는감귤만큼이나유명한절경,쇠소깍(명승제78호)이 있다.

글.김새별 사진.김병구

제주서귀포쇠소깍

화산과물이만든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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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람에게는잘와닿지않는이야기일지모

르지만, 뭍사람들에게 제주도는 휴식과 같은 말이다. 1년

내내따뜻한기후와이국적인정취를가진이곳은해외여행못

지 않게우리마음을설레게한다.고대탐라국耽羅國으로부터이

어져온수많은역사유적들과고유한민속문화,뭍에서는볼수

없는까만돌들과까만땅이만들어낸제주의풍경은우리의오

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제주를 가장 제주스럽게 만든 일등

공신은화산활동이다.화산동굴,오름같은독특한지형은제주

어디서나만날수있다.효돈의쇠소깍도용암이흘러내려만들

어진골짜기로한라산백록담부터내려오는효돈천의물줄기가

깊은 계곡을 만든 것이다. 한때 숨겨진 명소였지만‘숨겨진 명

소’란 말 자체가 시한부 인생이듯, 요즘 쇠소깍은 주차장마다

자동차요산책로마다사람천지이다.

쇠소깍를 즐기는 방법은 모두 세 가지이다. 먼저 쇠소깍

계곡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걸어보는 것이다. 나무데크로 만

든산책로를걷는것은울창한송림사이로드문드문보이는쇠

소깍의절경과숨바꼭질하는듯한재미가있다.두번째는쇠소

깍상류쪽산책로끝에난,길 아닌길을따라쇠소깍아래로내

려가 보는 것이다. 상류에 펼쳐진 올록볼록한 용암지형을 만끽

하거나눈을반대로돌려계곡에서카약을타며여유를즐기는

사람과 자연을 감상하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직접 테우나 카

약을타고계곡의물높이와눈높이를맞춰보는방법이있다.

쇠소깍을좀더 동적으로즐기고싶은마음에청년회에서운영

하는제주전통배‘테우’를타보기로했다. 몇 시간을기다려야

하는데도 타겠냐는 매표원 말에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테우

는통나무 10여 개를모아그 옆구리를파낸후, 기다란나무창

(가새)을박아연결하여만드는제주도전통뗏목이다. 허술해보

이지만 제주 사람들은 이 배로 해안 인근에서 자리, 옥돔, 우럭

등의물고기를잡기도하고,가운데돛을매달아섬과섬을왕래

하기도하였다.높은파도와거센바람에도뒤집히지않도록테

우바닥을넓고평평하게만들었고파도에발이젖지않도록가

운데 평상을 설치하였다. 이 평상에 올라가

노를저어나가는데생각만큼테우를모는것이쉽지

않아전문테우꾼이따로있었다고한다.

쇠소깍의테우는잔잔한계곡끝과초입을오가기때문에

노를젓는전통방식이아닌삼척의갯배처럼줄을끌어앞으로

이동하는방식으로운행되고있다.족히 20명도넘게승객을태

운테우가서서히줄을따라움직이고배의움직임에따라천천

히,파노라마같은풍광이옆으로스쳐간다.화산지형이만든다

채로운 모양의 협곡과 그에 어우러진 난대성 나무들이 만들어

낸 풍경은동남아밀림의어디쯤인듯한착각을일으킨다. 절벽

바위틈틈이자리를잡고자라는넝쿨과나무들이애틋하고장

하다. 테우꾼이 돼지코니 부엉이니 하며 바위 이름을 가르쳐준

다. 이름하나말할때마다바위에숨은그림을찾기위해구경

꾼들고개가모두그쪽을향한다.

테우 아래에는 효돈천을 타고 내려온 민물과 용천수, 바닷물이

어우러져맑고오묘한에매랄드빛을낸다.바닥이훤히들여다

보이는이 물에한철살이오른어른팔뚝만한숭어떼가힘차

게 물위로튀어오른다.산란을위해민물로올라온숭어는요즘

이 제철이다.

배가 상류까지 오고가는데 40분, 배에서의 시간은 땅에서보다

열배는 느리게 느껴진다. 꿈결처럼 주위는 정지되어있고 나의

시간만 천천히 흐르는 묘한 기분이다. 재담을 뽐내는 테우꾼의

말과 휘파람 소리가 아련하다. 이제 테우에서 내릴 시간, 테우

속도에몸도적응했는지뭍에내리자다리가휘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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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 건너에는 검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하효 쇠소깍 해변이

다.상류로부터내려온현무암부스러기들이부수어지고가라앉

아해안은온통검은모래세상이다.해변에는곧파도에지워질

연인들의언약이있고아이들의깨알같은웃음소리가있다.보

는 것만으로는 아쉬움이 남았는지 제법 쌀쌀한 바람에도 신발

을벗고바다에들어간젊은이들의웃음이환하다.바다위 멀리

에는이제막잡히기시작한방어를잡으려는배들이쌀알처럼

흩어져있다.지나치는바다가아쉬워시원한바닷바람을몸속에

가득채울요량으로숨을깊게들이마시고다시한라산을바라

보며길을나선다.

쇠소깍가까이남원읍하례에는서귀포농업기술센터가있다.

농업기술센터는전국어디에나있지만이곳에는특별히체험학습

장으로 활용되는 제주농업생태원이 있다. 입구부터 탱자나무에

샛노란탱자가다닥다닥붙어있다.감귤품종전시실에는각기다

른모양의감귤들이크리스마스장식처럼매달려있고비닐하우

스안망고나무에는초록빛망고가열리기시작했다.

이곳의백미는제일안쪽에위치한미로원이다. 분홍과붉은동

백으로만든미로원의꼬부랑길을따라가면가운데둥근5m높

이의 전망대가 나온다. 단단한 돌계단을 오르면 어느새 전망대

끝,농업생태원전경이한눈에들어온다.푸른이랑을이루고있

는 녹차나무가 애벌레처럼 보이고, 언덕 위에는 노지 감귤들이

주황빛으로 반짝인다. 누렇게 감물을 들인 광목천이 제주 산간

바람을타고한꺼번에흩날리고이제막봉우리를맺기시작한

동백이 슬쩍슬쩍 자신의 색을 보여준다. 멀리에는 서귀포 앞바

다가햇빛을받아눈부시게반짝인다. 더 없이풍요롭고한가하

다.제주는어디든이렇게종일바라만보아도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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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쇠소깍의테우는잔잔한계곡끝과초입을오가기때문에노를젓는전통방식이아닌삼

척의갯배처럼줄을끌어앞으로이동하는방식으로운행되고있다. 02. 쇠소깍가까이남원

읍하례에는서귀포농업기술센터가있다.농업기술센터는전국어디에나있지만이곳에는특

별히체험학습장으로활용되는제주농업생태원이있다. 03. 쇠소깍상류효돈천계곡. 쇠소

깍은한라산백록담부터내려오는효돈천의물줄기가깊은계곡을만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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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도자기 작가’로 불리는 그는 버려진 도자기 조각들을

이어붙여만든<번역된도자기(TranslatedVases)>시리즈로국내외화단

에 널리알려져있다. <번역된도자기>는 2001년 이탈리아알비솔

라의세라믹비엔날레에참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그는알비솔

라의도공인안나마리아Anna Maria에게도자기에관한설화와백자

를묘사한김상옥의시「백자부白磁賦」를바탕으로18세기조선백자

12점을상상하여재현하도록했다.조선백자는도자기에서텍스트

로탈물질화되고변형되고다시물질화되어12개의도자기로재현

됐다.흰 바탕에파란색그림이들어간도자기였다.조선백자라기

보다는다소중국적인느낌을준다고할까.편향된서구의오리엔

탈리즘을방증하는듯했다.

