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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공간 2013 03 04 no.31 Hyundai Engineering bimonthly magazine 2013 0304 표지작품 : 천년지애 - 2, Ø93.2cm (t4.0cm), Oil & Acrylic on Canvas, 문수만 作 When this rain is over, my heart, on the long-stretching slopes by the river ferry, the sorrowing green of the grass will grow yet darker. On paths over green barley fields, in the blue sky above a single skylark will babble something. When this rain is over, in lovely flowerbeds swelling with envy, girls will stand in pairs afresh. Like incense smoke rising before my love, mist will rise from the earth again. Lee Su-bok Translated by Brother Anthony of Taize Spring Rain 봄비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에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그러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이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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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과 공

간2013 03 04 no.31

Hyundai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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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4

표지

작품

: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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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Ø

93.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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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When this rain is over, my heart, on the long-stretching slopes by the river ferry,the sorrowing green of the grass will grow yet darker.

On paths over green barley fields,in the blue sky abovea single skylark will babble something.

When this rain is over,in lovely flowerbeds swelling with envy,girls will stand in pairs afresh.

Like incense smokerising before my love,mist will rise from the earth again.

Lee Su-bokTranslated by Brother Anthony of Taize

Spring Rain

봄비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에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그러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이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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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 The Butterfly - 19, 80 x 25cm, Lambda Print, Saitec, 역동적인 생태 위 자리를 틀다.

왼쪽 아래) Le Papillon- 74(Morpho - 몰포나비), 70 x 70cm, Acrylic & Paper Tape on Canvas, 자연은 늘 나름의 질서를 고수한다.

오른쪽) Le Papillon - 97, Ø104cm, Oil & Acrylic on Canvas, 서로 다르지만 하나같이 고귀한 생명들.

자연이 봄 소식을 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과연 봄이 온 것을 알 수 있을까. 달력의 날짜로

이 계절을 실감하기에는 꽃과 나비, 곤충의 노고가 아쉽기만 하다. 다행히 한 폭의 그림으로

도 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날 수 있다. 서양화가 문수만은 수십, 수백 번의 붓질을 통해 나비의

생생한 모습을 화폭에 담아낸다. 온종일 점을 찍었는데 날개의 4분의 1도 완성하지 못하는 날

이 수두룩하다는 그의 말에서, 한 마리의 나비가 탄생하기까지의 치열함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게 화폭에 박제된 자유는 눈부시도록 찬란하다.

생을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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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Papillon - 78(Hebomoia glaucippe - 끝분홍흰나비), 45.5 x 53cm, Acrylic & Oil & Line Tape on Canvas, 작품으로 깨어난 자연 한 조각.

※ 문수만 화백은 섬세한 나비 연작으로 잘 알려진 서양화가이다. 자연은 예술의 근원이며, 예술은 예술가의 정신적 세계를 거친 또 하나의 자연이라 믿고 있다.

위) Le Papillon - 75(예정된 순열), 100 x 100cm, Acrylic & Lacquer Paint on Canvas,

별개의 개체가 품은 저마다의 작은 열정.

아래) Le Papillon- 94, 65 x 65cm, Oil & Acrylic on Canvas, 님의 선물처럼 다가온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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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 왔다는 기분이 이런 걸까요? 대학을 졸업한 후 첫 회사가

현대건설이었습니다. 1997년부터 2002년까지 근무했었는데

그때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하나의 회사로 합병되어 있던

때였지요. 그래서 그런지 현대엔지니어링 홍보팀에 온지 고작 한 달 남짓

지났는데 낯설지 않네요. 사내를 오가다 익숙했던 얼굴들을 다시 만나니

오히려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 듭니다.

홍보팀 직원들과 업무를 공유하고, 엔지니어링 분야의 생소한 부분을

공부하면서 바쁜 한 달을 보냈습니다. 집이 경기도 용인시에 있어서

출퇴근길이 멀고 다양한 업무 계획을 세우느라 정신이 없지만 이상하게도

요즘만큼 출근길이 즐거울 때가 없네요. 아마도 제가 가장 좋아하고, 또 가장

잘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없이 기쁘기 때문

아닐까요. 앞으로도 제가 가진 노하우를 최대한 발휘해서 이 일을

잘 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늘 후배들에게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를 내야겠다는 조급함보다는 차근차근 내 일을 잘

해나가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꾸준히 내 일을 찾아서

하면 결국 그게 바로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이 되거든요.

개인적으로는 가족들에게 좋은 아빠 그리고 남편이 되고 싶습니다. 올해

6학년이 된 큰 아이 그리고 유치원에 다니는 작은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생각입니다. 새 일을 시작하면서 얻은 이 즐거운 에너지가 좋은

아빠가 되는 일에도 큰 힘이 되어주길 기대합니다.

기획실 박상선 차장

즐거운

에너지로

제2의전성기를기대하다

아름다운 사람 __ 변화 글 편집실 사진 이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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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바꾸려면 세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해요.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마지막은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이지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저는 이 세 가지를 모두 겪었답니다. 바로 결혼을 했기 때문이지요. 남편과 저는

생활패턴이 많이 달라요. 직업이 수의사인 남편은 오후 2시에 출근해서 밤

12시에 퇴근을 하지요. 전 12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어야하는 습관이 있어서,

연애를 하는 동안에도 이 점이 많이 걱정되긴 했어요. 온종일 얼굴 한 번 못 보면

어쩌나 하고요. 그런데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다시 회사로 출근하는 날, 남편이

아침밥을 차려주더군요. 얼굴 보면서 이야기 나눌 시간은 아침밖에 없으니 이

시간을 소중히 하겠다면서 말이에요. 밤 12시에 퇴근하면 새벽 2시에나 겨우

잠드는 남편. 꿀맛 같은 아침잠을 이겨내면서 아침밥을 차려주는 모습에 참

고마웠어요. 오늘 아침에도 남편이 차려준 맛있는 밥을 먹고 출근했답니다.

반찬거리 사오랴, 요리하랴 많이 귀찮을 텐데, 덕분에 부지런해졌다며 남편은

너스레를 떨지요. 그러고 보면 저도 남편을 만난 이후로 조금 변한 것 같아요. 잘

몰랐는데, 주변에서 예전보다 제가 한결 부드러워졌다고들 하세요. 성격이

급하고 말투가 딱딱한 편이었는데, 조금은 달라진 모양이에요. 친절하고 느긋한

성격의 남편을 어느새 닮아가나 봅니다.

주말에 일하고 평일에 쉬는 남편은 함께 있어주는 시간이 부족해서 미안한지,

주말이면 친구들과 재밌게 놀다 오라고 야단이에요. 그런데 전 남편을 기다리며

조용히 집에 있는 시간이 더 좋더라고요.

첫 소개팅에서 30분이나 늦어서 나를 심통나게 한 사람. 하지만 연애하는

동안에는 나를 늘 웃게 해준 사람. 바라만 봐도 좋은 사람. 늘 지금

이 모습 그대로 내 곁에 남아주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요.

화공플랜트사업본부 최가영 사원 & 남편 이순복 씨

다시

태어난 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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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생각나는 것들.

노천 카페, 거품 많은

카푸치노와 초콜릿 듬뿍 박힌

머핀, 햇빛 속 자전거 산책,

마룬 파이브의 ‘선데이

모닝(Sunday morning)’,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

노란색 체육복 입고 소풍가는

유치원 꼬맹이들, 하늘하늘한

꽃무늬 스커트.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봄을

즐기는 방법

아름다운 시절서양화가 문수만 화백의 작품들

아름다운 사람나를 바꾸는 즐거운 변화

마음을 듣는 여행화공플랜트사업본부 이재창 사원 가족의 힐링 여행

풍요로운 배움마음으로 추는 춤, 탱고 일일 체험

삶에 깃든 고전춘향전

그 사람과의 대화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승조 원장과의 만남

맛있는 지도낭만의 거리, 상수동

그 영화 그 장면신사의 사랑법, 영화 로마의 휴일

예술가의 사생활비극을 초월한 희극의 인생, 찰리 채플린

자연에서 배우는 디자인물총새의 부리에서 찾은 고요의 미학

우리가 몰랐던 세계옥수수 한톨의 나비효과, 곡물가격 바로 알기

HEC의 발자취파키스탄 UCH II Expansion 프로젝트

뉴스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새로운 소식

나눔의 시간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하는 어르신 신년 한마당

HEC의 생각애국심을 생각하다

이타적 소비함께 더불어 사는 착한 공정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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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공간통권 31호 2013년 3/4월호(격월간) 발행인 김위철 편집인 지대영

발행일 2013년 3월 4일 발행처 기획실 홍보팀(02-2166-8062)

주소 서울시 양천구 목동 917-9번지 현대 41타워 제작 꽃피우다(02-741-6795)

프로세스 With-in(02-2271-3291) 인쇄 프린트잇(02-2267-7650)

이 책의 글과 사진은 작가의 의견을 따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책에 쓰인 글과 사진을 재사용하려면 <사람과 공간>과

저작권자 양측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www.h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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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__012마음을 듣는 여행 __ 담양 글 최성우 사진 이도영

만물이 숨을 죽인 한 겨울에도 푸른 기상과 당당한 매무새를 간직하는 대나무에게서는 강인함이 느껴진다. 그

리고 새 봄, 힘차게 솟는 죽순을 보며 우리는 상서로움과 호방한 활기가 가득한 시작을 기대한다. 빠르게 성장

하고, 늘 처음처럼 푸르고, 흔들리지 않는 굳은 심지로 충만한 시기. 그것은 젊음이다. 마치 신입사원의 3월처

럼 말이다.

봄을 기다리는 쉼 호흡

이재창 신입사원 가족의 짧은 여행. 막 신입사원 연수를 끝마친 이 사원은 부서 배치를 받

기 전, 소중한 여유의 시간을 가족과 함께 만끽하기로 했다. 여행의 목적지는 대나무 향기

가득한 멋과 맛의 고장. 전라남도 담양이다. 설을 앞둔 지난 2월. 담양 터미널에 막 도착한

이재창 사원과 어머니 이경숙 씨, 그리고 남동생 이재정 씨는 조금은 피곤한 기색이었다.

경상도 토박이인 어머니,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두 형제는 전라도 여행은 처음이다. 담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대나무와 떡갈비일 터, 떡갈비 정식으로 점심을 마친

가족은 맑고 푸른 자연의 풍경이 재충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본격적인 여행

의 첫 목적지인 죽녹원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대나무 숲 속에서 나눈 이야기

죽녹원은 30여 만 제곱미터(약 9만 평)의 울창한 대나무 숲에 8가지 산책로로 이루어진 휴

양림이다. 사각거리는 댓잎 소리와 울창한 대숲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에서 도시에서는 느

낄 수 없는 청량감이 묻어난다.

“사실 내려오는 동안 참 힘들었는데, 대숲을 보니까 마음이 풀리네요.(웃음) 와, 정말 풍경

이 멋져요.” 묵묵한 듯 듬직한 큰아들과 괜스레 애교를 피워보는 막내아들 사이에 소녀 같

은 어머니. 서로 손을 꼭 잡고 걷는 모자의 모습이 참 정겹고 자연스럽다. 마치 친구처럼 친

숙한 가족은 아버지가 함께하지 못한 오늘이 못내 아쉽단다.

“입사 소식에 아버지께서 정말 좋아하셨어요. 남자는 역시 현대에 가야 한다고 하시면서.

(웃음) 기대가 돼요. 제가 타 건설사에서 인턴십을 경험했거든요. 그때 그곳 선배들께서 ‘설

계를 제대로 하고 싶으면 현대엔지니어링에서 해라’ 이런 말씀을 참 많이 하셨어요.”

