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와행복 09+10 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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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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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폐공사 사보, 화페와 행복 9+10월호,기업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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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84| 2013. 09+10

to the Great KOMSCO

Good Life with KOMSCO

People inside KOMSCO

Now KOMSCO_줌인

우리제품

ERP 이야기글로벌 경영 트렌드 5

초대석KOMSCO 문화혁신 5페스티벌, 열정의 그곳 5멋 따라 맛 따라 5한국 문학 탐구 17직장인 맞춤형 재테크 4성공적 은퇴설계 4KOMSCO 서재

가족의 재발견 221조폐인 마니아 5청렴 에세이 5수필이어달리기 196기자수첩KOMSCO 칼럼만나고 싶었습니다청렴의 심리학 9인사동정사보에 바란다독자퀴즈·사보기자·편집후기

한국조폐공사 사보 「화폐와 행복」 2013 / 09+10(통권 제384호)

발행일 2013년 9월 10일 발행처 한국조폐공사 홍보협력실 대전광역시 유성구 과학로 80-67(가정동) 전화 042-870-1144 팩스 042-861-5245 홈페이지 www.komsco.com발행인 윤영대 편집장 송문홍 편집 김정희 제작 (주)봄인터랙티브미디어 042-633-7800 정간위 심의 92-56-5-54(격월간·비매품)※ 본지에 실린 기사들은 각 필자 개인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서 한국조폐공사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9월 월례조회

사진으로 보는 ‘윤영대 KOMSCO호’ 2년

윤영대 사장 취임 2주년 특별기획_사보기자들과의 대담

CEO 특강

제39회 전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

대한민국 명장 배출

고졸인턴 채용

안전하고 행복한 대전 만들기 운동 참여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13 기념메달

소수서원 메달

돈암서원 메달

ERP 버전 업그레이드 “일상 업무에 더 적극 활용합시다”

컨버저노믹스 융합의 경제학

철학과 돈의 상상력

상상유희

독일 뮌헨 옥토버페스트

강원도 양양

오정희

채권보다는 주식, 그리고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

부부유별 은퇴관

나를 변화시킨 it_Book / 에디터의 선택

제지본부 생산처 품질관리부 ‘백월민 사우네’

제지본부 생산처 공무동력부 최호석 사우

새로운 인연의 끈을 만나다

세상에 공짜가 있다? 없다?

행복 바이러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이근주 퇴직동우

모호함과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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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9+10.

9월 월례조회가 9일 오전 9시 기술연구원 정보관에서 개최되었

다. 9월 6일로 취임 2주년을 맞이한 윤영대 사장은 지난 2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새로운 출발을 다

짐하였다. 월례조회는 이삼로 부장에 대한 대한민국 명장 임명

장 수여식, 조회사, 천순희 차장의 웃음치료 강의 순으로 진행되

었다. 다음은 조회사 중 주요 대목을 발췌 요약한 것이다.

공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영철학을 제시하였다. 경영철학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도변창 사새’다. ‘도변창’은 도전(Challenge)

하고, 변화(Change)하고, 창신(Creative Innovation)하자는 것으

로 3C이며, ‘사새’는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 ‘새로운 시장개척’,

‘새로운 기술개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 하는 것으로 ‘4 New’

이다. 창립 60주년 되던 2011년에 ‘도변창 사새’의 경영철학을

가지고 10년 뒤 창립 70주년 되는 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글

로벌 톱 기업으로 도약하자”라는 비전을 제시하였다. 그 비전

달성을 위해 지난 2년 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많았지만 착실

하게 글로벌 톱 기업으로 향해 한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앞으로

도 비전 달성을 위해 ‘도변창 사새’를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

을 재천명 했다.

현실이나 과거의 성공에 안주해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다가 흔들

_줌인 : 9월 월례조회

윤영대 사장 취임 2주년

“도·변·창 하고 합심 협력하여 새로운 조폐사를 씁시다!”

편집실 정리

리는 기업들이 많이 있다. 우리 공사도 멀리 보지 못하고 크게 보

지 못하면, 현실에 안주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는다면, 변화

하지 않는다면, 창신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낙오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우리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하고 창신을 해야 한다.

한편 8월 23일 태국 주화 5바트화 120백만장, 약 100억 정도의

공급계약이 체결되었다. 이번 입찰에는 캐나다 민트, 핀란드 민

트와 경쟁하여 우리가 수주에 성공했다. 이는 우리의 기술력과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작년 12월 페루 은행권 50솔을 수주해 1차 선적이 9월 31일로 계

획돼 있다. 도전하는 자세, 하면 된다는 자신감 이런 것들이 합

쳐진 결과로 생각한다. 페루은행권 제조를 위해서 수고한 직원

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제4회 화폐박람회가 열린다. 꼼꼼하게

준비해나가고 있는 관계부서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작년 제3

회 화폐박람회를 통해 골드바 사업이 개발되었다. 단순히 조폐

공사 화폐산업의 홍보, 발전을 위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기회로 활용했으면 한다.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기간에 도덕적인 해이 문제

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념해주기를 바라며 추석을 맞이해서 여러

분과 여러분의 가족 모두에게 행복이 깃들기를 기원한다.

웃음치료 강의하는 천순희 차장윤영대 사장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된 이삼로 부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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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the Great KOMSCO

_줌인 : 사진으로 보는 ‘윤영대 KOMSCO호’ 2년

삽화 서진원 영업개발단 인쇄기기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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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9+10.

본보는 윤영대 사장 취임 2주년을 맞아 특별기획 ‘사보기자들

과의 대담’ 자리를 마련했다. 각 기관에서 사보기자 한 명씩이

참여한 이번 대담에서는 CEO와 현장 직원들간에 ‘지난 2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갔다.

대담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_ : 윤영대 사장 취임 2주년 특별기획 _ 사보기자들과의 대담

“KOMSCO가 나아갈 길,도전·변화·창신은 계속되어야 한다”

일 자 2013. 9. 3.(화)

대담자 김홍락 화폐본부 금형부, 안계숙 ID본부 카드부, 이효건 본사 기술처 생산품질관리팀

이희광 기술연구원 연구기획실, 천순희 제지본부 총무부 (가나다 順)

사 회 송문홍 홍보협력실장

정리 및 사진 김정희, 여용호 홍보팀

사장님은 취임 후 지난 2년간 당면한 경영위

기를 극복하고 경영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역대 어느 CEO보다 열정적으로 노력해오셨습니다. 먼저,

지난 2년 동안의 성취와 보람, 미흡했던 점 등 전반적인 소

회를 말씀해주십시오.

시간이 참 빠른 것 같아요. 시간에 대해 사람

마다 느끼는 감각이 다를 텐데 어쨌든 빠르

게 벌써 2년이 지나갔다는 느낌이 듭니다.

제가 취임해서 글로벌 톱 클래스로 나가겠다는 비전을 새

로 세웠습니다. 글로벌 톱 클래스 수준으로 2021년에는 적

어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설정하고 지난 2

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왔습니다. 지난 2년 동안의 제 경영

방침이랄까 경영철학을 아주 쉽게 요약해 ‘도변창 사새’라

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도변창은 여러분들이 하도 여러

번 들어서 잘 아는 얘기일 테지요. ‘도전과 변화와 창신’ ‘사

새’는 오늘 처음 듣는 표현일 텐데 네 가지 새로운 것, 즉

4N(New)을 말하는 겁니다. ‘4N 3C’, 우리말로 바꾸면 ‘도변

창 사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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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the Great KOMSCO

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첫 번째가 우리 자회사 ‘GKD’ 입니다. GKD는 제가 부

임했을 때 참 어려운 상황에 있었는데 인적구조를 개편하고 영업방식도 바꾸

고 했지만,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잘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성과가 나오리라고 기대하지만, 아직은 아쉬움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제가 부임할 때 마치 어두운 터널의 입구를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터널 중간 캄캄한 곳을 통과하고 있지만 이젠 터널

의 끝이 보인다는 느낌입니다. 다시 말해서 희망이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전반

적으로 매우 어려운 경영환경이었지만 새로운 희망이 보이는 그런 상태로 가

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취임 2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이제 어둠의 터널이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우리 직원들이 앞으로 ‘도변창’

에 더하여 이런 걸 더 해줬으면 좋겠다는 사장님 의견

이 있으신지요? (이효건 기자)

역시 ‘도변창’입니다. 지속발전,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도전하고

변화하고 창신해야 한다, 이건 변함없는 명제라고 생각하고요.

여기에 플러스한다면 직원들이 모두 참여하고 같이 움직이는

합심과 협력, 이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사장님께서 특별강연을 해주셨잖아요. 우리 본부

직원들도 동영상으로 시청했는데, 사장님께서 특별강

연을 결심하신 배경이 궁금합니다. (천순희 기자)

제가 강연 때도 말씀드렸지만 모든 조직원들이 한 방향으로 움

직여주어야 시너지효과가 나거든요. 그런데 이런 합심, 협력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현재 내가 어디에 서

있고,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이고, 이것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

고, 종국적으로 무엇이 필요한 것인가?”를 전 직원들과 공감하고 싶었던 겁니

다. 본사, 연구소 분들은 그래도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지만, 본

부 분들은 제가 직접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요. 그러다 보니 경영정보

전달 수준에 있어 격차가 많이 심할 거라는 생각에, 특강 강연이라는 형식을

빌려 “공사가 나아갈 길”에 대한 경영의지를 직접 전달하고자 했던 겁니다.

사새란 New Engine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자, New

Market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자, New Technology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자, New System 새로운 경영

시스템을 갖추자는 것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중간평가를 해본다면,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에 있어서는 아시다시피 조직 개편을 통해 미래전

략실을 만들고 TSM 사업, 유통 솔루션, 골드바, 금거래

인정 등의 사업들을 발굴해 현재 진행되고 있어요.

새로운 시장 개척은, 우리가 수출이 2011년 131억에서

2012년 428억으로 3.3배가 늘었잖아요. 동시에 해외

시장도 상당히 다변화가 됐습니다. 과거에는 우리 시

장이 동남아 중심이었는데 이제는 중남미, 중동으로

도 뻗어가고 있어요. 국내 시장도 골드바 사업과 같은

과거에 없던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귀금속 인증사업,

금거래소 사업 등도 곧 가시화될 거니까 이것도 새로

운 시장이고, 그래서 새로운 시장개척도 상당부분 성

과를 거두고 있다고 봅니다.

세 번째, 새로운 기술 개발을 하겠다고 했는데 사실

기술개발이라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시간이 좀 걸리는

과제입니다. 그동안 성과로는 나노물질을 이용한 연

구라던가 미세코드물질, K-cos 개발 등 성과가 나타

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조직을 성과중심으로 대폭 개편

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사시스템에서 획

기적인 변화를 불러왔는데 일명 ‘잠고춤 혁신’이라고

부릅니다. ‘잠고춤’은 “잠자는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시스템 혁신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볼 때 ‘도변창

사새’는 상당 부분

진척되고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봅

니다. 미흡하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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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화폐본부도 사장님 특강 동영상을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태

국 주화의 경우 2년에 걸쳐 수출하고 있

고, 또 남미시장에서 페루은행권 수출을 개척했습니다. 경쟁이

심한 해외시장에서 우리 공사가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나아갈 어

떤 계획이 있는 지 듣고 싶습니다. (김홍락 기자)

제 강의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해외시장 개척이 상

당히 어렵습니다. 지금까지는 용지, 주화, 은행권

과 같은 전통 제품을 주축으로 수출해왔는데, 향

후 해외시장에 대한 전망은 밝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습니다. 다

시 말해 우리가 경쟁력을 갖추느냐에 따라서 해외시장이 열리기

도 하고, 열리지 않기도 한다는 겁니다. 문제는 우리가 원가나 품

질,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향후 어느 시장에 중점을 둘 것인가 하면 ‘전방위’입니다.

우리는 중동,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 가릴 것 없이 전방위로 공격

할 것이고, 특히 분야별로 보면 NID(국가신분증) 쪽을 강하게 공

략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화폐시장도, NID 시장도 유럽의 메이

저들이 거의 다 장악하고 있어요. 이들 메이저들은 시장을 장악

하기 위해 2~3개국에 수출한 레퍼런스(실적)를 요구합니다. 처

음 수출하러 간 나라가 무슨 실적을 어떻게 내놓습니까? 안 되

잖아요. 그게 바로 진입장벽입니다. 특히 NID 분야가 진입장벽이

높아요. 그럼에도 우리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맹렬히 진출하고 있

고, 앞으로도 NID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을 할까 생각합니다.

ID부문의 해외 수출에 있어 국내에서 먼

저 처리되어야 될 과제가 우리 전자주민

증 도입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전자주민증 도입과 관련한 전망, 우리 공사가 현재 준비 중인 사

항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계숙 기자)

전자주민증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많은데, 어쨌

든 전자주민증은 정부와 정치권이 결정할 사항입니

다.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우

리는 안타깝지만 계속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신

우리는 ‘국내에서 안 되면 해외로 먼저 나가보자’ 하고 해외로 나가

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상대방이 물어봅니다. “당신네 국가에서 전

자주민증 만듭니까?” “아니요.” “당신들 국가에서도 안하면서 왜

우리나라에 팔려고 하죠?” “우리나라에서 안하는 건 기술력이 모

자라서 안하는 게 아니고 정치적 의견충돌 때문에 못 하는 겁니다.

기술력은 충분합니다.” 이렇게 해외시장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계속 기술 개발을 강조해오셨습

니다. 우리 비전도 ‘위변조방지 첨단 선도

기업’이고, 경영방침 중에서도 ‘새로운 기

술개발’이 포함되어 있는데, 사장님의 R&D에 대한 비전을 듣고

싶습니다. (이희광 기자)

결국은 기술입니다.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생산현

장의 노력도 있지만 기술도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이 기술이라는 것이 단기적으로 쉽게 성과가 나는

것이 아니고, 그야말로 집중적으로 꾸준하게 투자해서 해나가야

하는 영역입니다. 우리는 위변조방지가 주요 임무인 회사인 이

상 기술개발도 위변조방지를 위한 기술을 핵심 기술로 잡고 집중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 개발에 있어서 저의 비전은

world first, world best 기술을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연구원 자체

적으로 모든 걸 할 수 있느냐?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여러 기

관이 공동 연구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연구한 기술을 사오거

나 그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와 M&A를 하든가 하는 방법들을 포

함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 같은 개

방형 R&D 전략 하에 합리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 회사에는 여성 관리자가 다른 기관

에 비해 적습니다. 화폐본부, ID본부에 부

장이 각각 한 명씩 있고, 제지본부와 본

사, 연구원에는 아직 없습니다. 여성 관리자가 되는 데에는 이른

바 유리천장(glass ceiling)이 있다고 하는데 사장님의 여성 관리

자 육성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천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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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the Great KOMSCO

저는 여성 관리자가 많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합

니다. 그런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특별 배려

를 해야 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자

기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서 성과를 내면 남자든 여자든 구분 없

이 다 승진시킬 것입니다. 여직원이 더 많은 성과를 내면 임원까

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전에 말씀하신 보이지 않는 유

리천장, 벽이란 것은 제가 있는 한은 없습니다. 여직원들도 “해봤

자 못 올라갈 거 적당히 하자.” 이런 생각은 절대 하지 마시고 열

심히 하시면 틀림없이 임원까지도 올라갈 수가 있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업무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조직에 대

한 충성도입니다. 조직 충성도가 강하면 성과도 당연히 크게 나

옵니다. 그리고 남다른 성과가 나오면 그게 평가를 받게 되요. 지

금 하는 일, 조직을 위해 전력투구를 하십시오.

올해로 화폐박람회가 4회째를 맞는데요.

국내외 주요 인사들도 초청하고, 규모 면

에서도 많이 성장한 행사로 자리매김하

고 있습니다. 우리 공사가 글로벌 톱 클래스 위변조방지 기업으

로 나아가는데 KMF(화폐박람회)의 역할이 있을 터인데, 이에 대

한 사장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이효건 기자)

제가 부임 초 베를린 머니 페어를 갔더니 외국 기

관, 딜러들이 많이 왔더라구요. 지명도도 상당하

고요. “우리는 왜 저렇게 안 될까?” 하는 부러움이

있었는데 그 후에 보니 일본이나 중국도 코인쇼를 해요. 도쿄 코

인쇼, 오사카 코인쇼, 베이징 코인쇼…. 왜 이런 말씀을 드리냐 하

면 우리 시야를 국내 돈 만드는 행사로만 한정하면 안 된다는 겁

니다. 우리가 전 세계를 무대로 뛰는 글로벌 회사라면 KMF 정도

갖고는 안 됩니다. 적어도 월드 머니 페어에 버금가는 페어가 되

어야 한다는 거죠. 지금 KMF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갑자기 월

드 머니 페어 단계까지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경험과 연륜을 쌓고,

명성도 쌓이면 월드머니 페어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매출

액 1조를 달성하고 글로벌 탑 5 안에 들어가는 무렵에는 월드 머

니 페어로 바뀔 수 있도록 여러분이 가꿔나가시길 바랍니다.

노동조합과 사측이 함께 발전하고 건설적

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간에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 사장님의 소신을

듣고 싶습니다. (김홍락 기자)

노동조합이 중요하지요. 경영에 있어서 양대 축

입니다. 두 축이 잘 맞아 돌아가야 회사가 발전하

는 겁니다. 그런데 대체로 불화가 생기는 이유는

이익의 추구에 있어요. 조합은 조합원들을 대표해 더 많은 이익

을 가져가려고 하고, 회사는 경영여건을 감안해서 못 받아줄 것

도 있거든요. 결국 경영 현황을 서로 공유해야 합니다. 제가 합심

협력 이야기를 했는데, 노사관계에 있어서는 합심, 협력이 절대

적으로 필요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규모가 큰 사업을 수주해왔다

해도 노사가 합의하에 순조롭게 잘 진행이 돼야 우리 모두에게

과실로 떨어지는 것이거든요. 지금까지 우리 노사가 합심, 협력,

공유와 이해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

게 했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회사관련해서 무거운 얘기가 주로 나왔

습니다. 이제부터는 조금 가벼운 주제로, 사장님

에 대해 궁금한 점 있으시면 질문을 해주시지요.

사장님께서는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

하셨다고 들었는데, 인생의 큰 선배님으

로서 후배들에게 회사 내에서 좀 더 발

전할 수 있는 방법과, 좀 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노하우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희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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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나이가 젊은데도 사고는 경색되어 있는 사람

들이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본인이 살

아온 과정이나 환경 등에 많이 좌우되겠지만, 어쨌든 저는 여러

분들에게 마인드와 자세를 바꾸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떻

게 바꾸는가? 첫째는 “부정적인 마인드와 자세에서 긍정적인 마

인드와 자세로 바꿔라”입니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안

되는 일도 돼요. 그런데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될 일도 안 됩니다.

두 번째는 “소극적인 마인드에서 적극적인 마인드와 자세로 바꿔

라.”입니다. 어떤 일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는 분명 차이가 납

니다. 어떤 사람은 “저거 해결해야지.” 하고 덤벼드는 사람이 있

고, 어떤 사람은 “저거? 안 돼” 하면서 지레 접어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거 될까? 저 사람 하는 거 봐가며 해보지” 이렇게

하는 사람도 있어요. 이중 누가 성과가 나느냐 하면, 적극적인 사

람이 성과가 납니다.

세 번째, “수동적인 마인드와 자세에서 능동적인 마인드와 자세

로 바꿔라.”는 겁니다. 회사에서도 반드시 일을 시켜야 하는 사람

이 있어요. 지시가 떨어지면 고것만 합니다. 능동적인 사람은 자

기 인생을 풍요롭게도 만들어가지만 어려움이 있을 때 삶을 개척

해나가기도 하거든요.

이렇게 마인드와 자세가 바뀌면 지금 당장은 눈에 안 보이겠지만

10년, 20년, 30년 뒤에는 그 사람이 어떤 마인드와 자세로 살아

왔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집니다. 여러분들이 마인드와 자세를 보

다 더 긍정적이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살았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사장님을 볼 때마다 참 젊으시다는

생각을 합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

꾸로 흘러간다”란 영화가 있어요. 태어날

때 80세 얼굴로 태어나서 살아가면서 점점 더 젊어진다는 내용

인데요. 사장님을 볼 때마다 항상 얼굴이 밝고 표정도 젊다고 느

낍니다. 요즘 대세가 동안(童顔)이잖아요. 사장님이 말씀하신 마

인드나 자세 외에 물리적 관리나 동안 비법이 있으신지 궁금합니

다. (안계숙 기자)

고맙습니다. 젊게 봐주셔서(웃음). 나도 그 영화는

봤어요. 하지만 저 자신은 젊게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부임했을 때 얼굴은 지금보다 훨씬

더 팽팽하고 젊었는데, 여기 와서 풍파를 겪어선지 주름이 많이

늘어서 굉장히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느낌이 듭니다(웃음). 어쨌든

저는 별로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살아요. 그러다보니까 가끔 뚱딴

지같은 소리도 해요. 예를 들면 제가 꼭 가보고 싶은데 못 가본 곳

중에 킬리만자로가 있어요. 그런데 STILL!! 아직까지도 “퇴직하면

킬리만자로에 한번 갔다 올까?”라는 생각을 여전히 하고 있거든

요? 그런 얘기를 하면 친구들이 “미쳤다”고 해요(웃음). 아쉬운 점

은 킬리만자로의 설봉이 많이 녹았다는 거예요. 늦게 가면 갈수록

점점 더 아쉬워질 것 같아요. 거기에 가면 굶어죽은 표범의 시체

가 있다고 합니다.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에 보면 나와요.

근데 “왜 굶어 죽었을까?” 그건 읽어보고 판단하세요.

마지막으로 직원들에게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으

로 이 시간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직원들이 참 열심히 합니다. 어려운 여건 하

에서도 정말 열심히 해주셔서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합심, 협력을 해야 합니

다. 여러 가지로 회사가 어려운데 우리 모두가 합심하고 협력하면

이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우리가 분열

되고 갈등하면 결코 성장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 직원들이 모두

합심하고 협력해서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회사 발전에 기여해주

기를 바라는 바람과 함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직원 여러분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Page 11: 화폐와행복 09+10 웹

0809

to the Great KOMSCO

윤영대 사장은 8월 14일 월례조회를 마친 뒤 “KOMSCO가 나아갈 길”이란 주제로 특별강의를 하

였다. ①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② 지속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③ 수출, 어떻게 볼

것인가 ④ 그래도 희망은 있다 등의 순서로 진행된 특강에서 윤 사장은 공사의 현 상황을 분석하

고, 어려운 경영 여건을 타개하기 위해 우리 직원들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80여 분

에 걸쳐 열강을 이어갔다.

화폐본부, 제지본부, ID본부 등 각 기관은 자체적으로 특강 동영상을 상영하여 CEO의 경영철학을

공유하였다.

“KOMSCO가 나아갈 길”

윤영대 사장이 기술연구원 정보관에서 8월 월례조회를 마치고 특강을 하였다.

화폐본부 제지본부 ID본부

_줌인 : CEO 특강

Page 12: 화폐와행복 09+10 웹

2013. 09+10.

_줌인 : 제39회 전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

우리 공사는 2013년 8월 26일부터 30일까지 전주 월

드컵 컨벤션에서 개최된 제39회 전국품질분임조 경

진대회에 참가하여 대통령상 금상을 수상함으로서 11

년 연속 금상 수상의 위업을 달성했다.

전국에서 총 291개 분임조가 출전한 이번 경진대회

에 공사는 3팀(현장개선부문 2팀, 자유형식 1팀)이 출

전하여 금상, 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화폐본부의 ‘조리개’ 분임조는 공기업 부문의 현장개

선에서 “스크린 인쇄판 제조방법 개선으로 폐판량 감

소”란 주제로 발표하여 금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장

개선 부문에 출전한 ID본부의 ‘불꽃’ 분임조는 “전자

여권 합지공정 개선으로 부적합품률 감소”, 자유형식

부문의 ‘TEST’ 분임조는 “전자여권 천공공정 개선으

로 버닝 감소”란 주제로 발표해 은상을 수상하였다.

이번 대회는 그동안 수행해온 창의적인 경영혁신과

업무개선의 성과를 마음껏 표출하고 우수사례를 공

유하기 위해 전라북도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

고 한국표준협회에서 주관한 국가적인 행사로 수상

분임조는 오는 11월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시상을

하게 된다.