“이탈리아전시를마치고돌아와서전통방식으로조선백자를재

현하는항산임항택명장의작업장을방문하게됐어요.그날항산

선생님이 가마에서 도자기를 꺼내 하나씩 확인하고 거의 70%를

깨버리는걸 목격했죠.”도자명인들은18세기조선시대의제작방

법으로장작가마에서도자기를굽는다.불떼는작업은날씨나장

작의상태에따라민감한것이라서, 도자기가공장에서찍어내듯

이 일정하게나오지않는다.장인들은그들의관점에서명작에이

르지못한도자기들을모두깨버린다.그렇게처참히버려진도자

파편들이 그녀의 뇌리를 파고들었다. “사람들은 쓸모없는 존재가

다시의미있게태어났을때위로를받아요.제작품도버려지고상

처받은존재가다시새롭게태어난것이죠.” <번역된도자기>연작

의 출발은다른문화에대한오해즉,‘번역’의 문제를다루려는의

도에있었다.하지만이제는작품에의도나주제를투영하려고하

기보다,도자파편들을어루만지는과정에더큰의미를두고있다.

먼저도자파편들을색깔과크기별로분류한다.건물외벽에

돌을붙일때쓰는석재에폭시를도자기내부에여러겹 바른다.형

태를만들고나면도자기틈을또다른종류의에폭시로메꾼다.그

런 다음그위에금분을세번 바르고다시그위에금박을붙인다.

01. 정겨운골목길을따라도착한이수경작가의작업실.만추의그윽한풍경이드리워진커다

란 창가에그녀가서있다.ⓒ김병구

부암동은초행初行이었다.서울에이런곳이다있었나,싶게아늑한분위기의동네였다.

거리구석구석아기자기한갤러리와카페들이있고담벼락을따라이름없는들꽃들이다소곳이피어있었다.

“골목안쪽으로50미터쯤오시면검은철문있는집이에요.”

참오랜만에걸어보는골목다운골목길,이수경작가의작업실도그런동네의자연스러움을닮아있었다.

삐걱,철문을밀고들어선작업실.만추의그윽한풍경이드리워진커다란창가에그녀가서있었다.

글.성혜경

도자기작가이수경

파편에담긴서사,그상흔을치유하는예술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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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려고했었어요.그런데원하는형태가나오지않아계속망쳤죠.

그땐 제 전두엽을 지나치게 활성화시켜서 완성작의 이미지를 머

릿속에미리기가막힐만큼완벽하게시뮬레이션을했었던것 같

아요.지향하는목표가있으니작업과정은단지비루하고고통스

러운노동이었습니다.몸도마음도피폐해졌죠.”처음엔도자파편

하나하나가이미고정된형태를갖고있다는걸 생각하지못했다.

그런 실패를 거듭한 뒤, 이제 그녀는‘나’를 내려놓았다. <번역된

도자기>의 가장중요한요소는도자파편그자체이다. “어쩌면제

가 이 작품을만드는재주는개미나벌의솜씨보다못한것 같아

요. 도자기는먼지에서출발합니다. 먼지였던흙이물로이겨져서

형태로빚어지고두번에걸쳐고온에서구워지고결국전혀다른

물성을얻게되죠. 특히조선백자나고려청자를모티브로제작됐

다가깨짐을당한도자파편에는또다양한서사가더해집니다.그

래서전 이미제가감당못할엄청난서사를품고있는도자파편

으로제작한 <번역된도자기> 작품앞에창작자로저를앞세우지

못하겠어요. 이 작품은저보다훨씬앞에나아가있으니까요.” 이

수경 작가는 도자기 파편들 앞에 창작자로서의 권리를 내려놓았

다. 부수어진 이야기들을 들어주고 조각난 상흔들을 쓰다듬어줄

마지막으로카슈kashu로 세 번 코팅을해서금박을보호한다. 이제

더 이상연약한도자기가아니다.

그렇게 버려진 존재들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매만지다 보면 작품

이 완성되기까지길게는4개월의시간이소요된다.“작업을할때

어떤특정한형태로만들려는의도는없어요.언제나지금이 순간

에주목할뿐이죠.처음엔미리스케치를해놓고원하는형태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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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번역된도자기>는 2001년 이탈리아알비솔라의세라믹비엔날레에참여하면서시작됐다.

당시그는알비솔라의도공에게도자기에관한설화와김상옥의시「백자부(白磁賦)」를 바탕으

로 18세기조선백자 12점을상상하여재현하도록했다. ⓒ이수경 03. 도자파편앞에자신을

내려놓는다는이수경작가.‘ 번역된도자기’의 가장중요한요소는도자파편그자체이다.ⓒ

김병구 04. 도자파편들을석재에폭시로붙여형태를만들고,그위에금분을세 번 바른다음,

다시그 위에금박을붙인다.마지막으로카슈(kashu)로 세 번 코팅을해서금박을보호한다.ⓒ

김병구 05. 깨진 도자기 파편들이 가득 담긴 바구니들이 작업실 곳곳에 놓여있다. ⓒ김병구

06. 2014년 리움미술관에서열린‘ 교감’전시에소개됐던<달의이면>.ⓒ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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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것들은 유독 아름다운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마도

삶이유한하기때문에그런것들에연민이생기는건 아닐까요.붉

게 물든 노을이나 한철 피는 꽃들이 아름다운 것도 곧 사라지기

때문이겠죠. 제 작업의 어떤 부분들에는 그런 사라지는 것들, 그

소유할수없는아름다움에대한집요한탐착이있어요.전통이든

현대든 지독하게 아름다운 것은 누구에 의해서든 보존되리라 봅

니다.제 작품에도그런아름다움이스며있었으면좋겠습니다.”짧

은대화였지만이수경작가에게선예술가로서의고집이나예민함

보다는온유함이나너그러움이느껴졌다.사라져가는것,상처받은

존재에대한그녀의진심어린애정이전해졌다.날카로운도자조

각으로만든<번역된도자기>가온유하고아늑하게다가오는이유

를알것 같았다.

뿐이다.그것은깨진도자기를치유하는과정일뿐만아니라작가

자신을치유하는행위이기도하다.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에 맞는 매체가 있어요.

다행히전 새로운매체를배우고익히는데두려움이없어요.제가

작가로서별로알려지지않은시절에다양한실험을맘껏할수있

었던게 새로운매체에대해두려움이없도록만들어준것 같아요.

그당시많은분들이제 작업이너무산만하고정체성이불분명하

다고했고그런식으로하다간작가로성공하기힘들다고했죠.그

런데이제는다양한매체를다루는것이제정체성의한부분이됐

습니다.그리고가만히보면제 작업들이다양하기는하지만몸의

기관들처럼각각연결되어있는듯해요.나의의지와상관없이하

나의숲에서로연결된생명체들처럼자라나고증식하는것 같습

니다.”

이수경작가는<번역된도자기>외에도회화,영상등새로운매체

를이용한작업들을계속해서시도하고있다.붉은색안료인경면

주사鏡面朱砂로우스꽝스러운형상을그린 <경면주사드로잉>, <전생

역행그림>이라불리는회화시리즈,부처나보살의뒷모습을그려

병풍으로만든<이동식사원>등전통을새롭게바라보고자유분방

하게표현하는작업들을다채롭게펼치고있다. 2014년 리움미술관

에서열린‘교감’전시에소개됐던<달의이면>은특히기억에남는

작품이다. 도자기 파편 작품이긴 하지만 조선백자를 소재로 했던

기존작품들과달리함경북도회령지역에서생산된흑유도자기조

각들을썼다. “일제강점기에만들어져긴 여정을지나도착한흑유

파편을손에들고들여다보고어루만지면서여러상상을펼

쳐봤습니다. 그 옛날 항아리였을 사물을 통해 당시의

일상을상상하면서감동적이기도했지만,또한마

음이아프기도했어요. <달의이면>이라는제목

은 여러 의미들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달의 이면을 볼 수 없어요.” 그녀의 작품들은

독창적인발상과특유의위트가부각된다.그러

나가볍지않다.종교에대한사유,전통의재해석

같은진중한이야기가견고하게자리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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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편 모여라,

888자놀이는근래에보기드문놀이이다. 단순히나혼자만잘해서되는놀이가아닐뿐더러넓은공간과

여러명의동무가있어야가능한놀이기때문이다. 또단순히힘이세다고되는것이아니라상황을판단하는능력과순발력,

같은편과역할을나누어협동할줄도알아야한다. 8자놀이는아주오래된놀이는아니지만충남금산문화원에서

발간한 『금산의민속놀이』(강성복, 1994)에 실려있는것으로보아그이전부터많이해오던놀이로보인다.

