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 · 제2장 인문환경 447 있는 진악산은 주산인 소산과 그 위상이 다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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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 제1편 삶의 터전 1. 진산·주산 동서고금을 통해 인간 삶터로 형성된 도시나 촌락을 막론하고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일종의 상징적 중심이라 할 만한 것들이 자리 잡고 있게 마 련이다. 가령 전통시대 임금이나 황제가 있던 국도의 중심에 자리 잡은 궁궐, 또는 개별 도시마다 중심적인 행정 기능을 담당했던 관청(동헌, 객사) 그리고 서양 기독 교 사회의 종교적 상징물인 교회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땅에 발붙이고 살아왔 던 우리 민족에게는 이러한 인문적 요소 외에 인간 삶터를 가능하게 해주었던 일차 적 조건인 자연환경에 대해서도 그 상징적 중심의 의미를 부여해 왔다고 할 수 있는 데, 그러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풍수상 진산(鎭山) 또는 주산(主山) 개념이다. 한국의 전통지리학(또는 공간인식체계)인 풍수의 입장에서 볼 때 진산 또는 주 산은 인간의 삶터를 지켜주는 수호신이면서 동시에 삶터를 명당(明堂)으로 구성해 주는 중심 요소로 이해되어 왔다. 그래서인지 현재까지도 진산·주산은 그 역사적, 장소적 의미를 상실하지 않은 채 행정중심지는 물론 개별 마을, 심지어 묏자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 단위에서 지역민들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때문에 금산 군의 진산·주산을 살펴보는 것은 풍수의 입장에서 금산이라는 땅, 그리고 그 땅에 서 삶을 지속해 온 금산인들을 이해하는 의미 있는 방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1) 진산·주산인 소산(所山) 역사적으로 현재의 군·면에 해당하는 군현 단위의 진산·주산이 전국적 수준 에서 등장하는 하는 것은 조선 전기부터이다. 『세종실록지리지』 , 『신증동국여지 승람』 등 조선 전기 지리지에서부터 이후 편찬되는 『동국여지지』 , 『해동지도』 , 『여 지도서』 및 각 군현 읍지에 진산·주산이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이들 지리지나 지 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각 군현의 진산·주산은 해당 군현의 최고 행정중심지로 관 제4절 풍수 제1권 생명의 고향 미래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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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44제

    1편 삶

    의 터

    1. 진산·주산

    동서고금을 통해 인간 삶터로 형성된 도시나 촌락을 막론하고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일종의 상징적 중심이라 할 만한 것들이 자리 잡고 있게 마

    련이다. 가령 전통시대 임금이나 황제가 있던 국도의 중심에 자리 잡은 궁궐, 또는

    개별 도시마다 중심적인 행정 기능을 담당했던 관청(동헌, 객사) 그리고 서양 기독

    교 사회의 종교적 상징물인 교회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땅에 발붙이고 살아왔

    던 우리 민족에게는 이러한 인문적 요소 외에 인간 삶터를 가능하게 해주었던 일차

    적 조건인 자연환경에 대해서도 그 상징적 중심의 의미를 부여해 왔다고 할 수 있는

    데, 그러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풍수상 진산(鎭山) 또는 주산(主山) 개념이다.

    한국의 전통지리학(또는 공간인식체계)인 풍수의 입장에서 볼 때 진산 또는 주

    산은 인간의 삶터를 지켜주는 수호신이면서 동시에 삶터를 명당(明堂)으로 구성해

    주는 중심 요소로 이해되어 왔다. 그래서인지 현재까지도 진산·주산은 그 역사적,

    장소적 의미를 상실하지 않은 채 행정중심지는 물론 개별 마을, 심지어 묏자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 단위에서 지역민들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때문에 금산

    군의 진산·주산을 살펴보는 것은 풍수의 입장에서 금산이라는 땅, 그리고 그 땅에

    서 삶을 지속해 온 금산인들을 이해하는 의미 있는 방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1) 진산·주산인 소산(所山)

    역사적으로 현재의 군·면에 해당하는 군현 단위의 진산·주산이 전국적 수준

    에서 등장하는 하는 것은 조선 전기부터이다.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

    승람』 등 조선 전기 지리지에서부터 이후 편찬되는 『동국여지지』, 『해동지도』, 『여

    지도서』 및 각 군현 읍지에 진산·주산이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이들 지리지나 지

    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각 군현의 진산·주산은 해당 군현의 최고 행정중심지로 관

    제4절 풍수

    제1권 생명의 고향 미래의 땅

  • 제2장

    인문

    환경

    445

    청이 있던 읍치(邑治)의 진산·주산

    을 말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관내에

    서 행정체계나 사회적 관계 상 최고

    의 중심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장소

    의 진산·주산이 해당 군현의 진산·

    주산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금산군의 진산·주

    산은 현재 금산군청이 소재하고 있는

    금산읍을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때문에 조선시대 금산군과 구분되어 있던

    진산군(현재의 진산면·복수면·추부면 일대) 읍치의 진산·주산은 1914년 일제에

    의한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진산군이 금산군에 편입되었기 때문에 논외로 하고자

    한다. 지리지나 고지도 상에서 확인되는 금산군의 진산·주산은 다음의 [표 63]과

    같다.

    [표 63] 지리지류상 금산군의 진산·주산

    진산·주산 지리지 진산(鎭山) 주산[主山, 主脈]

    『신증동국여지승람』(중종 26, 1531년) 소산(“所山在郡北二里鎭山”) ×

    『동국여지지』 (현종대, 17세기 중반 이후) 소산(“所山在郡北二里鎭山”) ×

    「해동지도」(18세기 중반) 소산(“所山在郡北鎭山”) ×

    『여지도서』(1759~1765년) ×소산

    (“所山自鎭安馬耳山來爲郡主脈”)

    『호남읍지』의 「금산군읍지」(고종8, 1871년)

    ×소산

    (“所山自鎭安馬耳山來爲郡主脈”)

    『호남읍지』의 「금산군지방」(1895년) ×소산

    (“所山自鎭安馬耳山來爲郡主脈”)

    『조선환여승람』(1929년) ×소산

    (“所山自鎭安馬耳山來爲郡主脈”)

    『금산군읍지』(1960년) ×소산

    (“所山在錦城自鎭安馬耳山來爲郡主脈”)

    『금산군지』(1969년)×

    (“진악산의 정기는 바로 금산의 정기(精氣)로 동일시 되어 왔다”)

    ×

    『금산군지』(1987년)진악산

    (“금산의 진산(鎭山)으로 금산의 정기를 대표하는 산이기도 하다”)

    ×

    [표 63]에서 보듯이 『신증동국여지승람』·『동국여지지』·『해동지도』 등에서는

    봉황천에서 바라본 진악산

  • 446제

    1편 삶

    의 터

    읍치의 북쪽에 위치한 소산(所山)을 금산의 진산으로 기록하고 있고, 『여지도서』에

    서부터 1960년 편찬된 『금산군읍지』까지는 군의 주맥이라 하여 소산을 금산의 주

    산으로 일관되게 서술하고 있다. 이에 반해 1969년의 『금산군지』에서는 진산·주

    산이란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진악산을 금산의 대표적 상징처럼 표현하고 있

    고, 1987년 편찬된 『금산군지』에서는 처음으로 진악산이 금산의 진산으로 등장하

    고 있다.

    군현 규모의 지역에서는 진산이 곧 주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현대에 접

    어들어 편찬된 금산군 지리지를 제외한 그동안의 지리지나 지도에서는 소산이 금

    산의 진산·주산으로 적어도 400년 이상 유지되어 왔음을 확인해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읍의 남쪽에 위치한 진악산이 군의 진산으로 기록된 것은 최근 몇 십

    년 사이의 일인 것이다. 이럴 경우 1987년 제작된 『금산군지』에서 진악산을 금산의

    진산으로 설정한 것은 그 동안의 역사적 공간 인식이 반영되지 않은 진산 규정이라

    고 할 수 있다.

    물론 현재적 입장에서 진악산을 새로이 금산의 진산 또는 주산으로 설정할 수 있

    다. 그러나 진산·주산 개념은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전통적 공간인식체계의 산물

    로서 해당 지역의 장소 의미를 부각시키는 역사적 의미체라고 할 수 있다. 읍치의

    주맥으로 소산을 소개하고 있는 앞의 여러 문헌상에서도 읍치의 남쪽을 둘러싸고

    『산경표』의 금남정맥 「대동여지도」의 금산 부분

  • 제2장

    인문

    환경

    447

    있는 진악산은 주산인 소산과 그 위상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즉, 전통적 산맥체계상 소산은 진안의 마이산으로부터 시작되는 ‘금남정맥(錦南

    正脈)’의 한 자락으로 인간의 계보처럼 조산(祖山) → 종산(宗山) → 주산 식으로 산

    의 계보를 살피는 풍수 간룡법(看龍法)으로 볼 때 마이산(馬耳山)을 그 부모 즉 ‘종

    (宗)’으로 삼고 있다. 이에 반해 진악산은 문헌상에서 “진악산은 병산으로부터 오

    는데 군의 남쪽 7리에 있다.”라고 하여 그것이 병산(屛山)에 잇대고 있음을 기록하

    고 있다. 여기서 진악산으로 맥을 이어주는 병산은 소산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

    의 산줄기와 별개가 아닌, ‘마이산 → 주줄산(珠崒山) → 왕사봉(王師峰) → 병산 → 월봉산(月峰山) → 소산·진악산’으로 이어지는 산 흐름의 한 자락에 해당한다.