품질분임조경진대회 11년 연속 대통령상 금상 수상

편집실 정리

수상 내역

수 상 분임조 조 장 소 속 분임조원

금 상 조리개 김용태 화폐본부 인쇄처 제판부 채규성, 유경수, 김용남, 김영철, 김병식, 최운호, 윤관수, 김상준, 맹석주

은 상 불꽃 심성용 ID본부 생산처 여권제조부 홍승희, 진승완, 김삼영, 신정호, 한미숙, 조명희, 한익희, 이택근, 강연성

은 상 TEST 최복녀 ID본부 생산처 품질관리부 박선희, 강정태, 박장용, 장재수, 김미경, 임영훈, 고병옥

금상을 수상한 화폐본부 ‘조리개’ 분임조

은상 수상 분임조 ID본부 ‘불꽃’, ‘TEST’

Page 13: 화폐와행복 09+10 웹

1011

to the Great KOMSCO

화폐본부 이삼로인쇄3부장이 9월 2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열린 ‘2013 직업능력의달’ 기념식에서 대한민국

최초 인쇄출판 명장으로 선정되어 대통령 명의 증서와 명패, 일시 장려금 2000만원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명장’은 고용노동부 주최로 산업현장에서 15년 이상 근무하면서 최고의 숙련기술을 보유하고,

기술 발전과 지위 향상에 공헌한 숙련기술인에게 주는 상으로, 올해 188명이 지원해 5개월간의 엄격한 심

사를 거친 23명이 최종 선정되었다.

서울공고 인쇄과를 졸업하고 1977년 우리 공사에 입사한 이 사우는 그동안 ‘인쇄’에 대한 끊임없는 공부와

공정개선 노력으로 공사 최초로 국가품질명장(산업통상자원부 주최, 2008년)에 선정되었고, 장관 표창, 공

사 최초의 외부고객만족도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사우는 “나는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보고자 노력해 온 자세가 우리나

라 인쇄출판 명장 1호라는 영광스런 타이틀을 얻게 한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앞으로 제2·제3의 대한민국

명장이 우리 공사에서 배출될 수 있도록 기술 개발과 후진 양성에 힘쓰고 싶다” 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_줌인 : 대한민국 명장 배출

이삼로 부장 인쇄출판 부문 최초로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

신미라 기자

Page 14: 화폐와행복 09+10 웹

2013. 09+10.

_줌인 : 고졸인턴 채용

올해 4월에 이어 24명 고졸인턴 추가 선발

이윤걸 관리처 인력관리팀

공사는 올해 4월 고졸인턴 13명, 5월 대졸인턴 2명에 이어

24명의 고졸인턴을 추가로 선발하여 8월 5일자로 임용하

였다. 고졸인턴은 각각 화폐본부 16명, 제지본부 및 ID본부

에 4명을 배치하였다.

고졸인턴은 공사와 전문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업

무계약을 체결한 전국 주요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고 3학년

재학생 중 학교장 추천을 받은 자를 대상으로 1차 서류전

형, 2차 인성·직무능력검사 및 면접전형을 통해 최종 선

발된 인원들이다.

고졸인턴의 운영 취지는 고졸자 채용 확대를 통한 열린 고

용 사회 실현으로 정부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고졸자에게

일자리 제공을 통해 현장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

다. 고졸인턴이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 할 수 있도록

단순 업무보조가 아닌 전공과 자격을 고려하여 전문분야의

실무경험을 습득 할 수 있는 직무를 부여하고, 적극 활용

함으로써 업무능률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공사의 이해 및 청년인턴의 역할 인식, 조직 내 조기

적응 및 업무역량 향상, 조직 속에서 협력하는 팀워크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을 위해 현업배치 전 오리엔테이션

을 실시하였고, 원만한 조직생활과 빠른 적응 유도 및 업무

역량 배양을 위해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선발된 고졸인턴 24명은 12개월간의 인턴과정과 소정

의 평가절차를 거쳐 우수한 직원에 대해 정규직으로 전환

할 계획이다.

신기방 총무이사가 임용장을 수여하였다.

Page 15: 화폐와행복 09+10 웹

1213

to the Great KOMSCO

현대 사회에서 안전은 국민의 행복을 위한 가장 기본

적인 요소 중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사회가 복잡

해지고 다변화될수록 범죄 양상도 다양해지고 지능

화되며, 흉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치안수

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의 형사적 접

근을 통한 대책은 갈수록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

제 안전의 확보를 위해서는 기존의 경찰을 중심으로

한 형사처벌 및 범죄예방활동에 더해 사회의 통합적

인 연계를 통한 선제적 예방활동을 위한 노력이 필수

적이다.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 그 뜻을 모아 부부의

날이었던 지난 5월 21일, 대전권 261개 기관·단체의

참여 하에 「안전하고 행복한 대전 만들기」 추진본부가

출범하게 되었다. 추진본부는 ▲행복한 가정 만들기,

▲건전한 학교문화 조성,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환

_줌인 : 안전하고 행복한 대전 만들기 운동 참여

안전하고 행복한 대전 만들기, ㅎㅎㅎ운동을 아시나요?경 확보, ▲고품격 선진교통문화 정착, ▲소외계층에 대한 적극적 지원, ▲

범시민적인 공감대 형성 및 기반 구축을 6대 전략과제로 설정하고 참여 기

관·단체들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범시민적인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추진본부 참여기관·단체 구성원들은 1社(기관·단체)-1校(학교)안전결연

을 맺고 학교주변안전활동에 참여하고, 시민자전거순찰대를 조직하여 천

변 주변 순찰활동을 하는 등 협력치안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행복한

가정과 훈훈한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가기 위한 행복한 가정 만들기 교육

과 서명운동,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한 봉사활동, 장애인의 불편을 없애기

위한 구조물 개선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추진본부에서는 이러한 활동을 통틀어 ‘ㅎㅎㅎ운동(하하하로 읽는다)’으

로 부르고 있다. ‘ㅎㅎㅎ운동’은 훌륭한 부모, 행복한 가정, 훈훈한 사회의

앞 ‘ㅎ’을 따서 웃는 소리와 같이 이름붙인 말로, 우리 사회의 각종 범죄를

비롯한 사회 위협요소의 근본원인이 가정의 역할 부재 및 사회의 관심 부

족에서 비롯된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 해마다 이혼, 범죄·사고피해,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가정의 해체가 빠르게 진행되며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이 사회적 소외·갈등요소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러한 공감대가 점차 확산되고 참여 기관 단체도 꾸준히 증가하여 출범

100일만에 309개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ㅎㅎㅎ운동’을 통한 안전하고 행

복한 대전 만들기 추진본부의 노력이 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조폐공사는 「안전하고 행복한 대전 만들기」 1社(기관·단체)-1校(학교)

안전결연 운동에 동참하고 있으며, 신

성동 금성초등학교와 결연을 맺고 9월

6일 학교를 직접 방문하여 한 시간 정

도 전교생을 대상으로 “알기 쉬운 화

폐 이야기” 주제로 특별강의를 하였다.

이승환 대전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7월 17일 정용선 대전지방경찰청장 일행이 공사를 방문하여 경영진과

ㅎㅎㅎ운동 활성화를 위한 환담을 나누고 화폐박물관을 관람하였다.

「안전하고 행복한 대전 만들기」 추진본부 출범식

Page 16: 화폐와행복 09+10 웹

2013. 09+10.

법무부 및 러시아 외빈 초청 간담회

법무부 및 러시아 연방정부·조폐공사·이민청 관계자

10명이 9월 10일 본사와 ID본부를 방문해 윤영대 사장을

접견하고 한-러 조폐기관 교류 협력에 관해 진솔하고

심도있는 대화를 가졌다. 라마다노브스키 콘스탄틴 알

레그비치 러시아 이민청장과 아르카디 블라디미로비치

트라축 고즈낙 러시아 조폐공사 사장 등은 공사의 여권,

외국인등록증 등 ID카드 제조·발급시스템에 관해 깊은

관심을 보였고, ID본부 현장을 흥미롭게 살펴보면서 설

명을 경청한 후 공사의 높은 수준에 매우 놀랍고, 만족

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외국인등록증의 레이저발급시설과 법무부와 공사

간 전용망으로 구축된 발급시스템을 견학 한 후 러시아

이민청의 외국인등록발급시스템에 벤치마킹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외국인등록증의 신속한 배송시스템

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윤영대 사장과 러시아 사절단

은 향후 양국 조폐기관의 사업 및 기술분야에서 지속적

으로 협력하자는데 뜻을 같이했다. <강대화 ID사업팀>

외빈들과 환담 중인 윤영대 사장

본사 현관에서 기념촬영

ID사업 협력 3자(공사, 우리은행, 충청우정청) 간담회

우리은행과 충청우정청 관계자 8명이 9월 6일 본사를 방문하여 이흥균

국내사업이사를 접견하고 ID사업 분야에서 3자 협력에 관해 간담회를 가

졌다. 이흥균 이사는 공사의 ID분야와 은행의 금융을 융합한다면 여러 가

지 신규 사업이 창출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우리은행 이광구

부행장과 이완직 충청우정청 우정사업국장도 이에 동의하고 향후 3자 협

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자고 화답하였다. 방문객들은 공사의 다양한 제

품 line-up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 매우 관심을 보였으며, ID분야 이외에

도 추가로 협력 가능한 분야를 발굴하기로 하였다. <강대화 ID사업팀>간담회를 마치고 기념촬영

페루중앙은행 발권국 관계자 2명이 지난 6월 11일 본제품 생산에

들어간 페루은행권 50솔(50 Nuevos Soles) 관련 협의를 위해 8월

20일 화폐본부를 방문했다. 후안 안토니오 발권국장 등 관계자들

은 보안요소와 맞춤을 비롯해 공정별 인쇄 제품의 품질 상태를 세

밀하게 살펴보고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은행권 전용시설뿐만 아니라 주화 일관라인과 금형제조공정

등 생산에서 포장까지 우리 공사의 자동화된 시설과 작업관리 체

계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전재명 본부장은 “완벽한 제품으로 9

월 말 첫 선적을 위해 모든 직원이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

다”며 차질 없는 공급을 약속했다. <신미라 기자>

이흥균 국내사업이사(왼쪽)와 신종태 차장(중앙)의

인솔하에 공정을 돌아보는 후안 안토니오

페루중앙은행 발권국장(오른쪽)

페루중앙은행 발권국장 방문

Page 17: 화폐와행복 09+10 웹

1415

to the Great KOMSCO

우즈벡 GKD(공사 자회사)현지에서 사회공헌활동 펼치다

공사가 우즈베키스탄에 설립한 자회사 Global KOMSCO

Daewoo(GKD)는 저개발국 아동의 삶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모기업인 공사의 후원 하에 운영 중인 ‘아동행복 지원 프로

그램’을 통해 최근 우즈베키스탄 양기울시(市) 초등학생들에

게 축구공, 학용품 등 500만원 상당의 물품을 기증했다. ‘아

동행복 지원 프로그램’은 2012년 의류지원 사업에 이어 올해

는 학생 초청 꿈나누기 행사 등을 추진하고 있다. GKD는 내

년에는 우즈베키스탄의 최대 산업분야인 면화채취기 지원

사업을 통해 농업 현대화를 도울 예정이다. 우즈베키스탄

유력 언론 ‘중앙TV’와 ‘오브지’는 GKD의 현지 활동을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현지화한 모범적인 사례’

로 소개하며, 우즈베키스탄 정부도 GKD와 같은 지원 사업이 자국 내 다른 외국투자 기업에 확산되는 것을 장려하

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3 을지훈련

‘희망의 새시대 튼튼한 안보가 뒷받침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실시된 2013 을지연습에 우리 공사도 8월 19일

부터 21일까지 2박 3일 동안 실시하였다. 전시에도 화폐를 제조·공급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우리공사

는 업무 특성과 경영환경을 고려, 현실성 높은 주요 현안과제와 사건계획을 선정하여 실전처럼 연습에 임하였다.

을지연습 첫째 날(19일) 오전에는 을지연습과 연계하여 최근 북한 동향과 주변국을 비롯한 국제안보 환경에 관련된

동영상을 시청하고, 탈북 안보전문강사 주혜련 씨를 초빙하여 ‘북한의 실상 및 나라사랑 중요성’에 대한 안보특강을

실시하였다. 을지연습기간 중 본사, 연구원 및 각 본부는 ‘예비현송 노선을 이용한 제품공급훈련’ 등 13개 분야에 대

해 실제훈련을 실시하여 비상사태 대응 능력을 배양하는 계기를 구축하였다. <이하영 비상계획실>

비상훈련에 응소하는 윤영대 사장

GKD사장으로부터 축구공을 전달받은 아이들이 기뻐하고 있다.

종합상황실

외부강사 초빙 안보 특강

우즈벡 언론 “오브지”에 실린 기사

훈련 연습상황 보고 및 전시현안과제 토의

Page 18: 화폐와행복 09+10 웹

2013. 09+10.

연구과제 도출 워크숍 지난 9월 4일 화폐박물관 세미나실에서 2014년도 기술개발방

침인 「SMART 2014」 실현을 위한 연구주제 발굴 워크숍이 개최

되었다. 기획·사업·기술·생산부서 40여 명이 함께 모여 각

분야의 현황과 제안 연구과제를 설명한 후, 열띤 토론을 벌였

다. 앞으로 제안된 연구과제에 대한 심층 분석과 관련부서 협의

를 통해 10월 말경 2014년도 연구과제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함우석 기술기획팀>

경조사관리시스템 오픈 경영정보팀은 직원들의 편의를 위하여 수개월에 걸

쳐 경조사관리시스템을 개발하고 9월부터 사내 인

트라넷 “KOIN”에 오픈하였다.

지금까지 각 팀(부) 단위 다수의 직원이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업무를 앞으로는 시스템 안에서 관리함으

로써 경조금 업무를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수행하

게 되었다. 새로 도입된 시스템은 게시된 경조내역

에 따라 경조금을 입력하면 매달 자신이 입력한 경

조금을 ‘나의 경조내역’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자신

의 경조사에 대하여 직원 누가 경조금을 전달했는

지 ‘나의 경조사항’에서 볼 수 있는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김린 경영정보팀>

스마트워크 교육 경영정보팀은 8월 13일 “똑똑하고 창의적인 기업 만들기”

라는 주제로 스마트워크 교육을 실시하였다 ‘스마트워크’

는 모바일장비(스마트폰, 패드), 영상회의 등 정보통신 기술

을 이용하여 시간, 장소의 제약 없이 실시간 협력체제 구현

및 정해진 공간에서의 업무에서 재택근무 등 근무형태 유

연화를 추구한다. 공사는 『Work Hard → Work Smart』라

는 목표 아래 중기 로드맵을 수립하여 KOMSCO 스마트워

크를 추진하고 있다. <심종오 경영정보팀>

청렴 동아리 발족식 및 워크숍

8월 12일 기술연구원 정보관 2층 세미나실에서 감사실장은 총 12명

의 직원을 청렴 동아리 회원으로 임명하고 아래로부터의 자율적 청

렴문화 확산 기반 조성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하였다.

청렴 동아리 회원들은 반부패 청렴 분야에 대한 긍정적이고 도전적

인 참여를 통해 아이디어 발굴 및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반부패

청렴 캠페인에 동참하여 청렴문화를 전파하게 된다.

<장인석 감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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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

to the Great KOMSCO

윤영대 사장 화폐본부 방문 직원 격려

윤영대 사장은 8월 6일 무재해3배수 달성 기념식

참석 후 주화와 인쇄 작업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무재해 3배수 달성 및 차질 없는 작

업수행 노력을 격려했다.

주화처에서는 훈장 도금방법 개선 보고를 듣고 “다

양한 방법의 개선활동과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전용시설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하 제품

금고와 지설압축기 등을 둘러보고 무결점 제품 생산

의 기본이 되는 체계적인 공정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안선희 기자>

이재열 감사 화폐본부 방문

이재열 감사가 7월 9일 화폐본부를 방문해 페루은행권

작업 공정을 둘러보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 감사는 평판과 요판 공정별 인쇄를 마친 제품을 살펴

보며 평판 인쇄방법 개선 노력을 비롯한 작업 현황에 대

한 보고를 들은 후 “원가 절감을 위해 무엇보다 손율 감

소를 위해 힘쓰고, 이번 사업이 공사의 더 많은 수출 기

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잘 마무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전재명 본부장은 “까다로운 작업 조건 등 여러 가

지로 어려운 여건이지만 관계 직원들은 다양한 작업 방

법 개선 노력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완벽 제품을 생산하

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순이 기자>

화폐본부 무재해3배수 목표 달성

화폐본부는 8월 6일 직원 300여 명이 참석

한 가운데 2013년 무재해 3배수 목표 달성

기념식을 열었다.

2009년 9월 19일을 기점으로 올해 7월 12일

까지 4,605천 시간 동안 단 한 건의 재해도

발생하지 않아 무재해 3배수를 달성한 쾌거

다. 윤영대 사장은 목표달성 인증서 및 기념

수치를 전직원 격려금과 함께 전재명 본부장

에게 전달하고, 안전문화 정착에 기여한 소

안순(동력환경부)·이태화(인쇄1부) 사우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윤영대 사장은 격려사에서 그동안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노사가 합심하여 노력해온 점을 치하하며, 안전의

식이 바탕이 되어야 완벽 제품 생산이 가능하고 이것이 곧 고객만족으로 이어진다며 더 많은 노력으로 무재해 10

배수를 꼭 달성해달라고 당부했다. <안선희 기자>

윤영대 사장이 전재명 본부장에게 목표달성 인증서 및 기념수치를 전직원 격려금과

함께 전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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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9+10.

화폐본부와 1사1촌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갑제영농회 재배 포도 판매

행사가 8월 19일부터 일주일간 실시되었다.

120여 명의 직원이 참여해 모두 260여 만원의 판매 성과를 올렸다.

화폐본부는 1기관1시장 명절 특판과 초청견학 등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안선희 기자>

1사1촌 농산물 판매

부여군내 다문화가정 자녀 화폐박물관과 국립중앙과학관 견학

제지본부는 지난 8월 1일 부여군내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화폐박물관과

국립중앙과학관 견학을 통한 화폐

상식과 화폐의 소중함을 알리고, 함

께 하는 지역사회 공동체 문화를 실

천함으로써 공사 이미지를 제고하

였다.

<천순희 기자>

제지본부는 7월 12일 부여읍 쌍북리

에 살고 있는 소녀가장 조선희(부여

여고 2학년)학생에게 노동조합 지부

장이 쌀 20kg 5포로 훈훈한 마음을

전했다. 할머니의 보살핌 아래 어려

운 가정 형편에도 끗꿋하게 살아가

는 소녀가장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

하고, 받은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본보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천순희 기자>

소녀가장에게 쌀 후원

화폐본부는 8월 14일 장애인재활시설인 루도비꼬집 등 3개 기관을 방문해

중고PC 20대를 전달했다. <안선희 기자>

사랑의 PC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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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

to the Great KOMSCO

작업현장까지 찾아가는 서비스 실시

ID본부에서는 관리부 보급과 직원들이 8월

7일부터 찾아가는 서비스의 일환으로 매월

소요부서에서 청구한 자재를 작업현장에

직접 전달하는 배달서비스를 실시하고 있

다. 자재를 직접 배달하여 줌으로서 내부고

객과의 소통을 활성화하고 업무 효율성 증

대 및 고객만족 실천을 다양하게 전개하는

계기가 되었다. <진미향 기자>

작업 시작 전 ID본부 전 직원 스트레칭

ID본부는 7월 29일부터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하여 ‘FUN FUN’ 음악에 맞추어 매일 작업 시작전에

전 직원이 스트레칭을 실시하고 있다. 스트레칭을 하면서 직원간 인사도 나누며 건강한 하루! 안전한 하루! 행복한

하루를 위한 매일 4분의 즐거운 아침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미숙 기자>

불시 정전에 대비한 자체훈련

ID본부는 7월 15일 불시 정전에 대비한 자체훈련을 실시하였다.

최근 원전 가동중지 등 전력공급 차질의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정전시 여권 및 카드 발급시설에 전력이 정상적으로

공급되도록 UPS와 비상발전기 가동훈련을 실시하였다. 이번 훈련을 통해 도출된 문제점 보완을 통해 제품생산에 차

질이 없도록 하였다. <송광남 기자>

Page 22: 화폐와행복 09+10 웹

소재 : 순은(Au99.9) / 직경 40mm / 1oz(31.1g) 표면처리 : 프루프

소재 : 백동(Cu75 , Ni25) / 직경 40mm / 30g 표면처리 : 프루프

우리제품: 이스탄불_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기념메달윤성근 영업개발단 압인제품팀

2013. 09+10.

실크로드로 만나는 한국과 터키 문화 탐험

‘길, 만남 그리고 동행’

우리 공사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와 <이스탄불-경

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행사 홍보용 기념메달의 제조·공급계

약을 체결하여 오는 8월 14일 기념메달 2종을 공급했다.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22일까지 23일 동안 세계적인 역사문

화도시 이스탄불에서 ‘길, 만남 그리고 동행’을 주제로 열리는 ‘이

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과 관련해 우리 공사가 경주세

계문화엑스포 조직위에 기념메달을 제안·수주하여 전량 납품한

제품으로서, 기념메달은 본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풍산 그

룹의 후원하에 제작되었다.

기념메달 2종은 직경 40㎜ 원형 형태로 디자인은 동일하되 소

재를 달리하여(순은과 백동(Cu75, Ni25)) 2종으로 출시되었다.

메달의 앞면 디자인은 본 행사의 엠블럼을 담았는데 엠블럼은

경주엑스포를 상징하는 통일신라시대의 유물 수막새를 중앙에

두고 한국과 터키를 상징하는 태극문양과 터키국기를 양쪽에 디

자인해 양국이 함께하는 엑스포의 위용을 표출하고자 디자인되

었다.

메달 뒷면은 경주와 이스탄불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상징하는

불국사와 아야소피아 성당을 주제로 디자인되었다.

40㎜의 작은 원형 메달에 아야소피아와 불국사와 같은 정밀하

고도 복잡한 건물의 디테일과, 찬란한 문화유산의 조화로운 아름

다움을 표현하려면 정교한 메달 제작기술이 요구된다. 우리 공사

는 특수 가공 처리한 소재와 특별히 정교하게 제작된 극인을 사용

하여, 여러 번의 압인 과정을 거침으로써 글자나 건물 도안을 완

전무결하게 제작한 최고 품위의 기념메달을 공급한다. 공급된 기

념메달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이스탄불 행사에 초

청된 VIP를 위한 기념품 및 현지 행사 홍보를 위해 쓰이게 된다.

대한민국 경상북도 경주시·터키 이스탄불시가 주최가 되어,

올 가을 23일간 열리는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은 이스탄불시의 유럽지구인 신시가지와 구시가지에 행사장을 배

치하여 ‘한국 대표작가 사진전’과 ‘한국문화재 특별전’, ‘한·터 전

통 패션쇼’ 등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이 만나는 프로그램이 이

스탄불 곳곳에서 다채롭게 열린다. 한류 바람을 이어갈 ‘영화제’,

‘K-POP 페스티벌’, ‘태권도 시범’도 선보인다.

터키와 한국, 유럽과 아시아를 뛰어 넘어 세계의 다양한 문화가

만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꽃피우는 지구촌 대향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 )1g) 표면처표면처리 : 프루프소재 : 순은(Au99 99 9) /) / 직경직경경 40mm / 1oz(31

행사 마스코트 행사 엠블렘

Page 23: 화폐와행복 09+10 웹

우리제품: 한국문화유산시리즈 메달이경주 영업개발단 압인제품팀

소수서원 메달

국내 최초 사액서원 향기 담아

우리 공사는 소수서원을 소재로 ‘한국 문화유산시리즈 소수서

원 메달’을 8월 26일 출시했다.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로 임금이 이름을 지어 내린 사액서

원이자 사학(私學)기관이다.

조선 중종 37년(1542)에 풍기군수 주세붕(周世鵬)이 안향(安

珦)을 제사하기 위해 사당을 세웠다가, 중종 38년(1543)에 유생들

을 교육하면서 백운동서원이라 하였다. 명종 5년(1550)에는 풍기

군수 이황의 요청에 의해 ‘소수서원’이라 사액을 받고 나라의 공인

과 지원을 받게 되었다. 중종 39년(1544)에 안축(安軸)과 안보(安

輔)를 제사지냈고, 인조 11년(1633)에는 주세붕을 더하여 제사지

냈다.

서원의 건물은 비교적 자유롭게 배치되었는데 일반적인 서원의

배치가 완성되기 이전인 초기의 서원이기 때문인 듯하다. 정문으

로 들어서면 강당인 명륜당이 있고 학생들이 머물며 공부하는 일

신재와 직방재가 연속으로 있다. 서원의 일반 배치가 강당 좌우에

대칭으로 동·서재를 두는 것인데 비해, 소수서원은 현판의 이름

으로서 구분하였다.

사당은 명륜당의 서북쪽에 따로 쌓은 담장 안에 있다. 서원이

있던 자리에는 원래 통일신라시대의 절인 숙수사가 있었는데, 그

유적으로 당간지주와 초석 등이 남아있다.

소수서원은 조선시대 후기에 대원군이 서원을 철폐할 때 살아

남은 47개 서원 중의 하나이며, 지금도 매년 봄·가을에 제사를

지낸다.