학창시절부터 엔지니어링 기업을 목표로 공부했다는 이재창 사원은 스스로의 포부를 야무

지게 설명했다. “엔지니어링은 하나의 프로젝트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

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통해서 사회에 더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어요. 전문성이 필요

한 분야라는 것도 참 멋있지요.” 대나무를 닮은 푸른 꿈. 청운의 기세는 신입사원만의 특권

일지도. 항상 새로운 도전으로 가득하리라는 다짐. 대나무 숲에서 나눈 한 젊은이의 꿈이

거침없이 뻗어나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담양으로 떠난 힐링 여행, 화공플랜트사업본부 이재창 사원 가족

죽녹원

2003년 개원한 대나무 정원으로, 운수대통길·죽마고우길·철학자의 길 등 독특한 주제의 길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종 영화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특히 담양 시내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담양의 다른 관광지들과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 오전 9시에서 오후 7시까지 개방하며,

해가 저문 후에도 산책을 할 수 있도록 대숲에 조명이 설치되어 있다. 주소 : 전남 담양군 담양읍 향교리 282번지 / 전화 : 061-380-2680

왼쪽부터 동생 이재성 씨, 어머니 이경숙 씨, 화공플랜사업본부 이재창 사원

늘 지금처럼 곧은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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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__014맛있는 행복을 만들어본 시간

여정의 이튿날 아침. 담양의 토속음식인 암뽕순대 창평국밥으로 식사를 마치고 ‘담양한과’로 향했다. 자

연만큼이나 담양은 맛으로도 유명한 고장. 특히 전라도식 한과의 맛과 멋을 체험할 수 있는 담양한과는

담양 여행객이라면 한번쯤은 들러볼 만한 곳이다. 이재창 사원 가족은 이곳에서 직접 한과를 만들어보

는 체험을 해보기로 했다.

“남편도 사업으로 바쁘시고 저도 사회생활을 오래해서 아이들에게 요리를 제대로 만들어준 적은 많이

없었거든요. 주부 입장에서도 참 기대됩니다.(웃음)”

전통한과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은 후 곧바로 한과 만들기에 돌입. 조청을 녹이고 고물을 뭉친 다음,

밀대로 밀고 칼로 자르니 그럴듯한 강정이 완성되었다.

“와 맛있어요. 한과만들기는 어려운 줄만 알았는데 정말 재밌네요. 또 해보고 싶어요.”

어머니가 직접 만들어주신 한과를 입에 넣은 아들들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진다.

“한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 처음 알았어요. 달지 않고 감칠맛이 있어서 더 좋네요.”

한과 만들기의 여운에 금세 빠졌던 까닭일까. 내친 김에 명절 어르신들을 위한 선물로 한과를 사가야겠

다고 말하는 품새가 참 의젓했다.

열린 마음으로 세상과 만나기

담양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담양을, 아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대부의 정원인 소쇄원으로 정했다. 사

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대표적인 유적으로 처음 보면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곳. 하지만 소쇄원 속

으로 들어가 담을 따라 걷다 보니 이내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된다. 어느덧 자연 속에 들어와 있음을 깨

닫게 하는 열린 공간. 움직일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건축물에조차 숨통을 마련한 선조들의 솜씨를 말이

다. 안과 밖을, 나와 상대를 나누지 않은 마음은 작은 소쇄원 안에서 배우는 큰 삶의 지침이 될 것이다.

“제가 군대 있을 때 어머니께서 써주신 편지를 지금도 항상 생각하는데요. 연대장님을 아버지로 소대장

님을 삼촌으로, 동료를 쌍둥이로 대하라는 말씀이셨어요. 가족처럼 늘 제가 먼저 양보하고 배려하고 아

끼라는 뜻이겠죠. 사회생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책임을 다하고 먼저 상대를 아끼고 스스로 고개를 숙일 줄 아는 겸손. 이재창 사원은 이번 여행을 통해

한 뼘 더 커진 것 같았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사회라는 열린 공간을 살아가는 지혜. 언젠가 시간

이 지난 후 다시 한 번 이곳에 온다면, 그는 오늘의 마음을 다시 떠올려보는 것도 좋겠다.

소쇄원

한국의 민간정원 중에서 최고라는 칭송을

받는 소쇄원은 조선 중엽 1520년대 후반에

만들어져 50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간

오늘까지도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건물 하나하나, 심어진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 모두 선비의 마음과 추구하던 이상을

담았기에, 천천히 즐기며 그 안에 담긴 정신을

느껴보는 것이 좋다.

주소 :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 123

전화 : 061-382-1071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

담양을 상징하는 가로수 터널길로 담양을

상징하는 명소다. ‘2002 아름다운 거리숲’

대상을 수상했고, 2006년 건설교통부 선정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로수길이 위치하는 24번

국도는 ‘꿈의 드라이브 코스’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주소 : 전남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 578-4

전화 : 061-380-3154

전통한과 체험

담양한과 명진식품에서 운영하는 전통한과

체험 프로그램. 박순애 한과명인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방식의 한과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강정, 다식, 매작과, 유과 등 취향에

따른 선택이 가능하다. 체험 소요시간은 한과

종류에 따라 1시간에서 2시간 사이이며,

비용은 일 인당 1만 5천 원 선이다.

주소 : 전남 담양군 창평면 삼천리 180-1

전화 : 061-383-8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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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7__016풍요로운 배움 __ 탱고 글 김선녀 사진 이도영

화려한 의상과 열정이 가득한 춤사위. 사교댄스 중에서도 탱고는 가장 이국적인 춤으로 알려져 있다. 친

숙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마음이 두근거리는 춤. 봄이 성큼 다가온 지난 2월, 낭만을 꿈꾸는 사우들과

함께 매력적인 탱고를 만났다.

마음으로 추는 춤,

탱고 일일 체험

tango

탱고와 친해지기

탱고는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맹인 퇴역 장교 알파치노가 보여준 우아하고, 세련된 춤도 탱고지

만 새빨간 드레스와 타이트한 옷을 입은 두 남녀가 남미의 허름한 술집에서 즐기는 정열적인 춤 역시 탱고의 또 다른 모습이

다. 주로 TV나 영화에서만 봐오던 이국적인 춤이지만 최근에는 탱고를 배우려는 사람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젊은 사람도 많지만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도 탱고를 배우러 오세요. 사실 탱고는 나이가 들어서 출수록 더 근사한 춤이에요.”

5년차 탱고 강사 오니카와 그의 파트너 바비 강사는 홍대 근처에 있는 ‘누에보 클래스’에서 탱고를 가르치고 있다. 금방이라도

봄이 올 것 같던 지난 2월, 탱고를 배우기 위해 세 명의 사우가 누에보 클래스 연습실에 모였다. 화공플랜트사업본부의 남유

리, 민병수 대리가 한 팀이 되었고, 지텐더쿠마 대리는 그의 아내 스와티 씨와 짝을 이뤘다.

“아내가 인도에서 잠시 댄서를 했었어요. 인도 전통 춤과 종류는 다르지만 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탱고에도 관심이 있을 거라

생각했죠.”

결혼한 지 이제 막 2달째 접어든 지텐더쿠마 대리는 아내와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오랜만에 외출을 한

스와티 씨의 얼굴도 마찬가지. 가장 처음 해야 할 일은 격식을 갖추는 일. 낮은 구두를 신고 왔던 두 여자 사우는 탱고에 어울

리는 구두로 갈아 신었다. 남자 사우들 역시 입고 온 코트와 재킷을 벗고, 답답해 보이는 타이를 풀었다. 때로 옷차림이 마음가

짐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한다. 모든 운동이 그러하듯 춤을 추는 것 역시 그 시작은 스트레칭이다. 이른 아침시간

인데다 낯선 동작들을 배울 생각에 모두들 몸은 물론 얼굴까지 많이 경직되어 있었다.

“모든 긴장과 스트레스를 다 내려놓으세요.”

오니카 강사의 말을 시작으로 네 사람은 천천히 몸을 풀기 시작했다. 머리를 시계 방향으로 돌려보고, 굳어있던 목을 풀었다.

가볍게 손을 털고 팔과 허리 그리고 다리까지, 잊고 지냈던 몸의 근육 구석구석을 움직였다. 탱고는 특히 발을 많이 사용하는

춤이라 발목 스트레칭은 더 꼼꼼히 챙겼다. 진지한 마음으로 임했던 스트레칭까지 마쳤으니 탱고를 만날 모든 준비 운동은 마

친 셈이다.

▶ 왼쪽부터 화공플랜트사업본부 남유리 대리, 민병수 대리, 지텐더쿠마 대리와 그의 아내 스와티 씨, 탱고 강사 바비, 오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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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의 모든 것, 걷기와 마주보기

“탱고에서 가장 중요한 건 ‘걷기’에요. 걷는 동작이 다양하게 변형되어 탱고라는 춤을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물론 여기서의 걷기는 평소의 걸음걸이와는 다르다. 두 파트너가 마주서서 손을 마주 댄다. 마주

하는 손에는 어느 정도 미는 힘이 들어가야 하는데 너무 많이 밀지도 그렇다고 밀리지도 않는 ‘밸

런스’가 관건이다.

“한국말이 서툴러서 제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인도에서 춤을 췄긴 했지만 남편이랑

호흡을 맞추려니 앞뒤로 발을 맞춰 걷는 것뿐인데도 쉽지가 않네요.”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민망한지 스와티 씨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누군가와 손을 마주하

고 걸어 본 게 얼마만일까. 익숙하지 않은 건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탱고는 서로에 대한 관심이에요. 파트너와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죠. 상대방의 동작이 조금 느리

거나 틀리면 기다려주고, 다시 함께 시작하는 배려를 배우는 일이에요.”

걷기 연습이 끝나자 서로 등을 대고 선 채 뒤로 돌아 손뼉을 마주 치는 동작을 연습했다. 아이들

놀이처럼 볼 때는 쉬워 보였지만 역시나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 부부인 지텐더쿠마 대리와 아

내 스와티 씨 역시 마찬가지. 오른쪽으로 돌기 시작한 스와티 씨와 달리 지텐더구마 대리는 왼쪽

으로 돌아 손뼉을 부딪치기는커녕 엇갈리기 일쑤였다. 민망함에 자꾸만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고

두 사람은 다시 호흡을 맞춰본다.

남유리 대리와 민병수 대리는 한 사무실에서 바로 옆 자리에 앉는 사이다. 일을 하던 동료와 마

주보고 서 있으려니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매일 함께 일을 하는 사이여서일까. 짧은 연습이 끝나

자 부부 커플 못지않게 호흡이 잘 맞았다.

낭만을 찾는 가장 쉬운 방법

드디어 상대방과 손을 맞잡고 스텝을 배울 차례다.

“손을 잡을 땐 두 사람 손바닥 사이에 계란 하나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마주 잡은 여성 파트

너가 손목에 시계를 차고 있다고 생각하고, 시선은 그 시계를 바라본다고 생각하고요.”

탱고를 출 때는 마치 무대 위 배우가 된 것처럼 손가락 하나하나와 눈의 시선까지 그에 걸맞은

연기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남자가 오른손으로 여자 파트너의 견갑골 바로 아래를 감싸 안으

면 탱고의 다음 단계인 ‘안기’까지 마스터한 셈.

다음은 스텝이다. ‘6살리라’라고 불리는 6개의 스텝은 탱고의 기본 중의 기본. 뒤로 한 발, 오른쪽

으로 한 발 그리고 앞으로 또 다시 옆으로 그리고 뒤로. 여섯 가지나 되는 스텝 하나하나에 신경

을 쓰다 보니 마주잡은 손의 위치도 시선도 엉망이 돼가지만 여러 번 연습을 하고 나니 제법 그럴

듯한 스텝이 갖춰졌다.

“탱고에서 정해진 템포는 없어요. 상대방의 기분과 스텝이 그대로 리듬이 되는 거죠. 파트너를 바

라보고 관심을 주고 호흡하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지금까지 배운 모든 동작을 마음에 담고 네 사람 모두 천천히 발을 옮겼다. 두 눈을 마주보고 있

으니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한국의 추운 날씨가 익숙지 않아서 아내와 많이 돌아다니지 못했는데 이렇게 나와서 몸을 움직

이니 기분이 좋네요. 탱고 수업도 앞으로 계속 와보고 싶어요. 아내와 함께 탱고를 배우면 저희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에너지가 될 것 같아요.”

수업이 끝난 후 마무리를 할 때쯤 지텐더쿠마 대리가 아내와 한 번 더 춤을 추고 싶다고 말했다.

