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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요식업계의불사조, 훠궈(火鍋)

백화제방시 에도독보적인기

개혁개방 이후 30년은 중국 요식업의 백화제방(百花

齊放) 시 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재경청서>에 따르면, 중국 요식

업의 매출 총액은 1978년에 54만 8천 위안에 지나지 않

았지만, 2008년에는 무려 1조 5,404억 위안을 기록했다.

지난 30년 동안 경제성장률보다 더 높은 벼락성장을

해온 결과 다. 이제 중국의 요식업은 국민 경제를 이

끄는 중요한 구심점으로 자리 잡았다.

성장은 경쟁을 예고했다. 백 가지의 꽃이 일제히 피

어났지만, 모두 생명력을 가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급

변하는 중국 요식업의 흐름 속에는 한 가지 특이한 사

실이 있다. 유독 강인한 생명력으로 변치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음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바로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火鍋)이다.

실제로 중국의 100 요식업체 가운데 훠궈 업체는

무려 20개나 된다. 훠궈 식당이 차지하는 매출액도

2008년에 275만 9,100위안으로 100 요식업체 매출총액

의 27.7%를 점유하면서 매출액 순위 2위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훠궈는 어떻게 부동의 위치를 차지했고,

어떻게 변화 속에서도 살아남았을까.

훠궈의매력은포용력

오래 전 몽골과 신장 등지에 살던 유목민들이 끓는

물에 양고기를 익혀 먹던 식문화가 한족들에게 전해

지면서 오늘날의 모습으로 정착되었다는 것이 훠궈의

기원이다.

훠궈는 중국 요리 가운데서 가장 간편하고, 경제적

인 음식이다. 물과 냄비만 있으면, 세상의 모든 재료가

펄펄 끓는 냄비 속에서 최고의 요리가 된다.

훠궈에는 거 한 륙 중국의 지방색도 오롯이 담겨

있다. 훠궈의 표 주자는 네이멍구, 충칭, 쓰촨, 광둥

훠궈 등인데 이외에도 상하이의 선진(什 ) 훠궈, 윈난

의 덴웨이( ) 훠궈, 충칭의 마오뚜( ) 훠궈, 저장

성의 바셩(八生) 훠궈, 후베이의 예웨이(野味) 훠궈, 둥

베이의 바이로우(白肉) 훠궈들도 각각 독특한 지방색

과 맛을 간직하고 있다. ‘훠궈는 백 가지이고, 그 맛은

천 가지( )’라는 말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그렇다면, 훠궈가 중국인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음식평론가 장궈창은‘계층과 재료를 총망라

한 음식으로서 부자에서부터 가난한 사람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점을 훠궈의 장점으로 꼽는다. 식재

료도 전복에서부터 배추에 이르기까지 계층별로 다양

하게 선택할 수 있다. 결국 훠궈는 중국인들에게 계층

간의 위화감을 없애주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장 포

용력 있는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변해야산다

최근 중국 요식업계의 트렌드는 웰빙이다.

하지만 건강식이라고 해서 훠궈가 무조건 환 받던

시 는 지났다. 지역 특색을 내세우거나, 가격 인하 등

의 전략으로는 더 이상 중국인들의 미각을 자극할 수

없다. 전통 훠궈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중국의新음식문화③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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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

INA

모색하는 일은 요식업계의 가장 큰

숙제 다.

‘위엔양 훠궈’는 중국 요식업계

의 최고 히트작으로 손꼽힌다. 1983

년 전국 요리 회에서 상을 수상

한 이 훠궈는 태극모양의 냄비에

매운맛과 담백한 맛의 육수를 넣어

동시에 두가지 맛을 볼 수 있게 했

다. 마치 우리나라의‘짬짜면’과 같

은 발상이었다. 위엔양 훠궈가 인기를 끌자 1985년 한

요리연구가가 이를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위엔양

훠궈의 성공은 특색화, 차별화 전략만이 경쟁에서 살

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 다. 이를 계기로

새로운 아이디어의 훠궈 식당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황청라오마( )는 미식가들을 위한 훠궈 식당

이다. 쓰촨 훠궈의 전통을 그 로 간직하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갖가지 재료들을 준비했다. 당나귀와 악어 고

기, 뱀, 심지어 오리 혓바닥에 이르기까지 평소 맛볼 수

없는 놀라운 재료들이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웰빙 바람을 타고 급부상한 버섯 훠궈는‘훠궈의 명

품’으로 손꼽힌다. 식당 입구에서부터 진귀한 버섯들

이 전시돼 있는 샤오베이로우( )는 윈난성의 해

발 3천 미터 고지에서 자란다는 희귀한 투망버섯에서부

터 백두산 송이버섯까지 귀한 버섯들로 손님들을 유혹

한다. 훠궈의 육수도 동충하초에 무려 43가지의 버섯을

넣어 우려냈다. 이곳의 버섯들은 이틀에 한 번씩 윈난

과 구이저우에서 항공편으로 공수해오고 있다. 가격은

모둠 버섯 한 접시에 158위안(약 2만 7천 원)에서 1천 위

안(약 17만 원)까지 만만치 않지만, 중국의 중산층들은

이제 건강을 위해서라면 더 이상 돈을 아끼지 않는다.

샤오페이양(小肥羊)은 훠궈 중화에 앞장선 훠궈

체인점이다. 기존의 훠궈식당이 양고기 등 각종 재료

를 육수에 살짝 데쳐서 소스에 찍어먹는 방식인 데 비

해, 이곳에서는 직접 식재료에 간이 스며들도록 해서

찍어먹는 번거로움을 생략했다. 특히 네이멍구의 청정

초원에서 직접 기른 어린 양고기를 주재료로 쓴다는

점을 내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999년 업을 시

작한 이래, 전 중국에 360개 체인점을 내면서 중국

요식업 100 기업 순위에서 2위를 고수하고 있다.

훠궈, 세계를달구다.

훠궈의 열기는 이제 해외에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중국 훠궈의 황후’로 불리는 허융즈(何永智) 사장은

훠궈 전문점으로 일약‘충칭 최고의 여성갑부’라는 칭

호를 얻었다. 25년 전, 단돈 50만 원으로 샤오텐어(小天

鵝) 훠궈 전문점을 열었던 그녀는 현재 전국 300개의

체인점을 거느린 기업 총수로 변신했다. 1995년에는

미국 진출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시장을 확장해나가고

있기도 하다. 샤오페이양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캐나다, 인도 등으로 진출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

고 있다.

이제 륙의 건강식이자, 중국 요식업계의 불사조

훠궈는 요리제국 중국의 힘을 과시하며 전 세계를 뜨

겁게 달구고 있다.

고 희Soom;Be 프로덕션 표

ⓒ고희

태극모양냄비에매운맛과담백한맛의육수를동시에넣어히트한위엔양훠궈