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신문 제1257호(창간기념호)_2014.11.03(월)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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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nkwang University Press 2014년 11월 3일(월) 제1257호 창간 58주년 기념호 지덕겸수 도의실천 www.wknews.net 사람 /4면 창간 58주년을 맞아 지난 4년간의 총장직 수행 후 이임을 앞두고 있는 정세현 총장을 만나봤습니다. 특집 /7면 본지 58주년을 맞아 교내 인사 및 인근 대학 학보사 편집장의 창간 축 사를 실었습니다. 특집 /8면~9면 창간 58주년을 맞아 <원대신문>을 이끈 3명의 편집장을 만나 조언을 들 어보았습니다. 특집 /10면~13면 제13회 <원광 김용 문학상> 수상 작을 이번 호, 다음 호 두 차례에 걸 쳐 게재합니다. ※ QR코드를 통해 모바일 기기에서 도 기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기획 /5면 대학가에서 화제가 대나무 , 대신 전해 드립니다 와 같은 SNS 페이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일기-자연5 90.9 x 45 Mixed Media. 수자 수(미술학부) : 이화여대 서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아세아 국제미술전,한국 추상회화 1958-2008전,개인전 20회. 서울 국제 아트페어 특별상,목정문화상 수상. · 릿 목련꽃 한 잎 은행잎 한 장 영원한 청년의 갈피에 끼워 이번 창간 58주년 기념호(1257호)는 16면 특집으로 발행합니다. 지금은 동서양이 두루 통하는 시대라,모든 법을 한 법으로 융통켜야 하나니라 정산종사법어 제15 유촉편 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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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nkwang University Press2014년 11월 3일(월) 제1257호 창간 58주년 기념호

지덕겸수

도의실천

www.wknews.net

사람 /4면

창간 58주년을 맞아 지난 4년간의

총장직 수행 후 이임을 앞두고 있는

정세현 총장을 만나봤습니다.

특집 /7면

본지 58주년을 맞아 교내 인사 및

인근 대학 학보사 편집장의 창간 축

사를 실었습니다.

특집 /8면~9면

창간 58주년을 맞아 <원대신문>을

이끈 3명의 편집장을 만나 조언을 들

어보았습니다.

특집 /10면~13면

제13회 <원광 김용 문학상> 수상

작을 이번 호, 다음 호 두 차례에 걸

쳐 게재합니다.※ QR코드를 통해 모바일 기기에서도 기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기획 /5면

대학가에서 화제가 된 대나무

숲 , 대신 전해 드립니다 와 같은

SNS페이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일기-자연5 90.9 x45MixedMedia. 김수자교수(순수미술학부) : 이화여대 서양학과및 동대학원 졸업.아세아국제미술전,한국추상회화 1958-2008전,개인전 20회.서울국제 아트페어 특별상,목정문화상수상.

원대신문

창간

58주년

기념

축시

영원한

청년이어야

하는

그대

원대신문

창간

58주년에

부쳐

안성덕

시인

동문

안성덕

시인·

동문

원광대학교문예창작학과및동대학원

졸업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당선으로등단

시집

몸붓

현재

원광대학교

출강

손을

녹이려

호호

불던

그대

입김에

교정의

백목련

만발했었네

단호한

펜촉의

서릿발로

어김없이

은행잎은

황금빛

물이

들었네

해도

부릅뜬

눈에

비친

불의를

향한

그대의

분노는

비등점을

넘었으며

정의의

함성

울을

넘었네

귀를

빌려

우리는

세상의

소리란

소리

들을

있었네

바라노니

그대여

신용벌

구석구석을

살피는

평생

바닥에

내리지

않는다는

봉황의

날갯짓을

끝내

멈추지

마시게

그리하여

꽃그늘

아래의

청춘과

애써

물관으로

봄을

밀어

올린

어두운

뿌리의

일을

영원히

전해주시게

빛나는

단풍과

조석으로

소슬바람

다독여

가을볕을

다스리는

하늘의

이치도

언제까지나

들려주시게

그때에

우리는

그대를

기억하려

기꺼이

목련꽃

은행잎

청춘의

갈피에

끼워

것이네

여름

내내

하늘을

쏘던

분수는

이미

멎었네

머지않아

수덕호도

꽝꽝

얼어붙을

것이네만

그대는

백목련이

지닌

숭고한

정신과

은행나무의

황금

지식을

한결같이

지녀야만

하네

세상이

변하고

암만

나이가

들어도

우리는

영원히

청년이어야

하네

목련꽃 한 잎 은행잎 한 장 영원한 청년의 갈피에 끼워

이번 창간 58주년 기념호(1257호)는 16면 특집으로 발행합니다.지금은 동서양이 두루 통하는 시대라, 모든 법을 한 법으로 융통시켜야 하나니라 정산종사법어 제15 유촉편 5장

김종인 교수,

환경부 시민감사관 위촉

지난 9월 우리대학 김

종인 교수(복지보건학부)

가 환경부 시민감사관으

로 선임됐다.

시민감사관은 환경부

소속 산하기관으로 종합

감사 및 특정 감사 참여를 비롯해 환경

관련 비리 등 문제에 대한 조사 및 해결

방향 제시 등의 역할을 한다.

김종인 교수는 환경은 인간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시민감사관

활동을 통해 환경을 보존하려 노력하겠

다 고 소감을 밝혔다.

신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여태명 교수,

캘리그래피 문화예술가 부문 선정

우리대학 여태명 교수

(서예문화예술학과)가

(사)한국전문기자협회가

선정하는 캘리그래피,

문자예술가 부문에서 전

문인으로 선정돼 인증서

를 수여받았다.

여 교수는 한글에 담긴 조형의 아름다

움을 빚어내는 문자예술가, 갤리그래피

작가로서 민족의 미학을 담은 민체(民

體)를 개발해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려왔

다. 여 교수의 민체는 문화체육관광부

현판과 국순당 명작 , 1박2일 , 가족

만세 등의 글씨로도 유명하다.

한편, 여 교수는 현재 한국캘리그래피

디자인협회 회장을 역임 중이며 최근 2

014 한국미술상 을 수상했다.

최규상 기자 [email protected]

남궁문 교수,

대한토목학회 학술상 수상

지난달 23일 남궁문 교

수(토목환경공학과)가 대

한토목학회에서 학술상을

받았다.

남궁문 교수의 연구주

제는 도로이용자의 인적

인 요소 중 시각과 뇌파 정보 현장 실험

및 분석 모형화 이다. 남궁문 교수는

어려운분야의 학술상 수상으로 업적을

남겨 기쁘다 고 전했다.

한편 남궁문 교수는 현재 교육부 대학

설립심의위원,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

원회 전문위원,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

사업(LINC) 전국 컨설팅위원장등을 맡

고 있다.

이주환 기자 [email protected]

최민규 교수,

대한해부학회장 취임

지난달 17일, 대학해부

학회 정기총회에서 의과

대학 최민규 교수(의예과)

가 회장으로 취임하였다.

최 교수는 1982년 대한

해부학회에 가입한 이래

학회이사 및 상임이사를 역임했고 지난

해 열린 제63회 대한해부학회 정기총회

에서는 차기 회장으로 선임됐다.

최 교수는 최근 학회가 어려움을 겪

고 있다"며 "학술 활동을 위한 발전기금

을 확보 및 학회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

이다 고 말했다.

전영신 기자 [email protected]

인물동정

2014년 11월 3일(월)2 보도제1257호

후마니타스 장학금 제도, 일부 조항 수정접수 방법 및 지원 제한 조건 변경

2014년 2학기 후마니타스 대회 접수가 마

감됐다. 이번 후마니타스 대회는 지난 대회

와 달리 접수방법과 지원제한 조건이 변경되

고 신분증 및 부정행위 조항이 신설됐다.

접수방법 변경은 이렇다. 이전 대회까지는

접수기간과 접수비용입금기간이 따로 있었

지만 이번 대회부터는 접수기간과 접수비용

입금기간이 합쳐졌다.

또한 직전학기 평균평점이 2.5 미만인 학

생들에게 제한됐던 지원 조건도 변경됐다. 2

+4 학사제도로 운영되는 약학대학 학생들과

GHRe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들 등 직전

학기 전체 수강 과목이 P/F로 평가되는 경우

전적하기 성적을 수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만약 전적학기 평균평점이 2.5미만이라면 지

원이 제한된다.

신분증 및 부정행위 조항도 신설됐다. 주

민등록증. 운전면허증. 학생증. 여권만 신분

증으로 인정된다. 모바일 학생증 또는 신분

증을 찍은 사진은 신분증으로 인정되지 않는

다.또한 대회 불참 하거나 부정행위를 할 시

환급이 불가능하지만 수험실에 왔으나 신분

증 미지참으로 인한 대회 불참은 환급 받을

수 있다.시험 중 휴대폰 또는 각종기기가 사

용도 금지됐는데 만약 진동 및 벨소리가 울

릴 경우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백지연 씨(후마니타스 칼리지)는 이번 후

마니타스 대회부터는 학생 사진이 붙어있는

연명부로 응시자를 확인 할 예정이다 라며

후마니타스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 사업이니

많이 참여해 줬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한편 후마니타스 대회는 지난 2011년 2학기

부터 우리대학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증

진하고 글쓰기 실력을 기르기 위해 시작됐다.

응시분야에는 독서 시험과 독서 논술 그리고

독서토론이 있다. 2014년 2학기 후마니타스

선정도서는 인문영역은 『1984년』(조지오

웰), 사회영역은 『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예 체능 분야에는 『생각의 탄생』 (로

버트 루스버스타인. 미셀 루스버스타인) 자연

영역은 『신기관』 (프랜시스 베이컨)이다.

신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총장후보자평가위원회의 면접 평가에서 후보자 1명 제외

후보자 4명 공개토론회 및 후보자 평가표 제출 절차 진행돼

제12대 총장 선임을 위한 총장 후보자 공

개토론회 가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에 걸쳐 마련됐다. 토론회는 숭산기념관 3층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29일에 1 2차 토론회,

30일에 3차 토론회 및 후보자 평가표 제출이

이뤄졌다. 평가표를 제출할 수 있는 자격은

계약직 교수 교직원을 제외한 정년보장 교

수 교직원에게 주어졌다.

공개 토론회 석상에 오른 후보자는 김도

종, 박성태, 이강래, 이성전 후보로 총 4명이

다.(가나다 순) 본래 제12대 총장 후보자는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포함해 5명이었

으나,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2

3일 이뤄진 평가위원회 서류 및 면접 평가 결

과 후보자 군에서 제외됐다.

공개토론회에서 김도종 후보(철학과 교수)

는 학령인구의 감소, 대학재정의 약화, 대학

교육방식의 변화를 대학의 위기로 설정했다.

공약으로는 기존 연구중심의 중국특성화를

실질적 인재 양산 중심의 중국특성화로 강

화, 학사행정 개선, 재정적 자립기반을 견고

히 하기 위한 원광제약 에 대한 투자, 연구

역량 제고를 위한 적극적 투자, 부속병원 및

간접교육시설을 독립채산제로 전환, 우리대

학의 전국화, 글로벌화 등을 주장했다.

박성태 후보(경영학부 교수)는 5대 핵심역

량 강화 및 5대 실천목표 개혁을 내세웠다. 5

대 핵심역량 강화는 인간중심 도덕대학의 특

성화, 맞춤형 교육과 연구 특성화, 의 생명

과학 핵심역량, 융 복합 학문의 경쟁력, 학

령인구 감소 대응체제 구축으로 구성됐다. 5

대 실천목표 개혁으로는 교육 연구 산학 역

량, 정부지원사업 수행역량, 재정 복지 인사

행정, 소통 참여 행정시스템, 수익기반구축,

수도권 진입계획 추진 등을 주장했다.

이강래 후보(경영학부 교수)는 세상에 心

(심)부름꾼을 내보내는 대학 을 모티브로 인

간친화, 자연친화, 생명친화 3단계 로드맵을

구상했다. 새로운 대학문화 창조의 전략과

추진 방안, 대학의 특성화 및 경쟁력 강화 전

략, 대학의 조직 개편 방안, 의료원 경쟁력

확보 방안 등을 주장했다. 또한 국제화 전략

의 일환으로 해외기업인턴십 확대, 재학생

국제화 역량 강화 등을 내세웠다.

이성전 후보(원불교학과 교수)는 원광 르

네상스-회복과 재도약 을 비전으로 삼고 4

대 기본방향과 5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4

대 기본방향은 지역대학에서 전국대학으

로 , 스펙위주에서 된사람으로 ,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조직으로 , 지역 문제에

주인된 자세로 가 있다. 5대 핵심과제로는

책임지는 리더십, 발전시드머니 30억 조성,

제2캠퍼스 추진, 합리적 조직 운영, 종합발

전계획 실천적 계승을 꼽았다.

김도종 후보는 지난달 30일 3차 토론 마무

리 발언에서 입 후보 과정을 통해 교내 구

성원들의 상황을 자세히 알게 됐다. 나는 실

질주의자다. 현재 학교는 위기에 처해있다.

나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수도권 캠퍼

스 마련, 창업학교 운영, 의료관광시스템 구

축, 윤리 교육 확충에 앞장서겠다 고 말했다.

박성태 후보는 제시한 공약은 꼭 지킬 것

이다. 교내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

는 적절치 않은 인사, 중요한 사항이 교내 몇

사람만의 의사결정으로 진행되는 문제 등을

반드시 해결할 것이다.또한 모든 교수가 1년

에 한 번 이상은 총장과 대화할 수 있도록 환

경을 조성하겠다 고 말했다.

이강래 후보는 학생 시절부터 많은 어려

움을 겪으며 자라왔다. 이런 경험 때문에 지

금도 빚진 심정을 갖고 일생을 살아가고 있

다. 교내 구성원들이 내게 기회를 준다면 개

교하는 심정으로 우리대학 마음 브랜드를 전

파할 것이다. 학내 문제를 해결하고 정신개

벽에 앞장서겠다. 나를 믿고 심부름 시켜주

길 바란다 고 밝혔다.

이성전 후보는 수도권 선호 성향과 대학

환경의 지속적인 변화는 대학이 직시해야할

현실이다. 우리대학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위기를 맞았다.하지만 이 위기를 기회로, 약

점을 강점으로 바꾸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나는 교단, 원광 법인, 원광학원 모두의 의견

을 수렴하는 데 앞장서서 우리대학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겠다 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교수 및 교직원들의 평가표, 15인 평

가위원회 평가 자료는 원광학원 이사회로 전

달되며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오는 21일 원광

학원 이사회에서 차기 총장을 추천하게 된다.

이후 원광 법인에서는, 원광학원 이사회 결정

을 고려해 원불교 인사위원회에서 제12대 총

장 선임자를 최종 승인한다. 원광 법인 측은

최종 승인 일정은 내달 초로 예상된다 고 밝

혔다. 김정철 기자 [email protected]

제12대 총장 선임을 위한 총장후보자 공개토론회 열려

2014가람시조아카데미

이지엽 교수 첫 연사로 나서

고시조와 현대시조 강연

지난달 29일 숭산기념관에서 2014 가람시

조아카데미 첫 강좌가 열렸다. 익산 문화재

단이 주최하고 인문학연구소가 주관한 본 강

좌는 가람 이병기 선생의 문학과 사상을 널

리 알리고 그 문학적 성과물을 확산시키기

위해 시행됐다.

이번 강좌에는 이지엽 교수(경기대)가 연

사로 나서 고시조와 현대시조 에 대해 강연

했다. 주로 시조의 형식구조와 사설시조의

미학에 대해 설명했다.

본 강좌는 일반 시민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언제나 참여 가능하다.

지난달 29일을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1시 50분까지 총 7번에 걸쳐 진행

될 예정이다.

강좌에 참석한 유정화 씨(대학원 문예창작

학과 석사과정)는 평소 시조는 답답한 장르

라고 여겼다.이번 강좌를 통해 시조가 꼭 나

이 많은 사람들만 쓰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

이 들었다 며 평소 시를 쓰며 운율이나 감

각이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다른 장르인 시조

를 응용하면 좋겠다 고 말했다.

한편, 다음 강좌는 오는 5일 진행되며 강

연호 교수(문예창작학과)가 전통 서정의 수

용과 현대시조의 위상 를 주제로 강연할 예

정이다.

강신지 기자 [email protected]

한중관계연구원,국제학술회의 개최

지난달 28일 우리대학 한중관계연구원이

주최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중미관계의 변화

와 한국의 선택 을 주제로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학술회의는 제1부 추궈홍 주한중국대

사의 향후 중한관계의 전망 을 주제로 하는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2부에서는 미국 외교정

책포커스 존 페퍼(John Feffer) 소장과 베이징

대학 장칭민 교수가 각각 미국의 중국 정책

과 중국의 미국 정책에 대해 발표했다.

또한 3부에서는 한중관계연구원장을 겸임

하고 있는 우리대학 정세현 총장이 사회자로

나서 한국의 선택 을 중심으로 회의를 진행

했다. 문정인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과)는

중국과 미국 관계에서 한국의 선택 을 주제

로 발표하고, 이에 각 대학 전문가들은 한국

이 어떠한 선택을 해야할지 토론을 진행했다.

정세현 원장은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깊

이 연구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대해 연구하지 않을 수 없음을 실감했다 며

한중관계가 이미 중미관계의 변화로부터 너

무도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고 밝히

며 학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주관하는 우리

대학 한중관계연구원은 중국문제 특성화

대학을 지향하는 발전 전략에 따라 2013년 3

월에 개원해 바람직한 한중관계와 양국의

공동발전을 위한 실질적 방안 연구 를 수행

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세계 최초로

연구중심형 공자학원을 개원함에 따라 한

중관계연구원은 중국의 파트너 대학과 함께

활발한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최규상 기자 [email protected]

3보도 제1257호2014년 11월 3일(월)

오는 12일 독서 골든벨 개최

오는 12일 오후 5시 중앙도서관 복

합문화공간에서 독서 골든벨을 개최

한다. 대상이 되는 도서는 레프 톨스

토이의『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토

마스 쿤의『과학혁명의 구조』다. 자

세한 사항은 글쓰기 센터 (063-850-71

32)로 문의하면 된다.

신용벌 주간 브리핑

오는 18일까지 도의실천인증제 접수

오는 18일까지 2014학년도 도의실

천인증제 접수 기간이다. 신청을 원

하는 학생은 도의실천인증 신청서, 성

적증명서, 해당항목 증빙서류, 사진1

매를 구비해 도덕교육원에 방문 접수

하면 된다.

7일까지 동계 방학 어학프로그램 신청 기간

오는 7일까지 동계 방학 어학프로

그램(토익사관학교, 영어말하기사관

학교) 모집 신청 기간이다. 자세한 사

항은 취업지원팀(063-850-5319)으로

문의하면 된다. 중국어사관학교는 본

교 중국사업팀(063-850-5063)에서 별

도로 진행한다.

오는 6일 심리특강 진행

오는 6일 학생상담센터에서 심리특

강을 진행한다.참여를 희망하는 학생

은 웹정보서비스에서 신청하면 된다.

또한 현장접수도 가능하다.

3일까지 동계(단기) GHRe프로그램 접수

3일 10시에 동계(단기) GHRe프로그

램의 신청을 마감한다. 신청자격은 전

적학기 평균평점이 3.0이상이어야 하

고 연수 종료 후 다음 학기에 재학생

신분을 유지해야 한다. 신청방법은 웹

정보서비스에서 접수 후 국제교류팀

으로 신청서를 양식기준에 맞춰서 제

출해야 한다.

어깨동무 프로그램, 17개 스터디 그룹 선정

지난달 23일 어깨동무(Peer Assistet Learn

ing:PAL) 프로그램의 스터디그룹 선정결과가

나왔다. 어깨동무 프로그램은 학습자 주도형

역량 프로그램으로, 전공 및 기초학습을 하

는 스터디 그룹을 지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

다.

이번 프로그램은 CK-1사업의 일환으로 후

마니타스 칼리지가 주최했다. 지난달 13일부

터 17일까지 우리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청 받았다. 올해 첫 시행되는 어깨동무 프

로그램에는 총 52개 그룹이 지원했고 약 3:1

의 경쟁률을 통해 17개의 그룹이 선정됐다.

선정방식은 참가를 희망하는 신청서를 통해

학습스터디 활동계획성을 보고 학습내용구

성과 스터디운영방식을 포함해 학습전략 구

성, 학습목적의 명확성, 현실가능성 등을 평

가했다. 선정된 그룹은 활동지원금 150만원

을 받게 된다.

우리대학 어깨동무 프로그램은 타 스터디

프로그램과는 차별성을 띤다. 타 스터디 프

로그램은 자율적인 학습만을 지향한다면 우

리대학 어깨동무 프로그램은 학습 컨설팅도

함께 해주고 있다.