모두의 동의로 네 사람이 다함께 탱고를 추기로 했다. 음악의 볼륨은 조금 더 높이고, 스텝을 외

워야 하는 부담감은 잠시 내려놓았다. 네 사람 모두 두 손을 마주잡고, 서로의 리듬을 배려하며,

음악과 하나가 되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낭만을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순간이었다. 이들의 마

음에는 이미 봄이 찾아와 있었다.

탱고는 1870년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보카(Boca)라는 부둣가의 하층민 사이에서 기원이

다양한 여러 종류의 춤과 노래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춤이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남부 지역으로

아프리카 흑인들과 쿠바 선원들이 모여들었고

19세기 말 전쟁으로 생계의 터전을 잃은 많은 유럽

이민자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대거 유입되었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아르헨티나에 정착한 이들은

낯선 땅에 적응하기 위해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

했는데, 이들의 삶을 달래주던 춤이 바로 탱고였다.

누에보 클래스 Nuevo Class

오니카와 바비 강사와 함께 하는 누에보 클래스는

탱고의 기초부터 심화 과정까지 다양한 탱고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매주 목요일마다 탱고

수업이 열리며, 무료로 탱고 수업을 경험할수 있는

오픈 클래스가 한 달에 한 번 열린다.

http://cafe.daum.net/nuevoclass

tango탱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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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__020삶에 깃든 고전 __ 춘향전 글 박숙자 서강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 춘향전만 20여 편이 넘는다. 춘향전을 보고 또 보면서 울고 웃었다고 해도 과

언이 아닐 정도다. 이런 사정은 해방 직후엔 더했다. 당시 유명 배우였던 최은희, 김지미, 문희와 신성일

까지 춘향전을 거치지 않은 이는 없었다. 같은 해에 배우만 바꾸어 공연을 해도 망하지 않는 영화가 춘향

전이었다. 춘향전이 처음 등장했던 근대 이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70여 종의 판본

을 보건대, 전국 방방곡곡 할머니들이 즐겼던 이야기를 손자와 소녀가 대를 건너 귀동냥 눈동냥으로 즐

겨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방대한 세월에 걸쳐 리메이크 되는 작품을 꼽자면 춘향전을 대적할 작품

이 없다. 명작의 의미가 시대를 관통하며 감동을 현재화하는 작품이라고 한다면 춘향전만한 명작이 없다

는 얘기다.

사랑 이야기뿐인 춘향전이 왜 명작이냐고 질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사랑 이야기에 자유와 평등의 감

성이 녹아있다면 어떨까. 춘향은 양반집 도령 이몽룡을 만날 수 없는 처지다. 사랑할 수 없는 이 두 남녀

가 한 눈에 반해 백년가약을 맺는다. 선남선녀의 아름다운 사랑이자 앞뒤 물불 안 가리고 시작된, 계급과

가문을 고려하지 않은 철부지들의 장난이다. 너무 순진해서 아슬아슬한, 누가 보더라도 깨질 게 뻔한, 결

말이 보이는 로맨스. 철부지 선남선녀가 만나서 사랑을 하고, 남자는 떠나고 여자만 남았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부터 이야기는 비약한다. 예쁘기만 한 줄 알았던 퇴기의 딸 춘향이가 고집을 부리며 ‘백년가약’의

약속을 얘기하는 지점에서부터, 춘향전은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독자들을 긴장하게 한다. 독자들에게 그

어떤 생기발랄한 생의 판타지도 선사하지 않는 대신, 춘향은 목숨을 쥐락펴락하는 사또의 강도 높은 압

박에 그 어떤 말로도 설득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춘향전>을 ‘고전’이라고 하면 수긍하지만, ‘명작’이라고 하면 머뭇거린다. 때로 <춘향전>을 명작이라고 쉽게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조차 <죄와 벌>이나 <레 미제라블>과 겨눌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춘향전>은 시대를 막론해서 할머니와 손자

가 같이 읽을 수 있는 우리 시대 최고의 명작이다.

죽음을 각오하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관

춘향은 사또의 명령에 ‘아니오’라고 말하는 유일한 자이며, 어떤 압력이나 회유에도 흔들리지 않는 여인이다.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의 애원도 침묵으로 답해버리면서 독자와 관객의 마음을 콩알만하게 만들어 버린다. 춘

향의 선택이야 불 보듯 뻔한 일, 이 팽팽한 대립은 한 치의 양보 없이 점점 치열하게 전개된다. 그리고 춘향은

이 시점에 이르러 만만한 기생의 딸도, 철부지 소녀도, 복종하기만 하는 여성도 아닌 그 어떤 관례나 상식으

로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짐작되지 않는 인물’로 떠오른다.

“어허 이런 시절보소. 기생이 수절한다는 말 누가 아니 요절하리.” 기생의 수절은 들어본 적도 없는 괴이쩍은

일이라며 춘향이의 ‘정절’ 운운하는 답변을 눙쳐버리는 남원부사 변사또의 주장에 춘향은 이렇게 대답한다.

“절행에는 상하 없어, 평범한 아낙네의 정절 천자도 못 뺏거든, 하물며.” 신분에는 위아래가 있을지라도 사랑

에는 위아래가 없으며, 그 사랑을 지키고자 하는 믿음 또한 위아래가 없다고 단언하는 것이다. 국경보다 더한

신분질서가 온존하는 시대에 ‘사랑에는 위아래가 없다’고 서슴지 않고 말하니 춘향이의 배포도 이쯤 되면 사

또 그 이상이다.

춘향은 여기에서 한술 더 떠 그렇다면 “사또도 두 임금을 섬기실테요.”라고 묻기까지 한다. 신분이야 위아래

가 있을 수 있지만, 마음에는 위아래가 없으니 춘향이가 ‘사또도 두 임금을 섬기시겠소’라고 묻는 것이다. 사

또가 듣기에 이렇게 요망한 게 없다. 어찌 천한 것의 수절을 임금을 모시는 신하의 절개로 비유하는지, 들을

수록 가관이요 볼수록 괘씸하다. 하지만 춘향은 조선의 신분질서 안에서 천한 것은 신분이지 마음이 아니라

는, 자유롭고 평등한 가치관을 당차게 보여주고 있다. 죽음을 각오하고 자기 마음을 지키고자 하는 춘향, ‘절

개’가 신분질서의 몫이 아니라 마음의 질서라고 외치는 춘향. 춘향전이 세월을 거슬러 읽히는 이유,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사랑은 평등한 마음

아름다운 명작

춘향전

춘향도 병풍(春香圖屛風) 경희대학교중앙박물관 소장

글을 쓴 박숙자 교수는 삶으로 이해되는 문학을 꿈꾸며 ‘명작’과 ‘교양’에 대한 욕망의 연원을 찾는 사람.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에 홀딱 빠진 어린시절을 보냈지

만, 그 명작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최근 <속물교양의 탄생>이라는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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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3__022그 사람과의 대화 __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승조 원장 글 정유선 사진 이도영

우리에겐 미지의 공간이자 미개척지인 우주에 첫 발을 내딛은 나로호. 아무것도 나지 않는 땅에 가스, 전기, 물길

을 놓는 엔지니어. ‘개척’이란 공통분모를 지녔기에 엔지니어에겐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을 이번 나로호 발사 성

공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승조 원장을 만났다.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새로운 역사를 쓴 나

로호가 보여줄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세 남자, 우주를 만나다

그럴 법 했다.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두 사람. 곳곳에 보이는 나로호 모형과 그와 관련된 글귀

가 이곳이 어디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차가운 새벽공기를 뚫고 도착한 곳. 대전에 위치한 한

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이다.

“숨죽이며 발사 순간을 지켜봤죠.”

정구봉 대리와 김영찬 사원의 말에서 나로호 발사 성공의 벅찬 감동이 묻어났다. 우주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두 남자. 같은 본부 소속이지만 정 대리는 본사에서, 김 사원은

SMAT Project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하기에 오늘이 첫 만남이란다. 흔히 생각하는 초면의 어

색함은 사라진 지 오래다. 회사 얘기와 곧 있을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

다. 둘의 이야기가 무르익을 즈음, 항우연 김승조 원장이 등장했다.

“며칠이 지나서야 성공을 실감했습니다.”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나로호 발사 성공. 정작 그 선두에 섰던 김 원장은 담담했다. 두 번의

실패와 잇따른 연기로 인한 마음고생에 후련함을 느낄 법도 하건만, 그는 ‘이제 시작’이란 말

로 소감을 대신했다.

대한민국 안에서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는 자체 능력을 갖춤으로써, 지속가능한 우주개발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 순수 기술로 발사체를 만들 수 있으면 위성도 쏘

고 달에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우주로 가는 길이 열린 셈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승조 원장과의 만남

대한민국우주를 품다

한국형발사체(KSLV-Ⅱ) 개발사업2010년부터 2019년까지 세 단계에 걸쳐 순수 국내기술로 3단 발사체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75t 액체엔진 4기를 묶어 1단 발사체를 만든 뒤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올려놓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발사체 개발사업에 성공하면 2020년까지 달에 무인 탐사선을 보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화공플랜트사업본부 김영찬 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승조 원장, 화공플랜트사업본부 정구봉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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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__024

우주로 가는 길, 열리다

우주로 가는 길은 두 엔지니어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서로 영역은 다르지만, 아무것도 없던

땅에 전기를 놓고 물길을 연 자신들의 업처럼 우주를 개척했다는 점이 진한 공감대를 불러일으킨 것

이다. 또 엔지니어로서 핵심기술 공유와 개발에 대한 고민도 나눌 수 있었다.

“플랜트 산업에서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라이센스적인 부분에서 힘이 듭니

다. 선진기술 도입과 기술 자립을 통한 부가가치가 많지 않아요.”(정구봉 대리)

“맞습니다. 항공우주의 경우, 자칫 미사일 기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공유 자체가 어렵습니다.

또 그렇게 한다 해도 머리로는 다 이해하지만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 즉, 체득을 통해서만 알 수 있

는 부분이 있기에 쉽지가 않죠. 우리가 러시아와 손을 잡은 것도 그러한 이유입니다.”(김승조 원장)

나로호 개발은 러시아와 공동개발사업으로 추진됐다. 1단은 러시아가 2단은 한국이 개발하되, 전체

시스템은 러시아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식. 나로호 전체 시스템은 한국의 고유모델이다.

“이제는 한국형발사체 사업에 집중해야할 때입니다.”

나로호 성공 이후의 청사진을 묻는 김영찬 사원의 질문에 대한 김 원장의 대답은 명확했다. 그는 한

국형발사체 개발 및 투자를 통한 항공우주 산업 전체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진 우주강

국에 비해 자국 내부시장 구축과 기술력 확보가 부족한 현 시점에, 비용대비 효율성이 높고 부가가

치가 큰 발사체 산업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으로서 제 역할을 할 거란 전망

이었다.

우주를 가득 채울 태극기를 꿈꾸며

“우주정거장, 우주호텔.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지도가 바뀔지도 모를 일이죠. 지

구에선 좁지만 우주에선 끝없이 넓은 영토를 가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김승조 원장이 항우연에 온 지 약 1년 6개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로 자문위원을 거쳐 오늘

에 이른 그는, 보다 강한 포부와 각오로 대한민국 우주시대를 이끌 채비를 하고 있다. 또 우주 개발

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항공분야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의지도 밝혔다. 중형항공사업을 통해 항공분

야 기틀을 닦아 우주산업의 발전을 북돋겠다는 뜻이다.

한 시간 남짓한 만남이 마무리될 무렵, 정구봉 대리는 대학시절 제자로서 강의실에서 뵙던 은사님을

의젓한 사회인이 되어 다시 만난 소회를 이야기했다.

“엔지니어로서 보내온 지난 6년을 되돌아보고, 마음을 다잡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분야는 다르지만

나로호가 보여준 가능성이 제게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성공을 디딤돌 삼아 우주강국의 꿈이

이루워지길 바랍니다.”

김승조 원장은 이에 화답하듯, 두 젊은 엔지니어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우리 분야에 반드시 필요한 게 바로 ‘도전’ 아니겠습니까. ‘현대정신’ 또한 도전이지요? 항공우주에

문외한이던 제가 오늘에 이른 건, 너무 먼 목표보다는 내 눈앞에 놓인 일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입니

다. 주어진 일을 꾸준히 하다보면, 꿈은 곧 당신의 것입니다. 오늘의 일에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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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7__026그림 조에스더

47% 거기가 어디죠?

