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기획 2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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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AIGN VIEW WRITTEN BY 김정훈(어카운트솔루션6팀 대리) 2010 SEP_OCT DAEHONG COMMUNICATIONS 05 1999년 독특한 브랜드 네임과 물도 음료도 아닌 새로운 맛으로 ‘미과즙 음료’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낸 롯데칠 성음료의 대표 브랜드 ‘2% 부족할 때’. 음료의 인기와 함께 ‘난 노는 물이 달라’ ‘가! 가란 말이야~’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 세요’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등의 광고 속 대사나 카피는 누 구나 한 번쯤 따라 해본 적 있을 정도로 소비자의 주목을 받아 왔다. 그리고 올해, 사랑에 대한 갈증의 감성을 대표하던 ‘2% 부족할 때’가 출시 10년을 넘어서며 새로운 변화의 시점을 맞 이하게 됐다. 출시 10년이 넘은 파워 브랜드의 고민 ‘2% 부족할 때’ 광고는 국내 음료 최초로 시도한 뮤직 비디오 형식의 CF, 스토리의 일부만 보여주고 온라인 사이트로 소비 자를 유도하는 방식의 마케팅, 사랑에 대한 차이를 온라인 투 표를 통해 소통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등 항상 새로운 시 도를 통해 젊은 층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10여 년간 생 수, 차 음료, 비타민 음료, 레몬 워터 등 다양한 음료가 등장하 면서 2% 부족할 때는 치열한 경쟁 상황을 피해갈 수 없었고, 소비자 트렌드는 점점 짧고 다양해졌다. 새로우면서 강력한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이에 ‘2% 부족할 때’는 2010년 소비자가 원 하는 감성적 가치를 공유하고,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스마트폰 컬러태그’를 활용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선보이게 됐다. ‘2010년 스무 살이 느끼는 사랑의 갈증’에 공감하는 내용과 앞 선 커뮤니케이션 툴로 무장한 새로운 캠페인은 방영과 동시 에 화제가 되었다. 이번 캠페인은 기존 TV광고 위주의 단편적 인 광고에서 벗어난 광범위하고도 새로운 시도다. 젊은 층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브랜드, 패키지, TV광고, 모바일 컬러태 그, 옥외광고 등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부분을 소비자와 함께 소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L . O . V . E 지난 10년 동안 ‘2% 부족할 때’ 광고는 수많은 명대사를 남겼고, 다양한 광고방식을 시도하 며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해왔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맛도, 패키지도, 소통 방식도 더 새로워진 ‘2% 부족할 때’가 다시 한 번 사랑에 관한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2% 부족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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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대홍기획 2010-09

CAMPAIGN VIEWW R I T T E N B Y 김정훈(어카운트솔루션6팀 대리)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05

1999년 독특한 브랜드 네임과 물도 음료도 아닌 새로운

맛으로 ‘미과즙 음료’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낸 롯데칠

성음료의 대표 브랜드 ‘2% 부족할 때’. 음료의 인기와 함께 ‘난

노는 물이 달라’ ‘가! 가란 말이야~’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

세요’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등의 광고 속 대사나 카피는 누

구나 한 번쯤 따라 해본 적 있을 정도로 소비자의 주목을 받아

왔다. 그리고 올해, 사랑에 대한 갈증의 감성을 대표하던 ‘2%

부족할 때’가 출시 10년을 넘어서며 새로운 변화의 시점을 맞

이하게 됐다.

출시 10년이 넘은 파워 브랜드의 고민

‘2% 부족할 때’ 광고는 국내 음료 최초로 시도한 뮤직 비디오

형식의 CF, 스토리의 일부만 보여주고 온라인 사이트로 소비

자를 유도하는 방식의 마케팅, 사랑에 대한 차이를 온라인 투

표를 통해 소통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등 항상 새로운 시

도를 통해 젊은 층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10여 년간 생

수, 차 음료, 비타민 음료, 레몬 워터 등 다양한 음료가 등장하

면서 ‘2% 부족할 때’는 치열한 경쟁 상황을 피해갈 수 없었고,

소비자 트렌드는 점점 짧고 다양해졌다. 새로우면서 강력한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이에 ‘2% 부족할 때’는 2010년 소비자가 원

하는 감성적 가치를 공유하고,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스마트폰 컬러태그’를 활용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선보이게 됐다.

‘2010년 스무 살이 느끼는 사랑의 갈증’에 공감하는 내용과 앞

선 커뮤니케이션 툴로 무장한 새로운 캠페인은 방영과 동시

에 화제가 되었다. 이번 캠페인은 기존 TV광고 위주의 단편적

인 광고에서 벗어난 광범위하고도 새로운 시도다. 젊은 층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브랜드, 패키지, TV광고, 모바일 컬러태

그, 옥외광고 등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부분을 소비자와 함께

소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L . O . V . E

지난 10년 동안 ‘2% 부족할 때’ 광고는 수많은 명대사를 남겼고, 다양한 광고방식을 시도하

며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해왔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맛도, 패키지도, 소통 방식도 더

새로워진 ‘2% 부족할 때’가 다시 한 번 사랑에 관한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2% 부족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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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07

가장 먼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에 맞춰 패키지 디자

인을 리뉴얼했다. 기존 패키지를 더 세련되고 부드러운 곡선

형으로 바꾸었고, 투명 라벨을 사용해 음료의 맑고 투명한 느

낌을 그대로 드러냈다. 또 소비자에 대한 설문 조사를 통해 사

랑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젊은 층의 감성에 맞게 캘리그래피

로 적용했다.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내용을 소통하는 브

랜드로써 소비자의 니즈, TV광고의 내용, 패키지 디자인이

한목소리를 내며 소비자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다.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공감하는 캠페인

이번 캠페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15~30초라는 TV광고

의 한계를 넘어 타깃과 더 많이 공감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컬

러태그’를 제품에 적용했다는 점이다. 패키지에 있는 컬러태

그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TV광고에서 볼 수 없는 2분 30

초가량의 풀 스토리를 볼 수 있다. 동영상 감상 후에는 그 즉

시 친구와 트위터를 통해 손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해 구전 효

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처럼 ‘2% 부족할 때’는 컬러태그를

활용한 모바일 사이트와 패키지를 매개로, 고객에게 브랜드

와 제품에 대해 쌍방향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새로운 의사소

통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기업이나 브랜드가 소비자와 적극적인 소통과 감성의 공유

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 효과는 브랜드 가치 향상과 매출 증

가, 고객 관계 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들만의 감각적인 방

식으로 표현한 사랑 이야기에 공감하고, 컬러태그를 통해 자

발적으로 메시지를 찾아 들어오는 소비자는 어느덧 제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 넣는다.

최근 국내 마케팅을 살펴보면 포털사이트, 자동차, 언론사,

지자체 등을 막론하고 ‘QR코드’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을 시

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QR코드는 흑백의 격자무늬

로 정보를 나타내는 방식의 스마트폰 솔루션이다. 이번에 ‘2%

부족할 때’에 사용한 컬러태그는 흑백으로 표현되는 QR코드

보다 진화된 솔루션으로 디자인과 인식 속도가 훨씬 뛰어나

며, 국내에 아직까지 선보인 적 없는 새로운 방식이다. 제품

자체에 컬러태그를 적용한 것은 음료뿐만 아니라 국내 마케팅

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다.

그동안 새로운 광고 방식의 시도로 센세이션을 일으켜온 ‘2%

부족할 때’는 다시 한 번 음료 최초로 컬러태그를 제품에 적용

해 트렌드를 이끄는 커뮤니케이션 리더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진정한 소통을 위해 2%를 버리다

새로운 캠페인을 진행하기에 앞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바로

2010년 타깃인 ‘스무 살’이 가지는 가장 심한 갈증이 무엇인가

를 알아내는 것이었다. 수많은 조사를 통해 2010년 20대의 젊

은 층이 가장 갈증을 느끼고 있는 것은 ‘미래와 사랑’이라는 것

을 알아냈고, 기존의 ‘2% 부족할 때’의 자산인 ‘사랑의 갈증’을

현실에 맞게 표현해서 공감대를 얻고자 했다.

2010년 스무 살의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이 시대 젊은이의

사랑은 유형으로 구분하거나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으며, 빠

르게 변화하는 시대만큼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2% 부족

할 때는 과감히 2%를 버리고 사랑의 갈증에 대한 느낌 정도를

표현한 ‘1~100% 러브 게이지’를 통해 2%만이 아닌 다양한 크

기의 사랑에 대한 갈증을 표현했다.

그 첫 단계로 ‘20% 너는 내가 쉽니’ ‘72% 해보면 알아요’ ‘98%

두근 두근 두근’의 3가지 제품을 먼저 출시했다. 그리고 앞으

로 다른 %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스무 살이 느끼는 사

랑의 갈증을 공유함으로써 심리적 갈증까지 해소해주는 제품

의 컨셉트를 완성할 계획이다. 소비자와의 공감 포인트를 찾

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과 브랜드 정체성인 2%를 버리고,

1~100%로 열어두는 과감한 시도를 통해 ‘2% 부족할 때’와 소

비자 간의 감성 공감대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CF

그동안 전지현, 정우성, 조인성, 빅뱅 등 톱스타 모델들이 출

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2% 부족할 때’. 이번 캠페인에서

는 3가지 에피소드로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CF의 3가지 소재는 제품의 주요 구

매층인 20대의 사랑을 깊이 있게 살펴보고 고민한 결과물이

다. 예전보다 감정 표현이 자연스럽고 솔직해진 요즘 스무 살

의 감성을 대변하는 사랑 지수 72%의 ‘해보면 알아요’ 편은 친

구로 지내온 남자와 사귀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던 여

자가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과감히 다가가 키스를 하

며 ‘해보면 안다’고 당돌하게 이야기한다. 세월이 바뀌어도 가

슴이 두근두근 뛰는 고백의 순수한 감성을 표현한 사랑 지수

98%의 ‘두근 두근 두근’ 편에서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어설프

기 그지없는 사랑 고백의 순간을 포착해 소비자를 설레게 한

다. 사랑 지수 20%의 ‘너는 내가 쉽니’ 편에서는 오래된 연인

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변해가는 사랑에 대한 고민

을 다뤘다.

세 편의 광고는 마치 독립영화를 보는 듯한 화면과 스토리에

낯선 신인 모델들의 출연으로 신선함을 부각했다. 실제인지

광고인지 착각할 정도로 직설적인 카피 문구와 현실적 상황

은 곡선과 투명함으로 더 세련돼 진 제품 패키지에 디자인 요

소로 고스란히 투영되면서 TV광고를 통해 경험한 스토리 감

성이 제품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도록 전이시키고 있다.

‘2% 부족할 때’는 단순히 음료 브랜드를 넘어 젊은 세대와 사

랑이라는 커다란 주제를 함께 고민하고 소통한다. 엔딩에 던

져지는 “너의 사랑은 몇 % 부족하니?”라는 질문을 통해 향후

‘2% 부족할 때’와 소비자가 더욱더 다양한 사랑 지수를 만들어

내며 20대의 감성과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D

‘2010년 스무 살이 느끼는 사랑의 갈증’에 공감하는 내용과 앞선 커뮤니케이션 툴로 무장한 새로운 캠페인은 방영과 동시에 화제가 되었다. 이번 캠페인은 기존 TV광고 위주의 단편적인 광고에서 벗어난 광범위하고도 새로운 시도다.

롯데칠성음료 2% 부족할 때 ‘너는 내가 쉽니’ 편 롯데칠성음료 2% 부족할 때 ‘해보면 알아요’ 편

롯데칠성음료 2% 부족할 때 ‘두근 두근 두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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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ing aFFaiRW R i t t e n B Y 오상현(크리에이티브솔루션5팀 차장)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09

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축제로 손꼽히는 브라질의 리우삼바카니발. 흥겨운 음악과 신나는 댄스,

화려한 의상 등의 환상적인 볼거리로 가득한 리우삼바카니발이 롯데월드에서 펼쳐졌다. 삼바의 여

인으로 변신한 제시카 고메즈와 함께 축제의 열기 속으로.

롯데월드 광고촬영 현장

초여름의 후끈한 더위를 느끼게 하는 6월의 어느 날 오

후. 서울 삼성동의 한 세트장에서는 여러 명의 스태프가 ‘삼바

퀸’을 기다리고 있었다. 롯데월드 리우삼바카니발 광고를 촬

영하기 위해서였다.

그녀가 나타나기 전까지 조명과 카메라 워크를 계속 체크했

고, 그녀의 대역 모델까지 섭외해 앵글 테스트도 마쳤다. 삼바

퀸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냈을 때, 드디어 주인공이 등장했

다. 이른바 ‘신이 내린 몸매’라는 그녀, 제시카 고메즈다.

외국인이어서인지 첫인상은 아담한 아시아계 모델과 달리 풍

채가 좋았다. 적어도 키가 180cm는 되어 보였다. 감독이 콘티

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카와 대화하는 모습은 마치 백설공주

와 일곱 난쟁이 같았다. 이윽고 화려한 의상으로 갈아입고 메

이크업을 마친 제시카가 세트에 올랐다.

사실 롯데월드 광고는 해마다 케이블 방송과 지하철 광고로

만든 데다가,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거나 대규모로 작업하는

일도 드물었다. 그러나 올해는 제시카 고메즈라는 빅 모델을

섭외해 실제 브라질의 삼바카니발에 온 듯한 현장감에 초점

을 둔 광고가 기획되었다.

삼바 삼바 삼바! 축제의 열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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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11

롯데월드 리우삼바카니발

큐! 제시카 고메즈의 섹시 댄스

광고의 콘티는 심플했다. 제시카 고메즈가 홀로 클럽 같은 곳

에서 춤을 추다가 뒤로 넘어지면 롯데월드 리우삼바카니발로

이동한다는 내용이었다.

카메라 앞에 선 그녀에게 매혹적이고 섹시한 춤을 부탁했다.

클럽에서나 들을 법한 신나는 음악을 틀어주었고, 그녀의 단

독 무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음악에 서서히 몸을 맡기는 제시

카.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제시카는 음악을 바꿔달라는 요

청을 했다. 좀더 자연스럽게 추기 위해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

을 틀어주면 좋겠다는 주문이었다. 우리는 흔쾌히 음악을 준

비했고, 그녀는 강렬하고 화려한 춤을 추기 시작했다. 화이트

톤의 반짝이 장식이 돋보이는 원피스를 입은 제시카는 카메

라를 의식하며 우리가 원하는 섹시한 연기를 했다. 과연 톱모

델답게 그 모습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시작부터 춤을 추어서일까. 2시간 정도 지나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무래도 촬영장에 오기 위해 이동한 장시

간의 비행 탓인 듯했다. 새벽까지 촬영을 강행해야 했기에 조

금 걱정이 됐다. 다행히 중간에 그녀가 쉴 틈이 생겼다. 세트

장 촬영 후 롯데월드로 자리를 옮겨 촬영해야 했는데, 그러려

면 롯데월드 방문객이 모두 나가는 퇴장 시간까지 기다리면

서 시간을 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진짜 축제처럼 정열적이었던 현장

스태프는 저녁 식사를 한 후 롯데월드로 모였다. 역시 놀이

동산답게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제작팀은 롯데월드에서

의 동선을 체크하기 위해 사전 헌팅된 곳에서 카메라 무빙 체

크를 했다. 그러는 동안 제시카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생

기 넘치는 모습으로 등장하길 바랄 뿐이었다. 밤 10시 30분

이 되자 해외에서 온 롯데월드의 전문 댄서들이 서서히 모습

을 드러냈다. 모두 완벽한 ‘삼바의 무희’들로 아름답게 치장

한 모습이었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이들은 실제로 롯데

월드 축제 기간에 활동하는 댄서들이었다. 복장 덕분에 모두

브라질 출신이라고 해도 손색없었지만 실제로는 다국적 댄

서들이었다. 그들의 복장을 보자 제시카의 복장도 기대됐다.