소재 : 백동(Cu75 , Ni25) / 직경 40mm / 3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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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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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소수서원 강학당

(榮州 紹修書院 講學堂) 보물 제1403호

영주 소수서원 문성공묘

(榮州 紹修書院 文成公廟) 보물 제1402호

영주 소수서원 강학당 (榮州 紹修書院 講學堂) _ 보물 제1403호

영주 소수서원 강학당은 서원의 양대기능중 하나인 학문을 강론하던 장소

로 장대석의 높은 기단을 쌓아 그 위에 자연석을 다듬은 초석을 놓았으며, 규

모는 정면4칸, 측면3칸의 팔작지붕 겹처마로서 웅장하면서도 고색이 잘 간직

되어 있으며, 사방 둘레에 너비 1m정도의 툇마루를 설치하였다. 툇마루 가장

자리는 높이 6.5㎝, 높이 8.5㎝의 턱을 두었고, 기단 네 모서리에 추녀를 받는

활주를 설치하였다.

강학당의 정면은 동쪽을 향하고 있으며, 서원입구에서 바로 강학당으로 들

어갈 수 있도록 남쪽 기단에 계단을 설치하였다. 내부 대청의 북면에는 명종

의 친필인 ‘소수서원(紹修書院)’이란 편액이 높이 걸려있다. 정면 4칸 중 좌측

3칸은 마루이며, 우측 1칸에는 방을 2개 설치하였고, 기단3면(정면, 우측, 좌

측)에 계단을 설치하였으며, 굴뚝은 마루 밑에 조그마한 구멍을 뚫어 처리하

였다.

기둥 윗몸에서 앙서 하나를 내어 기둥위에 놓인 주두와 결구시킨 초익공

구조를 이루고 있다. 가구는 오량으로 대들보를 앞뒤의 평주위에 걸고 이 위

에 동자기둥을 세워 종보를 받치고, 종보 위에 파련대공을 놓아 종도리를 받

치고 있다.

영주 소수서원 문성공묘 (榮州 紹修書院 文成公廟) _ 보물 제1402호

영주 소수서원 문성공묘는 소수서원의 경내에 있는 제향기능의 사당으로

안향을 주향(主享)으로, 문정공(文貞公) 안축(安軸)·문경공(文敬公) 안보(安

輔)·문민공(文敏公) 주세붕(周世鵬)의 위패를 함께 봉안하고 있다.

규모는 정면3칸, 측면3칸의 맞배집으로 장대석으로 마무리한 낮은 기단위

에 둥글게 다듬은 주좌(柱座)를 놓고 배흘림 두리기둥을 세웠으며, 기둥머리

에 주두를 놓고, 첨차를 내어 그 위에 소로가 주심도리의 장혀를 받치고 보

방향으로는 쇠혀(牛舌)를 내고 안쪽으로는 보아지 모양을 하여 퇴간의 보를

받치는 초익공식 구조를 이루고 있다.

가구는 오량으로서 대들보를 전면 고주(高柱)와 후면 평주 위에 걸고, 첨차

로 짜인 동자기둥을 놓아 종보를 받치고, 이 위에 판대공을 놓아 종도리를 받

치고 있다. 맞배지붕의 양측 박공에는 풍판을 달았다.

건물의 좌측과 뒷편에 장대석으로 축대를 쌓았으며, 사방에 돌담을 두르

고, 정면에 외단문을 설치하고 우측에 협문을 두었다.

Page 24: 화폐와행복 09+10 웹

우리제품: 한국문화유산시리즈 메달이경주 영업개발단 압인제품팀

돈암서원 메달

기호(畿湖) 유학의 본향

우리 공사는 돈암서원을 소재로 ‘한국 문화유산시리즈 돈암서원

메달’을 9월 25일 출시한다.

돈암서원은 김장생(1548∼1631) 선생의 덕을 기리기 위해 인조

12년(1634)에 건립한 서원이다.

서원은 훌륭한 분들의 제사를 지내고 후학을 양성하던 지방교육기

관이며, 김장생은 율곡 이이의 사상과 학문을 이은 예학의 대가로, 학

문연구와 후진양성에 힘을 쏟은 인물이다.

원래 김장생의 아버지 김계휘가 경회당을 세워 학문연구에 힘쓰고

이후 김장생이 양성당을 세워 후진양성을 하였다. 후세에 이 경회당

과 양성당을 중심으로 서원을 세우고 김장생을 추모하여 후학에 힘

썼다. 현종 원년(1660)에 왕이 돈암이라는 현판을 내려주어 사액서원

이 되었으며, 김집, 송준길, 송시열을 추가로 모시었다.

이 서원에는 『황강실기』, 『사계유교』, 『상례비요』 등의 서적들이 보

존되어 오고 있으며, 사우(祠宇), 응도당, 장판각 등의 건물들과 하마

비, 송덕비가 남아 있다.

이 서원은 고종 8년(1871)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 이후에도 남

아 보존된 47개의 서원중의 하나로,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했던 전

통있는 곳이다.

논산 돈암서원 응도당 (論山 遯岩書院 凝道堂) - 보물 제1569호

선현께 제사지내고 학문을 이어받고자 설립한 조선시대 사립교육

소재 : 백동(Cu75 , Ni25) / 직경 40mm / 3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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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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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으로 인조 12년(1634)에 세웠다. 김장

생(1548∼1631)을 중심으로 김집, 송준길,

송시열의 위패를 모시고 있으며, 흥선대원

군의 서원철폐령이 내려졌을 때에도 없어

지지 않은 전국 47개 서원 중 하나이다.

응도당은 학문을 갈고 닦던 강당으로 서

원 옛 터에 남아있던 것을 1971년 지금 있

는 곳으로 옮겼다. 건물을 옮길 때 기와에

적힌 기록을 발견하면서 오래된 건물임을

알게 되었다.

규모는 앞면 5칸·옆면 3칸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지붕선이 사람 인(人)자 모양과 비슷한 맞배지붕이다.

조선 중기 이후 서원 성격 중 강당으로는 보기 드물게 큰 규모를 갖추

고 있으며, 옛 양식을 잘 따르고 있는 건물로 강당 건축 연구에 좋은 자료

로 평가받고 있다.

돈암서원 유경사 (遯岩書院 惟敬祠) -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55호

돈암서원 유경사는 호서 기호학파의 대

표적인 인물인 김장생을 주향으로 하며,

1658년(효종 9) 신독재(愼獨齋) 김집(金集)

을 추배하였고, 이어 1688년(숙종 14)에

동춘당(同春堂) 송준길(宋浚吉), 1695년에

는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을 각각 추배

하고 있는 곳으로 매년 2월·8월에 제사를

지내고 있다.

돈암서원 원정비 (遯巖書院 院庭碑) -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366호

돈암서원 내에 자리하고 있는 비로, 서

원을 세우게 된 배경과 위패를 모신 사계

김장생(1548∼1631) 선생의 행적 및 사원

의 구조 등에 관해 적고 있다.

비는 높직한 사각받침돌 위로 비몸을 세

우고 지붕돌을 올린 모습으로, 조선 현종

10년(1699)에 세운 것이다. 송시열이 비문

을 짓고, 송준길이 글씨를 썼으며, 비몸 앞

면에 전서체로 새긴 비의 제목은 김만기의

글씨이다.

논산 돈암서원 응도당

(論山 遯岩書院 凝道堂)

보물 제1569호

돈암서원 원정비

(遯巖書院 院庭碑)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366호

돈암서원 유경사

(遯岩書院 惟敬祠)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55호

Page 25: 화폐와행복 09+10 웹

ERP! 우리에겐 이미 「ERP」라는 것이 생활 속

에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안다. 허나 그것이 뭔

지 말해봐라 하면 그냥 대충 얘기할 수 있는 정

도다. 경영을 잘하고, 창조하고, 개선하고 싶다

면 우선 꼭 해야 할 일. ERP를 잘 알고, 잘 써야

만 하기에 ERP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우리에게 ERP는 십여 년 전에 왔다. 한창 업

무 전산화를 중요하게 여기던 시절, 선배들은

통합된 대형시스템을 기획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많은 돈을 들여 오랜 노력 끝에 ERP라

는 시스템 안에 우리의 자산 정보를 일관된 프

로세스로 경영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했다.

한 시스템에서 6개 모듈로 나뉘어 예산집행

계획부터 결산, 또 한 쪽에서는 작업현장의 모

든 생산정보가 실시간에 원가로 연결되어, 차이

분석까지 가능한 획기적이고 어마어마한 괴물

시스템을 우리가 덜컥 갖다 놓은 것이다. 그런

데, ‘내 나이에 컴을 하라고?’ 하던 시절. ERP는

그저 필요할 때 얻어 타고 다니는 택시처럼, 손

짓할 때 나타나주는 보이지 않는 기계였다. 택

시 운전사는 주문에 따라 아무 생각 없이 목적

지까지만 데려다 주면 그뿐. ERP를 그렇게 10

년 동안 취급했다.

물론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저 필요한 일만

과거답습으로 하면 된다고 한다. 그러니 바꾸지

말라고 한다. 그렇게 우리는 정보시스템을 태만

하게 쓰고 있다. 왜 펜으로 쓰고, 계산기를 사용

할 때의 일에 대한 생명력이 키보드를 잡는 순

간 없어질까. 컴퓨터라는 것이, 무엇이든 이루어

내는 만능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그럴까.

경영개선의 첫 번째 조건은 바로 ERP의 개선

이라는 사실이 어쩔 수 없는 현실임을 자신 있

게 말한다. 백날 기안지를 통해 시행해봐야 ERP

가 그냥 서 있으면 근본적인 개선은 없는 거다.

작년에 우리가 ERP를 어떻게 쓰고 있고, 문

제와 대책은 무엇인지를 얻어내기 위해 전문가

로부터 진단과 자문을 받았는데 그는 이렇게 말

했다.

“조폐공사의 ERP 활용수준은 치명적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말은 KOMSCO의 ERP는 생명력을 잃어가

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 사람은 어떻게 함부로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진정 책임을 맡고 있

는 경영정보팀장은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더이상 늦출 수 없는 현실에서 금년

에 과감히 고도화를 시작했다. 우선 ERP 버전

을 4.6에서 6.0으로 업그레이드 하였다. 4.6이나

6.0이라는 숫자의 의미, 보기보다 매우 중요하

다. 4.6버전은 이미 국정감사에서 버려야 한다

고 몇 해 동안 지적을 해오기도 했고, 이제는 너

무 오래된 구닥다리라 개발사인 SAP에서도 유

지보수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이번에 버전을 업그레이드 한 것은 ERP를

10년이상 쓰면서도 ERP 사용 기업들로 부터 손

가락질 당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싶고,

정보화에 대한 역기능에 대하여 견제할 수 있는

기능을 보완하기 위함이며, 언젠가 이루어져야

할 생산과 원가가 실시간에 연동되고 분석되는

ERP 본연의 기능을 찾기 위함이다.

내년부터는 경영사정을 봐가면서 2단계 프

로세스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프로세스 개선

은 ERP가 보유하고 있는 여러 강점들을 다

찾아내어 우리가 잘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다. 3단계로는 데이터 웨어하우스(DW: Data

Warehouse)를 장착한다. DW는 사용자들이

ERP 내(內)에서 원하는 자료를 가공할 수 있

는 기능이다. 최종단계는 작업현장 각각의 기

계와 연결하여, 작업정보가 실시간에 ERP와 연

결되는 생산관리시스템(MES: Manufacture

Executing System)을 구현하는 것이다.

그 외 스마트워크 제도 도입에 맞춘 모바일

서비스와, 정보보안지침을 만족하는 각 보안장

치 등 ERP가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다. 그러나

우리는 꼭 그렇게 가야 한다. 소중한 우리 회사

의 정보가 그 속에 있고 우리의 일을 그 안에서

행하기 때문에, ERP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가장

소중한 러닝메이트이기에 우리가 손을 잡고 같

이 뛸 수 있어야 한다.

ERP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 자원관리라고 하며 인

사·재무·생산 등 기업의 전 부문에 걸

쳐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각종 관리시스

템을 하나의 통합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경영혁신기법이다. KOMSCO는 2001년

6월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E n t e r p r i s e

R e s o u r c e

P l a n n i n g R P

E

ERP 이야기문정엽 경영평가실 경영정보팀장

2223

to the Great KOMSCO일상 업무에

더 적극 활용합시다

ERP 버전 업그레이드

Page 26: 화폐와행복 09+10 웹

글로벌 경영 트렌드 5

2013. 09+10.

세상이 하나로 섞이고 있다. 각 분야마

다 분화된 구조에서 전문적인 키워드를 찾

고, 독자적인 이론과 검증을 통해 세상의 주

류를 형성하고자 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시

냇물이 모여 큰 강물을 이루는 것처럼 이제

는 모두가 하나의 융합으로 집중되고 있다.

생물학과 문화인류학이 경영학과 접목되고,

기업경영이 단순한 효율적 접근단계를 지나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분파의 학문적 배

경과 혼합된 가운데 도출되는 새로운 방향

에 주목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혁신전략이 바로 컨버전

스에서 나온다고 선언하고,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 정면으로 돌직구를 던졌다. 지난 10

년 이상 뒷걸음질 쳤던 경제현장의 분위기

를 융합으로 일신시키고 새로운 활력을 찾

겠다는 의도다. 1988년 이후, 헤이세이 후

쿄(平成不況)의 쇼크에서 장기간 허우적대

는 일본 역시 경제심리 전환을 위한 결정적

인 도구로 융합경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아

베의 새로운 일본건설 핵심 가치는 바로 컨

버전스 경제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있었던가. 역사상

수많은 이론과 실전이 교차했지만, 몇몇 시

대를 빼고는 새로운 것만이 온전히 지배했

던 때는 극히 드물었다. 인류의 진보는, 결

국 기존의 이론과 성과를 새롭게 결합해서

얻어낸 산물에서 에너지를 얻고, 발전의 동

력원으로 늘 새로워졌다. 기존의 모든 것을

제거하고, 파괴함으로서 새로운 창조를 이

룬다는 슘페터의 역설도 이러한 관점과 맥

을 같이 한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키워드 역

시 창조경제를 표방하고 있다. 미래의 융합

을 통해 지금까지 없었던 먹거리를 찾고, 경

쟁력을 갖추자는 것이다.

융합의 경제학

컨버저노믹스CONVERGENOMICS

Page 27: 화폐와행복 09+10 웹

글로벌 경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

는 매우 역동적이고 예측불가능하다. 이

런 변화의 원인과 시대흐름을 정리하기 위

해서는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의 가능성을

연구해야만 한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경영석학 이상문 박사는 놀라운 통찰력으

로 ‘컨버저노믹스’를 조감하고 있다. 한국

인 최초로 미국 경영학회장을 지냈고, 환

태평양 지역 4천명의 석학들이 참여하는

학회에서 20년 이상 의장으로 창의적인 콘

퍼런스를 이끌고 있다. 20세기 가장 존경

받는 지식인 500인 선정은 물론 의사결정,

생산관리, 국제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론적 구루로 꼽힌다.

이상문 박사가 제시한 융합경제의 시스

템 모델은 학계의 검증과 토론을 거쳐, 이

제 다양한 기업이나 소사이어티로 확산되

고 있다. 그는 공동저자인 네브라스카 대

학 데이비드 올슨 교수와 함께 철저한 연구

와, 분석적 실례를 토대로 융합을 대중적

눈높이까지 낮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컨버저노믹스는 융합경제에 머물지 않고,

제3의 물결을 주장한 엘빈 토플러 이후 세

계 경제의 새로운 트렌드 즉, 제4의 물결운

동으로 확산해가는 추세다.

30년, 20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들은 바

르게 경영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았

다. 이 때문에 효율성을 높이는 다양한 경

영기법이 홍수를 이뤘다. 현대 경영학의

수많은 이론과 유명 학자들이 양산된 춘추

전국 시대였다. 적기생산, 전사적 품질경

영 시스템, 식스 시그마, 벤치마킹 등이 바

로 1980년대와 90년대 산물들이었다. 10

여 년 전인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업들

은 빠르게 일하기보다는, 과연 어떤 것이

김경한

컨슈머타임즈대표이사·발행인

수많은 학문적 주장과 토론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 변하지 않는 하나의 진리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2425

to the Great KOMSCO

올바른 결정인가를 고민했다. 결정만 잘

내리면 성과는 매우 뛰어날 것으로 인정했

다. 의사결정시스템, 기업성과관리시스템,

ERP 등이 각광을 받았다.

이러한 단계를 지나 광속으로 변화하

는 세상 속에서 경영이론이 미래에는 어

떤 주제로 나아갈 것인가를 돌아보게 되었

고, 이상문 박사는 여기에 논점을 맞추고

있다. 그 해답은 바로 “어떻게 새로운 일

을 할 것인가(How to do new things)”로

모아진다. 새로움에 미래비전을 담고 이를

통해 기업의 경쟁우위와 지속가능성이 달

성되리라고 보고 있다. 기업들은 기존에

해왔던 것들 가운데서 장점을 골라내는 것

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게 되었다.

이는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기보다는 최소

한의 생존조건에 지나지 않는다. 혁신적인

아이디어 개발과 치열한 실천만이 강한 기

업을 만들어 줄 뿐이니까. 당연히 미래의

시대적 요구는 혁신이 원천인 ‘융합경제’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모든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 혁신을 갈망

하지만,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매우 힘들다. 독보적인 발명은 투자와 노

력이 엄청난 작업이다. 그것이 곧 혁신으

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이보다 훨씬

효과적인 방법은, 기존의 환경에서 찾아낸

이질적인 것들을 결합시켜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고객이 잘 받아들이면

에디슨의 위대한 발명 못지않은 결합적 혁

신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시적인 서비스기법이나 판매 마케팅

수단을 넘어서 거시적으로는 최근 유행하

는 기업의 인수 합병 역시 컨버전스의 산물

이다. 단일 기업이 수년간 노력해도 효과

적인 M&A 하나를 능가할 수 없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섰다는 뉴턴의 표현대로 난쟁

이가 거인의 어깨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세

계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학문적 주장과 토론에도 불구하

고 오랜 세월 동안 변하지 않는 하나의 진

리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경계가 사라지

고, 그 경계 사이에서 피는 꽃이 가장 아름

다운 시대로 접어들었다. 개별기업이 가지

는 독특함과 경쟁력 속에 담겨있는 혁신의

DNA를 다시 짜내고 모아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야, 희망이 있다는 이야기다. 대

기업과 중소기업, 공기업을 막론하고 제품

이나 서비스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융

합이라는 프리즘으로 관찰해볼 일이다.

Page 28: 화폐와행복 09+10 웹

초대석

장영란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1962년 출생.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그리스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연구교수 역임. 동대학교 철학연구소 초빙연구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융합연구소 연구원, 한국서양고전학회 총무이사직 등을 맡고 있다. EBS, K-TV 등에서 강의하였다. 저서로는『영혼의 역사』(2010 발간, 2011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우수 저작상 수상), 『장영란의 그리스신화』(2005) 등이 있다.

철학과

돈의상상력

2013. 09+10.

한국 사람들에게 철학만큼 오해를 많이 받는 학문은 없는 것 같

다. 과거에 철학을 전공한다고 하면 이상한 시선을 받거나 호기심 어

린 말을 들은 적이 상당히 있었다. 젊잖게 주역을 운운하면서 점치는

것을 물어보거나, 때로는 대놓고 사주팔자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

었다. 요즘은 철학이 많이 일반화된 편이어서 함부로 말하지 않고 오

히려 무조건 어렵고 힘든 학문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왜

철학 같은 -경제적으로 아무런 도움도 안 되고, 머리만 아픈 - 학문

을 했을까 하는 호기심 때문에 이상한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다.

일반적으로 철학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거나, 아니면 현실과 거리를

둔다고 생각을 해서 철학을 했다고 하면 독특하고, 기괴한 특성이나

취향 갖고 또는 외양을 하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들을 많이 가졌다.

사실 철학의 역사에서 보면 상당히 유명했던 몇몇 철학자들이 보

여준 남다른 외모나 삶의 방식이 자주 회자되었던 경우가 있긴 하다.

가령 대머리, 들창코, 엄청난 뱃살 등을 포함한 남다른 외모의 종결자

라면 단연 소크라테스일 것이다. 지금도 그리스에서는 찾아보기 힘

든 정말 특이한 외모를 보여준다. 더욱이 한번 생각에 잠기면 한여름

이든 한겨울이든 또는 전쟁터이든 길거리든 일단 멈춰서 꿈적하지

않아, 함께 길을 걷던 사람들이나 만나기로 한 사람들을 난감하게 하

는 경우도 많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철학자들의 삶 자체

는 도리어 아주 단순하고 평범하게 살았던 사람들도 많다.

또한 철학자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이미지는 ‘가난’이다. 철학자들

은 ‘가난하다’거나 심지어 ‘가난해야 한다’는 편견도 많다. 고대 철학

자들을 보면 대부분 일반 시민들이고, 때로는 헤라클레이토스와 같

은 왕족도 있고, 플라톤 같은 귀족도 있고, 에픽테토스 같은 노예도

있었을 뿐이다. 소크라테스는 본래 가난했지만 플라톤은 부자였고,

아리스토텔레스도 경제적으로 문제가 전혀 없었다. 누구나 가난할

수 있는 것처럼 철학자도 가난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우연

적인 사실일 뿐이다. 철학자여서 가난한 것이 아니라 철학자여서 스

스로 가난하기를 선택할 수는 있다.

Page 29: 화폐와행복 09+10 웹

현대인들은 돈을 매우 중요시한다. 도대

체 돈이란 무엇이며 돈은 어떻게 인간을 지

배하는가? 인류의 역사를 보면 인간은 상

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발전을 해왔다. 수

만 년이 지나도 별다른 변화 없는 삶을 살아

가는 다른 동물들과 비교 했을 때 매우 놀라

운 일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이성을 도구

로, 과학 기술을 발전시켜 자연을 비롯한 수

많은 것들을 지배해왔지만 지금까지 여전히

지배하지 못한 것이 있다. 그것도 인간 자신

이 창조자이지만 지배하기는커녕 오히려 지

배받고 있다. 바로 사람들이 너무나 좋아하

는 ‘돈’이다. 사실 돈이란 그 자체로는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

것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고 그것에 부

여하는 사람에 의해 가치가 생겨나기 때문

이다. 무인도에서 돈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

가? 종이 한 조각의 가치 말고는.

돈은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발명품이다. 만약 여러분에게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라고 하

면 어떻게 하겠는가? 현재 우리가 일상적으

로 사용하는 물건들 중 바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들이 있다. 인류 창조력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시계와 문자, 그리고

돈 등이다. 그것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특징

은 비물리적인 것을 물리적인 것으로 형상

화시켰다는 사실이다. 우선 시계는 눈에 보

이지 않는 ‘시간’을 물리적으로 형상화한 것

이다. 이것은 인간의 존재 방식과 행동방식

에 변화를 일으켰다. 다음으로 문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을 물리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이것은 자기 자신의 생각을 쓰고 남

길 수 있게 하며, 다른 사람의 생각을 보고

MMo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n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y

Philosophyhillooooooo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ph

돈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며, 단지 모든 것을 소통시키는 수단이며 도구일 뿐이다.

우리가 스스로 어떻게 돈을, 아니 돈에 대한 욕망을 지배할 수 있는지를 성찰해보는 것이 관건일 뿐이다.

2627

Good Life with KOM

SCO

읽을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렇다면 마지막

으로 ‘돈’은 도대체 무엇을 물리적으로 형상

화시킨 것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인간의

‘욕망’을 물리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돈은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수단이다. 그렇

지만 그것은 인간에게 단지 수단에만 머물

지 않고, 점차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있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아마도 살아가면서 가

장 많이 생각하는 것이 돈일 것이다. 특히 현

대인에게 돈은 모든 경제생활의 중요 도구

이기 때문에 그것 없이는 살아가기 힘들다.

사람들은 누구나 돈을 가지고 싶어 하지

만 돈이 위험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

데 돈이 위험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간단한 이유에서다. 돈을 지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돈에 대한 욕망은 워

낙 강력해서 누구도 완전히 지배하기는 어

렵다. 모든 사람은 돈에 대해 극심한 분열적

증상을 보인다. 어떤 순간에는 이성적이다

다른 순간에는 비이성적으로 된다. 돈은 우

리의 이성적 사고를 분열시켜 격렬한 감정

을 분출시킨다. 돈의 역할을 알기 때문에 한

편으로는 돈에 집착하거나 지배되지 않으

려고 생각해 무심하려고 부단히 노력하지

만, 다른 한편으론 돈에 구애되거나 속박되

지 않으려고 생각하다가도 엄청난 소비를

하게 된다. 그만큼 돈을 지배하기는 누구나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스스로 돈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갖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내가 돈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

니라 돈이 나의 주인이 되고, 내가 돈의 노

예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자유롭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 없게 되며, 돈

의, 돈에 의한, 돈을 위한 삶을 살 수밖에 없

다. 돈은 언어와 마찬가지로 단지 도구이자

수단일 뿐이다. 돈은 우리를 통해서만 돈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인간의 삶에서 언어가

하는 역할처럼 돈이 하는 역할도 매우 중요

하다. 돈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

며, 단지 모든 것을 소통시키는 수단이며 도

구일 뿐이다. 우리가 스스로 어떻게 돈을,

아니 돈에 대한 욕망을 지배할 수 있는지를

성찰해보는 것이 관건일 뿐이다.