43% 물론이죠!

10% 기타 & 미응답

45% 자주 가는 장소가 아니라서

27% 낯설지 않다

08% 인디, 독립 문화에 친숙하지 않아서

20% 기타 & 미응답

29% 소소하지만 트렌디한 레스토랑들

23% 개성 넘치는 자유로운 활기

16% 휴일을 충실하게 보낼 북카페

09% 독특한 아이템이 가득한 편집숍들

23% 기타 & 미응답

낭만 거리 ‘상수동’을 아시나요?

당신에게 ‘상수동’이 낯설다면 그 이유는?

‘상수동’에 가면 제일 먼저 즐기고 싶다!

Sangsu dong복잡하고 떠들썩한 홍대 거리를 살짝 벗어나 어느 순간부터 주위가 조용해지고 정감 있게 변해있다면,

당신이 걷고 있는 곳이 ‘상수동’이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젊은 열기와 편안한 한적함이 함께 살아있는

낭만적인 거리. 날씨가 조금 더 포근해지면 상수동의 이곳저곳을 천천히 만나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사뿐히, 천천히, 자유롭게

퍼블리크

정통 프랑스식 레시피로 승부하는 은밀한 빵집. 아몬드 크로와상이 인기.

TEL 02-333-6919 ADD 마포구 상수동 311-1

내공 있는 수제튀김 전문 분식집으로 상수동의 랜드마크다.

TEL 02-334-5205 ADD 마포구 상수동 310-13

막걸리 10℃

탁 트인 테라스에서 즐기는 달콤한 막걸리와 퓨전안주가 일품이다.

TEL 02-3144-2344 ADD 마포구 서교동 411-15

하가타분코

홍대 3대 맛집이자 서울 3대 라멘으로 불리는 정통일본라면 전문점.

TEL 02-338-5536 ADD 마포구 상수동 93-28

당고집

정갈한 일본 전통 간식인 ‘당고’를 맛볼 수 있는 아늑한 디저트 카페.

TEL 070-7573-3164 ADD 마포구 합정동 356-9

앤트러사이트

무연탄 공장 건물을 개조한 독특한 카페로 ‘폐공장 카페’라고도 불린다.

TEL 02-322-0009 ADD 마포구 합정동 357-6

무대륙

레스토랑과 바, 공연장과 전시장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문화 공간이다.

TEL 02-332-8333 ADD 마포구 합정동 357-7

알지비지구맛

다양한 콘셉트의 웨딩관련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하우스웨딩 쇼룸카페.

TEL 02-6080-0331 ADD 마포구 당인동 15-53

이리카페

홍대 젊은 예술인들의 아지트로 불리는 곳. 최근 상수동으로 이사했다.

TEL 02-323-7864 ADD 마포구 상수동 332-6

라퓨타 / 괴르츠 / 노말

감미로운 음악을 배경으로 한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강변카페 3총사.

TEL 02-3141-3442(라퓨타), 02-518-4561(노말), 02-336-1745(괴르츠)

ADD 마포구 상수동 353-7(라퓨타), 상수동 304-1 우성빌딩 6층(노말), 7층(괴르츠)

Bread 05

치아바타에 고소한 버터와 직접 졸여낸 팥앙금을 넣은 ‘앙버터’가 명물.

TEL 070-7656-9905 ADD 마포구 서교동 408-25

★ “HEC인들에게 상수동은 어떤 곳인가요?”

이번 설문조사는 HEC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총 820분께서 응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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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_028그 영화 그 장면 __ 로마의 휴일 정리 편집실 그림 안젠

로마의 휴일┃드라마┃미국┃118분┃1953

윌리엄 와일러(제작, 감독)┃오드리 헵번(앤 공주), 그레고리 펙(신문기자 조)

유럽 각지를 친선방문 중인 어느 나라의 왕녀 앤은 숨 쉴 틈없는 일정과 격식에 지쳐 있다. 로마에 왔을 때 앤은

대사관을 빠져나와 공원에서 깜빡 잠에 들게 된다. 이를 발견한 사진기자 조는 그녀를 자신의 하숙집으로 데려와서

하룻밤을 재워준다. 다음날 사라진 왕녀 때문에 로마 전역이 들썩이고, 조는 사진기자 동료와 함께 앤 공주의

사진으로 특종을 터트리려 한다. 그녀의 신분을 모르는 척 로마 구석구석을 안내하며 데이트를 즐기는 두 사람.

그러나 순수한 앤 공주의 모습에 조는 애틋한 감정을 느끼고, 특종을 포기하며 그녀와 작별을 고한다. 신인에

가까웠던 오드리 헵번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할리우드의 스타로 등극한다. 영화 속

로마의 곳곳은 수많은 이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조 : 진실의 입이죠. 거짓말을 하면 손을 물어 버린대요.

앤 : 끔찍하군요.

조 : 해보세요.

앤 : 당신이 해요.

조 : 그러죠.

앤 : (조를 주먹으로 장난스럽게 치자 조가 그녀를 품에 꼭 안는다) 나빠요, 멀쩡하잖아요!

조 : (앤을 놓아주며) 미안해요. 장난이었어요.

앤 : (여전히 웃으며) 다치지도 않았잖아요!

조 : (앤을 달래며) 미안해요. 괜찮아요?

앤 : (평정을 되찾으며) 네.

William Wyler / Audrey Hepburn / Gregory Peck 1953

JOE : The Mouth of Truth. The legend is that if you're given to lying, you put you're hand in there it'll be bitten off.ANN : Ooh, what a horrid idea. JOE : Let's see you do it.ANN : Let's see you do it.JOE : Sure.

ANN : ( laughing, as Joe takes her in his arms as she throws herself toward him, playfully beating her fists at him) You beast! it was perfectly alright! You've never hurt your hand!JOE : ( letting her go) I'm sorry, it was just a joke! Alright?ANN : ( laughing still) You've never hurt your hand.JOE : (calming her) I'm sorry, I'm sorry. Ok?ANN : ( regaining her composure) Yes.

( Joe takes a step forward, moving his hand onto the lip of the mouth. Ann, unblinking, leans foward from the tension. Joe slides his fingers into the mouth and then his hand up to the wrist.Suddenly he gives out a loud cry, pulling back, as if the mouth has hold of his hand and won't let go. Ann screams and rushes to his side, pulling at him from behind. Joe takes out his hand, apprently severed at the wrist and Ann screams in fright,putting her hands over her face. Smiling, he lets his hand spring open, out of his sleeve.)

Roman Hoilday

(조는 진실의 입에 손을 넣는다. 그런데 진실의 입이 손을 물고 놔주지 않는다. 놀란 앤 공주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를 뒤에서 안고 잡아당긴다. 조가 진실의 입에서 몸을 빼자 손이 사라져있다. 앤 공주는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감싼다.

조는 웃으며 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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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__030

가족과 함께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바로 이탈리아 로마입니다. 아무래도 <로마의 휴일>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로마의 휴일>을 처음 본 것은 중학생 때였죠. 그때는 큰 감흥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2년 전,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지친 몸을 달래려 오래된 명작 영화를 한 편 보았는데, 그 영화가 바로 <로마의 휴일>이었지요.

영화 속 오드리 헵번의 청순하고 순진한 모습을 보면서 다시 사춘기 시절로 돌아가 짝사랑을 하는 것처럼 가슴이 뛰는 걸 느꼈습니다.

특히 ‘진실의 입’ 장면 속 앤 공주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거짓말을 하면 손이 잘린다는 ‘진실의 입’ 앞에서 자신의 신분을

속였던 것에 겁이 나 손을 넣지 못하는 모습과 신문기자 조의 장난에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감싸던 모습, 조의 장난을 알고서 작은

주먹으로 그를 토닥토닥 때리는 순박한 모습이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스페인 광장, 트레비 분수, 콜로세움 등 로마 곳곳을 담은

장면들도 로마에 꼭 가고픈 마음을 갖게 하지요. 만약 앤 공주가 서울에 나타난다면 전 북촌에 데려가고 싶네요. 한국의 정서가 가득한

북촌길을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함께 걷고 싶습니다. 이 정도면 저도 그레고리 펙 못지않은 신사겠지요?

영화 <로마의 휴일>

화공플랜트사업본부 안기호 부대

호탕한 웃음보다 담백한 미소로 다가오는 남자. 화공플랜트사업본부 안기호 부대에게 <로마의 휴일>은 순수한 시절로 시간을 되돌리는 타임머신 같은 영화다.

잊히기 쉬운 로망을 되새길 줄 알고, 아름다운 장소를 볼 때면 가족을 먼저 떠올리는 착한 남자의 그 영화 그 장면.

신사의사랑법

봄맞이꽃, 얼레지, 남산제비꽃, 둥굴레, 피나물, 족도리풀, 개별꽃.

봄이 오기가 무섭게 꽃을 피우는 야생화들이랍니다.

조금 따뜻해졌다고 벌써 봄이 온 줄 착각한 걸까요?

키가 작은 야생화들은 숲 속 나무의 잎이 자라 햇빛을 가리기

전에 일찍 꽃을 피웁니다. 남들보다 부지런해야 자손을 퍼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키 작은 야생화가

귀띔하는 작은 지혜입니다.

키 작은

야생화의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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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__032예술가의 사생활 __ 찰리 채플린 정리 민승아 참고도서 <찰리채플린, 나의 자서전> 사진제공 http://photo.charliechaplin.com

비극을초월한 희극의 인생

런던 뒷골목을 헤매던 소년, 할리우드의 별이 되다

무성영화시대의 전설적 희극배우, 위대한 대중예술가, 운명을 이겨낸 영화계의 거장. 찰리 채플린을 칭

하는 수식어는 그야말로 화려하다. 그러나 그의 어린 시절은 곤궁하기 그지없었다. 대공황과 실업, 그

리고 전운이 감돌던 19세기 말, 찰리 채플린은 연극을 하는 어머니 해너 채플린과 아버지 찰스 채플린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나 아버지는 알콜 중독자였고, 이를 견디지 못한 어머니는 이혼

후 두 아들을 홀로 키워낸다. 찰리 채플린이 5살 때, 후두염에 걸린 어머니 대신 무대 위에 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이것이 그의 첫 무대가 된다. 어머니는 이후 목소리를 회복하지 못해 연극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이때부터 찰리 채플린 가족은 처절한 가난의 길을 걷게 된다. 형제가 어머니의 옷을 줄

여 입을 정도로 가난했던 그의 가족은 빈민구호소를 전전하며 이별과 만남을 반복했다. 하지만 그 상

황에서도 찰리 채플린의 어머니는 그에게 틈틈이 연기의 매력을 일깨워주었고, 그가 연기에 재능이 있

음을 확신시켜 주었다.

찰리 채플린은 8살 되던 해, ‘여덟 명의 랭커셔 소년들’이란 극단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

한다. 단역으로 활동하던 그는 <셜록 홈스>의 빌리 역으로 출연하게 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하고 전국

순회공연을 거듭하며 이름을 알린다. 이후 케이시 코트 서커스단을 거쳐 카노 극단에 입단한 그는 미국

순회공연을 계기로 키스톤 영화사와 계약을 하게 된다. 이 때 탄생한 ‘뜨내기’ 캐릭터는 이후 찰리 채플

린 영화에 빼놓을 수 없는 마스코트가 되었다. 영화를 만들 때, 제작은 물론 감독과 배우, 영화음악 작

곡까지 도맡았던 찰리 채플린은 전 생애동안 총 81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희극과 비극이 교차된 그의

영화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며 할리우드를 넘어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사랑

을 받았다. 그는 아인슈타인, 윈스턴 처칠, 서머싯 몸, 간디, 샤르트르, 피카소 등 시대를 풍미한 위인

들과 교류하기도 했다. 그러나 승승가도를 달리던 그에게 시대의 폭풍은 잔인하게 몰아치며 그의 인생

을 휘저었다. 찰리 채플린은 1950년대, 미국 전역을 광기와 집단 히스테리로 몰아놓은 ‘매카시 선풍’에

포획되었던 것이다.