사실 복장 착용만도 시간이 걸리고, 메이크업도 장시간 공을

들여야 했기에 한편으로는 우려도 되었다. 제시카가 촬영 시

간을 10시간으로 제한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간 안

에 전파광고뿐 아니라 인쇄광고 촬영까지 해야 했으므로 서

둘러야 했다.

곧 ‘삼바의 여인’ 제시카가 나타났다. 다행히 피곤이 어느 정

도 가신 듯했고 삼바 복장도 잘 어울렸다. 댄서들과 함께 제시

카의 위치를 잡기 시작했다. 댄서의 리더가 직접 나서서 제시

카에게 삼바의 기본 동작을 알려줬고 그렇게 촬영은 재개되

었다.

롯데월드 내 촬영은 세트장 촬영 때보다 분주했다. 장소도 넓

어졌지만 스태프의 수도 늘었다. 브라질어 통역과 러시아어

통역이 쉴 새 없이 오갔고, 댄스 담당 스태프와 광고주, 대행

사 스태프까지 수많은 사람이 한 몸이 되어 바삐 움직였다.

촬영은 거침없이 진행됐다. 보통 촬영 때는 조명과 세팅 때

문에 시간을 많이 빼앗겼지만, 다행히 이번 촬영에서는 스태

프의 발 빠른 진행력으로 카메라가 쉬지 않고 돌아갔다. 문

제는 제시카였다. 건강미 넘치는 그녀였지만 복장이 무거운

데다 계속 몸을 움직이는 연기를 보여줘야 했다. 등 뒤에는

커다란 날개를 달았고, 머리에 무거운 장식을 얹은 그녀는

누가 봐도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제시카는 웃음을 잃지 않

고 촬영에 최선을 다했다. 스태프 모두 그녀에게 고마울 따

름이었다.

뜨거웠던 한여름 밤의 꿈처럼

이후 댄서들의 단체 컷 촬영이 진행됐다. 댄서들의 열정적인

춤을 보는 이들은 절로 힘이 솟았다. 모두 ‘아! 저것이 삼바로

구나! 삼바의 정신이구나!’ 하고 감탄할 정도였다. 정말 브라

질의 리우삼바카니발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감탄

하는 느낌을 그대로 광고에 담아내는 것이 이번 촬영의 최종

목표였다. 특히 댄서들 중 리더인 금발의 백인 여성이 돋보였

다. 댄서들을 진두지휘하는 모습과 중간 중간 외치는 응원과

독려의 한마디가 힘차게 느껴졌다. 덕분에 우리는 목표를 향

해 한 계단 더 올라서는 기분으로 여유 있게 촬영을 진행했다.

어느덧 실내 천장을 통해 여명이 비쳤다. 제시카는 무사히 인

쇄 촬영까지 마친 뒤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갔다. 나중에서야

제시카가 우리와 촬영하던 날까지 연속 3일간 고된 스케줄을

소화했음을 알게 됐다. ‘빅 모델’이었기에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촬영에 최선을 다

한 그녀에게 고마울 따름이었다.

광고는 별 탈 없이 온에어가 됐고, 많은 이들이 제시카 고메즈

의 섹시한 모습이 담긴 롯데월드 리우삼바카니발 광고에 주

목했다. 완성된 광고영상을 볼 때마다 지난 촬영의 기억이 한

여름 밤의 꿈처럼 뜨겁고 강렬하게 스쳐지나간다.

가끔 출근할 때면 버스와 지하철에서 제시카가 ‘삼바!’ 하면서

웃고 있는 광고를 본다. 그럴 때마다 고생할 당시의 제시카가

떠오르며 ‘생큐!’ 하며 고마움을 건네본다. D

모두 ‘아! 저것이 삼바로구나! 삼바의 정신이구나!’ 하고 감탄할 정도였다. 정말 브라질의 리우삼바카니발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감탄하는 느낌을 그대로 광고에 담아내는 것이 이번 촬영의 최종 목표였다.

화려한 복장을 한 여러 명의 댄서가 삼바를 추자 촬영장은 흡사 브라질의

리우삼바카니발 현장 같았다

촬영장 이동과 까다로운 메이크업, 복장 착용까지 쉽지 않았던 과정. 제시카 고메즈는 톱모델답게 힘든 촬영을 잘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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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제27회 DCA대학생광고대상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13

2 7 T H D A E H O N GC R E A T I V EA W A R D S

제27회 DCA대학생광고대상올해에도 제27회 DCA대학생광고대상은 연륜의 깊이와 함께

질이나 양적인 면에서 대표적인 광고 공모전의 면모를 과시했다.

2,000여 점의 출품작 가운데 예선을 통과한 작품을 대상으로 내ㆍ외

부 7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이 엄격한 심사와 토론을 거쳐 대상 등

우수 작품을 선정했다.

광고는 마케팅의 한 수단으로 설득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제품의 특징과 차별점, 그리고 타깃 소비자의

인식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그다음 이러한 내용을 참신하고

우수한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즉, ‘무엇

(What)’을 ‘어떻게(How)’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분석과 아이디어

가 필요하다. 그러한 측면에서 볼 때 대상으로 선정된 ‘불스원샷플러

스30-한방으로 시리즈’ 편은 소비자가 관심을 갖고 필요로 하는 ‘매

연 감소’ ‘출력 증대’ ‘소음 감소’ ‘연비 증대’라는 제품의 특징과 차별

점을 신선한 표현과 아이디어로 전달하는 우수한 작품이라는 점에

심사위원 전원이 동의했다. 금상의 ‘넥센타이어-김기사의 실수 시리

즈’ 편, ‘공익광고-자식 혹은 자신’ 편, 은상을 수상한 ‘쉐리-자연이

만든 처방전’ 편 등의 작품도 제품의 장점이나 차별점이 소비자에게

저항감 없이 전달되는 우수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이에 반해 일부 작품은 제품의 특징이나 차별점을 충분히 이

해하지 못하고, 단순한 아이디어에만 지나치게 의존한다든지 소비자

의 시각을 깊이있게 고려하지 못한 작품도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인

터넷·UCC 부문에도 매체 특성을 살린 신선하고 도전적인 작품이

더 많이 출품되기를 기대한다.

광고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에게는 주어진 과제에 대한 엄격한 분석

과 제품 및 소비자에 대한 충분한 이해, 그리고 신인다운 참신하고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려는 열정적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심사였다. 수상자와 응모자 모두에게 축하

와 격려를 보낸다. D

김충현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교수

제품과 타깃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참신한 아이디어 풍성

심 . 사 . 총 . 평 .

Page 6: 대홍기획 2010-09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15SPECIAL THEME

제27회 DCA대학생광고대상

올해 인쇄광고 부문 출품작들은 역시 대홍기획의 공모전 역사만큼 좋은 작품이 많

았고, 전체적인 완성도도 좋았다. 다만 학생다운 참신한 아이디어와 고민의 흔적이 돋보

이는 작품이 더 많이 출품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인쇄광고 수상작을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점은 제품과 소비자에 대한 올

바른 이해였다. 다시 말해, ‘제품의 대표적인 강조점과 혜택이 효과적인 크리에이티브로

임팩트 있게 전달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그런 점에서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

로 브랜드의 특징과 혜택을 적절하게 표현한 작품이 상을 받게 되었다.

대상을 받은 ‘불스원샷플러스30-한방으로 시리즈’ 편은 제품의 특징과 소비자가 원하는

혜택을 간결하면서도 힘 있게 제시했다. 또 절제되고 심플한 표현도 광고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력을 높인다. 그 외에도 축구 심판의 경고 카드 대신 즉석 사진을 보여

주는 ‘인스탁스 미니-현장인증 시리즈’ 편이나 ‘쉐리-자연이 만든 처방전’ 편, ‘쉐리-속았

다(롤빵/꽃빵) 시리즈’ 편 등도 제품의 특징과 소비자의 혜택을 잘 연결해 좋은 평가를 받

았다. 이러한 작품들은 아이디어뿐 아니라 세련된 레이아웃과 표현 면에서도 심사위원들

의 호평을 받았다.

수많은 광고가 집행되고 있지만 목표하는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각인되는 광고는 그리

많지 않다. 좋은 광고란 단순히 제품을 많이 팔기 위한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오래

도록 소비자의 가슴과 머릿속에 단단하게 각인되는 힘이 실려 있어야 한다. 이러한 힘의

원천은 아이디어에 의한 포장이 아니라 제품 및 소비자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분석에

있다. 광고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이러한 분석과 탐구에 더 노력을 기울인다면 탄성을 자

아내는 아이디어도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D

세련된 레이아웃과 표현력 돋보여

인 쇄 부 문 심 사 평 ▶▶

박현수

단국대학교 언론영상학부 교수

AWARD ▶

대상

TITLE▶▶

불스원-불스원샷플러스30

‘한방으로’ 시리즈

WINNER▶▶▶

석진욱(홍익대 경영 3)

▶ P R I N T

Page 7: 대홍기획 2010-09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17SPECIAL THEME

제27회 DCA대학생광고대상

AWARD ▶

은상

TITLE▶▶

한국후지필름-인스탁스 미니

‘현장인증’ 시리즈

WINNER▶▶▶

김지해(우송대 컴퓨터디자인 3)

최재영(우송대 컴퓨터디자인 3)

이민혁(우송대 컴퓨터디자인 3)

AWARD ▶

동상

TITLE▶▶

롯데주류BG-청하

청하면 부드러워져요

WINNER▶▶▶

김연구(한양대 경영 4)

정재준(한양대 경영 1)

이지영(한양대 신문방송 4)

정혜리(한양여자대 시각미디어디자인 1)

AWARD ▶

동상

TITLE▶▶

롯데주류BG-처음처럼 Cool

처음처럼 Cool 게임

WINNER▶▶▶

배인호(경기대 관광경영 4)

이지혜(성신여자대 미디어정보 4)

백경진(서울여자대 시각디자인 3)

김 산(단국대 시각디자인 4)

AWARD ▶

동상

TITLE▶▶

한국후지필름-파인픽스

3D에 속았다

WINNER▶▶▶

김보희(홍익대 디지털미디어디자인 4)

엄진영(고려대 언론 4)

AWARD ▶

은상

TITLE▶▶

옥시레킷벤키저-쉐리

자연이 만든 처방전

WINNER▶▶▶

김세희(건국대 시각디자인 4)

김수진(건국대 시각디자인 4)

김진규(건국대 시각디자인 4)

황진영(건국대 시각디자인 4)

AWARD ▶

동상

TITLE▶▶

옥시레킷벤키저-쉐리

‘속았다(롤빵/꽃빵)’ 시리즈

WINNER▶▶▶

노다혜(건국대 광고영상디자인 3)

김수진(건국대 광고영상디자인 3)

손지은(건국대 광고영상디자인 3)

▶ P R I N T

Page 8: 대홍기획 2010-09

SPECIAL THEME 제27회 DCA대학생광고대상

T V 부 문 심 사 평▶▶

김유경

한국외국어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19

▶▶ 1 아이들의 얼굴과 꿈이 이어진 사다리 타기가 있다 (BGM)경쾌한 효과음 2 첫 번째 아이가 꿈으로 향하는 도중 연필을 쥔 손이 나타나

다른 꿈으로 유도한다 (BGM)사다리를 내려올수록 경쾌한 효과음이 우중충한 효과음이 된다 (SE)연필 긋는 소리 3 두 번째 아이가 꿈으로 향하

는 도중 또 손이 나타나 다른 꿈으로 유도한다 4 계속해서 아이들이 사다리를 타는데, 손이 나타나 다른 꿈으로 유도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5 사

다리 타기가 줌 아웃되면서 연필을 쥐고 있는 부모들의 모습이 보인다 (SE)음흉한 웃음소리 6 ‘자식입니까, 자신입니까’라는 카피가 뜬다 (NA)

자식입니까, 자신입니까 7 공익광고협의회 로고가 뜬다 (NA)공익광고협의회

5 6

1 2 3

7

4

AWARD ▶

금상

TITLE▶▶

공익광고협의회-공익광고

자식 혹은 자신

WINNER▶▶▶

백승자(동의대 광고홍보 1)

도강우(동의대 광고홍보 1)

정지혜(동의대 광고홍보 1)

안세훈(동의대 광고홍보 2)

▶▶ 1 클로즈업된 화면에 진지한 표정의 남자가 안경을 끼는 모습이 보인다 (BGM)고급스러운 느낌의 노래 2 주머니에서 볼펜 한 자루를 꺼내

는 모습이 보인다 3 서류를 꺼내 사인을 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4 잘못 써서 엉망이 된 사인이 보인다 (BGM)BGM이 갑자기 멈춘다 (SE)차가 덜

컹거리는 소리 5 미간을 찌푸린 표정 6 남자가 인상을 쓴 얼굴로 곁눈질한다 7 넥센타이어의 로고가 보인다 (남자)김 기사, 타이어 안 바꿨나?

5 6

1 2 3

7

4

▶▶ 1 클로즈업된 화면으로 파우더를 바르는 여자의 손이 보인다 (BGM)우아한 느낌의 노래 2 마스카라를 칠하는 눈썹이 보인다 3 립스틱

을 바르는 입술이 보인다 4 립스틱을 잘못 바른 입술이 보인다 (BGM)BGM이 갑자기 멈춘다 (SE)차가 덜컹거리는 소리 5 미간을 찌푸린 표정

6 여자가 인상을 쓴 얼굴로 곁눈질한다 7 넥센타이어의 로고가 보인다 (여자)김 기사, 타이어 안 바꿨어?

5 6

1 2 3

7

4

AWARD ▶

금상

TITLE▶▶

넥센타이어-넥센타이어

‘김기사의 실수’ 시리즈

WINNER▶▶▶

류기백(호서대 시각디자인 3)

이진희(호서대 시각디자인 4)

권기혁(호서대 시각디자인 1)

이지현(호서대 시각디자인 1)

AWARD ▶

동상

TITLE▶▶

푸르밀-비피더스

고해성사

WINNER▶▶▶

김동현(단국대 시각디자인 4)

장재호(단국대 시각디자인 3)

김승연(단국대 시각디자인 1)

이영실(서울대 식품생명공학 4)

1 2 3

9

4

8

▶▶ 1 경건한 분위기, 심각한 표정을 한 여자가 벽을 사이에 두고 고해성사를 시작한다 (여자)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정말… 괴롭습니다 2 반대쪽에 누군가의 실루엣이 나와 인자한 말투로 대답한

다 (반대쪽)걱정 마세요. 문제는 언젠가 해결되게 마련입니다 3 점점 괴로워하는 여자의 표정 (여자)하지

만…으으… 끝내고 싶어도 끝나질 않아요 4 인자하게 대답하는 실루엣 (반대쪽)누구나 한 번씩은 경험하

는 일이에요. 저도 마찬가지였답니다 5 애처롭게 벽을 응시하는 여자 (여자)그럼 어떻게… 6 자리에서 일

어나는 반대쪽의 여자 (반대쪽)유산균을 채우셔야죠! 쏴아아(물 내려가는 소리) 7 화장실 한쪽 문만 열려

있다 (NA)장에 좋은 유산균, 유산균은 비피더스 8 제품 등장 9 로고 등장

5 6 7

올해로 27회째를 맞은 DCA에서 창의적이고 참신한 출품작을 접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특히 TV부문 출품작은 브

랜드 컨셉트와 소비자 트렌드, 제품 사용 상황 간의 접목이 우수한 작품이 많았다. 브랜드 시대에 TV광고는 브랜드 아이덴티

티와 일관성을 유지하며 창의적인 제품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핵심 가치를 강화하는 전략적 실행이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

에서 TV 부문 출품작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풀어내기 위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브랜드 전략 차원에서의 크

리에이티브가 구현되지 않아 작품 전개 타당성 부족의 문제는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금상을 수상한 ‘넥센타이어-김기사의 실수 시리즈’ 편은 제품 품질의 우수성을 사용 상황으로 적절하게 표현함으로써 소비자

