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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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문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김 성 우 요약문 현대 자본주의 사회와는 다른 사회를 구성하려는 존재론적 태도로서 해 체론 쪽에서는 차이의 존재론이 그리고 변증법 측에서는 부정의 존재론이 등 장한다. 전자의 모델은 들뢰즈의 차이 존재론이라면 후자의 모델은 아도르노 의 부정 변증법이다. 들뢰즈는 니체를 이어받아 부정을 노예의 태도로 규정 하면서 긍정을 새로운 가치전환의 핵으로 제시한다. 부정을 강조하는 변증법 가(dialektikos)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긍정은 무비판적이고 반비판적인 것 이 아니다. 그러나 아도르노는 긍정보다는 여전히 부정을 선택한다. 그래서 이전의 변증법과 달리 진리로 가는 자신의 길을 ‘부정변증법’이라고 칭한다. 변증법의 경험내용은 ‘부정의 부정이 긍정’이라는 원칙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음(동일성)에 대한 다른 것(타자, 같지 않은 것, 비동일자, 자연, 사태, 실재)의 저항에 있다. 바로 이 저항경험으로 인해 변증법의 족쇄가 풀려 그 힘이 발휘된다. 아도르노가 부정변증법을 제안한 이유는 헤겔의 관념변증법 과 소비에트 이데올로기가 된 유물변증법(Diamat)을 극복하기 위해서이다. 기존 변증법의 동일자 추구 대신에 그의 비동일자(현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 의 차이)로의 방향전환은 차이의 흔적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예술적 계 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적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김성우|상지대학교 교양학부 겸임교수 시대와 철학 2011 제22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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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논 문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김 성 우 1)

요약문

자본주의 사회와는 다른 사회를 구성하려는 존재론 태도로서 해

체론 쪽에서는 차이의 존재론이 그리고 변증법 측에서는 부정의 존재론이 등

장한다 자의 모델은 들뢰즈의 차이 존재론이라면 후자의 모델은 아도르노

의 부정 변증법이다 들뢰즈는 니체를 이어받아 부정을 노 의 태도로 규정

하면서 정을 새로운 가치 환의 핵으로 제시한다 부정을 강조하는 변증법

가(dialektikos)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정은 무비 이고 반비 인 것

이 아니다 그러나 아도르노는 정보다는 여 히 부정을 선택한다 그래서

이 의 변증법과 달리 진리로 가는 자신의 길을 lsquo부정변증법rsquo이라고 칭한다

변증법의 경험내용은 lsquo부정의 부정이 정rsquo이라는 원칙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음(동일성)에 한 다른 것(타자 같지 않은 것 비동일자 자연 사태

실재)의 항에 있다 바로 이 항경험으로 인해 변증법의 족쇄가 풀려 그

힘이 발휘된다 아도르노가 부정변증법을 제안한 이유는 헤겔의 념변증법

과 소비에트 이데올로기가 된 유물변증법(Diamat)을 극복하기 해서이다

기존 변증법의 동일자 추구 신에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

의 차이)로의 방향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

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김성우|상지 학교 교양학부 겸임교수

시대와 철학 2011 제22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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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그러나 그의 비동일자도 매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

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

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종rdquo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주 제 존재론 사회철학

검색어 부정 변증법 니체 존재론 플라톤 변증법 헤겔 변증법

변증법적 유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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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1 긍정의 존재론과 부정의 변증법

기쁨과 고통 정과 부정 어떤 기분이 자본주의 사회와

는 다른 사회를 구성하는 존재론 태도(에토스)일까 기쁨이라는 기

분에 뿌리내린 존재론은 니체와 하이데거의 해체 존재론으로 그리고

고통이라는 기분에 뿌리내린 존재론은 헤겔과 맑스의 변증법 존재

론으로 서양철학의 역사에서 한다 오늘날 해체론은 차이의 존재

론으로서 그리고 변증법은 부정의 존재론으로서 각각 자본주의 사회

비 과 안의 핵심이론으로 재구성 에 있다 그 재구성의 표

인 모델로는 들뢰즈의 차이 존재론1)과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을 들

수 있다

니체는 부정을 노 의 태도로 규정하면서 정을 새로운 가치

환의 핵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니체의 철학작업을 이어가는 들뢰즈는

힘들의 계를 본질 속에 있는 부정 인 요소로 간주하지 않고 힘이

자신의 고유한 차이를 정하고 이러한 차이를 즐긴다고 본다 부정

은 이러한 활동 힘의 실존과 그 차이에 한 정의 결과이다 이

런 에서 부정이란 정의 부 상이다 헤겔 념변증법의 핵심범

주들인 부정과 립과 모순이라는 사변 요소들을 니체는 차이라는

실천 요소 즉 정과 즐김의 상으로 체한다2) 부정을 강조하

는 변증법가(dialektikos)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정은 무비 이

고 반비 인 것이 아니다 즉 정은 헤겔 인 부정과 이에 근거를

둔 비 의 형태와는 투쟁하지만 그 다고 해서 부정과 비 을 그 로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은 비 과 립하지 않고 lsquo부정의

1) 해체 존재론의 표 인 모델에는 들뢰즈의 차이 존재론 외에도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의 사유나 데리다의 해체 존재론 비나스의 타자 존재론 등

이 있다2) 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 pp9sim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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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힘rsquo을 그 극한까지 어서 총체 이며 철 한 비 에 토 를 두고 있

으므로 정은 와 긴 히 결합된다 이러한 총체 비 은 항상

반란을 일으키며 기성의 가치들과 이를 지지하는 지배 권력에 한

무제한 인 공격이며 그러기에 재 지평 체를 소환하는 행 이

다 총체 비 을 형성하는 ( 정의 부 상으로서의) 부정은 변증

법 인 부정 개념과 다르다 디오니소스의 후 들이 볼 때 변증법이

라는 노 의 논리는 부정의 폐지로부터 정을 끌어내며 따라서 정

이 이미 부정 안에 시되어 있게 된다 그래서 변증법 부정은 자

신의 의 본질을 회복시키며 lsquo폐기된 것을 보존하고 유지rsquo하므로 보

수 인 성격을 띠게 된다 반 로 디오니소의 후 인 들뢰즈의 정

은 자유롭고 독창 인 새로운 정의 기원을 여는 부정을 무시하

지 않는다 이 부정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보존도 포함하지 않기에

실재 단 과 변이를 포함하게 된다 이러한 부정으로 인해 드러난

독창 인 정은 존재의 수용이 아니라 존재의 생산을 의미한다 이

처럼 근원 인 정에 부 (附帶)하여 독창 인 정을 산출하는 부

정은 변증법 부정의 보수 태도를 거부하므로 비非변증법 이다

단 으로 들뢰즈는 존재론 사변의 심을 lsquo모든 규정은 부정이다rsquo

(omnis determinatio est negatio)로부터 lsquo 립이 아닌 다수성rsquo

(non opposita sed diversa)로 즉 부정에서 차이로 옮긴다3)

3) 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 pp300sim305 참조 이러

한 이해의 연장선에 속하는 한국 학자로는 이진경의 「맑스주의에서 차이

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

데이 2005 참조 그러나 이와는 반 로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에서 문성원은 들뢰즈의 정의 존재론에 해 비

해석을 한다 그에 따르면 ldquo들뢰즈와 가타리가 행한 이러한 차이의

존재론과 해체론 노력의 결합은 1 ) 극 안의 부재라는 문제 외

에도 2) 최소한 부분 인 실 합이라는 피하기 어려운 가를 치루

고 있는 문제 을 드러내고 있다 비록 그들이 자본주의 체계를 벗어나는

흐름과 도주선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일탈 한 자

3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그러나 아도르노는 정보다는 여 히 부정을 선택한다 그래서

이 의 변증법과 달리 진리로 가는 자신의 길을 lsquo부정변증법rsquo이라고

칭한다 변증법이 부정 이라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ldquo변증법 인 내재 연 계 자체를 통해서만 그 연 계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변증법은 그러한 연 계에 해 비 으로 성찰하

며 자신의 운동에 해 반성한다rdquo4) 그의 부정변증법과 달리 헤겔의

경우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rsquo(같음과 같지 않음의 같음)이라는

공식에서 같음에 한 부정으로서의 같지 않음이 등장하고 다시 이

같지 않음을 부정함으로써 산출된 동일성은 정성(경화되고 교조화

되며 율법화된 실정성)과 같으며 모순의 화해를 이루게 된다 이것이

유명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이라는 헤겔 변증법과 (공식 유물변증법의 기원

이라고 여겨지는) 엥겔스 변증법의 표 공식이 된다 이처럼 동일

성을 지향하는 변증법 정은 모든 같지 않은 것들을 동일하게 만

드는 폭력행 이며 자신이 지워버린 모순을 다시 생산하게 되며 이처

럼 자신과 같지 않은 것이라면 어떤 것도 축출하는 짓은 설사 스스로

를 화해라고 오해할지라도 그 화해를 이미 버린 것이다5) 이에 반하

여 아도르노에 의하면 ldquo부정 변증법이라는 정식은 통에 반反한다

변증법은 이미 라톤에게서 부정이라는 사유매개를 통해서 정

본주의 실에서 그 아래 놓인 존재론 근원에서 비롯하기 때문이

다 hellip 이는 그들의 존재론의 기본 틀인 일의성(univociteacute) 내재성

(immanence)의 틀과도 무 하지 않아 보인다 hellip 일의성이란 온갖 차이의

차이짐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들에 해 존재가 일의 (一義的)이라는 뜻

으로 이해할 수 있고 내재성이란 궁극 으로 이러한 일의 차이의 존재

를 넘어서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로 새길 수 있다 그래서 이 내재

성이 성립하는 면은 곧 차이의 존재가 빚어내는 일 성이 자리 잡는 면이

되어 버린다rdquo 4)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 pp216sim217 단 독일어 원문에 따

라 수정하여 인용한 경우 있음 독어본은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를 참조함

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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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인 것이 산출되는 것을 의도한다 즉 lsquo부정의 부정rsquo이라는 도식이 그

을 이후 더 간결하게 명명하고 있다 이 책은 변증법을 그 규정성

이라는 면에서 어떤 것을 제거하지 않은 채로 그러한 정 인 본질

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싶어 한다 이 책에 역설 제목을 단 것은 의

도한 바의 하나이다rdquo6) 그에 따르면 동일하지 않은 것 동일성 속에

포섭되지 않은 것 근원 으로 같지 않은 것(비非-동일자)은 그 자

체로 정 인 형태로 직 획득할 수 없다 부정 인 것에 한 부

정을 통해서도 그러하다 lsquo부정의 부정이 정rsquo이라는 도식은 헤겔이

싫어한 수학 인 형식논리에 굴복한 매우 외 인 상이다 산수에

서처럼 음수 곱하기 음수는 양수가 된다는 것은 가장 반(反)-변증법

인 공식이기 때문이다 변증법의 경험내용은 lsquo부정의 부정이 정rsquo

이라는 원칙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음(동일성)에 한 다른 것(타자

같지 않은 것 비동일자 자연 사태 실재)의 항에 있다 바로 이

항경험으로 인해 변증법의 족쇄가 풀려 그 힘이 발휘된다7)

아도르노가 부정변증법을 제안한 이유는 헤겔의 념변증법과 정통

맑스주의의 (소비에트 이데올로기처럼 교조화된) 유물변증법(Diamat)

을 극복8)하기 해서이다 그는 변증법이 처한 역사 상황을 ldquo변증

법의 비(非) 념론 형태(구소련과 동구의 공식 유물변증법)는 이제

독단으로 타락했고 그것의 념론 형태는 교양물로 락rdquo9)한 상

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 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6sim2388)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이 ldquo 념론이 아닌 이유는 그것이 존재자와 개념

의 (헤겔 인 의미에서) 동일성의 제로부터 출발하지 않기 때문이며 나아가 그것이 유물론이 아닌 이유는 그것이 유물론 변증법처럼 이론을

일의 (교조화된 인용자 보충) 실천에 종속시켜서 (직 으로 주어진 것

즉 감각경험의 일차성을 빌미로 인용자 보충) 이론 인 계기를 독단 으

로 해체해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rdquo(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

문화 1985 p14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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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황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변증법을 항상 동

일성(같음)이라는 형식 사유논리의 신화 족쇄에서 벗어나게 하여

유토피아를 추구하게 한다 해방된 변증법으로서의 부정 변증법처럼

ldquo내용을 의지(意志)하는 인식은 유토피아를 의지한다 가능성에 한

의식인 유토피아는 훼손되지 않은 구체 인 것에 착한다 직

실이 아니라 그 가능성이 유토피아가 그 자리를 갖지 못하도록

쇄한다 그 때문에 기존상황 속에서 가능성은 추상 인 것으로 나타

난다 지울 수 없는 색깔(정치 인 당 의 기치 인용자)이 비(非)존

재자(있지 않은 것)로부터 나온다 이런 있지 않은 것(비존재자)에 기

여하는 것은 존재의 일부인 사유(思惟)이다 이 사유는 늘 그러하

듯이 부정 으로 이 비존재자(있지 않는 것)에 근한다 이 때야 비

로소 아주 먼 것이 가장 가까운 것이 된다 철학이야말로 그러한 색

깔을 포착하는 리즘이다rdquo10) 여기서 유토피아란 재 있지 않은

곳(nowhere)으로서 자본주의 체제의 바깥 공간 즉 자본주의 체제와

다른 공간의 가능성에 한 의식을 의미한다

과연 아도르노가 약속한 로 부정 변증법을 통해서 아주 멀고

아직 있지 않은 비자본주의 사회로 가는 길을 열 수 있을까 둘 다

같지 않은 것(아도르노의 비동일자 들뢰즈의 차이)을 존재론 으로

우 를 두는 것은 같은 데도 불구하고 그의 부정의 길은 차이의

정을 통해 비자본주의 인 투쟁의 길로 유목하는 들뢰즈 존재론의

정의 길과 어떻게 다른가 차이의 존재론을 해 변증법을 포기해야

하는가 아니면 변증법을 동일성이라는 족쇄에서 풀어내면 변증법이

차이의 존재론보다 더 비 실천을 지향할 수 있는가 아니면 둘

다 비 실천을 하기에는 허약한 안제시에 불과한 것인가

1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118sim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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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2 플라톤 변증법에 대한 헤겔의 비판

헤겔의 념변증법에서는 최고의 형식 원칙인 동일성(같음)의

원칙이 그 자체의 형식화를 통해 정을 내용으로 삼게 된다 그 동

일성(같음)이란 이데올로기의 근원형식이다11) 일단 헤겔의 념변

증법을 고찰하기 에 먼 헤겔에 의해 고 에 변증법이라고 불린

논리학을 철학에 최 로 추가한 철학자로 간주된 라톤의 변증법

(술)12)을 살펴본다

라톤은 변증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ldquo그러면 lsquo지성에 의해

서 알 수 있는 종류rsquo의 다른 한 부분으로 내가 뜻하는 것은 다음 것이

라 이해하게나 이는 lsquo이성(logos) 자체rsquo가 lsquo변증술(dialektike) 논

변rsquo의 힘에 의해서 악하게 되는 것으로서 이때의 이성은 가정들을

원리들로서가 아니라 문자 그 로 lsquo 에 놓은 것rsquo들로서 하네 즉

무가정의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원리로 나아가기 한 발 들이

나 출발 들처럼 말일세 이성 자체가 이를 포착하게 되면 이번에는

이 원리에 의존하고 있는 것들을 고수하면서 이런 식으로 다시 결론

쪽으로 내려가되 그 어떤 감각 인 것도 이용하지 않고 형상

(eidos)들 자체만을 이용하여 이것들을 통해서 이것들 속으로 들어

가서 형상들에서 한 끝을 맺네rdquo13) 그에 따르면 변증법이란 1 감

각이 아닌 이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2 가정을 하나하나 폐기하여 무

제로 나아간다 3 무(無) 제는 바로 원리(arche)이다 4 원리

의 원리는 선의 이데아(선한 것 자체)이다 변증법은 비유하자면 죄

1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3sim22412) 변증법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 라톤처럼 진리를 낳은 화술일 때는 변

증술로 아리스토텔 스나 칸트처럼 가상을 반박하는 논리학일 경우에는

변증론으로 헤겔이나 맑스처럼 사태 자체의 운동의 논리인 경우에는 변증

법으로 번역하곤 한다13) 라톤 985172국가985173 서 사 2005 p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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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수가 동굴의 그림자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여정을 가리킨다 그런 의

미에서 변증법에 능한 자는 각각의 것의 본질(ousia)에 한 설명을

해낼 수 있다 변증법은 통치자를 훈련하는 최고 단계의 교과이다 변

증법을 배울 수 있는 자질을 지닌 아이는 순서 없이 교육받은 교과들

을 결집해서 이들 교과 간의 친근성 존재자의 본성에 한 포

인 (synopsis)을 지니고 있다 변증법을 통해 훈련된 자는 선 자체

를 보게 되고 이를 본보기로 삼아 국가와 자신을 다스리게 된다

헤겔은 라톤의 변증법에 해 다음과 같이 비 한다 그가 보기

에 라톤의 변증법의 첫 두 측면은 1 개별자의 해소 2 보편자(이

데아 즉자 자인 것 불변하고 불멸의 것)의 산출이다 그러나 이 과

정이 여 히 외 인 방식으로만 필연 인 과정일 뿐이므로 아직 이

단계는 진정한 형태의 변증법이 아니라고 비 한다 덕과 련해서

변증법을 용하면 개별 인 덕들로부터 보편 인 선이 출 한다 이

게 보면 개별자의 해소를 통한 불변하고 불멸의 것으로서의 보편자

의 산출은 부정을 통한 정의 산출이지만 이 정은 고정되고 변화

가 없는 실정성에 머물고 만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해 세 번째

단계로 산출된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 필요하다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란 보편자를 그 자체로 규정하고 그 자신에

있는 립들을 해소하여 이러한 모순의 해소가 정 인 것이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보편자는 모순과 립을 해소한 것으로 규정되고

그럼으로써 구체 인 것으로서 더욱이 그 자체로 구체 인 것으로서

규정된다 이러한 고차원 인 규정을 지닌 변증법이야말로 고유하게

라톤 인 것이다 이러한 사변(思辨)으로서의 변증법은 부정 인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출된 보편자인 이데아는 스스로를 규정

하는 사유의 운동을 통해 스스로 해소되는 유한자의 립자들을 포함

하는 사상(思想)에 이르게 된다 즉 자기규정하는 이데아로서의 보편

자는 이러한 립자들 간의 차이를 통일하며 차이들의 통일로서의 보

38

김 성 우

편자인 이데아는 모순을 해소해온 결과로 구체 인 것 자체가 된다

이 구체인 것이 정 인 것이다 즉 모순의 지양은 정 인 것을

산출한다 그런데 라톤의 변증법이 지닌 형식이 아직 충분히 발

되지 않아서 형식지성(Verstand 오성 수학 인식능력)의 추론

인 상태에 머물러서 개별 인 견해들로부터 출발하여 어떤 결론을 내

지 못한 채 끝나는 경우가 많다 형식지성 인 사유가 이해하기 어려

운 은 변증법의 사변 인 형태는 부정 인 것으로 끝나지 않고

립자들의 통일을 증명한다는 것이다14)

3 헤겔 관념 변증법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헤겔의 라톤 해석을 통해 본 그의 념변증법의 목 은 차이들의

통일로서 립과 모순을 해소한 보편자의 정 인 산출이다 헤겔은

자신의 변증법에 한 이해를 다음과 같이 세 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a) 추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die abstrakte oder verstaumlndige)

b) (좁은 통 인 의미에서)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die

dialektische oder negativ-vernuumlnftige) c) 사변 이고 혹은

정 이성 인 단계(die spekulative oder positiv-vernuumlnftige) 추

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서로 립하고 있는 것들의

고정된 규정성과 차이성에 머물 뿐이다 비로소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그러한 유한한 규정들을 스스로 고유하게

지양하고 립하고 있는 것들로 이행시키는 운동을 한다 마침내 사

변 이고 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이러한 립된 유한한 규정

들의 통일 즉 그 규정들의 해소와 이행 속에 포함된 정 인 것을

악한다 따라서 헤겔 념변증법에서 부정 변증법은 좁은 의미의

14) 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 pp64sim5

3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변증법으로서 두 번째 단계인 부정 이성 인 것으로 이해된다 반면

최고 차원의 변증법은 사변 변증법으로서 정 이성 인 것이 된다

그에게 변증법이란 정 인 결과를 지닌다 왜냐하면 그 운동의 결

과가 추상 인 허무한 부정이 아니라 특정한 규정들을 포함하면서 이

러한 규정들의 부정이므로 특정한 내용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 이성 인 것은 사상(思想)으로서는 추상 인 것일지라도

동시에 단순한 형식 인 통일이 아니라 차이나는 규정들의 통일이므

로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15) 이로써 헤겔 념 변증법은 최종 단

계는 구체 보편자로서의 정 인 것이다 그 자신도 이 정 인

개념을 비록 기에 주로 율법화된 제도화된 기독교 비 을 해 사

용한 경화되고 교조화된 정성으로서의 실정성(Positivitaumlt) 개념과

는 구분한다

그러나 아도르노는 헤겔의 이러한 정성을 동일성으로 규정한

다 를 들어 헤겔은 어떤 것(Etwas)이라는 말이 상기시키는 비동

일성의 자그마한 흔 조자 참지 못한다16) 그가 보기에 헤겔의 념

변증법은 스피노자의 유명한 명제인 lsquo모든 규정은 부정이다rsquo를 차용

하고 그 핵심 원리로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rsquo을 정립하고 그것을 산출

하는 운동의 공식으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을 사용한다 이러한 헤겔식의

념변증법을 차이의 흔 을 동일성으로 환원한다고 비 하는 것은 아

도르노 못지않게 해체주의 계열의 철학자들도 동참한다 들뢰즈에 의

하면 ldquo헤겔은 이념 안에서 독특한 것과 보편 인 것이 맺는 진정한

계를 일반 개념과 특수한 것 사이에서 성립하는 추상 계로

체한다 그러므로 헤겔은 lsquo재 rsquo의 반성 지반에 단순한 일반성에

머물러 있다 hellip 헤겔이 변증법의 토 를 해 이런 몰이해에 두고

운동 안에 매개를 도입하기 해 얼마만큼이나 직 이고 무(無)매

15) 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 pp168sim1771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9

40

김 성 우

개 인 것을 배반하고 훼손했는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변 차

원의 연속 이행들은 (다질 인 것들의) 공존들을 체하고 립들

은 반복들을 덮어 어 감춘다17) hellip 차이는 립을 가정하지 않는

다 립을 가정하는 것이 차이가 아니라 차이를 가정하는 것이 립

이다 그리고 립은 차이를 해소하기는커녕 다시 말해서 근거로

까지 차이를 끌고 가기는커녕 차이를 왜곡하고 변질시킨다 hellip 차

이는 테제의 참된 내용 테제의 고집이다 부정 인 것 부정성은 차

이의 상을 붙들지 못한다 다만 차이의 환 이나 부 상만을 받

아들일 뿐이다 모든 정신 상학은 부 상학이다 차이의 철학이

거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lsquo모든 규정은 부정rsquo이라는 명제이다rdquo18)

들뢰즈는 헤겔의 변증법이 차이를 왜곡ㆍ변질시키고 진정한 차이의

상을 악하지 못한다고 비 한다는 에서 아도르노와 유사하다

그러나 아도르노와 달리 부정성은 차이의 가짜 환 만을 붙잡고 차이

자체가 드러난 상을 포착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아도르노는 차이란 낱말 신에 같지 않음(비동일성)을 주로 사

용한다 그에게 ldquo변증법이란 비동일성(같지 않음 하나가 아님不一)

에 한 일 된 의식이다rdquo19) 그에게 사태(자연으로서의 비동일자)

는 들뢰즈처럼 순수한 차이가 아니라 같지 않다는 에서 이미 부정

인 것을 내포한다 그는 동일성의 추상성과 비(非)부정성도

비 하지만 순수한 차이라는 말도 변증법 인 내 계로서의 짜임

계를 거부한다고 생각해서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동

일성 존재 개념이 아니라 같은 않은 것(비동일자) 존재자 사실

성 등을 제일 원리로 상정한다 아니 제일원리라는 말조차 거부한다

17)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pp44sim45 일반과 특수의

계는 특수가 일반으로 포섭되는 동일성의 계이지만 이러한 동일성의

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서로 계 맺는 것이 보편과 독특의 계이다18)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pp134sim136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

4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제일철학으로서의 형이상학은 필연 으로 개념의 우월성을 수반하므

로 개념의 우월성을 거부한다는 것은 이른바 기 (제일원리로서의 근

거)로부터 철학한다는 건축 인 토 주의 형식도 버리게 된다20)

비동일 인 것은 개념으로부터 제거할 수 없는 비개념 인 요인이다

이러한 요인이 개념의 즉자존재를 부정하게 하며 개념을 변화시킨다

결과 으로 ldquo비개념 인 것의 개념은 그 자체에 혹은 인식론에 머물

수 없다 인식론은 철학으로 하여 실체 인 것을 다루도록 강요한

다rdquo21) 이런 식으로 본다면 개념화되지 않은 lsquo사실 이고 객체 인

것으로서의 비동일자rsquo로부터 출발하고 사유규칙을 따르지 않는 상

도 존 한다는 에서 변증법 논리학은 자신을 배척하는 실증주의

보다 더 실증주의 이다22)

그런데 그 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변증법 인식은 (헤겔이

때때로 그러했듯이) 상 의 개념으로부터 모순들을 구성하고 그것을

해소함으로써 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23) 모순이란 모순된

양자의 동일성을 제해야 성립한다 ldquo모순은 동일성의 에서 본

비동일자이다 변증법에서 모순원칙이 우선성을 띨 경우 이질 인

것은 통일성의 사유에 비추어 평가된다rdquo24) 그러나 한때 모순은 헤

겔의 경우처럼 총체 동일성을 한 매체 지만 이제는 총체 동

일성의 불가능성을 말해주는 기 이 된다 이런 에서 변증법 인

모순은 단순히 lsquo있는rsquo 것이 아니라 주체가 이를 확신한다는 주체 계

기를 지니고 있다 이 의도의 차원에서 보면 변증법은 모순이 아니라

서로 차이남(das Verschiedene)을 지향한다25) 그 지만 존재자는

2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12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22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62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292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2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9sim230

42

김 성 우

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주체 계기)을 통해서만 존재하므

로 실증주의나 공식 유물변증법처럼 단순히 감각에 주어진 것(소여)

이 아니라 개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개념 자체는 어떤 내

용에도 앞서 내용들에 립하는 자체의 형식을 선험 으로 실체화한

다 그럼으로써 실제의 사유과정에서 상정되는 어떤 사태 자체가 확

고하고 불변 인 것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원칙 즉 동일성 원칙도 실

체화한다 따라서 변증법은 주체의 측면에서 동일화하는 사유의 형식

이 더 이상 그 상들을 확고하고 불변 인 것 그 자체로 동일한 것

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사유하기를 시도한다 lsquo비동일성 속의 동일

성rsquo이라는 공식에 맞서 lsquo동일성 속의 비동일성rsquo이라는 공식을 내세워

야 한다26) 이를 단순히 말로만 선언하는 차원이 아니라 변증법을

수행하면서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이 진실임을 입증해야 한다27)

이처럼 변증법은 동일성을 꿰뚫고 비동일성이 존재한다는 의식이

므로 (헤겔의 경우처럼) 진(앞으로 나감) 과정일 뿐만 아니라 (하

이데거의 경우처럼) 역진(뒤로 물러섬) 과정28)이기도 하다 개념의

발 개는 일종의 후퇴이기도 하고 종합은 개념 속에서 몰락하고

lsquo사라져버린rsquo 차이에 한 규정일 수 있다 이는 횔더린의 언어로 표

하면 소멸해야 했던 자연 인 것에 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런데 그 종합의 완성인 모순된 계기들의 결합을 통해서만 그 계기들의

차이가 드러난다29) 이런 에서 모순원칙을 통해 헤겔은 칸트와 달

2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0sim2312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228) 하이데거는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의 두 번째 논문인 「형이상학의 존재(存在)신

(神)론(論) 구성틀」에서 헤겔의 변증법을 지양( 으로 정립된 진리

를 향해 진하는 운동)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반 로 자신의 사유의 성격

을 역진(지 까지 간과된 역을 향해 그 속으로 들어가는 뒤로 물러남)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역진 뒤로 물러섬은 사유되지 않는 것인 차이 그

자체로부터 사유해야 할 차이의 망각으로 고 들어간다고 선언한다(985172동일

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

4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리 다수성과 통일성을 불가분의 계를 이루는 계기들로 인식했음에

도 불구하고 여 히 칸트나 라톤을 포함한 서양철학의 체 통과

마찬가지로 통일성을 편 으로 옹호한 셈이다 그 지만 통일성에

한 추상 부정도 역시 합지 않은데 (통일성인 일자一 신에)

단지 다수를 직 소유한다는 것은 미메시스 퇴행이 될 수 있다 계

몽의 자체 반성이 계몽의 철회가 아니듯이 통일성의 사유도 자체 비

인 환을 해 종합으로서의 개념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성만이 통

일성을 월한다30) 동일성 사유는 주체주의 이므로 동일성에 한

비 을 수행할 경우 객체의 우 성을 모색하게 된다31) 객체의 우

성으로 이행함으로써 변증법은 유물론 인 것이 된다32)

4 공식 유물변증법과 실증주의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아도르노는 구소련과 동구권을 할했던 유물론 변증법을 공식

유물변증법(디아마트Diamat)이라고 부른다 공식 유물변증법의

표 인식이론인 모사설을 ldquo무반성 이고 비변증법 인 모순rdquo이라

고 비 한다 모사설로서의 반 이론은 객체의 있는 그 로의 반 을

강조함으로써 주체 계기가 사라지고 주체는 인식의 장애요소가 된

다 모사설은 ldquo생산력과 생산 계의 객체 변증법의 원동력인 주체의

자발성을 부인rdquo하게 된다 객체가 주체에 완고하게 반 되는 경우 ldquo주

체 이고 비 인 계기가 희생rdquo되어 객체 자체가 훼손되고 동시에 주

체도 이러한 반 에 얽매이게 되어 ldquo통합 리의 평화롭지 못한 정

2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43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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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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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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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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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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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2: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30

김 성 우

그러나 그의 비동일자도 매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

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

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종rdquo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주 제 존재론 사회철학

검색어 부정 변증법 니체 존재론 플라톤 변증법 헤겔 변증법

변증법적 유물론

3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1 긍정의 존재론과 부정의 변증법

기쁨과 고통 정과 부정 어떤 기분이 자본주의 사회와

는 다른 사회를 구성하는 존재론 태도(에토스)일까 기쁨이라는 기

분에 뿌리내린 존재론은 니체와 하이데거의 해체 존재론으로 그리고

고통이라는 기분에 뿌리내린 존재론은 헤겔과 맑스의 변증법 존재

론으로 서양철학의 역사에서 한다 오늘날 해체론은 차이의 존재

론으로서 그리고 변증법은 부정의 존재론으로서 각각 자본주의 사회

비 과 안의 핵심이론으로 재구성 에 있다 그 재구성의 표

인 모델로는 들뢰즈의 차이 존재론1)과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을 들

수 있다

니체는 부정을 노 의 태도로 규정하면서 정을 새로운 가치

환의 핵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니체의 철학작업을 이어가는 들뢰즈는

힘들의 계를 본질 속에 있는 부정 인 요소로 간주하지 않고 힘이

자신의 고유한 차이를 정하고 이러한 차이를 즐긴다고 본다 부정

은 이러한 활동 힘의 실존과 그 차이에 한 정의 결과이다 이

런 에서 부정이란 정의 부 상이다 헤겔 념변증법의 핵심범

주들인 부정과 립과 모순이라는 사변 요소들을 니체는 차이라는

실천 요소 즉 정과 즐김의 상으로 체한다2) 부정을 강조하

는 변증법가(dialektikos)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정은 무비 이

고 반비 인 것이 아니다 즉 정은 헤겔 인 부정과 이에 근거를

둔 비 의 형태와는 투쟁하지만 그 다고 해서 부정과 비 을 그 로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은 비 과 립하지 않고 lsquo부정의

1) 해체 존재론의 표 인 모델에는 들뢰즈의 차이 존재론 외에도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의 사유나 데리다의 해체 존재론 비나스의 타자 존재론 등