그래서 더더욱 모든 것을 돈으로 환원하는

습관에 젖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요즘 아이

들에게 꿈이 뭐야 하면 ‘돈을 많이 벌고 싶

다’고 대답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 어른들

은 대부분 당황하게 되지만 그리 놀라운 상

황은 아니다. 단순히 아이가 욕구가 많거나

상상력이 풍부해서 그럴 수도 있기 때문이

다. 아이들은 많은 것을 욕구하고 상상한다.

모든 상상과 욕구가 실현될 수 있는 수단이

돈이라는 것은 어린 아이들도 쉽게 안다. 돈

은 인간에게 꿈을 꾸게 만들고, 동시에 그

꿈을 실현하도록 이끌어준다. 우리가 상상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Page 30: 화폐와행복 09+10 웹

KOMSCO 문화혁신 5: 상상유희

2013. 09+10.

세상에 없는 일을 상상하고 만드는 희열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

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한국의 독자에게 팔기 위해 출판사

가 하루키 측에 지불한 선금 로열티가 10억 원

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 불황의 그늘에

시달리고 있는 서점 입장에서 하루키의 신작은

밝은 소식이다. 하루키뿐이 아니다.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 등 인기 있는 일본 작가

의 신간이 나오면 서점도 들썩들썩 활기를 되

찾곤 한다. 한국의 소설 소비자의 70%는 여성

이고, 그 가운데 또 70% 정도가 30대다. 우리

나라 출판 시장의 가장 강력한 파워가 30대 여

성이라는 주장에 딴죽을 걸 사람은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선인세 10억 원을 지

급한 출판사는, 하루키의 신작을 들여오면 10

억 원 이상을 벌 수 있다는 데이터가 있었기에

그 돈을 베팅한 것이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

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교보문고에 처

음 깔렸을 때, 그 소설을 한시라도 빨리 읽겠다

는 열혈 독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서점을 찾아

와 줄을 서서 책 마중을 나왔다는 소식이 큼직

한 사진과 함께 신문의 한 면을 덮었다. 이런

장면을 보는 한국 문단의 표정은 씁쓸하다. 소

설 소비자들은 왜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미디어를 통해 순환되지

만, 그 이유를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상상력’이

다. 일본 소설에는 상상력이 존재하고, 한국 소

설에는 리얼리티만 묘사될 뿐이라는 게 30대

여성들의 중론이다. 하루키가 3년 전에 발표해

서 공전의 히트를 쳤던 ‘1Q84’를 읽은 독자들

은 ‘고속도로 계단을 걸어서 내려가자 달이 두

개가 뜨는 세상이 등장하는’ 내용에 흠뻑 매료

되었다. ‘해변의 카프카’에서는 숲속의 어느 계

단 끝에 전혀 다른 상상의 세계가 등장한다는

설정에 짜릿한 긴장을 즐길 수 있었다. 역시 하

루키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태엽 감는 새’에

서는 인간과 동물 간의 대화가 이뤄진다. 그에

비해 우리의 소설은 주로 조선왕조실록 등 역

사책에서 모티브를 가져오거나, 작가 자신의

성장기와, 당시 한국 사회를 묘사하는 성장소

설 일색이다. 리얼리티는 빛날지 몰라도 독자

의 허를 찌르는 비상한 상상력의 유희는 맛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상상력은 개인에게도 숭

고한 일이지만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가치

를 지닌다.

세계 비행기 산업을 개척한 라이트 형제는

최초로 비행기를 생각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독일의 O. 릴리엔탈 등 새를 보고 비행기를 상

상한 사람들의 도전과 희생(그들은 대부분 실

험 중 사망했다)이 있었고, 라이트 형제는 그 상

상을 구체화시키고, 체계적인 기술로 다듬었으

며, 그 기술을 ‘나는 기계’라는 이름으로 특허

를 냄으로써 항공 산업이 시작된 것이다. 1900

년대 초반에 이렇게 시작된 항공 산업은, 불

과 100년 조금 더 지난 오늘 민간 항공기 제작

사의 양대 산맥인, 보잉과 에어버스에서 벌어

들이는 규모만 해도 일 년에 약 2,600억 달러

(2011년 기준, 우리 돈으로 285조 4800억 원)

에 이를 정도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세계 최초

로 만년필을 만든 ‘루이스 에드슨 워터맨’의 원

래 직업은 보험 영업 사원이었다. 그가 활동하

던 1880년대만 해도 영업 사원들은 펜과 잉크

를 갖고 다니며 글을 썼다. 워터맨 또한 그랬는

데, 펜촉이나 잉크가 말썽을 부려 계약서에 사

인을 하지 못하거나, 망쳐버리는 일이 비일비

재했다. 워터맨의 만년필 상상은 잉크로 범벅

이 된, 그리하여 결국 망해버린 계약서 앞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상상했다. ‘잉크를 빨대 같은

관에 넣어, 일정량만 펜촉에 공급되게 하는 펜

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기분이 짜릿

해 지는 그 일을 워터맨은 실험에 실험을 거듭

한 끝에 결국 해냈고, 세계 최초로 만년필을 특

허 출원, 돈방석에 앉게 되었다. 라이트형제나

워터맨에서 보았듯, 상상이 상상에서 끝났을

경우 상상을 해냈다는 것 말고는 별 다른 가치

를 발휘하지 못한다. 기술을 정돈하고, 특허를

출원해, 구체적이고 상업적인 체계를 만들었을

때 그 상상은 세계인이 합법적으로 공유하게

되며, 상상력을 발휘한 사람은 명예와 부를 거

머쥐게 된다.

상상력은 아무나 아무 때나

펄펄 나오는 걸까?

상상력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누구

나 기발한 상상으로 직장에 큰 이바지를 하거

반짝이는 모든 문명은

거기에서 출발했다.

일상에서의 아이디어가 있었고,

골똘한 생각이 있었으며,

메모가 모여 문서가 되었으며,

결국 도면이나 기획서가 나오고,

끝내 세상을

발칵 뒤집어 버리고도 남을

신기한 일이나 물건이

등장한 것이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가.

세상을 바꾸는

상상력

Page 31: 화폐와행복 09+10 웹

2829

Good Life with KOM

SCO

나 개인적인 성공을 거두고 싶어 한다. 그러나

상상력은 아무렇게나 나오는 게 아니다. 상상

에는 한계도 없고, 범위도 없다. 무엇이든 상상

할 수 있다. 상상 속의 대상이 물건이라면 상품

을 만들 궁리를 하면 되고, 언어라면 작품으로

쓰여 질 수 있다. 자신의 상상이 현실적으로 가

능한 일인지 의심할 필요도 없다. 단, 그 상상

을 현실의 그 무엇으로 내 놓는 사람만이 주인

공이 될 수 있다. 로봇 놀이를 하며 ‘변신로봇’

을 꿈꿨던 아이가 한둘일까? 그러나 그것을 상

품화 하는 결정적 개념을 만든 사람은, 1982년

일본의 JNN 방송사 계열사에서 방송되어 큰 히

트를 쳤던 애니메이션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

의 메카닉 디자이너였던 ‘카와모리 쇼지’ 한 사

람 뿐이었다. 그의 개념 설계를 기반으로, 흥행

보증 수표이자 세계 자동차 산업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탄생

한다. ‘카와모리 쇼지’가 어린 아이들의 공동의

꿈을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선택과 집중’ 덕이

다. 그는 장난감 소비자에서 연구가로 변신했

고, 끝내 그 일을 해낸 것이다. 상상력이 집중

화, 심화 과정에서 발휘된다는 사실은 20세기

를 거쳐 오늘까지 살아온 인류라면 누구나 한

번쯤 보았거나, 읽었거나, 최소한 이름이라도

들어보았을 ‘반지의 전쟁’에서도 확인할 수 있

다. ‘반지의 제왕’(원작 이름 ‘반지제왕’)의 원작

자는 영국의 ‘존 로널드 루엘 톨킨(John Ronald

Reuel Tolkien)’이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문헌학을 전공한 학자인데, 학창 시절 ‘중세 영

어’를 전공하며 북유럽 신화와 켈트족 신화에

탐닉했고, ‘요정’의 언어를 가공하기도 했다. 요

정에게 인간의 언어가 아닌, 요정만의 언어를

따로 만들어낸다는 것은 언어학을 전공한 문

헌학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볼 만한 일

이다. 요정 언어를 만든 그는 ‘가족 문학지’를

만들어 순전히 가족에게만 들려주는 신화 이

야기 ‘호비트’를 쓰기 시작했고, 그 소문을 들

은 한 출판사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출판에

동의하게 된다. 1954년 호비트를 원작으로 하

는 ‘반지전쟁’이 출판되자 영국 독자들의 반향

은 대단했다. 오죽하면 어려운 언어로 채워져

있는 이 글을 누구나 쉽게 읽도록 도와주는 ‘반

지전쟁사전’까지 출판되었을까. 애니메이션 영

화 ‘반지의 제왕’은 ‘반지전쟁’ 초판이 발행된 지

47년 뒤인 2001년부터 3편의 시리즈로 개봉되

어 전 세계에서 총 30억 달러(약 3조 3천억 원)

의 수익을 올렸다. 여기에 1억 5천만 부의 도

서 판매, DVD, 게임, 캐릭터 등 관련 산업의 매

출까지 따져보면, 세 권짜리 소설이 이뤄낸 경

제적 효과는 말 그대로 환상적 규모라 할 수 있

다. 이런 결과는 자칫 고리타분한 삶을 영위하

다 늙어갔을 수도 있는 한 문헌학자의 ‘요정들

의 언어를 만들어 주면 어떨까’ 하는 상상과, 연

구와, 실천으로 시작된 일이다.

선택과 집중 과정을 꼭 겪지 않더라도, 자신

의 상상력을 스스로 자극할만한 일들은 일상

에서도 숱하게 발견할 수 있다. 가장 쉽고 흔한

일이 독서다. 장르를 가리거나 편식할 필요는

없지만, 비교적 소설 분야가 상상력 자극에 도

움이 된다. 소설 자체가 허구를 다루고 있기 때

문에,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또 다

른 상상을 확대 재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

라서 역사적 사실을 다룬 역사소설이나, 특정

한 사건이나 현상을 다룬 다큐멘터리, 작가의

성장기 사회나 가족사를 그린 성장소설보다는

‘순수하게 만들어낸 이야기’가 담긴 창작물이

당신의 상상력을 더욱 강하게 자극할 것이다.

‘취미생활’도 상상력 발달에 큰 도움을 준다.

취미에 푹 빠진 사람은 일생을 그 일에 걸기

도 한다. 서양에서는 ‘마니아(Mania)’, 일본에서

는 ‘오타쿠(オタク)’라 불리는 그들은 자신의 취

미에 관한 한 그 어떤 학자나 전문가보다 뛰어

나고, 다양한 식견을 갖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취미가 진화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상

상하고, 구현하는 공통적인 습관이 있다. 그래

서 스스로 자신의 상상을 현실로 구현해, 적게

는 취미생활의 활력으로, 거창하게는 사업으로

발전시키기도 한다. 상상력을 파는 기업도 있

다. 한때 일본에서 잘 나가던 ‘빅마인드’라는 리

서치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기업의 제품을 ‘준

오타쿠 급’ 사용자들에게 나눠준 뒤, ‘이 제품에

필요한 그 어떤 것이든 상상해 보라’고 주문하

고, 그들의 상상력을 수집, 기업에 전달해 새로

운 버전 개발에 참고할 근거를 정리해주는 사

업 구조를 갖고 있었다. 하얀색 형광펜, 디지털

카메라를 셀프카메라로 활용할 경우 얼굴이 예

쁘게 나오는 시선 지점,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

극하는 수동식 카메라 등도 상상의 결과물들이

었다.

‘취미가 상상’인 사람으로 사는 것도 좋다. 인

류사에 혁신을 가져다준 대부분의 사람들은 뛰

어난 상상력의 소유자들이라기보다는, 상상을

취미로 하는 인물들이었다. 그들은 언제, 어디

에서든, 무엇이든 상상으로 연결시킨다. 대부

분 사람들이 무심코 받아들이는 일상도 그들에

게는 ‘호기심 어린 상상’의 대상이었다. 월트 디

즈니에게는 삼라만상이 상상의 대상이었다. 그

러나 그의 모든 상상이 세상의 찬사를 받은 것

은 아니었다. 심지어 지역 신문사 기자로 활동

했을 때는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고

를 당하기까지 했었다. 팩트를 취재하는 기자

와 상상력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애매하

지만,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상상 취

미는 멈추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결국 혐오 동

물인 생쥐를 세계 어린이의 친구 ‘미키마우스’

로 만드는 상상을 실현시킴으로써 자신의 삶

은 물론, 세계인에게 엄청난 즐거움을 선사한

산타가 될 수 있었다. 상상을 취미로 갖는 방법

은 간단하다.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사람, 사물,

현상을 보며 ‘뭐 다른 건 없을까? 이게 최선일

까?’ 이렇게 생각하며 그 생각을 그림으로 상상

하면 된다. 그런 상상을 처음에는 하루에 한 번,

그리고 두 번, 세 번으로 늘려가다 보면 습관이

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기특한데?’ 확신

이 서면 이제 실천하는 일만 남은 것이다.

당신 앞에 무엇이 있든 그것은 무한 상상의

동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영근

출판기획자·여행컬럼니스트

선택과 집중 과정을 꼭 겪지 않더라도, 자신의 상상력을 스스로 자극할만한 일들은

일상에서도 숱하게 발견할 수 있다. 가장 쉽고 흔한 일이 독서다.

Page 32: 화폐와행복 09+10 웹

01

가을 수확에 감사드리는

세계 최대의

뮌헨은 남부 독일의 중심도시로, 베를린, 함부르크에 이은 독일 제3의 도시다.

인구 약 130만 명(외곽 도시인구까지 합치면 600만 명)이며 1972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유명하다. 바이에른 주의 주도(州都)이며

12세기 이래 화려한 궁중 문화를 꽃피웠던 도시다.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을 위해 수준 높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시내에 많다.

뮌헨에서는 9월 중순에서 10월 초까지 약 2주 간 도시 전체가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다.

가을 수확에 감사드리는 추수감사절 성격을 띤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라는 성대한 맥주 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페스티벌 열정의 그 곳 5: 독일 뮌헨 옥토버페스트

2013. 09+10.

Page 33: 화폐와행복 09+10 웹

세계 제1의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 바이에른 왕국의

황태자 루트비히와 작센의 테레사 공주의 결혼식을 축하하는 경마

대회에서 비롯되었다. 으레 이러한 경기에는 흥을 돋우기 위해 술

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맥주로 목을 축이며 경기의 열기를 식히던

독일인들의 맥주 마시기 전통이 이러한 대대적인 축제로 발전한 것

이다. 뮌헨 맥주 축제는 2차 세계대전 동안 일시 중단된 때를 제외

하곤 186년 동안 계속 이어져왔다.

축제의 주 무대는 테레지아 구릉에 있는 맥주회사들이 설치한 대

형 텐트다. 뮌헨에는 호프브로이, 뢰벤브로이 등 명성이 자자한 큰

맥주회사들이 있으며 이들은 원만한 축제 진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대형 텐트마다 남녀, 인종 구분 없이 수백 명,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맥주 파티를 연다. 감미로운 밴드 연주 속에

서 사람들은 1,000cc짜리 잔에 맥주를 가득 채우고 모두 한 마음이

되어 담소와 맥주를 즐긴다. 때로는 모르는 사람끼리 어깨동무도 하

거나 탁자 위에 올라 흥겨운 노래를 부른다. 밴드의 리더가 ‘건배’라

고 선창하면 모두들 마시던 맥주잔을 높이 들고 ‘건배’를 크게 외친

다.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과 어울려 벌어지는 시끌벅적한 술

파티는 한 폭의 작품 같다. 테레지아 구릉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놀

이시설도 잘 마련되어 있어 부모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01 세계 최대의 술축제이자 수확을 기리는 옥토버페스트.

02 맥주축제가 벌어지면 도시전체가 흥겨운 모습으로 바뀐다.

03 대형 텐트촌의 탁자 위에 올라 흥겹게 노래하는 사람들.

04 그 해 수확된 맥주통을 쌓아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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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물론 외국에서도 이 축제를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

하는데, 축제가 시작되면 보통 6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뮌헨

을 찾는다. 축제 기간 중 소비되는 맥주는 생맥주 500cc 기준으로

대략 1,000만 잔에 이르고, 안주로 쓰이는 닭은 65만 마리, 소시

지는 110만 톤이나 된다고 하니 축제의 규모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맥주 마시기 대회, 경마 대회, 민속 의

상을 선보이는 퍼레이드 등의 행사를 비롯해 맥주 품평회, 맥주

아가씨 선발대회, 가장무도회, 맥주 통 메고 달리기 등 갖가지 다

채로운 행사가 벌어진다. 맥주 텐트촌은 물론, 연중무휴로 열려

있는 대형 맥줏집에서도 세계 각국의 민요를 함께 부르며 어깨춤

을 추는 관광객들을 볼 수 있다. 히틀러가 주도한 나치스의 본거

지였던 뮌헨도 이때만큼은 세계 각국의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술에 취해 웃고, 춤추고, 노래하며 밤을 지새운다.

Page 34: 화폐와행복 09+10 웹

옥토버페스트의 개최는 뮌헨 시장의 축포 신호와 함께

시작된다. 맥주 통을 가득 싣고, 화려하게 꾸민 마차를 거

느리고, 대중 앞에 나선 시장은 대회장의 중심(옛 궁정 양

조장)에서 그 해 첫 수확된 맥주 통 마개를 따면서 맥주 축

제의 성대한 개막을 알린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흰 맥주

거품이 뿜어져 나오면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요란한 함성

을 지르며 축제의 시작을 축하한다. 축제 첫날 오전 11시

바바리아 영주들과 양조 가문의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

이 화려한 마차를 타고, 시내 중심가에서 성대한 거리행진

을 벌이고, 각 맥주 텐트의 악단들이 여기에 동참한다. 점

심나절부터 뮌헨의 공기는 은은한 맥주 향으로 가득해지고

오후 8시가 되면 시내에 있는 서커스 크로네 빌딩에서 600

여 명의 공연자들이 전통 민속 음악 공연을 펼친다.

거리에선 큰 퍼레이드도 벌어진다. 선두는 시장 마차이

며, 그 뒤로는 뮌헨 고유의 민속 의상을 입은 말 탄 여성들

이 뒤따른다. 또한 맥주 통을 가득 실은 마차와 독특한 옷

을 입은 각 지역 사람들이 따라온다. 시내에선 전통의상 퍼

레이드도 열리는데 독일 전역은 물론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게르만족이 살고 있는 이웃나라의 전통가무단이 가세한다. 예

쁜 리본으로 단장한 가로수 아래에서, 머리에 꽃을 꽂은 무희들이

시민들과 어우러져 춤을 추며 테레지아 구릉의 맥주 텐트촌까지

사람들을 안내한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잔치가 시작되어, 뮌헨은

열흘 동안 끝없이 맥주와 낭만과 춤과 노래로 후끈 달아오른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테레지아 구릉의 맥주 시음장이다. 뢰벤브

로이, 호프브로이 등 뮌헨에 있는 유수의 맥주 회사들이 설치해 놓

은 대형 텐트들이 그것인데, 그 안에는 남녀노소 인종의 구분 없이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의 인파로 붐빈다. 1ℓ짜리 술잔에 가득

담긴 맥주가 쉴 새 없이 오고가는 가운데, 반바지 차림의 바이에른

악단의 감미로운 음악 연주가 실내를 적신다.

MUNICH20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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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은 축제를 즐겁게 보내기 위해, 아침 중세 때의 모습을 간

직한 뮌헨의 구시가지를 산책한 후 축제가 열리는 시내로 향한다. 퍼

레이드 참관 후 수많은 인파와 함께 전통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맥주와

독일 전통 음식을 먹는다. 축제 기간 중 즐겨먹는 독일 음식으로는 감

자와 소시지가 있다. 독일인들은 감자를 삶아서 버터를 듬뿍 발라 노

릇노릇하게 굽거나, 크네델이라 하여 야구공 크기의 경단을 만들어서

고기 요리와 함께 먹는 것을 좋아한다. 고기 요리는 우리나라의 찌개

처럼 국물을 자작하게 넣어 끓이는 종류가 많다. 돼지고기나 쇠고기,

때로는 토끼고기 등은 큰 덩어리째 표면만 잘 구운 다음 향신료를 넣

어 끓인다. 끓인 국물에 감자를 곁들여 먹는 맛은 독일 사람들에게 어

머니의 손맛, 고향의 향수에 빠져들게 한다. 고기 요리에 흔히 곁들어

져 나오는 사우어크라우트는 샐러드 대신 즐기는 요리로, 양배추를 채

썰어 발효시킨 다음 캐러웨이 같은 향신료를 섞은 것으로 약간 시큼한

맛이 난다. 햄과 소시지도 감자만큼이나 맥주축제에서 안주로 인기 높

다. 소시지와 햄은 그 종류가 너무 많아 상점에 가보면 색깔이나 모양,

크기도 다양한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다.

옥토버페스트는 유럽에서 열리는 가을 축제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

하며 또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맥주 축제이다. 독일 뮌헨에서

해마다 개최되는 옥토버페스트는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일본의 삿포

로 눈 축제와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손꼽는다. 독일인의 맥주 음용량

은 세계 최고이며 사육제, 부활제 같은 축제와 각종 종교행사에도 빠

질 수 없는 필수품이다.

05 세계적인 축제가 열리는 뮌헨. 시청사가 있는 번화가다.

06 축제 때에는 각 지방에서 온 참가자들의 행렬이 볼만하다.

07 테레지아 구릉에서 성대한 맥주파티가 열린다.

08 옥토버페스는 유럽에서 가을에 열리는 최대의 축제다.

09 감자와 홍당무가 곁드린 사우어크라우트.

10 거리 퍼레이드의 민속복장을 입은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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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선 여행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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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향이 전국 제일인 양양 송이

울진, 봉화, 인제, 평창 등 송이로 이름난 지역이야 많지만, 최고를 꼽는다면 단연 강

원도 양양이다. 그 어느 곳보다 향기가 진해서 값을 더 쳐준다. 이 지역 사람들은 그 향

기의 비결이 바다와 인접한 지리적 특성에 있다고 한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양양

이 우리나라 제일의 송이 산지인 것만은 분명하다. 송이는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 채취

를 하는데, 이즈음 양양에서는 송이축제를 연다. 올해는 10월 2~6일 남대천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송이채취체험을 비롯해 여러 다채로운 행사가 계획되어 있다.

돌아보면 모든 게 한순간이다. 아무리 큰 시련

도 결국 언젠가 끝나게 마련이고, 상처도 딱지

가 떨어지고 나면 희미하게 남은 자국으로 그것

을 추억하게 된다. 저 지독한 여름을 보라. 폭우

와 폭염에 시달리게 만들었던 폭군. 그러나 그

도 마침내 물러갔고, 가을이 왔다. 아침저녁으

로 찬바람이 부는 것을 보니 언젠가 단풍 소식

이 곧 들려오겠다. 그것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향이 제대로 올랐을 송이 때문이다.

멋 따라 맛 따라 5: 강원도 양양

2013. 09+10.

끝나게 마련이고

언젠가

색과 향을 동반하고

가을은

Page 37: 화폐와행복 09+10 웹

그나저나 송이철이 다가오다 보니 올해는 그 시세가 얼마나 될지 궁금해진다. 송이는 버섯

중에서도 몸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녀석이다. 1kg 당 보통 20~30만 원 선에 거래된다. 몇 해

전에는 송이 생육시기인 초가을에 한 달 가까이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은 적이 있었다. 당연히

송이가 얼마 나지 않아서 품귀 현상을 빚었는데, 그 가격이 무려 1kg 당 100만 원을 훌쩍 넘

기기도 했다.

그런데 한낱 버섯에 불과한 송이가 왜 이리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일까. 예부터 ‘일 송이, 이

능이, 삼 표고, 사 석이’라고 했다. 수많은 버섯 중에 송이만한 것이 없다는 얘기다. 향기가

좋을 뿐만 아니라 질감이 쫄깃하고, 항암효과도 탁월하다. 결정적으로 인공재배가 불가능해

서 자연에 완전히 기댈 수밖에 없다. 하늘이 주면 주는 대로 받아야 하는 것이다. 사정이 이

러하니 송이가 비싸지 않을 수 없다.

