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oque project with sunhae 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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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oque Project with Sunhae Im 소프라노 임선혜와 바로크 프로젝트 2020.12.12.SAT 5 : 00 PM 바흐와 사랑에 빠지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 (J. S. Bach) 관현악 모음곡 제2번 B단조 BWV 1067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4번 G장조 BWV 1049 칸타타 <이제 사라져라, 슬픔의 그림자여> BWV 202 콘서트오페라 <마님이 된 하녀> 지오반니 페르골레지 (G. B. Pergolesi) 오페라 <마님이 된 하녀> (La Serva Padrona) 2020.12.16.WED 7 : 3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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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Baroque Project with Sunhae Im

Baroque Project with Sunhae Im소프라노 임선혜와 바로크 프로젝트

2020.12.12.SAT 5:00 PM바흐와 사랑에 빠지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 (J. S. Bach)

관현악 모음곡 제2번 B단조 BWV 1067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4번 G장조 BWV 1049

칸타타 <이제 사라져라, 슬픔의 그림자여> BWV 202

콘서트오페라 <마님이 된 하녀>

지오반니 페르골레지 (G. B. Pergolesi)

오페라 <마님이 된 하녀>

(La Serva Padrona)

2020.12.16.WED 7:30 PM

Page 2: Baroque Project with Sunhae Im

한화클래식 2020

수준 높은 공연문화를 선도하는 한화는 고품격 클래식 브랜드 한화클래식을 통해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초청하여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2013년 첫발을 내디딘 한화클래식은 바흐

음악의 대가 헬무트 릴링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최고의 고음악 해석가 리날도 알레산드리니와 그가

이끄는 콘체르토 이탈리아노, 정상급 시대악기 오케스트라인 18세기 오케스트라, 프랑스 바로크

음악의 거장 마크 민코프스키와 루브르의 음악가들, 세계적인 고음악의 거장 윌리엄 크리스티와

레자르 플로리상,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과 영국의 잉글리시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무대에

올린 바 있다. 지난해 한화클래식은 조르디 사발과 그가 이끄는 르 콩세르 데 나시옹, 라 카펠라

레이알 데 카탈루냐를 한국에 소개하면서, 이제는 매년 주목받는 클래식 공연 브랜드로서 단단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임선혜와 국내 최고의 바로크 앙상블, 한화 바로크 프로젝트의 만남!

올해 8회를 맞는 한화클래식은 더욱 특별하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임선혜와 한화 바로크 프로젝트

(Hanwha Baroque Project)의 무대로 꾸려지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 바로크 프로젝트는 이번

한화클래식을 위해 특별히 결성된 바로크 앙상블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국내 바로크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화클래식 2020은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칸타타 <이제 사라져라,

슬픔의 그림자여>와 페르골레지의 오페라 <마님이 된 하녀>를 비롯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소프라노 임선혜와 한화 바로크 프로젝트(지휘 권민석)의 신선한 앙상블로 들려줄 예정이다.

Page 3: Baroque Project with Sunhae Im

02 03

Contents Summary

공연명

공연일정

공연시간

출연진

주최

주관

Hanwha Classic 2020

Baroque Project with Sunhae Im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Sunhae Im

Reonard Minsuk Kwon

Nayeon Kim

Hanwha Baroque Project

Kyung-Young Chung

한화클래식 2020

소프라노 임선혜와 바로크 프로젝트

2020년 12월 12일 (토) 오후 5시

2020년 12월 16일 (수) 오후 7시 30분

70분

소프라노 임선혜

지휘 권민석

악장 김나연

연주 한화 바로크 프로젝트

해설 정경영

Summary

Preview

Program

Program Notes

Performers

Column

Lyrics

03

04

06

08

12

20

22

공연 개요

프리뷰

공연 프로그램

프로그램 노트

출연진

칼럼

가사

Page 4: Baroque Project with Sunhae Im

04 05

2020년, 전 세계를 휩쓸며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는 음악가들과 음악계 전반에도 큰 타격이었다. 오랜 세월에

걸쳐 구축된 네트워크가 일거에 붕괴하면서 많은 음악가들의 삶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으며,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100주년’ 같은 큰 이벤트도 홍수에 휩쓸리듯 매몰되고 말았다. 이제 조심스럽게 문화 활동이 조금씩 재개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출구는 딱히 잘 보이지 않고 팬데믹 이후 분명 달라질 새로운 세상은 우리 마음을 어둡게 한다. 그래도 우리 인류가 이제까지 질병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며, 많은 사람들이 문화와 예술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을 보며 희망을 품는다. 1349년

11월, 당대 최고의 음악가이자 시인이었던 기욤 드 마쇼(Guillaume de Machaut)는 흑사병에 걸려 병상에 누워 ‘비참함이 여왕처럼 지배하며

얼마나 많은 정의와 진실을 파괴하고 있는가’라며 한탄했지만, 그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벼락같이 르네상스의 태양이 떠오르지 않았던가.

한편 코로나19가 우리 음악계에 가져다준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면, 음악 예술의 근본을 돌아보게 했다는 점, 그리고 ‘우리 음악가’들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였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 음악 애호가들 중 상당수가 유명한 해외 연주자들의 내한 공연과 음반에

훨씬 더 관심을 기울였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주위를 둘러보며 해외에서 활동하는 우리 음악가들, 국내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우리 음악가들, 그리고 우리나라 음악 단체들의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리날도 알레산드리니와 콘체르토 이탈리아노,

18세기 오케스트라, 마크 민코프스키와 루브르의 음악가들, 윌리엄 크리스티와 레자르 플로리상, 안드레아스 숄과 잉글리시 콘서트 등 우리

시대의 고음악 앙상블들을 소개했던 한화클래식도 2020년에는 우리 연주자들로 이루어진 ‘소프라노 임선혜와 바로크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번 연주회는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최근 좋은 연주자들을 많이 배출하면서 빠르게 역량을 쌓아가고

있는 국내 고음악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다.

이번 연주회 프로그램 역시 의미심장하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와 페르골레지라는 아버지와 아들뻘 되는 두 작곡가를 통해서 18세기 초중반,

바로크의 끝자락에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던 당대 서양 음악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대바흐의 관현악 모음곡과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집은 음악사의 걸작들이다. 작곡가가 어떤 방식으로 바로크 기악음악의 가장 중요한 형식인 모음곡(suite)과 콘체르토(concerto)를

철저하게 해체하고 재조합하며 역사와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자신만의 소우주를 만들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플루트, 리코더, 하프시코드,

바이올린, 비올라 다 감바 등 다양한 악기를 다채롭고 정교하게 배치하여 정교한 음향의 건축물을 쌓아올렸다는 점에서 모든 바로크 앙상블에

영원한 도전을 안겨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프랑스풍의 춤곡들이 눈부시게 빛나는 관현악 모음곡 2번, 그리고 두 대의

리코더와 바이올린이 함께 독주 악기로 나서는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4번이 연주된다. 그런가 하면 흔히 ‘결혼 칸타타’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칸타타 202번 <이제 사라져라, 슬픔의 그림자여>(Weichet nur, betrübte Schatten)는 바흐의 세속 칸타타 중에서도 특히 널리 사랑받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더불어 정교한 음악적 수사학의 정수를 담고 있는 작품이자, 겨울이 가고 봄이 오기를 소망하는 따뜻한 희망을 담은

작품이기도 하다.

쾨텐과 라이프치히에서 바흐가 이렇게 과거와 당대 음악의 모든 성과를 집대성하고 있는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젊은 세대의

음악가들, 특히 이탈리아 음악가들은 저물어가는 바로크 음악을 뒤로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였다. 둘째 날 연주회에서 듣게 될

페르골레지의 희극 오페라 <마님이 된 하녀>(La Serva Padrona)는 1752년 파리 상연 시 저 유명한 ‘부퐁 논쟁’(Querelle des Bouffons)이

일어났을 정도로 전 유럽을 열광시킨 18세기의 ‘슈퍼 히트곡’이다. 또한 이 곡은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으로, 좀 더 가볍고

감상적인 새로운 음악 양식을 잘 보여준다. 비록 막간극(intermezzo) 형태이기는 하지만 <마님의 된 하녀>가 오늘날 오페라 극장의 정규

레퍼토리로 남아 있는 최초의 오페라 부파라는 점에서, 또 이전에 보여줬던 것과 같은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음악사적인

의미마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작곡가 탄생 300주년을 맞아 활발한 연주, 녹음 및 재평가가 이루어졌지만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반향이 없어서 아쉬웠던 애호가들에게는 독창성보다 놀라운 ‘수완’(savoir faire)으로 짧은 생애에도 당대 거의 모든 장르에 걸쳐 매력적인

작품을 남겼던 페르골레지 음악의 핵심을 엿볼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여기에, 오페라 시작과 중간에 작품의 흐름을 이어가는 두 개의

작품에도 주목하자. 오랫동안 페르골레지 작품으로 알려졌던 바세네르(Unico Wilhelm van Wassenaer)의 <콘체르티 아르모니치>(조화로운

협주곡집, Concerti armonici)는 사후 수많은 위작이 난무했던 페르골레지의 선풍적인 인기와 당대 위상을 보여주는데, 그야말로 재치 있는

선곡이다.

북쪽 독일의 바흐와 남쪽 이탈리아의 페르골레지, 이 두 사람의 세계는 비록 서로 엇갈리기는 했지만 완전히 단절된 것은 아니었다.

노년의 바흐는 직접 페르골레지의 <서 계신 성모>(Stabat Mater)를 칸타타로 편곡할 정도로 아들 세대가 추구하는 새로운 음악에 대한

예리한 관심을 잃지 않았다. 페르골레지 등 이탈리아 작곡가들에 의해 태어난 갈랑트, 전고전파 음악은 대바흐의 막내아들인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Johann Christian Bach)를 비롯한 작곡가들의 노력으로 장차 독일에서 빈 고전파로 결실을 맺게 된다.

이번 연주회의 중심에는 소프라노 임선혜가 있다. 비록 고음악만을 노래하는 성악가는 아니지만 임선혜의 레퍼토리 중심에, 그리고

그녀가 누리는 국제적인 명성의 한가운데에 바로크와 고전파 음악이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임선혜는 이미 국내 여러 연주회를

통해서 바로크 음악의 다양한 매력을 드러냈다. 레트로스펙트 앙상블(Retrospect Ensemble, 2009), 아카데미 오브 에인션트 뮤직(Academy

of Ancient Music, 2013),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Akademie für Alte Musik Berlin, 2015)와 함께 연주했을 뿐만 아니라 바흐 수난곡의

독창자로 출연해 바로크 오페라와 칸타타에 뜨거운 정념을 담아냈다. 동시에 바흐 교회 음악에 성속을 아우르는 정밀하고 심오한

아름다움이 있음도 보여주었다. 또한 지난 3년간, 르네 야콥스가 이끄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Freiburger Barockorchester, FBO)와

함께했던 모차르트 다 폰테 오페라 3부작(2017-2019)에서는 체를리나, 수잔나, 데스피나같이 유쾌하고 가벼운 배역에서 맛깔스러운

노래와 감각적인 연기로 국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올해 연주를 위해 구성된 ‘한화 바로크 프로젝트’에는 국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고음악 연주자들이 대거 가세한다. 세르피나

(임선혜)의 상대역인 우베르토 역에는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남자성악 부문 2위를 수상하며 급부상한 바리톤 김기훈이 출연한다. 최근

지휘자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리코더 연주자 권민석이 지휘를 맡은 점도 눈에 띈다. 한편 민첩하고 섬세한 연주를 들려주는 젊은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김나연이 악장을 맡은 가운데 강효정(첼로), 신용천(오보에), 아렌트 흐로스펠트(하프시코드) 등 국내 고음악

애호가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친숙한 이름들이 많이 보인다.

