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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일 시 Deutsche Lyrik 조 경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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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 일 시Deutsche Lyrik

    조 경 태

  • Seoul 2018

    차례 1

    차 례

    머리말 ‥‥‥‥‥‥‥‥‥‥‥‥‥‥‥‥‥‥‥‥‥‥‥‥‥‥‥‥‥‥‥‥⋯ 2

    독일 고전시 ‥‥‥‥‥‥‥‥‥‥‥‥‥‥‥‥‥‥‥‥‥‥‥‥‥‥‥‥‥‥ 5

    전후 독일 현대시 ‥‥‥‥‥‥‥‥‥‥‥‥‥‥‥‥‥‥‥‥‥‥‥‥‥‥ 49

    서론 ‥‥‥‥‥‥‥‥‥‥‥‥‥‥‥‥‥‥‥‥‥‥‥‥‥‥‥‥‥‥‥‥‥‥ 50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 60

    제2장 자연마법시 ‥‥‥‥‥‥‥‥‥‥‥‥‥‥‥‥‥‥‥‥‥‥‥‥‥ 88

    제3장 비의시 ‥‥‥‥‥‥‥‥‥‥‥‥‥‥‥‥‥‥‥‥‥‥‥‥‥‥‥‥ 102

    제4장 실험시와 구체시 ‥‥‥‥‥‥‥‥‥‥‥‥‥‥‥‥‥‥‥‥‥ 140

    제5장 정치시와 선동⋅선전시 ‥‥‥‥‥‥‥‥‥‥‥‥‥⋯‥‥ 164

    제6장 일상시와 신주관성의 시 ‥‥‥‥‥‥‥‥‥‥‥‥⋯‥‥ 216

    제7장 탈근대와 몽타주시 ‥‥‥‥‥‥‥‥‥‥‥‥‥‥‥‥⋯‥‥ 244

    제8장 1990년대 이후의 독일시 ‥‥‥‥‥‥‥‥‥‥‥‥‥‥‥ 262

  • 2 독일시

    | 머리말 |

    현대 예술 작품은 흔히 예술 애호가들에게 난해하다고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문학에 있어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독자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시학적 지식은 일반적으로 현대시에 접근하기에 불충분하며, 시의 내용이 비교적 명확하게 전달되고 독자에게 익숙한 은유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시에 단련된 독자의 이해력은 종종 다양한 유형의 현대시를 접하면서 한계에 부딪친다. 그러면 독자는 대부분 불신과 당황, 몰이해, 때로는 완전한 거부감을 갖고 현대시를 대하게 된다. 전통적인 시가 근본적으로 형식의 미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전래의 질서에 대한 동의와 세상에 대한 신뢰를 담고 있다면, 현대시는 무엇보다도 낡아빠진 단어에 대한 절망에서 출발하여 종종 모순적이며, 도발적이고 생소화된 표현으로 가득 차 있다. 언어 기호의 최소치로 전달의 최대치를 추구하는 현대시는 독자에게 아무것도 선사하지 않으며, 그보다는 독자를 거부하고 독자로 하여금 힘든 추가적 창조의 공동 작업을 요구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상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예술과 문학의 영역에서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며, 특히 전후 독일시는 다른 어느 시기보다도 정치⋅역사적 상황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 이미 19세기 말의 자연주의와 20세기 초의 표현주의에서 과격한 변화를 겪었던 독일시는 1945년 이후 거의 매 10년마다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으며, 형식과 내용의 다양성으로 인해 포괄적인 파악이 불가능하며, 여하한 종류의 분류와 체계화 작업도 절대적인 유효성을 지니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저자는 전후 각 시기를 대표하는 시들을 발췌하여 정치⋅사회적 질서와 보편적 세계관의 변화에 따른 개략적 분류를 통해 전후 독일시의 발전 양상을 개관하려고 시도하였다.

    3

    전후 독일시의 유형 분류와 유형별 특징은 주로 Dieter Hoffmann (2004), Hermann Korte u. a. (2005), Hans-Joachim Willberg (2012) 등의 기술을 종합적으로 요약하였으며, 각 유형을 대표하는 시의 선정에 있어서는 번역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방언시와 과도한 언어실험시는 배제하였다.

    이 책에 수록된 시들이 독일 현대시의 특별한 구조와 언어⋅양식적, 음향⋅리듬적 형식을 파악하고자 하는 요구를 완벽하게 충족시킬 수는 없지만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현대시의 구조와 양식의 다양성을 이해하는데 일차적인 방향 제시적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고 믿으며, 전통적으로 시의 본질적 요소로 간주되고 있는 운율에 대한 이해와 운율학 용어에 대해서는 졸저 독일 운율학 개론(2006)을 참고할 것을 권한다.

    독일 현대시의 고찰에 앞서 중세에서 표현주의에 이르는 각 문학사조의 특징을 대변하는 독일 고전시를 일별함으로써 독일시의 시대적 발전 양상을 개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지은이

  • 5

    독일 고전시

  • 6 독일 고전시

    중세(Das Mittelalter, Staufische Klassik) 750-1350

    민네장(Minnesang) Ich bin hòlt einer frouwen

    Her Meinloh von Sevelingen (12세기 후반)

    Ich bin hòlt einer frouwen: ich weiz vil wol umbe waz.sît ich ìr begunde dienen, si gevìel mir ie baz und ie baz.ie lieber und ie lieber sô ist si zallen zîten mir.ie schœner und ie schœner: vil wol gevallet si mir.sist sælic zallen êren, der besten tugende pfligt ir lîp.sturbe ich nâch ir minne,und wurde ich danne lebende, sô wurbe ich aber umb daz

    wîp.

    under der linden

    Walther von der Vogelweide (ca. 1170-1230)

    Under der linden an der heide,da unser zweier bette was,Da mugt ir vinden schone beide gebrochen bluomen unde gras.Vor dem walde in einem tal,

    7

    민네장(Minnesang) 나 어느 귀부인을 사랑하네

    헤어 마인로 폰 제벨링엔

    나 어느 귀부인을 사랑하네: 왜 그런지 나는 잘 알고 있네.그녀에게 봉사하기 시작한 이래, 그녀는 점점 더 내 마음에 들었네.사랑이 점점 짙어감에 따라 그녀는 더욱 내 마음에 들었네.아름다운 여인이기에 더욱 그녀는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네.온갖 영광의 축복을 받아 지고의 미덕을 갖추고 있으니내 그녀를 사랑하다가 죽어 다시 태어난다 해도 또다시 그녀에게 구애하리라.

    보리수 아래에서

    발터 폰 데어 포겔바이데

    들판 위, 보리수 아래,우리 둘의 보금자리였던 곳,그곳에 가면 볼 수 있을 거예요꽃과 풀들이 정겹게 꺾여져 있는 것을.계곡 숲 앞에서는

  • 8 독일 고전시

    tandaradei,schone sanc die nahtegal.

    Ich kam gegangen zuo der ouwe,do was min friedel kommen e.Da wart ich engfangen, here frouwe,daz ich bin saelic iemer me.Kust er mich? wol tusentstunt,tandaradei,seht wie rot mir ist der munt!

    Do her er g(e)machet also richevon bluomen eine bettestat.Des wirt noch g(e)lachet innecliche,kumt iemen an daz selbe pfat.Bi den rosen er wol mac,tandaradei,merken wa mirs houbet lac.

    Daz er bi mir laege, wessez iemen(nu enwelle got!), so schamt ich mich.Wes er mit mir pflaege niemer niemenbevinde daz wan er unde ich,Und ein kleinez vogellin,tandaradei,daz mac wol getriuwe sin.

    9

    탄다라다이,나이팅게일이 아름답게 지저겼지요.

    나는 달려갔어요, 초원으로,그곳엔 이미 나의 연인이 먼저 와 있었지요.그곳에서 그이는 나를 포옹했어요, 성모 마리아여,그래서 나는 이제 언제나 행복하지요.그이가 내게 입을 맞추었냐고요? 아마 수천 번은 했을 거예요.탄다라다이보세요, 내 입술이 얼마나 빨개졌는지!

    그곳에서 그이는 화려하게 만들었어요,꽃으로 침대를 말이예요.누가 그곳을 지나가다 보면포복 절도할 거예요.장미꽃들을 보면 알 수 있지요,탄다라다이내 머리가 어디에 놓여 있었는지를.

    그이가 내 곁에 누워있었다는 걸 누군가 알게 된다면(제발 그런 일이 없기를!) 나는 부끄러울 거예요.그이가 나와 무엇을 했는지 아무도 알아서는 안돼요.그이와 나만을 빼고는 말이예요.그리고 작은 새 한 마리,탄다라다이그 새는 비밀을 지킬 거예요.

  • 10 독일 고전시

    장인가(Meistersang)15.-16. Jh.

    Der EdelfalkHans Sachs (1494-1576)

    Im rosenton, 1543

    1In centonovella ich lase, w 9Wie zu Florenz vor zeiten sase w 9Ein jung edelman, weit erkannt, m 8Fridrich Alberigo genant, m 8Der in herzlicher liebe brennet w 9Gen einem edlen weib, gennet w 9

    Giovanna, an gut ser reicht, w 9An eren stet und gar lobleiche. w 9Der edelman stach und turnirt, m 8Zu lieb der frauen lang hofiert; m 8Sie aber veracht all sein liebe, w 9An irem herren treulich bliebe. w 9

    Gar reichlich Friderich ausgab m 8Bis er verschwendet große hab; m 8Entlieh verpfent er all sein gute, w 9Zug auf ein sitz und in armute, w 9Nichts dan ein edlen falken het, m 8Mit dem erteglich baißen tet, m 8

    11

    매한스 작스

    장미톤

    1데카메론에서 읽었어요. 옛날 피렌체에 프리데리히 알베리히라는 이름을 가진 유명한 젊은 귀족이 한 명 살았는데 그는 어느 귀부인을 진심으로 사랑했대요. 그녀의 이름은

    지오바니였고, 아주 부유하고, 정숙하고, 평판이 좋았어요. 그 귀족은 귀부인을 위해 무술시합을 열었고, 그녀에게 오랫동안 봉사했어요. 하지만 그녀는 그의 모든 사랑을 경멸했고, 그녀의 남편에게 충실했지요.

    프리데리히는 그녀를 위해 아낌없이 연회를 열었고, 많은 재산을 탕진했어요. 마침내 그는 모든 재산을 저당잡히고 시골로 가서 가난하게 살았지요. 그에게 남은 것이라곤 새사냥을 하는 매 한 마리 뿐이었어요. 그리고 작은 밭에서 손수 농사를 지어 먹고 살았지요.

  • 12 독일 고전시

    Und nert sich aus eim kleinen garten, w 9Des er auch tet mit arbeit warten. w 9

    2Ir her der starb, und sich begabe:der frauen sun, ein junger knabe,wart schwerlich krank bis in den tot;sprach: »muter, ich bit dich durch got,hilf, das Friderichs falk mir werde,so nimt ein ent all mein beschwerde.«

    Die muter tröst in, den zu bringen,kam zu her Fridrich in den dingen.der freuet sich irer zukunft,entpfieng sie mit hoher vernunft.zum frümal tet sie sich selb laden.fro war Friderich irer gnaden;

    Het doch weder wilpret noch fisch,darmit er speiset seinen tisch;armut und unglück tet in walken.er würgt sein edlen lieben falken,briet den und in zu tische trug,zerleget in höflich und klug;in mit der edlen frauen aße,die doch selbs nit west, was es wase.

    13

    2그러다가 그녀의 남편이 죽었어요. 귀부인의 아들, 중병에 걸려 거의 죽게 된 어린 아들이 말했어요: “어머니, 제발 부탁컨대, 프리데리히의 매를 갖게 도와주세요. 그러면 내 모든 고통이 사라질 거예요.”