1889.4.16 ~ 1977.12.25자신이 만든 영화 속의 배우보다도 더욱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 간 사람. 바로 찰리 채플린이다. 죽는 날까지 총 81편의 영화

를 만들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할리우드의 스타는 그 뒷면에 FBI에 의한 공산주의자라는 낙인과 네 번의 결

혼을 겪으며 질풍노도와 같은 삶을 살았다. 화려한 은막 뒤에서 남모를 고뇌를 견뎌내야 했던 찰리 채플린. 그럼에도 늘 행

복한 삶을 꿈꿨던 그의 행보는 세기를 뛰어넘어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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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__034

시대의 배우,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되다

미국의 정계, 재계, 학계, 문화예술계를 불신과 고발의 늪으로 빠뜨린 ‘매카시즘’은 미국 위스콘신주 공

화당 상원위원인 조지프 매카시의 “내 손에 미국 국무부와 정부에 침투한 205명의 명단이 있다.”는 폭

로로 시작되었다. 이후 4년 동안 미국 사회는 용공분자 논란에 휩쓸렸고 이 과정에서 정부 인사뿐 아니

라 진보 성향 지식인들도 큰 고초를 겪었다. 원자탄의 아버지 로버트 오펜하이머, 지휘자 레너드 번스

타인, 영화감독 에드워드 드미트릭, 극작가 아서 밀러 등과 더불어 찰리 채플린도 이 명단에 이름을 올

리게 되었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배우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극장가에서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를 내리기 시작했으며, 그를 비난하는 대중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이

시기에 일어난 찰리 채플린과 여배우 조안 배리와의 법정 다툼은 그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했다. FBI

국장 존 에드거 후버의 계략으로 일어난 이 재판으로 찰리 채플린은 친자를 등진 비정한 인간이라는 손

가락질을 받았다. 결국 조안 배리의 딸은 찰리 채플린의 딸이 아님이 판명되어 무죄 방면되긴 했지만,

대중예술가로서 실추된 이미지를 어찌할 수는 없었다. 그가 가족과 영화 시사회를 위해 런던으로 여행

을 간 사이, 미국 정부는 그에게 출국금지명령을 내렸고, 그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미국을 떠나야했다.

이후 가족과 스위스 부베에 둥지를 튼 찰리 채플린은 1972년 4월, 아카데미 특별상 수상을 위해 20년

만에 미국 땅을 밟게 된다. 시상식에서 눈물을 머금던 그의 표정은 시대의 사랑과 증오를 동시에 받은

대배우가 짓는 감격과 회환의 표정 그 자체였다.

네 번의 결혼, 그리고 사랑

4년간 미국을 휩쓴 매카시 열풍은 ‘육군-매카시 청문회’에서 매카시가 결정타를 맞은 이후로 급속히 수

그러들었다. 하지만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들의 상처는 회복되지 않았다. 유명 배우 존 가필드는 공산주

의자 낙인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39세에 요절했다. 당사자인 매카시 역시 1957년 5월에 우울증으로 인

한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했다. 매카시즘이란 전쟁은 그렇게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찰리 채플린은 ‘할리우드판 홀로코스트’의 가장 큰 희생자 중 한명이었다. 그러나 그는 죽기 전 마지막

20년을 지극한 행복 속에서 보냈다. 마지막 아내인 우나 오닐 덕분이었다. 우나 오닐은 극작가 유진 오

닐의 딸이다. 일생동안 결혼을 네 번이나 했던 찰리 채플린은 결혼할 때마다 아내들의 나이가 점점 어

려진다는 이유로 롤리타 콤플렉스의 전형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사람들은 찰리 채플린이 아내가

소녀에서 여인이 되는 순간, 싫증이 나서 버린다고 수군댔다. 그러나 우나 오닐은 찰리 채플린이 죽기

전까지 함께한 진정한 동반자였다. 찰리 채플린은 생전, “우나 오닐을 좀 더 일찍 만났다면 사랑을 찾

아 헤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세상의 단 한 사람에게만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고 말했다

고 한다. 우나 오닐은 찰리 채플린이 미국에서 추방될 때, 자신 역시 미국 국적을 포기했다. 그들은 슬

하에 여덟 명의 자녀를 두었으며, 자녀들은 대부분 영화계에 종사하고 있다. 찰리 채플린은 1977년 크

리스마스에 88세의 일기로 우나 오닐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생을 마감했다. 우나 오닐은 1991

년 9월 26일, 6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찰리 채플린을 먼저 보낸 이후, 그를 늘 그리워하

며 살았다고 한다.

<키드 The Kid>(1920)

<파리의 여인 A Woman of Paris>(1923)

<황금광 시대 The Gold Rush>(1925)

<서커스 The Circus>(1928)

<시티 라이트 City Light>(1931)

<모던 타임즈 Modern Times>(1936)

<위대한 독재자 The Great Dictator>(1940)

<무슈 베르두 Monsieur Verdoux>(1947)

<라임 라이트 Limelight>(1953)

대표작품

결혼 25주년 기념일에 아내 우나 오닐, 그리고 8명의 자녀와 함께한 찰리 채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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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e archives of Roy Export Company Establis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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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_036자연에서 배우는 디자인 __ 물총새 글 김완두 한국기계연구원 영년직 연구원/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전문위원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기노트인 코덱스에 새의 날개를 형상화한 스케치를 시작으로 20세기

초에 라이트형제에 의해 실현된다. 새의 날개 모양과 날갯짓은 자연모사기술을 연구하는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어

왔다. 그 중 물총새는 빠른 속도로 물속으로 다이빙하여 물고기를 잡아먹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물총새는 뾰족한 부리 형상

으로서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리의 형상을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의 앞부분 설계

에 적용하여 열차 소음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인 사례가 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고속열차의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고 터널 진입 및 빠져 나올 때의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공학자들

은 최적형상 설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시속 320km로 주행하는 서일본철도회사의 신칸센 고속열차는 터널을 빠져 나올

때 발생되는 엄청난 충격파와 소음으로 인해 주위 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였다. 열차의 설계 책임자이자 에이지 나카츠

는 ‘두 개의 다른 매질 사이를 빠르고 매끄럽게 지나갈 수 있는 무언가가 없을까?’ 하고 고민한 끝에 절묘한 해답을 찾아냈다.

그 답은 새에 있었다. 새를 유난히 좋아했던 그는 물고기를 잡으려 물속에 다이빙할 때 아주 적은 물 튀김이 발생하는 물총새

의 부리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었고 이를 열차 앞부분 형상 설계에 적용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소음 저감은 물론이고 10%의 속

도 향상과 15%의 전기를 줄이는 효과를 거두어 생체모방 기술의 성공적인 사례가 되었다.

현재 국내에서 기술 개발이 한창인 차세대 고속열차인 ‘해무(HEMU)-430X’는 ‘동력분산식 차량(High-speed Electric

Multiple Unit 430km/h eXperiment)’의 영어 약자이면서 ‘상서로운 바다의 안개(海霧)’라는 뜻도 담고 있다. 시속 430km로

우리나라 전 지역을 90분대 권역으로 묶을 수 있으며, 프랑스(575㎞/h), 중국(486㎞/h), 일본(443㎞/h)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

째로 빠른 고속열차이다. 해무-430X는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설계를 통해 300km/h에서 공기 저항을 약 10% 감소시켰

다.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된 고속열차인 ‘KTX-산천’은 우리나라 강에 서식하는 산천어의 형상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오랜 세월동안 진화 발전되어 온 자연의 생명체는 최소의 노력으로 최고의 성과를 거두는 최적의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고속열

차의 개발에도 큰 영감을 주고 있으며, 여러 산업 분야로의 응용이 기대되고 있다.

지구상에는 150만 종의 동물과 50만 종의 식물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종까지 감안하면 3,000만 종에 이를 거라고 추정된다.

각 생명체들은 생존을 위하여 오랜 세월 동안 최적의 상태로 진화 발전되어 왔으며 경이로운 생존 전략을 지니고 있다. 이들의 생존 전략은 인간이 과학

의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신선한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원천이 되고 있다.

물총새의 부리에서 찾은

고요의미학

물총새 부리에서 영감을 얻은 신칸센 열차의 롱노즈(Long-Nose) 선두부.

글을 쓴 김완두 박사는 기계공학을 전공하였으며,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실의 영년직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운영위원 및 전문위원, 서울대학교 객원교

수 등을 역임하였다. 자연모사 기술에 대한 초청강연 및 집필, 국제자연모사심포지움 설립 등 자연모사 연구 분야의 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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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9__038우리가 몰랐던 세계 __ 곡물가격 글 최형욱 경제칼럼니스트

곡물의 가격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국제곡물의 가격상승을 이끄는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는 미국의 기후다. 미국은 밀과 콩의 제 1 수출국이

며 특히 옥수수는 전 세계 생산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미국 중부의 그레인 벨트라 불리는

지역에서 생산되는데, 작년 여름 유례없는 무더위로 인해(1950년 이후 세 번째로 높았던 기온) 수확량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두 번째는 에너지다. 현재 미국은 가솔린 연료에 에탄올을 섞게끔 장려하고 있다. 미

국산 옥수수 종자의 40% 가량이 에탄올을 만드는데 쓰이고 있고 이런 수요는 옥수수 가격의 상승을 초래

한다. 작황 부진에 에탄올 수요마저 감당하려니 가격 상승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일 수밖에. 세 번째는 투기

세력이다. 곡물도 엄연한 국제상품이기에 주식처럼 선물 인도분의 가격에 대해 베팅하는 게 가능하다. 헤

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세력이 가격 상승에 표를 던진 결과 국제곡물은 펀더멘털 그 이상으로 가격 상승을

보이게 되었다.

국제곡물가격, 그 정치적 의미

잠깐 퀴즈. 쟈스민 혁명(2011년의 아랍국가 민주화 시위)은 왜 일어났을까? 철권통치에 대한 반감과 국민

의식의 발전도 맞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식료품의 가격상승’이었다. 2010년 하반기부터 밀과 콩, 대

두는 큰 폭으로 오르기 시작했고 여기에 자국화폐의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달러화 절상) 이들 아랍국가의

식탁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게 되었다. 먹는 것이 해결되지 않으니 결국 정권에 대한 불만으로 발전해간

것이다. 신은 공평하게도 아랍권 국가들에게 석유라는 최고의 무기를 주었지만, 밀과 콩, 옥수수를 재배

할 수 없어 전량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을 함께 주었다. 즉 이들 국가의 내부 상황(정정불안, 통치

체제 견고도)은 미국을 비롯한 곡물 수출국가의 손에 달려있다고도 볼 수 있다. 아랍국가에겐 석유가, 미

국에겐 옥수수와 밀이 무기가 된다는 뜻이다.

곡물가격이 세계 경제를 결정한다

2013년 1월 10일을 기점으로 국제 곡물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이는 FRB, BOJ, ECB 등의 각국 중앙은행

이 경쟁하듯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서 그 원인을 찾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여기에 유로존과 미국

경제가 점차 나아지고 있으며 안전자산인 국제채권시장에 몰려있던 돈들이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국제곡물의 상승을 이끌고 있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당분간 미국과 유로존의 주

식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한 국제곡물 가격도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는 우리나라를 비

롯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로 하여금 금리 인상시기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만들 것이다. 이처럼 단순하

게만 보였던 곡물가격은 한 나라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복잡한 키워드인 셈이다.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국제상품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밀, 콩, 옥수수 등의 곡물이다. 우리가 그저

식료품의 의미 정도로만 여겼던 곡물. 하지만 이 곡물을 경제적, 정치적으로 살펴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세계 경제

에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멕시코 이집트에 이어

곡물수입 5위 국가로 국제곡물가격 변동에 취약한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곡물가격과 국제 유가는 밀접한 순환 고리를

이루는데, 거시경제상황에 따라 국제 곡물가격도

함께 변동하게 되는 것이다.

국제곡물가격 인상 등의 원가상승 요인은

소비자 물가 및 식탁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국내 물가 상승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옥수수 한톨의 나비효과곡물가격 바로알기

&Agriculture Economy

애그플레이션의 이해와 극복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곡물가격에 따른 물가상승을 뜻한다.