이 놀이처럼큰그림판은없지만유사한옛 놀이로는진놀이가있다. 두편으로나누어서로의집을정하고그것을빼앗는류의놀이로는

진놀이가그시작으로보이는데, 이는조선초기의인물, 제도, 문물등을기록한 『견첩록』에그기록이남아있다.

글. 이수정 ((사)놀이하는사람들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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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아이들은주로실내에서많이논다. 가까운곳에놀이

터도있고공원도있지만나이가어릴수록부모들은이런저런걱

정이 많아서인지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 노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지금처럼아파트가아니라좁은집에서살때에는어림도

없었다. 아이들끼리재미가나서좀 놀라치면‘나가라’는 어른들

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오죽하면 코미디 프로그램에 ‘애들은

나가놀아라~’라는유행어가있었을까?

그만큼밖에서노는것이당연했던시절이있었다. 지금처럼밖에

나가서도 PC방, 노래방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산과 들

이 있는그곳에서자연스레어울려놀았던것이다. 나무에기어올

라 새알도 훔쳐내고, 시냇물에 들어가 물고기도 잡고, 손톱 밑이

까매지도록 흙장난도 했다. 그렇게 땅을 딛고 놀던 옛 아이들이

하던바깥놀이들은매우다양하다. 간단하게선을그어놓고구슬

치기, 비사치기도하고그 보다더 큰놀이판을그려서그 위에서

달팽이놀이, 이랑타기등의놀이도했다. 그 중에서도지금소개

할8자놀이는집뺏기, 진지점령하기, 8자가이생등의이름으로불

렸는데어린아이들보다는좀큰아이들이주로하던놀이이다.

8자놀이는방법이단순한것 같지만실제놀이를해보면변

수가많이있다. 우선놀이방법을살펴보면다음과같다. 두편으

로나누어하는놀이로한편이보통5~7명 정도가적당하다. 8자

모양의 그림을 그리는데 그림의 크기는 인원수에 따라 조절하여

그린다. 8자의양쪽의둥근원 안이각자의집이되며 8자의양

쪽끝에는안쪽과바깥쪽에걸치도록각각둥근원을또 그

려두는데 8자안쪽의반원은‘만세통’이고 8자바깥쪽의반

원은‘쉼통’이라고한다. 처음에는각자자기집에있다가

놀이가 시작되면 자기 집을 지키는 쪽과 상대의

집을차지하는쪽으로나누어움직인다. 이 때 자

기 집이나집 밖의쉼통에서는두발로있을수있지

만집 밖과남의집 안쪽에서는모두깨금발로있어

야한다. 쉼통에서는서로다른편이만나도싸우지

않지만 밖에서 만나거나 집 안에서 서로 다른 편이

만나면서로밀거나쫓아다니면서상대를공격한다. 이때집 안에

있다가집 밖으로나갈때에는8자의벌어진부분, 즉출입구를통

해 다녀야하며깨금발로있어야하는곳에서두 발로있거나집

안에서밖으로상대에의해끌려나오면죽는다. 죽은사람은놀이

판밖에서기다리도록하고어느한편이모두죽거나한명이라도

상대편집 안의만세통을찍게되면놀이가끝이난다.

놀이판을보거나놀이방법을들어보면, 손쉽게상대편집의만세

통을찍고그야말로‘만세’를외칠수있을것 같지만어림없는소

리다. 상대편집으로가는길을모르는것도아니고못넘어갈산

이 있는 것도 아닌데 험난하다. 평소에는 만만해 보이던 친구나

동생이다가와나를주저앉히려고하는데그힘이보통이아니고

깨금발로금세갈수있을것 같은상대편의집도왜 이리멀기만

한건지. 그렇지만별 뾰족한수는없지만같은편끼리작전을짠

다며속살거리고은밀한눈짓을주고받는재미가크다. 이번에는

꼭이길것만같은데마음대로안 되어서화도나고분한마음도

들지만그래도이대로끝내고싶지않은마음, 아이들은마음대로

안되지만자꾸만하고싶어한다.

아이들에게인기 있는 TV프로그램에소개되어서유명해진

전래놀이 중에‘오징어놀이’가 있다. 이와 비슷한 놀이인 개뼈다

귀놀이, 네둠벙놀이등은놀이판의모양은다르지만규칙이비슷

해서 8자놀이와같은류類의 놀이로볼수있다. 비슷한놀이들이

계속해서놀이판의모양을바꾸어가며변화발전해온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이런 놀이들이 가진 매력이

그만큼남달랐기때문이아닐까? 두 편으로나누어서

로의힘과꾀를겨루면서, 때론시기하고때론동무의

꾀에감탄하며아이들은조금씩성장한다. 어른들

이 가르쳐주는대로가아니라직접적인체험을

통해스스로깨달아가는것이다. 무언가를스스

로 깨달아 가는 것은 어렵지만 그만큼 깊고

오랜기억을남긴다. 아이들이성장하면서배

우는수많은것들을이루는저기어디쯤에8자

놀이가있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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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우 고대로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역대 왕조의 역사를 상세한 기록으로 남기고 있

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기록 중에 하나가 천문현

상과 천체운행의 원리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관

련 기록이국가의전문관서에서정리한천문지天

文志와 역지曆志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특정

전문기관을두어역사서에이러한천문관련기

록을자세하게남기고있다.

조선시대에는 모든 천문관측과 원리를 연구하던

전문기관이관상감觀象監이었다. 이 관상감의역할

은천문관련업무내용외에역법, 지리, 풍수, 명

리학 등을 다루었다. 이러한 고유 업무와 더불어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각종 행사와 의례를 거

행할때 길한날짜와시각을정하는일까지도맡아했다. 관상감

업무중에서가장역점을둔것은천문관련내용이다. 천문업무

는크게3가지유형으로나눌수있다. 첫째로지속적인천문관측

을통하여하늘에나타나는이변異變 또는천변天變을기록하고이

를 국내외의 사건과 관련하여 해석하는 일이다. 둘째로 천체 관

측기기를개발하여제작하고이를이용하여정밀하게천체의운

행을파악하는일이다. 셋째로태양과달, 오행성등의운행원리

를파악하여일식과같은천변을미리계산해내는일이다. 이 계

산법을정리해놓은것이역법曆法이다.

이러한 천문 관련 업무 중에서도 가장 전문성

이 필요한 것이 역법을 이용하여 일식과 월식을

추보推步하는 일이다. 역법의 원리를 체득하여 일

식과 월식을 미리 예측해내는 계산을 전담하는

사람을 역산가曆算家라 한다. 역산가는 다른 분야

와는달리천체운행의원리를상세하게이해하고

이를 당시의 고도의 수학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천문현상을 추보하는 일을 맡았다. 따라서 가장

우수한수학자를역산에전념하도록했다. 하늘에

일어나는 이변 중에서 가장 중요한 현상이 일식

과 월식이었다. 이 현상은 역산가가 주도하여, 나

타나기 6개월이전에미리추보해야만했다. 일식

이 나타나는 날은 전국적으로 모든 관공서에서

음주가무를자제하도록하였다. 특히일식이진행되는동안은임

금이직접근정전월대에올라구식례救食禮를올리는예식을거행

했다. 이 일식과 월식이 일어나는 시각을 미리 예상하여 임금께

알리는 업무가 역산가의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만일 일식이 일

어나는 시각을 잘못 예측하는 경우는 그 책임을 물어 의금부에

구금되어 태형을 받거나, 멀리 귀양을 가는 경우도 있었다. 일식

과월식추보가잘못되는경우는역산가의실수도있었지만때로

는그 계산법이 기록되어 있는 역법서자체의 결함이 있는경우

도있었다. 이러한역법의문제를해결하기위해세종시대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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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을읽는사람들,

조선이성리학을국가의통치이념으로삼아개국하면서중요하게생각한것 중하나가천명天命을받아백성들을통치하는것이었다.