관련성이 높은 메시지 전달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공익광고-자식 혹은 자신’ 편은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는 부모의 과잉 교육

에 대한 문제점을 재미있는 표현과 날카로운 카피로 표현한 점이 훌륭했다. 동상 작품들인 ‘비피더스-고해성사’ 편, ‘청하-당

신의 매너는 당신의 매력’ 편, ‘인스탁스 미니-추억은 영원하다 인스탁스와 함께라면’ 편, ‘레쓰비-사랑하고 싶을 땐 Let’s Be’

편, ‘처음처럼 Cool-낮으면 편하다’ 편 등은 스토리가 있는 주제의 해석에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TV광고 크리에이티브에 시대적 상황의 적절한 반영은 소비자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앞으로 사회적 환

경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단순한 기교보다는 기업이 알아야 할 소비자의 니즈에 대한 분석과 제품의 컨셉트를 제대로 파악

해내는 브랜드 중심적인 사고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D

▶ T V

브랜드 전략 차원의크리에이티브 기대

Page 9: 대홍기획 2010-09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21SPECIAL THEME

제27회 DCA대학생광고대상

▶ T V

▶▶ 1 여주인공이 평소 좋아하던 선배를 도서관에서 발견한다 2 여주인공이 수줍어한다(다가갈까 고민하는 모습) 3 선배에게 마음을 담은

레쓰비를 건넨다 (여자)선배…(수줍게) 4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레쓰비를 건네 받는다 (여자)선배도 이번에 시험 보죠? (선배)응? 으.. 응… 5 그

날 이후 도서관에서 선배를 마주칠 때마다 레쓰비를 건넨다 (여자)선배… 6 (여자)선배… 7 시험 당일 여주인공이 긴장하며 시험장으로 향한다

(여자)후유…(한숨을 내쉬며) 8 여주인공 뒤에서 누군가 부른다 (선배)저기~ 9 여주인공이 뒤돌아보니 남자 선배가 손을 내밀며 서 있다 (여자)

어!? 선배… (선배)손 좀 줘볼래? 10 선배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목에 팔찌를 걸어준다 (선배)시험 잘 봐~! 11 팔찌를 걸어준 뒤 돌아가는

선배 (선배)먼저 들어갈게~(수줍게) 12 여주인공이 유심히 팔찌를 바라본다 13 여주인공이 수줍게 웃으며 팔찌를 감싼다(캔뚜껑으로 연결된 팔

찌 클로즈업) 14 레쓰비 로고가 나온다(Let’s Be의 B가 캔뚜껑으로 치환된 모습) (NA)사랑하고 싶을 땐 15 치환된 캔뚜껑이 톡 하고 열린다(동시

에 오른쪽 아래에 놓인 오른쪽 레쓰비가 왼쪽 레쓰비에게 기댄다) (SE)‘톡’(캔뚜껑이 열리는 소리) (NA)레쓰비

1 2 3 4

5 6 7 8

13 14 15

9 10 11 12

AWARD ▶

동상

TITLE▶▶

롯데칠성음료-레쓰비

사랑하고 싶을 땐 Let’s Be

WINNER▶▶▶

배재현

(대전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 4)

정태진

(대전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 4)

갈규호

(대전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 3)

박규리

(대전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 2)

▶▶ 1 소개팅에 나온 정말 호감 가지 않는 남자 (NA)기다리고 기다리던 소개팅 날… 제대로 된 폭탄을 만났다 2 문을 열어주는 남자 (NA)자

식… 그래도 매너는 있는걸? 3 전보다 조금 나아진 듯한 남자의 외모 (NA)어? 그다지 나쁘지 않은데? 4 여자 자리의 의자를 빼주는 남자 (NA)

오호~센스도 있네? 5 잘생기진 않았지만 약간은 호감 가는 남자의 외모 (NA)음, 다시 보니 조금 귀여운 얼굴인데? 6 여자 자리의 수저 밑에

냅킨을 깔아주는 남자 (NA)이야~ 깔끔하기까지… 7 호감형으로 바뀐 남자의 외모 (NA)미쳤나 봐… 저 남자 괜찮아 보여 8 청하를 주문하는

장면 (남자)여기 청하 한 병 주세요 (NA)아~어쩜…(감탄하는 여자의 목소리) 9 이젠 미소년이 된 남자 (NA)딱 내 스타일이다! 10 남자가 사라지

고 나타나는 청하의 로고 (NA)당신의 매너는 당신의 매력

1 2 3

5 6 7

9 10

4

8

AWARD ▶

동상

TITLE▶▶

롯데주류BG-청하

당신의 매너는 당신의 매력

WINNER▶▶▶

이승우(동서대 시각디자인 3)

유성열(동서대 시각디자인 3)

박유하(동서대 시각디자인 3)

최주현(동서대 시각디자인 3)

▶▶ 1 높은 하이힐을 신고 불안하게 걸어가는 여자의 다리 모습 (BGM)발랄한 느낌의 음악 (SE)슥슥(구두굽 끌리는 소리) 2 발목을 삐끗해 양

쪽 하이힐 굽이 부러지는 모습 (SE)뚝(굽이 부러지는 소리) (여자)(놀란 듯이)아! 3 굽 부러진 하이힐을 플랫 슈즈처럼 신고, 이전보다 편하게 걸

어가는 여자의 다리 모습 (여자NA)낮으면 편하다! 4 높이 쌓인 햄버거를 힘들게 먹으려고 노력하는 남자의 얼굴 (남자)아~ (입을 쩍 하고 벌리

는 소리) 5 높았던 햄버거가 낮아진다. 낮은 높이의 햄버거를 편하게 잡고 한 입 먹는 남자의 얼굴 (SE)쭈욱(햄버거가 줄어드는 소리) (남자)(햄버

거를 한 입 크게 먹으며)얌! (남자NA)낮으면 편하다 6 키 큰 여자에게 힘겹게 매달리듯 어깨동무를 한 커플의 뒷모습 7 여자의 키가 낮게 줄어

든다. 남자가 여자에게 편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가는 커플의 뒷모습 (남자, 여자NA)낮으면 편하다 8 (다수NA)소주도 낮으면 편하다 9 왼

쪽에 처음처럼 쿨의 라벨 부분이 보인다. 오른쪽 위에는 19.5를 나타내는 숫자판이 있다 10 19.5°의 숫자판이 16.8°로 카운팅되며 밑으로 내려간

다 (SE)타다다닥(카운팅되는 소리) (여자NA)처음처럼 쿨은 16.8°로 마시기 편하다! (SE)BGM 페이드 아웃 11 (NA)처음처럼 쿨!

1 2 3

5 6 7

9 10 11

4

8

AWARD ▶

동상

TITLE▶▶

롯데주류BG-처음처럼Cool

낮으면 편하다

WINNER▶▶▶

최용준(동국대 광고홍보 4)

피소은(동국대 광고홍보 4)

나하나(동국대 광고홍보 3)

박지희(동국대 영화영상 3)

AWARD ▶

동상

TITLE▶▶

한국후지필름-인스탁스 미니

추억은 영원하다

인스탁스와 함께라면

WINNER▶▶▶

김지찬(고려대 언론학 1)

1 2 3

9

4

8

▶▶ 1 한 커플이 바닷가에 등장한다 (남자, 여자)우와, 바다에 왔다!

2 (남자)바닷가에 우리만의 작은 추억을 만들어볼까? 3 백사장에 하

트를 그린다 4 (남자, 여자)완성! 우와 너무 예쁘다 5 파도가 다가온다

(남자)안 돼 파도가 밀려와!! 으악 6 파도에 밀려 지워진 하트 그림 (남

자)다 지워졌어 흑흑 어떻게 하지 흑흑 7 남자가 우는 모습 (남자)안 돼

흑 우리 사랑의 징표가 없어졌어 흑흑 8 여자가 사진을 내민다 (여자)

아니, 우리 추억은 이 사진 안에 담겨 있어 9 (여자)자, 봐봐 감쪽같지?!

우리의 사랑의 징표 우리의 소중한 추억을 말이야

5 6

10

7

Page 10: 대홍기획 2010-09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23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에서 심사위원들이 관심 있게 보는 것은 기성 전문 광

고인이 표현할 수 없는 조금은 어설프지만 참신하고 실험 정신이 넘치는 기발한 아이디

어다. 이번 DCA대학생광고대상에 출품한 작품들을 심사하면서 대학생들의 인터넷과

UCC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찾아볼 수 있었다.

27년이라는 오랜 전통을 가진 DCA대학생광고대상에 4년 전부터 UCC 부문이 추가된 이

후 해마다 인터넷과 UCC 부문의 출품 수가 늘고 있으며, 출품작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예심을 거쳐 인터넷 부문 5편, UCC 부문 4편이 본심에 올라 치열한 경쟁을 벌였

다. 예년보다 인터넷과 UCC 매체의 특성을 잘 살린 우수한 출품작이 많아 심사위원들이

수상작을 선정하는 데 고심했다.

전통적 4대 매체와 다른 형식의 새로운 광고매체로 주목받는 인터넷과 UCC 광고는 소비

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최적의 타깃에게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드느냐, 그렇지 못하

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10대와 20대의 젊은 층에게 소구하는 데 효과적이며, ‘상호

작용’이라는 신유형 매체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공감을 이끌

어내는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광고 커뮤니케이션 효과도 높아지고 기업의 광고목

표도 달성될 수 있는 것이다.

대학생 대상 광고 공모전은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보고, 또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수상한 모든 학생에게 축하를 보낸다. 비록 올해는 수상하지 못했지

만 최선을 다해 준비한 학생은 내년을 기약하며 인터넷과 UCC 광고에 대한 열정과 사랑

을 키우길 바란다. D

매체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실험 정신을 키워라

한상필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부 교수

SPECIAL THEME 제27회 DCA대학생광고대상

www.daehong.com

인 터 넷 & U C C 부 문 심 사 평▶▶

www.daehong.com

I N T E R N E T& U C C

1 2 3 4

5

9

6

10

7 8

AWARD ▶

은상

(인터넷)

TITLE▶▶

롯데제과 - 자일리톨

지우리톨

WINNER▶▶▶

김중현(동국대 광고홍보 4)

박지희(동국대 영화영상 3)

이혜승(동국대 광고홍보 4)

Page 11: 대홍기획 2010-09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25SPECIAL THEME

제27회 DCA대학생광고대상

1 2 3 4

5 6 7 8

AWARD ▶

동상

(인터넷)

TITLE▶▶

넥센타이어 - 넥센타이어

즐거운 드라이빙 ♪

WINNER▶▶▶

정문희(서울산업대 조형예술 4)

고효주(서울산업대 조형예술 4)

양명호(서울산업대 시각디자인 4)

www.daehong.com

1 2 3 4

5 6 7 8

AWARD ▶

동상

(UCC)

TITLE▶▶

공익광고협의회 - 공익광고

간접흡연의 피해자

WINNER▶▶▶

최성훈(동국대 경영정보 4)

김고은(동국대 정치외교 4)

정찬혁(동국대 광고홍보 4)

안예림(성공회대 디지털컨텐츠 4)

▶▶ 4 (자막) 이성민(7세) / 간접흡연경력:4년 / 간접흡연량:하루 2개피 / 아버지흡연량:하루 반 갑 6 (자막) 최성훈(7세) / 간접흡연경력:6연 / 간접흡연량:하루 3개피 / 아버

지흡연량:하루 한 갑 7 (자막) 부모 한 갑 피울 시 아이 3개피 피우는 꼴(2009년 10월 국립 암센터 발표) (NA)간접흡연의 가장 큰 피해자 바로 당신의 아이입니다

▶ I N T E R N E T& U C C

1 2 3 4

85 6 7

129 10

13 14

11

AWARD ▶

은상

(UCC)

TITLE▶▶

롯데칠성음료 - 2% 부족할 때

리디자인

WINNER▶▶▶

박병재(건국대 광고영상디자인 4)

권오섭(건국대 광고영상디자인 3)

Page 12: 대홍기획 2010-09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27

DCA로 광고빨 제대로 세웠다

대상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진짜 꿈인 줄 알았습니다. 영화에서처럼 얼굴을 꼬집어

봤을 정도예요. 누구나 출품하면서 작은 상 하나 정도는 기대

할 겁니다. 저도 ‘동상 정도 받으면 좋겠다’ 생각은 했는데. 대

상은 정말 꿈도 못 꿨습니다. 혼자 준비한 거라 자신감도, 확

신도 부족했거든요.

어떻게 광고에 관심을 갖게 됐나?

경영학과다 보니 마케팅에 빠져서 관련 공모전을 주로 도전

하다가 마케팅과 뗄 수 없는 광고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

게 되었고 광고공모전에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광

고가 좋아져서 광고 쪽으로 진로를 변경하고 광고 공부를 열

심히 했습니다. 학교 내 광고 동아리에도 가입했는데, 활동은

많이 하지 않았고, 주변에서 마음 맞는 친구들과 팀을 이뤄 공

부하고 공모전에 출품하곤 했습니다.

다른 공모전 수상 경력도 있겠다

부끄럽지만 다양한 분야의 공모전에서 수상한 것만 20여 회

되고 받은 상금을 다 합치면 2천만원이 넘습니다. 모두 소중

한 추억이고 재산입니다. 다른 공모전에서도 1등을 수상한 적

이 있지만 광고회사 입사를 꿈꾸는 제게 이번 DCA 대상은 그

어떤 상보다 값지고 의미 있는 상입니다.

다양한 광고주 제품 중에서 불스원샷을 선택한 이유는?

제가 잘 모르고 자신 없는 것들부터 지워나갔습니다. 남은 것

중에서 감성적으로 소구해야 하는 제품 대신 제품의 객관적

인 장점이 명확한 것을 골랐습니다. 처음부터 인쇄광고를 생

각했기 때문에 명쾌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고, 이미지로 한

눈에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제품으로 고른 것이 불스원샷이

었습니다.

작품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

평소 아이데이션하는 방법이기도 한데 관련 이미지를 펼쳐놓

고 끊임없이 머릿속으로 상상했습니다. 자동차 이미지들을

많이 띄워놓고 불스원샷을 사용하면 어떻게 좋아질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머릿속으로 자동차 이미지를 변형해봤습니다. 그

때 떠오른 이미지를 디자인 작업을 통해 구체화하는 동시에

속담을 변형한 카피를 만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여백을 많

이 주고 임팩트 있는 이미지와 간결한 카피가 들어간 이번 작

품의 분위기는 제가 평소 좋아하는 인쇄광고 스타일입니다.

보통 팀을 이뤄서 하는데 왜 혼자 했나?

공모전의 대부분을 함께 준비해온 절친 2명이 있는데 영어 공

부를 한다며 둘이 같이 호주에 갔습니다. 그래서 혼자라도 해

야겠다고 결심했죠. 친구들이 저 혼자서는 절대 못할 거라면

서 기다렸다가 자기들 돌아오면 같이 하자더군요. 은근히 오

기가 생겨 더 열심히 준비한 것 같습니다. 제게 오기(!)를 심어

준 친구들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하.

제27회 DCA대학생광고대상의 대상 수상작 ‘불스원샷플러스30-한방으로

시리즈’ 편에는 광고에 대한 석진욱 군의 순수한 열정이 묻어난다. 꾸준하

고 성실하게 광고인으로서의 꿈을 키우고 있는 그는 DCA 대상 수상 ‘한방

으로’ 큰 날개를 얻었다고 말한다.

SPECIAL THEME 제27회 DCA대학생광고대상

▶ IN T ERV I EW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아이디어 내는 데 시간을 많이 들였고 작품 제작에는 큰 어려

움이 없었습니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에 원래 관심이 많아

서 디자인 작업도 수월하게 진행했습니다. 문제는 혼자 준비

하면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거였죠. 그래서 작품을 일찍

완성하고 수정하는 데 시간을 많이 들였습니다. 하루 지나고

보면 수정할 부분이 계속 나오거든요. 여러 사람한테 보여주

고 조언도 얻으면서 좀더 객관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채찍

에 그림자를 넣어서 역동적으로 보이게 한다든지, 바퀴를 확

성기 모양으로 바꾼 것도 수정 과정에서 발전시킨 것들이죠.