Preview

글•이준형 (음악 칼럼니스트)

Page 5: Baroque Project with Sunhae Im

06 07

ProgramProgram

12월 16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U. W. G. van Wassenaer우니코 빌헬름 반 바세네르(1692-1766)

Giovanni Battista Pergolesi지오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지(1710-1736)

A. Vivaldi안토니오 비발디(1678-1741)

Giovanni Battista Pergolesi지오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지

Concerti Armonici, No. 2 in B-flat Major (1740)<콘체르티 아르모니치> 2번 B플랫 장조, 2악장

II. Da capella, Presto

La Serva Padrona, Scena Unica<마님이 된 하녀> 1장

1. 아리아 :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고 Aspettare e non venire

2. 레치타티보 : 기가 막힐 노릇이로군! Quest’è per me disgrazia

3. 아리아 : 너와는 항상 으르렁대지! Sempre in contrasti

4. 레치타티보 : 그러니까 말하자면 In somma delle somme

5. 아리아 : 화만 내는 귀여운 분! Stizzoso, mio stizzoso

6. 레치타티보 : 좋아. 너도 알아들었나? Benissimo. Hai tu inteso?

7. 듀엣 : 당신의 작은 눈에 다 쓰여 있어요 Lo conosco a quegli occhietti

Sonata for Recorder, Bassoon and Basso Continuo, in A Minor, RV 86리코더, 바순, 콘티누오를 위한 소나타 A단조, 1악장

I. Largo

La Serva Padrona, Scena Seconda<마님이 된 하녀> 2장

1. 레치타티보 : 이제 내 편이 되었으니 Or che fatto ti sei

2. 아리아 : 언젠가는 세르피나를 떠올리고 A Serpina penserete

3. 레치타티보 : 아, 그녀한테 가혹한 일이긴 하지 Ah! quanto mi sa male

4. 아리아 : 아주 뒤죽박죽이로군 Son imbrogliato io già

5. 레치타티보 :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Favorisca, signor, passi

6. 피날레 : 이제 행복한가요? Contento tu sarai

SolistsSerpina 세르피나

임선혜

Uberto 우베르토

김기훈

Vespone 베스포네

고훈, 김호근

Recorder정윤태

Baroque Bassoon김혜민

12월 12일 토요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J. S. Bach요한 세바스찬 바흐(1685-1750)

Orchestral Suite No. 2 in B Minor, BWV 1067관현악 모음곡 2번 B단조

1. Ouverture2. Rondeau3. Sarabande4. Bourée5. Polonaise6. Menuet7. Badinerie

Brandenburg Concerto No. 4 in G Major, BWV 1049브란덴부르크 협주곡 4번 G장조

I. AllegroII. AndanteIII. Presto

Cantata, Weichet nur, Betrübte Schatten, BWV 202칸타타 <이제 사라져라, 슬픔의 그림자여>

1. 아리아 : 이제 사라져라, 슬픔의 그림자여 Weichet nur, betrübte Schatten 2. 레치타티보 : 겨울이 지나고 세상은 다시 새로워지네 Die Welt wird wieder neu 3. 아리아 : 포에부스가 말을 타고 서두르네 Phoebus eilt mit schnellen Pferden 4. 레치타티보 : 그래서 큐피드는 그의 소원을 들어주네 Drum sucht auch Amor sein Vergnügen 5. 아리아 : 봄바람이 불어오면 Wenn die Frühlingslüfte streichen 6. 레치타티보 : 그리고 이것은 행복 Und dieses ist das Glücke 7. 아리아 : 사랑과 즐거움에 익숙해지는 것은 Sich üben im Lieben 8. 레치타티보 : 그리하여 순결한 사랑의 결합이 되길 So sei das Band der keuschen Liebe 9. 아리아 : 그대들은 충만하게 맞이하리라 Sehet in Zufriedenheit

바흐와 사랑에 빠지다 콘서트오페라 <마님이 된 하녀>

Recorder 1, 2 정윤태, 권민석

Baroque Violin 김나연

Soprano 임선혜

Baroque Oboe 신용천

Traverso 정윤태

해설•정경영 Kyung-Young Chung

서울대학교 작곡과에서 이론을 전공했으며, 동대학원 음악학 석사를 졸업한 후 노스 텍사스 주립대학교에서 음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KBS 콘서트홀 음악회, 예술의전당 아카데미, 클래식 관련 방송, 음악회 실황중계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강의 및 해설을 했다.

현재 한양대학교 음악연구소 소장 및 한양대학교 작곡과(음악학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1장 : 주인 우베르토는 하녀 세르피나가 아침 식사로 핫초코를 가져다

주지 않은 것에 분노를 터뜨린다. 뒤늦게 나타난 세르피나는 별 미안한

기색 없이, 오히려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성질을 부린다. 계속되는

싸움에 지친 우베르토는 하인 베스포네에게 이대로는 못 살겠다며 당장

신부를 구해오라고 한다. 이에 세르피나는 자기 말고는 그 누구와도

결혼하지 못한다고 유혹한다.

2장 : 세르피나는 우베르토를 유혹하기 위해 ‘폭풍’ 대위와 결혼할 것이라

선언한다. 하지만 그 대위는 사실 베스포네가 세르피나에게 뇌물을 받고

변장한 것이었다. 세르피나는 폭풍 대위가 어마어마한 지참금을 요구한다며,

우베르토에게 돈을 주지 않을 거면 자신과 결혼을 해야한다고 협박한다.

험상궂게 변장한 베스포네를 폭풍 대위라고 착각한 우베르토는 그의

연기에 겁을 먹고 결혼을 약속한다. 그는 곧 모든 것이 속임수였음을

깨닫지만, 세르피나와 듀엣을 부르며 사랑을 맹세한다.

STORY

Page 6: Baroque Project with Sunhae Im

08 09

Program Notes

마치 수수께끼 같다. 지금은 그토록 명성 있는 바흐의 음악인데도 그의 음악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정보가 너무나 많다. 언제 작곡했는지, 왜 작곡했는지 등

그의 음악을 둘러싼 이러한 수수께끼는 특히 세속곡이나 기악곡에 많이 숨겨져 있다. 이 작품 역시 그렇다. 자필 악보는 남아 있지 않고, 네 곡이다 보니

추정 연도만 해도 1710-1730년으로 상당히 넓다. 그중 2번은 대략 1721년경에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바로크가 워낙 장르의 명칭이 유동적인 시기이긴 하지만 모음곡이라는 이름은 유독 다른 장르들과 헷갈릴 만한 여지가 많다. 이 시기 춤곡 악장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에는 모음곡, 실내 소나타, 파르티타 등의 다양한 장르명이 쓰여 청자를 혼란케 한다. 유동적인 장르는 다양성을 보여주기에 최적이다.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은 총 네 곡으로 악장 구성도 다양하지만 각 곡에서 악기들이 다양하게 조합된 탓에 조금 더 색다른 구성을 보여준다. 관현악 모음곡 2번은 각국의

특징을 잘 담은 7개의 춤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느리게 시작되는 프랑스 서곡에 이은 사라방드, 부레, 폴로네즈, 미뉴에트 등의 다른 춤곡은 그리 낯설지 않은데

마지막 바디네리는 과연 무엇인가 싶을 것이다. ‘농담’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스케르초의 대비어 정도로 생각하면 될까? 빠른 속도로

경쾌하게 전개되는 음악을 듣는 순간 ‘아!’ 하며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선율이었음을 알아챌 것이다.

많은 교회 칸타타로 유명한 바흐이지만 그는 상대적으로 적은 양임에도 불구하고 세속 칸타타도 남겼다. 우리가 대중 매체에서 칸타타라는 이름을 그토록 많이

듣게 된 이유가 된 <커피 칸타타>도 세속 칸타타 중 하나이다. <이제 사라져라, 슬픔의 그림자여>는 결혼을 봄으로 비유해 축복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일명

‘결혼 칸타타’로 불린다. 그러나 언제, 누구의 결혼을 위해 작곡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지금 우리 손에 남은 것은 1730년의 사본으로 음악 양식에 근거하여 대략

1714-1715년 이전에 작곡된 작품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가사에 등장하는 봄을 이유로 봄 시기의 결혼식에서 썼던 게 아닐까 추측해보기도 한다. 독창

소프라노의 아리아와 레치타티보가 교대로 이어지는 이 작품은 마지막 9악장에서 가보트로 끝맺는다.

이 곡의 성악 성부는 소프라노 하나이지만 그 감미로운 선율과 각 곡에서 이와 어우러지는 다양한 악기의 조합을 보여주어 단조로울 틈이 없으니 이러한 변화를

확인해보는 것도 이 작품을 즐기는 재미 중 하나이다.

인생의 ‘봄’이 결혼만 있을까. 행복을 꽃피우는 봄은 각자에게 다양한 모양새로 찾아올 테니. 제목의 “이제 사라져라 슬픔의 그림자여”가 마치 주문처럼 절실한

시기이다. 첫 번째 아리아에 등장하는 가사 ‘추위와 세찬 바람은 가버려라’를 간절히 바라본다. 지금 인류가 공통으로 바라 마지않는 봄은 예전의 일상이 아닐까.

요한 세바스찬 바흐 관현악 모음곡 2번 B단조 BWV 1067

자필로 그려진 악보. 프랑스어로 한껏 예의를 갖춘 헌정사. 바흐는 브란덴부르크의 후작 크리스티안 루트비히에게 1721년 다양한 편성으로 구성된 여섯 개의

협주곡을 헌정한다. 그러나 브란덴부르크의 후작에게 헌정되었다는 사실이 곧 그를 위해 작곡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2년 전인 1719년에 후작을 만났던 바흐는,

이전 어느 시기에 이미 작곡이 되었던 여섯 곡을 모아 1721년에 헌정했다. 정작 헌정을 받은 후작은 이 작품들이 자신이 소유였던 소규모 오케스트라의 구성에는

버거웠기에 연주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한다. 그만큼 당시로서는 다양하고 화려한 편성으로 이루어진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중 4번은 솔로 악기로 두 대의

리코더와 한 대의 바이올린이 활약하는 합주 협주곡이다. 협주곡 하면 독주 협주곡만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바로크 시기에는 오히려 솔로군과

오케스트라군의 대비가 돋보이는 합주 협주곡이 상당히 많이 작곡되었다. 빠른 1악장과 3악장을 바이올린이 화려하게 장악한다면 느린 2악장에서는

리코더가 우위를 차지한다.

그렇다면 왜 1721년인가. 당시 바흐가 있던 쾨텐의 영주는 바흐에게 많은 것을 보장해주었던 이전 시기에 비해 음악 예산을 삭감하고 있었기에 바흐가 다른

후보지를 알아볼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비롯해 브란덴부르크 후작의 재촉이 있었다는 등의 여러 추측이 존재한다.

다양성에 있어서는 매력적이지만 헌정을 받은 후작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당시 악기를 구하는 게 그렇게 쉬웠을 리가. 이 때문에 연주는 한동안

어려웠고 악보 판매 가능성의 매력도 떨어졌기에 출판이 된 것은 1850년, 그러니까 정확히 바흐 사후 100년의 일이었다. 그러나 덕분에 현재의 우리는 화려한

바흐의 편성을 한껏 즐길 수 있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4번 G장조 BWV 1049

요한 세바스찬 바흐 칸타타 <이제 사라져라, 슬픔의 그림자여> BWV 202

2020.12.12.SAT 5:00 PM 바흐와 사랑에 빠지다

글•정의경(음악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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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 Notes

또한 그의 음악에는 사람들이 원하는 새로운 요소가 있었다. 아리아에서 모든 행동을 멈추고 가사에 담긴 ‘감정’과 가수의 기교를 표출하는 바로크 양식이

아니라, 아름다운 선율과 투명한 텍스처로 감정과 더불어 ‘행동’과 전체적인 분위기도 강조한다는 점에서 분명 갈랑트 음악의 정수를 담고 있다. 그렇기에 1740년대,

라이프치히에 살고 있던 노년의 바흐는 아들뻘인 페르골레지의 <서 계신 성모>에 관심을 갖고 독일어 칸타타로 편곡했을 것이다. 또 1752년에 파리에서

<마님이 된 하녀>가 상연되면서 오페라의 본질에 대한 저 유명한 스캔들, 이른바 ‘부퐁 논쟁’(Querelle des Bouffons)이 일어난 것도 당연하다고 하겠다.