천명이란모든천지만물을주재하는절대자의의지라고보았다.

그러한천명은하늘에나타나는여러가지천문현상과지상에일어나는자연현상에나타난다고보았는데,

그중에서도천문현상을가장중요하게여겼다.

글. 이용복 (서울교육대학교과학교육과교수, 소남천문학사연구소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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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있게되었다. 따라서조선전기최고의역산가를이순지라한

다면조선 후기를대표하는역산가로는안국빈을들수있다. 이

렇게조선역산가의활동은우리나라수학사의발전에도큰영향

을미치게되었다.

01. 이순지(李純之, 1406~1465) 영정. 조선전기의역산가로이슬람에서사용하던역법을바탕

으로『칠정산(七政算)』을 저술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02. 보은법주사신법천문도병풍

(보물제848호). 관상관원안국빈(安國賓) 등 6명이한양에서볼수없는남쪽하늘의별까지포

함하여 제작한 신법천문도가 그려져 있다. ⓒ문화재청 03. 서울 관상감 관천대(보물 제1740

호). 조선시대기상대나천문대인관상감이있던자리에설치한천문관측대이다. ⓒ문화재청

의 모든역법을연구하여 10여 년에 걸쳐『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

을편찬하게되었다. 이것도부족하다하여당시최고의과학기술

을보유한이슬람에서사용하던역법을바탕으로만든『칠정산외

편七政算外篇』도편찬했다. 이 편찬과정에서크게기여한역산가가

이순지(李純之, 1406~1465)와 김담(金淡, 1416~1464)이라는 인물이었다. 『칠정

산』의 완성은우리나라과학사에서큰획을긋는업적이었다. 『칠

정산』의 편찬 이후 조선시대의 일식과 월식 추보의 정확성은 대

단히높아지게되었다.

중국은명나라말기이후서양에서온많은선교사를통하

여 기존의천문역법의문제점을밝혀내면서개력改曆을단행하게

되었다. 서양인의주도로개력한역법이시헌력時憲曆이며 이것은

청나라시대인 1645년부터시행되어두번 정도개력과정을거쳐

청나라말기까지사용했다. 조선도김육(金堉, 1580~1658)의 주장에따

라 시헌력을 1653년(효종 4)부터 정식 역법으로채택하여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헌력으로 개력한 이후 이를 이해하는데 많은

어려움이있었다. 태양과달의위치를예측하는데고도의수학적

방법을사용하고있을뿐만아니라삼각함수표와다양한종류의

대수표를활용했다. 조선의역산전문가들은시헌력의방대한수

표와 계산 원리를 이해하는데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이러한 시

헌력사용에따른어려움을극복하기위해 1650년대에는관상감

관원인 김상범金尙范을 중국에 파견하여 배워오도록 하였으나 문

제를해결하지못했다. 1705년에는허원許遠을 청에보내수표사

용법을배워오게하고, 다시 1710년에는청의흠천감欽天監에서시

헌력의 추보법推步法을 배워오게 하였으나 문제점은 여전히 있었

다. 그 후 1741년 관상관원 안국빈(安國賓, 1683∼1752)이 역관과 함께

당시청나라에와있던서양인과전문가를만나그산법을배우고

다양한 천문 역법서를 구해가지고 와서 분석을 하였다. 이후 시

헌력사용상문제점을어느정도해결할수있었다.

이렇게 시헌력을 익히는 과정을 통하여 조선 후기에는 많은 역

산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되었다. 이 역산가 중에서 가장 큰

역할을한것이안국빈이다. 조선에서청나라의시헌력을도입하

여 시행한이후거의 90년 지난후에어느정도이해하여사용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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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학당피아노는1911년에독일 사에서제작한것으로,

헨리닷지아펜젤러(Henry D. Appenzeller, 1920~1939 교장재직)가 1930년 경 배재강당완공에즈음하여

한국에들어온것으로추정되며배재강당에서주로연주되었다. 제작연도와국내에들어온시기등을

고려하면우리나라에들어온현존하는가장오래된연주용피아노라고할수있다.

이러한가치를인정받아2011년에문화재로등록(등록문화재제480호) 되었다.

글. 이순령 (배재학당역사박물관학예연구사)

한국의근대음악사를간직한배재학당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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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학당은한국에세워진최초의근대식교육기관으로1885

년에 미국 감리교 소속 선교사 헨리 게르하트 아펜젤러(Henry G.

Appenzeller, 1858~1902)에 의해설립되었다. 배재학당이라는교명은고종이

직접지어내려준것으로‘유용한인재를기르고배우는집’이라는

의미이며여기에는당대급변하는국제정세에능동적으로대처하

고자한고종의의지가담겨있다. 이후배재학당은통역관을배출

하고관직에나아가는창구로서가아닌신분의빈천을넘어모두에

게동등한교육의기회를제공하는평등교육의중요한토대로서한

국의역사속에뿌리를내리게되었다.

배재학당 130년의 시간동안수없이많은인물들이배출되

었다. 정치, 역사, 문화, 종교 등의 분야에서 배재학당 출신들의

활동은한국근대의형성과발전에많은영향을끼쳤다. 그 중에

는 한국 근대 음악사에 주요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도 매우 많은

데, 대표적인인물로는성악가이자작곡가로남북음악계에중요

한영향을미친『조선민요합창곡집』의 저자안기영(安基永, 1900~1980),

오케레코드와 조선악극단 설립자이자 오케음악무용연구소를 만

들어전문적인예능인을길러냈던이철(李哲, 1903~1944) 등을꼽을수

있다. 그리고 이들의 이와 같은 활동은 서양음악을 공부한 배재

학당최초의한국인음악교사김인식(金仁湜, 1885~1963)과 그 뒤를이

어 배재학당 음악교사를 역임하였던 피아니스트 이흥렬(李興烈,

1909~1981)과같은교사가있어가능했다.

이들 주요한 음악인들의 활동과 더불어 배재학당이 한국 근대

음악사에중요한위치를매김할수 있었던데에는 1930~1950년

대 우리나라에 주요한 음악회장이었던 배재강당의 역할을 빼놓

을수없는데, 바로이 강당에지금의배재학당피아노가놓여있

었다. 이 배재학당 피아노는 이흥렬 선생의 지도하에 교내 밴드

부에서활동했던김계원(1942년 졸업)의 증언을근거로당시배재의

교장이었던 헨리 닷지 아펜젤러가 학교 대강당을 신축하면서

(1932~1933년 경) 직접 미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배재 출신의 유명 연극배우 김동원(金東園, 1916~2006)이 1933년 배재

강당에서 이 피아노의 반주에 맞춰 노래하고 있는 장면을 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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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물이 있어, 이 시기에는 확실

히 이 피아노가 배재강당에 있었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배재

학당 피아노가 놓여 있던 배재강

당에서는 당대를 대표하는 많은

음악가들이 연주회를 가졌는데,

배재음악교사이자, 1930~1940년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작곡가였던

이흥렬 선생도 귀국기념 행사에서 이 피아노를 연주한 바 있으

며, 서울대음대학장을지낸전봉초의제1회 첼로독주회, 서울대

교수이자 예술원 회원을 지낸 피아니스트 김순열의 첫 독주회,

천재적인작곡가인김순남의작품연주회, 연세대교수를지낸황

병덕의제1회 독창회등도이곳에서개최되었다.