본인은 얼마나 크리에이티브하다고 생각하나?

타고난 능력보다 들어가는 게 많으면 나오는 것도 많아진다

고 생각합니다. 넣어주지도 않고 뽑아내려고만 하면 안 나온

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 광고 관련 책을 많이

읽습니다. 그리고 주요 문구는 줄을 쳐놨다가 워드로 정리하

고 인쇄해서 모아놓는데, 3년 정도 꾸준히 했더니 꽤 많이 모

였어요. 이 스크랩북들이 제게는 큰 보물이죠. 광고 이미지도

꾸준히 모아 제 노트북에 수천 장 저장되어 있습니다. 평소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런던 여행에서 찍은 사진과 에세이를

묶은 제 이름의 책이 곧 나올 예정입니다.

졸업 후 광고 일을 하고 싶은가?

무조건 광고회사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광고에 대해 고민하

는 순간이 즐겁고 흥분되니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들

은 저를 보고 피곤하게 산다고 하는데, 광고 공부하고 아이디

어 내고 하는 일이 가장 신나고 만족스럽습니다. 카피라이터

로 성장해서 나중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싶습니

다. 환갑이 넘어서도 현업에서 뛰면서 광고 만드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D

대상 석진욱(홍익대 경영학과 3)

제27회 DCA대학생광고대상 대상 수상작

‘불스원샷플러스30-한방으로 시리즈’

Page 13: 대홍기획 2010-09

{ }이형주 차장

{ }이근혜 차장 { }김태민 사원

{ }신태호 부장 { }김새별 대리

aDhoLicW R i t t e n B Y 편집부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29

제아무리 ‘황제’ 나폴레옹이라도 장이 불편하면 전투에 집중할 수 없

다. “황제 폐하, 세계를 정복하기 전에 장부터…”라는 대사처럼 재미있

는 광고 컨셉트와 가수 김장훈의 코믹 연기로 빛난 푸르밀 비피더스 광

고의 제작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p u r m i l b i f i d u s

{ }

표문송

팀장

p u r m i l b i f i d u s

광고 기획 당시 가장 중점을 둔 사안은 무엇이었나?

표문송 팀장 ː 가격적인 메리트를 넘어서 푸르밀 비피더스의

제품력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이번 광고의 포괄적인

목표였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소비자의 고려군에 비피더스

를 올리는 것이었고, 다소 코믹하지만 메시지가 분명하게 드

러나는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산균 요구르트

에 친숙한 소비자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다른 회

사 제품과 차별화될 수 있는 푸르밀만의 특성을 강조하는 광

고를 만들고자 했다.

‘비피더스’라는 제품명이 친숙한데?

이근혜 차장 ː 유산균 요구르트 제품을 아는 사람이라면 ‘비피

더스’란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대체로 소비자는 유산

균 종류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는 게 없더라도, 비피더스가 유

명한 유산균이라는 사실 정도는 안다. 그런 만큼 제품명인 ‘비

피더스’를 최대한 부각하고 드러냄으로써 ‘푸르밀 비피더스’

를 대명사·일반화하는 것이 중요했다. 여기에 덧붙여 비피

더스를 최고의 장 운동 효과를 지닌 유산균의 대명사로 인식

시키는 것이 광고의 일차 포인트였다.

‘푸르밀 비피더스’ 광고 제작팀

유산균 ‘황제’ 비피더스탈 많은 장을 정복하라!

Page 14: 대홍기획 2010-09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31

푸르밀 비피더스만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컨셉트와 이미지가 필요했다. ‘장에 좋은 유산균’

‘유산균의 황제 비피더스’라는 제품의 특징이 강하게 기억에 남는 광고를 만들고자 했다.

타사 제품과의 차별화에 역점을 뒀을 것 같은데?

이형주 차장 ː 물론이다. 엇비슷한 제품들이 시중에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푸르밀 비피더스만의 장점을 적극적

으로 드러낼 수 있는 컨셉트와 이미지가 필요했다. ‘장에 좋은

유산균’ ‘유산균의 황제 비피더스’라는 제품의 특징이 강하게

기억에 남을 광고를 만들고자 했다.

김새별 대리 ː 황제를 생각했을 때 일반적으로 떠오를 수 있는

인물에서 나폴레옹, 네로, 진시황 가운데 대중에게 가장 친근

하고 익숙한 인물이 누구일까를 심사숙고했다. 답은 바로 나

왔다. ‘황제’ 나폴레옹. 실제로 나폴레옹은 장이 좋지 않아 고

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의 초상화를 보면 하나같이 배를

움켜잡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한다.

나폴레옹에 대한 자료 조사는 어떻게 했나?

신태호 부장 ː 광고에 전투 장면을 삽입하기 위해 영화 <워터

루(Waterloo)>를 비롯해 나폴레옹과 관련된 영화와 명화를

샅샅이 찾아서 봤다. 2, 3초 짧게 들어가는 전투 장면이지만

가장 완성도 높은 영화 자료를 쓰고 싶었다. 코믹 컨셉트의

광고이긴 하지만 현실감 있는 연출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트나 소품 준비에도 공을 많이 들인 것 같다.

이형주 차장 ː 자칫하면 어설픈 재연 프로그램처럼 보일까 싶

어 모델의 의상이나 촬영 세트를 준비할 때도 고증에 신경을

썼다. 나폴레옹 시대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의상을 따로 만

드는 것은 물론 망원경이나 액자 같은 소품 하나도 세심하게

준비했다.

표문송 팀장 ː 의상이 정말 멋지게 만들어져서 김장훈도 좋아

했다. 캐릭터와 의상이 마음에 드는 데다가 본인 콘서트 때

그 의상을 입고 같은 장면을 연출하고 싶다며 의상을 달라기

에 기분 좋게 증정했다. 다음에 공연할 때 어떻게 연출하는지

가서 보려고 한다.

가수 김장훈을 모델로 발탁한 배경은 무엇인가?

이근혜 차장 ː 김장훈이 가지고 있는 좋은 이미지가 기업 이미

지로 이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단, 착한 캐릭터의 틀에

갇혀 있는 김장훈의 광고 이미지에 확실한 변화를 주고 싶었

다. 김장훈 본인도 그걸 원했고. 끼가 많고 슬랩스틱에 능한

엔터테이너로서 그의 장기를 활용하려고 했다.

김새별 대리 ː 광고촬영 현장에서 김장훈이 보여준 연기와

열정은 실로 대단했다. “돌격~~” 하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

에서는 열성을 쏟는 바람에 나중에는 목소리가 안 나올 지경

이었다. 나폴레옹과 액자 속 인물의 1인 2역을 하느라 의상

이랑 분장 바꾸기가 번거로웠을 법한데, 힘들다는 내색 한

번을 안 했다. 김장훈의 파이팅에 현장에 있던 스태프가 되

레 힘을 얻으며 촬영했다.

‘방귀’를 소재로 광고를 기획했을 때, 걱정은 없었나?

김태민 사원 ː 혹시 광고가 식사 시간대 방영됐을 때 시청자가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연출 자

체가 코믹하고 밝기 때문에 충분히 용인될 수 있는 광고적 표

현이라 판단해서 밀고 나갔다. 광고주와 시청자 반응이 좋아

서 한낱 기우에 불과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촬영 당시 일어난 돌발 상황이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면?

신태호 부장 ː 광고 마지막 부분에 깃발 꽂는 장면이 있다. 장

을 정복했다는 의미로 정상에 깃발을 꽂는 장면이라 모래로

산을 쌓았는데 찍다 보니 앵글이 맞지 않았다. 결국 앵글에

맞게 모래산을 통째로 옮겼다. 광고에서는 정말 찰나로 지나

가는 장면인데, 고생은 그야말로 산처럼 했던 거 같다.

이형주 차장 ː 김장훈이 방귀를 뀌는 장면에서 방귀 때문에 망

토가 날리는 모습을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따로 에어건을

설치했다. 덕분에 우리가 기획한 대로 방귀 장면이 연출되었

다. 아이디어의 표현에 힘을 실어준 좋은 선택이었다.

‘세계를 정복하기 전에 장부터~’라는 멘트는 어떻게 탄생했나?

표문송 팀장 ː 유산균의 ‘황제’ 비피더스를 ‘황제 나폴레옹’과

연계했을 때 자연스럽게 ‘정복’이라는 이미지가 연상되었다.

‘숱한 전투에서 승리한 나폴레옹이 워터루 전쟁에서 패배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까?’라

고 생각했을 때, ‘장을 정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상황을

유추할 수 있었다. 이는 우리가 홍보하고자 하는 비피더스의

장점과 일치했다.

김태민 사원 ː 제아무리 대단한 나폴레옹일지라도 장이 편안

하지 않으면 전투에 집중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황제 폐하,

세계를 정복하기 전에 장부터 정복하셔야죠’라는 멘트를 붙

였다. 결과적으로 광고 콘셉트와 제품의 장점을 적절하게 묶

어 전달한 멘트였던 것 같다.

푸르밀은 아직 소비자에게 낯선 브랜드다.

이근혜 차장 ː 비피더스 광고를 기획, 제작하면서 우리도 그

부분에 주목했다. 광고를 통해 제품을 홍보하는 것과 동시에

푸르밀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인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수식어를 덧붙이기보다 담백하게 ‘푸르밀 비피더스’라

는 브랜드와 제품 이름을 내세운 것은 그런 이유였다. 비피더

스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높아질수록 푸르밀의 브랜

드 인지도도 향상되리라 기대한다. 좀더 중·장기적인 차원

에서 브랜드를 관리해야겠지만, 대표적인 제품인 비피더스

의 대중 인지도를 올리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황제’ 광고를 시리즈물로 제작할 계획은 없나?

표문송 팀장 ː 같은 광고 컨셉트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서는 좀더 논의해봐야 할 것이다. 이번 광고는 우리가 생각했

던 푸르밀 비피더스의 차별화된 포지션을 세웠다는 점과 제

품의 효능을 정확히 전달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본다.

앞으로도 시장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며 제품의 특징은 물론

브랜드의 인지도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

해 노력할 것이다. D

purmil bifi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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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밀 비피더스

Page 15: 대홍기획 2010-09

‘몽글몽글’이라는 펫네임 하나로도 그 감촉과 터치감을 알

수 있을 것만 같은 휴대폰. 새하얀 털로 덮인 상근이를 품에

꼭 안았을 때가 이런 느낌일까. 광고는 제품의 느낌을 쏙

빼닮아 그야말로 ‘몽글몽글’하다.

2010년 봄,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인 이노디자인의 김

영세 대표는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 길을 걷던 중 무심코 하

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때 파란 하늘에 떠 있는 하얀 구름을 본

순간 ‘몽글몽글한 저 구름이 내 손안에 있다면…, 새털처럼 가

볍고 몽글몽글한 저 느낌이 한 손안에 부드럽게 잡힌다면…’

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와 동시에 어릴 적 같이 뛰놀던 강아지

의 몽글몽글한 감촉이 떠올랐다. 김영세 대표는 그 부드러움

과 따뜻함을 제품 디자인에 담아내겠다고 결심했는데, 그렇

게 태어난 휴대폰이 바로 ‘몽글몽글’이다.

바야흐로 휴대폰 과잉 시대. 기능이 엇비슷한 다양한 휴대폰

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명확한 제품 컨셉트와 타깃

을 향한 분명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케이티테크의 풀 터치폰

‘몽글몽글’은 그 디자인과 펫네임까지 흐트러짐 없이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타깃에게 소구한다.

EVER의 첫 번째 풀 터치폰 ‘부비부비’가 ‘자꾸자꾸 부비고 싶

은 터치폰’이란 컨셉트로 분명한 타깃과 그 눈높이에 맞는 광

고를 통해 예상보다 큰 성공을 거뒀다. 그 후속 제품인 ‘몽글

몽글’ 역시 펫네임의 느낌을 한껏 살려 타깃에 맞게 재미있는

광고를 탄생시켰다. 광고를 바라보는 광고주와 기획팀, 그리

고 소비자의 의견을 들어봤다.

케이티테크의 두 번째 풀 터치폰인 ‘몽글몽글’은 ‘말랑말랑하고 매끄러

운 느낌’을 나타내는 의태어로, 언제 어디서나 손안에서 휴대폰을 가지고

노는 ‘모바일 세대’를 위한 귀엽고 부드러운 터치폰이다.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인 김영세 대표가 디자인해 화제가 되고 있는데, 라운딩 셰이프

(Rounding Shape)로 손에 감기는 촉감을 강화하고, 미니멀하게 세련된 귀

여움을 표현한 제품이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몽글몽글의 귀엽고 부드러운 느낌을 최대한 표현하려

고 했다. 그래서 펫네임도 귀엽게 정했고 신세대에게 몽글몽글이 제2의 펫

이 되길 바라며 ‘자꾸자꾸 안아주고 싶은 터치폰’이라는 컨셉트를 잡았다.

이런 컨셉트 아래 모델인 티아라와 윤시윤, 그리고 상근이를 비롯한 여러

애완동물의 몽글몽글하고 귀여운 모습을 최대한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AD CLOSE UPw r i t t E n b y 편집부

케이티테크 EVER 몽글몽글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33

만져보고 싶니?안아주고 싶니?

EVER 몽.글.몽.글

광고는 의도대로 표현되어 만족스럽다. 제품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매출 측면에서의 성과를 속단할 수는 없지만, 광고가 온에어되고 나서 알

아보는 사람도 많아지고 워낙 펫네임도 독특하다 보니 기억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 같다. 제품력도 뒷받침되는 만큼 광고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매

출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은미(어카운트솔루션1팀 대리)

‘몽글몽글’은 최근 케이티테크에서 전략적으로 강조하는 FMC(Fixed

Mobile Convergence, 유·무선 통합) 기능이 추가되어 무선 인터넷을

Wi-Fi로 맘껏 즐길 수 있으며, 문자 사용량이 많은 영 타깃을 위해 문자 메

시지가 1만 건까지 저장되고, 동영상 시청 중에도 문자 수신 시 문자 스크린

을 통해 바로 메시지 내용까지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스마트폰의 인기 속에서 일반폰(피처폰)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판매되기 위

해서는 한글 펫네임도 유효하다는 것을 ‘부비부비’를 통해 체득했다. 최근

에는 펫네임을 통해 소비자에게 널리 불리고, 회자되고, 인식되기 때문에

제품의 특징에 맞게 몽글몽글이라는 펫네임이 적절하게 표현되고 소비자

의 뇌리에 쉽게 기억되는 광고를 만들고자 했다. 그런 점에서 만족스럽게

잘 만들었다 평가하고, 추가적으로 티아라와 윤시윤 그리고 상근이를 비롯

한 여러 애완동물의 톤앤매너가 전달하고자 하는 감성을 의도대로 잘 표현

한 것 같다.

최재성(케이티테크 마케팅팀 과장)

주인공들과 상근이가 ‘몽, 글, 몽, 글’ 하며 한 단어씩 주고받는 장면을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몇 번 보다 보니

절로 웃음이 나올 만큼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이번 광고에서는 특히 색감

이 인상적인데, 윤시윤 편에 나오는 푸른 잔디밭, 지연 편에 나오는 뽀얀 햇

살과 핑크색 소품이 한 편의 동화를 보는 것 같다. 청소년을 타깃으로 하는

광고로 상큼하고 영한 느낌을 살려 잘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이세용(남, 29세, 편집 디자이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중학생인 내게 가장 중요한 기능

은 문자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구입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주변에 부비부비

폰을 가진 친구가 많아서 나도 그 폰을 갖고 싶었는데, 몽글몽글 광고를 보

고 기능이 추가된 폰이 나온 사실을 알았다. 상근이가 귀엽게 짖는 모습 과

내가 좋아하는 윤시윤, 티아라 지연의 모습이 담긴 광고를 보는 내내 기분

이 좋아졌다. 아직 실물을 보지는 못했지만 화면으로 보기에도 부드럽고

손안에 쏙 들어올 것 같은 휴대폰 몽글몽글, 정말 갖고 싶다.