앞서 언급했듯이 <마님이 된 하녀>는 본래 오페라 막 사이에 연주하려고 만든 막간극이기 때문에 서곡이나 간주곡이 없으며, 두 부분으로 나뉘지만 장면이

바뀌지도 않는다. 그래서 종종 확장된 형태로 연주되기도 하는데, 이번 연주회에서는 바세네르의 <콘체르티 아르모니치>(조화로운 협주곡집) 2번 B플랫 장조와

비발디의 ‘리코더, 바순, 콘티누오를 위한 소나타 A단조’(RV 86)에서 각각 한 악장을 서곡과 간주곡처럼 연주한다. 이렇게 극장에서 커튼이 올라가거나 장면이

바뀔 때 기악곡을 연주하는 것은 아주 오랜 관습이었다. 게다가 <콘체르티 아르모니치>는 작곡가가 자신의 이름을 숨기는 바람에 200년 넘게 페르골레지

작품으로 알려진 ’뒷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운 선택이기도 하다.

영화 <아마데우스> 초반부에 어린 살리에리가 성당에서 음악가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리던 모습을 기억하는가? 그 장면에서 합창단이 부르는 성스러운

음악이 바로 페르골레지의 <서 계신 성모>(Stabat Mater)였다. 페르골레지 작품이 그 장면에 삽입된 것은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다. 그의 <서 계신 성모>는

18세기를 통틀어 전 유럽에서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은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불과 스물여섯 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작곡가가 사후에 누렸던 폭발적인

인기, 그리고 모차르트를 비롯한 빈 고전파 작곡가들에게 미친 영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페르골레지는 1710년에 안코나 근교 이에시(Iesi)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병약했던 그는 열세 살 때 나폴리에 가서 포베리 디 제수 크리스토 음악원

(Conservatorio dei Poveri di Gesù Cristo)에서 공부했는데, 당대 나폴리 악파를 대표하는 작곡가였던 레오나르도 빈치(Leonardo Vinci)와 프란체스코 두란테

(Francesco Durante)에게서 배웠다. 오페라의 중심지였던 나폴리에서 음악가로 성장한 페르골레지가 오페라 작곡가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음악원

시절에 이미 그는 오라토리오와 종교극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1732년에 본격적으로 오페라 작곡가로 데뷔하자마자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그 뒤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실제로는 건강 문제로 1735년까지) 페르골레지는 짧지만 눈부신 활동을 펼쳤다. <서 계신 성모>와 더불어 그를 유명하게

만든 <마님이 된 하녀>는 그 자신의 오페라 세리아(정가극, opera seria)인 <위풍당당한 죄수>(Il prigionier superbo)의 막간에 상연하기 위해서 쓴 작품으로,

1733년 9월 5일에 나폴리의 성 바르톨로메오 극장(Teatro San Bartolomeo)에서 초연되었다. 당시에는 오페라 세리아의 막간에 익살스러운 막간극(intermezzo)을

넣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프랑스 오페라의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처럼 청중을 즐겁게 해서 중간에 돌아가버리지 않게 잡아두는 역할을 했다. 정작

공연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위풍당당한 죄수>에 대한 반응은 그저 그랬던 반면 부록이라고 할 수 있는 <마님이 된 하녀>는 훨씬 더 큰 인기를 끌었고, 결국

독립 작품으로 이탈리아 여러 도시와 런던, 파리 등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누렸으며 심지어 지금까지도 상연되고 있다. 역시 페르골레지의 진정한 매력은

오페라 세리아보다는 부파에서 빛났던 것일까?

<마님이 된 하녀>는 비록 짧은 단막극이기는 하지만 음악사에서 오페라 부파(opera buffa)라는 새로운 장르의 원형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런던의 헨델과

빈의 칼다라, 베네치아의 비발디가 중년의 원숙한 오페라를 발표하고 파리의 라모는 쉰이라는 늦은 나이에 오페라 극장에 데뷔하던 무렵, 이들보다 한 세대

뒤인 20대 초반의 페르골레지는 힘차고(agitato) 빠르게 흘러가는 아리아와 가벼운 선율, 유쾌한 줄거리가 담긴 오페라로 새로운 취향, 새로운 유행, 바로크

이후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며 등장했던 것이다. 물론 페데리코(Gennaro Federico)가 쓴 대본 역시 오페라 세리아의 단골인 신화 속 인물이나 영웅을 소재로

하기보다는(<위풍당당한 죄수>의 주인공도 노르웨이 왕이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을 재미있게 묘사해서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

오페라의 생생한 매력은 역시 무엇보다도 음악에 있다. 페르골레지의 음악이 아주 독창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당시는 독창성보다 능숙한 솜씨와 매력을

더 높이 평가하는 시대였고 페르골레지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2020.12.16.WED 7:30 PM 콘서트오페라 <마님이 된 하녀>

지오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지 <마님이 된 하녀>

글•이준형(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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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임선혜는 고 최대석 사사로 성악에

입문하여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박노경

사사)하고 1998년 독일 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독일 칼스루에 국립음악대학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롤란트 헤르만 사사)

하였다.

독일 유학 중이던 1999년 12월, 필립 헤레베헤에게

발탁되어 유럽 무대에 데뷔하기에 이른다.

2000년 1월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신년

음악회로 독일 무대 데뷔 후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극장에서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의

바르바리나 역으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임선혜는 2001-2003년 독일 하노버 국립극장

정단원으로 활동했으며, 2001-2002 시즌

저명한 오페라 잡지 <오펜벨트>가 선정한

주목받는 신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임선혜는 바흐,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를 주요

레퍼토리로 필립 헤레베헤, 윌리엄 크리스티,

지기스발트 쿠이켄, 프란스 브뤼헨, 파비오

비온디, 톤 쿠프만, 르네 야콥스 등 고음악계

거장들을 비롯해 주빈 메타, 리카르도 샤이,

마렉 야노프스키, 만프레드 호넥 등의 지휘로

뉴욕 필, 뮌헨 필, 이스라엘 필, 피츠버그 심포니,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등과 뉴욕 카네기홀,

링컨 센터, 베를린 슈타츠오퍼, 함부르크 극장,

파리 갸르니에 등과 세계 유수의 페스티벌에서

활동하고 있다.

고음악의 거장 르네 야콥스와의 모차르트 오페라

시리즈 5편을 비롯한 20여 편의 음반과 실황

DVD들은 그래미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영국

BBC의 그라모폰 음반상, 독일 비평가상 등

유수의 음반상을 휩쓸었다. 2015년 클래식

음악의 아카데믹한 자존심이라 불리는 프랑스

아르모니아 문디 음반사에서 한국인 최초로

독집 앨범 <오르페우스>를 발매하였으며, 프랑스

아카데미 음반 협회의 ‘황금 오르페오’ 시상식에서

‘엘리 아멜링 상’을 수상하였다.

이후 바흐,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로 구성한

컴필레이션 음반 <PORTRAIT>이 제작되었다.

한편 독일 브레멘 방송국과 CPO 음반사가

공동 제작하여 2019년 말에 발매된 두 번째

독집 앨범 <Didone abbandonata>는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에서

‘탁월한 언어적 지성으로 노래의 정서를

풀어 낸다’는 평을 받은 바 있고, ‘오푸스

클라식 2020’ 세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현재,

남서독일방송국이 공동 제작하여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어빈 슐호프> 가곡 전집, 베를린

고 음 악 아 카 데 미 의 연 주 로 도 이 칠 란 트

라디오와 음반사 펜타토네가 공동 제작한

하이든 오페라 <무인도>, 브레멘 방송국과

CPO 음반사가 공동 제작한 그라우프너 오페라

<안티오쿠스와 스트라토니카>의 발매를

앞두고 있다.

유럽의 자존심인 고음악의 정상에 우뚝 선

동양인이자 고음악계 최고의 프리마 돈나로

격찬받고 있는 소프라노 임선혜는 투명하고

서정적인 음색과 변화무쌍하고 당찬 연기력으로

꾸준히 세계 거장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종횡무진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다.

Hanwha Baroque Project

한화클래식 2020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임선혜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바로크 연주자로 구성된 특별한 프로젝트 앙상블을

구성했다. 올해는 해외 연주자들을 초대하는 대신, 해외 고음악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한 한국 바로크 연주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또 다른 기획무대를 만들었다.

지휘자 권민석은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유럽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촉망받는 차세대 지휘자이다. 리코더로 고음악에

입문하여 지휘자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권민석이 이번 특별한 한화 바로크 프로젝트 앙상블을 이끈다.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김나연을 악장으로 함께 하게 된 연주자들은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바로크 전문 연주자들이다.

국내 고음악 애호가들에게 친숙한 최윤정(바로크바이올린), 강효정(바로크첼로), 김재윤(바로크비올라), 아렌트 흐로스펠트

(쳄발로)를 비롯하여, 해외에서 더욱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정윤태(리코더), 박진영(바로크첼로), 조현근(바로크첼로),

신용천(바로크오보에) 등도 합류했다. 콘서트오페라 공연에서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준우승자인 바리톤 김기훈이 함께 한다.

올해도 국내 고음악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최고의 무대를 선사할 것이다.

임선혜 소프라노 Sunhae 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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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석 지휘

Reonard Minsuk Kwon

촉망받는 차세대 지휘자로 현재 암스테르담을 중심으로 유럽 무대에서

탄탄하게 기반을 닦으며 활동하고 있는 권민석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이론 전공) 재학 중 고음악의 거장 프란스 브뤼헨이 활동하고

있던 네덜란드로 떠나 헤이그 왕립음악원 고음악과(리코더 전공)에서

학사,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09년에 몬트리올 리코더 콩쿠르에서

1위 및 현대음악 해석상을 수상하고 런던 리코더 콩쿠르에서도 3위에

입상하며 리코더 연주자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또한 같은 해 헤이그

왕립 음악원 동기들과 고음악 단체 콩코르디 무지치를 창단한 이후 두

차례 음반을 발매하는 등 활발한 연주 활동으로 고음악에 대한 열정을

더욱 키워 나갔다.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탐구심은 이후로도 계속 이어져 암스테르담

음악원과 헤이그 왕립음악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공부하며 에드

스판야드, 케네스 몽고메리, 약 반 스틴을 사사하였다. 2016년 힐베르숨

로터리 클럽이 주최한 전 네덜란드 지휘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

케르셰 펀드의 지원을 받았다. 또한 2016-2017년 두 차례 ‘젊은 지휘자

프로젝트’에 선발되어 18세기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시대악기

오케스트라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며 작곡가의 의도와 작품의 본질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젊은 지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본격적인 지휘자로서의 그의 활동은 네덜란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헤이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레지덴티 관현악단), 북네덜란드 심포니

오케스트라, 스벨링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등을 지휘하며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오페라에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그는 네덜란드 국립 오페라 아카

데미의 부지휘자로 발탁되어 3년간 활동하며 모차르트의 <코지 판 투테>,

<돈 지오반니>, <피가로의 결혼>, 마스네의 <상드리용> 등 수많은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다. 2019년 그가 지휘한 네덜란드 필하모닉을 지휘한 오페라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은 청중들과 현지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그 외에도 18세기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 필립 헤레베헤, 로저 노링턴

경의 베토벤 교향곡, 슈베르트 교향곡 시리즈에 참여하였으며, 유서

깊은 시에나 음악원에서 다니엘레 가티에게 선발되어 오케스트라

조바닐레 이탈리아나와 말러 교향곡 1번을 연주하는 영예를 얻기도

하였다. 동시대 음악에 대한 탐구와 작품 발표에 적극적인 관심과

열정을 가진 지휘자 권민석은 가우데아무스 음악제, Dag in de

Branding 페스티벌, 헤이그 봄 페스티벌 등에서 다수의 현대음악

작품들을 초연하기도 하였다.