사람들은 기름 값이 올랐다는 소식과 음식료품 가격이 올랐다는 소식 중 전자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물가상승률(CPI)을 구성하는 비중은 정반대다. 우리나라의 경우 음식료품 가격이 약 14%의 비중을 끼치는 반면 에너지는

6%의 영향만 끼친다. 이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인도(43% vs 10%), 태국(33% vs 5%), 브라질(29% vs 10%) 등

신흥국들의 물가상승엔 에너지, 즉 유가보다 곡물가격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이 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해 더 큰 고통을 입게 된다는 뜻. 따라서 우리는 기름 값에만 관심을 가질게 아니라 국제 곡물가격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농업기술의 개발과 보급을 통한 식량자급률을 달성하고, 이를 위해 토지생산성을 높이는 다양한 방안을

연구해야한다. 식량무기화에 대처하기 위한 국내외 식량생산 및 확보 능력을 높여야할 필요성도 함께 요구된다.

AgriculturalProduction

DomesticEconomicInflation Rate

글을 쓴 최형욱은 Daum 주식&펀드 분야 1위의 파워블로거다. 경제칼럼니스트로서 국내외 경제는 물론 주식, 채권, 부동산, 환율 등의 분야를 쉽고 재미있

게 분석하고 있으며 방송출연과 기고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경제나 투자에 관심있는 독자는 네이버에 ‘마술사의 시장읽기’를 입력해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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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__040 041__002HEC의 발자취 __ 글로벌 HEC의 오늘과 내일 글 전력플랜트사업본부 안병민 차장

HEC, 파키스탄의

등불이 되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회적 인프라와 이로

인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 이곳에서

희망의 등불을 밝히고

있는 가슴 따뜻한

엔지니어들을 만날 수

있다. 파키스탄의 산업

발전을 이끌고 파키스탄

사람들의 풍요로운 삶을

설계한다는 자부심과

소명의식으로, 도전의

하루를 충실히

만들어가는 UCH II

Expansion 프로젝트다.

PAKISTAN UCH II

ExPANSIoN ProjECT

#1A LAnd of opportunity

닫혀있는 나라의 열린 기회

파키스탄은 ‘닫혀있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서구 정부가 지정한 ‘입국 제한 및 금지 국가’로 서구의 외국인

들은 입국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파키스탄 남서부 지역에 위치하는 ‘발루치스탄’ 지역은 파키스탄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

정한 외국인 출입금지 구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제약은 현대엔지니어링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발루치스

탄에서 현재 진행 중인 UCH II Expansion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서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

를 점할 수 있으며, 파키스탄 내 잠재적인 다양한 사업 기회에도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지 시공업체인 ‘데스

콘’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추진하고 있는 UCH II Expansion 프로젝트는 375.2MW급 복합화력발전(Combined Cycle Power

Plant)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2011년 5월 착수하여 오는 11월 10일 완공(공기 30개월)을 예정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설계 및 주기기(GTG, HRSG, STG 등) 납품, 시운전을 담당하는 EP사업이지만 발주처가 지정한 공식적인 컨소시엄 리더로서 프

로젝트를 총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전체 사업 진행률은 약 90%(2013년 2월 기준)로 EP는 모든 공정을 완료한 상태이며, 현재

본격적인 주기기 설치작업과 배관 및 전기 작업 등에 본격 돌입하는 등 시공 분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Pakistan is known as an ‘isolated country’. Few western people are allowed to enter Pakistan. The Balochistan area in the southwestern part of the country in particular has been officially recognized by the Pakistani government as being off-limits to foreigners. However, such restrictions appear to offer some rare opportunities for HEC. The successful UCH II Expansion Project, currently underway in Balochistan, will help HEC gain the upper hand in its competition with western companies due to its greater access to potential business opportunities in the country. Carried out in consortium with Descon, a local construc-tion company, the project is designed to build a combined cycle power plant with a capacity of 375.2 MW. Having begun construction in May of 2011, HEC is planning to complete the project on October 10, 2013. As the leading company of the consortium officially appointed by the client, HEC must also oversee the entire progress of the project. 90% of the project has been completed as of February of 2013, with the EP section fully constructed. As such, the company is now putting forth all of its efforts in the construction of the main equipment, piping and electrical work.

With heArtfeLt SympAthy파키스탄의 마음을 움직이다

하루 35만 달러로 공기 지연 벌금(Delay Penalty)이 매우 높은 프로젝트의 특성상 현장은 공기 준수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최대한 조기에 시공을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파키스탄은 사회기간망(도로, 통신, 인력) 및 숙련공의 부족으로 현장

생산성이 타 지역보다 현저히 낮고, 100년 중 최고 강우량을 기록했던 폭우와 홍수사태 등으로 인해 공사가 전면 중단된 적이 있을 만

큼 프로젝트 주변 자연 상황도 좋지 않은 편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홍수로 인해 현장은 물론 인근 마을 전역이 침수되면서 많은 이재

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익사자까지 속출하는 처참한 환경, 도로는 유실되고 교량이 끊기면서 식량공급까지 중단되어 현장은 많은 어려

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한국인 직원들조차 식량이 언제 들어올지 고민을 해야 하는 실정 속, 공사 인부들은 며칠 동안 식량 부족으로

고통을 받았고 향후 폭동이 발생할 우려까지도 존재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 임직원과 현지 직원들은 우리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던 많은 이재민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총 네

차례에 걸쳐 식량을 기부하였으며, 일부 현지 직원들은 금식을 통해 그들을 마음으로 위로하기도 했다. 국적도 피부색도 다르지만 사

람을 위로하고 생각하는 진심만은 한결같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게 된 뜻 깊은 일화다.

As the delay penalty is a whopping 350,000 dollars per day under the contract, HEC is focused on meeting the deadline and making the greatest efforts to complete the project as early as possible. Due to the country’s poor social infrastructure causing the productivity levels to be far lower than other in countries. The natural environ-ment surrounding the project site has also been unfavorable. Indeed, a flood last September left the surround-ing villages as well as the construction site submerged under water, leaving many people without homes. Even Korean employees were unsure of when food resources would arrive. Local laborers suffered from insufficient food supplies, even raising concerns about possible riots. However, despite the limited supplies available even to themselves, HEC employees and local workers chose to donate food to local flood victims on four separate occasions. Some of the local workers further showed their sympathy and solidarity with the victims by fasting. This valuable experience helped us feel that we all have one thing in common: warm hearts which resonate with those in need.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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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 A proud future자부심으로 만들어갈 미래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 우뚝 서게 될 UCH2 복합화력 발전소.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인 이 발전소가 파키스탄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되

리라는 자부심으로 현장의 하루는 시작된다. 현대엔지니어링 근무자 16명과 현지 직원 16명으로 구성된 현장은 한 명 한 명이 소중하다. 매

일 현장소장 주관 아래 업무 회의를 마치고 현장에 도착, 시공 파트너사인 데스콘의 매니저들, 현장 수퍼바이저들과 함께 어울려 때로는

논쟁하기도 하고 때로는 얼싸안고 함께 웃기도 하며 공동의 임무를 하나하나 완수해 가고 있다. 가끔은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모래 폭풍

을 피해야하고 섭씨 5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 식당이 통째로 잠길 정도의 폭우와도 싸워야 하지만, 무엇보다 끈끈한 현장의 팀워크는 힘

든 상황 속에서도 웃을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몇몇 대도시를 벗어나면 물도, 전기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파키스탄.

UCH II Expansion 프로젝트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파키스탄의 전력난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많은 현지인들에게 문명의 혜택

을 전파할 것이다. 파키스탄의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 UCH II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일원이자 엔지니어로

서 얻을 수 있는 무척이나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We begin our day with the pride of knowing that the combined cycle power plant, which will rise up from the center of this desolate desert as the key component of the project, will bring light to the future of Pakistan. Each and every one of the 16 HEC employees and the 16 local staff members is essential to the project. After a meeting pre-sided over by the site manager, we arrive at the site and carry out our tasks one-by-one together with Descon managers and site supervisors. Our discussions are sometimes heated but we always end them by embracing each other. Sometimes, we must endure strong sandstorms. We also have to fight the extreme heat that often hovers around 50 degrees and the heavy rains that could even sink a whole restaurant under water. However, our strong teamwork helps us keep our attitudes positive even in the face of the most challenging circumstances. Outside a few big cities, most Pakistanis get by without access to clean water and electricity. The UCH II Expansion Project will make great contributions to easing the shortage of electricity in the country and will help the locals enjoy the benefits of modern society. The success of the project will build a brighter future of Pakistan and will also offer a valuable experience to us, as members of the HEC and as engineers.

#3

BridgeheAd to gLoBAL CompAnieS글로벌 엔지니어링기업의 교두보

박민수 대리 기계공사 담당

UCH2 프로젝트는 현대엔지니어링의 5대 핵심가치를 실천해 볼

수 있는 좋은 장소입니다. 사막형 기후, 종교적/문화적 차이 및

테러의 위험성 등 하루하루가 도전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하지

만, 인적·물적 자원 및 현지 전력 사정을 고려해 본다면 이곳은

글로벌을 지향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습

니다. 파키스탄에서 다져진 도전정신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반드

시 우리의 비전인 글로벌 프리미어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입니다.

The UCH II Expansion Project is the perfect opportunity to put into practice the 5 key values of HEC as the site is full of challenges, from the unfavorable climate in the desert and religious and cultural differences to potential risks of terrorism. However, when its labor forces, natural resources and electri-cal conditions are considered, Pakistan is also a blue ocean of potential for HEC, which is currently eyeing the global market. HEC is determined to grow into a global engineering company with the same pioneering spirit that we have strengthened here in Pakistan.

VALuABLe experienCe엔지니어로서의 값진 경험

김기철 대리 공정 담당

파키스탄 하면 테러, 분쟁, 저개발국 등 부정적인 단어를 떠올리

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일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UCH II

Expansion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사무실에서 세운 계획들이

현실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현대엔

지니어링과 이곳의 구성원들이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머지않아 1년 뒤 우리는 프로젝트 구성원들의 노력에 대한 결실인

발전소를 보게 됩니다. 그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은 파키스탄 미

래의 등불이 되어 더욱 빛날 것입니다.

What comes to mind when you hear ‘Pakistan’? Terrorism, conflict and under-developed country might be some of the first words you think of. For us, it is the UCH II Expansion Project. Witnessing the plans on paper become implemented in real life, we feel that HEC and the site members have grown much as well. Soon we will see the plant, the fruit of our efforts, burst forth. The electricity produced in the plant will serve as the light brightening the future of Pakistan.

poSSiBiLity of AdditionAL orderS추가 수주의 지표를 달성하라

이진우 사원 C&I공사 담당

세계는 지금 파키스탄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잠재적인 경제성장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러한 가

능성을 가진 파키스탄에서 UCH2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파키스탄 내 추가 수주의 지표가 될 수 있도록 불철주야 노

력하고 있습니다. 노후한 인프라와 문화적 이질감 등 많은 장애

물들이 존재하지만 현지 협력업체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이겨내고 있습니다. 남은 기간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료와

함께 파키스탄 전력난 해소의 밑거름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The world is paying close attention to Pakistan’s abundant underground resources and growth potential. HEC is working day and night in this country which is filled with such great potential, in an effort to create additional busi-ness opportunities by successfully completing the UCH2 Project. We are working to overcome challenges such as the undeveloped infrastructure and cultural differences through close communication and cooperation with local partners. For the remaining period, we will continue to work hard to successfully finish the project and ease the shortage of electricity in Pakistan.