    『산경표』의 ‘금남정맥’이나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의 금산 관련 부분에는 이

    러한 내용이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다.· 즉, 진악산은 ‘금남정

    맥’의 산세 흐름에서 소산이 마이산을 ‘종(宗)’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마이산으로

    부터 이어지는 병산을 ‘종(宗)’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마이산으로부터 시

    작되는 같은 ‘금남정맥’의 산줄기 자락임에도 불구하고, 주맥인 소산은 마이산으

    로부터 왔다고 하고 읍치의 남쪽에 있는 진악산은 마이산에 그 맥세를 잇대고 있는

    병산으로부터 왔다고 하는 것이 주목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소산과 진악산의 연원이 되는 마이산과 병산간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산경표』나 『대동여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병산은 ‘금남정맥’의 할아

    버지산인 마이산의 자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을 사람의 계보와 관련지어

    볼 경우, 소산은 시조 할아버지로부터 자신의 의미를 부여받은 집안의 계승자로서

    ‘종손(宗孫)’에 비유될 수 있을 테고, 진악산은 그러한 종손을 보필하는 집안의 ‘장

    손(長孫)’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전통적 인척관계에서 ‘종손’이 상징

    하는 의미와 관련하여 집안 구성원들이 종손을 대하는 행위는 그의 나이, 성장 정

    백두산(祖山)

    마이산(宗山)

    주줄산

    “所山自鎭安馬耳山來爲郡主脈”

    “進樂山自屛山來在郡南七里”

    왕사봉 병 산 월봉산

    진악산

    소 산(主山)

    ‘금남정맥’에서 소산과 진악산까지의 산 흐름

  • 448제

    1편 삶

    의 터

    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결국 마이산과 병산의 위계적 관계는 그 자손

    에 해당하는 소산과 진악산의 위계관계를 결정하는 의미 있는 조건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소산은 금산 읍치를 둘러싸고 있는 1차 산세[四神砂] 중에서 적어도 읍치

    남쪽에 버티고 있는 진악산보다 상위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고 할 수 있으며, 그

    것의 외형상 특징인 고도나 산체 규모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전

    통적 공간인식체계에서 진산이니 주산이니 하는 개념은 형태보다는 그것에 관련되

    어 있는 의미가 더욱 중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변의 산세에 비해 형태상 작은

    규모의 산세라 할지라도 지역의 진산이나 주산으로 모셔져 온 사례는 전국 도처에

    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외형상 높은 해발고도나 큰 몸체를 가진 진악산을

    진산으로 규정하여 금산의 상징적 중심으로 삼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형태 중심적

    으로 현상을 파악하는데 익숙한 우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예가 아닌가 한다.

    2) 소산은 비호산(비비미)

    그런데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금산의 상징적 중심으로 인식되어 온 소산은 현재

    그 지명도 사라진 채 위치도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단지 지리지 상 군(읍치)의 북

    쪽 2리에 있다는 기록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때문에 현재적 입장에서 과연 소

    산이 어떤 산을 지칭하는 것인지 비정할 필요가 있다.

    소산의 위치에 대해 금산의 진산을 문헌상 처음으로 확인해주고 있는 『신증동국

    여지승람』이나 『동국여지지』, 『대동지지』에는 “소산은 군 북쪽으로 2리 떨어져 있

    다.”라고 하였고, 『산경표』의 「금남정맥」에도 “소산의 남쪽 2리에 금산 읍치가 있

    다.”라 하여 그 위치가 읍치 북쪽 2리에 있음을 확인해 주고 있다. 이에 반해 18세기

    말(1793년경)의 『금산군읍지』에는 “소산은 군북 10리에 있다.”라 하였고, 1960년

    의 『금산군읍지』에는 “소산은 금성면에 있다.”라고 하였다. 이렇게 볼 때, 소산의

    위치는 18세기 말 『금산군읍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리지류가 읍치의 북쪽 2리에

    떨어져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과거에는 관내의 자연적·인문적 요소들의 방위와 거리를 표시할 때, 그 기준점

    을 동헌이나 객사가 자리 잡은 읍치의 중심으로 삼았다. 그럴 때 문헌상 소산의 위

    치는 과거 동헌이나 객사로부터 북쪽으로 2리 아니면 10리 떨어져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과거 금산 동헌의 위치가 현재의 금산우체국 사거리 부근이었음을 전제할

    때, 그곳으로부터 북쪽으로 대략 800m 또는 4㎞ 가량 떨어진 곳에 어떤 산세 또는

    그 흐름이 있다면 그 일대를 소산 또는 소산의 흐름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것이다.

  • 제2장

    인문

    환경

    449

    현재 읍치의 중심에서부터 대략 800~1000m 정도 떨어진 부근에는 대전 방향에

    서 금산으로 진입하는 도로상 ‘비비미재’라 불리는 고갯길이 있다. ‘비비미재’는

    금산읍 상리(上里)와 금성면 양전리(陽田里)를 잇는 고갯길로서 ‘비범티(非凡峙)’

    또는 ‘비봉티(非峯峙)’라고도 불리는데, 고갯길은 본래 산세의 흐름상 야트막한 부

    분을 취하는 것이기에 ‘비비미재’ 근처 어딘가에 소산이라고 불렸던 산세가 있었

    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문휘의 「여기가 금산이다」(1992년)에서도 소산

    을 ‘비비미’라 불렀음을 서술하고 있는데 관련된 내용이 아닌가 한다.

    이외에도 소산이 풍수상 주산(주맥)임을 확인해 주고 있는 『여지도서』

    (1759~1765년)나 『호남읍지』의 「금산군읍지」(1871년), 『호남읍지』의 「금산군지

    방」(1895년), 『조선환여승람』(1929년) 그리고 1960년 『금산군읍지』 등의 기록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풍수상 주산은 읍치 국면을 형성하는 사신사(四神

    砂: 청룡-백호-주작-현무)1) 중 현무에 포함되는 것으로 금산 읍치를 둘러싸고 있

    는 전후좌우의 제 1차 산세 중에 소산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문헌들도 “소산은 진안의 마이산으로부터 와서 군의 주맥이 되었다.”라

    고 하여 산 맥세의 흐름 속에서 소산을 언급하고 있을 뿐 그 위치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언급하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그 내용이 전통적인 산맥인식체계를 반영한 서술이라

    는 점에서 소산의 위치를 가늠해보는데 의미있는 기초를 제공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금산 읍치의 1차 산

    세를 살펴보면 남쪽의 진악산 ·조

    종산(祖宗山)· 남산(南山) 맥세 외

    에 북쪽의 ‘비비미재’ 부근 산세

    가 눈에 들어온다. 왜냐하면 읍치

    의 동·서쪽은 읍치를 관통하는 하

    천(명당수)들이 발원하거나 합수

    (合水)하여 나가는 수구처(水口處)

    이기 때문에 주요한 1차 산세를 확

    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읍치를 감싸 안고 있는 1차 산세 중에서 남쪽에는

    진악산 맥세가 있으니 결국 소산은 읍치의 북쪽, 즉 앞서 제시한 ‘비비미재’ 부근

    일 수밖에 없다. 이렇듯 읍치의 주맥으로 소산을 기록하고 있는 문헌들을 통해 그

    위치에 대한 정보를 직접적으로는 확인할 수 없을 지라도, 풍수상 주맥이라는 것이

    국면을 형성하는 1차 산세 즉 내사신사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소산과 더불어 언급되

    고 있는 다른 산수(山水) 가령 진악산·조종산·남산·금천·고천(후곤천) 등과의

    관련 속에서 그 위치를 어느 정도 비정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앞서의 문헌 중

    소산까지의 산 맥세 계보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산경표』에는 소산을 설명하는 내용

    비비미재(다락원)

  • 450제

    1편 삶

    의 터

    소산(추정) 정상의 인삼탑

    금산 읍치의 사신사와 명당수

    으로 “금산 읍치가 남쪽 2리에 있다.”라고 하여 소산의 위치가 역으로 읍치 북쪽 2

    리에 있음을 서술해 주고 있다. 또한 『대동여지도』에서도 병산 → 월봉산으로 이어

    지는 맥세가 금산에 이르러 남쪽으로는 진악산, 북쪽으로는 소산으로 나뉘어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결국 앞서 소산의 위치를 읍치 북쪽 2리에 있다고 서술하

    고 있는 문헌들이나 지명 외에도, 소산이 읍치의 주맥으로서 언급되었던 사실이나

    『산경표』·『대동여지도』 등을 통해 그 위치가 읍치 북쪽 2리 지점에 있는 ‘비비미

    재’ 부근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종합해 볼 때, 금산 읍치의 주산인 소산은 ‘비호산,’ 또는 ‘비봉산’

    으로도 불렸던 곳으로 금산읍으로

    넘어오는 대전- 금산간 도로 길목

    ‘비비미재’의 우측 금산향교·청

    산회관·다락원 등이 기댄 산세라

    고 볼 수 있다. 현재 이 산세의 정

    상(약 212m) 부근에는 ‘인삼의 고

    장’ 금산을 상징하는 ‘인삼탑’이

    세워져 있다.

  • 제2장

    인문

    환경

    451

    2. 마을공동체의 비보풍수

    풍수상 마을이나 도시와 같은 명당 국면을 형성하는 사신사의 여러 요건들은 마

    을 내부와 외부를 구분 짓는 경계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그로 인해 국면 내의 내부

    공간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장소감을 형성할 수 있다. 그런데 풍수에서는 이러한 장

    소감 형성의 환경적 조건이 허약할 경우 ‘비보(裨補)’라 불리는 다양한 인위적 보

    완을 하게 된다. 가령 사신사의 관계가 조화롭지 못하다고 한다면 지나치게 강한

    산세의 기운을 약화시키는 ‘압승(壓勝)’을 한다든가, 심하게 개방된 동구나 수구처

    에 마을 숲[洞藪]이나 조산, 인공적 건축물을 축조하여 보호한다든가, 또는 마을의

    풍수 형국에 따른 대응의 조치로 연못이나 돌탑을 쌓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러한

    풍수 비보는 마을공동체 차원에서 자연적으로 주어진 부족한 풍수 조건을 변화시

    키거나 보완하여 인위적으로 길국(吉局)을 만들려는 즉, 인간들이 환경을 적절하게

    질서 지워 나가는 태도의 중요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1) 비보풍수와 돌탑 경관

    풍수 비보와 관련해 금산 관내의 촌락들에서 거의 예외 없이 확인되는 대표적 경

    관 중의 하나가 바로 돌탑이다. 현재 금산군 1개읍 9개면에는 약 70여 개의 탑들이

    조성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로 인해 금산지역은 한국의 대표적인 돌탑

    문화권 중 하나로도 알려져 있을 정도이다. 물론 돌탑은 민속적 차원에서 볼 때 민

    간신앙의 대상물이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풍수적 의미체로 민간신앙 차원의 종

    교적 의미가 결합된 복합적 의미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풍수상 이들 돌탑에는 비보풍수만이 아닌 풍수형국·형세풍수 등 다양한

    종류의 풍수적 요소가 결합되어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마을 뒷산의 형국이 ‘누워 있는 소[臥牛形]’의 지세이기 때문에 동구에

    자리 잡은 돌탑 안에 소가 먹이로 삼을 수 있는 콩을 봉안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

    은 ‘풍수형국’과 그것의 소응(所應)의 조건으로 비보풍수(소먹이로서의 콩)가 결합

    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금산읍 양지리 장동이 사례). 이와 관련해 관내에서

    확인되는 돌탑의 풍수 비보적 의미를 다시 ‘수구(水口)’·‘동구비보(洞口裨補)’,

    ‘형국비보(形局裨補)’, ‘화기비보(火氣裨補)’ 등으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다음의

    [표 64]와 같다.