이 있다2) 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 pp9sim10

32

김 성 우

힘rsquo을 그 극한까지 어서 총체 이며 철 한 비 에 토 를 두고 있

으므로 정은 와 긴 히 결합된다 이러한 총체 비 은 항상

반란을 일으키며 기성의 가치들과 이를 지지하는 지배 권력에 한

무제한 인 공격이며 그러기에 재 지평 체를 소환하는 행 이

다 총체 비 을 형성하는 ( 정의 부 상으로서의) 부정은 변증

법 인 부정 개념과 다르다 디오니소스의 후 들이 볼 때 변증법이

라는 노 의 논리는 부정의 폐지로부터 정을 끌어내며 따라서 정

이 이미 부정 안에 시되어 있게 된다 그래서 변증법 부정은 자

신의 의 본질을 회복시키며 lsquo폐기된 것을 보존하고 유지rsquo하므로 보

수 인 성격을 띠게 된다 반 로 디오니소의 후 인 들뢰즈의 정

은 자유롭고 독창 인 새로운 정의 기원을 여는 부정을 무시하

지 않는다 이 부정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보존도 포함하지 않기에

실재 단 과 변이를 포함하게 된다 이러한 부정으로 인해 드러난

독창 인 정은 존재의 수용이 아니라 존재의 생산을 의미한다 이

처럼 근원 인 정에 부 (附帶)하여 독창 인 정을 산출하는 부

정은 변증법 부정의 보수 태도를 거부하므로 비非변증법 이다

단 으로 들뢰즈는 존재론 사변의 심을 lsquo모든 규정은 부정이다rsquo

(omnis determinatio est negatio)로부터 lsquo 립이 아닌 다수성rsquo

(non opposita sed diversa)로 즉 부정에서 차이로 옮긴다3)

3) 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 pp300sim305 참조 이러

한 이해의 연장선에 속하는 한국 학자로는 이진경의 「맑스주의에서 차이

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

데이 2005 참조 그러나 이와는 반 로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에서 문성원은 들뢰즈의 정의 존재론에 해 비

해석을 한다 그에 따르면 ldquo들뢰즈와 가타리가 행한 이러한 차이의

존재론과 해체론 노력의 결합은 1 ) 극 안의 부재라는 문제 외

에도 2) 최소한 부분 인 실 합이라는 피하기 어려운 가를 치루

고 있는 문제 을 드러내고 있다 비록 그들이 자본주의 체계를 벗어나는

흐름과 도주선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일탈 한 자

3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그러나 아도르노는 정보다는 여 히 부정을 선택한다 그래서

이 의 변증법과 달리 진리로 가는 자신의 길을 lsquo부정변증법rsquo이라고

칭한다 변증법이 부정 이라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ldquo변증법 인 내재 연 계 자체를 통해서만 그 연 계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변증법은 그러한 연 계에 해 비 으로 성찰하

며 자신의 운동에 해 반성한다rdquo4) 그의 부정변증법과 달리 헤겔의

경우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rsquo(같음과 같지 않음의 같음)이라는

공식에서 같음에 한 부정으로서의 같지 않음이 등장하고 다시 이

같지 않음을 부정함으로써 산출된 동일성은 정성(경화되고 교조화

되며 율법화된 실정성)과 같으며 모순의 화해를 이루게 된다 이것이

유명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이라는 헤겔 변증법과 (공식 유물변증법의 기원

이라고 여겨지는) 엥겔스 변증법의 표 공식이 된다 이처럼 동일

성을 지향하는 변증법 정은 모든 같지 않은 것들을 동일하게 만

드는 폭력행 이며 자신이 지워버린 모순을 다시 생산하게 되며 이처

럼 자신과 같지 않은 것이라면 어떤 것도 축출하는 짓은 설사 스스로

를 화해라고 오해할지라도 그 화해를 이미 버린 것이다5) 이에 반하

여 아도르노에 의하면 ldquo부정 변증법이라는 정식은 통에 반反한다

변증법은 이미 라톤에게서 부정이라는 사유매개를 통해서 정

본주의 실에서 그 아래 놓인 존재론 근원에서 비롯하기 때문이

다 hellip 이는 그들의 존재론의 기본 틀인 일의성(univociteacute) 내재성

(immanence)의 틀과도 무 하지 않아 보인다 hellip 일의성이란 온갖 차이의

차이짐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들에 해 존재가 일의 (一義的)이라는 뜻

으로 이해할 수 있고 내재성이란 궁극 으로 이러한 일의 차이의 존재

를 넘어서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로 새길 수 있다 그래서 이 내재

성이 성립하는 면은 곧 차이의 존재가 빚어내는 일 성이 자리 잡는 면이

되어 버린다rdquo 4)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 pp216sim217 단 독일어 원문에 따

라 수정하여 인용한 경우 있음 독어본은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를 참조함

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8

34

김 성 우

인 것이 산출되는 것을 의도한다 즉 lsquo부정의 부정rsquo이라는 도식이 그

을 이후 더 간결하게 명명하고 있다 이 책은 변증법을 그 규정성

이라는 면에서 어떤 것을 제거하지 않은 채로 그러한 정 인 본질

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싶어 한다 이 책에 역설 제목을 단 것은 의

도한 바의 하나이다rdquo6) 그에 따르면 동일하지 않은 것 동일성 속에

포섭되지 않은 것 근원 으로 같지 않은 것(비非-동일자)은 그 자

체로 정 인 형태로 직 획득할 수 없다 부정 인 것에 한 부

정을 통해서도 그러하다 lsquo부정의 부정이 정rsquo이라는 도식은 헤겔이

싫어한 수학 인 형식논리에 굴복한 매우 외 인 상이다 산수에

서처럼 음수 곱하기 음수는 양수가 된다는 것은 가장 반(反)-변증법

인 공식이기 때문이다 변증법의 경험내용은 lsquo부정의 부정이 정rsquo

이라는 원칙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음(동일성)에 한 다른 것(타자

같지 않은 것 비동일자 자연 사태 실재)의 항에 있다 바로 이

항경험으로 인해 변증법의 족쇄가 풀려 그 힘이 발휘된다7)

아도르노가 부정변증법을 제안한 이유는 헤겔의 념변증법과 정통

맑스주의의 (소비에트 이데올로기처럼 교조화된) 유물변증법(Diamat)

을 극복8)하기 해서이다 그는 변증법이 처한 역사 상황을 ldquo변증

법의 비(非) 념론 형태(구소련과 동구의 공식 유물변증법)는 이제

독단으로 타락했고 그것의 념론 형태는 교양물로 락rdquo9)한 상

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 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6sim2388)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이 ldquo 념론이 아닌 이유는 그것이 존재자와 개념

의 (헤겔 인 의미에서) 동일성의 제로부터 출발하지 않기 때문이며 나아가 그것이 유물론이 아닌 이유는 그것이 유물론 변증법처럼 이론을

일의 (교조화된 인용자 보충) 실천에 종속시켜서 (직 으로 주어진 것

즉 감각경험의 일차성을 빌미로 인용자 보충) 이론 인 계기를 독단 으

로 해체해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rdquo(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

문화 1985 p14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60

35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황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변증법을 항상 동

일성(같음)이라는 형식 사유논리의 신화 족쇄에서 벗어나게 하여

유토피아를 추구하게 한다 해방된 변증법으로서의 부정 변증법처럼

ldquo내용을 의지(意志)하는 인식은 유토피아를 의지한다 가능성에 한

의식인 유토피아는 훼손되지 않은 구체 인 것에 착한다 직

실이 아니라 그 가능성이 유토피아가 그 자리를 갖지 못하도록

쇄한다 그 때문에 기존상황 속에서 가능성은 추상 인 것으로 나타

난다 지울 수 없는 색깔(정치 인 당 의 기치 인용자)이 비(非)존

재자(있지 않은 것)로부터 나온다 이런 있지 않은 것(비존재자)에 기

여하는 것은 존재의 일부인 사유(思惟)이다 이 사유는 늘 그러하

듯이 부정 으로 이 비존재자(있지 않는 것)에 근한다 이 때야 비

로소 아주 먼 것이 가장 가까운 것이 된다 철학이야말로 그러한 색

깔을 포착하는 리즘이다rdquo10) 여기서 유토피아란 재 있지 않은

곳(nowhere)으로서 자본주의 체제의 바깥 공간 즉 자본주의 체제와

다른 공간의 가능성에 한 의식을 의미한다

과연 아도르노가 약속한 로 부정 변증법을 통해서 아주 멀고

아직 있지 않은 비자본주의 사회로 가는 길을 열 수 있을까 둘 다

같지 않은 것(아도르노의 비동일자 들뢰즈의 차이)을 존재론 으로

우 를 두는 것은 같은 데도 불구하고 그의 부정의 길은 차이의

정을 통해 비자본주의 인 투쟁의 길로 유목하는 들뢰즈 존재론의

정의 길과 어떻게 다른가 차이의 존재론을 해 변증법을 포기해야

하는가 아니면 변증법을 동일성이라는 족쇄에서 풀어내면 변증법이

차이의 존재론보다 더 비 실천을 지향할 수 있는가 아니면 둘

다 비 실천을 하기에는 허약한 안제시에 불과한 것인가

1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118sim119

36

김 성 우

2 플라톤 변증법에 대한 헤겔의 비판

헤겔의 념변증법에서는 최고의 형식 원칙인 동일성(같음)의

원칙이 그 자체의 형식화를 통해 정을 내용으로 삼게 된다 그 동

일성(같음)이란 이데올로기의 근원형식이다11) 일단 헤겔의 념변

증법을 고찰하기 에 먼 헤겔에 의해 고 에 변증법이라고 불린

논리학을 철학에 최 로 추가한 철학자로 간주된 라톤의 변증법

(술)12)을 살펴본다

라톤은 변증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ldquo그러면 lsquo지성에 의해

서 알 수 있는 종류rsquo의 다른 한 부분으로 내가 뜻하는 것은 다음 것이

라 이해하게나 이는 lsquo이성(logos) 자체rsquo가 lsquo변증술(dialektike) 논

변rsquo의 힘에 의해서 악하게 되는 것으로서 이때의 이성은 가정들을

원리들로서가 아니라 문자 그 로 lsquo 에 놓은 것rsquo들로서 하네 즉

무가정의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원리로 나아가기 한 발 들이

나 출발 들처럼 말일세 이성 자체가 이를 포착하게 되면 이번에는

이 원리에 의존하고 있는 것들을 고수하면서 이런 식으로 다시 결론

쪽으로 내려가되 그 어떤 감각 인 것도 이용하지 않고 형상

(eidos)들 자체만을 이용하여 이것들을 통해서 이것들 속으로 들어

가서 형상들에서 한 끝을 맺네rdquo13) 그에 따르면 변증법이란 1 감

각이 아닌 이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2 가정을 하나하나 폐기하여 무

제로 나아간다 3 무(無) 제는 바로 원리(arche)이다 4 원리

의 원리는 선의 이데아(선한 것 자체)이다 변증법은 비유하자면 죄

1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3sim22412) 변증법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 라톤처럼 진리를 낳은 화술일 때는 변

증술로 아리스토텔 스나 칸트처럼 가상을 반박하는 논리학일 경우에는

변증론으로 헤겔이나 맑스처럼 사태 자체의 운동의 논리인 경우에는 변증

법으로 번역하곤 한다13) 라톤 985172국가985173 서 사 2005 p444

3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수가 동굴의 그림자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여정을 가리킨다 그런 의

미에서 변증법에 능한 자는 각각의 것의 본질(ousia)에 한 설명을

해낼 수 있다 변증법은 통치자를 훈련하는 최고 단계의 교과이다 변

증법을 배울 수 있는 자질을 지닌 아이는 순서 없이 교육받은 교과들

을 결집해서 이들 교과 간의 친근성 존재자의 본성에 한 포

인 (synopsis)을 지니고 있다 변증법을 통해 훈련된 자는 선 자체

를 보게 되고 이를 본보기로 삼아 국가와 자신을 다스리게 된다

헤겔은 라톤의 변증법에 해 다음과 같이 비 한다 그가 보기

에 라톤의 변증법의 첫 두 측면은 1 개별자의 해소 2 보편자(이

데아 즉자 자인 것 불변하고 불멸의 것)의 산출이다 그러나 이 과

정이 여 히 외 인 방식으로만 필연 인 과정일 뿐이므로 아직 이

단계는 진정한 형태의 변증법이 아니라고 비 한다 덕과 련해서

변증법을 용하면 개별 인 덕들로부터 보편 인 선이 출 한다 이

게 보면 개별자의 해소를 통한 불변하고 불멸의 것으로서의 보편자

의 산출은 부정을 통한 정의 산출이지만 이 정은 고정되고 변화

가 없는 실정성에 머물고 만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해 세 번째

단계로 산출된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 필요하다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란 보편자를 그 자체로 규정하고 그 자신에

있는 립들을 해소하여 이러한 모순의 해소가 정 인 것이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보편자는 모순과 립을 해소한 것으로 규정되고

그럼으로써 구체 인 것으로서 더욱이 그 자체로 구체 인 것으로서

규정된다 이러한 고차원 인 규정을 지닌 변증법이야말로 고유하게

라톤 인 것이다 이러한 사변(思辨)으로서의 변증법은 부정 인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출된 보편자인 이데아는 스스로를 규정

하는 사유의 운동을 통해 스스로 해소되는 유한자의 립자들을 포함

하는 사상(思想)에 이르게 된다 즉 자기규정하는 이데아로서의 보편

자는 이러한 립자들 간의 차이를 통일하며 차이들의 통일로서의 보

38

김 성 우

편자인 이데아는 모순을 해소해온 결과로 구체 인 것 자체가 된다

이 구체인 것이 정 인 것이다 즉 모순의 지양은 정 인 것을

산출한다 그런데 라톤의 변증법이 지닌 형식이 아직 충분히 발

되지 않아서 형식지성(Verstand 오성 수학 인식능력)의 추론

인 상태에 머물러서 개별 인 견해들로부터 출발하여 어떤 결론을 내

지 못한 채 끝나는 경우가 많다 형식지성 인 사유가 이해하기 어려

운 은 변증법의 사변 인 형태는 부정 인 것으로 끝나지 않고

립자들의 통일을 증명한다는 것이다14)

3 헤겔 관념 변증법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헤겔의 라톤 해석을 통해 본 그의 념변증법의 목 은 차이들의

통일로서 립과 모순을 해소한 보편자의 정 인 산출이다 헤겔은

자신의 변증법에 한 이해를 다음과 같이 세 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a) 추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die abstrakte oder verstaumlndige)

b) (좁은 통 인 의미에서)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die

dialektische oder negativ-vernuumlnftige) c) 사변 이고 혹은

정 이성 인 단계(die spekulative oder positiv-vernuumlnftige) 추

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서로 립하고 있는 것들의

고정된 규정성과 차이성에 머물 뿐이다 비로소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그러한 유한한 규정들을 스스로 고유하게

지양하고 립하고 있는 것들로 이행시키는 운동을 한다 마침내 사

변 이고 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이러한 립된 유한한 규정

들의 통일 즉 그 규정들의 해소와 이행 속에 포함된 정 인 것을

악한다 따라서 헤겔 념변증법에서 부정 변증법은 좁은 의미의

14) 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 pp64sim5

3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변증법으로서 두 번째 단계인 부정 이성 인 것으로 이해된다 반면

최고 차원의 변증법은 사변 변증법으로서 정 이성 인 것이 된다

그에게 변증법이란 정 인 결과를 지닌다 왜냐하면 그 운동의 결

과가 추상 인 허무한 부정이 아니라 특정한 규정들을 포함하면서 이

러한 규정들의 부정이므로 특정한 내용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 이성 인 것은 사상(思想)으로서는 추상 인 것일지라도

동시에 단순한 형식 인 통일이 아니라 차이나는 규정들의 통일이므

로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15) 이로써 헤겔 념 변증법은 최종 단

계는 구체 보편자로서의 정 인 것이다 그 자신도 이 정 인

개념을 비록 기에 주로 율법화된 제도화된 기독교 비 을 해 사

용한 경화되고 교조화된 정성으로서의 실정성(Positivitaumlt) 개념과

는 구분한다

그러나 아도르노는 헤겔의 이러한 정성을 동일성으로 규정한

다 를 들어 헤겔은 어떤 것(Etwas)이라는 말이 상기시키는 비동

일성의 자그마한 흔 조자 참지 못한다16) 그가 보기에 헤겔의 념

변증법은 스피노자의 유명한 명제인 lsquo모든 규정은 부정이다rsquo를 차용

하고 그 핵심 원리로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rsquo을 정립하고 그것을 산출

하는 운동의 공식으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을 사용한다 이러한 헤겔식의

념변증법을 차이의 흔 을 동일성으로 환원한다고 비 하는 것은 아

도르노 못지않게 해체주의 계열의 철학자들도 동참한다 들뢰즈에 의

하면 ldquo헤겔은 이념 안에서 독특한 것과 보편 인 것이 맺는 진정한

계를 일반 개념과 특수한 것 사이에서 성립하는 추상 계로

체한다 그러므로 헤겔은 lsquo재 rsquo의 반성 지반에 단순한 일반성에

머물러 있다 hellip 헤겔이 변증법의 토 를 해 이런 몰이해에 두고

운동 안에 매개를 도입하기 해 얼마만큼이나 직 이고 무(無)매

15) 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 pp168sim1771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9

40

김 성 우

개 인 것을 배반하고 훼손했는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변 차

원의 연속 이행들은 (다질 인 것들의) 공존들을 체하고 립들

은 반복들을 덮어 어 감춘다17) hellip 차이는 립을 가정하지 않는

다 립을 가정하는 것이 차이가 아니라 차이를 가정하는 것이 립

이다 그리고 립은 차이를 해소하기는커녕 다시 말해서 근거로

까지 차이를 끌고 가기는커녕 차이를 왜곡하고 변질시킨다 hellip 차

이는 테제의 참된 내용 테제의 고집이다 부정 인 것 부정성은 차

이의 상을 붙들지 못한다 다만 차이의 환 이나 부 상만을 받

아들일 뿐이다 모든 정신 상학은 부 상학이다 차이의 철학이

거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lsquo모든 규정은 부정rsquo이라는 명제이다rdquo18)

들뢰즈는 헤겔의 변증법이 차이를 왜곡ㆍ변질시키고 진정한 차이의

상을 악하지 못한다고 비 한다는 에서 아도르노와 유사하다

그러나 아도르노와 달리 부정성은 차이의 가짜 환 만을 붙잡고 차이

자체가 드러난 상을 포착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아도르노는 차이란 낱말 신에 같지 않음(비동일성)을 주로 사

용한다 그에게 ldquo변증법이란 비동일성(같지 않음 하나가 아님不一)

에 한 일 된 의식이다rdquo19) 그에게 사태(자연으로서의 비동일자)

는 들뢰즈처럼 순수한 차이가 아니라 같지 않다는 에서 이미 부정

인 것을 내포한다 그는 동일성의 추상성과 비(非)부정성도

비 하지만 순수한 차이라는 말도 변증법 인 내 계로서의 짜임

계를 거부한다고 생각해서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동

일성 존재 개념이 아니라 같은 않은 것(비동일자) 존재자 사실

성 등을 제일 원리로 상정한다 아니 제일원리라는 말조차 거부한다

17)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pp44sim45 일반과 특수의

계는 특수가 일반으로 포섭되는 동일성의 계이지만 이러한 동일성의

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서로 계 맺는 것이 보편과 독특의 계이다18)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pp134sim136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

4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제일철학으로서의 형이상학은 필연 으로 개념의 우월성을 수반하므

로 개념의 우월성을 거부한다는 것은 이른바 기 (제일원리로서의 근

거)로부터 철학한다는 건축 인 토 주의 형식도 버리게 된다20)

비동일 인 것은 개념으로부터 제거할 수 없는 비개념 인 요인이다

이러한 요인이 개념의 즉자존재를 부정하게 하며 개념을 변화시킨다

결과 으로 ldquo비개념 인 것의 개념은 그 자체에 혹은 인식론에 머물

수 없다 인식론은 철학으로 하여 실체 인 것을 다루도록 강요한

다rdquo21) 이런 식으로 본다면 개념화되지 않은 lsquo사실 이고 객체 인

것으로서의 비동일자rsquo로부터 출발하고 사유규칙을 따르지 않는 상

도 존 한다는 에서 변증법 논리학은 자신을 배척하는 실증주의

보다 더 실증주의 이다22)

그런데 그 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변증법 인식은 (헤겔이

때때로 그러했듯이) 상 의 개념으로부터 모순들을 구성하고 그것을

해소함으로써 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23) 모순이란 모순된

양자의 동일성을 제해야 성립한다 ldquo모순은 동일성의 에서 본

비동일자이다 변증법에서 모순원칙이 우선성을 띨 경우 이질 인

것은 통일성의 사유에 비추어 평가된다rdquo24) 그러나 한때 모순은 헤

겔의 경우처럼 총체 동일성을 한 매체 지만 이제는 총체 동

일성의 불가능성을 말해주는 기 이 된다 이런 에서 변증법 인

모순은 단순히 lsquo있는rsquo 것이 아니라 주체가 이를 확신한다는 주체 계

기를 지니고 있다 이 의도의 차원에서 보면 변증법은 모순이 아니라

서로 차이남(das Verschiedene)을 지향한다25) 그 지만 존재자는

2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12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22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62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292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2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9sim230

42

김 성 우

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주체 계기)을 통해서만 존재하므

로 실증주의나 공식 유물변증법처럼 단순히 감각에 주어진 것(소여)

이 아니라 개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개념 자체는 어떤 내

용에도 앞서 내용들에 립하는 자체의 형식을 선험 으로 실체화한

다 그럼으로써 실제의 사유과정에서 상정되는 어떤 사태 자체가 확

고하고 불변 인 것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원칙 즉 동일성 원칙도 실

체화한다 따라서 변증법은 주체의 측면에서 동일화하는 사유의 형식

이 더 이상 그 상들을 확고하고 불변 인 것 그 자체로 동일한 것

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사유하기를 시도한다 lsquo비동일성 속의 동일

성rsquo이라는 공식에 맞서 lsquo동일성 속의 비동일성rsquo이라는 공식을 내세워

야 한다26) 이를 단순히 말로만 선언하는 차원이 아니라 변증법을

수행하면서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이 진실임을 입증해야 한다27)

이처럼 변증법은 동일성을 꿰뚫고 비동일성이 존재한다는 의식이

므로 (헤겔의 경우처럼) 진(앞으로 나감) 과정일 뿐만 아니라 (하

이데거의 경우처럼) 역진(뒤로 물러섬) 과정28)이기도 하다 개념의

발 개는 일종의 후퇴이기도 하고 종합은 개념 속에서 몰락하고

lsquo사라져버린rsquo 차이에 한 규정일 수 있다 이는 횔더린의 언어로 표

하면 소멸해야 했던 자연 인 것에 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런데 그 종합의 완성인 모순된 계기들의 결합을 통해서만 그 계기들의

차이가 드러난다29) 이런 에서 모순원칙을 통해 헤겔은 칸트와 달

2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0sim2312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228) 하이데거는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의 두 번째 논문인 「형이상학의 존재(存在)신

(神)론(論) 구성틀」에서 헤겔의 변증법을 지양( 으로 정립된 진리

를 향해 진하는 운동)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반 로 자신의 사유의 성격

을 역진(지 까지 간과된 역을 향해 그 속으로 들어가는 뒤로 물러남)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역진 뒤로 물러섬은 사유되지 않는 것인 차이 그

자체로부터 사유해야 할 차이의 망각으로 고 들어간다고 선언한다(985172동일

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

4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리 다수성과 통일성을 불가분의 계를 이루는 계기들로 인식했음에

도 불구하고 여 히 칸트나 라톤을 포함한 서양철학의 체 통과

마찬가지로 통일성을 편 으로 옹호한 셈이다 그 지만 통일성에

한 추상 부정도 역시 합지 않은데 (통일성인 일자一 신에)

단지 다수를 직 소유한다는 것은 미메시스 퇴행이 될 수 있다 계

몽의 자체 반성이 계몽의 철회가 아니듯이 통일성의 사유도 자체 비

인 환을 해 종합으로서의 개념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성만이 통

일성을 월한다30) 동일성 사유는 주체주의 이므로 동일성에 한

비 을 수행할 경우 객체의 우 성을 모색하게 된다31) 객체의 우

성으로 이행함으로써 변증법은 유물론 인 것이 된다32)

4 공식 유물변증법과 실증주의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아도르노는 구소련과 동구권을 할했던 유물론 변증법을 공식

유물변증법(디아마트Diamat)이라고 부른다 공식 유물변증법의

표 인식이론인 모사설을 ldquo무반성 이고 비변증법 인 모순rdquo이라

고 비 한다 모사설로서의 반 이론은 객체의 있는 그 로의 반 을

강조함으로써 주체 계기가 사라지고 주체는 인식의 장애요소가 된

다 모사설은 ldquo생산력과 생산 계의 객체 변증법의 원동력인 주체의

자발성을 부인rdquo하게 된다 객체가 주체에 완고하게 반 되는 경우 ldquo주

체 이고 비 인 계기가 희생rdquo되어 객체 자체가 훼손되고 동시에 주

체도 이러한 반 에 얽매이게 되어 ldquo통합 리의 평화롭지 못한 정

2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43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74

44

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45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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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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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52

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3: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3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1 긍정의 존재론과 부정의 변증법

기쁨과 고통 정과 부정 어떤 기분이 자본주의 사회와

는 다른 사회를 구성하는 존재론 태도(에토스)일까 기쁨이라는 기

분에 뿌리내린 존재론은 니체와 하이데거의 해체 존재론으로 그리고

고통이라는 기분에 뿌리내린 존재론은 헤겔과 맑스의 변증법 존재

론으로 서양철학의 역사에서 한다 오늘날 해체론은 차이의 존재

론으로서 그리고 변증법은 부정의 존재론으로서 각각 자본주의 사회

비 과 안의 핵심이론으로 재구성 에 있다 그 재구성의 표

인 모델로는 들뢰즈의 차이 존재론1)과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을 들

수 있다

니체는 부정을 노 의 태도로 규정하면서 정을 새로운 가치

환의 핵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니체의 철학작업을 이어가는 들뢰즈는

힘들의 계를 본질 속에 있는 부정 인 요소로 간주하지 않고 힘이

자신의 고유한 차이를 정하고 이러한 차이를 즐긴다고 본다 부정

은 이러한 활동 힘의 실존과 그 차이에 한 정의 결과이다 이

런 에서 부정이란 정의 부 상이다 헤겔 념변증법의 핵심범

주들인 부정과 립과 모순이라는 사변 요소들을 니체는 차이라는

실천 요소 즉 정과 즐김의 상으로 체한다2) 부정을 강조하

는 변증법가(dialektikos)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정은 무비 이

고 반비 인 것이 아니다 즉 정은 헤겔 인 부정과 이에 근거를

둔 비 의 형태와는 투쟁하지만 그 다고 해서 부정과 비 을 그 로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은 비 과 립하지 않고 lsquo부정의

1) 해체 존재론의 표 인 모델에는 들뢰즈의 차이 존재론 외에도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의 사유나 데리다의 해체 존재론 비나스의 타자 존재론 등

이 있다2) 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 pp9sim10

32

김 성 우

힘rsquo을 그 극한까지 어서 총체 이며 철 한 비 에 토 를 두고 있

으므로 정은 와 긴 히 결합된다 이러한 총체 비 은 항상

반란을 일으키며 기성의 가치들과 이를 지지하는 지배 권력에 한

무제한 인 공격이며 그러기에 재 지평 체를 소환하는 행 이

다 총체 비 을 형성하는 ( 정의 부 상으로서의) 부정은 변증

법 인 부정 개념과 다르다 디오니소스의 후 들이 볼 때 변증법이

라는 노 의 논리는 부정의 폐지로부터 정을 끌어내며 따라서 정

이 이미 부정 안에 시되어 있게 된다 그래서 변증법 부정은 자

신의 의 본질을 회복시키며 lsquo폐기된 것을 보존하고 유지rsquo하므로 보

수 인 성격을 띠게 된다 반 로 디오니소의 후 인 들뢰즈의 정

은 자유롭고 독창 인 새로운 정의 기원을 여는 부정을 무시하

지 않는다 이 부정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보존도 포함하지 않기에

실재 단 과 변이를 포함하게 된다 이러한 부정으로 인해 드러난

독창 인 정은 존재의 수용이 아니라 존재의 생산을 의미한다 이

처럼 근원 인 정에 부 (附帶)하여 독창 인 정을 산출하는 부

정은 변증법 부정의 보수 태도를 거부하므로 비非변증법 이다

단 으로 들뢰즈는 존재론 사변의 심을 lsquo모든 규정은 부정이다rsquo

(omnis determinatio est negatio)로부터 lsquo 립이 아닌 다수성rsquo

(non opposita sed diversa)로 즉 부정에서 차이로 옮긴다3)

3) 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 pp300sim305 참조 이러

한 이해의 연장선에 속하는 한국 학자로는 이진경의 「맑스주의에서 차이

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

데이 2005 참조 그러나 이와는 반 로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에서 문성원은 들뢰즈의 정의 존재론에 해 비

해석을 한다 그에 따르면 ldquo들뢰즈와 가타리가 행한 이러한 차이의

존재론과 해체론 노력의 결합은 1 ) 극 안의 부재라는 문제 외

에도 2) 최소한 부분 인 실 합이라는 피하기 어려운 가를 치루

고 있는 문제 을 드러내고 있다 비록 그들이 자본주의 체계를 벗어나는

흐름과 도주선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일탈 한 자

3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그러나 아도르노는 정보다는 여 히 부정을 선택한다 그래서

이 의 변증법과 달리 진리로 가는 자신의 길을 lsquo부정변증법rsquo이라고

칭한다 변증법이 부정 이라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ldquo변증법 인 내재 연 계 자체를 통해서만 그 연 계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변증법은 그러한 연 계에 해 비 으로 성찰하

며 자신의 운동에 해 반성한다rdquo4) 그의 부정변증법과 달리 헤겔의

경우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rsquo(같음과 같지 않음의 같음)이라는

공식에서 같음에 한 부정으로서의 같지 않음이 등장하고 다시 이

같지 않음을 부정함으로써 산출된 동일성은 정성(경화되고 교조화

되며 율법화된 실정성)과 같으며 모순의 화해를 이루게 된다 이것이

유명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이라는 헤겔 변증법과 (공식 유물변증법의 기원

이라고 여겨지는) 엥겔스 변증법의 표 공식이 된다 이처럼 동일

성을 지향하는 변증법 정은 모든 같지 않은 것들을 동일하게 만

드는 폭력행 이며 자신이 지워버린 모순을 다시 생산하게 되며 이처

럼 자신과 같지 않은 것이라면 어떤 것도 축출하는 짓은 설사 스스로

를 화해라고 오해할지라도 그 화해를 이미 버린 것이다5) 이에 반하

여 아도르노에 의하면 ldquo부정 변증법이라는 정식은 통에 반反한다

변증법은 이미 라톤에게서 부정이라는 사유매개를 통해서 정

본주의 실에서 그 아래 놓인 존재론 근원에서 비롯하기 때문이

다 hellip 이는 그들의 존재론의 기본 틀인 일의성(univociteacute) 내재성

(immanence)의 틀과도 무 하지 않아 보인다 hellip 일의성이란 온갖 차이의

차이짐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들에 해 존재가 일의 (一義的)이라는 뜻

으로 이해할 수 있고 내재성이란 궁극 으로 이러한 일의 차이의 존재

를 넘어서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로 새길 수 있다 그래서 이 내재

성이 성립하는 면은 곧 차이의 존재가 빚어내는 일 성이 자리 잡는 면이

되어 버린다rdquo 4)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 pp216sim217 단 독일어 원문에 따

라 수정하여 인용한 경우 있음 독어본은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를 참조함

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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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인 것이 산출되는 것을 의도한다 즉 lsquo부정의 부정rsquo이라는 도식이 그

