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만남 아닌 순수성과 지속성 갖춰야 내실 있는 협력 강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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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019년 9월 3일 화요일 제2213호특집
예장합동과 통합은 1959년 분열되고 난
뒤 1962년과 1967년 두차례 합동을 시도했
으나 무산됐다. 이후 두 교단간 합동논의는
잠잠했다가 26년이 지나 고개를 다시 들었
다.
1995년 1월 예장합동 김덕신 총회장과 예
장통합 김기수 총회장이 양 교단 신년하례
회에 참석했다. 양 교단은 그 해 8월 15일
8.15광복기념예배를 함께 드렸고 9월 1일 한
장총 소속 8개 교단의 일원으로 ‘광복 50주
년과 장로교총회 80주년 기념예배’도 같이
했다. 참여교단들은 ‘한국장로교 공동신앙선
언’을 선포했으며, 예장합동과 통합의 교단
간 일치가 다시 진전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
이 들게 했다. 그러나 그해 가을 예장통합은
여성안수를 가결했으며 예장합동과 통합과
의 재합동 움직임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양 교단 교류와 재합동 논의에 대한 불씨
는 1998년 들어서 다시 한번 피어올랐다. 그
주인공들은 당시 예장합동 총회장 길자연
목사와 예장통합 총회장 유의웅 목사였다.
양 교단 임원들은 서울시내 동보성에서 모
임을 갖고 ▲양 교단 기관지에 상대교단 총
회장 신년사 게재 ▲신년 시무예배와 하례
회에 양 교단장이 교차 참석 축사 ▲구국기
도회 개최 ▲신학자 교류 및 신학 학술포럼
개최 ▲하나되기 위한 방안의 장기적 연구
등 6개 합의안을 도출했다. 길자연 총회장은
합의사항대로 강단 교류와 화해와 일치 포
럼 개최 등을 진행했고 장로교단 구국기도
회까지 이끌어 냈다. 그러나 이후 통합과 재
합동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으며 교단간 교
류만 중지는 되지 않은 채 간헐적으로 명맥
을 유지해 오는 실정이 됐다.
길자연 목사 이후 총회장에 당선된 김도
빈 목사는 정견발표를 통해서 “보수교단들
과 교류 폭을 넓혀 나가겠다”는 말로 교단
내에 여전한 예장통합에 대한 불편한 시각
을 대변하면서 통합보다는 좀 더 보수적인
다른 교단들과 협력방안을 고려해 보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총회장들 역시 교단신년하
례회 때 양 교단 총회장이나 총무들이 상호
방문해서 불규칙적으로 인사를 하는 정도
의 관계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교단은 교단연합기관들에 함께 속해 있었기
때문에 만나지 않을 수 없었고 특히 2008년
‘제주선교 100주년 기념 장로교연합감사예
배’에서 당시 총회장 최병남 목사는 통합측
총회장인 김삼환 목사는 물론, 합신 기장 총
회장들과 함께 강단에 서서 예배하고 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에 부산에서 세계교회협의
회(WCC) 총회가 개최됐을 때, 예장통합은
적극적으로 유치에 참여했고 예장합동은 반
대운동에 앞장서면서 양 교단 관계는 다시
악화됐다. 또 2014년 안명환 총회장 당시에
는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이 ‘한국교회 치유
와 회복을 위한 연합기도회’를 개최했다가
누구보다 통합측과의 교류를 반대했던 증경
총회장들이 이율배반적인 행위를 한다는 비
난을 듣기도 했다.
양 교단 관계가 다시 새롭게 전환된 것
은 김선규 목사가 총회장이 된 이후부터다.