  • 452제

    1편 삶

    의 터

    [표 64] 금산의 비보풍수와 돌탑(○는 확인되는 사례)

    비보풍수 읍·면 수구비보 동구비보 형국비보 화기비보 기타

    금산읍양지리 장동이 ○ ○ ○(와우형)음지리 장동이 ○ ○

    금산읍

    아인리 백김이 ○ ○ ○(진악산)양지리 와정이 ○ ○양지리 중와정 ○ ○양지리 상와정 ○ ○음지리 어동굴 ○ ○

    진산면삼가리 삼가동 ○ ○ ○(대둔산)엄정리 하엄정 ○ ○ ○(매봉산)

    복수면다복리 다복골 ○ ○ ○(‘多’자형)신대리 새말 ○ ○목소리 두만이 ○ ○

    금성면 화림리 숯목마을 서낭고개

    제원면

    대산리 한뫼 ○ ○수당리 주탱이 ○ ○길곡리 새터 ○ ○신안이 신안골 ○ ○신안리 확골 ○ ○용화리 화상동 ○ ○

    부리면

    선원리 가덕이 ○(‘수구맥이’)어재리 ○

    불이리 배정이 ○불이리 아랫담 윗담 ○ ○

    양곡리 말골 ○ ○현내리 현내 ○ ○

    현내리 쇠고무골 ○ ○수통리 도파 ○ ○

    방우리 큰방우리 ○ ○불이리 배정이 ○ ○관천리 바깥말 ○ ○어재리 압수골 ○ ○

    추부면

    신평리 신탑리 ○(‘수구맥이’) ○비례리 골말 마을뒷산성당리 금동 ○ ○비례리 마음동 ○ ○서대리 수통골 ○ ○자부리 상촌 ○ ○

    군북면

    산안리 윗사기점 ○ ○두두리 헌대 ○ ○두두리 뫼덕이 ○ ○동편리 뚱점 ○ ○

  • 제2장

    인문

    환경

    453

    군북면산안리 자진뱅이 ○ ○상곡리 죽말 ○ ○보광리 큰보광 ○ ○

    남일면신천리 들득골 ○ ○신동리 신동 ○ ○

    남일면황풍리 황풍 ○ ○ ○(제비혈)신정리 홍도 ○ ○

    남이면

    구석리 모티 ○성곡리 비실 ○ ○

    구석리 높은논이 ○ ○대양리 원대양 ○ ○대양리 울고지 ○ ○ ○(꽃산)

    * 자료 : 권선정, 2004,『풍수로 금산을 읽는다』, 금산문화원.

    (1) 수구·동구비보

    풍수에서 수구란 국면을 호위하는 좌우의 산세[龍虎]가 만나는 지점으로서 흔히

    물길이 마을 앞을 가로질러 빠져나가는 출구로 인식된다. 따라서 수구가 열려 있다

    는 것은 국면을 형성하는 주변 산세가 국면을 감싸 안아 주지 못하고 지나치는 형세

    를 취하는 경우이고, 수구가 닫혀 있다 함은 마을을 감싸 안는 주변 산세가 겹겹이

    쌓여 있어 물길이 구불구불한 모양으로 꼬리를 감추듯 흘러 나가는 조건을 말한다.

    금산지역에서도 수구처에 입지한 탑들이 ‘탑’이라는 명칭 외에 ‘수구막이’·‘수

    구맥이’ 등으로 불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부리면 선원리 가덕이 마을 탑

    이나 추부면 신평리 신탑마을 탑 등이 그것이다. 그 외 남일면 신천리 들득골 탑(남

    자탑·여자탑), 남이면 구석리 모티 탑(할아버지탑·할머니탑, 남자탑·여자탑),

    부리면 어재리 탑(할머니탑·할아버지 탑), 부리면 불이리 배정이 탑(남탑·여탑)

    등은 두기의 탑이 쌍을 이루어 수구를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기도 하다.

    그런데 탑의 입지와 관련해서 볼 때, 수구비보로서 인식되는 탑들은 대개 동구에

    위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수구가 단순히 물길(內水이든 外水이든)이 나

    가는 부분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마을 주변의 산세와 관련해 마을의 내부를 외부

    공간과 연결시켜주는 동구와 일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령 하천이 마을의

    전면을 통과하여 흐르는 경우 동구는 물길이 나가는 쪽으로부터 진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산읍의 양지리 장동이 탑·음지리 장동이 탑·아인리 백김이 탑, 군북면

    의 산안리 윗사기점 탑, 남일면 신천리 들득골 탑·신동리 신동 탑(소실), 남이면의

    성곡리 비실 탑, 부리면의 불이리 아랫담 윗담 탑·양곡리 말골 탑·현내리 현내

    탑·현내리 쇠고무골 탑·수통리 도파 탑·방우리 큰방우리 탑, 진산면 삼가리 삼

  • 454제

    1편 삶

    의 터

    불이리의 중탑과 하탑 황풍리의 할머니탑

    가동 탑, 추부면의 신평리 신탑리 탑·성당리 금동 탑·비례리 마음동 탑 등이 이

    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마을 내에서 발원한 내수가 흘러나가거나 합수되는 지점이 동구에 해

    당하여 탑들이 조성되는 경우가 있는데, 금산읍의 양지리 와정이 탑·양지리 중와

    정 탑·양지리 상와정 탑·음지리 어동굴 탑, 군북면의 두두리 헌대 탑·두두리 뫼

    덕이 탑·동편리 뚱점 탑·산안리 자진뱅이 탑·상곡리 죽말 탑·보광리 큰보광

    탑, 남일면 황풍리 황풍 탑·신정리 홍도 탑, 남이면의 구석리 높은논이 탑·대양

    리 원대양 탑(소실)·대양리 울고지 탑(소실), 복수면의 다복리 다복골 탑·신대리

    새말 탑·목소리 두만이 탑, 부리면 불이리 배정이 탑·관천리 바깥말 탑(소실)·

    어재리 압수골 탑, 제원면의 대산리 한뫼 탑·수당리 주탱이 탑·길곡리 새터 탑·

    신안이 신안골 탑·신안리 확골 탑·용화리 화상동 탑, 진산면 엄정리 하엄정 탑

    (북탑), 추부면 서대리 수통골 탑·자부리 상촌 탑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렇듯 수구비보로서 인식되는 탑의 위치는 동구와 일치되는 경우가 많은 관계

    로, 대부분의 탑들은 그것이 자리했었던 본래 위치에서 크게 벗어나 축조되는 경우

    가 그렇게 많지 않다. 금산지역의 탑들이 훼손되는 것은 크게 일제강점기와 1970

    년대 새마을운동 시기로 볼 수 있는데, 특별한 이유 즉, 신작로가 새로 나거나 탑

    이 조성될 공간이 없어져 탑을 세우지 못하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과거 ‘탑거리’나

    ‘당산’·‘장승배기’·‘서낭당’ 등으로 불리던 곳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 탑을 축조

    하는 경우는 드물다. 금산읍의 양지리 상와정 탑(‘탑거리’)·음지리 장동이 탑(‘당

    산’)·음지리 어동굴 탑(‘탑거리’, ‘장승배기’)이나 군북면 보광리 큰보광 탑(‘장

    승배기’), 금성면 화림리 숯목 탑(‘서낭당’, 소실), 남일면 덕천리 더그내 탑(‘탑거

    리’), 남이면 성곡리 비실 탑(‘숲거리’)·대양리 원대양 탑(‘탑거리’, 소실)·대양

    리 울고지 탑(‘오살막이’), 복수면 다복리 다복골 탑(‘탑거리’), 부리면 선원리 가

    덕이 탑(‘탑거리’), 진산면 묵상리 당디 탑(‘서낭당’), 추부면 요광리 장산 탑(‘탑

  • 제2장

    인문

    환경

    455

    거리’)·비례리 골말 탑(‘탑산거리’)·용지리 장바위 탑(‘탑거리’, 소실) 등에서는

    아직도 이와 같은 명칭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본래 동구나 수구는 마을 내부로부터 외부로 나가는 통로이자 외부공간

    과 구분되는 경계지점으로서 ‘자신(self)’과 ‘타자(others)’를 구분 짓는 중요한 지

    표물들이 들어서게 마련이다. 이러한 ‘구분짓기’의 표시는 장소나 영역을 기초로

    삶을 영위하는 인간들에게서 뿐만 아니라 동물에게 있어서도 거의 본능적 차원에

    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은 이러한 본능을 의미작용을 통해 구성

    된 물질적 경관 가령, 장승·솟대·서낭당·성황당·돌탑·이정표 등의 경관으로

    재현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곧 이러한 경관들이 다양한 의미체로서 읽혀질 수

    있는 바탕이기도 하다. 이렇게 볼 때 수구·동구비보로서 읽혀지는 탑들은 풍수비

    보 이전에 촌락 공동체의 생활상의 필요나 구성원의 안위 또는 마을 영역을 구분하

    기 위해 조성된 상징적 조형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탑

    들이 풍수상 비보의 의미를 공유하고 있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2) 형국비보

    본래 풍수 형국은 국면을 이루는 주변의 산천지세를 전반적으로 개관하는데 동

    원되는 것으로 풍수상 가장 많이 언급하는 내용이자 풍수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촌락단위에서 이루어지는 풍수형국은 풍수