또한 배재 출신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인 한동일

과 백건우는 학창시절 이 피아노를 연주하였고, 특히 한동일은

미국으로유학을떠나기직전배재강당에서이 피아노로도미고

별 연주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여러 기록들을 통해 알

수있듯배재강당이당대중요한음악회장으로자리매김할수있

었던 데에는 배재학당 피아노의 존재가 큰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현재의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이나 예술의전당이 생기기 전,

수준높은 음악을 향유하는 문화의 공간으로 배재강당이 가지는

위상은배재학당피아노와밀접한관계가있다고할수있다.

배재학당 피아노는 지금은 소리를 내는 악기로서의 수명은

다했지만, 한국근대음악사에있어주요한음악가

들의 연주와 그 연주를 향유했던 사람들

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점

에서 역사적 유물로서의 가치는 더욱

더 높아지고있다.

01. 배재학당피아노(등록문화재제480호)는 1911년에독일 사에서제작한것으로, 우

리나라에들어온현존하는가장오래된연주용피아노라고할 수있다. ⓒ문화재청 02. 피아

노 건반 위쪽에 제작사 명칭( )이 새겨져 있다. 03.배재학당은한국에 세워진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으로 1885년에 미국 감리교 소속 선교사 헨리 게르하트 아펜젤러(Henry G.

Appenzeller, 1858~1902)에 의해설립되었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 04. 1930~1940년대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작곡가이흥렬. ⓒ한겨레음악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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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프랑스 미

식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이란과 프랑스 정상이 와인의 유

무를이유로함께식사할수없게된 해프닝을제대로이해할수

없을것이다.

2006년 프랑스의요리사와미식가가모여프랑스음식의 인류무

형문화유산등재신청을공식선언했다. 폴 보퀴즈, 알랭 뒤카스,

피에르트르와그로, 마크베라, 미셸게라르등3~4백여명의요리

사도서명운동에동참했다. 2005년 멕시코가자국음식을인류무

형문화유산에 등재하려다 실패한 것을 보고 프랑스 음식문화야

말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던것이다. 결국 2년 후 니콜라사르코지대통령이관련업

계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정부차원에서 지지한다고 발표했고 적

극지원하기시작했다.

당시프랑스의이런모든움직임을보며프랑스의미식문화가인

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든 안 되든 그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음식을 문화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요리사, 그런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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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조간신문에서프랑스를방문한이란의하산로하니대통령과프랑스의프랑수아올랑드대통령간

정상회동에식사가빠져있었다는기사를발견했다. 11월 17일 오찬을나누기로했던두정상의식사가취소된이유는

메뉴에와인이포함되어있었기때문이라는설명이었다. “음주를금지하는이슬람법에따라야한다”며

무알코올식사를주장하는이란측에게프랑스는“비 신자에게만와인을제공하겠다”고설득했으나이란은거절했다.

궁여지책으로오찬대신조찬을갖자는프랑스의제안에이란은‘싸구려’로보인다며이 또한거부했다.

결국두정상이함께식사하지않게된 것이다. 두나라간와인을둘러싼신경전을보고영국일간텔레그래프는

“자국식문화를‘소프트파워’의 핵심으로여기는프랑스대통령이와인만큼은양보하지않았다.”고분석했다.

2009년에도이라크의누리알말리키이라크총리가니콜라사르코지프랑스대통령의만찬초대를와인때문에거절한적이있다.

글. 이미령 (푸드칼럼니스트)

01. 프랑스인들에게음식이란자연과문화간의친밀한소통결과다. 자연이주는식재료를대

충그릇에담아놓는개념이아니다. 음식은땅과바다를대표하는자연의연장이다. ⓒ프랑스관

광청 02. 커트러리, 유리잔, 그릇등이자로잰 듯흐트러짐없이세팅된테이블은프랑스의격

식 있는가스트로노미(gastronomy)를 보여준다. ⓒ프랑스관광청 03. 뷔슈드노엘은프랑스에서

크리스마스즈음에먹는전통후식이다. ⓒ위키백과

자연그자체이자인간의기술로만든최고의결과물프랑스의미식문화(Gastronomic meal of the Fre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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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들을적극지원하는정부, 자국음식문화에커다란자부심을가

진 국민이 있는 프랑스가 부러웠다. 프랑스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목표로자국이보유한수많은음식관련자료를체계적으

로정리할기회를가질것이고, 세대를이어전승되는생산및 조

리기술을보유한장인들의확고한위상재정립과자국음식이야

말로 대대손손 물려주어야 할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라는 국민

적 공감대형성에기여할것이며, 프랑스음식문화의가치를세계

에 널리알리는것만으로도얼마나큰성과를올릴수있겠는가?

그런생각을했다.

‘떼루와Terroir’는토양, 지형즉, 포도밭표면의토양과그

아래의흙, 바위, 토양의물리학적성질, 지역기후와의상호작용

등의모든것, 더 나아가생산자까지도포함하는의미로번역된

다. 한 지역특유의지질, 수질, 대기적특징등의자연적요소

뿐아니라, 역사, 전통, 풍습, 문화, 언어적특징, 사고체계및 행동

양식등독특한향토기질, 풍기, 풍속, 풍취까지아우른다고보면

된다. 내게는 프랑스 사람들이 떼루와를 ‘껴안고’ 사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태어난땅에대한그들의애착과열정을그렇게

밖에설명할수없다. 프랑스구석구석을여행할때마다각지역

의 독특한향토음식에크게놀라게된다. 다양하고풍부한식재

료를 이용한각 지방 전통음식과 지역에서 생산되는 품질 높은

와인을페어링(음료와음식의궁합을맞춤)하며어디서든최고의미식경

험을할수있다.

프랑스인들에게음식이란자연과문화간의친밀한소통결

과다. 자연이주는식재료를대충그릇에담아놓는개

념이 아니다. 음식은 땅과 바다를 대표하는 자

연의연장이다. 그래서인지음식을대하는프랑

스인들의 과장된 태도가 가끔은 우스꽝스럽게

느껴때도있다. 음식을마주하면먹는일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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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앞에놓여있는음식에대한끝없는감상과요란한비평을주

고받으며다양한주제를놓고대화한다. 자연히 식사시간이길

어진다. 독일과 영국에서도장기간거주했던내게음식에대한

프랑스사람들의유별남은민족적특성으로이해될정도이다.

필자가 처음으로 프랑스식 가스트로노미(gastronomy, 멋진 식사

를만드는기술)를 경험한것은 1995년 성탄절식사때다. 식사를하

기 전에아페리티프(aperitif: 식전음료수)를 마신후다이닝룸으로가

화려한테이블앞에앉았다. 전식, 본식, 디저트등에따라마시

는와인의종류가달라각자의자리에는크리스탈로된 네 종류

의 잔(왼쪽부터물잔, 레드와인잔, 화이트와인잔, 쏘테른을마시기에좋은작고짧은다

리의잔)이 세팅되어 있었다. 크기가다른세 개의접시가겹쳐져

놓여있었고, 오른쪽에는각기다른크기의나이프들이, 왼쪽에

도역시코스에맞춘다양한모양의포크들이놓여있었다. 전식

으로푸아그라(Foie Gras, 거위간요리)와빵데피스(Pain d'epice, 생강과향료를

넣은빵)를먹으며아버님께서따라주시는달콤하고진한황금빛

깔의그렁크뤼쏘테른(Grand cru sauterne) 와인을마셨다. 두번째코

스로스코틀랜드산훈제연어요리와함께은은하고새콤한과일

향이느껴지면서도상당히드라이한퓌이휴메(Puilly fume, 르와르지

방에서나는화이트와인)를들었고, 본식으로리 드 보(Ris de veau, 송아지 흉

선 요리), 꼬끼이 생 자크(Coquille Saint-Jacques, 가리비 요리)와 함께 폼므

도핀(Pommes Dauphine, 도핀식감자요리), 퓨레드샐러리( 샐러

리를 갈아서 만든 퓨레)를 들며 또 다른 화이트 와인인 샤토 드 씨토

뫼르쏘 프르미에르 크뤼(Chateau De Citeaux Meursault 1er Cru)를 마셨다.