최근 활동으로는 올해 1월 광주 시립교향악단 신년음악회에 초청받아

베토벤 교향곡을 지휘하였고, 10월 세계 3대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로얄콘세르트헤보 오케스트라의 지휘(콘세르트헤보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재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음악원의 영재원, 애서니엄 체임버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고 있으며, 유럽과 한국에서 고음악 및 현대음악

앙상블, 오케스트라와 협업하며 그만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새로운

길을 끊임없이 개척해 나가고 있다.

Hanwha Baroque Project Hanwha Baroque Project

정윤태 리코더

Yeuntae Jung리코더 연주자 정윤태는 독일 베를린 국립음대에서 디플롬 및 솔리스트 마스터 과정(크리스토프 훈트게부르스 사사)을

최고점으로 졸업하였으며, 현재 바로크 플루트 마스터 과정에 재학 중이다.

2017년 벨기에 브뤼헤 국제 콩쿠르에서 2등을 수상하였고, 앙상블 넥서스 바로크와는 2016년 비아지오 마리니 콩쿠르에서

2등과 동시에 청중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18년과 2020년에는 독일 보훔에서 유명 바로크 바이올린 주자 엔리코 오노프리의

지휘 아래 보훔 시립 오케스트라와 솔리스트로 협연하는 등 꾸준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앙상블 넥서스 바로크, 코르다 엘레강스의 멤버로 유럽 전역에서 다양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교육자로서도

제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

김나연 악장

Nayeon Kim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김나연은 예원학교, 서울예고, 서울대학교 졸업 후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예일대학교에 입학, 강효

교수를 사사했다. 예일대학교에서의 바로크 음악을 마주한 경험은 고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고, 줄리아드의

고음악 연주 프로그램의 디렉터인 로버트 밀리 교수의 추천으로 한국인 최초로 프로그램에 입학하여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고음악 거장들과 함께 링컨 센터와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주요 공연장에서 연주하며 “설득력을 가진

뛰어난 솔로이스트”라는 평을 듣는 연주자이다.

현재 한양대학교와 추계예술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바흐콜레기움서울의 악장으로, 코리안 바로크 소사이어티의

리더로, 해외에서는 노갈레즈 바로코의 멤버로 고음악 팬들과 만나고 있다.

신용천 바로크오보에

Yongcheon Shin바로크 오보이스트 신용천은 한양대학교 음악대학에서 모던 오보에를 전공하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음악원에서 바로크

오보에 학사 및 석사(알프레도 베르나르디 사사)를 만점으로 졸업하였다. 2016년 반 바세네르 콩쿠르에서는 고음악

앙상블 라디오 안티쿠아와 협연하여 2위 및관객상을 수상하였고, 라디오 아티쿠아 작업한 <플라티: 트리오 소나타>(Platti: Sonata à Tre)는 뮤직 웹 인터내셔널이 선정한 2019년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현재 신용천은 네덜란드 Nieuwe Philharmonie Utrecht 수석 오보이스트, Les Musiciens du Prince Monaco 오보이스트,

서울 바로크 앙상블 단장,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음악원 리드(Reed) 제작 강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EarlyMusic Summer School객원교수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혜민 바로크바순

Hyemin Kim바순 연주자 김혜민은 프랑스 앙제와 낭트 시립음악원에서 바순과 앙상블을 최고 점수로 졸업하였다. 이어 스위스 제네바

국립음악원에서 스위스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발탁, 모던 바순과 히스토리컬 바순(로렌조 알퍼트 사사) 석사를 졸업하였다.

제네바 챔버 오케스트라, 로잔 챔버 오케스트라(OCL.지휘: 크리스티안 차하리아스), 미셸 코르보가 지휘하는 아상블 보칼 드

로잔, 콩파니 로시뇰 등에서 연주하며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많은 활동을 펼쳐 왔다. 그 외에도 다그 옌센, 로랑 르페브르,

카를로 콜롬보, 올리비에 마소, 올레 달 등과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꾸준히 바순을 연구하였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바로크 실내악을 강의하는 한편, 카메라 안티콰 서울 등 여러 바로크 단체들의 멤버로 활동

중이며 모던 바순으로도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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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ers

바리톤 김기훈은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남자 성악 부문 2위와 2019 오페랄리아

2위 및 청중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아 국내외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연세대학교 음악대학을 수석으로 졸업(김관동 교수 사사)했고, 독일 하노버 음대 석사를

만장일치 만점으로 졸업했으며, 현재 동 대학 최고연주자 과정 중이다.

김기훈은 2016 서울국제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2016 뤼벡마리팀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청중상 등 총 4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국제 콩쿠르에 앞서동아음악콩쿠르 1등, 중앙음악콩쿠르 3등, 성정콩쿠르

최우수상, 수리음악콩쿠르 대상, 엄정행 콩쿠르 대상, 한국성악콩쿠르 2등을 비롯하여

국내 다수의 콩쿠르에서 우승 및 입상했다.

젊은 성악가로서 해외 무대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한 김기훈은 2016년부터 독일 하노버

슈타츠오퍼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하며 <리골레토>, <살로메>,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나비부인>, <라 트라비아타>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으며,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

티벌에서 <예프게니 오네긴> 무대에 올랐다.

2019-2020 시즌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게르기예프 지휘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독일 로스톡 극장에서 <라 트라비아타>의 제르몽 역으로 출연했으며,

영국 글라인드본 페스티벌에서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사랑의 묘약>이 예정되어

있다.

2020-2021 시즌에는 미국 워싱턴오페라하우스, 2021-2022 시즌에는 독일 뮌헨

바이에른 극장에서 <라 보엠>이 예정되어 있다.

김기훈 바리톤

Gihoon Kim

CONDUCTOR

권민석 Reonard Minsuk Kwon

BAROQUE VIOLIN

김나연 Nayeon Kim

이한솔 Hansol Lee

송주현 Joo Hyun Song

고성희 Sung Hee Ko

최윤정 Yun-Jung Choi

김경리 Kyung Ri Kim

노신옥 Shinok Rho

이시윤 Siyun Lee

BAROQUE VIOLA

김재윤 Jayyoon Kim

이정수 Jung Soo Lee

유리슬 Leeseul Yoo

문서현 Eric Seohyun Moon

BAROQUE CELLO

강효정 Hyo-Jung Kang

박진영 Angela Jeanyoung Park

조현근 Hyngun Cho

HARPSICHORD

아렌트 흐로스펠트 Arend Grosfeld

BASS

박연희 Youn Hee Park

THEORBO

윤현종 Hyun Jong Yoon

VIOLONE

문정희 Junghee Moon

Hanwha Baroque Project Hanwha Baroque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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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1 월 에 태 어 난 작 곡 가 중 에 는

모차르트(1756-1791), 슈베르트

(1 7 9 7 - 1 8 2 8 )처럼 유난히 짧은

생을 마치고 간 음악가들이 있다.

그리고 이렇게 밝은 빛을 내다

그 빛이 너무 일찍 사그라져 후세에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남긴 별 중에

페르골레지(1710-1736)가 있다.

그는 이들 중 가장 형님이었지만 서른을 한참 남겨놓고 그만 스물여섯에

세상살이를 마쳤다. 원래 이름은 ‘지오반니 바티스타 드라기Giovanni Battista

Draghi’인데 조상이 ‘페르골라Pergola’ 출신이어서 페르골레지라 불렸다.

병약한 집안에서 병약한 아이로 태어나 보통 열다섯 살 즈음에 받는 견진성사를

이미 15개월 때 받았다고 하니 부모가 아기의 목숨을 크게 걱정했음을 알 수

있다. 어릴 적부터 인정받은 음악적 재능으로 귀족들의 후원을 받아

바이올린과 작곡을 배웠고, 열두 살에 나폴리 음악학교로 보내졌다. 공부를

마친 스물한 살의 페르골레지는 남은 생을 위한 빠른 비상을 시작했다. 그의

첫 코믹 오페라 <사랑에 빠진 형제Lo frate ’nnamorato>가 나폴리에서 큰 성공을

거두자 그는 하룻밤 사이에 유명해졌다. 얼마 후 큰 지진으로 극장이 문을

닫고 공연도 중단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그의 경력이 승승장구하는

계기가 되었다. 곧 미사와 기도회에 쓸 성음악곡 의뢰를 받은 것이다.

스틸리아노의 영주 페르디난도 콜론나Ferdinando Colonna di Stigliano는

그를 카펠마이스터Kapellmeister, 음악감독로 임명했는데, 그의 급여는 당시

음악학교 교수 월급의 두 배나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5년 남짓한 그

의 작곡가 생애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일이 일어난다. 1733년 마리아

테레지아의 어머니 엘리자베트 크리스티네Elisabeth Christine 황후의 탄생일에

<오만한 죄수Il prigioniero superbo>라는 오페라 세리아를 썼는데, 이 오페라에

막간극으로 넣은 <마님이 된 하녀La serva padrona>가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노르웨이 왕좌와 한 여자를 놓고 벌이는 왕자들의 복잡한 오페라 세리아는

잊히고, 교활한 하녀와 늙고 어수룩한 주인이 등장하는 이 코믹극에 세간의

관심이 모였다.

<마님이 된 하녀>, 주객이 전도된 막간극

인테르메초Intermezzo라 불리는 막간극은 말 그대로 막 사이에 장면이 전환되는

동안 공연되는 짧은 극이다. 가수와 배우들이 분장을 고치고 의상을 갈아입고,

무대 위를 정리하고 다음 세트를 설치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시는 요즘처럼 관객들이 어두운 극장에 조용히 앉아 우아하게 음악을 보고

듣는 게 아니라 공연 중에도 떠들고 먹고 마시는 파티가 이루어지던 시절이었다.

극장을 환하게 밝히며 타고 있는 수지 초는 소 지방으로 만든 것이었고,

여기에 많은 사람의 체취까지 더해져 사실 공연장은 후각적으로도 견디기

어려운 곳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니 막 사이사이에도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노골적이고 재밌는 엔터테이닝이 없으면 공연 도중 관객을 잃기 십상이었다.

흥미가 떨어지면 바로 채널을 돌리고, 동시에 잡다한 일을 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한꺼번에 즐기고자 하는 것은 오늘날에만 있는 현상이 아니었다.

<오만한 죄수>는 3막으로 이루어졌기에 두 번의 막간을 채울 2부로 된

막간극이 필요했고, 이렇게 만든 것 중 하나가 <마님이 된 하녀>였다. 막간극은

보통 오페라와 전혀 상관없는 내용으로, 오페라가 귀족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다룬다면 막간극은 서민들의 복잡다단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페르골레지는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재인 ‘교활한 하녀가

돈 많고 괴팍한 주인과 결혼에 성공하는 이야기’를 골랐다. 관객들은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전형적인 주인공 두 명과 벙어리 역의 배우가 큰

소품 없이 펼치는 유쾌하고 이해하기 쉬운 이 음악극에 열광했다. 대사 한 줄

한 줄에 어이없이 배꼽을 잡게 되는 대본과 페르골레지의 음악은 그야말로

찰떡궁합이었다. 레치타티보는 마치 말로 하는 대사처럼 자연스러웠다.

아리아에서는 바이올린이나 저음 성부가 종종 가수와 같은 선율을 연주하니

결국 작품 전체가 단순한 이중창이나 유니즌Unison, 같은 높이의 음으로

연주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이 간결하지만 주도

면밀하게 만들어진 멜로디에

는 인물의 풍자적인 성격을

거침없이 과장할 수 있게하고,

대본에 담긴 상황적 코미디를

보다 효과적으로 부각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하나로 열을 얻는 단순함의

승리였다. 그리고 이는 ‘주인

오페라’를 이긴 ‘하녀 막간극’

의 승리이기도 했다.