    이론에서 강조하는 난해한 내용을 기초로 했다기보다는 마을공동체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주변 사물들에 비유하여 그 소응을 강조하는 경향이 대부분이다. 이것은 사

    물의 형상이 인간의 길흉에 영향을 미친다는 원시적 유물신앙(類物信仰)의 관념이

    풍수와 관련되어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금산지역에서 확인되는 풍수형국은 그것의 소응과 관련하여 돌탑을 조성하

    는 외에 그 구체적 대응물들을 돌탑 속에 봉안하는 예가 일부에서 확인된다. 여기

    서 ‘형국비보’라 하는 것도 돌탑 속에 이러한 봉안물들을 관련짓는 촌락 공동체의

    특징적인 풍수적 대응방식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그렇기에 형국비보는 탑의 입지

    와 관련된 구분이 아니라 탑의 조성동기와 관련해 풍수 형국과 비보풍수가 의미 있

    게 관련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형국비보로 인식되는 경관도 그 위치는 수

    구나 동구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금산지역에서 마을 주변의 자연·인문환경에 대한 풍수형국적 해석에 따라 탑

    속에 봉안되는 비보물로는 콩·두꺼비·쇠스랑 등이 있다. 이러한 봉안물들이 탑

    속에 자리 잡게 되는 이유는 가령, “마을은 ‘누워 있는 소[臥牛形]’의 품에 자리 잡

    은 것으로 마을 서북쪽 산제당이 위치한 곳이 소의 머리이고 북쪽 중간 지점이 소의

  • 456제

    1편 삶

    의 터

    몸통, 동북쪽이 소의 꼬리에 해당된다. 그리하여 마을에서는 탑을 쌓을 때 소가 좋

    아하는 콩을 작은 항아리에 담아 탑 속에 봉안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소가 좋아하

    는 곡초를 준비해 둔다는 의미로 마을이 장차 길하게 될 것을 기대해서다(금산읍 양

    지리 장동이 탑 유래).”라 하고, “마을의 모양은 ‘많을 다(多)’자 형이므로 마을의

    입구에 탑을 쌓아 마을 안의 재복이 외부로 흘러나가지 않게 하였고, 그 속에 쇠스

    랑을 동구 밖을 향하도록 안치하여 바깥의 재물을 긁어모아 마을이 부자가 되게 하

    려는 목적에서(복수면 다복리 다복골 탑 유래)”라든가, 또는 “마을은 제비혈의 형

    국인데 일제강점기에 마을 앞에 다리(황풍교)가 놓이게 되어 지네 모양을 하고 있

    는 다리가 제비를 잡아먹는 위태로운 형국이 됨으로 지네의 천적인 두꺼비를 탑 속

    에 봉안하게 되었다(남일면 황풍리 황풍 탑 유래).”는 것 등으로서 대체로 형국의

    소응을 강화시키는 비보물로서 이들이 탑 속에 봉안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풍수형국에 따른 대응은 아니지만 수구나 동구비보로 인식되는 탑 속

    에 탑을 축조한 사람의 이름·날짜·축원문·동전(돈)·부적·쌀·오곡단지 등의

    봉안물들을 첨가하는 예가 확인된다. 금산읍 음지리 장동이 탑(탑을 축조한 사람의

    이름·날짜와 축원문·동전·부적), 군북면 두두리 헌대 탑(오곡단지), 남이면 구

    석리 높은논이 탑(동전), 복수면 신대리 새말 탑(쌀·돈·부적), 부리면 불이리 아

    랫담 윗담 탑(동전), 추부면 서대리 수통골 탑(부적)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볼 때 풍수형국의 소응과 관련하여 비보물로서 탑 속에 봉안된 구성물들

    은 이미 민간신앙적 차원에서 구성된 종교적 의미에 풍수적 의미가 곁들여진 모습

    이 아닌가 한다. 즉, 이것은 민간신앙적 차원에서 축조된 돌탑에 추후 일부 식자층

    이나 마을 구성원들에 의해 풍수가 공유됨으로써 그 의미가 대체되거나 경쟁하지

    않고 복합적으로 같이 병립하게 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3) 화기비보

    금산 지역에서는 위와 같은 풍수형국 외에 주변산세에 대한 형세적 해석과 관련

    하여 그에 대한 비보물로 돌탑을 조성하는 예가 있는데, 주로 마을 앞의 산세[案對]

    를 중심으로 주변에 위치하는 산세의 화기(火氣)를 언급하고 있다. 본래 화기가 비

    치는 것으로 이해되는 산형지세는 오행[木·火·土·金·水]으로 산형을 구분하는

    오성법(五星法) 상 화성(火星)으로서 산봉우리가 불꽃같이 뾰족하고 날카롭게 생긴

    모양을 보이는 경우이다. 당연히 이런 모양의 산은 암석 위주의 경사가 심하면서도

    기반암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돌산[石山]일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식생이 얹혀있

    더라도 그것은 박약한 토양에 간신히 뿌리박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산에서

    는 서쪽에 위치한 대둔산(878m)이 대표적인데, 읍내 남쪽의 진악산(737m)과 추부

  • 제2장

    인문

    환경

    457

    면의 서대산(904m)에 대해서도 화기가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마을의 잦은 화재의 원인이

    되는 화기에 대한 대응으로 탑을 조성

    했다는 것인데, “마을에서 정면으로 보

    이는 남쪽 진악산(737m)의 한 봉우리에

    서 화기가 비치는 관계로 마을에서 잦

    은 화재가 일어나게 되었고, 그로 인해

    화산(火山)이 보이지 않는 위쪽으로 마

    을을 옮기게 되었다(금산읍 아인리 백김이 전래 탑 유래).”고 하고, “마을 동남쪽에

    있는 ‘꽃산’이라 불리는 산의 날망에서 화기가 비치므로 동네에 화재가 끊이질 않

    아 꽃산의 화기를 제압하기 위해 탑을 쌓았다(남이면 대양리 울고지 탑 유래).”라든

    가, “옛날에 마을에서는 유난히 화재가 잦았는데 이유인 즉, 남쪽에 있는 매봉산에

    화산이 비치기 때문으로 매봉산의 살촉을 막기 위해 탑을 쌓았다(진산면 엄정리 하

    엄정 탑 유래).” 하고, “마을의 잦은 화재의 원인이 되는 마을 서북쪽에 위치한 대둔

    산의 화기를 막기 위해 탑을 조성했다(진산면 삼가리 삼가동 탑 유래).”는 것 등이

    그것이다.

    특히 진산면 엄정리 하엄정에 조성된 탑은 모두 4기로서 북쪽의 탑 2기는 마을

    입구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는 ‘숲거리’ 부근에 세워져 수구·동구비보로 볼 수

    있고, 매봉산의 화기와 관련해 주목되는 탑은 남쪽의 탑 2기 중 동쪽(양달뜸) 산 아

    래 논 자락에 위치한 탑이다. 그런데 이들 탑의 조성은 일제강점기 마을 동계장의

    제안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 하는데, 그는 풍수와 구학문에 밝은 사람으로 주위에

    이름이 있었다 한다. 따라서 양달뜸에 자리 잡은 탑은 단지 풍수상 화기비보의 목

    적으로 그 입지상 특징을 보인다고 할 수 있는데, 마을에서는 여전히 탑제의 대상

    으로 삼아 마을에 조성된 4기의 탑 중 제일 먼저 제를 올린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듯 금산지역에서 화기비보와 관련된 풍수적 의미가 돌탑 경관에 부

    가되는 것은 이 지역이 갖는 자연적 조건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대부분 화기가 비치는 산으로 언급되는 것은 진악산·서대산·대둔

    산 등 충남 제일의 고봉들이다. 따라서 마을의 입지와 관련된 주변 산세의 여건으

    로 이들 산들은 마을의 뒷산[主山]을 위압하고도 남음이 있었던 것이고 특히, 이러

    한 산들을 마을 앞 안대로 삼는 마을은 화기나 살기의 원천으로 이들을 주목할 수밖

    에 없었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이들 산들에 대한 실제적·종교적·풍수적

    차원에서 마을공동체 구성원들의 다양한 대응방식을 요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대둔산

  • 458제

    1편 삶

    의 터

    2) 비보풍수와 마을 숲[裨補林]

    이렇듯 금산지역에서는 풍수와 민간신앙 차원의 복합적 의미체로서 돌탑이 마을

    공동체 신앙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민간신앙 차원

    의 종교적 상징물은 돌탑 외에 신목·장승·선돌·마을 숲 등이 혼합되어 유지되

    는 경우가 많다. 이 중에서 ‘마을 숲’은 풍수비보의 목적으로 조성된 ‘비보림(裨補

    林)’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진산면 석막리의 경우 “진등날 끝에 있는 화산바위에

    화기(불기운)가 비치기 때문에 동네에 화재가 자주 발생하게 되었으므로 화산바위

    밑에 소금을 묻고 ‘숲’을 조성하니 더 이상 불이 나지 않았다.”거나, 추부면 요광리

    의 경우 “동네 앞이 허하여 재물이 자꾸 빠져나가게 되므로 이를 막기 위해 탑을 쌓

    고 동구 밖에는 나무를 심어 빽빽하게 ‘숲’을 조성하게 되었다.”라든가, 또는 제원

    면 대산리 한뫼마을의 경우 “마을 젊은이들이 까닭 없이 죽거나 사고를 당하는 일

    이 빈번하여 걱정하고 있던 참에 마을을 지나던 지관이 동구에 ‘숲’을 가꾸고 돌탑

    을 세울 것을 일러줘 그렇게 하였다.”는 이야기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금산지역의 마을 숲은 앞서 다룬 돌탑에 비해 그 훼손의 정도가 심하기

    때문에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동구나 수구를 중심으

    로 조성된 대표적인 금산의 마을 숲들의 위치·조성동기·다른 상징물과의 복합형

    태·유지정도 등을 정리해보면 [표 65]와 같다.