다음 코스로 샐러드와 각종 치즈를 들은 후, 마지막 디저트 코

스로뷔슈드 노엘(Buche de Noel, 크리스마스이브때 먹는장작모양의케이크)을

샴페인과 함께 들었다. 식사를 끝낸 후 다시 살롱으로 가 디제

스티프(Digestif, 정찬에서 식후에 소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내는 술)로 고급 코냑

을 소량 마셨다. 이렇게 코스로 나오는 음식과 함께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다 보니 새벽 2시가 가까워졌다. 아페

리티프를마시기시작한저녁 8시 30분부터무려 5시간이넘게

진행된 정찬이었다. 모든 음식과 와인은 완벽하게 마리아쥬

mariage되어최고의궁합을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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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식 정찬에서는 이렇게 와인이 빠질 수가 없다. 국가

간 정상 만찬 테이블에서 와인을 빼달라는 외국 수장의 요구를

프랑스의 국가원수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였다. 열정과 사랑,

자부심으로 자국 음식을 대하는 프랑스인들은 과거에도 그랬지

만현재는물론앞으로도계속해서그들의미식문화를발전계승

시켜나가기위해온갖노력을다할것이다. 미식문화야말로후세

에물려주어야할문화유산이라는확신을가지고있기때문이다.

자연과 기술의 조화, 최고 식자재로 만들어진 음식과 적절한 메

뉴구성, 각코스음식에걸맞은와인페어링, 격식을갖춘테이블

세팅 및 세련된 식사예법, 함께 음식을 나누며 소통하고 열정적

으로미식을즐기며기쁨을추구하는프랑스의품격높은미식문

화는하루아침에만들어진것이아니다. 유네스코가이러한프랑

스식 가스트로노미를 인류가 보호해야 할 무형문화유산으로 인

정한것이다.

04. 프랑스의미식은사람들이함께모여맛있게먹고마시는기회를가지는잔치같은식사로서,

이런 식사는단란함과맛의즐거움, 인간과자연산물의조화를강조한다. ⓒ유네스코(UNESCO)

05. 프랑스미식문화의중요한요소에는먹고마시는것뿐만아니라요리를신중히고르기, 식탁

아름답게차리기등도의특별한행동등이포함된다. ⓒ유네스코(UNESCO) 06. 프랑스식정찬에

서는와인이빠질수가없다. 프랑스는북쪽지방의청포도와남쪽지방의붉은포도가와인용으

로완벽하기때문에와인의질과양에서세계제일을자랑하고있다. ⓒ유네스코(UN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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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박제화 되어있던 동해 구 상수시설이 지역민들의 문화

공간으로재탄생되고있다. 동해구상수시설의변화를이끈것

은한국문화유산연구센터와동해시가함께운영하고있는문화

재 활용프로그램‘물, 동심에 스며들다’이다. 2014년 시작해 올

해 2년차에접어든‘물, 동심에스며들다’는물과수리(水理)라는

독특한 주제를 적극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많은

지역민들의참여를이끌어냄으로써동해구상수시설에생기를

불어넣고있다.

프로그램들은단순한관람중심이아닌오감을자극하는다채로운

체험에초점이맞춰져있다. 먼저<세상을바꾸는힘, Creative Idea!>

는제한시간내 물을가장많이마신사람이우승하는‘흡수왕선

발대회’와물·동해·동해구상수시설을주제로한사진을공모

해 전시회를여는‘동해사진공모전’등물의소중함에대해알아

보는체험프로그램이다. <헌물줄게, 새물다오>는박사님과함께동

해구상수시설을돌아보며물과상수시설에대한이야기를재미있

게 들어보는‘박사님! 여기서뭐하세요?’, 상수시설의외관에 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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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구상수시설(등록문화재제142호)은 1940년대초설치한일제강점기의산업시설로,

정수장에물이처음도착하는착수정, 물속에섞인흙이나모래를가라앉히는침전지, 여과지, 정수지,

배수지까지계통도가잘보존되어있어당시의산업기술수준을가늠할수있게해준다.

그러나상수시설로서의기능을상실한후사람들의무관심속에

주변청소년들의비행장소로변질되기시작했고, 점점사람들이찾지않는곳이되었다.

이처럼지역민들에게애물단지로여겨지던동해구상수시설이최근새로운모습으로변하기시작했다.

정적이감돌던건물에선아이들의웃음소리가들리고휑하던담벼락은알록달록벽화로꾸며졌다.

동해구상수시설에생기를불어넣고있는‘물, 동심에스며들다’프로그램을소개한다.

글. 정진우 사진. 한국문화유산연구센터

동해, ‘물, 동심에스며들다’

물놀이테마파크보다더 흥미진진한문화재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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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로 벽화를 그려보는‘새 옷을 입혀주세요!’, 트릭아트Trick Art

작품으로 꾸민 상수시설 곳곳에서 재미있게 사진을 찍어보는

‘트릭아트포토존’으로구성되어있다. 가장 인기 있는프로그램

은 단연 <생생生生블루오션, 시즌2>이다. 상수시설에서 서바이벌

물총게임을펼치는‘업그레이드, 생존게임워터건’부터직접만

든 물로켓에 소원을 적어 쏘아 올려보는‘꿈을 쏘아라!’까지 동

심을맘껏펼칠수 있게해준다. 이밖에도테마관에서는그동안

진행한체험프로그램현장사진과동영상, 사진공모전입상작및

벽화, 물을 주제로 한 동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따스한 동심으

로의초대>를통해그동안‘물, 동심에스며들다’가 걸어온길을

돌아볼수있다.

‘물, 동심에스며들다’의 인기비결은다른곳에서체험할수없는,

동해구 상수시설이라는독특한문화재에특화된참신한프로그

램들이다. 특히‘업그레이드, 생존게임워터건’은기존다른곳에

서도할수있는일반물총놀이가아니라, 한국문화유산연구센터

에서 고안한 새로운 형식의 놀이형 체험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은

각시설을지키기위한미션을수행하면서흥미진진하게6개의계

통도를이해할수있다. 또한‘정수기만들기’와‘꿈을쏘아라!’등

물을소재로한여러가지형태의체험들은동해구상수시설에담

겨있는스토리를적극적으로활용한프로그램이라할수있다.

동해시에서는대규모예산을들여동해구상수시설을‘물’을소

재로한다양한교육·놀이·문화공간, 그리고지역을대표하는

‘‘테마파크형’근대문화유산으로만든다는계획을세우고있다.

이처럼‘물, 동심에스며들다’는문화재활용프로그램을통해지

역사회의 여러 분야에 걸쳐 경제적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보여주고있다는점에서그성과가크다고할수있다.

이에 한국문화유산센터는 향후‘물, 동심에 스며들다’가 지역경

제활성화에기여할수있도록동해시의대표적문화유산브랜드

로만들어나갈계획이다. 그 일환으로여름

휴양지로 유명한 동해시의 관광자원

과 연계한 이벤트성 축제 프로그

램도 개발하여 침체된 지역경

제 활성화에 기여할 방안도 마

련하고자 한다. 무관심 속에 있

던 문화유산에 새로운 생기를 불

어넣고있는‘물, 동심에스며들

다’, 앞으로도 문화유산을 향

유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

들어가길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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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동해구상수시설(등록문화재제142호)은 1940년대초설치한일제강점기의산업시설로, 착

수정부터배수지까지계통도가잘보존되어있어당시의산업기술수준을가늠할수있게해준

다. 02. ‘업그레이드, 생존게임워터건’은한국문화유산연구센터에서고안한새로운형식의놀

이형 체험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은각 시설을 지키기 위한 미션을수행하면서흥미진진하게 6

개의계통도를이해할수있다. 03. 트릭아트(Trick Art) 작품으로꾸민상수시설곳곳에서재미

있게사진을찍어보는참가자들. 04. ‘새 옷을입혀주세요!’는 상수시설의외관에물을주제로

벽화를그려보는주민참여형프로그램이다.