을 이후 더 간결하게 명명하고 있다 이 책은 변증법을 그 규정성

이라는 면에서 어떤 것을 제거하지 않은 채로 그러한 정 인 본질

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싶어 한다 이 책에 역설 제목을 단 것은 의

도한 바의 하나이다rdquo6) 그에 따르면 동일하지 않은 것 동일성 속에

포섭되지 않은 것 근원 으로 같지 않은 것(비非-동일자)은 그 자

체로 정 인 형태로 직 획득할 수 없다 부정 인 것에 한 부

정을 통해서도 그러하다 lsquo부정의 부정이 정rsquo이라는 도식은 헤겔이

싫어한 수학 인 형식논리에 굴복한 매우 외 인 상이다 산수에

서처럼 음수 곱하기 음수는 양수가 된다는 것은 가장 반(反)-변증법

인 공식이기 때문이다 변증법의 경험내용은 lsquo부정의 부정이 정rsquo

이라는 원칙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음(동일성)에 한 다른 것(타자

같지 않은 것 비동일자 자연 사태 실재)의 항에 있다 바로 이

항경험으로 인해 변증법의 족쇄가 풀려 그 힘이 발휘된다7)

아도르노가 부정변증법을 제안한 이유는 헤겔의 념변증법과 정통

맑스주의의 (소비에트 이데올로기처럼 교조화된) 유물변증법(Diamat)

을 극복8)하기 해서이다 그는 변증법이 처한 역사 상황을 ldquo변증

법의 비(非) 념론 형태(구소련과 동구의 공식 유물변증법)는 이제

독단으로 타락했고 그것의 념론 형태는 교양물로 락rdquo9)한 상

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 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6sim2388)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이 ldquo 념론이 아닌 이유는 그것이 존재자와 개념

의 (헤겔 인 의미에서) 동일성의 제로부터 출발하지 않기 때문이며 나아가 그것이 유물론이 아닌 이유는 그것이 유물론 변증법처럼 이론을

일의 (교조화된 인용자 보충) 실천에 종속시켜서 (직 으로 주어진 것

즉 감각경험의 일차성을 빌미로 인용자 보충) 이론 인 계기를 독단 으

로 해체해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rdquo(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

문화 1985 p14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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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황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변증법을 항상 동

일성(같음)이라는 형식 사유논리의 신화 족쇄에서 벗어나게 하여

유토피아를 추구하게 한다 해방된 변증법으로서의 부정 변증법처럼

ldquo내용을 의지(意志)하는 인식은 유토피아를 의지한다 가능성에 한

의식인 유토피아는 훼손되지 않은 구체 인 것에 착한다 직

실이 아니라 그 가능성이 유토피아가 그 자리를 갖지 못하도록

쇄한다 그 때문에 기존상황 속에서 가능성은 추상 인 것으로 나타

난다 지울 수 없는 색깔(정치 인 당 의 기치 인용자)이 비(非)존

재자(있지 않은 것)로부터 나온다 이런 있지 않은 것(비존재자)에 기

여하는 것은 존재의 일부인 사유(思惟)이다 이 사유는 늘 그러하

듯이 부정 으로 이 비존재자(있지 않는 것)에 근한다 이 때야 비

로소 아주 먼 것이 가장 가까운 것이 된다 철학이야말로 그러한 색

깔을 포착하는 리즘이다rdquo10) 여기서 유토피아란 재 있지 않은

곳(nowhere)으로서 자본주의 체제의 바깥 공간 즉 자본주의 체제와

다른 공간의 가능성에 한 의식을 의미한다

과연 아도르노가 약속한 로 부정 변증법을 통해서 아주 멀고

아직 있지 않은 비자본주의 사회로 가는 길을 열 수 있을까 둘 다

같지 않은 것(아도르노의 비동일자 들뢰즈의 차이)을 존재론 으로

우 를 두는 것은 같은 데도 불구하고 그의 부정의 길은 차이의

정을 통해 비자본주의 인 투쟁의 길로 유목하는 들뢰즈 존재론의

정의 길과 어떻게 다른가 차이의 존재론을 해 변증법을 포기해야

하는가 아니면 변증법을 동일성이라는 족쇄에서 풀어내면 변증법이

차이의 존재론보다 더 비 실천을 지향할 수 있는가 아니면 둘

다 비 실천을 하기에는 허약한 안제시에 불과한 것인가

1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118sim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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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2 플라톤 변증법에 대한 헤겔의 비판

헤겔의 념변증법에서는 최고의 형식 원칙인 동일성(같음)의

원칙이 그 자체의 형식화를 통해 정을 내용으로 삼게 된다 그 동

일성(같음)이란 이데올로기의 근원형식이다11) 일단 헤겔의 념변

증법을 고찰하기 에 먼 헤겔에 의해 고 에 변증법이라고 불린

논리학을 철학에 최 로 추가한 철학자로 간주된 라톤의 변증법

(술)12)을 살펴본다

라톤은 변증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ldquo그러면 lsquo지성에 의해

서 알 수 있는 종류rsquo의 다른 한 부분으로 내가 뜻하는 것은 다음 것이

라 이해하게나 이는 lsquo이성(logos) 자체rsquo가 lsquo변증술(dialektike) 논

변rsquo의 힘에 의해서 악하게 되는 것으로서 이때의 이성은 가정들을

원리들로서가 아니라 문자 그 로 lsquo 에 놓은 것rsquo들로서 하네 즉

무가정의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원리로 나아가기 한 발 들이

나 출발 들처럼 말일세 이성 자체가 이를 포착하게 되면 이번에는

이 원리에 의존하고 있는 것들을 고수하면서 이런 식으로 다시 결론

쪽으로 내려가되 그 어떤 감각 인 것도 이용하지 않고 형상

(eidos)들 자체만을 이용하여 이것들을 통해서 이것들 속으로 들어

가서 형상들에서 한 끝을 맺네rdquo13) 그에 따르면 변증법이란 1 감

각이 아닌 이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2 가정을 하나하나 폐기하여 무

제로 나아간다 3 무(無) 제는 바로 원리(arche)이다 4 원리

의 원리는 선의 이데아(선한 것 자체)이다 변증법은 비유하자면 죄

1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3sim22412) 변증법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 라톤처럼 진리를 낳은 화술일 때는 변

증술로 아리스토텔 스나 칸트처럼 가상을 반박하는 논리학일 경우에는

변증론으로 헤겔이나 맑스처럼 사태 자체의 운동의 논리인 경우에는 변증

법으로 번역하곤 한다13) 라톤 985172국가985173 서 사 2005 p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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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수가 동굴의 그림자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여정을 가리킨다 그런 의

미에서 변증법에 능한 자는 각각의 것의 본질(ousia)에 한 설명을

해낼 수 있다 변증법은 통치자를 훈련하는 최고 단계의 교과이다 변

증법을 배울 수 있는 자질을 지닌 아이는 순서 없이 교육받은 교과들

을 결집해서 이들 교과 간의 친근성 존재자의 본성에 한 포

인 (synopsis)을 지니고 있다 변증법을 통해 훈련된 자는 선 자체

를 보게 되고 이를 본보기로 삼아 국가와 자신을 다스리게 된다

헤겔은 라톤의 변증법에 해 다음과 같이 비 한다 그가 보기

에 라톤의 변증법의 첫 두 측면은 1 개별자의 해소 2 보편자(이

데아 즉자 자인 것 불변하고 불멸의 것)의 산출이다 그러나 이 과

정이 여 히 외 인 방식으로만 필연 인 과정일 뿐이므로 아직 이

단계는 진정한 형태의 변증법이 아니라고 비 한다 덕과 련해서

변증법을 용하면 개별 인 덕들로부터 보편 인 선이 출 한다 이

게 보면 개별자의 해소를 통한 불변하고 불멸의 것으로서의 보편자

의 산출은 부정을 통한 정의 산출이지만 이 정은 고정되고 변화

가 없는 실정성에 머물고 만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해 세 번째

단계로 산출된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 필요하다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란 보편자를 그 자체로 규정하고 그 자신에

있는 립들을 해소하여 이러한 모순의 해소가 정 인 것이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보편자는 모순과 립을 해소한 것으로 규정되고

그럼으로써 구체 인 것으로서 더욱이 그 자체로 구체 인 것으로서

규정된다 이러한 고차원 인 규정을 지닌 변증법이야말로 고유하게

라톤 인 것이다 이러한 사변(思辨)으로서의 변증법은 부정 인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출된 보편자인 이데아는 스스로를 규정

하는 사유의 운동을 통해 스스로 해소되는 유한자의 립자들을 포함

하는 사상(思想)에 이르게 된다 즉 자기규정하는 이데아로서의 보편

자는 이러한 립자들 간의 차이를 통일하며 차이들의 통일로서의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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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편자인 이데아는 모순을 해소해온 결과로 구체 인 것 자체가 된다

이 구체인 것이 정 인 것이다 즉 모순의 지양은 정 인 것을

산출한다 그런데 라톤의 변증법이 지닌 형식이 아직 충분히 발

되지 않아서 형식지성(Verstand 오성 수학 인식능력)의 추론

인 상태에 머물러서 개별 인 견해들로부터 출발하여 어떤 결론을 내

지 못한 채 끝나는 경우가 많다 형식지성 인 사유가 이해하기 어려

운 은 변증법의 사변 인 형태는 부정 인 것으로 끝나지 않고

립자들의 통일을 증명한다는 것이다14)

3 헤겔 관념 변증법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헤겔의 라톤 해석을 통해 본 그의 념변증법의 목 은 차이들의

통일로서 립과 모순을 해소한 보편자의 정 인 산출이다 헤겔은

자신의 변증법에 한 이해를 다음과 같이 세 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a) 추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die abstrakte oder verstaumlndige)

b) (좁은 통 인 의미에서)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die

dialektische oder negativ-vernuumlnftige) c) 사변 이고 혹은

정 이성 인 단계(die spekulative oder positiv-vernuumlnftige) 추

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서로 립하고 있는 것들의

고정된 규정성과 차이성에 머물 뿐이다 비로소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그러한 유한한 규정들을 스스로 고유하게

지양하고 립하고 있는 것들로 이행시키는 운동을 한다 마침내 사

변 이고 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이러한 립된 유한한 규정

들의 통일 즉 그 규정들의 해소와 이행 속에 포함된 정 인 것을

악한다 따라서 헤겔 념변증법에서 부정 변증법은 좁은 의미의

14) 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 pp64sim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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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변증법으로서 두 번째 단계인 부정 이성 인 것으로 이해된다 반면

최고 차원의 변증법은 사변 변증법으로서 정 이성 인 것이 된다

그에게 변증법이란 정 인 결과를 지닌다 왜냐하면 그 운동의 결

과가 추상 인 허무한 부정이 아니라 특정한 규정들을 포함하면서 이

러한 규정들의 부정이므로 특정한 내용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 이성 인 것은 사상(思想)으로서는 추상 인 것일지라도

동시에 단순한 형식 인 통일이 아니라 차이나는 규정들의 통일이므

로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15) 이로써 헤겔 념 변증법은 최종 단

계는 구체 보편자로서의 정 인 것이다 그 자신도 이 정 인

개념을 비록 기에 주로 율법화된 제도화된 기독교 비 을 해 사

용한 경화되고 교조화된 정성으로서의 실정성(Positivitaumlt) 개념과

는 구분한다

그러나 아도르노는 헤겔의 이러한 정성을 동일성으로 규정한

다 를 들어 헤겔은 어떤 것(Etwas)이라는 말이 상기시키는 비동

일성의 자그마한 흔 조자 참지 못한다16) 그가 보기에 헤겔의 념

변증법은 스피노자의 유명한 명제인 lsquo모든 규정은 부정이다rsquo를 차용

하고 그 핵심 원리로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rsquo을 정립하고 그것을 산출

하는 운동의 공식으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을 사용한다 이러한 헤겔식의

념변증법을 차이의 흔 을 동일성으로 환원한다고 비 하는 것은 아

도르노 못지않게 해체주의 계열의 철학자들도 동참한다 들뢰즈에 의

하면 ldquo헤겔은 이념 안에서 독특한 것과 보편 인 것이 맺는 진정한

계를 일반 개념과 특수한 것 사이에서 성립하는 추상 계로

체한다 그러므로 헤겔은 lsquo재 rsquo의 반성 지반에 단순한 일반성에

머물러 있다 hellip 헤겔이 변증법의 토 를 해 이런 몰이해에 두고

운동 안에 매개를 도입하기 해 얼마만큼이나 직 이고 무(無)매

15) 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 pp168sim1771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9

40

김 성 우

개 인 것을 배반하고 훼손했는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변 차

원의 연속 이행들은 (다질 인 것들의) 공존들을 체하고 립들

은 반복들을 덮어 어 감춘다17) hellip 차이는 립을 가정하지 않는

다 립을 가정하는 것이 차이가 아니라 차이를 가정하는 것이 립

이다 그리고 립은 차이를 해소하기는커녕 다시 말해서 근거로

까지 차이를 끌고 가기는커녕 차이를 왜곡하고 변질시킨다 hellip 차

이는 테제의 참된 내용 테제의 고집이다 부정 인 것 부정성은 차

이의 상을 붙들지 못한다 다만 차이의 환 이나 부 상만을 받

아들일 뿐이다 모든 정신 상학은 부 상학이다 차이의 철학이

거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lsquo모든 규정은 부정rsquo이라는 명제이다rdquo18)

들뢰즈는 헤겔의 변증법이 차이를 왜곡ㆍ변질시키고 진정한 차이의

상을 악하지 못한다고 비 한다는 에서 아도르노와 유사하다

그러나 아도르노와 달리 부정성은 차이의 가짜 환 만을 붙잡고 차이

자체가 드러난 상을 포착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아도르노는 차이란 낱말 신에 같지 않음(비동일성)을 주로 사

용한다 그에게 ldquo변증법이란 비동일성(같지 않음 하나가 아님不一)

에 한 일 된 의식이다rdquo19) 그에게 사태(자연으로서의 비동일자)

는 들뢰즈처럼 순수한 차이가 아니라 같지 않다는 에서 이미 부정

인 것을 내포한다 그는 동일성의 추상성과 비(非)부정성도

비 하지만 순수한 차이라는 말도 변증법 인 내 계로서의 짜임

계를 거부한다고 생각해서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동

일성 존재 개념이 아니라 같은 않은 것(비동일자) 존재자 사실

성 등을 제일 원리로 상정한다 아니 제일원리라는 말조차 거부한다

17)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pp44sim45 일반과 특수의

계는 특수가 일반으로 포섭되는 동일성의 계이지만 이러한 동일성의

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서로 계 맺는 것이 보편과 독특의 계이다18)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pp134sim136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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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제일철학으로서의 형이상학은 필연 으로 개념의 우월성을 수반하므

로 개념의 우월성을 거부한다는 것은 이른바 기 (제일원리로서의 근

거)로부터 철학한다는 건축 인 토 주의 형식도 버리게 된다20)

비동일 인 것은 개념으로부터 제거할 수 없는 비개념 인 요인이다

이러한 요인이 개념의 즉자존재를 부정하게 하며 개념을 변화시킨다

결과 으로 ldquo비개념 인 것의 개념은 그 자체에 혹은 인식론에 머물

수 없다 인식론은 철학으로 하여 실체 인 것을 다루도록 강요한

다rdquo21) 이런 식으로 본다면 개념화되지 않은 lsquo사실 이고 객체 인

것으로서의 비동일자rsquo로부터 출발하고 사유규칙을 따르지 않는 상

도 존 한다는 에서 변증법 논리학은 자신을 배척하는 실증주의

보다 더 실증주의 이다22)

그런데 그 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변증법 인식은 (헤겔이

때때로 그러했듯이) 상 의 개념으로부터 모순들을 구성하고 그것을

해소함으로써 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23) 모순이란 모순된

양자의 동일성을 제해야 성립한다 ldquo모순은 동일성의 에서 본

비동일자이다 변증법에서 모순원칙이 우선성을 띨 경우 이질 인

것은 통일성의 사유에 비추어 평가된다rdquo24) 그러나 한때 모순은 헤

겔의 경우처럼 총체 동일성을 한 매체 지만 이제는 총체 동

일성의 불가능성을 말해주는 기 이 된다 이런 에서 변증법 인

모순은 단순히 lsquo있는rsquo 것이 아니라 주체가 이를 확신한다는 주체 계

기를 지니고 있다 이 의도의 차원에서 보면 변증법은 모순이 아니라

서로 차이남(das Verschiedene)을 지향한다25) 그 지만 존재자는

2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12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22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62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292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2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9sim230

42

김 성 우

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주체 계기)을 통해서만 존재하므

로 실증주의나 공식 유물변증법처럼 단순히 감각에 주어진 것(소여)

이 아니라 개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개념 자체는 어떤 내

용에도 앞서 내용들에 립하는 자체의 형식을 선험 으로 실체화한

다 그럼으로써 실제의 사유과정에서 상정되는 어떤 사태 자체가 확

고하고 불변 인 것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원칙 즉 동일성 원칙도 실

체화한다 따라서 변증법은 주체의 측면에서 동일화하는 사유의 형식

이 더 이상 그 상들을 확고하고 불변 인 것 그 자체로 동일한 것

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사유하기를 시도한다 lsquo비동일성 속의 동일

성rsquo이라는 공식에 맞서 lsquo동일성 속의 비동일성rsquo이라는 공식을 내세워

야 한다26) 이를 단순히 말로만 선언하는 차원이 아니라 변증법을

수행하면서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이 진실임을 입증해야 한다27)

이처럼 변증법은 동일성을 꿰뚫고 비동일성이 존재한다는 의식이

므로 (헤겔의 경우처럼) 진(앞으로 나감) 과정일 뿐만 아니라 (하

이데거의 경우처럼) 역진(뒤로 물러섬) 과정28)이기도 하다 개념의

발 개는 일종의 후퇴이기도 하고 종합은 개념 속에서 몰락하고

lsquo사라져버린rsquo 차이에 한 규정일 수 있다 이는 횔더린의 언어로 표

하면 소멸해야 했던 자연 인 것에 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런데 그 종합의 완성인 모순된 계기들의 결합을 통해서만 그 계기들의

차이가 드러난다29) 이런 에서 모순원칙을 통해 헤겔은 칸트와 달

2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0sim2312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228) 하이데거는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의 두 번째 논문인 「형이상학의 존재(存在)신

(神)론(論) 구성틀」에서 헤겔의 변증법을 지양( 으로 정립된 진리

를 향해 진하는 운동)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반 로 자신의 사유의 성격

을 역진(지 까지 간과된 역을 향해 그 속으로 들어가는 뒤로 물러남)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역진 뒤로 물러섬은 사유되지 않는 것인 차이 그

자체로부터 사유해야 할 차이의 망각으로 고 들어간다고 선언한다(985172동일

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

4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리 다수성과 통일성을 불가분의 계를 이루는 계기들로 인식했음에

도 불구하고 여 히 칸트나 라톤을 포함한 서양철학의 체 통과

마찬가지로 통일성을 편 으로 옹호한 셈이다 그 지만 통일성에

한 추상 부정도 역시 합지 않은데 (통일성인 일자一 신에)

단지 다수를 직 소유한다는 것은 미메시스 퇴행이 될 수 있다 계

몽의 자체 반성이 계몽의 철회가 아니듯이 통일성의 사유도 자체 비

인 환을 해 종합으로서의 개념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성만이 통

일성을 월한다30) 동일성 사유는 주체주의 이므로 동일성에 한

비 을 수행할 경우 객체의 우 성을 모색하게 된다31) 객체의 우

성으로 이행함으로써 변증법은 유물론 인 것이 된다32)

4 공식 유물변증법과 실증주의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아도르노는 구소련과 동구권을 할했던 유물론 변증법을 공식

유물변증법(디아마트Diamat)이라고 부른다 공식 유물변증법의

표 인식이론인 모사설을 ldquo무반성 이고 비변증법 인 모순rdquo이라

고 비 한다 모사설로서의 반 이론은 객체의 있는 그 로의 반 을

강조함으로써 주체 계기가 사라지고 주체는 인식의 장애요소가 된

다 모사설은 ldquo생산력과 생산 계의 객체 변증법의 원동력인 주체의

자발성을 부인rdquo하게 된다 객체가 주체에 완고하게 반 되는 경우 ldquo주

체 이고 비 인 계기가 희생rdquo되어 객체 자체가 훼손되고 동시에 주

체도 이러한 반 에 얽매이게 되어 ldquo통합 리의 평화롭지 못한 정

2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43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74

44

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45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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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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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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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4: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32

김 성 우

힘rsquo을 그 극한까지 어서 총체 이며 철 한 비 에 토 를 두고 있

으므로 정은 와 긴 히 결합된다 이러한 총체 비 은 항상

반란을 일으키며 기성의 가치들과 이를 지지하는 지배 권력에 한

무제한 인 공격이며 그러기에 재 지평 체를 소환하는 행 이

다 총체 비 을 형성하는 ( 정의 부 상으로서의) 부정은 변증

법 인 부정 개념과 다르다 디오니소스의 후 들이 볼 때 변증법이

라는 노 의 논리는 부정의 폐지로부터 정을 끌어내며 따라서 정

이 이미 부정 안에 시되어 있게 된다 그래서 변증법 부정은 자

신의 의 본질을 회복시키며 lsquo폐기된 것을 보존하고 유지rsquo하므로 보

수 인 성격을 띠게 된다 반 로 디오니소의 후 인 들뢰즈의 정

은 자유롭고 독창 인 새로운 정의 기원을 여는 부정을 무시하

지 않는다 이 부정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보존도 포함하지 않기에

실재 단 과 변이를 포함하게 된다 이러한 부정으로 인해 드러난

독창 인 정은 존재의 수용이 아니라 존재의 생산을 의미한다 이

처럼 근원 인 정에 부 (附帶)하여 독창 인 정을 산출하는 부

정은 변증법 부정의 보수 태도를 거부하므로 비非변증법 이다

단 으로 들뢰즈는 존재론 사변의 심을 lsquo모든 규정은 부정이다rsquo

(omnis determinatio est negatio)로부터 lsquo 립이 아닌 다수성rsquo

(non opposita sed diversa)로 즉 부정에서 차이로 옮긴다3)

3) 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 pp300sim305 참조 이러

한 이해의 연장선에 속하는 한국 학자로는 이진경의 「맑스주의에서 차이

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

데이 2005 참조 그러나 이와는 반 로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에서 문성원은 들뢰즈의 정의 존재론에 해 비

해석을 한다 그에 따르면 ldquo들뢰즈와 가타리가 행한 이러한 차이의

존재론과 해체론 노력의 결합은 1 ) 극 안의 부재라는 문제 외

에도 2) 최소한 부분 인 실 합이라는 피하기 어려운 가를 치루

고 있는 문제 을 드러내고 있다 비록 그들이 자본주의 체계를 벗어나는

흐름과 도주선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일탈 한 자

3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그러나 아도르노는 정보다는 여 히 부정을 선택한다 그래서

이 의 변증법과 달리 진리로 가는 자신의 길을 lsquo부정변증법rsquo이라고

칭한다 변증법이 부정 이라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ldquo변증법 인 내재 연 계 자체를 통해서만 그 연 계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변증법은 그러한 연 계에 해 비 으로 성찰하

며 자신의 운동에 해 반성한다rdquo4) 그의 부정변증법과 달리 헤겔의

경우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rsquo(같음과 같지 않음의 같음)이라는

공식에서 같음에 한 부정으로서의 같지 않음이 등장하고 다시 이

같지 않음을 부정함으로써 산출된 동일성은 정성(경화되고 교조화

되며 율법화된 실정성)과 같으며 모순의 화해를 이루게 된다 이것이

유명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이라는 헤겔 변증법과 (공식 유물변증법의 기원

이라고 여겨지는) 엥겔스 변증법의 표 공식이 된다 이처럼 동일

성을 지향하는 변증법 정은 모든 같지 않은 것들을 동일하게 만

드는 폭력행 이며 자신이 지워버린 모순을 다시 생산하게 되며 이처

럼 자신과 같지 않은 것이라면 어떤 것도 축출하는 짓은 설사 스스로

를 화해라고 오해할지라도 그 화해를 이미 버린 것이다5) 이에 반하

여 아도르노에 의하면 ldquo부정 변증법이라는 정식은 통에 반反한다

변증법은 이미 라톤에게서 부정이라는 사유매개를 통해서 정

본주의 실에서 그 아래 놓인 존재론 근원에서 비롯하기 때문이

다 hellip 이는 그들의 존재론의 기본 틀인 일의성(univociteacute) 내재성

(immanence)의 틀과도 무 하지 않아 보인다 hellip 일의성이란 온갖 차이의

차이짐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들에 해 존재가 일의 (一義的)이라는 뜻

으로 이해할 수 있고 내재성이란 궁극 으로 이러한 일의 차이의 존재

를 넘어서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로 새길 수 있다 그래서 이 내재

성이 성립하는 면은 곧 차이의 존재가 빚어내는 일 성이 자리 잡는 면이

되어 버린다rdquo 4)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 pp216sim217 단 독일어 원문에 따

라 수정하여 인용한 경우 있음 독어본은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를 참조함

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8

34

김 성 우

인 것이 산출되는 것을 의도한다 즉 lsquo부정의 부정rsquo이라는 도식이 그

을 이후 더 간결하게 명명하고 있다 이 책은 변증법을 그 규정성

이라는 면에서 어떤 것을 제거하지 않은 채로 그러한 정 인 본질

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싶어 한다 이 책에 역설 제목을 단 것은 의

도한 바의 하나이다rdquo6) 그에 따르면 동일하지 않은 것 동일성 속에

포섭되지 않은 것 근원 으로 같지 않은 것(비非-동일자)은 그 자

체로 정 인 형태로 직 획득할 수 없다 부정 인 것에 한 부

정을 통해서도 그러하다 lsquo부정의 부정이 정rsquo이라는 도식은 헤겔이

싫어한 수학 인 형식논리에 굴복한 매우 외 인 상이다 산수에

서처럼 음수 곱하기 음수는 양수가 된다는 것은 가장 반(反)-변증법

인 공식이기 때문이다 변증법의 경험내용은 lsquo부정의 부정이 정rsquo

이라는 원칙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음(동일성)에 한 다른 것(타자

같지 않은 것 비동일자 자연 사태 실재)의 항에 있다 바로 이

항경험으로 인해 변증법의 족쇄가 풀려 그 힘이 발휘된다7)

아도르노가 부정변증법을 제안한 이유는 헤겔의 념변증법과 정통

맑스주의의 (소비에트 이데올로기처럼 교조화된) 유물변증법(Diamat)

을 극복8)하기 해서이다 그는 변증법이 처한 역사 상황을 ldquo변증

법의 비(非) 념론 형태(구소련과 동구의 공식 유물변증법)는 이제

독단으로 타락했고 그것의 념론 형태는 교양물로 락rdquo9)한 상

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 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6sim2388)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이 ldquo 념론이 아닌 이유는 그것이 존재자와 개념

의 (헤겔 인 의미에서) 동일성의 제로부터 출발하지 않기 때문이며 나아가 그것이 유물론이 아닌 이유는 그것이 유물론 변증법처럼 이론을

일의 (교조화된 인용자 보충) 실천에 종속시켜서 (직 으로 주어진 것

즉 감각경험의 일차성을 빌미로 인용자 보충) 이론 인 계기를 독단 으

로 해체해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rdquo(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

문화 1985 p14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60

35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황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변증법을 항상 동

일성(같음)이라는 형식 사유논리의 신화 족쇄에서 벗어나게 하여

유토피아를 추구하게 한다 해방된 변증법으로서의 부정 변증법처럼

ldquo내용을 의지(意志)하는 인식은 유토피아를 의지한다 가능성에 한

의식인 유토피아는 훼손되지 않은 구체 인 것에 착한다 직

실이 아니라 그 가능성이 유토피아가 그 자리를 갖지 못하도록

쇄한다 그 때문에 기존상황 속에서 가능성은 추상 인 것으로 나타

난다 지울 수 없는 색깔(정치 인 당 의 기치 인용자)이 비(非)존

재자(있지 않은 것)로부터 나온다 이런 있지 않은 것(비존재자)에 기

여하는 것은 존재의 일부인 사유(思惟)이다 이 사유는 늘 그러하

듯이 부정 으로 이 비존재자(있지 않는 것)에 근한다 이 때야 비

로소 아주 먼 것이 가장 가까운 것이 된다 철학이야말로 그러한 색

깔을 포착하는 리즘이다rdquo10) 여기서 유토피아란 재 있지 않은

곳(nowhere)으로서 자본주의 체제의 바깥 공간 즉 자본주의 체제와

다른 공간의 가능성에 한 의식을 의미한다

과연 아도르노가 약속한 로 부정 변증법을 통해서 아주 멀고

아직 있지 않은 비자본주의 사회로 가는 길을 열 수 있을까 둘 다

같지 않은 것(아도르노의 비동일자 들뢰즈의 차이)을 존재론 으로

우 를 두는 것은 같은 데도 불구하고 그의 부정의 길은 차이의

정을 통해 비자본주의 인 투쟁의 길로 유목하는 들뢰즈 존재론의

정의 길과 어떻게 다른가 차이의 존재론을 해 변증법을 포기해야

하는가 아니면 변증법을 동일성이라는 족쇄에서 풀어내면 변증법이

차이의 존재론보다 더 비 실천을 지향할 수 있는가 아니면 둘

다 비 실천을 하기에는 허약한 안제시에 불과한 것인가

1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118sim119

36

김 성 우

2 플라톤 변증법에 대한 헤겔의 비판

헤겔의 념변증법에서는 최고의 형식 원칙인 동일성(같음)의

원칙이 그 자체의 형식화를 통해 정을 내용으로 삼게 된다 그 동

일성(같음)이란 이데올로기의 근원형식이다11) 일단 헤겔의 념변

증법을 고찰하기 에 먼 헤겔에 의해 고 에 변증법이라고 불린

논리학을 철학에 최 로 추가한 철학자로 간주된 라톤의 변증법

(술)12)을 살펴본다

라톤은 변증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ldquo그러면 lsquo지성에 의해

서 알 수 있는 종류rsquo의 다른 한 부분으로 내가 뜻하는 것은 다음 것이

라 이해하게나 이는 lsquo이성(logos) 자체rsquo가 lsquo변증술(dialektike) 논

변rsquo의 힘에 의해서 악하게 되는 것으로서 이때의 이성은 가정들을

원리들로서가 아니라 문자 그 로 lsquo 에 놓은 것rsquo들로서 하네 즉

무가정의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원리로 나아가기 한 발 들이

나 출발 들처럼 말일세 이성 자체가 이를 포착하게 되면 이번에는

이 원리에 의존하고 있는 것들을 고수하면서 이런 식으로 다시 결론

쪽으로 내려가되 그 어떤 감각 인 것도 이용하지 않고 형상

(eidos)들 자체만을 이용하여 이것들을 통해서 이것들 속으로 들어

가서 형상들에서 한 끝을 맺네rdquo13) 그에 따르면 변증법이란 1 감

각이 아닌 이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2 가정을 하나하나 폐기하여 무

제로 나아간다 3 무(無) 제는 바로 원리(arche)이다 4 원리

의 원리는 선의 이데아(선한 것 자체)이다 변증법은 비유하자면 죄

1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3sim22412) 변증법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 라톤처럼 진리를 낳은 화술일 때는 변

증술로 아리스토텔 스나 칸트처럼 가상을 반박하는 논리학일 경우에는

변증론으로 헤겔이나 맑스처럼 사태 자체의 운동의 논리인 경우에는 변증

법으로 번역하곤 한다13) 라톤 985172국가985173 서 사 2005 p444

3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수가 동굴의 그림자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여정을 가리킨다 그런 의

미에서 변증법에 능한 자는 각각의 것의 본질(ousia)에 한 설명을

해낼 수 있다 변증법은 통치자를 훈련하는 최고 단계의 교과이다 변

증법을 배울 수 있는 자질을 지닌 아이는 순서 없이 교육받은 교과들

을 결집해서 이들 교과 간의 친근성 존재자의 본성에 한 포

인 (synopsis)을 지니고 있다 변증법을 통해 훈련된 자는 선 자체

를 보게 되고 이를 본보기로 삼아 국가와 자신을 다스리게 된다

헤겔은 라톤의 변증법에 해 다음과 같이 비 한다 그가 보기

에 라톤의 변증법의 첫 두 측면은 1 개별자의 해소 2 보편자(이

데아 즉자 자인 것 불변하고 불멸의 것)의 산출이다 그러나 이 과

정이 여 히 외 인 방식으로만 필연 인 과정일 뿐이므로 아직 이

단계는 진정한 형태의 변증법이 아니라고 비 한다 덕과 련해서

변증법을 용하면 개별 인 덕들로부터 보편 인 선이 출 한다 이

게 보면 개별자의 해소를 통한 불변하고 불멸의 것으로서의 보편자

의 산출은 부정을 통한 정의 산출이지만 이 정은 고정되고 변화

가 없는 실정성에 머물고 만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해 세 번째

단계로 산출된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 필요하다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란 보편자를 그 자체로 규정하고 그 자신에