송이 인공재배가 어려운 이유는 생육조건이 무척 까다롭기 때문이다. 아무 나무에나 종균

을 주입한다고 해서 버섯이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소나무 밑에서만 뿌리를 내린다. 흙은 화

강암이 풍화된 푸석푸석한 땅이라야 하고, 건조한 곳에서는 자라지 않는다. 낮 기온이 26도

를 넘거나 밤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안 된다. 송이를 딸 때는 이른 새벽 해뜨기 전에

따야 더 단단하고, 그 향기도 좋다. 송이의 향기는 마치 소나무의 그것처럼 그윽하고 알싸해

서 심리적인 안정 작용을 한다.

송이는 아침에 딴 것을 흙만 툭툭 털어서 날것으로 찢어 먹어야 고스란히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는 육질에 특유의 향기가 가득 배어 있어서 황홀할 지경이

다.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실없는 사람처럼 웃음이 터져 나오곤 한다. 송이를 날로

먹을 때가 딱 그 짝이다. 송이는 쇠고기 구이와도 궁합이 맞고, 전골로 먹어도 좋다. 전골을

끓일 때는 각종 채소를 함께 넣되 송이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양념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인파를 피해 즐기는 단풍과 낙엽

송이의 고장 양양은 가을이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설악이야 두말할 나위 없고, 구룡령

옛길, 미천골, 낙산사, 휴휴암, 굴피집 등 둘러볼 거리가 아주 많다.

설악의 단풍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걸음이 빠르다. 9월 말이면 소식을 전해오기 시작한다.

오색에서 출발해 대청봉까지 올라간 후, 천불동 계곡 방면으로 하산하는 것이 단풍을 즐기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단풍이 한창 때의 설악은 인파로 호젓함을 기대하기 어렵

다. 그렇다면 방법이 없을까. 설악의 주 등산로에서 약간 눈을 돌리는 것이다. 흘림골이 제격

이다. 지난 2006년 개방된 흘림골 코스는 무려 20년 동안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있던 곳이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양양 쪽으로 자동차를 타고 조금 가다보면 흘림골 입구가 나타난다. 등선

대와 주전골을 지나 오색으로 뻗는 약 6km의 코스는 오르막구간이 많거나 길지 않아서 그다

지 부침이 없다. 3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다. 설악의 등산로 중에서 아마 가장 편하게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코스가 여기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경치나 단풍이 훌륭하지 않으냐면 천만

의 말씀이다. 이 구간의 가장 높은 지점인 등선대에 올라서면 기막힌 절경이 감탄사를 연방

운해 속에 잠긴 구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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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천약수

Page 38: 화폐와행복 09+10 웹

터트리게 만든다. 우측으로 한계령과 서

북주능선, 정면으로는 무수히 많은 기암

들이 마치 죽순처럼 솟아 있는 만물상이

펼쳐진다. 등선대를 지나면서부터는 여

러 폭포들을 만난다. 등선대에서 약 20

분 정도 아래에 등선폭포가 있고, 거기서

약 30분 정도 가면 십이폭포가 나온다.

용소폭포는 십이폭포에서 다시 20분 정

도 더 걸어야 한다. 갈천약수처럼 다량의

철분이 함유된 오색약수 바로 위쪽에는

성국사라는 조그마한 절이 하나 있다. 통

일신라시대 절로 3층 석탑이 남아 있다.

진정으로 호젓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구룡령 옛길이 그만이다. 홍천군 내면 명

개리와 양양군 서면 갈천리를 잇는 역사

가 오래된 길이다. 그 경계에 구룡령(九

龍領)이라는 해발 1,089m의 고개가 있

어서 그리 불린다. 아홉 마리 용이 쉬어

간 고개라 해서 구룡령이다. 본래 이름은

구운령(狗雲領)이었다. 명개리 처녀를 보쌈하고, 도망치던 갈천리 총각이 구름의 늪에 빠

져 헤매다 개의 도움을 받아 길을 찾고, 사랑을 이루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일제가

임산물과 광물 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닦은 56번국도가 구룡령을 넘어간다. 이 찻길이 생

기면서 사람의 길은 뒷전으로 밀렸다. 어느 누가 편하고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두고 땀 뻘

뻘 흘려가며 몇 시간씩 걸려서 고개를 넘어가랴. 그렇게 잊혔던 길은 걷기 열풍이 불기 시

작하면서 새롭게 조명을 받았으며, 2007년 12월에는 대한민국 명승 제29호로 이름을 올

렸다. 옛길트래킹은 56번국도가 지나는 구룡령 정상에서 시작하는 게 보통이다. 구룡령

휴게소 건너편으로 등산로가 나 있는데, 약 15분쯤 걸어가면 옛길 기점이다. 길은 좌우로

뻗어 있다. 좌측이 명개리, 우측이 갈천리로 향한다. 명개리까지는 3.5km, 갈천리까지는

2.7km 거리다. 갈천리 쪽이 더 가파른 내리막이다. 명개리와 갈천리로 이어진 길 모두 단

풍과 낙엽이 어우러져 운치가 있다.

해안 따라 줄줄이 달린 경승(景勝)

구룡령에서는 미천골이 멀지 않다. 자동차로 약 10분쯤 달리면 미천골이다. 약수산

(1,306m)과 응복산(1,359m)의 사이의 7km에 달하는 계곡이다. 그 주변이 자연휴양림으

로 지정돼 있다. 계곡을 따라 차량 통행이 가능한 임도가 나 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걷기

를 추천한다. 평지여서 걷기가 수월하다. 더욱이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걷노라면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미천골 입구에는 유명한 폐사지가 있다. 선림원이라는 절

이 있던 자리다. 선림원은 통일신라시대인 804년 경 창건되어 홍각선사가 번창시킨 절이

다. 당대 최고 수준의 선수련원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0세기를 전후해 홍

수와 산사태로 매몰되었다. 비록 절은 이제 다시 볼 수 없지만, 이곳에는 홍각선사탑비, 부

도, 삼층탑 등의 보물이 남아 있다. 선림원지를 지나서 길을 가다보면 멋진 폭포들이 줄줄

이 나타난다. 주변의 여러 샘에서 흘러나온 물줄기가 폭포를 이룬 큰샘실 폭포, 임도가 끝

나는 지점에 자리한 높이 70m의 상직 폭포가 특히 인상적이다. 상직 폭포 앞에는 정자까

지 설치해 놓았는데, 바삐 가지 말고 느긋이 앉아 단풍구경이나 제대로 하라는 뜻에서 만

든 것 같다. 폭포 물줄기는 끊임없이 떨어져 계곡에 물을 보태고, 단풍은 그 물에도 붉은색

물감을 풀어놓는다.

계곡이라면 어성전도 괜찮다. ‘물고기 밭’이라는 뜻의 계곡이다. 양양에서 59번 국도를 타

고 진부 방면으로 달리면 어성전이 나온다. 그런데 그곳으로 가는 길에 한번쯤 찾아가보면

좋을 특별한 집이 있다. 굴피집이다. 어성전 10km 전방의 버들 계곡에 있다. 이 계곡은 규

모 면에서 어성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초라하다. 굴피집은 버들계곡의 상류에 오롯이

앉아 있다. 굴피집은 소나무, 상수리나무, 삼나무 따위의 두꺼운 나무껍질로 지붕을 덮은

집을 말한다. 강원 산간과 울릉도 등지에서 이 같은 양식의 집을 지어 살았다. 버들계곡의

굴피집은 50년대 후반 지은 것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굴피집 가운데, 원형을 가장 잘 보존

한 축에 든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았다. 하지만 그 아래에 새 집을 지어 이사했

다. 거의 매일처럼 주인이 들러 집을 다듬으며 온기를 불어넣기 때문에 여전히 생생하다.

미천골

흘림골

20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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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계곡 굴피집 송이전골

남애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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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Tips

잠자리: 구룡령을 넘어 56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갈천리가 나온다. 이곳에 갈천 패밀리 리조트(033-673-7111)가 있다. 한국관광공사 우수 숙박업소 ‘굿 스테이’로 지정된 곳이다. 2인~6인을 수용할 수 있는 방들이 여럿

있다. 미천골 자연휴양림(033-673-1806)에도 ‘숲속의 집’을 비롯해 하늘아채(011-9278-5158), 불바라기(033-673-4589)를 비롯해 많은 펜션들이 있다.

먹거리: 양양읍에서 강릉 방면으로 남대천 대교 건너자마

자 좌측에 송이골(033-672-8040)이 있다. 송이 특유의 향을 살리기 위해 간을 거의 하지 않는 집이다. 송이전골, 송이

불고기, 송이영양돌솥밥, 송이소금구이가 주 메뉴. 한편, 실

로암막국수(033-671-5547)는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기에 적당하다. 속초 방면으로 7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물치항 못 미쳐 왼쪽으로 길이 있다. 강현면사무소를 끼고

도는 길이다. 실로암막국수는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 정주

영 회장이 즐겨 찾던 집이다. 지하 150m에서 뽑아낸 천연

암반수로 담은 동치미에 말아먹는 막국수 맛이 끝내준다.

수육 또한 제대로다. 구룡령 옛길의 양양 방면 끝 지점인

갈천리에는 갈천약수가든(033-673-8411)이 있다. 갈천 약수를 이용한 토종닭백숙이 일품이다. 미네랄이 풍부한 갈

천 약수는 닭 특유의 냄새를 없애고 육질을 부드럽게 한다.

엄나무와 황기, 구기자, 대추 등을 넣어 건강에 더욱 좋다.

문의: 양양군청 문화관광포털(http://tour.yangyang.go.kr) 문화관광과 Tel.033-670-2721 설악산국립공원(http://seorak.knps.or.kr) Tel.033-636-7700.

산만 둘러보고 떠나면 섭섭하다. 양양은 바다 또한 특별한 곳이다. 일출이 아름

다운 남애항과 하조대를 비롯해 ‘쉬고 또 쉬어가는 암자’인 휴휴암도 들러볼 만하

다. 특히 휴휴암 해안은 기묘한 바위들이 눈길을 끈다. 1997년 창건된 이 암자의

비룡관음전 앞에 바다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야외 기도처인 연화대로 이어진 계

단이다. 연화대는 바다 속에서 머리를 내민 거북이 형상을 하고 있다. 연화대 주변

에는 발가락 바위, 발바닥 바위, 달마 바위, 여의주 바위, 얼굴 바위 등 이상하게

생긴 바위들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모두 파도가 깎은 조형물들이다. 새삼 자연

보다 더 위대한 작품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낙산사도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이다. 낙산사는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의 계시를 받

고 지은 절이다. 대사가 동해 용왕으로부터 여의주를 받고 수도한 절벽 위에 세운

의상대는 낙산사 최고의 일출 전망대다. 홍련암에서 의상대를 배경 삼아 보는 일출

도 기막히다. 홍련암은 관음보살이 바다에서 붉은 연꽃을 타고 솟아오른 자리 옆에

바닷가 암석굴 위에 지은 암자로 석모도 보문사, 남해 금산 보리암, 통천 금란굴과

함께 우리나라 4대 관음성지 중 하나에 속한다. 낙산사에 화마가 닥친지 8년. 화

마는 원통보전과 홍예문, 범종각, 무설전, 근행당 등 21동의 건물과 100만㎡(30만

평) 사찰림 가운데 3분의 2를 집어삼켰다. 다행히 낙산사는 옛 모습을 거의 되찾았

다. 물론 소나무들을 아름드리로 키우려면 몇 십 년은 더 기다려야겠지만…. 김동옥 여행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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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 탐구 17: 오정희

샤워꼭지 밑에서 쏟아지는 더운 물줄기에 몸을 맡기고 섰다가 섬뜩 놀랐다. 거울

속에 내가 없다. 수증기 탓에 거울이 흐려졌기 때문이라고 알면서도 반드시 있으리

라는 것이 없다는 것은 두렵다. 나는 샤워기의 물을 잠그고도 한참을 그대로 거울

을 보며 서 있었다. 차츰 수증기가 걷히고 맑아지는 거울면에는 아주 먼 곳으로부

터 다가오듯 천천히 얼굴 윤곽이 살아났다. 잘못 당겨진 천처럼 좌우대칭이 깨진

얼굴. 그가 죽은 뒤 내게 나타난 미미한 변화.

- 오정희, <옛우물> 중에서

가끔 거울을 볼 때 ‘이것이 과연 나인가’ 하고 놀랄 때가 있다. 주름

이 생겼다거나 기미가 생기는 것과 같은 객관적인 변화가 아니라, ‘지

금 거울에 비친 저 모습이 정말 나란 말인가’하는 지극히 주관적인 낯

섦 때문이다. 오정희는 문득 우리 자신의 존재가 섬뜩해지는 순간, 나

자신이 낯설어지는 순간을 예민하게 포착한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나

와 남에게 숨겨야하는 나를 철저히 구분하는 현대인들. 사회적인 자

아와 내면의 자아가 분명히 구분되는 현대 사회에서는 불가피하게

‘잉여의 자아’가 남게 된다. 수많은 자아 중에서 남들에게 보이는 나

를 뺀 후 남는 것들. 남들에게 차마 보여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만

의 비밀로만 간직하고 살기엔 너무도 괴로운 나 자신의 모습. 그것은

부끄럽긴 하지만 끝내 끌어안아야 할 나 자신이다. 하지만 그 비밀을

‘진정한 나’로 인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비밀은 끔찍하

고, 창피하며, 일상을 파괴할 것만 같은 공포를 주기 때문이다.

오정희의 작품들은 바로 그렇게 쉽게 보여줄 수 없는 비밀에 대한

이야기들로 그득하다. <옛우물>에서 여주인공은 결혼한 상태지만 잊

을 수 없는 한 사람을 품에 안고 살아왔다. 그녀는 별 어려움 없이 안

정된 가정생활을 꾸려가는 듯 보이지만, 오래전 사랑했던 사람이 죽

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그녀의 일상은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

작한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이 이제 그녀의 마음속에

서 폭발해버린 것이다. 그녀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섬뜩한 기분을

느낀다. 수증기 때문에 얼굴이 잠깐 보이지 않는 순간이 마치 ‘나 자

신이 사라진 것 같은 공포’를 느끼게 만든 것이다.

그를 사랑했지만 그와 함께 할 수 없었던 그녀의 무의식은 어쩌면

질문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그가 죽는다 해도, 너는 온전히 너 자

신일 수 있니? 그가 이제 영원히 세상을 떠났으니, 너 또한 사라질 위

험에 처한 것이 아닐까. 사랑했지만 함께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의 상처

는 그녀의 얼굴에 기이한 안면비대칭으로 남는다. 남들은 알아볼 수

없지만, 그녀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는 미세한 변화. 그것은 아마도 그

의 죽음이 그녀에게 남기고 간 내밀한 마음의 칼자국이 아니었을까.

거울 속 나와의 만남. 그것은 그와 함께 할 수는 없지만 그를 그리워

할 수 있는 시간만은 남아있다고 믿었던 자신과의 만남이기도 했다.

살아있으면 언젠가는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마저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 그녀의 내면은 폭발한다. 이제 그 간절한 그리움의 대상이 사라

지자 ‘내가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가 죽고 내 안의 무엇인가가 죽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아마 알

고자 하는 소망조차 없는 건지도 모른다. 내게는 문득 걸음을 멈추고 상점의 진열

장에, 슈퍼마켓의 거울에, 물 위에 비치는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습관이 생

겼다. 저녁쌀을 씻다가 문득 눈을 들어 어두워지는 숲이나 낙조를 바라보는 물에

떨어진 한 방울의 피의 사소한 풀림처럼 습관 속에 은은히 녹아 있는 그의 존재와

상처가 지닌

눈부신 힘

오정희(吳貞姬, 1947 ~ ) 소설가1947년 서울 출생. 이화여고,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 졸업. 1968년 『중앙일

보』 신춘문예에 「완구점 여인」이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 「주자」(1969), 「직녀」(1970),

「관계」(1971), 「봄날」(1973), 「적요」(1975), 「불의 강』1977), 「중국인 거리』(1979), 「비

어 있는 들』(1979), 「유년의 뜰」(1980), 「파로호」(1989) 등의 문제작을 계속 발표했다.

작품집으로 『불의 강』(1977), 『유년의 뜰』(1981), 『옛 우물』(1994), 『바람의 넋』(1986),

『새』(1996), 『돼지꿈』(2008), 『가을 여자』(2009) 등을 발간하였다. 1979년 제3회 이상

문학상, 1982년 제15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2013. 09+10.

Page 41: 화폐와행복 09+10 웹

정여울 문학평론가

부재. 원근법이 모범적으로 구사된 그림의, 점점 멀어져가는 풍경의 끝, 시야 밖으

로 사라진 까마득한 소실점으로 그는 존재한다.

- 오정희, <옛우물> 중에서

<유년의 뜰>에는 한국전쟁이 계속되고 있었던 1950년대 초, 멀리

산 너머에서 들려오는 대포소리를 들으면서도 아직은 평범한 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린 소녀인 ‘나’에게 전

쟁보다 더 격렬한 고통은 배고픔, 그리고 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의

외도다. 오빠는 언니의 밤외출을 금지하고, 밤늦게 술에 취해 돌아오

는 어머니를 노려보며 아버지의 존재를 상기시켜보기도 하지만, ‘나’

의 배고픔과 외로움을 돌봐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출을 했다가

아버지에게 머리를 깎이고 감금된 채 지내다가 자살해버린 ‘부네’의

삶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녀의 죽음은 단지 ‘한 불

행한 여자의 죽음’으로 객관화되지 못하고, ‘어쩌면 나의 미래도 저럴

지 몰라’하는 공포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온다 해

도 이 절망적인 상황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임을, 어린 소녀는 희미

하게 예감한다. 아버지가 돌아와 이토록 처참하게 망가진 가족들의

모습을 발견한다는 것은 ‘전쟁 이후의 또 다른 전쟁’이 될 것임을 어린

소녀는 예감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에 대한 정다운 기억,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돌아온다는 사

실에 우리는 모두 얼마쯤의 불안과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매일 술 취해 돌아오는

어머니를 향해, 아버지가 돌아오시면 뭐라고 하실까요, 차갑게 협박하는 오빠까지

도. (...) 아버지 역시 달라져있을 것이다. 아버지가 우리를 떠나있던 그 긴 시간의 갈

피짬마다 연기처럼 모호히 서린 낯섦은 새로운 전쟁으로 우리 사이에 재연될 것이

기에. 차라리 그립고 정답게 아버지를 추억하며 희망없는 기다림으로 우리 모두 아

버지가 영영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거나 돌아오지 않을 사람으로 치부하고 있음을

변명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나 아니었는지.

- 오정희, <유년의 뜰>중에서

우리는 저마다 차라리 잊고 싶은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인간의 방

어본능은 매우 영특해서, 사실 우리는 엄청난 분량의 자료들, 특히

‘나에게 불리한 기억들’을 곧잘 잊고 살아간다. 하지만 어떤 뼈아픈 기

억들은 잠복기가 아주 긴 바이러스처럼 우리 몸 깊숙이 잠들어 있다

가, 기억의 불꽃을 튀게 할 어떤 매개체를 만나면 폭발해버린다. 오

래 전 잊고 있었던 기억이 현재의 나를 습격하여, ‘그 악몽은 아직 끝

나지 않았다’고 외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무서운 ‘기억의 도래’가 반

드시 부정적인 일만은 아니다. 오래전 그 트라우마가 발생하던 당시

의 나와 지금의 나는 꽤 많이 달라져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지금의 나’

에게는 트라우마를 감당할 수 있는 힘, 기억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상처들이 습격해

올 때마다, 그 아픔을 ‘의미있는 상처’로 되새길 줄 아는 힘이 생긴다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상처를 들쑤시는 것은 물론 아픈 일이

다. 하지만 평생 그 상처를 피해가기만 한다면, 우리는 결코 상처와

당당히 대면하여 오래전 상처 입었던 나를 위로해줄 기회조차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오정희의 소설을 읽으며 나는 내가 견딜 수 없었던

오래전 상처가 지금은 어떤 모양의 ‘마음의 흉터’로 변해있는지를 천

천히 발견한다. 그 흉터는 아직도 끔찍한 모습을 한 경우도 있고, 이

제는 마치 키 작은 들꽃이나 희미한 점처럼 변해버린 경우도 있다. 오

래전 나는 상처가 어떻게 생겼는지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

웠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적어도 그 상처를 투시할 수 있는 용기가 생

긴 것이다.

<유년의 뜰> 속의 소녀가 ‘죽는 척 하는 연극놀이’를 즐기며 ‘죽는

척’을 하면서 정말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즐기는 장면은 지

금 읽어도 가슴이 저릿하다. 자신이 죽기라도 해야 비로소 관심을 가

져줄 것 같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이 어린 소녀는 얼마나 고통스러웠

을까. ‘죽는 척 하는 놀이’를 즐기는 이 소녀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제

발 ‘사는 것처럼 살고 싶다’는 평범하지만 절박한 열망이 숨어있었던

것은 아닐까.

천사를 따라 펄럭펄럭 날갯짓을 하며 방안을 돌아다니는 것으로 연극이 막을 내린

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나는 대체로 정말 죽은 체 꼼짝 않고 누워 있었다. 그러면

언니는 나를 마구 흔들며 짐짓 겁에 질린 소리로 호들갑스럽게 말했다. 노랑눈이

죽었니? 눈떠봐, 정말 죽었니?

의사가 눈꺼풀을 손가락으로 비집고 입김을 후후 불어넣으며 투덜대었다.

이 바보야, 일어나, 이젠 끝났단 말야.

그러나 나는 천사와 함께 나는 것보다 죽은 체하고 누워 있는 것이 훨씬 재미있었

다. 그렇게 가만히 있노라면 내 작은 계교로 계속 주사를 놓고 천사를 다리가 아플

때까지 주저앉을 수 없어 연극은 언제까지나 이어지기 때문이었다.

- 오정희, <유년의 뜰> 중에서

우리는 저마다 차라리 잊고 싶은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인간의 방어본능은 매우 영특해서,

사실 우리는 엄청난 분량의 자료들, 특히 ‘나에게 불리한 기억들’을 곧잘 잊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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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2: 화폐와행복 09+10 웹

직장인 맞춤형 재테크 4

이자가 너무 적다. 예금도 해보고, 좋다는 적립식 펀드, 중위험 중

수익이라는 ELS(주가 연계형 증권)나 인컴펀드도 해본 후에도 직

접 주식을 매수하기에는 역시 부담스럽다. 이외에도 이것저것 수

익처를 찾아보지만 아직은 두렵고 시야도 넓지 않다. 그러다보니

이도 저도 수익률에서 만족스럽지가 않다.

이런 마당에 현재 여유자금이 있다면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 것인

지 고민이 되는 건 당연한 수순. 이제 시야를 해외로 넓혀보자. 인

터넷의 발전은 이젠 먼 나라도 가까운 이웃나라가 되었고, 말 그

대로 지구촌을 형성시켜 경제 선진국들의 흐름은 지구촌의 투자

방향이나 성향까지 변화시킨다. 지구촌에 청진기를 대고 각국의

경제 여건을 진찰해보자.

※ 와타나베(Watanabe)는 한국에서 김씨·이씨처럼 흔한 성(姓)으로, 국제금융가에

서 일본 외환투자자들을 부르는 용어이다. 일본에서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외화

로 환전한 뒤, 해외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의 중·상층 주부 투자자들을 와

타나베 부인이라고 하는데, 일본의 개인 외환투자자들을 통칭하는 용어로 확장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도 이젠 이들의 발 빠른 투자방식을 따라야 할 때가 왔다. 우리

도 이젠 세계 지도를 펼쳐보고 나서, 투자의 방향을 결정해야 할 때

가 온 것이다. 이제는 ‘어느 기업이 돈을 잘 벌고 있나?’에서 ‘어느

국가가 흑자를 내고 있고, 글로벌 유동자금의 흐름을 움직이는가?’

를 보아야 할 때인 것이다.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와 그 여파에 이은 유럽의 경제위기는

각국의 정부를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했다. 가계를 살리기 위해 정

부가 돈을 풀어 일자리 창출에 나섰으며, 기업의 투자를 도와 고용

까지 연결될 수 있게 정부가 두 손, 두 발을 걷어 도와주고 있다. 이

렇게 정부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을 때, 일시적 현상이 될지, 흐름

을 바꿀 지는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그 효과는 이미 가시화되

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이 그렇다.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고, 고용이 늘었으

며 경제가 회복국면에 진입했다. 옆 나라 일본의 경우 아베 정권의

돈 풀기는 기업의 숨통을 튀어 주었다. 주가는 그에 화답하듯이 최

고가를 경신했다. 물론, 그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항상 우리는 리스크와 수익을 고려하여 투자의 판단을 내려야 한다.

정부가 열심히 돈을 풀었고, 이젠 더 이상 나빠지기 보다는 상황이

개선될 곳이 그 곳일 터.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보니, 아하! 하면서 무릎을 치게 된다.

유럽은?