    [표 65] 금산의 풍수 비보림(裨補林)으로서 마을 숲

    마을 숲 읍·면 복합신앙물 마을 숲의 유·무 비고

    금산읍음지리 어동굴 돌탑·장승 훼손(물버드나무)중도리 탑선이 고지도상에 존재 ‘동림(東林)’

    마을 입구의 비보숲(금성면 마수리) 비보숲(남이면 역평리)

  • 제2장

    인문

    환경

    459

    진산면엄정리 하엄정 돌탑 훼손

    막현리 아래매키미 훼손 ‘숲정이’

    복수면백암리 배미 훼손 ‘숲거리’신대리 새말 돌탑·선돌 훼손다복리 다복골 돌탑·선돌 훼손(느티나무)

    금성면 마수리 상마수 일부(소나무)

    제원면

    수당리 주탱이 돌탑 거의 훼손(물버드나무)대산리 한뫼 돌탑·선돌 훼손천내리 원골 일부(소나무) ‘솔정지’길곡리 새터 돌탑·선돌 일부(느티나무)

    부리면불이리 아랫담·윗담 돌탑 훼손 ‘숲아래’

    양곡리 미랭이 훼손(버드나무)

    부리면평촌리 평촌 훼손(소나무)

    현내리 쇠고무골 돌탑 일부(물버드나무)신촌리 새터 일부(소나무)

    추부면요광리 장산 돌탑 일부(녹화나무)신평리 신탑리 돌탑·선돌 일부(느티나무)용지리 장바위 돌탑 10그루 정도

    추부면비례리 마음동 장승·솟대 일부(버드나무·팽나무·느티나무)성당리 금동 돌탑·선돌 훼손(느티나무)

    군북면 산안리 자진뱅이 돌탑 훼손(느티나무)

    남일면황풍리 사미실 돌탑·선돌 훼손신정리 홍도 훼손(느티나무)신동리 신동 훼손(느티나무) ‘숲거리’

    남이면성곡리 비실 돌탑 훼손(느티나무) ‘숲거리’매곡리 중촌 일부(느티나무)

    3. 풍수지명

    지명은 사람에게 있어 이름과 마찬가지로 그것이 지시하고 있는 현상을 구분 짓

    고 또 해당 현상의 특징을 대변해 주기도 한다. 따라서 풍수 지명은 풍수를 통해 지

    표상의 다양한 현상들을 구분하고 의미 부여하던 인간의 문화적 과정의 산물이라

    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풍수 지명은 구체적으로 풍수 인식의 바탕이 되는 음양·오

    행론, 풍수를 구성하는 산·수·방위 등의 요소, 그리고 그러한 구성요소와 관련해

    구체적 입지를 찾고 또 찾아진 입지에 시설물을 배치하거나 지세 전체를 개관, 보

    완하는 이론 등과 관련된 지명을 말한다. 이를 토대로 금산군 지역에서 확인된 풍

    수 지명은 1읍 9개면에 달하는 관내 모든 지역에서 골고루 확인되며 [표 66]과 같다.

  • 460제

    1편 삶

    의 터

    [표 66] 금산군 지역의 풍수지명 현황(법정리 단위별)

    풍수 지명 구분 내 용 소재지

    비조재날 산 산 모양이 새가 날아가는 형국 금산읍 계진리범은이(虎隱里) 마을 마을 입지가 호랑이 형국 금산읍 계진리비호산(飛虎山) 산 산 모양이 맹호출림형(猛虎出林形) 형국 금산읍 상리개구리봉 산 산 모양이 개구리 형국 금산읍 상옥리뱀산 산 산 모양이 뱀 형국 금산읍 상옥리조종산(祖宗山) 산 풍수 구성요소 중 산[龍脈] 개념 금산읍 상옥리용머리산[龍頭山] 산 산 모양이 용머리 형국 금산읍 아인리거무혈산 산 산 모양이 거미줄처럼 엉켜 있는 형국 금산읍 아인리용두리(龍頭里) 마을 용머리산 아래 마을 금산읍 아인리장군봉(將軍峰) 산 산 정상부에 장수 모양의 바위 금산읍 양지리감투봉(敢鬪峰) 산 산 모양이 감투 형국 금산읍 양지리소태봉 산 산 모양이 소 형국 금산읍 양지리구세봉 산 산 모양이 구시(구유) 형국 금산읍 양지리와우산(臥牛山) 산 산 모양이 와우형(臥牛形) 형국 금산읍 양지리말골 골짜기 말의 안장 형국 금산읍 양지리어둥골[漁洞] 골짜기 튀어 오르는 물고기 형국 금산읍 양지리동림(東林) 숲 수구처를 비보할 목적으로 조성된 숲 금산읍 중도리청학동(靑鶴洞) 마을 마을 입지가 학이 날개를 편 형국 금산읍 하옥리안가마실[內釜] 마을 마을 입지가 가마솥 형국 군북면 내부리비암재골 골짜기 뱀 모양 군북면 동편리장구목산 산 산 모양이 장구 형국 군북면 두두리말마골산 산 산 모양이 말 머리 형국 군북면 두두리서대산(西臺山) 산 큰 누대 모양 군북면 상곡리지네산 산 산 모양이 지네[蜈蚣形] 형국 군북면 상곡리지네말 마을 지네산[蜈蚣形] 아래 마을 군북면 상곡리달기봉 산 산 모양이 닭 벼슬 형국. 수탉에 해당 군북면 외부리계원봉(鷄元峯) 산 산 모양이 닭 모양. 암탉에 해당 군북면 외부리불목골 골짜기 가마솥에 불을 지피는 모양 군북면 외부리바깥가마실[外釜] 마을 마을 입지가 가마솥 형국 군북면 외부리조정리(鳥亭里) 마을 마을 입지가 새가 날아가는 형국 군북면 조정리청룡날 산 사신사(四神砂) 중 청룡(靑龍) 군북면 천을리갓골(관동산) 산 산 모양이 갓 형국 군북면 호티리가재목골산 산 산 모양이 가재 형국 군북면 호티리복구개골 골짜기 개가 엎드려 있는 모양 군북면 호티리호티(虎峙) 고개 호랑이 모양 군북면 호티리갯들(가내들) 들 개가 돌아다니는 모양 군북면 호티리호티리 마을 호티(虎峙) 아래 마을 군북면 호티리황새날 산 산 모양이 황새 형국 금성면 대암리와우벌(왜벌) 마을 와우형(臥牛形) 산세 아래 마을 금성면 대암리오룡골 골짜기 다섯 마리 용이 다투는 형세 금성면 도곡리불무재 고개 바람을 일으키는 불무(풀무) 모양 금성면 도곡리

  • 제2장

    인문

    환경

    461

    오룡천(五龍川) 하천 하천 발원지 산세가 오룡쟁주형(五龍爭珠形) 형국 금성면 도곡리알미[卵山] 마을 마을 입지가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 형국 금성면 도곡리오룡(늡사리) 마을 마을 입지가 다섯 마리 용이 호위하는 형국 금성면 도곡리밀개봉 산 산 모양이 고물개(고무래) 형국 금성면 두곡리