03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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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역사유적지구를탐방하고서

시월의마지막날에나는문화재청정책고객문화유산탐방단에선정되어유네스코세계유산인‘백제역사유적지구’에 다녀왔다.

누가숲에불을놓았는지물감을툭툭찍어놓은듯한가을날의숲길에서눈길이가는곳어디든행복감이묻어났다.

전국에서모인20대에서70대 연령층의사람들과같은방향의관심을공유하며

시간을함께할수있다는것이얼마나큰행복인지새삼깨닫는시간들이었다.

글. 홍순례 (전라북도전주시중화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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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답사는 10월 29일부터 30일까지 1박 2일의일정으로진행

됐다. 공주공산성을돌아무령왕이잠들어있는송산리고분과

능산리 고분을 둘러보고 백제가 멸망할 때까지 수도를 방어한

부소산성에서한시대의흥망성쇠를생생하게느낄수있었다.

부여정림사지는 1불 1금당의구조로나의시선을사로잡은 5층

석탑은목조건물의배흘림기법을이용하였고처마의네 귀퉁이

에서부드럽게들려져단아한자태를보여주고있었다. 탑뒤로

앉아있는 석불좌상은 마치 손으로 꾹꾹 눌러 빚어놓은 듯한 소

박함이묻어났다.

익산 미륵사지에 들어서자 돌을 다듬는 정소리가 귀를 먹먹하

게 내려치고있었다. 복원을위한작업이한창진행되고있었는

데 원형을 어느 정도 살려낼 수 있을지 자못 기대가 된다. 무왕

이 왕비와사자사에가던중미륵삼존을만나세운절로 3불 3

금당의 구조이며 석탑과 석탑 사이에 목탑이 서있는 탑신앙에

서 불상중심으로옮겨가는과정을잘보여주었다.

복원중인탑과재현해놓은탑사이에서발길을멈추고잠시숨

을고르던 나는 석가가 연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이자 가섭존자

만이 그 참뜻을 깨닫고 미소 지었다는 염화시중의 단어를 떠올

렸다. 백제인만이지니고있던문화적자부심이절제의미로표

현되고 있는 탑 건축양식을 바라보던 나는 백제인의 미의식에

뿌듯함을느꼈다.

주변국들과의활발한교류를통해문화적발전이절정에이르렀

던 백제. 자신들의 문화를 발전시켜 동아시아에 전파하며 자신

들만의무늬를만들어나갔던백제인의정신세계가한없이자랑

스러웠다.

다양한각도에서궁금증을풀어헤치며선인들의문화와사상을

접하니그우수성에연이어감동이쏟아지는순간들이었다.

문화유산은 그 나라 민족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는

글귀를 새기며 이렇듯 선인들의 자취에서 묻어나는 훌륭한 유

산을제대로발굴·보존하여전통자원화시켜나가야할것이라

고사료된다.

다시한번 해설을맡아애써주신이해문선생님, 그리고좋은기

회를갖게해준문화재청관계자분께도감사를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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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사랑과 만나다> 코너는 독자 여러분이 만드는 코너입니다. 여행에서

만난문화재, 내가가장사랑하는문화재, 우리역사의흐름을알 수있었던박

물관 등 문화재와 관련된 독자 여러분의 기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해진

주제는없으며문화재에관한소중한이야기, 나누고싶은이야기를언제든지

보내주시면, 기쁜마음으로지면에싣도록하겠습니다. 아래양식에맞는원고

와사진을연락가능한전화번호와함께보내주세요.

·원고분량 : A4용지기준 1장(10pt)

·사진 : 해당여행관련사진5매 이상

·보내실곳 : 문화재청대변인실 <문화재사랑> 담당자([email protected])

독자참여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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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01. 익산왕궁리오층석탑(국보제289호). 마한시대의도읍지로알려진익산왕궁면인근에자리

하고있는석탑으로, 옛 백제영토안에서고려시대까지유행하던백제계석탑양식에신라탑의

형식이일부어우러져있다. ⓒ홍순례 02. 부여정림사지오층석탑(국보제9호). 부여정림사터

에 세워져있는석탑으로, 탑신부의각층몸돌에모서리마다기둥을세워놓았는데, 위아래가좁

고가운데가볼록한목조건물의배흘림기법을이용하였다. ⓒ홍순례 03. 04. 10월 29일부터30

일까지진행된문화재청정책고객문화유산탐방참가자들은공주공산성, 송산리고분군, 부여

정림사지, 부여소산성, 익산미륵사지, 왕궁리유적등을이틀에걸쳐방문하였다.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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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 유환석

봉출이라는이름으로불렸던한아이가있었다. 백정의아들로태어난봉출은날 때부터사람취급을받지못하며살아야하는팔자였다.

그러던어느날봉출의아버지박성춘은장티푸스에걸려다죽어갈지경에이르는데…

이봐요정신차려요.

......

나리미천한목숨살려주신김에제아들녀석도살려주십시오.

성춘의간곡한부탁은에비슨의마음을움직였고, 에비슨은사람들의반대에도불구하고봉출을의학당에받아준다.

에비슨은사경을헤매던박성춘을병원에데려가헌신적으로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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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 저 좀살려주십시오.

이 미천한목숨을살려주셔서고맙습니다.

백정이면백정답게곱게앓다죽을것이지감히어딜.

네, 아버지.

……

너는이 아비처럼살면안된다. 알아듣지?

세상에미천한목숨이란없습니다.

봉출군!봉출아, 스승님말씀잘듣고졸지말고.

아이구, 나리. 아무쪼록우리봉출이잘좀가르쳐주십시오.

네, 아버지.

이제퇴원하셔도됩니다.당분간약잘챙겨드셔야해요.

봉출아!

그때운명적으로나타난한사람, 바로제중원의의사에비슨(O. R. Avison)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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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슨은봉출의됨됨이를알아보기위해일부러궂은일을시켰던것. 그는불평없이묵묵히일하는봉출을눈여겨보게된다.

……

한편, 그무렵조선에콜레라가창궐해수많은사람이목숨을잃는참사가벌어진다.

이에고종은에비슨을방역책임자로임명했고, 에비슨은각고의노력으로콜레라를진정시켜그공을인정받게된다.

에비슨은백정도의사가될수있는길을열어달라고주청을올렸고, 고종은이를승낙했다.

하지만사람들은이들부자를보며혀를찼다.

쯧쯧, 주제파악못하고설쳐댄다는백정이바로저 자구만.

의사가된박서양은그에만족하지않고간도로건너가구세병원을세우고만주에있는동포들을진료했으며, 독립운동에도적극적으로참여했다.

배가아파요~

머리가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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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의술을배운다고한들누가백정에게치료를받겠나!

음, 내 짐작대로성실하고바른아이였어.

덕분에더 큰희생을막았소. 내 상을내릴것이니뭐든말해보시오.

감히청컨대백정을면천하시어백정들도의사가될 수있게해주시옵소서.

게다가의학당에서는봉출에게온갖궂은일을시켰다.

네, 네.

나리큰일났습니다요. 호열자예요.

호열자라고?

이후봉출은본격적으로의학공부를시작했고, 1908년 21살의나이에의사면허를받았다.

그리고광복을5년 앞둔 1940년, 박서양은55세의나이로자택에서영면했다.한국최초서양의로수많은사람들에게의술을베풀었던박서양은우리나라의학사에당당히그이름을남기게됐다.

그가바로한국최초의서양의박서양이다.