덩치도 크고 영향력도 있고, 돈도 풀고 있는 곳. 그러고 보니 지표

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슬쩍 올라오는 모습도 보이고 있는 유럽

이 있었다. 근데, 유럽은 참으로 아쉽다. EU(유럽연합)로 묶여있다

보니, 하나의 결정을 하는데 시간이 너무나도 오래 걸린다. 각국의

모든 동의가 있어야 통과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이나 일본

보다 아주 느린 거북이처럼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유로존 리스

크는 ECB(유럽중앙은행)의 무제한 국채매입, ESM(유럽 안정화 기

구) 도입 등 단계적으로 완화되고 있고, 내로라하는 헷지펀드들은

이미 상당부분 유럽으로 자금을 이동하고 있으며, 경제지표가 긍정

적인 방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도 다음의 위험요소는 있다.

왜 일본에는 와타나베 부인이 생겼을까?

2013. 09+10.

채권보다는 주식, 그리고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

Page 43: 화폐와행복 09+10 웹

전 세계로 흩어진 자금의 대부분은 채권에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금의 조정은 채권시장에 대한 조정이며, 조정이 마무리될

시점엔 과거에도 그래왔던 것처럼 자금 대순환(Great Rotation)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는 기회가 오고 있다는 의

미가 될 것이며, 우리가 현금이 있다면 미국을 필두로 유럽과 일본

관련 펀드에 관심을 두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꼭 드리고 싶은 말은, ‘모든 투자의 제1원칙’은 수익을

내고 있는, 그러니까 장사를 잘하는 기업이나 국가에 투자하는 것

이 가장 큰 원칙이라는 것이다. 덧붙이자면,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없다’ 하는 곳도 마찬가지이다. ‘~ 카더라’ 라는 말만 듣고 많은 사

람들이 실패한 경험들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꼭 전문

직원과 상담하고, 근거자료를 보고 투자를 결정하길 바란다.

※ 자금 대순환(Great Rotation).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에서 위험

자산인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 안전에서 위험, 저수익에서 고수익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도 의미하는 단어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수완 하나대투증권 차장

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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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일을 제외하고 유로존 대부분의 국가들의 실업률이 상승추세인

점. 그러나 이는 연금 등으로 생활이 어려워져서 구직활동을 지원하는

인구가 늘어난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2. 늘 그랬듯이 남유럽 PIGS 국가들의 국채만기 부담

※ PIGS :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조어로 유

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중 경제여건이 취약한 남유럽 국가들을 가리킴.

3. 기타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다.

일본은?

정부에서 돈을 풀었다고 해서 그 결과가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

에, 결과를 기다리는 국가도 있다. 앞으로 일본의 경우가 어떻게 흘

러갈지를 살펴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공을 할 수도 실패를 할

수도 있기에 한 차례 파동 후를 관망중인 것이다.

미국은 어떠한가?

지금, 미국은 풀었던 돈을 거두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할 만큼

경기가 많이 회복이 되었다. 이것이 양적 완화 종료 및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이 되면서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키는 이

유는, 와타나베 부인들이 투자했던 것처럼 ZERO 금리에 조금이나

수익을 내고자 미국 내 금융자금이 전 세계로 흩어져 나갔다. 그런

데 금리인상까지 아직 시간적 여유는 있다고 하나, 실제로 미국 내

유통되고 있는 10년 국채 금리가 2.8%까지 상승하였고, 이에 유출

되었던 자금들을 갑작스럽게 미국 내로 복귀시키려고 준비하면서

체력이 약한 국가들이 제일 먼저 타격을 받아 휘청거렸다. 우리의

IMF 경험을 되살려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위의 상품들은 원금보전이 되지 않는, 투자 성과에 따른 실적배당 상품이다. 과거의 수익이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전문 직원과의 상담이 필수적이다.

*영국의 편입여부에 따라 펀드구성이 조금 달라진다.

유럽펀드 현황

구분 하나UBS유럽증권A 슈로더유로증권자 피델리티유럽증권자 KB스타유로인덱스 ES유러피언 리더스

펀드특징 유로지역에 상장된 주식 및 주요 수익이

유로지역인 기업에 투자

EMU(유럽경제통화연맹)에 가입한

유로국가들의 주식에 투자

유럽기업에 투자, bottom-up 방식을 활용

유럽주가지수선물 및ETF에 투자하여 DJ Euro Stoxx 50지수를

추종

유럽지역 선도기업 주식에 투자

국가별 비중(%, 2013.5.2 기준)

영국 35 프랑스 34 영국 23

-

영국 24.36

스위스 17 독일 28 독일 23 독일 19.86

독일 13 네덜란드 10 프랑스 20 스위스 18.68

프랑스 8.73 스페인 6.48 스위스 12.5 프랑스 10.66

스웨덴 7.47 이탈리아 5.58 덴마크 5.1 스웨덴 5.71

총보수 연 1.978%

(운용 0.95%, 판매 0.95%, 기타 0.078%)

연 2.02%

(운용 0.85%, 판매 1.1%, 기타 0.07%)

연 1.165%

(운용 0.1%, 판매 1.0%, 기타 0.065%)

연 1.0%

(운용 0.485%, 판매

0.44%, 기타 0.075%)

연2.01%

(운용 0.84%, 판매 1.1%, 기타 0.07%)

선취수수료/환매수수료

투자금액의 1.0%/30일 미만 이익금의 10% 투자금액의 1.2%/환매수수료 없음 투자금액의 1.2%/30일 미만 이익금의 10% 선취수수료 없음/90일미만 이익금의 70%

투자금액의 1.2%/30일미만 이익금의 10%

수익률 (%, 2013.8.5 기준)

1M 3M 6M 1Y 1M 3M 6M 1Y 1M 3M 6M 1Y 1M 3M 6M 1Y 1M 3M 6M 1Y

6.5 3.3 5 21 8.6 7.7 10 39 9.1 4.8 6.6 30 9.1 4.8 6.6 30 5.5 3.0 5.7 22

Page 44: 화폐와행복 09+10 웹

동상이몽은퇴관,

2013. 09+10.

성공적 은퇴 설계 4: 부부유별 은퇴관

공유보다 차이 인정이 먼저다. 부부 은퇴관의 차이를 인정하라.

부부 이심전심은 없다. 당장 은퇴에 관해 대화하라.

주거가 노후생활의 질을결정한다. 은퇴 후 주거계획부터 합의하자.

남편은 은퇴 후 ‘나만의 시간’을 기획하고 준비하라.

부모봉양, 현실적인 대안을찾아 이견을 줄여라.

부부가함께하는

성공은퇴준비5계명

“부부란, 둘이 서로 반씩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서 전체가 되

는 것이다.” 화가 반 고흐는 이런 말로 부부의 일심동체를 강조했

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자녀교육, 가정의 대

소사 등 많은 부분에서 부부는 생각을 달리하며, 그 해법에도 차

이가 있다. 특히 은퇴와 관련해서는 그 차이가 두드러지는 것 같

다. 은퇴란 부부가 함께 인생을 완성해가는 과정이라 할 때 부부

간에 서로 다른 관점을 이해하고, 이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은

행복한 은퇴생활의 주춧돌을 놓는 일임을 명심할 때다.

부부유별을명심하자!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에서 서울·분당·일산에 거주하는

3040세대 부부 400쌍을 대상으로 실시한 은퇴관련 인식조사 결

과에 따르면, 부부 2쌍 중 1쌍은 은퇴 이후의 삶에 관해 다른 생

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들은 은퇴 이후의 재무

적 준비에 대해선 의견 차이가 많지 않았으나, 부부 공유시간이

나 부모 지원방법 등 비재무적인 부분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를 보면 오늘날의 부부관계는 단단한 경제공동체임엔 분명하

나 검은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백년해로하는 운명공동체라

Page 45: 화폐와행복 09+10 웹

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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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엔 뭔가 부족한 것 같다. 결혼식 때 맹세한 운명공동체로서의

부부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선 좀 더 성숙하고 영글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의견차가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은퇴 이후에 부부가 함께 보낼

시간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10쌍의 부부 중 6쌍은 생각이 다른 것

으로 나타났는데, 남편은 아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하지만

아내는 나만의 시간을 더 많이 갖길 원하고 있다. 하루 24시간 중

수면, 식사 등을 제외한 개인에게 주어지는 여유시간이 11시간이

라 할 때, 남편의 56%는 여유시간의 반 이상을 아내와 함께 하고

싶어 하는 반면에, 그러길 원하는 아내는 28%에 불과하다.

또한 부부는 자녀에 대해서는 대학졸업이나 취업할 때까지 지

원하겠다는 것에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으나, 부모봉양에 대해서는

부부 모두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각론에서는 생각의 차이가 큰 것

으로 나타났다. 부모봉양에 대해 남편들은 ‘필요할 때 수시로’ 또는

‘매달 일정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84%를 차지하는 반면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아내의 비중은 57%에 불과하다.

은퇴 이후의 주거에 대해서는 4쌍 중 3쌍이 이주하겠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하고 있으나, 이주 지역에 대해서는 생각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은 전원생활이 가능한 서울근교나 지방의

중소도시를 선호(75%)하는 반면에, 아내는 현 거주지 내의 이주

(52%)나 대도시(서울·신도시 52%, 지방대도시 13%) 생활을 선호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은 전원생활을, 아내는 도시생활을 선

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가지 생각의 차이 중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할까? 필자가 생각하

기에는 은퇴 후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에 관한 생각의 차이라 여겨

진다. 부모봉양의 문제는 돈과 관련된 문제로 결국 각자가 처한 경

제적 상황에 따라 그 수준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은퇴 후의 주

거 역시 희망보다는 현실적 여건에 큰 제약을 받을 것이다. 자녀

주거지와의 거리, 현재의 생활패턴, 경제적 문제 등 여러 가지 요

인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다보면 부부 사이에 의견이 수렴될 가능성

이 높다. 두 집 살림할 여유가 있다면 아내는 도시에, 남편은 시골

에 살면 어떤가! 서로의 생활을 존중할 수 있고, 애틋함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주말부부는 젊은이들만 하라는 법은 없다.

문제는 같이 살면서 서로 외면하는 부부일 것이다. 하루하루가

지겨운 남편은 아내 눈치만 보고, 아내는 나만의 시간을 즐기기 위

해 못 본 척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른바 ‘젖은 낙엽족’의 애

은퇴란 부부가 함께 인생을 완성해가는 과정이라 할 때 부부간에 서로 다른 관점을 이해하고,

이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은 행복한 은퇴생활의 주춧돌을 놓는 일임을 명심할 때다.

환으로 집안엔 한여름에도 냉기가 철철 흐를 것이다. 빗자루

에 붙어 잘 떨어지지 젖은 낙엽처럼 아내의 뒤꽁무니만 따라

다니는 남편처럼 불쌍한 사내도 없을 것이다. 이를 남편의 잘

못으로만 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집 주변보다는 회사 일을

우선할 수밖에 없는 샐러리맨의 애환을 따스한 가슴으로 보

듬어 안아주어야 한다. 이는 가족, 특히 아내의 몫이지 않을

까! 남편도 노력을 해야 한다. 남편은 은퇴 후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나만의 시간’을 기획하고 준비하자. 최

소한 은퇴하기 5년 전부터는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끼어들고

자 노력해야 한다. ‘은퇴하고 나서 하면 되지’하는 생각은 ‘젖

은 낙엽’을 자초하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나의 취미와

관련 있는 동호회는 없는지 기웃거려보면서, 지역사회에 연

착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이때 지역사회에 다양

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아내의 도움이 절실하다. 은퇴

를 하면 삶의 중심이 회사에서 지역사회로 바뀌기 때문이다.

독립적인 인격체로 성장할 때까지 각자 다른 삶을 영위해

온 남녀가 부부의 연을 맺었다고 해서 마음까지 같아지긴 어

렵다. 홑벌이의 경우는 삶의 영역이 크게 달라 같은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다. 맞벌이라 할지라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이다. 부부라도 생각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말

이다. 이는 맞고 틀림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무조건 함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먼저 차이

를 인정하자. 그러기 위해선 대화가 필요하다. 이심전심은 불

신의 통로라는 점을 명심하자. 앙드레 모루아는 “행복한 결혼

은 약혼한 순간부터 죽는 날까지 지루하지 않는 기나긴 대화

를 나누는 것과 같다”고 했다. 월 2차례 정도는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기나긴 대화를 나누자. 대화는 부부간에 생각의 차

이를 확인하는 과정이자 꿈을 공유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부

부가 하루 종일 동일한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는 시기는 은퇴

이후에야 도래한다. 이때 그 공간에 따스한 온기가 넘치느냐,

썰렁한 냉기가 흐르느냐는 부부 하기 나름이다.

손성동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장

Page 46: 화폐와행복 09+10 웹

KOMSCO 서재: 나를 변화시킨 it_Book

‘책은 도끼다’는 저자 박웅현

이 자신이 읽은 책들은 자신의

도끼라고 하면서 머릿속 도끼

질의 흔적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2011년 약 4달 동안 경기

창조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3주마다 한 번씩 진행한 강독회

를 책으로 묶어낸 것이다.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

어 있고, 각 장에서는 주제에 따

라 저자가 소유한 여러 권의 책을 소개하고, 책의 인용문을 통해 저

자의 울림을 공유하고 있다. 먼저 첫 장에서는 판화가 이철수의 글

과 그림, 최인훈의 산문과, 고(故) 이오덕이 엮은 책을 소개한다. 저

자는 이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을 인용문을 통해 소개하면

서, 저자에게 창의적인 일이나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게 만든 울림

을 독자에게 전한다.

다음 장은 김훈의 힘을 들여다본다. 나에게 김훈은 ‘칼의 노래’의

저자로만 기억된다. 그러나 ‘자전거여행’으로 그 전부터 책 좀 읽는

사람들 사이에서 알려진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김훈

의 글 한 문장씩 짚어가는 아름다움을 전달 받았고, 김훈이라는 작

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김훈의 멋진 작품을 이 책을 통해 소

개받았다.

다음으로 저자는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철학에 대해 알려

주고, 고은 시인의 낭만에 대해서, 그리고 햇살의 철학인 지중해의

문학을 소개해 준다. 그리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안나

카레니나’ 두 명작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독자들이 꼭 읽어

야만 하는 작품으로 생각되게 말이다.

책은 도끼다

김 린 경영평가실 경영정보팀

2013. 09+10.

마지막 장에서는 삶의 속도를 늦추고 바라볼 수 있는 여러 작품을

소개한다. 법정의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손철주의 ‘인생이 그

림 같다’, 오주석의 ‘그림 속에 노닐다’, 한형조 ‘붓다의 치명적 농담’

등 저자는 이 책들을 통해 공통적으로 자연의 위대함을 알려준다.

‘책은 도끼다’는 책 읽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또한,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이 책

안에서 여러 책의 인용문을 보면서 책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울림을

줄 수 있는지, 어떤 책이 나에게 아름다움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도끼다’에 소개된 모든 책들의 공통점이라고나 할까. 그것은

“현재에 충실하고 현재를 즐겨라”인 것 같다. 우리 모두 현실에 충실

한 삶을 살면서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현실

이라는 선물에 만족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1904년 1월, 카프카, 「저자의 말」 『변신』 중에서

Page 47: 화폐와행복 09+10 웹

4445

KOMSCO 서재: 에디터의 선택

Good Life with KOM

SCO

송문홍 홍보협력실장

80년대 후반이었나, 소설가 황석

영 선생이 방북하고 해외에 머물고

있을 때, 황 선생의 문단 지우(知友)

였던 회사 선배가 일본까지 쫓아가

인터뷰를 하고 와서 말했다.

“황 구라 그 인간, 정부에선 자기

를 못 잡아서 난리인데 정작 지는

아주 신이 났더만. 김일성 만난 얘

기를 손짓발짓 섞어가면서 구라치

는데,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뻥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더라니까?”

당시 초년병 기자였던 나는 황석

영 씨가 ‘대한민국 3대 구라’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그 때 처음 알았다. 돌이켜보건대 ‘소설 쓰는 인간

들은 구라가 엄청 센가 보구나’라는 선입견을 갖게 된 것도 그 때부

터였던 것 같다.

그 후로 소설가, 시인이라는 종자들을 여럿 만났다. 신문사에서 데

스크로 모셨던 한 시인 선배는 아침 출근시간부터 택시에서 캔맥주

를 들고 내리는 모습으로 광화문 일대에 유명세를 떨쳤다. 주로 음

악 에세이를 청탁했던 한 여류 수필가는 별명이 ‘마귀할멈’이었을 정

도로 그 괴팍함의 정도가 상상을 초월했다. 어쩌다가 2차, 3차집으로

들렀던 종로 피맛골 문인들의 소굴이었던 주막 풍경은 또 어땠던가.

‘인간이 저렇게 방약무인하게 놀면서 술을 마실 수도 있구나’ 하는 것

을 보여주는 ‘리얼 라이브 생쑈’ 무대였다.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이른바 ‘글 쓰는 인간’에 대한 나의 선입

견을 무너뜨린 대표적인 인물이 무라카미 하루키였다. 우리말로 번

역되어 나온 하루키 책이 하도 많아서 이 작가의 소소한 하루 일과며

취미, 습관까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데, 그런 자료들에 의하면 하

루키는 참으로 재미없는 인간인 것 같다.

하루 일정한 시간대를 정해놓고 미리 정해놓은 분량만큼 반드시

글을 쓴다. 매일 일정한 거리를 뛴다. 저녁 때 집에 들어오면서 생두

부나 야채, 생선 등 자기가 좋아하는 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다….

기억나는 대로 몇 가지만 열거해봐도 딱 고리타분한 샐러리맨 스

타일이다. 세계적인 작가니까 돈도 엄청 벌었고(‘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

쿠루…’의 우리나라 선인세만 10몇 억원이었다던가?), 종종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나름의 문학성도 구축한 인물이라면 개인사적인

면에서도 뭔가 ‘포스’가 있을 법하련만, 하루키에겐 도무지 그런 걸 찾을

수가 없다. 오히려 사진으로 보면 평범하기 짝이 없는 중늙은이 모습인

데, 단언컨대 말하는 스타일도 ‘구라’와는 정반대일 게 분명하다.

이런 재미없는 인간에게서 어떻게 감수성으로 충만한 작품들이 쉼없

이 나올 수 있는지, 나로서는 아직도 이해가 잘 안 된다. 나는 어떤 책이

든 ‘나라면 이 부분을 이렇게 쓰겠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고 읽는 편이

다. 그러면서 그 책의 점수를 매기는 식이다. 그런데 하루키 소설은 그게

안 된다. 나로서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내놓지 못할 것 같은 비유, 캐릭터

묘사가 도처에서 내 발목을 잡는 것이다. 플롯 구성이나 소재는 둘째 치

고, 고백컨대 하루키의 한 문장, 한 문장이 내 한계를 일깨우고 나를 약

올리게 하는 폭탄들이다.

솔직히 말해 글쓰기, 그리고 그 근저를 이루는 감수성에 있어 매번 나

에게 좌절을 안기는 하루키가 영 거북하고 불편하다. 잘은 몰라도 인간

적으로도 멋대가리 없는 종자일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하루키 책이

나올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인터넷에서 책을 주문하게 된다. 그런 내가 싫

지만 어쩔 수 없다. 안 보면 궁금하니까, 궁금해서 다른 책을 잡아도 눈

에 안 들어오니까.

사족(蛇足) 한 마디. 한국의 ‘황구라’에 비견되는 인물로 중국에 모옌

이라는 작가가 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데, 이 양반 작품은

앞머리 몇 문단만 봐도 강력무쌍한 ‘구라쟁이’ 포스를 느낄 수 있다. 몇

달 전 이 양반의 ‘인생은 고달파’라는 소설을 읽다가 그 입담과 상상력에

거의 뒤집어질 뻔했다. 하루키와 아주 대조적인 필법인지라 둘을 비교하

면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사족 한 마디 더. 하루키의 이번 책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인터넷 서

점에서 요약을 찾아보시길.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은 책을 사시고,

그래도 하루키가 궁금한 분은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하루

키 편을 찾아 들을 것을 권한다. 물론 하루키 스타일이 안 맞을 것 같은

분은 그냥 잊으시면 된다. 참고로 홍보팀 최광언 팀장이 내 책을 빌려갔

는데, 한 달이 다 되도록 책상 위에 먼지만 앉히고 모셔 두길래 다시 뺏

어왔다. 내가 보기에 우리의 현실주의자 최 팀장은 하루키 류의 황당무

계한 얘기에 현혹될 스타일이 아니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내가 하루키를 읽는 이유는

Page 48: 화폐와행복 09+10 웹

2013. 09+10.

가족의 재발견 221: 제지본부 생산처 품질관리부 ‘백월민 사우네’글 천순희, 사진 정성윤 기자

궁남지에서만난

행복 실천가족

부여 궁남지에서 남편 손기영 씨, 백월민 사우,

작은아들 희승이, 큰아들 희윤이

백 사우 부부

전국에서 연꽃이 가장 넓고 잘 가꾸어진 부여 궁남지 뜨락에 사랑하는 남편과

듬직한 아들 둘, 이렇게 넷이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는 백월민 사우를 만났다.

막바지 폭염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더위 속에서도

해맑은 미소로 시간을 함께 했던 가족들에게서 행복이 전염되었다.

Page 49: 화폐와행복 09+10 웹

4647

People inside KOMSCO

백월민 사우는 1983년 4월에 부여창(현재 제

지본부)으로 입사해 30여년 근무하는 동안 생

산처 검사부, 공무부를 거쳐 2000년 8월에 경

산창으로 전근 발령을 받고 인쇄처 검사부와 완

공2부에서 근무하던 중, 2002년 1월에 다시 제

지본부로 발령받아 여권팀, 총무부를 거쳐 지금

은 품질관리부에서 잔뼈가 굵은 모범적인 직원

이다.

차분하고 섬세한 성격으로 맡은 바 업무에 충

실하고, 가정과 직장에서 꼭 필요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백 사우를 보면, 법 없이도

살아가는 현모양처로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이 가득한 사우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 늦은 결혼이었지만 아들만 둘을 낳아 뒷

바라지를 잘하여, 큰아들 희윤이는 초등학교 6

년 동안 학과공부도 우수하고, 예·체능도 적극

참여하는 모범학생으로 소문이 나있다. 또한 부

여군 내 영어경시대회에서도 우수상을 수상하

는 한편, 졸업식때는 교육장상을 받았다. 부여

중학교에서는 전교 5위 성적으로 졸업하고, 공

주고등학교 3년 장학생으로 입학하여, 현재 3

학년에 재학 중으로 지금은 얼마 남지 않은 수

능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성균관대학에 가서

경영학과를 전공하고 싶다는 희윤이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빈다.

큰아들 희윤이와 함께

초등학교 재학

시절 교내 영어

콘테스트에서

원어민 선생님

과 사회를 보는

작은아들 희승

이. 콘테스트에

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성실하게 노력하는 부모를 닮아서인지 작은아들 희승이도 초등학교에서 교내 영어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원어민 선생님과 영어로 사회를 진행하기도 했단

다. 현재 중학교 1학년인데 형에 뒤질세라 영어, 수학, 과학을 좋아하고 독서며 축구,

탁구 실력도 우수하다고 한다.

궁남지를 산책하면서 다정다감하고 세심한 설명을 빼놓지 않는 백 사우의 남편 손

기영 씨는 최근에 사무관으로 승진하였다. 남편에게 살아가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

을 물어보니 첫 상견례 자리에서 장인, 장모님이 결혼 승낙을 흔쾌히 해주신 것과 큰

아들, 작은아들이 태어났을 때라고 하였다. 덧붙이기를 무지개를 좇는 것이 아니고,

매일 매일의 삶 속에서 행복을 찾고 있다며, 틈틈이 부소산과 궁남지를 산책하고, 때

로는 가족과 보양식을 해먹는 게 행복하다고 한다.

결혼하고 처음에 백 사우가 라면을 끓였는데 우동을 만들었다는 에피소드를 얘기하

면서 지금은 음식솜씨가 고급 조리사를 뺨치는 수준이 되었다고 치켜세운다.

가훈이 <배려와 최선>인데 배려는 상대방과의 사회생활에 대한 것이고, 최선은 자

신의 삶에 대한 지침이라고 한다. 계백장군이 황산벌로 최후의 결전을 앞두고 가족을

베고 나갔지만, 여기에서 얻는 교훈은 가족을 베려하지 말고, 가족을 따뜻하게 배려

하라는 가르침이라고 강조한다.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은 “나는 평생 동안 하루도 일을 하지 않았다. 다만, 재미있는

놀이를 했을 뿐이다.” 라고 했듯이 백 사우는 일을 일로 생각하지 않고 놀이처럼 즐긴

다고 한다. 즐기는 자, 당할 자 없다고 하지 않은가!

살아가면서 힘들었던 때가 언제였냐고 물으니, 작은아들이 태어난 지 4개월이 되던 해

백 사우가 경산창(현재 화폐본부)으로 갑자기 발령이 나는 바람에 부여, 경산, 포항 세 군

데 살림살이와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생활하는 게 힘들었다고 한다. 그 때는 포항에 사는

언니에게 맡긴 작은아들이 마음에 걸려 주말이면 가족이 포항으로 가야했었다고 한다.