    어머니는 아들에게 매를 가져다주겠다며 위로했어요. 그리고 프리데리히씨에게 갔지요. 그는 그녀가 찾아온 것을 기뻐하며 매우 반갑게 그녀를 맞았어요. 그녀는 아침 식사때 찾아왔지요.

    그러나 식탁을 차릴 고기도 생선도 없었어요. 그토록 가난과 불행이 심했지요. 그는 자신이 아끼는 소중한 매를 잡아 정성껏 요리해서 식탁에 올리고 귀부인과 함께 그 매를 먹었어요. 귀부인은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어요.

  • 14 독일 고전시

    3.Nach dem mal sprach die frau mit sitten:»durch euer lieb wil ich euch bittenum euren edlen falken gut,nach dem mein sun sich senen tuttotkrank, wo ir im den tut geben,errettet ir sein junges leben.«

    Her Fridrich war mit angst beseßen:»den falken«, sprach er, »han wir geßen;die allerliebst mein liebstes aß.«die frau sich des verwundern was.er zeiget ir des falken gfider.schieden sich beide traurig wider.

    Nach drei tagen ir sune starb.her Fridrich um die frauen warb;sie erkennet sein lieb und treue,het seiner armut kein abscheue,weil er war tugenthaft und frum.zu eim gemahel sie in num.drum ift nit alle lieb verloren;lieb hat oft lieb durch lieb geboren.

    15

    3식사가 끝나자 귀부인이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당신의 호의를 믿고 부탁드리는데 당신의 고귀한 매를 주실 수 있을지요. 내 아들이 그 매를 매우 갖고 싶어 해요. 당신이 그 매를 제 아들에게 주신다면 당신은 그의 어린 생명을 구해주시는 거예요.”

    프리데리히씨는 경악했어요: “그 매는 우리가 먹었습니다. 가장 사랑스러운 여인이 내가 가장 아끼는 것을 먹었습니다.” 귀부인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그는 그녀에게 매의 깃털을 보여주었지요. 두 사람은 슬프게 헤어졌어요.

    사흘 후에 그녀의 아들이 죽었어요. 프리데리히씨는 귀부인에게 구혼했어요. 그녀는 그의 사랑과 신의를 알게되었지요. 그의 가난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그는 예의바르고 착했기 때문이예요. 그녀는 그를 남편으로 맞았어요. 모든 사랑은 허사가 아니지요. 사랑은 종종 사랑을 통해 사랑을 낳았으니까요.

    * 장인가의 연 구성

    Aufgesang

    Abgesang

    { 1. Stollen2. Stollen (Gegenstollen)

  • 16 독일 고전시

    인문주의(Humanismus), 종교개혁(Reformation)1470-1600

    Ain new lied herr Vlrichs von HuttenUlrich von Hutten (1488-1523)

    Ich habs gewagt mit sinnen    vnd trag des noch kain rew Mag ich nit dran gewinnen    noch muß man spüren trew Dar mit ich main    nit aim allain Wen man es wolt erkennen    dem land zu gut Wie wol man thut    ain pfaffen feyndt mich nennen. (...)Ob dan mir nach thut dencken    Der Curtisanen list Ain hertz last sich nit krencken    Das rechter maynung ist Ich wais noch vil    Wöln auch yns spil Vnd soltens drüber sterben    Auff landßknecht gut Vnd reutters mut    Last Hutten nit verderben.

    (1521)

    17

    울리히 폰 후텐 씨의 새 노래울리히 폰 후텐

    나는 충분히 사려한 후 행동했고,    내 행동을 후회하지 않소. 내가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나의 의도는 알아주시오. 내가 어떤 개인을 위해   행동한 것이 아니라온 나라를 위해 행한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오.그럼에도 사람들은 나를    승려들의 적이라고 부른다오. (...)교황의 대리인들이   교활하게 내 뒤를 쫓더라도올바른 확신을 가진 마음은   결코 용기를 잃지 않으리니.게임을 하다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 게임에 끼려고 하는많은 사람들을 나는 알고 있소.   일어나시오, 착한 사나이여, 용감한 기사들이여,   후텐이 파멸하지 않게 해주시오.

  • 18 독일 고전시

    Ein feste burg ist unser GottMartin Luther (1483-1546)

    Der XLVI. PsalmDeus noster refugium et virtus etc.D. Mart. Luther

      Ein feste burg ist vnser Gott, ein gute wehr vnd waffen. Er hilfft vns frey aus aller not, die vns jtzt hat betroffen. Der alt böse feind mit ernst ers jtzt meint, gros macht vnd viel list sein grausam rüstung ist. auff erd ist nicht seins gleichen.

    Mit vnser macht ist nichts gethan, wir sind gar bald verloren, Es streit für vns der rechte man, den Gott hat selbs erkoren. Fragstu wer der ist? er heist Jhesu Christ, der Herr Zebaoth, vnd ist kein ander Gott, das felt mus er behalten.

    (...)

    19

    하나님은 굳건한 성이시니마르틴 루터

    시편 46하나님은 우리의 확신이요 힘이시라 ...마틴 루터 박사

      하나님은 굳건한 성이시니좋은 방패요 무기시라.   우리를 우리가 지금 처한모든 곤궁에서 구해주시리니   늙고 악한 적이아무리 악한 마음을 품고아무리 힘세고 교활하고끔찍하게 무장을 하고 있어도지상에서 그와 견줄 자 없다오.

       우리의 힘으로 된 것 아무 것도 없나니,우리는 쉽게 싸움에 패한다오.   정의로우신 분이 우리를 위해 싸우고스스로 신을 선택하셨으니.   그대는 묻느뇨, 그가 누구인지를?그의 이름은 예수 그리스도,주 체바오트이시니다른 신이 아니로다.그가 세상을 지배하도다.

    (...)

  • 20 독일 고전시

    바로크(Barock)1600-1720

    Buch von der Deutschen Poeterey (1624)Martin Opitz (1597-1639)

    Kap. VII 

    Nachmals ist auch ein jeder verß entweder ein iambicus oder trochaicus ; nicht zwar das wir auff art der griechen vnnd lateiner eine gewisse grösse der sylben können in acht nemen; sondern das wir aus den accenten vnnd dem thone erkennen / welche sylbe hoch vnnd welche niedrig gesetzt soll werden. Ein Iambus ist dieser:

    Erhalt vns Herr bey deinem wort.

    Der folgende ein Trochéus:

    Mitten wir im leben sind.

    Dann in dem ersten verse die erste sylbe niedrig / die andere hoch / die dritte  niedrig / die vierde hoch / vnd so fortan / in dem anderen verse die erste sylbe hoch / die andere niedrig / dir dritte hoch / &c. außgesprochen werden.    Wiewol nun meines wissens noch niemand / ich auch vor der zeit selber nicht / dieses genawe in acht genommen / scheinet es doch so hoch von nöthen zue sein / als hoch von nöthen ist / das die Lateiner nach den quantitatibus oder grössen der sylben jhre verse richten vnd reguliren. (...)

    21

    독일시학서 (1624) 마르틴 오피츠

    제7장 

       앞으로는 또한 모든 시행은 얌부스이거나 트로케우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의 방식처럼 음절의 크기에 유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액센트와 음고에서 어떤 음절이 높고 어떤 음절이 낮게 배치되어야 하는지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얌부스는 다음 시행입니다.  

    Erhalt vns Herr bey deinem wort.

       다음 시행은 트로케우스입니다.

    Mitten wir im leben sind.

       즉 첫 번째 시행에서는 첫 음절이 낮고 다음 음절은 높으며, 세 번째 음절은 낮고, 그렇게 계속되며, 두 번째 시행에서는 첫 음절이 높고, 두 번째 음절이 낮으며 세 번째 음절은 높고 등등과 같이 발음됩니다.    내가 알기로는 아직 아무도, 나 역시도 예전에는, 이에 엄격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지만 고대 로마인들이 음절의 양이나 크기에 따라 그들의 시행을 정돈하고 배열해야 했던 것처럼 이것을 엄격히 유념하여 지킬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 22 독일 고전시

    Es ist alles Eitel   Andreas Gryphius (1616-1664)

    Du siehst, wohin du siehst, nur eitelkeit auf erden.   Was dieser heute baut, reißt jener morgen ein;   Wo ietzundt städte stehn, wird eine wiese seyn,Auf der ein schäfers-kind wird spielen mit den herden; Was ietzundt prächtig blüth, sol bald zutreten werden;   Was ietzt so pocht und trotzt, ist morgen asch und bein;   Nichts ist, das ewig sey, kein ertz, kein marmorstein.Ietzt lacht das glück uns an, bald donnern die beschwerden.    Der hohen thaten ruhm muss wie ein traum vergehn.   Soll denn das spiel der zeit, der leichte mensch bestehn?Ach, was ist alles diß, was wir vor köstlich achten,

    Als schlechte nichtigkeit, als schatten, staub und wind,   Als eine wiesen-blum, die man nicht wieder find´t!Noch wil, was ewig ist, kein einig mensch betrachten.

    (1637)

    23

    만사가 허무로다  안드레아스 그뤼피우스

    네가 어디를 바라보든 세상엔 오직 허무함뿐이로다! 오늘 이 자가 세우는 것, 내일이면 저 자가 허물어뜨리고 지금 도시들이 서 있는 곳은 들판이 되리니그 위에서 목동이 가축들과 노니리라.

    지금 화려하게 꽃피는 것, 곧 짓밟혀 버릴 것이며, 지금 그토록 뻐기고 으스대는 것, 내일이면 재와 유골이 되리라. 영원한 것 아무 것도 없으니, 그 어떤 광석도, 대리석도.지금 행복이 우리를 반기나 곧 고통이 으르렁대리라

    고귀한 행동들의 명성은 꿈처럼 사라짐에 틀림없으니 시간의 유희를 경박한 인간이 감내해야 하는가?아,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그게 모두 다 무엇이란 말인가?

    단지 공허함이요, 그림자요, 먼지요 바람이며, 다시 찾지 못하는 한송이 들꽃에 지나지 않지 않은가?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영원한 것을 눈여겨보려 하지 않는구나!

  • 24 독일 고전시

    계몽주의(Aufklärung) 1720-1785

    Der KussFriedrich von Hagedorn (1708-1754)

    Wie unvergleichlich istDie Schöne, die recht küßt!In ihren Küssen stecktWas tausend Lust erweckt.

    Den Mund gab die NaturUns nicht zur Sprache nur:Das, was ihn süsser macht,Ist, daß er küßt und lacht.

    Ach, überzeuge dichDavon, mein Kind! durch michUnd nimm und gieb im Kußder Freuden Ueberfluß.

    25

    입맞춤프리드리히 폰 하게도른

    제대로 입맞출 줄 아는 그 아름다운 여인은 비할 데 없어라!그녀의 입맞춤 속에는 수많은 쾌락을 불러일으키는 그 무엇이 감추어져 있다네.

    자연은 우리에게 말만 하라고입을 준 것이 아니라오.입을 더욱 달콤하게 만드는 것은입이 키스를 하고 웃을 때라네.

    아, 여인이여, 그 사실을 아소서! 나를 통해키스 속에 담겨진 넘치는 기쁨을 가져가고 그리고 내게 주시오.

  • 26 독일 고전시

    질풍 노도(Sturm und Drang)1740-1785

    Heidenröslein 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 

    Sah ein Knab’ ein Röslein stehn, Röslein auf der Heiden; War so jung und morgenschön, Lief er schnell, es nah zu sehn, Sah's mit vielen Freuden. Röslein, Röslein, Röslein rot, Röslein auf der Heiden.