PAKISTAN UCH II

ExPANSIoN ProjECT the future of pAkiStAn

파키스탄의 미래, HEC에 있다김학률 부장 현장소장

2013년 완공을 목표로 열정과 신념, 그리고 현대 특유의 오기를

바탕으로 우리는 성공적으로 공사 완료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

다. 현장 주변 천막촌에서는 아직도 소, 염소 등과 동거하며 끼니

를 준비하기 위해 말린 쇠똥을 들고 다니는 어린 아이들의 맑은

미소를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눈망울에서 우리가 잠시 잊고 살

았던 순수함을 발견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곳 UCH2 현장 주변 사람들이 하루 빨리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나 집집마다 밝은 희망의 등불이 켜지는 세상에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Determined to never give in, we are working hard with passion and hopes to complete the project in 2013. In the poor camp villages around the site, we can see the brightly smiling children who live simply together with cows and goats, and carry with them dry cow excrement to make fire for food. We find in their eyes the innocence that we have long forgotten. We sincerely hope that this project will help the people in this area who have no access to the benefits of modern society come out of the tunnels of darkness and bring them the light of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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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13년 현대차그룹 시

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2013년 그룹 경영방침을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으로

제시하고, 질적인 성장을 통해 내실을 강화하는 한편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

임직원의 역량 결집을 당부했다. 또한 올해 자동차 생산·판매 목표를 741만 대로

확정하고 현대제철 고로 3호기 완공을 통해 연간 1,200만 톤의 고로 생산체제를 구

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주는 혁신적 품질경영 추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고용 확대 ▲부문간 의사소통 및 협력으로 741만대 판매목표

달성 ▲국가 경제와 사회발전에 공헌하는 모범적인 기업 역할 등을 주요 추진 과제

로 설정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2013년 새해는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통해 우리의

꿈을 성취하는 희망찬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새로운 각오로 힘차게 시작하자.”고 임

직원들을 격려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설을 앞두고 협력사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납품대금 약 1조 1천억 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앞당겨 지급했다. 지급 대상 협력사는 현대차, 기

아차, 모비스 3사에 부품 및 원자재 등을 납품하는 2,000여 협력사들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매년 설, 추석 등 명절 전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납품대

금을 조기 지급해왔으며, 지난해 설, 추석에도 각각 1조 1,800억 원, 6,700억 원의 대금을 조기 집행한 바 있다. 한편, 그룹은 이번 설에도 전통시장과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해 약 100억 원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매해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 임직원과 각 사 자매결연 사회복지 시설 및 세대에게 지급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하 정몽구 재단)이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창의 인성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정몽구 재단은 ▲저소득 청소년 창의 계발 스쿨 ▲의

료소외지역 지원 사업 등을 신규 실시하고 ▲장학금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2013년 사업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정몽구 재단은 초등학

생부터 대학원생까지 잠재력을 갖춘 저소득층 학생들이 미래 핵심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재양성 종합 시스템을 확립했다. 이 밖에도 재단은 대

학생들을 위한 학자금 대출 및 청년 사회적 기업가를 발굴해 전폭적으로 창업을 지원하는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사회공헌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In his new year’s speech for 2013, Chairman Chung, Mong-koo of Hyundai Motor Group suggested ‘Brand Innovation Based on Quality’ as management keywords for the new year. He also unveiled the company’s production and sales targets of 7.41 million units, and said that the group would build a blast furnace system with the capacity of producing 12 million tons by completing the construction of Hyundai Steel’s 3rd blast furnace. To meet the targets, the company would ▲Push for innovative quality management that could inspire pride in its brands, ▲Increase investments and create more jobs as future growth engines, ▲Meet the sales target of 7.41 million units, and ▲Play exemplary corporate roles by making contributions to the national economic growth and social development.

With the Korean New Year’s Day approaching, Hyundai Motor Group paid about 1.1 trillion Korean won to its partners earlier than planned. The partners to be paid include about 2,000 companies. Last year, Hyundai Motor Group also made earlier payments of 1.18 trillion and 670 billion Korean won respectively for the Korean New Year’s Day and Chusuk. In the meantime, Hyundai Motor Group bought about 10 billion Korean won worth of gift certificates that can be used in traditional markets, and provided them to the employees and their affiliated social welfare organizations and families in an effort to revitalize traditional markets and rural economies.

The Chung, Mong-koo Foundation launches 'Creativity and Personality Projects' for children of underprivileged families. The foundation unveiled its 2013 business plan with a focus on starting ▲Creativity schools for teenagers of low-income families and ▲Medical projects for regions with less access to medical services, and ▲Expanding scholarships. These efforts will help the foundation build a compre-hensive system to support talented students from low-income families as for them to grow into core human resources. The foundation also keeps making social contributions by offering loans to collage students and making job creation efforts, including support for busi-ness start-up.

hyundai MOTOR GROuP news

현대자동차그룹 2013년 경영화두,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

management keywords for 2013 ‘Brand innovation Based on Quality’

현대자동차그룹 협력사 설 자금 1조 1천억 원 조기지급

hyundai motor group paid partners 1.1 trillion Won earlier than planned

정몽구 재단, 창의 인성 프로젝트 본격 추진

the Chung, mong-koo foundation Launches 'Creativity and personality projects'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 2월 7일 KT빌딩 1층 챔버홀에서 ‘창립 39주년 기념식’을 갖

고 100년 기업을 향한 결의를 다졌다. 이날 행사는 김위철 사장 이하 임직원 400여

명과 우수협력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39주년 기념 동영상시청, 장기근속직

원 포상, HSE 우수현장 포상, 우수협력업체 감사패 수여, 기념사 순으로 진행됐다.

김 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선배, 임직원, 협력업체 등 모든 분들이 회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기 때문에 오늘을 맞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기본에 충실

하면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흔들리지 않고 견고한 현대엔지니어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명확한 비전 인식 ▲기술력, 인재 등 핵심역량 구축 ▲건

강한 조직문화 형성 ▲상생과 나눔을 통한 존경받는 기업 등 100년 기업으로 성장

하기 위한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한편, 기념식이 끝난 후 김위철 사장은 본부(실)장

과 함께 사옥을 순시하며 임직원을 격려하고, 기념 떡을 전달해 더욱 뜻 깊은 창립

기념행사가 됐다.

지난 1월 4일 김위철 사장과 2013년 신입사원 220명이 41타워 4층 더 브릴리에에서

첫 만남을 갖고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 자리에서 김위철 사장은 직장선배이자,

인생선배로서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해 ‘자신만의 브

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자신의 장점계발이 개인의 성장과 회사의 발전을 이

끌 수 있음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사장은 사회초년생으로서 범할 수

있는 실수를 배움으로 승화할 것과 철저한 준비, 배움을 게을리 하지 말 것을 당부

했다. 신입사원 김경민 사원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사장님이었지만, 진솔한 이야기

와 조언 덕분에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다. 신입사원으로서의 긴장과 걱정을 조금이

나마 해소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입사원들은 지난 1월 2일

부터 2월 7일까지 총 6주 동안의 입문교육과정을 수료하고 2월 18일부터 25일까지

실무 중심 집중교육을 받았다. 또한, 상생경영과 나눔경영을 인식하는 사회공헌활

동을 체험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본격적인 회사생활을 준비했다.

On February 7, 2013, HEC held the 39th ceremony to commemorate the foundation of the company at Chamber Hall of KT Building, and renewed its determination to become a company with a 100-year history. The ceremony, where President Kim, Wee-chul, about 400 executives and employees and the representatives of its partners, showed a video of the company’s 39-year history, rewarded employ-ees who have been with the company for many years, gave a prize to sites with excellent performance, awarded appreciation plaques to outstanding partners and included celebratory speeches. In his speech, President Kim said “We should build a strong company that does not sway by adhering to the basics and making ceaseless efforts for innovation.” He also presented tasks to grow into a company that lasts longer than 100 years, which include ▲Recognizing clear visions, ▲Building core capabilities, such as technologies and human resources, ▲Creating sound organizational culture and ▲Becoming a respected company through co-existence and sharing.

On January 4, 2013, President Kim, Wee-chul and 220 employees who newly joined the company in 2013 had their first meeting at The Briller of 41 Tower, and had meaningful dialogues. Telling them to build their own brands, President Kim said “You can achieve your own growth and contribute to the development of your company by developing your own strengths.” He also told them to learn from the mis-takes they might make as they have just started their career, to make thorough preparations and to keep studying. Meanwhile, the new employees will complete six weeks of training courses, which include introductory courses, job training sessions and activities for social contributions for management of co-existence and sharing.

hyundai enGineeRinG news

현대엔지니어링 ‘창립 39주년 기념식’ 개최

heC Celebrated the 39th Company foundation day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자’ 김위철 사장과 신입사원 만남의 시간

president kim met With new employees, telling them to 'Build their own Br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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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dai enGineeRinG news

사업본부별 2013년 목표달성 워크숍 실시each division held Workshop to Accomplish 2013 targets

현대엔지니어링의 각 사업본부가 2013년 사업목표를 공유하고, 목표달성을 다짐하기 위한 워크숍을

실시했다. 먼저 지난 1월 15일 인프라환경사업본부는 ‘JUMP 123’이라는 슬로건 아래, 핵심부문인 물환

경사업, 수력발전사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도약을 다짐했다. 이어 18일 전력플랜트사업본부는 현

장 중심의 지원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한층 결속된 팀워크를 바탕으로 사업목표 달성을 위한 본부 역

량을 최대한 이끌어내, 침체된 세계경제 속에서도 반드시 사업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마

지막으로 같은 날, 화공플랜트사업본부도 워크숍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각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준

공과 품질경영의 본부 운영방침을 정하고, 본부 조직의 내실화를 강조했다.

On January 15, 2013, the Infrastructure & Environmental Division renewed its determination under the slogan of 'JUMP 123' to take a leap forward by increasing added values of water environment-related business and hydroelectric power, the key business areas of the division. On January 18, the Power & Energy Plant Division Plant Business Division also displayed its resolve to achieve its targets in the face of unfavorable global economic conditions by solidifying its site-oriented support system and taking advantage of its full capacity to meet its targets based on stronger teamwork. On the same day, the Process Plant Division held its workshop, drawing up the operation policies for the successful completion of projects and quality management and stressing more solid organization of the division.

전력플랜트사업본부, EPC사업 전문가 양성 위한 ‘EPM교육’ 실시epm training designed to Cultivate epC Business professionals

전력플랜트사업본부가 EPC사업에 적합한 전문가 양성을 위한 EM, PM교육을 각각 2월 14일, 19일부

터 24주의 일정으로 시작했다. 본 교육은 전력플랜트사업본부의 EPC사업이 매년 증가해 현재 그 비

중이 95%를 차지하게 됨에 따라, 회사 전체가 EPC사업수행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EPC사업을 효율적

으로 추진하고 임직원들이 엔지니어링을 기반으로 EM, PM, Developer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이다. EM교육(42명 대상, 매주 화요일)과 PM교육(45명 대상, 매주 목요일)은 오후 5시부터 2시간 동

안 KT빌딩 14층 Globality Hall에서 이루어지며, 오는 8월 1일까지 시행된다. 강의는 임직원 중 EPC사

업 유경험자와 과정별 실무전문가 등으로 선정된 내부강사 및 외부강사가 맡게 된다.

The Power & Energy Plant Division began EM and PM training sessions to cultivate professionals to be responsible for EPC business, which will last for 24 weeks from February 14th and 19th, respectively. The training sessions are designed to effectively push for EPC business by sharing the company’s experience in EPC projects and help the employees grow into EM and PM developers based on engi-neering. Every EM (with 42 people, on every Tuesday) and PM training session (with 45 people, on every Thursday) will be held at Globality Hall of KT Building for 2 hours from 5 p.m. The training will end on August 1st.

UAE ‘루와이스 윤활기유 플랜트 프로젝트’ 현장 무재해 5백만 시간 달성recorded 5 million hours of Work Without Accidents

현대엔지니어링이 아랍에미리트에서 수행중인 ‘루와이스 (Ruwais) 윤활기유 플랜트 프로젝트(현장소

장 김수민 상무보A)’ 현장이 ‘무재해 5백만 시간(2013년 2월 2일 기준)’을 달성하고, 발주처인 타크리어

(Takreer, Abu Dhabi Oil Refining Company)사로부터 인증서를 획득했다. 이번 인증은 2010년 착공

이래 현장과 본사에서 안전에 대한 철저한 의식을 가지고 불철주야 애쓴 결과 얻어진 값진 결과이다.