차승봉 연구교수(후마니타스 칼리지)는

어깨동무프로그램은 자신이 공부하는 방법

을 찾고 교수에게 코칭을 받는 방식으로 진

행된다. 학생들이 성실하게 참여해 스스로

탐구하고 개인 능력을 기르길 바란다 고 말

했다.

신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총동문회, 원광가족 한마음 힐링 축제 개최

교수, 교직원, 학생, 동문 참석으로 화합의 장 마련

총동문회가 주관한 2014 원광가족 한마음

힐링축제 가 지난달 25일 부안 변산반도 마

실길에서 진행됐다.

이번 힐링축제에는 금기창 총동문회장과

이성전 교학부총장을 비롯한 교직원 및 보직

교수, 동문가족, 총학생회, 일반학생 및 중국

인 유학생 3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서울 경기,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동문들은 3시간 동안 마실길을 걸으며 동문

들간의 우의를 다졌다. 마실길을 걷는 동안

하섬과 채석강의 역사를 설명하는 가이드 해

설도 함께 했다. 또 기념사진 촬영과 1천1백

만 원의 푸짐한 경품을 놓고 행운권 추첨 등

다양한 행사도 가졌다.

축제에 참여한 고현규 동문(건축공학과 79

학번)은 원광가족 한마음 힐링 축제는 오래

전부터 총동문회 주관으로 해마다 진행하는

행사로 동문간 화합을 위해 참석했다 며 이

전에는 산으로 많이 다녔는데 최근 트렌드에

맞춰 둘레길, 올레길로 간다. 동문 및 교직

원, 재학생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화합을 더

하는 장이였다. 총동문회는 학교의 주인인

학생을 위해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최규상 기자 [email protected]

청년 창업, 일찍 경험할수록 좋아

지난달 15일 학생회관대강당에서 청년창업로드쇼 W 가개최됐다.창업경진대회시상식 기념 촬영샷.

청년창업로드쇼 W 개최

토크콘서트, CEO강연 진행

청년창업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기획된

청년창업로드쇼 W 가 지난달 15일 학생회

관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우리대학 창업지원

단에서 주최 주관한 이번 행사는 2시부터 5

시까지 3시간 동안 이뤄졌으며 레이저 북

쇼, 축사, 창업경진대회 발표, 청년창업 CEO

토크콘서트, 청년창업 성공 CEO 강연, 초청

가수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또한 학생회관

대강당 로비에 6개 부스를 설치해 창업 초기

기업, 예비창업자들의 제품을 전시됐다.

창업경진대회 발표에는 고남욱 대추나무

사람걸렸네 대표(생명과학부), 김상찬 버

블레서피 대표(약학과), 김아영 허브러브

대표(한약학과) 등 세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

별로 각자의 아이템을 선보이며 프레젠테이

션을 진행했고 김아영 대표가 대상을 차지해

상금 200만 원을 수여받았다.

청년창업 CEO 토크콘서트 에는 박세상

대표(아이엠궁), 양준철 대표(온오프믹스),

유석종 대표(재미어트), 이상목 대표(탑네트

워크)가 참석해 각자의 창업 경험담을 나눴

다. 그들은 계약서를 쓸 때는 여러 번 확인

해라 , 지금은 100세 시대인데 은퇴 후에 창

업하면 늦는다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청년창업 성공 CEO 강연 에는 양준철 대

표(온오프믹스)가 연사로 나셨다.그는 나는

중학생 때 처음 창업을 했으며, 실패 후 고등

학생 때 다시 창업의 길에 발을 디뎠다.하지

만 또 다시 실패하고 고등학생 졸업 후 취직

을 했다. 동시에 사이버대학을 다니며 학업

을 병행했는데 직장 생활은 나와 맞지 않았

다. 결국 직장을 그만뒀고 다시 창업의 길로

들어서 지금의 온오프믹스 를 일으켰다 며

우리 사회에서 창업은 어렵고 무모한 행위

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실상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창업이 두렵다면 창업을 시도하는

사람을 도와 간접적으로 체험해보기를 권한

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할 값진 경험들을 몸

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고 말했다.

CEO 강연 이후 행운권 추첨이 이어졌다.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자전거가 상품으로 전

달됐으며 초청 밴드 장미여관 의 공연으로

행사의 막을 내렸다.

김정철 기자 [email protected]

RIS사업단 중국 광동성 보건식품 항업협회와 MOU

지난달 2일 익산시 국가 식품클러스터 홍

보관에서 우리대학 RIS사업단(Regional Inno

vation System, 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이 중

국 광동성 보건 식품 향업협회와 익산 국가

식품클러스터의 발전을 위해 MOU를 체결했

다. 이 행사에는 광동성 식품협회 펑 핑 회

장, 우리 대학 RIS사업단 박성훈 단장, 박경

철 익산시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

뤘다.

이번 MOU의 취지는 익산소재 중소기업의

기능성 식품 시장을 개척한다는 데 있다. 사

업단은 현재 국외 시장 확보를 위해 베트남,

일본, 중국 시장 등에 진출 중이다

박성훈 RIS 사업단 단장(영상의학과 교수)

은 우리대학 RIS가 국가 식품클러스터, 광

동성 식품협회의 교류를 넘어 한중간의 교류

에 기여 했으면 한다 며 농림축산식품부,

전라북도와 익산시 덕분에 MOU 자리를 만

들 수 있었다 고 감사를 전했다.

정부가 식품산업의 발전을 위해 익산시에

익산 국가 식품클러스터 를 조성하고 있다.

2015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서울 여의도와 비

슷한 면적으로 식품 관련 기업, 연구소, 학교

정부기관 등이 조성된다.

이에 호응해 우리대학 RIS 사업단은 익산

시의 기능성 식품 중소기업의 지원에 힘쓸

예정이다. 사업단에서는 바이오 영상기술 및

첨단 융합기술을 접목해 식품, 천연물 등에

포함된 유용한 기능을 연구하며 지역의 특성

과 여건의 맞는 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마케팅지원, 애로사항 해결, 인력양성,

HACCP 인증 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사업으

로 익산 국가 식품클러스터의 직접적인 수혜

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식품기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보조해준다.

한편 광동성 식품협회는 중국 정부의 인가

를 받은 비영리 법인으로 광동성 내 건강식

품, 유기농 식품, 녹색 식품, 의약, 의료 기기

등에 종사하는 업체 및 기관으로 이뤄져 있

다.

이주환 기자 [email protected]

제95회 전국체육대회 출정식 거행

문화체육관에서 우리대학 선수단 130여 명 참여

배드민턴, 레슬링 등에서 은메달 소식 전해와

지난달 21일 우리대학 문화체육관에서 제9

5회 전국체육대회 참가 선수 출정식이 열렸

다. 단장과 임원, 선수 총 130여 명이 참석한

이번 출정식에서 우리대학 정세현 총장은 선

수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종목별로 격려금을

전달했다.

우리대학 선수들은 럭비, 레슬링, 배드민

턴, 볼링, 세팍타크로, 소프트볼(여자), 야

구, 테니스(여자), 핸드볼 총 9개 종목에 출

전했다. 선수들은 출전을 위해 10월 초부터

전지훈련에 참여하는 등 준비에 매진해 왔

다.

정종선 팀장(체육실 운영관리팀)은 전국체

육대회에 많은 선수들을 출전시킨 것에 대해

육성종목을 관리하고 선수들을 지원하는 일

에 자부심을 느낀다 며 소감을 전했다.

전국체육대회는 대한체육회에서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

하는 대회로 매년 개최되는 전국적 규모의 종

합 경기 대회이다. 올해는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제주종합경기장 등 제주도의 74개 경

기장에서 이뤄졌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28일 길현철 씨(체육

교육과 3년)와 배권영 씨(체육교육과 2년)가

배드민턴 남자대학부 개인복식에서 은메달

을 획득했다. 30일에는 박진배 씨(체육교육

과 3년)가 레슬링 자유형 65kg급에서 은메달

을 획득했다.

조윤지 기자 [email protected]

입주기업 (주)리퓨터 ,

공공기관으로 판매망 구축

호남권 최초로 조달청에 등록돼

호남 최초로 우리대학 창업보육센터 입주

기업 전진융복합협동조합 의 (주)리퓨터

가 지난 9월 19일 조달청에 데스크톱 컴퓨터

3종을 등록했다. 공공기관으로의 판매망을

구축한 셈이다.

기업이 공공기관에 물자를 판매하기 위해

서는 조달청에 등록되어야 한다. 컴퓨터 제

조 판매 부문으로 조달청에 등록된 기업은

전진융복합협동조합 을 포함해 총 29개다.

시장 규모는 전국 기준 4천700억 원 가량이

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이 수도권에 편중되

어 있다. 실제로 29개 중 27개 기업이 서울

경기 인천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기업들이

전국 공공기관에 컴퓨터를 보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비춰봤을 때 전라북도 기업

(주)리퓨터 데스크톱 컴퓨터가 조달청에 등

록된 것은 의미가 크다. 도내 기업이 시장을

확보해 매출을 올리고 기업이 성장하게 되면

전북지역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지역발전

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리퓨터 이승훈 팀장은 전라북도는

컴퓨터 제조 판매 부문에서 200억 원의 시장

규모를 갖췄다. 우리 회사는 이 중 100억 원,

즉 전라북도 시장의 절반 이상을 목표로 하

고 있다 며 목표가 달성될 경우 30여 개 일

자리가 확보될 수 있다. 도내 중견기업 이상

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원광대학교 구성원과

교내 학생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고

밝혔다.

김정철 기자 [email protected]

허브앤조이(HAJ) 네오지오 팀

창업경진대회에서 입상<KC-Startup festival>

우리대학 창업동아리 두 팀이 지난달 15일

부터 17일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C-

Startup festival 창업경진대회에서 입상했

다. 교육부가 주최한 이번 창업경진대회는

전국 100여 팀이 출전해 역량을 겨뤘다.

우리대학에서는 HAJ (허브앤조이), 네

오지오 창업동아리가 참가했다. 임경민(한

약학과 3년), 강윤미(한약학과 3년), 김정우

씨(한약학과 3년)와 김민수 씨(기계자동차공

학부 4년)로 구성된 HAJ 동아리는 한침

이 , 정훈진 씨(기계자동차공학부 4학년)가

팀장으로 있는 네오지오 동아리는 3D 프린

터를 활용한 고객 맞춤형 샌들과 유아 교구

로 대회에 출전했으며 각각 한국연구재단 이

사장상(장려상, 종합 5위)과 우수보고서상을

차지했다. 이로써 HAJ 동아리는 상금 100만

원이, 네오지오 동아리에는 시제품 제작비용

10만 원이 지급됐다.

한침이 는 HAJ 동아리에서 직접 제작한

상품으로서 생분해성 약물이 탑재된 침을 체

내에 시술할 때 침 효과와 약물 효과를 동시

에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KC-Startup festival은 지난해 다른 명칭으

로 개최됐으며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교육

적인 성격이 강화됐다.

김정철 기자 [email protected]

2014년 11월 3일(월)4 사람제1257호

4년의 총장 재임 기간, 전속력으로 달려와

우리대학은 이제 재도약의 기틀 갖춰

4대 특성화 사업은 더 일찍 시작했어야

<원대신문>에서는 창간 58주년을 맞아 정세현 총장을 만나봤습니다. 지난 2010년 1

2월 우리대학 총장으로 취임한 이후 4년간 총장직을 수행해 온 정세현 총장으로부터

이임을 앞둔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편집자

정세현 총장과인터뷰하는본지 기자들.우로부터 강신지 편집장 김정철 부편집장,좌로부터 양수호기자 권정훈기자.

지난 2010년 12월 총장으로 취임해 어느덧

4년의 재임기간이 다 돼 가는데요.총장직 이

임을 앞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10년 말 원광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하자

마자 이듬해 8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

정됐습니다. 이를 극복하고자 고통스럽고 분

주한 1년을 보냈죠. 먼저 입학정원의 10%를

감축했습니다. 11개 학과를 통폐합하는 것에

대한 교내 구성원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했

죠. 다른 지표들이 정책 조절을 통해 가능했

던 것에 반해 취업률을 높이는 것은 지표를

향상시키는 데 있어 결정적 관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취업률을 제고시키기 위해서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을 이뤄냈고 취업률 전국 2

위라는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그 결과 본교의 모든 평가지표들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고 1년 만에 재정지원제한

대학을 탈피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2013년에

는 교육부의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금 46억

원을 수주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에는 정부

재정지원사업 5관왕을 달성해 향후 5년 간

호남권 사립대학 중 최대 지원금인 441억 원

을 확보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4년 간의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이제야 순풍을 만나 도약할 수 있

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

다. 지난 2011년 말 우리대학이 위기에 처한

이후 교직원과 학생들이 가졌던 긴장감을 유

지시킬 수만 있다면 수도권에 위치한 대규모

의 대학에 결코 뒤처지지 않을 잠재력을 가

지고 있다고 봅니다. 지난 경험을 잊지 않는

다면 지방명문사학이 아니라 한국명문사학

으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총장으로 취임한 후 이듬해 5월 <원대신

문> 1160호(개교기념호) 인터뷰에서 가장 먼

저 이루고자 하는 일로 외형과 내실 간의 격

차를 줄이는 것 을 꼽았는데요.어느 정도 성

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는지요?

우리대학은 규모 면에서 전국 20위권에 있

지만 각종 외부평가에서 규모나 명성에 걸

맞는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외형과 내실 간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

했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가 재임하는 동

안에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는 커다란

장벽을 뛰어 넘느라고 모든 역량을 일단 거

기에 올인하는 바람에 내실화의 목표가 달성

이 다소 지연됐습니다. 그러나 학과통폐합과

정원감축을 통해 입학경쟁력을 강화시켰죠.

교수님들의 연구력이 꾸준히 향상됐고 외부

연구비 수주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수년 내에 우리대학에 내실화

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대학은 위기를 극복한 이후 여러 사업

에 선정되면서 재도약의 기틀을 잡아가고 있

습니다. 현재 국내대학 중 원광대학교의 위

상은 어느 정도라고 보시나요?

과거 우리대학은 교육부의 엄격한 평가지

표에 대비하지 못해 2011년 가을 정부재정지

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되는 아픔을 겪었습니

다. 그로 인해 2년 간 정부의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도 선정되지 못했죠. 그러나 교내 전

구성원의 노력으로 1년 만에 위기를 탈피하

고 2013년에는교육역량강화사업에 선정됐습

니다. 이는 우리대학이 스스로 위기를 극복

했다는 점과 교육부의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2014년에는 더 많은 쾌

거를 이뤘습니다.첫번째로 영 호남권에서는

유일하게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창업선

도대학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2년 동안

최대 50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았습니다. 창

업과 취업에 많은 지원을 할 수 있게 됐죠.

두 번째로는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

사업에 선정돼 3년 간 약 150억 원의 사업비

를 지원받게 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지역 산

업을 이끌어 갈 최고의 창조인재를 양성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세 번째로 지방대학특성

화사업(CK-1)에 호남 제주권역 사립대 1위

로 선정돼 5년 간 190억 원을 지원받게 됐습

니다. 이를 통해 우리대학의 전략적 특성화

학과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최근

수주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대학은

호남권 사립대학 중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

다고 말해도 될 만큼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4대 특성화 중 의 생명 특성화, 그린에너

지 특성화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

으로 미진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성과를 내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씀해주세

요.

의 생명 특성화와 그린에너지 특성화는 지

방대학특성화사업(CK-1)에서 그 결과를 충

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에는 최종

선정된 5개의 특성화사업단이 존재하는데

대학 자율 유형 과 국가 지원 유형 에 각

각 안심안전 농 식품산업 인력양성 특성화

사업단 과 NT-BT 기반 바이오/식품 소재

유효성 평가 융합 인력양성 특성화 사업단

이 선정돼 지원을 받게 됩니다.우리대학 의

생명 특성화 및 전략적 지원 분야의 장대한

발전의 첫 발을 디딘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Eco-Green 건설기술 창의전문인재 양성

특성화 사업단 도 연 7억 원씩 5년 간 지원을

받게 돼 공과대학의 발전은 물론 그린에너지

특성화 분야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그

동안 특성화를 위한 인프라는 전국 어느 대

학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구축돼 있었습니

다. 그러나 의 생명 특성화와 그린에너지 특

성화 분야는 미진하게 여겨졌죠. 이 분야는

정부재정지원사업에 힘입어 조만간 가시적

인 성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사업 수행기간 동안 익산식품클러스터 및

전북혁신도시 입주 식품분야 공기업과의 긴

밀한 유대를 통해 한층 더 성숙한 성과를 내

리라 기대합니다. 그린에너지 사업도 공과대

학이 주체가 돼 미래 성장 동력으로 계속 역

량을 집중하다 보면 빠른 시일 내에 자리를

잡을 것입니다.

우리대학은 재정건전성 확보 문제와 관련

한 난제를 안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해결책

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입학자원 감소에 따라 교육부는 재정지원

을 조건으로 모든 대학에 입학정원 감축과

학문단위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

리대학도 과거 10%의 정원감축과 더불어 앞

으로도 4%의 추가 감축이 진행될 예정입니

다. 따라서 다른 모든 대학들처럼 우리대학

도 등록금 감소에 따른 긴축 재정 운용의 어

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1년 간 대학부속

병원에 대한 경영진단 컨설팅을 실시했습니

다. 대학병원 사업구조 최적화와 함께 의

치 한 10개 병원을 8개로 내실화했습니다.

특히 전문 컨설팅업체의 평가를 통해 의

치 한의학과 학생들에 대한 임상실습 교육원

가의 기준이 새롭게 설정됐습니다. 교육실습

을 담당하는 임상교원의 급여에 대한 학교와

병원 간의 분담 기준을 현실에 맞게 재조정

함으로써 학교의 재정적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게 됐습니다. 2014학년도 회계가 시작되

는 3월부터 현재까지 8개 대학부속병원의 적

극적인 협조 하에 임상교원 인건비 전출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총장 재임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는다면 어떤 것인지요? 또한 의도했던 숙

원사업 중 이루지 못한 것이 남았다면 무엇

인가요?

대부분의 사립대학은 재정적으로 불안정

한 상태입니다. 수익을 목적으로 학교를 설

립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장으로 임기를 시작하기 전 우리대학이 상

대적으로 튼튼한 재단을 갖추고 있다고 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와보니 재정적으로

튼튼한 대학은 아니었습니다. 근근히 버티는

셈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재정지원 제한

대학 선정이 매우 당황스러웠고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총

장은 총 책임을 진다는 뜻입니다. 총 책임자

로서 이 일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 많은 고

민을 했고 그 방편 중 하나로 11개 학과를 통

폐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못 다 이룬 숙원사업으로는 4대 특성화 사

업을 늦게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우리대학이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에선정되

지 않았다면 지난 2011년부터 4대 특성화 사

업을 시작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문제를 해

결하는 데 시간을 보내고 지난해부터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지난해 발대식을 한 후 1년 7개월 만에 총

장 임기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80세에 아들

을 낳고 떠나는 기분이네요. 4대 특성화 사업

은 2020년까지 학교가 추진해야할 비전입니

다. 형식적으로 진행할 것인지, 예산이나 제

도적인 면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성과를

낼 것인지는 차기 리더십의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대신문>이 올해로 창간 58주년을 맞아

11월 3일자로 1257호를 발간합니다. 대학언

론기관으로서 <원대신문>의 역할에 대한 조

언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학신문이 예산부족에 학생들의 무관심

까지 겹쳐 위상이 축소돼 위기에 직면해 있

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자부심을 가지기

바랍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는 말이 있

듯이 칼로 사람의 행동은 막을 수 있지만 마

음은 움직일 수 없다고 합니다.좋은 글이 세

상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죠.

지금이야말로 위기에 놓인 우리대학을 바로

세워 비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관심한 학

생과 구성원들을 일깨울 수 있는 기폭제 역

할을 <원대신문>이 할 수 있습니다.

이제 12월에 총장직 이임을 앞두고 있는

데, 이후의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휴식 기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총장직을 맡은 이후 4년 동안 짐

을 가득 싣고 전 속력으로 달려왔습니다. 이

제 잠시 휴게소에 머물고 싶네요. 쉬는 동안

에는 국내나 해외여행을 다니고 싶습니다.

그러나 통일이나 외교 문제는 놓지 않고

언론 인터뷰나 강연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지금보다는 여유로운 상태에서 가능하겠죠.