백 사우에게 앞으로의 소망이 있다면, 큰아들 희윤이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으면

좋겠고, 둘째아들 희승이도 본인이 원하는 대로 잘 성장해 주었으면 하면서 특히 남

편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직장생활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아무쪼록 백사우 가정에 행복이 넘쳐나길 바라면서 그들 가족에게 파이팅을 외쳐본

다. “희윤이 수능 때까지 힘들더라도 힘내고, 희승이도 파이팅 하기를”

Page 50: 화폐와행복 09+10 웹

조폐인 마니아 5: 제지본부 생산처 공무동력부 최호석 사우글 김정희, 사진 여용호

가가가구구 목목공공공공예,, 상상에서 작품까지 通

노동의 즐거움

2013. 09+10.

앨빈 토플러 식으로 말한다면 우리는 거대한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 ‘물결(wave)’을 타고 있다. 거대한 물결은 수렵에서 농경사회를 거쳐 생산성과 효

율성의 무한 발전시대라 할 수 있는 산업화 시대를 지나 정보화 시대로 변화하였다. 덧붙여 이제 우리는 경제학자 스티글리츠 교수가 칭하는 바 제4

의 물결, 창조혁명의 시대로 진입해 있다고 한다. 이 물결 속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컨셉은 시간과 과학의 정복을 통한 모든 것에의 도전이 아닐까.

달나라에도, 화성에도 가고, 우리 몸 안 모세혈관, 염색체 DNA까지 탐사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그렇게 앞만 보고, 앞 다투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Page 51: 화폐와행복 09+10 웹

톱질·대패질·끌질… 만만치 않은 작업입니다

최호석 사우는 전자정보통신을 전공하고 2005년 경산창(현

재 화폐본부)으로 입사해 활판인쇄부서, ID본부 여권제조부,

카드부, 본사 수출팀을 거쳐 현재 제지본부 공무동력부 전자

과에서 근무 중이다. ‘포커 페이스’가 저런 얼굴이겠지 싶은 과

묵해 보이는 표정이 담소를 나누는 직원들 이야기에 간혹 쾌

활한 웃음으로 반전을 한다.

대화동에 위치한 공방에 들어가니 내부가 길쭉하면서 널찍

했다. 벽에 그림이 있어 물어보니 교회로 사용하던 공간이라

한다.

“이렇게 넓은 공간 얻기 힘들어요. 다행히 잘 찾았지요.”

최호석 사우는 흐뭇한 표정으로 공방 내부에 있는 기계니

작업 중인 작품들을 설명한다. 내부에 들어온 후 간헐적으로

재치기가 나온다.

알러지 비염 있는 사람들은 힘들겠네요?

“힘들어 해요. 분진 날려서 공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어떤

분들은 콧물을 줄줄 흘리면서 작업하기도 해요.

그러다 문득 돌아가는 기계를 보면서, 정보를 재생산하기

위해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마트에 진열된 청과물을 보면서,

백화점에 진열된 온갖 물건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내 시간을

절약해주는 저 수많은 물건들로 내 삶은 그만큼 행복하고 여

유로운가?” 시간절약은 노동의 절대 조건에 묶였던 인간을 해

방시켜주는 대신, 인간을 순수한 노동에서 소외시키고, 노동

의 즐거움을 빼앗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많은 사람들이, 특

히 남성들이 나이가 들어 은퇴하면 텃밭이 있는 전원주택으로

이사가 밭을 가꾸고 마당을 쓸고, 필요한 가구는 손수 만드는

그런 소박한 생활을 소망한다고 한다. 앞만 보고 달려가다 놓

친 많은 소소한 즐거움을 되찾기 위한 초기 물결로의 귀환이

랄까? 자기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은 현대인들

은 의외로 많다. 최호석 사우도 그런 류에 들 것이다.

가구 만드는 즐거움에 흠뻑 빠진 최호석 사우의 공방을 찾

았다.

어떻게 입문하게 되었나요?

“원래 가구 제작에 관심이 있었고, 제대로 배우고 싶었는데 소그

룹으로 목공예 지도한다는 광고를 보고 찾아가 배우기 시작했어요.

기간에 상관없이 작품 세 개를 만들 때까지 배우는 과정인데, 1년

정도 배우고 나와서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 바로 여기에 동호인

공방을 열었죠.

수납장 하나 만드는데 1년 걸렸어요. 정말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

입니다. 공방 사람들하고 같이 연 전시회 때 처음 만든 수납장을 전

시했었어요.”

직접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요.

그런 분들에게 권유한다면?

“그렇게 권하고 싶진 않아요. 특히 여자들에겐 더더군다나요. 막

노동이거든요. 원형톱도 써야하고, 전통톱도 써야 하고, 그 밖의 도

구들도 위험하죠. 정신 까딱 놓으면 손가락 날리기 쉬워요.

무거운 것도 들어야 하고…. 힘들고, 위험하고 분진 날려서 공기

안 좋고…, 정말 3D 막노동입니다.

저처럼 취미로 시작한 사람들 중에 여자 분이나 나이 드신 분들은

잘 못 봤어요. 중간에 그만 두는 사람도 많아요.

개중에는 은퇴하기 전에 취미 삼아 시작했다가 다들 거의 그만두

더라구요.

그리고 중요한 게 시간도 많이 들지만 돈도 생각보다 아주 많이

들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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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본부 전시관에서

Page 52: 화폐와행복 09+10 웹

첫 작품 수납장 두 번째 작품 좌탁

2013. 09+10.

연결체 ‘장부’는 직접 손으로 제작한다.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 힘들지만 재밌어요

어려운 과정을 겪고 이제 궤도에 오르신 건가요?

“처음 시작하면 이틀 정도 대패날, 끌날을 갈아요. ‘뒷

날 내기’라고 해요. 다음엔 톱질 연습에 들어가요. 톱질

연습은 지금도 계속 하고 있어요. 끝이 없죠. 자기는 반

듯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뒤를 보면 삐뚤빼뚤 가

관이예요.

우리 목공작업은 접합방식이 구멍 뚫어서 피스로 연

결하는 것이 아니라 ‘주먹장 방식’이라고 통째로 짜 맞추

는 작업이예요.

‘장부’라고 하는 연결목체를 일일이 다 끌로 파고 다듬

다보니 아까 말씀드린 수납장 하나 만드는데도 1년이 걸

렸어요. 시간 싸움인 거죠.

그런데 작품들이 하나 둘 나오면서 그동안 힘들었던

생각은 엷어지고, 앞으로 뭘 만들지? 하는 즐거운 고민

이 시작되더라구요. 이래서 힘들어도 하게 되나봅니다.”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고 했는데 집에서는

싫어하지 않나요?

“제가 쓰는 목재가 전부 수입산입니다. 공구 구입비도

만만치 않구요. 작업도 주말 하루 정도는 시간을 들여야

하니 눈치가 많이 보이더라구요.

가족을 위한 최호석 사우의 작품 계획은

끝이 없어 보인다.

가족과 동호인과의 연대감 또한 작품 활동에

활력을 주는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문명의 속도에 지친 꽤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상상하고, 상상한 것을 손으로 구체화 시키는

과정에 온전히 참여하는 그 통노동의 즐거움을

체험하기 위해 슬로우 라이프에 기꺼이

동참하고 있는 듯하다.

집에서도 처음엔 “뭐 이렇게 돈이 많이 들어가나? 주말에도 가야 돼?”

하면서 탐탁지 않게 보더니 작품이 나오면서부터는 달라졌어요. 1년 걸

린 첫 작품 수납장은 친가에 드렸고요, 두 번째 작품인 좌탁은 처가에

드렸어요.

연필꽂이나 소소한 작품들도 종종 집에 가져가고 하면서 지금은 많이

이해해줘요. 식구들도 여기에 한 번 왔었는데 위험해서 오지 못하게 합

니다.”

디자인은 직접 하시나요? 앞으로 만들고 싶은 작품 방향이 있다면?

“디자인은 머릿속에서 먼저 그림을 만들고, 유명 디자이너 작품을 벤

치마킹해서 통합디자인을 해요.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나타내는 유

려한 선이나 예술성에까지 도달하고 싶은 꿈이 있어요. 언젠간 되겠죠.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그 꿈이 있으니까 힘들어도 재밌어요. 몰입해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겠고…. 지금은 여섯 살 민서, 다섯 살 명진 두

딸들을 위한 책상을 만들고 있어요. 그 작업이 끝나면 침대….”

CHOI HO SEOK

Page 53: 화폐와행복 09+10 웹

어느 날 딸아이가 선전포고를 날렸다. 단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라 그냥 웃고 넘겼다.

조금 남들보다 유별나서 그냥 스쳐가는 사춘기

인줄 알았다. 누구나 겪고 있는 입시에 대한 부

담감에 입시전쟁이라는 살벌한 현실이 너무 힘

들어, 그냥 한번 던져보는 일종의 반항이라고

생각했으니…. 우리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준비

도 없이 딸아이에게 완패를 당한 채 그렇게 유

학이라는 힘들고 먼 길을 보내게 되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나. 그렇게 당당하

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갔다. 캐나다에 도착

해 학교 적응기간에 들려준 반갑고 힘찬 목소

리. “엄마! 바로 여기가 지상의 낙원이야.” 교육

체계가 다른 이국생활이 처음에는 너무 좋았겠

지.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그 아이는 알고 있었다. 그 길이 얼마나 힘들고

험한지 그제야 알아챈 눈치다. 우리 집 애물단

지. 예고 없이 한밤중에 울려오는 전화벨 소리

는 왜 그리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지….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가슴에 안고 사는 느낌이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중 누구나 찾아오는

시기를 ‘사춘기’라고 했던가. 요즘 아이들은 너

무 호강해서 찾아오는 ‘사춘기’도 완전 고급형

으로 겪고 있는 느낌이 들어 마음에 들지 않는

청렴에세이 5김인희 화폐본부 인쇄처 생산관리부

다. 고생도 모르고 물질적으로도 너무나 풍족

해, 말 한마디면 다 해결 해 주는 거라고 믿고

있는 이 아이들의 세대. 머리로는 내 새끼이니

하며 넘어 가면서, 가슴으로는 그 이기적인 성

격이 정말 싫다. 주기적으로 아이에게 보내는

유학경비에 대한 부담감이 가득 차 있다. 그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는 사실 우리 어른들이 더

심한 거 같은데, 이 녀석들은 자기만 외롭고 힘

들다고 한다. 그 날도 외화송금을 보내기 위해

짬을 내서 은행에 갔다.

“친절하게 모시겠습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

와 드릴까요?”

언제나 싹싹하고 활기찬 그들의 미소, 마치

최고의 대접을 받는 느낌이 들어서 참 기분이

좋다. 자주 거래하는 은행이다 보니 안면도 있

고 낯설지 않아 더 좋다. 가벼운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앉았는데 그날따라 직원은 업무에 지쳐

서 기운이 없어 보였다. 목소리에는 이미 감기

로 인한 후유증이 심해 보였다. 그 과정에도 미

소를 잃지 않으려고 애 쓰는 모습이 안쓰럽기

도 했다. 외환업무는 좀 복잡하다. 송금내역이

당일 확인되는 것도 아니고, 매일 변하는 환율

을 꼼꼼하게 계산해야 하는 과정도 있고, 계좌

번호 체계도 달라 제법 시간이 걸리는 업무이

다. 요즘은 간단한 은행 업무는 인터넷 뱅킹이

나, 폰뱅킹이 있어 손쉽게 은행창구를 찾지 않

아도 해결이 되는데 꼭 이놈의 외환업무는 은

행을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큰마음을

먹어야 한다. 시간도 제법 걸렸다. 업무처리가

마무리 되어 영수증을 받아 집으로 돌아 왔는

데, 뭔가가 잘못된 느낌이 순간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적금을 해약하고, 이체를 한 나머지

잔금을 달러로 환산하여 달라고 했다. 현지에

서 생활하면서 용돈으로 사용하라고 줄 목적이

었는데…. 대박! 달러가 많아도 너무 많다. 빨리

계산기를 꺼내놓고 환산해 보니, 동그라미 숫자

가 하나 더 붙여서 환산된 돈이었다. 200달러

조금 넘는 돈이 2,000달러로 찍혔으니 우리나

라 돈으로 한 200만 원 조금 더 넘게 내 손으로

들어 온 것이었다. 마치 내가 큰 잘못을 한 사람

처럼 가슴이 두근두근 심장의 박동소리가 빨라

지기 시작했다.

청렴이란 함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

며, 탐욕이 없음”이라고 하는데…. 나도 사람인

데 어찌 순간적으로 욕심이 생기지 않았을까.

‘모른 척 넘어가면 어떻게 될까?’ 아주 짧은 순

간 생각을 해 봤다(내 잘못도 아니잖아…). 하

지만 분명 아닌 것은 아니다. 내 양심이 허락하

지 않는 행동은 더 이상 망설이 필요가 없었다.

시간을 보니 은행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

다. 다행히 집하고 은행거리는 5분정도 소요되

는 거리었다. 시간은 충분했다. 숨을 허덕거리

면 뛰어갔더니 그 직원이 웃으면서 다가왔다.

“고객님, 아직 따님 업무를 다 보지 못했나

봐요. 제가 아까는 너무 바빠서 차 한 잔도 대접

해드리지 못했습니다. 앉으세요.” 다행히 은행

창구는 한가했다. “그럼요. 제가 따뜻한 차 한

잔 대접 받아도 됩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

고 통장과 영수증을 내밀었다. 순간 담당 직원

의 얼굴빛이 달라졌다. 당황스러움과 안도의 한

숨. 완전 감동의 도가니에 빠진 듯 고맙다는 말

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 사실 부끄럽기도 했

다. 난 단지 누구나 일으킬 수 있는 작은 실수

를 그들 편에 서서 같이 동감하고 빠른 대처를

해 주었다는 사실밖에 없는데, 굉장한 일을 한

사람처럼 어깨에 힘을 주고, 발걸음은 당당하다

못해 좀 거만한 걸음으로 구두소리를 또박또박

내면 걸은 기억이 난다.

그 인연으로 난 은행의 최고 VIP 대접을 받고

있다. 분명하게 말하는데 난 부자가 아니다. 누

구보다 많은 돈을 은행에 투자하는 것도 아니

고 대출을 많이 받아 많은 이자를 내고 있는 사

람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마음으

로 전해 주는 따뜻함을 그들을 통해 받고 있으

니 이보다 더 좋은 대접이 어디에 있을까! 간간

이 들려주는 안부문자 한통에 비타민 같은 활

력소를 가져본다. 며칠 전 딸아이의 학비 때문

에 은행에 갔는데 낯선 얼굴이 보였다. 혹시 휴

가인가 싶어 물어보니 인사발령이 났다고 했다.

가시면서 고객님이 오시면 잘해 주라고 당부를

하고 가셨다고, 언제든지 불편한 사항이 있거나

궁금한 사항들이 있으면 마음 편안하게 문의

하시라고 명함 한 장을 전해 주었다. 순간 얼마

나 감사한지…. 우리 두 사람은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인연의 끈과 연결되어 가고 있었다.

함께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세상의 울타리가

형성되어 가고 있음을, 그때 나의 작은 행동으

로 인해 너무나 행복해하는 은행직원들도 바로

우리 가족과 가까운 이웃이라는 것을….

새로운 인연의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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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4: 화폐와행복 09+10 웹

수필 이어달리기 196유경수 화폐본부 인쇄처 제판부

2013. 09+10.

세상에 공짜가있다? 없다?

그다지 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학창시절에 우연히 읽었던 책이 제레미 레프킨

의 <엔트로피>라는 책이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세상 모든 것에 공짜는 없고,

깨진 컵에 다시 물을 담지 못 한다”라는 것이다. 나무가 타서 재가 되면 이를

다시 나무로 되돌릴 수는 없는 법이다. 얼음을 상온에 두면 녹아서 물이 되고,

물도 결국은 말라서 사라지는 법. 어려운 수학적 개념으로 이해하지 못하더라

도 이는 우리가 아는 상식이었다. 여하튼, 매우 산뜻한 충격이었다.

Page 55: 화폐와행복 09+10 웹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는 너무 많은 에너지(자원)를 소비하며

살지 않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우주와 지

구와 자연의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개발은 문명의 발전이라는 서

양식 사고방식에 익숙한 우리 인간은, 자연과의 조화를 거스르며

너무 막(?)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

학창 시절 배운 ‘에너지보존의 법칙’이라는 물리학적 개념은 단

순하지만 삶의 법칙이기도 하다. 내가 영위할 수 있는 삶의 시간,

내 주위의 살아있는 것들, 보이지 않는 모든 물질 등은 정해져 있

는 공간 안에서, 각각의 시간 안에서 소멸하여지지만 다른 형태

로 변화되어 또 다른 시간을 시작한다. 어떤 것은 10년, 어떤 것

은 100년, 1,000년, 10,000년 또는 그 이상을 영위하기도 한다.

모든 존재가 가지는 물적 에너지의 합은 일정하다. 다시 말하면,

파이는 정해져 있는 것이다. 그 안에서 나누어 먹기(?)라고 할까.

인간의 관점에서는 나무가 나무가 되는 것보다, 나무가 재로

되는 변화-에너지는 같지만 형태의 변화-가 사용가치가 떨어진

다. 뜨거운 물을 컵에 담아 놓으면 이 열에너지는 아직까지는 우

리가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물의 온도는 떨어지게 되고, 온도가 떨어진 만큼 사용할 수 있는

열에너지가 사용할 수 없는 에너지로 전환되어 흩어진 셈이 되는

데, 이때 사용할 수 없는 에너지로 전환된 만큼을 엔트로피가 증

가했다고 이야기한다. 반면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상 컵에

담긴 물의 온도가 다시 올라가는 일은 없다. 그래서 에너지는 자

연스럽게 쓸모없는 에너지로 변하는 것이 인간관점에서의 상식

이다.

모든 것이 이렇게 변하면 어떻게 될까? 궁극적으로는 엔트로

피의 종말이다. 에너지는 정해져 있고, 사용 가능한 에너지는 점

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것이 엔트로피의 증가이고, 자연의 순

리이다. 자연(사람을 포함)이 소비하는 모든 에너지는 엔트로피

를 증가시킨다. 자연의 순리이지만 문제는 인간이 그것을 더 빨

리 진행시킨다는 점이다. 종말(?)로의 달리기 경주하는 선수처

럼. 그 마지막은 언제 올까? 100년, 10,000년, 몇 백만 년? 상상

하기 어려운 시간이 지나면 올까? 혹시 <혹성탈출>이라는 영화

에서처럼 또 다른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면, 반대로는 안 될

까? 결론은 ‘아니 된다’이다. 하지만 좀 더디게 가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재활용(많아야 50% 정도만 재활용되지만)과 절

약(엔트로피 증가속도의 감소)이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을 개척하고 맞서는 인간이라는 서구적

가치관에서, 자연 속의 인간이라는 동양적 가치관으로 바꿔나가

야 한다. 거창한 것 같지만 나 자신부터 변화하면 그 효과는 선명

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문명의 진보 혹은 에너지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그

편리함, 유용성에 자연(엔트로피)의 무서움을 느끼지 못하고, 느

끼지 않으려고 한다. 근래 관심을 끄는 Slow life, Simple life도

나에게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다. 자

연이 나고, 내가 자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인생에도 각자의 엔트로피가 있지 않을까? 태어날 때부

터 어떤 이들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부러워하지만, 그 금

수저는 그만큼 그들이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 되기도 하듯,

각 개인의 인생에 있어 행복과 불행의 값을 더해 본다면 언제나

일정한 값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 같다. 그냥 자기 인생

에 주어진 엔트로피를 행복의 엔트로피로 변화시키며 살면 된다.

그뿐이다. 행불행은 누군가로부터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규정

되어 지는 것.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흔히 하는 말이지만,

이 단순한 말 속에 겸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이제는 가져야 하지 않을까.

공짜는 다 좋아하지만 누군가(자연일 수도)의

희생이 있기 마련이다. 빛(태양)은 무한에 가깝고,

그 유용성은 매우 크지만 우리는 공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빛을 보내주는

태양의 희생(?)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 무한성 안에 유한성 또한 생각해야 한다.

이게 자연의 순리이니까.

내가 살아가는 하루하루 속에 그 어떤 형태로든 다른 물(物)들

의 희생이 있기 때문임을 잊지 않고 살면 그래도 좀 의미 있지는

않을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니까요.

기술연구원 디자인 연구센터 전영율 신제품설계팀장 이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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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6: 화폐와행복 09+10 웹

2013. 09+10.

기자수첩

그 후 나도 무언가를 대접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

서 퇴근길에 집 앞 마트에서 과일을 샀다. 집에서 과일을 씻고 접

시에 과일을 담아 옆 집 초인종을 눌렀다.

“아이고,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저번에 떡 잘 얻어먹었습니다. 음식을

받고 빈 접시를 드리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과일이라도 좀 사

왔어요. 좀 드셔보세요.”

“아이고, 괜찮은데 뭐 이런 걸 또 사왔어요. 고마워요. 잘 먹을

게요.” 하시며 잠시 기다려 보라고 하신다. 집으로 들어간 아주머

니는 또 무언가를 한 아름 들고 나오신다. 배추였다.

“요고~ 우리가 텃밭에서 농사짓는 건데 맛이 아주 참 좋아요.

집에 갖고 가서 그냥 뜯어가 된장에 찍어무도 맛있으니까 함 무

봐요.”

난처한 표정으로 극구 사양했지만 아주머니 인심을 당해낼 수

가 없었다. 답례를 하러 온 발걸음에 다시 두 손 가득 배추를 받

아가게 되니 ‘이 세상을 누군가와 함께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곤 마음이 행복함으로 채워졌다.

이웃이 된 지 며칠이 지나고 집을 드나들 때나 엘리베이터 안

에서나 옆집 아주머니를 비롯해 아저씨, 자제분들을 간간히 만난

다. 그때마다 밝은 미소로 인사를 서로 나눈다. 아주머니의 후덕

한 인심 덕분에 조금은 어색하고 거리감이 느껴졌던 이웃 주민들

에게도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주

머니의 행복 바이러스가 아파트 주민들에게 두루 퍼진 것이다.

삶의 행복이란 거창하지도 않고, 멀리 있지도 않으며, 많은 돈

이 필요치도 않다. 단지 내 마음이 주위에 널린 행복에 얼마나 열

려 있고, 능동적으로 반응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내 마

음이 행복으로 채워지면 내 말이 행복해지고, 내 행동이 행복해

진다. 내가 한 작은 행복 실천이 남들로 하여금 소소한 기쁨을 느

끼게 만들고, 이러한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 우리 사는 세상을

더욱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

나는 오늘도 행복한 말과 행복한 마음

으로 이웃들을 만난다.

김홍락 기자

“딩동~”

정오쯤 되었을까?

초인종이 울렸다. 마치 주말 단잠을 깨우는 어머니의 잔소리처럼. 부

스스한 머리를 한 채 현관 모니터를 보았다. 처음 보는 아주머니 한 분

이 나에게 보여주려는 듯 모니터 캠에 무언가를 비추고 있었다. 잠이 덜

깬 상태로 모니터를 한참 보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현관문을 열었다.

인상 좋은 시골집 아줌마 같은 분이 편안한 얼굴로 웃으면서 손에 든 떡

을 불쑥 내민다.

“아, 다름이 아이고, 오늘 옆집에 이사 왔으예~. 떡 좀 드셔 보이소.”

이내 머릿속이 정리가 되면서 내 얼굴에도 저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저도 자다가 일어나서 정신이 없었네요.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그런데 집에 당장 먹을 과일도 없어서 드릴 게 없는데 어떡하죠?”

아주머니가 아까보다 더 밝은 웃음을 지으면서 말씀하셨다.

“아이고마, 개안심더. 이사 온 사람이 이웃사촌들 하고 잘 지내자고

떡 돌리는 거지, 떡 받아 물라고 돌리는 거 아니잖아예.”

구수한 시골 인심에 방해받은 단잠 때문에 짜증났던 기분은 사라지

고 기분이 좋아졌다.

떡을 식탁위에 올려놓고 멍하니 의자에 앉아서 ‘아직도 이런 인심이

남아 있구나. 좋은 분이 옆집에 이사 와서 참 좋다. 나도 이렇게 살아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이러스

Page 57: 화폐와행복 09+10 웹

淸청

廉렴

전재명 화폐본부장

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 무더위와 함께 국민을 힘들게 했던 건

원전 부품비리 뉴스였다. 원전 부품비리는 전력 대란 우려로 이어졌

고, 연이은 정부의 전력난 위험수위 발표에 국민들은 에어컨을 돌리

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했다. 무더위에 지친 국민은 끝없이 반복되는

원전비리 뉴스를 보면서 더욱 분노했다.