김선규 총회장은 2017년 종교개혁500주년
을 맞아 예장통합과 공동으로 기념사업을
두 차례 진행했다. 양 교단은 상징성을 가지
고 있는 연동교회와 승동교회에서 그 해 6
월과 7월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장로교심포
지엄’을 개최했다. 양 교단은 ‘예장통합 합
동 공동기도문’을 발표하고 “100회 총회를
지낸 우리 장로교회가 하나님의 은혜로 큰
부흥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하나되
지 못하고 분열한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라고 고백했다. 김선규 목사 이후 교단 차원
의 모임은 다시 임원간 상견례나 연합기도
회 형태로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양 교단 교류 역사를 살펴볼 때
앞으로 교단간 교류 및 연합사업 공동참여
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된다. 교단
간 재합동은 양 교단 어느 누구도 가능하다
고 생각하고 있지 않으나 교류 및 연합사업
참여는 신학적 문제와 무관하고 한국교회의
유지 및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 피할 수 없
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증경총회장 길자연 목사는 “양 교단 연합
운동은 신학적으로 하나되자는 것이 아니며
또 우리 교단만 폐쇄적인 태도를 견지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면서 “나는 예장통합과
의 교류를 적극 추진할 때 우리 교단의 건
전한 신학적 입장을 전달하여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증경총회장 김선규 목사는 “국내에
수많은 교단이 있지만 우리 교단과 예장통
합은 교단의 규모와 영향력이 비슷하기 때
문에 두 교단만의 교류를 지속해야 한다”면
서 “두 교단이 먼저 뜻을 모아 연합운동의
방향을 제시한다면 한국교회가 대사회, 대정
부, 대북 문제 등의 이슈에 대해 훨씬 큰 영
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교단 교류는 길자연 목사와 김선규 목
사가 총회장일 때 가장 활발했다. 두 목사
는 총회장이 되기 전부터 연합운동에 깊이
참여하면서 연합운동의 필요성을 익히 체득
했던 사람들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길자
연 목사는 기독교북한선교회, 영성목회연구
원, 세계복음화협의회, 한국항공선교회 등의
책임을 맡아왔다. 길 목사는 총회장을 역임
한 이후에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이사장, 한국세계선교
협의회 이사장, 평화한국, 이사장, 한국미래
포럼 이사장 등으로 일하고 있다. 김선규 목
사도 총회장이 되기 전에 한장총 대표회장,
한기총 서기 2회, 한기총 선교분과위원장과
예장합동교단은 예장통합교단과의 교류를 이어왔으나 예배 교류 정도의 수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교단의 연합사업과 예장통합과 만남에 대한 명확한 입
장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단을 위해서라도 한층 전문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사진은 2017년 예장통합과 함께했던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장로교심포지엄’ 모습.
예장합동의 예장통합과의 교류는 지
도부간, 정치적, 일회성에 머물러 있는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 양 교단 교류
가 지속되어야 한다면 발전적인 방향
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
한다.
첫째, 교단 연합사업에 대한 정체성
이 무엇인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 이
미 예장합동은 다수의 연합사업을 진
행하고 있으며 예장합동의 연합사업
참여는 그 존재만으로도 무게가 있다.
따라서 조만간 교단의 연합사업 정책
이 무엇인지 밝히고, 중요한 대사회적
사안에 대한 교단의 입장을 내놓을 필
요가 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교
단장의 의지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총회본부 실무 책임자의 관심과
관련 시스템 구축이다.
둘째, 교단 내에 연합사업을 전담할
부서가 있어야 한다. 서현교회 이상화
목사는 “연합사업에 의식을 가진 분
이 총회장이 되셨을 때 연합사업이 활
발했다”면서 “연합사업을 잘 진행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이 목사는 “첫
째는 연합사업의 순수성이 있어야 하
며 둘째는 지속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연합사업에서 지양해야 할 것은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서 예장합동 교단이 성도수가 가장 많
다는 이유로 모든 연합사업에서 설교
를 고수하겠다든지 하는 사고방식은
곤란하다. 또 연합사업을 하다보면 그
동안 늘 만났던 사람들과 전혀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에
관계자들의 감정이나 이해관계를 넘어
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할 기구가 필요
하다.