이유진(여, 15세, 중학생)

연령대를 떠나 여성이라면 귀엽고 부드러운 터치폰에 반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대표가 디자인

했다니 더 호기심이 생기는 폰이다. 화면 가득 생기 넘치고 발랄한 광고는

제품에 호기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지만, 30대인 내게는 어울리지 않는

제품이라는 느낌도 든다. 나도 충분히 관심 가는 제품인 만큼 30대 여성까

지 끌어안을 수 있는 컨셉트의 광고라면 어땠을까 싶다.

이은샘(여, 33세, 직장인)

Page 16: 대홍기획 2010-09

전파의 힘을 보여준 ‘자장면 시리즈’

‘삐삐’로 불리던 무선 호출기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찾아온 휴

대폰의 시대.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양분하고 있던 초기

휴대폰 시장에 PCS 3사(016, 018, 019)가 진입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이에 SK 011은 기지국 수가 많다는 장점을 내세

워 광고를 시작했고, PCS 3사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혹했다. 그리고 신세기통신은 PCS보다 우월한 품질을 강

조한 ‘전파의 힘’을 경쟁 무기로 내세웠다.

그렇게 탄생한 신세기통신 파워디지털017 ‘자장면 시리즈’의

첫 광고. 지하철에 현장 리포터로 당대 최고의 개그맨인 김국

진이 등장해 “전파의 힘이 예사롭지 않다”며 ‘전파의 힘’을 증

명하기 위해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잠시 후 지하철 문이 열리

고 자장면 배달원 복장을 한 이창명이 등장해 자장면을 시킨

김국진을 찾는다. “어라? 진짜 왔네!” 하며 깜짝 놀란 김국진

은 이창명을 외면하려 하지만, 한참 두리번거리던 이창명은

김국진에게 다가가 묻는다. “아저씨! 자장면 시키셨죠?”

시청자에게서 큰 호응을 이끌어낸 이 광고는 이후 날아가는

비행기에까지 배달하러 온 이창명을 “짬뽕을 시켰다”며 돌려

보내는 ‘비행기’ 편과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에 진짜 자장면

집을 생기게 한 ‘마라도’ 편까지 시리즈로 이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에 올라타 “자장면 시키신 분~”을 외치

는 이창명에게 김국진이 다가간다. 반색하는 이창명. 그러나

김국진의 대답은? “아니 짬뽕!” 첫 편과 이어지는 스토리에 반

짝이는 반전까지 더한 두 번째 편 역시 대성공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보인 세 번째 편은 마라도로 배경을 옮기며 더

광대해진 스타일을 자랑했다. 먹구름이 잔뜩 낀 울릉도 앞바

다에 위태롭게 떠 있는 나룻배 한 척. 힘겹게 노를 젓는 이창

명이 애처롭게 소리친다. “자장면 시키신 분~!” 이때 017 휴

2010 SEP_OCTDAEHONG ISW R I T T E N B Y 양두도(어카운트솔루션4팀 대리) 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35

‘15초 광고’에도 제품의 속성은 물론 혜택까지 전달하는 치밀한 전략이 숨어있다. 12년 전 “자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유행어

를 남기며 이동통신 광고의 전설이 된 신세기통신 파워디지털017의 자장면 배달 시리즈. 지금 생각해도 무릎을 치게 하는 기

발한 광고기획이었다. 광고기획자인 내게 신세기통신의 자장면 시리즈는 언젠가 꼭 한번 만들고 싶은 광고의 ‘롤 모델’이다.

지하철에서 마라도까지…자장면을 부르는 ‘전파의 힘’

‘15초 광고’에도 제품의 속성은 물론 혜택까지 전달하는 치밀한 전략이 숨어있다. 12년 전 “자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유행어

를 남기며 이동통신 광고의 전설이 된 신세기통신 파워디지털017의 자장면 배달 시리즈. 지금 생각해도 무릎을 치게 하는 기

1998년 온에어되었던 신세기통신의 파워디지털017 광고는 개그맨 김국진이 지하철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비행기, 마라도까지 시리즈를 이어갔다. 중국집 배달원으로 등장한 이창명은 “자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멘트를 유행시켰다

작년 이맘때쯤이었던가? 모 예능 프로그램에 푹 빠져서

본방송은 물론 재방송까지 꼬박 챙겨본 적이 있다. 그때 방영

된 여러 에피소드 가운데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연예인이 순

간의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운명에 처하는 ‘인생극장’ 편이 있

었다. “자장면을 먹을 것인가? 짬뽕을 먹을 것인가?”라는 단

순한 질문에서 시작된 에피소드는 멤버 중 한 명이 마라도에

서 자장면을 먹는 것으로 끝났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는 ‘마

라도에 정말 자장면집이 있구나!’라는 감탄과 함께, 문득 오래

전에 본 광고 한 편이 떠올랐다.

대폰을 통해 김국진의 목소리가 들린다. “미안한데 말이야,

내가 마라도로 옮겼어.” 망연자실한 이창명은 “못살아”란 한

마디를 남긴 채 바다로 빠져버린다.

15초에 담긴 광고전략 ‘나의 롤 모델’

고등학교 시절, 이 광고 시리즈를 볼 때마다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 광고를 공부하는 학생이 되었

을 때, 이 광고가 ‘자장면’이라는 일상적이고 친근한 소재를

통해 ‘전화가 잘 걸린다’는 추상적인 메시지를 날리는 데 그치

는 것이 아니라, 그 잘 걸리는 전화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말해주었다는 것을 알고는 다시 한 번 감탄할 수밖

에 없었다. 신세기통신의 광고는 불과 15초짜리 짧은 영상을

통해 ‘전화가 잘 걸린다’는 제품의 속성뿐만 아니라, 이로 인

해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물론 필요성까지 치밀하게

확인시켜주었던 것이다.

현재 광고기획자로 일하고 있는 내게, 만일 누가 ‘당신이 앞

으로 만들고자 하는 광고의 롤 모델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당히 파워디지털017의 ‘자장면 시리즈’를 얘기하고 싶

다. 광고의 웃음 뒤에 정교한 전략을 숨긴다는 것은 광고기획

자에게 꽤나 매력적인 일이니까.

우리나라에 이동전화가 도입된 지 26년 만에 ‘1인 1휴대폰 시

대’가 열렸다고 한다. 2010년의 통신광고 시장 환경도 1998년

의 것과는 완전히 바뀌었다. 올해 이동통신사들은 전파의 품

질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통신 서비스가 줄 수 있

는 차별화된 소비자 혜택에 관해 서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매일매일 쏟아지는 현란하고 멋진 이동통신사

의 광고를 보며 나는 불현듯 “저 많은 혜택이 나에게 정말 필

요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에잇, 나도 모르겠다~. 오늘 점심은 자장면이나 배달시켜 먹

어야겠다. D

Page 17: 대홍기획 2010-09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53광고로 읽는 심리학

W R I T T E N B Y 우석봉(대전대학교 산업·광고심리학과 교수)

혀가 아닌뇌를 자극하라 식품광고는 우리나라의 연간 광고비 구성에서 언제나 상위를 차지할

만큼 가장 활발하게 광고하는 분야다. 왜 식품광고는 다른 제품의 광고

보다 즉각적인 구매나 사용 욕구를 유발하는 점에서 더 강한 힘을 가질

까? 또한 소비자를 자극하는 심리학적 기제는 무엇일까?

미각은 인간의 오감 중에서도 생존과 관련해 매우 중요

한 감각이다. 미각은 유기체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음식물

의 섭취, 즉 먹는 것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혀에는

수많은 미뢰(Taste Bud)가 있다. 하나의 미뢰에는 단맛·쓴

맛·신맛·짠맛·감칠맛의 5가지 맛에 반응하는 맛세포가

있다. 이는 음식 입자를 감각 신호로 변환해 뇌로 보낸다. 뇌

로 보내진 맛에 대한 감각 신호는 기억·정서·동기와 관련

된 뇌의 다른 영역과 즉각적이면서도 긴밀하게 소통한다. 결

국 음식을 통해 느끼는 다양한 맛과 경험은 혀가 아니라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음식은 비단

혀에서 느끼는 말초적인 맛의 경험, 그리고 생물학적 생존을

위한 영양소의 섭취 대상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맛의 적응 가치, 그 오래된 흔적

음식의 섭취는, 생존을 위한 그 강력한 적응적 가치로 인해 진

화론적 설명을 배제하기는 힘들다. 단맛을 보자. 인류의 조상

이 칼로리를 섭취하기 위해 가장 손쉽게 섭취할 수 있는 것은

잘 익은 과일이었고, 그것은 단맛과 강력하게 결합된다. 단맛

에 대한 진화의 흔적은 생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신생아에

서도 나타난다. 신생아는 다른 맛보다 단맛에 신속하고 강하

게 반응한다. 혀에서 뇌로 연결되는 신경섬유에도 단맛에 반

응하는 수용기가 가장 많이 분포한다.

조건 학습 연구도 미각의 적응적 가치의 힘을 보여준다. 일명

‘가르시아 효과(Garcia Effect)’로 알려진 미각 혐오 학습은,

실험용 쥐가 단 한 차례의 혐오적인 맛을 경험하더라도 그것

과 연합된 자극을 회피하는 것을 학습한다는 흥미로운 현상

이다. 야행성인 쥐의 생존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미각

이기에 고전적 조건화의 법칙, 즉 조건화가 일어나기 위해서

는 자극 간에 여러 번의 연합이 필요하다는 법칙이 쥐의 품성

학적(Ethological) 특성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설치류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맛에 대한 학습 또한 탁월해 음식에 관한 한 불쾌한 맛이나 만

족스럽지 못한 맛에 대한 기억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물론 반

대 현상도 마찬가지다. 만족스럽지 않은 맛을 경험한 식품광

고, 또는 유쾌하고 만족스러운 맛을 경험한 식품광고를 보노

라면 우리의 뇌는 그때 경험한 맛을 그대로 재생한다. 다른 제

품광고에서는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현상인데, 음식은 감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음식 앞에서는 우리 뇌의 변연

계가 전두피질을 압도한다. 감정이 이성을 몰아내는 것이다.

예일 대학에서 실시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연구에서

도 배고픈 실험 참여자에게 초콜릿과 밀크셰이크를 보여주었

더니 다른 영역에 비해 정서를 담당하는 뇌 영역이 가장 활성

화됨을 알 수 있었다.

식품광고를 보는 소비자는 어떨까? 치즈가 맛깔 나게 늘어나

는 피자, 노릇하게 튀긴 치킨, 거품이 넘실대는 황금빛 맥주,

채소와 먹음직한 패티가 어우러진 햄버거…. 이성에 앞서 감

정이 소비자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식품광고에서는 백 마디

말보다 감정을 자극하는 비주얼한 컷이 소비자를 움직이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요즘처럼 인터넷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는 것이 일상화된 소비자에게는 대중매체

를 통한 식품광고에서 식감을 자극하는 기술적 표현의 중요

성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소비자를 움직이는 식품광고의 심리학적 기제

소비자의 감정, 그리고 욕구를 자극하는 식품광고의 요소

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식품광고에서 욕구를 유발하는 결정

적 요소는 식감에 호소하는 시각 자극이다. ‘눈으로 먹고 마

신다’는 말처럼 음식광고에서 시각은 ‘숨은 설득자(Hidden

Persuader)’의 역할을 한다.

음식에 대한 기억은 정교하게 저장되기 때문에 음식의 질감,

빛깔, 결 등 디테일이 저장된다. 같은 식품의 광고를 보더라도

브랜드에 따라 광고에서 표현하는 미세한 시각적 표현의 차

이에 따라 소비자가 느끼는 식감과 구매 욕구는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식욕과 관련된 시각 요소에서 컬러의 영향도 크다. 초콜릿 광

고에서 제품의 갈색 강도에 약간 차이를 주면 어떤 일이 일어

날까? 밀크 푸딩 광고에서 제품의 우윳빛 컬러에 변화를 주

면 구매 욕구가 달라진다. 쇠고기를 구울 때 불판 위 고기의

색이 변함에 따라 입에 고이는 침의 양이 달라지는 것과 마찬

가지다.

같은 컬러에서의 미세한 차이뿐 아니라 컬러 자체의 차이가

욕구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다. 문화나 제품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붉은색은 호흡률을 증가시키고 혈압을 높인다. 정

서적으로 강렬하고 활동적인 컬러면서 식욕을 자극하는 면도

탁월하다. 레스토랑이나 패스트푸드점이 붉은색을 선호하는

것도 이러한 식욕 자극 효과 때문이다. 음식의 색이나 광고에

노출되는 패키지 색은 통제 불가하거나 전략적으로 이미 결

정되었기 때문에 색에 변화를 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소품이

나 인테리어, 또는 배경 색으로 식욕을 유발하는 것은 가능하

다. 임상심리학자면서 마케팅 재능이 탁월한 루이스 체스킨

(Louis Cheskin)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포장의 색

이나 디자인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를 ‘감

각 전이(Sensation Transference)’라고 명명했다. 감각 전이

는 식품광고에서 제품에 대한 미세한 표현의 차이나 디테일

이 식욕은 물론 브랜드에 대한 태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니

광고 제작자는 어느 한 요소도 소홀히 다뤄서는 안 된다는 메

시지를 전한다.

음식은 개인 단위의 심리학적 현상을 넘어 문화적으로도 깊

이 각인되어 있다. 원시 공동체에서 큰 동물을 포획한 날에는

함께 나눠 먹으며 즐거운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사별한 유족

에게는 양고기를 나눠주며 연대감을 돈독히 했다. 식품광고

를 제작할 때 해당 식품의 문화적 의미를 함께 다룬다면 광고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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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는 국민 모두가 시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풍

부한 감성과 즐거운 상상력이 넘치는 나라다. 익히 알려졌

듯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와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Gabriela Mistral)이라는 2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

한 나라기도 하다. 2명 모두 문학사에 길이 남을 시인으로 칠

레인의 사랑을 받는다. 칠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시인이 한

명 더 있다. 해마다 강력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거론되는 올

해 나이 96세의 시인 니카노르 파라(Nicanor Parra)다.

Be natural, 자연스러운 것이 좋아

서두부터 ‘시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다. 칠레의

광고가 시적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지만, 무

엇보다 시인을 광고모델로 등장시킬 정도로 시인의 인기가

높고 문학을 ‘소비’하는 사람도 넘친다는 데 기인한다.

몇 년 전 수도 산티아고의 지하철역과 TV에서는 백발의 니카

노르 파라가 건강한 미소를 지으며 “나는 우유를 마십니다”라

고 말하는 광고를 자주 볼 수 있었다. 니카노르 파라가 소젖을

짜듯 우유잔을 짜내자 우유가 넘치는 이 광고는 그가 진지한

얼굴로 우유를 짜는 모습과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우유를 마

시는 모습이 대조되며 보는 이의 웃음을 자아냈다.

국민 건강을 장려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캠페인인 이 광고

는 니카노르 파라에 뒤이어 섹시 댄스 모델 마를렌 올리바리

(Marlen Olivari)를 모델로 등장시켰다. 시인과 섹시 모델의

이미지는 상반된 느낌을 주지만, 니카노르 파라 같은 대문호

와 한낱 섹시 댄스 모델이 같은 광고에 나왔다고 해서 이를 비

난하는 사람은 없었다.

“시인은 특별하거나 선택 받은 자가 아니라 시를 소비하는 사

람들과 함께 존재하는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라는 니카노르

파라의 말이 광고에 여지없이 적용되는 것이다.