있는 립들을 해소하여 이러한 모순의 해소가 정 인 것이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보편자는 모순과 립을 해소한 것으로 규정되고

그럼으로써 구체 인 것으로서 더욱이 그 자체로 구체 인 것으로서

규정된다 이러한 고차원 인 규정을 지닌 변증법이야말로 고유하게

라톤 인 것이다 이러한 사변(思辨)으로서의 변증법은 부정 인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출된 보편자인 이데아는 스스로를 규정

하는 사유의 운동을 통해 스스로 해소되는 유한자의 립자들을 포함

하는 사상(思想)에 이르게 된다 즉 자기규정하는 이데아로서의 보편

자는 이러한 립자들 간의 차이를 통일하며 차이들의 통일로서의 보

38

김 성 우

편자인 이데아는 모순을 해소해온 결과로 구체 인 것 자체가 된다

이 구체인 것이 정 인 것이다 즉 모순의 지양은 정 인 것을

산출한다 그런데 라톤의 변증법이 지닌 형식이 아직 충분히 발

되지 않아서 형식지성(Verstand 오성 수학 인식능력)의 추론

인 상태에 머물러서 개별 인 견해들로부터 출발하여 어떤 결론을 내

지 못한 채 끝나는 경우가 많다 형식지성 인 사유가 이해하기 어려

운 은 변증법의 사변 인 형태는 부정 인 것으로 끝나지 않고

립자들의 통일을 증명한다는 것이다14)

3 헤겔 관념 변증법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헤겔의 라톤 해석을 통해 본 그의 념변증법의 목 은 차이들의

통일로서 립과 모순을 해소한 보편자의 정 인 산출이다 헤겔은

자신의 변증법에 한 이해를 다음과 같이 세 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a) 추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die abstrakte oder verstaumlndige)

b) (좁은 통 인 의미에서)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die

dialektische oder negativ-vernuumlnftige) c) 사변 이고 혹은

정 이성 인 단계(die spekulative oder positiv-vernuumlnftige) 추

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서로 립하고 있는 것들의

고정된 규정성과 차이성에 머물 뿐이다 비로소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그러한 유한한 규정들을 스스로 고유하게

지양하고 립하고 있는 것들로 이행시키는 운동을 한다 마침내 사

변 이고 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이러한 립된 유한한 규정

들의 통일 즉 그 규정들의 해소와 이행 속에 포함된 정 인 것을

악한다 따라서 헤겔 념변증법에서 부정 변증법은 좁은 의미의

14) 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 pp64sim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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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변증법으로서 두 번째 단계인 부정 이성 인 것으로 이해된다 반면

최고 차원의 변증법은 사변 변증법으로서 정 이성 인 것이 된다

그에게 변증법이란 정 인 결과를 지닌다 왜냐하면 그 운동의 결

과가 추상 인 허무한 부정이 아니라 특정한 규정들을 포함하면서 이

러한 규정들의 부정이므로 특정한 내용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 이성 인 것은 사상(思想)으로서는 추상 인 것일지라도

동시에 단순한 형식 인 통일이 아니라 차이나는 규정들의 통일이므

로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15) 이로써 헤겔 념 변증법은 최종 단

계는 구체 보편자로서의 정 인 것이다 그 자신도 이 정 인

개념을 비록 기에 주로 율법화된 제도화된 기독교 비 을 해 사

용한 경화되고 교조화된 정성으로서의 실정성(Positivitaumlt) 개념과

는 구분한다

그러나 아도르노는 헤겔의 이러한 정성을 동일성으로 규정한

다 를 들어 헤겔은 어떤 것(Etwas)이라는 말이 상기시키는 비동

일성의 자그마한 흔 조자 참지 못한다16) 그가 보기에 헤겔의 념

변증법은 스피노자의 유명한 명제인 lsquo모든 규정은 부정이다rsquo를 차용

하고 그 핵심 원리로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rsquo을 정립하고 그것을 산출

하는 운동의 공식으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을 사용한다 이러한 헤겔식의

념변증법을 차이의 흔 을 동일성으로 환원한다고 비 하는 것은 아

도르노 못지않게 해체주의 계열의 철학자들도 동참한다 들뢰즈에 의

하면 ldquo헤겔은 이념 안에서 독특한 것과 보편 인 것이 맺는 진정한

계를 일반 개념과 특수한 것 사이에서 성립하는 추상 계로

체한다 그러므로 헤겔은 lsquo재 rsquo의 반성 지반에 단순한 일반성에

머물러 있다 hellip 헤겔이 변증법의 토 를 해 이런 몰이해에 두고

운동 안에 매개를 도입하기 해 얼마만큼이나 직 이고 무(無)매

15) 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 pp168sim1771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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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개 인 것을 배반하고 훼손했는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변 차

원의 연속 이행들은 (다질 인 것들의) 공존들을 체하고 립들

은 반복들을 덮어 어 감춘다17) hellip 차이는 립을 가정하지 않는

다 립을 가정하는 것이 차이가 아니라 차이를 가정하는 것이 립

이다 그리고 립은 차이를 해소하기는커녕 다시 말해서 근거로

까지 차이를 끌고 가기는커녕 차이를 왜곡하고 변질시킨다 hellip 차

이는 테제의 참된 내용 테제의 고집이다 부정 인 것 부정성은 차

이의 상을 붙들지 못한다 다만 차이의 환 이나 부 상만을 받

아들일 뿐이다 모든 정신 상학은 부 상학이다 차이의 철학이

거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lsquo모든 규정은 부정rsquo이라는 명제이다rdquo18)

들뢰즈는 헤겔의 변증법이 차이를 왜곡ㆍ변질시키고 진정한 차이의

상을 악하지 못한다고 비 한다는 에서 아도르노와 유사하다

그러나 아도르노와 달리 부정성은 차이의 가짜 환 만을 붙잡고 차이

자체가 드러난 상을 포착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아도르노는 차이란 낱말 신에 같지 않음(비동일성)을 주로 사

용한다 그에게 ldquo변증법이란 비동일성(같지 않음 하나가 아님不一)

에 한 일 된 의식이다rdquo19) 그에게 사태(자연으로서의 비동일자)

는 들뢰즈처럼 순수한 차이가 아니라 같지 않다는 에서 이미 부정

인 것을 내포한다 그는 동일성의 추상성과 비(非)부정성도

비 하지만 순수한 차이라는 말도 변증법 인 내 계로서의 짜임

계를 거부한다고 생각해서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동

일성 존재 개념이 아니라 같은 않은 것(비동일자) 존재자 사실

성 등을 제일 원리로 상정한다 아니 제일원리라는 말조차 거부한다

17)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pp44sim45 일반과 특수의

계는 특수가 일반으로 포섭되는 동일성의 계이지만 이러한 동일성의

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서로 계 맺는 것이 보편과 독특의 계이다18)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pp134sim136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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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제일철학으로서의 형이상학은 필연 으로 개념의 우월성을 수반하므

로 개념의 우월성을 거부한다는 것은 이른바 기 (제일원리로서의 근

거)로부터 철학한다는 건축 인 토 주의 형식도 버리게 된다20)

비동일 인 것은 개념으로부터 제거할 수 없는 비개념 인 요인이다

이러한 요인이 개념의 즉자존재를 부정하게 하며 개념을 변화시킨다

결과 으로 ldquo비개념 인 것의 개념은 그 자체에 혹은 인식론에 머물

수 없다 인식론은 철학으로 하여 실체 인 것을 다루도록 강요한

다rdquo21) 이런 식으로 본다면 개념화되지 않은 lsquo사실 이고 객체 인

것으로서의 비동일자rsquo로부터 출발하고 사유규칙을 따르지 않는 상

도 존 한다는 에서 변증법 논리학은 자신을 배척하는 실증주의

보다 더 실증주의 이다22)

그런데 그 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변증법 인식은 (헤겔이

때때로 그러했듯이) 상 의 개념으로부터 모순들을 구성하고 그것을

해소함으로써 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23) 모순이란 모순된

양자의 동일성을 제해야 성립한다 ldquo모순은 동일성의 에서 본

비동일자이다 변증법에서 모순원칙이 우선성을 띨 경우 이질 인

것은 통일성의 사유에 비추어 평가된다rdquo24) 그러나 한때 모순은 헤

겔의 경우처럼 총체 동일성을 한 매체 지만 이제는 총체 동

일성의 불가능성을 말해주는 기 이 된다 이런 에서 변증법 인

모순은 단순히 lsquo있는rsquo 것이 아니라 주체가 이를 확신한다는 주체 계

기를 지니고 있다 이 의도의 차원에서 보면 변증법은 모순이 아니라

서로 차이남(das Verschiedene)을 지향한다25) 그 지만 존재자는

2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12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22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62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292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2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9sim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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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주체 계기)을 통해서만 존재하므

로 실증주의나 공식 유물변증법처럼 단순히 감각에 주어진 것(소여)

이 아니라 개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개념 자체는 어떤 내

용에도 앞서 내용들에 립하는 자체의 형식을 선험 으로 실체화한

다 그럼으로써 실제의 사유과정에서 상정되는 어떤 사태 자체가 확

고하고 불변 인 것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원칙 즉 동일성 원칙도 실

체화한다 따라서 변증법은 주체의 측면에서 동일화하는 사유의 형식

이 더 이상 그 상들을 확고하고 불변 인 것 그 자체로 동일한 것

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사유하기를 시도한다 lsquo비동일성 속의 동일

성rsquo이라는 공식에 맞서 lsquo동일성 속의 비동일성rsquo이라는 공식을 내세워

야 한다26) 이를 단순히 말로만 선언하는 차원이 아니라 변증법을

수행하면서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이 진실임을 입증해야 한다27)

이처럼 변증법은 동일성을 꿰뚫고 비동일성이 존재한다는 의식이

므로 (헤겔의 경우처럼) 진(앞으로 나감) 과정일 뿐만 아니라 (하

이데거의 경우처럼) 역진(뒤로 물러섬) 과정28)이기도 하다 개념의

발 개는 일종의 후퇴이기도 하고 종합은 개념 속에서 몰락하고

lsquo사라져버린rsquo 차이에 한 규정일 수 있다 이는 횔더린의 언어로 표

하면 소멸해야 했던 자연 인 것에 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런데 그 종합의 완성인 모순된 계기들의 결합을 통해서만 그 계기들의

차이가 드러난다29) 이런 에서 모순원칙을 통해 헤겔은 칸트와 달

2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0sim2312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228) 하이데거는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의 두 번째 논문인 「형이상학의 존재(存在)신

(神)론(論) 구성틀」에서 헤겔의 변증법을 지양( 으로 정립된 진리

를 향해 진하는 운동)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반 로 자신의 사유의 성격

을 역진(지 까지 간과된 역을 향해 그 속으로 들어가는 뒤로 물러남)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역진 뒤로 물러섬은 사유되지 않는 것인 차이 그

자체로부터 사유해야 할 차이의 망각으로 고 들어간다고 선언한다(985172동일

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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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리 다수성과 통일성을 불가분의 계를 이루는 계기들로 인식했음에

도 불구하고 여 히 칸트나 라톤을 포함한 서양철학의 체 통과

마찬가지로 통일성을 편 으로 옹호한 셈이다 그 지만 통일성에

한 추상 부정도 역시 합지 않은데 (통일성인 일자一 신에)

단지 다수를 직 소유한다는 것은 미메시스 퇴행이 될 수 있다 계

몽의 자체 반성이 계몽의 철회가 아니듯이 통일성의 사유도 자체 비

인 환을 해 종합으로서의 개념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성만이 통

일성을 월한다30) 동일성 사유는 주체주의 이므로 동일성에 한

비 을 수행할 경우 객체의 우 성을 모색하게 된다31) 객체의 우

성으로 이행함으로써 변증법은 유물론 인 것이 된다32)

4 공식 유물변증법과 실증주의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아도르노는 구소련과 동구권을 할했던 유물론 변증법을 공식

유물변증법(디아마트Diamat)이라고 부른다 공식 유물변증법의

표 인식이론인 모사설을 ldquo무반성 이고 비변증법 인 모순rdquo이라

고 비 한다 모사설로서의 반 이론은 객체의 있는 그 로의 반 을

강조함으로써 주체 계기가 사라지고 주체는 인식의 장애요소가 된

다 모사설은 ldquo생산력과 생산 계의 객체 변증법의 원동력인 주체의

자발성을 부인rdquo하게 된다 객체가 주체에 완고하게 반 되는 경우 ldquo주

체 이고 비 인 계기가 희생rdquo되어 객체 자체가 훼손되고 동시에 주

체도 이러한 반 에 얽매이게 되어 ldquo통합 리의 평화롭지 못한 정

2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43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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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45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4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52

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5: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3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그러나 아도르노는 정보다는 여 히 부정을 선택한다 그래서

이 의 변증법과 달리 진리로 가는 자신의 길을 lsquo부정변증법rsquo이라고

칭한다 변증법이 부정 이라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ldquo변증법 인 내재 연 계 자체를 통해서만 그 연 계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변증법은 그러한 연 계에 해 비 으로 성찰하

며 자신의 운동에 해 반성한다rdquo4) 그의 부정변증법과 달리 헤겔의

경우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rsquo(같음과 같지 않음의 같음)이라는

공식에서 같음에 한 부정으로서의 같지 않음이 등장하고 다시 이

같지 않음을 부정함으로써 산출된 동일성은 정성(경화되고 교조화

되며 율법화된 실정성)과 같으며 모순의 화해를 이루게 된다 이것이

유명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이라는 헤겔 변증법과 (공식 유물변증법의 기원

이라고 여겨지는) 엥겔스 변증법의 표 공식이 된다 이처럼 동일

성을 지향하는 변증법 정은 모든 같지 않은 것들을 동일하게 만

드는 폭력행 이며 자신이 지워버린 모순을 다시 생산하게 되며 이처

럼 자신과 같지 않은 것이라면 어떤 것도 축출하는 짓은 설사 스스로

를 화해라고 오해할지라도 그 화해를 이미 버린 것이다5) 이에 반하

여 아도르노에 의하면 ldquo부정 변증법이라는 정식은 통에 반反한다

변증법은 이미 라톤에게서 부정이라는 사유매개를 통해서 정

본주의 실에서 그 아래 놓인 존재론 근원에서 비롯하기 때문이

다 hellip 이는 그들의 존재론의 기본 틀인 일의성(univociteacute) 내재성

(immanence)의 틀과도 무 하지 않아 보인다 hellip 일의성이란 온갖 차이의

차이짐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들에 해 존재가 일의 (一義的)이라는 뜻

으로 이해할 수 있고 내재성이란 궁극 으로 이러한 일의 차이의 존재

를 넘어서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로 새길 수 있다 그래서 이 내재

성이 성립하는 면은 곧 차이의 존재가 빚어내는 일 성이 자리 잡는 면이

되어 버린다rdquo 4)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 pp216sim217 단 독일어 원문에 따

라 수정하여 인용한 경우 있음 독어본은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를 참조함

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8

34

김 성 우

인 것이 산출되는 것을 의도한다 즉 lsquo부정의 부정rsquo이라는 도식이 그

을 이후 더 간결하게 명명하고 있다 이 책은 변증법을 그 규정성

이라는 면에서 어떤 것을 제거하지 않은 채로 그러한 정 인 본질

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싶어 한다 이 책에 역설 제목을 단 것은 의

도한 바의 하나이다rdquo6) 그에 따르면 동일하지 않은 것 동일성 속에

포섭되지 않은 것 근원 으로 같지 않은 것(비非-동일자)은 그 자

체로 정 인 형태로 직 획득할 수 없다 부정 인 것에 한 부

정을 통해서도 그러하다 lsquo부정의 부정이 정rsquo이라는 도식은 헤겔이

싫어한 수학 인 형식논리에 굴복한 매우 외 인 상이다 산수에

서처럼 음수 곱하기 음수는 양수가 된다는 것은 가장 반(反)-변증법

인 공식이기 때문이다 변증법의 경험내용은 lsquo부정의 부정이 정rsquo

이라는 원칙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음(동일성)에 한 다른 것(타자

같지 않은 것 비동일자 자연 사태 실재)의 항에 있다 바로 이

항경험으로 인해 변증법의 족쇄가 풀려 그 힘이 발휘된다7)

아도르노가 부정변증법을 제안한 이유는 헤겔의 념변증법과 정통

맑스주의의 (소비에트 이데올로기처럼 교조화된) 유물변증법(Diamat)

을 극복8)하기 해서이다 그는 변증법이 처한 역사 상황을 ldquo변증

법의 비(非) 념론 형태(구소련과 동구의 공식 유물변증법)는 이제

독단으로 타락했고 그것의 념론 형태는 교양물로 락rdquo9)한 상

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 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6sim2388)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이 ldquo 념론이 아닌 이유는 그것이 존재자와 개념

의 (헤겔 인 의미에서) 동일성의 제로부터 출발하지 않기 때문이며 나아가 그것이 유물론이 아닌 이유는 그것이 유물론 변증법처럼 이론을

일의 (교조화된 인용자 보충) 실천에 종속시켜서 (직 으로 주어진 것

즉 감각경험의 일차성을 빌미로 인용자 보충) 이론 인 계기를 독단 으

로 해체해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rdquo(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

문화 1985 p14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60

35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황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변증법을 항상 동

일성(같음)이라는 형식 사유논리의 신화 족쇄에서 벗어나게 하여

유토피아를 추구하게 한다 해방된 변증법으로서의 부정 변증법처럼

ldquo내용을 의지(意志)하는 인식은 유토피아를 의지한다 가능성에 한

의식인 유토피아는 훼손되지 않은 구체 인 것에 착한다 직

실이 아니라 그 가능성이 유토피아가 그 자리를 갖지 못하도록

쇄한다 그 때문에 기존상황 속에서 가능성은 추상 인 것으로 나타

난다 지울 수 없는 색깔(정치 인 당 의 기치 인용자)이 비(非)존

재자(있지 않은 것)로부터 나온다 이런 있지 않은 것(비존재자)에 기

여하는 것은 존재의 일부인 사유(思惟)이다 이 사유는 늘 그러하

듯이 부정 으로 이 비존재자(있지 않는 것)에 근한다 이 때야 비

로소 아주 먼 것이 가장 가까운 것이 된다 철학이야말로 그러한 색

깔을 포착하는 리즘이다rdquo10) 여기서 유토피아란 재 있지 않은

곳(nowhere)으로서 자본주의 체제의 바깥 공간 즉 자본주의 체제와

다른 공간의 가능성에 한 의식을 의미한다

과연 아도르노가 약속한 로 부정 변증법을 통해서 아주 멀고

아직 있지 않은 비자본주의 사회로 가는 길을 열 수 있을까 둘 다

같지 않은 것(아도르노의 비동일자 들뢰즈의 차이)을 존재론 으로

우 를 두는 것은 같은 데도 불구하고 그의 부정의 길은 차이의

정을 통해 비자본주의 인 투쟁의 길로 유목하는 들뢰즈 존재론의

정의 길과 어떻게 다른가 차이의 존재론을 해 변증법을 포기해야

하는가 아니면 변증법을 동일성이라는 족쇄에서 풀어내면 변증법이

차이의 존재론보다 더 비 실천을 지향할 수 있는가 아니면 둘

다 비 실천을 하기에는 허약한 안제시에 불과한 것인가

1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118sim119

36

김 성 우

2 플라톤 변증법에 대한 헤겔의 비판

헤겔의 념변증법에서는 최고의 형식 원칙인 동일성(같음)의

원칙이 그 자체의 형식화를 통해 정을 내용으로 삼게 된다 그 동

일성(같음)이란 이데올로기의 근원형식이다11) 일단 헤겔의 념변

증법을 고찰하기 에 먼 헤겔에 의해 고 에 변증법이라고 불린

논리학을 철학에 최 로 추가한 철학자로 간주된 라톤의 변증법

(술)12)을 살펴본다

라톤은 변증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ldquo그러면 lsquo지성에 의해

서 알 수 있는 종류rsquo의 다른 한 부분으로 내가 뜻하는 것은 다음 것이

라 이해하게나 이는 lsquo이성(logos) 자체rsquo가 lsquo변증술(dialektike) 논

변rsquo의 힘에 의해서 악하게 되는 것으로서 이때의 이성은 가정들을

원리들로서가 아니라 문자 그 로 lsquo 에 놓은 것rsquo들로서 하네 즉

무가정의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원리로 나아가기 한 발 들이

나 출발 들처럼 말일세 이성 자체가 이를 포착하게 되면 이번에는

이 원리에 의존하고 있는 것들을 고수하면서 이런 식으로 다시 결론

쪽으로 내려가되 그 어떤 감각 인 것도 이용하지 않고 형상

(eidos)들 자체만을 이용하여 이것들을 통해서 이것들 속으로 들어

가서 형상들에서 한 끝을 맺네rdquo13) 그에 따르면 변증법이란 1 감

각이 아닌 이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2 가정을 하나하나 폐기하여 무

제로 나아간다 3 무(無) 제는 바로 원리(arche)이다 4 원리

의 원리는 선의 이데아(선한 것 자체)이다 변증법은 비유하자면 죄

1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3sim22412) 변증법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 라톤처럼 진리를 낳은 화술일 때는 변

증술로 아리스토텔 스나 칸트처럼 가상을 반박하는 논리학일 경우에는

변증론으로 헤겔이나 맑스처럼 사태 자체의 운동의 논리인 경우에는 변증

법으로 번역하곤 한다13) 라톤 985172국가985173 서 사 2005 p444

3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수가 동굴의 그림자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여정을 가리킨다 그런 의

미에서 변증법에 능한 자는 각각의 것의 본질(ousia)에 한 설명을

해낼 수 있다 변증법은 통치자를 훈련하는 최고 단계의 교과이다 변

증법을 배울 수 있는 자질을 지닌 아이는 순서 없이 교육받은 교과들

을 결집해서 이들 교과 간의 친근성 존재자의 본성에 한 포

인 (synopsis)을 지니고 있다 변증법을 통해 훈련된 자는 선 자체

를 보게 되고 이를 본보기로 삼아 국가와 자신을 다스리게 된다

헤겔은 라톤의 변증법에 해 다음과 같이 비 한다 그가 보기

에 라톤의 변증법의 첫 두 측면은 1 개별자의 해소 2 보편자(이

데아 즉자 자인 것 불변하고 불멸의 것)의 산출이다 그러나 이 과

정이 여 히 외 인 방식으로만 필연 인 과정일 뿐이므로 아직 이

단계는 진정한 형태의 변증법이 아니라고 비 한다 덕과 련해서

변증법을 용하면 개별 인 덕들로부터 보편 인 선이 출 한다 이

게 보면 개별자의 해소를 통한 불변하고 불멸의 것으로서의 보편자

의 산출은 부정을 통한 정의 산출이지만 이 정은 고정되고 변화

가 없는 실정성에 머물고 만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해 세 번째

단계로 산출된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 필요하다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란 보편자를 그 자체로 규정하고 그 자신에

있는 립들을 해소하여 이러한 모순의 해소가 정 인 것이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보편자는 모순과 립을 해소한 것으로 규정되고

그럼으로써 구체 인 것으로서 더욱이 그 자체로 구체 인 것으로서

규정된다 이러한 고차원 인 규정을 지닌 변증법이야말로 고유하게

라톤 인 것이다 이러한 사변(思辨)으로서의 변증법은 부정 인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출된 보편자인 이데아는 스스로를 규정

하는 사유의 운동을 통해 스스로 해소되는 유한자의 립자들을 포함

하는 사상(思想)에 이르게 된다 즉 자기규정하는 이데아로서의 보편

자는 이러한 립자들 간의 차이를 통일하며 차이들의 통일로서의 보

38

김 성 우

편자인 이데아는 모순을 해소해온 결과로 구체 인 것 자체가 된다

이 구체인 것이 정 인 것이다 즉 모순의 지양은 정 인 것을

산출한다 그런데 라톤의 변증법이 지닌 형식이 아직 충분히 발

되지 않아서 형식지성(Verstand 오성 수학 인식능력)의 추론

인 상태에 머물러서 개별 인 견해들로부터 출발하여 어떤 결론을 내

지 못한 채 끝나는 경우가 많다 형식지성 인 사유가 이해하기 어려

운 은 변증법의 사변 인 형태는 부정 인 것으로 끝나지 않고

립자들의 통일을 증명한다는 것이다14)

3 헤겔 관념 변증법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헤겔의 라톤 해석을 통해 본 그의 념변증법의 목 은 차이들의

통일로서 립과 모순을 해소한 보편자의 정 인 산출이다 헤겔은

자신의 변증법에 한 이해를 다음과 같이 세 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a) 추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die abstrakte oder verstaumlndige)

b) (좁은 통 인 의미에서)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die

dialektische oder negativ-vernuumlnftige) c) 사변 이고 혹은

정 이성 인 단계(die spekulative oder positiv-vernuumlnftige) 추

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서로 립하고 있는 것들의

고정된 규정성과 차이성에 머물 뿐이다 비로소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그러한 유한한 규정들을 스스로 고유하게

지양하고 립하고 있는 것들로 이행시키는 운동을 한다 마침내 사

변 이고 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이러한 립된 유한한 규정

들의 통일 즉 그 규정들의 해소와 이행 속에 포함된 정 인 것을

악한다 따라서 헤겔 념변증법에서 부정 변증법은 좁은 의미의

14) 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 pp64sim5

3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변증법으로서 두 번째 단계인 부정 이성 인 것으로 이해된다 반면

최고 차원의 변증법은 사변 변증법으로서 정 이성 인 것이 된다

그에게 변증법이란 정 인 결과를 지닌다 왜냐하면 그 운동의 결

과가 추상 인 허무한 부정이 아니라 특정한 규정들을 포함하면서 이

러한 규정들의 부정이므로 특정한 내용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 이성 인 것은 사상(思想)으로서는 추상 인 것일지라도

동시에 단순한 형식 인 통일이 아니라 차이나는 규정들의 통일이므

로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15) 이로써 헤겔 념 변증법은 최종 단

계는 구체 보편자로서의 정 인 것이다 그 자신도 이 정 인

개념을 비록 기에 주로 율법화된 제도화된 기독교 비 을 해 사

용한 경화되고 교조화된 정성으로서의 실정성(Positivitaumlt) 개념과

는 구분한다

그러나 아도르노는 헤겔의 이러한 정성을 동일성으로 규정한

다 를 들어 헤겔은 어떤 것(Etwas)이라는 말이 상기시키는 비동

일성의 자그마한 흔 조자 참지 못한다16) 그가 보기에 헤겔의 념

변증법은 스피노자의 유명한 명제인 lsquo모든 규정은 부정이다rsquo를 차용

하고 그 핵심 원리로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rsquo을 정립하고 그것을 산출

하는 운동의 공식으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을 사용한다 이러한 헤겔식의

념변증법을 차이의 흔 을 동일성으로 환원한다고 비 하는 것은 아

도르노 못지않게 해체주의 계열의 철학자들도 동참한다 들뢰즈에 의

하면 ldquo헤겔은 이념 안에서 독특한 것과 보편 인 것이 맺는 진정한

계를 일반 개념과 특수한 것 사이에서 성립하는 추상 계로

체한다 그러므로 헤겔은 lsquo재 rsquo의 반성 지반에 단순한 일반성에

머물러 있다 hellip 헤겔이 변증법의 토 를 해 이런 몰이해에 두고

운동 안에 매개를 도입하기 해 얼마만큼이나 직 이고 무(無)매

15) 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 pp168sim1771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9

40

김 성 우

개 인 것을 배반하고 훼손했는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변 차

원의 연속 이행들은 (다질 인 것들의) 공존들을 체하고 립들

은 반복들을 덮어 어 감춘다17) hellip 차이는 립을 가정하지 않는

다 립을 가정하는 것이 차이가 아니라 차이를 가정하는 것이 립

이다 그리고 립은 차이를 해소하기는커녕 다시 말해서 근거로

까지 차이를 끌고 가기는커녕 차이를 왜곡하고 변질시킨다 hellip 차

이는 테제의 참된 내용 테제의 고집이다 부정 인 것 부정성은 차

이의 상을 붙들지 못한다 다만 차이의 환 이나 부 상만을 받

아들일 뿐이다 모든 정신 상학은 부 상학이다 차이의 철학이

거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lsquo모든 규정은 부정rsquo이라는 명제이다rdquo18)

들뢰즈는 헤겔의 변증법이 차이를 왜곡ㆍ변질시키고 진정한 차이의

상을 악하지 못한다고 비 한다는 에서 아도르노와 유사하다

그러나 아도르노와 달리 부정성은 차이의 가짜 환 만을 붙잡고 차이

자체가 드러난 상을 포착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아도르노는 차이란 낱말 신에 같지 않음(비동일성)을 주로 사

용한다 그에게 ldquo변증법이란 비동일성(같지 않음 하나가 아님不一)

에 한 일 된 의식이다rdquo19) 그에게 사태(자연으로서의 비동일자)

는 들뢰즈처럼 순수한 차이가 아니라 같지 않다는 에서 이미 부정

인 것을 내포한다 그는 동일성의 추상성과 비(非)부정성도

비 하지만 순수한 차이라는 말도 변증법 인 내 계로서의 짜임

계를 거부한다고 생각해서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동

일성 존재 개념이 아니라 같은 않은 것(비동일자) 존재자 사실

성 등을 제일 원리로 상정한다 아니 제일원리라는 말조차 거부한다

17)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pp44sim45 일반과 특수의

계는 특수가 일반으로 포섭되는 동일성의 계이지만 이러한 동일성의

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서로 계 맺는 것이 보편과 독특의 계이다18)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pp134sim136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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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제일철학으로서의 형이상학은 필연 으로 개념의 우월성을 수반하므

로 개념의 우월성을 거부한다는 것은 이른바 기 (제일원리로서의 근

거)로부터 철학한다는 건축 인 토 주의 형식도 버리게 된다20)

비동일 인 것은 개념으로부터 제거할 수 없는 비개념 인 요인이다

이러한 요인이 개념의 즉자존재를 부정하게 하며 개념을 변화시킨다

결과 으로 ldquo비개념 인 것의 개념은 그 자체에 혹은 인식론에 머물

수 없다 인식론은 철학으로 하여 실체 인 것을 다루도록 강요한

다rdquo21) 이런 식으로 본다면 개념화되지 않은 lsquo사실 이고 객체 인

것으로서의 비동일자rsquo로부터 출발하고 사유규칙을 따르지 않는 상

도 존 한다는 에서 변증법 논리학은 자신을 배척하는 실증주의

보다 더 실증주의 이다22)

그런데 그 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변증법 인식은 (헤겔이

때때로 그러했듯이) 상 의 개념으로부터 모순들을 구성하고 그것을

해소함으로써 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23) 모순이란 모순된

양자의 동일성을 제해야 성립한다 ldquo모순은 동일성의 에서 본

비동일자이다 변증법에서 모순원칙이 우선성을 띨 경우 이질 인

것은 통일성의 사유에 비추어 평가된다rdquo24) 그러나 한때 모순은 헤

겔의 경우처럼 총체 동일성을 한 매체 지만 이제는 총체 동

일성의 불가능성을 말해주는 기 이 된다 이런 에서 변증법 인

모순은 단순히 lsquo있는rsquo 것이 아니라 주체가 이를 확신한다는 주체 계

기를 지니고 있다 이 의도의 차원에서 보면 변증법은 모순이 아니라

서로 차이남(das Verschiedene)을 지향한다25) 그 지만 존재자는

2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12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22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62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292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2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9sim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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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주체 계기)을 통해서만 존재하므

로 실증주의나 공식 유물변증법처럼 단순히 감각에 주어진 것(소여)

이 아니라 개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개념 자체는 어떤 내

용에도 앞서 내용들에 립하는 자체의 형식을 선험 으로 실체화한

다 그럼으로써 실제의 사유과정에서 상정되는 어떤 사태 자체가 확

고하고 불변 인 것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원칙 즉 동일성 원칙도 실

체화한다 따라서 변증법은 주체의 측면에서 동일화하는 사유의 형식

이 더 이상 그 상들을 확고하고 불변 인 것 그 자체로 동일한 것

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사유하기를 시도한다 lsquo비동일성 속의 동일

성rsquo이라는 공식에 맞서 lsquo동일성 속의 비동일성rsquo이라는 공식을 내세워

야 한다26) 이를 단순히 말로만 선언하는 차원이 아니라 변증법을

수행하면서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이 진실임을 입증해야 한다27)