이와 관련 예장합동교단에는 제100
회 총회부터 교단연합교류위원회가 상
설위원회로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총회장과 총회총무가 당연직으로 임명
되어 있고 위원장을 비롯해서 15인의
위원이 있다. 그러나 제101회기와 제
102회기 보고서에 따르면 교류위원회
는 위원회 설립작업과 한교총 창립에
힘썼고, 제103회 보고서에 따르면 위
원회는 단 한차례의 회의만 했다. 올
해 교단연합교류위원회는 교단 산하
19개 교회들과 예장통합과 예장고신
교회들과 강단교류를 추진했으며, 오
는 제104회 총회에 ‘타교단과의 헌법,
정치, 권징조례 일치 연구위원회 설치’
등을 헌의하기로 했다. 앞으로 교단연
합교류위원회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제
시해야 할 것이고, 교단간 교류의 폭
을 서서히 넓히되 예장통합과 교류의
역사를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김선규 증경총회장은 “연합사업을
하면서 통합측은 총회장이 바뀌어도
정체성이 지속되는데, 우리 교단은 리
더십에 따라 기조가 달라지는 것을 느
꼈다”고 말했다.
셋째, 다양한 분야의 협력방안에도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 일례로 양 교단
이 한국 내에서 협력하는 정도는 해외
선교지에서 양 교단 및 여러 교단들의
협력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단, 통일,
다음세대, 대사회적 신인도, 교회 관련
정부의 입법문제 등에 대해서도 예장
합동과 통합이 어떤 목소리를 내주느
냐에 따라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안양석수교회 김찬곤 목사는 “지금
은 교단간 경쟁이나 교단 중심의 성장
시대가 아니라 마이너스 성장기에 처
했다”면서 “외부적으로는 동성애 이슬
람 문제와 이와 관련한 입법 시도, 내
부적으로는 다음세대 감소와 선교의
출구전략 마련 등 산적한 고민이 많
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이러한 때
에 예장통합과 예배와 교류 등을 통해
협력의 분위기를 지속하면서 교육 선
교 연합사업에서 전문적인 협력이 이
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충헌 기자
“보다 전문적 협력 필요하다”일회성 만남 아닌 순수성과 지속성 갖춰야
내실 있는 협력 강화로 시대적 도전 극복하라양 교단 연합운동은 한국교회 이슈 대응에 큰 영향 … “교류 내실화 더욱 힘써야”
기획/ ③ 향후 교단관계 과제 교단분열 60년·화합 60년
두 교단이 앞으로 교류 폭을 더욱
내실화해가야 하는 이유는 교회로
서의 사명을 감당해야 하고, 한국교
회 앞에 놓인 대내외적 도전을 슬기
롭게 극복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선교협의회 초대 대표회장 등 연합기관
사역을 오랫동안 했다. 김 목사는 총회장이
된 이후 한교총 대표회장, 현재 외항선교회
법인이사(현) 등으로 활동했다.
모 연합기관 관계자는 “예장합동 연합사
업은 관심을 가진 총회장들이 재임시 적극
적으로 주도했던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특
히 길자연 목사는 한기총에 관심이 있었고,
김선규 목사 때는 교단이 한기총에서 탈퇴
한 데 대한 대안으로 한교총 창립을 준비하
고 있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양 교단만의 만남은 부침을 거듭했지만
사실 양 교단은 한교총, 한장총, 부활절연
합예배, 찬송가공회, 대한성서공회 등 여러
연합기관에서 만나고 있다. 또 지역협의회
나 교동협의회 등의 차원에서의 협력은 더
욱 광범위하고 역사가 깊다. 두 교단이 앞
으로 교류 폭을 더욱 내실화해가야 하는
이유는 교회로서의 사명을 감당해야 하고,
한국교회 앞에 놓인 대내외적 도전을 슬기
롭게 극복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끝>
노충헌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