    Knabe sprach: ich breche dich, Röslein auf der Heiden! Röslein sprach: ich steche dich, Daß du ewig denkst an mich, Und ich will's nicht leiden. Röslein, Röslein, Röslein rot, Röslein auf der Heiden!   Und der wilde Knabe brach 's Röslein auf der Heiden; Röslein wehrte sich und stach, Half ihm doch kein Weh und Ach, Mußt’ es eben leiden. Röslein, Röslein, Röslein rot,

    27

    들장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한 소년이 보았네, 작은 장미 한 송이, 들에 핀 작은 장미, 갓 피어나 산뜻해 가까이 달려가 보았네, 더 없는 기쁨으로 바라보았네. 장미, 장미, 붉은 작은 장미,들에 핀 작은 장미.

    소년이 말했네, 너를 꺾을테야, 들에 핀 작은 장미야! 장미가 말했네, 너를 찌를 거야, 영원히 나를 잊지 못하도록, 참고만 있지 않겠어. 장미, 장미, 붉은 작은 장미,들에 핀 작은 장미!   개구쟁이 소년은 꺾었네, 들에 핀 작은 장미를. 장미는 저항하며 찔렀으나, 소년의 비명뿐 무슨 소용, 꺾일 수 밖에 없었네. 장미, 장미, 붉은 작은 장미,

  • 28 독일 고전시

    Röslein auf der Heiden! (1771)

    Prometheus 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 

    Bedecke deinen Himmel, Zeus, Mit Wolkendunst! Und übe, Knaben gleich, Der Disteln köpft, An Eichen dich und Bergeshöhn! Mußt mir meine Erde Doch lassen stehn, Und meine Hütte, Die du nicht gebaut, Und meinen Herd, Um dessen Glut Du mich beneidest.

    Ich kenne nichts Ärmeres Unter der Sonn als euch Götter. Ihr nähret kümmerlich Von Opfersteuern Und Gebetshauch Eure Majestät

    29

    들에 핀 작은 장미!

    프로메테우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그대의 하늘을 덮어라, 제우스여, 구름의 증기로! 엉겅퀴를 꺾는 소년처럼 떡갈나무와 힘을 겨루어라, 또 산정과도! 그대는 내 땅에 손을 대어서는 안된다, 그대가 세우지도 않은 내 오두막에도, 그리고 내 아궁이에도 손대지 마라, 그 열화로 하여 그대가 나를 시샘하더라도.

    하늘 아래서 그대들 신들보다 더 가련한 존재를 나는 알지 못한다. 그대들은 가련하게도 동냥과 기도의 입김으로 그대들의 위엄을 유지해 가며,

  • 30 독일 고전시

    Und darbtet, wären Nicht Kinder und Bettler Hoffnungsvolle Toren.  Da ich ein Kind war, Nicht wußte, wo aus, wo ein, Kehrte mein verirrtes Aug Zur Sonne, als wenn drüber wär Ein Ohr zu hören meine Klage, Ein Herz wie meins,Sich des Bedrängten zu erbarmen.

    Wer half mir wider Der Titanen Übermut? Wer rettete vom Tode mich, Von Sklaverei? Hast du's nicht alles selbst vollendet, Heilig glühend Herz? Und glühtest, jung und gut, Betrogen, Rettungsdank Dem Schlafenden dadroben?  Ich dich ehren? Wofür? Hast du die Schmerzen gelindert Je des Beladenen? Hast du die Tränen gestillet Je des Geängsteten? Hat nicht mich zum Manne geschmiedet

    31

    어린애들과 거지들이 희망에 찬 바보만 아니더라도 굶주려 허덕일 것을.   내 어려 어찌할 바를 몰랐을 때, 내 길 잃은 눈이 태양으로 향했도다, 마치 그 위에 내 탄식을 들어줄 귀라도, 곤궁에 빠진 자 불쌍히 여길 내 마음 같은 마음이라도 있기나 하듯.

    누가 나를 도와 거인족의 횡포와 맞서 주었단 말인가? 누가 나를 죽음에서, 노예의 신분에서 구해주었단 말인가? 너 스스로 그 모든 것 이루지 않았던가? 성스럽게 불타는 마음이여? 그런데 젊고 착한 네가 속임을 당해, 저 위에서 잠자고 있는 자에게 구원의 감사 올렸단 말인가?   내가 그대를 존경하라고? 무엇 때문에? 그대는 짐진 자의 고통을 덜어 준 일이 한번이라도 있는가? 그대는 불안에 떠는 자의 눈물을 멈추게 해준 적이 한번이라도 있는가? 나를 사나이로 만들어 준 것은

  • 32 독일 고전시

    Die allmächtige Zeit Und das ewige Schicksal, Meine Herren und deine?

    Wähntest du etwa, Ich sollte das Leben hassen, In Wüsten fliehn, Weil nicht alle Knabenmorgen― Blütenträume reiften?

    Hier sitz ich, forme Menschen Nach meinem Bilde, Ein Geschlecht, das mir gleich sei, Zu leiden, weinen, Genießen und zu freuen sich, Und dein nicht zu achten, Wie ich.

    (1774)

    33

    전능한 시간과 영원한 운명이 아니었던가, 나의 주인이자 또한 그대의 주인들인?

    내가 인생을 증오하고 황야로 도망을 하리라고그대는 망상했던가, 소년의 아침 꽃꿈들이 모두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서?

    내 여기 앉아 내 모습대로 인간을 만드노니, 나와 닮은 종족이로다, 괴로워하며 울며 즐기고 즐거워하며, 또한 그대에게 아랑곳 하지 않음은 나와 같도다.

  • 34 독일 고전시

    고전주의(Weimarer Klassik)1786-1805/1832

    Gefunden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

    Ich ging im WaldeSo für mich hin,Und nichts zu suchen,Das war mein Sinn. 

    Im Schatten sah ichEin Blümchen stehn,Wie Sterne leuchtend,Wie Äuglein schön. 

    Ich wollt es brechen,Da sagt' es fein:Soll ich zum WelkenGebrochen sein?

    Ich grubs mit allenDen Würzlein aus,Zum Garten trug ichsAm hübschen Haus.

    35

    발 견요한 볼프강 폰 괴테 

    나 홀로숲 속을 거닐었네.아무 것도 찾을 생각이 없었네. 

    그늘에 핀한 송이 꽃을 보았네,별처럼 반짝이고눈망울처럼 예쁜 꽃 

    꺾으려 하자 그 꽃은가냘프게 말했네:내가 꺾여서시들었으면 좋겠어요? 

    그 꽃을 뿌리 채 파내어아담한 집정원으로 옮겼네. 

  • 36 독일 고전시

    Und pflanzt es wiederAm stillen Ort;Nun zweigt es immerUnd blüht so fort.                        

     (1813)

    낭만주의(Romantik)1798-1835

    Der Spinnerin NachtliedClemens Brentano (1778-1842)

    Da sang vor langen JahrenWohl auch die Nachtigall:Das war wohl süßer Schall,Da wir zusammen waren.

    Ich sing und kann nicht weinenUnd spinn so alleinDen Faden klar und rein,So lang der Mond wird scheinen.

    37

    조용한 자리에다시 심어 놓은즉다시 가지를 치고계속 꽃을 피웠네.   

    길쌈하는 여인의 밤 노래클레멘스 브렌타노

    오래 전에도나이팅게일이 노래를 불렀지요:달콤한 소리였어요,우리가 함께 있었을 때.

    나는 노래를 부르며 울 수가 없어요,그리고는 그렇게 혼자서 실을 맑고 깨끗하게 잣지요, 달이 비추는 동안.

  • 38 독일 고전시

    Da wir zusammen waren,Da sang die Nachtigall,Nun mahnet mich ihr Schall,Daß du von mir gefahren.

    So oft der Mond mag scheinen,Gedenkt ich dein allein,Mein Herz ist klar und rein,Gott wolle uns vereinen.

    Seit du von mir gefahren,Singt stets die Nachtigall,Ich denk bei ihrem Schall,Wie wir zusammen waren.

    Gott wolle uns vereinen,Hier spinn ich so allein,Der Mond scheint klar und rein,Ich sing und möchte weinen!

    (1802)

    39

    우리가 함께 있었을 때 그때 나이팅게일이 노래를 불렀지요, 이제 그 새소리는 나에게 환기시키네요,당신이 나를 떠났다고.

    달님이 아무리 자주 빛을 비추더라도 나는 홀로 당신을 회상한답니다,나의 마음은 맑고 깨끗해요, 신이여 우리를 합쳐주소서.

    당신이 나를 떠난 이래로,항상 나이팅게일이 노래를 해요,그 새 소리를 들으며 생각하지요, 우리들이 함께 있었던 시간을.

    신이여 우리를 합쳐주소서, 여기서 나는 이렇게 홀로 실을 잣고 있어요 달님은 맑고 깨끗하게 빛을 비추지요,나는 노래를 부르며 울고 싶어요!

  • 40 독일 고전시

    사실주의(Realismus)1840-1897

    Der Kuckuck und der EselHoffmann von Fallersleben (1798-1874)

    Der Kuckuck und der Esel,Die hatten großen Streit,Wer wohl am besten sängeZur schönen Maienzeit

    Der Kuckuck sprach: „Das kann ich!“Und hub gleich an zu schrei'n.Ich aber kann es besser!Fiel gleich der Esel ein.

    Das klang so schön und lieblich,So schön von fern und nah;Sie sangen alle beideKuckuck, Kuckuck, i-a, i-a!Kuckuck, Kuckuck, i-a!

    (1835)

    41

    뻐꾸기와 당나귀호프만 폰 팔러스레벤

    뻐꾸기와 당나귀,그들이 크게 다투었지요,아름다운 5월을누가 가장 잘 노래부르는지

    뻐꾸기가 말했어요: “내가 할 수 있어!”그리곤 바로 지저귀기 시작했지요.내가 더 잘 할 수 있어!당나귀가 바로 끼어들었어요.

    그 노래는 아주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울렸지요,도처에 아주 아름답게;둘 다 노래를 불렀어요뻐꾹, 뻐꾹, 이-아 이-아!뻐꾹, 뻐꾹, 이-아!

  • 42 독일 고전시

    자연주의(Naturalismus)1880-1990

    Im ThiergartenArno Holz (1868~1929)

    Im Thiergarten, auf einer Bank, sitz ich und rauche;und freue mich über die schöne Vormittagssonne.

    Vor mir, glitzernd, der Kanal:den Himmel spiegelnd, beide Ufer leise schaukelnd.

    Über die Brücke, langsam Schritt, reitet ein Leutnant.

    Unter ihm,zwischen den dunklen, schwimmenden Kastanienkronen,

    pfropfenzieherartig ins Wasser gedreht,– den Kragen siegellackrot –

    sein Spiegelbild.

    Ein Kukukruft.

    (1898/1899)

    43

    동물원에서아르노 홀츠

    동물원 안, 벤취 위에, 나는 앉아 담배를 피운다;그리고 아름다운 오전의 태양을 기뻐한다.

    내 앞에, 반짝거리면서, 운하가:하늘을 투영하면서, 두 강변을 조용히 흔들면서.

    다리 위로, 유유히, 소위 한 명이 말을 타고 간다.

    그의 아래,어두운, 물에 떠 있는 밤나무 정수리들 사이로,코르크 마개 뽑이처럼 물 속으로 꼬아 박았다,

    – 봉랍처럼 붉은 깃을 –그의 투영상이.

    뻐꾸기 한 마리가운다.

  • 44 독일 고전시

    표현주의(Expressionismus)1910-1920

    Manche freilich ...  Hugo von Hofmannsthal (1874~1929) 

    Manche freilich müssen drunten sterbenwo die schweren Ruder der Schiffe streifen,andere wohnen bei dem Steuer droben,kennen Vogelflug und die Länder der Sterne.