이제, 가을이 우리 곁에 왔다. 처서와 백로를 기다렸다는 듯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바뀐 계절을 느끼게 한다. 가을을

열망하는 마음이 유난히 컸던 것은 지난여름의 기억이 그만큼 힘들

었기 때문이리라. 초여름부터 불거진 원전 부품비리 사건을 매스컴

을 통해 보고 들으며, 사회가 요구하는 청렴(淸廉)에 대해 다시 생각

해본다.

청렴은 사전에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고

정의된다. 공직사회의 도덕 교과서라 할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는

“청렴은 목민관(관리)의 기본 임무로, 모든 선(善)의 근원이고 모든

덕(德)의 근본”이라고 했다. 공직자가 공직자일 수 있는 최소한의 요

건이 바로 청렴이라는 말씀이겠다.

입사 당시가 떠오른다. 선친께서는 나를 불러 앉히고, 사회에 첫

발을 들여 놓으면 반드시 지켜야 할 것으로 청렴을 첫 손에 꼽으셨

다. 국가의 미래가 자신의 손에 달려있다는 사명감과 믿음, 신뢰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사회에 나서는 시점에 굳이 청렴에 대해 말씀하시는 의도가 잠시

혼란스러웠다. 당시 혈기왕성했던 나는 회사에서 월급을 받으면 갖

고 싶은 것 사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리라고 생각했던 터였다.

시대를 통틀어 청렴의 표상으로 여겨졌던 재상 황희, 맹사성처럼 해

진 옷을 입는다든지, 비가 새는 초가집에서 살았다든지, 어려운 사람

에게 녹봉을 나누어 주던지 해서 ‘착하고 가난하지만 요령 없고 융

통성 없이 사는 것이 청렴’이라는 편협한 생각을 갖고 있기도 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선친의 말씀이 점점 더 무겁게 가슴에 와 닿음을

느낀다. 특히, 국민에게 고통과 시련을 안겨준 작금의 원전 부품비리

사건은 새삼 선친의 말씀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극소수 부패한

공직자들로 인해 대다수 청렴한 공직자들도 큰 상처를 받았지 않았

는가.

청렴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다. 그러므

로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이들은 청렴의 참뜻을 정확히 알고 생활화

해야 할 것이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얻은

재물은 정당하게 사용할 수 없고, 스스로에게 비극적 파멸을 가져온

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 잎새에 이

는 바람에도 / 나는 괴로워했다. /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 걸어가야

겠다. /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마음이 심란할 때마다 되뇌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에는 양심 앞

에 철저하게 정직하고자 했던 시인의 번민과 의지가 담겨 있다. 자

신의 생애를 돌이켜보면서 부끄럼 없이 산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믿음과 가치로 신뢰사회를 만드는’ 우리 공사의 기업 이념과 청

렴 가치는 동전의 양면처럼 상통한다. 이 가을, 우리는 청렴과 신뢰

를 양 날개 삼아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도전-변화-혁신의 새로운 경

영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훗날, 하늘에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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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CO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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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Page 58: 화폐와행복 09+10 웹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근주 퇴직동우

글 김정희, 사진 여용호

2013. 09+10.

농촌사업의 꿈은아직도 진화 중 입니다

퇴직 후 그동안 다져왔던

고향 서천 농장에서

귀농의 꿈을 펼치고 있는

이근주 퇴직동우.

‘농장이 지저분하고

정리해야 할 것이 많다’며

방문 일자를 미루는 통에

월말이 되어서야

취재 길에 올랐다.

FARMING이동우가 직접 설계ㆍ감독해서 완공한 산장

서천에서 농촌 사업을 경영하는 이근주 퇴직동우

Page 59: 화폐와행복 09+10 웹

한 시간 넘게 달리자 익숙한 시골풍경이 펼쳐진다. 갑자기 사슴인가 싶은 동물이 펄쩍 뛰어 좁은 시골길 건너편 풀섶으로 사라

진다. 고개를 쭉 빼고 따라잡으려 했지만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 후다. “햐! 노루가 있네” 감탄하며 시원하게 뚫린 풍경을 훑어보니

낮은 스카이라인에 눈이 시원해지면서 열린 공간에 접어들었음을 감지한다. 아기자기한 시골풍경에 잠시 임무를 잊고 소풍 기분

에 빠진 건 어쩔 수 없는 일.

목적지인 동네 마을회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주인을 닮아 듬직한 레저용 차량에서 이 동우가 내려 반갑게 악수를 청한다.

녹색 작업복 차림과 얼굴에 온통 그늘을 드리운 챙 넓은 모자를 보며 얼핏 양봉업자를 떠올리고는 ‘회사 내에서 보던 건장한 체구

며,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주위사람을 배려하는 충청도 사람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하며, 여전하시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사와 얽힌 인연들

농장에 들어서니 밤나무가 울울한 산

들로 둘러싸인 알프스 산장 같은 나무집

이 눈에 들어온다. 일층 베란다에서 그림

에서 걸어 나오는 듯 아담한 몸집의 아내

정해일 씨가 내려와 선한 눈매로 반갑게

일행을 맞는다. 베란다에 앉아 있던 푸근

한 인상의 아주머니 세 분이 인사를 건네

며 자리를 내주고는 다시 옆에 앉아 담소

를 나눈다. 알고 보니 두 분은 오래전에

공사를 퇴직한 동우이고, 한 분은 정해일

씨의 친구라고 한다. 인맥이 두터운 이

동우 부부의 친지들이 종종 찾아와 넉넉

한 자연 속에서 친목을 다진다 한다.

점심을 함께 하자는 이 동우의 권유

에 염치없이 집안으로 들어가 식탁에 둘

러앉는다. 오랜 시간 약재와 함께 푹 고

아 낸 토종닭 백숙이 오래 묵은 김치, 텃

밭에서 뜯은 싱싱한 푸성귀들과 어우러

진 식탁을 보니 없던 식욕도 솟아오를

것 같다. 식사가 끝나고 이 동우에게 질

문을 건네기 시작하니 외지 손님들은 슬

그머니 자리를 피해주고 이 동우 부부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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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사에 입사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요?

서천 시골에서 가난한 집안 장남이었던 저에게 부모님은 농사나 지으

라고 했어요. 실제로 중학교 졸업하고 일 년 동안 농사를 지었구요. 힘든

농사를 벗어나는 길은 취직이라는 생각에 취업 잘되는 학과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서울공고 인쇄과에 입학했어요. 졸업 전 3학년 때 학교장 추천

을 받아 입사시험에 합격하여 공사에 입사했지요. 입사 이후 다시 공부

를 시작해 대학을 마쳤습니다. 회사에 들어와 보니 참 좋더라구요. 직원

들이 서로 챙겨주고, 말 그대로 가족 같은 분위기였죠. 1년 먼저 공사에

입사한 중학교 동창인 아내를 구내식당에서 만났어요. 자연스레 정이 들

어 3년 정도 지나 결혼을 결심하고, 만난 지 6년 만에 결혼했습니다.

아내 정해일 씨가 쑥스러워 하며 화제를 돌리려 애쓴다.

1970년도에 입사해 2011년에 퇴사하셔서 40년 이상의 장구한 세월

을 공사와 함께 하셨는데요. 재직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을 꼽는다면?

입사한 해부터 인쇄부서에서 8년 정도 일하고 생산계획, 설비건설, 품

질부서 등을 거쳤습니다. 특히 설비부서에 있을 때 화폐본부 화폐동 설

계에서 완공까지 맡아 하고, 제지본부 시설현대화의 일환으로 수표동

증·개축에 관여하고, ID본부 설계 일을 맡아 공사 역사의 새로운 전기

가 되는 사업장 건축에 기여한 것이 보람으로 남습니다. 퇴사를 하고 보

니 우리 공사가 안정적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업무 기회가 있고, 하고자

하면 자신의 역량을 한껏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참 좋은 직장이라는

생각이 새삼 들더라구요. 후배들도 우리 공사가 좋은 직장이라는 걸 자

각하고 더 열심히 일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age 60: 화폐와행복 09+10 웹

합기, 달걀세척기, 생산일자 마킹기 등을 구입해 공동체에서 공동사용하

고, 공동체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어요. 양계사업을 주로 해서 농촌

마을 테마 범위를 확장해나가려고 구상 중입니다. 일단 시작은 했지만

테마의 종류, 범위 등 검토해야 할 세세한 부분이 많이 남아 있어요. 꿈

이 계속 풍성해지고 있거든요.

옆에서 듣고 있던 정해일 씨가 지청구를 준다.

“그렇게 반대해도 말을 안 듣고 내려와 이렇게 고생을 해요. 귀농? 지

금도 반대예요. 이젠 어쩔 수 없으니 주말만이라도 대전집에 왔다 갔음

좋겠는데, 벌여놓은 일들 땜에 하루도 여기서 떠나질 못해요. 꿈은 아직

도 크고 여러 가지라 시골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구요. 어휴 답답해!

이러구 있어서 회사 다닐 때 만났던 친구들도 거의 못 만나요. 답답해….”

주중엔 대전에서 손자·손녀를 돌보느라 퇴직 후에도 주말부부로 지

내야 하는 여건을 자초한(?) 이 동우에 대한 야속함이 묻어난다. 이 동우

는 허허 웃기만 할 뿐 말이 없다. 짐작컨대 이런 지청구가 수시로 반복되

었을 터.

사진촬영을 위해 집 뒤 완만하게 층층이 조성된 텃밭, 가축우리, 양봉

터를 둘러본다. 현장감 있는 사진 욕심에 벌통 가까이서 촬영하던 여용

호 사진기자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면서 뛰어 내려간다. 잠시 후 나타난

얼굴 여기저기가 벌에 쏘여 불긋불긋 부풀어 오른 채 촬영을 마무리하는

것을 보면서 미안하게도 웃음이 나와 고개를 돌려 외면한다.

집 앞에서 부부 사진을 찍자니 연신 손사래를 치는 정해일 씨를 설득

해 사진을 찍었다. 앞서 그렇게 지청구를 주던 아내는 머뭇머뭇 이 동우

의 팔을 잡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한다.

2013. 09+10.

농촌 마을 기업을 향한 꿈

현재 경영하시는 주요 농촌 사업은요?

이 뒤가 선산입니다. 고향 종답(宗畓) 가까이에 기회될

때마다 농촌사업을 위한 터를 사들였어요. 주변 산에 심

은 밤나무에서 솔밤을 수확하고, 닭, 거위, 산양, 염소를

키우고, 텃밭에서 기른 단호박과 야채, 토종닭이 낳은 친

환경 계란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는 밤나무 숲

밤꽃향을 따라 벌이 많이 날아드는 것에 착안해 양봉사업

도 시작했어요. 벌통 3개로 시작한 양봉사업이 구매수요

가 많아 벌통 30통으로 늘렸지요.

요즘 ‘착한 계란’, 즉 국산 사료만 먹인 스트레스 받지

않은 닭에서 나온 계란이 화제인데요, 여기 농장 닭이

낳은 계란도 ‘착한 계란’이겠죠?

기성 판매사료를 전혀 쓰지 않고 황토, 발효시킨 미생

물, 우리밀, 청치, 어분(魚粉), 갈은 조개껍질, 쌀겨, 갈

은 풀잎 등등 친환경 물질을 배합해 자가 제조한 사료만

먹인 닭에서 나온 아주 착한 계란을 지역협동조합과 귀

농민협의회 쇼핑몰을 통해 공동판매하고 있어요. 정부

차원에서 귀농 공동체 사업에 대해 창업지원이 많습니

다. 우리도 서천군 내 양계장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을 규

합해 농촌 일자리 창출 및 수익 일부의 사회 환원, 예를

들면 독거노인을 위한 공동식당 운영, 농촌체험 등의 콘

텐츠를 지역과 연계시킨 농장 테마마을 조성 등을 내용

으로 한 ‘사회적 기업’, ‘마을 기업’으로 불리는 농촌 공동

체 사업 계획서를 올 3월에 서천군에 제출해 심사를 통

과했거든요. 사업 예산 80%를 군에서 지원받아 사료배

막 낳은 계란을 꺼내 보이는 이근주 동우

Page 61: 화폐와행복 09+10 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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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inside KOMSCO

청렴의 심리학 9: 모호함과 후회정재광 감사실 청렴전략팀

모호함,합리적 선택의 훼방꾼

다니엘 엘즈버그(Daniel Ellsberg)가 한 다음 실험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항아리 속에 90개의 공을 넣어둡니다. 이 중 30개는 빨간색이고, 나머지 60개는 까맣거나 노랗습니다. 하지만 검은색과 노란색이 각각 몇

개씩인지는 모르는 상황입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공을 뽑게 한 다음에 색깔을 맞추면 돈을 주기로 합니다. 그런 다음

어느 쪽을 선택할지를 물어봅니다.

선택 1 : (A) 빨간 공 (B) 검은 공 선택 2 : (A) 빨간 공 혹은 노란 공 (B) 검은 공 혹은 노란 공

첫 번째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빨간 공을 선택하겠다고 했습니다. 사실 검은 공은 하나도 없을 수도 있고, 60개 모두일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불확실한 검은 공보다는 확실한 30개의 빨간 공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는 곧 검은 공이 30개가 안되고, 노란 공이 30개보다 많

다고 생각한 경우에 해당하는 선택이지요.

그렇다면 연이어 두 번째 선택을 하도록 할 때 과연 어느 것을 더 선호할까요? 첫 번째 선택에서 빨간 공을 골랐다면, 당연히 두 번째

기회에서는 확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빨간 공 혹은 노란 공을 골라야 함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검은 공 혹은 노란 공을 골랐습

니다. 처음에 노란 공이 30개 이상이라는 가정을 하였는데 왜 두 번째 선택에서는 왜 이를 감안한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요? 이 역시 빨간

공이 가지는 확실성에 매료된 결과일 것입니다.

엘즈버그는 이러한 현상을 사람들이 얼마나 모호한 것을 싫어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설명하였습니다. 어떤 일의 발생확률

을 잘 모를수록 사람들은 이를 위기로 인식하고, 불안감과 불쾌한 감정이 증폭된다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무엇인가 잘 알려진 것을 선택하

거나 추구하면서 불안감을 감소시키기를 원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위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사실 우리의 선택 자체가 합리성이 결여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후회라는 감정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후회를 하는 것일까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특정 대안을 선택함으로써 발생하는 다른 대안, 즉 선택되지 않

은 ‘가능 세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집에 가서 짬뽕을 시켰는데 먹다보니 다른 사람처럼 ‘자장면 시킬

걸’ 하는 후회를 해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자장면이라는 대안이 더 좋아 보이는 현상이지요.

후회의 또 다른 이유로는 만약 다른 결정을 내렸을 때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내포된 책임감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

기로 했는데 배가 고파 도중에 밥을 먹고 갔더니 약속시간에 늦은 경우와, 처음부터 늦게 출발해 늦은 경우를 놓고 보면 전자가 더 후회스

럽게 느껴질 것입니다. ‘만약 밥을 먹지 않는 선택을 했더라면 늦지 않았을 텐데’라는 책임감이 후회의 감정을 유발하는 요인이지요.

경제학에서도 유사한 실험이 있었습니다. 데이비드 벨(David Bell)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한 후 이를 토대로 후회이론(Regret of

Theory)을 발표하였습니다.

피실험자들에게 다음의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합니다.

(A) 조건 없이 100달러를 받을 수 있음. (B)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220달러를 받고, 뒷면이 나오면 돈을 주지 않음.

여러분은 과연 어떠한 선택을 하였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전 던지기를 포기하고 100달러만 받는 쪽을 선택하였습니다. 동전을 던질

경우 확률적으로 110달러를 획득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사람들은 확실한 쪽을 선택한 것이지요. 즉, 잘못된 선택에 따른 후회를 최소화하기

위해 효용이 적은 비합리적인 대안을 선택한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들 사이에서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직무관련자에게 금품을 받지 말

고, 외부강의를 나갈 때는 신고를 하라와 같은 것들 말입니다. 이러한 것은 우리 공사 「임직원 행동강령」에 자세히 규정되어 있지만 간혹 금

지되는 것인지 허용되는 것인지 모호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청렴돋보기 “행동강령 상담” 코너를 통해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감사실에서는 여러분이 상한 초콜릿을 고르지 않도록 성실히 답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누군가 올린 상담글에 여러분의 의견을

댓글로 달아보세요. 우수답변으로 채택되면 청렴마일리지도 부여해드립니다. 또한 이런 상담을 통해 직원들이 모호하게 느끼는 것들이 무엇

인지를 알 수 있으며, 이를 행동강령 개정 시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참고 1.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99&contents_id=17392 2.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33&contents_id=7398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거란다. 열기 전까지는 뭘 집을지 알 수 없어.” 영화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에서 포레스트의 어머

니가 죽음을 앞두고 아들에게 해주는 말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회를 맞이하게 되고, 초콜릿을 고르는 것 보다 훨씬 오

랜 고심 끝에 선택한 길을 때론 후회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후회의 감정을 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반드시 최선의 선택으로 이어지

지는 않는 듯합니다.

Page 62: 화폐와행복 09+10 웹

매호 “화폐와 행복”을 읽고 나면 슬며시 자리 잡고 있는 내 품안의 행

복감을 보고 깜짝 놀라곤 합니다. 이번호 역시 읽는 내내 이 여름의 무

더위를 잊고 시원한 마음의 힐링을 할 수 있어 참으로 좋았습니다. 특

히 “KOMSCO 문화혁신”의 “나눔의 경쟁력” 기사를 통해 기업의 올

바른 경쟁력과 사회 일원으로서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의 중요성에 대

해 새롭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나눔’이야말로 기업의 새로운 성장

모티브가 될 수 있으며, 사회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기회로 자리 잡

을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는 참 좋은 기사였습니다. 우리

KOMSCO도 진정한 나눔의 경쟁력을 키워서 대한민국의 모범이 되는

공기업으로 우뚝 서길 기원합니다.이춘임 / 사외독자(경기 포천시 광릉수목원로)

이광호 교수님의 이야기를 보면서 자신을 한 번 돌아보았습니다. 목적

이 실력을 부르고 그 실력이 쌓여 현실을 바꾸는 작은 것들로 채워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값진 삶을 살아오신 교수님에게 존경과 감사

를 전하며 이런 좋은 기사를 실어줘서 고맙습니다. 언제나 KOMSCO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화폐와 행복” 화이팅!

이춘성 / 사외독자(서울 구로구 고척1동)

“아부예찬, 아부의 양성화”를 읽고 직장 생활이나 현실에서도 피할 수

없는 아부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한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거

기에 아부의 양성화를 위한 10가지 행동예시는 정말 삶의 지침이 되었

습니다. “사람들에게 살가운 존재가 되자. 오랜 세월 함께하는 우리 사

이가 참으로 소중하지 않은가. 생각하면 미소 짓게 되는 그런 사이가

되자.” 라는 말이 훈훈했습니다.

허주희 / 사외독자(부산 사하구 다대낙조2길)

기술력과 제품 우수성을 인정받아서 태국주화 5바트 1억2천만장을 수

주하게 된 일은 조폐공사의 기쁨을 뛰어넘어 국력을 신장시킨 쾌거였

습니다. 캐나다와 핀란드 메이저 2개 업체를 제치고 일구어낸 수주는

철저한 사전 정보 분석과 기민한 대응의 결과였음도 자랑스러운 일이

었습니다. 파이팅입니다.최지하 / 사외독자(전북 군산시 개정면)

“인생 후반을 좌우하는 5대 리스크”를 유익하게 읽었습니다. 은퇴 후

금융 사기나 투자 유혹에 빠져 손해를 보고 어렵게 지내는 친지들을

보며 안타까울 때가 많았습니다. 사업자금에 쪼들리는 자식을 돕다가

집이 넘어가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수명은 길어지고 소득은 줄어드는

인생 후반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현명하게 노후를 맞이해야

할지 앞으로도 많은 조언을 기대하겠습니다.이인식 / 사외독자(대전 서구 둔산3동)

임주순 비상계획실

김상준 화폐본부 주화처 제판부

김응구 화폐본부 인쇄처 인쇄2부

박경희 화폐본부 인쇄처 완공부

송경숙 화폐본부 주화처 생산관리부

이창섭 화폐본부 인쇄처 완공부

이윤숙 화폐본부 인쇄처 인쇄1부

이장순 화폐본부 인쇄처 인쇄1부

이창섭 화폐본부 인쇄처 완공부

이현택 화폐본부 인쇄처 잉크부

천영광 화폐본부 인쇄처 완공부

최태영 화폐본부 주화처 금형부

곽길찬 제지본부 관리처 관리부

어태운 제지본부 생산처 수표부

조미선 제지본부 관리처 총무부

권정희 ID본부 생산처 여권제조부

민금홍 ID본부 관리처 총무부

이상림 ID본부 생산처 카드부

조순옥 ID본부 생산처 카드부

김은하 사외독자 전남 여수시 충민로

이인식 사외독자 대전 서구 둔산3동

이춘성 사외독자 서울 구로구 고척1동

이춘임 사외독자 경기 포천시 광릉수목원로

최지하 사외독자 전북 군산시 개정면

허주희 사외독자 부산 사하구 다대낙조2길

엽서추첨은 비서실

가찬영 사우가 수고해주셨습니다.

2013. 09+10.

www.komsco.com

Monthly Magazine ●VOL.384 ●2013 09+10

한국조폐공사 홍보협력실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언을 기다립니다.

사보에 바란다

편집후기

마감이 끝날 쯤 해서 한껏 예민했던 마음에 평정이 찾아온다. 모니터에

레이저 빔을 쏠 것처럼 힘이 들어갔던 눈동자와 미간이 부드러워지고, 간

혹 돌직구로 퉁겨진 신경질을 후회하며 미안한 마음에 젖곤 한다. 대체로

그렇지만 시간이 우글쭈글해지지 않도록 고르게 한 땀 한 땀 바느질해가

야겠다는 생각이다. (정)

인사동정

전보조기성 조달실 조달1팀 → 기획처 창조전략팀구본창 기획처 창조전략팀 → 홍보협력실 홍보팀박명미 영업개발단 인쇄기기사업팀 → 홍보협력실 고객행복센터류은주(ID사업단 시스템사업팀), 신종하(기술처 기술관리팀) → ID사업단 ID사업팀이민재 ID사업단 ID사업팀 → 기술처 기술관리팀조일원 ID사업단 ID사업팀 → 기술처 생산품질관리팀황성환 홍보협력실 홍보팀 → 노사협력실 급여복지팀

오창걸(기술처 생산품질관리팀), 이춘배(영업개발단 인쇄기기사업팀)변인섭(영업개발단 압인제품팀), 정붕교(비상계획실), 안창훈(제지본부) → 화폐본부

유미선 홍보협력실 고객행복센터 → 제지본부

이정철(홍보협력실 홍보팀), 고재삼(홍보협력실 고객행복센터)조수민(해외사업1단 해외시장개척팀), 안한우, 조현희(노사협력실 급여복지팀)조동제(기술연구원) → ID본부 2013. 8. 27.

김준한 해외사업2단 국제협력팀 → 조달실 조달1팀 2013. 9. 2.김윤경 감사실 경영감사팀 → 해외사업1단 해외시장개척팀 2013. 9. 4.

사보기자본 사 권현석, 김순용, 김장현, 김정식, 김정원, 노경종, 류한식, 변선희, 서진원 윤용태, 윤인철, 이응규, 이재상, 이효건

화 폐 본 부 김리희, 김미숙, 김성곤, 김은선, 김홍락, 박근홍, 박종희, 배승수, 송경숙, 송숙영 안선희, 이미진, 이춘성, 임성운, 신미라, 정미경, 차우주, 최순이, 최옥지, 한병철

제 지 본 부 김정호, 김재범, 신형래, 양재균, 윤호준, 정성윤, 정인태, 천순희, 최정규

I D 본 부 송광남, 안계숙, 안남규, 정미숙, 진미향, 진승완, 최현주

기술연구원 손희승, 신화섭, 이송민, 이희광, 홍진기

파견 및 파견복귀민지홍(ID사업단 시스템사업팀), 정영기(기술처 생산품질관리팀) → 사업처 공공사업팀 파견 (2013.7.10.~11.30.) 2013. 7. 10.

김기동 해외사업2단 국제협력팀 소속 GLOBAL KOMSCO DAEWOO 파견 → 기술처 기술관리팀장

박건율 기술처 기술관리팀장 → 해외사업2단 국제협력팀 GLOBAL KOMSCO DAEWOO 파견 (2013.8.2.~2014.8.1.) 2013. 8. 2.

이영길 ID본부 소속 제지본부 파견 → 제지본부

곽연상, 신완식, 이우준, 최용환, 강희준, 김세련, 이종관 ID본부 소속 제지본부 파견 → ID본부 복귀 2013. 8. 5.

이계홍 기술처 기술관리팀 소속 제지본부 파견 → 제지본부 2013. 8. 27.

이상정 화폐본부 → 관리처 총무팀 파견 (2013.8.12.~11.11.) 2013.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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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CO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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