현장 임직원들은 앞으로도 HSE혁신팀과 협업해 지속적으로 무재해 공정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할 계

획이다. 본 인증은 ‘투르크메니스탄 가스탈황설비 프로젝트’ 현장이 2011년 8월 달성한 ‘무재해 6백만

시간 달성’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As of February 2, 2013, HEC’s UAE Ruwais Lube Base Oil Plant Project site, led by Director Kim, Soo-min, recorded 5 million hours of work without accidents, and was awarded a certificate by the client, Takreer, Abu Dhabi Oil Refining Company. The number of hours is second only to the Turkmenistan Gas Desulfurization Plant Project site’s 6 million hours, recorded in August of 2011.

hyundai enGineeRinG news

‘유리천장을 뚫어라’, 김원옥 상무보, 매경이코노미 여성임원특집 인터뷰 게재'Break the glass Ceiling', the interview of director kim, Won-ock

매경이코노미 1692호(1월 23일자)에 현대엔지니어링 화공플랜트사업본부 김원옥 상무보의 인터뷰 기

사가 게재됐다. 이번 기사는 최근 2~3년 내에 국내 주요 기업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대표적인 여성 리

더들의 인터뷰 특집으로 구성되었으며 ‘별을 단 여성 7인의 성공스토리’라는 표제로 김원옥 상무보를

포함한 국내 7인의 여성임원이 소개됐다. 김 상무보는 현대엔지니어링 1세대 여성엔지니어이자, 첫 번

째 여성 임원으로서 엔지니어링산업에서 ‘금녀의 영역’을 깬 선구자라는 인정을 받아 이번 인터뷰 참

가자로 선정됐다. 특히 강도 높은 현장 근무, 잦은 해외 출장 등 남성들도 견디기 힘든 여건에서도 프

로정신으로 무장해 어려운 난관들을 극복해온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해외현장 합동차례 실시하며 ‘설나기’overseas project Sites Celebrated korean new year’s day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현장 임직원들이 계사년 설날을 맞아 합동차례를 지내고, 새해 덕담을 나누는

등의 ‘설나기’로 잠시나마 타국에서 맞는 명절에 대한 아쉬움과 외로움을 달랬다. ‘알제리 BMS 유정개

발 플랜트 프로젝트 현장’, ‘이라크 Rumaila 가스터빈발전소 프로젝트 현장’, ‘적도기니 ENAS II 프로젝

트 현장’ 등은 현지 협력업체 직원들과 함께 탁구, 족구 등을 하며 친목을 다졌고, 특히, ‘이라크

Rumaila 현장’은 발주처 직원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해 설 명절 등 한국문화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은 22개국에 걸쳐, 6개의 지사와 39개의 현장을 개설하고 있으며, 600여 명의 임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Celebrating the Korean New Year’s Day of 2013, the executives and employees working on HEC’s overseas project sites held joint memorial services for ancestors and exchanged words of blessing, comforting each other while away from home. The employees sent to the sites for the Algeria BMS Field Development Project, the Iraq Rumaila Gas Turbine Power Plant Project and the Equatorial Guinea ENAS II(Water Supply and Sewage Treatment Plant) Project solidified their relationships with the workers of partner companies by doing table tennis and foot volleyball. In particular, the Iraq Rumaila Gas Turbine Plant Project team invited the employees of the client to dinner, and introduced Korean culture, including the Korean New Year’s Day. HEC is now running 6 branches and 39 sites in 22 nations, sending about 600 employees overseas.

‘재미있는 캠프로 추운 겨울 이겨요’, 임직원 자녀 위한 겨울캠프 진행heC held Winter Cams for Children of employees

현대엔지니어링이 겨울방학을 맞아 임직원 자녀들을 위해 ‘스키캠프’ 등 다양한 캠프를 진행했다. ‘스

키캠프’는 지난 1월 9일부터 11일까지 경기도 이천 지산포레스트 리조트에서 실시됐으며, 임직원 자녀

70명이 참가했다. 2박 3일간 진행된 캠프에서는 수준별 맞춤 스키강습을 비롯해, 영화감상, 포천아트

밸리 트릭아트미술관 견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임직원의 초등학생 자녀를 위해 매년 여름·겨울 방학기간을 이용해 연 2회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겨울방학에도 ‘스키캠프’ 외에 ‘과학캠프’(1월 16일~18일, 충남 천안 상록리조트)

와 ‘리더십캠프’(1월 21일~23일, 강원도 춘천 강빛노을펜션)를 실시한 바 있다.

HEC conducted a series of winter camps for the children of its employees, including ski camps. From January 9th to 11th, 70 children participated in a three-day camp, joining in ski lessons and other fun programs. The company holds two camps every year for elemen-tary school students, one for summer vacation and the other for winter vacation. During this year’s winter vacation, the company already conducted science and leadership camps.

An interview of Director Kim, Won-ock of HEC’s Process Plant Division was placed on the 1692nd edition of Maekyoung Economy, issued on January 23rd, 2013. One of HEC’s first generation of female engineers and the company’s first female executive, Director Kim was selected as interviewee for pioneering an area that is usually considered off-limits to women. In particular, she was highly recognized for overcoming challenges with professionalism amid the harsh conditions that even men find hard to end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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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시간 __ 어르신 신년한마당 ‘얼씨구~ 지화자’ 사진 이찬우 049__048

지난 1월 10일.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신목종합사회복지관 1층 강당에 어르신들이 하나 둘

씩 모이기 시작했다. 오늘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젊은 사원들이 어르신들의 일일 손자가 되어 특별

한 시간을 보내는 날이기 때문이다. 강당을 가득 채운 어르신들과 함께 노래도 부르고, 윷놀이와

투호놀이, 제기차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노라니 처음의 낯설고 어색한 분위기는 어느새 왁자하

게 바뀌었다.

민속놀이 행사가 끝나고 이어진 점심시간. 현대엔지니어링 사원들은 어르신들 앞으로 배식판을

하나하나 놓아드리며 편하게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도왔다.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시는

어르신께 현대엔지니어링 사우들은 작은 선물을 건네 드리며 손을 맞잡았다. 어르신들은 아쉬움

속에 다음을 기약하며 새해 덕담을 전해주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신목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결연가족 문화활동지원 행사와 방과후학교 아동

들의 스케이트 체험활동을 돕는 등 우리 이웃에게 늘 따뜻한 존재가 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소통

친손주처럼

살가운 정을전한 시간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이,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미국의 시인 시어도어 로스케가 남긴

말이지요. 각박한 현대사회 속에서 많은 노인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자녀이면서 손자이듯이, 거리에서

만나는 어르신들 역시 누군가의 부모이자 할머니, 할아버지일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은 이전 세대의 노력이 없었다면

받지 못했을 혜택입니다. 세대와 세대가 서로 아끼고 존중할 때, 현대엔지니어링이 꿈꾸는 소통의 사회가 비로소 가능해질 것입니다.

어르신들, 새해에도 건강하세요

2013 . 1 . 10 신목종합사회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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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C의 생각 __ 애국심의 의미

대한사람 대한으로

학창시절을 떠올려봅니다.

사회시간과 도덕시간, 국사시간에

우리는 국경일의 의미에 대해

배우고 익혔습니다. 애국가도

써보고, 태극기도 그려보고,

순국선열의 고귀한 정신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일상에

치이면서 언제부턴가 국경일은

그저 휴일이 되어버렸지요. 첫 번째

국경일인 삼일절로 시작하는 3월.

애국심과 우리나라에 대해 천천히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1 Memory ‘삼일절’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대한독립만세! 유관순 열사와 아우내 장터 41%

바람에 힘차게 펄럭입니다, 태극기 20%

경건한 국경일인 동시에 선물 같은 휴일 19%

삼일절 노래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9%

기타 & 미응답 11%

#2 To Do! ‘국경일, 이렇게 보내겠습니다!’

나라사랑의 기본, 태극기 게양은 필수겠지요 48%

가족들과 함께 애국심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보렵니다 21%

잊고 있었던 우리역사에 관한 책들을 읽어보겠습니다 14%

독립기념관, 현충원 등 기념시설을 찾아가볼 생각입니다 5%

기타 & 미응답 12%

#3 Heart 나 이럴 때 애국심으로 충만해진다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 등 국제적 망언이 불거질 때 33%

한류열풍 등 문화예술 및 학문적 성과가 보도될 때 25%

해외 근무 및 출장 시 우리나라를 떠올릴 때 21%

자연 재해 등에 한마음으로 대처하는 국민들을 바라볼 때 8%

기타 & 미응답 13%

#4 Promise 애국심을 자연스럽게 함양하는 방법은?

우리문화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알리기 47%

스스로가 우리나라의 인재라는 생각으로 자기계발하기 23%

삼일절과 현충일, 광복절 등 국경일 기억하기 14%

건곤감리, 태극기의 의미 숙지하고 확실히 그릴 줄 알기 4%

기타 & 미응답 12%

#5 Hope 이들에게 더 큰 애국심이 필요하다

정치인, 교사, 경찰 등 국가 공무원 42%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 31%

본인 자신 13%

해외 현장에서 땀 흘리는 다양한 근로자들 3%

기타 & 미응답 11%

★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월 HEC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이메일 회신을 통해 진행되었으며, 총 820분께서 응답해주셨습니다.

이타적 소비 __ 공정여행 마을여행사 ‘풍덩’

현지인에게 경제적 도움이 되고, 현지의 자연 및 인문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며, 현지문화를 통해 모두 함께 소통하는 착한 여행법. 바로 공정여행이다.

전북 진안의 작은 여행사 ‘풍덩(www.poongdoong.net)’은 마을을 사랑하는 지역 주민들이 만든 국내 제1호 공정여행 마을여행사다. 상근 직원은 5명, 그

중 3명은 장애인과 고령자 등 취약계층이다. ‘함께 더불어 사는 공정여행’을 기치로 내걸고 2010년 7월 설립되어 사회적기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마을길을 걸으며 할아버지·할머니로부터 나무와 숲 이야기를 듣는다. 농사짓기 체험을 해보고 농산물 유통 과정도 눈으로 확인해본다. 밥상은

마을회관이나 정자나무 아래서 펼치고, 숙박은 농가에서 한다. 이처럼 여행자들에게는 내적인 풍요로움과 행복을 채워 주고, 지역민들에게는 이익과 함께

우리 마을의 가치를 재발견하도록 안목을 열어주는 여행. ‘풍덩’은 사람과 자연, 문화가 하나가 되는 ‘공생을 추구하는 여행’을 꿈꾼다.

FaiR TRaVeL

세상을더 넓게 만드는

공정한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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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엽서

1 5 8 7 2 3

2013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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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공간2013 03 04

Hyundai Engineer ing bimonthly magazine

받는 사람

서울시 양천구 목동 917-9 현대 41타워

기획실 사보 담당자 앞

보내는 사람

주소

이름

전화

우편요금

수취인 후납 부담

발송유효기간

2011.12.5~2013.12.4

서울 양천우체국

제 40160호

□직원 □직원가족 □관계사 □일반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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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월호 설문 당첨자>

화 공 손명건 부장, 주무성 차장

전 력 안재성 대리, 손준민 사원

인프라 곽경하 대리, 한기수 사원

경영지원실 이용록 부장

재경실 신강제 대리

플랜트 이희영 사원

기획실 김예지 대리

<지난호 애독자 엽서 당첨자>

김민수 님(직원 가족)

주성현 님(직원)

김동환 님(일반 독자)

Reader's Letter <사람과 공간>은 언제나 독자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가장 즐겁게 읽었던 기사, 보완이 필요한 칼럼, 지면을 통해 만나

보고 싶은 화제의 인물 등 어떤 의견도 좋습니다. 애독자 엽서를 보내주신 분들께는 추첨을 통해 <사람과 공간>이 준비한 소정

의 선물을 드립니다.

※ 사보 <사람과 공간>을 어떻게 만나셨나요?

① 도서관 ② 현대엔지니어링 홈페이지 ③ 지인의 추천 ④ 회사 휴게실 ⑤ 기타

<사람과 공간>은 웹진(http://www.hec.co.kr/html/prcenter/webzine/webzine.asp)으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HEC TODAY>는 전자신문(http://www.hec.co.kr/ebook/include/catalist.asp)으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 현대엔지니어링이 더 궁금하다면?

전자신문<HEC TODAY>를 검색해보세요.

(http://www.hec.co.kr/ebook/include/catalist.asp)

<HEC TODAY>에는 현대엔지니어링 임직원과 가족,

현장과 협력사 등에서 일어나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동영상과 함께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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