    소시랑날 산 산 모양이 쇠스랑처럼 3개의 산등성이 형국 금성면 마수리

    마책골(마채골) 골짜기 말의 채찍에 해당 금성면 마수리

    구시바위 바위 말의 구시에 해당 금성면 마수리

    마수리(馬首里) 마을 마을 입지가 말 머리 형국 금성면 마수리

    적우실 마을 마을 입지가 소가 짐을 부리는 형국 금성면 마수리

    누에머리산 산 산 모양이 누에머리 형국 금성면 파초리

    눈벌들 들 와우형(臥牛形) 형국 금성면 파초리

    청룡산(靑龍山) 산 사신사 중 청룡(靑龍) 금성면 하류리

    버드실 마을 마을 입지가 버드나무 가지가 뻗어 내린 형국 금성면 하류리

    간곡(갈곡) 마을 마을의 가옥 좌향이 간좌(艮坐: 북동→남서향) 금성면 하류리

    우현동 마을 마을의 입지가 소의 머리 형국 금성면 하신리

    오개울골 골짜기 강아지 다섯 마리가 젖을 빨고 있는 모양 금성면 화림리

    화림리(花林里) 마을 마을 입지가 호랑이가 꽃 속에 숨어 있는 형국 금성면 화림리

    월곡(月谷) 마을 마을 입지가 반월형(半月形) 형국 금성면 화림리

    촛대봉 산 산 모양이 촛대[文筆峰] 형국 남이면 건천리

    도끼봉 산 산 모양이 도끼 형국 남이면 건천리

    상여봉(행여봉) 산 산 모양이 상여 형국 남이면 건천리

    곰배봉 산 산 모양이 곰배(고무래) 형국 남이면 건천리

    시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남이면 건천리

    꽃산 산 산 모양이 불꽃처럼 활짝 핀 꽃 형국 남이면 대양리

    대차송골 골짜기 두 개의 산줄기가 상여를 태우는 대차 모양 남이면 대양리

    송장골 골짜기 시신을 묻었다는 골짜기 남이면 대양리

    오두재골 골짜기 비오탁시형(飛烏啄屍形)의 명혈 남이면 대양리

    백암(뱀골) 마을 마을 입지가 구불구불한 뱀 형국 남이면 대양리

    사자봉[獅子峰] 산 산 모양이 사자 형국 남이면 매곡리

    매곡(梅谷) 골짜기 매화낙지형(梅花落地形)의 명혈 남이면 매곡리

    호티(虎峙) 마을 마을 입지가 호랑이 형국 남이면 매곡리

    큰범난골 골짜기 호랑이 모양 남이면 상금리

    궁동천(弓洞川) 하천 활 형국에 입지한 궁동을 흐르는 하천 남이면 상금리

    활골[弓洞] 마을 마을 입지가 활 형국 남이면 상금리

    마이산(馬耳山) 산 산 모양이 말의 귀 형국 남이면 석동리

    비조봉(飛鳥峰) 산 산 모양이 새가 나는 형국 남이면 성곡리

    비봉산(飛鳳山) 산 산 모양이 봉황이 나는 형국 남이면 성곡리

    갈미봉 산 산 모양이 비올 때 갓 위에 덮어 쓰던 갓모 형국 남이면 성곡리

    도장골 골짜기 도장 모양 남이면 성곡리

    불목골 골짜기 불무(풀무) 모양 남이면 성곡리

    바디실 골짜기 베를 짜는 모양 남이면 성곡리

    와말 마을 마을 입지가 와우형(臥牛形) 형국 남이면 성곡리

    실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남이면 역평리

    구수골산 산 산 모양이 소의 구시 형국 남이면 하금리

  • 462제

    1편 삶

    의 터

    음수동 마을 마을 앞산이 갈마음수형(渴馬飮水形) 형국 남이면 하금리

    접사리산 산 산 모양이 모내기할 때 쓰던 비옷 접사리 형국 남이면 흑암리

    장구봉 산 산 모양이 장구 형국 남이면 흑암리

    갓모봉 산 산 모양이 비올 때 쓰던 갓모 형국 남이면 흑암리

    쇠뿔이골 골짜기 소의 뿔에 해당하는 명혈 남이면 흑암리

    마하산 산 산 모양이 말 모양 남일면 덕천리

    황새봉 산 산 모양이 황새가 날아가는 형국 남일면 마장리

    시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남일면 마장리

    말밑이산 산 산 모양이 말의 엉덩이에 해당 남일면 마장리

    마장(馬壯) 마을 갈마음수형(渴馬飮水形) 형국의 산 아래 마을 남일면 마장리

    호미동(虎尾洞) 마을 마을 입지가 쌍호휘미형(雙虎揮尾形) 형국 남일면 마장리

    동수(桐藪) 마을 마을 입지가 비봉귀소형(飛鳳歸巢形) 형국 남일면 상동리

    명태골산 산 산 모양이 스님의 망태 형국 남일면 신정리

    갈미봉 산 산 모양이 갓모 형국 남일면 신정리

    삼태봉 산 산 모양이 삼태기 형국 남일면 신정리

    바깥쇠고깔골 골짜기 쇠고깔 모양 남일면 신정리

    복호골 골짜기 복호형(伏虎形) 형국 남일면 신정리

    바랑골 골짜기 바랑(배낭) 모양 남일면 신정리

    대낭골 골짜기 큰 주머니 모양 남일면 신정리

    홍도리(紅桃里) 마을 마을에 홍도낙반형(紅桃落盤形)의 명혈 남일면 신정리

    노적봉 산 산 모양이 노적가리 형국 남일면 신천리

    질마골 골짜기 소나 말에 걸쳐놓고 짐을 나르던 길마 모양 남일면 신천리

    용실목 마을 마을 입지가 단지 모양 남일면 신천리

    봉등산(鳳登山) 산 봉황이 산으로 올라가는 형국 남일면 초현리

    선침골 골짜기 신선이 바느질하는 모양 남일면 초현리

    초현리(草峴里) 마을 운중반월형(雲中半月形) 명혈이 있는 고개아래 마을 남일면 초현리

    노적봉 산 산 모양이 곡식을 쌓아 놓은 노적가리 형국 남일면 황풍리

    부채봉 산 산 모양이 부채 형국 복수면 곡남리

    연흥(燕興) 마을 마을 입지가 연소형(燕巢形) 형국 복수면 곡남리

    장구봉 산 산 모양이 장구 형국 복수면 구례리

    두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복수면 구례리

    노적봉 산 산 모양이 곡식을 쌓은 노적 형국 복수면 구례리

    선무동(仙舞洞) 마을 선녀무수형(仙女舞袖形) 형국의 산 아래 마을 복수면 구례리

    상가마골산 산 산 모양이 큰 가마 형국 복수면 다복리

    시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복수면 다복리

    다복골 마을 마을의 지형이 ‘많을다(多)’자 형국 복수면 다복리

    월곡(月谷) 마을 마을 입지가 달 형국 복수면 다복리

    쇠말봉산 산 형국상 와우형의 소를 매놓는 말뚝에 해당 복수면 목소리

    방아다리산 산 산 모양이 디딜방아 형국 복수면 목소리

    두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복수면 목소리

    먹소(목소) 마을 소를 매어놓은 형국의 산 아래 마을 복수면 목소리

    무봉산(舞鳳山) 산 산 모양이 봉황이 춤을 추고 있는 형국 복수면 백암리

    두리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복수면 백암리

    개티 고개 개 모양 복수면 백암리

  • 제2장

    인문

    환경

    463

    호랑이굴 굴 검덕골에 있는 호랑이 모양 굴 복수면 백암리

    뱀골(배미) 골짜기 뱀처럼 구불구불한 모양 복수면 백암리

    옥녀봉(玉女峰) 산 산 모양이 옥녀탄금형(玉女彈琴形) 형국 복수면 수영리

    가막산 산 옥녀봉의 옥녀가 타는 거문고 형국 복수면 수영리

    바리골 마을 마을 입지가 스님의 바리 형국 복수면 신대리

    자라전 마을 자라목 형국의 산 아래 마을 복수면 용진리

    달가지 마을 마을 입지가 반달 형국 복수면 용진리

    호골산(홍골) 산 산 모양이 호랑이 형국 복수면 지량리

    매봉산 산 산 모양이 매 형국 복수면 지량리

    나비혈산 산 산 모양이 나비 형국 복수면 지량리

    두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복수면 지량리

    두꺼비봉 산 산 모양이 두꺼비 형국 복수면 지량리

    황새봉 산 산 모양이 황새 형국 복수면 지량리

    뱀날 산 산 모양이 뱀 형국 복수면 지량리

    지량리(芝良里) 마을 마을 앞 하천이 지렁이 모양 복수면 지량리

    구만이(龜灣里) 마을 마을 입지가 거북이가 물에 잠겨 있는 형국 복수면 지량리

    말매산 산 산 모양이 말을 매 놓은 형국 부리면 관천리

    관천(冠川) 하천 하천이 발원하는 마을 뒷산이 갓(관) 모양 부리면 관천리

    관천리(冠川里) 마을 갓(관) 모양의 산 아래 마을 부리면 관천리

    베틀봉 산 산 모양이 베틀 형국 부리면 방우리

    바르봉 산 산 형세가 밥사발 엎어 놓은 모양 부리면 불이리

    산탯골 마을 마을 입지가 삼태기 형국 부리면 불이리

    오롱골 골짜기 오룡쟁주형(五龍爭珠形) 형국 부리면 불이리

    쪽지재골 골짜기 쪽지개 모양 부리면 불이리

    월렝이 고개 달 모양 부리면 불이리

    황새봉 산 산 모양이 황새가 날아가는 형국 부리면 선원리

    옥녀봉(玉女峰) 산 산 모양이 옥녀직금형(玉女織錦形) 형국 부리면 선원리

    분토골 골짜기 옥녀가 화장하는 곳에 해당 부리면 선원리

    불성골 골짜기 베를 짤 때 불을 밝히는 곳에 해당 부리면 선원리

    오영골 골짜기 오룡등천형(五龍登天形) 형국 부리면 선원리

    선원천(仙源川) 하천 하천의 발원처에 선인독서형(仙人讀書形)의 명혈 부리면 선원리

    선원리(仙源里) 마을 선인독서형의 명혈이 있는 산 아래 마을 부리면 선원리

    안산(案山) 산 사신사 중 주작(朱雀)에 해당 부리면 수통리

    갈선산(渴仙山) 산 산 모양이 선녀탄금형(仙女彈琴形) 형국 부리면 수통리

    눈소골 골짜기 와우형(臥牛形) 형국 부리면 수통리

    말골 산 산 모양이 말 형국 부리면 양곡리

    마오리 골짜기 오마음수형(五馬飮水形) 형국 부리면 양곡리

    갈마티 고개 갈마음수형(渴馬飮水形)의 명혈 부리면 양곡리

    양각산(兩角山) 산 산 모양이 양쪽으로 두 개의 뿔이 솟은 형국 부리면 어재리

    방아골 골짜기 방아 모양 부리면 어재리

    뿔당골 골짜기 뿔 모양 부리면 어재리

    큰가래골 골짜기 가래 모양 부리면 어재리

    예미산(曳尾山) 산 산 모양이 금구예미형(金龜曳尾形) 형국 부리면 예미리

    거위곡 골짜기 거위 모양 부리면 예미리

  • 464제

    1편 삶

    의 터

    승재천(承宰川) 하천 하천 발원처인 마을 형세가 세 재상이 나올 형국 부리면 예미리

    예미리(曳尾里) 마을 금구예미형(金龜曳尾形)의 예미산 아래 마을 부리면 예미리

    승재(承宰) 마을 마을 입지가 세 명의 재상이 나올 형국 부리면 예미리

    대낭골 골짜기 아낙네가 산나물 뜯는 모양 부리면 창평리

    질마재 고개 질마(길마) 모양 부리면 창평리

    비봉산(飛鳳山) 산 산 모양이 비봉등천형(飛鳳登天形) 형국 부리면 현내리

    모과산 산 산 모양이 쌀겨를 쌓아놓은 형국 부리면 현내리

    방아자골 골짜기 방아 모양 부리면 현내리

    확골 골짜기 솥 모양 부리면 현내리

    구수목골 골짜기 소의 구유(구시) 모양 부리면 현내리

    가지골 골짜기 남근 모양 부리면 현내리

    뱀골 골짜기 뱀 모양 부리면 현내리

    대봉산 산 산 모양이 봉황이 나는 형국 제원면 금성리

    쇠골 골짜기 소꼬리 모양 제원면 금성리

    장구봉 산 산 모양이 장구 형국 제원면 길곡리

    오리골 골짜기 오리 모양 제원면 명곡리

    불무골 골짜기 불무(풀무) 모양 제원면 명곡리

    구상이 마을 마을 입지가 거북이 등 형국 제원면 명곡리

    바리실 마을 마을 입지가 스님의 바리 형국 제원면 명곡리

    두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제원면 명암리

    밤벌이 골짜기 밤이 벌어진 모양 제원면 명암리

    귀미(龜尾) 마을 마을 입지가 거북이 꼬리에 해당 제원면 명암리

    동그래삿갓산 산 산 모양이 갓 형국 제원면 수당리

    가재목골 골짜기 가재 모양 제원면 수당리

    용머리끝산 산 산 모양의 용 형국 제원면 신안리

    시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제원면 신안리

    화골 마을 마을입지가 확(鑊: 가마솥) 형국 제원면 신안리

    용화산(龍化山) 산 산 모양이 유룡음수형(幼龍飮水形) 형국 제원면 용화리