부퐁 논쟁의 도화선

곧 작품의 명성이 이탈리아 안팎으로 퍼졌다. 페르골레지는 초연 후 3년도

채 안되어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막간극은 이제 부속품이 아닌 독립된 작품

으로 유럽 전역 60여 개 극장을 돌며 승승장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1752년

두번째로 파리를 방문하는데, 이때 파리로열음악아카데미(지금의 파리 오페라

Academie Royale de Musique)에서 공연한 것이 그 유명한 ‘부퐁 논쟁

독일의 고음악 단체 프라이부르크바로크오케스트라가 보내온 2018년 봄 유럽 투어 프로그램은 페르골레지Giovanni Battista Pergolesi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갖고 그를 더 알리고 기억하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였다. 그런데 대표 작품인 <서 계신 성모>는 <마님이 된 하녀>와 분위기와

소재가 첨예하게 다르니 차마 넣을 수 없었다 하더라도, 갑자기 낯선 작곡가의 이름 ‘바세네르Wassenaer’가 프로그램 처음부터 등장하니

조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나는 곧 이 프로그램이 그 무엇보다 페르골레지를 잘 말해주는 ‘페르골레지 종합 선물 세트’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주인 오페라를 이긴 하녀 막간극, 페르골레지의 <마님이 된 하녀>

Querelle des Bouffons’의 도화선이 되었다. 6년 전 파리 초연 때는 조용했는데,

이번에는 륄리Jean-Baptiste Lully의 목가적 오페라인 <아시와 갈라테Acis

et galatee>와 함께 공연한 것이 문제였다. 륄리로부터 내려오는 프랑스의

전통적인 비극 오페라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선, 지적인 사고를 추구하는

이들과 이탈리아의 오페라 부포Buffo, 즉 코믹 오페라의 마냥 가볍지 않은

간소함과 유쾌한 투명함을 지지하는 이들 사이에 신문과 소책자 등을 통한

60편이 넘는 비방문이 오갔다. 이는 프랑스적인 것과 이탈리아적인 것, 비극

오페라와 코믹 오페라, 귀족적인 것과 서민적인 것, 진지하고 지적인 사고와

명랑하고 순박함에 대한 논쟁이었다. 이에 각각 라모Jean Philippe Rameau와

루소Jean Jacque Rousseau가 앞장서서 필전을 펼쳤는데, 이 긴 싸움은 1764년

라모가 죽음에 이르러서야 완전히 끝이 났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오페라 코믹

Opera Comique이라는 프랑스 오페라에 새로운 장르의 발전을 낳았다.

자신의 막간극 하나가 프랑스 오페라 역사에 이렇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줄은

페르골레지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생의 끝에서 부르는 어머니

<마님이 된 하녀>의 성공으로 그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고, 이듬해 그는

나폴리의 궁정 카펠마이스터 권한

대행으로 임명되었다. 당시 음악

감독이었던 사로D. Sarro의 후임이

되는 조건이었다. 그러고는 곧 로마의

마달로니 공작Duca di Maddaloni의

음악감독이 되어 나폴리와 로마를

오가며 오페라와 기악곡 등의 종교

음악을 썼다. 그러던 중 1735년 12월

악화된 지병으로 쓰던 오페라를

중단하고 한 수도원에서 휴양을 한다.

그러다 결국 생을 마감하는데, 그의

대표 종교작이 된 <서 계신 성모

Stabat mater>와 <살베 레지나Salve

regina>는 그가 죽음의 문턱에서

어렵게 써 내려간 작품이다.

‘어머니가 서 있다’라고 해석하는

<서 계신 성모>는 십자가 아래에서

아들 예수의 죽음을 지켜보는 마리아를 가장 고통스러운 어머니의 모습으로

묘사한 가톨릭 전례의 부속가다.

소프라노와 알토, 두 여성의 목소리가 12곡의 독창 또는 듀엣으로 전하는

어머니의 고통은 불협화음이 반음씩 올라가며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두레체 에

리가투레Durezze e Ligature’라는 기법으로 애절하게 표현되었다. 한편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라는 밝고 어두운 명암의 대조적 미학은 ‘당신과

함께 울며 내 가슴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의 불길이 타오르게 해달라’는

희망적 주제가 회화적으로 드러나도록 도왔다. 이는 후세의 많은 작곡가에게

영감이 되어 지금까지 약 30개의 다양한 버전이 간행되었다. 루터교였던

바흐 또한 마리아 대신 다른 내용의 독일어 가사를 붙여 새로 내놓은 바 있다.

18세기 곡 중 가장 많이 인쇄된 기록도 세우게 된다. 시작 부분이 <서 계신

성모>와 비슷한 <살베 레지나> 역시 아들을 잃는 고통 끝에 부활의 희망을

얻은 구원의 산증인인 성모께, 이 힘든 세상살이 끝에 우리를 변호하고

아들 예수를 보게 해달라고 청하는 마리아 송가이다. 사제이자 작가였던

굴리엘모 델라 발레Guglielmo della Valle는 “페르골레지는 비통한 분위기의

단조를 풍부히 쓰다가 곧 코레조Correggio의 붓을 놓고 미켈란젤로

Michellangelo의 붓을 들어 잠들어 있지 못하게 격정적으로 흔들어 깨우는

장조를 취한다”고 했다. 슬픔 중에도 희망이 살아 있는 곡의 분위기를 각

화가의 특징에 비교한 것이다. 꾸밈없이 단순해 오히려 큰 내적 감동을 낳는

그의 작풍은 누구라도 흉내 낼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리할 수 없다는

것에 예술적 가치가 있다.

디아길레프, 스트라빈스키도 속은 이름 도용

큰 작품을 남기고 그가 돌연 세상을 떠나자 기현상이 일어났다. 너나없이

앞다투어 페르골레지의 이름을 붙인 곡들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1942년

완성된 <페르골레지 작품 전집>의 약 148곡 중 69곡은 명확히 다른 이의

작품으로 판명 났고, 49곡은 아직 논쟁의 여지가 있으며, 30곡만이 확실한

페르골레지의 작품으로 인정되었다. 종종 작곡가가 잘못 알려지는 경우는 있지만

이렇게 큰 비율로 위작임이 드러난 적은 없었다. 이와 관련해 허탈한 일화가

있다. 코메디아 델라르테에 관심이 높았던 디아길레프는 페르골레지 작품을

모아 스트라빈스키에게 주며 1920년 발레곡 ‘풀치넬라’를 탄생시키게 했고,

이는 스트라빈스키가 이후에 18세기 음악을 작품 소재로 삼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결국 그 작품들은 대부분 갈로Domenico Gallo, 바세네르 등 무명

작곡가들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대부분은 그의 명성에 기댄 잘못된 마케팅에

의한 것이지만, 콘체르티 아르모니치Concerti Armonici의 작곡가로 판명 난

바세네르의 경우는 달랐다. 네덜란드 고위 외교관을 지낸 그는 음악에 열정이

많았지만 전문 음악가로 활동하는 것을 터부시하던 당시 귀족 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이 곡을 발행하자는 친구의 권유에 자기 이름을 쓰지 않는 조건으로

허락한 것이다. 1980년에야 발견된 자필 원본의 머리말에는 작품에 대해

자기 비판적 태도를 보였는데 프라이부르크바로크오케스트라는 여섯 개의

콘체르토 중 그가 가장 만족스러워한 5번을 택해 프로그램에 올렸다. 그리고

작곡가이면서 동시에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였던 페르골레지의 곡으로

확실시되는 바이올린 콘체르토를 이어지게 했다. 그러니 종합 선물 세트가

맞았다. 그의 짧은 삶이 차마 보지 못하고 간 그 잔향까지 담은 선물 세트였다.

재기 발랄한 <마님이 된 하녀>부터 가슴이 미어지도록 아프다가도 밝은 희망을

품게하는 <살베 레지나>를 부르는 내내 행복하면서도 안타까웠다. 그가 좀 더

살았더라면 또 어떤 명작을 우리에게 선물했을까. 아주 오래전에 이미 그

명을 다했어도 우리가 아직 밤하늘에서 반갑게 볼 수 있는 반짝이는 별들

중에 모차르트, 슈베르트 그리고 페르골레지가 있었다.

▲ 출처 - 위 글은 예술의전당 매거진 월간 「예술의전당과 함께 Beautiful Life!」 2020년 1월호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글•임선혜 (소프라노)

지오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지의 초상화 /Jes i , Pinacoteca Civ ica (Ar t G al ler y 소장)

1739년 비발디의 오페라 세리아에 막간극으로 등장하는

<마님이 된 하녀>의 프로그램북

Pietro Perugino’s depiction of Mary at the Cross, 1482. (National Gallery, Washing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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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rics

바흐, 칸타타 <이제 사라져라, 슬픔의 그림자여> 페르골레지, 오페라 <마님이 된 하녀>

1장

1. 아리아

우베르토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고,

침대에 누워도 잠은 오지 않고,

잘해줘도 고마워할 줄도 모르니,

정말 죽을 지경이로구나!

2. 레치타티보

우베르토

기가 막힐 노릇이로군!

세 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아직도 하녀가

핫초콜릿을 안 가져왔어.

이제 외출해야 하는데 말이지.

인내심도 한계로구나!

하녀한테 잘해주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는 걸 알았어.

세르피나! 세르피나!

내일이나 돼야 올 모양이군.

넌 또 대체 뭘 하는 게야?

얼빠진 놈처럼 멍하니?

뭐라고 하는 게야?

멍청한 놈!

꺼져, 목을 비틀어버릴 테다.

서둘러! 가서 하녀가 뭘 하는지 좀 봐.

내 신세 좀 보게나!

하녀가 요만한

꼬맹이 때부터 돌봐주었는데.

딸처럼 보살피고, 돌봤는데.

그랬더니 아주 제멋대로 건방져져서

이젠 하녀가

마님이 되게 생겼어.

이제 결단을 내려야겠어.

그런데 이 바보 같은 놈은,

어디 가서 죽었나?

세르피나

이제 다 할거지?

네가 나에게 소리를 질러야겠어?

내가 지금 말하고 있는데

그거 참 마음에 안들어.

Scena Unica

1. Aria

Uberto

Aspettare e non venire,

stare a letto e non dormire,

ben servire e non gradire,

son tre cose da morire.

2. Recitativo

Uberto

Questa è per me disgrazia;

son tre ore che aspetto, e la mia serva

portarmi il cioccolatte non fa grazia, ed

io d’uscire ho fretta.

O flemma benedetta! Or sì, che vedo

che per esser sì buono con costei,

la causa son di tutti i mali miei.

Serpina, Serpina!

Vien domani.

E tu altro che fai?

Ah che quieto ne stai come un

balocco?

Come? che dici? eh sciocco!

Vanne, rompiti presto il collo,

Sollecita, vedi che fa.

Gran fatto!

Io m’ho cresciuta questa serva piccina.

L’ho fatta di carezze, l’ho tenuta

come mia figlia fosse!

Or ella ha preso oerciò tant arroganza,

fatta è sì superbona,

che alfin di serva diverrà padrona.

Ma bisogna risolvermi in buon’ora...

e quest’altro babbion ci è morto

ancora.

Serpina

L’ hai finita?

Ho bisogno che tu mi sgridi?

e pure io non sto comoda,

ti dissi.

우베르토

아이고, 그러셔!

세르피나

넌 그만 가봐!

주인님은 바쁠지 모르지만,

나는 아니니까. 알아듣겠어?

우베르토

아주 대단하구만!

세르피나

또! 정말 내 인내심을

제대로 시험하는구나.

그렇게 얻어맞고 싶다면야 뜻대로

해주지!

우베르토

이봐, 어디 있나?

세르피나! 그만두지 못하겠어?

세르피나

이 악당한테

예절을 가르치게 내버려두세요.

우베르토

주인님 앞에서 말인가?

세르피나

왜요, 하녀라고 해서

제가 짓밟히고

욕을 먹어야 하나요?

아뇨, 전 존중받고, 존경받고 싶어요.

마님처럼, 귀족 마님처럼,

마님 중의 마님처럼요!

우베르토

어떤 놈이 우리 마님을

이렇게 열 받게 했나?