너 이 녀석, 왔으면빨래부터해야지뭐하고있는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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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따뜻한금융, 함께성장하는사회

신한은행의기업이념은‘미래를함께하는따뜻한금융’이다. 고객,

신한, 그리고사회의가치를모두높이는상생의선순환구조를만

들어나가겠다는의지이다. 10년째 이어온‘한문화재한지킴이’

활동이그대표적인사례이다. 2004년 금융권최초로봉사단을만

든신한은행은과거, 현재, 미래라는 3가지시제개념의목표를세

우고사회공헌활동을전개해나가던중보다문화재보존분야사

업을보다더 체계적으로진행하고자 2005년 7월 5일 문화재청과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협약을 맺고 진정성과 지속성이라는 기치

아래다양한활동을펼치고있다.

첫째로 2005년부터 전국적인 지점망과 인력을 활용, 국내 70여개

주요문화재에대해환경정화, 모니터링, 홍보등의활동을펼치고

있다. 특히지난3월 보다체계적이고전문적인활동을위해‘‘문화

재 보존봉사단’을발족하여숭례문, 환구단, 성균관, 수원향교등

에서 보호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두 번째는 소외계층의 전통문화

체험지원으로, ‘한양도성원정대’, ‘궁궐에서의 1박 2일’등소외계

층어린이들에게문화체험의기회를제공하고있다. 세 번째는문

화재 환수 및 복구 지원 분야이다. 2007년 건청궁 전통조경 복원

지원, 2011년 숭례문전통기와가마와경관조명설치비용지원등

현재까지약 50억 원을지원했다. 마지막으로문화재에대한대국

민 인식개선과문화재관련단체지원이다. 신한은행은문화재를

보존·관리하는 것에 앞서 문화재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사랑이

더 중요하다는것을인식아래, 2008, 2012년 총2회에걸쳐수만명

의 네티즌을대상으로우리문화재바로알기캠페인을실시했다.

이밖에문화재사랑정기예금을발매를통한문화재보존기금조

성, 재불서지학자故박병선박사연구활동비지원, ‘신한가족만원

나눔기부’기금(2억3천만원)을통한소외계층문화유산체험활동제공

등다양한방법을통해문화재지킴이활동을펼쳐왔다.

글. 이채윤 사진.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활동은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일등공신역할을하고있다. 즉후원사업과더불어임직원

들이 직접행동으로참여하여‘문화재지킴이’의 역할을몸소실

천하고 있는 것. 특히 임직원들은 신한은행의 사회공헌사이트

(www.beautifulshinhan.co.kr)에서 스스로 신청하여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참여한 직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앞으로 신한은행은 문화재를 아끼는 기업시민으로서

‘‘한문화재한지킴이’활동의모범적인모델을구축해나가고, 이

를통해국민들의문화재에대한관심과사랑을높이는데일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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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퍼즐 독자의소리•2015년 12월호문제입니다

•정답및 당첨자는다음달호에서확인하세요.

※2015년 11월호당첨자입니다.1. 보배로운칼. 예전에, 나라의행사나의식에서의장(儀仗)에 쓰던칼.

3. 평양시중구역대동강변에자리잡고있는식당. 평양냉면과평양온반이유명하다.

6. 조선시대죄인의심문과도적의수색및 체포, 순찰등의일을맡았던관서.

7. 효돈천과 바다와 맞닿는 곳에 위치하여 담수와 해수가 만나서 만들어진 하천지형.

명승제78호이다.

9. 강원도강릉시운정동에있는고가(古家). 중요민속문화재제5호.

12. 팥을푹삶아서체에으깨어밭인물에쌀을넣고쑨죽.

13. 방 밑에화기가통하게하여난방하는구조체.

15. 마주대하여이야기를주고받음.

16. 국왕이신하에게관직관작자격시호토지노비등을내려주는문서.

19. 과거충남공주시장기면에있었던행정구역(2012년 7월 충남공주시석장리동에편

입). 사적제334호가있다.

20. 1885년(고종 22) 미국 선교사인 아펜젤러가 서울에 세운 한국 최초의 현대식 중고

등교육기관.

2. 강원도태백시창죽동금대봉기슭에있는연못으로, 한강의발원지로알려져있다.

명승제73호이다.

3. 우리나라고대부터대한제국시기까지의국왕인장.

4. 관중과포숙의사귐. 즉영원히변치않는참된우정을뜻하는한자성어.

5. 임금에게아뢰어청하던일.

7. 소의뿔.

8. 콩 따위의꼬투리에서알맹이를까낸껍질.

9. 경기도개성시에있는돌다리. 정몽주가이방원에의해피살된곳으로유명하다.

10. 국악기중타악기. 허리가가늘고잘록한통의양쪽에가죽을붙인악기이다.

11. 매실나무의꽃. 예부터 불의에굴하지않는선비정신의표상으로서 정원에 많이 심

어졌다.

14. 들어가는맨 첫머리.

15. 아량이넓고관대한사람. 소인배의반대말.

17. 조선후기의의사·문신·국문학자이며최초로종두법을도입했다.

18. 사찰에서부처나보살등불교신앙의대상이되는불상을모신전각에대한총칭.

특집주제인‘끈기’에 관한글을읽으며나 또한끈기로엮어진민족인가싶었습니다. 10

여 년 전 원하는곳에취업하기위해시험을준비하며 7전 8기로합격하는영광을누렸

는데끈기와인내로합격의목표를위해매진했기에가능했었던게 아니었나싶습니다.

한 번 도전하여실패를맛보면금세포기하는요즘세대들이실패의쓰디쓴경험이성공

의 달콤함을더할수있다는사실을알았으면좋겠습니다.

작은일이라도도전을했다면끈기있게하는꾸준함이있어야한다는부분에공감합니

다. 저는 농아인의 불편함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수화배우기를 시작했습

니다. 모든현상을손이라는도구를통해표현하는일이생각보다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끈기있게도전해서가치있는삶을살아가는계기를만들도록노력해볼생각입니다.

‘꾸준한사람이완벽을만든다’기사를읽고마치저의현재고민을그대로들여다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사처럼 끈기가 없어 3개월 안에 성공하겠다는 일이 6개월이 되

었고 1년, 3년이지난채로변함이없어서‘왜 나는끈기가없을까’라는자책속에있었

습니다. 이번호 기사는저 자신에게맞춰진개인상담같은좋은이야기라서그 조언을

통해끈기를가지고반드시성공해야겠다고다짐했습니다.

<문화재사랑>을 구독한 지는 오랜 시간이 되지 않았지만 매월 특집으로 소개되는

‘‘한국인의 마음’ 코너를주의 깊게 살펴보았습니다. 정의, 포용, 진취, 겸손, 용기 등,

매월 소개된 내용이 재미있고 어느 정도 깊이도 있는 글이어서 정신없이 변하는 현

대를사는우리에게경각심을일깨워주는역할을했습니다. 그리고잠시나마지금의

나를돌아보며내게도얼마만큼이나내재한한국인의마음이있는지생각해봅니다.

‘한국의뒷간’이란기사를통해예부터불리던이름부터기사를통해처음알게된 휴대

용 변기의내용까지재미있게읽었습니다. 어찌보면지저분하다는느낌도있지만, 무엇

보다재미있고흥미로운기사였습니다. 뒷간의역사와이름의변화, 변기의모양이시대

나 쓰임새에따라다양한형태로제작되었다는사실에조상들의지혜를엿볼수있는기

사였습니다.

“여러분의소중한의견에귀를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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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1월호 22쪽 ‘한편 1960년대 초에는 나주가 군수물자 거점으로 지정되고 공장이 가동되었

다’에서‘1960년대’를‘ 1940년대’로정정합니다.

2. 11월호44쪽‘3기 중서삼릉의휘릉은처음엔들어가지못하고’에서‘휘릉’을‘효릉’으로정정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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