    Manche liegen mit immer schweren Gliedernbei den Wurzeln des verworrenen Lebens,anderen sind die Stühle gerichtetbei den Sibyllen, den Königinnen,und da sitzen sie wie zu Hause,leichten Hauptes und leichter Hände.

    Doch ein Schatten fällt von jenen Lebenin die anderen Leben hinüber,und die leichten sind an die schwerenwie an Luft und Erde gebunden.

    Ganz vergessener Völker Müdigkeitenkann ich nicht abtun von meinen Lidern,noch weghalten von der erschrockenen Seelestummes Niederfallen ferner Sterne.

    45

    많은 사람들은 사실 ... 후고 폰 호프만스탈 

    많은 사람들은 사실 저 밑에서 죽어야만 한다배들의 무거운 노가 스치는 곳에서,다른 사람들은 저 위 조타기 곁에 살며,새들의 비상과 별들의 나라를 안다.

    많은 사람들은 항상 무거운 사지로혼란스러운 삶의 뿌리 곁에 누워 있고,다른 사람들에게는 의자들이 마련되어 있다시빌라들, 여왕들 곁에,그리고 그곳에 그들은 편안하게 앉아 있다가벼운 머리와 가벼운 손을 갖고.

    하지만 하나의 그림자가 저 삶들로부터다른 삶들 속으로 드리워지고,가벼운 삶들은 무거운 삶들에대기와 대지처럼 연결되어 있다.

    완전히 잊혀진 민족들의 피로를 나는 내 눈꺼풀에서 떼어낼 수 없고,놀란 영혼으로부터 떨쳐버릴 수도 없다멀리 떨어진 별들의 말없는 낙하를.

  • 46 독일 고전시

    Viele Geschicke weben neben dem meinen,durcheinander spielt sie all das Dasein,und mein Teil ist mehr als dieses Lebensschlanke Flamme oder schmale Leier.

    (1896)

    WeltendeJakob van Hoddis (1887-1942)

    Dem Bürger fliegt vom spitzen Kopf der Hut,In allen Lüften hallt es wie Geschrei,Dachdecker stürzen ab und gehn entzweiUnd an den Küsten – liest man – steigt die Flut.

    Der Sturm ist da, die wilden Meere hupfenAn Land, um dicke Dämme zu zerdrücken.Die meisten Menschen haben einen Schnupfen.Die Eisenbahnen fallen von den Brücken.

    (1911)

    47

    많은 숙명들이 나의 숙명 옆에서 움직이고,현존은 그들 모두를 뒤섞고 그리고 나의 몫은 이 삶의 가냘픈 불꽃이나 빈약한 넉두리보다 많다.

    세계의 종말야콥 반 호디스

    시민의 뾰족한 머리에서 모자가 날아간다온 사방은 마치 비명소리처럼 들린다기와장이가 떨어져 두 동강이 났다해안가에는 물이 차오른다는 기사가 났다.

    폭풍이 다가왔고, 거친 바다가 요동치며육지의 두터운 방파제를 으스러 뜨리려 한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를 훌쩍인다.열차들이 다리에서 추락한다.

  • 48 독일 고전시 49

    전후 독일 현대시

  • 50 전후 독일 현대시

    | 서론 |

    l. 전후 독일시의 출발

    문학사의 시대구분은 그 타당성에 대한 논란의 여지에도 불구하고 대상의 윤곽을 체계적으로 파악하려는 문학사가들의 일차적인 관심사이다. 현대시의 시대 구분에 있어서는 ‘현대’라는 시간적 공간이 아직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타당성있는 경계설정이 매우 어렵다. 일반적으로 1945년을 독일 문학에 있어서 ‘현시적’ 현재의 기점으로 삼는 것은 이 연도가 정치⋅역사적 흐름에 있어서 하나의 전환점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거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출발점으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에 기인한다. 1945년을 독일 문학의 결정적 단면으로 본 한스 벤더Hans Bender는 그의 시선집 힘겨루기 Widerspiel(1962)에서 “독재체제는 시를 질식시킨다”1)고 하였다. 이러한 언급은 제3제국의 문학 실제에 있어서 시인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참여하였을 가능성을 배제시키는 것이며, 동시에 전후 독일시가 제3제국 시대의 시문학과 뚜렷이 구분되는 양식상의 특징을 지닌다는 것을 단정하면서 시문학 장르의 잠재적인 역사적 연속성에 대한 질문을 처음부터 배제시키는 것이다.

    중요한 정치⋅역사적 사건들이 사회⋅문화적 전환점으로 작용했음을 고려한다면 문학사에서 1945년을 중요한 분기점으로 설정하는 것은 쉽게 이해된다. 2차 세계대전의 종식, 동서냉전, 68학생운동, 독일통일, 냉전의 종식, 밀레니엄 전환기 등 현대를 특징짓는 외적인 굵직한 사건들이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의 작품활동에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가정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문학사에

    1) Vgl. Hans Bender (Hrsg.): Widerspiel. Deutsche Lyrik seit 1945. München 1962. S. 9.

    서론 51

    있어서 시대구분은 대상의 큰 흐름을 분류하기 위한 문학사가의 인위적인 기준일 뿐 대상의 내용 또는 형식상의 분명한 경계를 설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 못한다. 19세기말의 자연주의와 20세기초의 표현주의를 거쳐 현재까지 이르는 독일 현대시는 매우 다양한 실험적 성격을 보여주고 있어 어느 특정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것이 쉽지 않다.

    1945년을 ‘영점의 시간’(Stunde Null), 또는 독일시의 새로운 출발로 보는 시각은 1930년대 초부터 시작된 시적 전통주의의 긴 단계가 전후에도 단절되지 않고 지속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2) 실제로 전쟁이 끝난 후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정치적인 현실로부터 문학적 공간으로 후퇴하여 전통적인 형식언어 속에서 위로와 안정의 기능을 지닌 시들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전통적인 운율과 형식을 쫓는 자연시 장르는 가장 인기있고 영향력있는 장르였다. 전통주의 시로의 복귀는 시대적 상황의 단순한 부정이 아니라 시를 위로와 작은 행복의 목소리로 정착시키려는 시도였으며, 독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유럽 시문학의 일반적인 현상이었다.3)

    문학사에서 1945년이란 시점의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직후 다양한 방향의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새로운 출발’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우 그들의 문학이 개인의 의지나 단순한 결심에 의해 하루 아침에 ‘새로운 출발’이 될 수는 없었다. 1945년 이후 전후 독일문학을 수십 년간 결정지었던 많은 작가들은 제3제국 시대에도 결코 침묵하지 않고

    2) Hermann Korte: Deutschsprachige Lyrik seit 1945, in: Geschichte der deutschen Lyrik, hrsg. v. Franz-Josef Holznagel, Hans-Georg Kemper, Mathias Mayer, Bernhard Sorg, Ralf Schnell u. Hermann Korte. Stuttgart 2004, S. 581-666, hier S. 581f.

    3) Vgl. Hermann Korte, S. 585.

  • 52 전후 독일 현대시

    계속 글을 썼고 출판하였으며, 일부는 제국저작협회에 직업 작가로 등록되어 있었고, 일부는 제3제국의 공식적인 문화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시기를 모든 작가들이 아류로 전락한 단순한 위축의 시기라고는 할 수 없다. “독재 체제는 시를 질식시킨다”라는 말은 파시즘의 독일과 연관시켜 볼 때 사실과 일치하지 않으며, 이 말은 1945년 이후의 문학을 ‘새로운 출발’이라는 표제어로 포장함으로써 전후 문학의 도덕적 무결성을 강조하고, 동시에 달갑지 않은 ‘유산’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전후 의식의 이데올로기적 표현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2. 현대인의 상황과 전후 독일시

    전쟁의 경험과 전후시대의 사회적 변혁, 그리고 핵 발전에 의한 치명적 위협은 현대인의 실존에 대한 질문과 더불어 보편적 세계관의 근본적인 변화와 전래된 질서로부터의 이탈을 가져왔다. 현대인의 상황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니며 시문학 속에 반영되고 있다.

    - 존재의 안전에 대한 믿음을 상실한 자아의 고립과 두려움이 많은 작품들의 실존주의적 출발점이 되고 있다.

    - 인간 상호간의 의사소통 부족과 접촉 빈곤은 언어의 표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와 시적 침묵 속에 반영되고 있다.

    - 연속성의 상실은 논리적이며 인과적인 연관성을 파괴하고 있으며, 은유의 비약 속에서 ‘연관성 부재’의 대담성이 표현되고 있다.

    - 세계상의 붕괴는 세상에 대한 개관성의 상실을 가져왔으며, 대상에 대한 묘사가 부분적이며 단편적으로 나타난다.

    - 현대 인간의 불확실성과 입지 부재는 서정 자아의 제한된 관점

    서론 53

    과 빈번한 입장 변화를 가져온다.- 전자 매체와 기술의 발전에 상응하여 ‘컴퓨터 시’와 같은 다양

    한 실험적 성격의 시들이 나타난다.- 자아 의식의 불안과 상실을 가져오는 영혼의 심층 및 꿈, 도취

    같은 초현실의 발견과 더불어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가 해체되고 있다.

    전후 시대의 젊은 작가 중 한 명인 볼프강 바이라우흐Wolfgang Weyrauch는 동시대의 젊은 작가들이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진 것을 경험한 사람들의 극단적인 상황 속에”4) 놓여 있다고 하였다. 전후 사회에 대한 젊은 작가들의 비판은 무엇보다도 전쟁 이전과 전쟁 이후 시대에 대한 그들의 관찰 결과로서 사회적 위기와 핵의 위험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전후 시대상황을 무시하고 생의 향유와 기만적 복지 사회 속에서 거짓 안전을 추구하고 있는 시민적 생활 질서의 붕괴와 내적인 파탄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들 젊은 작가 세대의 정신적인 태도는

    - 전통과의 타협 없는 단절- 시민 사회의 가식적 문화에 대한 단호한 거부- 두려움, 불신, 그리고 환상의 부재 속에서 표현되는 절망적 회의- ‘온전한 세상’에 대한 믿음의 상실과 더불어 문화염세주의의 확산- 모든 이데올로기와 거리를 두고, 존재의 질문에 대한 확신을 가

    진 입장의 거부5)

    4) Wolfgang Weyrauch (Hrsg.): expeditionen. München 1959. S. 160. 5) Hans Erich Nossack [Büchner-Preis-Rede] 1961. In:

    Büchner-Preis-Reden 1951- 1971. Stuttgart 1972. S. 112.

  • 54 전후 독일 현대시

    로 특징지울 수 있다.

    3. 현대시의 특징

    현대 문학, 특히 현대시는 독자를 위로하거나 감동시키려고 하지 않으며, 교화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현대 문학은 사실을 전달하거나 보편적인 진실을 말하려고 하지 않으며, 현실을 모사하거나 재생하려고도 하지 않고, 그보다는 하나의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려 한다. 문학은 독자에게 더 이상 ‘향유’의 대상이 아니며, 독자의 비판과 창의성, 그리고 후속 창조를 자극한다. 엔첸스베르거Hans Magnus Enzensberger는 시는 세상과의 의견 일치에 대한 저항으로 “모순이며, 존재하는 것에 대한 동의가 아니다”6)라고 하였다.