예술을 사랑하고 감성을 존중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일까? 이

들에게 ‘선정성’의 수위는 우리와 사뭇 다르다. “남자한테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고 간접적인 메시지를

전해야만 했던 우리나라의 건강식품 광고와는 대조적이다. 물

론 칠레에는 정력에 좋다는 건강식품 광고도 없고, ‘야하다’는

말도 잘 쓰지 않는다. 그저 자연스러운 표현이 있을 뿐이다.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심의에 걸려 방송되지 못한 우리나라 의

류광고를 학생들에게 보여주자, 남녀가 껴안고 춤추는 ‘자연

스러운 모습’도 문제가 되느냐며 다들 웃었다.

그들은 연예인이 등장하는 광고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자연스러움’을 좋아해서 잘 다듬은 느낌이 나는 연예인보다

일반인에 가까운 무명 모델을 등장시킨 광고가 보편적이다.

유명인을 등장시키지 않기에 주목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상품 중심의 광고를 만듦으로써 소비자에게

상품을 자세하게 소개해 신뢰를 얻는다.

소소한 일상의 감동을 전하다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한 광고는 훈훈한 이야기를 많이 전한

다. 메트로가스(Metrogas) 광고 시리즈는 주위의 일상을 잔

잔하게 풀어낸 광고의 대표적인 예다. 많은 사람들이 칠레를

‘따뜻한 남쪽 나라’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칠레에도 엄연히 사

계절이 존재하고, 겨울도 꽤 추운 편이다. 메트로가스 광고

‘여자아이’ 편에서는 가스 고장 신고를 받고 찾아온 메트로가

스 기사가 ‘페르난다 무뇨스’ 여사를 찾는다. 아이 엄마는 난

감한 표정을 짓는데, 잠시 후 그녀의 어린 딸 ‘페르난다 무뇨

스’가 쑥스러운 듯 소꿉장난 가스레인지를 들고 나타나 고쳐

달라고 한다. 미안해하는 엄마에게 기사는 미소를 지어 보이

C h i l e

풍부한 감성,

있는 그대로의 순수함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55worlD aD file

w r i t t e n b y 민원정(칠레가톨릭대학교 아시아프로그램 한국학담당교수)

남북을 가로지르는 거리가 약 4,200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석상 모아이의 나라. 그리

고 언어의 연금술사 파블로 네루다의 고향. 칠레의 광고에서는 대자연을 닮은 있는 그대로의 순수함과 시를 사랑

하는 국민성을 반영한 따뜻한 휴머니티를 느낄 수 있다.

광고1 칠레의 유명 시인 니카노르 파라가 모델로 등장한 우유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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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소꿉장난 가스레인지를 고쳐주고 아이는 풀잎 요리를 대

접한다. “인간적인 따뜻함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메트

로가스는 인간적인 따뜻함, 자연스러운 따뜻함입니다”라는

멘트가 나오며 광고가 끝난다.

‘아버지와 딸’ 편에는 백발의 아버지와 어른이 된 딸이 등장한

다. 딸의 집에 찾아간 아버지는 “네 어머니가 저세상으로 간

지 어느새 10년이 되었구나. 네 엄마는 영원히 내 첫사랑이

고, 내가 그녀를 영원히 잊지 않는다는 것을 네가 알아주었으

면 한다”라고 말하며 다시 사랑해도 되는지 딸에게 허락을 구

한다. 딸은 아버지를 껴안고, 곧 “우리가 전하는 따스함이 이

런 거예요. 메트로가스는 인간적인 따뜻함, 자연스러운 따뜻

함입니다”라는 멘트가 나온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국민성

칠레인의 성격은 대체로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다. 모비스타

(Movistar) 통신사 광고가 이를 잘 반영한다. 결혼식 전날, 짓

궂은 친구들이 총각 파티를 하며 술에 취한 신랑을 산티아고

에서 버스로 족히 10시간은 걸리는 오소르노(Osorno)에 데려

다놓는다. 그러나 신부는 여유롭게 모비스타 위치 추적 서비

스를 이용해 신랑이 있는 곳을 알아내고 무사히 결혼식을 치

른다.

모비스타의 또 다른 광고. 모처럼 휴가를 맞은 아빠가 아들의

유도 시합을 보러 가고, 같이 이발소에도 가고 신발도 사주며

짬짬이 모비스타를 이용해 전자메일로 업무를 처리한다. 아

빠의 여유로운 모습에 아들은 짐짓 걱정스러운 얼굴로 “아빠

오늘 회사 안 가?” 하고 묻는다.

몇 초의 짧은 광고로 국민성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르

겠지만, 자국인이 등장하는 대부분의 광고에서 풍기는 분위

기는 여유롭고 편안하다.

아리엘(Ariel)이라는 이름의 세제광고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

가 느껴진다. 아내를 위해 와인 마개를 따다가 부인의 블라우

스를 더럽히고, 침대로 아침 식사를 가져다주다가 쏟는 바람

에 시트를 더럽히는 남편이 등장한다. 아내는 남편의 사랑이

일거리만 안겨주었다고 불평하는 대신, 아리엘로 빨면 깨끗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57

광고3 따뜻한 휴머니티를 강조한 가스 회사 광고광고2 아이의 순진함과 친절한 서비스가 돋보이는 가스 회사 광고

하고 부드러워져 걱정할 일이 없고, 덕분에 남편을 더 사랑하

게 되었다고 말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폭풍>에서 아리엘

이 천사의 이름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이 광고야말로 소소

한 일상에도 감사하며, 유머로 풀어낼 줄 아는 칠레인의 성향

을 잘 표현한 광고가 아닌가 싶다.

우리가 몰랐던 칠레 광고의 2%

와인의 나라 칠레에서는 어디서든 와인광고를 접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고급 와인의 광고는 부유층

을 대상으로 하는 잡지나 와인 전문 잡지 이외의 지면에서는

보기 어렵다. 여러 와이너리 앞에 설치된 옥외광고가 광고 겸

표지판 역할을 할 뿐이다. 텔레비전에는 저렴한 가격의 종이

팩 와인광고가 종종 나올 뿐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종이팩 와

인이 우리나라에서는 병에 담아 판매해, 제법 고급 와인 대접

을 받는다는 것이다.

칠레에서도 TV 드라마 등을 통해 제품 간접광고(PPL)를 많이

접할 수 있는데,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직접적으로 표현

해 극의 흐름을 방해할 때도 있다.

예를 들면 드라마 주인공이 친구에게 1인용 수프를 대접하며

“새로 나온 1인용 수프인데 얼마나 유용한지 몰라. 난 이 회사

제품이 마음에 들더라”라고 대사를 하는가 하면, 아침 토크쇼

에서도 진행자가 프로그램 틈틈이 빵·버터·유제품·주스

등 아침 식사와 관련된 상품의 광고를 한다. 요리 프로그램에

서도 파스타와 양념 등 재료를 협찬한 회사의 상표를 가리지

않는다.

사실 칠레는 광고가 그리 돋보이는 나라는 아니다. 그러나 신

선한 발상이 필수적인 광고와 시를 짓는 마음으로 삶을 살아

가는 칠레인은 어딘지 많이 닮았다. 그래서 광고시장의 규모

가 확대되고 ‘시인’을 닮은 광고인이 늘어나면 그만큼 시선을

끄는 멋진 광고도 늘지 않을까 기대된다.

지난 2월 큰 지진으로 많은 사상자를 낸 칠레에는 요즘 국민

의 단결을 강조하는 공익광고가 크게 늘었다. 한창 국가 분위

기가 침울하던 칠레는 하나하나 재건하며 다시 일어서는 중

이다. 칠레인은 종종 “꿈꾸는 건 힘든 일이 아니야(Sonar no

cuesta nada)”라는 스페인어 속담을 쓰곤 한다. 비록 현실이

고통스러워도 꿈을 잃는 법이 없는 그들이기에, 시인의 풍요

로운 마음으로 잠시 잃었던 웃음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

해본다. D

신선한 발상이 필수적인 광고와 시를 짓는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는 칠레인은 어딘지 많이 닮았다.

그래서 광고시장의 규모가 확대되고 ‘시인’을 닮은 광고인이 늘어나면 그만큼 시선을 끄는 멋진 광고도

늘지 않을까 기대된다.

광고4 칠레인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고가 엿보이는 통신사 광고

광고5 ‘꿈꾸는 건 힘든 일이 아니야’라는 속담을 활용해 ‘웹 서핑은 힘든 일이 아니야’라는 카피를 내세운 통신사 광고

C H I L E A D V E R T I S E M E N TC H I L EC H I L EC H I L EC H I L E A D V E R T I S E M E N TA D V E R T I S E M E N TA D V E R T I S E M E N TA D V E R T I S E M E N TA D V E R T I S E M E N TA D V E R T I S E M E N TA D V E R T I S E M E N TA D V E R T I S E M E N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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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SEP_OCT 59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우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출처 표

시를 위한 것이 아니어서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될 수 없는 경

우에는 상표권을 침해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하여, 모든 상

표의 이용이 곧 상표권 침해가 되는 것은 아니고, 출처에 대한

소비자의 혼동을 초래하는 상표의 이용만 이 상표권 침해에

해당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대판 2005. 10. 7. 선고 2004

후1458 판결).

여기에서 ‘상품의 출처에 대한 혼동’이란 광고를 본 소비자가

해당 상품이 광고 속에 사용된 유명 브랜드(상표)와 제휴했거

나 같은 회사 제품이라고 혼동하는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소

비자 입장에서 보았을 때 그와 같은 혼동을 초래하지 않으면

상표법 위반은 아닌 것이다. 게다가 타인 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에 손상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전제로, 광고와 타인의

상표권 사용이 문제되는 몇몇 경우를 살펴보자. 패러디 광고가 적법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을지를 예측하기란

어렵다. 특히 패러디 광고는 상업적 성격이 그 어떤 창작 활동

보다 강하기 때문에 다른 패러디보다 적법성을 인정받는 것이

더 어렵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모든 창작 분야를 통틀어 패러

디로서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온 적은 아직까지 없다.

상표권자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 주지 말아야

이상에서 광고 속에 타인의 유명 브랜드(상표)를 사용할 때 생

길 수 있는 법률 문제를 살펴보았다. 분명한 것은 광고 속에

타인의 상표가 등장한다고 해서 그 자체로 상표법이나 부정

경쟁방지법 위반은 아니라는 것이다. 타인의 상표가 광고 속

에서 어떠한 목적으로 등장하고, 그 비중은 어떠하며 그로 인

해 상표권자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등

의 여러 사정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불확정적인 면 때문에 광고에 사용된 상표의 권리자에게 소

송을 제기당할 위험에 항시 노출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법률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관점에서 가급적이면 유

명 브랜드 상표가 부착된 물건의 노출은 삼가고, 동일 업종,

경쟁사 브랜드 제품의 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업계

에서 상표권 관리에 엄격한 것으로 알려진 회사의 상표 노출

은 삼가고, 광고 속에 노출되는 시간과 위치 등의 비중을 최대

한 낮춤으로써 해당 상품이 유명 브랜드 상품과 제휴했다거

나 같은 회사 상품이라는 혼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D

상표법, 부정경쟁방지법에 대한 신중한 검토 필요

먼저 유명 브랜드의 상표가 부착된 물건이 광고 속 소품이나

배경으로 등장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경우 상표물

의 사용이 광고상품의 기능과 용도를 설명하는 데 필요 불가

결한 경우(이를테면 세제광고에 세탁기를 등장시키는 경우)

이거나 해당 광고의 전체적인 컨셉트와 분위기를 구성(묘사)

하는 배경 요소의 하나에 지나지 않을 뿐 상품의 출처를 표시

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는 상표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

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이런 경우 타인의 상표가 부

정적 이미지로 이용되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다.

다음으로, 비교광고가 문제될 수 있다. 비교광고란 광고주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경쟁자의 것과 비교해 광고주 상품의 판매

를 촉진하는 광고기법을 말한다. 비교광고는 경쟁사의 상표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상표권이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문제

가 제기될 소지가 높다. 그런데 오히려 비교광고는 그 속성상

경쟁사의 상품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상호 비교하는 것이므로

광고를 본 소비자가 해당 상품을 경쟁사의 상품으로 혼동하는

경우란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를 두고 상표법

위반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고, 비교 기준과 결과가 합리

적인 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마지막으로 문제되는 경우는 유명 브랜드를 패러디한 광고

다. 미국에서는 패러디를 이용한 광고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

면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적법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맥주 회사 쿠어스(Coors)사가 배

터리 제조 회사인 에너자이저의 토끼 인형 광고를 패러디한

사건이 그렇다. 쿠어스사는 유명 코미디언으로 하여금 토끼

로 분장하게 한 후, 그가 드럼을 두드릴수록 쿠어스 맥주의

판매량이 점점 많아진다는 내용의 TV광고를 내보냈다. 에너

자이저 측은 자신들의 상표권이 침해되었다며 소송을 제기했

다. 그러나 미국 법원은 쿠어스사의 광고가 에너자이저사의

광고를 패러디한 것은 명백하지만, 소비자가 이것을 에너자

이저사의 상품과 혼동할 가능성은 없다며 상표권 침해가 아

니라고 판결했다.

패러디 광고는 유명 상표를 풍자하는 것이므로 소비자 입장

에서 상품의 출처에 대한 혼동을 일으킬 가능성은 많지 않다.

그러나 패러디 광고가 적법한 것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여러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그 결과 비슷한 사안인 듯하면서도 법

원에 따라 서로 다른 판결이 나오기도 하는 등 소송을 했을 때

올해 초 국내 모 자동차 회사의 미국 TV광고가 상표권

침해 소송에 휘말렸다는 보도를 접했다. 광고 속에 명품 브랜

드 로고와 유사한 무늬를 새긴 농구공이 등장한 것을 두고, 명

품 의류 회사가 자동차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와 같이 타인의 유명 브랜드를 광고 속에 사용할 때는 상표

법 침해 등 여러 법률 이슈가 생길 수 있다. 특히 근래 들어 상

표권자들이 엄격한 수준의 브랜드 관리에 나서고 있어 앞으

로 더 문제될 수 있는 부분이다.

광고 속에 타인의 상표를 동의 없이 사용할 때 문제되는 법률

은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

하 ‘부정경쟁방지법’)이다.

동 법령들이 금지하는 것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출처에 대한

소비자의 혼동을 초래하는 행위’(상표법, 부정경쟁방지법)와

‘타인 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에 손상을 가하는 행위’(부정경

쟁방지법)다. 우리 대법원은 “타인의 등록상표를 이용한 경

세제광고에는 세탁기가, 타이어 광고에는 자동차가 나오게 마련이지

만 광고 속에 노출되는 타 브랜드 제품은 상표권 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상표권자의 엄격한 브랜드 관리로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광고 속 다른 브랜드 등장에 관한 법률 문제를 짚어본다.

광고 속에 등장하는 유명 브랜드 제품은

상표권 침해?

COPYRIGHT REPORTW R I T T E N B Y 정원일(법무법인 나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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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광고

W R I T T E N B Y 박윤진(크리에이티브솔루션1팀 차장)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61

뒤척이다가 잠에서 깬다. 어질어질, 잠들 수가 없다. 가

만히 누워 있는데도 롤러코스터를 탄 듯 와글와글 세상 돌아

가는 소리에 현기증이 난다. 지구가 자전하는 소리를 듣는 소

머즈의 귀를 가진 것도 아닌데,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 소리에

어지러움을 느끼는 하루하루다. 광고인에게 새로움이란 시시

포스 신화 속 바위처럼 늘 굴려야 하는 평생의 업보지만, 이토

록 미디어에 ‘New’를 강요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

은 중심이 되는 아이디어라고 하지만, 오랜 시간 고수해온 TV

와 인쇄라는 전통 미디어의 틀을 넘어 새로운 사고의 틀을 갖

춰야 할 시대가 왔다.