내 들어줄게, 무슨 일이야?

세르피나

무례하게 굴었어요...

Uberto

Brava!

Serpina

E torna!

Se il padroneha fretta,

non l’ho io, il sai?

Uberto

Bravissima!

Serpina

Di nuovo! Oh tu da senno

vai stuzzicando la pazienza mia,

e vuoi che un par di schiaffi

alfin ti dia.

Uberto

Olà, dove si sta?

Olà, Serpina! Non ti vuoi fermare?

Serpina

Lasciatemi insegnare

la creanza a quel birbo.

Uberto

Ma in presenza del padrone?

Serpina

Adunque perch’io son serva,

ho da esser sopraffatta.

Ho da essere maltrattata?

No signore, voglio esser rispettata,

voglio esser riverita come fossi

padrona, arcipadrona, padronissima.

Uberto

Che diavol ha vossignoria

illustrissima?

Sentiam, che fu?

Serpina

Cotesto impertinente...

1. 아리아

사라져라, 슬픔의 그림자여,

추위와 세찬 바람은 지나가버려라!

플로라(봄)의 즐거움

행복과 즐거움이 다가오네!

봄은 나무 그늘로 꽃

의 향기를 가져오네.

2. 레치타티보

겨울이 지나고 세상은

다시 새로워지네,

언덕과 고개 너머에 아름다움과

사랑이 넘쳐나네.

추위로부터 해방된 봄날이여.

3. 아리아

포에부스가 말을 타고 서두르네

새롭게 다시 태어난 세상을 따라.

그래, 세상이 그를 그토록 기쁘게 하네

그는 사랑을 하고 싶어 하네.

4. 레치타티보

그래서 큐피드는

그의 소원을 들어주네.

제비꽃이 풀밭에서 웃음을 터뜨릴 때,

플로라가 영광스럽게

빛을 발할 때,

그리고 그의 왕국에서,

마치 아름다운 꽃과 같이,

서로의 마음을 열렬히 노래할 때.

5. 아리아

봄바람이 불어오면

들판에 울긋불긋 꽃이 필 때면,

큐피드는 자신의 보석을 몰래 살피는

못된 버릇이 있다네.

짐작하는 바로 그것이지

연인이 서로 키스하는 모습.

6. 레치타티보

그리고 이것은 행복,

고결하고 호의적인 운명을 관통하며

두 영혼이 하나의 보석을 얻는 것.

그 위로 건강과 축복의 햇살이 충만하네.

1. Aria

Weichet nur, betrübte Schatten,

Frost und Winde, geht zur Ruh!

Florens Lust

Will der Brust

Nichts als frohes Glück verstatten,

Denn sie träget Blumen zu.

2. Recitativo

Die Welt wird wieder neu,

Auf Bergen und in Gründen

Will sich die Anmut doppelt schön

verbinden,

Der Tag ist von der Kälte frei.

3. Aria

Phoebus eilt mit schnellen Pferden

Durch die neugeborne Welt,

Ja, weil sie ihm wohlgefällt,

Will er selbst ein Buhler werden.

4. Recitativo

Drum sucht auch Amor

sein Vergnügen,

Wenn Purpur in den Wiesen lacht,

Wenn Florens Pracht

sich herrlich macht,

Und wenn in seinem Reich,

Den schönen Blumen gleich,

Auch Herzen feurig siegen.

5. Aria

Wenn die Frühlingslüfte streichen

Und durch bunte Felder wehn,

Pflegt auch Amor auszuschleichen,

Um nach seinem Schmuck zu sehn,

Welcher, glaubt man, dieser ist,

Daß ein Herz das andre küßt.

6.Recitativo

Und dieses ist das Glücke,

Daß durch ein hohes Gunstgeschicke

Zwei Seelen einen Schmuck erlanget,

An dem viel Heil und Segen pranget.

7. 아리아

사랑과 즐거운 희롱에

익숙해지는 것은

플로라의 덧없는 기쁨보다도

좋은 것이네.

여기 파도가 밀려오고,

여기 웃음과 감시 속에

승리의 손길이

입술과 가슴에 닿네.

8. 레치타티보

그리하여 순결한 사랑의 결합이 되길,

서로 사랑하는 부부는,

세상의 변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길!

그 어떤 갑작스런 사고도,

그 어떤 청천벽력도

당신들의 애정을 물리치지 못하리.

9. 아리아

그대들은 충만하게 맞이하리라

천 일의 빛나고 풍요로운 날들을,

그 시간이 흘러 곧 그대들의 사랑은

아름답게 꽃피리라!

7. Aria

Sich üben in Lieben

In Scherzen sich herzen

Ist besser als

Florens vergängliche Lust.

Hier quellen die Wellen,

Hier lachen und wachen

Die siegenden Palmen

auf Lippen und Brust.

8. Recitativo

So sei das Band der keuschen Liebe,

Verlobte Zwei,

Vom Unbestand des Wechsels frei!

Kein jäher Fall,

Noch Donnerknall

Erschrecke die verliebten Triebe!

9. Aria

Sehet in Zufriedenheit

Tausend helle Wohlfahrtstage,

Daß bald in der Folgezeit

Eure Liebe Blumen trage!

역•노승림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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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rics

그건 절대 아니지!

넌 자신의 불운을 영원히

슬퍼하게 될 거야.

‘예전엔 좋았는데’라고 하겠지.

네 생각은 어때? 내가 맞다고?

아! 뭐라고! 아니라고?

그렇다고? 당연히 그렇지.

4. 레치타티보

세르피나

그러니까, 말하자면,

제가 하녀니까,

아무렇게나

막 대하시겠다는 건가요?

우베르토

불쌍한 것, 말하는 것 좀 보게나?

세르피나

주인님을 돌봐드리는 사람이니까,

끔찍하게 학대받아야 해요?

우베르토

그런 게 아니잖아.

세르피나

절 무시하시는 거죠!

우베르토

그런 게 아니라니까.

세르피나

하지만 저한테 이렇게

막 대하고 얘기한 것에,

조금은 후회를 하시겠죠.

우베르토

뭐라고? 마치 박사님처럼 말하는군.

세르피나

절 학대하시니

화를 내는 거죠.

Signor mio, no.

Però dovrai per sempre piangere

la tua disgrazia,

e allor dirai che ben ti sta.

Che dici tu?

Non è così?

Ma così va!

4. Recitativo

Serpina

In somma delle somme

per attendere

al vostro bene io mal ne ho

da ricevere?

Uberto

Poveretta! la senti?

Serpina

Per aver di voi cura, io, sventurata,

debbo esser maltrattata?

Uberto

Ma questo non va bene.

Serpina

Burlate, sì!

Uberto

Ma questo non conviene.

Serpina

E pur qualche rimorso aver

dovreste di farmi e dirmi

ciò che dite e fate.

Uberto

Così è, da dottoressa voi parlate.

Serpina

Voi mi state sui scherzi,

ed io m’arrabbio.

우베르토

그렇게 화내지 마.

저 아이가 옳구만.

너는 할 말이 없나?

가서 내 모자와 검,

지팡이를 가져와.

외출해야겠다.

세르피나

아주 근사한 생각이로군요.

그러면서 나, 세르피나가

멍청하다고 하시네요.

우베르토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게야?

세르피나

외출하시지 않는 게 좋겠어요.

벌써 정오라고요.

그건 그렇고, 어디를 가고 싶으세요?

제발요, 이 옷은 벗으세요.

우베르토

꽤나 날 괴롭히는군.

자신이 누구라고 생각하나?

세르피나

오, 이제 그만하세요!

나가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문을 잠그겠어요.

우베르토

그야말로 건방지기 짝이 없구나!

세르피나

그럼 화를 내시든가요.

우베르토

세르피나,

너 때문에 머리가 쪼개지듯 아프구나.

Uberto

Non v’arrabbiate, capperi.

Ha ragione.

Tu non sai che ti dir?

Va’ dentro, prendimi il cappello,

la spada ed il bastone,

ché voglio uscire

Serpina

Mirate.

Non ne fate una buona, e poi Serpina

è di poco giudizio.

Uberto

Ma lei

che diavolo vuol mai dai fatti miei?

Serpina

Non vo’ che usciate adesso,

gli è mezzodì.

Dove volete andare?

Andatevi a spogliare.

Uberto

E il gran malanno

che mi faresti...

Serpina

Oibò, non occorre altro.

Io vo’ così, non uscirete, io l’uscio

a chiave chiuderò.

Uberto

Ma parmi questa

massima impertinenza.

Serpina

Eh sì, suonate.

Uberto

Serpina,

il sai, che rotta m’hai la testa?

우베르토

조용히!

세르피나

저를 괴롭혔어요...

우베르토

조용히 하라고 말했지!

세르피나

아주 상스러운 말로...

우베르토

조용, 조용, 이 망할 놈아!

세르피나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우베르토

내가 너한테 저놈을 보냈지.

세르피나

왜요?

우베르토

왜냐고?

내가 핫초콜릿을

가져오라고 했잖아?

세르피나

그랬죠, 그런데요?

우베르토

내가 기다리다

지쳐 죽어야겠나?

세르피나

그걸 언제 드실 건데요?

우베르토

물론 지금 당장이지.

세르피나

지금이라고요?

식사 시간이잖아요!

Uberto

Queto tu!

Serpina

Venne a me...

Uberto

Queto, t’ho detto!

Serpina

E con modi sì impropri...

Uberto

Queto, queto... Che sii tu maledetto.

Serpina

Ma me la pagherai.

Uberto

Io costui t’inviai.

Serpina

Ed a che fare?

Uberto

A che far?

Non ti ho chiesto il

cioccolatte, io?

Serpina

Ben, e per questo?

Uberto

E m’ha da uscir l’anima aspettando

che mi si porti?

Serpina

E quando voi prenderlo dovete?

Uberto

Adesso. Quando?

Serpina

E vi par ora questa?

È tempo ormai di dover desinare.

우베르토

그래서?

세르피나

그래서라뇨?

만들지 못했어요.

핫초콜릿 없이 지내보세요.

익숙해지면 괜찮답니다,

존경하는 주인님.

우베르토

베스포네,

핫초콜릿을 먹은 셈 칠 테니,

넌 내 건강을 빌어도 되겠구나.

세르피나

이 당나귀가 왜 웃는 거죠?

우베르토

황소보다 인내심이 강한

나한테 웃는 거지.

하지만 황소가 되지는 않겠어!

더 이상 인내심을 발휘하지도 않겠어!

멍에를 벗고

진작 했어야 할 일을 하겠어.

3. 아리아

우베르토

너와는 항상 으르렁대지!

여기저기서, 위아래로,

그러니 아니니 하고 말이지!

더 이상은 안 돼, 이제 그만이야.

네 생각은 어때?

내가 그냥 누워서 죽어야겠어?

그건 절대 아니지!

너와는 항상 으르렁대지!

여기저기서, 위아래로,

그러니 아니니 하고 말이지!

더 이상은 안 돼, 이제 그만이야.

네 생각은 어때?

내가 그냥 누워서 죽어야겠어?

Uberto

Adunque?

Serpina

Adunque?

Io già nol preparai

voi di men ne farete,

padron mio bello,

e ve ne cheterete.

Uberto

Vespone, ora che ho preso il

cioccolatte già

dimmi: ”Buon pro vi faccia e sanità.”

Serpina

Di chi ride quell’asino?

Uberto

Di me, che ho più flemma

d’una bestia.

Ma bestia non sarò,

più flemma non avrò,

il giogo scuoterò,

e quel che non ho fatto alfin farò!

3. Aria

Uberto

Sempre in contrasti con te si sta.

E qua e là,

e su e giù e sì e no.

Or questo basti, finir si può.

Ma che ti pare?

Ho io a crepare?

Signor mio, no.

Sempre in contrasti con te si sta.

E qua e là,

e su e giù e sì e no.

Or questo basti, finir si può.

Ma che ti pare?

Ho io a crepare?