    현대시는 이미 소진된 시어에 대한 절망감에서 전통적인 언어적⋅시학적 수단을 과격하게 거부한다. 오늘의 세계에 관해서 어제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형식과 시어는 “클라우디우스(Matthias Claudius)나 릴케(Rainer Maria Rilke)의 얼굴에 화장을 하는 모방시”7)라고 냉대 받는다. 현대시는 세상에 관한 직접적인 진술을 피하며 전통적인 시학의 모든 형식들을 과격하게 포기한다. 운각, 각운, 음 같은 시행의 외적인 양식 수단들이 내적 구조, 연상 기법 등의 훨씬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 요소들로 대체되고 있다. 크리스토프 메켈Christoph Meckel의 시 「시에 관한 말 Rede vom Gedicht」(1974)은 현대시의 진술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6) Hans Magnus Enzensberger: Museum der modernen Poesie. München 1980. S. 777.

    7) Wolfgang Weyrauch (Hrsg.): expeditionen. München 1959. S. 161. (Nachwort.)

    서론 55

  • 56 전후 독일 현대시

    Rede vom Gedicht Christoph Meckel (1935-)

    Das Gedicht ist nicht der Ort, wo die Schönheit gepflegt wird. Hier ist die Rede vom Salz, das brennt in den Wunden.Hier ist die Rede vom Tod, von vergifteten Sprachen.Von Vaterländern, die eisernen Schuhen gleichen.Das Gedicht ist nicht der Ort, wo die Wahrheit verziert wird. Hier ist die Rede vom Blut, das fliesst aus den Wunden.Vom Elend, vom Elend, vom Elend des Traums.Von Verwüstung und Auswurf, von klapprigen Utopien.Das Gedicht ist nicht der Ort, wo der Schmerz verheilt wird. Hier ist die Rede von Zorn und Täuschung und Hunger(die Stadien der Sättigung werden hier nicht besungen).Hier ist die Rede von Fressen, Gefressenwerdenvon Mühsal und Zweifel, hier ist die Chronik der Leiden.Das Gedicht ist nicht der Ort, wo das Sterben begütigtwo der Hunger gestillt, wo die Hoffnung verklärt wird. Das Gedicht ist der Ort der zu Tode verwundeten Wahrheit.Flügel! Flügel! Der Engel stürzt, die Federnfliegen einzeln und blutig im Sturm der Geschichte! Das Gedicht ist nicht der Ort, wo der Engel geschont wird.

    (1974)

    서론 57

    시에 관한 말크리스토프 메켈

    시는 아름다움이 가꾸어지는 장소가 아니다. 여기엔 소금에 대한 말이 있다. 그 소금은 상처 속에서 화끈거린다.여기엔 죽음에 대한, 중독된 언어들에 대한 말이 있다,쇠로 된 구두를 닮은 조국들에 대한 말이. 시는 진실이 치장되는 장소가 아니다.

    여기엔 피에 대한 말이 있다. 그 피는 상처에서 흘러나온다.비참함에 대한, 비참함에 대한, 꿈의 비참함에 대한.황폐화와 찌꺼기에 대한, 덜거덩거리는 유토피아들에 대한 말.시는 고통이 치유되는 장소가 아니다. 여기엔 분노와 기만과 굶주림에 대한 말이 있다.(포식의 단계들은 여기에서 찬양되지 않는다.)여기엔 잡아먹음에 대한, 고난과 회의에 의해 잡아먹힘에 대한 말이 있다. 여기엔 고통의 연대기가 있다.      시는 죽음이 위로받고 굶주림이 달래지고희망이 미화되는 장소가 아니다. 시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진실의 장소이다.날개! 날개! 천사가 추락한다. 깃들이뿔뿔이 흩어져 피흘리며 역사의 폭풍 속을 날고 있다. 시는 천사가 보호받는 장소가 아니다.

  • 58 전후 독일 현대시

    4. 전후 독일시의 제 단계

    시학적으로 명백히 특징지울 수 있는 모더니즘의 시학은 다양한 가치 체계가 병존하고 있는 현대 다원주의 시대에는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이다. 전래의 시학적 규범이 단지 유보적으로 20세기 중반, 즉 ‘폐허와 벌채의 문학’이 시작되는 시점까지의 전통적인 문학에 적용된다고 한다면, 전후 시대 문학의 표현 양식은 거의 매 10년마다 변하고 있다. 소위 ‘폐허와 벌채의 문학’ 시기는 이미 1948년경 대체적으로 종결된 것으로 간주되며, 이 시기의 문학적인 기념비는 볼프강 보르헤르트Wolfgang Borchert의 희곡 문밖에서 Draußen vor der Tür와 그의 단편들, 그리고 귄터 아이히Günter Eich의 시 「재물조사 Inventur」이다. 이어지는 50년대와 60년대 초기에는 비의적이고 기교적인 시의 전성기로서 잉에보르크 바흐만Ingeborg Bachmann)과 파울 첼란Paul Celan이 대표적인 작가이며, 늦어도 엔첸스베르거Hans Magnus Enzensberger가 ‘문학의 죽음 Tod der Literatur’을 선언한 1968년 경에는 잠정적으로 끝이 난다. 60년대 중반에서 70년대 초에 이르는 시기에는 팝 아트의 출현, 대학생들의 봉기, 산업체 르포르타주, 정치시, 선동⋅선전시의 시대이며 이 시기의 시들은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사회이론적 저술과 구조주의자들, 궁핍화 이론을 들고 나온 신막스주의자들에 의해 강한 영향을 받고 있다. 정치적 참여와 소외 계급과의 연대가 이 시대 문학의 본질적인 경향들이다. 70년대는 일상시와 신주관주의 시의 시대로 시적 형식이 일상의 언어 속에서 완전한 소멸에 이르기까지 과격하게 해체되는 경향이 나타나며, 이에 맞서 80년대 이후에는 페터 바프넵스키Peter Wapnewski가 “시는 정확한 형식”8)이라고 강조한 것처럼 다시금 시적 전통을 보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남과 더불어, “은유적 진술에 대한 접촉공포”9)도 점차 사라

    8) Peter Wapnewski: Zumutungen. München 1982. S. 26.

    서론 59

    지고 있다.1945년부터 현재에 이르는 독일시는 그 양식적 특징에 따라 대략

    다음 의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 1945년 직후의 폐허시- 자연마법시. 전통주의 시와 새로운 진술 방법을 통한 전통주의

    의 극복- 비의시. 전후 독일시의 황금기 10년으로 기교성과 언어마력- 구체시와 실험시. 언어가 지니는 전달 및 진술의 성격을 포기하

    고 언어를 단지 ‘구체적’인 재료로 사용- 정치시와 선동⋅선전시. 정치시는 베트남 전쟁과 학생운동의 배

    경 앞에서 3월혁명 전기의 정치시와 비교될 수 있는 전성기를 겪으며, 피상적인 선전 효과를 노리는 선동⋅선전시는 정치시보다 생명이 짧다.

    - 포스트 모더니즘의 시문학. 70년대 후반 새로운 감수성과 주관성의 징후 속에서 시는 새로운 전성기를 이끈다. 일상시와 신주관성의 시와 더불어 몽타주기법과 콜라주기법이 시의 양식을 특징지운다.

    - 1990년 이후 현재에 이르는 독일시는 주로 언어실험적 성격에 의해 특징지워지며, 전통적인 시형식과 새로운 형식 실험이 공존하는 양상을 보인다. 내용상으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현실을 단편적으로 인지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상황과 인간의 실존에 대한 회의가 지배적이다.

    9) ebenda.

  • 60 전후 독일 현대시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 시

    전후 초기 독일시를 대표하는 장르인 ‘폐허시’(Trümmerlyrik)는 ‘영점의 시간’(Stunde Null)에서 새로운 출발을 주제로 다루고 있는 시이다. 볼프강 바이라우흐Wolfgang Weyrauch는 종전 직후의 독일 문학을 ‘벌채의 문학 Literatur des Kahlschlags’이라고 지칭하면서 독일 문학이 영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는 재고조사를 통해 폐허 속에서 남아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시인에게 주어진 일차적 과제로 보았다. 시인에게 중요한 것은 시의 미적 형식이 아니라 나치시대에 억압받았던 시인의 자유로운 정신을 되찾는 것이었다. 그는 “미(美)는 좋은 것이다. 그러나 진실이 없는 미는 나쁘다. 미가 없는 진실이 더 낫다”10)는 말로 시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역설하였다.

    귄터 아이히Günter Eich의 「재물조사 Inventur」는 귀향자가 전쟁의 와중에서 구해낼 수 있었던 재산을 세밀하게 열거하고 있는 시로 바이라우흐가 말한 재고조사로서의 ‘폐허문학’의 개념 규정에 부합하는 시이다. 전쟁에서 거의 모든 것을 잃고 물질적⋅정신적 폐허 속으로 돌아온 귀향자에게는 우선 자신에게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 바탕 위에서 새로운 출발이 가능한지를 타진하는 것이 당면한 문제이다. 통조림 깡통이나 판지와 같이 외견상 중요하지 않은 물건들도 원초적인 생존이 문제되고 있는 자아에게는 본질적인 의미를 지니

    10) Weyrauch, Wolfgang: Nachwort zu Ders. (Hrsg.): Tausend Gramm. Sammlung neuer deutscher Geschichten, S. 217f. Reinbek 1949: Rowohlt.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61

    며, 일상용품의 새로운 개념 규정은 규정하는 주체의 자율성을 전제로 한다. 바로 이 점에서 소유물의 열거는 단순한 재물조사를 초월하는 기능을 지닌다. 한스 벤더Hans Bender의 시 「귀향 Heimkehr」은 전쟁이 끝난 후 귀향하여 고향에서 더 이상 예전처럼 적응하지 못하는 많은 전쟁 귀향자들의 상황을 다루고 있다. 시는 전쟁에서 돌아와 새로운 경제적⋅정치적 질서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조국을 대면하게 되는 귀향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귀향자는 이러한 사회로의 재통합이 차단된 패배자 내지 이방인으로 나타난다. 테오 피르커Theo Priker의 시 「채찍 Geißel」은 죽음, 고난, 전쟁의 알레고리적 비유를 통해 전쟁에 대한 서정 자아의 책임을 고백하면서 전후 연합국의 주도하에 진행된 탈나치화 과정을 비판하고 있다. 클라우스 폰 퀼머Klaus von Külmer의 시 「오늘도 그 당시처럼 heute wie damals」은 제목의 반복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도 새로운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는 테제를 강조하면서 전후 시대에 점차 고조되고 있는 냉전의 징후를 선취적으로 고발하고 있으며, 볼프강 배힐러Wolfgang Bächler의 시 「땅은 아직도 진동한다 Dier Erde bebt noch」는 전후 직후 시대의 상황을 주제로 다루면서 지나간 전쟁의 참상이 살아남은 자들의 기억 속에 계속 현존하고 있음을 환기시키고 있다.

    전후 초기에는 새로운 시작의 문제점을 다룬 시들과 전쟁에 대한 책임과 고발의 시들 이외에 고인들에 대한 추모와 애도의 시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종류의 시는 상대적으로 수가 적었다.11) 떨쳐버리고 싶은 과거를 대면하게 하는 시들은 독자의 호응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3제국시대의 저항운동가들의 운명을 주제로 다루고

    11) Mitscherlich, Alexander und Margarete: Die Unfähigkeit zu trauern. Grundlagen kollektiven Verhaltens. München 1967.

  • 62 전후 독일 현대시

    있는 슈테판 헤름린Stephan Hermlin의 시 「테르치네 Terzinen」는 처형당한 저항운동가들이 적절히 추모되고 있지 않음을 고발하고 있으며, 파울 첼란Paul Celan의 시 「죽음의 푸가 Todesfuge」는 나치

    InventurGünter Eich (1907-1972)

    Dies ist meine Mütze, dies ist mein Mantel, hier mein Rasierzeug im Beutel aus Leinen.