그 밖에도 기회가 된다면 원광대학교 총장으

로 재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교육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제12대 차기 총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학령인구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습니다. 현

재 전라북도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8%에

해당하며 그 중에서도 익산시는 인구 30만

명이 거주하는 소규모 도시입니다. 우리대학

이 호남 제일의 사학으로 전통과 명성을 유

지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

임을 직시해야 합니다. 향후 10년 이내에 현

재 대학입학정원 56만 명의 30%에 해당하는

16만 명이 감소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1천6백

명의 입학정원을 가진 대학 1백 개 정도가 사

라지게 됩니다.이렇게 심각한 상황에서 제12

대 차기 총장은 우리대학의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입학경

쟁력은 물론 조직의 슬림화와 재정운용의 효

율성 극대화, 교육서비스 개선, 위기의식에

대한 구성원 간의 공유와 일치단결을 위한

노력들이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또한

앞으로 예정된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

모델에 더욱 더 많은 노력과 지속적인 관리

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사주경

계(四周警戒)하는 자세로 대학을 운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가 총장으로 있을 때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많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전체 구성원들에 대

한 당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특히 학생들

의 미래 설계를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향후 10년 간 우리에

게 닥칠 교육환경의 위기를 극복하고 원광대

학교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

특히 교직원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와 동

참이 절실합니다.

학생들의 경우 원광인이라는 자부심을 갖

고 각자의 전공에 따라 미래를 차근차근 설

계해야 합니다.다행히 향후 5년 간 정부재정

지원사업을 비교적 넉넉히 수주했습니다. 덕

분에 재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인문학적 소

양교육과 현장실습위주의 전공교육은 물론

취업과 창업에 이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

원받을 수 있습니다. 교육의 수혜자인 우리

대학 학생들이 미래의 주역이 되고자 하는

적극적인 사고를 가지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강신지 기자 [email protected]

제11대 정세현 총장 특별 인터뷰

5기획 제1257호2014년 11월 3일(월)

대나무숲에서 나의 고독을 외치다

대학가 SNS 페이지 열풍

담양대숲의대나무들 <출처:담양군청>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페이지,

대학생들의 교집합이 되다

복학했는데 정말 외롭네요. 같이 크리스

마스 보낼 좋은 짝이 있을까요?

중앙도서관 열람실 회색 과잠 입은 여학

우, 혹시 남자친구 있나요?

OO 대학 독서실입니다. 공부할 때 떠들

지 말고 조용히 좀 합시다!

우리대학 내 SNS 페이지에 올라온 게시물

들이다. 공통점은 모두 익명 이라는 것이

다. 최근 대학가에서는 대나무숲 , 대신 전

해 드립니다 와 같은 익명성을 보장해주는

SNS페이지(이하 대나무숲 페이지 )가 인기

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

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서울과학기술대, 단국대, 동국대, 서울여대,

숙명여대, 동덕여대 등 서울에 있는 대부분

학교에 앞서 말한 대나무숲이 존재한다.

그 외 조선대, 배재대, 충북대, 경북대, 부

산대 등 지방에 위치한 대학에도 SNS페이지

가 활발히 운영 중이다. 적게는 수천, 많게는

수만 명의 구성원이 모이는 대학에는 대부분

SNS페이지가 존재한다.

대나무숲 같은 SNS 페이지 관리자는 보통

해당 대학 내의 재학생이다. 또한 제보자들

로부터 접수된 사연은 페이지 관리자의 주관

에 따라 사전검열 후 페이지에 게시된다.

SNS 서비스에는 수천, 수만 명에 이르는

이용자가 있다. 그에 따른 영향력도 무시하

지 못한다. 본지 기자의 경험에 따르면 지난

학기에 학과 동기들의 대화 주제 대부분이

SNS페이지에 대한 것이었다.

어쩌면 우리는 취업, 스펙에 갇혀 경쟁 사

회 속에서 표류하며 느끼는 감정을 익명이

보장된 공간에서 같은 학교 학생들과 나누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SNS페이지 열풍,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SNS 페이지는 대나무숲 설화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이설화(驢耳說話)라고

도 불리는 신라 경문왕의 귀설화 는 두건장

이가 임금님 귀에 대한 비밀을 털어놓는 대

나무숲에 관련된 이야기다.

대나무숲과 같은 SNS 페이지의 시초는

출판사x 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트위터

계정이다. 2012년 9월 12일 익명의 한 출판사

직원이 사장의 차명 재산을 비롯한 회사의

부조리를 공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출판업계를 중심으로 소문이 퍼지자 출판사

는 직원 단속에 나섰고 결국 사장이 직원들

을 소집했다 는 글을 끝으로 출판사X계정은

사라지게 됐다. 이후 출판사X를 기리기 위해

최초의 대나무 숲인 출판사 옆 대나무 숲

이 생겨났다. 계정이 만들어진 지 5시간 만에

4백 여 개의 글이 게시됐고 1주일도 되지 않

아 3천 400명이 넘는 팔로워가 생겼으며 2천

개에 달하는 글이 익명의 사용자들에 의해

작성됐다. 이어서 방송사 옆 대나무숲 , 시

댁 옆 대나무숲 , 촬영장 옆 대나무숲 , 광

고회사 옆 대나무숲 과 같은 SNS 페이지들

이 속속 등장했다.

이러한 영향은 대학가에도 번지기 시작했

다. 이는 스마트폰이 도입된 후 트위터와 페

이스북이 대세가 된 시기와 교차한다. 서울

대에서 시작된 대나무숲은 전국 각지로 확산

됐다. 이들은 교명에 대나무숲만 붙인 형태

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대신 전해 드립니

다 , 학교 상징물의 이름을 사용하는 등 다

양한 형태로 파생됐다.

우리대학의 경우 봉황탑 , 수덕호 가

SNS 열풍 초기에 생겨났으며 원광대 대신

말해 드립니다 , 원광대 드루와 가 뒤이어

만들어졌다. 대나무숲, 대신 전해 드립니

다 와 같은 SNS 페이지는 관리자가 수업이

없을 때 틈틈이 게시물을 올리고 매년 운영

자를 바꾸는 등의 방식으로 운영된다.

익명을 요구한 수덕호 계정의 관리자는

아무래도 익명이 보장되니 학우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 같다. 수덕호는 우리대학 학우들

을 대상으로 하는 계정이다 보니 주변 지인

들에게도 관리자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고 말했다.

이들 페이지는 적게는 1천 명 이상의 페이

스북 친구를 맺고 있으며 특히 원광대 드루

와의 경우 6천 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보유하

고 있다.

대나무숲에 울려 퍼지는 청춘의 고뇌

SNS를 자주 이용한다고 밝힌 여준서 씨

(국어국문학과 1년)는 하루에 4시간 정도 페

이스북을 이용하는 편이며 하루에 3~4개의

글을 게시한다 며 SNS 페이지는 현실에서

차마 할 수 없는 말을 전해주는 소통의 역할

을 충실히 한다 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소통이 활발해진 요즘이지만

그만큼 말 한마디에서 오는 책임감이 무겁

다. 내면에 축적된 말들을 익명으로 말할 수

있는 것. 그로 인해 SNS 페이지가 존재할 것

이고 대나무숲과 같이 비유할 수 있을 것이

다.

이만제 교수(행정언론학부)는 대나무숲

같은 SNS 페이지는 사회적인 현상이기보다

는 하나의 문화로 보여 진다 며 SNS라는 공

간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는 점은 바람직한 방향

이지만, 우리 사회가 익명으로 무언가를 전

달하게끔하는 편견을 조장하고 있지는 않나

우려된다 고 말했다.

우리들의 문화,변질되지 않게 주의해야

SNS 페이지는 과도기적 단계에 봉착했다.

현재 SNS 페이지에 게시되는 글들이 다양성

결여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당장 우리대학

내에서 운영되는 SNS 페이지들만 봐도 이성

에 대한 관심, 뒷담화, 장난글이 주류를 이룬

다. 이는 생성 초기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면

달라진 점을 찾기 힘들다. 종종 보이는 홍보

글과 서로에 대한 비방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만제 교수는 인간은 소통과 설득에 대

한 본능적 욕구를 가지고 있다 며 SNS페이

지는 대나무숲 등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만큼

가벼운 글을 배설하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고 말했다.

SNS의 가치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트위터, 페이스북의 경우 팔로워, 친

구 수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기도 한다. 트위

터는 과거에 비해 이용자수가 줄었지만 아직

도 많은 유명인들이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

고 있으며 작가나 연예인 혹은 책을 오마주

삼아 그들의 문장을 옮겨 싣는 봇(BOT) 페이

지도 다수 운영 중이다. 페이스북 역시 스포

츠, 문학, 철학,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

야에 대한 페이지가 존재한다. 명성이 높고

이용자가 많은 페이스북 페이지는 사설 도박

사이트 등에서 검은 뒷거래를 제안받기도 한

다. 이에 대해 수덕호 계정 관리자는 가끔

페이스북 메시지로 어려운 부탁이 오기도 하

고, 홍보를 해달라는 제보가 올 때도 있는데

도가 지나치게 되면 껄끄러운 경우가 생기기

도 한다 고 말했다.

어쩌면 외로울지 모르는 그대여, 만나서

이야기해요

지난 5월 20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전국

4년제 대학생 90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성

격과 건강상태에 따른 SNS이용 행태(대학생

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학생들

의 하루 평균 SNS 이용시간은 1.04시간이고

대학생들은 외향성과 정서불안 정도에 따라

SNS 이용시간에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높은 정서불안(낮은 정서안정감) 학생의

경우 하루 평균 SNS 이용시간은 1.44시간이

며 낮은 정서불안(높은 정서안정감) 의 경

우 0.83시간이었다.

대나무숲을 처음 접했을 때는 문화 혁명처

럼 느껴졌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SNS

는 활발한 반면에 막상 실생활의 대화는 부

족하다. 남녀노소 둘 혹은 그 이상이 모였을

때 스마트폰만 들여다본다는 이야기가 마냥

웃기지만은 않다. 우리는 어쩌면 늘 외로울

지도 모른다. 문득 SNS가 하루의 일부분이

됐다고 느껴진다면 누구든 만나 이야기해보

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양수호 기자 [email protected]

대학가 대신 전해드리는 대나무숲 페이지 열풍

당신은 지금 외로울지도 모릅니다.대학생들 사이에서 대나무숲 , 대신 전해 드립

니다 같은 SNS 페이지가 인기입니다. 이와 같이 외로움을 달래주는 SNS 열풍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편집자

2014년 11월 3일(월)6 문화제1257호

詩로여는세상

세상모든나무와풀과꽃은

그얼굴말고는다른얼굴이없는것처럼

늘그얼굴에그얼굴로살아가는것으로보인다

나는내얼굴을보지않아도

내얼굴이내얼굴이아닌때가많다는것을알고있다

꽃은어떤나비가와도그얼굴에그얼굴

나무는어떤새가앉아도그얼굴에그얼굴

어쩔때나는속없는얼굴을굴기도하고

때로는어떤과장된얼굴을만들기도한다

진짜내얼굴은껍질속에뼈처럼숨겨두기일쑤다

내가보기에세상모든길짐승, 날짐승, 물짐승도

그저별다른얼굴없다는듯

늘그렇고그런얼굴로씩씩하게살아가는데

나는, 아니래도그런것처럼, 그래도아닌것처럼

진짜내얼굴을하지않을때가많다

나는오늘도

쪼그리고앉아야만볼수있는꽃의얼굴과

아주오래아득해야만볼수있는나무의얼굴에눈독

을들이며

제얼굴로사는법을배우고있는중이다

얼굴안상학

내 얼굴은 껍질 속에 뼈처럼 숨겨두기 일쑤라는

구절에서 가슴이 뜨끔합니다. 얼굴이 마음이고 마

음이 얼굴이던 때가 언제였나요. 기억할수록 까마

득합니다. 세상의 모든 길짐승과 날짐승 그리고 물

짐승은 별 다른 얼굴이 없다는 듯 자신의 얼굴만으

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데, 유독 인간만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얼굴은 시선의 장소입니다. 타인을 보면서 동시

에 타인에게 보여지는 장소이지요. 그래서인지 인

간은 자신의 얼굴 속에 또 다른 얼굴을 종종 숨겨놓

습니다. 가면 속에 얼굴을 숨긴 사람과 얼굴 속에

가면을 숨긴 사람 중 누가 더 무서운 사람일까, 고

심하면서 말이지요.

사실 사람의 얼굴을 두고 가타부타하는 일은 허

망합니다.가면도 오래 묵으면 진짜 얼굴이 되기 때

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쪼그리

고 앉아야만 볼 수 있는 꽃의 얼굴과 아주 오래 아

득해야만 볼 수 있는 나무의 얼굴이, 오늘 아침 세

면대 앞 거울 속에서 보았던 민낯의 얼굴과 별반 다

르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김정배(시인,글쓰기 교수)

내 삶 속에 들어온 한 권의 책

사과와 화살을 든 큐피트

알랭 드 보통,『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청미래, 2007.

브론치노의 그

림 <비너스와 큐

피트>에서 큐피트

의 한 손에는 사과

가, 다른 손에는

화살이 들려있다.

사랑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주인공은

클로이란 여자에

게 반해 사귀는 단

계부터 헤어지는

단계까지 제목을 달았는데 크게 네 과정으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운명적인 만남에 빠지고, 사랑이 진행되면서 마

르크스주의적인 사랑을 하고,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낭

만적 테러리즘에 빠지고, 이별의 고통을 승화시키는 예

수 콤플렉스로 끝난다.

서로 전혀 몰랐던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것은 기적

에 가까운 일이다.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에 사

람들은 어떤 이유를 붙인다.주인공은 서로가 짝수 해의

자정 무렵에 태어났다는 우연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

어버린다. 사랑을 하는데 아무런 이유가 없다면 불안하

기 때문이다.그리고 사랑이 시작되고 어느 순간 상대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할 때 상대의 매력이 줄어드는 경험

을 하게 된다. 몽테뉴는 사랑에는 우리를 피해 달아나

는 것을 미친 듯이 쫓아가는 욕망 밖에 없다 고 말했다.

혼자 상대를 사랑하는 일은 쉽지만 정작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고 하면 보답해야 하는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

이다. 둘은 그 과정을 이겨내고 함께 사랑을 나누지만

운명 같은 사랑도 언젠가는 깨진다.그때를 흔히 우리는

권태기라고 부르고 사람들은 낭만적 테러리즘에 빠진

다.한 사람이 서운함을 느껴서 상대에게 관심을 가져달

라고 보채지만 정작 관심을 가져주면 의심을 하는 것이

다. 이 과정 속에서 두 사람은 사랑이 사실은 완벽한 것

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결국 둘 중 하나가 헤어짐을 통

보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실연을 당하게 된다. 그 사람

은 이별의 고통을 승화시키려고 예수 콤플렉스에 빠진

다. 슬픈 노래를 듣거나 술을 많이 마시면서 자신의 고

통이 특별한 것임을 자각하는 것이다.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들이다. 사랑에 들뜬 사람, 사랑에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 사랑 때문에 다투는 사람 모두가 결국 우

리들의 사는 이야기이다.

알랭 드 보통이 단순히 사랑 이야기만 철학적으로 풀

어 썼다면 공감하기 어려웠을 텐데 구체적인 이야기를

끌어들여서 재미있었다. 그들이 사랑하는 이야기를 지

켜보면서 나도 사랑에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심오하면서도 궁금증을 유

발하는 제목이다.평상시 사랑에 대해서 궁금했고 이 책

이 질문처럼 어떤 해답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필자는 마지막에 사랑에 대한 확실한 분석을 쓰려고

해도 분석에는 결함이 있다 고 말했다. 결국 사랑은 사

람과 사람이 만나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이지 누가 정의

내린다고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 같았다.

20대 여자에게 사랑을 믿느냐는 질문을 하면 예스 혹

은 노로 대답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은 대답을 강요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도 한 번 사랑에 빠져보라고 권유

하는 것 같다.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쌀쌀한 가을에 읽기 좋은 책이다.

김은영(문예창작학과 3년)

넌 영원히 내 눈 속의 사과야

구파도 감독,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012)리뷰

누구든 특별한 의미를 가진 사랑을 가슴 속에 하나쯤

품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만남은 대게 준비가 안 된 상

태에서 아주 은밀하게 다가오고 끝내 비극을 맞기 쉽다.

그 사랑은 한 번쯤 곱씹게 되는 기억으로 평생 마음 한

구석에 자리를 잡는다. 강연호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사랑니 빠진 곳을 혓바닥으로 가만가만 다독거리는

일 처럼 말이다.

영화에서 나도 그때 널 좋아했던 내가 좋아 라는 대

사가 나온다.이루어지지 않은 사랑도 아름답게 남는 이

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첫사랑의 첫 이 가진 의미에 있을 것이다.

대부분 처음이란 어떤 것의 시작을 의미한다. 첫 걸음

마, 첫 옹알이, 첫 입학 등 처음은 누구에게나 특별하다.

사랑도 이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동물만이 느끼는 가장

고차원의 감정을 처음 느껴보는 일은 그 어느 누구에게

나 크게 다가오는 일일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서툶 에 있을 것이다. 연애 소설을

많이 읽고 달달한 로맨스 영화와 드라마를 백 번, 천 번

본다 해도 그것은 단지 연애를 글로 배웠어요 라고 말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실전 경험이 없는 시도는 서툰 것이 당연하다.누군가

를 처음 좋아하며 연애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어쩔 줄

모르고 수줍어하는 우리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우리

는 서툴기에 그 시절을 회상하고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는 듯하다.

세 번째는 비극이다. 첫사랑이 결혼까지 이어졌다는

말은 잘 들어보지 못했다.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

생각엔 연애 할 시간이 없었거나 혹은 이성에 대해 관심

이 없거나 둘 중 하나에 속할 것이다. 이 외의 사람들은

모두 실패한 첫사랑의 비극을 맛본 사람들일 것이다.

마치 신의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처럼 말이다. 비극

이 왜 아름다울까? 신데렐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았습니다 보다는 신데렐라가 죽는 결말이 더 기억에 남

을 것이다. 그만큼 비극이 주는 충격은 강력하다. 그러

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것이고 영화나 드라

마, 소설의 소재로도 쓰일 수 있는 것이다.

영화 속 주인공 커텅은 션자이에게 이런 말을 한다.

평행세계를 믿어? 그 평행세계에선 우리 아마 함께 하

겠지?

네 번째는 미련이다.첫사랑은 후회의 연속이다.처음

겪어보는 감정 앞에서

서투른 대처는 인간을

바보로 만든다. 거기

다 첫사랑의 대부분은

이팔청춘때 이뤄지는

데, 이성적으로 성숙

하지 못한 나이에 한 판단들을 나중에 곱씹어보면 내

가 왜 그랬지 라는 후회를 하기 마련이다.

첫사랑은 이런 과정을 거쳐 아름다움으로 자리 잡는

듯하다.우리는 모두 그 때 그 시절, 첫사랑을 겪었고 또

아파했다.하지만 성숙해진 후에 보면 그 아픔은 아름다

움으로 남는 아이러니함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것들이 모두 허무하게 적용되는 것만

은 아니다.삶의 과정에 있어 모든 것에 의미가 있듯, 비

극의 첫사랑도 후에 다가올 사랑을 맞이하는 일종의 준

비 과정이다.

처음의 서툶과 비극과 미련이 있지만 이러한 아픔을

견뎌낸 자는 훗날 더욱 멋진 사랑을 할 수 있으리라 믿

는다.

최기주(철학과 2년)

7특집 제1257호2014년 11월 3일(월)

우리대학과 함께 하는 <원대신문>

김성근 총학생회장(경영학부 4년)

안녕하십니까. 원광대학교 제45대 총학생회장 김성근

입니다,

개교 68주년을 맞이한 원광대학교와 창간 58주년을

맞이한 원대신문에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1

946년 5월 14일 개교한 원광대학교의 68년 역사상 가장

의미있는 날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원광대학교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할 언론, 원대신문이 세상에 등

장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원대신문은 원광 학우들을 위한 소통의 통로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원광대학의 에너지를 하나로 묶

는데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 원광대학의 정책 및 각종

소식들이 구석구석 전달되었으며, 학교 내외에서 일어

나는 좋은 소식, 나쁜 소식들이 소개되어 학우들의 애환

을 함께 하게 하였습니다.원광신문이 창간 58주년을 맞

이하는 지금까지도 학우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이제 곧 차기년도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을 선출

하게 되는 선거기간입니다. 저는 다음 총학생회장과 부

총학생회장이 진실로 학교를 위해 일하기를, 학생들만

을 위하기를, 총학생회장으로서 빛나는 것이 아닌 학생

들의 대표로서 빛나는 멋진 대표자가 되기를 기원합니

다.

다시 한 번 원대신문 창간 5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 전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원대신문>창간 58주년을 축하합니다

<원대신문>, 봉황이여 개벽하라!