    시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제원면 용화리

    노승예불 산 산 모양이 노승예불형(老僧禮佛形) 형국 제원면 용화리

    백호날 산 사신사 중 백호(白虎) 제원면 용화리

    주마탈형 산 산 모양이 주마탈안형(走馬脫鞍形) 형국 제원면 용화리

    산태밑 골짜기 삼태기 모양 제원면 용화리

    신망태골 골짜기 망태 모양 제원면 용화리

    와우골 골짜기 와우형(臥牛形) 형국 제원면 용화리

    불목고개 고개 불무(풀무) 모양 제원면 용화리

    잿정지 고개 아궁이 모양 제원면 용화리

    숯독고개 고개 숯을 담아 놓는 숯독 모양 제원면 용화리

    용화리(龍化里) 마을 유룡음수형(幼龍飮水形)의 용화산 아래 마을 제원면 용화리

    가마골 마을 마을 입지가 가마솥 형국의 중심 제원면 용화리

    구레기 산 산 모양이 기러기 형국 제원면 저곡리

    닥실 마을 마을 입지가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 형국 제원면 저곡리

    두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제원면 제원리

    용두봉(龍頭峰) 산 산 모양이 용머리 형국 제원면 천내리

  • 제2장

    인문

    환경

    465

    시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제원면 천내리

    난들 마을 마을 입지가 평사낙안형(平沙落雁形) 형국 제원면 천내리

    옥녀봉(玉女峰) 산 산 모양이 옥녀 형국 진산면 교촌리

    다리골 마을 마을 입지가 반달 형국 진산면 두지리

    두지리(斗芝里) 마을 마을 입지가 노서하전형(老鼠下田形)의 뒤주에 해당 진산면 두지리

    두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진산면 만악리

    오룡동골 산 산 모양이 오룡쟁주형(五龍爭珠形) 형국 진산면 만악리

    재미개 골짜기 골짜기 모양이 개의 형국 진산면 만악리

    복골 골짜기 복호형(伏虎形) 형국 진산면 만악리

    웃잔닭티 고개 닭이 병아리를 데리고 노는 모양 진산면 만악리

    아랫잔닭티 고개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 형국 진산면 만악리

    범이마 들 호랑이의 이마에 해당 진산면 만악리

    오대산(五臺山) 산 산봉우리가 마치 다섯 개의 누가 서있는 형국 진산면 묵산리

    부암(浮岩) 마을 마을 입지가 행주형(行舟形) 형국 진산면 부암리

    시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진산면 삼가리

    매목날 산 산 모양이 매의 목 형국 진산면 석막리

    장구봉 산 산 모양이 장구 형국 진산면 석막리

    송여바위산 산 송이버섯 모양 진산면 석막리

    월봉산(月峰山) 산 산 모양이 달 형국 진산면 엄정리

    매봉산 산 산 모양이 매 형국 진산면 엄정리

    시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진산면 오항리

    다리골 마을 마을 입지가 반달(半月形) 형국 진산면 읍내리

    가사벌 마을 스님 가사(袈裟) 형국의 더기산 아래 마을 진산면 지방리

    두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진산면 지방리

    대승골 골짜기 스님이 좌정한 모양 진산면 지방리

    목탁골 골짜기 스님의 목탁 모양 진산면 지방리

    살구정이[杏亭] 마을 마을 입지가 행화낙지형(杏花落地形) 형국 진산면 행정리

    미삭이 마을 마을 입지가 매화낙지형(梅花落地形) 형국 추부면 마전리

    선녀봉(仙女峰) 산 산 모양이 선녀 형국 추부면 비례리

    말등재 고개 말 등 모양 추부면 비례리

    마음동 마을 말 형국의 앞산을 두고 있는 마을 추부면 비례리

    갈마지 마을 마을 입지가 갈마음수형(渴馬飮水形) 형국 추부면 비례리

    성불산 산 산에 노승염불형(老僧念佛形)의 명혈 추부면 서대리

    용날 산 산 모양이 갈룡음수형(葛龍飮水形) 형국 추부면 신평리

    용암산(龍岩山) 산 산 모양이 갈룡음수형(葛龍飮水形) 형국 추부면 신평리

    시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추부면 신평리

    시루봉 산 산 모양이 둥근 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국 추부면 요광리

    닭발골 골짜기 닭발 모양 추부면 장대리

  • 466제

    1편 삶

    의 터

    금계포란형으로 알려진 닥실마을(제원면 저곡리)

    장동이탑(금산읍 양지리)

    옥녀탄금형의 옥녀봉(복수면 수영리) 행주형 지세에 자리 잡은 남이면 역평리

    1) 풍수 지명의 대상에 따른 유형 분류

    지명은 그것이 지시하고 있는 개별화된 실제 물리적 현상과 관련을 맺음으로써

    그 현상을 다른 현상과 구분하거나 또는 해당 현상의 의미를 구성해낼 수 있다. 이

    에 우선 풍수 지명이 지시하고 있는 구체적 현상(대상)이 무엇인지에 따라 구분해

    보았다. 이를 통해 풍수라는 공간인식체계를 공유하고 있었을 당시 인간들이 자신

    들의 공간적 행위와 관련해 특히 지표상의 어떤 현상들을 관심 갖고 있었는지, 그

    리고 그러한 현상들을 구분하여 개별화하는 특징적인 분류체계는 무엇이었는지 확

    인해 볼 수 있다.

    [표 67]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금산군 지역의 풍수 지명은 산·골짜기·고개·하

    천·들·바위 등의 자연현상에서부터 마을에 이르기까지 장소를 구성하는 거의 모

    든 현상에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산과 골짜기를 비롯하여 인간의 정주

    공간인 마을에 풍수 지명이 집중되어 있고 고개나 하천·들·바위 등에 대한 풍수

    지명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 있다.

  • 제2장

    인문

    환경

    467

    [표 67] 지시대상에 따른 풍수 지명 구분

    지시대상 풍수 지명

    가막산, 가재목골산, 갈미봉, 감투봉, 갓골, 개구리봉, 거무혈산, 계원봉, 곰배봉, 구세봉, 구수골산, 꽃산, 나비혈산, 노적봉, 누에머리산, 달기봉, 도끼봉, 두꺼비봉, 두루봉, 두리봉, 마이산, 마하산, 말골, 말마골산, 말밑이산, 매목날, 매봉산, 명태골산, 무봉산, 밀개봉, 방아다리산, 뱀날, 뱀산, 봉등산, 부채봉, 비봉산, 비조봉, 비조재날, 비호산, 사자봉, 삼태봉, 상가마골산, 상여봉, 서대산, 선녀봉, 성불산, 소시랑날, 소태봉, 송여바위산, 쇠말봉산, 시루봉, 실봉, 양각산, 예미산, 오대산, 오룡동골, 옥녀봉, 와우산, 용날, 용머리산, 용암산, 용화산, 월봉산, 장구목산, 장구봉, 장군봉, 지네산, 조종산, 청룡날, 청룡산, 촛대봉, 호골산, 황새날, 황새봉

    골짜기

    가재목골, 가지골, 거위곡, 구수목골, 눈소골, 닭발골, 대낭골, 대승골, 대차송골, 도장골, 마오리, 마채골, 매곡, 목탁골, 바깥쇠고깔골, 바디실, 바랑골, 밤벌이, 방아골, 방아자골, 뱀골, 복구개골, 복호골, 분토골, 불목골, 불무골, 불성골, 비암재골, 뿔당골, 산태밑, 선침골, 송장골, 쇠골, 쇠뿔이골, 신망태골, 어둥골, 오개울골, 오두재골, 오롱골, 오룡골, 오리골, 오영골, 와우골, 재미개, 질마골, 쪽지재골, 큰가래골, 큰범난골, 확골

    고개갈마티, 개티, 말등재, 불목고개, 불무재, 숯독고개, 아랫잔닭티, 웃잔닭티, 월렝이, 잿정지, 질마재, 호티

    하천 오룡천, 궁동천, 관천, 선원천, 승재천

    마을

    가마골, 가사벌, 간곡, 갈마지, 관천리, 구만이, 구상이, 귀미, 난들, 다리골, 다복골, 닥실, 달가지, 동수, 두지리, 마수리, 마음동, 마장, 먹소, 미삭이, 바깥가마실, 바리골, 바리실, 백암, 뱀골, 버드실, 범은이, 부암, 산탯골, 살구정이, 선무동, 선원리, 승재, 안가마실, 알미, 연흥, 예미리, 오룡, 와말, 와우벌, 용두리, 용실목, 용화리, 우현동, 월곡, 음수동, 자라전, 적우실, 조정리, 지네말, 지량리, 청학동, 초현리, 호미동, 호티리, 홍도리, 화골, 화림리, 활골

    기타 범이마, 갯들, 눈벌들, 호랑이굴, 동림, 구시바위

    여기서 물 또는 하천에 대비되는 산과 골짜기에 지명이 집중되어 있는 것은 한국

    의 지형적 조건상 산이 갖는 비율이 그만큼 컸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산 영

    역에 해당하는 고개 지명을 포함시키고 마을 지명을 결정하는 요소가 상당 부분 마

    을 주위의 산 지명임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풍수 지명은 산과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현재의 지형학적 산·하천 개념과 본질적 차이를 가지는 풍수에서의 산

    과 수(水) 개념을 전제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가령 풍수 술법에 따른 산의 기준

    은 경우에 따라 한 자[一尺]만 높아도 산으로 그리고 한 자만 낮아도 수로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예로 거의 뚜렷한 기복을 보이지 않는 평지의 경우 낮은 등성이를 산

    으로 구분하는 평지룡(平地龍)과 평강룡(平岡龍)이란 개념이 있다. 말하자면 형태

    상 물의 유무나 고도, 기복의 차이만으로 산수를 구분하지는 않는 것이다. 여기에

    는 풍수의 인식론적 근간인 음양론적 원리가 지표상의 현상들을 구분하여 개별화

    하는 분류체계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음양론에 따르면 현재 산이나 하천·평지 등

    으로 구분되는 지표상의 연속적인 현상들이 서로 대비되는 음과 양의 요소로 구분

  • 468제

    1편 삶

    의 터

    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주변부보다 확연히 높은 지형으로 정의되는 산의 범주

    에도 물이 있을 수 있고, 물이나 평지에도 산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산수에 대한 음양론적 해석에서는 산을 고정된 것(靜物)으로 보아 음

    (陰)으로 그리고 수는 움직이는 동물(動物)로 보아 양(陽)으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

    적이었다. 그럴 경우 산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의 골짜기는 음인 산과 대비되는 양의

    요소로 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즉, 현재적 입장에서 산·골짜기·고개·하천

    등으로 구분된 현상들을 음양론적 분류체계상 산수로 구분하게 되면, 산과 고개는

    음으로 산에 그리고 골짜기와 하천은 양으로 수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지명이 관계되는 현상을 개별화하는 분류체계가 현재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을 전제하게 되면, 금산 지역에서 확인되는 풍수 지명은 풍수의 주요 구성요소인

    산과 수 그리고 산수의 조합에 의해 형성되는 인간의 정주공간인 마을에 균형적으

    로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산수의 조합조건을 강조하는 풍수의 기본 인

    식이 단순히 물리적 자연현상의 조화뿐만 아니라 결국은 공동체 구성원의 생활 장

    소를 그 중심에 놓고 있었음을 확인해 주는 부분이다.