이처럼 변증법은 동일성을 꿰뚫고 비동일성이 존재한다는 의식이

므로 (헤겔의 경우처럼) 진(앞으로 나감) 과정일 뿐만 아니라 (하

이데거의 경우처럼) 역진(뒤로 물러섬) 과정28)이기도 하다 개념의

발 개는 일종의 후퇴이기도 하고 종합은 개념 속에서 몰락하고

lsquo사라져버린rsquo 차이에 한 규정일 수 있다 이는 횔더린의 언어로 표

하면 소멸해야 했던 자연 인 것에 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런데 그 종합의 완성인 모순된 계기들의 결합을 통해서만 그 계기들의

차이가 드러난다29) 이런 에서 모순원칙을 통해 헤겔은 칸트와 달

2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0sim2312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228) 하이데거는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의 두 번째 논문인 「형이상학의 존재(存在)신

(神)론(論) 구성틀」에서 헤겔의 변증법을 지양( 으로 정립된 진리

를 향해 진하는 운동)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반 로 자신의 사유의 성격

을 역진(지 까지 간과된 역을 향해 그 속으로 들어가는 뒤로 물러남)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역진 뒤로 물러섬은 사유되지 않는 것인 차이 그

자체로부터 사유해야 할 차이의 망각으로 고 들어간다고 선언한다(985172동일

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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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리 다수성과 통일성을 불가분의 계를 이루는 계기들로 인식했음에

도 불구하고 여 히 칸트나 라톤을 포함한 서양철학의 체 통과

마찬가지로 통일성을 편 으로 옹호한 셈이다 그 지만 통일성에

한 추상 부정도 역시 합지 않은데 (통일성인 일자一 신에)

단지 다수를 직 소유한다는 것은 미메시스 퇴행이 될 수 있다 계

몽의 자체 반성이 계몽의 철회가 아니듯이 통일성의 사유도 자체 비

인 환을 해 종합으로서의 개념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성만이 통

일성을 월한다30) 동일성 사유는 주체주의 이므로 동일성에 한

비 을 수행할 경우 객체의 우 성을 모색하게 된다31) 객체의 우

성으로 이행함으로써 변증법은 유물론 인 것이 된다32)

4 공식 유물변증법과 실증주의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아도르노는 구소련과 동구권을 할했던 유물론 변증법을 공식

유물변증법(디아마트Diamat)이라고 부른다 공식 유물변증법의

표 인식이론인 모사설을 ldquo무반성 이고 비변증법 인 모순rdquo이라

고 비 한다 모사설로서의 반 이론은 객체의 있는 그 로의 반 을

강조함으로써 주체 계기가 사라지고 주체는 인식의 장애요소가 된

다 모사설은 ldquo생산력과 생산 계의 객체 변증법의 원동력인 주체의

자발성을 부인rdquo하게 된다 객체가 주체에 완고하게 반 되는 경우 ldquo주

체 이고 비 인 계기가 희생rdquo되어 객체 자체가 훼손되고 동시에 주

체도 이러한 반 에 얽매이게 되어 ldquo통합 리의 평화롭지 못한 정

2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43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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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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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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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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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4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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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6: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34

김 성 우

인 것이 산출되는 것을 의도한다 즉 lsquo부정의 부정rsquo이라는 도식이 그

을 이후 더 간결하게 명명하고 있다 이 책은 변증법을 그 규정성

이라는 면에서 어떤 것을 제거하지 않은 채로 그러한 정 인 본질

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싶어 한다 이 책에 역설 제목을 단 것은 의

도한 바의 하나이다rdquo6) 그에 따르면 동일하지 않은 것 동일성 속에

포섭되지 않은 것 근원 으로 같지 않은 것(비非-동일자)은 그 자

체로 정 인 형태로 직 획득할 수 없다 부정 인 것에 한 부

정을 통해서도 그러하다 lsquo부정의 부정이 정rsquo이라는 도식은 헤겔이

싫어한 수학 인 형식논리에 굴복한 매우 외 인 상이다 산수에

서처럼 음수 곱하기 음수는 양수가 된다는 것은 가장 반(反)-변증법

인 공식이기 때문이다 변증법의 경험내용은 lsquo부정의 부정이 정rsquo

이라는 원칙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음(동일성)에 한 다른 것(타자

같지 않은 것 비동일자 자연 사태 실재)의 항에 있다 바로 이

항경험으로 인해 변증법의 족쇄가 풀려 그 힘이 발휘된다7)

아도르노가 부정변증법을 제안한 이유는 헤겔의 념변증법과 정통

맑스주의의 (소비에트 이데올로기처럼 교조화된) 유물변증법(Diamat)

을 극복8)하기 해서이다 그는 변증법이 처한 역사 상황을 ldquo변증

법의 비(非) 념론 형태(구소련과 동구의 공식 유물변증법)는 이제

독단으로 타락했고 그것의 념론 형태는 교양물로 락rdquo9)한 상

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 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6sim2388)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이 ldquo 념론이 아닌 이유는 그것이 존재자와 개념

의 (헤겔 인 의미에서) 동일성의 제로부터 출발하지 않기 때문이며 나아가 그것이 유물론이 아닌 이유는 그것이 유물론 변증법처럼 이론을

일의 (교조화된 인용자 보충) 실천에 종속시켜서 (직 으로 주어진 것

즉 감각경험의 일차성을 빌미로 인용자 보충) 이론 인 계기를 독단 으

로 해체해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rdquo(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

문화 1985 p14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60

35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황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변증법을 항상 동

일성(같음)이라는 형식 사유논리의 신화 족쇄에서 벗어나게 하여

유토피아를 추구하게 한다 해방된 변증법으로서의 부정 변증법처럼

ldquo내용을 의지(意志)하는 인식은 유토피아를 의지한다 가능성에 한

의식인 유토피아는 훼손되지 않은 구체 인 것에 착한다 직

실이 아니라 그 가능성이 유토피아가 그 자리를 갖지 못하도록

쇄한다 그 때문에 기존상황 속에서 가능성은 추상 인 것으로 나타

난다 지울 수 없는 색깔(정치 인 당 의 기치 인용자)이 비(非)존

재자(있지 않은 것)로부터 나온다 이런 있지 않은 것(비존재자)에 기

여하는 것은 존재의 일부인 사유(思惟)이다 이 사유는 늘 그러하

듯이 부정 으로 이 비존재자(있지 않는 것)에 근한다 이 때야 비

로소 아주 먼 것이 가장 가까운 것이 된다 철학이야말로 그러한 색

깔을 포착하는 리즘이다rdquo10) 여기서 유토피아란 재 있지 않은

곳(nowhere)으로서 자본주의 체제의 바깥 공간 즉 자본주의 체제와

다른 공간의 가능성에 한 의식을 의미한다

과연 아도르노가 약속한 로 부정 변증법을 통해서 아주 멀고

아직 있지 않은 비자본주의 사회로 가는 길을 열 수 있을까 둘 다

같지 않은 것(아도르노의 비동일자 들뢰즈의 차이)을 존재론 으로

우 를 두는 것은 같은 데도 불구하고 그의 부정의 길은 차이의

정을 통해 비자본주의 인 투쟁의 길로 유목하는 들뢰즈 존재론의

정의 길과 어떻게 다른가 차이의 존재론을 해 변증법을 포기해야

하는가 아니면 변증법을 동일성이라는 족쇄에서 풀어내면 변증법이

차이의 존재론보다 더 비 실천을 지향할 수 있는가 아니면 둘

다 비 실천을 하기에는 허약한 안제시에 불과한 것인가

1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118sim119

36

김 성 우

2 플라톤 변증법에 대한 헤겔의 비판

헤겔의 념변증법에서는 최고의 형식 원칙인 동일성(같음)의

원칙이 그 자체의 형식화를 통해 정을 내용으로 삼게 된다 그 동

일성(같음)이란 이데올로기의 근원형식이다11) 일단 헤겔의 념변

증법을 고찰하기 에 먼 헤겔에 의해 고 에 변증법이라고 불린

논리학을 철학에 최 로 추가한 철학자로 간주된 라톤의 변증법

(술)12)을 살펴본다

라톤은 변증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ldquo그러면 lsquo지성에 의해

서 알 수 있는 종류rsquo의 다른 한 부분으로 내가 뜻하는 것은 다음 것이

라 이해하게나 이는 lsquo이성(logos) 자체rsquo가 lsquo변증술(dialektike) 논

변rsquo의 힘에 의해서 악하게 되는 것으로서 이때의 이성은 가정들을

원리들로서가 아니라 문자 그 로 lsquo 에 놓은 것rsquo들로서 하네 즉

무가정의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원리로 나아가기 한 발 들이

나 출발 들처럼 말일세 이성 자체가 이를 포착하게 되면 이번에는

이 원리에 의존하고 있는 것들을 고수하면서 이런 식으로 다시 결론

쪽으로 내려가되 그 어떤 감각 인 것도 이용하지 않고 형상

(eidos)들 자체만을 이용하여 이것들을 통해서 이것들 속으로 들어

가서 형상들에서 한 끝을 맺네rdquo13) 그에 따르면 변증법이란 1 감

각이 아닌 이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2 가정을 하나하나 폐기하여 무

제로 나아간다 3 무(無) 제는 바로 원리(arche)이다 4 원리

의 원리는 선의 이데아(선한 것 자체)이다 변증법은 비유하자면 죄

1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3sim22412) 변증법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 라톤처럼 진리를 낳은 화술일 때는 변

증술로 아리스토텔 스나 칸트처럼 가상을 반박하는 논리학일 경우에는

변증론으로 헤겔이나 맑스처럼 사태 자체의 운동의 논리인 경우에는 변증

법으로 번역하곤 한다13) 라톤 985172국가985173 서 사 2005 p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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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수가 동굴의 그림자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여정을 가리킨다 그런 의

미에서 변증법에 능한 자는 각각의 것의 본질(ousia)에 한 설명을

해낼 수 있다 변증법은 통치자를 훈련하는 최고 단계의 교과이다 변

증법을 배울 수 있는 자질을 지닌 아이는 순서 없이 교육받은 교과들

을 결집해서 이들 교과 간의 친근성 존재자의 본성에 한 포

인 (synopsis)을 지니고 있다 변증법을 통해 훈련된 자는 선 자체

를 보게 되고 이를 본보기로 삼아 국가와 자신을 다스리게 된다

헤겔은 라톤의 변증법에 해 다음과 같이 비 한다 그가 보기

에 라톤의 변증법의 첫 두 측면은 1 개별자의 해소 2 보편자(이

데아 즉자 자인 것 불변하고 불멸의 것)의 산출이다 그러나 이 과

정이 여 히 외 인 방식으로만 필연 인 과정일 뿐이므로 아직 이

단계는 진정한 형태의 변증법이 아니라고 비 한다 덕과 련해서

변증법을 용하면 개별 인 덕들로부터 보편 인 선이 출 한다 이

게 보면 개별자의 해소를 통한 불변하고 불멸의 것으로서의 보편자

의 산출은 부정을 통한 정의 산출이지만 이 정은 고정되고 변화

가 없는 실정성에 머물고 만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해 세 번째

단계로 산출된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 필요하다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란 보편자를 그 자체로 규정하고 그 자신에

있는 립들을 해소하여 이러한 모순의 해소가 정 인 것이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보편자는 모순과 립을 해소한 것으로 규정되고

그럼으로써 구체 인 것으로서 더욱이 그 자체로 구체 인 것으로서

규정된다 이러한 고차원 인 규정을 지닌 변증법이야말로 고유하게

라톤 인 것이다 이러한 사변(思辨)으로서의 변증법은 부정 인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출된 보편자인 이데아는 스스로를 규정

하는 사유의 운동을 통해 스스로 해소되는 유한자의 립자들을 포함

하는 사상(思想)에 이르게 된다 즉 자기규정하는 이데아로서의 보편

자는 이러한 립자들 간의 차이를 통일하며 차이들의 통일로서의 보

38

김 성 우

편자인 이데아는 모순을 해소해온 결과로 구체 인 것 자체가 된다

이 구체인 것이 정 인 것이다 즉 모순의 지양은 정 인 것을

산출한다 그런데 라톤의 변증법이 지닌 형식이 아직 충분히 발

되지 않아서 형식지성(Verstand 오성 수학 인식능력)의 추론

인 상태에 머물러서 개별 인 견해들로부터 출발하여 어떤 결론을 내

지 못한 채 끝나는 경우가 많다 형식지성 인 사유가 이해하기 어려

운 은 변증법의 사변 인 형태는 부정 인 것으로 끝나지 않고

립자들의 통일을 증명한다는 것이다14)

3 헤겔 관념 변증법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헤겔의 라톤 해석을 통해 본 그의 념변증법의 목 은 차이들의

통일로서 립과 모순을 해소한 보편자의 정 인 산출이다 헤겔은

자신의 변증법에 한 이해를 다음과 같이 세 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a) 추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die abstrakte oder verstaumlndige)

b) (좁은 통 인 의미에서)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die

dialektische oder negativ-vernuumlnftige) c) 사변 이고 혹은

정 이성 인 단계(die spekulative oder positiv-vernuumlnftige) 추

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서로 립하고 있는 것들의

고정된 규정성과 차이성에 머물 뿐이다 비로소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그러한 유한한 규정들을 스스로 고유하게

지양하고 립하고 있는 것들로 이행시키는 운동을 한다 마침내 사

변 이고 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이러한 립된 유한한 규정

들의 통일 즉 그 규정들의 해소와 이행 속에 포함된 정 인 것을

악한다 따라서 헤겔 념변증법에서 부정 변증법은 좁은 의미의

14) 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 pp64sim5

3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변증법으로서 두 번째 단계인 부정 이성 인 것으로 이해된다 반면

최고 차원의 변증법은 사변 변증법으로서 정 이성 인 것이 된다

그에게 변증법이란 정 인 결과를 지닌다 왜냐하면 그 운동의 결

과가 추상 인 허무한 부정이 아니라 특정한 규정들을 포함하면서 이

러한 규정들의 부정이므로 특정한 내용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 이성 인 것은 사상(思想)으로서는 추상 인 것일지라도

동시에 단순한 형식 인 통일이 아니라 차이나는 규정들의 통일이므

로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15) 이로써 헤겔 념 변증법은 최종 단

계는 구체 보편자로서의 정 인 것이다 그 자신도 이 정 인

개념을 비록 기에 주로 율법화된 제도화된 기독교 비 을 해 사

용한 경화되고 교조화된 정성으로서의 실정성(Positivitaumlt) 개념과

는 구분한다

그러나 아도르노는 헤겔의 이러한 정성을 동일성으로 규정한

다 를 들어 헤겔은 어떤 것(Etwas)이라는 말이 상기시키는 비동

일성의 자그마한 흔 조자 참지 못한다16) 그가 보기에 헤겔의 념

변증법은 스피노자의 유명한 명제인 lsquo모든 규정은 부정이다rsquo를 차용

하고 그 핵심 원리로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rsquo을 정립하고 그것을 산출

하는 운동의 공식으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을 사용한다 이러한 헤겔식의

념변증법을 차이의 흔 을 동일성으로 환원한다고 비 하는 것은 아

도르노 못지않게 해체주의 계열의 철학자들도 동참한다 들뢰즈에 의

하면 ldquo헤겔은 이념 안에서 독특한 것과 보편 인 것이 맺는 진정한

계를 일반 개념과 특수한 것 사이에서 성립하는 추상 계로

체한다 그러므로 헤겔은 lsquo재 rsquo의 반성 지반에 단순한 일반성에

머물러 있다 hellip 헤겔이 변증법의 토 를 해 이런 몰이해에 두고

운동 안에 매개를 도입하기 해 얼마만큼이나 직 이고 무(無)매

15) 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 pp168sim1771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9

40

김 성 우

개 인 것을 배반하고 훼손했는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변 차

원의 연속 이행들은 (다질 인 것들의) 공존들을 체하고 립들

은 반복들을 덮어 어 감춘다17) hellip 차이는 립을 가정하지 않는

다 립을 가정하는 것이 차이가 아니라 차이를 가정하는 것이 립

이다 그리고 립은 차이를 해소하기는커녕 다시 말해서 근거로

까지 차이를 끌고 가기는커녕 차이를 왜곡하고 변질시킨다 hellip 차

이는 테제의 참된 내용 테제의 고집이다 부정 인 것 부정성은 차

이의 상을 붙들지 못한다 다만 차이의 환 이나 부 상만을 받

아들일 뿐이다 모든 정신 상학은 부 상학이다 차이의 철학이

거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lsquo모든 규정은 부정rsquo이라는 명제이다rdquo18)

들뢰즈는 헤겔의 변증법이 차이를 왜곡ㆍ변질시키고 진정한 차이의

상을 악하지 못한다고 비 한다는 에서 아도르노와 유사하다

그러나 아도르노와 달리 부정성은 차이의 가짜 환 만을 붙잡고 차이

자체가 드러난 상을 포착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아도르노는 차이란 낱말 신에 같지 않음(비동일성)을 주로 사

용한다 그에게 ldquo변증법이란 비동일성(같지 않음 하나가 아님不一)

에 한 일 된 의식이다rdquo19) 그에게 사태(자연으로서의 비동일자)

는 들뢰즈처럼 순수한 차이가 아니라 같지 않다는 에서 이미 부정

인 것을 내포한다 그는 동일성의 추상성과 비(非)부정성도

비 하지만 순수한 차이라는 말도 변증법 인 내 계로서의 짜임

계를 거부한다고 생각해서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동

일성 존재 개념이 아니라 같은 않은 것(비동일자) 존재자 사실

성 등을 제일 원리로 상정한다 아니 제일원리라는 말조차 거부한다

17)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pp44sim45 일반과 특수의

계는 특수가 일반으로 포섭되는 동일성의 계이지만 이러한 동일성의

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서로 계 맺는 것이 보편과 독특의 계이다18)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pp134sim136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

4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제일철학으로서의 형이상학은 필연 으로 개념의 우월성을 수반하므

로 개념의 우월성을 거부한다는 것은 이른바 기 (제일원리로서의 근

거)로부터 철학한다는 건축 인 토 주의 형식도 버리게 된다20)

비동일 인 것은 개념으로부터 제거할 수 없는 비개념 인 요인이다

이러한 요인이 개념의 즉자존재를 부정하게 하며 개념을 변화시킨다

결과 으로 ldquo비개념 인 것의 개념은 그 자체에 혹은 인식론에 머물

수 없다 인식론은 철학으로 하여 실체 인 것을 다루도록 강요한

다rdquo21) 이런 식으로 본다면 개념화되지 않은 lsquo사실 이고 객체 인

것으로서의 비동일자rsquo로부터 출발하고 사유규칙을 따르지 않는 상

도 존 한다는 에서 변증법 논리학은 자신을 배척하는 실증주의

보다 더 실증주의 이다22)

그런데 그 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변증법 인식은 (헤겔이

때때로 그러했듯이) 상 의 개념으로부터 모순들을 구성하고 그것을

해소함으로써 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23) 모순이란 모순된

양자의 동일성을 제해야 성립한다 ldquo모순은 동일성의 에서 본

비동일자이다 변증법에서 모순원칙이 우선성을 띨 경우 이질 인

것은 통일성의 사유에 비추어 평가된다rdquo24) 그러나 한때 모순은 헤

겔의 경우처럼 총체 동일성을 한 매체 지만 이제는 총체 동

일성의 불가능성을 말해주는 기 이 된다 이런 에서 변증법 인

모순은 단순히 lsquo있는rsquo 것이 아니라 주체가 이를 확신한다는 주체 계

기를 지니고 있다 이 의도의 차원에서 보면 변증법은 모순이 아니라

서로 차이남(das Verschiedene)을 지향한다25) 그 지만 존재자는

2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12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22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62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292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2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9sim230

42

김 성 우

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주체 계기)을 통해서만 존재하므

로 실증주의나 공식 유물변증법처럼 단순히 감각에 주어진 것(소여)

이 아니라 개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개념 자체는 어떤 내

용에도 앞서 내용들에 립하는 자체의 형식을 선험 으로 실체화한

다 그럼으로써 실제의 사유과정에서 상정되는 어떤 사태 자체가 확

고하고 불변 인 것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원칙 즉 동일성 원칙도 실

체화한다 따라서 변증법은 주체의 측면에서 동일화하는 사유의 형식

이 더 이상 그 상들을 확고하고 불변 인 것 그 자체로 동일한 것

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사유하기를 시도한다 lsquo비동일성 속의 동일

성rsquo이라는 공식에 맞서 lsquo동일성 속의 비동일성rsquo이라는 공식을 내세워

야 한다26) 이를 단순히 말로만 선언하는 차원이 아니라 변증법을

수행하면서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이 진실임을 입증해야 한다27)

이처럼 변증법은 동일성을 꿰뚫고 비동일성이 존재한다는 의식이

므로 (헤겔의 경우처럼) 진(앞으로 나감) 과정일 뿐만 아니라 (하

이데거의 경우처럼) 역진(뒤로 물러섬) 과정28)이기도 하다 개념의

발 개는 일종의 후퇴이기도 하고 종합은 개념 속에서 몰락하고

lsquo사라져버린rsquo 차이에 한 규정일 수 있다 이는 횔더린의 언어로 표

하면 소멸해야 했던 자연 인 것에 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런데 그 종합의 완성인 모순된 계기들의 결합을 통해서만 그 계기들의

차이가 드러난다29) 이런 에서 모순원칙을 통해 헤겔은 칸트와 달

2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0sim2312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228) 하이데거는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의 두 번째 논문인 「형이상학의 존재(存在)신

(神)론(論) 구성틀」에서 헤겔의 변증법을 지양( 으로 정립된 진리

를 향해 진하는 운동)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반 로 자신의 사유의 성격

을 역진(지 까지 간과된 역을 향해 그 속으로 들어가는 뒤로 물러남)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역진 뒤로 물러섬은 사유되지 않는 것인 차이 그

자체로부터 사유해야 할 차이의 망각으로 고 들어간다고 선언한다(985172동일

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

4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리 다수성과 통일성을 불가분의 계를 이루는 계기들로 인식했음에

도 불구하고 여 히 칸트나 라톤을 포함한 서양철학의 체 통과

마찬가지로 통일성을 편 으로 옹호한 셈이다 그 지만 통일성에

한 추상 부정도 역시 합지 않은데 (통일성인 일자一 신에)

단지 다수를 직 소유한다는 것은 미메시스 퇴행이 될 수 있다 계

몽의 자체 반성이 계몽의 철회가 아니듯이 통일성의 사유도 자체 비

인 환을 해 종합으로서의 개념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성만이 통

일성을 월한다30) 동일성 사유는 주체주의 이므로 동일성에 한

비 을 수행할 경우 객체의 우 성을 모색하게 된다31) 객체의 우

성으로 이행함으로써 변증법은 유물론 인 것이 된다32)

4 공식 유물변증법과 실증주의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아도르노는 구소련과 동구권을 할했던 유물론 변증법을 공식

유물변증법(디아마트Diamat)이라고 부른다 공식 유물변증법의

표 인식이론인 모사설을 ldquo무반성 이고 비변증법 인 모순rdquo이라

고 비 한다 모사설로서의 반 이론은 객체의 있는 그 로의 반 을

강조함으로써 주체 계기가 사라지고 주체는 인식의 장애요소가 된

다 모사설은 ldquo생산력과 생산 계의 객체 변증법의 원동력인 주체의

자발성을 부인rdquo하게 된다 객체가 주체에 완고하게 반 되는 경우 ldquo주

체 이고 비 인 계기가 희생rdquo되어 객체 자체가 훼손되고 동시에 주

체도 이러한 반 에 얽매이게 되어 ldquo통합 리의 평화롭지 못한 정

2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43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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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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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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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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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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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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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7: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35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황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변증법을 항상 동

일성(같음)이라는 형식 사유논리의 신화 족쇄에서 벗어나게 하여

유토피아를 추구하게 한다 해방된 변증법으로서의 부정 변증법처럼

ldquo내용을 의지(意志)하는 인식은 유토피아를 의지한다 가능성에 한

의식인 유토피아는 훼손되지 않은 구체 인 것에 착한다 직

실이 아니라 그 가능성이 유토피아가 그 자리를 갖지 못하도록

쇄한다 그 때문에 기존상황 속에서 가능성은 추상 인 것으로 나타

난다 지울 수 없는 색깔(정치 인 당 의 기치 인용자)이 비(非)존

재자(있지 않은 것)로부터 나온다 이런 있지 않은 것(비존재자)에 기

여하는 것은 존재의 일부인 사유(思惟)이다 이 사유는 늘 그러하

듯이 부정 으로 이 비존재자(있지 않는 것)에 근한다 이 때야 비

로소 아주 먼 것이 가장 가까운 것이 된다 철학이야말로 그러한 색

깔을 포착하는 리즘이다rdquo10) 여기서 유토피아란 재 있지 않은

곳(nowhere)으로서 자본주의 체제의 바깥 공간 즉 자본주의 체제와

다른 공간의 가능성에 한 의식을 의미한다

과연 아도르노가 약속한 로 부정 변증법을 통해서 아주 멀고

아직 있지 않은 비자본주의 사회로 가는 길을 열 수 있을까 둘 다

같지 않은 것(아도르노의 비동일자 들뢰즈의 차이)을 존재론 으로

우 를 두는 것은 같은 데도 불구하고 그의 부정의 길은 차이의

정을 통해 비자본주의 인 투쟁의 길로 유목하는 들뢰즈 존재론의

정의 길과 어떻게 다른가 차이의 존재론을 해 변증법을 포기해야

하는가 아니면 변증법을 동일성이라는 족쇄에서 풀어내면 변증법이

차이의 존재론보다 더 비 실천을 지향할 수 있는가 아니면 둘

다 비 실천을 하기에는 허약한 안제시에 불과한 것인가

1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118sim119

36

김 성 우

2 플라톤 변증법에 대한 헤겔의 비판

헤겔의 념변증법에서는 최고의 형식 원칙인 동일성(같음)의

원칙이 그 자체의 형식화를 통해 정을 내용으로 삼게 된다 그 동

일성(같음)이란 이데올로기의 근원형식이다11) 일단 헤겔의 념변

증법을 고찰하기 에 먼 헤겔에 의해 고 에 변증법이라고 불린

논리학을 철학에 최 로 추가한 철학자로 간주된 라톤의 변증법

(술)12)을 살펴본다

라톤은 변증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ldquo그러면 lsquo지성에 의해

서 알 수 있는 종류rsquo의 다른 한 부분으로 내가 뜻하는 것은 다음 것이

라 이해하게나 이는 lsquo이성(logos) 자체rsquo가 lsquo변증술(dialektike) 논

변rsquo의 힘에 의해서 악하게 되는 것으로서 이때의 이성은 가정들을

원리들로서가 아니라 문자 그 로 lsquo 에 놓은 것rsquo들로서 하네 즉

무가정의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원리로 나아가기 한 발 들이

나 출발 들처럼 말일세 이성 자체가 이를 포착하게 되면 이번에는

이 원리에 의존하고 있는 것들을 고수하면서 이런 식으로 다시 결론

쪽으로 내려가되 그 어떤 감각 인 것도 이용하지 않고 형상

(eidos)들 자체만을 이용하여 이것들을 통해서 이것들 속으로 들어

가서 형상들에서 한 끝을 맺네rdquo13) 그에 따르면 변증법이란 1 감

각이 아닌 이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2 가정을 하나하나 폐기하여 무

제로 나아간다 3 무(無) 제는 바로 원리(arche)이다 4 원리

의 원리는 선의 이데아(선한 것 자체)이다 변증법은 비유하자면 죄

1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3sim22412) 변증법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 라톤처럼 진리를 낳은 화술일 때는 변

증술로 아리스토텔 스나 칸트처럼 가상을 반박하는 논리학일 경우에는

변증론으로 헤겔이나 맑스처럼 사태 자체의 운동의 논리인 경우에는 변증

법으로 번역하곤 한다13) 라톤 985172국가985173 서 사 2005 p444

3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수가 동굴의 그림자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여정을 가리킨다 그런 의

미에서 변증법에 능한 자는 각각의 것의 본질(ousia)에 한 설명을

해낼 수 있다 변증법은 통치자를 훈련하는 최고 단계의 교과이다 변

증법을 배울 수 있는 자질을 지닌 아이는 순서 없이 교육받은 교과들

을 결집해서 이들 교과 간의 친근성 존재자의 본성에 한 포

인 (synopsis)을 지니고 있다 변증법을 통해 훈련된 자는 선 자체

를 보게 되고 이를 본보기로 삼아 국가와 자신을 다스리게 된다

헤겔은 라톤의 변증법에 해 다음과 같이 비 한다 그가 보기

에 라톤의 변증법의 첫 두 측면은 1 개별자의 해소 2 보편자(이

데아 즉자 자인 것 불변하고 불멸의 것)의 산출이다 그러나 이 과

정이 여 히 외 인 방식으로만 필연 인 과정일 뿐이므로 아직 이

단계는 진정한 형태의 변증법이 아니라고 비 한다 덕과 련해서

변증법을 용하면 개별 인 덕들로부터 보편 인 선이 출 한다 이

게 보면 개별자의 해소를 통한 불변하고 불멸의 것으로서의 보편자

의 산출은 부정을 통한 정의 산출이지만 이 정은 고정되고 변화

가 없는 실정성에 머물고 만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해 세 번째

단계로 산출된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 필요하다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란 보편자를 그 자체로 규정하고 그 자신에

있는 립들을 해소하여 이러한 모순의 해소가 정 인 것이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보편자는 모순과 립을 해소한 것으로 규정되고

그럼으로써 구체 인 것으로서 더욱이 그 자체로 구체 인 것으로서

규정된다 이러한 고차원 인 규정을 지닌 변증법이야말로 고유하게

라톤 인 것이다 이러한 사변(思辨)으로서의 변증법은 부정 인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출된 보편자인 이데아는 스스로를 규정

하는 사유의 운동을 통해 스스로 해소되는 유한자의 립자들을 포함

하는 사상(思想)에 이르게 된다 즉 자기규정하는 이데아로서의 보편

자는 이러한 립자들 간의 차이를 통일하며 차이들의 통일로서의 보

38

김 성 우

편자인 이데아는 모순을 해소해온 결과로 구체 인 것 자체가 된다

이 구체인 것이 정 인 것이다 즉 모순의 지양은 정 인 것을

산출한다 그런데 라톤의 변증법이 지닌 형식이 아직 충분히 발

되지 않아서 형식지성(Verstand 오성 수학 인식능력)의 추론

인 상태에 머물러서 개별 인 견해들로부터 출발하여 어떤 결론을 내

지 못한 채 끝나는 경우가 많다 형식지성 인 사유가 이해하기 어려

운 은 변증법의 사변 인 형태는 부정 인 것으로 끝나지 않고

립자들의 통일을 증명한다는 것이다14)

3 헤겔 관념 변증법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헤겔의 라톤 해석을 통해 본 그의 념변증법의 목 은 차이들의

통일로서 립과 모순을 해소한 보편자의 정 인 산출이다 헤겔은

자신의 변증법에 한 이해를 다음과 같이 세 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a) 추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die abstrakte oder verstaumlndige)

b) (좁은 통 인 의미에서)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die

dialektische oder negativ-vernuumlnftige) c) 사변 이고 혹은

정 이성 인 단계(die spekulative oder positiv-vernuumlnftige) 추

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서로 립하고 있는 것들의

고정된 규정성과 차이성에 머물 뿐이다 비로소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그러한 유한한 규정들을 스스로 고유하게

지양하고 립하고 있는 것들로 이행시키는 운동을 한다 마침내 사

변 이고 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이러한 립된 유한한 규정

들의 통일 즉 그 규정들의 해소와 이행 속에 포함된 정 인 것을

악한다 따라서 헤겔 념변증법에서 부정 변증법은 좁은 의미의

14) 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 pp64sim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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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변증법으로서 두 번째 단계인 부정 이성 인 것으로 이해된다 반면

최고 차원의 변증법은 사변 변증법으로서 정 이성 인 것이 된다

그에게 변증법이란 정 인 결과를 지닌다 왜냐하면 그 운동의 결

과가 추상 인 허무한 부정이 아니라 특정한 규정들을 포함하면서 이

러한 규정들의 부정이므로 특정한 내용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 이성 인 것은 사상(思想)으로서는 추상 인 것일지라도