광고2. 스마트폰 덕에 검지 공주라도 나올 기세

가족 모임에서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한 하나의 작은 사건. 네 살 꼬마가 네모

난 어린이 치약을 들고 ‘이모한테 전화할 거야~’라며 전화하는 시늉을 한

다. 그런데 키패드를 콕콕 누르겠거니 했던 아이는 검지 손가락 하나를 세

우더니 전화번호부 화면을 아래로 살살 슬라이드하며 원하는 번호를 콕 누

르는 시늉을 한다. 터치폰으로 전화하는 방식을 체험한 것이다. 아! 이 아이

가 컸을 때 세상은 얼마나 더 변할지…. 이제 기존의 미디어는 스마트폰의

영역으로 접속을 시도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검지의 활약을 보

라. 거대한 손가락이 타이타닉을 전복하고 축구 경기장을 놀라게 한다. 프

랑스의 BETC Euro RSCG는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하는 유료 채널의 광고를

이렇게 표현했다. 모든 영화와 모든 스포츠를 이제 당신의 스마트폰으로 보

라는 내용의 광고다.

광고3. 모든 디지털에 반대하는 ‘스투피드 스피릿’

‘비 스투피드(Be Stupid) 캠페인’으로 열렬한 환영을 받은 의류 브랜드 디젤

은 시대를 거스르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디젤의 비 스투피드 캠

페인은 페이스파크의 론칭과 함께 독일 베를린에서 아날로그 캠페인을 진

행했다. 페이스파크란 페이스북의 디지털 프레임워크를 새롭게 바꾼 라이

브 이벤트다. 6월의 어느 날 페이스파크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페이

스북의 프레임을 본뜬 골판지를 걸치고, 잘 만진 프로필 사진 대신 실제 얼

굴을 내민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서로 대화하고 교류하며 하고 싶은 말이나

소개의 글을 직접 써서 스티커로 붙인다.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직접 ‘좋아

요’ 스티커를 붙여준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아날로그를 추구한 이 캠

페인이 온라인을 통해 소개되었고 널리 알려졌다는 사실이다. 아날로그를

선택한 그들이지만, 디지털이라는 숙명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던 것일까.

이 모든 캠페인은 DDB 뒤셀도르프에서 진행했다.

광고4. 칸 국제광고제 수상작의 영민한 뒷북

이번 칸 국제광고제 필름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 심사 결과에 대해, 많은 이

들은 뉴 미디어 일색의 수상작 속에서 기존 매체에 대한 균형감 있는 심사

정도로 해석했다. 그러나 그랑프리 수상자들은 영민했다. 미국의 화장품 업

체 올드 스파이스의 보디워시 광고로 수상한 그들은 ‘기존 매체에 대한 균형

감 있는 심사’를 무색하게 했다. 그들은 수상과 동시에 주위에서 받은 주목

을 뉴 미디어인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증폭시켰다. 광고영상을 보고 올

라온 댓글에 대해 광고모델인 무스타파를 기용해 동영상 대답을 제작한 것.

이 동영상은 인터넷에 퍼지고 퍼져 네티즌의 패러디 제작물까지 등장했다.

이 광고의 제작자는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TV든 인쇄든 간에

소비자가 즐기고 기억할 만한 것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기려고 하는

사람을 진정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이라는 평범한 진리가 이 광

고에 담겨 있다. D

광고1. 모든 것은 빠르게 나이 든다, 업데이트하라!

기억하는가. 2006년 미국의 <타임>이 선정한 그 해의 인물은 ‘YOU’였다. 개

방과 참여, 공유로 대표되는 웹 2.0의 상징 유튜브·페이스북·위키피디

아·마이스페이스 등이 각 개인의 빛나는 활약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

지만 화려한 데뷔를 치른 유튜브·페이스북·스카이프·트위터는 더 이상

새로운 미디어가 아니다. 이미 이 모든 것은 소비자의 일상이 되었고 소통

채널이 되었으며 친근한 그 무엇이 되었다. 브라질의 모마라는 광고회사는

뉴 미디어라 일컬어지는 모든 것을 빈티지한 광고로 만들어, 새로운 미디어

로 업데이트할 것을 알리는 ‘맥시미디어 세미나(Maximidia Seminars)’를 개

최한다.

광고1 빈티지 광고 형식을 통해 뉴 미디어 세미나를 알리는 브라질의 광고

광고2 스마트폰 서비스를 알리는 유료 채널의 광고

미디어도 나이를 먹는 시대에 산 다 는 것

광고3 디지털 안에서 소비되는 관계에서 벗어나 아날로그 정신을 표현한 디젤의 광고

광고4 소셜 미디어를 통해 메시지를 확대하고, 대중의 호감을 산 올드 스파이스의 보디워시 광고

미디어도

Keyword of this month ▶▶▶ New Media

Page 22: 대홍기획 2010-09

WAVE IN MARKETINGW R I T T E N B Y 최숙희(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 팀장)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63

건강을 중시하고 활동적이며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노년층인 시니어 액티브는 사

회 경제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를 먼저 경험한 선진국이

증명하듯 시니어 세대가 불러오는 경제적 파급력을 의식한다면 마케팅 종사자들은

그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시니어 액티브를 잡 아 라소비심리와 마케팅 전략 ⑤

화, 외환 위기, 글로벌 금융 위기 등 급격한 사회 변화에 따른

‘같은 세대 의식’이 강한 편이다. 현대 사회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소비 시장이 거대한 지각 변동을 겪고 있으며,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실버 타깃은 강력한 소비력과 그들 고유의

가치관으로 중요하고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따라

서 이번 호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실버 산업의 확장에

대비해 실버 타깃을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을 논하고자 한다.

시니어 액티브를 공략하기 위한 5가지 마케팅 전략

전략1) 제품의 편이성에 Emergency needs를 추가하라

미래 실버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산업 분야는 무엇일

까? 실버 타깃의 경우 건강, 안정, 사회적 관계, 재미있는 여

가에 대한 기본 니즈뿐 아니라, 인터넷이나 정보에 대한 낮은

적응력을 보완할 수 있는 IT 분야에서도 그 해법을 찾을 수 있

다. 실버 세대는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과 보수적이고 전통 지향적인 성향이 강하다. 그러나 이

들 연령대에서 지난 몇 년간 인터넷 쇼핑, 인터넷 뱅킹, 블로

그 등의 사용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볼 때 정보화라는

대세에 적응하고, 세상의 급격한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노력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보

다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유럽이나 일본 등의 시장을 관측하

는 것도 좋다.

실제로 오스트리아의 엠포리아 모바일 폰(Emporia mobile

실버 소비자 인구 변화 (단위 : 1,000명, 출처 : 통계청)

고령 사회

액티브 시니어(50~64세) 65세 이상

8,900

6,178

2014 2018 20202010

7,0757,701

5,357

1,6532,904

4,48926.8%41.0%

58.3%

액티브 시니어 비중

실버 산업의 성장 (출처 : 대한상공회의소, 실버산업 성장성 전망)

12.8조

43.9조CAGR 12%

48.6조

2020년 시장 규모(성장률)

정보 40조(25%)

여가 26조(14%)

금융 18조(13%)

의료 기기 7조(12%)

(단위 : 원)2002 2010 2020

최근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에 의하면, 미국

발 금융 위기 이후 8,100만 명(전체 인구의 30% 이상)에 달하

는 ‘베이비 붐 세대’의 평균 자산은 86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

다. 비록 베이비 붐 세대가 현업에서 은퇴했어도, 규모나 자산

측면에서는 여전히 사회 전반에 대한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

음을 뜻한다. 이들의 막대한 영향력은 베이비 붐 세대의 소비

지출 감소가 향후 미국 경제 회복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

에서도 엿볼 수 있다. 금융 위기 이후 자산 가치가 급격히 줄

어들면서,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 이후를 대비해 저축을 늘리

고 소비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강력한 베이비 붐 세대의 영향력에서 자

유로울 수 없다. 통계청의 조사 자료에 의하면, 주로 50~64

세에서 경제력과 건강을 바탕으로 능동적인 삶을 추구하며

소비 수준이 높은 특성을 지니는 ‘액티브 시니어’가 2014년 전

체 고령 인구(65세 이상)의 27%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실

제로 롯데백화점 내부 자료에 의하면 올해 1~6월의 평균 구

매액만 보더라도, 50~60대의 평균 구매력은 20~30대의 62

만원 대비 66% 더 높은 103만원에 이른다.¹⁾

건강을 중시하고, 천천히 늙기를 원하며, 막강한 경제적 영향

인터넷 서비스 이용률 (단위 : %, 출처 : 한국 인터넷 진흥원 정보화 실태조사)

2007 2009

60대 50대 60대 50대 60대50대

인터넷 쇼핑 인터넷 뱅킹 블로그

28.1

14.0

28.6

15.5

23.0

14.0

30.1

16.0

28.7

16.2

30.2

20.5

10.2

디지털 기기 보유 현황

2007 2009

디카 MP3 디지털TV 내비게이션 노트북

28.5

35.6

24.923 24.7

11.420.815.8

11.8

phone)은 숫자 버튼의 크기가 가로 세로 각 1cm로 노인이 누

르기 쉬우며 기본 기능에 충실하도록 설계해 사용하기 편하

다. 또, 뒷면에는 SOS 버튼이 있어 응급 상황 시 버튼을 누르

면 사전에 설정된 전화로 연결된다.

력을 가진 액티브 시니어는 ‘같은 세대 의식’이 강해서, 일본

에서는 ‘단카이(덩어리)’ 세대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의 베이비

붐 세대도 전쟁 이후 가난한 어린 시절을 지나, 산업화, 민주

기본 기능에 충실한 오스트리아의 엠포리아 휴대폰

Page 23: 대홍기획 2010-09

Medic TAG는 집 열쇠에 고령자가 건강상 위급한 상황에 처

했을 때를 대비해 사용자 관련 의료 기록을 모두 저장해놓은

USB 제품이다. 응급실 의사가 환자의 병력 및 연락처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일상에서 금해야 할 음식 등에 대한 경고도

포함되어 있어 불의의 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

이외에도 국내에 소개된 실버 타깃의 휴대폰 중에는 자판의

편리성 이외에도 약 복용 시각을 알려주는 ‘필 리마인더’ 등을

비롯해 만보계, 팁 계산기 등 실생활에 유용한 기능을 갖춘 제

품들이 출시되어 있다. 개인 응급 정보를 반영한 제품들이 향

후에는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략2) 실버 타깃의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로 배려하라

실버 세대와 가족을 겨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마켓 체

인이 독일에서는 인기가 높다. 실버를 위한 슈퍼마켓, ‘에데카

50플러스’ 매장은 철저한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하여 은퇴자

비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설립되었다. 실버 고객이 자신

의 집처럼 편안한 느낌을 갖도록 밝고 넓은 매장 복도와 최대

1.6m 높이의 낮은 진열대 선반, 미끄럼 방지 바닥재를 사용했

고, 큰 가격표를 부착하는 등 실버 타깃용 매장 인테리어에 신

경을 썼다. 제품은 신선 식품과 지역 상품에 주력하고 소형 포

장 상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통조림과 조제 식품 분야

가 특히 많다. 당뇨나 환자용 제품, 유기농 식품, 다이어트 식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65

품과 애완동물 관련 코너 역시 중심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50

세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주변의 은퇴자 아파트와 보호

시설로 무료 셔틀버스 운영 및 택시 콜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근로자를 대상으로 비상시 발생할 고객을 위한 응급 처치 교육

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 덕분에 실버 고객

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슈퍼마켓 체인은 꾸준히 성장했다.

전략3) 실버 타깃의 활동성을 고려한 기능성과 디자인을 강화하라

실버 타깃 제품의 대부분이 사용 편의성 등에만 치중해 가격

이 높거나 디자인이 노후되었다. 실제 액티브 시니어에 대한

인터뷰 결과²⁾를 인용하면, “단순하고 이용하기 쉬우면서, 고

급스럽고 젊은 감각을 선호”하는 경향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최근 유럽의 실버 히트 상품을 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

을 발견할 수 있다. 최첨단 기술, 단순한 기능, 품격에 맞는 디

자인, 가격보다 오래 쓸 수 있는 고품질, 브랜드 인지도를 중

시한 점 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유럽에서의 실버 타깃용 히트

상품으로 고어텍스 듀바리 신발(통기성이 우수하고 가벼우

며, 방수 기능을 지닌 세련된 디자인)이나 리모아살사 실버 여

행용 가방은 모두 제품의 기능성, 실용성, 세련된 디자인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제품이다. 따라서 최신 유행 스타일의 패

션에 관심이 많은 고소득층 시니어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실용성 이외에도 감성적인 부분을 강화한 디자인 등으로 차

별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전략4) 전통적 미디어(TV)에서의 실버 타깃 광고를 강화하라

인터넷, IPTV, 모바일 등의 등장으로 새로운 디지털 매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기존의 전통적 매체의 효과에 대

한 회의적 시각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실버 시장의 관

점에서 본 디지털 혁명은 광고회사와 매체집행에서 다른 시

사점을 제시한다. 인터넷 다운로드와 DMB의 출현으로 ‘시공

간’을 초월할 수 있게 됨에 따라, TV의 주도권은 젊은 타깃에

서 다시 중·장년층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

다. 현재 TV의 생존이 전적으로 지상파 중계의 시청률에 의존

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주간 시청률 1위를 고수하는 드라

마가 일일 드라마나 가족 드라마인 것은 주 시청층인 중·장

년층의 충성도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말해주는 예이다.

TV광고는 제작 비용과 매체 비용이 높고 광범위한 도달성으

로는 최적의 매체이나 타깃 세분화는 다소 열위에 있고, 시청

자가 광고를 의도적으로 피할 수 있다는(Zipping & Zapping)

단점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광고효과 면에서는 가장

폭넓게 도달할 수 있고, 시청각적 요소를 모두 사용할 수 있어

서 특히 실버 타깃의 주목률이 높은 매체의 특성을 지닌다.

광고에 대한 태도 (단위 : %, 출처 : LG ERI 리포트)

매우 그렇다 그렇다 약간 그렇다 약간 아니다 아니다 매우 아니다

광고가 마음에 들면 그 제품을 사고 싶어진다

광고는 일반적으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전체

ActiveSenior

1.6 29.4 41.7 19.1 7.6 0.5

긍정 72.7%

80.8 긍정 응답률

전체

ActiveSenior

29.11.7 45.9 18.2 4.4

긍정 76.8%

83 긍정 응답률

1) 2009.7.14 MBC <뉴스데스크> 보도 자료 참조 2) KT경제경영연구소 ‘액티브 시니어가 이끄는 실버 시

장의 변화와 준비’ 인터뷰 결과 참조 3) LG Business insight 2010.8.18 ‘대한민국 시니어, 그들은 어떤

소비자일까?’ p18 참조(조사 개요: 서울·대전·광주·부산의 60세 이상 남녀 750명, 2009.12 실시)

4) 출처, 중국노인과학연구센터

최근 LG경제연구소의 조사 자료³⁾에 의하면, 액티브 시니어

는 광고가 일반적으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준다고 생각하

는 긍정률이 76.8%로 신뢰도가 매우 높고, 마음에 드는 광고

를 보고 구매 동기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매체를 즐거움을 주는 가벼운 오락거리로 생각하

는 젊은 층의 매체이용 성향과 대조적으로 TV의 정보 습득 기

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에 집중했다면, 향후에는 엔터

테인먼트로서 미디어 역할이 커지는 추세에 맞춰 실버 타깃

의 오락적 매체이용 경향을 더 주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실버

타깃의 커뮤니티를 자극할 만한 광고 자체의 화제성을 강화

하고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전략5) 중국(신고령화 시장) 시장의 실버 타깃을 공략하라

이웃 나라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현재 전체 인구의

약 11%인 1억 3,000명에 달한다. 2025년에는 2억 8,400만,

2040년에는 4억의 어마어마한 시장이 기다리고 있다. 도시

노인 중 42.8%가 통장을 소유하고 있고, 2010년 기준 퇴직금

이 무려 8,383억 위안, 2020년에는 2조 8,145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⁴⁾ 그럼에도 베이징시 노령 산업 발전

과제팀에 의하면 중국 내의 실버 타깃을 공략할 만한 여행 등

문화 오락 상품과 교육 등 정신적인 수요를 만족할 만한 상품

이나 서비스가 개발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1998년부터 국내

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여행객의 22.3%가 51세

이상임을 감안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장인 셈이다. 글로벌화를 맞이해, 실속형 의료 관광과

실버타운 등 의료 시스템을 갖춘 노후 생활을 선호하는 글로

벌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고, 이들이 국내 패션, 건강, 이·미

용, 의료, 관광, 레저 관련 서비스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는 점

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D실버세대를 겨냥한 슈퍼마켓, 에데카50플러스 홈페이지

Page 24: 대홍기획 2010-09

문화경제학

W R I T T E N B Y 이승재(동아일보 영화기자)

2010 SEP_OCTD A E H O N G C O M M U N I C A T I O N S 67

값비싼 3D 상영 티켓을 구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자면, 극장가에선 3D 상영을 통해 사실상의 ‘관람료 인

상’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3D 영화 제작 열풍을 근심 어린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바타>의 성공

후 3D 영화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자하는 일부 투자자

들을 ‘화려한 불꽃을 향해 무조건 달려드는 부나방’에 비유하

곤 한다.