    5 Konservenbüchse: Mein Teller, mein Becher, ich hab in das Weißblech den Namen geritzt.

    Geritzt hier mit diesem 10 kostbaren Nagel,

    den vor begehrlichen Augen ich berge.

    Im Brotbeutel sind ein Paar wollene Socken

    15 und einiges, was ich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63

    강제수용소에서 살해당한 유대인들의 고난과 죽음을, 넬리 작스Nelly Sachs의 「구출된 자들의 합창 Chor der Geretteten」은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재물조사귄터 아이히

    이것은 나의 모자,이것은 나의 외투,여기 헝겊 주머니 속엔나의 면도기.

    5 통조림 깡통:나의 접시, 나의 잔,나는 그 양철에이름을 새겨 넣었다.

    탐욕스런 눈들 앞에서10 내가 감추고 있는

    여기 이 소중한 못으로새겨 넣었다.

    빵주머니 속에는모양말 한 켤레와

    15 내가 아무에게도

  • 64 전후 독일 현대시

    niemand verrate,

    so dient es als Kissen nachts meinem Kopf. Die Pappe hier liegt

    20 zwischen mir und der Erde.

    Die Bleistiftmine lieb ich am meisten: Tags schreibt sie mir Verse, die nachts ich erdacht.

    25 Dies ist mein Notizbuch, dies meine Zeltbahn, dies ist mein Handtuch, dies ist mein Zwirn.

    (1945)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65

    누설하지 않는 몇가지.

    그것은 베개가 되어 밤에 내 머리에 봉사한다.여기 판지가

    20 나와 대지 사이에 놓여 있다.

    연필심은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그것은 내가 밤에 생각해낸싯구들을 낮에 내게 적어준다.

    25 이것은 나의 메모장,이것은 나의 천막포,이것은 나의 손수건,이것은 나의 꼰 실.

  • 66 전후 독일 현대시

    Heimkehr Hans Bender (1919-2015)

    Im Rock des Feindes, in zu großen Schuhen, im Herbst, auf blattgefleckten Wegen

    5 gehst du heim. Die Hähne krähen deine Freude in den Wind, und zögernd hält der Knöchel

    10 vor der stummen, neuen Tür.

    (1949)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67

    귀향한스 벤더

    적의 군복을 입고,헐렁한 구두를 신고,가을에,낙엽 얼룩진 길을 걸어

    5 너는 집으로 간다.수탉들의 울음은 너의 기쁨을 바람 속으로 쫓아버리고,복사뼈는말없는

    10 새 문 앞에서머뭇거리며 멈춘다.

  • 68 전후 독일 현대시

    Die Geißel Theo Pirker (1922-1995)

    Ich bin die Trommel des Todes gewesen, die er weit bis nach Rußland getragen, die er mit knöchernem Schlegel geschlagen, und alles Leben ward stumm!

    5 Ich bin die Geißel der Not gewesen, die sie hoch über geschlagenen Völkern geschwungen, ich bin reißend durch Menschenherzen gesprungen,und Blut war die Spur!

    Ich bin der Pfeil des Krieges gewesen, 10 von seines Bogens schwirrendem Sehnenstrang

    sauste ich zischend, daß alle bang sich neigten wie Sklaven!

    Nun brennen die Feuer, nun werfen die Engel

    15 mit gerechten Gesichtern ins Verderben die Trommel, die Geißel, den Pfeil!

    (1947)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69

    채 찍 테오 피르커

    나는 죽음의 북이었다. 죽음이 그 북을 멀리 러시아까지 가져가 뼈로 만든 북채로 두들겼다. 그리고 모든 생명이 조용해졌다!

    5 나는 고난의 채찍이었다. 고난이 그 채찍을 정복당한 민족들 위에서 높이 휘둘렀고나는 미친듯이 인간들의 심장을 관통하여 뛰어다녔다.그리고 피가 그 흔적이었다!

    나는 전쟁의 화살이었다.10 활의 윙윙거리는 시위를 떠나

    쉬 소리내며 날아가자 모든 사람들이 겁에 질려노예들처럼 몸을 굽혔다!

    이제 불이 타오른다,이제 의로운 얼굴을 한

    15 천사들이 파멸 속으로 던져버린다,그 북을,그 채찍을, 그 화살을!

  • 70 전후 독일 현대시

    Heute wie damals Klaus von Külmer (1924-1996)

    Aus dem Maul der mechanischen Sprechmaschinen Trieft - heute wie damals - geifernder Haß. Schwarzbefrackte legen modernste Zeitzünderminen Heute wie damals - unter das Pulverfaß.

    5 Zwischen den Zeilen offiziöser Organe Heute wie damals - Lüge, Verleumdung, Betrug Und bombengespickte Äroplane Sind - heute wie damals - über den Grenzen im Flug.

    Heute wie damals: die Parole heißt immer noch Krieg! 10 Und immer noch brüten in Kabinetten

    Die Minister mit einigen neuen, nettenWahrscheinlichkeitsrechnungen über den Sieg!

    (1947)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71

    오늘도 그 당시처럼 클라우스 폰 퀼머

    기계적인 축음기의 주둥이에서방울져 떨어진다 - 오늘도 그 당시처럼 - 뱉어내는 증오가.검은 연미복을 입은 자들은 최신 시한폭탄들을 설치하고 있다오늘도 그 당시처럼 - 화약통 밑에.

    5 어용 기관지들의 행간에는오늘도 그 당시처럼 - 거짓과 비방과 기만그리고 폭탄을 가득 채운 비행기들이- 오늘도 그 당시처럼 - 국경들 위를 날고 있다.

    오늘도 그 당시처럼: 구호는 여전히 전쟁이다!10 그리고 여전히 작은 방들 속에서

    장관들이 몇 가지 새로운, 흡족한확률론을 가지고 승리를 궁리하고 있다!

  • 72 전후 독일 현대시

    TerzinenStephan Hermlin (1915-1997)

    Die Worten warten. Keiner spricht sie aus: Auf ihren Lidern eine Handvoll Nacht, Ihr Haar wärmt Nest und Brut der Wintermaus.

    Aus ihrem Säumnis ist mein Traum gemacht, 5 Mein langer Tag aus ihrer Endlichkeit.

    Die Schwalben sind vom Winde überdacht.

    Nur sie sind ganz allein im Fluß der Zeit, Die Uhren schlagen ihre Namen fort, Vermächtnis, Schwur und Mahnmal ungeweiht.

    10 Der Regen wäscht aus Tafeln Wort um Wort, Rinnt auf Mont-Valérien und Plötzensee. Die Schwalben liegen in der Hand des Nord.

    Ich weiß noch, wenn ich dann im Dunkel steh: Den Blick voll Bläue, Hand und Atemzug,

    15 Die Abende von lauem Gold wie Tee.

    Die Unerschrockenheit, die sich betrug, Als sei die nächste Woche schon gewiß, Die Stadt erfüllt mit Geisterfahnenflug,

    Mit Fahnen, die der Wind der Zukunft spliß.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73

    테르치네 슈테판 헤름린

    말이 기다리고 있다. 아무도 그 말을 하지 않는다: 그들의 눈꺼풀 위에는 한 줌의 밤, 그들의 머리카락은 겨울쥐의 둥지와 새끼를 따뜻하게 한다.

    그들의 망설임으로 내 꿈이 만들어졌고, 5 나의 긴 하루는 그들의 유한성으로 만들어졌다.

    제비들은 바람을 지붕삼고 있다.

    오직 그들만이 세월의 강 속에 홀로 있고,시계들은 째깍거리며 그들의 이름을 몰아내고 있다,유언과 맹세, 그리고 추모비는 봉헌되지 않았다.

    10 비는 석판에서 단어들을 하나 하나 씻어내고,몽발레리앙과 플뢰첸제 위를 흐른다.제비들은 북풍의 손 안에 놓여 있다.

    어둠 속에 서 있으면 나는 아직도 안다:청색이 가득한 시선을, 손과 호흡을,

    15 차처럼 미지근한 황금의 저녁들을.

    다음 주가 이미 확실하기라도 하듯, 기만당한 대담성은도시를 유령들의 탈영으로,

    미래의 바람이 찢어버린 깃발들로 채우고 있다.

  • 74 전후 독일 현대시

    20 Geknebelt mit Gesängen gingen sie Dahin. Jetzt schmilzt ihr Fleisch vom Rattenbiß

    Sechs Fuß tief in des Wartens Euphorie, Wenn sich die Regensäulen auf sie lehnen. Der Schwalbensturz allein vergißt sie nie,

    25 Die langsam treiben unter den Moränen. (1946/47)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75

    20 노래로 재갈이 물린 채 그들은 사라져갔다. 이제 그들의 육체는 쥐들에게 뜯겨 없어진다,

    기다림의 오이포리 속 6 피트 깊이에서,빗기둥이 그들에게 기댈 때.제비들의 강하만이 그들을 결코 잊지 않는다,

    25 빙퇴석 밑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그들을.

  • 76 전후 독일 현대시

    Die Erde bebt noch Wolfgang Bächler (1925-2007)

    Die Erde bebt noch von den Stiefeltritten. Die Wiesen grünen wieder Jahr für Jahr. Die Qualen bleiben, die wir einst erlitten, ins Antlitz, in das Wesen eingeschnitten.

    5 In unseren Träumen lebt noch oft, was war.

    Das Blut versickerte, das wir vergossen. Die Narben brennen noch und sind noch rot. Die Tränen trockneten, die um uns flossen. In Lust und Fluch und Lächeln eingeschlossen

    10 begleitet uns, vertraut für immer, nun der Tod.

    Die Städte bröckeln noch in grauen Nächten. Der Wind weht Asche in den Blütenstaub und das Geröchel der Erstickten aus den Schächten. Doch auf den Märkten stehn die Selbstgerechten

    15 und schreien, schreien ihre Ohren taub.

    Die Sonne leuchtet wieder wie in Kindertagen. Die Schatten fallen tief in uns hinein. Sie überdunkeln unser helles Fragen. Und auf den Hügeln, wo die Kreuze ragen,

    20 wächst säfteschwer ein herber neuer Wein. (1947)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77

    땅은 아직도 진동한다 볼프강 배힐러

    땅은 아직도 군화의 행군으로 진동한다. 초원은 매년 다시금 푸르러진다. 우리가 언젠가 겪었던 고통은 얼굴 속에, 존재 속에 새겨져 있다.

    5 우리들의 꿈 속에는 지나간 것이 아직도 종종 살아 있다.

    우리들이 흘린 피는 스며들어 없어졌다. 상처는 아직도 화끈거리고 아직도 붉다. 우리 주위에 흘렀던 눈물은 말라버렸다. 쾌락과 저주와 미소 속에 감금되어

    10 이제 죽음이, 영원히 낯이 익어, 우리를 동반한다.

    도시들은 아직도 어두운 밤 속에서 부서지고 있다. 바람은 꽃가루 속으로 재와협곡에서 들려오는 질식한 자들의 그르렁거림을 날린다. 하지만 장에는 독선적인 자들이 서서

    15 외친다, 귀가 멍멍하도록 외친다.

    태양은 다시 어린 시절처럼 비추고 있다. 그림자는 우리들 속으로 깊이 드리워져 있다. 그림자는 우리들의 밝은 질문을 어둡게 뒤덮는다. 그리고 십자가들이 솟아 있는 언덕 위에는,

    20 즙이 차 무거운 떫은 새 포도가 자라고 있다.