동시에 단순한 형식 인 통일이 아니라 차이나는 규정들의 통일이므

로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15) 이로써 헤겔 념 변증법은 최종 단

계는 구체 보편자로서의 정 인 것이다 그 자신도 이 정 인

개념을 비록 기에 주로 율법화된 제도화된 기독교 비 을 해 사

용한 경화되고 교조화된 정성으로서의 실정성(Positivitaumlt) 개념과

는 구분한다

그러나 아도르노는 헤겔의 이러한 정성을 동일성으로 규정한

다 를 들어 헤겔은 어떤 것(Etwas)이라는 말이 상기시키는 비동

일성의 자그마한 흔 조자 참지 못한다16) 그가 보기에 헤겔의 념

변증법은 스피노자의 유명한 명제인 lsquo모든 규정은 부정이다rsquo를 차용

하고 그 핵심 원리로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rsquo을 정립하고 그것을 산출

하는 운동의 공식으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을 사용한다 이러한 헤겔식의

념변증법을 차이의 흔 을 동일성으로 환원한다고 비 하는 것은 아

도르노 못지않게 해체주의 계열의 철학자들도 동참한다 들뢰즈에 의

하면 ldquo헤겔은 이념 안에서 독특한 것과 보편 인 것이 맺는 진정한

계를 일반 개념과 특수한 것 사이에서 성립하는 추상 계로

체한다 그러므로 헤겔은 lsquo재 rsquo의 반성 지반에 단순한 일반성에

머물러 있다 hellip 헤겔이 변증법의 토 를 해 이런 몰이해에 두고

운동 안에 매개를 도입하기 해 얼마만큼이나 직 이고 무(無)매

15) 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 pp168sim1771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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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개 인 것을 배반하고 훼손했는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변 차

원의 연속 이행들은 (다질 인 것들의) 공존들을 체하고 립들

은 반복들을 덮어 어 감춘다17) hellip 차이는 립을 가정하지 않는

다 립을 가정하는 것이 차이가 아니라 차이를 가정하는 것이 립

이다 그리고 립은 차이를 해소하기는커녕 다시 말해서 근거로

까지 차이를 끌고 가기는커녕 차이를 왜곡하고 변질시킨다 hellip 차

이는 테제의 참된 내용 테제의 고집이다 부정 인 것 부정성은 차

이의 상을 붙들지 못한다 다만 차이의 환 이나 부 상만을 받

아들일 뿐이다 모든 정신 상학은 부 상학이다 차이의 철학이

거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lsquo모든 규정은 부정rsquo이라는 명제이다rdquo18)

들뢰즈는 헤겔의 변증법이 차이를 왜곡ㆍ변질시키고 진정한 차이의

상을 악하지 못한다고 비 한다는 에서 아도르노와 유사하다

그러나 아도르노와 달리 부정성은 차이의 가짜 환 만을 붙잡고 차이

자체가 드러난 상을 포착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아도르노는 차이란 낱말 신에 같지 않음(비동일성)을 주로 사

용한다 그에게 ldquo변증법이란 비동일성(같지 않음 하나가 아님不一)

에 한 일 된 의식이다rdquo19) 그에게 사태(자연으로서의 비동일자)

는 들뢰즈처럼 순수한 차이가 아니라 같지 않다는 에서 이미 부정

인 것을 내포한다 그는 동일성의 추상성과 비(非)부정성도

비 하지만 순수한 차이라는 말도 변증법 인 내 계로서의 짜임

계를 거부한다고 생각해서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동

일성 존재 개념이 아니라 같은 않은 것(비동일자) 존재자 사실

성 등을 제일 원리로 상정한다 아니 제일원리라는 말조차 거부한다

17)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pp44sim45 일반과 특수의

계는 특수가 일반으로 포섭되는 동일성의 계이지만 이러한 동일성의

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서로 계 맺는 것이 보편과 독특의 계이다18)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pp134sim136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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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제일철학으로서의 형이상학은 필연 으로 개념의 우월성을 수반하므

로 개념의 우월성을 거부한다는 것은 이른바 기 (제일원리로서의 근

거)로부터 철학한다는 건축 인 토 주의 형식도 버리게 된다20)

비동일 인 것은 개념으로부터 제거할 수 없는 비개념 인 요인이다

이러한 요인이 개념의 즉자존재를 부정하게 하며 개념을 변화시킨다

결과 으로 ldquo비개념 인 것의 개념은 그 자체에 혹은 인식론에 머물

수 없다 인식론은 철학으로 하여 실체 인 것을 다루도록 강요한

다rdquo21) 이런 식으로 본다면 개념화되지 않은 lsquo사실 이고 객체 인

것으로서의 비동일자rsquo로부터 출발하고 사유규칙을 따르지 않는 상

도 존 한다는 에서 변증법 논리학은 자신을 배척하는 실증주의

보다 더 실증주의 이다22)

그런데 그 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변증법 인식은 (헤겔이

때때로 그러했듯이) 상 의 개념으로부터 모순들을 구성하고 그것을

해소함으로써 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23) 모순이란 모순된

양자의 동일성을 제해야 성립한다 ldquo모순은 동일성의 에서 본

비동일자이다 변증법에서 모순원칙이 우선성을 띨 경우 이질 인

것은 통일성의 사유에 비추어 평가된다rdquo24) 그러나 한때 모순은 헤

겔의 경우처럼 총체 동일성을 한 매체 지만 이제는 총체 동

일성의 불가능성을 말해주는 기 이 된다 이런 에서 변증법 인

모순은 단순히 lsquo있는rsquo 것이 아니라 주체가 이를 확신한다는 주체 계

기를 지니고 있다 이 의도의 차원에서 보면 변증법은 모순이 아니라

서로 차이남(das Verschiedene)을 지향한다25) 그 지만 존재자는

2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12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22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62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292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2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9sim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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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주체 계기)을 통해서만 존재하므

로 실증주의나 공식 유물변증법처럼 단순히 감각에 주어진 것(소여)

이 아니라 개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개념 자체는 어떤 내

용에도 앞서 내용들에 립하는 자체의 형식을 선험 으로 실체화한

다 그럼으로써 실제의 사유과정에서 상정되는 어떤 사태 자체가 확

고하고 불변 인 것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원칙 즉 동일성 원칙도 실

체화한다 따라서 변증법은 주체의 측면에서 동일화하는 사유의 형식

이 더 이상 그 상들을 확고하고 불변 인 것 그 자체로 동일한 것

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사유하기를 시도한다 lsquo비동일성 속의 동일

성rsquo이라는 공식에 맞서 lsquo동일성 속의 비동일성rsquo이라는 공식을 내세워

야 한다26) 이를 단순히 말로만 선언하는 차원이 아니라 변증법을

수행하면서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이 진실임을 입증해야 한다27)

이처럼 변증법은 동일성을 꿰뚫고 비동일성이 존재한다는 의식이

므로 (헤겔의 경우처럼) 진(앞으로 나감) 과정일 뿐만 아니라 (하

이데거의 경우처럼) 역진(뒤로 물러섬) 과정28)이기도 하다 개념의

발 개는 일종의 후퇴이기도 하고 종합은 개념 속에서 몰락하고

lsquo사라져버린rsquo 차이에 한 규정일 수 있다 이는 횔더린의 언어로 표

하면 소멸해야 했던 자연 인 것에 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런데 그 종합의 완성인 모순된 계기들의 결합을 통해서만 그 계기들의

차이가 드러난다29) 이런 에서 모순원칙을 통해 헤겔은 칸트와 달

2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0sim2312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228) 하이데거는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의 두 번째 논문인 「형이상학의 존재(存在)신

(神)론(論) 구성틀」에서 헤겔의 변증법을 지양( 으로 정립된 진리

를 향해 진하는 운동)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반 로 자신의 사유의 성격

을 역진(지 까지 간과된 역을 향해 그 속으로 들어가는 뒤로 물러남)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역진 뒤로 물러섬은 사유되지 않는 것인 차이 그

자체로부터 사유해야 할 차이의 망각으로 고 들어간다고 선언한다(985172동일

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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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리 다수성과 통일성을 불가분의 계를 이루는 계기들로 인식했음에

도 불구하고 여 히 칸트나 라톤을 포함한 서양철학의 체 통과

마찬가지로 통일성을 편 으로 옹호한 셈이다 그 지만 통일성에

한 추상 부정도 역시 합지 않은데 (통일성인 일자一 신에)

단지 다수를 직 소유한다는 것은 미메시스 퇴행이 될 수 있다 계

몽의 자체 반성이 계몽의 철회가 아니듯이 통일성의 사유도 자체 비

인 환을 해 종합으로서의 개념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성만이 통

일성을 월한다30) 동일성 사유는 주체주의 이므로 동일성에 한

비 을 수행할 경우 객체의 우 성을 모색하게 된다31) 객체의 우

성으로 이행함으로써 변증법은 유물론 인 것이 된다32)

4 공식 유물변증법과 실증주의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아도르노는 구소련과 동구권을 할했던 유물론 변증법을 공식

유물변증법(디아마트Diamat)이라고 부른다 공식 유물변증법의

표 인식이론인 모사설을 ldquo무반성 이고 비변증법 인 모순rdquo이라

고 비 한다 모사설로서의 반 이론은 객체의 있는 그 로의 반 을

강조함으로써 주체 계기가 사라지고 주체는 인식의 장애요소가 된

다 모사설은 ldquo생산력과 생산 계의 객체 변증법의 원동력인 주체의

자발성을 부인rdquo하게 된다 객체가 주체에 완고하게 반 되는 경우 ldquo주

체 이고 비 인 계기가 희생rdquo되어 객체 자체가 훼손되고 동시에 주

체도 이러한 반 에 얽매이게 되어 ldquo통합 리의 평화롭지 못한 정

2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43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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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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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4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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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8: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36

김 성 우

2 플라톤 변증법에 대한 헤겔의 비판

헤겔의 념변증법에서는 최고의 형식 원칙인 동일성(같음)의

원칙이 그 자체의 형식화를 통해 정을 내용으로 삼게 된다 그 동

일성(같음)이란 이데올로기의 근원형식이다11) 일단 헤겔의 념변

증법을 고찰하기 에 먼 헤겔에 의해 고 에 변증법이라고 불린

논리학을 철학에 최 로 추가한 철학자로 간주된 라톤의 변증법

(술)12)을 살펴본다

라톤은 변증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ldquo그러면 lsquo지성에 의해

서 알 수 있는 종류rsquo의 다른 한 부분으로 내가 뜻하는 것은 다음 것이

라 이해하게나 이는 lsquo이성(logos) 자체rsquo가 lsquo변증술(dialektike) 논

변rsquo의 힘에 의해서 악하게 되는 것으로서 이때의 이성은 가정들을

원리들로서가 아니라 문자 그 로 lsquo 에 놓은 것rsquo들로서 하네 즉

무가정의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원리로 나아가기 한 발 들이

나 출발 들처럼 말일세 이성 자체가 이를 포착하게 되면 이번에는

이 원리에 의존하고 있는 것들을 고수하면서 이런 식으로 다시 결론

쪽으로 내려가되 그 어떤 감각 인 것도 이용하지 않고 형상

(eidos)들 자체만을 이용하여 이것들을 통해서 이것들 속으로 들어

가서 형상들에서 한 끝을 맺네rdquo13) 그에 따르면 변증법이란 1 감

각이 아닌 이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2 가정을 하나하나 폐기하여 무

제로 나아간다 3 무(無) 제는 바로 원리(arche)이다 4 원리

의 원리는 선의 이데아(선한 것 자체)이다 변증법은 비유하자면 죄

1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3sim22412) 변증법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 라톤처럼 진리를 낳은 화술일 때는 변

증술로 아리스토텔 스나 칸트처럼 가상을 반박하는 논리학일 경우에는

변증론으로 헤겔이나 맑스처럼 사태 자체의 운동의 논리인 경우에는 변증

법으로 번역하곤 한다13) 라톤 985172국가985173 서 사 2005 p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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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수가 동굴의 그림자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여정을 가리킨다 그런 의

미에서 변증법에 능한 자는 각각의 것의 본질(ousia)에 한 설명을

해낼 수 있다 변증법은 통치자를 훈련하는 최고 단계의 교과이다 변

증법을 배울 수 있는 자질을 지닌 아이는 순서 없이 교육받은 교과들

을 결집해서 이들 교과 간의 친근성 존재자의 본성에 한 포

인 (synopsis)을 지니고 있다 변증법을 통해 훈련된 자는 선 자체

를 보게 되고 이를 본보기로 삼아 국가와 자신을 다스리게 된다

헤겔은 라톤의 변증법에 해 다음과 같이 비 한다 그가 보기

에 라톤의 변증법의 첫 두 측면은 1 개별자의 해소 2 보편자(이

데아 즉자 자인 것 불변하고 불멸의 것)의 산출이다 그러나 이 과

정이 여 히 외 인 방식으로만 필연 인 과정일 뿐이므로 아직 이

단계는 진정한 형태의 변증법이 아니라고 비 한다 덕과 련해서

변증법을 용하면 개별 인 덕들로부터 보편 인 선이 출 한다 이

게 보면 개별자의 해소를 통한 불변하고 불멸의 것으로서의 보편자

의 산출은 부정을 통한 정의 산출이지만 이 정은 고정되고 변화

가 없는 실정성에 머물고 만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해 세 번째

단계로 산출된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 필요하다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란 보편자를 그 자체로 규정하고 그 자신에

있는 립들을 해소하여 이러한 모순의 해소가 정 인 것이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보편자는 모순과 립을 해소한 것으로 규정되고

그럼으로써 구체 인 것으로서 더욱이 그 자체로 구체 인 것으로서

규정된다 이러한 고차원 인 규정을 지닌 변증법이야말로 고유하게

라톤 인 것이다 이러한 사변(思辨)으로서의 변증법은 부정 인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출된 보편자인 이데아는 스스로를 규정

하는 사유의 운동을 통해 스스로 해소되는 유한자의 립자들을 포함

하는 사상(思想)에 이르게 된다 즉 자기규정하는 이데아로서의 보편

자는 이러한 립자들 간의 차이를 통일하며 차이들의 통일로서의 보

38

김 성 우

편자인 이데아는 모순을 해소해온 결과로 구체 인 것 자체가 된다

이 구체인 것이 정 인 것이다 즉 모순의 지양은 정 인 것을

산출한다 그런데 라톤의 변증법이 지닌 형식이 아직 충분히 발

되지 않아서 형식지성(Verstand 오성 수학 인식능력)의 추론

인 상태에 머물러서 개별 인 견해들로부터 출발하여 어떤 결론을 내

지 못한 채 끝나는 경우가 많다 형식지성 인 사유가 이해하기 어려

운 은 변증법의 사변 인 형태는 부정 인 것으로 끝나지 않고

립자들의 통일을 증명한다는 것이다14)

3 헤겔 관념 변증법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헤겔의 라톤 해석을 통해 본 그의 념변증법의 목 은 차이들의

통일로서 립과 모순을 해소한 보편자의 정 인 산출이다 헤겔은

자신의 변증법에 한 이해를 다음과 같이 세 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a) 추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die abstrakte oder verstaumlndige)

b) (좁은 통 인 의미에서)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die

dialektische oder negativ-vernuumlnftige) c) 사변 이고 혹은

정 이성 인 단계(die spekulative oder positiv-vernuumlnftige) 추

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서로 립하고 있는 것들의

고정된 규정성과 차이성에 머물 뿐이다 비로소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그러한 유한한 규정들을 스스로 고유하게

지양하고 립하고 있는 것들로 이행시키는 운동을 한다 마침내 사

변 이고 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이러한 립된 유한한 규정

들의 통일 즉 그 규정들의 해소와 이행 속에 포함된 정 인 것을

악한다 따라서 헤겔 념변증법에서 부정 변증법은 좁은 의미의

14) 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 pp64sim5

3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변증법으로서 두 번째 단계인 부정 이성 인 것으로 이해된다 반면

최고 차원의 변증법은 사변 변증법으로서 정 이성 인 것이 된다

그에게 변증법이란 정 인 결과를 지닌다 왜냐하면 그 운동의 결

과가 추상 인 허무한 부정이 아니라 특정한 규정들을 포함하면서 이

러한 규정들의 부정이므로 특정한 내용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 이성 인 것은 사상(思想)으로서는 추상 인 것일지라도

동시에 단순한 형식 인 통일이 아니라 차이나는 규정들의 통일이므

로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15) 이로써 헤겔 념 변증법은 최종 단

계는 구체 보편자로서의 정 인 것이다 그 자신도 이 정 인

개념을 비록 기에 주로 율법화된 제도화된 기독교 비 을 해 사

용한 경화되고 교조화된 정성으로서의 실정성(Positivitaumlt) 개념과

는 구분한다

그러나 아도르노는 헤겔의 이러한 정성을 동일성으로 규정한

다 를 들어 헤겔은 어떤 것(Etwas)이라는 말이 상기시키는 비동

일성의 자그마한 흔 조자 참지 못한다16) 그가 보기에 헤겔의 념

변증법은 스피노자의 유명한 명제인 lsquo모든 규정은 부정이다rsquo를 차용

하고 그 핵심 원리로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rsquo을 정립하고 그것을 산출

하는 운동의 공식으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을 사용한다 이러한 헤겔식의

념변증법을 차이의 흔 을 동일성으로 환원한다고 비 하는 것은 아

도르노 못지않게 해체주의 계열의 철학자들도 동참한다 들뢰즈에 의

하면 ldquo헤겔은 이념 안에서 독특한 것과 보편 인 것이 맺는 진정한

계를 일반 개념과 특수한 것 사이에서 성립하는 추상 계로

체한다 그러므로 헤겔은 lsquo재 rsquo의 반성 지반에 단순한 일반성에

머물러 있다 hellip 헤겔이 변증법의 토 를 해 이런 몰이해에 두고

운동 안에 매개를 도입하기 해 얼마만큼이나 직 이고 무(無)매

15) 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 pp168sim1771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9

40

김 성 우

개 인 것을 배반하고 훼손했는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변 차

원의 연속 이행들은 (다질 인 것들의) 공존들을 체하고 립들

은 반복들을 덮어 어 감춘다17) hellip 차이는 립을 가정하지 않는

다 립을 가정하는 것이 차이가 아니라 차이를 가정하는 것이 립

이다 그리고 립은 차이를 해소하기는커녕 다시 말해서 근거로

까지 차이를 끌고 가기는커녕 차이를 왜곡하고 변질시킨다 hellip 차

이는 테제의 참된 내용 테제의 고집이다 부정 인 것 부정성은 차

이의 상을 붙들지 못한다 다만 차이의 환 이나 부 상만을 받

아들일 뿐이다 모든 정신 상학은 부 상학이다 차이의 철학이

거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lsquo모든 규정은 부정rsquo이라는 명제이다rdquo18)

들뢰즈는 헤겔의 변증법이 차이를 왜곡ㆍ변질시키고 진정한 차이의

상을 악하지 못한다고 비 한다는 에서 아도르노와 유사하다

그러나 아도르노와 달리 부정성은 차이의 가짜 환 만을 붙잡고 차이

자체가 드러난 상을 포착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아도르노는 차이란 낱말 신에 같지 않음(비동일성)을 주로 사

용한다 그에게 ldquo변증법이란 비동일성(같지 않음 하나가 아님不一)

에 한 일 된 의식이다rdquo19) 그에게 사태(자연으로서의 비동일자)

는 들뢰즈처럼 순수한 차이가 아니라 같지 않다는 에서 이미 부정

인 것을 내포한다 그는 동일성의 추상성과 비(非)부정성도

비 하지만 순수한 차이라는 말도 변증법 인 내 계로서의 짜임

계를 거부한다고 생각해서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동

일성 존재 개념이 아니라 같은 않은 것(비동일자) 존재자 사실

성 등을 제일 원리로 상정한다 아니 제일원리라는 말조차 거부한다

17)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pp44sim45 일반과 특수의

계는 특수가 일반으로 포섭되는 동일성의 계이지만 이러한 동일성의

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서로 계 맺는 것이 보편과 독특의 계이다18)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pp134sim136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

4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제일철학으로서의 형이상학은 필연 으로 개념의 우월성을 수반하므

로 개념의 우월성을 거부한다는 것은 이른바 기 (제일원리로서의 근

거)로부터 철학한다는 건축 인 토 주의 형식도 버리게 된다20)

비동일 인 것은 개념으로부터 제거할 수 없는 비개념 인 요인이다

이러한 요인이 개념의 즉자존재를 부정하게 하며 개념을 변화시킨다

결과 으로 ldquo비개념 인 것의 개념은 그 자체에 혹은 인식론에 머물

수 없다 인식론은 철학으로 하여 실체 인 것을 다루도록 강요한

다rdquo21) 이런 식으로 본다면 개념화되지 않은 lsquo사실 이고 객체 인

것으로서의 비동일자rsquo로부터 출발하고 사유규칙을 따르지 않는 상

도 존 한다는 에서 변증법 논리학은 자신을 배척하는 실증주의

보다 더 실증주의 이다22)

그런데 그 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변증법 인식은 (헤겔이

때때로 그러했듯이) 상 의 개념으로부터 모순들을 구성하고 그것을

해소함으로써 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23) 모순이란 모순된

양자의 동일성을 제해야 성립한다 ldquo모순은 동일성의 에서 본

비동일자이다 변증법에서 모순원칙이 우선성을 띨 경우 이질 인

것은 통일성의 사유에 비추어 평가된다rdquo24) 그러나 한때 모순은 헤

겔의 경우처럼 총체 동일성을 한 매체 지만 이제는 총체 동

일성의 불가능성을 말해주는 기 이 된다 이런 에서 변증법 인

모순은 단순히 lsquo있는rsquo 것이 아니라 주체가 이를 확신한다는 주체 계

기를 지니고 있다 이 의도의 차원에서 보면 변증법은 모순이 아니라

서로 차이남(das Verschiedene)을 지향한다25) 그 지만 존재자는

2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12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22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62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292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2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9sim230

42

김 성 우

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주체 계기)을 통해서만 존재하므

로 실증주의나 공식 유물변증법처럼 단순히 감각에 주어진 것(소여)

이 아니라 개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개념 자체는 어떤 내

용에도 앞서 내용들에 립하는 자체의 형식을 선험 으로 실체화한

다 그럼으로써 실제의 사유과정에서 상정되는 어떤 사태 자체가 확

고하고 불변 인 것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원칙 즉 동일성 원칙도 실

체화한다 따라서 변증법은 주체의 측면에서 동일화하는 사유의 형식

이 더 이상 그 상들을 확고하고 불변 인 것 그 자체로 동일한 것

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사유하기를 시도한다 lsquo비동일성 속의 동일

성rsquo이라는 공식에 맞서 lsquo동일성 속의 비동일성rsquo이라는 공식을 내세워

야 한다26) 이를 단순히 말로만 선언하는 차원이 아니라 변증법을

수행하면서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이 진실임을 입증해야 한다27)

이처럼 변증법은 동일성을 꿰뚫고 비동일성이 존재한다는 의식이

므로 (헤겔의 경우처럼) 진(앞으로 나감) 과정일 뿐만 아니라 (하

이데거의 경우처럼) 역진(뒤로 물러섬) 과정28)이기도 하다 개념의

발 개는 일종의 후퇴이기도 하고 종합은 개념 속에서 몰락하고

lsquo사라져버린rsquo 차이에 한 규정일 수 있다 이는 횔더린의 언어로 표

하면 소멸해야 했던 자연 인 것에 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런데 그 종합의 완성인 모순된 계기들의 결합을 통해서만 그 계기들의

차이가 드러난다29) 이런 에서 모순원칙을 통해 헤겔은 칸트와 달

2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0sim2312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228) 하이데거는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의 두 번째 논문인 「형이상학의 존재(存在)신

(神)론(論) 구성틀」에서 헤겔의 변증법을 지양( 으로 정립된 진리

를 향해 진하는 운동)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반 로 자신의 사유의 성격

을 역진(지 까지 간과된 역을 향해 그 속으로 들어가는 뒤로 물러남)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역진 뒤로 물러섬은 사유되지 않는 것인 차이 그

자체로부터 사유해야 할 차이의 망각으로 고 들어간다고 선언한다(985172동일

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

4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리 다수성과 통일성을 불가분의 계를 이루는 계기들로 인식했음에

도 불구하고 여 히 칸트나 라톤을 포함한 서양철학의 체 통과

마찬가지로 통일성을 편 으로 옹호한 셈이다 그 지만 통일성에

한 추상 부정도 역시 합지 않은데 (통일성인 일자一 신에)

단지 다수를 직 소유한다는 것은 미메시스 퇴행이 될 수 있다 계

몽의 자체 반성이 계몽의 철회가 아니듯이 통일성의 사유도 자체 비

인 환을 해 종합으로서의 개념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성만이 통

일성을 월한다30) 동일성 사유는 주체주의 이므로 동일성에 한

비 을 수행할 경우 객체의 우 성을 모색하게 된다31) 객체의 우

성으로 이행함으로써 변증법은 유물론 인 것이 된다32)

4 공식 유물변증법과 실증주의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아도르노는 구소련과 동구권을 할했던 유물론 변증법을 공식

유물변증법(디아마트Diamat)이라고 부른다 공식 유물변증법의

표 인식이론인 모사설을 ldquo무반성 이고 비변증법 인 모순rdquo이라

고 비 한다 모사설로서의 반 이론은 객체의 있는 그 로의 반 을

강조함으로써 주체 계기가 사라지고 주체는 인식의 장애요소가 된

다 모사설은 ldquo생산력과 생산 계의 객체 변증법의 원동력인 주체의

자발성을 부인rdquo하게 된다 객체가 주체에 완고하게 반 되는 경우 ldquo주

체 이고 비 인 계기가 희생rdquo되어 객체 자체가 훼손되고 동시에 주

체도 이러한 반 에 얽매이게 되어 ldquo통합 리의 평화롭지 못한 정

2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43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74

44

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45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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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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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52

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9: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3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수가 동굴의 그림자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여정을 가리킨다 그런 의

미에서 변증법에 능한 자는 각각의 것의 본질(ousia)에 한 설명을

해낼 수 있다 변증법은 통치자를 훈련하는 최고 단계의 교과이다 변

증법을 배울 수 있는 자질을 지닌 아이는 순서 없이 교육받은 교과들

을 결집해서 이들 교과 간의 친근성 존재자의 본성에 한 포

인 (synopsis)을 지니고 있다 변증법을 통해 훈련된 자는 선 자체

를 보게 되고 이를 본보기로 삼아 국가와 자신을 다스리게 된다

헤겔은 라톤의 변증법에 해 다음과 같이 비 한다 그가 보기

에 라톤의 변증법의 첫 두 측면은 1 개별자의 해소 2 보편자(이

데아 즉자 자인 것 불변하고 불멸의 것)의 산출이다 그러나 이 과

정이 여 히 외 인 방식으로만 필연 인 과정일 뿐이므로 아직 이

단계는 진정한 형태의 변증법이 아니라고 비 한다 덕과 련해서

변증법을 용하면 개별 인 덕들로부터 보편 인 선이 출 한다 이

게 보면 개별자의 해소를 통한 불변하고 불멸의 것으로서의 보편자

의 산출은 부정을 통한 정의 산출이지만 이 정은 고정되고 변화

가 없는 실정성에 머물고 만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해 세 번째

단계로 산출된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 필요하다 보편자의

자기규정의 개념 운동이란 보편자를 그 자체로 규정하고 그 자신에

있는 립들을 해소하여 이러한 모순의 해소가 정 인 것이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보편자는 모순과 립을 해소한 것으로 규정되고

그럼으로써 구체 인 것으로서 더욱이 그 자체로 구체 인 것으로서

규정된다 이러한 고차원 인 규정을 지닌 변증법이야말로 고유하게

라톤 인 것이다 이러한 사변(思辨)으로서의 변증법은 부정 인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출된 보편자인 이데아는 스스로를 규정

하는 사유의 운동을 통해 스스로 해소되는 유한자의 립자들을 포함

하는 사상(思想)에 이르게 된다 즉 자기규정하는 이데아로서의 보편

자는 이러한 립자들 간의 차이를 통일하며 차이들의 통일로서의 보

38

김 성 우

편자인 이데아는 모순을 해소해온 결과로 구체 인 것 자체가 된다

이 구체인 것이 정 인 것이다 즉 모순의 지양은 정 인 것을

산출한다 그런데 라톤의 변증법이 지닌 형식이 아직 충분히 발

되지 않아서 형식지성(Verstand 오성 수학 인식능력)의 추론

인 상태에 머물러서 개별 인 견해들로부터 출발하여 어떤 결론을 내

지 못한 채 끝나는 경우가 많다 형식지성 인 사유가 이해하기 어려

운 은 변증법의 사변 인 형태는 부정 인 것으로 끝나지 않고

립자들의 통일을 증명한다는 것이다14)

3 헤겔 관념 변증법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헤겔의 라톤 해석을 통해 본 그의 념변증법의 목 은 차이들의

통일로서 립과 모순을 해소한 보편자의 정 인 산출이다 헤겔은

자신의 변증법에 한 이해를 다음과 같이 세 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a) 추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die abstrakte oder verstaumlndige)

b) (좁은 통 인 의미에서)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die

dialektische oder negativ-vernuumlnftige) c) 사변 이고 혹은

정 이성 인 단계(die spekulative oder positiv-vernuumlnftige) 추

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서로 립하고 있는 것들의

고정된 규정성과 차이성에 머물 뿐이다 비로소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그러한 유한한 규정들을 스스로 고유하게

지양하고 립하고 있는 것들로 이행시키는 운동을 한다 마침내 사

변 이고 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이러한 립된 유한한 규정

들의 통일 즉 그 규정들의 해소와 이행 속에 포함된 정 인 것을

악한다 따라서 헤겔 념변증법에서 부정 변증법은 좁은 의미의

14) 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 pp64sim5

3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변증법으로서 두 번째 단계인 부정 이성 인 것으로 이해된다 반면

최고 차원의 변증법은 사변 변증법으로서 정 이성 인 것이 된다

그에게 변증법이란 정 인 결과를 지닌다 왜냐하면 그 운동의 결

과가 추상 인 허무한 부정이 아니라 특정한 규정들을 포함하면서 이

러한 규정들의 부정이므로 특정한 내용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 이성 인 것은 사상(思想)으로서는 추상 인 것일지라도

동시에 단순한 형식 인 통일이 아니라 차이나는 규정들의 통일이므

로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15) 이로써 헤겔 념 변증법은 최종 단

계는 구체 보편자로서의 정 인 것이다 그 자신도 이 정 인

개념을 비록 기에 주로 율법화된 제도화된 기독교 비 을 해 사

용한 경화되고 교조화된 정성으로서의 실정성(Positivitaumlt) 개념과

는 구분한다

그러나 아도르노는 헤겔의 이러한 정성을 동일성으로 규정한

다 를 들어 헤겔은 어떤 것(Etwas)이라는 말이 상기시키는 비동

일성의 자그마한 흔 조자 참지 못한다16) 그가 보기에 헤겔의 념

변증법은 스피노자의 유명한 명제인 lsquo모든 규정은 부정이다rsquo를 차용

하고 그 핵심 원리로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rsquo을 정립하고 그것을 산출

하는 운동의 공식으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을 사용한다 이러한 헤겔식의

념변증법을 차이의 흔 을 동일성으로 환원한다고 비 하는 것은 아

도르노 못지않게 해체주의 계열의 철학자들도 동참한다 들뢰즈에 의

하면 ldquo헤겔은 이념 안에서 독특한 것과 보편 인 것이 맺는 진정한

계를 일반 개념과 특수한 것 사이에서 성립하는 추상 계로

체한다 그러므로 헤겔은 lsquo재 rsquo의 반성 지반에 단순한 일반성에

머물러 있다 hellip 헤겔이 변증법의 토 를 해 이런 몰이해에 두고

운동 안에 매개를 도입하기 해 얼마만큼이나 직 이고 무(無)매

15) 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 pp168sim1771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9

40

김 성 우

개 인 것을 배반하고 훼손했는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변 차

원의 연속 이행들은 (다질 인 것들의) 공존들을 체하고 립들

은 반복들을 덮어 어 감춘다17) hellip 차이는 립을 가정하지 않는

다 립을 가정하는 것이 차이가 아니라 차이를 가정하는 것이 립

이다 그리고 립은 차이를 해소하기는커녕 다시 말해서 근거로

까지 차이를 끌고 가기는커녕 차이를 왜곡하고 변질시킨다 hellip 차

이는 테제의 참된 내용 테제의 고집이다 부정 인 것 부정성은 차

이의 상을 붙들지 못한다 다만 차이의 환 이나 부 상만을 받

아들일 뿐이다 모든 정신 상학은 부 상학이다 차이의 철학이

거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lsquo모든 규정은 부정rsquo이라는 명제이다rdquo18)