사실 <아바타>가 나오기 전 할리우드가 벌인 ‘3D 실험’의 성

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2006년

내놓은 <수퍼맨> 시리즈의 최신작 <수퍼맨 리턴즈>의 3D 버

전은 입체 효과의 장관을 보여주지만 흥행에선 쓴맛을 봤다.

또 지난해 초 ‘공포 영화 사상 최초의 3D 상영’이란 기치를 내

걸고 개봉한 <블러디 발렌타인> 역시 민망한 성적표를 남겼

다. 이 영화들이 <아바타>를 능가하는 3D 효과를 과시했음에

도 불구하고 그토록 참담한 결과를 낳은 것은 탄탄한 스토리

가 없이 3D 외형만 강조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나 관객이 영

화를 고르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영화의 ‘기술’이 아닌 ‘이야

기’인 것이다.

3D가 만들어갈 새로운 세상을 기대하며

최근 남아공 월드컵을 전후해 3D 평판 TV가 날개 돋친 듯 팔

리면서 ‘3D 영상’은 시대의 화두가 된 듯하다. 3D 열풍은 라이

프스타일의 변화를 넘어 삶의 질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엔

“아~ 과연 얼마나 야하고 실감 날까?”

요즘 영화계 인사들을 만나면 한 번쯤 ‘은밀히’ 나누는 대화

다. 도대체 뭘 두고 이 난리일까? 10월 초 개봉 예정인 멜로 영

화 <나탈리>를 두고 하는 말이다. 두 남자와 한 여자가 벌이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언뜻 평범해 보이는 영화를 두고 이리도

기대치가 높은 이유는, 바로 이 영화가 국내 영화 최초로 3D

베드 신을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동승>(2003)을 만든 주경중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이른바

‘3D 베드 신’을 강력한 볼거리로 내세운다. 주 감독은 이 영화

를 100% 3D로 촬영했는데, 베드 신의 3D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했다는 뒷이야기가 들린다. 할리우

드 영화 <아바타>가 성공한 이후 스크린에 불어닥친 3D 돌풍

이 성인물에까지 이를 만큼 3D는 이제 영화의 대세가 되었다.

3D 영화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

현재 3D 영화로 제작을 발표한 국내 영화만도 5~6편에 이

른다. 할리우드는 한발 더 앞선다. 지난 2003년 처음으로 2

편을 선보인 3D 영화는 2008년엔 8편으로 늘더니, 지난해

엔 20편으로 급격히 늘었다. 올해도 <드래곤 길들이기> <슈

렉 포에버> <토이스토리 3> 등 30여 편이 개봉했거나 개봉할

예정이다. 미국영화제작자협회(MPAA) 자료에 따르면, 미

국 내 3D 영화의 극장 수입은 지난해 11억 4,000만 달러(약 1

조 2,870억원)에 달해 4,000만 달러인 2005년보다 30배 가

까이 늘었다.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2008년 2,543개인 3D

상영관 수는 불과 1년 만에 3배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이쯤 되면 3D 영화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아닐까? 3D 상영

관 입장료는 평균 8,000원인 2D 상영관보다 60~100%가 비

싼 1만 3,000~1만 6,000원이니 말이다. 실제로 <아바타>는

지난해 12월 개봉날부터 국내에서 총 1,335만 명이 관람했는

데, 이 중 절반인 638만 명이 3D 버전으로 관람했다. 지난 5

월 개봉한 할리우드산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는 3D

상영의 재미를 톡톡히 봤는데, 국내에서 올린 총매출 268억

원 중 3D 버전의 비중은 무려 92%였다. 지난해 <아바타>가

개봉할 당시만 해도 100여 곳에 불과하던 국내 3D 상영관은

벌써 150여 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현명한 독자라면 이런 화려한 수치 사이에 숨은 또 다

른 진실을 알아챌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3D 영화에 ‘묻지 마

투자’를 하다가 후회막급하게 되는 유감스러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먼저 <드래곤 길들이기>를 들여다보자. 국내에서 이 애니메

이션을 상영한 스크린이 모두 100개라 가정하면, 이 중 3D 버

전으로 상영한 스크린의 수는 무려 70개에 이르렀다는 사실.

다시 말해 국내 극장 대부분이 3D 버전으로 상영하는 바람에

관객 입장에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얘기다. 3D 버전의 매

출 비중이 전체의 90%를 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최근 개

봉한 픽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3>도 대부분

3D로만 상영한다. 결국 아이들의 등쌀에 못 이겨 아이와 함께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부모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터테인먼트 뿐 아니라 의학, 생명공학, 건축, 쇼핑, 마케팅에

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핵심장치로 3D가 떠오

르고 있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3D를 활용해 알코올 중독 환자를 치료하는 이른

바 ‘가상체험 치료’ 프로그램도 생겨났다. 그리고 가라앉은 부

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분양 마케팅의 일환으로 3D

가 동원되기도 한다. 또 3D로 인해 온라인 쇼핑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온라인 쇼핑의 단점은 모니터에

펼쳐지는 2차원 사진만을 정보로 삼아 구매여부를 결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인데 3D 영상이 도입되면 소비자들은 모니터

에서 펼쳐지는 입체영상의 이곳저곳을 클릭하며 마치 오프라

인 매장에서 실물을 보고 구매하는 듯한 ‘버추얼(virtual) 쇼

핑’을 체험할 수 있다.

3D 기술의 급속한 진화는 일반대중을 3D의 ‘소비자’ 뿐 아니

라 ‘공급자’로까지 진화시킬 것이다. 3D 영화나 TV를 보면서

즐기는 차원을 넘어, 3D 카메라를 통해 직접 입체사진을 찍고

이를 편집해 온라인에 유통시키는 시대가 머지않은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전용 안경 없이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테크놀로

지가 구현되는 날이 온다면 인류는 또 다시 획기적인 삶의 문

을 열게 될 것이다. 입체 길 찾기 기능을 실현하고, 야구게임

을 실제처럼 즐기는 꿈같은 순간이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진화하는 3D 기술은 앞으로 꾸준히 우리 생활 곳곳에 파고들

것이다. 지금 불고 있는 ‘3D 만능주의’는 경계해야 하지만 조

만간 최소한 몇몇 분야에서는 2D로는 부족한 시대가 올 것이

다. 이는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는 소비자나 제품을 만드는 기

업, 마케팅 업체 모두가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사실이다. D

영화계에서 시작된 3D 열풍은 바야흐로 시대의 화두가 되었다. 3D TV와 PC, 3D 휴대폰까지 앞다퉈 등장하고 3D로 만든 영상 컨

텐츠에는 일단 시선이 모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3D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3D 문화의 급속한 확장 속에

숨은 면면을 영화계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3D 열풍 들여다보기

Page 25: 대홍기획 2010-09

BOOK RELAYW R I T T E N B Y 김수진(크리에이티브솔루션5팀 부장)

PHOTO ESSAY

이야기는 주인공의 장례식에서 시작한다. 장례식에 참

석한 몇 안 되는 사람들로 요약할 수 있는 그의 인생은, 한마

디로 ‘그저 그런’ 것이었다. 보석상의 아들로 태어나, 평범한

유년 시절을 보낸 주인공은 그림에선 남보다 뛰어난 재주를

보였지만, 예술가로서의 특별한 인생보다 정돈된 삶을 원했

기에 광고회사의 디자이너로 취직한다. 젊은 시절, 무모했던

첫 번째 결혼은 아내와의 불화로 실패한다. 그리고 30대 중반

무렵, 사려 깊고 따뜻한 성격의 두 번째 아내를 만나 꿈꾸던

인생을 살게 된다.

중년의 평범한 남자로서 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게 된 그 즈

음, 그는 부와 권력과 행복한 가정, 이 셋을 모두 가진 중년 남

자들이 흔히 그렇듯 젊은 여성과 바람을 피운다.

그는 ‘가족을 버린 나쁜 남자’라는 평판을 얻을 바엔 ‘사랑 때

문에 눈이 먼 남자’가 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젊은 모델과 세

번째 결혼을 한다.

그러나 그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는 후회했고, 외로

웠다. 나이 들면서 이런저런 작은 병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일

이 잦아졌다. 은퇴 후, 그는 경치 좋은 바닷가 노인 요양 시설

로 거처를 옮긴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그림을 마음껏 그리는

생활. 경제적으로는 아무 어려움이 없는 생활. 시설의 사람들

을 모아 미술 교실을 여는 등 저무는 그의 인생을 일으키기 위

해 노력한 생활. 그 무렵 그의 인생은 노쇠하는 몸과의 싸움이

었으며, 다가올 죽음에 대한 전투였다.

평범한 한 남자가 늙고 병들고 죽는 이야기는 전혀 특별하지

않다. 읽는 사람을 순식간에 빠져들게 하는 긴박감은 전혀 찾

아볼 수 없다. 극적인 카타르시스도, 눈물이 핑 돌게 하는 감

동도 없다. 그래서 흥미진진하지 않다.

그러나 다 읽고 나면 무언가가 묵직하게 가슴을 짓누른다. 이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가 어떤 극적인 소설보다 강하게 가슴을

때리는 것은, 누구의 인생이 아닌 바로 당신의, 그리고 내 이

야기기 때문이다.

“당신이 아무리 부정하고 무시해도 생활은 당신보다 강하다.

생활은 그 어떤 것보다 강하다”고 프랑스의 소설가 안나 가발

다는 말했다. 카피라이터 박웅현 씨는 ‘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

운 것은 생활’이라고도 했다. 오늘 아침에도 힘겹게 눈을 떠 집

을 나섰을 당신, 단지 ‘일을 하러 나왔을 뿐’이라며 인생의 드

라마틱한 요소를 모두 배제해버리는 당신. 로또에 당첨되거

나 운명의 짝을 만나는 일 따위의 우연은 좀체 일어나지 않는

당신. 가끔 ‘왜 하필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나’라고 느낄 만큼

의 불운을 겪기도 하지만, 지나고 나면 ‘남들 겪는 것만큼의 어

려움을 겪는구나’라고 생각하는 당신. 당신을 한번 곰곰이 들

여다보라. 당신을 어김없이 출근길로 내모는 힘, 영화 같은 이

벤트 없이도 당신을 꾸역꾸역 살게 하는 힘, 힘겨운 순간을 누

구보다 잘 버티게 하는 힘. ‘이렇게 살겠다’는 당신의 의지보다

더 강한 그 힘이 바로 ‘생활’ 아니던가.

『에브리맨』은 그냥 한 남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 직장 동료

의 이야기이고, 아버지의 이야기이며, 당신의 이야기이자 내

이야기다. D

당신의 생활은 그 어떤 것보다 강 하 다

『에브리맨』

Page 26: 대홍기획 2010-09

BOOK RELAYW R I T T E N B Y 김수진(크리에이티브솔루션5팀 부장)

PHOTO ESSAY

이야기는 주인공의 장례식에서 시작한다. 장례식에 참

석한 몇 안 되는 사람들로 요약할 수 있는 그의 인생은, 한마

디로 ‘그저 그런’ 것이었다. 보석상의 아들로 태어나, 평범한

유년 시절을 보낸 주인공은 그림에선 남보다 뛰어난 재주를

보였지만, 예술가로서의 특별한 인생보다 정돈된 삶을 원했

기에 광고회사의 디자이너로 취직한다. 젊은 시절, 무모했던

첫 번째 결혼은 아내와의 불화로 실패한다. 그리고 30대 중반

무렵, 사려 깊고 따뜻한 성격의 두 번째 아내를 만나 꿈꾸던

인생을 살게 된다.

중년의 평범한 남자로서 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게 된 그 즈

음, 그는 부와 권력과 행복한 가정, 이 셋을 모두 가진 중년 남

자들이 흔히 그렇듯 젊은 여성과 바람을 피운다.

그는 ‘가족을 버린 나쁜 남자’라는 평판을 얻을 바엔 ‘사랑 때

문에 눈이 먼 남자’가 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젊은 모델과 세

번째 결혼을 한다.

그러나 그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는 후회했고, 외로

웠다. 나이 들면서 이런저런 작은 병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일

이 잦아졌다. 은퇴 후, 그는 경치 좋은 바닷가 노인 요양 시설

로 거처를 옮긴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그림을 마음껏 그리는

생활. 경제적으로는 아무 어려움이 없는 생활. 시설의 사람들

을 모아 미술 교실을 여는 등 저무는 그의 인생을 일으키기 위

해 노력한 생활. 그 무렵 그의 인생은 노쇠하는 몸과의 싸움이

었으며, 다가올 죽음에 대한 전투였다.

평범한 한 남자가 늙고 병들고 죽는 이야기는 전혀 특별하지

않다. 읽는 사람을 순식간에 빠져들게 하는 긴박감은 전혀 찾

아볼 수 없다. 극적인 카타르시스도, 눈물이 핑 돌게 하는 감

동도 없다. 그래서 흥미진진하지 않다.

그러나 다 읽고 나면 무언가가 묵직하게 가슴을 짓누른다. 이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가 어떤 극적인 소설보다 강하게 가슴을

때리는 것은, 누구의 인생이 아닌 바로 당신의, 그리고 내 이

야기기 때문이다.

“당신이 아무리 부정하고 무시해도 생활은 당신보다 강하다.

생활은 그 어떤 것보다 강하다”고 프랑스의 소설가 안나 가발

다는 말했다. 카피라이터 박웅현 씨는 ‘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

운 것은 생활’이라고도 했다. 오늘 아침에도 힘겹게 눈을 떠 집

을 나섰을 당신, 단지 ‘일을 하러 나왔을 뿐’이라며 인생의 드

라마틱한 요소를 모두 배제해버리는 당신. 로또에 당첨되거

나 운명의 짝을 만나는 일 따위의 우연은 좀체 일어나지 않는

당신. 가끔 ‘왜 하필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나’라고 느낄 만큼

의 불운을 겪기도 하지만, 지나고 나면 ‘남들 겪는 것만큼의 어

려움을 겪는구나’라고 생각하는 당신. 당신을 한번 곰곰이 들

여다보라. 당신을 어김없이 출근길로 내모는 힘, 영화 같은 이

벤트 없이도 당신을 꾸역꾸역 살게 하는 힘, 힘겨운 순간을 누

구보다 잘 버티게 하는 힘. ‘이렇게 살겠다’는 당신의 의지보다

더 강한 그 힘이 바로 ‘생활’ 아니던가.

『에브리맨』은 그냥 한 남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 직장 동료

의 이야기이고, 아버지의 이야기이며, 당신의 이야기이자 내

이야기다. D

당신의 생활은 그 어떤 것보다 강 하 다

『에브리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