전병훈 학생복지처장(한의예과 교수)

우리 대학 신문 <원대신문>이 58세 생일을 맞이하였

다. 1956년 10월 20일 <원대학보>로 새로운 봉황이 탄생

한 것이다. 곧 회갑을 맞이할 나이가 되었으니 대단히

축하할 일이다. 혼란의 시기에 태어나 군사독재의 혹독

한 시련기를 거치고 민주화 과정을 통과하는 동안 우리

대학의 역사를 지키고 사회의 정론으로서 커다란 역할

을 하였다. <원대신문> 제작에 참여한 모든 분들의 피

땀 흘린 노고 덕분이다. 그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할 따

름이다. <원대신문>의 지면을 통하여 성장한 많은 분들

과 더불어 오늘날의 모습으로 성장한 원광대학교에서

<원대신문>은 자부심의 원천이었기에 더욱 소중하다.

그러나 지나온 과거가 자랑스러운 만큼 신선한 에너

지로 재충전해야 할 시점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만만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한국사회

는 커다란 변화를 요구하는 격랑의 물결에 직면해 있다.

인류문명사에 커다란 변곡점 한 가운데에서 우리도 그

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에 처해있다.

한국의 대학사회도 급격한 변화의 와중에 있다. 원광대

학교가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원광대학교의 심장과

머리를 지킨 <원대신문>도 성숙한 단계를 지나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되어야 할 때로 생각된다.

신문의 본질이야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회 구성원 간

의 생각과 의도, 욕구와 상호이해 등을 위한 중요한 의

견전달 통로로써 신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

는다.살아있는 모든 것은 서로 소통을 전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간사회에 소통의 도구로써 신문의 중요성

이야 새삼스럽게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그러나 과

학기술의 발달로 사회적 소통 도구인 미디어 환경이 많

이 변화고 있다.사회활동의 양상이 변화하고 새로운 정

보를 교환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굳이 디지

털을 말하지 않아도 가까운 미래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소통 채널이 나타날 것이다. 이미 나타나 작동하고 있

다.더불어 주변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

다. 대학의 살림살이가 어려운 만큼 신문제작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적은 예산, 학생기자 신분으로

제한된 시간 등은 현재의 모습을 지키기에도 숨이 가쁜

일일 것이다. 우리나라 많은 대학들의 언론매체가 사라

지고 있는 실정임에 그러한 모습이 더욱 안타깝다.하지

만 게임의 룰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퇴화하고 사라진다. 대학신문기자들의 신선한

열정과 넘치는 패기로 변화의 시대를 주도하는 <원대신

문>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원대신문>이여, 봉황의

기상으로 개벽하자!

축! 원광대학교 학보사 58주년

군산대 신문사 김지환 편집장(미디어문화학과 3년)

안녕하세요. 군산대학교 학보사 편집장 김지환입니

다. 우선 원광대학교 학보사의 5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더불어 현재 원광대학교 학보사를 이끌고 계

시는 기자여러분들에게도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군산대학교 학보사 기자들이 원광대학교 신문을 종종

읽고 있습니다. 원광대학교 학보사 기자들이 학우들에

게 교내 소식통과 유익한 정보, 소소한 재미를 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군

산대학교 학보사 기자들도 마찬가지로 많은 것을 느끼

며 배우고 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요즘 각 대학교의 학보사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

습니다.학보사에 대한 교내 학우들의 관심도 점점 줄어

들고 있고 지원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보사 기자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학보사

생활을 이어온 기자 여러분들의 노력을 많은 원광대학

교 학우 분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원광대학교 학보사는 앞으로도 60주년 70주년 계속

지속될 것입니다. 원광대학교 학보사 기자 여러분들도

현재의 학보사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빠른 소식통과 유

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조금 더 노력해 주셨으면 좋

겠습니다. 더불어 원광대학교 학우 여러분들도 학보사

에 대해 지속적이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더 좋은

원광대학교 학보사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원광대학교 학보사의 58주년을 축

하드리며 더욱 더 발전된 원광대학교 학보사를 기대하

겠습니다.

소통의 장이 되길 바라며

전북대 신문사 김도연 편집장(도시공학과 3년)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어느새 끝을 바라보고 있습니

다. 올해 우리는 많을 일을 통해 소통 이 얼마나 중요

한 것이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소통의 중

요성 은 불과 몇 년 전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과거 사회

가 형성되며 그 속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 필히 요구됐던

것이라 할 수 있죠. 가장 가까운 가족 혹은 친구와의 사

적인 대화부터 학교, 직장 등에서 이뤄지는 공적인 대화

까지 어디서나 소통이 필요합니다. 저도 학생기자로 활

동하며 늘 느꼈던 것이 소통의 중요성입니다.학내 혹은

지역사회 문제를 취재하다보면 상당수가 당사자 간의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대립한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단절의 고리는 어떻게 풀 수 있을까요? 저

는 언론, 신문이 조금이나마 소통의 연결고리가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기사 속에는 하나의 문제를 두고 각기

다른 입장들이 존재합니다. 칼럼을 통해 독자들은 서로

자신의 입장을 말할 수 있죠. 우리는 신문을 보며 주변

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다른 이들의 생각을 알게 됩

니다. 이러한 점에서 대학신문은 대학 내 구성원 간 소

통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원대신문은 지난 58년간 원

대인의 이야기를 담아왔습니다.그 과정 속에 원대 구성

원들은 원대신문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

고, 원대신문은 원대 속 소통의 장이 됐을 것입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

록 존재해온 원대신문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앞

으로도 원대신문이 구성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신문으

로서 굳건히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모두를 살리는 신문

대학교당 백형기 교감

우린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이러한 마음으로 대학생활을 하는 원광대 학생들, 여

러분은 뭐든 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단지 지금은 조

금 앞서거나 뒤서서 걷고 있을 뿐 우리는 어느 면으로나

성공할 수 있는 청춘들입니다. 이러한 젊은이들의 대변

자요, 원광대학교의 얼굴인 대학신문의 창간 58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수업이 종소리에 맞추어 시작되고 끝이 나지만 저는

계속 종이 울리기를 바랍니다. 지금을 사는 우리 모두

의 정신이 깨어나라고요! 정신개벽의 기치 아래 개교한

원광대학교가 아직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해서인지 우리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만남에 있어 마음으로 만나지 못

하고, 자기의 명예나 재력이나 권력으로 만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정신이 깨어있어 양심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사람은

남을 속이거나 업신여기지 않으며 남에게 해를 입히지

도 않습니다.정신이 깨어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아픔

을 보고 외면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고 즐거워

하지 않습니다. 남이 어려움을 당한 것을 보고 자신만

살겠다고 남의 사정을 강 건너 불 보듯 하지도 않습니

다.

얼마 전 인근 학교가 어려움을 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총장님은 마음 아파하시면서 우리 지역의 학교들이 함

께 살길을 찾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그렇습니다.말라

가는 웅덩이의 물고기들 중 어느 한 마리가 물을 조금

더 머금고 있다고 해서 혼자만 살아남지는 못합니다.이

이치를 모른다면 어리석은 일이지요.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여러분들도 함께 공부하

는 친구들이 같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야지

나만 잘되려는 생각은 물을 조금 더 머금고 혼자 살려는

물고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앞으로 시대는 혼자만 노력

해서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성

공하는 시대가 된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다 잘되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어디가나 인정받고 대중의 미래를 이

끌어 가는 선도자가 될 것입니다.

58주년을 맞이한 대학신문도 이제는 다양한 길을 모

색하되 학생도, 교수도, 단대도, 본부도 살리는 방향으

로 글을 쓰고 모두의 생각을 이끌어 갈 때 모든 사람들

의 박수와 지지를 받게 되는 대학신문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대학신문 창간 58주년을 축하합니다.

2014년 11월 3일(월)8 특집제1257호 9특집 제1257호2014년 11월 3일(월)

역대 편집장선배들과인터뷰를하는본지 기자들

인터뷰를하고있는이혜민 편집장(좌)과김고은편집장(우)

원대신문 기자 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급합니다.

이영훈 47기 편집장(이하 영훈) : 같이 사는

룸메이트가 원대신문 선배였어요. 대학에 입

학하면서 기자에 대한 장래희망을 갖고 있던

저는 자연스럽게 룸메이트의 권유로 원대신문

에 지원하게 됐어요.

이혜민 50기 편집장(이하 혜민) : 고등학생

때부터 기자가 꿈이었어요. 때문에 학과도 신

문방송학과를 선택했죠. 입학한 뒤 아나운서

를 준비하는 친구와 동아리를 찾아다녔는데,

학생회관 2층을 지나던 중 우연히 신문방송사

를 보게 됐어요. 처음에는 방송기자도 할 수

있고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친구도 함께 있어

방송국에 더 많은 매력을 느꼈어요.하지만 맞

은편 신문사의 분위기가 평범한 동아리와는

달랐어요. 정말 엄숙한 분위기였어요. 나중에

따로 알아보니 학교 부속기관이더군요. 그대

로 지원하게 됐습니다.

김고은 51기 편집장(이하 고은) : 전 고등학

교 시절 신문동아리에서 활동했었어요. 대학

에 들어오고 동아리를 알아보는데 친목 위주

의 동아리는 별로 내키지 않았어요.나에게 정

말 도움이 되는 동아리가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신문사를 보았어요. 신문사는 고등학생 때

동아리로 활동한 적이 있어 익숙하기도 하니

바로 지원서를 냈어요. 그 후 1시간동안 논술

시험을 보고 교수님과의 면접을 통해 원대신

문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혜민 : 김고은 편집장이 들어올 당시 정말

경쟁률이 높았어요. 그래서 논술시험을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논술시험과 면접에는 어떤 문제가 출제됐는

지 정말 궁금합니다.

고은 : 평범하게 사회문제에 대해 출제됐었

어요. 약 1시간 동안 진행됐었죠. 덕분에 신문

사에 들어올 때 고생을 좀 했었어요.여러분도

겪어본 것처럼 면접에서는 동아리는 있는지,

앞으로의 각오는 어떤지 물어보죠.

편집장으로 지낼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일

화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영훈 : 모든 게 다 기억에 남아요.편집장 활

동은 제 3학년 대학생활의 8할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저에겐 기억에 남는

일화가 많아요.

특히 신문 제작은 금요일에 끝나는 것이 보

통이잖아요? 하지만 제가 편집장으로 있던 20

09년에는 토요일 오후가 돼서 신문 제작이 마

감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그렇게 된 이

유에는 당시 대판에서 타블로이드판으로 지면

이 바뀌면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는 것

과, 학생 기자들에 대한 대학 측의 지원이 다

른 년도에 비해 현저하게 부족했다는 것도 있

었죠.

매번 신문제작이 토요일에 끝나다 보니 쉴

틈도 없고 자기 시간이 없어 기자들도 매번 불

만이 있었지만 저에겐 잊을 수 없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혜민 : 저가 편집장을 맡은 해 9월에 우리대

학이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됐었어요.

그 당시 정말 많은 시위가 있었지요. 시위 사

진을 신문 1면에 배치하는 문제와 관련해 내

부 갈등이 있었습니다.그게 가장 기억에 남네

요.

고은 : 그 일은 저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

어요. 정말 늦게까지 남아서 회의를 했지요.

그 뒤로 기자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

었어요.반면 저가 편집장으로 있었을 때는 그

렇게 심각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총학생

회장 선거 개표에서 험난한 분위기가 연출된

적이 있었어요.기자는 있는 그대로 사실을 전

해야하기 때문에 현장에 남아 상황을 지켜보

고 있었지요. 그런데 갑작스럽게 격해진 분위

기에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지만 한편으론 무

섭기도 했어요. 때문에 기사를 마감하는 순간

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어요. 하지만

그런 예민한 사항일수록 사건의 시시비비를

확실하게 가려야 하기 때문에 기사를 더 집중

해서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문사 기자로 활동하시면서 얻은 것이 있

다면요?

영훈 : 대학 졸업 후 언론사에 입사해 프로

들과 경쟁을 하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

아요. 비록 신입이지만 원대신문사에서 기사

작성을 미리 익혔기에 현장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죠.학생 기자 시절에 저널리즘을 배운

사람과 언론사 준비만 한 사람은 실력 면에서

큰 차이를 보여요. 따라서 사진기자라는 새로

운 영역에 도전할 때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

던 것 같습니다.

혜민 : 저는 인간관계가 가장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저는 원래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었

어요. 때문에 사람들과 붙임성 있게 행동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기자는 대

화를 이끌어 가야하는 일이 많잖아요? 그 때

문이라도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덕분에 다른 대화를 이끌어

가는 능력, 자연스런 대화 능력 등이 성장한

것 같아요.그것이 가장 많은 도움이 됐죠.

고은 : 완전 공감하는 이야기에요. 기자 생

활을 하다보면 느낄 수 있을 거애요. 기자는

인터뷰를 통해 정보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

에 상대방의 대화에 더 집중하게 되고 상대방

을 통찰하는 능력이 길러지죠. 추가로 글쓰기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어요. 이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편집장 자리에 있으며 사명감이나 자리의

무게가 크게 느껴졌을텐데, 어떤 마음가짐으

로 생활했는지 궁금합니다.

영훈 : 신문을 학교 구성원들과 함께 만든다

는 생각을 했어요. 이러한 모티브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함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토론 기

획을 주로 하고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학

생과 교수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컨

텐츠를 활용했습니다.

혜민 : 편집장 위치에서 후배들과 신문을 만

들어 나가는 게 가장 어렵고 부담스러웠어요.

선배라는 입장이기에 엄할 땐 엄해야 하고 부

드러울 땐 부드럽게 해야 하는데 그런 게 힘들

었어요.그래서 기획회의 때마다 엄하게 했고,

1년간 신문을 잘 만들어서 최대한 실수 없도

록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고은 : 저도 같은 생각인데요. 편집장 직함

을 달면 선배 위치에서 후배를 이끌어야 하는

데 무엇보다 신문사 분위기를 잘 만드는 게 중

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잘 이끌어야 후배들도

잘 따라오잖아요. 편집장 위치에서 개인적 성

향으로 혼내고 구슬렸다가도, 소위 밀당처럼

다시 끌어와야 하는 게 많이 고민됐어요.어떻

게하면 잘 따라와줄까하고요. 교수님과 후배

들 사이에서 의견을 조절하며 후배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게끔 노력했어요. 후배들에게 안

좋은 소리 할 때는 그렇지 않은 척 해야 하니

마음 고생도 심했어요. 혼나는 후배도 속상하

지만 혼내는 사람도 똑같이 기분이 안 좋거든

요.마음이 무거웠는데 믿고 따라주니 혼낼 수

있었어요. 잘 따라와줄 거라는 기대감에 혼냈

던 것은 미안하지만 지금은 믿고 따라와준 데

에 감사해요.

혜민 : 후배를 혼낸 뒤 후배도 속상하지만

선배 또한 많이 속상해한다는 것을 알아 줬으

면 해요.

신문사 기자로 생활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

각한 것은 무엇인가요?

영훈 : 책임감이지요. 책임감이 없었다면 신

문사 기자로서, 신문사를 이끄는 편집장으로

서 무거웠던 부담감을 견딜 수 없었을 것입니

다.

혜민 : 신문 완성에 가장 중요했던 것은 팀

웍이라고 생각해요. 한 기자라도 잘 따라와주

지 못하면 빠른시간 내 마감할 수 없잖아요.

고은 : 큰 이슈를 접할 땐 같은 학생 입장이

지만, 편집장이다보니 기자의 입장 보다 편집

장으로서 결정하는 부분이 중요했어요. 사실

을 보도하되 양측의 입장을 같이 써줌으로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도록 했어요.또 어떤 기

사가 1면 보도로 적합한지 함께 고민하며 정

했습니다.

신문사를 떠나 원대신문을 접하면 추억 등

많은 감회가 들거라 생각하는데요. 현재 원대

신문의 장단점 및 개인적인 시각에 대해 말씀

해주세요.

영훈 : 일단 기사의 질은 흠 잡을 데 없이 완

벽에 가깝다고 봐요. 하지만 독자로서 바람이

있다면 요즘 기사의 추세는 독자들의 눈높이

에 맞춰 가볍게 쓰는 추세이다 보니 요즘 나오

는 신문을 보고 조금 더 따라하는 습관을 들여

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혜민 : 최근 신문을 보았는데 제가 했을 때

와 크게 달라진 코너가 없어요. 방학 합숙 기

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코너 짜오

는 걸 과제로 내주는 게 힘든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같은 코너를 2년 연속 비슷한 내용으

로 해오는 건 아쉬워요.기자수첩은 기자가 한

주간 힘들었던 걸 쓰는 코너인데 읽어보면 매

주 비슷한 내용이거든요.

고은 : 최근까지 신문사 생활 했으니 비슷한

게 굉장히 많아요.방학이 끝나고 보니까 영어

대화, 원툰 등 새로운 코너도 생겼더라고요.

많은 회의 끝에 새 코너를 정했겠지만 신문을

봐오던 사람만 알 수 있는 변화 같아요. 과연

어떤 것들이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하

고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새 코너 역시

학생들 의견을 반영해서 정해야 된다고 생각

해요. 기자만의 시각이 아닌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서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나가면 좋겠어

요.페이스북 등 인터넷 매체를 잘 이용해보세

요. 학생기자로서 매주 고생하며 취재 제약이

있다는 거 잘 알아요. 하지만 학생들이 관심

가질만한 분야를 써서 신문읽기를 독려하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학생들이 알아서 보겠지

하는 거 보다는 적극적으로 알리는 노력이 필

요해요.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고, 생각

할 거리를 제공해주는 거니까 읽어보라고 홍

보해야죠.

현재 원대신문에 대해 꽤 많은 시간이 흘렀

는데도 달라진 점이 없고 여전히 학생들의 관

심을 끌지 못한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그

반대로 원대신문에서 중요하고 재미있다고 여

겨지는 콘텐츠는 어떤 것인가요?

혜민 : 제가 신문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재

미있다고 생각했던 코너가 현장을 간다 였어

요.매주 대학생들에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

는 곳을 소개하면서 한 번 방문해보라고 권유

하는 코너라는 점이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그런데 신문

사 활동을 끝낸 요즘에 본 현장을 간다 는 제

가 활동했을 때와 중복되는 장소가 많더라고

요.예를 들어 한복데이 의 경우 축제가 매년

열리는 것이긴 해도 중복해서 그곳을 소개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학생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다보면 가까운 지역을 선

정해야만 해서 장소 선정에 있어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혜민 : 물론 새로운 걸 찾는 건 힘들어요.하

지만 신선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 또한 기자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정적이라는 것에 대

한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 기자의 역할이죠.앞

으로는 더욱 참신한 곳을 학생들에게 소개하

는 코너로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영훈 : 저 또한 느끼고 있었던 문제점을 지

적했네요. 4년 전 제가 있었을 때 했던 다른

코너들 역시 큰 변화가 없어요.시간이 흐르면

서 원대신문의 컨텐츠도 더욱 젊어져야 해요.

트렌드에 맞는 컨텐츠 개발에 기자들의 노력

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해요.선배로서 그 일

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원대신문이 트렌드에 맞춰 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 SNS를 활용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지요.앞으로 더욱 발전

하는 원대신문을 보여주세요.

고은 : 문제점도 있지만 원대신문 컨텐츠는

기자들이 많은 고민을 하고 만든다는 것을 알

고 있어요.기자들이 타 학보사에 뒤지지 않을

노력을 하고 실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에

요. 주간지라는 특성상 매주 시의성이 뛰어난

소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해주고, 보도 말고 다

른 컨텐츠를 통해 교내의 프로그램 소개와 같

은 유익한 정보들을 알려주죠. 하지만 학생들

의 생활에 밀접한 소식과 이슈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담고 있는 원대신문을 교내의 학생들

이 몰라줘서 너무 안타까워요.

신문사 활동 중 교수와의 마찰,격한 환경에

서의 취재 등 어려웠던 경험에 대해 말씀해주

셨는데 신문사 생활 중 기사가 잘 써지지 않는

등의 고비가 찾아왔을 때 어떻게 극복하셨나

요?

영훈 : 우선 저는 항상 부족함이 많았던 편

집장이었어요. 다른 동기들보다 특별해서 그

자리를 맡게 된 것이 아니에요.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저는 편집장을 맡았을 때 항상 힘

들었죠. 당시 후배들을 이끌어나가는 가장 중

요한 자리에 있을 때 닥쳤던 시련들에 대한 면

역력이 약했죠.많은 경험이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그 당시에는 직책에 대한 무게를 견

디기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학생이고 매주 나오는 신문의 제작에 책임을

느꼈기에, 배워나가는 것이라 생각하며 그런

힘든 시간의 어려움을 극복했습니다.