들뢰즈는 헤겔의 변증법이 차이를 왜곡ㆍ변질시키고 진정한 차이의

상을 악하지 못한다고 비 한다는 에서 아도르노와 유사하다

그러나 아도르노와 달리 부정성은 차이의 가짜 환 만을 붙잡고 차이

자체가 드러난 상을 포착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아도르노는 차이란 낱말 신에 같지 않음(비동일성)을 주로 사

용한다 그에게 ldquo변증법이란 비동일성(같지 않음 하나가 아님不一)

에 한 일 된 의식이다rdquo19) 그에게 사태(자연으로서의 비동일자)

는 들뢰즈처럼 순수한 차이가 아니라 같지 않다는 에서 이미 부정

인 것을 내포한다 그는 동일성의 추상성과 비(非)부정성도

비 하지만 순수한 차이라는 말도 변증법 인 내 계로서의 짜임

계를 거부한다고 생각해서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동

일성 존재 개념이 아니라 같은 않은 것(비동일자) 존재자 사실

성 등을 제일 원리로 상정한다 아니 제일원리라는 말조차 거부한다

17)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pp44sim45 일반과 특수의

계는 특수가 일반으로 포섭되는 동일성의 계이지만 이러한 동일성의

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서로 계 맺는 것이 보편과 독특의 계이다18)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pp134sim136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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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제일철학으로서의 형이상학은 필연 으로 개념의 우월성을 수반하므

로 개념의 우월성을 거부한다는 것은 이른바 기 (제일원리로서의 근

거)로부터 철학한다는 건축 인 토 주의 형식도 버리게 된다20)

비동일 인 것은 개념으로부터 제거할 수 없는 비개념 인 요인이다

이러한 요인이 개념의 즉자존재를 부정하게 하며 개념을 변화시킨다

결과 으로 ldquo비개념 인 것의 개념은 그 자체에 혹은 인식론에 머물

수 없다 인식론은 철학으로 하여 실체 인 것을 다루도록 강요한

다rdquo21) 이런 식으로 본다면 개념화되지 않은 lsquo사실 이고 객체 인

것으로서의 비동일자rsquo로부터 출발하고 사유규칙을 따르지 않는 상

도 존 한다는 에서 변증법 논리학은 자신을 배척하는 실증주의

보다 더 실증주의 이다22)

그런데 그 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변증법 인식은 (헤겔이

때때로 그러했듯이) 상 의 개념으로부터 모순들을 구성하고 그것을

해소함으로써 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23) 모순이란 모순된

양자의 동일성을 제해야 성립한다 ldquo모순은 동일성의 에서 본

비동일자이다 변증법에서 모순원칙이 우선성을 띨 경우 이질 인

것은 통일성의 사유에 비추어 평가된다rdquo24) 그러나 한때 모순은 헤

겔의 경우처럼 총체 동일성을 한 매체 지만 이제는 총체 동

일성의 불가능성을 말해주는 기 이 된다 이런 에서 변증법 인

모순은 단순히 lsquo있는rsquo 것이 아니라 주체가 이를 확신한다는 주체 계

기를 지니고 있다 이 의도의 차원에서 보면 변증법은 모순이 아니라

서로 차이남(das Verschiedene)을 지향한다25) 그 지만 존재자는

2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12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22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62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292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2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9sim230

42

김 성 우

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주체 계기)을 통해서만 존재하므

로 실증주의나 공식 유물변증법처럼 단순히 감각에 주어진 것(소여)

이 아니라 개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개념 자체는 어떤 내

용에도 앞서 내용들에 립하는 자체의 형식을 선험 으로 실체화한

다 그럼으로써 실제의 사유과정에서 상정되는 어떤 사태 자체가 확

고하고 불변 인 것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원칙 즉 동일성 원칙도 실

체화한다 따라서 변증법은 주체의 측면에서 동일화하는 사유의 형식

이 더 이상 그 상들을 확고하고 불변 인 것 그 자체로 동일한 것

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사유하기를 시도한다 lsquo비동일성 속의 동일

성rsquo이라는 공식에 맞서 lsquo동일성 속의 비동일성rsquo이라는 공식을 내세워

야 한다26) 이를 단순히 말로만 선언하는 차원이 아니라 변증법을

수행하면서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이 진실임을 입증해야 한다27)

이처럼 변증법은 동일성을 꿰뚫고 비동일성이 존재한다는 의식이

므로 (헤겔의 경우처럼) 진(앞으로 나감) 과정일 뿐만 아니라 (하

이데거의 경우처럼) 역진(뒤로 물러섬) 과정28)이기도 하다 개념의

발 개는 일종의 후퇴이기도 하고 종합은 개념 속에서 몰락하고

lsquo사라져버린rsquo 차이에 한 규정일 수 있다 이는 횔더린의 언어로 표

하면 소멸해야 했던 자연 인 것에 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런데 그 종합의 완성인 모순된 계기들의 결합을 통해서만 그 계기들의

차이가 드러난다29) 이런 에서 모순원칙을 통해 헤겔은 칸트와 달

2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0sim2312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228) 하이데거는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의 두 번째 논문인 「형이상학의 존재(存在)신

(神)론(論) 구성틀」에서 헤겔의 변증법을 지양( 으로 정립된 진리

를 향해 진하는 운동)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반 로 자신의 사유의 성격

을 역진(지 까지 간과된 역을 향해 그 속으로 들어가는 뒤로 물러남)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역진 뒤로 물러섬은 사유되지 않는 것인 차이 그

자체로부터 사유해야 할 차이의 망각으로 고 들어간다고 선언한다(985172동일

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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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리 다수성과 통일성을 불가분의 계를 이루는 계기들로 인식했음에

도 불구하고 여 히 칸트나 라톤을 포함한 서양철학의 체 통과

마찬가지로 통일성을 편 으로 옹호한 셈이다 그 지만 통일성에

한 추상 부정도 역시 합지 않은데 (통일성인 일자一 신에)

단지 다수를 직 소유한다는 것은 미메시스 퇴행이 될 수 있다 계

몽의 자체 반성이 계몽의 철회가 아니듯이 통일성의 사유도 자체 비

인 환을 해 종합으로서의 개념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성만이 통

일성을 월한다30) 동일성 사유는 주체주의 이므로 동일성에 한

비 을 수행할 경우 객체의 우 성을 모색하게 된다31) 객체의 우

성으로 이행함으로써 변증법은 유물론 인 것이 된다32)

4 공식 유물변증법과 실증주의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아도르노는 구소련과 동구권을 할했던 유물론 변증법을 공식

유물변증법(디아마트Diamat)이라고 부른다 공식 유물변증법의

표 인식이론인 모사설을 ldquo무반성 이고 비변증법 인 모순rdquo이라

고 비 한다 모사설로서의 반 이론은 객체의 있는 그 로의 반 을

강조함으로써 주체 계기가 사라지고 주체는 인식의 장애요소가 된

다 모사설은 ldquo생산력과 생산 계의 객체 변증법의 원동력인 주체의

자발성을 부인rdquo하게 된다 객체가 주체에 완고하게 반 되는 경우 ldquo주

체 이고 비 인 계기가 희생rdquo되어 객체 자체가 훼손되고 동시에 주

체도 이러한 반 에 얽매이게 되어 ldquo통합 리의 평화롭지 못한 정

2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43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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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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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4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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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52

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10: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38

김 성 우

편자인 이데아는 모순을 해소해온 결과로 구체 인 것 자체가 된다

이 구체인 것이 정 인 것이다 즉 모순의 지양은 정 인 것을

산출한다 그런데 라톤의 변증법이 지닌 형식이 아직 충분히 발

되지 않아서 형식지성(Verstand 오성 수학 인식능력)의 추론

인 상태에 머물러서 개별 인 견해들로부터 출발하여 어떤 결론을 내

지 못한 채 끝나는 경우가 많다 형식지성 인 사유가 이해하기 어려

운 은 변증법의 사변 인 형태는 부정 인 것으로 끝나지 않고

립자들의 통일을 증명한다는 것이다14)

3 헤겔 관념 변증법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헤겔의 라톤 해석을 통해 본 그의 념변증법의 목 은 차이들의

통일로서 립과 모순을 해소한 보편자의 정 인 산출이다 헤겔은

자신의 변증법에 한 이해를 다음과 같이 세 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a) 추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die abstrakte oder verstaumlndige)

b) (좁은 통 인 의미에서)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die

dialektische oder negativ-vernuumlnftige) c) 사변 이고 혹은

정 이성 인 단계(die spekulative oder positiv-vernuumlnftige) 추

상 이고 형식지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서로 립하고 있는 것들의

고정된 규정성과 차이성에 머물 뿐이다 비로소 변증법 이고 부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그러한 유한한 규정들을 스스로 고유하게

지양하고 립하고 있는 것들로 이행시키는 운동을 한다 마침내 사

변 이고 정 이성 인 단계에서 사유는 이러한 립된 유한한 규정

들의 통일 즉 그 규정들의 해소와 이행 속에 포함된 정 인 것을

악한다 따라서 헤겔 념변증법에서 부정 변증법은 좁은 의미의

14) 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 pp64sim5

3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변증법으로서 두 번째 단계인 부정 이성 인 것으로 이해된다 반면

최고 차원의 변증법은 사변 변증법으로서 정 이성 인 것이 된다

그에게 변증법이란 정 인 결과를 지닌다 왜냐하면 그 운동의 결

과가 추상 인 허무한 부정이 아니라 특정한 규정들을 포함하면서 이

러한 규정들의 부정이므로 특정한 내용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 이성 인 것은 사상(思想)으로서는 추상 인 것일지라도

동시에 단순한 형식 인 통일이 아니라 차이나는 규정들의 통일이므

로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15) 이로써 헤겔 념 변증법은 최종 단

계는 구체 보편자로서의 정 인 것이다 그 자신도 이 정 인

개념을 비록 기에 주로 율법화된 제도화된 기독교 비 을 해 사

용한 경화되고 교조화된 정성으로서의 실정성(Positivitaumlt) 개념과

는 구분한다

그러나 아도르노는 헤겔의 이러한 정성을 동일성으로 규정한

다 를 들어 헤겔은 어떤 것(Etwas)이라는 말이 상기시키는 비동

일성의 자그마한 흔 조자 참지 못한다16) 그가 보기에 헤겔의 념

변증법은 스피노자의 유명한 명제인 lsquo모든 규정은 부정이다rsquo를 차용

하고 그 핵심 원리로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rsquo을 정립하고 그것을 산출

하는 운동의 공식으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을 사용한다 이러한 헤겔식의

념변증법을 차이의 흔 을 동일성으로 환원한다고 비 하는 것은 아

도르노 못지않게 해체주의 계열의 철학자들도 동참한다 들뢰즈에 의

하면 ldquo헤겔은 이념 안에서 독특한 것과 보편 인 것이 맺는 진정한

계를 일반 개념과 특수한 것 사이에서 성립하는 추상 계로

체한다 그러므로 헤겔은 lsquo재 rsquo의 반성 지반에 단순한 일반성에

머물러 있다 hellip 헤겔이 변증법의 토 를 해 이런 몰이해에 두고

운동 안에 매개를 도입하기 해 얼마만큼이나 직 이고 무(無)매

15) 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 pp168sim1771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9

40

김 성 우

개 인 것을 배반하고 훼손했는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변 차

원의 연속 이행들은 (다질 인 것들의) 공존들을 체하고 립들

은 반복들을 덮어 어 감춘다17) hellip 차이는 립을 가정하지 않는

다 립을 가정하는 것이 차이가 아니라 차이를 가정하는 것이 립

이다 그리고 립은 차이를 해소하기는커녕 다시 말해서 근거로

까지 차이를 끌고 가기는커녕 차이를 왜곡하고 변질시킨다 hellip 차

이는 테제의 참된 내용 테제의 고집이다 부정 인 것 부정성은 차

이의 상을 붙들지 못한다 다만 차이의 환 이나 부 상만을 받

아들일 뿐이다 모든 정신 상학은 부 상학이다 차이의 철학이

거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lsquo모든 규정은 부정rsquo이라는 명제이다rdquo18)

들뢰즈는 헤겔의 변증법이 차이를 왜곡ㆍ변질시키고 진정한 차이의

상을 악하지 못한다고 비 한다는 에서 아도르노와 유사하다

그러나 아도르노와 달리 부정성은 차이의 가짜 환 만을 붙잡고 차이

자체가 드러난 상을 포착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아도르노는 차이란 낱말 신에 같지 않음(비동일성)을 주로 사

용한다 그에게 ldquo변증법이란 비동일성(같지 않음 하나가 아님不一)

에 한 일 된 의식이다rdquo19) 그에게 사태(자연으로서의 비동일자)

는 들뢰즈처럼 순수한 차이가 아니라 같지 않다는 에서 이미 부정

인 것을 내포한다 그는 동일성의 추상성과 비(非)부정성도

비 하지만 순수한 차이라는 말도 변증법 인 내 계로서의 짜임

계를 거부한다고 생각해서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동

일성 존재 개념이 아니라 같은 않은 것(비동일자) 존재자 사실

성 등을 제일 원리로 상정한다 아니 제일원리라는 말조차 거부한다

17)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pp44sim45 일반과 특수의

계는 특수가 일반으로 포섭되는 동일성의 계이지만 이러한 동일성의

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서로 계 맺는 것이 보편과 독특의 계이다18)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pp134sim136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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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제일철학으로서의 형이상학은 필연 으로 개념의 우월성을 수반하므

로 개념의 우월성을 거부한다는 것은 이른바 기 (제일원리로서의 근

거)로부터 철학한다는 건축 인 토 주의 형식도 버리게 된다20)

비동일 인 것은 개념으로부터 제거할 수 없는 비개념 인 요인이다

이러한 요인이 개념의 즉자존재를 부정하게 하며 개념을 변화시킨다

결과 으로 ldquo비개념 인 것의 개념은 그 자체에 혹은 인식론에 머물

수 없다 인식론은 철학으로 하여 실체 인 것을 다루도록 강요한

다rdquo21) 이런 식으로 본다면 개념화되지 않은 lsquo사실 이고 객체 인

것으로서의 비동일자rsquo로부터 출발하고 사유규칙을 따르지 않는 상

도 존 한다는 에서 변증법 논리학은 자신을 배척하는 실증주의

보다 더 실증주의 이다22)

그런데 그 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변증법 인식은 (헤겔이

때때로 그러했듯이) 상 의 개념으로부터 모순들을 구성하고 그것을

해소함으로써 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23) 모순이란 모순된

양자의 동일성을 제해야 성립한다 ldquo모순은 동일성의 에서 본

비동일자이다 변증법에서 모순원칙이 우선성을 띨 경우 이질 인

것은 통일성의 사유에 비추어 평가된다rdquo24) 그러나 한때 모순은 헤

겔의 경우처럼 총체 동일성을 한 매체 지만 이제는 총체 동

일성의 불가능성을 말해주는 기 이 된다 이런 에서 변증법 인

모순은 단순히 lsquo있는rsquo 것이 아니라 주체가 이를 확신한다는 주체 계

기를 지니고 있다 이 의도의 차원에서 보면 변증법은 모순이 아니라

서로 차이남(das Verschiedene)을 지향한다25) 그 지만 존재자는

2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12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22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62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292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2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9sim230

42

김 성 우

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주체 계기)을 통해서만 존재하므

로 실증주의나 공식 유물변증법처럼 단순히 감각에 주어진 것(소여)

이 아니라 개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개념 자체는 어떤 내

용에도 앞서 내용들에 립하는 자체의 형식을 선험 으로 실체화한

다 그럼으로써 실제의 사유과정에서 상정되는 어떤 사태 자체가 확

고하고 불변 인 것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원칙 즉 동일성 원칙도 실

체화한다 따라서 변증법은 주체의 측면에서 동일화하는 사유의 형식

이 더 이상 그 상들을 확고하고 불변 인 것 그 자체로 동일한 것

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사유하기를 시도한다 lsquo비동일성 속의 동일

성rsquo이라는 공식에 맞서 lsquo동일성 속의 비동일성rsquo이라는 공식을 내세워

야 한다26) 이를 단순히 말로만 선언하는 차원이 아니라 변증법을

수행하면서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이 진실임을 입증해야 한다27)

이처럼 변증법은 동일성을 꿰뚫고 비동일성이 존재한다는 의식이

므로 (헤겔의 경우처럼) 진(앞으로 나감) 과정일 뿐만 아니라 (하

이데거의 경우처럼) 역진(뒤로 물러섬) 과정28)이기도 하다 개념의

발 개는 일종의 후퇴이기도 하고 종합은 개념 속에서 몰락하고

lsquo사라져버린rsquo 차이에 한 규정일 수 있다 이는 횔더린의 언어로 표

하면 소멸해야 했던 자연 인 것에 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런데 그 종합의 완성인 모순된 계기들의 결합을 통해서만 그 계기들의

차이가 드러난다29) 이런 에서 모순원칙을 통해 헤겔은 칸트와 달

2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0sim2312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228) 하이데거는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의 두 번째 논문인 「형이상학의 존재(存在)신

(神)론(論) 구성틀」에서 헤겔의 변증법을 지양( 으로 정립된 진리

를 향해 진하는 운동)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반 로 자신의 사유의 성격

을 역진(지 까지 간과된 역을 향해 그 속으로 들어가는 뒤로 물러남)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역진 뒤로 물러섬은 사유되지 않는 것인 차이 그

자체로부터 사유해야 할 차이의 망각으로 고 들어간다고 선언한다(985172동일

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

4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리 다수성과 통일성을 불가분의 계를 이루는 계기들로 인식했음에

도 불구하고 여 히 칸트나 라톤을 포함한 서양철학의 체 통과

마찬가지로 통일성을 편 으로 옹호한 셈이다 그 지만 통일성에

한 추상 부정도 역시 합지 않은데 (통일성인 일자一 신에)

단지 다수를 직 소유한다는 것은 미메시스 퇴행이 될 수 있다 계

몽의 자체 반성이 계몽의 철회가 아니듯이 통일성의 사유도 자체 비

인 환을 해 종합으로서의 개념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성만이 통

일성을 월한다30) 동일성 사유는 주체주의 이므로 동일성에 한

비 을 수행할 경우 객체의 우 성을 모색하게 된다31) 객체의 우

성으로 이행함으로써 변증법은 유물론 인 것이 된다32)

4 공식 유물변증법과 실증주의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아도르노는 구소련과 동구권을 할했던 유물론 변증법을 공식

유물변증법(디아마트Diamat)이라고 부른다 공식 유물변증법의

표 인식이론인 모사설을 ldquo무반성 이고 비변증법 인 모순rdquo이라

고 비 한다 모사설로서의 반 이론은 객체의 있는 그 로의 반 을

강조함으로써 주체 계기가 사라지고 주체는 인식의 장애요소가 된

다 모사설은 ldquo생산력과 생산 계의 객체 변증법의 원동력인 주체의

자발성을 부인rdquo하게 된다 객체가 주체에 완고하게 반 되는 경우 ldquo주

체 이고 비 인 계기가 희생rdquo되어 객체 자체가 훼손되고 동시에 주

체도 이러한 반 에 얽매이게 되어 ldquo통합 리의 평화롭지 못한 정

2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43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74

44

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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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4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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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11: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3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변증법으로서 두 번째 단계인 부정 이성 인 것으로 이해된다 반면

최고 차원의 변증법은 사변 변증법으로서 정 이성 인 것이 된다

그에게 변증법이란 정 인 결과를 지닌다 왜냐하면 그 운동의 결

과가 추상 인 허무한 부정이 아니라 특정한 규정들을 포함하면서 이

러한 규정들의 부정이므로 특정한 내용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 이성 인 것은 사상(思想)으로서는 추상 인 것일지라도

동시에 단순한 형식 인 통일이 아니라 차이나는 규정들의 통일이므

로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15) 이로써 헤겔 념 변증법은 최종 단

계는 구체 보편자로서의 정 인 것이다 그 자신도 이 정 인

개념을 비록 기에 주로 율법화된 제도화된 기독교 비 을 해 사

용한 경화되고 교조화된 정성으로서의 실정성(Positivitaumlt) 개념과

는 구분한다

그러나 아도르노는 헤겔의 이러한 정성을 동일성으로 규정한

다 를 들어 헤겔은 어떤 것(Etwas)이라는 말이 상기시키는 비동

일성의 자그마한 흔 조자 참지 못한다16) 그가 보기에 헤겔의 념

변증법은 스피노자의 유명한 명제인 lsquo모든 규정은 부정이다rsquo를 차용

하고 그 핵심 원리로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rsquo을 정립하고 그것을 산출

하는 운동의 공식으로 lsquo부정의 부정rsquo을 사용한다 이러한 헤겔식의

념변증법을 차이의 흔 을 동일성으로 환원한다고 비 하는 것은 아

도르노 못지않게 해체주의 계열의 철학자들도 동참한다 들뢰즈에 의

하면 ldquo헤겔은 이념 안에서 독특한 것과 보편 인 것이 맺는 진정한

계를 일반 개념과 특수한 것 사이에서 성립하는 추상 계로

체한다 그러므로 헤겔은 lsquo재 rsquo의 반성 지반에 단순한 일반성에

머물러 있다 hellip 헤겔이 변증법의 토 를 해 이런 몰이해에 두고

운동 안에 매개를 도입하기 해 얼마만큼이나 직 이고 무(無)매

15) 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 pp168sim1771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9

40

김 성 우

개 인 것을 배반하고 훼손했는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변 차

원의 연속 이행들은 (다질 인 것들의) 공존들을 체하고 립들

은 반복들을 덮어 어 감춘다17) hellip 차이는 립을 가정하지 않는

다 립을 가정하는 것이 차이가 아니라 차이를 가정하는 것이 립

이다 그리고 립은 차이를 해소하기는커녕 다시 말해서 근거로

까지 차이를 끌고 가기는커녕 차이를 왜곡하고 변질시킨다 hellip 차

이는 테제의 참된 내용 테제의 고집이다 부정 인 것 부정성은 차

이의 상을 붙들지 못한다 다만 차이의 환 이나 부 상만을 받

아들일 뿐이다 모든 정신 상학은 부 상학이다 차이의 철학이

거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lsquo모든 규정은 부정rsquo이라는 명제이다rdquo18)

들뢰즈는 헤겔의 변증법이 차이를 왜곡ㆍ변질시키고 진정한 차이의

상을 악하지 못한다고 비 한다는 에서 아도르노와 유사하다

그러나 아도르노와 달리 부정성은 차이의 가짜 환 만을 붙잡고 차이

자체가 드러난 상을 포착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아도르노는 차이란 낱말 신에 같지 않음(비동일성)을 주로 사

용한다 그에게 ldquo변증법이란 비동일성(같지 않음 하나가 아님不一)

에 한 일 된 의식이다rdquo19) 그에게 사태(자연으로서의 비동일자)

는 들뢰즈처럼 순수한 차이가 아니라 같지 않다는 에서 이미 부정

인 것을 내포한다 그는 동일성의 추상성과 비(非)부정성도

비 하지만 순수한 차이라는 말도 변증법 인 내 계로서의 짜임

계를 거부한다고 생각해서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동

일성 존재 개념이 아니라 같은 않은 것(비동일자) 존재자 사실

성 등을 제일 원리로 상정한다 아니 제일원리라는 말조차 거부한다

17)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pp44sim45 일반과 특수의

계는 특수가 일반으로 포섭되는 동일성의 계이지만 이러한 동일성의

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서로 계 맺는 것이 보편과 독특의 계이다18)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pp134sim136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

4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제일철학으로서의 형이상학은 필연 으로 개념의 우월성을 수반하므

로 개념의 우월성을 거부한다는 것은 이른바 기 (제일원리로서의 근

거)로부터 철학한다는 건축 인 토 주의 형식도 버리게 된다20)

비동일 인 것은 개념으로부터 제거할 수 없는 비개념 인 요인이다

이러한 요인이 개념의 즉자존재를 부정하게 하며 개념을 변화시킨다

결과 으로 ldquo비개념 인 것의 개념은 그 자체에 혹은 인식론에 머물

수 없다 인식론은 철학으로 하여 실체 인 것을 다루도록 강요한

다rdquo21) 이런 식으로 본다면 개념화되지 않은 lsquo사실 이고 객체 인

것으로서의 비동일자rsquo로부터 출발하고 사유규칙을 따르지 않는 상

도 존 한다는 에서 변증법 논리학은 자신을 배척하는 실증주의

보다 더 실증주의 이다22)

그런데 그 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변증법 인식은 (헤겔이

때때로 그러했듯이) 상 의 개념으로부터 모순들을 구성하고 그것을

해소함으로써 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23) 모순이란 모순된

양자의 동일성을 제해야 성립한다 ldquo모순은 동일성의 에서 본

비동일자이다 변증법에서 모순원칙이 우선성을 띨 경우 이질 인

것은 통일성의 사유에 비추어 평가된다rdquo24) 그러나 한때 모순은 헤

겔의 경우처럼 총체 동일성을 한 매체 지만 이제는 총체 동

일성의 불가능성을 말해주는 기 이 된다 이런 에서 변증법 인

모순은 단순히 lsquo있는rsquo 것이 아니라 주체가 이를 확신한다는 주체 계

기를 지니고 있다 이 의도의 차원에서 보면 변증법은 모순이 아니라

서로 차이남(das Verschiedene)을 지향한다25) 그 지만 존재자는

2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12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22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62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292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2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9sim230

42

김 성 우

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주체 계기)을 통해서만 존재하므

로 실증주의나 공식 유물변증법처럼 단순히 감각에 주어진 것(소여)

이 아니라 개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개념 자체는 어떤 내

용에도 앞서 내용들에 립하는 자체의 형식을 선험 으로 실체화한

다 그럼으로써 실제의 사유과정에서 상정되는 어떤 사태 자체가 확

고하고 불변 인 것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원칙 즉 동일성 원칙도 실

체화한다 따라서 변증법은 주체의 측면에서 동일화하는 사유의 형식

이 더 이상 그 상들을 확고하고 불변 인 것 그 자체로 동일한 것

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사유하기를 시도한다 lsquo비동일성 속의 동일

성rsquo이라는 공식에 맞서 lsquo동일성 속의 비동일성rsquo이라는 공식을 내세워

야 한다26) 이를 단순히 말로만 선언하는 차원이 아니라 변증법을

수행하면서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이 진실임을 입증해야 한다27)

이처럼 변증법은 동일성을 꿰뚫고 비동일성이 존재한다는 의식이

므로 (헤겔의 경우처럼) 진(앞으로 나감) 과정일 뿐만 아니라 (하

이데거의 경우처럼) 역진(뒤로 물러섬) 과정28)이기도 하다 개념의

발 개는 일종의 후퇴이기도 하고 종합은 개념 속에서 몰락하고

lsquo사라져버린rsquo 차이에 한 규정일 수 있다 이는 횔더린의 언어로 표

하면 소멸해야 했던 자연 인 것에 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런데 그 종합의 완성인 모순된 계기들의 결합을 통해서만 그 계기들의

차이가 드러난다29) 이런 에서 모순원칙을 통해 헤겔은 칸트와 달

2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0sim2312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228) 하이데거는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의 두 번째 논문인 「형이상학의 존재(存在)신

(神)론(論) 구성틀」에서 헤겔의 변증법을 지양( 으로 정립된 진리

를 향해 진하는 운동)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반 로 자신의 사유의 성격

을 역진(지 까지 간과된 역을 향해 그 속으로 들어가는 뒤로 물러남)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역진 뒤로 물러섬은 사유되지 않는 것인 차이 그

자체로부터 사유해야 할 차이의 망각으로 고 들어간다고 선언한다(985172동일

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

4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리 다수성과 통일성을 불가분의 계를 이루는 계기들로 인식했음에

도 불구하고 여 히 칸트나 라톤을 포함한 서양철학의 체 통과

마찬가지로 통일성을 편 으로 옹호한 셈이다 그 지만 통일성에

한 추상 부정도 역시 합지 않은데 (통일성인 일자一 신에)

단지 다수를 직 소유한다는 것은 미메시스 퇴행이 될 수 있다 계

몽의 자체 반성이 계몽의 철회가 아니듯이 통일성의 사유도 자체 비

인 환을 해 종합으로서의 개념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성만이 통

일성을 월한다30) 동일성 사유는 주체주의 이므로 동일성에 한

비 을 수행할 경우 객체의 우 성을 모색하게 된다31) 객체의 우

성으로 이행함으로써 변증법은 유물론 인 것이 된다32)

4 공식 유물변증법과 실증주의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아도르노는 구소련과 동구권을 할했던 유물론 변증법을 공식

유물변증법(디아마트Diamat)이라고 부른다 공식 유물변증법의

표 인식이론인 모사설을 ldquo무반성 이고 비변증법 인 모순rdquo이라

고 비 한다 모사설로서의 반 이론은 객체의 있는 그 로의 반 을

강조함으로써 주체 계기가 사라지고 주체는 인식의 장애요소가 된

다 모사설은 ldquo생산력과 생산 계의 객체 변증법의 원동력인 주체의

자발성을 부인rdquo하게 된다 객체가 주체에 완고하게 반 되는 경우 ldquo주

체 이고 비 인 계기가 희생rdquo되어 객체 자체가 훼손되고 동시에 주

체도 이러한 반 에 얽매이게 되어 ldquo통합 리의 평화롭지 못한 정

2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43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74

44

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45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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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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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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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12: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40

김 성 우

개 인 것을 배반하고 훼손했는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변 차

원의 연속 이행들은 (다질 인 것들의) 공존들을 체하고 립들

은 반복들을 덮어 어 감춘다17) hellip 차이는 립을 가정하지 않는

다 립을 가정하는 것이 차이가 아니라 차이를 가정하는 것이 립

이다 그리고 립은 차이를 해소하기는커녕 다시 말해서 근거로

까지 차이를 끌고 가기는커녕 차이를 왜곡하고 변질시킨다 hellip 차

이는 테제의 참된 내용 테제의 고집이다 부정 인 것 부정성은 차

이의 상을 붙들지 못한다 다만 차이의 환 이나 부 상만을 받

아들일 뿐이다 모든 정신 상학은 부 상학이다 차이의 철학이

거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lsquo모든 규정은 부정rsquo이라는 명제이다rdquo18)

들뢰즈는 헤겔의 변증법이 차이를 왜곡ㆍ변질시키고 진정한 차이의

상을 악하지 못한다고 비 한다는 에서 아도르노와 유사하다

그러나 아도르노와 달리 부정성은 차이의 가짜 환 만을 붙잡고 차이

자체가 드러난 상을 포착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아도르노는 차이란 낱말 신에 같지 않음(비동일성)을 주로 사

용한다 그에게 ldquo변증법이란 비동일성(같지 않음 하나가 아님不一)

에 한 일 된 의식이다rdquo19) 그에게 사태(자연으로서의 비동일자)

는 들뢰즈처럼 순수한 차이가 아니라 같지 않다는 에서 이미 부정

인 것을 내포한다 그는 동일성의 추상성과 비(非)부정성도

비 하지만 순수한 차이라는 말도 변증법 인 내 계로서의 짜임

계를 거부한다고 생각해서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동

일성 존재 개념이 아니라 같은 않은 것(비동일자) 존재자 사실

성 등을 제일 원리로 상정한다 아니 제일원리라는 말조차 거부한다

17)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pp44sim45 일반과 특수의

계는 특수가 일반으로 포섭되는 동일성의 계이지만 이러한 동일성의

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서로 계 맺는 것이 보편과 독특의 계이다18)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pp134sim1361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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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제일철학으로서의 형이상학은 필연 으로 개념의 우월성을 수반하므

로 개념의 우월성을 거부한다는 것은 이른바 기 (제일원리로서의 근

거)로부터 철학한다는 건축 인 토 주의 형식도 버리게 된다20)

비동일 인 것은 개념으로부터 제거할 수 없는 비개념 인 요인이다

이러한 요인이 개념의 즉자존재를 부정하게 하며 개념을 변화시킨다

결과 으로 ldquo비개념 인 것의 개념은 그 자체에 혹은 인식론에 머물

수 없다 인식론은 철학으로 하여 실체 인 것을 다루도록 강요한

다rdquo21) 이런 식으로 본다면 개념화되지 않은 lsquo사실 이고 객체 인

것으로서의 비동일자rsquo로부터 출발하고 사유규칙을 따르지 않는 상

도 존 한다는 에서 변증법 논리학은 자신을 배척하는 실증주의

보다 더 실증주의 이다22)