  • 78 전후 독일 현대시

    Todesfuge Paul Celan (1920-1970)

    Schwarze Milch der Frühe wir trinken sie abends wir trinken sie mittags und morgens wir trinken sie nachts wir trinken und trinken wir schaufeln ein Grab in den Lüften da liegt man nicht eng

    5 Ein Mann wohnt im Haus der spielt mit den Schlangen der schreibt

    der schreibt wenn es dunkelt nach Deutschland dein goldenes Haar Margarete

    er schreibt es und tritt vor das Haus und es blitzen die Sterne er pfeift seine Rüden herbei

    er pfeift seine Juden hervor läßt schaufeln ein Grab in der Erde

    er befiehlt uns spielt auf nun zum Tanz

    10 Schwarze Milch der Frühe wir trinken dich nachts wir trinken dich morgens und mittags wir trinken dich

    abends wir trinken und trinken Ein Mann wohnt im Haus der spielt mit den Schlangen der

    schreibt der schreibt wenn es dunkelt nach Deutschland dein goldenes

    Haar Margarete 15 Dein aschenes Haar Sulamith wir schaufeln ein Grab in den

    Lüften da liegt man nicht eng

    Er ruft stecht tiefer ins Erdreich ihr einen ihr andern singet und spielt

    er greift nach dem Eisen im Gurt er schwingts seine Augen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79

    죽음의 푸가파울 첼란

    새벽의 까만 우유 우리는 그 우유를 저녁 때 마신다 우리는 그 우유를 정오와 아침에 마신다 우리는 그 우유를 밤에 마신다 우리는 마시고 또 마신다 우리는 공중에 무덤을 판다 그곳은 눕기에 비좁지 않다

    5 한 남자가 집 안에 살고 있다 그는 뱀들과 함께 논다 그는 글을 쓴다 그는 날이 어두워지면 독일로 편지를 쓴다 너의 금빛 머리카락

    마가레테 그는 그 글을 쓰고 집 앞으로 나온다 그리고 별들이 반짝인다

    그는 휘파람을 불어 그의 무리를 불러 모은다그는 휘파람으로 그의 유대인들을 불러내어 땅에 무덤을 파게 한다

    그는 우리에게 명령한다 무도곡을 연주하라

    10 새벽의 까만 우유 우리는 밤에 마신다 우리는 너를 아침과 정오에 마시고 우리는 너를 저녁에 마신다 우리는 마시고 또 마신다 한 남자가 집 안에 살고 있다 그는 뱀들과 함께 논다 그는 글을 쓴다날이 어두워지면 독일로 편지를 쓴다 너의 금빛 머리카락 마가레테

    15 너의 잿빛 머리카락 줄라미트 우리는 공중에 무덤을 판다 그곳은 눕기에 비좁지 않다

    그는 외친다 너희들 무리는 땅을 더 깊이 파고 너희들 다른 무리는 노래하고 연주하라

    그는 허리춤에 찬 쇠붙이를 잡고 흔든다 그의 눈은 파랗다

  • 80 전후 독일 현대시

    sind blau stecht tiefer die Spaten ihr einen ihr andern spielt weiter zum

    Tanz auf

    Schwarze Milch der Frühe wir trinken dich nachts 20 wir trinken dich mittags und morgens wir trinken dich abends

    wir trinken und trinken ein Mann wohnt im Haus dein goldenes Haar Margarete dein aschenes Haar Sulamith er spielt mit den Schlangen Er ruft spielt süßer den Tod der Tod ist ein Meister aus

    Deutschland 25 er ruft streicht dunkler die Geigen dann steigt ihr als Rauch

    in die Luft dann habt ihr ein Grab in den Wolken da liegt man nicht eng

    Schwarze Milch der Frühe wir trinken dich nachts wir trinken dich mittags der Tod ist ein Meister aus

    Deutschland wir trinken dich abends und morgens wir trinken und

    trinken 30 der Tod ist ein Meister aus Deutschland sein Auge ist blau

    er trifft dich mit bleierner Kugel er trifft dich genau ein Mann wohnt im Haus dein goldenes Haar Margarete er hetzt seine Rüden auf uns er schenkt uns ein Grab in der

    Lult er spielt mit den Schlangen und träumet der Tod ist ein

    Meister aus Deulschland

    35 dein goldenes Haar Margarete dein aschenes Haar Sulamith.

    (1945)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81

    너희들 무리는 더 깊이 삽을 찌르고 너희들 다른 무리는 계속 무도곡을 연주하라

    새벽의 까만 우유 우리는 너를 밤에 마신다 20 우리는 너를 정오와 아침에 마신다 우리는 너를 저녁에 마신다

    우리는 마시고 또 마신다한 남자가 집 안에 살고 있다 너의 금빛 머리카락 마가레테 너의잿빛 머리카락 줄라미트 그는 뱀과 함께 놀고 있다 그는 외친다 죽음을 더 감미롭게 연주하라 죽음은 독일에서 온

    거장이다 25 그는 외친다 바이올린을 더 음울하게 연주하라 그러면 너희들은

    연기로 공중에 피어오르고그러면 너희들은 구름 속에 무덤을 갖게 된다 그곳은 눕기에 비좁지

    않다

    새벽의 까만 우유 우리는 너를 밤에 마신다우리는 너를 정오에 마신다 죽음은 독일에서 온 거장이다우리는 너를 저녁에 그리고 아침에 마신다 우리는 마시고 또 마신다

    30 죽음은 독일에서 온 거장이다 그의 눈은 파랗다그는 납탄으로 너를 맞힌다 그는 너를 정확히 맞힌다한 남자가 집 안에 살고 있다 너의 금빛 머리카락 마가레테그는 그의 무리에게 우리들을 쫓으라고 부추긴다 그는 우리에게

    공중에 있는 무덤 하나를 선사한다 그는 뱀들과 함께 놀면서 꿈을 꾼다 죽음은 독일에서 온 거장이다

    35 너의 금빛 머리카락 마가레테너의 잿빛 머리카락 줄라미트.

  • 82 전후 독일 현대시

    Chor der Geretteten Nelly Sachs (1891-1970)

    Wir Geretteten, Aus deren hohlem Gebein der Tod schon seine Flöten

    schnitt, An deren Sehnen der Tod schon seinen Bogen strich - Unsere Leiber klagen noch nach

    5 Mit ihrer verstümmelten Musik. Wir Geretteten, Immer noch hängen die Schlingen für unsere Hälse

    gedreht Vor uns in der blauen Luft - Immer noch füllen sich die Stundenuhren mit unserem

    tropfenden Blut. 10 Wir Geretteten,

    Immer noch essen an uns die Würmer der Angst. Unser Gestirn ist vergraben im Staub. Wir Geretteten Bitten euch:

    15 Zeigt uns langsam eure Sonne. Führt uns von Stern zu Stern im Schritt. Laßt uns das Leben leise wieder lernen. Es könnte sonst eines Vogels Lied, Das Füllen des Eimers am Brunnen

    20 Unseren schlecht versiegelten Schmerz aufbrechen lassen Und uns wegschäumen - Wir bitten euch: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83

    구출된 자들의 합창 넬리 작스

    우리 구출된 자들, 우리들의 텅빈 뼈로 죽음은 이미 자신의 피리를 만들었고, 우리들의 힘줄에 대고 죽음은 이미 자신의 활을 그었소 - 우리의 육신은 아직도 애도하고 있소

    5 그 육신의 토막난 음악으로. 우리 구출된 자들, 여전히 우리들의 목을 위한 올가미가 꼬여져 걸려 있소우리들 앞 파란 대기 속에 - 여전히 시계는 우리들의 방울져 떨어지는 피로 채워지고 있소.

    10 우리 구출된 자들, 여전히 공포의 벌레들이 우리를 갉아먹고 있다. 우리들의 성좌는 먼지 속에 파묻혀 있다. 우리 구출된 자들이 그대들에게 부탁하노니:

    15 그대들의 태양을 천천히 우리에게 보여 주시오. 우리를 별에서 별로 천천히 인도하시오. 우리로 하여금 삶을 조용히 다시 배우게 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새의 노래가, 우물가에 있는 양동이의 채워짐이

    20 우리들의 잘못 봉인된 고통을 터지게 하고 우리를 쓸어가 버리고 말 것이오 - 그대들에게 부탁하노니:

  • 84 전후 독일 현대시

    Zeigt uns noch nicht einen beißenden Hund - Es könnte sein, es könnte sein

    25 Daß wir zu Staub zerfallen - Vor euren Augen zerfallen in Staub. Was hält denn unsere Webe zusammen? Wir odemlos gewordene, Deren Seele zu Ihm floh aus der Milternacht

    30 Lange bevor man unseren Leib rettete In die Arche des Augenblicks. Wir Geretteten, Wir drücken eure Hand, Wir erkennen euer Auge -

    35 Aber zusammen hält uns nur noch der Abschied, Der Abschied im Staub Hält uns mit euch zusammen.

    (1947)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85

    우리에게 무는 개를 아직 보여주지 마시오 - 아마도, 아마도

    25 우리가 먼지로 와해될지도 모르오 - 그대들의 눈 앞에서 먼지로 와해될지도. 대체 무엇이 우리들의 조직을 지탱하고 있나요? 우리들 숨이 끊어진 자들, 우리의 영혼은 자정에서 나와 그분께 도망갔소

    30 우리들의 육신이 구원되기 훨씬 전에 순간의 방주 속으로. 우리 구출된 자들, 우리는 그대들과 악수하고, 그대들의 눈을 인식하오 -

    35 그러나 이별만이 우리들을 결속시킨다오, 먼지 속에서의 이별이 우리를 그대들과 결속시키고 있다오.

  • 86 전후 독일 현대시

    Der lag besonders mühelos am RandWalter Höllerer (1922-2003)

    Der lag besonders mühelos am RandDes Weges. Seine Wimpern hingenSchwer und zufrieden in die Augenschatten.Man hätte meinen können, daß er schliefe.

    5 Aber sein Rücken war (wir trugen ihn,Den Schweren, etwas abseits, denn er störte sehrKolonnen, die sich drängten), dieser Rücken War nur ein roter Lappen, weiter nichts. 

    Und seine Hand (wir konnten dann den Witz10 Nicht oft erzählen, beide haben wir

    Ihn schnell vergessen) hatte, wie ein Schwert, Den hartgefrorenen Pferdemist gefaßt, 

    Den Apfel, gelb und starr, Als wär es Erde oder auch ein Arm

    15 Oder ein Kreuz, ein Gott: ich weiß nicht was.Wir trugen ihn da weg und in den Schnee. 

    (1952)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87

    그 남자는 아주 편안하게 길가에 누워 있었다발터 휄러러

    그 남자는 아주 편안하게 길가에 누워있었다. 그의 속눈섶은 무겁고 만족스럽게 눈언저리에 달려 있었다. 자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5   그러나 그의 등은 (우리는 그를,그 무거운 남자를, 조금 옆으로 옮겼다. 왜냐하면그가 밀려드는 행렬에 매우 방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등은 그저 붉은 가죽 조각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의 손은 (우리는 그 웃기는 얘기를10 자주 할 수 없었다. 우리는 둘 다

    그를 곧 잊어버렸다) 마치 칼을 잡듯딱딱하게 얼어붙은 말똥을 붙잡고 있었다. 

    누렇게 굳어버린 사과를,마치 그것이 흙이거나 아니면 팔

    15 아니면 십자가나 신(神)인 것처럼: 나는 무엇인지 모른다.우리는 그를 들어 눈 속으로 옮겼다.   