혜민 : 저도 선배로서 있던 시간들이 많이

힘들었어요. 특히 바로 한 기수 차이 나는 선

후배끼리는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마찰

이 많이 일어나는데 그 점이 힘들었죠.아무래

도 기자이기 전엔 학생이니까, 학과 공부도 해

야 하고 캠퍼스 생활에 대한 로망도 있을 텐데

신문사 생활을 하게 되면 공부나 로망 실현을

하기가 어렵잖아요. 하지만 저는 신문사에 한

번 들어온 이상 사명감을 가지고 자신이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

서 힘들어서 포기하고 나가려는 후배들을 하

나씩 불러서 다독이곤 했죠. 제 얘기도 하고

후배들 의견도 들으면서. 그런 식으로 이야기

를 하면서 고비를 넘겼어요.

고은 : 저도 사람 대하는 게 힘들었어요. 신

문사가 공동체인데 친목을 도모하는 목적이

아닌 어떤 결과물을 매주 만들어내야 하는 공

동체잖아요. 그런데 개인적인 상황들이 맞지

않을 때 힘들어지기도 하고 선후배 간의 마찰

이 생겼을 때 그걸 풀어나가는 게 힘들었어요.

그리고 기사가 잘 써지지 않을 때에도 고비가

찾아왔죠. 교수님께서 교정을 봐주시는데 빨

간 색 볼펜으로 저의 원고가 엉망이 돼 있을

때 정말 절망스러웠어요. 정말 내가 못써서

이런 거면 신문사 활동을 계속 할 수 있을까?

하며 고민도 많이 되는데 그럴 때는 선배님께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물어보면 돼요.대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해요. 선배는 후

배를 도와주고 이끌어가는 입장에 있기 때문

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교정을 봐주며 틀

을 잡아주기 때문이죠.저도 슬럼프 시기에 선

배들의 조언을 통해 극복했어요.

신문사 활동을 오래 하셨는데 이걸 했으면

좋았을 걸 하고 아쉬움이 남은 적이 있나요?

영훈 : 사실 저는 편집장을 맡으며 신문 제

작에 바삐 뛰어다녔던 것이 오히려 아쉬움으

로 남았어요.여유를 갖고 색다른 도전을 했으

면 좋았을 것 같아요.

혜민 : 아쉬움은 매주 신문이 발행될 때마다

남았어요. 편집장 임기가 끝났을 때도 남았고

요.기획회의를 하고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며

교정을 보고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내며 도대

체 이 힘든 건 언제 끝나나 하며 힘들어 하다

가도 일이 끝나갈 때면 아쉬워요.그래서 저는

신문 제작을 하며 항상 완벽하게 신문을 만들

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고은 : 저는 좋은 기획 의도를 가지고 신문

을 만들어야 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초심을

잃는다고 할까? 학기가 끝나갈 때가 되면 힘

들어지고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보

니 처음보다는 덜 노력한다는 걸 제 자신이 느

끼곤 했어요. 기획회의에서 별로 참신하지 않

은 아이디어가 나와도 더 생각할 시간을 갖지

않고 그냥 넘어갈 때가 있었죠. 매주 나오는

신문에 만족을 하려고 하는데 완벽하지 않았

다는 게 지금도 아쉬움으로 남아요.

초심을 잃는 일도 일종의 고비라고 할 수 있

지 않나요?이것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혜민 : 고비라고는 할 수 없는 것 같아요.익

숙해져서 잊는 것이죠.

고은 :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그게 곧 편안

해져서 잊는 것.

혜민 : 이렇게 대충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지만 그래봤자 신문은 다음 주면 발행되는

걸 알기 때문에 대충하려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그 익숙함을 알게 될 후배들에게

충고 한 말씀 해주세요.

혜민 : 자신이 직접 체험해봐야 해요. 저희

가 지금 충고한다고 해서 아 그 선배가 이럴

땐 이렇게 하랬지! 라며 생각해서 극복할 수는

없어요.자신이 경험하고 극복해야 해요.

고은 : 1, 2학년 때는 타 학보사와 중앙일간

지 보며 항상 노력했어요. 타 학보사를 보며

어떤 소재를 다루고 어떻게 기사를 쓰고 있는

지 찾아봤고, 중앙일간지를 보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이 무엇이 있나 찾아봤죠.그런

데 3학년이 되면서 고민해야 할 것들이 많아

지면서 다른 신문을 찾아보는 걸 못하게 됐어

요. 그러니까 그런 노력들을 후배들이 해줬으

면 좋겠어요.우리학교 신문, 우리학교 학생들

에 대해서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다른 신문을

보면서 좋은 것들을 이끌어내는 거죠.그런 찾

아보는 일이 열정이 되고, 회의에 좋은 의견으

로 나와, 좋은 신문이 만들어져요.

혜민 : 기자들이 좁게 보지 말고 넓게 봤으

면 좋겠어요. 다른 신문도 보며 넓은 시각을

가져야 해요.

앞으로 원대신문을 이끌어갈 후배 기자들에

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혜민 : 딱 한가지 말하고 싶은 게 있어요.사

명감을 가지고 행동했으면 좋겠어요. 아무래

도 학생기자다 보니 다른 기관에 인터뷰나 취

재를 갈 때 무시 받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어

요.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사를 위

한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지금 후

배들의 모습을 보면 기사 쓰기에 급급해 보여

요. 맡은 기사만 채워 넣어야지 라는 생각으

로 아쉬움 남는 기사를 쓰기 보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최고의 기사를 썼으면 해요.

고은 : 52기 수습기자를 뽑을 때 사용했던

슬로건이 나는 원대신문 기자다 에요. 기자

로서 자신감이 드러나지 않나요? 이처럼 자신

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행동했으면 좋겠어요.

정말 기자를 하고 싶었던 시절의 초심을 잃지

말고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어요.

영훈 : 학과 공부와 기자 활동을 병행하다

보면 신문 제작에 급급하게 되고 편협한 시각

을 갖기 마련이에요.보다 여유를 갖고 친구들

과 대화도 많이 나누면서 학생들이 무엇을 원

하는지를 알아 가시길 바랍니다.

권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조윤지 기자 [email protected]

최규상 기자 [email protected]

미래를 향한 젊은 외침 을 실천하다

<원대신문> 창간 58주년 기념 역대 편집장 인터뷰

이영훈 편집장(47기, 2009년), 이혜민 편집장(50기, 2012년), 김고은 편집장(51기, 2013년)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초심 잃지 말기를

왼쪽부터 이혜민(50기 ),김고은(51기 ),강신지(52기 )편집장

원대신문, 얼마나 알고 있나요?시상 내용: 1만 원권 문화상품권 각 2매(3명)

응모 기간: 2014년 11월 6일(목) 오후 6시까지

응모 장소: 원대신문사

<원대신문 창간 기념 학력평가 유의사항>

-본 학력평가는 1인 1회 응모 가능하며 중복 응모는 허용하지 않습니다.

- 본 학력평가는 현장응모만 가능하며 페이스북 및 이메일을 통한 응모는 불가합니다.

- 본 학력평가 응모 시 기입한 개인정보(이름, 휴대폰 번호, 단과대학, 학부(과), 학년)

는 당첨자 확인 외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으며 당첨자 선정 후 전부 폐기됩니다.

-개별 연락을 받은 당첨자는 본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이나 학생증을 지참한 후

원대신문사를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창간 58주년 기념 원대신문 학력평가

2014년 11월 3일(월)10 특집제1257호

제13회 <원광 김용 문학상> 당선작 발표제13회 원광 김용 문학상의 심사 결과와 당선작을

발표합니다. 심사 경위와 수상자 명단, 그리고 당선 및

가작 작품을 이번호와 다음호에 걸쳐 게재합니다.

사막을 걷는 사람

시 부문 당선 소감

박예나(한남대학교 문예창작학과 3년)

원체 멋진 말을 못합니다.있어 보이는 수상 소감을 쓰고 싶은

데 잘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날 것 그대로의 제 감정을 전하려

합니다. 수상 소식을 듣고 십일 년 만에 컴백한 내 가수의 무대

에도 집중이 안 됐습니다. 심장이 박자를 무시하고 뛰었습니다.

낙방만 하다 보니 심장이 벅찰 때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잘 모르

나 봅니다. 열여덟에 처음 글로 상을 받았고, 이후로 실패만 칠

십 번을 했습니다.세상이 그렇게까지 눈치를 주는데도, 글이 좋

아서 포기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게 오늘의 소식은 참 오랜

만에 만난 오아시스 같습니다.

실은 그 날 결국 모나카를 찾지 못했습니다.모나카를 찾은 날

은 꼭 다른 과자가 당기고, 모나카를 먹고 싶은 날에는 모나카가

없더라고요. 살면서 놓친 사람들, 순간들도 그런 것 같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눈물은커녕 어른들 몰래 소주만 마셨

습니다.그런데 할머니 이야기로 시를 쓰고 상금도 받습니다. 여

전히 저는 받아만 먹는 손녀고, 할머니는 죽어서도 손녀에게 뭐

라도 주고 싶어 하십니다.이 순간 할머니가 보고 싶지는 않습니

다. 그러나 처음으로 죄송함을 느껴봅니다. 이제야 조금은 손녀

가 된 것 같습니다.

박예나(한남대학교 문예창작학과 3년)

종합 모나카 세트

제13회 원광 김용 문학상 가작 - 시

여덟 번째 편의점을 빈손으로 나왔다

웬만한 건 다 있다던 편의점에도 모나카는 없었다

한 입 베어물면 텁텁한 과자가

앞니 뒤에 척하고 달라붙고

진득한 팥소를 쩝쩝 씹어먹으면

혀부터 목구멍까지 단맛이 퍼지는 모나카

작은아버지 댁 할머니 방

늘 그 한쪽에 있던 청우 종합 모나카 세트

회색 이불 아래 누워

고개도 마음대로 돌리지 못하고

광어처럼 입만 뻐끔대던 우리 할머니

무서워서 엄마 등짝에 얼굴을 숨키면

할머니는 겨우 손을 뻗어 모나카 몇 개를 집어

이거 먹어 어여 와

생선 때 물든 꺼먼 손끝으로 말했다

자꾸만 내빼는 어린 손등을 할머니는 한참 비벼댔다

할머니방이 욱이 오빠방으로 바뀌고

다시 창고로 바뀌고

쾨쾨하던 할머니 체취는 먼지 아래에 누워

누가 건드리면 허공 속에서 간간히 일어났다

결국 나는 옆동네 편의점까지 가서야

구석에 있는 모나카를 찾았다

점원에게 오백원을 건내고나와 모나카를 뜯는데

손가락이 뿌예졌다

갈바람이 손등을 스쳤다

여전히 앞니 뒤에 늘러붙는 과자를 떼어내다

손톱으로 잇몸을 쿡 찔러버렸다

아마

그래서 코끝이 아렸을 거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학상

제13회 <원광 김용 문학상>의 원고 모집이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6일까지 이루어졌다. 이번 행사에는 우리대학을 포함해 전

국 29개 대학에서 시, 소설, 드라마 부문에 총 210편의 작품을 응

모했다.이 응모작들을 대상으로 시 부문에 강연호(시인, 문예창

작학과 교수) 유강희(시인), 소설 부문에 정은경(문학평론가,

문예창작학과 교수) 윤고은(소설가), 드라마 부문에 이상복(연

극평론가, 문예창작학과 교수) 신귀백(영화평론가)등의 심사위

원이 심사를 진행했다.그 결과 시 부문에서 가작 2편, 소설 부문

에서 당선작 1편, 드라마 부문에서 당선작 1편을 선정했다.

<원광 김용 문학상>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우리대학

국어국문학과 동문 김용 시인의 문학혼을 기리기 위해 유족과

우리대학의 뜻을 모아 만들어졌다.지난 2012년부터는 전국 대학

생을 대상으로 응모자격을 확대해 시행하고 있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학상 으로 기억되고 있다.

김솔@[email protected]

<부문별 당선작>

·시 부문 :가작 「종합 모나카 세트」-박예나(한남대학교 문예창작학과 3년)

가작 「물위의 필체」-이해인(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4년)

·소설 부문 :당선작 「소인국 사람들」- 천우승(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4년)

·드라마 부문 :당선작 「구멍」-신유섭(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4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동력으로서의 문장

소설 부문 심사평

김용문학상이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문학

이 한 순간의 결과로 압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목적지 없이 가는 여정 그 자체임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그런 문학상의 무게

때문일까, 이번 심사과정에서 여정 그 자체

를 즐기는 작품을 만나고 싶었으나 쉽지 않

았다. 심사하는 동안 느낀 아쉬움은 세 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고유한 개성이 느껴지는 작품이 드

물었다. 전반적으로 비슷한 이야기를 별 다

를 바 없는 목소리로 이야기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또한 작품에서 다른 기성작

가의 기류를 읽게 되는 경우도 더러 있었는

데, 자기 세계를 만드는 치열함의 부족으로

다가왔다.

둘째, 문장을 연마하는 노력의 부족이 많

이 보였다. 아무리 특별한 이야기라 해도 그

것을 담아내는 그릇이 볼품없다면 눈에 들

어오지 않는 법이다. 게다가 소설에서의 문

장이란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 그 이상의 역

할을 갖고 있다. 문장력이란 액세서리가 아

니라 이야기라는 몸통을 이끌어가는 동력

그 자체다. 때로는 독자들의 이정표가 될 수

도 있다.

셋째, 소설 후반부의 아쉬움이다. 흥미로

운 설정과 활달한 문장에도 불구하고 결말

에 이르러 엉성한 호흡을 독자에게 전가하

는 작품들이 있는데, 결국은 작가의 끈기가

부족한 탓에 벌어지는 용두사미다.헤아려보

긴 했으나, 물론 이러한 아쉬움들은 이번 심

사과정 뿐만이 아니라 요즘 젊은 세대의 글

쓰기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논의되었던 작품은 「차가운

덩어리」와 「소인국 사람들」이었다. 「차

가운 덩어리」는 응모작 가운데 가장 섬세

한 문체가 돋보였던 작품으로, 생일케이크

처럼 얼핏 사소해 보이는 장치까지 놓치지

않는 집요함이 매력적이었다.인물의 심리와

소설 전체의 분위기를 잘 살린 작품이었다.

「소인국 사람들」은 외로운 현실을 향해

맨 몸으로 뛰어든 듯한 무모함이 활기차게

다가온 작품이다. 이 소설을 이끄는 몇 가지

장치는 아주 새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자연

스럽게 이야기에 녹아들고 있다. 작가의 따

뜻한 시선과 재치도 장점이다.

두 작품 모두 매력적이었지만, 「소인국

사람들」이 이야기로서의 완성도를 좀 더

보여주고 있어서 당선작으로 결정되었다.모

든 응모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정은경(문학평론가, 문예창작학과 교수) /

윤고은(소설가)

시 부문 심사평

시의 문법에도 공감의 여지가 있어야

시의 문법과 시의 논리는 산문의 그것과

는 다르다고 한다. 이미 다 익숙하게 알고

있는 얘기다. 그렇지만 어쨌든 시라는 양식

도 말하기의 한 방식이다. 독자가 의미를 전

혀 따라가지 못한다고 해서 그 이유를 전적

으로 독자의 상상력의 빈곤 탓으로 돌려서

는 곤란하다. 산문과는 다른 방식이되 공감

의 여지는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대학

문학상 심사에서 이런 점이 아쉬웠다. 문학

은 결국 사적인 진술을 공적인 차원으로 끌

어올려야 한다. 다음 작품들이 마지막까지

논의됐다.

「행주」 외 4편은 이미지가 선명했고 어

법도 안정되어 있어서 상당한 습작의 연륜

이 짐작됐다. 하지만 그만큼 딱히 두드러지

는 어느 한 작품이 없어 아쉬웠다.

「수취인분명」 외 3편과 「야생 우주」

외 4편의 경우는 대상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치열한 탐구정신이 돋보였다. 이러한 시적

탐구가 귀하다는 점에서 호감이 갔지만, 더

러 설익은 규정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게 거슬렸다.

「구직의 구두기록」 외 4편의 작품들은

상당히 공을 들여 쓴 흔적이 역력했지만 모

든 시행에 너무 많은 수사와 표현을 거느리

고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됐다. 고무줄처럼

탄력있는 시행의 전개가 필요했다.

「종합 모나카 세트」 외 2편의 작품들은

소박한 정황을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비유나 이미지 구사에 힘을 들이는 대신 시

적 전언을 통해 짠했던 한 순간을 포착해내

고 있었다. 그런데 그 정황이 너무 낯익다는

지적이 나왔다.

「물 위의 필체」 외 2편은 나름대로 서사

의 편린을 갖고 있는 작품들이었다. 특히 표

제작은 한 여자의 서글픈 삶의 내력을, 남은

남자의 회한에 실어 그려내고 있었다. 다만

선명하지 않은 게 아쉬웠다.

선정과정에서 최종까지 논의된 작품은

「종합 모나카 세트」와 「물 위의 필체」

였는데 이들 두 작품 모두 당선작의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다소 버겁지 않겠느냐는 의견

이 나왔다. 이럴 때 손쉬운 해결책은 모두를

떨어뜨리거나 모두의 손을 들어주는 방식일

것이다. 손을 들어주기 위해 두 편 모두 가

작으로 밀기로 했다.

강연호(시인,문예창작학과 교수) / 유강희

(시인)

이해인(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4년)

물위의 필체

제13회 원광김용문학상 가작 - 시

마른 꽃 한 송이 물에 띄운다

찻잔 속 국화가 물위에 손가락을 펼친다

꽃잎이 벽에 부딪치며

글자를 한 획 한 획 긋고 있다

누구나 마지막까지 건네지 못하는 말이 있다던데

여자의 몸에서 자음과 모음이 빠져나갔다

빈자리에 획순을 찔러갔던 날

글자를 꿰맨 자국이 선명하게 남기도 했다

실밥이 뿌리내린 곳 단단한 밑줄

그 공란에서 아이를 키워내기도 했을 것이다

악다구니로 벌려갔던 골반은 끝내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사내는 나이테를 훔쳐와 여자에게 옮겨 심었다

수액을 받아와 팔목에 주사를 놓기도 하고

나뭇잎을 손가락에 붙이기도 하며

점점 정교한 목수가 되어갔다

손가락에서 흑심이 자란 여자는

보이지 않아 더 잘 보이는 글자 곁에서

며칠씩 잠들어 있을 때도 있었다

다원에 앉아 시킨 국화차

나무 기둥은 나이테를 내려놓고 치열하게 낡아간다

찻집 주인이 찻잔 속 태풍을 따라준다

태풍은 해일이 되어 앞 남자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다들 온몸으로 앞을 따라내지만

뒤를 따라내진 못한다

등에 눈물을 담아두는 것이다

차마 건네지 못했던 말을 건네려는 듯

국화 꽃잎이 수면에서 흔들린다

연료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시 부문 당선 소감

이해인(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4년)

시를 쓰고 있다는 과대망상이 깊어져갑니

다. 기분 좋은 정신병입니다. 제 시는 어설

픈 주인을 만나 난항을 겪었겠죠. 부끄러워

서라도 시를 더 써야겠습니다! 강연호 교수

님, 시인에게 진솔한 시작법을 배울 수 있어

서 행복합니다. 시인 김정배 교수님, 대화를

나누고 나면 시를 더 단단하게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해주셨죠. 시인 서덕민 교수님,

가능성에 대해 얘기해주셔서 마음이 따뜻합

니다. 안성덕 시인의 돌아가지 말거라 라

는 굵직한 한마디, 기억하겠습니다. 서툰 글

솜씨를 지켜봐 주셨던 문창과 교수님들에게

도 기쁜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솔 오빠,

성호 오빠, 정화 언니. 장난치며 지낼 수 있

는 막역한 사이여서 즐겁습니다. 제게 하루

하루 시 쓰는 재미를 알려준 시공간, 문창과

의 많은 선후배들 감사합니다. 지은, 아라,

민진,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약속을 취소하

는 내가 얼마나 미웠을까.우리 넷이서 계획

하는 여행은 늘 무산되곤 했지.무언가를 견

고하게 쌓았다가도 곧장 무너지는 관계가

좋아. 우리 앞으로도 튼튼하게 무너지자!

수녀 시인 이 아니라 숙녀 시인 이 되라

는 오빠, 남자가 되어가는 중인 내 동생, 묵

묵히 믿어주신 부모님. 제게 건네준 따뜻한

외면, 감사합니다.무럭무럭 자라겠습니다.

미세하다 미세해

소설 부문 당선 소감

천우승(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4년)

라면에 달걀을 풀고 파를 썹니다. 동글동

글하게 썰려고 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파는 미세하게 어슷해져 있었습니다. 어슷

의 각도는 점점 커지고 라면은 끓고 있고 저

는 동그란 파가 좋고…. 다시 칼을 바투 잡

고 어슷의 각도를 줄여나갔습니다. 한두 번

만 더 썰면 완전히 동그래지겠다고 생각하

는 순간 파가 끝났습니다. 칼의 잘못인지 저

의 잘못인지 잠시 생각하다가 파를 쓸어서

라면에 냅다 넣었습니다. 저의 칼질을 응원

해준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

다.