그런데 그 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변증법 인식은 (헤겔이

때때로 그러했듯이) 상 의 개념으로부터 모순들을 구성하고 그것을

해소함으로써 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23) 모순이란 모순된

양자의 동일성을 제해야 성립한다 ldquo모순은 동일성의 에서 본

비동일자이다 변증법에서 모순원칙이 우선성을 띨 경우 이질 인

것은 통일성의 사유에 비추어 평가된다rdquo24) 그러나 한때 모순은 헤

겔의 경우처럼 총체 동일성을 한 매체 지만 이제는 총체 동

일성의 불가능성을 말해주는 기 이 된다 이런 에서 변증법 인

모순은 단순히 lsquo있는rsquo 것이 아니라 주체가 이를 확신한다는 주체 계

기를 지니고 있다 이 의도의 차원에서 보면 변증법은 모순이 아니라

서로 차이남(das Verschiedene)을 지향한다25) 그 지만 존재자는

2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12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22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62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292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2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9sim230

42

김 성 우

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주체 계기)을 통해서만 존재하므

로 실증주의나 공식 유물변증법처럼 단순히 감각에 주어진 것(소여)

이 아니라 개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개념 자체는 어떤 내

용에도 앞서 내용들에 립하는 자체의 형식을 선험 으로 실체화한

다 그럼으로써 실제의 사유과정에서 상정되는 어떤 사태 자체가 확

고하고 불변 인 것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원칙 즉 동일성 원칙도 실

체화한다 따라서 변증법은 주체의 측면에서 동일화하는 사유의 형식

이 더 이상 그 상들을 확고하고 불변 인 것 그 자체로 동일한 것

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사유하기를 시도한다 lsquo비동일성 속의 동일

성rsquo이라는 공식에 맞서 lsquo동일성 속의 비동일성rsquo이라는 공식을 내세워

야 한다26) 이를 단순히 말로만 선언하는 차원이 아니라 변증법을

수행하면서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이 진실임을 입증해야 한다27)

이처럼 변증법은 동일성을 꿰뚫고 비동일성이 존재한다는 의식이

므로 (헤겔의 경우처럼) 진(앞으로 나감) 과정일 뿐만 아니라 (하

이데거의 경우처럼) 역진(뒤로 물러섬) 과정28)이기도 하다 개념의

발 개는 일종의 후퇴이기도 하고 종합은 개념 속에서 몰락하고

lsquo사라져버린rsquo 차이에 한 규정일 수 있다 이는 횔더린의 언어로 표

하면 소멸해야 했던 자연 인 것에 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런데 그 종합의 완성인 모순된 계기들의 결합을 통해서만 그 계기들의

차이가 드러난다29) 이런 에서 모순원칙을 통해 헤겔은 칸트와 달

2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0sim2312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228) 하이데거는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의 두 번째 논문인 「형이상학의 존재(存在)신

(神)론(論) 구성틀」에서 헤겔의 변증법을 지양( 으로 정립된 진리

를 향해 진하는 운동)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반 로 자신의 사유의 성격

을 역진(지 까지 간과된 역을 향해 그 속으로 들어가는 뒤로 물러남)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역진 뒤로 물러섬은 사유되지 않는 것인 차이 그

자체로부터 사유해야 할 차이의 망각으로 고 들어간다고 선언한다(985172동일

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

4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리 다수성과 통일성을 불가분의 계를 이루는 계기들로 인식했음에

도 불구하고 여 히 칸트나 라톤을 포함한 서양철학의 체 통과

마찬가지로 통일성을 편 으로 옹호한 셈이다 그 지만 통일성에

한 추상 부정도 역시 합지 않은데 (통일성인 일자一 신에)

단지 다수를 직 소유한다는 것은 미메시스 퇴행이 될 수 있다 계

몽의 자체 반성이 계몽의 철회가 아니듯이 통일성의 사유도 자체 비

인 환을 해 종합으로서의 개념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성만이 통

일성을 월한다30) 동일성 사유는 주체주의 이므로 동일성에 한

비 을 수행할 경우 객체의 우 성을 모색하게 된다31) 객체의 우

성으로 이행함으로써 변증법은 유물론 인 것이 된다32)

4 공식 유물변증법과 실증주의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아도르노는 구소련과 동구권을 할했던 유물론 변증법을 공식

유물변증법(디아마트Diamat)이라고 부른다 공식 유물변증법의

표 인식이론인 모사설을 ldquo무반성 이고 비변증법 인 모순rdquo이라

고 비 한다 모사설로서의 반 이론은 객체의 있는 그 로의 반 을

강조함으로써 주체 계기가 사라지고 주체는 인식의 장애요소가 된

다 모사설은 ldquo생산력과 생산 계의 객체 변증법의 원동력인 주체의

자발성을 부인rdquo하게 된다 객체가 주체에 완고하게 반 되는 경우 ldquo주

체 이고 비 인 계기가 희생rdquo되어 객체 자체가 훼손되고 동시에 주

체도 이러한 반 에 얽매이게 되어 ldquo통합 리의 평화롭지 못한 정

2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43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74

44

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45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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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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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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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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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13: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4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제일철학으로서의 형이상학은 필연 으로 개념의 우월성을 수반하므

로 개념의 우월성을 거부한다는 것은 이른바 기 (제일원리로서의 근

거)로부터 철학한다는 건축 인 토 주의 형식도 버리게 된다20)

비동일 인 것은 개념으로부터 제거할 수 없는 비개념 인 요인이다

이러한 요인이 개념의 즉자존재를 부정하게 하며 개념을 변화시킨다

결과 으로 ldquo비개념 인 것의 개념은 그 자체에 혹은 인식론에 머물

수 없다 인식론은 철학으로 하여 실체 인 것을 다루도록 강요한

다rdquo21) 이런 식으로 본다면 개념화되지 않은 lsquo사실 이고 객체 인

것으로서의 비동일자rsquo로부터 출발하고 사유규칙을 따르지 않는 상

도 존 한다는 에서 변증법 논리학은 자신을 배척하는 실증주의

보다 더 실증주의 이다22)

그런데 그 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변증법 인식은 (헤겔이

때때로 그러했듯이) 상 의 개념으로부터 모순들을 구성하고 그것을

해소함으로써 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23) 모순이란 모순된

양자의 동일성을 제해야 성립한다 ldquo모순은 동일성의 에서 본

비동일자이다 변증법에서 모순원칙이 우선성을 띨 경우 이질 인

것은 통일성의 사유에 비추어 평가된다rdquo24) 그러나 한때 모순은 헤

겔의 경우처럼 총체 동일성을 한 매체 지만 이제는 총체 동

일성의 불가능성을 말해주는 기 이 된다 이런 에서 변증법 인

모순은 단순히 lsquo있는rsquo 것이 아니라 주체가 이를 확신한다는 주체 계

기를 지니고 있다 이 의도의 차원에서 보면 변증법은 모순이 아니라

서로 차이남(das Verschiedene)을 지향한다25) 그 지만 존재자는

2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12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22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162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292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82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29sim230

42

김 성 우

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주체 계기)을 통해서만 존재하므

로 실증주의나 공식 유물변증법처럼 단순히 감각에 주어진 것(소여)

이 아니라 개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개념 자체는 어떤 내

용에도 앞서 내용들에 립하는 자체의 형식을 선험 으로 실체화한

다 그럼으로써 실제의 사유과정에서 상정되는 어떤 사태 자체가 확

고하고 불변 인 것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원칙 즉 동일성 원칙도 실

체화한다 따라서 변증법은 주체의 측면에서 동일화하는 사유의 형식

이 더 이상 그 상들을 확고하고 불변 인 것 그 자체로 동일한 것

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사유하기를 시도한다 lsquo비동일성 속의 동일

성rsquo이라는 공식에 맞서 lsquo동일성 속의 비동일성rsquo이라는 공식을 내세워

야 한다26) 이를 단순히 말로만 선언하는 차원이 아니라 변증법을

수행하면서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이 진실임을 입증해야 한다27)

이처럼 변증법은 동일성을 꿰뚫고 비동일성이 존재한다는 의식이

므로 (헤겔의 경우처럼) 진(앞으로 나감) 과정일 뿐만 아니라 (하

이데거의 경우처럼) 역진(뒤로 물러섬) 과정28)이기도 하다 개념의

발 개는 일종의 후퇴이기도 하고 종합은 개념 속에서 몰락하고

lsquo사라져버린rsquo 차이에 한 규정일 수 있다 이는 횔더린의 언어로 표

하면 소멸해야 했던 자연 인 것에 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런데 그 종합의 완성인 모순된 계기들의 결합을 통해서만 그 계기들의

차이가 드러난다29) 이런 에서 모순원칙을 통해 헤겔은 칸트와 달

2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0sim2312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228) 하이데거는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의 두 번째 논문인 「형이상학의 존재(存在)신

(神)론(論) 구성틀」에서 헤겔의 변증법을 지양( 으로 정립된 진리

를 향해 진하는 운동)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반 로 자신의 사유의 성격

을 역진(지 까지 간과된 역을 향해 그 속으로 들어가는 뒤로 물러남)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역진 뒤로 물러섬은 사유되지 않는 것인 차이 그

자체로부터 사유해야 할 차이의 망각으로 고 들어간다고 선언한다(985172동일

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

4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리 다수성과 통일성을 불가분의 계를 이루는 계기들로 인식했음에

도 불구하고 여 히 칸트나 라톤을 포함한 서양철학의 체 통과

마찬가지로 통일성을 편 으로 옹호한 셈이다 그 지만 통일성에

한 추상 부정도 역시 합지 않은데 (통일성인 일자一 신에)

단지 다수를 직 소유한다는 것은 미메시스 퇴행이 될 수 있다 계

몽의 자체 반성이 계몽의 철회가 아니듯이 통일성의 사유도 자체 비

인 환을 해 종합으로서의 개념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성만이 통

일성을 월한다30) 동일성 사유는 주체주의 이므로 동일성에 한

비 을 수행할 경우 객체의 우 성을 모색하게 된다31) 객체의 우

성으로 이행함으로써 변증법은 유물론 인 것이 된다32)

4 공식 유물변증법과 실증주의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아도르노는 구소련과 동구권을 할했던 유물론 변증법을 공식

유물변증법(디아마트Diamat)이라고 부른다 공식 유물변증법의

표 인식이론인 모사설을 ldquo무반성 이고 비변증법 인 모순rdquo이라

고 비 한다 모사설로서의 반 이론은 객체의 있는 그 로의 반 을

강조함으로써 주체 계기가 사라지고 주체는 인식의 장애요소가 된

다 모사설은 ldquo생산력과 생산 계의 객체 변증법의 원동력인 주체의

자발성을 부인rdquo하게 된다 객체가 주체에 완고하게 반 되는 경우 ldquo주

체 이고 비 인 계기가 희생rdquo되어 객체 자체가 훼손되고 동시에 주

체도 이러한 반 에 얽매이게 되어 ldquo통합 리의 평화롭지 못한 정

2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43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74

44

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45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4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52

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14: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42

김 성 우

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주체 계기)을 통해서만 존재하므

로 실증주의나 공식 유물변증법처럼 단순히 감각에 주어진 것(소여)

이 아니라 개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개념 자체는 어떤 내

용에도 앞서 내용들에 립하는 자체의 형식을 선험 으로 실체화한

다 그럼으로써 실제의 사유과정에서 상정되는 어떤 사태 자체가 확

고하고 불변 인 것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원칙 즉 동일성 원칙도 실

체화한다 따라서 변증법은 주체의 측면에서 동일화하는 사유의 형식

이 더 이상 그 상들을 확고하고 불변 인 것 그 자체로 동일한 것

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사유하기를 시도한다 lsquo비동일성 속의 동일

성rsquo이라는 공식에 맞서 lsquo동일성 속의 비동일성rsquo이라는 공식을 내세워

야 한다26) 이를 단순히 말로만 선언하는 차원이 아니라 변증법을

수행하면서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이 진실임을 입증해야 한다27)

이처럼 변증법은 동일성을 꿰뚫고 비동일성이 존재한다는 의식이

므로 (헤겔의 경우처럼) 진(앞으로 나감) 과정일 뿐만 아니라 (하

이데거의 경우처럼) 역진(뒤로 물러섬) 과정28)이기도 하다 개념의

발 개는 일종의 후퇴이기도 하고 종합은 개념 속에서 몰락하고

lsquo사라져버린rsquo 차이에 한 규정일 수 있다 이는 횔더린의 언어로 표

하면 소멸해야 했던 자연 인 것에 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런데 그 종합의 완성인 모순된 계기들의 결합을 통해서만 그 계기들의

차이가 드러난다29) 이런 에서 모순원칙을 통해 헤겔은 칸트와 달

2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0sim2312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228) 하이데거는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의 두 번째 논문인 「형이상학의 존재(存在)신

(神)론(論) 구성틀」에서 헤겔의 변증법을 지양( 으로 정립된 진리

를 향해 진하는 운동)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반 로 자신의 사유의 성격

을 역진(지 까지 간과된 역을 향해 그 속으로 들어가는 뒤로 물러남)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역진 뒤로 물러섬은 사유되지 않는 것인 차이 그

자체로부터 사유해야 할 차이의 망각으로 고 들어간다고 선언한다(985172동일

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

4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리 다수성과 통일성을 불가분의 계를 이루는 계기들로 인식했음에

도 불구하고 여 히 칸트나 라톤을 포함한 서양철학의 체 통과

마찬가지로 통일성을 편 으로 옹호한 셈이다 그 지만 통일성에

한 추상 부정도 역시 합지 않은데 (통일성인 일자一 신에)

단지 다수를 직 소유한다는 것은 미메시스 퇴행이 될 수 있다 계

몽의 자체 반성이 계몽의 철회가 아니듯이 통일성의 사유도 자체 비

인 환을 해 종합으로서의 개념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성만이 통

일성을 월한다30) 동일성 사유는 주체주의 이므로 동일성에 한

비 을 수행할 경우 객체의 우 성을 모색하게 된다31) 객체의 우

성으로 이행함으로써 변증법은 유물론 인 것이 된다32)

4 공식 유물변증법과 실증주의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아도르노는 구소련과 동구권을 할했던 유물론 변증법을 공식

유물변증법(디아마트Diamat)이라고 부른다 공식 유물변증법의

표 인식이론인 모사설을 ldquo무반성 이고 비변증법 인 모순rdquo이라

고 비 한다 모사설로서의 반 이론은 객체의 있는 그 로의 반 을

강조함으로써 주체 계기가 사라지고 주체는 인식의 장애요소가 된

다 모사설은 ldquo생산력과 생산 계의 객체 변증법의 원동력인 주체의

자발성을 부인rdquo하게 된다 객체가 주체에 완고하게 반 되는 경우 ldquo주

체 이고 비 인 계기가 희생rdquo되어 객체 자체가 훼손되고 동시에 주

체도 이러한 반 에 얽매이게 되어 ldquo통합 리의 평화롭지 못한 정

2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43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74

44

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45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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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52

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15: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4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리 다수성과 통일성을 불가분의 계를 이루는 계기들로 인식했음에

도 불구하고 여 히 칸트나 라톤을 포함한 서양철학의 체 통과

마찬가지로 통일성을 편 으로 옹호한 셈이다 그 지만 통일성에

한 추상 부정도 역시 합지 않은데 (통일성인 일자一 신에)

단지 다수를 직 소유한다는 것은 미메시스 퇴행이 될 수 있다 계

몽의 자체 반성이 계몽의 철회가 아니듯이 통일성의 사유도 자체 비

인 환을 해 종합으로서의 개념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성만이 통

일성을 월한다30) 동일성 사유는 주체주의 이므로 동일성에 한

비 을 수행할 경우 객체의 우 성을 모색하게 된다31) 객체의 우

성으로 이행함으로써 변증법은 유물론 인 것이 된다32)

4 공식 유물변증법과 실증주의에 대한 아도르노 비판

아도르노는 구소련과 동구권을 할했던 유물론 변증법을 공식

유물변증법(디아마트Diamat)이라고 부른다 공식 유물변증법의

표 인식이론인 모사설을 ldquo무반성 이고 비변증법 인 모순rdquo이라

고 비 한다 모사설로서의 반 이론은 객체의 있는 그 로의 반 을

강조함으로써 주체 계기가 사라지고 주체는 인식의 장애요소가 된

다 모사설은 ldquo생산력과 생산 계의 객체 변증법의 원동력인 주체의

자발성을 부인rdquo하게 된다 객체가 주체에 완고하게 반 되는 경우 ldquo주

체 이고 비 인 계기가 희생rdquo되어 객체 자체가 훼손되고 동시에 주

체도 이러한 반 에 얽매이게 되어 ldquo통합 리의 평화롭지 못한 정

2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34sim23531)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43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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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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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4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52

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16: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44

김 성 우

신 침묵rdquo33)에 빠지고 만다 한때 변 하고자 했던 세상 못지않게

재 정치 권력을 장악한 공식 유물론도 스스로 유발한 미성숙상태를

계획 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공식 유물론이 자유의 의식을 속박하고

있다34) 디아마트는 필연의 왕국을 자유의 왕국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변증법이든 실증주의이든 객체주의가 (주체성의 탐구에

정향된) 심리학에 비해 더 우월하다35) 그러나 이론의 객체는 직

인 것이 아니다 객체인 비동일자로의 방향 환을 통해서도 비동일

자를 그 자체로 정 인 것으로서 직 획득할 수 없으며 부정의 부

정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은 이미 이 의 서론에서 밝힌 바 있

다 동일성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사유가 비동일자라는 해소될 수 없

는 객체 앞에서 굴복해서 칸트나 주 념론은 인간의 인식 주

은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는 인식의 한계를 설정한다 그러나 이

러한 회의주의는 실제로 동화되지 않는 것에 한 오감이 그

제로 깔린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동화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인식해

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실존자는 해석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인식 불가능한 궁극 인 것도 아니다 개별성에 한 이론의 체념은

과도한 탐욕(동일화) 못지않게 기존질서를 해 일한다 즉 기존질서

에다 정신 불가침투성 혹은 견고성의 권 와 후 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이 그 이상의 것

(Mehr)은 그것에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축출된 것으로

서 그것에 내재한다 그런 한에서 비동일자는 사물의 동일시에 항

하는 사물 자체의 동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36)

동일성을 비 한다고 해서 개별자를 궁극 으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훗설이 인식했듯이 개별성은 보편성 때문에 유발되

3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p289sim2903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873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563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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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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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4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52

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17: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45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는 추상과정의 산물이므로 보편자는 개별 사물의 심에 존재하는 것

이지 어떤 개별자를 다른 개별자들와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를 들어 술작품을 분석해보면 그것은 극단 개별

화 속에서 보편 인 계기들 즉 그 자체에 해 은폐되어 있는 형

(典型)들에 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7) 그러므로 객체는

단순한 개별자도 아니다 한 감각에 주어지는 순수한 소여도 아니

다 이런 까닭에 객체는 순수한 사실성 이상의 것이다38) 감성 직

이라는 (매우 소박한) 기 은 극단 으로 매개되어 있는 사회에

용될 수 없다 즉 상의 이데올로기 인 형태에 의해 필연 으로 은

폐되는 것에는 용되지 않는다 감성 직 에 결여된 주체 이고

비 인 계기를 강조하면 이데올로기도 살아 있게 되지만 동시에 이

에 한 감도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서 생산된 것과 생산 계들

이 직 자연이라는 궤변에 항하게 된다39)

사물을 악하려는 유물론 열망은 모사설이라는 자동기록기의

형태로서도 아니고 그리고 의식과 그것이 사유하는 것 사이에 제3자

인 형상(이데아 는 개념)들을 삽입하려는 념론 형태로서도 아

니고 형상 없이 사유하고자 한다 형상을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직

인 소여성이 아닌 반성을 요구하므로 이러한 유물론은 부정 사유

를 시도한다 신학 우상 지와 마찬가지로 유물론은 유토피아를

정 으로 그려내는 것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우상 지를 세속화한 것

이다 이것은 유물론의 부정성이 지니는 성과이다40)

3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4038)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693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040)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91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4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52

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18: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46

김 성 우

5 부정변증법은 족쇄에서 풀린 변증법인가

아도르노는 념론 해석이든 공식 유물론 해석이든 통 인

변증법에 한 이해를 정 변증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에 한 해체

로서 부정 변증법을 내세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아도르노의 통

변증법에 한 이해가 타당한가 다시 말하면 통 변증법은 정(동

일성)에 갇히고 만 것인가 차이를 동일성으로 환원하여 차이를 획일

화한 것인가

이 을 확인하기 해 우선 헤겔이 자신의 변증법 원리로 내

세운 lsquo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 원리rsquo를 살펴본다 시원은 존재와

무라는 양자를 포함하며 존재와 무의 통일이다 는 시원은 동시에

존재이기도 한 비(非)-존재이고 동시에 비-존재이기도 한 존재이

다 더 나가 시원 안에는 존재와 무가 서로 구별되는 것들로서 존

한다 왜냐하면 시원이란 자기 외에 다른 것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다른 것으로서 존재에 한 지칭을 지니고 있는 비-존재이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존재로 가는 길

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원 속에 포함된 존재는 비-존재로부

터 자신을 제거한 존재이거나 비-존재를 비-존재에 립되는 어떤

것으로 지양한 존재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있으나 동

시에 아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립자들인 존재와 비-존재

는 그 시원 안에서 직 으로 통일된다 다른 식으로 표 하면 시원

은 존재와 비존재의 무(無)차이 통일이다 그래서 시원에 한 분

석은 존재와 무의 통일이라는 개념을 산출하게 된다 이 존재와 무의

통일 개념을 더 반성 인 형식으로 표 하면 차이와 비-차이의 통

일성 즉 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이라는 개념이 된다 이것은 자

에 한 최 이자 가장 순수하며 가장 추상 인 정의가 된다 만약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4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52

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19: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47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추상 인 시원에 반 하여 정말로 사태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태도 시원으로서의 공허한 존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태인 것도 학문의 진행 속에서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

다41) 사태라는 직 인 것도 실제로는 매개된 결과일 뿐이다 그런

데 lsquo동일과 비동일의 동일의 원리rsquo에서 후자의 동일은 보편 인 것이

긴 하지만 구체 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도르노가 보기에) 이

는 비동일자 속의 동일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비동일자가 동일자의

바탕을 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ldquo헤겔은 일 되게 비동일자를 순

수 동일성으로 해소하는데 이로써 개념은 비개념 인 것을 보증하는

것이 되며 월성은 정신의 내재성에 사로잡 정신의 총체성이 됨

으로써 제거되기도 한다rdquo42)

아도르노는 인식이 보편이 아니라 특수를 추구한다는 에서 변

증법에 한 내재 비 을 통해 헤겔의 념론을 괴한다고 생각한

다43) 하지만 그는 헤겔에게도 특수한 것에 한 열망이 있기에 존

재하는 보편자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외 속에 비로소 고유성의 의

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계기도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즉 매개된 보편

인 특수에는 보편과 마찬가지로 권한이 할당될 수 있었으리라 그러

나 이러한 특수의 변증법은 객체 계기가 결여된 념론에 의해서는

해결될 수 없었다 그래서 철학이 칸트 식의 형식 이론으로서가 아

니라 내용 자체로 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념론에서는 객체 계기가 결여돼 있으므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특수에 한 의식의 무게가 없이 실과의 억압

동일성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실은 일종의 극이 되어

기만 인 것이 된다 헤겔은 실을 추구할수록 비 해야 할 지 여

41) 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참조(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은 역 한국헤겔학회편 청아출 사 1994)

42)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1443)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29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4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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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52

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20: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48

김 성 우

기의 실과 이를 포착하려는 개념을 더욱 기만 으로 섞게 된다44)

그런데 객체는 일단 자연으로 나타나지만 ldquo사상의 과제는 모든

자연과 아울러 자연으로서 설정되는 모든 것을 역사로서 악하고

한 모든 역사를 자연으로 악하는 일일 것이다rdquo 그러나 자연과 역

사가 서로 통분될 수 있는 계기는 덧없음이다45) 자연의 형이상학이

자연의 역사로 환됨으로써 미세하고 단편 이고 덧없는 것이라는

상형문자를 해석해서 재 손된 상태로 부재 인 자연에 한 기억

이 가능하게 된다46) 이러한 미메시스 기억을 통해 변증법은 체계

에 한 비 으로서 체계 바깥에 있을 것(유토피아)을 마음에 상기시

켜 다

직 으로 감각에 주어진 것을 시하는 실증주의나 수학 형식

을 진리의 모델로 보는 형식주의 모두 형식논리 인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형식을 지향하는 인식은 항상 같음을 겨냥하기에 자본주의 체

제의 바깥이나 아직 도래하지 않는 곳으로서의 재 있지 않는 곳을

의지하지 않는다 반 로 부정 변증법처럼 내용(같지 않은 것 비동일

자 자연 객체 사태)을 추구하는 인식은 비(非)자본주의 공간으로

서의 유토피아를 의지처로 삼게 된다 유토피아는 가능성에 한 의식

일 뿐이므로 직 실에서는 자리가 없다 가능한 것이란 아직 없

는 것이므로 없는 것에게 자리가 배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

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따라서 유

토피아는 기존 공간이나 상황에서는 구체 인 것이 아니라 추상 인

부정의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의 형태로 아직 있지 않는

것에 근하는 능력이 바로 사유이다 그런데 이 사유는 념론 인

44)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3045)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546)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460

4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52

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21: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49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정신의 활동성(주체성)으로서의 사유도 아니고 공식 유물론의 반

사유도 아니다 이 사유는 존재의 일부이다 존재는 유령과 같은

정신이 아니라 시공 속에 존재하는 구체 인간이며 수동 인 물질처

럼 있는 그 로의 실을 비추는 무비 거울이 아니라 주체 으로

사유하는 인간이다 이 존재의 비 능력인 부정 사유를 통해

가장 먼 유토피아가 가장 가까운 것이 될 수 있다 그 가까운 것의 색

깔을 드러내는 학문이 철학이리라47) 이로써 아도르노의 이론 실천

의 면모가 드러난다 동시에 그 이론 실천의 한계도

그의 부정변증법은 해체론과 같은 길을 지향하면서도 이와는 달

리 정 놀이가 결여된 고통스런 부정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통변증법과 달리 그 부정의 힘이 지나치게 약해서 실

비 으로서의 실질 역량이 자신에게 있는가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망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 게 약한 부정으로

그려진 유토피아는 결코 우리 인류에게 가까운 것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도 통 형이상학의 언어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여 히

그 언어의 함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lsquo항상 부정rsquo이라는 부정의 실체

화에 빠져 정의 실체화와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같지 않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실(유토피아)에서 오는데

존재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가 실의 소외

조건들을 극 으로 폐기하지 않은 채 유토피아를 부정 으로라도

기 하는 것은 그의 부정변증법이 오지 않은 종말을 고 하는 목 론

인 신학과 다를 바가 있는 것인가 더구나 개념과 실의 계와

개념과 유토피아의 계의 이 성이 제 로 해명된 것인가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도르노는 부정의 길을 통해 변증

법 존재론으로부터 해체론 존재론으로 가는 과정 계기들을 보

여 다 그의 비동일자( 재 존재하는 있는 것과의 차이)로의 방향

47)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520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52

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22: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50

김 성 우

환은 차이의 흔 을 상기하려는 미메시스라는 술 계기를 통해

제일 근거라는 존재신론(存在神論) 구조를 깨트리게 된다 아도르

노가 하이데거의 기 사상에 해당하고 그 스스로 방향 환을 선언한

기 존재론을 비 했지만 이는 자신의 부정변증법과 후기 하이데거

의 존재역사 사유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48) 게

다가 해체론자들이 안티휴머니즘의 시각에서 매개하는 의식과 주체

성을 비 하기 해 직 이고 무매개 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아도

르노는 직 인 것의 실체화라고 비 하지만 본인의 비동일자도 매

개의 실체화에 반 해서 혹시 직 인 것의 실체화에 속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므로 아도르노가 비 한 해체존재론의 이론 이고 실천

인 곤경 즉 ldquo철학 안의 최신 이며 신화 완곡어법의 일

종rdquo49)에 그 자신의 부정변증법 역시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의

부정변증법은 변증법 이면서도 체제를 해체하는 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 해체존재론에 해 그 비 자들50)이 지 하는 것처럼 반

(反)변증법 이면도 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ldquo동일성 없는 친화 그리고 지배 없는 차이rdquo의 상태를 인류가

성취하는 데 부정변증법이 성공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론 없는 실천의 한계가 그 스스로 무 지는 것을 역사 으로 체험한

상황에서 이론 실천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48) Ruumldiger Bubn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p36

49) 985172부정변증법985173 p20650) 하버마스는 포스트모던 철학이나 해체론을 은 보수주의라고 비 한다

(Juumlrgen Habermas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 p463)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52

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23: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51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참고문헌

들뢰즈 985172차이와 반복985173 김상환 역 민음사 2004 뢰트 985172변증법의 개 Ⅱ985173 원문화 1985마이클 하트 985172들뢰즈 사상의 진화985173 갈무리 2004문성원 「모순과 달리 같음을 넘어 lsquo차이rsquo에 한 탈근 이해」 985172차이

와 갈등에 한 철학 성찰985173 한국철학회 편 철학과 실사 2007 아도르노 985172부정변증법985173 한길사 1999이진경 「맑스주의에서 차이와 의 문제」 985172맑스 왜 희망인가985173 맑스코

뮤날 조직 원회 편 메이데이 2005 라톤 985172국가985173 박종 역 서 사 2005

하이데거 985172동일성과 차이985173 신상희 역 민음사 2000헤겔 「학의 시원은 무엇에 의해 마련되어야 하는가」 985172헤겔연구 5985173 이정

은 역 한국헤겔학회 편 청아출 사 1994Adorno Negative Dialektik Suhrkamp 1966Deleuze Nietzsche et la philosophie Pres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2Hegel Enzyklopauml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Ⅰ SuhrKamp 1986Hegel Vorlesungen uumlber die Geschichte der Philosophie Ⅱ SuhrKamp 1986Habermas Juumlrgen Kleine Politische Schriften(Ⅰ-Ⅳ) Suhrkamp 1983Bubner Ruumldiger ldquoAdornos Negative Dialektikrdquo in Adorno-Konferenz 1983 Herausgegeben

von Ludwig von Friedeburg und Juumlrgen Habermas Suhrkamp 1983 51)

논문투고일 2011년 02월 17일 심사일 2011년 03월 15일 심사완료일 2011년 03월 22일

52

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53

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24: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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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우

The Significance of Negative Dialectics of

Adorno and the Limits of its Theoretical

Praxis in the Context of History of Dialectics

Kim Seong-Woo

As the ontological attitude to constitute a society other

than the modern capitalist one the diverse forms of

ontology of difference have appeared on one side of

Deconstructionism and the ones of ontology of negation on

the other side of Dialectics A model of the former is

Deleuzersquos ontology and one of the latter Adornorsquos negative

dialectic Deleuze as a descendant of Nietzsche determines

negation as a attitude of slaves and presents affirmation as a

axis of revaluation Unlike a dialektikos who put emphasis

on negation he doesnrsquot regard affirmation as the uncritical

and anti-critical But Adorno does still choose negation And

so he call his way to the truth lsquoa negative dialecticrsquo in

contrast to previous ones According to him the empirical

contents of dialectics consist in the figure of lsquoa negation of

the negationrsquo but in the resistance of the other(non-identity

nature state-affairs reality) to the same(identity) Owing to

the experience dialectics freed from the fetters will have

worked He presents his negative dialectic in order to

overcome Hegelrsquos idealist one and Diamat that has been the

formal ideology of the Soviet Union Instead of seeking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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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

Page 25: a study on Adorno's negative dialectics.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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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의 의의와 그 이론적 실천의 한계

the identity of these previous dialectics his turn to non-

identity(differences with the present beings) de-constructs

the onto-theological structure as a first basis through the

artistic moment of mimesis that recollects the traces of

differences But doesnrsquot his non-identity opposed to

substantialization of the mediate belong to one of the

immediate Therefore doesnrsquot his negative dialectic be in

the difficulty of ldquothe latest version of philosophical consolation

and the kind of mythical euphemismrdquo for which he has

criticized deconstructionism

Subject Sphere Ontology Social Philosophy

Key Words Negative Dialectics Nietzschean Ontology Platonic

Dialectic Hegelian Dialectic Diam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