    2) 풍수 지명에 반영되어 있는 풍수 내용에 따른 유형 분류

    다음으로 풍수 지명에 반영되어 있는 풍수의 인식론적 토대, 구성요소 및 이론

    등을 기준으로 지명을 분류해 보았는데, 이를 통해 마을공동체 수준에서 공유되

    어 온 풍수의 특징적 내용이나 주가 되었던 이론적 측면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먼저

    산·수·방위·인간 등 풍수의 주요 구성요소 상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산과 수 그

    리고 인간 영역인 마을에 지명이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방위와 관련해서는

    금성면 하류리의 ‘간곡(艮谷)’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이는 방위보다 산수의 배

    합관계를 강조하는 형세 위주의 풍수가 마을공동체 차원에서 주가 되었음을 확인

    시켜 주는 부분이다.

    그리고 풍수의 대상에 따라 음택풍수(陰宅風水, 묏자리풍수)와 양택(陽宅)·양

    기풍수(陽基風水)를 구분해 살펴보면, 음택과 관련된 지명은 ‘거무혈산’(금산읍 아

    인리), ‘대차송골’·‘송장골’·‘오두재골’(남이면 대양리), ‘매곡’(남이면 매곡

    리), ‘쇠뿔이골’(남이면 흑암리), ‘옥녀봉’·‘가막산’(복수면 수영리), ‘갈마티’

    (부리면 양곡리), ‘아랫잔닭티’·‘웃잔닭티’(진산면 만악리), ‘성불산’(추부면 서

    대리) 등 극히 일부가 확인될 뿐이고, 그 외 마을공동체 차원의 양기인 마을 또는 마

    을을 구성하는 주변 자연현상에 관련되는 지명이 대부분이다. 이는 지역 단위에서

    확인되는 풍수가 개인 차원의 음택보다는 마을공동체 중심의 양기풍수가 주종을

  • 제2장

    인문

    환경

    469

    이루고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것이다.

    [표 68] 형국에 따른 풍수 지명 분류

    형국 구분 풍수 지명

    사람[人]신선ㆍ선녀 분토골, 선녀봉, 선무동, 선원리, 선원천, 선침골, 옥녀봉

    장군 장군봉스님 가사벌, 대승골, 목탁골, 바리골, 바리실, 성불산

    용ㆍ사류용

    오롱골, 오룡, 오룡골, 오룡동골, 오룡천, 오영골, 용날, 용두리, 용두봉, 용머리산, 용암산, 용화리, 용화산, 청룡날, 청룡산

    뱀 백암, 뱀골, 뱀날, 뱀산, 비암재골, 지량리

    조류[禽]

    봉황 무봉산, 봉등산, 비봉산닭 계원봉, 닥실, 달기봉, 닭발골, 아랫잔닭티, 알미, 웃잔닭티

    황새ㆍ학 황새날, 황새봉, 청학동매 매목날, 매봉산

    기타거위곡(거위), 난들(기러기), 연흥(제비), 오두재골(까마귀), 오리골(오리), 비조봉, 비조재날, 조정리

    짐승[獸]

    호랑이 범은이, 범이마, 복호골, 비호산, 큰범난골, 호골산, 호랑이굴, 호미동, 호티, 호티리, 화림리

    소구세봉, 구수골산, 구수목골, 구시바위, 눈벌들, 눈소골, 먹소, 뿔당골, 소태봉, 쇠골, 쇠말봉산, 쇠뿔이골, 양각산, 와말, 와우골, 와우벌, 와우산, 우현동, 적우실, 질마골, 질마재

    말 갈마지, 갈마티, 마수리, 마오리, 마음동, 마이산, 마장, 마채골, 마하산, 말골, 말등재, 말마골산, 말밑이산, 음수동

    개 개티, 갯들, 복구개골, 오개울골, 재미개

    짐승[獸]거북이 구만이, 구상이, 귀미, 예미리, 예미산, 자라전

    기타 가재목골, 가재목골산, 개구리봉, 거무혈산, 나비혈산, 누에머리산, 두꺼비봉,사자봉, 어둥골, 지네말, 지네산

    기타 식물류 꽃산, 매곡(매화), 미삭이(매화), 밤벌이(밤), 버드실(버드나무), 살구정이(살구나무), 송여바위산(송이버섯), 홍도리(복숭아나무)

    기타

    생활용구

    식도구 가마골, 바깥가마실, 안가마실, 화골, 확골, 불목고개, 불목골, 불무골, 불무재, 숯독고개, 잿정지, 두루봉, 두리봉, 시루봉, 실봉, 용실목(단지), 두지리, 노적봉

    생산도구 곰배봉, 밀개봉, 도끼봉, 방아골, 방아다리산, 산태밑, 산탯골, 삼태봉, 소시랑날, 큰가래골, 바디실, 불성골, 활골, 궁동천, 대낭골, 신망태골, 명태골, 바랑골

    악기 가막산(거문고), 장구목산, 장구봉

    의관 갈미봉, 감투봉, 갓골, 관천, 관천리, 바깥쇠고깔골, 도장골, 부채봉, 촛대봉(붓)

    상례 대차송골, 상가마골산, 상여봉

    자연물 다리골(반달), 달가지, 월곡, 월렝이, 월봉산, 초현리(반달), 부암

    문 자 다복골(‘多’자형)

    풍수 이론적 측면에서 보면 거시적 수준에서 마을 뒷산[主山]까지의 산의 흐름을

    살필 때 고려하는 조산(祖山)·종산(宗山)과 관련된 ‘조종산’(祖宗山, 금산읍 상옥

    리), 명당 주변의 조건을 살피는 장풍법(藏風法)에서 주가 되는 사신사(四神砂)와

    관련하여 ‘청룡날’(군북면 천을리)·‘청룡산’(금성면 하류리)·‘백호날’(제원면

  • 470제1편

    삶의

    터전

    용화리)·‘안산’(案山, 부리면 수통리), 그리고 부족한 자연조건을 인위적으로 보

    완하는 비보론(裨補論)과 관련된 ‘동림’(東林, 금산읍 중도리) 등의 지명이 확인된

    다. 그 외에는 [표 68]에서 보는 바와 같이 풍수 형국과 관련된 지명이 대부분이다.

    보통 풍수 형국은 사람[人]·조류[禽]·짐승[獸]·용·사류 등으로 대분된다. 금

    산의 경우 용·사류를 포함하여 사람으로는 신선·선녀·노승, 조류는 봉황·닭·

    황새·매, 그리고 짐승은 소·말·호랑이·개·거북이 등의 형국이 지명에 많이

    관련되어 있다. 그밖에도 마을공동체의 일상생활영역에서 쉽게 확인되는 생활용구

    (식도구·생산도구·악기·의관·상장도구 등)와 식물류, 자연물 등의 형국명이

    다수 확인된다.

    이렇듯 풍수 형국과 관련된 지명들은 금산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도처에서 그 공

    간적 규모나 지역에 상관없이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형국에 따른 산천지세

    의 소응적(所應的) 측면을 강조하는 한국 풍수의 특징적 측면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형국론이 한국 풍수의 특징적 측면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중국

    의 풍수서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고 주로 『산수도(山水圖)』, 『손감묘결(巽坎妙

    訣)』등 한국의 풍수 실용서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을 보더라도 그러하다. 또한 마을

    단위에서 확인되는 풍수형국은 이론풍수에서 강조하는 난해한 내용을 기초로 했다

    기보다는, 그들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주변 사물들에 비유하여 그 소응을 강조하는

    경향이 대부분이다.

    지금까지 금산지역의 풍수 지명을 유형 분류해 보았는데, 이를 통해 풍수가 공간

    인식의 토대로서 마을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공유되

    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지명에 반영된 풍수 내용을 볼 때 고도로 정교화된

    이론풍수보다는 일상영역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들에 형국을 관련

    지어 자신들의 삶터를 의미구성하고자 했던 공동체적 성격이 강한 풍수가 주종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집필 : 권선정(충남대학교 충청문화연구소 연구교수)

    1) 풍수에서는 명당을 둘러싸고 있는 주위의 자연조건을 총칭하여 ‘사(砂)’라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후좌우 사방을 지켜주는 수호신 개념과 관련된 청룡(靑龍),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이다. 청룡은 명당 뒤의 주산 맥세에서 나와 앞쪽을 향하여 명당의 왼쪽을 감싸 안는 산세를 말하고, 백호는 명당의 오른쪽을 감싸면서 청룡 쪽으로 명당의 앞을 지나가는 산세를 말한다. 그리고 명당의 전면에 있는 안산(案山)과 조산(朝山)은 주작이 되고, 명당 뒤에 두어 마디 떨어져 솟아있는 주산과 주산으로부터 명당까지 이어지는 내룡(來龍)의 맥세 중 우뚝 솟은 현무정(玄武頂)은 사신사 중 가장 중요한 현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