문창과 선생님들, 원광문학회 동인들, 마토

회원들 감사합니다. 오래 쓰겠습니다. 발톱

을 깎다 말고 얼굴이 환해진 엄마, 텔레비전

을 음소거로 바꾸고 재차 묻던 아빠, 멀리서

나라를 지키는 동생 사랑합니다. 세오 씨와

은하 씨 축하드립니다.

라면을 후루룩 먹고 설거지를 합니다. 냄

비바닥에 붙은 파를 떼어내면서 아무렴 어

떠냐 고 생각해봅니다.싱크대 앞으로 난 조

그만 창에 가로등이 켜집니다. 가슴에 와이

파이를 달고 세상 모든 이와 송신하고 싶어

지는 밤입니다.

<부문별 심사위원 명단>

·시 부문 :강연호(시인,문예창작학과 교수) /유강희(시인)

·소설 부문 :정은경(문학평론가, 문예창작학과 교수) /윤고은(소설가)

·드라마 부문 :이상복(연극평론가, 문예창작학과 교수) /신귀백(영화평론가)

11특집 제1257호2014년 11월 3일(월)

치열한 실험정신과 물고 늘어지는 근성 아쉬워

드라마 부문 심사평

희곡은 그렇다 치고 시나리오 투고 편수

가 적다. 영화가 대세라는데, 극작품에 대

한 관심과 창작에 대한 투지가 너무 약하

지 않나 싶다. 어른들은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청춘들은 아프다고 징징대는 소리

가 멀지 않은데, 자꾸 먼 데서 생경한 이

야기를 들추고 있었다.

투고된 작품이 다루는 소재가 작다보니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 등 가벼운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도 현실의 다양한

문제들을 파노라마식으로 스케치한 「우

리는 모두 누구이다」, 탐욕적 현실을 반

성해보려는 「구멍」, 역사의 진실을 기억

하려고 노력하는 시나리오 「그해 봄, 그

곳엔 ...」 등 세 작품이 본선에 올라왔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이다」는 대사 중

에 여러 시인의 의미 있는 시를 인용해 작

품을 완성시키고 있다.대학생, 여학생, 주

부, 회사원, 취업준비생 등 다양한 인간군

상의 문제들을 짧은 쇼트로 처리하는 형식

이 참신하다. 또한 인용된 시구를 일반 대

사와 다르게 처리할 것을 주문하는 등, 새

로운 극형식의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다만, 시를 가려 뽑는 클래스는 탁월

한데 밸런스 유지에 실패하고 있음이 아쉬

웠다. 중요한 것은 시가 아니라 연극을 통

한 삶의 진실인데 진행자체가 시의 깊음을

따라가지 못했다.안타깝다.

문학의 공공성을 구현하려 시도한 「그

해 봄, 그곳엔 ...」은 잊혀서는 안 되는

광주의 진실 에 천착한 점에서 평가될 수

있다. 너무 많이 알려져 있고, 너무 자주

이야기되어 질린다는 견해도 있겠지만, 진

실이 그렇지 않음을 이 작품은 작은 목소

리로 이야기하고 있다. 아직 죄가 무엇인

지 모르는 아이들까지 폭도 라는 이름으

로 죽어간 이야기는 우리가 아직도 너무

많은 진실을 빚지고 있음을 생각하게 한

다.다만, 「그해 봄 그곳엔…」의 의미 있

는 재생이 새로운 진실 혹은 그동안 다른

작가들이 추구한 지점과 다른 어떤 발견

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된 싱크홀 을 이

용하여 인간의 헛된 탐욕을 코믹하게 처

리한 「구멍」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 이

야기를 이끌어가는 힘, 주제구현능력 등

에서 가장 돋보였다. 너무 많은 것을 담지

않으면서 인간의 탐욕을 담는 능글맞음

그리고 희곡이 무엇인가를 아는 형식미가

주는 완성도를 높이 사 「구멍」을 당선

작으로 정한다. 과연 긴장감이 있는가, 실

험정신이나 물고 늘어지는 근성 등 아쉬

움이 없지 않았지만, 다른 작품들과 달리

모범적인 희곡 작법을 구사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은 무리 없이 합의를 했음을

밝힌다. 부디 먼 길을 가길, 가만히 있지

말길 바란다. 청춘만 아픈 게 아니라 다

아프다.

이상복(연극평론가·문예창작학과 교

수), /신귀백(영화평론가)

초심을 잊지 않겠습니다

드라마 부문 당선 소감

신유섭(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4년)

태어나 처음으로 비행기를 탔습니다. 고

작 한 시간 정도의 짧은 비행인데도, 요즘은

수학여행으로도 간다는 제주도 길인데도,

저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이라 떨리고 신기

한 경험이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날 전화

를 받았습니다. 택시는 해안도로를 달리고

있었고, 저는 그때 꽤 덤덤한 목소리로 감

사하다 고 말한 것 같았습니다.하지만 전화

를 끊고 나서 저는 들뜬 기분을 내색하지 않

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나 그건 처음 이었

으니까요.

부족한 저에게 또 다른 떨림을 알게 해주

신 심사위원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모

든 처음 들은 쉽게 잊을 수도 없거니와, 쉽

게 잊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그중 가

장 마지막까지 기억해야 할 것은 초심이겠

지요.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던 날들을 떠올리

며 더 성실하게, 또 열심히 쓰겠습니다. 제

가 계속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많

은 분들과 제 글을 읽어주셨던 분들, 또 읽

어주실 분들이 항상 너무나 고맙습니다.

이번 호 기사가 넘쳐 드라마 부문 당선작 「구멍」은 다음 호(1258호)에 게재됩니다.

<13면으로 이어짐>

제13회 원광 김용 문학상 당선작 - 소설

소인국 사람들천우승(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4년)

빨래, 조셉, 악마

빨래가 다 됐다. 세탁기를 열어보니 자전

을 멈춘 빨래들이 서로 뒤엉켜 있다. 팬티와

양말 사이에 셔츠가, 바지와 수건 사이엔 조

셉이 있다.

나는 조셉을 들어 물기를 꼭 짜고 건조대

위에 널었다. 보풀이 잔뜩 일어난 얼굴은 상

관없다는 듯 활짝 웃고 있다.나는 조셉과 동

거중이다. 시장 구석에 박스나 병 따위를 모

아놓는 곳에 널브러져 있는 녀석을 집으로

데리고 왔다. 꽤 오래전 일이다. 내가 일 나

가 있는 동안 조셉이 집을 지킨다.처음엔 조

셉이 냉장고나 선풍기와 잘 지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녀석도 한 때는 붙박이처럼 지

냈기에 사물의 입장을 잘 이해했다. 일을 끝

마치고 돌아오면 조셉이 잠시도 쉬지 않고

떠들었다.

-오늘은 선풍기가 무슨 일이 있어도 날개

를 닦아달라고 신신당부했어. 냉장고도 속이

더부룩한 것 같고.

덕분에 나는 선풍기나 냉장고와도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나는 내가 좀 수

다스러운 사람이었구나. 하고 깨달았다. 조

셉이 건조대에 목을 대롱대롱 걸어놓고 나를

보며 씩 웃고 있다.

—머리가 무거워.

—그야 넌 세탁된 지 얼마 안됐으니까.

—그런 무거움이 아냐.느껴져.날 버린 놈

이 지금 밥을 먹으려고 밥통을 열고 있어.

—그걸 어떻게 알아?

—나는 뿔이 없으니까.

—뿔?

—뿔.

나는 빨래를 널다말고 조셉을 빤히 바라봤

다. 여전히 웃는 얼굴이다. 베란다 창문 틈새

로 보이는 나뭇잎들이 음산한 표정으로 끼리

끼리 흔들리고 있었다. 휘둘리고 싶지 않아.

난 다시 빨래 바구니에 얼굴을 묻고 양말을

짝지어 골랐다.조셉이 이죽거렸다.

—난 너희완 달라.뿔이 없으니까 알 수 있

어.사실 인간은 모두 악마였어. 머리엔 저마

다 뿔이 달려있었지. 인간들은 뿔을 이용해

서 서로가 어디에 있는지 무얼 하는지 교신

할 수 있었어.신은 자신이 만든 세상에 어떤

피조물이 어울릴까 생각하다가 문득 인간들

을 피규어 박스에서 발견했어. 가장 멋지고

예쁜 둘을 에덴동산에 배치했는데, 머리에

난 뿔이 마음에 안 드는 거야. 그래서 신은

그 뿔을 뽑아버렸지.그 뿔을 뽑은 자리가 바

로 가마야. 먼 미래엔 이 가마에 꽂을 수 있

는 텔레파시용 어댑터가 나올 거야. 그나저

나 이 자식, 밥을 두 공기나 먹잖아.

—놀릴 생각이라면 그만 둬.

조셉이 쿡쿡 웃었다. 쿡쿡쿡 웃는 조셉이

쿡쿡 웃어서 나도 쿡쿡거렸다. 짝지은 양말

을 집게에 물리다가 문득 세탁기 속에서 세

탁되면 어떨까 생각했다. 늘어진 티셔츠를

탈탈 털면서, 역시 모두 뒤집히면 속이 쓰린

법이라고 나를 다독였다.

—조셉, 몸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아.

무릎을 가슴에 대고 잔뜩 웅크린 채 소파

에 앉았다.

—이것 봐. 이렇게 하지 않으면 엉덩이만

겨우 걸쳐야 하는 걸.

—바보야 그건 네 몸이 커지는 게 아니라

이 집이 작아지고 있는 거야.식탁 의자가 내

엉덩이에 꼭 맞는 걸 보라고.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러다 현관문 밖으

로 나가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처음엔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를 굽히면 되지만 머지

않아 포복하듯 문을 열고 기어 나와야 할지

도 모를 일이었다. 꽉 끼는 타이즈처럼 집이

몸에 꼭 맞는 날이 오면, 난 집을 입은 채로

그냥 돌아다녀도 될까? 조셉과 내가 집의 양

귀퉁이를 잡고 끙끙 늘리는 한이 있어도 줄

어드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초신성, 은하미용실, 할머니

—조심해야해. 일단 작아지기 시작하면 붙

들어 말릴 수 없어, 암.

—조셉이 집을 잘 지키고 있으니까요.

곽 노파는 오른쪽 눈에 녹내장이 진행되고

있다. 그 탁한 눈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하다. 초신성 같다. 지구의 모든 전구를

모아서 한꺼번에 켜도 모자란 빛을 안구에

담은 대가로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곽 노파는 소뼈에 붙은 살을 작은 칼로 발

라내고 있다. 슥슥 뼈를 문지르는 칼 소리가

가게 안을 채운다. 왼쪽 눈만으론 쉽지 않을

텐데… 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한 쪽 눈만

보여서 좀 더 수월할 것도 같았다. 저격수가

표적을 노릴 때 스코프에 한 쪽 눈만 뜬 채

스나이핑 하는 것처럼.

—오늘은 올까요.

—오지.

곽 노파가 가게 밖을 내다보고 헛헛 웃었

다.그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는데 가게 문

을 열고 둘리엄마가 들어왔다. 나는 쥐고 있

던 비닐 랩을 더 꼭 쥐었다. 그녀가 곽 노파

에게 가볍게 목례한다. 틀어 올려 바투 묶은

머리카락 아래로 길고 하얀 목선이 늘어진

다.옅은 화장을 한 그녀는 길고 가느다란 눈

썹을 가지고 있다. 마찬가지인 손가락으로

이것저것 매만지다가 돼지 등뼈 한 묶음을

집어 들었다.

—맛있나요.

—맛있죠.

—아이가 먹을 거라.

—살만 발라주면 되니까요.

둘리엄마는 이틀에 한번 꼴로 들러 고기를

산다. 곽 노파 말에 따르면 그녀는 채식주의

자다. 고기만 먹으면 다 게워내서 참외나 자

두 따위만 사다 먹는다고 옆집 청과물 새댁

이 하는 얘길 들었단다. 그녀의 아들은 여섯

살 지능을 가진 열다섯 살 남자앤데 고기반

찬이 없으면 밥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

서 나는 속으로 둘리엄마 둘리엄마 한다. 텔

레비전에서 둘리는 잡식동물이지만 둘리엄

마는 브라키오 사우르스처럼 목이 길고 온순

한 초식동물이니까.

—세오 씨, 머리가 덥수룩해요.

—잘라야죠.

—시간 내서 오세요. 하루가 다르게 작아

져요.

—역시 그 쪽도…

가게 앞 이차선 도로를 건너 왼쪽 모퉁이

를 돌면 은하미용실이 있다. 둘리 엄마는 오

년쯤 전에 이곳에 자리를 틀었다. 처음엔 아

파트 단지에 있는 아줌마들이 꽤 드나드는

듯 보였으나 자폐아 아들을 두고 혼자 사는

둘리엄마에 대한 뜬소문이 아줌마들 입을 타

고 아파트 단지를 나돌았다.

전파사 서 씨 애라며.

누가 그래?

부녀회장이 새벽기도 가는데 서 씨가 미용

실 뒤쪽으로 들어가더라는 거야.

어머 정말? 근데 왜 같이 안살아? 서 씨도

혼자잖아.

서 씨가 술만 먹으면 그렇게 두들기니까.

쯧쯧

쯧쯧

처음엔 서 씨와 둘리엄마에 대한 풍문이

오히려 미용실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어떻게

든 그녀에게서 확실한 얘기를 들으려고 삼삼

오오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체 말

이 없는 둘리엄마에게서 재미가 시들해질 무

렵, 옆 블록에 이층짜리 뷰티 숍이 생기면서

은하미용실은 손님도 소문도 자취를 감췄다.

요즘엔 학생들 머리를 밀거나 싼 맛에 찾는

할머니들 염색이나 해주며 근근이 지내는 모

양이었다. 등뼈가 담긴 봉지를 들고 짧게 고

개를 숙인 뒤 둘리 엄마는 문을 열고 나갔다.

곽 노파가 새하얘진 뼈를 플라스틱 박스에

던졌다.

곽 노파 대신 삼겹살 덩어리를 몇 덩이나

나르고 소머리까지 냉장고에 넣고서야 셔터

를 내렸다.곽 노파는 가게 안에 딸린 조그만

뒷방에서 전기장판을 켜고 산다. 한 달 벌이

를 생각하면 맨션 같은 집은 넉넉히 사련만

한사코 뒷방살이다.

곽 노파는 원래 할머니의 어릴 적 친구였

다.학교를 그만 두고 할머니 집에서 땅만 툭

툭 차거나 취직취직 돈돈돈 취직취직 울면서

또 땅만 툭툭 차고 있던 차에, 할머니가 내

손을 잡고 시장 옆 상가로 끌고 갔다.대광정

육점. 어리둥절하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피

비린내가 진동해서 나는 코를 막았다. 할머

니는 등을 꼿꼿이 펴더니 내 목덜미를 잡고

아래로 힘을 줬다. 엉거주춤 인사를 하고 고

개를 드니 할머니보다 더 늙어 보이는 할머

니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새삼 노인에게

노안이라고 하니 말이 많이 이상하지만, 곽

노파가 동년배보다 더 늙어 보이는 것은 그

혼탁한 오른쪽 눈이 한몫했다. 자꾸 들여다

보자니 실례 같고 그렇다고 안보자니 눈을

안보면 어딜 보나 싶기도 하고, 왼쪽을 보자

니 그 쪽은 너무 맑아서 오히려 부끄러웠다.

—네가 세오구나.

막상 그렇게 일하게 되니 비린내도 안 나

고 할머니 생신 땐 미역국에 소고기도 넣고

가끔 곽 노파랑 할머니랑 셋이 앉아서 삼겹

살도 구워먹게 되었다. 육이오 전란 때 폭격

에 납작해진 얘기나 동네에 김추자가 와서

세 곡 네 곡이나 부르고 갔다는 말을 들으며

탕도 끓이고 찌개도 끓였다. 그렇게 팔년이

지났고, 곽 노파는 제사상에 미역국을 놓는

게 아니라며 한숨 쉬게 되었다. 나는 처음엔

뜨거운 것이 목에 올라와서 꾹꾹 삼키며 소

고기를 냉장고에 내려놓았지만 요즘 할머니

제사에 올릴 무국도 퍽 잘 끓인다.

은하 씨

문을 열고 들어서니 조셉이 잠들어 있었

다. 새 수건을 꺼내 반으로 접어 덮어준 뒤

욕조에 물을 틀었다. 이렇게 웅크려야 했나

싶게 욕조가 작아져 있었다. 타일은 그대로

인 것 같은데, 개수대도 멀쩡하고. 참, 몸 담

그기 전에 변기에 앉아볼 걸…. 따듯한 욕조

에 웅크려 몸을 구석구석 씻었다. 자르러 오

랬으니 내일 가면 될까?너무 빡빡 자르면 오

래 못가니까, 하고 생각하는데 욕실 밖에서

잠투정이 들렸다.조셉이 깬 모양이다.

- 욕조가 숨 막힌다더라.

-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발가락 사이사이에 비누칠을 하다가 둘리

가 떠올랐다. 둘리한테 발가락이 있던가. 혓

바닥은 있던데. 욕조에 둘리를 집어넣고 거

품을 호호 부는 은하 씨를 생각했다.나도 얼

른 욕조 마개 근처에 떠있는 거품을 두 손으

로 모아 들어올렸다. 호 불자, 비눗방울처럼

유유히 날아갈 줄 알았던 거품이 맥없이 손

틈으로 빠져나갔다. 나는 동그랗게 앉아서

발가락이 쭈글쭈글해질 때까지 목욕을 했다.

내가 발가락을 씻느라 몸을 둥글게 만 그 순

간에 은하 씨도 어떤 이유로 동그랗게 말려

있다면, 이를 테면 싱크대 밑에 앉아 마늘씨

를 까고 있거나 청소기 코드를 뽑고 있거나

혹은 울고 있다면.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서로의 허리나 팔꿈치의 각도가 정확하게 맞

아 떨어졌다면 은하 씨도 나처럼 지금 미간

을 찌푸리고 있다면 나는 당장 은하 씨를 만

나러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밖에서 조셉이

잠꼬대를 한다.

-세상의 모든 위로는 그런 거야.

이른 아침, 셔터를 올리고 있는데 곽 노파

가 모시 단추를 꿰며 밖으로 나온다.

—파절이가 동났어.

—잘 나가지도 않는데요.

—그래도 꼭 사가는 사람은 사가니까. 구

색이란 것도 있고.

—진열장에 고기 꺼내놓고 다녀올게요.

—한 단만 사와.사오는 길에 이발도 하고.

일부러 은하미용실 앞으로 돌아오다 언제

문이 열리나 주춤거리다 결국 그냥 출근한

걸 곽 노파가 알 리 없는데, 나는 괜히 얼굴

을 붉혔다.

파를 사러 가려면 옆 블록 시장으로 가야

했다. 이 동네엔 드물게도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시장이 붙어 있는데 주로 야채나 과일,

가짜 메이커 신발, 뽕짝 카세트 테잎이나 파

리채 같은 건 서쪽 장터에 있다. 은하미용실

도 이 부근에 있다. 그리고 정육점이나 수산

물 점포는 동쪽 장터에 있다. 대체로 아파트

촌 외각에 사는 사람들이 상가를 치고 오일

장을 연다. 동쪽 장터는 길이 일직선으로 나

있어서 다니기 쉽지만 서쪽 장터는 구불거리

고 교차로가 많아 한번 길을 잃으면 같은 자

리를 맴돌기 일쑤다. 시장 안쪽으로는 오랜

만에 가는 거라 이 길이 저 길인가 헷갈리고

있는데 뻥튀기 장수 옆에 낯익은 녀석이 쪼

그리고 앉아있다.

—네가 둘리 맞지?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그 머리를 쓰다듬으

니 활짝 웃는다.열다섯 살 이랬는데, 고기를

그렇게 먹는다는데 체구가 무척 작았다. 소

년이 아니라 아이라고 해야 맞았다. 둘리의

손을 잡고 미용실로 가려는데 내 손을 뿌리

치며 고개를 저었다. 순간 뻥이요! 하면서 뻥

튀기가 커다란 비닐봉지에 가득 쏟아졌다.

아이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너무 짧으면 안 돼요.

—세오 씨, 날이 더워져요.땀나요.

—자주 못 와요.

어깨를 으쓱하며 말하자 둘리엄마가 고개

를 숙이며 보자기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내렸다. 기장을 줄이던 가위를 내려놓고 구

레나룻에 비누거품을 바르고 면도기를 댄다.

부드럽지만 절도 있는 손놀림이 경쾌하다.

—이 부분이군요.

내가 천장 모서리를 가리키자 은하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분명….