Page 14: Baroque Project with Sunhae Im

24 25

Lyrics

우베르토

물러가거라, 내 딸아.

세르피나

‘내 아내’라는 뜻이겠죠?

우베르토

맙소사, 내 팔자야!

요것 때문에 죽을 지경이로구나.

세르피나

죽든, 살든! 그렇게 될 거예요.

저는 결심했으니까요.

우베르토

악마보다도 영악한 것이로구나.

7. 듀엣

세르피나

당신의 작은 눈에 다 쓰여 있어요.

약삭빠르고, 엉큼하고 짓궂은 분!

계속 ‘아니’라고 해도,

당신 눈은 ‘그래’라고 하는걸요.

우베르토

아가씨, 잘못 알았어.

아주 제멋대로 생각하는군.

내 눈과 나는 둘 다

‘아니’라고 말하는 거야.

‘그래’는 네 꿈속에나 있는 거야.

세르피나

왜요? 저야말로 아름답고

우아하고 쾌활하지 않아요?

자, 보세요!

얼마나 밝고 유쾌하고 당당한가요!

우베르토

(아, 자기랑 결혼하도록

나를 유혹하는구나)

Uberto

Vattene figlia mia.

Serpina

Voleste dir mia sposa.

Uberto

O stelle! o sorte!

Oh! Questa è per me morte.

Serpina

O morte o vita,

così esser dée: l’ho fisso già in pensiero.

Uberto

Questo è un altro diavolo più nero.

7. Duetto

Serpina

Lo conosco a quegli occhietti

furbi, ladri, malignetti,

che, sebben voi dite no,

pur m’accennano di sì.

Uberto

Signorina, v’ingannate.

Troppo in alto voi volate,

gli occhi ed io dicon no,

ed è un sogno questo,

sì.

Serpina

Ma perché? Non son grazïosa

non son bella e spiritosa?

Su, mirate, leggiadria,

ve’ che brio, che maestà.

Uberto

(Ah! costei mi va tentando;

quanto va che me la fa.)

세르피나

(나한테 홀딱 반한 것 같군)

이리 오세요, 주인님!

우베르토

저리 가버려.

세르피나

결심을 하세요.

우베르토

틀림없이 미쳤구만!

세르피나

제 마음은 당신 것,

저랑 결혼하셔야만 해요.

우베르토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람!)

Serpina

(Ei mi par che va calando.)

Via, signore.

Uberto

Eh! vanne via.

Serpina

Risolvete.

Uberto

Eh! Matta sei.

Serpina

Son per voi gli affetti miei

e dovrete sposar me.

Uberto

(Oh che imbroglio egli è per me!)

5. 아리아

세르피나

화만 내는 귀여운 분!

큰 소동을 피우시는군요.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어요.

제 명령에 토를 달지 말고

따르시는 게 좋아요.

세르피나가 결정했어요.

저를 이해하실 거예요.

아주 오래전부터

저를 아시니까요.

6. 레치타티보

우베르토

좋아, 좋아.

너도 알아들었나?

이제 모든 걸 제자리에 갖다 둬.

마님께서 밖에 나가지 말라고

명하시는구나.

세르피나

제대로 알아들으셨네요.

넌 이제 나가봐, 투덜거리지 말고.

세르피나

뭘 기다려?

왜 그렇게 놀라서 쳐다보지?

우베르토

그래, 거기 서서

날 보고 놀라도록 해.

날 멍청이라고 불러!

때리고 싶으면 때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네 손에 입을 맞출 테니까.

세르피나

도대체 뭘 하시는 거예요?

우베르토

그래, 거기 서서

날 보고 놀라도록 해.

5. Aria

Serpina

Stizzoso, mio stizzoso

voi fate il borïoso,

ma non vi può giovare.

Bisogna al mio divieto

star cheto, e non parlare.

zit... Serpina vuol così.

Cred’io che m’intendete,

dacché mi conoscete

son molti e molti dì.

6. Recitativo

Uberto

Benissimo.

Hai tu inteso?

Ora al suo loco ogni cosa porrà

vossignoria,

ché la padrona mia vuol ch’io non esca.

Serpina

Così va bene.

Andate, e non v’incresca...

Serpina

Tu ti fermi? Tu guardi?

Ti meravigli, e che vuol dir?

Uberto

Sì, fermati,

guardami, meravigliati,

fammi de’scherni, chiamami asinone,

dammi anche un mascellone,

ch’io cheto mi starò,

anzi la man allor ti bacerò...

Serpina

Che fa... che fate?

Uberto

Scostati, malvagia.

Vattene, insolentaccia. In ogni conto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어.

베스포네, 지금 당장

내게 어울리는 마누라를 찾아와.

괴물같이 못생겨도 결혼하겠어.

그럼 더 이상 이 못된 것에게

복종하지 않아도 되겠지!

세르피나

(오, 이 멍청이가 드디어 걸려들었구나!)

그럼요, 결혼하셔야죠! 좋아요,

허락하겠어요.

우베르토

허락한다고?

나쁘지 않군, 허락을 받았어!

그럼 이제 결혼해야겠군.

세르피나

그럼 저랑 하시는 거예요?

우베르토

너랑?

세르피나

물론이죠.

우베르토

진심인가!

세르피나

진심이죠.

우베르토

어디 나를 막을 수 있나 보자...

내 지팡이를 가져와!

이렇게 뻔뻔한 것이 있나!

세르피나

오, 원하시는 대로 행동하고 말하세요.

저랑 결혼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니까요.

in questo punto trovami una moglie,

vo’ finirla. Vespone,

e sia anche un’arpia, a suo dispetto

io mi voglio casare.

Così non dovrò stare

a questa manigolda più soggetto.

Serpina

(Oh! qui vi cade l’asino!)

Casatevi,

che fate ben; l’approvo.

Uberto

L’approvate?

Manco mal, l’approvò.

Dunque io mi caserò.

Serpina

E prenderete me?

Serpina

Te?

Serpina

Certo.

Uberto

Affé!

Serpina

Affé.

Uberto

Io non so chi mi tien...

Dammi il bastone...

tanto ardir!

Serpina

Oh! voi far e dir potrete

che null’altra che me sposar

dovrete.

Page 15: Baroque Project with Sunhae Im

2726

Lyrics

세르피나

군인이에요.

우베르토

오, 그래! 이름이 뭔데?

세르피나

‘폭풍’ 대위죠.

우베르토

오, 아주 무시무시한 이름이로구만!

세르피나

성격에 꼭 어울리는 이름이죠.

아주 거친 사람이에요.

우베르토

그건 좋지 않은데.

세르피나

아주 변덕스럽거든요.

우베르토

점점 더 안 좋군.

세르피나

화를 정말 잘 낸답니다!

우베르토

최악이군.

세르피나

화가 나면

모조리 때려 부수고,

소리를 지르고, 뒤집어엎죠.

우베르토

네가 아주 힘들어지겠구만.

세르피나

왜요?

우베르토

네가 하녀로도

이렇게 골칫거리인데,

Serpina

E un militare.

Uberto

Come si fa chiamare?

Serpina

Il capitan Tempesta.

Uberto

Oh! brutto nome.

Serpina

E al nome sono i fatti

corrispondenti: egli è poco flemmatico.

Uberto

Male.

Serpina

Anzi è lunatico.

Uberto

Peggio.

Serpina

Va presto in collera.

Uberto

Pessimo.

Serpina

E quando poi è incollerito,

fa rovine, scompigli,

fracassi, un via, via.

Uberto

Ci anderà mal la vostra signoria.

Serpina

Perché?

Uberto

S’è lei così schiribizzosa

meco, ed è serva: ora pensa

아내로서는 어떻겠어.

말할 것도 없이

‘폭풍’ 대위가 화를 낼 거고,

그야말로 폭풍처럼

너한테 달려들걸.

세르피나

그건 나중에 걱정하도록 하죠.

우베르토

이러니저러니 해도,

내가 널 아끼는 걸 알잖니.

세르피나

감사한 일이로군요.

아무튼 몸조심하시고,

사랑스러운 아내랑 행복하시고,

불쌍한 세르피나를 아주 잊지는

말아주세요.

우베르토

하늘이 너를 용서하시길.

네 거만함 때문에 그렇게 했던 거야.

2. 아리아

세르피나

언젠가는 세르피나를 떠올리고

가끔은 저를 그리워하면서

이렇게 말하겠죠,

‘아, 불쌍한 것,

옛날에 나한테 참 잘해줬는데.’

(조금은 부드러워지기 시작한 것 같군)

제가 가끔 버릇이 없었다면

용서해주세요.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나빴어요.

(내 손을 꼭 잡는군!

아주 잘되고 있어.)

3. 레치타티보

우베르토

아, 그녀한테 가혹한 일이긴 하지.

하지만 내 잘못은 아냐.

con lui essendo sposa. Senza dubbio

il capitan Tempesta

in collera anderà

e lei di bastonate

una tempesta avrà.

Serpina

A questo poi Serpina penserà.

Uberto

Me ne dispiacerebbe; alfin del bene

io ti volli, e tu il sai.

Serpina

Tanto obbligata.

Intanto attenda a conservarsi, goda

colla sua sposa amata,

e di Serpina non si scordi affatto.

Uberto

A te perdoni il ciel: l’esser tu troppo

borïosa venir mi fe’ a tal atto.

2. Aria

Serpina

A Serpina penserete

qualche volta, e qualche dì

e direte: Ah! poverina,

cara un tempo ella mi fu.

(Ei mi par che già pian piano

s’incomincia a intenerir.)

S’io poi fui impertinente,

mi perdoni: malamente

mi guidai: lo vedo, sì.

(Ei mi stringe per la mano,

meglio il fatto non puo gir.)

3. Recitativo

Uberto

(Ah! quanto mi sa male

di tal risoluzione, ma n’ho colpa io.)

2장

1. 레치타티보

세르피나

이제 내 편이 되었으니,

베스포네,

온 힘을 다해서 애써봐.

속임수가 통해서,

주인님과 내가 결혼하면,

원하는 건 뭐든지 줄 테니까.

그리고

두 번째 주인님이 될 거야.

내 약속할게.

우베르토

우리 하녀가,

아니,

이젠 마님이라고 해야겠군,

외출하도록

허락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세르피나

저것 좀 보라지!

내 허락도 없이

외출할 채비를 했군.

우베르토

이제 뻔뻔함이

도를 넘었구만.

건방진 것!

감히 나하고 결혼하겠다니!

세르피나

잠깐만 이 방에 숨어 있다가,

적당한 때 나오도록 해.

우베르토

오, 여기 있었구만.

이제 아주 끝장을 봐야겠어.

될지 모르겠지만...

나가도 되나요, 사랑스러운 마님?

세르피나

아, 주인님, 이 게임은 끝났어요.

더 이상 절 참고 견딜

필요는 없을 거라고요.

Scena Seconda

1. Recitativo

Serpina

Or che fatto ti sei dalla mia parte,

usa, Vespone, ogn’arte:

se l’inganno ha il suo effetto,

se del padrone io giungo ad

esser sposa.

Tu da me chiedi, e avrai,

di casa tu sarai

il secondo padrone,

io tel prometto.

Uberto

Io crederei,

che la mia serva adesso,

anzi, per meglio dir,

la mia padrona,

d’uscir di casa mi darà il permesso.

Serpina

Ecco, guardate:

senza la mia licenza

pur si volle vestir.

Uberto

Or sì, che al sommo

giunta è sua impertinenza.

Temeraria! E di nozze

richiedermi ebbe ardir!

Serpina

T’asconderai

per ora in quella stanza

e a suo tempo uscirai.

Uberto

Oh qui sta ella.

Facciam nostro dover. Posso o non

posso?

Vuole o non vuol la mia padrona bella?

Serpina

Eh, signor, già per me è finito il gioco,

e più tedio fra poco

per me non sentirà.

우베르토

그랬으면 좋겠군.

세르피나

이제 결혼을 하시겠네요.

우베르토

그렇지,

하지만 너하고는 아니야!