  • 88 전후 독일 현대시

    제2장 자연마법시

    전후 초기의 ‘폐허시’(Trümmerlyrik)라는 장르의 명칭은 1945년이라는 정치⋅역사적 단면이 독일시의 발전에 있어서도 하나의 단면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독일시의 흐름에 있어서 1945년은 실제의 분할시점이 아니다. 이미 바이마르 공화국 말기에 도처에서 감지할 수 있는 시적 전통주의는 1945년 이후 전통적인 시어 속에서 격려와 위로의 기능을 지닌 시들을 원한 청중들에게서 다시금 커다란 반향을 얻게 되었다. 자연마법시로 대변되는 시적 전통주의의 부활은 단순히 시대상황의 부정이 아니라 서정시를 다시 한번 무언의 위로와 작은 행복의 목소리로 정착시키려는 시도였다. 전후 ‘자연마법시파 Naturmagische Schule’의 대표적 시인인 빌헬름 레만Wilhelm Lehmann은 인간과 자연과 우주의 조화로운 합일에 대한 동경을 자연마법적 시문학의 기본 사상으로 보았다. 새로운 자연시에서는 자연이 신화적이고 마적인 힘으로, 인간에게 생소하고 인간을 초월하는 보다 높은 삶의 질서로 체험된다. 이러한 새로운 삶의 질서 속에서 인간은 더 이상 척도가 아니고 다른 피조물들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피조물에 불과하다. 인간은 피조물에서 자신의 본질을 확인하고 체험하고자 한다. 레만은 이미 30년대 중반부터 나치즘의 정치적 관점과 분명한 거리를 두고 외견상 사소하게 보이는 것에 집중한 새로운 자연시를 썼다. 그의 시 「2월의 달 Februarmond」은 자연과 신화, 관찰자와 관찰 대상 사이의 합일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두 가지 합일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한 합일이 실제로

    제1장 종전 직후의 독일시 89

    가능할 수 있을지라도 시에서는 비유로 나타난다. 이것은 “세상의 원래의 조화가 붕괴된 후에 인간은 이 조화를 다시 새롭게 느끼기 위해서 시문학을 필요로 한다”는 자연마법시파의 이론과 부합한다. 「숨돌리기 Atemholen」에서는 시간의 정지상태가 중심적 테제가 되고 있으며, 역사적 시간의 공격적인 성급함과 자연시간의 자족적인 차분함을 대비시키고 있다. 엘리자베트 랑게써Elisabeth Langgässer는 그녀의 시 「1946년 봄 Frühling 1946」에서 상호 지시적 은유와 신화적 암시를 통해 자연과 신화를 연결시키면서 합리주의에 대한 방어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자연마법시파의 시들은 특히 47그룹 (Gruppe 47)에 의해 현실도피라고 비난을 받았던 것처럼,12) 시의 배경이 되고 있는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들을 분명하게 언급하지 않으며, 흔히 궂은 현실로부터의 도피처럼 보인다. 바로 이 점이 많은 동시대인들에게 과거의 잘못과 현재의 문제들을 가차없이 대면시키는 ‘폐허시’ 보다 자연마법시를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구동독의 가장 중요한 문화잡지인 의미와 형식 Sinn und Form의 주필이었던 페터 후헬 Peter Huchel은 자연을 향한 시선을 반세계나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전원적인 ‘온전한 세상’으로의 후퇴로 보지 않고, 자연의 암호를 대량 학살, 전쟁, 파괴, 집단적 현혹, 죄과와 같은 과거의 윤곽을 보여주는 암호나 상형문자로 받아들였다.

    자연마법시파의 많은 시집들은 슈테판 헤름린Stefan Hermlin의 시집 22 발라드 22 Balladen, 1947, 게오르크 마우러Georg Maurer의 42 소네트 42 Sonette, 1953 와 같이 이미 제목에서 발라드, 노래, 소네트와 같은 전통적인 형식을 보여준다. 시인들이 전통적인 형식을

    12) Hans Werner Richter: Literatur im Interregnum. In: Der Ruf l (1947), S. l0f.

  • 90 전후 독일 현대시

    선택한 것은 장르의 엄격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형식을 마치 “혼돈으로부터의 구원”13)에 대한 상징으로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Februarmond Wilhelm Lehmann (1882-1968)

    Ich seh den Mond des Februar sich lagern Auf reinen Himmel, türkisblauen. In wintergelben Gräsern, magern, Gehn Schafe, ruhen, kauen.

    5 Dem schönsten folgt der Widder, hingerissen. Die Wolle glänzt, gebadete Koralle. Ich weiß das Wort, den Mond zu hissen, Ich bin im Paradiese vor dem Falle.

    (1954)

    13) Johannes R. Becher, Gedichte, Berlin/Weimar 1976, S. 332.

    제2장 자연마법시 91

    2월의 달 빌헬름 레만

    나는 2월의 달이 눕는 것을 본다. 깨끗한, 청록색 하늘에. 겨울철 누런, 마른 풀 속에서, 양들이 걷고, 쉬고, 풀을 뜯고 있다.

    5 가장 아름다운 양을 숫양이 따라간다, 홀린 듯. 털이 반짝인다, 흠뻑 적은 산호. 나는 달을 게양할 단어를 알고 있다.파라다이스에서 나는 덫 앞에 있다.

  • 92 전후 독일 현대시

    Atemholen Wilhelm Lehmann

    Der Duft des zweiten Heus schwebt auf dem Wege, Es ist August. Kein Wolkenzug. Kein grober Wind ist auf den Gängen rege, Nur Distelsame wiegt ihm leicht genug.

    5 Der Krieg der Welt ist hier verklungene Geschichte, Ein Spiel der Schmetterlinge, weilt die Zeit. Mozart hat komponiert, und Schakespeare schrieb Gedichte, So sei zu hören sie bereit.

    Ein Apfel fällt. Die Kühe rupfen. 10 Im Heckenausschnitt blaut das Meer.

    Die Zither hör ich Don Giovanni zupfen, Bassanio rudert Portia von Belmont her.

    Auch die Empörten lassen sich erbitten, Auch Timon von Athen und König Lear.

    15 Vor dem Vergessen schützt sie, was sie litten. Sie sprechen schon. Sie setzen sich zu dir.

    Die Zeit steht still. Die Zirkelschnecke bändert Ihr Haus. Kordelias leises Lachen hallt Durch die Jahrhunderte. Es hat sich nicht geändert. Jung bin mit ihr ich, mit dem König alt.

    (1947)

    제2장 자연마법시 93

    숨돌리기 빌헬름 레만

    두 번째 건초의 향기가 길 위에 떠돈다, 8월. 구름 한 점 없다. 가로수 길 위에는 어떤 거친 바람도 일지 않고, 엉겅퀴 씨앗만이 바람에게 충분히 가벼울 뿐이다.

    5 세상의 전쟁은 이곳에서는 사라진 역사, 나비들의 유희, 시간은 머물러 있다.모차르트가 작곡을 했고, 셰익스피어가 시를 썼으니,그것들을 들을 준비를 해라.

    사과 한 알이 떨어진다. 소들은 풀을 뜯고 있다.10 덤불의 갈라진 틈에서는 바다가 푸르다.

    나는 돈 지오바니가 키타라를 뜯는 소리를 듣는다,바사니오가 포르티아에게 벨몬트에서 노를 지어 온다.

    격분한 자들도 청을 들어준다,아테네의 티몬과 리어왕도.

    15 그녀는 그들이 겪은 것을 망각으로부터 보호한다.그들은 벌써 말을 한다. 그들은 너에게 와서 앉는다.

    시간은 정지되어 있다. 나선무늬집 달팽이가제 집에 띠를 두른다. 코르델리아의 나지막한 미소는수백 년을 울려 퍼진다. 변하지 않았다.나는 그녀와 함께 있으면 젊고, 왕과 함께 있으면 늙었다.

  • 94 전후 독일 현대시

    Frühling 1946 Elisabeth Langgässer (1899-1950)

    Holde Anemone, bist du wieder da und erscheinst mit heiter Krone mir Geschundenem zum Lohne

    5 wie Nausikaa?

    Windbewegtes Bücken, Woge, Schaum und Licht! Ach, welch sphärisches Entzücken nahm dem staubgebeugten Rücken

    10 endlich sein Gewicht?

    Aus dem Reich der Kröte steige ich empor, unterm Lid noch Plutons Röte und des Totenführers Flöte

    15 gräßlich noch im Ohr.

    Sah in Gorgos Auge eisenharten Glanz, ausgesprühte Lügenlauge hört’ ich flüstern, daß sie tauge

    20 mich zu töten ganz.

    Anemone! Küssen

    제2장 자연마법시 95

    1946년 봄 엘리자베트 랑게써

    귀여운 아네모네여, 너 다시 왔구나밝은 화관을 얹고나 혹사당한 자에 대한 보답으로

    5 나우시카처럼 나타났느냐?

    바람에 요동친 구부림, 파도, 거품 그리고 빛! 아, 어떤 천상의 황홀함이 먼지에 구부러진 등에서

    10 마침내 그 무게를 가져갔을까?

    두꺼비의 나라에서 나는 솟아오르고, 눈꺼풀 밑에는 아직도 플루톤의 피, 죽은 자들 우두머리의 피리소리는

    15 아직도 소름끼치게 귀에 울린다.

    고르고의 눈에서 불굴의 광채를 보았고,튄 거짓말의 잿물이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 그 잿물은 나를

    20 완전히 죽이기에 적합하다고.

    아네모네여! 너의 얼굴에

  • 96 전후 독일 현대시

    laß mich dein Gesicht: Ungespiegelt von den Flüssen Styx und Lethe, ohne Wissen

    25 um das Nein und Nicht.

    Ohne zu verführen, lebst und bist du da, still mein Herz zu rühren, ohne es zu schüren -

    30 Kind Nausikaa! (1951)

    제2장 자연마법시 97

    키스를 하게 허락해다오: 스틱스 강물과 레테 강물에 비쳐지지 않고, 부인(否認)과 무(無)에 관해서도

    25 알지 못하는구나.

    유혹하지 않고너는 살아 이곳에 나타났구나,부추기지 않고 조용히 나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

    30 그대 나우시카여!

  • 98 전후 독일 현대시

    Sonnenblumen Georg Britting (1891-1964)

    Wo, eisenumgittert, Im Vorgärtchen, Die Sonnenblume Ihr mächtiges Haupt

    5 Hebt zu dem Fenster hinauf, Und ihr gespiegeltes Bild Neidvoll und lachend erblickt: Der Schwester Gesicht Im goldenen Kleide -

    10 im Winde Schwanken sie beide, Wie es dem Winde gefällt, Und trunken vom Licht Verneigen voreinander sie sich,

    15 Die Getrennten, Und reden, du hörsts nicht, Von ihrer sprachlosen Welt.

    (1951)

    제2장 자연마법시 99

    해바라기들게오르크 브리팅

    철책으로 둘러싸인, 작은 앞뜰에서, 해바라기가 커다란 머리를

    5 창문을 향해 쳐들고,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시샘하며 웃으면서 바라보는 곳: 금빛 옷을 입고 있는

    10 누이의 얼굴 - 바람에 둘 다 흔들리고 있다, 바람의 뜻대로, 그리고 빛에 취해

    15 서로에게 절을 한다, 서로 떨어져 있는 해바라기들,그리고 말을 한다, 너는 그 말을 듣지 못한다, 그들의 말없는 세상에 관한 말을.

  • 100 전후 독일 현대시

    Nur zwei Dinge Gottfried Benn (1886-1956)

    Durch so viele Formen geschritten, durch Ich und Wir und Du, doch alles blieb erlitten durch die ewige Frage: wozu?

    5 Das ist eine Kinderfrage. Dir wurde erst spät bewußt, es gibt nur eines: ertrage - ob Sinn, ob Sucht, ob Sage - dein fernbestimmtes: Du mußt.

    10 Ob Rosen, ob Schnee, ob Meere, was alles erblühte, verblich, es gibt nur zwei Dinge: die Leere und 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