—작아졌죠.

은하 씨가 빗으로 내 머리를 오른쪽으로도

넘기고 왼쪽으로도 넘겼다. 그러다가 내 뒤

통수를 자를 땐 실험에 몰두하는 과학자처럼

내 뒤통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가위를 세

번 네 번씩 바꿔가며 삭삭 자르다가도 뒤통

수 부근만 가면 골몰한 얼굴이 되었다.

—뭐가 있나요.은하 씨.

—뭐라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라고 말하자, 은하 씨

가 다시 골몰해졌다. 나는 며칠 전 조셉이 해

준 뿔 이야기가 떠올라 마음이 조급해졌다.

은하 씨 그건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저 뿔의

유적지일 뿐이랍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은하 씨.좋아요.맘에 들어요.

—더 안 잘라도 되겠어요?

—사실 누군가 나를 이렇게 미세하게 쳐다

보는 일은 없거든요.

—세오 씨.

은하 씨는 목뒤에 부직포를 떼고 보자기를

걷어냈다. 오스스 머리카락이 떨어졌다. 쓰

레받기에 머리카락을 담에 파란 휴지통에 쓸

어 넣었다.

—머리 감아요.

그렇게 말하고 은하 씨는 세면대에 온수를

틀어놓고 미용실 밖으로 나갔다. 내다보니

그녀가 둘리에게 뻥튀기를 사주고 있었다.

동그란 뻥튀기를 받아든 둘리가 은하 씨 볼

에 입을 가져다 댔다. 은하 씨는 둘리를 폭

안고 엉덩이에 묻은 흙을 털어주었다. 나는

말없이 바라보다가 머리를 감는 둥 마는 둥

하고 수건으로 탈탈 털었다. 카운터에 만원

을 내려놓고 미용실을 나섰다. 뻥튀기 장수

는 연신 뻥이요! 했다. 튀밥이 이리저리 튀는

데 단 한 알의 튀밥도 시장 바닥으로 나뒹굴

지 않았다.나는 자꾸 아니라고 말했다.혼자

서 아니라고 아니아니아니아니라고 말하는

데도 뻥튀기 장수는 자꾸 튀밥을 뻥튀기를

쏟아냈다.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어깨로 가게 문을

여는데 곽 노파가 나를 보더니 배를 잡고 웃

는다. 나는 머리가 그렇게 이상한가 싶어 앞

머리를 입바람으로 후후 불었다. 그랬더니

더 배를 잡고 웃는다.

—파는 사다가 오는 길에 도로 땅에 심고

온 겨?

주머니에 손을 빼고 괜히 허벅지를 문지르

다 나도 곽 노파를 따라 으하하 웃었다.

소, 날 때부터 그랬을까요, 미세

소가 들어오는 날이라 평소보다 일찍 출근

했다 하얀 박스차가 가게 앞에 서고 황사장

이 차에서 내렸다. 머리를 노란색으로 물들

이고 선글라스를 낀 황사장이 나와 곽노파를

보고 손을 흔든다. 생닭 꾸러미를 내려놓고

밖으로 나가 황사장과 악수를 했다.

—오늘 소가 좋아.

—늘 좋죠.

박스 차 뒷문을 여니 아직도 김이 모락모

락 올라오는 소가 부위별로 놓여있었다. 부

채와 살치, 채끝을 나르고 양지와 갈비는 어

깨에 실어 옮겼다.

—소 값이 전 같지 않아.

—그러고 보니 차가…

—작아졌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머리를 쳐다봤다.

반쯤 감긴 눈이 너무 검어서 차라리 어떤 결

정체 같았다. 울다 죽었는지 눈 고랑이 젖어

있다. 황사장이 오른쪽 뿔을 들고 내가 왼쪽

뿔을 들어 겨우 가게 바닥에 내려놨다.곽 노

파는 냉커피를 타서 나와 황 사장에게 건넸

다.

—수고들 했어.

—일이 이건데요.

—세오는 황 사장 차타고 들어가. 소는 내

일 작업해도 안 늦어.

—육사는 오늘 해야죠.

—내일 육회로 팔지.

소 작업은 한 번도 미룬 적이 없던 곽 노파

였다. 그래서 나는 더 아무 말 않고 순순히

앞치마를 풀고 황 사장 차에 올랐다.황 사장

은 곽 노파에게 노망나서 그러냐며 발칙한

농담을 했다. 평소라면 칼로 도마를 탁탁 내

리쳤을 곽 노파가 오늘은 그저 엷게 웃기만

했다.

보조석에 앉아 시장 옆을 지나는데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황급히 창문을 내렸다.

—은하 씨!

은하 씨가 둘리와 같이 내 쪽을 바라봤다.

—세오 씨?

—어디가요?오늘은 가게 안 열어요?

—쉬어요.공원에 가는 길이에요.

둘리가 고개를 들어 내 쪽을 보더니 손을

번쩍 흔들었다. 황사장이 째진 눈으로 나를

흘기더니 내릴 거냐고 말거냐고 우악스럽게

말했다. 말은 우악스러워도 황사장이 으흐흐

웃고 있었다.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뛰는 거다!

내가 자세를 취하기도 전에 둘리가 두다다

다 뛰었다. 열다섯 살이지만 여섯 살인 아이

라고 해도 꽤 잘 뛰어서 따라잡으려면 내 쪽

에서도 전력질주를 해야 했다. 거의 다 따라

잡았을 즈음 둘리가 달리기를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멀어져서 작아진 은하 씨를 보며

다시 그쪽으로 뛰어갔다. 나도 은하 씨를 향

해 다시 쭉 뛰었다. 한바탕 뛰고 나서 헉헉

대고 있는데 둘리는 전혀 지쳐 보이지 않았

다.그러자 은하 씨가 둘리 뒤에 살금 다가가

서 어깨를 툭 치고 냅다 뛰었다.둘리는 꺅꺅

소리를 지르며 은하 씨 뒤를 따라 뛰었다.나

도 질 수 없어서 벌떡 일어나 뒤따랐다.술래

잡기처럼 서로를 잡기도 하고 둘리를 번쩍

들어 옆구리에 끼고 비행기 놀이도 했다. 이

따금씩 은하 씨가 소리 내서 웃었는데 이제

보니 둘리의 웃음소리가 은하 씨를 닮았다.

웃음을 들으려고 둘리를 업기도 하고 목마도

2014년 11월 3일(월)12 특집제1257호

제13회 원광 김용 문학상 당선작 - 소설태웠지만 결국엔 정말이지 지쳐버려서 벤치

에 널브러졌다. 둘리가 물통을 열어 벌컥벌

컥 마시고 내게 건넸다.나도 두 손으로 물통

을 받아들고 똑같이 벌컥벌컥 마셨다.

—잘 뛰네요.돌아올 줄도 알고요.

—아직 아이니까요.

—쉽지 않았을 텐데.

—쉽지 않았죠.

—날 때부터 그랬을까요?

—낳고 나서 당장은 알 수 없으니까요.

벤치 앞에서 두 남녀가 배드민턴을 치고

있었다. 셔틀콕이 번갈아가며 네트 위를 넘

을 때마다 은하 씨도 둘리도 나도 고개를 두

리번거렸다.꼭 뿔을 주고받는 것 같았다. 남

자가 셔틀콕을 너무 세게 쳐서 멀리 날아가

버렸다. 둘리가 소리를 지르며 날아간 쪽으

로 뛰어갔다. 은하 씨가 멀어져서 작아지자

다시 이쪽으로 빠르게 뛰어왔다. 둘리가 셔

틀콕을 은하 씨에게 건넸다. 자세히 보니 셔

틀콕 날개가 찢어져 있었다. 남녀는 이미 새

뿔을 꺼내 다정하게 주고받고 있었다.

—어릴 적에 할머니랑 버스를 탔어요.

—버스를요?

—어디를 가는 거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

데, 나는 꼭 할머니 뒤에 앉았어요. 자칫 할

머니보다 앞자리에 앉았다가 문득 돌아보면

할머니가 없을까봐서요. 어떤 정거장에서 내

렸는지 알 수 없잖아요.

—세오 씨.

—은하 씨, 날 때부터 그랬을까요.

은하 씨가 더 말하려는데 둘리가 은하 씨

팔을 잡고 허공에다 숟가락질 시늉을 했다.은

하 씨는 저녁밥을 먹여야겠다며 물통을 챙겼

다.습기가 꽉 차 푹푹 찌는 날씨라 그런지 말

속에 물기가 느껴졌다. 둘리는 셔틀콕을 머리

에 갖다 대고 저만치 앞서갔다.나는 휘파람으

로 아기공룡 둘리의 후렴구를 휘휘 불었다.

은하 씨와 둘리를 미용실 앞까지 데려다

주고 가게 앞을 지나는데 웬 검은 차가 세워

져 있었다. 들어가 볼까 하다가 역시 관두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다.

조셉은 인형이라서 온 몸이 솜이다 보니

더 더운 것 같다고 투덜댔다.나는 겨우 샤워

를 하고 수건을 빨래 통에 던지다 깜짝 놀랐

다. 평소의 세기로 던졌는데 수건이 빨래 통

이 있는 곳 보다 훨씬 더 멀리 날아갔기 때문

이다.

—아무래도 인형 손은 너무 푹신 거려. 푹

신 거려서 선풍기 버튼조차 누를 수 없잖아.

—그러고 보니.

그 사이 집은 더 작아져서 이젠 현관에서

신발 벗기도 어려워 졌다.침대를 포기하고 조

셉과 나란히 거실에 이부자리를 펴고 누웠다.

—조셉.은하 씨는 지금 뭐해?

—그걸 왜 나한테 묻지.

—넌 뿔이 없으니까.

—뿔?

—뿔.

조셉이 말한 어댑터가 얼른 만들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하다가 모로 누웠다. 조셉은 자

는 지 말이 없다.나도 하루 종일 뛰어다녀서

그런지 스르륵 잠이 들었다.

늦잠을 자서 허겁지겁 가게 문을 열려고

보니 뭔가 이상했다. 곽 노파은 아직도 자는

지 뒷방 문이 닫혀있다.어제 혼자 일해서 피

곤한가보다 하고 냉동실 문을 열어 고기를

진열하려는데 냉장고 문이 작아져 있다. 흠

칫 놀라 둘러보니 가게가 어제보다 삼십 센

치는 줄어 있는 것 같다. 우리 집에 비하면

턱없이 빠른 속도였다. 뭔가 심상치 않았다.

확 줄어든 가게보다도 곽 노파가 걱정 돼서

다급히 뒷방 문을 열어봤다.

처음엔 곽 노파가 죽은 줄 알았다.나는 너

무 무서워서 제대로 건드리지도 못하고 있는

데 스르륵 곽 노파가 눈을 떴다. 나는 방문

고리를 잡고 겨우 서 있다가, 곽 노파의 허리

를 부축해 바로 눕혔다.

—괜찮아요?

—그럼.

—그치만 가게가.

—작아졌지.

—…….

—아들놈이 다녀갔어.

십년 가까이 일했지만 곽 노파의 자식을 본

적은 없다.그저 명절이 되면 먼저 간 바깥 분

산소에 간다고 말해서 나는 곽 노파에게도 가

정이 있었겠지 생각했었다.아들이라니.

나는 고기를 일일이 진열대에 집어넣었다.

등뼈에 붙은 살을 일전에 곽 노파가 했던 대

로 작은 칼을 쥐고 파내고 긁어냈다.곽 노파

는 뒷방문을 열어 놓은 채 문간에 걸터앉아

내 쪽을 멍하니 바라봤다. 곽 노파는 한숨이

라 말하기에도 미안한 숨을 간헐적으로 내뱉

었고 나는 그 숨소리가 냉장고 소리보다 더

크게 들려서 자꾸만 칼을 바짝 잡았다.

—가게 팔 거야.

—그리하여.

더 묻지 않았다. 곽 노파는 이제 되었다는

듯 옷매무새를 가다듬더니 신발을 신고 자리

에서 일어났다. 곽 노파는 진열대 쪽으로 들

어와 어제보다 훨씬 작아진 도마를 매만지더

니 퍼렇게 벼린 칼을 싱크대에 넣고 깨끗이

씻었다. 그러고는 등뼈에 살을 발라내고 있

는 내 뒤로 와서 그만 하면 됐다고 그만 발라

도 충분하다고 자꾸 내 등을 쓰다듬었다.

대광정육점은 자리가 좋아서 금방 사겠다

는 사람이 둘이나 있었다. 나는 그런가보다

하면서도 막상 양복을 입거나 셔츠 소매를

걷은 사람들이 드나들자 칼질이 자꾸 무겁게

느껴졌다. 곽 노파 쪽에서도 고기는 다 팔아

야지. 냉동실에 들여놓은 소뼈도 한참인데.

라며 깊게 숨을 내쉬었다. 은하 씨도 소식을

듣고 와서 두 손을 모아 곽 노파 손등에 얹은

채로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 더는 소를 들이

지 않아도 된다고 하자 수화기 저편에서 황

사장이 끌끌 거리며 연신 아쉽다고 했다. 그

와중에도 곽 노파는 가게가 구색이 맞춰져

있지 않으면 오던 손님도 달아난다면서, 몇

주 뒤면 비울 가게에 파절이며 양파나 쌈장

까지 떨어뜨리지 않고 골고루 채웠다.

—나갈 때까지 안 팔리면요.

—정육점 안하면 고기 안 먹나.

—그래도 혼자니까요.

—세오한테는 미안해.

—그러지 말아요.

—가게 팔리면 적은 돈이지만….

—그러지 말아요.

앞다리 살을 랩에 씌우던 곽 노파가 내 쪽

으로 등을 돌린다. 어제보다 도마가 더 작아

져서 이젠 둘이서 칼질을 맞댈 수도 없는 지

경이다.

평소보다 일찍 집에 도착하자 조셉이 의아

해했다.

—왜 더 놀지 않고.

—논 적 없어.

화장실로 들어와 욕조에 물을 틀었다. 변

기에 쪼그리고 앉아 물이 차오르는 걸 바라

봤다. 갑자기 칫솔걸이가 툭 하고 떨어졌다.

그 바람에 칫솔과 치약과 면도기가 우당탕하

고 타일에 널브러졌다. 칫솔을 주워 입에 문

채로 칫솔걸이를 다시 붙였다. 치약과 면도

기도 주웠다. 양치질을 다 하고 칫솔을 걸다

가 미세하다의 미세를 생각했다. 아침저녁으

로 양치질을 하고 칫솔을 걸면서 내가 칫솔

걸이에게 준 미세한 충격이 칫솔걸이를 떨어

지게 만들었나. 미세한 게 미세하게 쌓여서

우당탕하게 되었나. 그럼 미세한 건 무서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하루 종일 내뱉는

말이 내 치아를 마모시키겠구나. 내가 은하

씨를 껴안고 싶어서 껴안게 되면 은하 씨의

살갗이 모두 닳아 없어지겠구나. 내가 문고

리를 계속 돌리면 언젠가 문고리가 닳아서

이 문을 나가지 못하겠구나. 여기까지 생각

하다 너무 미세하고 미세해서 나는 두려웠

다.매사에 서툰 내가 갖가지 핑계로 나를 갉

아먹고 있었다. 아귀가 안 맞는 화장실 문틈

으로 바람이 자꾸 새어들었다. 조셉이 문 밖

에서 자꾸 나를 채근했다. 도대체 놀다오는

게 아니면 맨날 어딜 가는 거야?

조셉, 배게, 자리

곽 노파의 짐은 단출했다. 가게를 인수받

은 젊은 부부가 정육점을 하겠다고 나서서

곽 노파는 냉장고며 도마까지 그대로 두었으

나 칼은 신문지에 여러 번 싸서 보따리에 집

어넣었다. 저녁 무렵 황사장이 박스 차를 가

지고 와서 곽 노파의 짐을 실어 날랐다.황사

장이 이젠 장사 접고 쉬셔도 된다며 혀를 끌

끌 찼다.곽 노파는 보조석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구식 텔레비전을 들고 끙

끙 날랐다. 가게 뒷방보다도 박스 차가 넓어

서 마음이 이상했다. 살림 세간 사이로 꽁꽁

언 소머리가 비뚤게 놓여 있었다. 가만 보니

소뿔이 부러져있었다. 황사장이 행거를 들고

와 차에 실었다.

—저건 못 쓰는 머리야.

—별 거 아닌데도.

—다 같은 맛인데 어찌 그리 모양새만 따

지는지 원.

—없는 것도 아니고 부러진 건데.

-다 실었지? 그만 갈게. 저녁엔 소 받으러

가야해.

멀어져서 작아지는 차를 오래도록 바라봤

다. 앞치마를 벗으려는데 안주머니에서 흰

봉투가 툭 떨어졌다. 그런 마음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여보세요.

—은하 씨, 자요?

—아뇨.늦었어요, 세오 씨.

—오늘 가셨어요.

—그런 마음이군요.

—저는 안 갔어요.집에 가야하는데.

—가긴 가야겠죠.

—얼마나 작아져 있을까요. 들어갈 순 있

을까요.

—그래도 명색이 현관문인걸요. 세오 씨.

다른 일을 찾아요.

—은하 씨, 그런 게 아니에요.그건 문제가

못돼요.미안해요.

—많이 마셨나요.

—은하 씨는 꿈이 뭐에요? 은하 씨. 저는

잠을 험하게 자요. 그래서 자다 말고 베개를

잘 잊어버려요. 잠에 취해서 기분이 좋은데,

베개가 없어도 잠은 잘 잘 수 있는데….그래

도 남들이 다 베고 자니까 저도 베지는 못하

더라도 다리 사이에 끼고 자긴 해야겠는데

그게 또 너무 귀찮잖아요. 내 베개가 어떻게

생겨먹은 지는 알겠는데 어디 있는 지는 도

통 모르겠고. 눈 떠서 찾기엔 지금 이 잠이

너무 달콤한 거예요.은하 씨. 다시 말하지만

그런 건 문제가 아니에요.

—세오 씨. 미안해요. 아이가 깬 것 같아

요.그만 끊어요.

하늘은 이제 막 어두워지고 있었다. 공원

벤치 위로 나무들이 바람에 나부꼈다. 저들

끼리 뭐라고 속닥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가

슴에 와이파이를 달고 모든 이들과 송신하고

싶은 밤이다. 작아져있을 집으로 가야만 한

다.상관없다고, 잠만 잘 자면 그만이라고 생

각했다.

조셉이 나를 슬금슬금 피했다.

—술을 마시다니.이제 다 놀았니.

—조셉.

—….

—인형은 아이의 것이잖아.

—그러하므로.

—자리가 있어.각자 자리가.

은하미용실은 아직 해가 지지 않았는데도

썰렁했다.유리 너머로 들여다보니 은하 씨는

어딘가에 전화를 걸고 있었고 둘리는 바닥에

앉아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통화에

심취한 은하 씨는 이쪽을 볼 여유가 없는지

이마를 잡고 뭐라 말하고 있었고, 대신 둘리

와 눈이 마주쳤다. 검지로 쉬 하고 손짓하니

정말로 둘리가 살금살금 유리문을 열고 나왔

다. 씩 웃는 둘리에게 조셉을 건넸다. 건네고

나니 조셉은 정말 인형 같았다. 좋은 친구야.

라고 생각했다.각자의 자리가 있는 거니까.

둘리가 다시 문을 열고 들어서려는데 은하

씨가 언제 통화를 마쳤는지 고개를 슬쩍 내

밀었다.

—예쁘네요.

—예쁘죠.

—곰인가요?

—가끔 말도 해요.

—세오 씨도 참.

입간판을 넣어주고 은하 씨의 배웅을 받아

집으로 돌아오니 현관문이 허리만큼 줄어 있

었다. 엄지와 검지로 조심스레 문고리를 따

고 무릎을 바닥에 댄 채로 슬금슬금 기어들

어갔다. 내일도 그 내일도 집이 더 작아지면

난 집에서 살지 못하고 옷을 입듯이 그렇게

지내야한다. 곽 노파가 준 소고기를 냉장고

에 겨우 구겨 넣고 거실에 웅크렸다.뿔 대신

화분이나 손잡이 같은 게 달려있었더라면.

그랬더라면. <끝>

13특집 제1257호2014년 11월 3일(월)

2014년 11월 3일(월)14 여론제1257호

자신을 브랜딩하라!

신용벌 단상

오늘 아침 연구실에 한 학생이 상담하기 위하여 방문하였다.