세르피나

믿을 수가 없군요.

우베르토

그렇게 되어 있어.

세르피나

그럼 그렇다고 치죠.

하지만 제 결혼도

생각해야죠.

우베르토

그것도 같이 생각을 하든가.

세르피나

제가 생각을 해봤어요.

우베르토

그래서?

세르피나

남편감을 직접 찾아냈죠.

우베르토

아주 잘됐군!

그런데 남편감이

그렇게 갑자기 생겼나?

세르피나

백 년 걸려도 안 되는 일이

한 시간에 이루어질 수도 있죠.

우베르토

그렇구만!

그런데 누군지 알 수 있나?

Uberto

Cred’io che no.

Serpina

Prenderà moglie già.

Uberto

Cred’io che sì,

ma non prenderò te.

Serpina

Cred’io che no.

Uberto

Oh! affatto così è.

Serpina

Cred’io che sì:

fa d’uopo ancor ch’io

pensi a’ casi miei.

Uberto

Pensaci, far lo déi.

Serpina

Io ci ho pensato.

Uberto

E ben?

Serpina

Per me un marito io m’ho trovato.

Uberto

Buon pro vi faccia. E lo trovaste a un

tratto

così già detto e fatto?

Serpina

Più in un’ora

venir suol che in cent’anni.

Uberto

Alla buon’ora!

Posso saper chi egli è?

Page 16: Baroque Project with Sunhae Im

2928

Lyrics

우베르토

좋습니다... 그런데

별로 말이 없는 분이로군.

세르피나

아주 과묵한 분이죠.

저를 원하세요?

주인님이 허락하신다면야.

우베르토

(우리 아름다운 비둘기가

저 기분 나쁜 악당의

품 안에 안긴다니?)

세르피나

그가 한 말을 들으셨어요?

우베르토

말해 보게나, 세르피나.

세르피나

제게 지참금을 주셨으면 한답니다.

우베르토

지참금? 무슨 지참금!

정신이 나갔나?

세르피나

소리 지르지 마세요,

저 사람이 화를 낼 거예요.

우베르토

‘광란의 오를란도’처럼

마구 화를 내보라지,

그래도 줄 건 없어.

세르피나

오, 주님!

세르피나

그가 벌써 분통을 터뜨리는 게

보이시죠.

우베르토

아주 대단하구만!

Uberto

O ben... Egli mi pare

che abbia poche parole.

Serpina

Anzi pochissime.

Vuole me?

Con permissïone.

Uberto

(E in braccio

a quel brutto nibbiaccio

deve andar quella bella colombina?)

Serpina

Sapete cosa ha detto?

Uberto

Di’ Serpina.

Serpina

Che vuole che mi diate la dote mia.

Uberto

La dote tua? Che dote?

Sei matta?

Serpina

Non gridate,

ch’egli in furia darà.

Uberto

Può dar in furia

più d’Orlando furioso.

Che a me punto non preme.

Serpina

Oh! Dio!

Serpina

Vedete pur ch’egli già freme.

Uberto

Oh! che guai! Va’ là tu!

(저놈이 어떻게 나올지 생각 좀

해봐야겠군)

저 사람이 뭐라고 그러나?

세르피나

최소한 4천 스쿠디는

받아야겠다는데요.

우베르토

망할! 아주 대단하구만.

푼돈을 원한다 이거지.

선생님, 잠깐만...

우베르토

그러지 마시고... 세르피나...

이거 미치겠구만.

베스포네! 어디 있나?

세르피나

하지만 주인님,

그러시다 큰일 나요.

우베르토

말해봐, 도대체 저자한테

무슨 약속을 한 거야?

세르피나

한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게다가...

우베르토

(이러다가 저 못된 대위 놈이

날 때려눕히겠는걸)

세르피나

그가 말하길...

우베르토

뭐라고 하던가?

(통역이 있어야 말을 하는군)

세르피나

저한테 지참금으로 4천 스쿠디를

주시든가, 아니면 저랑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네요.

(Statti a vedere che costui mi farà...)

Ben, cosa dice?

Serpina

Che vuole almeno quattromila scudi.

Uberto

Canchero! Oh! questa è bella!

Vuole una bagattella!

Ah! padron mio...

Uberto

Non signore... Serpina...

che mal abbia.

Vespone dove sei?

Serpina

Ma, padrone

il vostro male andate voi cercando.

Uberto

Senti un po’. Con costui

hai tu concluso?

Serpina

Io ho concluso e non concluso.

Adesso...

Serpina

Statti a veder, che questo maledetto

capitano farà precipitarmi.

Serpina

Egli ha detto...

Uberto

Che cosa ha detto?

(Ei parla per interprete.)

Serpina

Che, o mi date la dote

di quattro mila scudi,

o non mi sposerà.

세르피나

(당장은 마음대로 하라지,

결국엔 내 뜻대로 될걸)

우베르토

걱정할 것 없어,

절대로 너를 잊지는 않겠어.

세르피나

제 남편감을 만나보시겠어요?

우베르토

물론이지.

세르피나

그이를 부르겠어요.

저기 밖에서 기다리고 있답니다.

우베르토

가서 데려와.

세르피나

허락하시니 그러죠.

우베르토

어떤 놈일지 모르겠군!

이렇게 한번 혼쭐이 나면

주인님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생각을 고쳐먹을지도 모르지.

나한테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남편 때문에

개고생 좀 할 테니까.

아, 불쌍한 것!

그 아이랑 내가 만약...

아냐, 하녀잖아...

뭐, 그런 경우가 없는 것도 아니지...

그렇다고 그녀와 결혼을 한다고?

아니, 그건 아니지.

말도 안 되는 생각은 이제 그만!

진정하자... 내가 그 아이를 키웠는데...

아주 어릴 때부터 알았는데...

아, 내가 미쳤군!

진정하자... 품위를 지켜야지.

이제 그만 생각하는 게 좋겠어.

Serpina

(Di’ pur fra te che vuoi

che ha da riuscir la cosa a modo mio.)

Uberto

Orsù, non dubitare,

che di te mai non mi saprò scordare.

Serpina

Vuol vedere il mio sposo?

Uberto

Sì, l’avrei caro.

Serpina

Io manderò per lui;

giù in strada ei si trattien.

Uberto

Va.

Serpina

Con licenza.

Uberto

Or indovina chi sarà costui!

Forse la penitenza

farà così di quanto

ella ha fatto al padrone.

S’è ver, come mi dice,

un tal marito la terrà fra la terra ed il

bastone.

Ah! poveretta lei!

Per altro io penserei...

ma... ella è serva...

ma... il primo non saresti...

dunque, la sposeresti?...

Basta... Eh no, no, non sia.

Su, pensieri ribaldi andate via.

Piano, io me l’ho allevata:

so poi com’ella è nata...

Eh! che sei matto!

Piano di grazia...

Eh... non pensarci affatto...

하지만 이 기분은...

그리고 그랬다간 요 못된 것이...

오, 주님!

모든 게 다시 원점이로군...

혼란스러워서 미치겠어!

4. 아리아

우베르토

내가 아주 뒤죽박죽이로군.

마음속에 뭔가 있긴 한데,

그게 뭔지를 모르겠어.

사랑인지, 아니면 동정인지.

뭔가 마음속에서 속삭이지.

‘우베르토, 잘 생각해봐.’

난 ‘예스’와 ‘노우’ 사이에 서 있지.

‘원해’와 ‘원하지 않아’ 사이에

서 있다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군.

아, 비참하고 불행한 내 꼴이라니!

5. 레치타티보

세르피나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우베르토

마님이로군.

그리고 이 분이?

세르피나

말씀드렸던 그 사람이에요.

우베르토

(짐승 같은 놈이로군!

진짜 험악한 얼굴이야)

친애하는 ‘폭풍’ 대위님,

그러니까 이 아가씨와

결혼하시려고요?

좋습니다. 행복하신가 보군요.

우베르토

그런데 무슨 문제가 있나요?

ma... Io ci ho passïone,

e pur... quella meschina...

Eh torna... oh dio!...

eh, siam da capo...

Oh! che confusione.

4. Aria

Uberto

Son imbrogliato io già;

ho un certo che nel core

che dir per me non so

s’è amore, o s’è pietà.

Sento un che, poi mi dice:

Uberto, pensa a te.

Io sto fra il sì e il no

fra il voglio e fra il non voglio,

e sempre più m’imbroglio.

Ah! misero, infelice,

che mai sarà di me!

5. Recitativo

Serpina

Favorisca, signor... passi.

Uberto

Padrona.

È questi?

Serpina

Questi è desso.

Uberto

(Oh brutta cera!

Veramente ha una faccia

tempestosa.)

E così, caro il capitan Tempesta,

si sposerà già questa mia ragazza?

O ben n’è già contento...

Uberto

O ben non vi ha difficoltà?

Page 17: Baroque Project with Sunhae Im

3130

Lyrics

세르피나

당신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어요.

우베르토

당신만이 내게 기쁨을 주었어.

Serpina

Così mi fai goder.

Uberto

Sol tu mi fai goder.

우베르토

그렇게 말했다고?

세르피나

그렇게 말했어요.

우베르토

저 사람이 너랑 결혼하지 않으면

나는 어떻게 되는데?

세르피나

그럼 주인님이 저랑 결혼하셔야죠.

우베르토

그렇게 말했다고?

세르피나

그렇게 말했어요. 안 그러면,

주인님을 묵사발로 만들겠대요.

우베르토

설마 그렇게 말했을 리가 있나!

세르피나

두고 보면 알겠죠.

우베르토

그렇게 말했구만... 알겠어요, 아가씨.

우베르토

자, 진정하시고,

이게 내 운명이라면...

너와 결혼하겠어.

세르피나

이 사람 앞에서 결혼해주세요.

우베르토

그러지.

세르피나

주인님 만세!

우베르토

이걸로 된 건가?

Uberto

Ha detto?

Serpina

Ha detto.

Uberto

E se egli non ti sposa a

me ch’importa?

Serpina

Ma che mi avrete a sposar voi.

Uberto

Ha detto?

Serpina

Ha detto, o che altrimenti

in pezzi vi farà.

Uberto

Oh! Questo non l’ha detto!

Serpina

E lo vedrà.

Uberto

L’ha detto... sì, signora.

Uberto

Eh! non s’incomodi,

che giacché per me vuol così il destino,

or io la sposerò.

Serpina

Mi dia la destra in sua presenza.

Uberto

Sì.

Serpina

Viva il padrone.

Uberto

Va ben così?

세르피나

베스포네도 만세!

우베르토

아, 이런 못된 놈! 너였어?

이런 속임수를...

저리 비켜!

세르피나

그래봤자 소용없어요.

전 이제 당신 아내니까요.

우베르토

그건 그렇지. 너한테 제대로 당했구만.

세르피나

저는 하녀에서 마님이 됐네요!

6. 피날레

세르피나

이제 행복할 것 같아요?

절 사랑하시겠어요?

우베르토

내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해,

이제 너를 사랑할 거야.

세르피나

진실을 말해주세요.

우베르토

그게 진실이야.

세르피나

오, 못 믿겠어요!

우베르토

의심하지 말아줘, 제발!

세르피나

아, 자애로운 남편이여!

우베르토

사랑스러운 아내여!

Serpina

E viva ancor Vespone!

Uberto

Ah! ribaldo! tu sei?

E tal inganno...

lasciami!

Sepina

E non occorre

più strepitar. Ti son già sposa, il sai.

Uberto

È ver, fatta me l’hai: ti venne buona.

Serpina

E di serva divenni io già padrona!

6. Finale

Serpina

Contento tu sarai,

avrai amor per me?

Uberto

So che contento è il core

e amore avrò per te.

Serpina

Di pur la verità.

Uberto

Quest’è la verità.

Serpina

Oh dio! mi par che no!

Uberto

Non dubitar, oibò!

Serpina

Oh sposo grazïoso!

Uberto

Diletta mia sposetta!역•이준형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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