이전에 상담하였던 기록들을 살펴보니 지난 여름방학에 괌으로

여행하고자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어떻게 보냈는지 물었더니 아

니나 다를까 다음으로 미루었어요. 사정이 생겼고 돈도 없어서

겨울방학엔 아르바이트하려고요. 학생들과의 상담을 통하여 가

지는 것은 생각은 많은데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경우가 많지

않음을 보고 이들에게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를 말하곤 한다. 여

행은 왜 하려고 하는가?남들이 하니까?새로운 즐거움을 위하여

? 지난날을 뒤돌아보고 미래를 탐색하기 위하여? 분명하진 않지

만, 무엇인가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아니면 그냥?세상에는 70

억의 인구가 제각기 다른 모습과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 교실

에 들어가면 나와 닮은 젊은이들이 가득하고 비슷한 옷과 머리,

신발, 가방을 둘러메고 있음을 본다. 그러나 같은 모습이지만 깊

은 내면으로 들어가면 각각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행복한 삶일까?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나답게 사는 것이란 무엇일까? 100세 시대를 준비하고

살아가야 할 지금의 학생들에게는 무거운 질문이다.하지만 불분

명한 목표 뒤에는 실행 단계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될 것이

다. 그럴 때마다 포기 또는 연기하거나 합리화해버리기 일쑤이

다. <나가수>나 <K-POP STAR>프로그램에서 평가자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노래를 즐기듯이 하라 고 한다. 과한 연습에 목

소리가 변하거나 감기에 걸려 제대로 부르지 못할 때, 자신의 악

기 를 그렇게 관리해버린 지원자들에게 위안의 말은 없었다.

브랜드(brand)란 상품 판매자가 자기 상품을 다른 상품과 구별

하기 위해 붙이는 상징적 식별 수단이고, 브랜딩(branding)은 그

브랜드를 관리하는 일이다. 내가 원하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는 어떻게 다른가?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나 를 만

들기 위한 근거 있는 통찰과 자신만의 독특한 전략이 필요하다.

나 라는 브랜드하면 우리는 자신의 자랑거리를 내세우거나

잘 포장하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이미 형성된 다른 사람의 시선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바탕

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높일 전략을 세워야 한다. 나아가 자신의

진로 개척이나 그 이미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

것이 바른 브랜딩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우리 자신

을 잘 알고 있을까?학생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자신의 주관적 관

점에서 치우쳐 잘못 알고 있거나 경우가 많다. 상담을 통하여 또

는 자신에 대한 반응을 알아보고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듣기

좋은 말에는 열광하고 그렇지 않은 말은 깊이 파묻는 것이다.

학생 자신에 대한 브랜딩의 핵심은 자신이 주관적으로 왜곡한

자신의 모습을 다른 사람의 눈으로, 즉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생각에 머물지 말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노

력이 요구된다. 공부란 무엇일까?공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

정관념을 계속 깨뜨리는 것이다.내가 알고 있는 것이 틀릴 수 있

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세상에는 내가 아는 것보다 모

르는 것이 훨씬 많아서 함부로 자기주장을 펴는 게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공부할수록 공부할 게 늘어나고, 공부

하지 않을수록 공부할 게 없어지는 것이다.공부하면 유연해지고

공부하지 않으면 고집스러워진다. 자기가 아는 세계가 전부라고

착각하게 된다.

김진병 교수(경영학부)

지난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 동안 전국에서 2014 재난 대응 안전한국 훈련 이

진행되었다. 국민 생명 보호 최우선을 위한 초기대응훈련 을 강화하고 국민과 함께

하는 체감형 훈련 을 실시했지만, 국민들이 체감 하는 훈련의 성과가 어떠했는지는

의문이다. 이 훈련은 지난 4월의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토대로 현장 중심의 실행기반 훈련 위주로 개편 되었다고 한다.하지만 연이어 터지는

대형 사고에 대한 사후 약방문 격인 조치가 아닌 근본적인 안전 의식에 대한 제고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효과는 반감될 것이다.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사고

수습과 안전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하는 정도의 땜질식 처방만으로는 또

다른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크고 작은 사고의 원인은 가장 기본적인 안전에 대한 의식의 부재였다는 사실이 반

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많은 인명 피해를 야기한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사고의 주

원인이 인재(人災)라고 한다.이는 사소하다 생각하는 기본 규칙이나 법규 위반에 기인

하는 것이다. 사고는 시공할 때 안전 기준을 지키지 않아서, 안전 기준이나 법규가 미

흡해서 일어날 수도 있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되풀이 되는, 관련 기준 강화와 관련자

나 책임자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 안전에 대한 국민 모두의 생각의 전환이 이루어져

야 한다. 매번 안전 기준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예기치 못하는 곳에서 터지는 안전관

리의 총체적 부실과 안전 불감증 이 부른 대형 참사의 이면에는 인명을 중시하지 않는

풍조가 깔려있는 것은 아닌지, 개발과 고수익 창출 등의 경제 논리 앞에서 국민의 안전

이 뒷전으로 밀려난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점이 많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안전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의식전환이 우선되어야 한다. 안

전의 기본은 반드시 지켜야 할 것, 허용되는 것과 허용되지 않는 것에 대한 구별과 실

행이다. 대형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부실시공 이나 안전관리의 부실 도 반드시

지켜야 할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결과이다. 어떤 기준이나 규제의 강화도 필요

하지만, 우리 모두 재난 예방 및 대응 안전훈련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안전

에 대해 자각하고 대처법을 숙지할 수 있는 안전을 위한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식정보화사회, 네트워크사회, 첨단과학기술사회 등으로 불리는 현대사회에서 변

화의 물결은 더 빠르고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학은 그 거센 파도를 헤쳐 나

가기 위한 학생 개개인의 능력을 개발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도

안전에 대한 의식의 제고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 대학도 많은 학생과

교직원이 동시에 이용하는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과 유사시 행동 지침을 담은 프로그

램에 의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이번 1257호 발간을 통해 <원대신문>이 어느덧 창간 58주년을 맞이한다. 지난 1956

년 10월 20일 창간호를 낸 이후 오늘에 이르러 지령 1257호를 발간하게 됐으니 대학언

론으로서 전통과 연륜을 자랑하는 <원대신문>의 감회가 새롭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인터넷 매체의 홍수에 밀려 종이신문의 입지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감안하면 <원대신문>의 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상당수의 대학들이 신문 발행을 격

주로 바꾸거나 아예 인터넷판으로 대체하기도 하는 상황에서 <원대신문>은 매주의 정

기 발행 체제를 굳게 유지하고 있어 믿음직스럽다.

대학신문의 제작과 발행에 있어 겪게 되는 고충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특히 대

부분의 대학신문이 학생기자들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어려움이 적지 않다. 학생기자

들이 처음 수습기자로 들어와 나름대로 어느 정도의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기까지는 대

략 1년 이상의 훈련기간이 필요하다.각자 전공 공부와 시험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그

동안 이들은 상당히 바쁜 대학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그나마 평균 2년 정도의 기자생활

을 하고 나면 이들은 다시 후배들에게 자리를 넘겨주게 된다.이처럼 학생기자들이 해마

다 들고나는 체제이기 때문에 신문의 안정적인 제작과 발행은 늘 위협받곤 한다.

오늘날 종이신문의 역할과 기능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디지털 기술

혁명은 오랜 세월 동안 정보의 생산과 유통에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해온 활자문화를

순식간에 영상문화로 변모시키고 있다. 다양한 인터넷 매체의 홍수에 밀려 신문의 위

상 역시 하루가 다르게 축소되고 있는 게 확연하다. 시중의 내로라하는 일반신문들의

처지도 이러한데 대학신문의 신세야 오죽하겠는가. 더구나 대학들의 재정난이 가중되

고 있는 상황 때문인지 예산 배정이나 발행 시스템 지원이 위축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

하면 그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도 <원대신문>은 매주 정기 발행의 체제를 굳게 지키며 오늘에 이르러

이제 창간 58주년이라는 역사를 간직하게 됐다. 대학신문으로는 그 자체로 크게 내세

워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원대신문>역시 종이신문의 급격한 위

상 변화에 적극 대응하여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대학신문 본연의 역할인 대학문화 창

달을 수행하면서도 급변하는 언론 환경에 적극 대응하여, 디지털 다매체의 홍수 속에

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콘텐츠의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또한 학생자원의 감소로 인

해 지금 우리나라 대학들이 모두 겪고 있는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홍보 역할도 적극적

으로 담당해야 한다. 결국 대학의 명운에 따라 대학신문의 존립 여부도 결정된다. <원

대신문>창간 58주년 축하와 함께 대학언론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는 이

유가 여기에 있다.

사설

<원대신문>창간 58주년에 바란다

안전 의식을 제고해야 한다

발행인 정세현 편집인 겸 주간 강연호 편집장 강신지

창간 1956년 10월 20일 전화 850-5552~4 FAX 850-7077

E-mail [email protected] 홈페이지 www.wknews.net

제대로 된 원어강의

원어강의가 시작됐습니다.국어로 배워도 난해한 전공과목을

영어로 배우려니 머리가 아픕니다. 교수님들의 배려로 강의의

일부는 우리말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어려운 건 매한가지입니

다. 16주 동안 책 절반도 못 끝내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노트는 영어단어로 가득합니다. 스마트폰 영어사전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이쯤 되면 전공지식을 쌓으러 온 것

이 아니라 영어단어 암기를 하러 온 것이 아닌가하는 착각에 빠

져듭니다.학생들의 수업이해도가 낮다보니 교수님은 시험기간

이 되면 시험 문제를 다수 알려주십니다. 학생들은 시험문제를

알려주는 시험기간에만 강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원어강의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방침이 필요합니다.

빈 강의실, 낭비되는 에너지

수업이 끝난 뒤 강의실, 학생 한 명 없는 강의실은 고요하기

만 하네요. 하지만 빈 강의실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따뜻한 것

같습니다.난방기를 확인하니 작동 중에 녹색 불빛이 들어와 있

습니다.강의실의 형광등, 수업에 사용한 컴퓨터와 빔 프로젝터

역시 끄지 않고 간 모양입니다. 조별모임이라도 있었는지 제멋

대로인 책걸상은 덤입니다. 이 풍경은 마치 수업시간을 방불케

하는군요.금방이라도 수업을 시작할 것 같습니다.혹시 있을지

도 모를 다음 강의를 배려하는 것일까요?

모두 누군가 끄고 가겠지 라고 생각하진 않으신가요? 이런

빈 강의실에 쓸 때 없이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고슴도치

■ <원대신문>이 여러분의 원고를 기다립니다. 신용벌 단상 , 열린소리 , 글로벌 人 , 그리고 보도 및 원광 포커스 사진 제

보 등에 원광 가족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채택된 원고 및 제보에 대해서는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빗속의 혈전 지난달 31일 오후 3시, 대운동장에서 열리고 있는 축구동아리연합 축구대회

사진 :권정훈 기자

15여론 제1257호2014년 11월 3일(월)

정당방위의 인정 요건

김명원 기자 [email protected]

기자의 시각

몸에 튄 불꽃은 털어 버려야 한다. 누구도 부당한 침

해를 감수할 의무는 없다. 이러한 취지를 규정한 것이

형법 제21조의 정당방위이다. 법률용어사전에 따르면

정당방위 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

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된 가해행위를

말한다.이 경우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사망하게 해

도 죄를 물을 수 없다. 정당방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요건이 반드시 성립되어야 한다.급박부당

한 침해가 현재여야 하고, 자기 또는 타인의 권리를 방

위하기 위한 것이어야 하며, 부득이한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새벽 3시에 자신의 집에 침입한 도둑을 때

려 뇌사상태에 빠뜨린 경우, 이는 정당방위 일까 아니

면 과잉방어 일까?이 경우가 바로 일명 도둑 뇌사 사

건 이며 이 사건에 내려진 판결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지난 3월, 한 가정집에 도둑이 들었다.공교롭게도 새

벽에 귀가한 그 집의 아들 최 씨와 맞닥뜨렸으며 격투

끝에 최 씨는 도둑을 붙잡아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에 일어났다. 격투과정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50대 도둑은 뇌사상태에 빠져 현재까지 깨어나

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대 최 씨는 2달째 복역

중이다. 재판 과정에서 최 씨는 놀란 상황에서 도둑을

제압하기 위한 정당방위 라며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법원은 아무런 저항 없이 도망가려던 피해

자를 심하게 때려 뇌사 상태로 만든 것은 방어 행위의

한도를 넘어선 것 이라며 최 씨에게 징역 1년6월의 실형

을 선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어느 누가 절체절명의 순간에 정당방위

의 기준을 떠올리며 대응할 수 있겠는가. 이를 두고 누

리꾼들 사이에서는 정당방위로 인정되기 위한 5가지 요

건이 화제가 되고 있다. 흉기는 들고 오셨나요? 물건만

훔치러 오셨나요? 그냥 도망치실 건가요? 몇 살이세요?

혹시 어디 아픈 곳 있으신가요? 등을 물어본 후에 방위

행위를 해야 정당방위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정당방위의 범위가 애매하다. 형법에서는

상당한 이유 가 있어야 정당방위가 인정된다. 하지만

그 개념이 추상적이어서 해석에 따라 허용 범위가 달라

질 수 있다. 반면 미국에는 자신의 집에서는 어떠한 정

당방위도 용납된다는 캐슬 독트린(Castle Docrtine) 이

있다. 집 주인이 생명에 위험을 느끼면 집에 들어온 침

입자에게 총기를 사용해도 된다. 뉴욕, 일리노이 등 16

개 주가 이를 적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주 역시 위협을

느낄 경우 맞서 싸워도 책임을 묻지 않는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Stand Your Ground) 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에

도 이와 비숫한 무한방위권 이 있다.중국 형법 제20조

3항에 따르면 생명이나 신체의 위험에 맞서 방어한 경

우에는 과잉방위에 속하지 않으며 형사 책임을 지지 않

는다. 우리나라도 정당방위의 범위를 확대 해석해야 한

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다수의 사람들이 집주인 최 씨의 주장에 공감하고 있

다. 반면 법원의 판단이 정당하다는 여론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논쟁이 치열한 만큼 항소심 판결의 귀추

가 주목되고 있다.

이제는 감정적인 논쟁을 접고 정당방위에 대한 구체

적인 요건과 규정을 가다듬어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

는 법안을 마련할 차례다.이를 위해 국민참여재판과 같

은 방법을 통해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일

반 국민과 법조인이 함께 이번 사건에 대해 묻고 따진

후 합리적인 의견을 도출해 이를 재판에 반영한다면, 또

다시 발생할지 모를 정당방위 허용 범위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종식될 수 있을 것이다.

글 그림: 강지윤(시각정보디자인과 2년)

음식 값?원하는 만큼만 내세요

만약 음식 값을 마음대로 내는 식당이 있다면 어떨까? 상상은 독자들에게 맡기

고, 지금부터 미국의 파네라 브레드(Panera Bread)가 운영하는 Panera Cares 지역사

회 카페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파네라 브레드는 하루 동안 판매되지 않은 음식을 기부하고, 지역 이벤트를 후원

하는 등 사회 책임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이다. 그 활동의 일환으로 태어난 Panera

Cares는 고객의 기부금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카페로서, 파네라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음식 구매능력에 관계없이 존중 받으며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

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카페에는 계산대가 없고 그 대신 익명으로 기부금을 낼

수 있는 상자가 있다.이는 기부 여부 및 그 액수에 대한 부담을 고객들이 느끼지 않

도록 배려한 것이다. 단 고객들이 참조하도록 해당 음식의 가격에 따라 얼마만큼의

기부금을 제안하는데 약 60%의 고객들은 파네라가 제안한 금액을 내며, 약20% 정

도는 그 이상을, 그 외 20%정도는 그 이하를 기부하거나 내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

다고 한다. Panera Cares 지역사회 카페는 고객들의 기부금만으로 카페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Panera Cares 지역사회 카페 뒤에는 더 큰 꿈이 있다. 그것은 카페를 통하여 지역

사회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특히,위기 청소년들의 성장에 함께하고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삶의 발판을 다지는 일을 돕고자 한다.그 일환으로 위기 청소년들에

게 직업훈련 인턴쉽을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여러 훈련 프로

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파네라 브레드의 행보는 우리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기업의 사

회 책임 활동에 대한 것은 물론, 그러한 문화를 유지해 나가는 공동체적 연대감 구

축에 대해 배울 점이 많다. 우리도 공동체 연대감을 실현을 위해 노력해 나가야할

것이다.

김효범(국어교육과 4년)

한국 현대 도예 예술의 위상

지난 9월 27일부터 28일까지 김해시청 김해관광홍보단으로 선발되어 김해에 다녀

왔다.그중 세계 3대 도자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에서 깊은 감

명을 받았다.

클레이아크 미술관은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업장이자, 작품성을 높이 평가 받는

작품과 전시하며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들을 전시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2

014 아시아 현대 도예전 을 관람했다.

우리 원광대학교 도예과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홍보단원

에게 우리 학교 학우들 작품이라고 자랑도 하였다. 우리대학 학우들과 함께 감상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해에서 만난 우리 학교 도예과의 작품들은 구상적 조형작품이 두드러졌다.

전통적인 도자기를 비롯하여 쓰임새를 배제한 상징적 오브제, 심미성과 기능성

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예술과 공예의 경계에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티팟, 다

양한 매체의 혼합, 도자조각, 산업도자 등 현대도자사 흐름의 전반을 아우르며 현대

미술의 범주에서 표현되고 있는 다양한 형상과 주제들을 담고 있었다.

현대도예의 고유성과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고 도자예술의 동향과 미래 발전 방향

을 제시하고 아시아 각국의 도자예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폐과 수순을 밟고 있는 도예과의 상황을 생각하며 한국의 현대 도예

의 위상이 점차 위축되어 간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여전히 취업률을 중시하는 사회의 시선이 있지만, 예술은 돈으로 계산되는 것이

아니고 대학은 많은 이들의 꿈을 키워 주는 곳임을 증명하며 힘겹게 분투하고 있는

도예과를 위하여 지혜를 모으기를 기대한다.

강정길(사학과 4학년)

기자 수첩

가을에 만나

최근에 나를 포함한 54기 동기들이 정기자가

됐다.벌써 정기자라니!

지난 3월 신문사 문을 열고 지원서를 받아가던

때가 떠오른다. 나에게 지원서를 건네주던 부편

집장님의 친절한 모습 역시 생각난다. 어쩌면 그

때 깜빡 속았을지도 모른다. (신문사 생활을 하며

만났던 취재원은 대부분 친절하지 않았다)

54기의 기장으로 지내는 지금은 신문사 생활이

혹독하다고 느껴진다. 54기는 스물한 살인 나와

스무 살인 기자 세 명, 스물네 살인 기자 한 명의

각기 다른 다섯 명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는 선배들처럼 하나가 되기에는 부족한 점

이 많다고 생각한다.가끔은 작은 오해가 큰 파장

을 부르기도 하지만 조금씩 배려하고 희생한다면

우리도 언젠가 서로가 소중하다고 느끼게 되리

라.

요즘 내가 가장 많이 듣는 노래는 윤건의 <가

을에 만나>다. 지난여름을 떠올리고 가을의 만남

을 기약하는 가사를 담은 노래다.가을이 가기 전

에 만나야 할 사람이 많다.치열한 예술 고등학교

시절 늘 곁에 있어 준 친구들을 만나야 하고 나에

게 3년 동안 시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을 뵈어야

한다.

어느새 12월이 다가온다. 그리 길지 않은 신문

사 생활이지만 지나온 시간들이 잔상처럼 떠오른

다. 선배들한테 많이 배우며 늘 감사했고 동기들

과 좌충우돌하며 정이 많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신문사 선배들, 동기들에게 꼭 하

고 싶은 말이 있다.

내년 가을에도 만나요!

양수호 기자 [email protected]

열린 소리

Not Cheesy?

Talk! Talk! English

James : Should we go with grey? The color looks chic.

Lara : No, it willmake the roomgloomy.

James : Which color then?

Lara : How about pale yellow?

James : Not cheesy?

Lara : No, it will brighten the atmosphere.

James : The color goes with the furniture?

Lara : I see no problemwith that.

James : The color reflects your character.

Lara : What are you saying?

James : You re very chirpy and bubbly.

James : 회색으로 해야 하나?회색이 세련되긴 해.

Lara : 아니야,방을 우울하게 만들 거야.

James : 그러면 무슨 색깔로?

Lara : 연노란색은 어때?

James : 싼티나지 않을까?

Lara : 아냐, 분위기를 밝게 해 줄거야.

James : 그 색이 가구랑 어울릴까?

Lara : 아무 문제 없어 보여.

James : 그 색깔이 네 성격을 나타내네.

Lara : 뭔 말이야?

James : 넌 정말 활달하고 쾌활하다고.

더 다양한 표현을 배우고 싶은 친구들은 어학교육팀 홈페이지나 전화로 문의해 주세요.

※원광대학교 평생교육원 어학교육팀 상담문의: 063-850-6035, http://cms.wonkwang.ac.kr/langcenter-kor/

2014년 11월 3일(월)16 광고제125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